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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이 이어지면 한국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 한국 등 전 세계 저출산을 꾸준히 우려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29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 대담자로 등장해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예측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심각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머스크 CEO는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의 저출산도 우려했다. 유럽 역시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인구가 3세대 안에 현재의 5%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대다수 국가가 출산율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에도 한국과 홍콩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는 나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였다. 머스크 CEO는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전 여자친구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그라임스, 자신이 운영하는 뇌신경과학기업 뉴럴링크의 이사 시본 질리스 등 여러 여성과 총 11명의 자녀를 뒀다. 머스크 CEO는 이날 2040년경 인간처럼 행동하는 AI 기반 로봇 ‘휴머노이드’가 100억 개를 넘어 전 세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때 휴머노이드 가격은 대당 2만∼2만5000달러(약 2766만∼3457만 원) 정도 될 것으로 점쳤다. 현재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2026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저출산이 이어지면 한국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한국 등 전세계 저출산을 꾸준히 우려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9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 대담자로 등장해 한국의 급격한 인구 감소를 예측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심각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이날 머스크 CEO는 한국은 물론 유럽의 저출산도 우려했다. 유럽 역시 현 출산율이 이어지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 세계 인구가 3세대 안에 현재의 5%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이에 그는 “대다수 국가가 출산율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가 계속되면 인류 존속을 장담하기 어려워지고 다른 모든 정책이 무의미해진다는 것이다.그는 2022년에도 한국과 홍콩을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있는 나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후 최저치였다. 특히 지난해 4분기(10~12월) 출산율은 0.65에 그쳤다.머스크 CEO는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전 여자친구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그라임스, 자신이 운영하는 뇌신경과학기업 뉴럴링크의 이사 시본 질리스 등 여러 여성과 총 11명의 자녀를 뒀다. 유명 전기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출간한 그의 전기에는 출산율 하락을 우려한 머스크 CEO가 “똑똑한 사람끼리 아이를 갖자”며 질리스에 정자 기증을 제의한 내용이 담겼다. 질리스가 동의해 두 사람이 체외수정을 통해 쌍둥이를 낳았다는 것이다.머스크 CEO는 이날 2040년경 인간처럼 행동하는 AI 기반 로봇 ‘휴머노이드’가 100억 개를 넘어 전세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 때 휴머노이드 가격은 대당 2만∼2만5000 달러(약 2766만∼3457만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점쳤다. 현재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는 2026년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같은 날 FII에 직접 참석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2035년경 인간 뇌보다 1만배 뛰어난 초인공지능(ASI)이 나올 것”이라며 로봇공학과 ASI가 결합해 엄청난 결과를 낼 수 것으로 기대했다. 일각에서 AI에 대한 투자가 너무 과하다고 지적하지만 “오히려 부족하다. AI가 인류의 미래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가자지구 북부 주민 전체가 사망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10월 한 달 동안에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자 당국이 28일 밝혔다. 상당수 주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도 구호품 반입 또한 대부분 통제해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흐무드 바살 가자지구 민방위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이달 초 이후 최소 1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많은 사망자가 무너진 건물 잔해, 거리 등에 방치돼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자 당국은 이스라엘이 29일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5층 건물을 공습해 최소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상당수는 여성과 미성년자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는 4만2000명을 넘겼다. 이스라엘은 앞서 16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한 후에도 “하마스 궤멸”을 외치며 공습을 거듭하고 있다. 25일에는 가자지구 북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카말아드완 병원까지 공격해 사실상 의료 체계가 완전히 붕괴됐다. 병원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다. 28일 이스라엘 의회 또한 가자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일부 UNRWA 구성원이 하마스 대원이며, 이들이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7일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 가담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소탕하겠다며 28일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헤르멜, 베카 일대를 공습했고 최소 60명이 숨졌다. 레바논 당국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누적 사망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의 후임자로 나임 카셈 사무차장을 29일 선출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솀 사피엣딘을 후계자로 선출했지만 사피엣딘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달 3일 사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가자지구 북부 주민 전체가 사망 위기에 처했다.”이스라엘의 거듭된 공습으로 10월 한 달 동안에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가자 당국이 28일 밝혔다. 상당수 주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도 구호품 반입 또한 대부분 통제해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흐무드 바살 가자지구 민방위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 대규모 공습을 시작한 이달 초 이후 최소 10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많은 사망자가 무너진 건물 잔해, 거리 등에 방치돼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가자 당국은 이스라엘이 29일에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의 5층 건물을 공습해 최소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상당수는 여성과 미성년자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는 4만2000명을 넘겼다.