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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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6-02-07~2026-03-09
음악44%
인사일반20%
문학/출판11%
문화 일반11%
역사4%
기업2%
연극2%
검찰-법원판결2%
방송/연예일반2%
무용2%
  • 높이 1.4m ‘치미의 美’

    ‘바다 속에 어규(漁虯·뿔 없는 용)가 사는데, 꼬리가 솔개를 닮았다. (어규가 꼬리로) 거센 파도를 일으키면 비가 내린다. 그 상을 만들어 지붕 위에 올리면 화재를 막을 수 있다.’ 중국 북송대 건축서인 ‘영조법식(營造法式)’에 나오는 내용이다. 옛사람들이 화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화려한 ‘치미(鴟尾·솔개의 꼬리를 닮은 장식용 기와)’를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올렸음을 알 수 있다. 궁궐이나 대형 사찰과 같은 격조 있는 건물에 올린 치미는 버선코 같은 독특한 꼬리와 우아하게 떨어지는 곡선이 돋보인다.백제 사찰 미륵사지의 치미를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 ‘미륵사지 출토 치미―제작, 폐기, 복원의 기록’이 국립익산박물관에서 22일부터 열린다. 7세기 백제 무왕(재위 600∼641)대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미륵사지는 백제 최대 규모의 사찰로, 이곳에서 치미 조각 990여 점이 출토됐다. 완전한 모양이 아닌 조각들이지만, 왕실 사찰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총 3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을 붙여 복원한 치미 원형을 비롯해 총 185건을 선보인다. 이 중 압권은 동쪽 승방 터에서 발견된 약 1.4m 높이의 대형 치미로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26개의 조각을 합쳐 완형을 복원했다. 치미의 상부를 운반하는 데 성인 남성 3명 이상이 동원됐다고 한다. 강건우 학예연구사는 “지금까지 발견된 통일신라시대 치미 중 가장 큰 것으로, 미륵사지의 웅장함을 보여주는 중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미륵사지는 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조선 초까지 존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일신라 치미는 백제 것보다 색상이 더 어둡고, 몸체에 클로버 무늬가 있는 등의 차이가 있다. 전시에선 이 밖에 높이 99cm의 치미, 연못 터에서 발견된 높이 53.5cm의 치미 하부도 볼 수 있다. 전시 1부에서는 치미의 내부 구조와 제작 방법을 보여준다. 이물질 제거부터 색맞춤에 이르기까지 치미의 보존 처리 과정을 담은 영상물도 볼 수 있다. 특히 제작 기법을 보여주는 코너에서는 새가 앉지 못하도록 치미 날개에 꽂는 금속 막대 ‘거작(拒鵲)’ 실물을 공개한다. 2부에서는 연못 터와 회랑 터, 배수로 등에서 나온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치미 조각을 조명한다. 수장고에선 눕혀서 보관하는 치미 조각들을 이번에는 설치 미술처럼 세워서 전시한다. 머리와 허리, 등, 꼬리, 깃 등 치미의 각 부분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조각에 새겨진 용·덩굴식물·연꽃 무늬는 일러스트를 첨부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강 연구사는 “지금까지 수장고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치미 조각들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줄 수 있게 배치했다”고 말했다. 치미를 주제로 한 강연과 스탬프 투어 등 관련 교육 및 문화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무료.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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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0석 극장서 노벨상 수여… ‘듣는 문학’ 한강 소감 기대감

    소설가 한강(54)은 17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노벨 문학상 시상식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현재 집필 중인 소설을 끝내고 (노벨상) 수락 연설문 작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 통상 3∼5분 정도 진행되는 수상 연설을 통해 감사 인사와 함께 본인만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것이다. 노벨 문학상 시상식은 매년 상의 설립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800석 규모의 콘서트홀은 평소에는 클래식 공연 등이 열리지만 노벨상 시상식 때는 푸른 카펫이 깔리며 시상식 장소로 바뀐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노벨 평화상을 제외한 모든 부문의 수상자들은 이곳에서 스웨덴 국왕 칼 16세 구스타프에게 메달과 상장을 받는다.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슬로에서 상을 받았는데 한강은 이와 다른 곳에서 노벨상을 받는다. 한강은 금으로 된 노벨상 메달을 받는다. 무게는 175g, 지름은 6.6cm. 1980년까지 200g가량이었지만 이후 줄었다. 18K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표면은 24K로 도금한다. 메달 앞면에는 노벨의 상반신 초상과 라틴어로 쓰인 출생 및 사망연도가 새겨져 있다. 뒷면 가운데에는 월계수 아래에서 뮤즈의 노래를 받아적는 청년이, 아래쪽에는 수상자의 이름이 들어간다. ‘발명은 예술로 아름다워진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도 들어간다. 수상 분야에 따라 메달에 새겨진 세부 문양이 조금씩 다르다. 시상식 직후엔 인근 스톡홀름 시청 블루홀에서 축하 만찬이 이어진다. 만찬에는 노벨상 수상자와 가족, 스웨덴 왕실, 정부 및 국회 대표를 비롯해 학생 250명 등 약 1300명이 참석할 예정. 메뉴는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당일 오후 7시 이후 공개된다. 블루홀은 실제로는 푸른색이 아닌 붉은색 벽돌로 둘러싸여 있다. 건축가 라그나 오스트베리가 붉은 벽돌 빛깔에 반해 파란색을 입히기로 한 당초 계획을 포기했다고 한다. 홀 앞쪽 벽에는 파이프가 1만2000개에 달하는 거대한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노벨상 시상식은 드레스코드도 엄격하다.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를 입는 것이 원칙. 하지만 한복 같은 각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는 것도 허용된다. 196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는 일본 전통 복식인 와후쿠(和服)를 입고 상을 받기도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소감을 밝히는 ‘수락 연설문’은 ‘귀로 듣는 문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언어의 정수를 담는다. 1968년 예순아홉 살의 가와바타는 하얀 머리칼을 반짝이며 노벨상 시상식에 섰다. 연설은 선배 시인 료칸의 절명시를 인용하면서 시작됐다. “내 삶의 기념으로서/무엇을 남길 건가/봄에 피는 꽃/산에 우는 뻐꾸기/가을은 단풍 잎새.” 그의 수상 소감은 ‘동양의 미학’이라는 짙은 여운을 각인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수상자들은 관례에 따라 강연에도 나선다. 시상 후 6개월 내에 공개 강연에 나서야 한다. 1993년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의 강연도 오래 회자된다. “옛날 옛적에 눈이 멀고, 현명한 노파가 살고 있었습니다”란 구절로 시작하는 연설은 언어의 중요성과 문학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아 청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한강은 노벨상 선정 발표 후 부친을 통해 “전쟁에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냐”고 밝힌 만큼 수상 소감과 강연 등을 통해 ‘반전(反戰) 메시지’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린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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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문열 “한강의 노벨상 수상, ‘문학 고급화’ 상징 봉우리 같은 것”

