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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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6-02-08~2026-03-10
음악46%
인사일반20%
문화 일반11%
문학/출판9%
역사4%
기업2%
연극2%
검찰-법원판결2%
방송/연예일반2%
무용2%
  • 열차-숙박-입장권 반값 할인… 명소 구석구석 도장도 꾹∼ 찍으세요

    올가을부터 연말까지 약 58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국내 여행 활성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열린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이 그것. 정부는 지난달 2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재로 ‘국가관광전략회의 확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난 후 억눌렸던 여행 욕구는 분출되고 있으나 주로 해외에 쏠려 생각만큼 국내 관광업이 회복되지 못했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 하반기 내수 활성화를 위해선 국내 관광이 살아나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문체부 2차관이 주재하던 관련 회의를 장관급으로 격상해 관련 정책에 힘을 실었다. 10∼12월 실시되는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은 가을철 여행 코스를 발굴해 알리고 교통과 숙박, 여행상품 등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교통 혜택=‘관광 열차’ 5개 노선 50% 할인, ‘내일로 패스’ 1만 원 할인 등 △숙박 혜택=‘여행가는 가을’의 100여 개 상품 20% 할인, ‘나만의 여행’(열차·숙박·렌터카·입장권 등) 40∼50% 할인, ‘웰촌 농촌여행’ 최대 50% 할인 등이다. 지자체별로도 각종 할인 혜택 제공에 나섰다. 가을 여행 활성화를 위해 ‘스탬프 투어’도 실시한다. 12월 10일까지 2개 시도 이상의 축제를 찾아 ‘모바일 도장’(스탬프)을 받으면 경품을 지급한다. 전국 각지에서 연극, 무용, 클래식 음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즐기는 ‘2024 대한민국은 공연 중’(11월 10일까지)도 열린다. 아울러 정부는 ‘하이커 페스타’ 등을 열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여행을 유도해 지역 소비 확대를 이끌어 낼 계획. 더욱 상세한 캠페인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앞서 국내 유명 축제 등에서 논란이 됐던 ‘바가지 상술’ 등 관광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점검도 강화한다.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관광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정부와 지자체 간 관광 불편 해소를 위한 대응 체계도 보강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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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족건은 내게 작사오니…” ‘정조 한글 편지첩’ 실물 보러오세요

    ‘이 족건(足巾·버선)은 내게 작사오니 수대(守大·정조의 외사촌인 홍수영의 어릴 적 이름) 신기옵소서.’ 조선 22대 국왕 정조(재위 1776∼1800년)가 어린 시절 외숙모 여흥 민씨(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큰오빠였던 홍낙인의 부인)에게 한글로 쓴 편지 중 일부다. 사촌을 챙기는 내용이 제법 의젓하지만, 글씨체는 다소 삐뚤빼뚤하다. 발신자가 조카를 뜻하는 ‘질’로 표기돼 있어 정조가 왕세손으로 책봉된 7세 이전에 썼음을 알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을 맞아 정조의 한글 편지를 모은 ‘정조 한글 편지첩’ 실물을 13일까지 선보인다. 2022년 보물로 지정된 편지첩은 정조가 원손 시절부터 왕에 즉위한 이후까지 여흥 민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 14통을 묶은 것이다. 정조 편지첩이 전시되는 것은 2022년 7월 이후 2년여 만이다. 현존하는 정조의 원문 편지 대부분은 한자로 쓰여 있다. 조선시대 국왕이 쓴 한글 편지 여러 점을 엮은 것은 정조의 한글 편지첩이 유일하다. 김미미 국립한글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궁녀 등 신분이 낮은 계층만 한글을 사용했을 거라는 편견과 달리 왕도 일상의 소통 도구로 한글을 쓴 사실을 알려주는 핵심 자료”라며 “어린 시절부터 성인까지 정조의 필체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오래 편지도 못하여 섭섭하게 지냈는데 돌 아재(막내 외삼촌 홍낙윤으로 추정)가 (궁에) 들어오니 든든합니다. (중략) 수대 못 들어오니 후일 부디 (병이) 낫거든 들여보내옵소서.’ 발신자가 ‘세손’으로 적혀 있는 정조의 이 편지는 한글 글씨체가 한결 단정해졌고, ‘든든’이나 ‘섭섭’ 같은 감정 표현도 잘 드러나 있다. 어린 정조가 같이 놀 사촌이 궁에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세찬(歲饌·설 음식) 몇 가지는 변변치 않으나 해마다 보내던 것이기에 보내오니 수대로 받으옵소서.’ 정조가 41세이던 1793년 12월 20일 여흥 민씨의 집에 인삼과 쌀, 전복 등 설맞이 선물을 보내면서 함께 부친 편지는 정조의 필체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육순을 한 해 앞두고 느끼는 사사로운 감정도 편지에 담았다. 이 밖에 전시에선 조선시대 생활 교과서로 여겨진 ‘삼강행실도’ 한글본, 우리말 사전 편찬의 기틀이 된 ‘말모이 원고’ 등을 볼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끝난 직후인 14일부터 시설 증축을 위해 1년간 휴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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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족건은 내게 작으니 사촌 신기옵소서”…정조의 편지로 보는 옛 한글

