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식

박해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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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이 챔피언. 여러분의 건강한 하루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건강 정보를 발굴해 전달하겠습니다.

pistols@donga.com

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건강98%
보건2%
  • 엄마는 괴로워 …가정의 ‘정신적 부담’ 71% 짊어져

    한 가정의 기둥은 아빠일까 엄마일까.‘정신적 부담’(mental load)을 기준으로 한다면 엄마다.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부담의 71%를 엄마가 짊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지적 가사 노동’이라고도 부르는 정신적 부담이란 가족생활이 원활히 돌아가는 데 필요한 사고 과정을 말한다. 일정 관리, 계획 세우기, 업무 조직화 등이 포함된다.학술지 결혼과 가족(Journal of Marriage & Family)에 발표한 에 따르면 엄마들은 가정 내 정신적 부담 업무의 10개 중 7개(71%)를 맡고 있다. 예를 들면 식사 계획, 활동 일정 조율, 가계 재정 관리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아빠들은 단 45%만 담당한다. 엄마들의 부담이 아빠들에 비해 60% 더 높다. 이러한 불균형은 일 년 내내 발생한다. 엄마와 아빠는 역할이 다르다.엄마는 청소와 육아 등 일상 업무의 79%를 떠맡아 아빠(37%)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일을 한다. 반면 아빠는 재정이나 집수리 같은 일시적인 일(65%)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엄마의 비중 또한 53%로 상당히 높아 노력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아빠는 자신의 역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양쪽 모두 자신의 기여도를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빠 쪽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했다.싱글 맘과 싱글 대디 같은 한 부모는 모든 부담을 홀로 짊어지며, 특히 싱글 대디는 배우자가 있는 아빠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정신적 부담의 성별 격차는 여성의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갤럽조사에 따르면 일하는 엄마(워킹 맘)들은 아빠들보다 두 배 더 자주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떠나는 것을 고려한다. 이는 부모로서의 책임 때문이다.연구진은 미국에 거주하는 부모 3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책임 저자인 배스대 아나 카탈라노 위크스 박사는 “이러한 부담은 스트레스, 번 아웃(심신이 극도로 지쳐 더 이상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을 초래할 수 있으며 여성의 경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만이 쌓여 부부 간 긴장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연구가 정신적 부담을 더 공정하게 나누는 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이는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진은 가정에서 누가 더 많은 정신적 부담을 지고 있는 지 대화를 나누고, 함께 노력하여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권장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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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술끊기’ 세계적 유행 …딱 한 달 금주의 놀라운 효과

    술 없는 1월(Dry January). 영국에서 2013년부터 시작한 금주 캠페인이다. 각종 행사와 모임이 잦은 12월을 보낸 사람들에게 새해 첫 달 금주를 통해 간에 휴식을 주자는 취지다. 에밀리 로빈슨이라는 여성이 2011년 1월 하프 마라톤 준비를 위해 알코올 섭취를 중단한 후 얻은 혜택을 널리 알리고자 영국의 음주 예방 자선단체 ‘알코올 변화’(Alcohol Change UK)에 합류하면서 캠페인이 시작 됐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확산해 수백만 명이 동참한다.이 운동은 영원히 술을 끊자는 게 아니다. 한 달간 알코올을 멀리함으로써 ‘숙취를 없애고, 허리둘레를 줄이며, 한 달 간의 술값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술에 관대했다.‘하루 술 한 잔은 보약’이라는 속설이 정설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는 ‘한 방울의 알코올도 암 위험을 키운다’라고 경고한다.특히 남성보다 여성이 알코올의 부정적인 영향에 더욱 취약하다. 생물학적 차이로 여성의 몸은 남성보다 더 많은 알코올을 흡수하며 분해하는데 더 오랜 시간을 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알코올이 여성의 구강, 후두, 식도, 간, 대장 그리고 유방암 위험을 증기시킨다고 경고한다. 알코올을 섭취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뇌와 심장 손상에 더 취약하며, 간경변증 및 기타 알코올 관련 간 질환의 위험도 더 높다.세계 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장기간에 걸쳐 술을 적게 마시면 200가지 이상의 질병과 조기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짧은 기간이라도 금주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음주 빈도가 잦은 사람이 단 한 달 동안 금주했을 때 혈액 내 암 진행과 관련된 특정 화학 물질 전달자가 빠르게 감소한 것이 연구에서 밝혀졌다. 연구 대상자들은 또한 인슐린 저항성, 체중, 혈압 개선 효과를 보였다.영국 서식스 대학교가 ‘Dry January’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8개월 후 조사에서 참가자의 71%가 더 나은 수면을 경험했으며, 67%는 더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답했다. 58%는 체중 감량 효과를 봤으며, 54%가 피부 상태가 나아졌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10명 중 8명이 술에 대한 자제력이 생겼다고 밝혔다.술을 끊으면, 많은 건강상 혜택을 볼 수 있다.▽수면의 질과 에너지 레벨을 개선 ▽장 건강 개선 ▽면역 체계 개선 ▽기분과 집중력 및 두뇌 선명도 향상 ▽피부 건강 개선 ▽간 건강 및 해독 기능 개선 ▽더 빠른 체력 향상 ▽더 나은 체중 관리 ▽질병 및 조기 사망 위험 감소 등이 대표적이다.이 캠페인에 동참한다면 한 달 간 술과의 완전한 이별이 최상이다. 이를 실천하려면 ▽술이 필요할 때 대체할 음료 찾기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려 지원 네트워크 구축하기 ▽회사 업무 등 피하지 못 할 자리에서 무알콜 음료 선택하기 ▽금주 일기 쓰기 등이 도움이 된다.하지만 굳은 결심과 달리 피치 못할 상황에 처해 한 잔 마셨다고 실패로 규정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평일에는 금주하고 주말에만 가볍게 알코올을 섭취하거나 음주 횟수를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식으로 건강한 음주습관을 들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다만 일주일도 못 버티고 신경에 날이 서 술을 찾는다면 알코올 의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해 보는 게 좋다. (뉴스위크, NBC 투데이 닷컴 등 참조)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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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1개비=20분 수명 단축…1년 금연=50일 ‘보너스 삶’

    이틀 후면 새해가 밝는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 했다면 2025년 을사년엔 금연을 목표로 삼아야 할 명확한 이유가 생겼다. 담배로 인한 수명 단축이 예상보다 훨씬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연구자들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담배 1개비는 사람의 수명을 20분 줄인다. 즉, 20개비가 들어 있는 담 배 한 갑은 사람의 수명을 거의 7시간 단축시킬 수 있다.만약 하루에 10개비를 피우는 사람이 금연을 결심해 1월 1일부터 8일까지 실천했다면 기대 수명이 하루 늘어난다. 2월 5일까지 유지하면 일주일을 더 살 수 있다. 8월 5일까지 담배에 손을 대지 않으면 한 달, 연말까지 1년간 금연 결심을 지킨다면 50일의 ‘보너스 삶’을 더 살 수 있다.“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흡연이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정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지 않으면 평균적으로 약 10년의 수명을 잃는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 인생의 순간, 중요한 사건들을 잃는 것”이라고 UCL 알코올·담배 연구 그룹의 수석 연구원 사라 잭슨 박사가 말했다.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질병부담(GBD) 연구에 따르면 흡연은 세계 질병 원인의 약 8%를 차지해 약 5%인 음주보다 더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 따르면 흡연은 폐암, 후두암 등 19종의 암 위험을 크게 높인다.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흡연률(2022년 기준)은 17.7%에 이른다.UCL 연구진이 영국 보건부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는 1951년에 시작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흡연 영향 연구 중 하나인 ‘영국 의사 연구’와 1996년부터 여성 건강을 추적한 ‘백만 여성 연구’의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2000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담배 한 개비가 수명을 평균 약 11분 단축시키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번 최신 분석에서는 그 수치가 거의 2배 늘어 담배 한 개비가 평균 20분의 수명 단축을 불러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17분, 여성은 22분으로 여성의 피해가 더 크다.어떤 사람은 신체 기능이 크게 떨어지는 노년기에 수명이 몇 년 정도 단축되는 것을 별로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흡연은 생애 말기의 건강하지 않은 기간을 줄이는 게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일반적으로 총 수명뿐만 아니라 건강 수명도 잃게 된다. 따라서 흡연은 주로 비교적 건강한 중년의 시기를 갉아먹는 것이지, 만성 질환이나 장애로 특징지어지는 생애 말기의 기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60세 흡연자는 보통 70세 비흡연자의 건강 상태를 가지게 된다”라고 연구진은 지적했다.연구진은 흡연에 의한 피해가 ‘누적’된다며 흡연을 더 빨리 중단 할수록 더 오래 살수 있다고 강조했다.잭슨 박사는 “흡연이 얼마나 해로운지, 그리고 금연이 건강과 기대 수명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를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흡연을 멈추는 시점이 빠를수록 더 오래 살게 된다. 어느 나이에 금연하더라도 건강이 크게 개선되며, 그 이점은 금연 직후부터 바로 나타난다”라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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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 독신, 결혼한 사람보다 더 행복할까?

