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박선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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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선희 기자입니다.

teller@donga.com

취재분야

2026-04-10~2026-05-10
문학/출판47%
문화 일반17%
칼럼13%
언론7%
음악7%
학술3%
인사일반3%
기타3%
  • [어린이 책]아름다운 바다 산호초, 되살릴 방법을 찾아라

    무엇이든 꿈꾸면 이룰 수 있다고 믿는 소년 켄. 어릴 적 헤엄치며 즐겁게 놀던 바닷속 산호초가 점점 파괴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다. 산호초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던 켄은 연구를 거듭해 산호초를 되살리는 데 성공한다. 바닷속에 나무 모양의 기둥을 만들고 산호를 잘 키운 뒤 스스로 붙어 살 수 있을 만한 곳을 찾아 옮겨준 것. 바닷속 산호들은 아름답게 자랐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켄이 개발한 방법으로 산호초를 되살리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산호복구재단을 설립한 켄 네디마이어의 자전적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담아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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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달팽이 지나간 자리 반짝반짝 빛이 나요

    비 오는 날이면 길에서 종종 마주치는 달팽이들. 달팽이는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것을 먹고 자라날까. 비가 그치고 땅이 마르면 달팽이는 식물 그늘 아래로 숨는다. 날이 더 뜨거워지면 껍데기 속에 들어가거나 땅 밑으로도 들어간다. 달팽이 몸에선 피부를 보호해주는 끈적끈적한 점액이 나온다.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반짝이는 자국이 남는 이유다. 이 점액은 달팽이가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준다. 달팽이의 겨울나기부터 천적, 육식하는 달팽이까지, 달팽이에 대한 모든 것을 그림으로 흥미롭게 설명해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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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우물 안에 빠진 아이, ‘용신’이 지켜주셨나

