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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24일 ‘원숭이두창’의 첫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유럽연합(EU)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수도 빈의 35세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도 같은 날 수도 프라하의 남성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남성은 이달 초 벨기에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다녀온 후 증상을 보여 집단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슬로베니아에서도 스페인 카나리아제도를 여행한 후 귀국한 남성이 첫 감염자가 됐다. 전 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현재까지 5명의 감염자를 보유한 독일 정부는 이날 감염자, 밀접 접촉자 모두에게 최소 21일간 격리를 권고했다. 원숭이두창 백신인 ‘임바넥스’ 4만 회분도 주문했다. 3명의 감염자가 나온 프랑스 역시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및 의료진에게도 백신을 맞히기로 했다. 70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영국 보건당국은 감염자의 가족이나 접촉자에게 3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선 이날 서아프리카에서 입국한 29세 여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UAE에는 사실상 중동의 관문 격인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있어 UAE를 통해 전 중동에 원숭이두창이 퍼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 기준 전 세계 19개국에서 237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베니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24일 ‘원숭이 두창’의 첫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유럽연합(EU)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되는 등 원숭이 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보건당국은 이날 수도 빈의 35세 남성이 원숭이 두창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체코 정부도 같은 날 수도 프라하의 남성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남성은 이달 초 벨기에에서 열린 음악 축제에 다녀온 후 증상을 보여 집단감염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슬로베니아에서도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를 여행한 후 귀국한 남성이 첫 감염자가 됐다. 전 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현재까지 5명의 감염자를 보유한 독일 정부는 이날 감염자, 밀접 접촉자 모두에게 최소 21일간 격리를 권고했다. 원숭이두창 백신인 ‘임바넥스’ 4만 회분도 주문했다. 3명의 감염자가 나온 프랑스 역시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및 의료진에게도 백신을 맞히기로 했다. 70명 감염자가 발생한 영국 보건당국은 감염자의 가족이나 접촉자에게 3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UAE에선 이날 서아프리카에서 입국한 29세 여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 UAE에는 사실상 중동의 관문 격인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있어 UAE를 통해 전 중동에 원숭이 두창이 퍼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는(WHO)는 24일 기준 전 세계 19개국에서 237건의 원숭이두창 확진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다만 원숭이두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며 과민 반응을 경계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37·사진)가 2018년 10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사건 후 약 4년 만에 해외 순방에 나선다. 암살 배후로 알려진 그는 미국 등 서방이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하자 국제무대에서 고립됐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몸값이 다시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다음달 초 터키, 키프로스, 그리스, 요르단, 이집트 등을 방문해 에너지, 무역,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다음달 중동을 방문할 예정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회동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난달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사우디를 찾은 것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서방 주요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에 잇따라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까슈끄지 살해가 자국 영토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거센 불만을 표했던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를 찾았다. 터키 법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까슈끄지 재판을 중단하고 사우디에 이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지난해 12월 사건 이후 서방국 정상 최초로 사우디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전부터 “카슈끄지 살해에 왕세자의 명령이 있었다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11월 중간선거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지자 사우디에 증산을 연거푸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올해 2월 말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통화를 요청했지만 사우디 측이 거부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는 나토 회원국 터키가 현재 두 나라에 거주하는 일부 쿠르드족 인사를 당장 터키로 돌려보내라고 압박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나토 가입 거부권을 지렛대 삼아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지원받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 외교부는 18일 “스웨덴과 핀란드가 테러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터키인 33명의 송환 요청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이들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고 당장 이들을 터키로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쿠르드족 테러범을 감싸는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 회원국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이들이 에르도안 정권이 테러단체로 칭하는 쿠르드족 정당 ‘쿠르드노동자당(PKK)’과 닿아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스웨덴 정부는 송환 거부 의사를 밝혔다. 블룸버그뉴스는 터키가 진짜 원하는 것은 F-35 전투기 등 미국의 최신식 무기라고 분석했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허용해 주는 대가로 미국의 무기 수출 재개를 바란다는 것이다. 