    독신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40대 남성 4명 중 1명(23.6%)이 결혼 경험이 없는 미혼으로 집계됐다. 20년 전(3.5%) 대비 6.7배 증가한 수치다. 여성은 10명 중 1명(11.9%)이 미혼으로 2000년(2.1%)보다 5.7배 늘었다.30대도 비슷하다. 미혼 남성 비중은 2000년 18.7%에서 2020년 50.5%로 2.7배, 여성은 7.0%에서 32.8%로 4.7배가 됐다.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 평생 독신으로 지내는 남녀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많다.독신으로 살면 행복할까.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독일 브레멘대학교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평생 독신으로 지낸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 측정 점수가 낮고, 결혼 또는 동거를 통해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다른 성격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신으로 지내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더 의존해야 할 일이 늘어날 때 경제적·의학적으로 불이익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차이가 있을 경우, 이는 특히 건강·재정 문제에 직면한 노인들에게 중요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며, 그 도움은 보통 배우자가 제공한다”라고 브레멘대학교의 연구원이자 논문의 주요 저자인 줄리아 스턴 박사가 미국 심리과학협회(APS)와 인터뷰에서 말했다.스턴 박사와 동료들은 독신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삶의 만족도’ 및 심리학계가 정립한 ‘다섯 가지 성격 특성’(경험에 대한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증적 성질) 측면에서 비교했다.유럽 27개국의 50세 이상 7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생 독신으로 지낸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 점수가 낮을 뿐만 아니라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들에 비해 외향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자들은 독신이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참가자들을 ‘결혼이나 동거 등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 ‘동거 경험이 없는 사람’,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 ‘장기적인 관계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 네 부류로 나눴다.장기적으로 진지한 관계를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과거 결혼 또는 동거 경험이 있으나 현재 독신인 사람보다 외향성, 개방성 그리고 삶의 만족도 점수가 더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성격차이가 선택(selection) 때문인지(특정 성격 유형의 사람들이 관계를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은지) 혹은 사회화(socialization) 때문인지(장기적인 관계가 성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해석할 수는 없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혔다.스턴 박사는 관계를 맺는 것이 성격에 미치는 변화는 작고 일시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이 관계 맺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모든 독신자는 현재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보다 삶의 만족도 및 다섯 가지 성격 특성에 관한 측정 점수가 전부 낮았다.성별로 비교했을 때 독신 여성이 독신 남성보다 삶의 만족도 점수가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중년 독신자보다 노년 독신자가 자신의 생활에 더 만족하는 경향을 보였다.독신자는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질 수 있지만,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위의 평가점수는 우려스러울 정도로 낮다. 이에 스턴 박사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는 사람과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는 우리가 이 사람들을 더욱 세심하게 돌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성격 특성을 고려하여 독신 노인이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유형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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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대 냉장 보관 말아야 할 식품 세 가지…“독성 물질 생성”

    냉장고는 만능이 아니다. 안전을 위해 냉장 보관 한 식품 때문에 외려 건강에 탈이 날 수 있다. 일부 식재료는 냉장 보관할 경우 독성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이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다음 세 가지 식재료는 절대 냉장 보관해서는 안 된다. 첫 번째는 양파다. 양파는 저온에 잘 견디는 작물이다. 하지만 냉장 보관하면 전분이 당분으로 변하기 시작해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특히 요리하다 남은, 칼로 자른 양파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길 확률이 더 높다.양파는 수분이 풍부하다. 냉장고는 양파에서 곰팡이 포자가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양파에 생긴 곰팡이는 독성 화학물질인 마이코톡신(곰팡이 독)을 생성한다. 섭취할 경우 구토, 위경련,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양파는 건조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두 번째는 한국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마늘이다. 마늘을 냉장 보관하면 양파와 비슷한 위험이 따른다.마늘을 냉장고에 넣으면 맛과 효능을 잃을 수 있다. 특히 곰팡이가 생겨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이 역시 냉장고의 온도 보다 습한 환경이 문제가 된다. 마늘에 생기는 곰팡이가 암과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다. 미국 코넬 대학교에 따르면 마늘은 산도가 낮아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식중독 유발 균)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마늘을 냉장보관해서는 안 된다.세 번째는 감자다. 감자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전분이 당분으로 조금 더 빠르게 변환되어 단맛이 강해지고 질감이 거칠어진다. 문제는 이렇게 당분이 강화된 감자를 고온에서 조리하면 독성 물질인 아크릴아미드가 생성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탄수화물이 탈 때 생기는 현상이며, 식빵을 구울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생감자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냉장 보관한 감자나 상온 보관한 감자나 아크릴아마이드의 함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새롭게 밝혀져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감자는 어둡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감자는 곤충의 공격을 막기 위해 빛을 받으면 독성물질을 생성한다. 글리코알칼로이드라는 물질인데, 사람의 건강에도 해롭다. 감자 껍질에 녹색이 나타난 것으로 이 물질의 생성여부를 알 수 있다.제거하려면 큰 감자의 경우 약 1cm의 두께로 벗겨야 한다. 작은 감자라면 그냥 버리는 게 낫다.이밖에 독성물질을 생성하지는 않지만 맛 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냉장 보관하지 말아야 할 식재료에는 생강, 토마토, 바나나 등이 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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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 쉴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 ‘우르르’… 대장암·폐암 유발