이스라엘은 앞서 16일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제거한 후에도 “하마스 궤멸”을 외치며 공습을 거듭하고 있다. 25일에는 가자지구 북부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카말아드완 병원까지 공격해 사실상 의료 체계가 완전히 붕괴됐다. 병원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다.28일 이스라엘 의회 또한 가자 난민을 지원하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활동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스라엘은 일부 UNRWA 구성원이 하마스 대원이며 , 이들이 전쟁이 발발한 지난해 10월 7일 당일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에 가담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소탕하겠다며 28일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헤르멜, 베카 일대를 공습했고 최소 60명이 숨졌다. 레바논 당국 역시 이스라엘의 공습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누적 사망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하산 나스랄라 지도자의 후임자로 나임 카셈 사무차장을 29일 선출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사촌인 하솀 사피엣딘을 후계자로 선출했지만 사피엣딘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달 3일 사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부터 한국을 찾은 올로프 스쿠그 신임 유럽연합(EU) 인권특별대표를 15일 만나 북한에 대한 시각 등을 들어봤다. 그는 전 주유엔스웨덴대사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도 역임했다. 스쿠그 EU 인권특별대표는 조태열 외교부장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자 1박2일 방한했다. ―방한의 주요 목적인 무엇인가.“다자주의와 유엔에 대한 헌신을 매개로 협력하고 있는 한국과 함께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방한하게 됐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가자 전쟁과 같은 이슈들 속에서도 EU가 북한 인권 상황의 심각성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북한 문제가 주요 의제로 유지되게 할 방법을 논의했다.”―EU는 그간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가.“유엔과 같은 다자주의 기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결의안을 발표함으로써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꾸준히 환기시키고자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동시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는 유엔 기관이나 기금,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있다. EU가 또 한 가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대규모 학살 등 반인도주의적 범죄와 심각한 인권침해를 저지른 독재 정권 지도자들에 대해 훗날 반드시 책임을 묻는 것이다.”―북한은 핵 개발 등 군사 문제를 인권 이슈와 분리해 바라보는게 쉽지 않다.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사실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그 대가로 북한의 핵 개발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장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나 미사일이 발견된 것 역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반하는 행위로 EU 역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은 유럽과 한국의 안보가 서로 뗄래야 뗄 수 없는 문제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18일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이후 스쿠그 대표는 이메일로 “우리의 공식 입장은 분명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략 전쟁에 북한군이 개입하는 것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에 해당되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EU는 추가 제재를 포함해 모든 대응을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답변해왔다.EU 또한 24일(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은 안보리 결의안의 노골적 위반”이라며 “최근 러시아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 전환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 및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주요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최근 러시아의 비협조로 안보리를 통한 대북제재도 힘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EU의 입장은 무엇인가.“인권과 안보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간 EU는 주로 유엔 안보리를 통해 대북 제재와 같은 문제에 대응해왔다. 문제는 제가 주유엔스웨덴 대표를 지내고 또 잠시 안보리 의장을 맡을 땐 미중이 서로 협력하는 관계였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미중관계도 바뀌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국제법을 위반한 나라가 됐다. 러시아는 지금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유엔 헌장 정신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비토권을 남용하고 있다. 이에 EU가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볼 수 있다.”―최근 인권 이슈에서 가자 전쟁을 빼놓을 수 없다. 유럽 내에서도 독일처럼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프랑스 등은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선을 넘었다고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인권 보장을 위해 EU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나.“우선 EU는 국제인도법이 어떠한 예외 없이 모든 국적의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일관적으로 주장해왔다. 가자 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찬성했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 이와 동시에 EU는 수년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를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다.”―“국제인도법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이 된다”는 말은 이스라엘 행위가 국제인도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뜻으로 볼 수 있나.“제가 법률기관을 대표하지는 않기 때문에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 그리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그러한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7월 ICJ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의견을 내놨으며,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팔레스타인 국제 독립 조사위원회 역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지역에 대한 점령 행위는 불법 행위라고 판단했다. ICC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최근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야흐야 신와르 하마스 군사지도자 모두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4월 EU가 난민을 본국 또는 제3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문턱을 낮추는 ‘신난민협정’을 통과시켰다. 