터키는 미국의 거센 반발에도 2019년 8월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미사일 체계를 도입했다. 이에 미국은 터키에 F-35 등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CNN은 “터키는 나토 회원국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불만을 표출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5일 종료되는 러시아의 국채 원리금 등에 대한 상환 유예를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또다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국채 이자 상환 예외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더 압박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 금융기관의 러시아 중앙은행, 재무부 등과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러시아 국채 원리금과 이자 상환 및 주식 배당금 지급은 5월 25일까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상환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이자를 갚으려 해도 미국의 국채 보유자는 합법적으로 받을 방법이 없어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장 27일까지 2016년 발행한 달러 표시 국채와 지난해 발행한 유로 표시 국채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이자 지급 예외 허용이 연장되지 않는 한 27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8일 “디폴트 선언 계획은 없다. 루블화로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TV에서도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경고음이 나왔다. 러시아 유명 군사전문가 미하일 호다료노크 전 대령은 16일 사실상 푸틴 선전 매체인 국영TV 로시야1 토크쇼에서 “솔직히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 세상이 사실상 모두 반대편에 서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정치적 현실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핀란드를 향해 로켓을 흔들면 웃겨 보이기만 한다”고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8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각각 74년, 208년간 유지해온 중립국 지위를 포기한 것. 전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가입에 부정적인 터키와 관련해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을 하다 16일 밤부터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이 950명을 넘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8일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게 국제법에 따른 대우를 보장했다”면서도 이들을 전쟁포로로 다룰지, 전범으로 몰아 처벌할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검찰은 이들 중 아조우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17일 대법원에 요청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5일 종료되는 러시아의 국채 원리금 등에 대한 상환 유예를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7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또다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관계자는 이날 “러시아에 대한 국채 이자 상환 예외를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더 압박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 금융기관의 러시아 중앙은행, 재무부 등과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러시아 국채 원리금과 이자 상환 및 주식 배당금 지급은 5월 25일까지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상환 유예를 연장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이자를 갚으려 해도 미국의 국채 보유자는 합법적으로 받을 방법이 없어진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당장 27일까지 2016년 발행한 달러 표시 국채와 지난해 발행한 유로 표시 국채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이자 지급 예외 허용이 연장되지 않는 한 27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8일 “디폴트 선언 계획은 없다. 루블화로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TV에서도 이례적으로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경고음이 나왔다. 러시아 유명 군사전문가 미하일 호다료노크 전 대령은 16일 사실상 푸틴 선전 매체인 국영TV 로시야1 토크쇼에서 “솔직히 상황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 세상이 사실상 모두 반대편에 서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적, 정치적 현실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핀란드를 향해 로켓을 흔들면 웃겨 보이기만 한다”고 밝혔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18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공식 제출했다. 각각 74년, 208년 유지해온 중립국 지위를 포기한 것. 전날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가입에 부정적인 터키와 관련해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이 상황을 해결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항전을 하다가 16일 밤 항복한 우크라이나군 246명 등의 신병 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게 국제법에 따른 대우를 보장했다”면서도 이들이 전쟁포로인지 전범인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검찰은 이들 중 아조우 연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해 달라고 17일 대법원에 요청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중립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선언한 가운데 또 다른 중립국 스위스 또한 나토 회원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검토하는 등 서방 쪽으로 완연히 기울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엘비 풀리 스위스 국방부 안보정책담당자는 16일 “나토 국가와의 연합 군사훈련, 탄약 수급 논의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스위스와 나토 지도부가 주기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가 제1, 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중립’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중립이 스위스 안보에 유리했기 때문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중립을 포기하는 것이 국익에 이로울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중립국 개념을 해석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13일 미 워싱턴을 찾은 비올라 암헤르트 스위스 국방장관 역시 “스위스가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19세기 초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가 영국 등 나머지 유럽국과 맺은 ‘파리 조약’의 결과로 중립국이 됐다. 