    “우리 언어로 창작된 우리 문학이 세계 문학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겁니다.” 소설가 이문열(76)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노벨 문학상은 세계 문학에 진입을 공식화하는 것일 뿐 아니라 ‘문학의 고급화’를 상징하는 봉우리 같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황석영, 고은 등과 더불어 오랫동안 한국의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온 그이기에 수상 직후 언론사들이 앞다퉈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건강 악화로 칩거 중인 그와 통화가 이뤄진 건 수상 발표일로부터 나흘이 지난 14일 저녁이었다. 저녁 식사를 들 참이었다는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한강 수상은) 누가 들어도 기뻐할 일이다. 흐뭇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해마다 기다려왔고, 그런데 ‘올해는 누구다’ 이런 일들이 반복됐잖아요. 우리가 받으니까 다른 데(다른 나라) 간 것보다 기쁜 거죠. 그저 담담하게 우리가 받았다는 것에 반가워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그는 한강을 “주로 해외에서 많이 봤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한승원 선배 딸이니까 모를 리가 없죠. 독일 프랑크푸르트나 영국 런던 등 해외 도서전에서 함께 활동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문열과 한강은 2014년 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 도서전에서 시인 김혜순, 소설가 황석영 등과 더불어 한국 대표 문인 10인으로 초청돼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한국의 첫 노벨 문학상이 후배에게 돌아갔다. 아쉬움은 없을까. 그는 “나는 노벨 문학상에 맞는 인물이 아닌 건 알지 않나. 책을 많이 팔아서 잘사는 작가는 안 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같이 문학 하는 사람들인데 그렇다고 해서 뭐 경쟁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이문열은 몇 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돼 새로운 작품을 집필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요 작품의 개정판을 손보고 있다. 귀향의 꿈을 안고 경북 영양에 지은 집이 2022년 불탄 뒤 그는 경기 이천시 부악문원에 머물고 있다. 건강을 염려하자 그는 “많이 좋아졌다. 산책도 하고 가드닝도 하고 있다”면서 “오늘도 나무 가지치기를 했다”고 했다. 이문열은 2004년 계간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된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었을 때 새로움을 느꼈다고 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단식 광대’가 특이한 충격을 줬듯, ‘채식주의자’도 특이하고 개성 있는 작품으로 봤다”고 했다.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문호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1922년 펴낸 ‘단식 광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특기로 단식을 선보이는 광대의 이야기를 다룬다. 처음엔 열광하던 관중의 반응이 시들해져도 단식을 계속하던 광대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그 자리는 표범으로 대체된다. 이에 비해 ‘채식주의자’는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던 주인공 ‘영혜’가 어느 날 육식을 끊으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무관심한 남편의 시점에서 서술한다. ‘채식주의자’는 2016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한강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채식주의자’에 대해 이문열은 “말을 쓰는 방식과 보는 시각도 그렇고. 우리나라에서는 ‘먹는 것에 대한 혐오’를 다루는 작품은 잘 없었다”면서 “우리한테 흔히 있는 타입은 아니라서 새로워 보였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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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밀어 등 31개 언어로 번역된 ‘채식주의자’, 세계 독자 공감 넓혀

    “‘채식주의자’가 (남인도에서 쓰이는) 타밀어, 말라얄람어로 번역된 것을 보고 흥미로웠습니다. 언젠가는 힌디어로도 볼 수 있을까요?”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는 지난해 7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위키피디아에 올라온 한강 작품의 번역 현황을 캡처해 올리며 이렇게 썼다. 한강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해외에 한강을 알려온 그마저 ‘채식주의자’가 생소한 언어로 여럿 번역된 상황을 알고 깜짝 놀란 것이다. 한강이 10일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비결 중 하나로 ‘문학적 확장성’이 꼽히고 있다. 일각에선 난해하다는 오해를 받고 있지만, 한강의 작품이 폭력이라는 인류 보편적 문제를 건드려 울림이 크고,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세계 독자에게 공감을 얻었다는 것. 이런 문학적 확장성이 한림원의 수상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두드러지는 작품은 ‘채식주의자’다. 이 작품은 국내에 2007년 출간된 뒤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꾸준히 번역 출간됐다. 특히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당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2016년 수상하며 다른 언어 출간에 가속이 붙었다. 주요 언어뿐 아니라 아이슬란드어, 갈리시아어 등으로 확장돼 지금까지 총 31개 언어로 번역된 것. ‘소년이 온다’는 몽골어와 아제르바이잔어 등 23개, ‘흰’은 카탈루냐어 등 16개 언어로 번역됐을 정도로 한강의 작품이 지구 곳곳에 소개됐다. 다채로운 출간본 표지도 해외 독자의 눈길을 끄는 요소다. 예를 들면 ‘채식주의자’ 이스라엘 출간본엔 나체의 여성이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담겼다. 꽃 속에서 뒹구는 사람이 그려진 대만 출간본, 여성 등 뒤에 커다란 꽃이 그려진 중국 출간본도 눈길이 간다. 브라질 출간본은 그로테스크한 무늬 속에 여성이 갇혀 있고, 세르비아 출간본은 머리가 6개인 여성이 자신의 얼굴 3개를 들고 다니는 모습이다. 각국 특유의 감성을 담아내면서도 폭력에 저항하는 ‘채식주의자’의 의도를 잘 전달했다는 평가다. 해외에 소개된 대부분 작품이 스미스의 영역본을 ‘중역’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과거 스미스의 번역에 대해 오역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부커상과 노벨 문학상 수상을 거치며 한강과 긴밀히 소통한 그의 작업 방식이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결국 전 세계의 문학은 영역본을 중역하는 방식으로 퍼져 간다”며 “결국 대부분의 소수 언어 번역가들은 한강과 데버라 스미스의 공동 작업 결과물인 영역본을 보고 번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벨상을 수여하는 한림원이 위치한 스웨덴어로 번역된 한강 작품이 다수인 점도 수상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현재 스웨덴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총 4권이 번역됐다. 특히 올해 3월 스웨덴에서 열린 한강의 사인회엔 1000명 넘는 독자들이 몰렸다. 이들이 1시간 넘게 줄 서서 사인을 받아 갈 정도로 한강에 대한 현지 관심이 높다. 특히 올해 스웨덴어로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가 노벨 문학상 심사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한강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교수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스웨덴 출판계에서 한국 문학 작품의 판권을 사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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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인들이 사랑한 ‘청동거울’

    1971년 화순 대곡리에서 한 주민이 배수로 작업을 하다가 청동기 유물 11점을 발견했다. 이 중에는 직선을 이용한 기하학적 문양이 섬세하게 새겨진 잔무늬 거울 2점이 포함돼 있었다. 거친무늬 거울에서 발전한 잔무늬 거울은 선사시대 청동기 제작 기술이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거울을 포함한 유물들은 발견 이듬해인 1972년 국보로 지정됐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이달 8일부터 특별전 ‘빛, 고대 거울의 속삭임’을 선보이고 있다. 화순 대곡리 출토 거울과 무령왕릉 출토 의자손수대경(宜子孫獸帶鏡) 등 국보 2점을 비롯해 삼한∼삼국시대 전시품 270여 점을 선보인다. 3부로 구성된 전시는 △청동거울의 제작 과정 △고대 거울을 소유했던 사람들 △거울로 본 동북아시아 교류 등을 소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함평 엄다리 제동고분과 경주 사라리 출토 거울 조각 등 최근에 출토된 거울들을 한자리에 모아 최초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청동거울의 제작 과정과 생활 곳곳에서 이뤄진 거울 관련 의례들을 소개하며 시작된다. 고대인들은 죽은 이를 애도하기 위해 거울을 깨뜨리는 등 성, 집터, 제사터 등에서 다양한 의례에 거울을 활용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던 거친무늬 거울을 비롯해 청동기 제작 기술의 정수인 잔무늬 거울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거울은 최고 권력자들이 주로 향유했던 의례용 사치품이었다. 1974년 국보로 지정된 무령왕릉 출토 의자손수대경이 대표적이다. 바깥 면에는 거울 중앙의 꼭지를 중심으로 돌기 9개가 섬세하게 솟아 있다. 우리나라와 거울 교류가 활발했던 일본과 중국의 거울 문화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복을 기원하는 길하고 상서로운 무늬가 새겨져 있는 거울에서는 고대인들의 내세관을 짐작할 수 있다. 청동거울을 만든 이들은 거울 한쪽 면을 장식하고 소망을 새기곤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거울은 오랜 기간 우리 곁에 있었기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녹슨 청동거울 안에 감춰진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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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소설엔 시-그림-영화 다 보여” “아픔 인정하게 하는 힘 지녀”