유럽의 포용 정신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민 송환과 난민 인권 보장이 병존할 수 있다고 보는가.“그렇다. 우선 EU가 승인한 신난민협정은 국제적 의무를 준수한다는 당연한 전제 아래, 이민이 허용되지 않았는데도 유럽에 들어온 불법 이민자를 송환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저 역시 인권특별대표로서 EU 회원국들이 국제법적 의무와 난민협정에 따른 의무들을 충족하게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는 EU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EU는 세계 최초로 포괄적 인공지능(AI) 규제법(AI Act)을 입법화했다. 세계적으로 AI와 온라인 플랫폼 발전에 따라 다양한 인권침해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EU는 어떤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나.“EU가 최근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불법 콘텐츠 삭제 의무와 같이 보다 엄격한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나 AI와 관련된 EU의 규제는 단일 시장으로서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EU 시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술 기업들에 적용된다. 우리의 규제가 세계적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 기대한다.”EU가 제정한 DSA는 온라인 플랫폼 제공자가 자사 플랫폼에 불법 콘텐츠를 업로드한 이용자·사업자에 제재를 부과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월평균 활성화 이용자 수가 4500만 명 이상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은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돼 DSA 규정 위반 시 직전 회계연도 기준 전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방한 중에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등이 공동주최하는 ‘기후변화와 인권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했다.“기후변화가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 몇 달간 브라질과 포르투갈 등에서 발생한 산불은 주민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선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다. EU는 국제사회에서 ‘기후위기’가 곧 ‘인권 문제’임을 알리기 위해 인권컨퍼런스에선 기후 문제를 제기하고, 기후컨퍼런스에선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인권운동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875명의 ‘환경운동가’를 지원했다. 지난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유엔 기후변화와 인권 특별보고관’ 임기 연장안을 채택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소송’도 눈여겨보고 있다.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누릴 권리’와 ‘기후위기를 해결할 국가의 의무’가 법적 개념으로 확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8월 한국 헌법재판소가 아시아 최초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불충분한 조치가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대한 위반’이라고 판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스쿠그 EU 인권특별대표는 15일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세계에서 가장 경제적으로 발전한 지역 중 하나인 EU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 중 하나”라며 “기후위기에 대해 가져야 할 책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2022년 EU와 회원국들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지원하고자 285억 유로(약 43조 원)의 공공자금과 119억 유로의 민간 자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EU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감축하기 위해 과세, 토지 사용 등 각종 기후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다양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나. “한국 정부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성 평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주길 부탁드린다. 또 사형제를 폐지해주길 기대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러시아 제재가 필요하다.” 올로프 스코그 신임 유럽연합(EU) 인권특별대표가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고자 방한한 스코그 대표는 주유엔 스웨덴 대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스코그 대표는 “불법 침략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러시아에 북한이 미사일 등 무기를 지원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인권과 안보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러 군사 공조는 유럽과 한국의 안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고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스코그 대표는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이고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공통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뒤 스코그 대표는 이메일로 “EU는 국제법을 위반한 이번 파병과 관련해 추가 제재 도입 등 모든 대응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핵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태도 변화도 지적했다.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유엔 안보리 의장을 지냈던 당시와 달리, 최근 미중 경쟁 심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의무를 방기하고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엔에선 올 3월 대북 제재 결의 이행 실태를 감시하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해체된 바 있다. 당시 중국도 기권하면서 ‘북한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스코그 대표는 2025∼2027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으로 당선된 한국 정부에 “성평등 강화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그리고 사형제 폐지를 위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중국도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을 어떻게 억제해야 할 지 모르는 것 같다.”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가 최근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북한과, 이런 북한을 미묘하게 바라보는 중국을 두고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NYT는 중국조차 이런 북한을 제어하지 못해 길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차 석좌는 “중국이 ‘무능’과 ‘마비’ 그 어디쯤에 갇혔다”며 이번 북한군 파병 소식이 그간 중국이 보여주고자 부단히 애썼던 ‘외교 지도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손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이 신냉전을 벌이려 한다”며 자신들이야 말로 국제평화를 수호할 적임자라고 강조해왔는데, 무역과 경제 부분에 있어 ‘북한의 최대 후원국’으로 여겨지면서도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나서는 것조차 통제하지 못해 망신살을 뻗쳤다는 것이다.NYT는 또한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 지도부가 이번 파병을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전달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발전된 군사기술을 이용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도발을 강화하면 동북아 외교무대에서 중국이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YT는 지난해에도 북한의 계속된 도발이 한미일 최초의 정상회의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파병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까지 한일과 군사 협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22일 러시아 카잔의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회동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에 이목이 쏠렸다. 