하지만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에 스위스제 탄약 수출을 허용하고 스위스 내 러시아 부호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있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나토와의 관계를 넓히는 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전에는 불과 37%만 지지했다. 15일 공식적으로 나토 가입 의사를 밝힌 핀란드와 스웨덴은 회원국 터키의 반대라는 암초를 만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6일 “핀란드와 스웨덴의 외교사절단이 수도 앙카라를 방문하려 한다면 올 필요가 없다”며 터키에 반기를 드는 세력의 나토 가입을 찬성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소수민족 쿠르드족의 정당을 ‘테러 단체’라고 지칭하며 두 나라가 쿠르드족을 지원하면 나토 가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나토 가입에는 30개 회원국 모두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중립국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중립국 스위스 또한 나토 회원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을 검토하는 등 서방 쪽으로 완연히 기울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엘비 풀리 스위스 국방부 안보정책담당자는 16일 “나토 국가와의 합동 군사훈련, 탄약 수급 논의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스위스와 나토 지도부가 주기적으로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스위스가 제 1,2차 세계대전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중립’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중립이 스위스 안보에 유리했기 때문이라며 상황에 따라서는 중립을 포기하는 것이 국익에 이로울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중립국 개념을 해석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13일 미 워싱턴을 찾은 비올라 아메르드 스위스 국방장관 역시 “스위스가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19세기 초 워털루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가 영국 등 나머지 유럽국과 맺은 ‘파리 조약’의 결과로 중립국이 됐다. 하지만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우크라이나에 스위스제 탄약 수출을 허용하고 스위스 내 러시아 부호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있다. 여론도 호의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나토와의 관계를 넓히는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전에는 불과 37%만 지지했다. 15일 공식적으로 나토 가입 의사를 밝힌 핀란드와 스웨덴은 회원국 터키의 반대라는 암초를 만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6일 “핀란드와 스웨덴의 외교사절단이 수도 앙카라를 방문하려 한다면 올 필요가 없다”며 터키에 반기를 드는 세력의 나토 가입을 찬성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소수민족 쿠르드족의 정당을 ‘테러 단체’라고 지칭하며 두 나라가 쿠르드족을 지원하면 나토 가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나토 가입에는 30개 회원국 모두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우크라이나 북동부에 있는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낸 데 이어 인근 러시아 국경까지 진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16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병력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국경을 나타내는 표지를 둘러싸고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함께 승리하자”고 했다. 러시아 국경에 도달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우리가 해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국경까지는 50km 떨어져 있다. 하르키우 탈환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수도 키이우에 이어 제2도시에서도 러시아군을 격퇴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전세가 바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지상 병력의 3분의 1을 잃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하르키우 수복은 키이우의 성공적 방어에 이은 “제2의 전과로 보인다”며 “전쟁에 극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미국의 평가에 따르면 돈바스에서 러시아군의 공세가 정체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나토 가입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다음 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의 신규 가입이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회원국이 되려면 기존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모두 나토에 가입하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로 ‘나토의 동진(東進)’을 내세운 러시아가 오히려 나토 확장에 직면하게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16일 의회 연설에서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나토 가입이 스웨덴 안보에 가장 좋은 결정”이라며 “우리나라 안보정책의 역사적 변화”라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나토 동맹 사이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합류에 대한 지지 의사가 강하다”며 두 나라가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두 나라의 가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줄곧 두 나라의 나토 가입 추진에 거세게 반발해 왔지만 양국의 행보를 저지할 현실적인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너무 많은 병력을 잃어 스웨덴과 핀란드를 군사적으로 위협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분리 독립을 주창하는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에 온정적이라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며 이 문제 해결을 나토 가입의 조건으로 주장해 마지막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화했다. 이르면 다음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의 신규 가입이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규 회원국이 되려면 기존 30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모두 나토에 가입하면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로 ‘나토의 동진(東進)’을 내세운 러시아가 오히려 나토 확장에 직면하게 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의회에서 나토 가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한 뒤 정부가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 스웨덴과 스웨덴 국민의 안전을 위해 나토 가입이 제일 좋은 선택”이라고도 말했다. 