    대기 중에 미세 플라스틱이 둥둥 떠다닌다. 숨을 쉴 때마다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와 불임, 대장암,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공기 중에 섞여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동차 타이어가 도로와 마찰할 때 생기는 분진, 폐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 조각들이 대기로 퍼져 인체에 해로운 공기 오염을 초래한다는 것이다.화장품과 치약은 물론 포장된 생수에서도 발견되며, 식품 용기나 의류에서 떨어져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로 들어와 세포를 손상하고 염증을 유발하여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쌓여가고 있다.“미세 플라스틱은 기본적으로 미세 입자 형태의 공기 오염물질이며, 이러한 종류의 공기 오염이 해롭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라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의대 산부인과·생명과학과 교수이자 책임저자인 트레이시 우드러프(Tracey J. Woodruff)가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저명한 학술지 에 18일 발표한 논문을 위해 연구자들은 약 3000건의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 했다. 그리고 미세 플라스틱이 생식기, 소화기 및 호흡기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의심’되며 대장암과 폐암과 연관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연구진은 전 세계 기업들이 매년 약 4억 6000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하며, 2050년까지 11억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미세 플라스틱은 1차 미세 플라스틱과 2차 미세 플라스틱 두 가지 유형이 있다.전자는 세정제, 연마제, 치약, 페인트, 화장품 등의 제품 생산을 위해 일부러 작게 가공한 것이며 후자는 다른 용도로 제작한 플라스틱 제품이 물리적인 충격이나 마모 등으로 분해되어 5mm 이하로 변한 것을 말한다. 대기 중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공급원은 자동차 타이어다.미세 플라스틱은 인간의 간, 모유, 소변, 태반, 폐, 혈액에서 검출 됐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은 연간 평균 3만 9000개에서 5만 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호흡을 통해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 양이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다.UCSF 연구진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이 정자의 질과 고환 건강에 해를 끼치고 면역 체계를 악화시킨다는 ‘높은’ 수준의 증거를 발견했다. 또한 난소 난포, 생식 호르몬, 대장과 소장 및 폐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중간’ 수준의 증거를 확인 했다.연구자들은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동물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 같은 결론을 인간에게 적용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구자들은 특히 대장암·폐암과의 연관성을 지적하면서 규제 기관과 정책 입안자들이 미세 플라스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 빠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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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고 기름진 ‘염증 유발‘ 식단, 치매 위험 거의 2배

    달고 기름진 음식을 달고 살아 몸 속 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생선이나 채소 등 건강한 식품 위주로 섭취한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텍사스대, 보스턴대, 프레이밍햄 심장연구소의 공동 연구진은 식사 염증 지수(DII)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액상과당 음료, 패스트푸드, 가공육 등 DII 지수가 높은 음식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들은 지중해식 식단이나 MIND 식단(고혈압 예방 식이요법(DASH)과 지중해식 식단을 조합) 같은 항염증 음식을 주로 섭취해 이 수치가 가장 낮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 위험이 84% 높았다.DII는 영양소, 생리 활성 화합물, 식품 성분 등을 분석하여 식단의 염증 잠재력을 정량화 한 표준화 도구이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식사 염증 지수(DII)가 높을수록 신경 퇴행성 과정을 촉진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전신 염증 수치 또한 높다.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한연구에서 의학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서 치매가 없던 60세 이상 1487명을 13년 간 추적하여 식이 데이터와 치매 및 알츠하이머병 발병률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36가지 식이 성분에 대해 항염증(섬유질, 비타민 A·C·D·E,오메가-3 지방산 등)과 친염증(포화지방, 총 에너지 섭취량, 탄수화물 등)으로 구분해 DII 점수를 계산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염증 유발 식단을 더 많이 섭취했다는 의미다.참가자 1487명 중 246명(알츠하이머병 187명 포함)이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환자로 진단 받았다. 염증성 식단을 나타내는 DII 점수가 높을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았다.DII 점수를 비슷한 수준끼리 묶어 그룹화 했을 때 염증 유발성 식단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항염증성 식단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치매 발병 위험이 84% 더 높았다.이러한 연관성은 나이, 성별, 교육수준, 체질량 지수, 신체 활동 정도, 흡연 여부, 총 섭취 열량 등 인구통계학적 요인과 생활습관 및 임상적 요인을 조정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이는 식이성 염증이 전신 염증 경로를 통해 신경 퇴행성 과정을 촉진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포화지방, 정제 탄수화물과 같은 친염증성 성분이 많은 식단으로 인한 만성 염증은 뇌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아밀로드 베타 플라크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반면 오메가-3 지방산과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염증 영양소는 면역 조절제인 사이토카인 생성을 줄이고 뇌 건강을 지원함으로써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관찰연구로서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는 못 한다. 하지만 최고점과 최저점 사이의 84% 위험 변동 상관관계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연구진을 강조했다.한편 지중해식 식단은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반영해 신선한 채소, 과일, 생선, 해산물을 많이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고혈압 예방과 관리를 위해 고안된 DASH 식단은 복합탄수화물과 식물성 단백질, 올리브유 위주의 식사를 하되 붉은 고기를 피하고 나트륨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 식단의 장점을 조합한 MIND 식단은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딸기 등 베리류와 시금치 같은 푸른 잎채소 섭취를 권장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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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똘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팀 스포츠 시켜라”

    자녀를 더 영민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팀 스포츠를 시켜라.어린 시절 팀 스포츠에 참여한 아이의 두뇌가 더 총명하고 민첩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축구나 배구 팀에 속한 아이들은 스포츠를 하지 않거나 개인 스포츠 만하는 아이들에 비해 ‘실행 기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집행 기능이라고도 부르는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은 정보를 정리하고, 세부 사항을 기억하며, 결정을 내리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고 능력을 가리킨다.“과학적 데이터는 축구와 같은 팀 스포츠가 집행 기능 기술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모든 삶의 기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술에 속한다”라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의과대학 정형외과 교수 엘리슨 브룩스 박사가에 발표한 논문과 함께 게재된 학술 논평에서 말했다.연구는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메디컬 센터(University Medical Center Groningen) 대학원생 루 양이 주도했다.연구진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학생 880명(여학생 53.4%)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아이들은 5~6세와 10~11세 두 시기에 두뇌 기능 평가를 받았다. 아이들의 일일 신체 활동(스포츠 참여 포함)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한 연구진은 11세가 된 아이들의 실행 기능을 측정하는 인지 테스트를 실시했다.연구 결과 어린 시절 ‘보통’ 수준의 전반적인 신체 활동은 11세 때 아이들의 실행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가지 예외가 있었다.“10~11세에 팀 스포츠에 참여한 아이들은 개인 스포츠에만 참여한 아이들에 비해 실행 기능에서 더 우수한 모습을 일관되게 보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한 팀 스포츠의 예로는 축구와 배구가 있었고, 개인 스포츠에는 무술, 수영, 체조 등이 있었다.팀 스포츠 활동이 어떻게 아이들의 의사 결정, 조직 능력 및 기타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연구진은 팀 스포츠가 아이들에게 팀원 및 상대와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불확실성 때문에 높은 인지적 요구를 요하기에 선수들은 신속하고 역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모든 것이 “팀 스포츠가 실행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습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연구진은 결론 내렸다.브룩스 박사는 학술 논평에서 2019년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가 발표한 어린이를 위한 조직 스포츠의 가치에 관한 보고서를 언급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자존감과 또래와의 관계에 긍정적 영향, 불안과 우울증 감소, 뼈 건강 개선은 물론 더 건강한 심장, 비만 감소, 더 나은 인지 및 학업 성취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브룩스 박사는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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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구급차 기사, 알츠하이머병 위험 최저 직업…왜?

