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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2030년대 후반에 대서양 해류 흐름이 붕괴돼 지구 전체 기후를 망가뜨리는 ‘행성 규모의 재앙(a planetary-scale disaster)’이 벌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2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지구 해양에서 가장 중요한 심층 해수 순환 시스템 가운데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2037년부터 2064년 사이에 붕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AMOC란 쉽게 말해 북극 바닷물은 남쪽으로 흐르게 하고 열대 바닷물은 차가운 북대서양으로 흐르게 하는 해류 순환 시스템이다. 지구 남반구가 너무 뜨거워지거나 북반구가 너무 차가워지는 걸 막아준다. 이 순환이 붕괴되면 북극 얼음은 남쪽으로 서서히 이동해 100년 뒤엔 잉글랜드 남부 해안까지 도달한다. 이럴 경우 유럽과 북미의 평균 기온이 급강하하고, 아마존 열대우림의 건기와 우기마저 바뀔 수 있다. 독일 포츠담대 물리해양학자인 슈테판 람슈토르프는 “몇 년 전만 해도 AMOC 붕괴 가능성을 놓고 논쟁했지만, 현재는 붕괴가 언제 일어날 것인가를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AMOC 붕괴는 지구 전체가 모든 노력을 기울여 막아야 하는 심각한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스라엘군이 3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공습하고,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다음 날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 사건의 파장이 이어지면서 빠르면 이란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일촉즉발 상황이 이어지자 중동에서 확전을 막으려는 미국도 바빠졌다. 미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중동 주둔 미군을 지휘하는 미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대장)이 중동을 긴급 방문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중동에 해군과 공군력을 증강시켰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공습 오가며 긴장 고조로이터통신은 3일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2차례 공습을 실시해 하마스 조직원 9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서안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에 비해 온건한 성향이며 이스라엘 당국과도 협상을 해온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가 관할하는 지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드물게 서안에서 작전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서안에서 마지막으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펼친 건 지난해 7월이다.4일 헤즈볼라는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30여 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에 따르면 로켓 대부분이 방공망에 격추돼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일부 건물에 화재가 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즉각 레바논 남부를 공습해 로켓 발사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으로 대(對)이스라엘 공격을 담당해온 군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한뒤 양측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다.● 바이든, “헛소리 그만하라”며 네타냐후에 일갈미국은 서방의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과 중동 최대 병력을 갖춘 이란 간 전면전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이란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2일 오스틴 장관은 핵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함의 타격 전단의 중동 지역 출격과 탄도미사일 방어 역량을 갖춘 해군 순양함, 구축함과 F-22 전투기 1개 편대의 중동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대공 방어 자산을 강화한 것이다. 올 4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첫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나섰을 때도 미군은 요격에 동참했다.그러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니야 암살을 두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니야 암살 다음 날인 1일 통화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하니야의 죽음이 궁극적으로는 휴전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헛소리는 그만하라. 미국 대통령이 만만하냐”고 쏘아붙였다.● “이란, 수일 내 보복 감행”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현지에서 ‘정부 위의 정부’로 통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3일 “이스라엘이 단거리 발사체로 하니야를 암살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가(安家)에서 하니야가 사망하며 굴욕을 입은 혁명수비대가 서방 언론에서 제기한 ‘모사드 침투’ ‘혁명수비대 포섭’ ‘원격 조종 폭탄 설치’ 등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이란이 하니야 암살 배후가 이스라엘이라고 밝힌 이상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다. 액시오스는 “이란이 이르면 5일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카이뉴스아라비아 등 아랍권 언론은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 기간(12, 13일)을 유력한 공격 시점으로 꼽았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철수를 권고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월드컵 개최지가 확실시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경기장 중 한 곳 내부 설계를 한국인 건축가가 맡았다.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는 피파에 11개 축구 경기장 신축 계획을 제출했으며, 8개 경기장이 수도 리야드에 신축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4만5000여석 규모의 경기자 ‘뉴 무라바(New Murabba)’ 내부 설계를 영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박태원 건축가(38)가 맡게 됐다.뉴 무라바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 건축가는 사막 평원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 수종인 아카시아의 형태와 껍질 질감에서 영감을 받아 유기적이고 비대칭적인 형태의 내부 설계안을 제시해 공모에서 채택됐다. 해당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최근 뉴 무라바 경기장 디자인을 공개하며 “최첨단 스포츠 기술을 사용해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물할 것”이라며 “전통과 혁신의 융합을 보여준다”고 기대했다. 2032년 완공 예정인 뉴 무라바 경기장은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설계안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박 건축가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2014년 아주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에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영 최고 건축학교 중 하나로 꼽히는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바틀렛 건축학교에서 왕립건축가 과정도 마쳤다. ‘2023 한글 주간(10월 4~10일)에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잔디광장에서 집현전을 재해석한 건축물 ‘파빌리온 이음’을 선보이기도 했다. 