    ‘이 족건(足巾·버선)은 내게 작사오니 수대(守大·정조의 외사촌인 홍수영의 어릴 적 이름) 신기옵소서.’ 조선 22대 국왕 정조(재위 1776∼1800)가 어린 시절 외숙모 여흥 민씨(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큰오빠였던 홍낙인의 부인)에게 한글로 쓴 편지 중 일부다. 사촌을 챙기는 내용이 제법 의젓하지만, 글씨체는 다소 삐뚤빼뚤하다. 발신자가 조카를 뜻하는 ‘질’로 표기돼 있어 정조가 왕세손으로 책봉된 7세 이전에 썼음을 알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날을 맞아 정조의 한글 편지를 모은 ‘정조 한글 편지첩’ 실물을 13일까지 선보인다. 2022년 보물로 지정된 편지첩은 정조가 원손 시절부터 왕에 즉위한 이후까지 여흥 민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 14통을 묶은 것이다. 정조 편지첩이 전시되는 것은 2022년 7월 이후 2년 여만이다. 현존하는 정조의 원문 편지 대부분은 한자로 쓰여 있다. 조선시대 국왕이 쓴 한글 편지 여러 점을 엮은 것은 정조의 한글 편지첩이 유일하다. 김미미 국립한글박물관 학예연구관은 “궁녀 등 신분이 낮은 계층만 한글을 사용했을 거라는 편견과 달리 왕도 일상의 소통 도구로 한글을 쓴 사실을 알려주는 핵심 자료”라며 “어린 시절부터 성인까지 정조의 필체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오래 편지도 못하여 섭섭하게 지냈는데 돌 아재(막내 외삼촌 홍낙윤으로 추정)가 (궁에) 들어오니 든든합니다. (중략) 수대 못 들어오니 후일 부디 (병이) 낫거든 들여보내옵소서.’ 발신자가 ‘세손’으로 적혀 있는 정조의 이 편지는 한글 글씨체가 한결 단정해졌고, ‘든든’이나 ‘섭섭’ 같은 감정 표현도 잘 드러나 있다. 어린 정조가 같이 놀 사촌이 궁에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세찬(歲饌·설 음식) 몇 가지는 변변치 않으나 해마다 보내던 것이기에 보내오니 수대로 받으옵소서.’ 정조가 41살이던 1793년 12월 20일 여흥 민씨의 집에 인삼과 쌀, 전복 등 설맞이 선물을 보내면서 함께 부친 편지는 정조의 필체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육순을 한 해 앞두고 느끼는 사사로운 감정도 편지에 담았다. 이밖에 전시에선 조선시대 생활 교과서로 여겨진 ‘삼강행실도’ 한글본, 우리말 사전 편찬의 기틀이 된 ‘말모이 원고’ 등을 볼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끝난 직후인 14일부터 시설 증축을 위해 1년간 휴관에 들어간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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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블리즈, 여자친구, 피에스타… 줄잇는 걸그룹 재결합

    최근 가요계에선 2NE1을 비롯해 과거 해체한 걸그룹이 재결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8인조 걸그룹 러블리즈는 데뷔 10주년을 맞아 다음 달 16,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콘서트 ‘겨울나라의 러블리즈 4’를 연다. 서울 공연 뒤 마카오와 대만 공연도 예정돼 있다. 이는 2021년 계약 만료로 해체된 뒤 약 3년 만이다. 러블리즈는 올 6월 예능 프로그램에서 완전체로 노래를 불러 좋은 반응을 얻은 뒤 재결합 기대감을 키웠다. 6인조 걸그룹 여자친구도 내년 1월 데뷔 10주년 기념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2021년 계약 만료로 해체한 지 4년 만이다. 소속사 쏘스뮤직은 “‘버디’(여자친구의 팬덤) 여러분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는 멤버들의 바람이 모여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2012년 8월 데뷔한 5인조 걸그룹 피에스타도 최근 “사비로 곡을 구매했다”며 복귀를 시사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눈에 띄는 마땅한 신인을 발굴하기 어려워진 가요계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검증된 흥행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며 “재결합하고자 하는 멤버들의 의지와 합쳐져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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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ire’로 포문 연 2NE1, 팬들 떼창 화답… ‘거대한 노래방’ 떴다

    “놀 준비 됐죠?”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목소리가 힘차게 울려퍼졌다. 이들의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이날 열린 ‘웰컴 백 인 서울(WELCOME BACK IN SEOUL)’ 콘서트 현장은 거대한 노래방을 방불케 했다. 원조 걸크러시 콘셉트로 사랑받으며 많은 히트곡을 낸 ‘K팝 레전드’답게 팬들은 모든 노래를 떼창 하며 여걸들의 귀환에 환호했다. 2NE1이 4명의 완전체로 뭉친 것은 2016년 11월 팀 해체 후 8년 만이다. 단독 콘서트로는 2014년 3월 이후 10년 6개월 만이다. 멤버 씨엘(CL)과 산다라박, 박봄, 공민지는 각자 소속사가 다르지만, 이번에는 원래 몸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공연을 꾸렸다. 데뷔 15주년을 앞두고 멤버들이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를 만나 공연 의사를 타진한 데 따른 것. “나 미-미-미-미-미-미-미-치고 싶어. 더 빨리 뛰-뛰-뛰-뛰-뛰-뛰-뛰-뛰-뛰고 싶어.” 붉은 조명과 함께 강렬한 원색 옷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2NE1은 데뷔곡 ‘파이어(Fire)’로 분위기를 달궜다. 밴드 반주에 맞춰 ‘박수쳐’, ‘캔트 노바디(Can’t Nobody)’ 등 히트곡을 연이어 라이브로 선보인 멤버들은 금세 땀으로 젖었지만 표정은 시종일관 들떠 있었다. 공연 중간에 멤버들이 “2NE1”을 선창하자 관객들은 “놀자!”로 화답했다. 2009년 싸이월드 뮤직 연간차트 1위에 오른 ‘아이 돈 케어(I Don’t Care)’가 흘러나오자 스탠딩석뿐 아니라 객석의 관객들도 일제히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릎 꿇고 잘못을 뉘우쳐, 아님 눈앞에서 당장 꺼져.” 바람 피운 남자친구를 일갈하는 하이라이트 대목에선 팬들의 함성이 극에 달했다. “올림픽홀은 저희한테 특별한 곳이에요. 첫 콘서트를 여기서 했으니까요. 그때 (콘서트에) 너무 가고 싶었는데 학생이라 못 오신 분들 여기 계신가요?”(산다라박) 쉬지 않고 라이브를 이어간 지 약 1시간 20분이 돼서야 멤버들이 말문을 열었다. 공민지가 “그땐 열여섯 살이었지만 이제는 숙녀가 됐다. 민지가 여러분의 손에서 자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하자, 객석에서 함성이 터졌다. 씨엘은 “많은 분들이 추억을 공유하고, 새로 오신 분들은 이런 그룹이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클래식한 공연을 준비했다”고 했다. ‘클래식한’이란 씨엘의 말대로 이날 공연엔 아이돌 콘서트에서 으레 등장하는 화려한 편곡이나 특별 게스트는 없었다. 하지만 그 덕에 대중이 기억하는 2NE1의 히트곡을 예전 감성으로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특히 검은 정장 차림으로 ‘그리워해요’, ‘아파’, ‘론리(Lonely)’ 등의 발라드를 부를 때는 10년이 지나 더 성숙해진 멤버들의 가창력이 돋보였다. 일종의 유행어가 된 “누가 제일 잘나가? 내가 제일 잘나가”란 가사와 격렬한 댄스가 합쳐진 ‘내가 제일 잘나가’는 넘치는 카리스마를 보여 줬다. 이날 2시간 동안 21곡을 선보인 2NE1은 4∼6일 진행된 서울 콘서트에서 관객 1만2000명을 끌어모았다. 공연이 갑자기 성사돼 대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교적 수용 인원이 적은 홀을 예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공연 중 산다라박이 “티켓 대란이라던데 앵콜 콘서트를 더 큰 데서 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2NE1은 서울 공연 후 필리핀 마닐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일본 고베 등 9개 도시에 걸쳐 총 15회의 아시아 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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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선악 구분 타고나… 9개월 아기에게도 도덕 본능이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의 이분법을 넘어 좀 더 깊이 있는 논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70)는 2일 통화에서 신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유아의 행동을 관찰해 인간의 본성을 파악하려 한 신간을 공동 번역했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발달심리학과 언어심리학의 권위자다. 2015년 이미 한 번 출간된 책이지만 최 교수가 새롭게 번역을 맡아 재출간하게 됐다. 최 교수는 “저자의 다른 작품 ‘공감의 배신’(2019년)은 ‘공감이 없을 때 오히려 더 도덕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도발적 내용으로 국내에서 주목받은 데 비해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오랜 연구 데이터에 기반해 탄탄하게 잘 쓴 책이라는 생각에 번역을 맡게 됐다”고 했다. 신간은 갓난아기에게 선악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을 제시한다. 생후 9개월, 12개월 아기들에게 각종 기하학적 도형이 서로 돕거나 방해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아기들의 시선은 도형들이 방해할 때보다 서로 도울 때 더 오래 머물렀다. 한 살배기 아기는 ‘착한 인형’과 공을 훔쳐가는 ‘못된 인형’을 구분하기도 한다. 저자는 “아기들이 ‘도움’이라는 선한 사회적 상호작용에 반응하는 본능이 있다”며 이를 본능적 도덕 감각이 존재한다는 근거로 내세운다. 무조건적인 ‘성선설’에 대한 지지는 결코 아니다. 아기의 도덕성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험에 따르면 백인 아기는 아프리카인이나 중국인보다는 백인 얼굴을 보는 것을, 에티오피아 아기는 백인보다 에티오피아인을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같은 언어로 말하는 아이들을 친구로 삼길 선호하기도 한다. 자신이 속한 집단 외에 보이는 배타적인 태도가 차별이나 범죄의 단초가 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최 교수는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섞이는 것처럼 인간의 본성에 선과 악이 모두 있다’고 말한 전국시대 동양 철학자 고자의 의견에 동감한다”며 “어떤 쪽으로든 인간이 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말 못 하고 통제가 어려운 갓난아기들과 실험하는 힘겨운 과정에 대한 생생한 묘사도 흥미롭다. 아기들은 직접적인 의사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사물을 응시하는 시간과 같은 간접적인 지표를 통해 선호도를 파악해야 했다. 게다가 아기들이 엄마나 아빠가 보낸 무의식적 신호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했다. 예일대 유아인지센터를 이끄는 저자의 아내 캐런 윈 박사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최 교수는 “책을 보면서 꿈틀거리는 애들을 데리고 실험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을 한 이유가 뭘지 궁금했다”며 “한 달 동안 몇십 명 인터뷰하면 끝나는 다른 실험과 달리 반복적인 실패를 겪는 실험 과정을 통해 아무도 갖지 못한 데이터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결국 본성이 선하든 악하든 인간은 이성과 숙고를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 “‘도덕성의 씨앗’이 이미 우리 안에 있더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선천적인 도덕 감각을 넘어서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녀를 키우는 부모가 꼭 읽어봐야 할 교육서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단순히 아기가 선하냐, 그렇지 않으냐에 그치는 책은 아니다”라며 “아이를 선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키우고자 하는 부모에게 추천한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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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년만에 음원차트 휩쓴 데이식스… 청춘 토닥이는 노랫말로 ‘역주행’