    공간 처리 능력이 자주 필요한 직업, 예를 들면 머릿속 지도로 목적지까지 최단 경로를 찾아내야 하는 앰뷸런스 운전기사나 택시 운전기사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츠하이머병은 퇴행성 뇌질환인 치매 사례의 60~70%를 차지한다. 연구에 따르면 두 직업 종사자는 수백 가지 직업군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하지만 항공기 조종사나 선박의 선장, 버스 운전사와 같이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해 특별히 ‘머리 굴릴’ 일이 없는 다른 운송 관련 직업에서는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지식을 학습하고, 정보를 기억하는 등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에 관여하는 해마의 발달이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론했다.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는 운전습관이 뇌 건강에 좋지 않음을 시사한다. 메디컬익스프레스 등 관련 보도에 따르면 영국 의학 저널(BMJ)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산하 브리검 여성병원 외과의사(제1저자) 비샬 파텔은 “우리가 주변 세상을 탐색할 때 사용하는 인지적 공간 지도를 만드는 뇌의 바로 그 부분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한다”며 “택시나 구급차 운전사처럼 실시간으로 공간이나 길을 찾는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 다른 직업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이 낮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고 말했다.연구진은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 사이에 사망한 89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미국 국가인구통계시스템(National Vital Statistics System)에서 수집해 443개 직업군에 속했던 이들의 사망원인을 조사했다. 데이터를 분석할 때 나이, 성별, 인종, 교육 수준 등과 함께 인생에서 가장 오래 종사한 직업을 포함한 사회 인구학적 정보를 고려했다.연구기간에 숨진 이들 중 알츠하이머병으로 숨진 비중은 3.88%(34만8328명)로 집계됐다. 그런데 택시 운전사의 경우 그 비율이 1.03%(171/1만6658명), 구급차 운전사는 0.74%(10/1348명)에 불과했다. 조정을 거친 후에도 구급차 운전사(0.91%)와 택시 기사(1.03%)는 연구 대상이 된 모든 직업군 중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선박 선장(2.7%), 버스 운전사(3.11%), 항공기 조종사(4.57%)와 같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다른 운송 관련 직업에서는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택시 기사나 구급차 운전사의 발병률이 특별히 낮은 경향은 다른 치매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두 직업의 특성이 뇌의 특정 영역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책임 저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아누팜 B. 제나 박사는 “이 같은 결과는 해마 또는 다른 뇌 영역에서의 신경학적 변화가 택시 운전사와 구급차 운전사의 알츠하이머병 비율이 낮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연구에 따르면, 은퇴한 택시 기사들의 뇌를 검사한 결과 공간 추론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가 다른 직업에 비해 특히 더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서 뇌 조직의 일부가 조금씩 손실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다르다. 정상 상태 대비 조금씩 쪼그라드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크게 수축한다. 택시와 구급차 운전사는 뇌의 해마를 지속적으로 강화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연구자들은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에 대한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제나 박사는 “이번 연구는 결정적인 결론이 아니라 가설을 생성하는 단계로 봐야한다”며 “그러나 직업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그리고 특정 인지 활동이 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는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번 연구는 시사한다”라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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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취 끝판왕 레드와인, 두통 원인 찾았다

    유독 레드와인만 마시면 극심한 두통에 시달릴 때가 있다. 다른 술을 마시면 숙취가 거의 없는 사람도 소량의 레드와인을 마신 후 ‘골 때리는’ 고통을 겪을 수 있다. ‘레드와인 두통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레드와인으로 인한 두통은 널리 알려졌다. 로마시대 책자에도 레드와인 두통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다.지금껏 가장 큰 의심을 받은 물질은 황화합물(특히 아황산염)과 적포도의 껍질에 풍부한 타닌 성분이다.하지만 황화합물이 두통의 원인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레드와인과 비슷한 수준의 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는 다른 음식들은 두통을 유발하지 않는다. 화이트와인 역시 레드와인과 비슷한 수준의 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인체는 음식물에 있는 단백질을 대사하면서 하루에 약 700밀리그램(㎎)의 황화합물을 자체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황산염으로 배출한다. 와인 한잔의 황화합물 양은 20㎎에 불과하다.생물학적 아민(biogenic amine)을 레드와인 두통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도 있다. 이는 많은 발효식품(간장·된장에도 들어 있다)이나 부패한 식품에서 발견되는 질소 화합물로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와인에 포함된 양은 문제가 될 정도로 많지 않다.타닌도 의심의 대상이다. 화이트와인에는 거의 없고 레드와인에만 꽤 많은 양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페놀 화합물인 타닌은 모든 식물에서 발견되며, 질병 예방, 포식자에 대한 저항성, 동물을 통한 씨앗 확산을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타닌은 차나 초콜릿 같은 다른 식품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식품은 일반적으로 두통을 유발하지 않는다. 페놀 화합물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두통을 유발하는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낮다.포도껍질과 씨앗에는 타닌 외에 다양한 페놀 화합물이 들어 있다. 페놀 화합물은 양조과정에서 레드와인에만 남게 된다. 따라서 페놀 화합물 중 특정 성분이 두통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과학자들이 주목한 물질은 퀘르세틴(quercetin)이라는 페놀 화합물이다.과학 저널 는 요지의 논문을 지난해 발표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데이비스) 앤드루 워터하우스 교수와 박사 후 연구원이자 공동 저자인 아프로미타 데비 박사가 연구자들이 직접 기고하는 학술 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최근 연구 관련 글을 게재했다.이들은 알코올 대사 과정에 힌트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일부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피부가 붉게 달아오른다. 두통도 따라온다. 두통은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사 지연 때문에 생긴다.알코올 대사는 두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에탄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전환되는 게 첫 번째다. 그 다음 알데히드 탈수소효소2(ALDH2·이하 ALDH)가 아세트알데히드를 무해한 아세트산으로 변환한다.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은 이 두 번째 단계가 느리게 진행되며, 대개 ALDH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인의 40% 정도가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없거나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그 결과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는데, 이 물질은 약간의 독성이 있으며 숙취와도 관련이 있다.연구진은 레드와인에만 있는 특정 물질이 ALDH를 억제해 알코올 대사의 두 번째 단계를 지연시킴으로서 아세트알데히드 수치가 상승하고 두통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물질을 찾았다. 그러다 퀘르세틴이 ALDH의 강력한 억제제라는 연구 논문을 발견했다. 퀘르세틴은 포도 껍질에 존재하는 페놀 화합물로, 레드와인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이는 레드와인 양조 시 포도 껍질이 발효과정의 마지막 단계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퀘르세틴이 ALDH의 강력한 억제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레드와인 속 항산화 물질인 퀘르세틴이 혈류에 들어가면 대부분 간에서 퀘르세틴 글루쿠로니드(quercetin glucuronide)라는 형태로 바뀌어 배출된다. 연구자들은 이 물질이 알코올의 정상적인 대사를 방해해 아세트알데히드의 혈액 축적을 유발함으로써 염증과 두통을 일으킨다고 가설을 세웠다.퀘르세틴은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물질로 알려졌지만 알코올과 함께 대사가 이뤄지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퀘르세틴은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다. 플라보노이드는 포도, 딸기 등 베리류, 양파, 브로콜리 등에 풍부하게 함유된 화합물이다. 항산화·항염증·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연구자들은 퀘르세틴 수치가 높은 와인과 낮은 와인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어떤 와인이 두통을 유발하는지 살펴보는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다. 만약 퀘르세틴 수치가 높은 와인이 더 심한 두통을 유발한다면 이들의 연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연구자들은 고가보다 저가의 레드와인에 퀘르세틴이 더 적게 들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도의 퀘르세틴 함량은 일조량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직접 비교 체험을 하고 싶다면 저가의 와인과 햇빛을 충분히 받고 자란 적포도로 만든 와인 두 종류를 갖춰놓고 비교 시음을 해 보면 될 듯하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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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꿀꿀할 땐 걸어라…하루 7500보, 우울증 위험 42% ‘뚝’