    “한강의 작품은 소설이지만 그 안에 ‘시’, ‘그림’, ‘영화’가 보인다.”(미국 번역가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 씨) “언제나 아픔과 회복을 주제로 하는 한강의 작품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일본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齋藤眞理子 씨) “올해 3월 스웨덴어로 출간했을 때 독자 반응이 정말 좋았다.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스웨덴 번역가 안데르스 칼손 씨) 번역가들은 세계의 문 앞에 선 한국 문학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안내를 통해 한국의 이야기가 각 문화권으로 전해진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각각 미국, 일본, 스웨덴으로 데려간 번역가들은 모두 “한강의 작품은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며 “다른 한국 작가들의 작품도 세계에 더 많이 소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식주의자’ 영문판을 번역해 한강과 ‘부커상’을 공동 수상했던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 씨(36)는 13일(현지 시간) 별다른 설명 없이 ‘전쟁인데 무슨 잔치’라는 한강의 기존 발언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 한강의 취지에 공감하며 본인도 당장은 외부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 모리스, “어두운 역사와 내면 다룰 때도 아름다워” “처음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알려준 친구가 ‘이제 너 명예 (한국)시민이 될 수 있어!’라고 카톡을 보냈어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보내준 링크를 보고 알았죠. 친구의 농담에서 노벨상이 얼마나 한국에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어요.” 영어 번역가이자 작가이며, 성균관대에서 비교문화학 박사과정 중인 모리스 씨는 11일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처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쁨을 이렇게 전했다. 그는 “한강의 특징은 어두운 역사나 내면의 갈등을 다룰 때조차 아름다운 순간을 정교하게 담아낸다는 것”이라며 “번역할 때도 한글로 된 원문을 읽었을 때 느낀 감정을 영어권 독자들도 최대한 비슷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가장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박경리, 장강명, 서장원 작가의 작품도 영어권에 소개한 그는 “한강은 굉장히 꼼꼼한 예술가”라며 “늘 이메일로 소통해 오해를 피하고 의도한 바를 정확하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사이토, “역사 흐름 속에서 나온 뛰어난 작가” 일본에서 ‘작별하지 않는다’, ‘흰’, ‘희랍어 시간’ 등 한강 작품 5편을 일본어로 번역한 사이토 씨는 13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에는 마음 깊은 속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사이토 씨는 2014년 박민규의 ‘카스테라’로 번역계에 데뷔했고,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을 번역해 일본에서 한국 문학 붐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 그는 여러 한국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한반도의 아픈 역사에 주목했다. 한강에 대해서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나온 뛰어난 작가이지, 결코 고립된 천재가 아니다”라며 “아픈 역사를 겪은 단단함과 그 위에 펼쳐지는 섬세함이 한국 문학의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칼손, “끔찍한 사건 묘사하는 부드러운 언어가 특징” 노벨상은 스웨덴 한림원이 시상한다. 그런 만큼, 스웨덴어로 된 현지 출간이 문학상 수상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중론이다. 한강의 책은 ‘작별하지 않는다’, ‘흰’,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4권이 스웨덴어로 번역됐다. 칼손 씨는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을 아내 박옥경 씨와 공동 번역했다. 칼손 씨가 대산문화재단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그는 대학생 때 헌책방에서 김지하의 시집 영어판을 접한 뒤 한국 문학에 매료됐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교수인 그는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강의 작품을 번역할 땐 끔찍한 사건과 사건을 묘사하는 부드러운 언어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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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적 동반자’ 한강母子… 2114년 공개 마지막 작품도 아들 관련

    소설가 한강(54)은 평소 20대 음악가인 아들과 각별하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날 저녁에 차를 한잔하면서 수상의 기쁨을 나눈 것도 아들이고, 2114년 공개될 한강의 마지막 작품 또한 아들 관련 얘기일 정도. 한강은 아들과 함께 책방을 운영하고 공통의 관심사인 피아노 얘기도 많이 한다고 한다. 한강에게 아들은 문학적 영감의 한 원천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셈이다. 13일 문학계에 따르면 한강 모자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독립서점 ‘책방 오늘’을 열었다. 앞서 2018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운영하다가 장소를 옮긴 것. 한강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독립서점을 세웠는데 아들은 낭독회 행사 등을 돕고 있다. 한강은 장기간 해외에 머물 때도 아들과 종종 동행한다. 이때 아들이 해외에서도 음악 연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숙소에 악기를 들여놓기도 했다. 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수상 전화를 받았을 때도 한강은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직후였고, 한강은 “술을 마시지 않아서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한강은 2019년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2114년에 출간될 미공개 소설 원고를 전달했는데, 그 제목이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다. 한강은 당시 “내가 죽어 사라진 지 오래고, 아무리 수명을 길게 잡는다 해도 내 아이 역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강이 당초 출산 의사가 없다가 마음을 바꾼 계기가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0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자전 소설 ‘침묵’에서 여성 주인공은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며 출산을 망설인다. 하지만 “여름엔 수박이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다. 그런 것 다 맛보게 해 주고 싶지 않냐”는 남편의 설득에 출산을 결심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들이 이젠 한강 문학의 일부분이 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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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적 동반자’ 한강母子…2114년 공개 마지막 작품도 아들 관련

    소설가 한강(54)은 평소 20대 음악가인 아들과 각별하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발표 날 저녁에 차를 한잔하면서 수상의 기쁨을 나눈 것도 아들이고, 2114년 공개될 한강의 마지막 작품 또한 아들 관련 얘기일 정도. 한강은 아들과 함께 책방을 운영하고 공통의 관심사인 피아노 얘기도 많이 한다고 한다. 한강에게 아들은 문학적 영감의 한 원천이자 예술적 동반자인 셈이다. 13일 문학계에 따르면 한강 모자는 지난해 7월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독립서점 ‘책방 오늘’을 열었다. 앞서 2018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운영하다가 장소를 옮긴 것. 한강은 사람들이 책을 가까이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독립서점을 세웠는데 아들은 낭독회 행사 등을 돕고 있다. 한강은 장기간 해외에 머물 때도 아들과 종종 동행한다. 이때 아들이 해외에서도 음악 연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숙소에 악기를 들여놓기도 했다고. 10일 스웨덴 한림원에서 수상 전화를 받았을 때도 한강은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직후였고, 한강은 “술을 마시지 않아서 오늘 밤 아들과 차를 마시며 조용히 축하하고 싶다”고 했다. 앞서 한강은 2019년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2114년에 출간될 미공개 소설 원고를 전달했는데, 그 제목이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다. 한강은 당시 “내가 죽어 사라진 지 오래고, 아무리 수명을 길게 잡는다 해도 내 아이 역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강이 당초 출산 의사가 없다가 마음을 바꾼 계기가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0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자전 소설 ‘침묵’에서 여성 주인공은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며 출산을 망설인다. 하지만 “여름엔 수박이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마를 땐 물도 달다. 그런 것 다 맛보게 해 주고 싶지 않냐”는 남편의 설득에 출산을 결심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아들이 이젠 한강 문학의 일부분이 됐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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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이 거둔 빛나는 성과… 아! 우리 이제 여기까지 왔구나”

