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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필리핀의 클라크 공군기지 상공에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형형색색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을 맞아 열린 에어쇼에서 환상적인 곡예 기동을 선보인 것. 지상에선 두 나라 정부 관계자를 비롯한 관람객들의 탄성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블랙이글스의 T-50B 8대와 필리핀 공군의 FA-50PH 4대의 우정 비행도 펼쳐졌다. FA-50은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을 기반으로 제작된 경공격기다. 2015년에 필리핀에 수출된 이후 실전에서 큰 전과를 올려 주력 전투기로 자리 잡았다. 군 관계자는 “K방산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FA-50의 성능 개량과 전투기 추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동 등에서도 한국산 무기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방산의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어지는 수출 낭보, 4대 방산 강국 목표에 ‘성큼’ 러시아의 무력 침공으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세계적 군비 확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세계 방산시장에서 한국산 무기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폴란드에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최대 40조 원 규모의 수출액을 올리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K방산의 주력 무기들은 이후로도 경쟁국 기종을 제치고 수조 원대의 추가 수주에 성공하는 등 전례 없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LIG 넥스원이 제작한 국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2’의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확정 낭보가 날아들었다. 수출 규모는 10개 포대, 금액은 약 32억 달러(약 4조2800억 원)에 달한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2는 적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있다. 군 당국자는 “무기 구매에 까다로운 사우디가 요격미사일과 같은 핵심 무기를 미국이 아닌 제3국에서 도입한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가 천궁-2 도입을 결정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국산 요격무기의 우수성을 확실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한화그룹이 개발한 국산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의 호주 수출 본계약이 성사됐다. 레드백 129대와 관련 부품 등을 포함해 약 24억 달러(약 3조2000억 원)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전차와 장갑차 강국인 독일과 영국 등을 따돌리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K방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많다. 호주군에 최적화된 설계 제작과 현지 생산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조 단위의 방산 수출이 잇달아 확정되면서 정부가 제시한 ‘4대 방산 강국’의 목표에 성큼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방산 수출은 약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2년 연속으로 세계 톱 10 방산 수출국에 이름을 올린 것. 전년도 실적인 173억 달러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수출 대상국이 2022년 폴란드 등 4개국에서 지난해 UAE와 핀란드, 노르웨이 등 12개국으로 크게 늘었고, 수출 무기 종류도 6개에서 12개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CNN 등 외신들은 K방산이 고도성장의 본궤도에 올랐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근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 당국자들이 연이어 방한해 국산헬기(수리온)와 전투기(KF-21 보라매), 잠수함(도산안창호함) 등의 운용 상황을 둘러본 것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주 잔량이 역대급으로 늘어난 데다 유럽과 중동 등 다수 국가와 진행 중인 무기 수출 계약도 성사될 가능성이 커 올해 사상 첫 200억 달러 수출 돌파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가성비’를 넘어 글로벌 ‘명품 무기’로 도약해야 한국 무기가 세계 방산시장에서 전례 없는 특수를 누리는 데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국제적인 군비 확장 기조가 주된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는 2조200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국 무기가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추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K방산의 부흥기를 맞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전차와 요격미사일 등 한국의 수출 주력 무기들은 미국·유럽 등 방산 강국의 경쟁 기종과 대등하거나 우수한 성능을 갖췄음에도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꾸준한 기술 개발과 함께 실전 배치를 통해 성능을 충분히 검증받았다는 것도 한국 무기의 장점이다. 또 미국과 유럽이 냉전 해체 이후 재래식 무기 생산을 크게 축소해온 반면 한국은 대규모 생산설비를 유지해 수요국이 희망하는 적기에 맞춰 납품할 수 있다는 점도 K방산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이바지했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자는 “한국 무기는 타국 기종보다 운영 유지비가 저렴한 데다 장기간 축적된 운용 경험을 통한 원활한 부품 조달 등 후속 군수지원이 용이해서 구매국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 일부 방산 강국에 지나치게 편중된 무기 구매 시스템의 한계와 부작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계 각국이 한국산 무기를 최적의 대안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국산 무기가 ‘가성비’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명품 무기’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함께 범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범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지원사격’ 이어져야 그 연장선에서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은 고무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가 현행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방산업계에 