중국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파병과 관련해 우려를 제기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1시간에 걸친 회담 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이 “회담의 상당 부분이 우크라이나 상황 논의에 할애됐다”고 밝혔을뿐, 중국은 갈등을 키우지 말아달라는 원론적 입장 외에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이를 두고 서구 대 중국·러시아라는 대립각을 고착화하고 싶지 않아하는 중국이 파병을 껄끄러워 하면서도, 만약 파병을 규탄하면 북한 통제에 대한 무능함을 증명하는 꼴이 돼 이도 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에 최소 3천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군 파병을 첫 공식 확인한 미국 역시 브리핑에서 “중국과 시 주석의 입장은 모르겠다”며 북한군 파병에 대해 중국과 소통하고 미국의 입장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NYT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미국은 중국을 향해 러시아 석유 구매, 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각종 물품 제공 등의 지원을 철회해 전쟁 종식에 힘을 보탤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마이클 제프리스 전 최고경영자(CEO·80)와 그의 동성 애인이 수년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젊은 남성 모델들을 성착취한 혐의로 2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체포됐다. 제프리스는 CEO 재임 시절 “날씬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 옷을 입지 않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뉴욕 연방검찰은 1992~2014년 아베크롬비를 이끌었던 제프리스와 그의 오랜 동성 파트너 매튜 스미스(61), 그리고 당시 아베크롬비 채용담당자였던 제임스 제이콥슨(71)을 수년간 강압과 사기 등을 동원해 남성 수십 명을 성착취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제프리스가 권력과 부,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과 애인의 성적 쾌락을 충족하고자 남성을 사고팔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프리스와 제이콥슨은 각각 보석금 1000만 달러(약 138억 원)와 50만 달러를 내고 이날 오후 풀려났다. 기소장에 따르면 제프리스 커플이 2008~2015년 채용담당자로 데리고 있던 제이콥슨은 “모델 활동 기회를 주겠다”며 남성 모델들을 유인해 성관계를 갖고, 미국과 유럽 각지를 돌며 제프리스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게 했다. 피해자 중에는 10대도 포함돼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는 각종 약물 복용까지 강제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말을 듣지 않으면 모델로서의 앞길을 망치겠다”는 협박을 가했으며, 피해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이들을 감시하기 위해 경호원까지 붙여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정의를 위한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꿈을 가졌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희생된 남성 모델들에게는 기념비적인 일”이라며 환영 입장을 밝혔다. NYT에 따르면 유죄 판결시 이들은 최소 15년 징역형에서 최대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이번 기소는 지난해 피해 남성 15명이 “제프리스와 그 일당이 모델 커리어를 빌미로 성행위를 강요했다”며 이들을 고소하며 이뤄졌다. 이들은 당시 영국 BBC방송에 “건전한 모델 오디션으로 꾸며 우리를 유인했고, 밀폐된 장소에서 경호원들로 보이는 이들의 감시까지 받아야 했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들은 아베크롬비앤피치가 당시 CEO였던 제프리스가 기업 계좌에서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돈을 인출하는 걸 방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베크롬비는 “전 수장의 혐의에 충격과 혐오감을 느꼈다”면서도 관련 혐의에 대해선 부정하는 입장을 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이번 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요 경합주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사전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공화당도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5830만 명, 2020년에는 1억145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사전투표 열기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는 1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주 당국에 따르면 첫날인 15일에만 최소 31만 명이 참여했다. 2020년 대선(약 13만6739명), 2018년 중간선거(약 7만849명) 등 최근 주요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5일부터 19일 오후까지 5일간 누적으로는 14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일 100세 생일을 맞은 민주당 소속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6일 우편투표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100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이날 하루에만 3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역시 사전투표 첫날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북부 경합주 미시간주에서도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 2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투표를 완료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약 80만 명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통상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는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분석한 매사추세츠공대(MIT)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원의 60%가 우편투표에 참여했고 공화당원은 32%만 우편투표를 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부정적이었던 공화당의 태도도 바뀌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트럼프 후보는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지지층에 적극 사전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해리스-트럼프, 미시간주서 격돌 한편 주요 경합주에서 초접전 중인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18일 동시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내 경합주인 미시간주를 찾았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이겼고, 이번 대선에서도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노동자를, 트럼프 후보는 무슬림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해리스 후보는 18, 19일 양일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에서 유세를 갖고 “트럼프가 재임할 동안 미시간주에서만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6곳의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노동자의 친구가 아니고, 파업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트럼프 후보는 18일 미시간주의 무슬림 밀집 거주지역인 햄트램크, 디트로이트 등을 찾았다. 