    우물 속을 들여다보다가 그만 우물 안에 빠진 아이. 파도를 일으키며 커다랗고 검푸른 물체가 다가온다. 용이다. 오랜 세월 우물에 갇혀 지내 누군가 하늘 문을 여는 주문을 외워주기만 기다렸던 미르는 아이를 만나자마자 물회오리를 일으키며 하늘로 솟아오른다. 정신을 잃고 난 아이가 깨어난 곳은 할아버지 품. 꿈인가 어리둥절하던 때, 비를 기다리던 마을에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예로부터 물을 관장하는 신으로, 마을과 우물터를 지켜주고 비를 내려준다고 믿었던 우리 문화의 ‘용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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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진책-최용훈 연출가 “연극? 관객이 생각하게끔 만들어야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곡과 영국 신진 작가의 공상과학(SF) 작품이 손진책 극단 미추 대표(71)와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55)의 손을 거쳐 이달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국내 초연작을 공연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베스트 앤드 퍼스트’전에 참여한 두 연출가는 성격이 사뭇 다른 작품을 택했다. 손 연출가가 고른 남아공 출신의 세계적 작가 아톨 푸가드의 ‘돼지우리’는 탈영한 병사가 전사자로 위장해 40년간 돼지우리에서 숨어 지낸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영국 신인 작가 앨리스터 맥다월의 ‘X’는 명왕성으로 간 과학자들이 우주선에 고립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탄탄한 내공을 지닌 두 연출가의 손끝에서 태어날 ‘신상 작품’은 어떨 모습일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지난달 22일 두 사람을 만났다. ―작품의 선택 기준이 무엇이었나. ▽손진책=사회적 효용성이다. 푸가드가 평생 일관되게 밀고 나간 인권, 실존, 두려움에 관한 주제 의식이 이 작품에도 녹아 있는데, 유독 저평가됐다. 어떤 면에서 사회나 국가도 우리의 ‘돼지우리’일 수 있다. 우리의 현재와 연결되는 지점을 고민하며 골랐다. ▽최용훈=공연 시점에 우리 사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을 찾는 편이다. 전쟁, 국제 회담 등과 관련된 작품을 검토하다 이것으로 낙점했다. 국제 관계 속 고립, 생태문제, 무분별한 기술의 폐해 등 다양한 문제를 짚을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서로의 작품에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 ▽손진책=‘X’는 바라보는 시선이 크고 멀어 한국 작가들이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최용훈 연출가 특유의 스타일과 만나면 강렬한 인상을 줄 것이라 믿는다. ▽최용훈=‘돼지우리’는 농익은 공연이 될 것 같다. 2인극이 드물고 또 힘든데 좋은 배우와 조화를 이뤄 깊이 있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통극의 현대화나 실험적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 이번에는 어떤가. ▽손진책=내 연극정신은 마당정신이다. ‘지금 여기에서 인간다운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마당정신이라고 본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문제의식이 일맥상통한다. 전통극의 현대화는 평생의 화두지만 억지로 기법이나 형식에 얽매일 생각은 없다. ▽최용훈=작가가 구조적, 극적인 실험을 해놓았다. 엉킨 시간과 기억을 퍼즐 맞추기 해야 한다. 다소 헷갈릴 수 있는데 관객에게 잘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 중이다. ―공연장의 상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손진책=공연장의 위상에 걸맞은 작품을 올리려는 기획이 이어져야 한다. 시류와 관계없이 장강같이 연극정신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생각을 싫어하는 요즘 사람들이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게 연극의 역할이다. ▽최용훈=공감한다. 좋은 의미의 ‘정통 연극’에 대한 관심과 제작이 이어졌으면 한다. 이번에 그 첫걸음을 잘 뗄 수 있길 바란다. ‘돼지우리’ 8∼22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X’ 14∼30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각 3만∼5만 원.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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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위한 큰 걸음… 영광의 얼굴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6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2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4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4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절망 딛고 교육현장 폭력추방 앞장… “버팀목 되어준 시민들 덕분에 가능” ▼[교육] 김종기 푸른나무 청예단 설립자“상 받으려고 일한 건 아닌데….” 김종기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71)은 수상 소감을 말하다 잠시 말을 멈췄다. 세상을 먼저 떠난 외아들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회사에서 촉망받던 직장인이었다. 해외 출장 중이던 1995년 6월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 대현 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를 접했다. 학교는 쉬쉬했고, 가해 학생 부모들은 제 자식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 “세상도, 신도 원망스러워 한국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회의감과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절망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아들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자청했다. 더 나아가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는 부모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체계적인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구상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비로 서울 마포구에 조그만 오피스텔을 빌렸다. 청예단의 시작이었다.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빠듯한 운영비로 매달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냉대와 무관심이 그를 힘들게 했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그가 찾아가면 피하기에 급급했다. “학교폭력이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이때 버팀목이 되어준 게 시민들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후원금이 모였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에 시민 47만 명이 동참했다. 