대한 수출 금융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폴란드와 체결한 잔여 무기 수출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게 됐고, 다른 나라 시장을 겨냥한 추가 수주전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방산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한 단계 도약할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방산 수출전략 회의’에서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초에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 방향’에서도 방산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수주 확대를 뒷받침하고, 권역별·거점국 진출 전략을 차별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지체상금(납기 지연 벌금)의 대폭 감면과 불합리한 방산 관련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내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사격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방위산업에 접목해 국산 무기장비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연구 인력과 기술,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기구 설치 등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해군 고속정이 사격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부사관이 바다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 동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해군 1함대사령부 소속 참수리급 고속정(PKM) 2척 가운데 1척에 타고 있던 A 상사가 바다에 빠졌다. A 상사는 동료 장병들에 의해 긴급 구조돼 응급 조치를 거쳐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해당 고속정들은 이날 동·서·남해에서 실시된 서해수호의 날 계기 해상기동훈련이 아닌 자체적으로 계획한 사격 훈련 중이었다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은 서해수호의날을 맞아 25일부터 29일까지 동·서·남해 전 해역에서 함정 20여척과 항공기 10여척이 참여한 가운데 해상기동훈련을 벌이고 있다.이날 사고는 A 상사가 타고 있던 고속정이 사격 타깃인 예인정을 끄는 역할을 맡았고, 다른 1척은 타깃에 사격을 하는 내용으로 훈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A상사가 고속정에서 예인정을 해상에 투하하는 과정에서 예인줄이 발목에 감기는 바람에 바다에 빠졌다고 한다. 해군 관계자는 “훈련 과정에서 사전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포함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훈련 중 사망한 간부의 유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최대한의 예우를 갖춰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핵 탐지견(Nuke Sniffer)’으로 불리는 미국의 신형 핵탐지정찰기(WC-135R·사진)가 27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 전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를 겨냥한 핵위협에 몰두하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 정황 여부를 파악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핵 전력 동향을 관측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복수의 군용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27일 낮 미 공군의 WC-135R 1대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 착륙했다. 앞서 전날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풋 공군 기지를 이륙해 수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10여 시간을 날아와 주일미군 기지에 전진배치된 것. 군 소식통은 “WC-135R 정찰기가 지난해 말 실전 배치된 이후 미 본토 밖으로 첫 정식 배치 임무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으로 수개월 이상 가데나 기지에 배치돼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의 핵실험 관련 동향을 추적하는 임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콘스탄트 피닉스’로 불리는 이 정찰기는 동체 옆에 장착된 대기 표본 수집 장비로 핵실험 직후 대기로 퍼져나간 극미량의 방사성물질(핵종)을 포집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핵실험의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인 핵종의 종류·농도·비율을 분석해 핵실험에 사용한 물질이 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를 가려낼 수 있다.WC-135 계열의 정찰기는 냉전시대부터 옛 소련 상공 등 세계 곳곳에서 핵실험 탐지 임무를 수행해왔다. 최대 12km 고도에서 시속 640km로 비행할 수 있고, 30여 명의 승무원과 전문 분석 요원이 탑승해 임무를 수행한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때부터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핵실험 동향이 포착되는 경우 동해 상공에 출동해 방사성물질 수집 활동을 했다.미 공군은 지난해 12월 기존 2대의 WC-135W 정찰기를 WC-135R 정찰기 3대로 교체하는 작업이 마무리됐다고 발표한바 있다. 3대는 순차적으로 네브래스카주 오펏 기지에 배치된 이후 성능 점검 비행을 해왔다.WC-135R은 운용한 지 50년이 넘은 WC-135W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하고, 디지털 항법장비를 장착해 작전 범위가 넓고, 핵물질 입자의 포집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이 2026년부터 10여 기의 소형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킬체인(Kill Chain·선제타격)의 ‘눈’이자 핵심 전력인 중대형 군사정찰위성 5기를 배치하는 ‘425사업’이 끝난 직후 추가로 소형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것. 중대형에 이어 소형까지 모두 실전 배치되면 정찰위성을 활용한 우리 군의 대북 정밀감시 주기는 1시간 이내로 단축될 전망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징후를 더 자주 촘촘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만큼 대북 킬체인 역량도 크게 업그레이드된다. 2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은 2025년 상반기까지 425사업을 완료하고, 그 이듬해(2026년)부터 곧바로 소형 정찰위성 발사에 나선다. 2028년까지 최소 10여 기, 최대 20기 미만의 소형 정찰위성(500kg 미만)을 지구 저궤도(고도 500km 안팎)에 순차적으로 올린다는 것. 