미국과 나토는 즉각 환영 의사를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나토 동맹 사이에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합류에 대한지지 의사가 강하다”며 두 나라가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렌버그 나토 사무총장 또한 “두 나라의 가입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줄곧 두 나라의 가입 추진에 거세게 반발해왔지만 양국의 행보를 저지할 현실적인 수단은 없는 상황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너무 많은 병력을 잃어 스웨덴과 핀란드를 군사적으로 위협할 여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독일과 달리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 또한 높지 않다. 이미 러시아가 14일부터 핀란드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중단했지만 큰 타격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나토 회원국인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분리독립을 주창하는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에 온정적이라는 점에 불만을 표해 마지막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스웨덴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날을 세웠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북유럽 국가가 테러 단체(쿠르드족)의 게스트하우스가 됐다”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찬성하겠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16일 북동부에 있는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완전 퇴각시키는 하르키우 수복이 임박했고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주와 러시아 간 국경까지 진격했다고 밝혔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날 2월 침공 이후 처음으로 하르키우 도심 30㎞ 밖으로 밀려났다.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면 수도 키이우에 이어 1, 2도시 모두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교착 상태가 길어지는 가운데 전세가 바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지상병력의 3분의 1을 잃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 공격에 금지 무기인 ‘백린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여성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55·사진)가 11일 팔레스타인 난민촌 취재 도중 머리에 총격을 받고 숨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실로 확인되면 아랍권 전역에서 거센 반이스라엘 시위가 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자국민 사망을 규탄하며 즉각 이스라엘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자지라 소속 아부 아클레 기자는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의 난민촌에서 취재를 하던 중 갑작스레 날아든 총탄을 맞았다. 당시 보호용 헬멧과 ‘프레스(Press·언론)’라고 적힌 조끼를 입었음에도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사망 당일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고 팔레스타인 국기가 관을 감쌌다.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기독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미 시민권을 획득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여성 기자 시린 아부아클레(55)가 11일 팔레스타인 난민촌 취재 도중 머리에 총격을 받고 숨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사실로 확인되면 아랍권 전역에서 거센 반이스라엘 시위가 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자국민 사망을 규탄하며 즉각 이스라엘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자지라 소속 아부아클레기자는 이날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의 난민촌에서 취재를 하던 중 갑작스레 날아든 총탄을 맞았다. 당시 보호용 헬멧과 ‘프레스(Press·언론)’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었음에도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현장에 같이 있던 또 다른 알자지라 기자 알리 알사무디 역시 등에 총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촬영을 중단해달라는 요청도 없이 총격을 가했다”고 분노했다. 일부 목격자는 이스라엘군이 아부아클레 기자가 쓰러진 후에도 사격을 멈추지 않았다며 고의 사격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망 당일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렸고 팔레스타인 국기가 관을 감쌌다.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기독교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미 시민권을 획득했다. 1997년 알자지라가 특파원 제도를 처음 도입했을 때부터 이스라엘에 근무한 베테랑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여한 모든 인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 언론 자유에 대한 모독”이라고 가세했다. 이 사태가 ‘제2의 까슈끄지’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가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배후 조종에 의해 살해된 사건으로 이후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 또한 상당한 균열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자국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리(러시아) 영토를 침략하려는 서방의 준비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11분간의 연설 내내 “서방의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전쟁 책임을 모두 서방에 돌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푸틴의 연설에 (서방 당국이 예상한) 중대 발표는 없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전면전) 선전포고도, (이를 위한) 국민 총동원령도, 핵무기 사용 위협도 없었다”며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승리했다는 선언에 따른 긴장 완화 신호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 뒤 돈바스 전투에서 사망한 대대장의 아버지를 만나 “모든 계획은 이행될 것이고 한 치의 의심 없이 성과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목표 달성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승리로 가는 길은 어렵지만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서방의 대규모 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군과 고전 속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군 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푸틴 