    5곡. 9월 마지막 주 멜론 주간차트 10위 안에 포함된 밴드 데이식스(DAY6)의 노래 곡 수다. 올 3월 발매된 미니앨범 8집 ‘포에버(Fourever)’에 수록된 ‘해피(HAPPY)’와 ‘웰컴 투 더쇼(Welcome to the Show)’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발매한 미니앨범 9집 ‘밴드에이드(Band Aid)’의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데이식스의 예전 곡들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2019년 발표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5위, 2017년 발표한 ‘예뻤어’는 10위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4인조 보이밴드 데이식스가 2015년 데뷔한 후 9년 만에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음원 차트에 발매된 지 오래된 노래들을 줄 세우는가 하면, 지난달 20∼22일 사흘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하면서 모두 4만여 장에 달하는 티켓을 매진시켰다. 이전부터 밴드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데이식스 노래가 유명하긴 했지만 이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런 인기 비결은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노래에 있다.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를 사용하고,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노래한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 내려가자”며 청춘을 응원하는 내용이다.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준 선수가 결승전에서 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상의 절망에 얼어버릴 때 너로 인해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는 내용의 ‘녹아내려요’, “내일은 걱정 하나 없이 웃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HAPPY’도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노래로 사랑받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데이식스 노래에는 공격적 메시지나 복잡한 테마가 없고, 지친 세대에 대한 ‘응원가’ 같은 느낌을 준다”며 “멤버들이 전곡을 작사 작곡하는 데다 호불호가 없는 노래를 하면서 더욱 사랑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밴드 음악이 주목받는 가요계 트렌드와도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어 가사와 전자음 위주의 아이돌 음악에 지친 사람들이 밴드 음악으로 발길을 틀었다는 것. 한 가요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 이후 밴드 아이돌의 명맥이 끊겼었는데, 데이식스가 이 틈새를 잘 파고들었다”며 “밴드로서 갖는 실력파 이미지에 아이돌의 비주얼까지 갖춘 보기 드문 사례”라고 했다. 데이식스는 기세를 이어 올 연말 K팝 밴드 최초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메탈리카, 마룬5, 퀸 등 해외 유명 밴드가 고척돔에서 공연을 연 적은 있지만, 국내 밴드가 단독으로 공연한 사례는 없다. JYP 관계자는 “2015년부터 멤버들이 직접 작업해 온 곡이 풍부하게 쌓인 데다 노래에서 위로를 받은 사람들이 데이식스를 더욱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겠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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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박물관 구석에 있던 국보 ‘고선사지 석탑’ 앞마당으로