박 건축가는 소셜미디어에서 “멋진 건축 디자인 팀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비전 있는 프로젝트를 맡게 돼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머스크가 베네수엘라를 장악하고 해외에서 통치하려 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나귀가 마두로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지난달 28일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부정 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강도 높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승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야권과 국제사회를 두고 “이들이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배후에 머스크가 있다”는 석연찮은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 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자 머스크 CEO 또한 소셜미디어 ‘X’에 “마두로는 당나귀보다 못하다. 아니 둘을 비교해서 당나귀에게 미안할 정도”라고 혹평했다. 두 사람은 일대일로 주먹다짐을 벌여 승부를 보자고도 했다. 머스크 CEO는 “한판 붙자”며 “내가 이기면 마두로는 사퇴해야 한다. 내가 지면 그를 화성에 공짜로 데려가겠다”고 했다. 마두로 대통령 또한 머스크 CEO에게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경기장으로 오라고 맞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머스크가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선관위 해킹 시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마두로 정권이 선거 부정에 대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고의로 선거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승리에 반발하는 전국적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두고도 “파시스트, 미 제국주의자가 베네수엘라 안팎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CEO는 그간 마두로 정권의 반대파 탄압과 거듭된 부정 선거 의혹을 비판해 왔다. 이번 대선 전부터 “베네수엘라 국민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야권의 대선 후보로 출마하려 했지만 마두로 정권이 피선거권을 박탈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도 공개 지지했다. 머스크 CEO는 대선 당일에도 “‘독재자’ 마두로가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각국 극우 지도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으로 촉발된 시위가 격화하면서 사망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군경의 강경 진압 속에 야권 인사를 포함한 시위대 체포도 늘어나고 있다.30일(현지 시간) 인권단체 포로페날 등에 따르면 28일 이후 전국에서 시위에 나섰던 야권 지지자 중 최소 16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중에는 미성년자인 15세 소년과 16세 소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군은 “전날 전국 여러 지역에서 공공기관 건물이 파손되고 국가 정체성 상징물이 부서지는 등 폭력 행위가 이어졌다”며 “1명의 장병이 총상을 입고 숨졌다”고 발표했다.마두로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를 ‘쿠데타’로 규정한 가운데, 레미히오 세바요 법무부 장관은 국영TV 방송에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 파괴 등 국가 분열을 꾀하는 공격을 차단하고 범법자를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날 베네수엘라 검찰은 경찰과 군인 48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74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야당 정치인들도 체포 대상이 됐다. 이날 소셜미디어에는 과거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던 프레디 수페르라노가 수도 카라카스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소총을 든 이들에게 끌려가는 영상이 유포됐다. 마두로의 최측근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폭력의 원인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야권 후보와 야권 리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을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인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군은 합법적으로 선출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충성과 무조건적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4월 후안 과이도 전 임시 대통령이 군 세력을 동원해 군사 봉기를 일으켰을 때에도 로페스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의 편을 들어 진압에 나섰다.베네수엘라를 압박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이 투표소 단위로 투명하고 상세한 개표 데이터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정상은 이번 베네수엘라 선거가 남미 민주주의의 중요한 순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도 설명했다.브라이언 니콜스 미 국무부 서반구 담당 차관보는 ‘X’에서 “야당 구성원에 대한 체포는 마두로 대통령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이번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지는 이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를 지원하는 군경의 무장 폭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7년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불법 체포와 고문, 성범죄 등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기소된 상태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대선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야권을 ‘극우 전체주의자(파시스트) 무리’라고 비난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게 일종의 ‘쿠데타’나 다름없다며 강경 진압 가능성도 거론했다. 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아르헨티나, 칠레 등 중남미 7개국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하는 등 ‘공포 통치’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대선 결과에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계속됐다. 일부 시민은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를 찢었다. 또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며 동시에 ‘중남미의 반미, 좌파 지도자 대부’로 평가받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까지 무너뜨렸다. 야권 지지층은 30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31일 0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기로 했다. 야권을 지지하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두로 “야권은 ‘과이도 2.0”…7개국 외교관 추방 마두로 대통령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야권 대선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 등을 ‘과이도 2.0’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던 2018년 대선 직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등 약 50개국의 지지를 받아 ‘임시 대통령’을 자처했던 또 다른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전 국회의장에게 빗댄 것이다. 과이도 전 의장은 야권 분열로 임시정부가 붕괴되자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같은 날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 이반 힐 외교장관도 “미국에 종속돼 파시즘을 고수하는 우익정부 집단의 간섭 행위를 강력히 거부한다”며 아르헨티나,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파나마, 도미니카공화국, 우루과이 등 7개국 외교관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이 나라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게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특히 칠레는 좌파 성향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이 집권 중인데도 ‘우익 정부’를 운운했다. 