연설에 英 “약간 절망한 기색” 이날 열병식 행사장에 들어선 푸틴 대통령은 2차대전 참전용사들과 악수를 할 때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 때 미소를 잠깐 지은 것 외엔 대체로 어두운 표정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점령을 공언한 동부 돈바스 지역 승리 선언마저 나오지 않은 데는 러시아군 일부가 퇴각하거나 점령이 지연되는 등 고전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돈바스의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를 점령하려는 러시아의 공세 작전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라는 단어를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채 러시아군이 “우리 영토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남부 등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모든 병사와 장교의 죽음은 우리에게 고통스럽다”고 밝히며 사상자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사상자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민심을 달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2만50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약간 절망한 기색이 보인다”며 “푸틴은 그가 믿고 싶어 하는 것만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 러 “핵전쟁 시 나토국 30분 만에 파괴” 러시아는 1만 명 이상 군인이 참가해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열병식에서 등장이 예상됐던 핵전쟁 대비 공중 지휘통제기 ‘둠스데이’(최후의 날)를 선보이지 않았다.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은 열병식에 앞서 기상 악화를 이유로 77대의 전투기를 동원한 에어쇼를 취소했다. 열병식을 생중계한 영국 텔레그래프는 “비가 오지도 않은 날씨를 보면 기상 악화라고 볼 수 없는 것 같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4 야르스’와 전술핵무기 탑재 이스칸데르 등은 열병식에 등장시켰다. 이날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은 30분 만에 파괴될 것”이라고 위협했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수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자국의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리(러시아) 영토를 침략하려는 서방의 준비가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11분간 연설 내내 “서방의 공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전쟁 책임을 모두 서방에 돌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푸틴 연설에 (서방 당국이 예상한) 중대 발표는 없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 (전면전) 선전포고도, (이를 위한) 국민 총동원령도, 핵무기 사용 위협도 없없다”며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승리했다는 선언에 따른 긴장 완화 신호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대규모 무기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군과 고전 속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군 간 교착 상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승리로 가는 길은 어렵지만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푸틴 연설에 英 “약간 절망한 기색” 이날 열병식 행사장에 들어선 푸틴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과 악수를 할 때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 때 미소를 잠깐 지은 것 외엔 대체로 어두운 표정이었다. 푸틴 대통령이 점령을 공언한 동부 돈바스 지역 승리 선언마저 나오지 않은 데는 러시아군 일부가 퇴각하거나 점령이 지연되는 등 고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남부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잇는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최후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집중 폭격하고 있다. 7일 루간스크의 외곽 지역에 학교에 폭탄을 투하해 대피해 있던 민간인 60여 명이 사망한 것도 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돈바스의 도네츠크주, 루한스크주를 점령하려는 러시아 공세 작전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리 영토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남부 등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모든 병사와 장교의 죽음은 우리에게 고통스럽다”고 밝히며 사상자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다. 사상자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민심을 달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2만500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국경에 투입했던 약 13만 명의 20%에 육박한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약간 절망한 기색이 보인다”며 “푸틴인 그가 믿고 싶어하는 것만 믿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 “핵전쟁 시 나토국 30분 만에 파괴” 러시아는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열병식에서 등장이 예상됐던 핵전쟁 대비 공중 지휘통제기 ‘둠스데이(최후의 날)’을 선보이지 않았다.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궁은 열병식에 앞서 기상 악화를 이유로 77대의 전투기를 동원한 에어쇼를 취소했다. 열병식을 생중계한 영국 텔레그래프는 “비가 오지도 않은 날씨를 보면 기상 악화라고 볼 수 없는 것 같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4 야르스’와 전술핵무기 탑재 이스칸데르 등은 열병식에 등장시켰다. 이날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은 30분 만에 파괴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러시아가 9일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기리는 ‘전승절’에 핵전쟁을 대비해 개발한 공중 지휘통제기 등이 포함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 서방에 사실상 핵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6일 보도했다. 