    ‘비바람에 씻기고 깎여 절묘한 옛 모습 사라져 가므로 박정희 대통령이 그것을 보고 미리 먼 뒷날을 걱정한 나머지 두 탑을 새로 만들라 분부했다.’ 50년 가까이 국립경주박물관 중앙 야외전시장에 서 있는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을 설명하는 비석 문구 중 일부다. 이 탑들은 1975년 경주박물관이 현재의 위치로 자리를 옮길 때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불국사에 있는 실물과 같은 크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박물관 신축 개관식과 함께 열린 탑 제막식에 박 전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 두 복제 탑이 이사 가게 됐다. 지난달 26일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는 국보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야외전시장 중앙으로 옮기는 안건을 조건부 가결 처리했다. 고선사지 석탑은 현재 박물관 입구와 떨어진 신라미술관 근처에 있는데 ‘중앙’으로 오게 되는 것. 밀려나는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의 이전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 경주박물관은 2017년부터 이전 작업을 추진해 왔다. 석탑들이 연쇄 이동하는 것은 국보인 고선사지 석탑이 박물관 구석에 있어 관람객이 잘 보지 못하고, 복제된 다보탑과 석가탑을 실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 경주박물관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다보탑과 석가탑 복제품을 진짜인 줄 알고 국보보다 더 관심을 보였다. 국보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탑을 옮기기로 했다”고 했다. 고선사지 석탑은 통일신라 전기인 7세기 후반 원효대사(617∼686)가 주지로 있던 고선사에 세워졌다. 1975년 덕동댐 준공으로 절터가 물에 잠기게 되자 경주박물관으로 옮겼다. 석탑들을 해체 조사하고 보존 처리를 거쳐 이축하기까지는 4∼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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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원차트 10곡 중 절반이 ‘데이식스’…인기 비결은?

    5곡. 9월 마지막주 멜론 주간차트 10위 안에 포함된 밴드 데이식스(DAY6)의 노래 곡수다. 올 3월 발매된 미니앨범 8집 ‘포에버(Fourever)’에 수록된 ‘해피(HAPPY)’와 ‘웰컴 투 더쇼(Welcome to the Show)’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발매한 미니앨범 9집 ‘밴드에이드(Band Aid)’의 타이틀곡 ‘녹아내려요’는 데이식스의 예전 곡들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2019년 발표한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5위, 2017년 발표한 ‘예뻤어’는 10위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4인조 보이밴드 데이식스가 2015년에 데뷔한 지 9년 만에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음원 차트에 발매된 지 오래된 노래들을 줄 세우는가 하면, 지난달 20~22일 사흘간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 콘서트를 열고 모두 4만여 장에 달하는 콘서트 티켓을 매진시켰다. 이전부터 밴드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데이식스 노래가 유명하긴 했지만 이처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은 처음이다. 이런 인기 비결은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노래에 있다.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를 사용하고,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가사를 노래한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 가자”며 청춘을 응원하는 내용이다.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준 선수가 결승전에서 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상의 절망에 얼어버릴 때 너로 인해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는 내용의 ‘녹아내려요’, “내일은 걱정 하나 없이 웃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HAPPY도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노래로 사랑받고 있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데이식스 노래에는 공격적 메시지나 복잡한 테마가 없고, 지친 세대에 대한 ‘응원가’ 같은 느낌을 준다”며 “멤버들이 전곡을 작사 작곡하는 데다 호불호가 없는 노래를 하면서 더욱 사랑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근 밴드 음악이 주목받는 가요계 트렌드와도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어 가사와 전자음 위주의 아이돌 음악에 지친 사람들이 밴드 음악으로 발길을 틀었다는 것. 한 가요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활동하기 시작한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 이후 밴드 아이돌의 명맥이 끊겼었는데, 데이식스가 이 틈새를 잘 파고 들어갔다”며 “밴드로서 갖는 실력파 이미지에 아이돌의 비주얼까지 갖춘 보기 드문 사례”라고 했다. 데이식스는 기세를 이어 올 연말 K팝 밴드 최초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메탈리카, 마룬5, 퀸 등 해외 유명 밴드가 고척돔에서 공연을 연 적은 있지만, 국내 밴드가 단독으로 공연한 사례는 없다. JYP 관계자는 “2015년부터 멤버들이 직접 작업해 온 곡이 풍부하게 쌓인 데다 노래에서 위로를 받은 사람들이 데이식스를 더욱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가겠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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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불법정보 삭제 요청시 즉시 이행”

    텔레그램이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악용한 불법 게시물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삭제를 요청하면 이를 즉시 이행하기로 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27일 오후 첫 대면 실무협의에서 텔레그램이 ‘딥페이크 성범죄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한국의 상황을 깊이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했다. 또한 텔레그램은 디지털 성범죄, 음란, 성매매, 마약, 도박 등 각종 불법 정보에 대해 삭제 요청 시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방심위는 밝혔다. 텔레그램은 전담 직원을 통해 상시 연락이 가능한 핫라인을 추가로 구축하고, 실무자 간 정기 협의체를 가동하기로 약속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9월 3일 텔레그램과 핫라인 개설 후 25일까지 방심위가 148건의 디지털 성범죄 정보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으며, 텔레그램은 이를 모두 이행했다. 이 중 삭제 처리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는 약 36시간이 소요됐다. 이동수 방심위 디지털성범죄심의국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범죄에 연루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정도는 (경찰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도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3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올 9월 25일 기준 딥페이크 성범죄 신고 812건을 접수했고, 387명의 피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 측과도 수사 협조와 관련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 본부장은 “텔레그램과 면담이 있었으며, 소통을 시작한 단계”라고 전했다. 그간 텔레그램은 경찰 수사 협조 요청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온 바 있다. 하지만 8월 25일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에서 체포되면서 텔레그램 측도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 본부장은 “딥페이크 운영자 수사를 위해 프랑스 수사 당국과 국제 공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램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수사를 위한 위장 수사 제도와 관련해서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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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박물관에 있던 국보-보물… 우리 동네로 ‘나들이’ 왔어요”