파나마, 페루 등도 자국 주재 베네수엘라 외교관들을 추방하겠다고 맞섰다. 파나마는 단교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서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시위대는 29일에만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을 최소 3개 이상 무너뜨렸다. 이 장면이 과거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동상이 무너질 때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시위대는 마두로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를 찢고 발로 밟았다. 상당수 시민들은 냄비를 시끄럽게 두드리며 항의하는 중남미 특유의 시위 방식을 선보였다. 또 일부는 수도 카라카스의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국제 공항 점거를 시도했다. 마두로 정권 또한 강력 진압을 천명해 유혈 사태가 우려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인권단체 ‘포로파넬’은 시위로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만 최소 1명이 숨지고 46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 美 “추가 제재” vs 中 “마두로 3선 축하” 2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마두로 정권이 대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느냐에 따라 향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사실상의 추가 제재를 시사한 것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집권한 2017년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 등을 동결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는 조건으로 이 제재를 완화했지만 다시 강화할 뜻을 밝힌 셈이다. 반면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 시 주석은 “외부 간섭에 반대하는 베네수엘라의 대의를 지지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중국은 미국의 앞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반미, 좌파 성향 지도자가 집권한 나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데 관심이 많다. 중남미에서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 영향력은 줄이려는 의도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베네수엘라가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큰 혼란에 휩싸였다. 선거 전 여론조사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는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패배가 확실시됐지만 친(親)여당 성향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승리를 장담했던 야권은 부정 선거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야권 대선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마리아 마차도 전 국회의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70% 이상 득표했다. 부정 선거”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등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2일 선거 유세 때 “내가 대선에서 지면 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며 일찌감치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이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바에는 수도 카라카스에 무장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5년 전 이어 또 부정 선거 의혹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약 80%가 개표된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51.2%,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44.2%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가 확정되면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대선, 2018년 대선에 이어 3선에 성공한다. 이는 서구 주요 언론의 출구조사와 완전히 상반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출구조사 결과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65%를 얻어 마두로 대통령(31%)을 30%포인트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 선관위는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야권 지지자가 개표 과정 검증을 위해 개표 장소에 입장하려 하자 당국자들이 이를 저지하며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28일 밤부터 카라카스 등 전국 곳곳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정확한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마두로 정권은 대선 직전 중남미 주요국 인사로 이뤄진 해외 선거감시단의 입국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항의 표시로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할 때도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에도 부정 선거 우려가 제기됐고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불참해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당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차베스 후계자’ 마두로 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2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버스 운전사로 근무하며 운수노조에서 활동했다. 1992년 쿠데타 기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반미 성향의 남미 좌파 대부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도우며 인연을 맺었다. 1999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마두로 대통령 또한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출세 가도를 달리며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2013년 3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암으로 숨졌고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집권 내내 종종 군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고 경제난을 가중시켜 큰 비판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2013년에 비해 약 80%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원유 보유국이지만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로 나라 곳간이 거덜 난 상태다. 차베스 정권 때부터 석유 기업들을 무리하게 국유화했고, 원유 수출로 번 돈을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저가 주택 공급 등에 쏟아부었다. 또 식품, 의약품, 화장지 등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했다. 과도한 복지 예산으로 2018년엔 6만 %가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을 겪기도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빈곤율은 82%에 달하고, 지난해 말까지 인구 30%에 달하는 770만 명이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베네수엘라가 28일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둘러싸고 큰 혼란에 휩싸였다. 선거 전 여론조사나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는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패배가 확실시됐지만 친(親)여당 성향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승리를 장담했던 야권은 부정 선거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야권 대선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마리아 마차도 전 국회의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70% 이상 득표했다. 