일명 ‘둠스데이(Doomsday·지구 멸망일)’로도 불리는 이 지휘통제기는 지상의 지휘통제센터가 파괴됐을 때 대통령,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가 탑승하는 비행기로 첨단 통신장비와 생존시설을 보유해 핵폭발에도 견디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기가 9일 실제 모습을 드러내면 2010년 전승절 이후 12년 만에 다시 등장하는 것으로 핵무기 사용을 위협한 일종의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둠스데이, 초음속 전투기, 전략폭격기, 탱크, 로켓,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병사 1만 명 이상을 동원한 열병식을 주재하고 ‘위대한 러시아’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서방은 전면전을 선언하고 대규모 징집령을 내릴 것이란 관측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에 대한 장악을 ‘승리’라고 자축할 가능성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푸틴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평론가 아바스 갈랴모프는 7일 BBC에 “푸틴의 승리 전략은 ‘완전한 광인(狂人)’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가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2014년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남부 헤르손 지역을 영토로 편입하는 방안에도 착수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6일 터키제 ‘바이락타르TB2’ 드론을 이용해 흑해 즈미니섬 인근의 러시아군 세르나급 상륙정 1척을 격침했다며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13일에도 러시아 군함 모스크바호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사실상 격침했다. 가디언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탈환에 이어 제2도시인 동부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며 곧 장악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부인인 질 여사는 8일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서부 우즈호로드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여사와 만났다. 우크라이나에 2시간가량 머문 질 여사는 우크라이나 지원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질 여사의 이례적인 전격 방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도 주목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또한 이날 키이우 인근 이르핀을 찾아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둘러봤다.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 우방이지만 1951년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래 최근 가장 냉랭하다는 평가 속의 방문이어서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번스 국장은 지난달 중순 비공개로 사우디 제다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다.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우디와 적대 관계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 증산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번스 국장의 방문은 사우디와의 관계 복원 시도로 풀이된다. 양국 관계 냉각의 단초는 2018년 터키 주재 사우디대사관에서 발생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제공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 정부는 이 사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지난해 9월 사우디를 찾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문제를 거론하자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생산을 늘려 달라는 요청은 잊는 게 좋겠다”며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이후 미국은 관계 정상화를 꾀했지만 사우디는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은 석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사우디는 거부했다. 미국으로서는 고유가로 경제 호황을 맞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에서 멀어져 러시아 중국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는 해석도 있다. WSJ에 따르면 번스 국장 방문으로 사우디 왕가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미 정부는 평가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대화 내용은 유익했고, 괜찮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9.6% 늘어나 11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UAE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4.2%로 전망돼 2015년 이후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와 UAE의 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각각 2.5%, 3.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났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 우방이지만 1951년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래 최근 가장 냉랭하다는 평가 속의 방문이어서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번스 국장은 지난달 중순 비공개로 사우디 제다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났다.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우디와 적대 관계인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석유 증산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번스 국장의 방문은 사우디와의 관계 복원 시도로 풀이된다. 양국 관계 냉각의 단초는 2018년 터키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서 발생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제공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 정부는 이 사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지난해 9월 사우디를 찾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문제를 거론하자 빈 살만 왕세자는 “석유 생산을 늘려 달라는 요청은 잊는 게 좋겠다”며 고함을 질렀다고 한다. 이후 미국은 관계 정상화를 꾀했지만 사우디는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은 석유 증산을 요청했지만 사우디는 거부했다. 미국으로서는 고유가로 경제 호황을 맞은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미국에서 멀어져 러시아 중국과 가까워지는 모습을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는 해석도 있다. WSJ에 따르면 번스 국장 방문으로 사우디 왕가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고 미 정부는 평가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대화 내용은 유익했고, 괜찮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9.6% 늘어나 11년 만의 최고를 나타냈다. UAE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4.2%로 전망돼 2015년 이후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안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와 UAE의 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각각 2.5%, 3.7%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미국이 러시아의 동남부 총공세에 맞서 ‘최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에 총력 지원 태세를 갖췄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지원용으로 330억 달러(약 42조 원)의 추가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 금액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규모이고, 개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34억 달러의 약 10배다. 