군이 현재 추진 중인 425사업은 800kg∼1t 규모의 중대형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12월 이미 1호기를 발사해 최근 북한 평양 중심부 등을 정밀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군은 다음 달 초 2호기를 발사하는 등 2025년까지 총 5기를 쏴 올린다. 425사업의 중대형 정찰위성들은 모두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서 미 본토에서 발사된다. 위성이 크고 무거워 우리가 자체적으로 발사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소형 정찰위성의 경우 군이 2025년까지 개발을 끝내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에 실려 우리 땅에서 발사된다. 군은 앞서 지난해 12월 4일 제주 인근 해상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현재 개발이 마무리 단계인 소형 정찰위성에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가 장착된다. 영상레이더 위성은 레이더 전자파를 지상에 쏜 뒤 반사된 신호 데이터를 합성해 영상을 구현한다. 야간은 물론이고 악천후에도 구름과 안개를 뚫고 지상의 표적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소형 정찰위성에 장착되는 영상레이더의 해상도는 425사업의 중대형 영상레이더 위성과 동급인 30cm 수준(가로세로 30cm 크기 물체를 한 점으로 식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의 차량 종류와 인력의 움직임까지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군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2028 국방 중기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100kg 미만의 대북 감시용 초소형 위성을 개발해 2030년까지 40여 기를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로 쏴 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소형 정찰위성은 425사업(2023∼2025년)과 초소형 위성 체계 확보 사업(2028∼2030년) 사이 갭을 메우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중대형과 소형 정찰위성에 이어 초소형 위성들이 2030년까지 지구 저궤도에 촘촘히 배치되면 우리의 독자적인 대북 감시 역량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북한이 괌을 사정권에 둔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엔진의 지상 연소시험을 공개한 다음 날 미국이 괌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의 모의 교전 등 평가 훈련을 진행한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은 이 훈련이 ‘새로 떠오르는 위협(emerging threat)’을 억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월에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 괌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맞서 사드의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괌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평가 훈련을 공개했다. 이 훈련은 이달 11~15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군 미사일 방어작전을 총괄하는 미 제94육군항공미사일 주관으로 실시됐다. 미 인태사는 훈련 목적에 대해 “역내 진화하는 안보 도전과 새로 떠오르는 위협(emerging threat)을 효과적으로 억지, 대응하기 위한 부대의 전투 준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사드의 발사대와 레이더를 신속 배치하고, 부대원들이 장비를 가동하는 모습 등이 담긴 여러 장의 사진을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미 인태사는 “엄격한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사드 체계의 신속한 배치와 가동, 모의 미사일 교전까지 부대의 전반적 운용과 숙련도가 완벽하게 검증됐다”고 밝혔다.미 인태사는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평가 훈련은 괌을 사정권에 둔 북한의 IRBM 위협을 상정해 진행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앞서 북한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용 엔진의 지상 연소시험을 실시했다고 20일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선 1월에 1000km 거리로 첫 시험 발사한 극초음속 IRBM의 사거리를 늘리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다. 평양 기준으로 괌을 타격하려면 비행거리가 최소 35000km 이상은 돼야 한다.미 인태사는 북한의 지상연소시험 공개 다음 날 사드 포대의 훈련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이다. 관계자는 “북한이 연소시험 공개로 위협 수위를 높이자 미 인태사가 사드 훈련 공개로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공군이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를 지닌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최소 음속으로도 미 공군기지가 있는 괌에서 중국 베이징까지(직선거리 약 4041km) 40분이면 도달하고, 추적이 어렵도록 회피 기동이 가능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할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공군은 1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공중발사 극초음속 무기(ARRW)’를 실은 B-52 폭격기가 17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레이건 시험장에서 ARRW의 시험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무기는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다. 미 공군은 정확한 속도 등 세부 사항을 밝히진 않았지만, 해당 미사일은 음속의 5배(마하 5·시속 6120km) 이상으로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마하 20(시속 2만4480km)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 베이징까지 수분 내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서 러시아와 중국 등에 뒤처져 왔다. 지난해 3월 시험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절치부심해 왔다. 러시아는 이미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지르콘’ 등을 실전 배치했다.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엔진의 지상 분출(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18일 대남 전술핵 공격 무기인 초대형방사포(KN-25) 사격 훈련을 지도하며 “수도(서울) 붕괴”라고 위협한 김 위원장이 이번엔 괌과 주일미군 기지에 대한 핵 타격이 가능한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위협으로 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번 연소시험은 1월 첫 발사 때 1000km를 날아간 극초음속 IRBM의 성능 개량 목적으로 군은 보고 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초대형방사포(KN-25) 사격훈련을 지도하면서 “상시 적의 수도와 군사력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완비된 태세”를 주문했다고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적들에게 무력 충돌이 일어나고 전쟁이 벌어진다면 재앙적인 후과를 피할 길이 없다는 인식을 더 굳혀놓을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유사시 KN-25로 서울과 주요 한국군 기지에 대량 핵공격을 가해 남한의 전쟁능력을 붕괴시킬 수 있다고 협박한 것. KN-25는 사실상의 탄도미사일로 전술핵 장착이 가능하다. 