무슬림을 포함한 비(非)백인 유권자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으나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뒤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예고 없이 방문한 햄트램크에서 “나는 많은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들은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접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상대방을 향해 도가 넘는 ‘막말’을 퍼붓고 있다. 그간 절제되고 품위 있는 연설로 퇴임 후에도 영향력과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사진)까지 해리스 후보를 위한 지원 유세에서 막말 공세에 가세해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19일(현지 시간)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해리스 후보를 “쓰레기(Shit) 부통령”이라 지칭했다. 과거 자신이 TV 프로그램에서 유행시켰던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하며 “당신을 참을 수 없다”고도 했다. NBC 등은 최근 해리스 후보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인격 모독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해리스 후보는 미시간주 유세에서 최근 트럼프 후보가 유세장에서 횡설수설한 것을 문제삼았다. 해리스 후보는 “그가 정신적으로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대통령직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18일 또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의 투산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에서 “더 늙고, 더 미친 트럼프가 안전장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볼 필요가 없다”며 트럼프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대선 캠프가 판매하는 ‘성경책’ 굿즈가 중국에서 생산됐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하면 중국에 강경책을 펴겠다고 하면서도 중국산 상품으로 대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민주당 안팎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앞서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의 지원 유세에서도 설화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최근 경제난 등으로 해리스 후보 지지에 미온적인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게 싫은 것 아니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제기된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과도한 공격으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할 해리스 후보가 막말로 오히려 ‘트럼프 따라하기’를 하면서 지지를 더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유세장에서 대선일 전까지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하는 사람들 중 매일 한 명을 선정해 약 14억 원을 주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 후보가 초접전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서명에 참여한 경합주 유권자들의 개인정보를 확보해 트럼프 후보의 선거운동에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행위가 투표 독려를 위해 금전을 지급하는 선거범죄에 해당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1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유세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청원에 서명하길 바라며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며 “대선일까지 매일 서명자 중 무작위로 한 명을 추첨해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머스크 CEO는 이날 유세장에서 청원에 서명한 사람들 중 1명을 뽑아 100만 달러 수표를 지급하기도 했다. 최근 머스크 CEO는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직접 설립한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아메리카 팩’을 통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를 담고 있는 청원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서명에 참여한 경합주 등록유권자들을 대상으로 47달러(약 6만 원)를 지급해왔다. 액수가 47달러인 이유는 트럼프 후보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시키자는 의미를 담았기 때문이다.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는 특별히 다른 경합주보다 높은 100달러를 보상으로 책정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머스크 CEO가 청원 서명 과정에서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연락처를 수집했다”며 “공화당이 이들을 상대로 투표 독려 운동을 펼칠 수 있다”고 의도를 분석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현행법상 매표행위 및 유권자 등록을 유도하고자 금전을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반면, 청원 서명인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은 허용되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WSJ은 “법무부 선거 범죄 매뉴얼에 따르면 현금 뿐 아니라 복권, 복지혜택 등 모든 금전적 보상이 금지된다”며 여전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법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이번 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요 경합주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사전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공화당도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5830만 명, 2020년에는 1억145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사전투표 열기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는 1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주 당국에 따르면 첫날인 15일에만 최소 31만 명이 참여했다. 2020년 대선(약 13만6739명), 2018년 중간선거(약 7만849명) 등 최근 주요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5일부터 19일 오후까지 5일간 누적으로는 14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일 100세 생일을 맞은 민주당 소속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6일 우편투표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100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이날 하루에만 3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역시 사전투표 첫날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북부 경합주 미시간주에서도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 2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투표를 완료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약 80만 명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통상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는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분석한 매사추세츠공대(MIT)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원의 60%가 우편투표에 참여했고 공화당원은 32%만 우편투표를 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부정적이었던 공화당의 태도도 바뀌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트럼프 후보는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지지층에 적극 사전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다음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접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상대방을 향해 도가 넘는 ‘막말’을 퍼붓고 있다. 