그 결실로 2004년 법이 제정됐다. “모든 게 선한 시민들 덕분이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하지 못한 걸 시민사회의 힘으로 이룬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이 5명이던 청예단은 지금 전국 14개 지부에서 직원 약 330명이 일하고 있다. 연간 학교폭력 관련 상담 건수가 6만 건이 넘는다. 아들의 이름을 딴 ‘대현장학회’를 만들어 학교폭력 피해자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그는 4년 전 명예 이사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쉬지 않고 학교폭력 예방 강연과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갈등이 학교에서 나타나는 게 학교폭력이며, 이걸 줄이는 게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면서 “청예단이 설립정신 그대로 100년 이상 가는 게 제 꿈”이라며 입가에 시원한 팔자주름을 지으며 웃었다. 청예단 사무실에 걸린 사진 속 아들 대현 군과 꼭 닮은 웃음이었다. ● 공적삼성전자와 신원그룹에서 20년간 근무했다. 1995년 학교폭력으로 외아들을 잃고 난 뒤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뛰어들었다. 자비로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학교폭력 문제를 공론화했다. 특히 학교폭력을 일부 ‘문제아’의 일탈 행동으로 치부하던 정부의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청예단은 연간 6만여 건의 학교폭력 상담과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를 인증 받아 유엔 이사회 등 공식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 인간 내면 파고든 연출로 깊은 울림 “뜻밖의 큰상 놀라워… 부담감 크다” ▼[언론·문화] 한태숙 연극연출가“인촌상은 연극 분야와는 상관이 없는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다니 무척 놀랍습니다. 부담감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한태숙 연출가(68)는 인간을 집요하게 파헤친 묵직한 연극을 통해 섬세하고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현한 연출가로 꼽힌다. 40년 동안 연극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서안화차’ ‘단테의 신곡’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인간 내면의 흐름을 심도 있게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연출가는 “심연의 바닥까지 내려가 봐야 비로소 ‘우리가 누구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런 믿음은 작품을 선택할 때 적용하는 그만의 철칙이자 기준이다. 인간이 가진 깊은 불안과 그로테스크한 부분들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그의 작품에 담겨 있다. 그는 “자칫 고지식할 수 있는 이런 자세를 연극과 무대가 허락해 준다”며 “비록 참혹하게 무대에서 깨질지언정 그 지점까지 가는 것이 연극이 주는 힘이라는 것에 관객들도 공감을 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 연출가는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는 카리스마로 배우들에게 엄청난 연습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극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는 ‘현재의 예술’인 만큼 그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사적인 사투가 불가피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는 1998년 초연한 ‘레이디 맥베스’를 꼽았다. 그는 “오브제를 부각시키기도 하고 창극으로도 해봤지만 다른 실험도 가능했을 것 같다”며 “무대에 올린 지 20년이 됐으니 다시 해본다면 음악이나 미술적인 실험을 통해 더 일을 저지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2003년 초연한 연극 ‘서안화차’는 제4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을 비롯해 9개 연극상을 휩쓴 수작으로, ‘레이디 맥베스’와 함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 연출가는 ‘레이디 맥베스’를 비롯해 창극 ‘장화홍련’ 등 여성 중심 서사에 강점을 보여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사회적으로 약자인 여성이 작품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강한 여성으로 새롭게 창조되는 것에서 가치를 느낀다”며 “특히 요즘은 연극계 여장사들의 존재감을 실감하고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한 연출가는 “연극은 언제나 시대정신이 중요하다”며 “큰 이야기를 하려는 연극인들의 투지가 문화 정책이나 환경의 사소한 불편 때문에 소모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 공적1976년 연극 ‘더치맨’으로 연출가로 데뷔한 뒤 1999년부터 극단 ‘물리’를 창단해 대표를 맡고 있다. ‘오이디푸스’ ‘리처드 3세’ ‘세일즈맨의 죽음’ ‘단테의 신곡’ 등 독창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로 인간 심연을 파헤친 무게감 있는 작품들을 주로 발표해 왔다. 철학적이고 사회성 짙은 문제를 다루면서도 극의 긴장과 묘미를 놓치지 않는 연출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두루 사랑 받는 작품을 배출해냈다. 특히 연극 ‘레이디 맥베스’와 아동극 ‘엄마 이야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를 다룬 연극 ‘하나코’ 등 여성 중심의 다양한 서사를 다룸으로써 양성평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평을 받았다.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출상, 한국여성연극인상 연출상, 이해랑연극상,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등을 받았다. ▼ 한국 근현대 정치사 연구 초석 마련… “사실 먼저 규명하는 게 학자의 자세” ▼[인문·사회] 이정식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이정식 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교수(87)가 쓴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한국어판이 1970년대 서울에서 번역 출판됐을 때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근무하던 동명이인 교수는 이 책의 저자로 오인돼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이 교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조차 러시아 작곡가라는 이유로 다방에서 틀지 못하게 했다는 말이 나오던 시대였다”며 “혼돈의 한국 정치사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교수는 20세기 격변기에 청소년기를 중국에서 보내며 중일전쟁, 제2차 세계대전, 국공내전을 겪었다. 해방 후 돌아온 조국에선 6·25전쟁의 참화를 목격했다. 한국과 동아시아의 혼돈기를 직접 경험한 그는 엄격한 사실과 구체적인 증거에 입각해 서재필 이승만 김구 김규식 여운형 박정희 등 한국 근현대사 핵심 정치 지도자들의 자취를 추적하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현대 정치사와 정치 인물 연구의 주춧돌을 놨다. 