특히 북한은 이번에 목표 상공 설정고도에서의 공중폭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공중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면 전술 핵탄두의 파괴력을 높여 인명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다. 북한이 KN-25의 공중폭발 시험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살상력 극대화 노린 공중폭발 시험까지 북한이 KN-25를 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당시엔 한미 공군기지를 겨냥했지만, 이번엔 서울을 ‘전술핵 타깃’으로 정조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대한민국을 “불변의 주적”,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한 만큼 우리 심장부에 핵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일렬로 늘어선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KN-25 6발이 동시에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돼 함북 길주군 앞바다 알섬에 명중했다. 김 위원장은 망원경으로 발사 장면을 지켜본 뒤 모니터로 명중이 확인되자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기도 했다. 통신은 “600mm 방사포병 구분대들의 불의적인 기동과 일제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위력과 실전 능력을 확증했다”고 주장했다. 전날(19일) 우리 군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들이 평양 일대에서 발사돼 300여 km를 날아가 동해상에 낙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소식통은 “최초 6발을 일제히 쏜 뒤 추가 발사도 있었다. 최소 7발 이상 쏜 걸로 추정된다”고 했다. 여태껏 공개된 KN-25 시험 발사 가운데 가장 많이 쏜 것이다. 한 번에 6발을 쏜 것도 처음이다. 북한이 KN-25 공중폭발 시험을 공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높은 고도에서 기폭장치가 작동하는 테스트를 한 것으로, 통상 핵탄두 위력이 클수록 높은 고도에서 터뜨려야 표적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두 차례 발사 때는 ‘800, 500m 설정고도’에서 각각 터뜨렸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폭발 고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KN-25에 장착할 전술 핵탄두의 위력을 숨기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단시간 다량 핵공격 가능한 초대형방사포로 ‘서울’ 정조준 김 위원장은 사격 훈련을 지도하면서 ‘전술핵’, ‘핵 타격’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 북한은 KN-25가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고 누차 밝혔다. 짧은 시간에 다량의 전술핵을 쏠 수 있는 KN-25가 대남 핵 공격에 최적화된 무기라고 강조해온 것. KN-25에 장착할 만큼 작은 핵탄두를 개발했음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2월 KN-25로 충북 청주기지와 전북 군산 미 공군기지를 상정해 전술핵 타격 훈련을 하고, 한 달여 뒤 김 위원장이 전술 핵탄두인 ‘화산-31형’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적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의 초대형방사포를 할당했다”면서 개전 초 한미 공군기지에 소나기식 전술핵 공격을 퍼붓겠다고 위협했다. 군 당국자는 “대규모 인명 살상과 기반 시설 파괴를 위한 무차별 핵 포격도 강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군 크레디트’ 제도의 복무 인정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복무 기간 전체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군 크레디트 제도는 군 복무자에게 국가적 보상 차원에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가입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연금 수령액도 커진다. 국가보훈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19일 발표했다. 군 크레디트는 현재 복무 기간의 6개월만 인정하고 있다. 이를 육군 18개월·해군 20개월·공군 21개월 등 전체 현역 복무 기간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보훈부는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이 지난해 10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의결돼 앞으로 국민연금법(18조)이 개정되면 시행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취업 시 군 복무 기간의 호봉 반영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행 법은 의무복무 제대군인의 군 복무 기간 근무 경력 포함 여부를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제1·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국지전이나 위험한 작전에 참전한 군인들은 부상 여부와 관계없이 보훈대상으로 인정 및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는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만 보훈대상에 포함된다. 보훈부는 국방부와 논의해 6월 중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이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Ⅰ)를 올해 안에 전력화한다. 이 무기는 북한 지하 갱도를 관통해 갱도에 숨겨진 북한 장사정포를 파괴할 수 있다. 한미 양국 범정부 차원의 핵우산 운용 시뮬레이션(TTS·Table-Top Simulation) 연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시된다. 이 연습은 북한의 실제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를 토대로 진행된다.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2024년 국방부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19일 발표했다. KTSSM-Ⅰ은 2020년 1월 기술 개발이 끝난 무기로 지난해 품질인증사격 등을 거쳐 올해부터 전력화된다. 2010년 11월 북한이 장사정포로 연평도를 포격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개발이 시작된 무기다. 사거리는 약 180km로 지하 수m까지 관통할 수 있다. 오차범위는 1, 2m 내로 타격이 가능한 정밀도를 자랑한다. 