    소설가 황석영(81)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 중 한 명이자 노벨 문학상에 근접한 작가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2016년 한강(54)이 수상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올해 4월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후배 소설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다음 날인 11일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석영은 “놀랐다. 그리고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석영이 한강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보내준 글의 전문.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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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K문학” 글로벌 한강 신드롬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에 ‘한강 신드롬’이 몰아치고 있다. 국내 서점가는 모처럼 특수를 누리며 아침부터 ‘오픈런’과 ‘품절 대란’이 벌어졌고, 영상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강 책 인증 챌린지’ 행렬을 이어갔다. 외신들이 한강에 대해 “한국의 (프란츠) 카프카”라는 극찬을 쏟아내면서 일본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서점가에도 ‘한강 돌풍’이 불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 문학상을 발표한 10일 저녁부터 11일까지 한강의 책들은 교보문고, 예스24 등 국내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싹쓸이하며 3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11일 교보문고 홈페이지 베스트셀러 1∼9위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 모두 한강의 작품이었고, 예스24의 순위 1∼11위도 모두 한강 작품이 꿰찼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오전에 책이 품절돼 광화문 매장으로 긴급하게 물량을 보냈고, 그마저 다 떨어져 다음 주 월요일 추가 입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온라인 서점에선 한강의 책 대부분에 ‘예약 판매’ 딱지가 붙었다. 쿠팡에서도 10일 오후 9시경 ‘채식주의자’ 등 주요 작품의 재고가 동나 사전 예약한 작품은 다음 달 1일에야 받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강의 작품이 많게는 3000배 이상 판매가 폭주하고 있다”며 “온·오프라인 서점들이 책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에 돌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온라인 서점가에서도 ‘한강 돌풍’이 불고 있다. 미국 도서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아마존에선 ‘채식주의자’가 문학 1위, 종합 10위에 올랐고,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인 당당왕(當當網)과 독일·프랑스 아마존 사이트에서도 채식주의자는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 1위로 등극했다. 독일 아마존에선 해당 순위에서 1위부터 8위까지 모두 한강의 작품들로 채워졌다. 한강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은 11일 오전 전남 장흥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딸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 한강은 노벨상 수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은 갖지 않기로 했으며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자세한 소감을 밝히겠다고 했다. 한강은 같은 날 오후 10시경 출판사를 통해 이런 입장을 전하며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다”면서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 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 美-獨-佛-中 판매 1위… SNS선 ‘한강 책 인증’ 열풍글로벌 ‘한강 신드롬’국내 베스트셀러 1~10위 휩쓸어… 초판 소장하려 중고서점까지 발길日 최대 서점선 특별판매대 마련… 팬 인증 등 MZ세대 ‘챌린지’ 행렬“한강 작가의 책 1권만이라도 구하러 경기 하남에서 왔습니다.” 대학생 김원준 씨(24)는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교보문고 강남점으로 들어서며 이렇게 말했다. 서점은 점심시간을 틈타 한강의 책을 사러 온 직장인들로 이미 인산인해였다. 전날 매진돼 비어 있던 매대에 한강의 책 꾸러미가 배송돼 놓이자 노끈이 풀리기도 전에 매대 옆으로 15m가량 긴 줄이 생겼다. 하지만 새로 진열된 ‘소년이 온다’ ‘흰’ 등 200여 권의 책이 30분도 되지 않아 동나면서 김 씨 등 상당수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초판’ 소장하러 중고 서점까지 헌책방으로 발걸음을 돌린 독자들도 많았다. 특히 한강의 ‘초판’ 책을 소장하기 위해 중고 서점을 찾는 시민도 있었다. 대학원생 강혜진 씨(23)는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개정판’이 나오기 전 구판을 확보하려고 왔다”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과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증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1일 서점가에 따르면 10, 11일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에서 한강의 책은 30만 부 넘게 판매됐다. 10일 오후 8시부터 11일 오후까지 교보문고에선 10만3000여 부, 예스24에선 11만8000여 부, 알라딘에선 7만 부 이상이 팔렸다. 세 서점의 시장 점유율은 90% 정도 된다.해외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일본 도쿄 최대 규모의 기노쿠니야 서점 신주쿠 본점에는 ‘축 노벨 문학상 수상 한강’이라고 적힌 홍보 문구가 내걸린 특별 판매대가 마련됐다. 이날 오전에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 대표작 번역본은 대부분 팔렸고, 일부 영어 번역본 위주로 남았다. 일부 고객들은 특별 코너를 찾았다가 책을 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요시노 유지(吉野祐司) 기노쿠니야 서점 부점장은 “한국 문학은 원래도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라 다른 노벨 문학상 발표 때와 비교해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고 서점으로 알려진 미국 뉴욕 스트랜드 서점은 한강의 책들을 전시한 특별 매대를 설치하고 이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하기도 했다.● ‘한강 책 인증’ SNS 챌린지도한강의 모교인 연세대는 축제 분위기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에는 한강의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렸고, 도서관에선 학생들의 신청이 몰려 한강의 책 예약이 마감되는 등 ‘대출 경쟁’이 뜨겁게 벌어졌다. 전국의 인문계열 학생들은 ‘문과생의 쾌거’라며 자축하기도 했다. SNS에는 그가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인문학도’라는 점을 강조하며 “금일부로 ‘문송합니다’ 사용 금지”, “문과는 승리한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문송합니다’는 ‘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의미로, 인문계 학생들이 취업난을 자조하는 표현이다. 한강에 대한 ‘팬심’이나 한강의 책을 사진으로 찍어 인증하는 ‘SNS 챌린지’ 행렬도 이어졌다. 대학생 이윤재 씨(22)는 “한강의 작품을 누가 더 많이 읽나 SNS로 내기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과거 한강의 작품을 소개하며 “한국에서도 노벨 문학상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온라인 글에는 ‘성지 순례하러 왔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강의 소설 내용 중 본인이 좋아하는 대목을 필사해 SNS에 올리는 독자들도 많았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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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일에 싸인 한강 ‘마지막 작품’ 90년뒤 공개된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가장 마지막 작품은 사실 이미 정해져 있다. 