부정 선거”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등도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베네수엘라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비판했다.마두로 대통령은 22일 선거 유세 때 “내가 대선에서 지면 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며 일찌감치 대선 불복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이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할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베는 수도 카라카스에 무장 경찰과 군인들이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5년 전 이어 또 부정선거 의혹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약 80%가 개표된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51.2%, 곤살레스 우루티아후보가 44.2%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이 결과가 확정되면 마두로 대통령은 2013년 대선, 2018년 대선에 이어 3선에 성공한다.이는 서구 주요 언론의 출구조사와 완전히 상반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출구조사 결과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65%를 얻어 마두로 대통령(31%)을 30%포인트 이상 앞섰다고 보도했다.선관위는 실시간 개표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야권 지지자가 개표 과정 검증을 위해 개표 장소에 입장하려 하자 당국자들이 이를 저지하며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이처럼 다양한 부정 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28일 밤부터 카라카스 등 전국 곳곳에서 분노한 시민들이 “정확한 개표 결과를 공개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마두로 정권은 대선 직전 중남미 주요국 인사로 이뤄진 해외 선거감시단의 입국도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항의 표시로 거리에서 냄비를 두드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재선에 성공할 때도 부정 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에도 부정 선거 우려가 제기됐고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불참해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당시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차베스 후계자’ 마두로마두로 대통령은 버스 운전사 출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2년 카라카스에서 태어난 그는 1980년대 버스 운전사로 근무하며 운수노조에서 활동했다. 1992년 쿠데타 기도로 감옥에 갇혀 있던 남미 좌파의 대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도우며 인연을 맺었다. 1999년 차베스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마두로 대통령 또한 국회의장, 외교장관, 부통령 등 출세 가도를 달리며 ‘차베스의 황태자’로 불렸다. 2013년 3월 차베스 전 대통령이 암으로 숨졌고 같은 해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했다.마두로 대통령은 집권 내내 종종 군을 동원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고 경제난을 가중시켜 큰 비판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은 마두로 대통령이 처음 집권한 2013년에 비해 약 80% 감소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적인 원유 보유국이지만 좌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로 나라 곳간이 거덜난 상태다. 차베스 정권 때부터 석유 기업들을 무리하게 국유화했고, 원유 수출로 번 돈을 무상 의료, 무상 교육, 저가 주택 공급 등에 쏟아부었다. 또 식품, 의약품, 화장지 등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했다.과도한 복지 예산으로 2018년엔 6만 %가 넘는 초(超)인플레이션을 겪기도 했다. 유엔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빈곤율은 82%에 달하고, 지난해 말까지 인구 30%에 달하는 770만 명이 경제난을 견디다 못해 해외로 이주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전 세계 바다를 11개월간 요트로 항해하는 ‘클리퍼 세계 일주 요트대회’에서 한국인 여성 최초 전 구간 완주자가 나왔다. 27일(현지 시간)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나경 씨(38·여)가 소속된 ‘베케젤라(BEKEZELA)’ 팀은 영국 잉글랜드 남부 포츠머스항에 귀항해 11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베케젤라 팀은 지난해 9월 포츠머스에서 출항해 스페인, 우루과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베트남 등 약 14개 항구를 거쳐 다시 포츠머스로 돌아왔다. 또 이 팀에는 한국인 남성 문지현 씨(43)도 포함돼 있다. 1969년 세계 최초로 무동력으로 중간 기항지 없이 세계 일주에 성공한 영국인 로빈 녹스존스턴이 만든 이 대회는 1996년부터 격년으로 열리고 있다. 길이 약 21m의 요트로 4만 해리(약 7만4000km)를 8구간으로 나눠 경주한다. 과거 사망자가 나온 적도 있으며 중도 포기자도 종종 나온다. 한국에선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 팀이 2019년 클리퍼 대회에 출전했다. 당시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가 재개돼 2022년 막을 내렸다. 올해 참가팀 중에는 한국인만으로 구성된 팀은 없었다. 총 14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의 우승은 영국 출신 남성 밥 베그스가 이끄는 ‘할롱베이’ 팀이 차지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8일 오전 6시∼오후 6시(한국 시간 오후 7시∼ 29일 오전 7시) 대선을 실시한 베네수엘라에서 외교관 출신의 야권 대선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75)를 돕는 ‘베네수엘라 철의 여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57·사진)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마차도 전 의장은 당초 지난해 10월 야권 대선 후보로 선출됐지만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으로부터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를 지지했다”는 석연찮은 이유로 피선거권을 15년간 박탈당했다. 자신을 대체할 인물로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를 내세운 뒤 열정적으로 그를 지원하며 “마두로 정권을 종식시키자”고 외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계에선 ‘반(反)마두로 진영’을 이끄는 실질적인 권력자란 평가도 나온다. 마차도 전 의장은 26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국민의 새로운 시작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마두로 대통령은 변화를 받아들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마두로 대통령이 ‘피바다’ ‘내전’ 등을 운운하며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자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현지 여론조사회사 ‘ORC’의 4일 조사에 따르면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지지율은 59.6%,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은 12.5%에 불과했다.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후 계속된 좌파 정권의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이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마차도 전 의장은 1967년 철강기업 ‘시벤사’ 소유주 가문의 딸로 태어났다. 세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았지만 2001년 차베스 당시 대통령을 반대하는 유권자 단체 ‘수마테’ 설립을 주도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2011∼2014년 국회의장을 지냈다. 2012년 1월 국정연설을 실시하던 차베스 전 대통령에게 “산업 국유화로 국민 재산을 강탈했다”고 비판했다. 