그간 절제되고 품위 있는 연설로 퇴임 후에도 영향력과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해리스 후보를 위한 지원 유세에서 막말 공세에 가세해 논란을 낳고 있다.트럼프 후보는 19일(현지 시간)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해리스 후보를 “쓰레기(Shit) 부통령”이라 지칭했다. 과거 자신이 TV프로그램에서 유행시켰던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하며 “당신을 참을 수 없다”고도 했다. NBC 등은 최근 해리스 후보에 대한 트럼프 후보의 인격 모독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해리스 후보는 미시간주 유세에서 최근 트럼프 후보가 유세장에서 횡설수설한 것을 문제삼았다. 해리스 후보는 “그가 정신적으로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대통령직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18일 또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의 투싼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에서 “더 늙고, 더 미친 트럼프가 안전장치 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볼 필요가 없다”며 트럼프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의 대선 캠프가 판매하는 ‘성경책’ 굿즈가 중국에서 생산됐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하면 중국에 강경책을 펴겠다고 하면서도 중국산 상품으로 대선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최근 민주당 안팎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앞서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의 지원 유세에서도 설화에 휩싸였다. 당시 그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최근 경제난 등으로 해리스 후보 지지에 미온적인 흑인 남성들을 향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게 싫은 것 아니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의 후폭풍이 가라앉기도 전에 제기된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과도한 공격으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할 해리스 후보가 막말로 오히려 ‘트럼프 따라하기’를 하면서 지지를 더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측이 다음달 5일 대선 승리를 염두에 두고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배제할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캠프 인수위원회가 제2기 행정부에서 배제할 인사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며 “트럼프 후보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명예 인수위원장으로서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블랙리스트에는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후보와 이견을 보였던 인물은 물론이고, 트럼프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앞서 하워드 루트닉 트럼프 후보 인수위원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제2기 행정부를 구성할 때 충성도를 집중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주니어가 블랙리스트와 함께 내각에 기용할 ‘화이트리스트’ 명단도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폴리티코는 또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작성했던 ‘프로젝트 2025’에 관여한 인사들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 1기 참모들이 주도한 ‘트럼프의 공약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거세지는 등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나와는 아무 관련 없는 프로젝트”라며 선을 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충동을 억제하고 일관성 있는 사상과 정책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트럼프를 따르는 것은 영원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후보가 제도적 틀에 개의치 않고 즉흥적이고 주관적으로만 국정 운영을 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한편 트럼프 후보가 유독 ‘충성심’을 강조하는 까닭은 재임 시절에 내부자로부터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럼프 재임 시절 부통령을 지냈던 마이크 펜스다. 그는 1·6 의사당 난입 사태 조장했다는 혐의를 받는 트럼프 후보에게 불리한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더라도 2기 행정부는 하위 관료까지도 1기와는 전혀 다른 구성이 이뤄질것으로 보인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한국계 최초의 미국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는 앤디 김 하원의원(41·뉴저지)이 공화당으로부터 때아닌 종북 몰이 공격을 받고 “역겨운 외국인 혐오증”이라며 반박했다. 논란은 15일(현지 시간) 김 의원이 뉴저지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커티스 바쇼 공화당 후보와 TV 토론을 할 때 착용한 넥타이에서 비롯됐다. 공화당 소속 정치평론가이자 뉴저지주 공화당 대의원이 마이크 크리스피가 김 의원의 넥타이 가운데에 그려져 있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 줄무늬를 두고서 “왜 북한 인공기가 그려진 넥타이를 매고 있느냐” “미국에 충성하고 있는게 맞느냐. 말하려는 바가 뭔가”라며 공격한 것이다. 이에 김 의원은 다음날 소셜미디어 X에 “역겨운 공격”이라며 “바쇼 후보 등 뉴저지주 공화당 지도자들은 이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를 비판할 것을 촉구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김 의원은 “과거 처음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상대 후보가 (인종을 걸고 넘어지며) ‘앤디 김은 우리의 일원이 아니다’라는 TV 광고를 낸 적이 있다”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혐오가 더욱 더 커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만약 자신이 당선될 경우 한인 이주 120년 만에 첫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이 탄생할 뿐 아니라, 동부지역에서 첫 아시아·태평양계 상원의원이 되는 것이라며 “내가 장애물을 깨부술 필요가 없고, 미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의심받지 않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이후 동성애자이기도 한 바쇼 후보는 김 의원의 지적에 동의했다. 그는 “나 역시 평생 편견의 피해자로 살아왔다”면서 “비록 김 의원과 정치적 견해는 다르지만, 그는 애국심이 강한 미국인”이라며 그에 대한 인종차별적 선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뉴저지주는 1972년 이후 줄곧 민주당 후보가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텃밭으로, 김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입었던 재킷 두 벌이 다음 달 15일 영국 경매회사 ‘프롭스토어’가 주관하는 경매에 나온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두 벌 중 한 벌은 화려한 금색 장식이 달렸으며 마치 군복을 연상케 한다(사진). 