파병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참전 수준 지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전쟁’을 언급하며 서방 개입을 경고한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쟁’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美 “공격에 굴복하는 대가 더 비싸”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자유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싸움을 지원하는 데 이 예산안이 필요하다”며 “싸움 비용이 싸지는 않지만, 공격에 굴복하는 대가는 더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330억 달러는 무기와 탄약 등 군사 지원 200억 달러(약 25조 원), 경제 원조 85억 달러(약 10조7000억 원), 인도적 지원 30억 달러(약 3조8000억 원) 등으로 구성됐다. AP통신은 “이번 지원 방안은 미국 무기 지원 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공격과 잔학성이 계속되는 한, 계속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인과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미 의회가 빨리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 하원도 이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지원을 위해 적용한 무기대여법 개정안을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미국이 외국에 무기를 원조할 때 필요한 행정절차 등을 간소화해 사실상 실시간, 무제한 무기를 지원할 수 있게 한다. 바이든 대통령 서명 즉시 발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그들이 침략의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원유나 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유럽 동맹국을 돕기 위해 한국 일본 카타르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총력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일을 다시 하지 못할 만큼 약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대신 전쟁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러軍, 유엔 사무총장 방문한 키이우 공격이날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이 끝난 직후 러시아군이 키이우의 셰우첸키우스키 지역에 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구테흐스 총장이 묵고 있는 호텔 근처에도 한 발이 떨어졌다. 인근 25층짜리 건물 1, 2층이 일부 파괴됐고 1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전쟁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회담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전쟁을 막고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하는 데 실패했다. 이 실패는 거대한 실망과 좌절, 분노의 원천이 됐다”며 유엔의 한계를 자책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미국이 러시아의 동남부 총공세에 맞서 ‘최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에 총력 지원 태세를 갖췄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지원용 330억 달러(약 42조 원) 추가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 금액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규모이고, 개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34억 달러의 약 10배다. 파병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참전 수준 지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전쟁’을 언급하며 서방 개입을 경고한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쟁’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美 “공격에 굴복하는 대가 더 비싸”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자유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싸움 지원을 위해 이 예산안이 필요하다”며 “싸움 비용이 싸지는 않지만, 공격에 굴복하는 대가는 더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330억 달러는 무기와 탄약 등 군사 지원 200억 달러(약 25조 원), 경제 원조 85억(약 10조7000억 원) 달러, 인도적 지원 30억 달러(약 3조8000억 원) 등으로 구성됐다. AP통신은 “이번 지원 방안은 미국 무기 지원 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공격과 잔학성이 계속되는 한, 계속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인과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미 의회가 빨리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 하원도 이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국 지원을 위해 적용한 무기대여법 개정안을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미국이 외국에 무기를 원조할 때 필요한 행정절차 등을 간소화해 사실상 실시간, 무제한 무기를 지원할 수 있게 한다. 바이든 대통령 서명 즉시 발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루마니아 폴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그들이 침략의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원유나 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유럽 동맹국을 돕기 위해 한국 일본 카타르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총력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일을 다시 하지 못할 만큼 약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대신 전쟁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러軍, 유엔 사무총장 방문 키이우 공격이날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이 끝난 직후 러시아군이 키이우 셰브첸키프스키 지역에 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구테흐스 총장이 묵고 있는 호텔 근처에도 한 발이 떨어졌다. 인근 25층짜리 건물 1, 2층이 일부 파괴됐고 1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전쟁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회담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전쟁을 막고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하는 데 실패했다. 이 실패는 거대한 실망과 좌절, 분노의 원천이 됐다”며 유엔의 한계를 자책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18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서민들의 주식인 ‘발라디’ 빵 5개들이 한 묶음이 1이집트파운드(약 67원)에 팔리고 있었다. 발라디 값은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한때 2.5이집트파운드(약 167원)까지 올랐다. 최근 정부가 10억 달러(약 1조2500억 원)의 보조금을 푼 덕에 겨우 원래 수준으로 내려왔다. 직원은 “값이 올랐을 때 많은 고객이 빵을 집어 들었다 내려놓곤 했다”고 전했다.》 