자유시장 경제를 중시한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존경한다고 수차례 밝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8일이면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정확히 100일 앞으로 다가온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현직 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전격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잇따라 터져 이번 미 대선은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때 공식 후보로 선출되는 의례적 수순만 남겨 놓고 있다. 동아일보는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책과 선거 전략을 좌우하는 ‘이너서클’을 차례로 심층 분석한다. 먼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최측근 인물에 대해 알아봤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 이들의 최측근 인물에 대해서도 분석할 예정이다.● ‘충성파’로 꾸린 대선 캠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후보가 검증된 충성파 인사를 중심으로 과거 대선 때보다 규모가 작은 ‘이너서클’ 위주의 대선 캠프를 꾸렸으며 안정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 ‘2024 트럼프호(號)’를 이끄는 캠프 핵심 세력은 대부분 2016년부터 함께해 온 인물들이다. 언론 홍보 등을 총괄하는 제이슨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49)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의 첫 공보국장으로 임명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2월 일찌감치 캠프에 커뮤니케이션 고문으로 합류했다. 특히 13일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직후 치러진 15∼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평소와 다르게 ‘국민 통합’을 강조한 연설을 한 것은 밀러 고문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는 평가다. 대선 캠프의 ‘입’은 스티븐 청 대변인(42)이다. 과거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커뮤니케이션·홍보를 담당했다. ‘격투기 애호가’ 트럼프 후보와 종종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UFC 경기를 함께 볼 만큼 친밀하다. 반대파에게는 ‘미치광이’ ‘정신착란’ ‘쓰레기 자루’ 같은 등 거친 언사를 종종 사용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런 그를 두고 “논란을 몰고 다니는 상사(트럼프)를 보호하는 데 앞장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투견(鬪犬)’으로 불리는 보리스 엡스타인 법률 고문(42)은 여러 건의 민형사상 기소를 당한 트럼프 후보의 사법 위험을 관리하는 인물이다. 트럼프 후보가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재판정에도 자주 등장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두고 수니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가 활개치는 데 공모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당시 중국 견제에 주력하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동에 대한 개입을 줄이면서 IS 같은 테러단체가 난립했다는 비판이다. 워싱턴포스트(WP) 또한 트럼프 후보가 엡스타인의 충성심과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진단했다. 전 백악관 부실장인 댄 스캐비노 선임고문(48)은 소셜미디어 사용을 즐기는 트럼프 후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캐디로 일하던 16세 때 라운딩을 한 ‘고객’으로 트럼프 후보를 처음 만났고 이후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처음 만들어진 직책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자를 지냈다. 당시 트럼프 후보의 ‘X(옛 트위터)’ 계정 ‘@realDonaldTrump(진짜도널드트럼프)’에 매일같이 쏟아내던 수십 건의 ‘폭풍 트윗’ 중 일부를 대신 작성하고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캠프에 합류한 인물 중에는 크리스 라시비타(58)와 수지 와일스(67)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이 측근으로 꼽힌다. 해군 출신인 라시비타의 선거운동 경력은 30여 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캠프에도 있었던 와일스는 40여 년에 이른다. 관록으로 무장한 두 사람은 트럼프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의 대결 구도를 ‘강자 대 노약자’로 설정해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와일스 위원장은 당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 참모였으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사람’으로 변신했다. 시사매체 디애틀랜틱은 그를 트럼프 후보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의 부통령’ ‘숨은 권력자’로 평했다.● 관세 폭탄-방위비 증액 압박 확실시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하면 지난 행정부에서 ‘트럼프표 정책’을 설계한 인물들도 내각에 재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58)은 온화한 태도와 충성심으로 트럼프 후보의 신임을 얻었다. 중국에 대한 강경 노선,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등을 강조하고 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77)는 트럼프 후보의 대표 정책 ‘미국 우선주의’를 가장 잘 실행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보호무역 정책을 설계했다. 한국 등 동맹국에도 관세 인상을 압박했다. 대표적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오하이오주의 변호사 출신으로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부터 USTR 부대표를 지낸 통상 전문가다. 차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는 리처드 그리넬 전 독일 주재 미국대사(58)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럽 주요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등을 외친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 18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보호를 받고 싶으면 돈을 지불하라”고 압박했다. 올 3월 팟캐스트에서도 “미국에는 강인한(tough) 수석 외교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사무총장(80)도 요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트럼프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에서 안보센터장을 맡고 있다.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39)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소말리아, 예멘, 수단 등 이슬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일시 불허하는 극단적인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했다. 유대계라는 점 때문에 이슬람권 나라를 대상으로 한 입국 불허 조치는 더욱 논란이 됐다. 극우 성향으로 젊은 나이에도 트럼프 후보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당시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 작성에도 관여했다.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장관 권한대행(59)은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당시 아프가니스탄 미군 병력 감축 등 트럼프 후보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이행했다.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 매슈 휘터커 전 법무장관 직무대행 등도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의회 인맥도 든든 2016년 대선 때만 해도 트럼프 후보는 정계 아웃사이더였다. 당연히 의회 내 영향력도 거의 없었다. 