한국형 3축체계 중 킬체인(유사시 선제 타격)을 강화할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도 올해 개발이 완료된다. L-SAM은 3축 체계 중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을 위한 핵심 전력이다.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요격 고도 40∼70km)하는 이 무기는 기존에 배치된 우리 군 패트리엇(PAC-3), 천궁(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 및 주한미군 사드와 함께 수도권 및 핵심 시설에 대한 복합 다층 방어망의 한 축을 맡게 된다. 대북 요격망을 훨씬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또 유사시 대북 정밀 타격에 나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 성능 개량도 올해부터 시작된다.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3축 체계를 총지휘할 ‘컨트롤타워’ 격인 전략사령부도 올해 하반기에 창설된다. 전략사는 서울 관악구 남태령의 수도방위사령부에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4월 한국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 주도로 진행된 TTS와 양국 국방·군사 당국 간 핵우산 운용 연습(TTX)도 올해 북한의 핵 사용 단계별 시나리오를 한층 구체적으로 반영해 실시된다. 국방부는 방산 수출 및 협력을 확대해 우리 무기와 탄약을 생산·저장하고,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해외 전략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해외 전략거점을 중심으로 구매국별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한 현지 생산 및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해 세계 시장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이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Ⅰ)를 올해 안에 전력화한다. 이 무기는 북한 지하갱도를 관통해 갱도에 숨겨진 북한 장사정포를 파괴할 수 있다. 한미 양국 범정부 차원의 핵우산 운용 시뮬레이션(TTS·Table-Top Simulation) 훈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시된다. 이 훈련은 북한의 실제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를 토대로 진행된다.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2024년 국방부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19일 발표했다. KTSSM-Ⅰ은 2020년 1월 기술 개발이 끝난 무기로 지난해 품질인증사격 등을 거쳐 올해부터 전력화된다. 2010년 11월 북한이 장사정포로 연평도를 포격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개발이 시작된 무기다. 사거리는 약 180km로 지하 수m까지 관통할 수 있다. 오차범위는 1, 2m 내로 타격할 가능한 정밀도를 자랑한다. 한국형 3축체계 중 킬체인(유사시 선제 타격)을 강화할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L-SAM(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도 올해 개발이 완료된다.L-SAM은 3축 체계 중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을 위한 핵심 전력이다. 북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요격 고도 40∼70km)하는 이 무기는 기존에 배치된 우리 군 패트리엇(PAC-3), 천궁(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 및 주한미군 사드와 함께 수도권 및 핵심 시설에 대한 복합 다층 방어망의 한 축을 맡게 된다. 대북 요격망을 훨씬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또 유사시 대북 정밀 타격에 나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 성능 개량도 올해부터 시작된다.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3축 체계를 총지휘할 ‘컨트롤타워’격인 전략사령부도 올해 하반기에 창설된다. 전략사는 서울 관악구 남태령의 수도방위사령부에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4월 한국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 주도로 진행된 TTS와 양국 국방·군사 당국 간 핵우산 운용 연습(TTX)도 올해 북한의 핵 사용 단계별 시나리오를 한층 구체적으로 반영해 실시된다. 국방부는 방산 수출 및 협력을 확대해 우리 무기와 탄약을 생산·저장하고, 유사시 활용할 수 있는 해외 전략거점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해외 전략거점을 중심으로 구매국별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한 현지 생산 및 공동 연구 개발을 확대해 세계 시장에서 K-방산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군 크레디트’ 제도의 복무 인정 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복무 기간 전체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군 크레디트 제도는 군 복무자에게 국가적 보상 차원에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가입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연금 수령액도 커진다.국가보훈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19일 발표했다. 군 크레디트는 현재 복무 기간의 6개월만 인정하고 있다. 이를 육군 18개월·해군 20개월·공군 21개월 등 전체 현역 복무 기간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보훈부는 전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이 지난해 10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의결돼 앞으로 국민연금법(18조)이 개정되면 시행할 수 있다.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취업 시 군 복무 기간의 호봉 반영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행 법은 의무복무 제대군인의 군 복무 기간 근무 경력 포함 여부를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다.또 제1·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국지전이나 위험한 작전에 참전한 군인들은 부상 여부와 관계없이 보훈대상으로 인정 및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는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만 보훈대상에 포함된다. 보훈부는 국방부와 논의해 6월 중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을 공동개발 중인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가 개발 분담금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 연장해 달라고 지난해 12월 말 우리 측에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6년 계약 당시 1조6000여억 원을 2026년 6월까지 내기로 했었다. 창군 이래 최대(8조8000억 원) 무기 개발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사업에서 개발비의 20%를 분담하기로 한 것. 