밀 수입의 80%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존하는 이집트는 러시아의 침공 후 가격이 급등해 상당한 고민을 안고 있다.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는 ‘애그플레이션’(농업+인플레이션) 현상도 뚜렷하다. 3월 소비자물가는 12.1% 상승했고 4월에는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현상은 이웃 레바논, 튀니지 등은 물론이고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중동과 서남아시아 전역에서 목격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에 다급히 손을 벌리고 있지만 낙후된 경제구조, 극심한 빈부격차 등 기존의 고질적 문제가 여전해 경제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로 미 달러에 대한 현지 통화 가치 또한 계속 떨어져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경제난이 정정 불안이나 정권 교체로 이어지는 현상도 뚜렷하다. 인도네시아에 이은 세계 2위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인구 2억3000만 명)은 경제난 여파로 10일 1947년 건국 이후 최초로 의회가 현직 총리를 축출했다. 스리랑카에서도 연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시위 당시 주 무대였던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시위대가 “빵, 자유, 정의”를 외쳤다. 이런 움직임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밀·비료 주도 애그플레이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3월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2.6% 오른 159.3을 기록했다. 1996년 집계를 시작한 후 최고치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현 수준의 식량 위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현재 식량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작물은 밀이다. 지난해 t당 600∼800달러였던 세계 밀 가격은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3월 초 1250달러까지 치솟았다. 현재도 11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세계 1위, 5위의 밀 수출국이다. 두 나라에서 자국 내 필요한 밀 소비량의 30% 이상을 수입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50개국이 넘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레바논은 밀과 식용유 수입의 90% 이상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레바논 국민들은 빵은 물론이고 소, 양 등 고기류도 구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시민 라힐라 이브라힘 씨는 AFP통신에 “사실상 채식주의자가 됐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레바논의 밀 비축량은 불과 4주, 이집트 또한 5개월 정도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세계 각국이 자국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는 이유로 밀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국토 곳곳이 침략당한 우크라이나 또한 밀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는 아예 파종조차 못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 급감이 불가피하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당분간 밀 가격 상승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비료 문제도 있다. 시장조사회사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러시아는 세계 1위 비료 수출국이며 6위는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다. 강도 높은 제재로 현재 두 나라는 비료를 거의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 위협이 고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막시 토레로 FAO 수석 경제학자는 로이터통신에 “비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내년 식량난이 올해보다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달러 상승도 식량난 부채질 미 달러에 대한 통화 가치 하락 또한 저개발국의 고민이다. 러시아의 침공 후 세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돼 기축 통화인 달러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 와중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연준은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의 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0.50%포인트 인상, 즉 ‘빅 스텝(big step)’을 단행할 뜻을 거듭 밝혔다. 그 결과, 스리랑카 루피의 가치는 최근 두 달간 70% 이상 급락했다. 레바논파운드 가치 역시 최근 2년간 90% 하락했다. 그렇지 않아도 값이 오른 밀과 비료를 사려면 과거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 하는 셈이다. 국제 농산물시장에서의 결제 또한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지난달 9일 와인 등 생필품이 아닌 367개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비생필품의 수입이 인플레와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이집트도 차 전문 브랜드 ‘립톤’을 포함해 200개 서구 브랜드 등에 대한 수입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파키스탄은 25일 “IMF로부터 20억 달러를 지원받고, 기존에 빌린 30억 달러에 대한 상환을 1년 미루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스리랑카 또한 12일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IMF에 추가 구제 금융을 요청하기로 했다. 레바논도 7일 IMF로부터 30억 달러를 받기로 했다. 이집트와 튀니지 또한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제2의 아랍의 봄’ 우려 각국 정부는 이번 식량난과 인플레이션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11년 전 ‘아랍의 봄’으로 중동 각국에서 정권 교체가 일어난 탓에 이번 시위가 제2의 아랍의 봄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스리랑카의 라자팍사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권한을 상당 부분 총리에게 넘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 콜롬보 등 곳곳에서 아예 퇴진하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10일 의회에서의 불신임안 통과로 축출된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해임안 표결 때는 그가 속한 파키스탄정의운동당(PTI) 소속 일부 의원까지 찬성표를 던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가난한 사람들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없을 때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무리 권위주의 통치가 횡행하는 저개발국가라 해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지도자에 대한 민심은 싸늘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준다. 황성호 카이로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