반면 올해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을 완전 장악하며 의회 내 탄탄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통령, 부통령에 이은 미 권력 서열 3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52)은 사실상 트럼프 후보가 의장직에 앉혀준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예산 정국에서 민주당과 협력하다가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해임된 뒤 당시 여러 신임 의장 후보가 거론됐지만, 트럼프 후보가 지지한 존슨 의장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그는 5월 트럼프 후보가 뉴욕 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형사 재판을 받을 때도 동행했다. 한때 부통령 후보로 거론됐던 팀 스콧 상원의원(59·사우스캐롤라이나)은 공화당 상원의원 중 유일한 흑인이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 기반을 중도층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후보의 극단적인 우파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에 오염되지 않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40·뉴욕)은 친(親)트럼프 진영의 ‘여성 샛별’로 꼽힌다.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뉴욕주의 공화당 의원으로 지난해 반(反)유대주의 논란에 휩싸인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들을 공격하면서 전국적 인지도를 얻었다. BBC방송은 조만간 그가 “공화당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여자 트럼프’로 불리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50·조지아)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를 추종하는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논(QAnon)’의 신봉자로 유명하다. 수시로 ‘반대파 사형’ 등을 거론하는 극단적 성향이다. 동료 의원들의 사이에서는 별다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트럼프 핵심 지지층에서는 적잖은 영향력을 보유한 논쟁적 인물이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했다. 가디언은 이런 그를 두고 “전통 공화당이 배척하려던 극우주의자가 처음으로 전당대회의 문턱을 넘었다”고 평했다.● 장·차남-며느리도 활약 트럼프 후보의 가족 중에서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그룹 수석부사장(47)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를 트럼프 후보의 3남 2녀 중 “부친과 가장 닮은 자녀”로 평했다.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여러 부통령 후보군 중 최종 낙점된 것도 트럼프 주니어가 밴스 후보를 선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의 약혼자인 방송인 겸 법조인 킴벌리 길포일(55)도 주목받고 있다. 과거 민주당의 잠룡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결혼했지만 이혼했다. 이후 폭스뉴스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며 보수 논객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2020년 대선 때도 트럼프 대선 캠프의 최고모금책임자 겸 법률 고문을 맡았다. 차남 에릭 트럼프그룹 부사장(40)은 공화당 전당대회가 개막한 15일 플로리다주 대의원 자격으로 ‘호명 투표(롤 콜·Roll Call)’에 참여했다. 에릭이 아버지를 두고 “가장 위대한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선언한다”고 공식 선언하는 장면은 큰 화제였다. 뉴욕포스트는 이런 에릭을 ‘트럼프 후보의 비밀 병기’로 평했다. 에릭의 부인 라라(42)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 의장 자격으로 이번 대선의 선거자금 모금을 총지휘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에 가려 존재감이 크지 않았지만 올 3월 공화당 ‘금고지기’ 격인 RNC 의장을 맡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미 전역을 순회하는 ‘버스 투어’도 기획했다. WP 또한 라라는 단순히 트럼프 후보의 며느리를 넘어 트럼프 일가와 정계를 이어주는 통로라고 평했다. 다만 트럼프 후보가 정부의 공식 통로 대신 ‘소셜미디어 깜짝 발표’, 각국 정상과의 ‘톱다운(Top down·하향식) 외교’처럼 본인이 무대 전면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후보는 특히 대외 정책에서는 특정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 본인이 주도권을 쥐려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2.0’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트럼프의 측근’을 살피는 일도 필요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라는 인물 자체를 속속들이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영미권의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93)이 자신이 만든 ‘보수 미디어 제국’의 미래를 놓고 3명의 자녀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 뉴스 등 소속 매체의 보수적인 편집 방향 유지를 위해 현재 자신의 후계자인 장남의 경영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지난해 9월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포스트, 영국의 타임스등을 보유한 뉴스 코퍼레이션과 폭스 뉴스 등을 거느린 폭스 코퍼레이션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장남 라클런(53)이 그 자리를 물려받아 회장이 됐다.NYT는 머독이 지난해 12월 자신의 사후에도 라클런이 회사의 경영을 계속 맡을 수 있도록 가족 신탁 조건을 변경하려했다고 전했다. 현재의 가족 신탁은 머독이 사망하면 장남 라클런, 차남 제임스(51), 장녀 프루던스, 차녀 엘리자베스 네 자녀가 넘겨받도록 하고 있다. 또 네 자녀 모두에게 동등한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형제 간에 어떻게 동맹을 맺느냐에 따라 장남 라클런의 경영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머독은 “정치적으로 온건한 형제들의 간섭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장남에게 권한을 부여해야만 보수적인 편집 방향을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상속인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법정에서 주장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라클란에게 두 회사에 대한 영구적이고 독점적인 통제권을 부여할 계획이다.머독의 나이를 고려할 때 이번 싸움은 ‘최후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NYT는 가족간 갈등의 배경에는 ‘정치와 권력’이 있다고 분석하며 “머독이 거의 25년 전에 (가족) 신탁을 고안한 이래 머독 가족의 정치적 견해는 급격하게 갈라졌다”고 짚엇다.라클런은 머독의 자녀 중에서 가장 보수적인 인물이다. 이에 비해 차남 제임스는 2020년 조 바이든 대통령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비교적 온건한 성향을 보여왔다. 특히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 사건 이후에는 자신이 이전에 몸담았던 폭스 미디어를 두고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나머지 두 딸도 폭스 미디어가 우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영어권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의 미래가 걸린 이번 재판은 미국 대선을 2개월 앞둔 9월 시작될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네바다의 유언 공증 담당자는 머독이 선의와 상속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신탁을 수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다. 양측은 모두 유명 상속 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준비 중이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유럽연합(EU) 기후감시기구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이전 일일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의 섭씨 17.08도였다. 2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셈이다.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국제 기후단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화씨 62.76도)였다고 밝혔다.