하지만 이후 납부를 차일피일 미뤘고, 예정 금액보다 이달 기준 1조 원가량 덜 납부했다. 이처럼 불성실 납부로 논란을 일으킨 이후 최종 납부 기한도 애초 계약한 2026년이 아닌 2034년까지 8년을 미뤄 달라고 했다는 것. 우리 정부는 전투기 개발이 2026년 완료되는 만큼 개발이 끝난 이후 8년간 돈을 낸다는 제안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도네시아가 완납 의지를 밝혔고, 공동개발을 이어갈 의지도 확인한 만큼 일단 양국 실무진 선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비공식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F-21 개발 다 끝난 뒤 개발비 내겠다는 인니 18일 외교 소식통과 방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말 KF-21 개발 사업을 관리하는 우리 방위사업청에 개발 분담금 납부 기한 연장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2034년까지 연도별 납부 계획을 담은 제안서도 보냈다. 현재 기준 인도네시아의 개발비 분담금 잔액은 약 1조3217억 원이다. 올해부터 매년 같은 금액을 낸다면 2034년까지 매년 약 1100억 원대의 금액을 내는 것이 된다. 우리 정부는 이 제안에 공식적으로 거부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고 한다. 다만 내부적으론 수용하기 어렵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체계 개발비를 개발이 다 끝난 다음 낸다는 제안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 KF-21 체계 개발은 2026년 끝난다. 40대로 예상되는 초도물량은 당장 2026∼2028년 양산돼 우리 공군에 실전배치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가 완납 의사는 밝혔지만 그간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보를 이어온 점도 연장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는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KF-21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2016년 계약 체결 당시 분담금을 연도별 분할 납부키로 했지만 첫해인 2016년에만 500억 원을 정상 납부했다. 이후엔 미납을 거듭해 3월 현재 누적 납부액은 2783억 원에 불과하다. 2021년엔 현물로 개발비의 30%를 내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1월에는 인도네시아 연구원이 KF-21 개발 관련 자료가 담긴 개인 휴대용저장장치(USB)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가지고 나오려다 적발됐다. 이 사건으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우리의 신뢰가 더 떨어졌을 가능성도 크다.● 계약 파기 등은 고려 안 해 다만 정부는 재정난을 호소해온 인도네시아가 이번엔 연도별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해 분담금 완납 의지를 처음으로 밝힌 건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승리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장관도 6일(현지 시간) “KF-21 같은 당면 사안의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 잠수함 6척의 수입 계약을 체결하는 등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방산 수출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평가된다. 그런 만큼 정부는 일단 실무진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측과 타협점을 찾기 위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파기 등도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우리 외교 당국자는 “인도네시아가 제안한 기간을 대폭 단축해 우리가 역제안하는 방안이나 당초 납부기한(2026년 6월)까지 (인도네시아가) 낸 만큼만 관련 기술을 이전해주는 방안 등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납금 문제는 올해 안에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초대형방사포(KN-25)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쐈다. 앞서 1월 고체연료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올 들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14일 지대함 순항미사일(바다수리-6형) 발사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4분∼8시 22분경 평양 일대에서 SRBM 3발가량이 동해로 연이어 발사됐다. 이날 쏜 미사일은 정점 고도 50km로 300여 km를 비행한 후 함북 길주군 앞바다의 알섬 쪽에 낙하했다. 남쪽으로 쐈다면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핵심 전력인 F-35A 스텔스전투기의 기지(충북 청주)와 충남 계룡대(각 군 본부) 등 우리 군 주요 거점에 닿는 거리다. 비행 특성 및 제원 등을 고려하면 KN-25인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군은 당초 발사 원점을 황해북도 상원 일대로 발표했다가 평양 일대로 정정했다. 상원동 미사일 기지와 평양 순안공항은 약 50km 떨어져 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도 포착해 관련 동향을 주시 중이다. 군 당국자는 “자유의방패(FS) 한미 연합연습 기간에 잠잠하던 북한이 4월 총선을 앞두고 ‘도발 모드’를 재개한 것”이라고 했다. 11일 종료된 중국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 및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 연임 확정 등 우방국들의 주요 정치 일정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도발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한 시점 등을 고려해 미사일을 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북한은 윤석열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2시간여 전에 보란 듯이 미사일을 쐈다. 미사일의 대러 수출을 염두에 둔 성능 과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에 제공해 우크라이나전에서 실전 성능을 검증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에 이어 다른 KN 계열 미사일의 판매를 노린 이벤트일 수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 등 다음 달 주요 정치 일정을 겨냥해 북한이 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는 15일 자신을 둘러싼 부적절한 상황의 조기 종식을 위해 필요하다면 시기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소환해줄 것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요청했다고 밝혔다.이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자신의) 통화내역 유출 등 수사상 비밀 누설과 일부 언론의 억측성 보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전달했다고도 했다.