    겨울철에 계절성 우울증을 토로하는 이가 많다. 이는 햇빛과 관련이 있다. 일조량이 감소하면 체내에 비타민 D가 줄어든다. 비타민 D는 기분, 식욕, 수면 조절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세로토닌의 합성에 관여한다. 이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하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추위로 바깥 활동이 줄어든 영향도 있을 수 있다.우울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하루에 필요한 걸음 수를 과학자들이 밝혀냈다.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매일 걷는 걸음 수를 일정치 이상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우울 증상을 줄일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걸음 수는 7500보다. 하루 5000보 미만 걷는 사람과 비교해 우울증 위험이 4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학협회 학술지 에 16일(현지시각) 발표한 스페인 카스티야라만차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하루 5000보를 기준으로 단 1000보만 더 걸어도 우울증 위험이 9% 감소한다. 걸음수가 늘수록 이 같은 정신건강의 혜택은 증가했다. 하루 7000보를 걷는 사람은 채 5000보도 걷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31% 낮았다. 하루 7500보를 걸으면 5000보 미만 걸을 때와 비교해 그 위험이 42% 감소했다.이러한 경향은 성별이나 연령대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다만 걷기로 인한 우울증 감소 이점은 1만보를 기준으로 정체하는 모양새다. 연구진은 “하루 1만보 이상 걸어도 우울 증상의 유의미한 추가 감소 효과를 보지 못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성인 걸음(남성 평균 보폭 76cm, 여성 67cm)으로 1만보를 걸으면 8km쯤 된다. 시간은 1시간30분~2시간 정도로 달성하기가 만만찮다. 이번 연구 결과는 걷기를 포함해 에어로빅,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 실내 자전거 타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뒷받침 한다.논문의 저자들은 앞서 발표한 33개의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했다. 걷기가 우울증 위험 감소에 효과적인지 조사한 해당 연구에 참여한 9만 6000여명은 스마트폰, 만보기 등 피트니스 트래커를 착용하고 활동량을 측정했다. 많은 연구가 1주일 정도 걸음수를 추적했지만 한 연구는 1년 동안 살펴봤다.연구진은 사람들에게 하루 최소 7000보를 걷도록 권장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을 위한 훌륭한 공중보건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걷기는 우울증 외에 심장질환 예방, 조기 사망률 감소 등에 효과적이라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다. 이들 연구를 종합하면 인 걸음 수로 여겨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신체 활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신체 활동을 권장하는데, 이를 걸음수로 바꾸면 하루 7000~8000보에 해당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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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영구치 이어 3번째 치아 가능? …임상시험 돌입

    건강한 치아는 ▽눈이 잘 보이는 것 ▽귀가 잘 들리는 것 ▽소화가 잘 되는 것 ▽대·소변을 잘 보는 것과 함께 신체의 오복(五福)으로 꼽힌다. 한 번 나빠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어류나 파충류가 정기적으로 이를 교체하는 것과 달리 인간과 대부분의 포유류는 이가 딱 두 번 새로 난다. 유치와 영구치다. 영구치를 잃으면 임플란트나 틀니를 해야 한다. 그런데 새 치아를 한 번 더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획기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본 오사카 의학연구소 기타노병원(医学研究所北野病院) 구강외과 다카하시 가츠 과장에 따르면 우리의 잇몸 아래에는 세 번째 이의 잠재적인 싹이 숨어있다. 이 싹을 틔워 자라게 할 약물을 개발한 연구자들은 지난 10월 교토 대학 병원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이번 연구의 책임 연구원인 다카하시 과장은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충치, 질병, 부상으로 상실한 치아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하는 보철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세균 감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연 치아를 복원하는 것은 확실히 장점이 있다고”고 강조했다.그는 교토대 의대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던 2021년 교토대, 오사카대, 후쿠이대 등 공동연구팀과 함께 영구치 이후의 치아 발생을 막는 유전자를 발견해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바 있다. USAG-1이라는 단백질이 뼈 형성 단백질(BMP)을 무력화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를 토대로 USAG-1 단백질 억제제를 개발한 연구진은 지난해 쥐와 족제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약물 투여로 USAG-1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동물 치아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항체 치료가 치아 재생에 효과적임을 확인 했으며 인간의 치아 이상을 치료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태어날 때부터 6개 이상의 치아가 부족한 선천성 무치증 환자들에게 이 약물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다카하시 과장은 말했다. 이 질환은 0.1%가 앓고 있으며 음식을 씹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진행 중인 첫 번째 임상시험에는 선천적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시험의 주요 목적이 약물의 효과보다 안전성 테스트에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따라서 이번 임상 시험 참가자는 기존 치아를 최소 1개 이상 잃은 성인들이다. 이들의 잇몸에서 세 번째 치아가 자라난다면 ‘엄청난 의학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다카하시 과장은 말했다.이번 연구와 관련이 없는 다른 전문가들은 치아 재생 가능성을 어떻게 볼까.앙그레이 강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교 치의학 교수는 “저는 다카하시 연구팀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흥미롭고 계속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USAG-1과 거의 동일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약물이 이미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AFP에 말했다.청페이 장 홍콩 대학교 근관치료학 임상 교수도 “혁신적이며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그는 “동물실험에서 관찰된 결과가 항상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물 실험의 결과는) 재생된 치아가 기능적·심미적으로 결손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지적했다.이에 다카하시 과장은 “잘못된 위치에서 자라더라도 교정치료나 이식으로 이를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연구진은 2030년 상업적 판매를 시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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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헐적 단식, 모발 성장 방해…부작용 ‘찜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찜찜한 소식이 전해졌다. 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 혈당 관리,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주된 이유는 건강과 함께 보다 매력적인 외모를 갖기 위해서다. 그런데 식사시간을 제한하는 간헐적 단식을 하면 풍성한 머리를 부분적으로 잃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헐적 단식이 쥐와 사람 모두에서 모발 재생을 저하할 수 있음이 밝혀진 것.“간헐적 단식은 많은 유익한 효과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간헐적 단식을 실천하지 못하도록 겁을 주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에 발표한 논문의 책임저자이자 중국 저장성 서호대학교의 줄기세포 생물학자인 장 빙 박사가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연구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신체의 혈액·장·근육 조직의 줄기세포 기능과 재생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모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장 박사 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간헐적 단식법을 적용한 쥐의 모발 재성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연구진은 쥐의 털을 깎고 일부 쥐에게 8시간 먹이를 주고 나머지 16시간을 굶겼다. 다른 일부 쥐에겐 하루 동안 먹이를 주고 다음날은 단식하는 방법을 취했다. 이들과 비교하기 위해 나머지 쥐들은 정상적인 식단을 유지했다.제한 없이 먹이를 먹은 쥐들은 30일 후 털이 다시 자랐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 프로그램을 시행한 쥐들은 96일 후에도 털이 부분적으로만 자랐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연구진은 털의 성장 둔화가 모낭 줄기세포의 스트레스에 의한 것임을 밝혀냈다. 기본적으로 모낭 줄기세포는 포도당을 사용하다 지방으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된 스트레스에 대처를 못 했다.연구진에 따르면 단식은 활성화된 모낭 줄기세포(HFSCs)를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모말 재성장은 이러한 세포가 활성 상태에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이 현상은 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은 신체가 음식에서 즉시 얻을 수 있는 포도당 대신 몸에 저장된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만든다. 이러한 체지방은 활성화된 모낭 줄기세포로 들어가 이를 손상하거나 사멸할 수 있는 유리지방산을 방출한다. 반면 피부 줄기세포는 간헐적 단식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세포가 해로운 자유 라디칼을 중화하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낭은 활성기와 휴면기 사이를 오가며 모낭이 활성화하면 모발이 자란다. 대조군에서는 모낭이 20일 경에 활성화 되어 계속 활동했다. 그러나 간헐적 단식 그룹에서는 단식 기간이 길어지면서 모낭이 죽었다.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사람에게도 나타나는지 확인하가 위해 49명의 건강한 젊은 성인을 대상으로 소규모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단식이 인간의 모발 재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쥐에 비해 더 약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6시간 동안 식사-18시간 단식’을 열흘 동안 유지한 간헐적 단식 그룹은 단식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평균적으로 모발 재성장 속도가 18% 더 느렸다. 그러나 작은 표본에서 얻은 결과이기에 제대로 된 검증을 하려면 더 큰 규모의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장 박사는 “인간 집단은 매우 이질적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단식의 효과가 다를 수 있다”며 “또한 쥐는 인간보다 대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단식과 대사 전환이 쥐의 모낭 줄기세포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간헐적 단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경고해 왔다. 올 3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8시간 식사-16시간 단식 방식)을 한 경우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최대 9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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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앗 기름이 대장암 촉진”…식용유 다 버려야 하나?