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21일 기온이 10만여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이래로 가장 더운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은 “지구의 열파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조만간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을 점쳤다. 지구의 월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1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이상 고온을 주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라니냐’(서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해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 속에서도 이상 고온이 발생했다. 화석 연료 사용 등에 따른 온난화 위험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WP는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가 지구를 미지의 위험 영역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이달 21일이 지구촌 기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이었다는 유럽연합(EU) 기후 감시 기구의 관측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화씨 62.76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한 기온이다. 이전 일일 최고 기온은 지난해 7월 6일의 섭씨 17.08도 였다.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2년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세운 셈이다. 또한 WP는 21일 기온이 10만여 전 마지막 빙하기 이래 로 가장 더운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나무의 나이테, 호수 퇴적물 등을 통해 고대 기후를 분석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최근과 같은 높은 기온은 빙하기 이래로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카를로 부온템포 C3S 국장는 “지구의 열파(heatwaves)는 최고점에 도달하면 서로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주 초에 21일 기록이 다시 경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은 지난1년 여간 계속됐다. 지구의 월평균 기온은 지난해 6월부터 올 6월까지 13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2023년 7월 이전 지구의 일일 평균 기록은 2016년 8월의 섭씨 16.8도 였는데,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2016년의 기록을 넘어선 날이 57일에 달했다.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 어스는 지난주 올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직전 최고치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92%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올해 거의 확실히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섭씨 1.5도를 초과할 것이라고 평가하는데,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설정한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고온의 원인을 화석 연료로 인한 오염과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가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엘니뇨가 사라지고 비교적 시원한 라니냐 단계로 전환되는 상황에서도 심각한 고온 현상이 발생했다. WP는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가 지구를 새로운 위험 영역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자메이카계와 인도계 혼혈이며 서부 캘리포니아주 출신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다면 ‘표의 확장성’을 위해 경합주 출신 백인 남성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67),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47), 인디애나주 출신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42) 등을 거론했다. 법조인인 쿠퍼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일 때 역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사적으로도 친분이 두텁다. 셔피로 주지사는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비교적 선거인단 수가 많은 펜실베이니아주(19명) 출신이라는 강점을 지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고향 펜실베이니아에서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앞섰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버시어 주지사는 ‘공화당 텃밭’ 켄터키주에서 지난해 재선에 성공해 ‘표의 확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인 오바마’로도 불리는 부티지지 장관은 후보군 중 전국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다만 성소수자여서 중장년 백인, 중도 보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평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최근 거센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사진)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릭(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 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당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 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상 최대 액수의 정치 기부금을 낼 것으로 알려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기부 계획을 부인했다. 트럼프 후보가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말한 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18일 트럼프 수락 연설 직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후보 측 슈퍼팩(super PAC)에 매달 4500만 달러(약 626억 원)를 기부할 것이란 언론 보도를 직접 부인했다. 그는 “능력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선호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치활동위원회(PAC)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기부금은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해 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막고, 미국 고객들에게 자동차 한 대당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테슬라는 19일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4.02% 급락한 239.20달러를 기록했다. 머스크 CEO와 트럼프 후보의 발언들은 그간 우호적인 관계를 과시했던 모습들과는 크게 대비된다. 머스크 CEO는 13일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진 뒤 “나는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며 “미국에 이처럼 강인한(tough) 후보가 있었던 건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에 현지에선 머스크 CEO가 트럼프 후보의 전기차 관련 방침을 사전에 알고 ‘배신감’을 느껴 정치자금 기부 계획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다만 머스크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머스크는 이전부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도 괜찮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며 “전기차 대신 인공지능(AI)과 민간 우주 산업 분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부 지원책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19일(현지 시간) 하루 동안 민주당 상·하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민주당에선 ‘포스트 바이든 플랜’에 대한 논의도 벌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내 영향력이 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최근 측근들과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대선 후보 지명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를 승계하는 방식과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어,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해도 민주당은 적잖은 갈등과 혼란을 격게 될 것으로 보인다.