이 대사는 다음 달 22일로 예정된 재외공관장 회의 이전이라도 (공수처에서) 소환하면 언제든지 귀국해 수사받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측은 출국 전 협의한 바와 같이 4월 공관장 회의 기간에 필요한 조사를 진행해도 수사에 지장이 없다는 점과 필요하다면 공관장 회의 기간에 원하는 조사 일자를 협의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자신의 대사 부임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의 외압 의혹 수사를 피하려는 ‘도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이 대사는 “야권의 ‘(도주)프레임’에 전혀 동의할수 없다”고 반박했다.이어 “출국 전 공수처 측과 수사진행에 어떠한 차질도 없도록 향후 조사일정 등에 대해서 충분한 협의를 하고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출국 후 우방국에 부임하여 (대사로) 임명되어 공식적인 외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도주, 도피’ 등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선동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지속하고 있는 일부 언론 등은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며, 이를 계속할 경우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앞서 공수처는 이 대사가 국방부 장관 재직 때인 지난해 7월 발생한 채모 상병 사망 사건의 외압 의혹 관련 혐의로 올 1월에 출국금지를 했다. 이 전 장관이 4일 호주 대사에 임명된 다음날(5일) 출금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 검증 논란이 촉발됐다. 이 전 장관은 7일 공수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4시간 가량 약식 조사를 받고, 8일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를 거쳐 10일 현지에 부임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방패(FS)’ 기간에 공군 부대에 파견을 나간 육군 간부들이 영내에서 술판을 벌이며 고성방가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각한데도 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1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따르면 13일 새벽 FS 훈련을 위해 경기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 파견을 온 영관급을 비롯한 육군 장교와 부사관 10여 명이 부대 강당에서 무리를 지어 술을 마셨다. 해당 장소는 훈련에 참가하는 병사를 비롯한 장병들의 휴식 장소로 마련된 곳이었다. 당시 다수 장병이 강당을 드나들었지만, 해당 간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음주를 하며 욕설이 섞인 고성방가와 술 게임까지 했다고 육대전은 전했다. 술판을 벌인 간부들은 FS 연습을 위해 해당 부대에 파견을 온 육군 소속 ‘대항군 모의 요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보한 한 간부는 “해당 인원들을 보고 강당에서 나가는 용사들을 목격하고 간부로서 정말로 창피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파견지 부대 내 음주 회식이 지휘관 승인 아래 이뤄졌는지, 승인된 것이 아니라면 군은 꼭 해당 인원들을 찾아 이 일에 대해 책임을 물어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관련 사항을 인지한 즉시 해당 인원들은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으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해당 인원들을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방패(FS)’ 기간에 공군 부대에 파견을 나간 육군 간부들이 영내에서 술판을 벌이며 고성방가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심각한데도 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1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 따르면 13일 새벽 FS 훈련을 위해 경기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 파견을 온 영관급을 비롯한 육군 장교와 부사관 10여 명이 부대 강당에서 무리를 지어 술을 마셨다. 해당 장소는 훈련에 참가하는 병사를 비롯한 장병들의 휴식 장소로 마련된 곳이었다. 당시 다수 장병들이 강당을 드나들었지만, 해당 간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음주를 하며 욕설이 섞인 고성방가와 술 게임까지 했다고 육대전은 전했다. 술판을 벌인 간부들은 FS 연습을 위해 해당 부대에 파견을 온 육군 소속 ‘대항군 모의 요원’으로 알려졌다.이를 제보한 한 간부는 “해당 인원들을 보고 강당에서 나가는 용사들을 목격하고 간부로서 정말로 창피하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파견지 부대 내 음주 회식이 지휘관 승인 아래 이뤄졌는지, 승인된 것이 아니라면 군은 꼭 해당 인원들을 찾아 이 일에 대해 책임을 물어주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합참은 “관련 사항을 인지한 즉시 해당 인원들은 업무에서 배제하는 한편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해당 인원들을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우리 군의 두 번째 정찰위성 발사일이 다음 달 3일로 잠정 결정됐다. 기상 등 변수가 없는 한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정찰위성 1호기 발사 때처럼 우리 군 관계자들이 발사 현장을 참관한다. 지난해 12월 2일 미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1호기는 최근 평양 중심부 등을 정밀 촬영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정찰위성 2호기에는 주야는 물론이고 악천후에도 지상을 정밀 촬영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가 장착된다.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은밀한 이동 등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까지 전천후로 감시할 수 있다는 것. 앞서 1호기의 ‘정찰 사각’을 보완하는 것으로, 1호기의 전자광학·적외선센서(EO·IR)는 구름이나 안개 등 날씨가 나쁠 땐 정찰 능력에서 제약이 생긴다. 군 당국자는 “2호기는 우리 군의 2번째 정찰위성이지만 SAR 위성으로는 첫 발사가 된다”고 설명했다. 군은 대북 ‘킬체인’(선제타격)의 눈인 정찰위성을 확보하는 425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까지 총 5기의 정찰위성을 지구 저궤도(약 500km 고도)에 올릴 계획이다. 1호기를 제외한 2∼5호기는 모두 SAR 위성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방부가 유사시 북한 수뇌부를 제거하는 내용의 한미 연합 특수훈련을 13일 공개했다. 이 훈련은 한미 연합연습인 자유의방패(FS) 일환으로 진행됐다. ‘참수작전’으로 불리는 이 훈련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훈련 중의 하나다. 13일 군에 따르면 육군 특전사령부는 8일부터 해군 특수전단단(UDT/SEAL), 공군 공정통제사(CCT), 미 육군 제1특전단 등과 함께 한미 연합 특수타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한미의 최정예 특전요원들이 적의 핵심시설 내부를 소탕하고 수뇌부를 암살하는 등 고도의 전투기술을 숙달하는 내용이다.