    요리할 때 흔히 쓰는 식용유 특히 식물의 씨앗으로 만든 씨앗 기름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암 세포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최근 전 세계적으로 50세 이하의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 중 하나로 초가공식품이 지목됐다. 대장암 환자들의 암 세포를 떼어내 분석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이 종양에 연료를 공급함으로써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 세포와 싸우는 자연 치유 과정을 방해한다.특히 초가공식품에 흔히 쓰는 저가의 씨앗 기름이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고 면역체계 작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대장암 환자들의 종양에는 효소가 음식을 분해할 때 생성하는 미세 지방 화합물인 지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종양을 치유하기보다는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았다. 염증이 대장암과 같은 특정 암 발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문제의 지질은 씨앗 기름이 분해될 때 생성된다.씨앗 기름이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은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목화씨유, 옥수수유, 카놀라유, 콩기름,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홍화씨유, 현미유를 ‘증오의 8가지 기름’이라고 지칭하며 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자칭 ‘건강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름이 염증을 유발하고 면역 체계를 약화하며 만성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열과 빛에 노출되거나 장기 보관 시 씨앗 기름이 유해한 화합물로 분해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튀김처럼 고온에서 조리할 때 씨앗에 포함된 다불포화지방이 산화되어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화합물을 생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씨앗 기름이 여러 건강 문제, 무엇보다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심은 오메가-6 지방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메가-6의 일종인 리놀레산은 신체의 염증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렇다면 부엌에 있는 씨앗 기름을 몽땅 버리고 비싸지만 건강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입증된 아보카도유나 올리브유로 바꿔야 할까.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필요는 없다.많은 주요 보건 기관과 전문가들은 씨앗 기름을 적당히 섭취하면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오메가-6 지방산은 건강한 지방으로, 인체가 생성할 수 없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적당량의 오메가-6 섭취는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메가-6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메가-3(생선, 견과류, 씨앗류에 풍부하게 함유)가 부족할 경우 균형이 깨져 체내 염증을 유발,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초가공식품이 대장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장(Gut) 온라인에 발표한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USF) 의과대학 교수인 티모시 예이트먼 박사는 NBC방송에서 운영하는 투데이 닷컴에 항염증제로 간주되는 오메가-3 지방산을 충분히 섭취해 오메가-6 지방산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영양 지침에서는 오메가-6와 오메가-3의 섭취 비율을 2:1에서 4:1 사이로 권장한다. ABC뉴스에 따르면 씨앗 기름 섭취 관련 타당한 우려 몇 가지는 높은 온도로 가열할 때 유해 화학물질이 축적될 수 있다는 점과 연관 돼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는 고열을 낼 수 있는 조리기구가 있는 상업용 식당이나 공장식 튀김기에서 대부분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곳은 기름 재사용도 빈번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기름 재사용이 거의 없고 상대적으로 고온을 내기 어려운 가정에서는 씨앗 기름으로 요리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피해야 할 것은 씨앗 기름을 사용한 초가공식품이다. 공장에서 다량 생산한 포장빵과 감자칩 같은 과자류 등에 두루 쓰인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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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규칙적 운동, 10대 IQ 4점 높여…유동성 지능도 향상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문구다. 1~2세기 활동한 로마 시인 유베날리스가 검투사의 건강한 육체를 선망하는 청년들에게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기를 바라노라”라는 풍자의 의미로 썼다고 한다. 하지만 앞뒤 잘라내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사용한다. 그런데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문구를 진리로 여겨도 될 것 같다. 운동이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최근 학술지 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구조화된 신체활동 프로그램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지능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참여자들의 지능지수(IQ)가 평균적으로 4점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에 운동이 신체와 정신발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 된 것이다. 스페인 알메리아 대학교 연구진은 운동과 두뇌 발달 간 연관성을 연구한 기존 논문을 메타분석 했다. 이는 여러 연구 결과를 결합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보다 통찰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다.“우리가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신체활동과 청소년의 인지발달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운동을 지능향상을 위한 도구로 탐구함으로써 어린이와 청소년의 발달을 지원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접근 가능한 전략에 대해 조명하고자 했다”고 제1저자인 알메리아 대학 의과대학 박사 후 연구원 하비에르 S. 모랄레스가 의료정보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에 설명했다.연구진은 3203명을 대상으로 한 14개의 무작위 대조실험 데이터를 종합했다. 메타분석은 표본 크기나 방법론이 상이할 수 있는 개별연구의 결과를 종합하는 데 특히 유용하며, 주제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제공한다. 연구진은 개별연구 사이의 차이를 고려하면서 결과를 통합함으로써 운동 개입이 지능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을 평가했다.연구진은 IQ로 측정되는 일반지능과 두 가지 주요 하위영역인 유동성 지능(fluid intelligence)과 결정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에 초점을 맞췄다.유동성 지능은 기존 지식이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문제해결, 적응력, 추론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낯선 도전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반면, 결정 지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되는 지식, 기술, 경험을 나타내며 어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 학습된 정보를 통해 상황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가리킨다.유동성 지능은 일반적으로 성인 초기에 정점을 이루는 반면, 결정 지능은 나이가 들면서 계속 향상된다.연구 결과 운동 개입은 지능에 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IQ수준이나 운동기간에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특히 유동성 지능에서 유의미한 이점을 제공하는 것을 알아냈다. 반면 결정 지능 향상에 대한 증거는 많지 않았다. 모랄레스 박사는 “규칙적인 운동이 신체 건강은 물론 지능 향상을 포함한 인지 발달에도 기여한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구체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은 어린이오 청소년의 IQ를 평균 4점 높인다. 이는 추가 1년의 교육을 통해 얻는 향상과 비슷한 결과다”라고 사이포스트에 말했다.이 연구 결과는 학교와 집 모두에서 체육활동이 크게 줄어 든 우리나라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세계보건기구(WHO)는 10대 청소년들에게 매일 1시간씩 숨이 가쁜 정도 이상의 격렬한 운동을 하라고 권장한다. 하지만 WHO가 146개 국가 11∼17세 학생들의 운동량을 비교한 결과 한국 학생들의 경우 권장 운동량을 채우지 못한 비율이 94%로 가장 높았다(2019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가 2023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30분 이상 운동한 비율을 조사했는데, 10대 학생들 중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47.9%로 전 연령을 통틀어 최하였다. 이유는 그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게 이득이라고 보기 때문이다.규칙적인 운동이 지능을 향상시킨다는 이번 연구결과가 어린이와 청소년의 체육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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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걀, 심장 건강에 나쁠까?…심장 전문의의 놀라운 대답