내용도, 분량도 비밀에 부쳐진 이 작품은 90년 뒤인 2114년에야 공개되기 때문이다. 11일 출판계에 따르면 한강은 2019년 5월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2114년에 출간될 미공개 소설 원고를 전달했다. 미래도서관은 2014년부터 100년간 매년 작가 1명의 미공개 작품을 받아 2114년에 100편을 종이책으로 출간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2014년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를 시작으로 튀르키예 작가 엘리프 샤파크, 노르웨이 작가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 등이 참여했다. 한강은 다섯 번째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강의 미공개작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 분량이나 소재, 내용은 모두 알려지지 않은 채 현재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한강은 원고 전달식 당시 “나의 원고가 이 숲과 결혼을 하는 것 같기도,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장례식 같기도,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긴 잠을 위한 자장가 같기도 하다”고 했다. 당시 원고는 흰 천에 싸인 채 전달됐다. 한강은 “한국에서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 소복, 홑청으로 흰 천을 사용하기에 원고도 흰 천으로 감쌌다”고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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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8회 인촌상 시상식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제38회 인촌상 시상식이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11일 열렸다. 인촌상은 일제강점기에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경성방직과 고려대를 설립한 민족 지도자 인촌 선생의 유지를 이어 나가기 위해 1987년 제정됐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진강)와 동아일보사는 인촌 선생의 탄생일인 10월 11일에 맞춰 매년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날 수상자는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교육) △박정자 연극배우(언론·문화)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인문·사회) △권인소 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부 KAIST 교수(과학·기술)로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1억 원을 받았다.▶수상자 공적은 본보 9월 9일자 A8면 참조 이진강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인촌상은 인촌 선생의 나라 사랑을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드는 노력을 공유하기 위함”이라며 “올해 수상자들의 모습에서 민족을 위해 조용히 헌신하셨던 인촌 선생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김도연 인촌상 운영위원장은 수상자 선정 경위를 보고했다. 운영위원회는 외부 심사위원 16명을 위촉하고 후보군을 추린 뒤 6∼8월 수차례 회의를 열고 최종 수상자를 확정했다.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82)은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교육과 지원사업을 이끌어 왔다. 특히 장애인 학교와 지역사회의 상생과 통합을 실천하기 위해 헌신했다. ‘건물 없는 교회’로 유명한 남서울은혜교회의 원로목사로 1996년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밀알학교를 설립했다. 지체 장애를 가진 스무 살 터울 막내 여동생이 취업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며 장애인들을 돕기로 했다. 유치원 등 총 13학급으로 출발한 밀알학교는 현재 초중고교, 직업 훈련 과정인 드림대학까지 총 31학급 규모다. 재학생은 총 196명. 재단에서 운영하는 굿윌스토어(기증품 판매점)는 33호점까지 확장했고 장애인 직원만 약 400명이다. 홍 이사장은 “민족의 스승들 같은 역대 인촌상 수상자의 뒤를 이어 큰 상을 받는 건 두렵다”면서도 “마지막까지 밀알 정신으로 겸허히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정자 연극배우(82)는 1962년 연극 ‘페드라’ 이후 올해까지 62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무대에 오르면서 일생을 연극에 헌신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는 철학으로 160여 편의 작품에 주연, 조연, 앙상블(주·조연 제외한 배역)로 출연했다. ‘나의 종교는 연극’이라는 말로 삶의 지표를 표현했다. 1986년 연극 ‘위기의 여자’로 여성 관객들을 대거 문화 현장으로 불러내는 트렌드도 만들었으며 연극인 복지 향상에도 힘썼다. 박 배우는 시상식에서 “인촌상이 연극배우에게 처음 주어지는데 앞으로 후배에게 빗장이 열린 것 같아 더욱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 신조가 담긴 시라며 이문재 시인의 ‘오래된 기도’를 낭독했다. 안대회 교수(63)는 한문학 연구 권위자로 고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18, 19세기 문집을 집중 연구해 조선시대의 생생한 삶을 보여주는 미시사 연구에 한 획을 그었다. ‘학술 연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일’이라는 소신에 따라 대중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한문 자료들을 번역해 왔다. ‘택리지’ 이본을 수집해 정본을 확정하고, 주석을 붙여 번역 출간하는 등 조선 후기 풍속사와 문화예술사 연구의 기반을 구축했다. 안 교수는 “수많은 옛 문헌의 숲을 뒤져 연구하고 대중화한 30여 년의 끈기와 수고를 인정해주신 인촌기념회에 감사하다”며 “인촌상이 제 어깨를 누르며 더 진중하게 학문에 열중하라고 요구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권인소 교수(66)는 1980년대 국내 불모지였던 로보틱스·컴퓨터비전 분야에 도전해 세계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1세대 컴퓨터비전 연구자로 200여 명의 제자를 양성했고 인공지능(AI) 컴퓨터비전 분야의 기틀을 닦았다. 최근 인간의 주의 집중을 모사한 ‘어텐션’ 모델을 컴퓨터비전으로 확장했다. 영상 인식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CBAM’ 알고리즘을 개발했고, 관련 논문은 2만 회가 넘는 압도적인 인용 횟수를 기록했다. 권 교수는 “대학 때부터 존경한 인촌 선생의 유지를 기리는 상을 받아 영광”이라며 “상금으로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AI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엔 오명 전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안병영 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조완규 전 교육부 장관, 장석영 대한언론인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은 박정자 배우의 후배인 뮤지컬 배우 김호영, 루나와 ‘오페라의 유령’ 주연 배우 브래드 리틀이 펼쳤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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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현미경으로 본 애증이라는 병

    미국 뉴욕주 북부 시골 마을 오로라. 젊고 아름다운 여성 조각가 마그리트 풀머가 사라진다. 1991년 4월 11일 아침 여동생 조진에게 목격된 것이 마지막 모습이다. 지역 유지이자 상속녀였던 마그리트가 사라지자 마을 일대가 뒤집힌다.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달아났다”, “납치를 당했다” 등 온갖 추악한 소문이 떠돈다. 조진은 경외하는 언니를 지키기 위해 남몰래 움직인다. 언니의 침실 바닥에 떨어진 섹시한 하얀 슬립 드레스를 경찰이 보기 전에 숨긴다. 언니의 내밀한 이야기가 알려지지 않도록 작업실에서 작품 노트를 모두 훔쳐 나온다. 웬 점성술사가 “언니의 행방을 알고 있다”며 접근하는 것도 차단한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에선 조진의 열등감이 점점 커진다. 못생긴 자신과 달리 늘 주목받는 쪽은 예쁜 언니였다. 사라져서까지 관심을 독차지하는 언니가 더 미워진다. 비틀린 마음은 점점 극한을 향해 달려간다. 이 책은 현대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이자 고딕 소설(공포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의 대가인 저자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인간 영혼에 도사린 악의와 공포에 대한 글을 주로 써온 작가는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완벽한 언니를 향한 동경과 열등감으로 일그러진 인물의 내면을 촘촘히 묘사한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마그리트의 남자들이 점점 드러난다. 몇 달간의 짧은 연애 끝에 문자메시지로 마그리트에게 차인 코넬대 연구생물학자 월터 랭. 마그리트가 실종되기 전 뉴욕에서 그녀를 찾아온 랭은 그녀의 아버지만 겨우 만났다. 