● “끝까지 간다” 버티는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성명에서 “함께라면 이길 것”이라며 “나는 다음 주 선거 운동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강하게 제기된 사퇴 요구에 저항하며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지 언론들이 “대통령이 사퇴 요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바이든은 더욱 결의가 굳어지고 있다”며 “주말에 정치 보좌진들과 모여 재선을 위한 최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 표명에 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9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 마틴 하인리히(뉴멕시코)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를 주장했다. 하루에 의원 12명이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이다. 이로써 20일 현재 상·하원 민주당 소속 의원 263명 가운데 37명(14.1%)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 해리스냐 ‘오픈 경선’이냐 갈등민주당 원로인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경선을 통한 새로운 후보 지명”을 언급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했을 때 1순위 승계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보다 여러 ‘잠룡’들이 경선에 참여해 새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뜻이다.실제로 당 내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승산이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떠나길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꼬집었다. 현지에선 진보 성향이며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해리스 부통령이 중도 백인층의 표를 끌어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눈에 띄는 업적을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외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이 대표적인 잠룡으로 꼽힌다. 본인의 완강한 거부 의사에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고 경선을 통해 새로운 후보를 지명하게 될 경우 상당한 의견 충돌과 갈등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온 흑인 등 소수계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인간적 분노에 찬 바이든바이든 대통령은 빗발치는 거센 사퇴 요구로 심적인 상처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30∼40년 알고 지낸 사람들이 앞과 뒤에서 찌르며 그를 ‘줄리어스 시저’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자신의 오랜 버팀목이던 펠로시 전 의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 등에게 인간적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도 최근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22~23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사상 최대 액수의 정치 기부금을 낼 것으로 알려졌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기부 계획을 부인했다. 트럼프 후보가 18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고 말한 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틀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머스크 CEO는 18일 트럼프 수락 연설 직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후보 측 슈퍼팩(super PAC)에 매달 4500만 달러(약 626억 원)를 기부할 것이란 언론 보도를 직접 부인했다. 그는 “능력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선호하는 후보자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정치활동위원회(PAC)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기부금은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이후 트럼프 후보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해 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막고, 미국 고객들에게 자동차 한 대당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테슬라는 19일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4.02% 급락한 239.20달러를 기록했다.머스크 CEO와 트럼프 후보의 발언들은 그간 우호적인 관계를 과기했던 모습들과는 크게 대비된다. 머스크 CEO는 13일 트럼프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진 뒤 “나는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희망한다”며 “미국에 이처럼 강인한(tough) 후보가 있었던 건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에 현지에선 머스크 CEO가 트럼프 후보의 전기차 관련 방침을 사전에 알고 ‘배신감’을 느껴 정치자금 기부 계획을 철회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다만 머스크 CEO는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후보에게서 등을 돌리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머스크는 이전부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없애도 괜찮다고 거듭 주장해 왔다”며 “전기차 대신 인공지능(AI)과 민간 우주 산업 분야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정부 지원책을 이끌어 내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팬데믹 방역 조치 등에 불만을 갖고 테슬라 본사를 텍사스주로 옮겼던 일본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엔 소셜미디어기업 ‘X(옛 트위터)’ 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 본사도 텍사스로 옮기겠다고 선언했다. 캘리포니아의 진보적 인종·성소수자 평등 및 포용 정책을 더는 참지 못하겠단 이유다. 머스크 CEO는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X’ 계정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가 서명한 신규법안이 회사를 옮기는 ‘마지막 결정타’가 됐다”고 게재했다. 해당 법 ‘AB1955’는 학생이 학교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나 트랜드젠더라고 밝힐 경우 학교 관계자는 학생 허락 없이는 부모 포함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에서 이런 법이 제정된 건 캘리포니아가 처음이다. 머스크 CEO는 “1년 전쯤 뉴섬 주지사에게 이런 법들이 가족과 기업이 그들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를 떠나게 만들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나고 자란 큰아들 자비에가 여성으로 성전환한 뒤 자신과 절연하자, 성소수자 등과 관련해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교육정책을 수시로 비난해왔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본사는 캘리포니아주 호손에서 텍사스주 최남담 브라운스빌에 있는 발사 기지 ‘스타베이스’로 옮겨질 전망이다. ‘X’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건물에 드나들 때 폭력적인 마약 중독자들과 마주치는 일을 충분히 겪었다”고도 말했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