    한 심장외과 전문의가 달걀은 ‘신의 선물’이라며 심장 건강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달걀은 심장에 해롭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식이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이 막혀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미국 심장협회(AHA)는 과거 달걀을 두고 저질의 영양 공급원으로 심장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 이로 인해 달걀은 오랫동안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음식에 포함된 식이 콜레스테롤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2015년 “달걀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며 적정 섭취량 제한을 없앴다.미국 조지아 주에 기반을 둔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 제레미 런던 박사는 최근 ‘달걀은 심장 건강에 해로울까?’라는 질문을 100만 명의 팔로워에게 던져 주목 받았다.그는 달걀의 평판이 나빠지게 된 배경과 이후 근거 데이터 부족으로 식이 지침이 바뀐 과정을 설명하면서 “식이 콜레스테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우리 몸의 전체 콜레스테롤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달걀은 신이 만든 음식이며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폭스뉴스에 말했다.보통 크기의 달걀 한 개에는 약 5~6그램의 단백질과 함께 비타민 D, 비타민 B12, 셀레늄, 콜린과 같은 미네랄과 미량 영양소도 풍부하게 함유 돼 있다.런던 박사는 “70년대와 80년대 처음 제기됐던 달걀에 관한 위험은 사실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미국 심장협회는 한 때 경계했던 계란에 대해 “건강한 성인의 심장 건강에 좋은 식단의 일부로 하루에 계란 한 개를 포함할 수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건강한 노인에게는 매일 두 개의 계란이 허용된다”라고 같은 매체에 말했다.런던 박사는 “단일 음식에 대한 연구는 어렵다”며 “개인의 전체 식단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성분에 집착하지 말고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 영양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노른자와 흰자 중 어느 쪽이 심장에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식이 혜택을 실제로 노른자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계란 두 개에 흰자를 일부 추가해 양을 늘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노른자의 영양가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단백질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백질(흰자)을 추가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런던 박사는 계란을 선택 할 땐 방목해서 키운 닭에서 나온 것이 낫다며 ‘어떤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그 사람이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입에 넣는 모든 것이 우리 자신을 위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닭도 마찬가지다.”미국 하버드대학이 발행하는 의료 정보 매체 하버드 헬스도 최근 기사에서 계란이 심장건강에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매체는 “계란에 식이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포화 지방과 트랜스 지방이 식이 콜레스테롤보다 심혈관 건강에 훨씬 더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란 애호가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달걀에는 포화 지방과 트랜스 지방이 거의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에 달걀 한 개를 먹어도 심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썼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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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식기 헤르페스, 5명 중 1명꼴로 감염…매초 1명이상 전염

    15세~49세 사이의 약 8억 4600만 명이 생식기 헤르페스(genital herpes·음부포진) 감염증을 앓고 있으며, 이는 이 연령대의 전 세계 인구 5명 중 1명에 해당한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각) 밝혔다.매초마다 최소 1명이 새로운 생식기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연간 약 4200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고 WHO는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전혀 나타나지 않아 이 바이러스는 종종 ‘침묵의 건강문제’로 남아 있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WHO의 의료 책임자인 사미 코틀리브 박사는 “생식기 포진에 대한 낙인으로 인해 수백만 명이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며 “이 흔한 감염을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언론 보도자료에서 말했다.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1형(HSV-1)과 헤르페스 심플렉스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2형(HSV-2)이다.HSV-2는 주로 성적 접촉을 통해 전염되며 전체 HSV 증상 발현의 90%를 차지한다. 생식기 주변에 물집이나 궤양이 생길 수 있다. HSV-1은 대개 구강접촉을 통해 전파되어 구순포진(입술포진)을 유발한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약 5억 2000만 명이 HSV-2에 감염되었다. HSV-2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의 원인 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위험을 3배 높인다.HSV-1은 2000년 기준 약 3억 7600만 명이 앓고 있다. 이중 5000만 명은 HSV-2에도 동시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HSV-1은 어린 시절 타액이나 피부 접촉으로 전파되어 구강 헤르페스를 유발하지만 성접 접촉을 통해 생식기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헤르페스 등의 감염 위험이 있으니 3개월 미만 신생아에게 뽀뽀를 해선 안 된다는 영국 의사의 경고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연구에 따르면 몇몇 국가에서 최근 HSV-1 전파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어린 시절 구강 감염이 감소하는 대신 성이기 생식기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생식기 헤르페스가 HIV 감염 위험을 크게 증가시켜 공중보건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또한 임신 말기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신생아 헤르페스처럼 드물지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신생아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뇌염, 발작, 척추 손상, 시력 손상, 영구적인 뇌손상 등의 위험에 노출 된다. 헤르페스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법만 있다.WHO는 전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관계 시 콘돔을 착용하고, 증세가 나타날 땐 성 접촉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예방을 위한 백신과 표적 치료제 개발 같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헤르페스 전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더 나은 예방 및 치료 옵션이 시급히 필요하며, 이는 HIV 전염을 줄이는 데고 기여할 것”이라고 WHO의 HIV 감염 및 성병 감염 책임자인 메그 도허티 박사는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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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30분 신체활동 → 인지기능 24시간 향상 효과

    매일의 적당한 신체활동이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손쉽고 저렴한 대책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운동은 단순히 신체를 강하게 단련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뇌를 24시간 동안 활발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50세에서 83세 사이의 중·노년을 대상으로 한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연구에 따르면 평소보다 더 많은 신체활동을 했을 때 그 다음 날 기억력이 개선됐다. 이는 운동 후 일시적인 효과가 아니라 인지능력 향상이 일정기간 지속되는 것이기에 뇌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연구를 주도한 UCL의 미카엘라 블룸버그(Mikaela Bloomberg)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신체활동이 가져오는 단기적인 기억력 향상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운동 후 단 몇 시간만이 아니라 다음 날까지 효과가 있을 수 있다”라고 연구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중요한 점은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다른 신체활동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할 때 빠르게 걷기, 승강기(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같은 일상생활 속 신체 활동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적당한(중등도) 또는 격렬한(고강도) 운동이란 심박 수를 올리는 어떤 활동이라도 될 수 있다. 빠르게 걷기, 춤추기, 계단 오르기 등이 그 예이다. 반드시 구조화된 운동일 필요는 없다”고 블룸버그 박사는 말했다.연구에 참여한 남녀 76명은 8일간 활동량 추적기(가속도계)를 착용하고 생활했다. 연구자들은 이들의 신체활동과 수면패턴을 모니터링 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인지테스트를 받았으며, 이를 통해 연구자들은 운동과 휴식이 뇌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분간의 중등도에서 고강도 신체활동은 다음 날 더 나은 작업 기억과 사건 기억(특정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 향상(2~5%)과 관련이 있었다. 수면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 길게 자고 특히 깊은 수면으로도 부르는 서파 수면을 더 많이 취할수록 인지능력 향상 폭이 더 컸다.과학적으로 보면, 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도파민과 노르에페네프린 같은 신경전달 물질을 분비케 해 다양한 인지기능을 돕는다. 이러한 화학적 변화는 몇 시간 동안 지속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운동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 박사는 “신경전달 물질에서 오는 이점은 몇 시간 동안만 지속된다고 생각되며, 운동이 뇌에 끼치는 장기적인 이점은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할 가능성이 있으나 정확히 어떤 요인 때문인지는 알지 못 한다”라고 말했다.하지만 운동이 인지 저하를 막는 치료법이라고 선언하기에는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충분치 않다.공동 저자인 앤드류 스텝토(Andrew Steptoe) 교수(행동과학·건강학 책임자)는 “이 연구를 통해 단기적인 인지 기능 향상이 장기적인 인지 건강에 기여하는 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양질의 수면을 취하면 노년층의 사고력과 기억력이 다음날 까지 향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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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가공식품, 대장 암에 ‘연료’ 공급 + 면역체계 방해