    머리채가 긴 사람이 두 손으로 따비를 잡고 힘차게 밭을 갈고 있다. 그 왼쪽에는 수확한 곡물을 토기에 담는 이가 보인다. 6일 충북 증평군 증평민속체험박물관에서 개막한 ‘시대를 담다, 농경문 청동기’ 전시에서 선보인 보물 ‘농경문 청동기’의 독특한 무늬다. 기원전 3, 4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은 풍요로운 수확을 기원하는 의례용 도구로 여겨진다. 구리에 주석을 섞은 청동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주조 기술이 필요하기에 청동 의기는 당대 지배계급이 전유한 물건이었다. 박유진 증평민속체험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초기 철기시대의 풍부하고 생생한 한반도 농경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에선 농경문 청동기 외에 국보 ‘청동방울’과 ‘방패형 동기’도 소개됐다.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국박)과 지역 공립 박물관·미술관이 협업한 ‘국보 순회전’의 일환이다. 서울 국박에 편중된 국보, 보물을 지역으로 순환 전시해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공립 박물관을 살리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국보, 보물 22점, 29점을 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 6곳에 3∼7점씩 나눠서 보낸다. 해당 유물들은 신라 금관, 기마인물형토기, 청자, 백자, 농경문 청동기 등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 문화유산이다. 올 6∼9월 충남 보령군, 전남 강진군 등에 이어 9∼12월 증평군, 강원 양구군 등 6곳에서 진행된다.국보, 보물의 관람객 유인 효과는 큰 편이다. 실제로 농경문 청동기가 전시된 6∼19일 증평민속체험박물관 방문객 수는 237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2명)에 비해 147% 늘었다. 앞서 6월 5일∼7월 21일 금령총에서 출토된 금관, 금방울을 선보인 경남 합천박물관도 방문객 수가 이전보다 162% 증가했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 전시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국보, 보물을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동네에서 볼 수 있다는 데 만족감을 표했다. 인근 형석고에 재학 중인 장민선 군(16)은 “교과서에 나오는 귀중한 유물들을 우리 동네에서 볼 수 있다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윤선식 형석고 역사 교사(34)도 “보통 국보나 보물은 서울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만 전시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 학생들이 손쉽게 생생한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박유진 학예연구사는 “추석 기간 중 가족 방문이 이어졌고, 인근 학교들의 단체 관람 스케줄도 꽉 찬 상태”라고 전했다. 주요 국보, 보물이 서울 국박에 소장돼 있는 것은 전시 환경 등을 감안한 조치다. 지방 공립 박물관은 국박에 비해 항온 항습 기능 등이 갖춰진 수장고나 전시 공간이 부족한 데다 유물 보험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황은순 국박 학예연구관은 “전시 환경에 덜 민감한 금속과 토기 등을 이번 순회전에 우선 선정하고, 보안이나 운반에도 만전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회전에선 지역에서 새로 발견된 유물을 연계한 전시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전북 장수역사전시관은 13일 개막한 ‘금관총 금관, 그리고 이사지왕’ 전시에서 신라 금관총 출토 금관 등과 더불어 올여름 춘송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신라 토기 22점과 고대 악기 ‘훈’을 선보이고 있다. 이진성 장수역사전시관 학예연구사는 “그동안 장수군에서는 주로 가야 고분이 확인됐지만 최근 신라 고분도 새로 발견됐다”며 “장수군이 갖는 신라의 역사성을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증평=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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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인류 번영 위해 펑펑 쓴 물, 역대급 고지서 온다

    “움마의 남자가 닝기르수의 국경을 넘지 못하게 하소서. 제방이나 도랑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소서.” 고대 수메르의 도시국가 라가시에서 기원전 245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독수리 비석’ 문구의 일부다. 라가시는 다른 도시국가 움마와 100년 넘게 물의 통제권을 놓고 싸웠다. 관개 운하 등 물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식량 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초기 국가에서는 수자원을 통제하는 능력이 권력 확보에 핵심 요소로 인식됐다. 2018년 과학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칼 세이건상을 받은 물 전문가인 저자는 신간에서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물의 역사를 세 시기로 나눈다. 첫 번째 시대는 수렵채집 생활의 시작부터 강을 기반으로 4대 문명이 꽃핀 시기까지다. 당시 유목에서 정착으로 인류의 생활방식이 바뀌면서 댐, 수로는 물론이고 물과 관련된 법과 제도가 정비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시대는 산업혁명 후 기술 발달을 토대로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물 활용이 가능해진 시기다. 이때 인류는 빙하에서 사막까지 수천 km에 이르는 수로를 건설하고, 농경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식량 재배가 가능하도록 대규모 관개 시스템을 구축했다. 저자는 “현대 문명은 두 번째 물의 시대의 발전 위에 세워져 경제·사회·문화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두 번째 시대의 발전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 수자원 통제는 효율적인 경제 성장을 가져왔지만 의도치 않은 부작용도 초래했다. 환경 파괴와 그로 인한 기후변화다. 1700년대 이후 지구 해안과 내륙 습지의 87%가 파괴됐는데, 이 중 30%가 기술 발전이 가속화된 1970년대 이후 훼손됐다. 생태계도 망가지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어획이 쉬운 대형 어종 200여 종 가운데 85종은 이미 멸종 위기에 처했다. 민간기업의 ‘수도 민영화’도 두 번째 물의 시대에 닥친 또 다른 위험 요소다. 세계은행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 65개국의 상하수도 부문에서 1100건 이상의 민영화가 이뤄졌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저자는 “민간기업은 자연 수생태계를 보호할 유인책이 거의 없다”고 단언한다. 실제로 1989년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가 잉글랜드와 웨일스 상하수도 시스템을 10개 지역 기업에 넘겨 민영화했지만, 물 가격은 대폭 올랐고 환경 오염은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물의 세 번째 시대를 통해 물과 인류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지금과 같은 식이라면 앞으로 물 사용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지하수는 세계 식량의 3분의 1 이상을 생산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지하수는 화석 연료처럼 매장량이 한정돼 있어 언젠가 고갈될 수밖에 없다. 화석 연료는 풍력, 태양 등 대체 에너지가 있지만, 수자원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대안으로 △물 이용에 대한 보편적 권리 인식 △훼손된 생태계 복원 △폐수 등을 활용한 수자원 가용성 확대 등을 제시한다‘디스토피아냐, 지속 가능한 세계냐.’ 인류의 행동에 따라 다가올 세상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한가위 열대야’를 처음 겪은 한국에도 묵직하게 다가온다. 진행 중인 기후위기의 실존적 위협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해하기 쉬운 문장과 각종 도표로 물에 대한 전문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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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 자연 빌려 曲 만들고 노래해요”