그는 “혼돈이 정리되면 시스템이 움직이지만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지도자들의 역할이 각별히 크다”며 “해방 후 혼란기에 지도자들의 한마디, 행동 하나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이름으로 주는 상이어서 영광입니다. 한국의 근대화와 독립운동 등 여러 면에서 인촌의 숨은 공로가 많습니다만 특히 중앙학교와 보성전문학교를 세워 한국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한국 근현대 정치 인물 연구의 대가인 그는 “훌륭한 스승 없이는 인재도, 나라의 미래도 없다”며 “인촌이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학교부터 세운 건 아주 대단한 일이었다”고 인촌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 만주에서 15세에 부친을 잃고 소년 가장이 돼 하루 12시간씩 공장에서 일했고 평양에서는 19세까지 쌀장사를 했다”며 “내 삶이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연구의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의 인연을 거론하며 “훌륭한 스승을 만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UC버클리에서 스칼라피노 교수의 연구 조교로 들어가 12년간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를 함께 저술했다. 이 교수는 “독립운동, 해방 후 남북 관계 등 한국 현대사는 조금 깊이 들어가면 자료가 많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후학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없는 자료를 갖고 무슨 이론, 추론을 앞세우면 사실 수집이나 해석이 왜곡되기 십상”이라며 “역사의 진실을 추적하는 탐정처럼 사실을 규명하는 걸 우선하고 다음에 해설을 하는 것이 학문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 공적 6·25전쟁 중인 1951년 부산에서 미군의 중국어 통역으로 일하며 신흥대(경희대의 전신)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과 동아시아 근현대 정치사 연구에 매진했다. 동아시아 연구의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와 함께 일제강점기 민족해방운동과 북한 체제를 분석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로 아시아계 학자 최초로 미 정치학회가 그해 최고 저작물에 주는 ‘우드로 윌슨’상을 탔다. ▼ 반도체 외길… 연구년에도 후학 지도 “인재 양성 사명감에 준 상이라 믿어” ▼[과학·기술] 황철성 서울대 교수“황 교수, 한 우물 파는 건 좋은데 전체의 5% 정도는 반도체 말고 다른 유행 분야를 해보는 건 어때? 그래야 남들처럼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학술지에도 이름을 올리지.”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54)는 몇 해 전 총장으로부터 이런 권유를 받았다. 우직하게 반도체, 그것도 가장 ‘정통’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와 로직(논리회로) 반도체 연구만 30년째 고수하고 있는 황 교수를 안타깝게 여긴 선배의 조언이었다. 반도체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대표적 분야지만, 기업들이 첨단 연구와 제품화까지 온갖 과정을 좌지우지한다. 대학에서 제자 수십 명을 데리고 연구하며 두각을 나타내기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 교수는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 “메모리 반도체만 해도 해야 할 연구가 너무 많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지금도 뉴로모픽(신경모방) 등 새로운 반도체 소자와 함께, 제가 초창기부터 해오던 D램 연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D램에 아직도 연구할 게 남았냐는 질문에 그는 “모르는 소리”라며 “선폭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등 해야 할 일이 넘쳐난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우물을 파면 아래에 지하수가 보이고, 더 파면 지하수가 거대한 강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반도체도 이와 닮아서, 어렵더라도 누군가는 우직하게 계속 파내려가야 더 큰 세상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악에 받쳐 연구하고 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대한민국 수출의 약 20%를 담당하는 반도체 분야 석학의 말로는 의외였다. 하지만 가장 밝은 곳에 가장 깊은 그늘도 있다는 말처럼, 적어도 지금 학계에서는 최신 유행하는 분야에 비해 반도체가 주목을 덜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많이 발전한 분야들이 그렇듯, 새로운 연구를 하기가 만만치 않다. 연구를 해도 소위 ‘티’가 덜 난다 황 교수는 이렇게 까다로운 반도체 판에서 무려 545편의 논문을 써 왔다. 11명의 제자 교수 등 후학도 많이 길렀다. 올해가 연구년인데도 국내에 머무르며 일주일에 이틀은 삼성종합기술원에 나가 강의하고, 나머지 시간은 55명의 대학원생을 지도한다. 학계와 산업의 괴리가 커져 ‘전자산업의 쌀’ 반도체의 대가 끊길까 염려돼서다. 그는 “반도체가 멈추면 자동차, 미사일 모두 멈춘다”며 “지금 기업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대학에서 뒷받침할 인력을 키우지 못하면 반도체의 미래는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촌상은 나의 이런 사명감에 준 상으로 믿는다”며 “더욱 우직하게 반도체라는 한 우물을 깊게 파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공적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를 모두 마친 보기 드문 ‘토종’ 공학자다. 1994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견인한 D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소재와 함께, 새로운 메모리 소자인 저항 스위칭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연구해 미래 메모리 소자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2014년 영국왕립학회 펠로로 선정됐고 2014∼2015년에는 대한민국 반도체 연구의 산실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냈다. 2004년 제7회 젊은과학자상 대통령상, 2016년 과학기술진흥 대통령표창, 2018년 제2회 강대원상 등 굵직한 상을 수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 제32회 인촌상 심사위원 ▽교육 △위원장 정진곤 한양대 명예교수 △위원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 김성훈 동국대 교무부총장, 신현석 고려대 사범대학장▽언론·문화 △위원장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 △위원 왕은철 전북대 교수, 우찬제 서강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박찬욱 서울대 총장직무대리 △위원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주경철 서울대 교수▽과학·기술 △위원장 국양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김승환 포스텍 교수,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 전호환 부산대 총장}