    정크푸드(junk food)로도 불리는 초가공식품은 오랫동안 암, 심장병, 당뇨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50세 이하 ‘젊은 대장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초가공식품이 대장의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초가공식품이 종양에 연료를 공급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암 세포와 싸우는 자연 치유 과정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확인 된 것이다.소화기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에 연구결과를 발표한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교(USF) 의과대학과 부속 병원인 템파 종합병원(TGH) 암 연구소의 학자들은 템파 종합병원 대장암 환자들로부터 채취한 162개의 종양 샘플과 그 주변 조직을 조사한 후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티모시 예이트만(Timothy Yeatman) USF 의대 외과 교수 겸 TGH 암 연구소 전이 연구·혁신 센터 부소장은 “환자가 건강하지 않은 식품을 섭취하면 신체의 염증 수준이 증가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염증이 대장 종양 자체에서도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암은 마치 치유되지 않은 만성 상처와 같다. 만약 매일 초가공식품을 섭취하면 염증과 면역 체계 작동 억제로 인해 신체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결국 암의 성장을 막을 수 없다”라고 연구 보도 자료에서 설명했다.대장암은 폐암에 이어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2위다. 특히 젊은 층의 발병률이 급증해 1990년대 초반 이래 거의 두 배 늘었다. 우리나라가 20~30대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로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건강하지 않은 식품 섭취로 인한 염증이 대장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대장암 환자들의 종양에는 효소가 음식을 분해할 때 생성하는 미세 지방 화합물인 지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종양을 치유하기보다는 염증을 일으킬 위험이 높았다. 이러한 지질은 일반적으로 아보카도나 올리브유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비(非)가공 식품에 들어있는 건강한 지질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 결과 면역 체계의 불균형이 종양의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초가공식품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저가의 씨앗 오일(대두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등)을 주로 사용하며, 당분과 염분 함량이 높아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초가공식품은 가정에서 요리할 수 없는 제조 방법과 화학적 첨가제(방부제, 곰팡이 방지제, 인공 색소 등)를 사용하여 산업적으로 생산한 식품을 말한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감자튀김, 과자, 라면, 아이스크림, 치킨 너겟, 가당 음료(탄산음료·과일주스 등), 공장 생산 포장 빵, 햄버거 등이 이에 속한다.이번 연구는 환자의 식단 균형을 회복하여 대장암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둔 ‘해결 의학’(Resolution Medicine)의 가능성을 제시한다.“인간의 면역 체계는 매우 강력하며, 건강과 웰빙을 위해 올바르게 활용한다면 종양 미세 환경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에서 유래한 염증성 지질에 의해 억제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라고 예이트만 박사는 말했다. ‘해결 의학은’은 오메가-3 지방신과 생선 기름(어유)에서 유래한 염증해소촉진전달자(Specialized Pro-resolving Mediators·SPM)가 풍부한 건강하고 가공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해 체내 염증을 줄이고 신체의 치유 기제(메커니즘)를 향상 시키며, 균형 잡힌 수면과 함께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가공하지 않은 건강한 음식에는 게, 연어, 할리벗(대서양 가자미), 시금치, 방울양배추, 해초, 미역, 방목하여 키운 육류 등이 있다.“이 접근법은 약물 치료를 넘어 자연 치유 과정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암 치료를 혁신할 잠재력을 지나고 있다. 이는 만성 염증을 해결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예이트만 박사는 말했다.예이트만 박사는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자연 식품 섭취를 늘리는 것은 만성 염증 문제를 해결하고 질병이 시작되기 전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면서 “채소를 더 많이 섭취하고, 곡물 비중을 줄이며, 들판에서 풀을 먹고 자란 육류와 생선을 식탁에 더 자주 올려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항염증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우선 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에는 기름진 생선(고등어, 꽁치, 연어, 정어리, 참치 등)과 새우, 게,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등 해산물과 아마씨, 치아씨, 호두, 대두, 들기름, 견과류 같은 식물성이 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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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의 ‘반전’…“끊는 것보다 적당히 먹어야 더 건강”

    설탕에 관한 상식을 깨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다. ‘설탕을 조금 즐기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 그것이 음료에 들어있는 액당(액체 상태의 당)이 아니라면 말이다. 액당은 멀리하라. 심장건강에 매우 해롭다.’당 섭취량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게 통설이다. 그래서 설탕 끊기에 도전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약 7만 명을 대상으로 20년 이상 진행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첨가당의 비중이 일일 섭취 칼로리의 5~7.5%일 때 심장 건강에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2000칼로리를 기준으로 할 때 하루 약 25~27.5g에 해당하는 양이다.학술지 에 연구 결과를 발표한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진은 세 가지 유형의 설탕 소비를 분석했다. 꿀과 같은 토핑, 페이스트리와 같은 간식, 탄산음료와 같은 액체 형태 첨가당이 들어있는 음료. 이와 연결해 일곱 가지 심혈관 질환을 조사했다. 두 가지 유형의 뇌졸중, 심장마비, 심부전, 대동맥류, 심방세동, 대동맥 협착증.연구진은 1997년부터 2019년까지 45~83세의 스웨덴 성인 6만9705명(여성 47.2%)을 추적했다. 참가자들은 1997년과 2009년 각각 포괄적인 식이 설문지를 작성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설탕 소비 패턴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할 수 있었다. 연구기간 동안 총 2만5739명이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 질환 진단을 받았다.연구결과 첨가당이 들어있는 가당 음료가 특히 몸에 해로운 것으로 파악됐다. 가당 음료를 일주일에 8번 이상 마시는 사람은 1번 이하로 마시는 사람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뇌혈관이 막혀 발생) 위험이 19%, 심부전(혈액을 펌프질하는 심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질환) 위험이 18%, 심방세동(심장박동이 불규칙) 위험이 11%, 복부 대동맥류(복부 내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 벽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서 직경이 정상의 50% 이상 늘어나는 질환) 위험이 31% 더 높았다.논문의 교신저자이자 영양학 박사 후보생(PhD Candidate·다른 과정은 모두 마치고 박사 논문만 남은 박사 과정 학생)인 수잔 얀지(Suzanne Janzi) 씨는 “가당 음료에서 흔히 발견되는 액체 당분은 일반적으로 고체 형태보다 포만감을 덜 주기 때문에 과잉 섭취로 이어지기 쉽다”고 연구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었다.페이스트리,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달달한 간식을 가끔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 건강 결과를 보였다. 첨가당을 하루 총 열량의 5~7.5% 섭취한 이들은 5% 미만 섭취한 이들보다 허혈성 뇌졸중, 심장 마비, 심부전, 심방세동 등 여러 심혈관 질환 위험이 일반적으로 낮았다. “이것은 기본적인 식습관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설탕을 거의 섭취하는 않는 사람들은 매우 제한적인 식단을 따르거나 기존 건강 상태로 인해 설탕 섭취를 제한하고 있을 수 있다”라고 얀지 씨가 말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 결과는 극도로 낮은 설탕 섭취가 심혈관 건강에 꼭 필요하거나 유익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직관적이지 않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스웨덴의 독특한 피카(fica) 문화(친구·동료들과 커피와 디저트류를 즐기며 잡담하는 사회적 관습)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사회적 연결과 그로인한 전반적인 웰빙 효과 덕에 건강 지표가 나아졌다는 해석이다.연구진은 첨가당 섭취량이 많을수록 허혈성 뇌줄중과 복부 대동맥류 두 질환의 위험성 증가와 뚜렷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체중에 따라 설탕이 심장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랐다.체질량지수(BMI·자신의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를 초과(과체중으로 간주)하는 사람은 설탕 섭취량이 많을수록 복부 대동맥류와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BMI가 18.5~25 이하(정상 체중으로 간주)인 사람은 설탕 섭취량이 많을수록 주로 심부전 위험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접한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가당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학 부교수인 W.테일러 킴벌리(W. Taylor Kimberly) 박사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단 변화를 이루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이번 연구는 가당 음료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근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UPI통신에 말했다.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공인 영양사 테레사 젠타일(Theresa Gentile)도 같은 매체에 “이번 연구는 설탕 섭취를 균형 있게 조절할 것을 권장한다. 설탕이 첨가된 음료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되 적당한 단맛을 즐기는 것은 허용하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차이를 이해함으로써 사람들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전반적인 건강과 웰빙을 개선하기 위해 더 건강한 선택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로 매년 약 179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다. 통계청이 작년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64.8명으로 2013년 50.2명에 비해 29.2% 증가했다.다만 이 연구는 다른 인구 집단과 다른 식습관 및 생활습관 요인을 가진 스웨덴인을 대상으로 했기에 다른 인구에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연구진은 밝혔다.“특히 스웨덴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피카라는 사회적 관습, 증 정기적으로커피와 페이스트리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이러한 맥락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결과는 식생활 문화가 다른 인구 집단에서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얀지 씨가 설명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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