    “자연은 ‘초월적인 존재’잖아요. 인간관계처럼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 자연을 빌려와서 곡을 써요.”4일 서울 성북구 연습실에서 만난 싱어송라이터 최유리(26)는 대표 곡 ‘숲’을 작곡·작사한 계기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숲’은 BTS 뷔와 세븐틴 도겸 등 스타 가수들이 추천하면서 힐링 곡으로 입소문을 탔다. 음악차트 역주행에 이어 지난해 방송에서 이 곡을 부른 그의 영상 조회수가 450만 회를 넘겼다.2022년 8월 발표한 싱글앨범 ‘유영’에 수록된 ‘숲’은 사실 대학생 시절 주변 사람들로부터 느꼈던 ‘자격지심’을 풀어낸 노래라고 했다. 스스로를 남들보다 키 작은 나무라고 생각해 위축되면서도, 얼른 한 뼘 큰 나무가 돼 남들과 숲을 이루고자 하는 소망을 담았다. 같은 싱글에 실린 ‘바다’는 땀과 작은 눈물이 고여 모든 사람이 헤엄칠 수 있는 바다가 되고픈 마음을 노래했다. 숲과 바다라는 자연물을 노래의 소재로 쓰는 것에 대해 그는 “인간관계를 직접 얘기하면 아프니까 돌려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강원 평창군 출신의 최유리는 동아방송예술대 재학(작곡과) 중이던 2018년 싱어송라이터의 등용문인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자작곡 ‘푸념’으로 대상을 받았다. 2020년 정식으로 데뷔하면서 낸 미니앨범 ‘동그라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니앨범 7장을 발표했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 ‘갯마을 차차차’ 등 유명 드라마 OST를 불러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최유리의 노래는 감성적인 가사와 어우러지는 따뜻한 멜로디가 특징이다. 특히 남녀 간 사랑 외에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소재를 가사에 활용해 ‘읽는 재미’가 있는 가수라는 평을 듣는다. 최유리의 첫인상은 그가 만든 감성 넘치는 노래들처럼 ‘촉촉한 느낌’은 아니었다. 살짝 뻗친 단발머리에 진한 청재킷을 입은 그는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음악적 영감을 받는 편은 아니다”라며 “제멋대로 상상하면서 볼 수 있는 웹툰을 선호한다”고 했다. 좋아하는 웹툰은 판타지 학원물 ‘일렉시드’, 성격유형지표(MBTI)는 ‘용의주도한 전략가’ 형인 INTJ. 살짝 삶에 지친 듯한 건조한 표정은 예술가라기보다 평범한 20대 직장인에 가까웠다. 그러나 음악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졌다. 그는 “음악은 내게 가장 큰 취미”라고 말했다. “마음이 좀 헛헛해서 다른 취미를 조금 찾아보려고 하다가도 결국 돌아오는 건 ‘이 직업’이더라고요. 레고 맞추기 같은 색다른 취미를 갖더라도 그건 잠깐이고, 음악 작업할 때가 가장 편해요.” 그는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가수 김범수의 정규 9집 타이틀 곡 ‘여행’을 작사·작곡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고음 위주의 기존 김범수 노래와는 조금 다른 담담한 감성의 곡이다. 김범수는 앨범 발매 당시 인터뷰에서 “최유리의 노래를 들으면 잔에 물이 조금씩 채워지는 감사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최유리는 “곡을 쓸 때 그 사람이 해줬으면 하는 얘기, 그 사람이 했을 때 정말 슬프거나 에너지가 실릴 것 같은 얘기를 쓰려고 한다”며 “대선배님과 작업하면서 동료들을 대하는 태도 등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최유리는 10년 뒤 음악프로 심사위원이 되는 게 버킷리스트란다. 그는 설레는 목소리로 “음악 하는 사람들이 모여 노래하는 것 보고 이야기하는 게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그는 11월 9, 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3022석)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5년 차 솔로 가수로서는 작지 않은 ‘성취’로도 보였다. “유명해지는 것보다 스스로가 재미있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다만 성실하게, 지금의 끈기를 잃고 싶지 않아요. 더뎌도 묵묵히 하는 단단한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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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버지니아 울프의 편지… 100년 뒤에 읽어보니