예상 낙찰가는 최대 40만 파운드(약 7억 원)다. 다른 한 벌은 잭슨이 ‘스릴러’ 투어 리허설 당시 착용했던 붉은색 옷이다. 이 외에 잭슨의 히트곡 ‘비트 잇(Beat it)’ 가사를 친필로 적은 종이 등도 나온다.프롭스토어는 연예인 관련 수집품 전문 경매업체다. 이번 경매에는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앰프 스피커, 그룹 ‘오아시스’의 멤버 노엘 갤러거의 기타,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의 미발표곡이 담긴 카세트테이프 등 최소 350점의 물품이 등장한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크리스마스를 약 두 달 앞두고 계란과 설탕에 이어 버터 가격까지 급상승하면서 유럽 제빵업계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특수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수의 식품 대기업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생산에 필요한 버터를 공격적으로 확보하면서 소규모 빵집과 제빵업체들의 ‘버터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유럽연합(EU) 내 버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3%나 올랐다. 버터 1t당 8706달러(약 1187만 원)로 유럽에서 역대 가장 비싼 버터 가격이었다. 대부분의 유럽 나라에선 11월부터 다양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리고, 이때부터 연말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폴 부아뱅 프랑스 제빵·제과연합(FEB) 이사는 “식품 업계의 대기업들은 크리스마스 케이크 생산에 필요한 버터를 마련했지만 소규모 제빵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제빵업계에서 버터 가격 급상승으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버터 가격 상승세는 유럽 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여름 기록했던 최고가보다는 살짝 떨어졌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의 버터 가격 역시 전년 동기보다 높다. 이번 달 미국 농무부 역시 버터 1파운드(0.45kg)당 예상가를 지난해보다 15% 높인 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버터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반면, 우유 생산이 줄어든 것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와 사료 가격이 비싸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뭄, 홍수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낙농업계가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낙농업계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몇년간 젖소 수를 꾸준히 줄여 왔다. 유가공업체들이 버터보다 수익성이 좋은 치즈 등 다른 가공식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버터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EU 자료에 따르면 올여름 기준 EU에서 생산된 치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늘었지만 버터는 1.6% 감소했다. 뉴질랜드 ANZ은행의 수전 킬스비 분석가는 “높은 버터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면 농가들이 우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며 “유의미한 가격 하락이 나타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대런 애스모글루 교수와 사이먼 존슨 교수,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가 14일(현지 시간)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노벨상을 안겨준 연구 주제 ‘국가 간 부(富)의 차이’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 발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로 ‘지한파’로 분류되는 애스모글루 교수는 “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한국의 ‘포용적 제도’가 놀라운 경제 성장을 만들어 냈다”며 “이를 통해 분단 전 비슷한 경제 상태였던 한국과 북한이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걷게 됐다”고 평가했다. 역시 지한파로 분류되며 부인이 한국계인 존슨 교수도 “오늘날 한국 경제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면 한국의 성취는 정말로 놀라운 일”이라고 호평했다. 두 교수는 한국이 향후 번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해야 할 일로 “여성을 위한 기회 창출”을 꼽았다.● 애스모글루 “한국과 북한, 번영과 실패의 대조” 애스모글루 교수는 이날 존슨 교수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국가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포용적 제도’를 설명하며 한국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베스트셀러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에서 민주주의, 법치주의, 사유재산 보장, 공정한 기회 제공 등 ‘포용적 제도’가 있는 나라는 번영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실패한다고 강조해 왔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한국과 북한의 대조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첫 번째 사례”라며 “한국은 민주화 과정을 거친 후 경제가 더 건강하게 성장했지만 북한 체제는 같은 상태로 굳어 있다. 그들(북한)에게 조언을 제공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 석학이며 스타 작가인 그는 올 5월 동아일보가 주최한 ‘2024 동아국제포럼’의 기조 강연자로 나섰다. 당시 소수의 정보기술(IT) 기업과 그 경영자가 결정하는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이날도 “AI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인간의 생산성, 창의성, 인간 자원을 널리 활용하는 것이 여전히 국가 번영에 필수적”이라며 특히 여성 인력 활용을 강조했다. 그는 “여성을 위한 기회를 창출하지 않는 나라는 그 자원의 절반을 무시하는 셈”이라며 “20세기에 그렇게 성공한 나라는 없고 21세기에는 더욱 그렇다”고 단언했다. 또 민주주의 번영을 위한 세 가지 조건도 제시했다. 첫째 참여, 둘째 반대편을 악마화하지 않는 것, 셋째 양극화를 조장하는 소셜미디어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계 부인 존슨 “여성 인력 활용 늘려야” 존슨 교수는 이날 자신에게 ‘중국 경제를 위한 조언을 구한다’며 인터뷰를 요청한 중국 기자를 언급하며 역시 한국을 거론했다. 그는 “1960년대 초반 한국은 매우 가난했고 권위주의적인 정부 체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과정이 매우 어렵고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오랫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원한다면 중국도 ‘포용적 제도’를 갖춰야 강력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두 딸을 둔 존슨 교수 역시 여성 인력의 활용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의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로빈슨 교수는 이날 시카고대가 주최한 별도 기자회견에서 개별 국가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려면 먼저 해당 사회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구 이론이나 경험을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를 해당 사회의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공동 저자인 로빈슨 교수는 애스모글루 교수와의 인연을 회고하며 ‘함께하는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2년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당시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애스모글루 교수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자신의 모든 의견에 이의를 제기하고 반박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처음에는 정말 짜증 났지만 애스모글루 교수 같은 동료가 없었더라면 자신이 아무것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노벨상 선정 소식과 함께 공개되는 초상화는 하나의 ‘속보’입니다. 