절망에 빠진 목소리로 하소연하는 랭을 본 조진은 “언니는 당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충고한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나야말로 당신에게 어울린다”고 외치면서. 조진은 공주님 같던 언니에게서 버려진 남자들에게 오히려 연민을 느끼지만, 언니의 남자들은 조진에겐 관심도 없다. 작가는 동경하는 인물에 대한 양가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언니에 대한 조진의 악의는 그만큼 언니를 사랑했기 때문에 생겨났다. 사랑하는 언니만큼 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섬뜩한 악의로 바뀐 것이다. 자신과 비교되는 언니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다가도 갑자기 깎아내린다. “아름다움은 벌받을 만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발목을 잡고 끌려가야 하기 때문이며, 맨피부 그대로 쓸려야 하기 때문이다.” 광기에 어린 독백이 서늘한 공포를 자아낸다. 질투와 증오에 사로잡혀 툭 내뱉는 독백은 불편하면서도 흡입력을 높인다. 극단적 증오는 점점 그 스스로를 파괴해 간다. 실종의 진실을 찾아 오래 헤맬수록 언니에 대한 점점 강한 증오를 표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불편하면서도 흥미롭다. 언니와 얽힌 남자들이 그녀를 살해한 용의자로 몰리면서 피폐해지는 모습을 볼 때는 “인간에게 질투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질투심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인물의 말로를 생생히 담은 작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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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의 마지막 작품은 이미 정해졌다? 2114년 공개될 미공개 신작 ‘눈길’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4)의 가장 마지막 작품은 사실 이미 정해져 있다. 내용도, 분량도 비밀에 부쳐진 이 작품은 90년 뒤인 2114년에야 공개되기 때문이다. 11일 출판계에 따르면 한강은 2019년 5월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2114년에 출간될 미공개 소설 원고를 전달했다. 미래도서관은 2014년부터 100년간 매년 작가 1명의 미공개 작품을 받아 2114년에 100편을 종이책으로 출간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2014년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를 시작으로 튀르키예 작가 엘리프 샤팍, 노르웨이 작가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 등이 참여했다. 한강은 다섯 번째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한강의 미공개작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 분량이나 소재, 내용은 모두 알려지지 않은 채 현재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한강은 원고 전달식 당시 “나의 원고가 이 숲과 결혼을 하는 것 같기도, 다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장례식 같기도, 대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긴 잠을 위한 자장가 같기도 하다”고 했다. 당시 원고는 흰 천에 싸인 채 전달됐다. 한강은 “한국에서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 소복, 홑천으로 흰 천을 사용하기에 원고도 흰 천으로 감쌌다”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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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동안 한국 문학 번역해온 시도가 결실 맺었다”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중심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의 서사가 아시아 여성으로 옮겨왔다는 의미죠.” 10일 소설가 한강(54)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어는 세계 문학의 주변부에 있어서 번역이란 지난한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도, 세계 문학의 중심에서 (작품이)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을 갖추게 됐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강이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시절 창작 수업을 수강한 정현종 시인도 “(한강은) 특별한 재능을 가졌다”며 “기쁘고 축하할 일”이라고 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문학계 인사들은 들뜬 반응이었다. 곽효환 시인은 “한국 문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는 여러 번 얘기했지만 예상보다 몇 년 빨리 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최근 한국 문학의 위상이 급격히 올라갔는데 이 같은 점을 아울러 한강이 수상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수상을 계기로 단편소설에 강했던 한국 문학의 위상이 다시 한 번 제고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강의 대표작이자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단편소설 3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강동호 문학평론가는 “그야말로 K문학의 경사”라며 “그동안 한국이 다른 나라의 소설에 비해 단편이 강해 노벨 문학상에선 불리하다는 여론이 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한국적 특수성이 반영된 단편문학의 정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기반으로 시적인 문체와 깊이 있는 사유를 곁들여 예술적 문장으로 기억하고 환기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 문학 작가 중 노벨상 수상자로 먼저 거론돼 왔던 작가들은 황석영, 고은 등이었다. 한강은 이들과 뚜렷하게 다른 문학적 방식을 택해 아시아 여성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황석영과 고은은 20세기 리얼리즘적 방식으로 분단 상황과 전쟁 등에 대한 이야기를 썼지만, 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에서 시작한 사건을 환상적으로 풀어낸다”며 “큰 상처의 현장 속에서 속절없이 당해야 했던 작은 인간에게 숨결을 불어넣고 서사를 부여한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 문학을 해외로 번역해 온 시도가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강의 작품은 한국문학번역원 등의 지원으로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서 76종의 책으로 출간된 바 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대형 서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될 정도로 책 주문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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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한국작가 첫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아시아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2012년 중국의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국적 기준으로 노벨상을 받은 아시아 작가는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913년·인도),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일본), 오에 겐자부로(1994년·일본), 모옌(2012년·중국) 등에 이어 한강이 5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 시간) 한강을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며,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며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한림원이 공개한 전화 인터뷰에서 “정말정말 감사하다. 너무 놀랐고, 영광이다”라며 “한국 독자들,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설가 한승원의 딸인 한강은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시 ‘서울의 겨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았다. 2019년에는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제33회 인촌상(언론·문화부문)을 수상했다.한강은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삶의 비극성을 집요하게 탐구해 온 작가로 꼽힌다. ‘채식주의자’ 외에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2014년),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만남을 그린 ‘희랍어 시간’(2011년) 등의 작품을 썼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게는 1100만 크로나(약 14억3000만 원)의 상금과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인간 폭력성과 상처 집요한 탐구… “시적 현대 산문의 혁신가”한강의 작품 세계-수상 이유폭력적 본성 파헤친 ‘채식주의자’… 5·18 상처 보듬은 ‘소년이 온다’ 4·3 비극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국 특수성 넘어 세계적 공감소설가 한강(54)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예측하는 사람은 적었다. 