육군 특전사에서는 참수작전을 전담하는 제13특수임무여단이 참가했다고 한다. 2017년 창설된 제13특임여단은 유사시 북한 지휘부 제거를 주임무로 하는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육군 특전사를 찾아 훈련 현장을 점검하면서 “만약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킨다면 대량응징보복(KMPR)의 핵심부대로서 적 지도부를 신속히 제거하는 세계 최강의 특수전부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지난해 12월 한 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참수 작전 훈련이나 전략 자산 추가 전개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참수(작전 훈련)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두 가지 다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이 특전사를 찾아 대비태세를 직접 점검한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도발 위협과 긴장을 고조시켜온 북한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는 것. 특전사령관 등은 신 장관에게 테러 대비태세 및 한미 연합 특수타격 훈련 내용에 대해 보고했다. 특전사령관은 “국내외 정치 일정을 고려해 북이 테러를 포함한 다양한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테러 발생 시에는 즉각 출동하여, 강력히 진압하고, 끝까지 찾아가 응징하겠다”고 했다. 신 장관은 이날 한미연합사 전시지휘소도 방문해 FS 연습 현장을 점검하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군은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러시아의 민간 대형 화물수송기가 6일 모스크바를 출발한 후 닷새 만인 11일 북한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송기는 평양에 도착하기까지 타지키스탄과 인도, 스리랑카, 베트남, 중국 등 5개국을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당국은 이 항공기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와 관련된 화물 운송 가능성을 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복수의 민간 항적 추적 사이트와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러시아의 대형 화물기인 일류신(IL)-76 1대가 11일 오전에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항공기는 도착 2시간여 뒤 이륙해 중국 쪽으로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의 선적이나 하역 작업을 마친 직후 북한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항공기는 6일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해 타지키스탄의 두샨베 공항에 도착했다. 이어 7일에는 인도 뭄바이, 8일에 스리랑카 콜롬보, 9일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10일에 중국 상하이에 착륙한 뒤 그 다음 날 평양 순안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에 본사를 둔 민간 화물 항공사인 아비아콘 에어카고(Aviacon Aircargo) 소속으로 파악됐다. 1995년 설립된 이 업체는 5대의 IL-76 수송기를 운용 중인데 이 가운데 4대가 지난해 1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 평양에 들어간 기체도 당시 제재 리스트에 포함된 항공기로 알려졌다. 이 업체의 홈페이지에는 특대형 화물 수송, 정부 차원 및 군사적 공수, 위험한 물자 수송, 인도주의적 지원 구호 수송 등을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민간 업체이지만 러시아군의 각종 수송 임무도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한미 당국은 해당 화물기가 모스크바를 이륙한 직후부터 위성을 비롯한 감시자산으로 이동경로와 선적 화물의 종류 등을 집중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무기 관련 장비·부품의 이전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앞서 미 국무부는 올해 1월 러시아의 상업용 항공 화물 서비스 업체가 지난해 1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화물을 운송하는 데 관여했다면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의 민간 대형 수송기가 평양에 들어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라며 “북-러 간 모종의 거래와 관련됐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IL-76은 최대 56t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북한 고려항공도 3대가량 운용하고 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6일 충북 청주시의 공군사관학교 연병장. 공사 1기이자 6·25 참전 조종사인 이배선 예비역 대령(92)이 졸업생 대표인 강민성 소위의 어깨에 태극기를 걸어줬다. 그러면서 “선배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계승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뜻깊은 이벤트는 제72기 공사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서 마련됐다. 이 대령은 6·25전쟁 당시 미군이 지원한 F-51 무스탕(머스탱) 전투기를 몰았다. 1952년 12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강원도 동부전선 등에서 92차례나 적진으로 출격해 정찰·폭격 임무를 하면서 사선을 넘나들었다. 함께 출격한 동료 조종사가 적의 대공포탄을 맞고 추락해 산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픔도 겪었다. 이 대령이 전달한 태극기에도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2월 공사 1기 조종사들은 비행 훈련을 마치고 첫 출격을 앞두고 있었다. 당시 공사 2기 후배들은 선배들의 무운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격려 문구와 서명을 새긴 태극기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날 전달된 태극기는 바로 당시의 그 태극기 실물과 똑같이 제작된 것. 이 대령은 “70여 년 전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켰던 선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임관식에선 166명(여생도 15명 포함)이 4년간의 강도 높은 사관생도 과정을 수료하고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강전영 소위가 최우수 종합성적을 거둬 대통령상과 함께 종합우등상을 받았다. 종합우등상은 학기별 우등상을 8번 수상한 졸업생에게 수여된다. 이날 임관한 김승겸 소위는 조국의 영공을 지키는 ‘빨간 마후라’가 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김 소위는 두 살 때 한국으로 와 초중고교를 마쳤다. 고교 1학년 때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처음 관람한 것을 계기로 전투 조종사를 인생의 목표로 잡았다고 한다. 이후 2020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공사 입학의 꿈을 이뤘다. 세 쌍의 보라매 형제도 이날 탄생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