    “여성은 경험의 자유를 가져야만 합니다. 남성들만큼 자유롭게, 조롱과 겸손에 대한 두려움 없이 생각하고 발명해야 합니다.” 20세기 초 영국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버지니아 울프(1882∼1941)는 1920년 10월 16일 시사·문예지 ‘뉴 스테이츠먼’ 편집자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앞서 뉴 스테이츠먼에 ‘남성이 여성에 비해 창조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내용의 책을 옹호하는 서평이 실렸기 때문이다. 문제의 서평은 ‘기원전 600년부터 18세기까지 천재적인 여성 작가가 없었다’는 근거를 들며 여성의 열등함을 주장했다. 울프는 그리스 레스보스섬 출신의 여류 시인 사포를 예로 들어 이를 반박한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위대하다고 평가한 시인 중 한 명인 사포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란 덕에 시로 자신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었다. 울프는 “다른 여성들도 실력 발휘가 강압적으로 금지되지 않았다면 글쓰기와 음악, 회화에서 제대로 재능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엄격한 가부장제에 속박돼 예술인으로서의 자아를 갖기 어려웠던 당시 여성들의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신간은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울프가 남긴 편지 4000여 통 가운데 그녀의 삶을 잘 보여줄 수 있는 96통을 골라 엮은 것이다. 울프가 동성 연인 비타 색빌웨스트와 주고받은 서신 일부는 국내에 번역된 적이 있지만 그녀의 언니 버네사 벨, 남편 레너드 울프를 비롯한 주변 예술인들과 교류한 편지가 번역된 건 처음이다. 책은 ‘자유(1882∼1922년)’, ‘상상력(1923∼1931년)’, ‘평화(1932∼1941년)’ 등 울프가 삶의 시기에 따라 갈망했던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생전에 “편지가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했던 울프에게 편지는 사랑과 우정의 표현 수단이자 아이디어가 오가는 주요 통로였다. 그는 여성으로서 결혼을 고민하고, 작가로서 독자들의 반응을 두려워하며 꿋꿋이 창작을 해나간다.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파시즘에 저항한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보이고, 연인에게는 성 정체성을 고백하기도 한다. 이런 다채로운 면모는 ‘자유는 우리 존재의 본질’이라던 울프의 철학과 맞닿는다. 대중적으로 부각되지 않은 그의 다층성도 흥미롭다. 그녀는 여성으로서는 사회적 약자였지만 사회적 계급에선 중상류층이었다. “왜 나는 신사 계급보다 노동자를 훨씬 더 꺼릴까”라고 자문하는 모습에선 자신의 계급의식을 성찰하는 솔직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돈이 필요하다.” 울프가 1929년 발표한 수필집 ‘자기만의 방’에 쓴 내용이다. 신간에선 여성의 글쓰기가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에 자신만의 신념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간 울프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정제된 문학작품과는 다른, 톡톡 튀고 사랑스러운 문체는 편지글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한 세기 전 작가로부터 오늘날 우리가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색다르게 다가온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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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영청 둥근 달’ 문화 나들이… 궁도 종묘도 휴일 내내 ‘활짝’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문화의 향연을 만끽하면 어떨까. 추석을 맞아 볼만한 주요 공연과 문화 행사, 박물관 전시 등을 소개한다.● 거리극, 전통예술, 뮤지컬 등 다채로운 공연거리 공연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서울거리예술축제 2024’를 눈여겨볼 만하다. 16∼18일 오전 11시∼오후 9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청계천, 무교로 일대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국내외 예술가 300여 명이 거리극, 무용, 전통연희 등 24개 작품을 선보이는 행사다. 하이라이트는 추석 당일 열리는 ‘쾌지나 창창 나네’. 현대무용가 안은미와 서울문화재단이 공동 제작한 공연으로 경기민요명창 이춘희와 씽씽 밴드 출신의 신승태, 추다혜 등이 출연한다. 공연료는 무료.전통예술의 깊은 맛에 빠지고 싶다면 17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의 ‘휘영청 둥근 달’ 공연에 가보자. 국립국악원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등이 무대에 올라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이 어우러지는 한 마당을 선보인다. ‘풍년을 기뻐한다’는 뜻을 담은 궁중음악 ‘경풍년’과 강강술래 등이 펼쳐진다. 무료로 예약 취소분에 한해 현장에서 선착순 입장이 가능하다.서울 남산의 청량함을 덤으로 즐길 수 있는 국립극장 나들이도 고려할 만하다. 14, 1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선 장선희발레단의 ‘러브스토리 인 발레’가 열린 다. ‘백조의 호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 사랑에 관한 발레 명작을 7개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강민우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조연재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등 스타 무용수들이 출동한다. 4만∼12만 원.다양한 연령층의 가족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뮤지컬도 있다. 2014년 국내 초연 후 누적 관객 50만 명을 달성한 스테디셀러 뮤지컬 ‘킹키부츠’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다. 폐업 위기에 놓인 아버지의 수제화 공장을 다시 일으키고자 주인공 찰리가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8만∼17만 원.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에서는 창작뮤지컬 ‘비밀의 화원’이 펼쳐진다. 195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보육원 퇴소를 앞둔 네 명의 아이가 “이 세상 모든 것엔 마법이 있다”고 믿으며 꿈과 희망을 품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 석 7만 원.● 조선시대 ‘궁궐 잔치’ 체험 행사도 조선 왕실 문화의 꽃인 궁궐과 왕릉을 산책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가유산청은 14∼18일 닷새간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궁과 종묘, 조선 왕릉을 무료로 개방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도 이 기간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그 대신 4대궁 등은 무료 개방 기간 다음 날인 19일 문을 닫는다. 경복궁에선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번 궁궐 문을 지키는 수문장의 근무 교대 의식을 볼 수 있다.조선시대 궁궐 잔치를 체험해볼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됐다. 12∼18일 창경궁 문정전에선 관객 참여형 행사 ‘창경궁 야연’이 열린다. 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부왕에 대한 공경과 효심을 담아 주관한 야연에서 착안해 2021년부터 선보이고 있다. 가족 중 한 명(부모님)이 국왕으로부터 초대받은 손님이 돼 고위 관료나 정경부인의 복식을 착용한다. 이때 다른 가족들도 함께 궁중병과를 즐기며 전통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5만 원. 12일부터 11월 10일까지 창덕궁에선 은은한 달빛 아래 경내를 거닐며 해금, 거문고 연주 등을 즐길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이 진행된다. 3만 원.국립민속박물관은 추석 당일을 제외한 15, 16, 18일 사흘간 추석맞이 ‘한가위를 힙하게’ 행사를 연다. 이 중 16, 18일 박물관 본관 앞마당에서 ‘한가위배 씨름대회’가 열린다. 씨름 기술을 배우고, 겨루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사물놀이와 비보이가 만나 펼치는 퓨전 공연과 강강술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 기획전 ‘요즘 커피’에서는 대한제국 황실이 사용한 이화무늬 커피잔 등을 선보인다. 무료.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 20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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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도 오를때마다 ‘기후 난민’ 10억명 생겨… 新유목 이미 시작”

    “지구 온도가 1도 오를 때마다 기상 이변으로 인한 실향민이 10억 명 발생합니다. 신(新)유목 시대는 이미 도래했습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79)은 신간 ‘플래닛 아쿠아’(민음사) 출간을 맞아 9일 한국 언론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14년간 2100만 명이 기상 이변으로 이주를 택했다. 현재도 중앙아메리카와 중동에서 북미와 유럽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주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한 대규모 이주가 본격화되면서 해수면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 대도시가 쇠퇴하고, ‘임시(팝업) 도시’가 출현하는 등 인류의 삶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3일 8개국에서 동시 출간된 그의 신간은 기후 변화로 인해 지난 6000년간 물을 통제하고 지배한 인류의 ‘수력 문명’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을 담고 있다. 리프킨은 책에서 인류가 농경사회 이래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화를 추구하면서 댐, 저수지, 제방 등을 만들며 물을 길들여 왔지만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고 분석한다. 예컨대 가뭄으로 담수가 고갈되면서 수자원 인프라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 그는 “석탄, 석유 등을 활용한 산업 활동으로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대기 중에 대량으로 배출됐다. 인류는 진보를 이뤘지만 이제 엄청난 청구서를 받아들게 됐다”고 했다.기후 재앙은 도시 중심의 정주 생활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 재앙이 극심한 아열대와 중위도 지역에서 북쪽으로 대규모 인구 이동이 예상된다. 그는 “2050년이면 인류의 절반이 넘는 47억 명이 ‘생태적 위협이 높거나 극심한 국가’에 거주하게 될 것”이라며 “기후 위기를 겪고 있는 중앙아메리카와 중동의 몇몇 정부는 붕괴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독일 정부가 이미 제창한 ‘기후 여권’과 언제라도 해체 조립할 수 있는 3차원(3D) 프린팅 건물이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이동하면서 해체 또는 재조립할 수 있는 집을 사람들이 갖고 다닐 것”이라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콘크리트 대신 친환경 점토나 목재로 집을 지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시대에 군대의 역할도 기존의 국가 안보에서 ‘자연재해의 대응자’에 방점을 두리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리프킨은 “이미 미국의 군인 수십만 명이 생태지역 복원에 투입되고 있다”며 “모든 글로벌 싱크탱크들은 앞으로 군대가 자원 확보에서 생태지역의 복구와 구호로 역할이 변경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기후 위기 해법으로 그는 물을 중심으로 생태계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수생태주의’를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 성공보다 삶의 질을, 지정학보다 생태지역에 기반한 정치를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화석연료나 원자력보다 지속 가능성이 높으면서 한계비용이 없는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발전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체 전기의 68%를 원자력 발전에서 생산하는 프랑스는 기온 상승으로 냉각수를 쓸 수 없어 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다”고 했다. 지구에 ‘플래닛 아쿠아’란 새 이름을 붙이는 ‘리브랜딩’도 제안했다. 인간이 물의 행성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자는 것. 그는 “한국이 지구의 두 번째 이름, 플래닛 아쿠아란 명칭을 공식화하고 다양한 법률에 이 이름을 포함시키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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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피보디에식스 박물관… ‘유길준 갤러리’ 확장 재개관