문학적 성취를 논외로 하더라도 노벨상을 받기에는 아직 젊다는 평가도 많았다.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예측하는 영국 유명 온라인 베팅사이트 나이서오즈에서 순위권에도 오르지 않았다. 10일 오후 8시 수상 발표 이후 동아일보와 통화한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조차 “멍해질 정도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본인에게 확인해 봐야겠다. 좋은 일인데,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며 몇 차례나 사실이냐고 되물었다.스웨덴 한림원은 그의 작품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 전부터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등 국제 문학상을 두루 수상해 온 한강은 화려한 수상 경력에도 작가 특유의 겸손하면서도 수줍은 듯한 태도를 잃지 않아 왔다. 그는 국내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직후인 2016년 5월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상은 책을 쓴 다음 아주 먼 다음의 결과다. 그런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유명한 원로 작가 한승원의 딸인 한강은 어려서부터 문학과 친숙했다. 지천에 책이 널려 있던 집에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곤 했다.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그의 날카로운 글쓰기가 그때부터 벼려졌다. 대학 재학 당시 시인 정현종의 시창작론 시간에 시 ‘이월’을 선보여 “무당기 같은 게 보인다”는 평을 들은 게 작가가 되는 계기였다고 본인은 회고한 바 있다.등단 후 30년 동안 그는 늘 인간의 폭력성과 그로 인한 상처를 집요하게 헤집어 왔다.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딸 한강의 문학세계에 대해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든지, 새로운 세계를 추구한다든지 하는 평을 하지만 그 아이는 사랑 문제를 이야기한다”며 “비극적인 사안을 묘사하고 인물들을 동원할지라도 결국은 큰 사랑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1998년 출간된 첫 장편소설 ‘검은 사슴’에서는 한낮에 도심을 알몸으로 달음박질하는 여자와 그녀를 찾아 강원도 오지를 헤매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인간의 광기 속에서 개인과 시대의 상처를 조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한강 소설의 본류라는 평이 나온다. 이후 남편과의 의사소통에 실패하고 점차 식물화돼 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창비·2000년), 인체를 석고로 뜨는 조각가를 통해 육체의 탈 속에 숨은 삶의 생채기를 드러낸 장편 ‘그대의 차가운 손’(문학과지성사·2002년) 등을 거치며 특유의 비극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색깔을 확립했다.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 여름호에 처음 게재된 중편소설로 한 여자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멀리하고, 죽음에 다가가는 이야기다. 주인공 영혜는 폭력에 대항해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려 하고, 스스로 나무가 되어 간다고 생각한다. 결국 정신병원에까지 입원하게 되는 영혜를 통해 인간의 폭력적 본성에 대해 집요하게 파헤친 작품이다.‘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소설 3편을 하나로 연결한 연작 소설집이다. 2015년 미국, 영국에 번역 출간된 직후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등이 “한국 현대문학 중 가장 특별한 경험” “감성적 문체에 숨이 막힌다” 등의 호평을 받았다. 한강은 2016년 제41회 서울문학회에서 ‘채식주의자’에 대해 “인간은 선로에 떨어진 어린아이를 구하려고 목숨을 던질 수도 있는 존재이지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잔인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며 “인간성의 스펙트럼에 대한 고민에서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4년 6개월에 걸쳐 쓴 소설은 우리가 폭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를 견뎌낼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대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완성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채식주의자’가 폭력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한강 특유의 서정적 문장으로 풀어냈다고 평한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오래된 미적 본능인 탐미주의를 극단까지 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인간 욕망의 추함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2014년 ‘5월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소년이 온다’는 독특한 방식으로 광주를 기록한다. 기존의 광주를 다룬 소설들이 르포 형식을 빌려 온 것과 달리 작가는 사망자들에게 빙의하는 방식을 택한다. 영국 인디펜던트지 문학 선임기자 보이드 톤킨은 “한강의 작품은 우아함과 강렬함이 동시에 묻어난다”며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괴한 조화가 이뤄진다”고 평가한 바 있다.‘한강 문학’은 한국의 특수성에 갇히지 않고 보편적인 문학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도 나온다. 아버지 한승원은 “한강의 문학세계는 앞선 세대의 리얼리즘의 저항의식을 넘어선 신화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며 “그것은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서 출발한 문학이고 아름다운 세계를 부활시키는 문학”이라고 말했다. ‘채식주의자’에서 탐미적 욕망에 저항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어떤 사회에서든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표면적으로 ‘육식’으로 표현된 욕망은 타인에 대한 폭력이자 사회구조의 폭력, 제도적 폭력을 상징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국 역사의 흐름 속에 짓밟힌 개인에 대해서도 꾸준히 이야기해 왔다. 지난해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을 받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4·3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 냈으며,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사고를 당해 입원한 친구 인선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 인선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작품이다.● 스웨덴 한림원이 밝힌 한강 수상 이유2024년 노벨 문학상은 한국의 작가 한강에게 수여됐습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작가입니다. 한강은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취약성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에서 혁신자가 되었습니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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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현판 한글화에… 국가유산청장 “반대 입장”

    광화문 현판(사진)을 한글로 바꾸자는 주장에 대해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이 명확한 반대 입장을 10일 밝혔다. 전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한글화 제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최 청장은 이날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화 가능성을 묻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의 질문에 “(반대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현판은 경복궁 중건 당시 걸려 있던 현판에 가깝게 고증해야 한다는 게 문화유산 복원의 원칙에 맞는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그동안의 과정과 제작 비용 등을 본다면 (현판 제작을 위한) 다사다난한 과정이 다시 시작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9일 한글날 행사에 참석한 유 장관은 “대한민국의 얼굴인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5월에 이어 재차 밝혔다. 유 장관은 “올 5월 세종대왕 탄신 하례연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화에 대한 재논의를 제안했지만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아 아쉽다”며 “한글학회 및 관련 단체 관계자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토론하고 의사 표현을 해야 한다”고 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오랜 논의를 거쳐 현재의 형태를 갖췄다. 