인류 역사를 써내려가는 이들의 개성을 담는 동시에 그림에도 속보같은 느낌을 담고자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한국인 최초로 소설가 한강(54)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에 선정소식과 함께 공개된 한강의 초상화를 그린 스웨덴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47)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노란 황금빛이 감도는 얼굴, 알 듯 말 듯 은은한 미소 등이 한강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15일 본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엘메헤드 작가는 초상화를 그리며 이같은 점들을 신경썼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2012년 노벨위원회의 예술 감독으로 임명된 이후 매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전세계의 관심을 받고, 또 역사에 오랜 기간 남는 의미 있는 사건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수상자들이 이룬 위대한 업적을 세상에 알리고, 이들이 써내려가는 역사의 작은 부분에라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자긍심을 느낀다. 이 때문에 작업할 때 온몸의 집중력을 쏟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고 즐거움도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 ―수상자를 그려낼 때 담아내고자 하는 의미나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을지? 평화상, 문화상 등 수상 분야에 따라 초상화 느낌을 달리하기도 하나?“수상 분야까지 고려하진 않지만, 대신 수상자 개개인의 얼굴과 느낌을 표현하려고 하는 편이다. 특히 수상자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 모양에 힘을 많이 주려고 한다. 초상화를 그릴 수상자 사진은 보통 차분한 표정에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는 것으로 고른다. 한강 작가의 초상화를 그릴 때도 마찬가지로 머리 모양과 특유의 미소를 담아내기 위해 애썼고, 특히 그의 긴 머리를 10~12개의 굵은 선으로 표현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다. 이와 더불어 ‘수상자 최초 발표’시 사용되는 그림이기 때문에 항상 ‘속보’의 느낌을 담아내려고 한다. 그래서 무게감 있으면서도 눈에 잘 띠는 표현 방식을 고안해내고자 초반에는 파란색도 사용해보고 했는데, 2017년부터는 다른 색들에 비해 질감과 입체감이 더 잘 느껴지는 금색을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금색 페인트를 활용해 수차례 실험한 끝에, 특수 접착제를 사용해 초상화에 부착할 수 있는 아주 얇은 금박에 정착했다. 하얀 배경에 대조되는 검정 윤곽선, 그리고 질감 있는 금색이 합쳐지면 정말 속보처럼 사람들의 눈에 확 들어오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10년 넘게 수상자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작업을 하며 특히 기억에 남는 수상자가 있다면.“모든 수상자의 고유한 느낌을 반영해 그림을 그리려고 하지만, 아무래도 나 역시 대중적으로 유명한 사람이 수상하는 경우 특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말랄라 유사프자이나 미국 가수 밥 딜런(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그렇다. 특히 예술가로서, 수상자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경우 전세계 수백만 명이 내 작품을 보게 될 거라 생각하면 더욱 기억에 깊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한 파키스탄의 인권운동가로, 2014년 불과 17세의 나이로 노벨평화상을 최연소 수상해 ‘중동의 얼굴’이라고도 불린다.)―수상 선정 심사위원 외에 미리 선정 결과를 알 수 있는 극소수의 관계자이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이 우승자가 누군지 물어보진 않나. 스웨덴 출신이니 특정 해의 노벨상 유력 수상 후보로 스웨덴인이 거론되면 주변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사실 초상화를 작업할 때는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여유가 없다. 그래서 나를 당혹시킬 만한 질문을 받을 틈도 없는 것 같다.”―혹시 한강 작가의 작품도 읽어보셨을지?“작업이 끝난 오늘 드디어 ‘채식주의자’를 읽기 시작했다. 아직 많이 읽진 못했지만, 지금까지는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읽어보시는 편인가? “그렇다. 내가 찾을 수 있는 선에선 (수상 이후 출간하는 작품들까지) 전부 읽는 편이다. 가장 최근에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가 2021년 내놓은 ‘클라라와 태양’을 읽었다. 읽고 나서 슬픈 여운이 남았지만, 그래도 굉장히 좋았다.”―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들을 그리는 초상화가 중 한명인 셈인데. 노벨상 수상자들 외에 초상화를 그려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개인적으로 역사 속 예술가들의 초상화를 그려보고 싶다. 그리고 시작하게 되면 파블로 피카소가 첫 번째 타자가 될 것 같다. 화가로서 봤을 때 그는 매우 훌륭하고 묘사하기에 흥미로운 얼굴을 지니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크리스마스를 약 두 달 앞두고 계란과 설탕에 이어 버터 가격까지 급상승하면서 유럽 제빵업계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 특수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수의 식품 대기업들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생산에 필요한 버터를 공격적으로 확보하면서 소규모 빵집과 제빵업체들의 ‘버터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유럽연합(EU) 내 버터가격은 전년동기 84%나 올랐다. 버터 1t당 8706달러(약 1187만 원)로 유럽에서 역대 가장 비싼 버터 가격이었다. 대부분의 유럽 나라에선 11월부터 다양한 크리스마스 행사가 열리고, 이 때부터 연말까지 크리스마스 케이크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폴 브아뱅 프랑스 제빵·제과연합(FEB) 이사는 “식품 업계의 대기업들은 크리스마스 케이크 생산에 필요한 버터를 마련했지만 소규모 제빵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제빵업계에서 버터 가격 급상승으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버터 가격 상승세는 유럽 외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여름 기록했던 최고가보다는 살짝 떨어졌지만, 호주와 뉴질랜드의 버터 가격 역시 전년 동기보다 높다. 이번달 미국 농무부 역시 버터 1파운드(0.45kg)당 예상가를 지난해보다 15% 높인 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버터에 대한 수요는 꾸준한 반면, 우유 생산이 줄어든 것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와 사료 가격이 비싸진 데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뭄, 홍수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낙농업계가 큰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낙농업계에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근 몇년간 젖소 수를 꾸준히 줄여왔다.유가공업체들이 버터보다 수익성이 좋은 치즈 등 다른 가공식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버터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EU 자료에 따르면 올 여름 기준 EU에서 생산된 치즈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늘었지만 버터는 1.6% 감소했다. 뉴질랜드 ANZ은행의 수잔 킬스비 분석가는 “높은 버터 가격을 안정화시키려면 농가들이 우유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며 “유의미한 가격 하락이 나타나기 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