    1799년 설립돼 미국 박물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의 피보디에식스 박물관에는 한국실이 있다. 2003년 문을 연 ‘유길준 갤러리’가 그것. 고종의 명을 받아 19세기 말 미국을 방문했던 유길준(1856∼1914)의 도움으로 박물관이 미국에서 최초로 한국 유물을 수집한 것을 기리는 공간이다. 피보디에식스 박물관이 내년 5월 15일 유길준 갤러리를 확장해 재개관한다. 전시 면적을 260m²로 늘리고 조선시대 나전칠기, 도자기, 불화 ‘감로도(甘露圖)’ 등 80여 점을 상설 전시할 예정이다.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서 현대 미술과의 접목도 시도한다. 재개관전에선 사진 몇 영상 설치를 하는 정연두 작가, 미디어 아티스트 양숙현 작가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방한해 3일 기자들과 만난 린다 하티건 피보디에식스 박물관장은 “조선 최초의 미국 유학생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겠다는 꿈을 꿨던 유길준의 삶을 통해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다”면서 “시대 변화에 맞게 현대 컬렉션을 늘려 가는 중이고 (한국관) 재개관전에도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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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대 난입한 세계적 소프라노… 세종문화회관 “사과 요청”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59·사진)가 내한 공연 도중 앙코르곡을 부른 상대 배우와 지휘자에게 불만을 제기하며 공연을 지연시키는 이례적인 해프닝이 발생했다. 일부 관객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공연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날 공연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주역을 맡은 게오르기우는 상대역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재형이 노래하는 동안 갑자기 무대에 나타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형이 3막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 뒤 계속되는 갈채 속에서 같은 곡을 다시 한번 부르자, 이 아리아 뒤에 등장해야 할 게오르기우가 갑자기 무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시계를 가리키며 항의하기 시작한 것. 김재형의 노래가 끝나자 또렷이 객석에 들리는 목소리로 지휘자 지중배에게 “이건 공연이지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해 달라”고 항의했다. 문제는 오페라가 막을 내린 뒤의 커튼콜로도 이어졌다. 게오르기우는 자신이 등장할 순서가 되어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무대 가장자리 부분에 잠깐 나타난 뒤 손을 저으며 돌아 나가버렸다. 공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감상을 망쳤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오페라 공연에서 앙코르 요청을 받아 아리아를 다시 부르는 일은 드물지만 종종 일어난다. 게오르기우는 2016년에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빈 국립오페라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 카바라도시 역의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앙코르를 요청받아 ‘별은 빛나건만’을 다시 부르자 무대에 나오지 않고 분장실로 돌아갔다. 세종문화회관은 9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게오르기우 측에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오르기우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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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함의 끝판왕… ‘백제의 용’ 한자리에

    옛사람들은 상상의 동물 ‘용’에게 자연을 다스리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나쁜 것을 없애고 행운을 가져다주는 영물로 받아들여진 용은 왕 같은 최고 권력자를 상징했다. 1500년 전 세상을 떠난 백제 무령왕(재위 501∼523)과 왕비의 무덤에 용 무늬로 장식된 칼이 놓인 이유다. 용을 중심으로 한 백제 문화의 다양성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공주박물관은 10일부터 특별전 ‘상상의 동물사전―백제의 용’을 선보인다. 올해 용의 해를 맞아 용 관련 유물 148건, 174점을 전시하는데 이 중 국보 6점과 보물 7점이 포함됐다.전시장에선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용봉황무늬 고리자루 큰칼’(사진)을 볼 수 있다. 무령왕의 허리 부근에서 발견된 칼의 둥근 고리에는 두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다. 칼자루 양끝에는 금판 위에 봉황무늬 등을 새긴 은판을 덧씌웠고, 그 사이에는 금실과 은실을 교대로 감아 화려함을 더했다. 무령왕비의 왼쪽 팔 부근에서 발견된 ‘무령왕비 은팔찌’ 한 쌍에는 발톱이 셋 달린 용이 생동감 있게 묘사돼 있다. 팔찌에는 ‘경자년 2월 다리라는 사람이 대부인용으로 은 230주를 들여 만들었다’는 문구가 한자로 적혀 있다. 제작 시기와 만든 이의 이름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는 삼국시대 유일의 팔찌다. 이 외에도 ‘청동자루솥’, ‘금동신발’ 등 용의 형상이 새겨진 백제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전시실에 들어서면 마치 책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백제의 용을 새롭게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전시품을 3차원(3D) 고화질 데이터로 재현한 영상에선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용 무늬를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내년 2월 9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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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 디바’ 게오르규, 무대 난입·커튼콜 거부 해프닝…관객들 항의

    “이건 공연이지 리사이틀이 아니잖아요.”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공연. 주역인 토스카 역을 맡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59)가 상대역인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재형이 노래하는 동안 무대에 나와 항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공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감상을 망쳤다”는 불만이 잇따랐으며 일부 관객은 환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김재형이 3막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 뒤 갈채가 계속되자 같은 곡을 다시 한 번 부르면서 일어났다. 이 아리아 뒤에 등장해야 할 게오르규가 갑자기 무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시계를 가리키며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형의 노래가 끝나자 게오르규는 또렷이 객석에 들리는 목소리로 지휘자 지중배에게 ‘나를 존중해 달라’고 항의했다. 문제는 오페라가 막을 내린 뒤의 커튼콜로 이어졌다. 게오르규는 자신이 등장할 순서가 되어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무대 가장자리 부분에 잠깐 나타난 뒤 손을 저으며 돌아 나가버렸다. 오페라 공연에서 앙코르 요청을 받아 아리아를 다시 부르는 일은 드물지만 종종 일어난다. 2010년 2010년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는 토스카 역의 다니엘라 데시가 2막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에서, 카바라도시 역 테너 파비오 아르밀리아토가 3막 ‘별은 빛나건만’에서 나란히 앙코르를 받아 같은 노래를 각각 두 번씩 불렀다. 게오르규는 2016년에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빈 국립오페라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 카바라도시 역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앙코르를 요청받아 ‘별은 빛나건만’을 다시 부르자 게오르규는 무대에 나오지 않고 분장실로 돌아갔다. 세종문화회관은 9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게오르규 측에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오르규의 입장은 9일 오후 현재 전해지지 않았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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