광화문 현판은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쓴 한글로 제작돼 걸려 있었지만, 원형 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010년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한자 현판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교체 3개월 만에 현판 목재가 갈라지고, 색상 고증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2012년 문화재위원회(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경복궁 영건일기’를 토대로 검은색 바탕에 금색 한자가 새겨진 지금의 현판이 제작돼 지난해 10월 내걸렸다. 광화문은 사적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현판 교체는 국가유산청 산하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와 결정을 받아야 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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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동안 한국 문학 번역해온 시도가 결실 맺었다”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중심에 진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의 서사가 아시아 여성으로 옮겨왔다는 의미죠.” 10일 소설가 한강(54)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어는 세계문학의 주변부에 있어서 번역이란 지난한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도, 세계 문학의 중심에서 (작품이)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을 갖추게 됐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강이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시절 창작 수업을 수강한 정현종 시인도 “(한강은) 특별한 재능을 가졌다”며 “기쁘고 축하할 일”이라고 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문학계 인사들은 들뜬 반응이었다. 곽효환 시인은 “한국 문학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는 여러 번 얘기했지만 예상보다 몇 년 빨리 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최근 한국문학 위상이 급격히 올라갔는데 이같은 점을 아울러 한강이 수상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수상을 계기로 단편소설에 강했던 한국 문학의 위상이 다시 한 번 제고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강의 대표작이자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등 단편 소설 3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강동호 문학평론가는 “그야말로 K문학의 경사”라며 “그동안 한국이 다른나라 소설에 비해 단편이 강해 노벨문학상에선 불리하다는 여론이 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한국적 특수성이 반영된 단편문학의 정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작품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기반으로 시적인 문체와 깊이 있는 사유를 곁들여 예술적 문장으로 기억하고 환기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문학 작가 중 노벨상 수상자로 먼저 거론돼 왔던 작가들은 황석영, 고은 등이었다. 한강은 이들과 뚜렷하게 다른 문학적 방식을 택해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우찬제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황석영과 고은은 20세기 리얼리즘적 방식으로 분단상황과 전쟁 등에 대한 이야기를 썼지만, 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에서 시작한 사건을 환상적으로 풀어낸다”며 “큰 상처의 현장 속에서 속절없이 당해야 했던 작은 인간에 대해 숨결을 불어넣고 서사를 부여한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 문학을 해외로 번역해 온 시도가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강의 작품은 한국문학번역원 등의 지원으로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세계에서 76종의 책으로 출간된 바 있다. 한강의 수상 소식에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대형 서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될 정도로 책 주문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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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벨 문학상에 소설가 한강…한국 작가 최초 수상 쾌거

    소설가 한강(54‧사진)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 시간) 이같이 밝혔다. 한국 작가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작가로서는 2012년 중국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국적 기준 노벨상을 받은 아시아 작가는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일본), 오에 겐자부로(1994년‧일본), 모옌(2012년‧중국) 등 지금까지 3명에 불과했다. 소설가 한승원의 딸인 한 씨는 1970년 전남 광주시 중흥동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소설에 익숙했던 그는 연세대에서 국문학을 공부했고, 1993년 ‘문학과 사회’에서 시 ‘서울의 겨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가의 길을 걸었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졌다.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받을 만큼 국제적 명성을 확보했다.한강의 작품은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삶의 비극성을 집요하게 탐구해 온 작가로 꼽힌다. 채식주의자 외 대표작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2014)’, 말을 잃어가는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만남을 그린 ‘희랍어 시간(2011)’ 등이 있다. 상금은 1100만 크로나(약 14억2000만 원)이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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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차-숙박-입장권 반값 할인… 명소 구석구석 도장도 꾹∼ 찍으세요

    올가을부터 연말까지 약 58만 명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국내 여행 활성화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열린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대한민국 구석구석 여행가는 가을’이 그것. 정부는 지난달 2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재로 ‘국가관광전략회의 확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난 후 억눌렸던 여행 욕구는 분출되고 있으나 주로 해외에 쏠려 생각만큼 국내 관광업이 회복되지 못했다는 것이 정부의 평가. 하반기 내수 활성화를 위해선 국내 관광이 살아나야 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문체부 2차관이 주재하던 관련 회의를 장관급으로 격상해 관련 정책에 힘을 실었다. 10∼12월 실시되는 ‘여행가는 가을’ 캠페인은 가을철 여행 코스를 발굴해 알리고 교통과 숙박, 여행상품 등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특별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교통 혜택=‘관광 열차’ 5개 노선 50% 할인, ‘내일로 패스’ 1만 원 할인 등 △숙박 혜택=‘여행가는 가을’의 100여 개 상품 20% 할인, ‘나만의 여행’(열차·숙박·렌터카·입장권 등) 40∼50% 할인, ‘웰촌 농촌여행’ 최대 50% 할인 등이다. 지자체별로도 각종 할인 혜택 제공에 나섰다. 가을 여행 활성화를 위해 ‘스탬프 투어’도 실시한다. 12월 10일까지 2개 시도 이상의 축제를 찾아 ‘모바일 도장’(스탬프)을 받으면 경품을 지급한다. 전국 각지에서 연극, 무용, 클래식 음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즐기는 ‘2024 대한민국은 공연 중’(11월 10일까지)도 열린다. 아울러 정부는 ‘하이커 페스타’ 등을 열어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여행을 유도해 지역 소비 확대를 이끌어 낼 계획. 더욱 상세한 캠페인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다. 앞서 국내 유명 축제 등에서 논란이 됐던 ‘바가지 상술’ 등 관광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점검도 강화한다.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 등과 함께 관광 현장을 직접 돌아보고 정부와 지자체 간 관광 불편 해소를 위한 대응 체계도 보강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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