    •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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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로운 실험의 場… ‘연출의 판’ 시작됐다

    연출가들이 자유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실험적 무대로 구성한 ‘연출의 판’ 쇼케이스가 8일부터 시작한다. 지원금 경쟁 때문에 솔직한 무대를 만들기 어려운 연출가들에게 발언권을 제공하고 소극장 ‘판’(서울 용산구 청파로)을 연출가 중심의 실험극장으로 발전시켜 보자는 취지에서 국립극단이 기획한 행사다. 이번 쇼케이스에는 응용연극연구소의 박해성, 극단 북새통의 남인우, 플레이씨어터 즉각반응의 하수민, 이언시 스튜디오의 김지나 등 네 명의 연출가가 참여한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윤한솔 감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작업에 대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연출가들에게 실패할 여지가 있더라도 본인들이 고민해왔거나 형식적으로 풀어보지 못한 것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우리의 연극은 지금 여기 인간다운 삶의 진실을 담는다’는 국립극단 연극선언문을 주제로 연극의 동시대성과 공공성을 풀어낸다. 필요 이상으로 무겁고 엄숙해진 연극의 틀을 깨보는 박해성 연출가의 ‘프로토콜’, 디지털 세계에서 연극의 변화를 다룬 김지나 연출가의 ‘잉그리드, 범람’ 등이 준비됐다. 9월 8일∼10월 15일. 서울 국립극단 소극장 판. 무료.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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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뮤지컬 흥행작… 화려한 라인업에 기대감 UP

    뮤지컬 팬을 위한 흥행작 재공연이 하반기에 줄줄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흥행성이 이미 검증된 콘텐츠에 화려한 라인업까지 더해져 폭발력이 기대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지킬 앤 하이드’는 조승우와 홍광호, 박은태를 캐스팅해 11월 13일부터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첫 공연을 가진다. 내로라하는 국내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만큼 티켓 판매가 예매 시작 2분 만에 매진됐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티켓 예매처 사이트들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997년 초연된 뒤 독일, 스웨덴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공연된 ‘지킬 앤 하이드’는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무대는 2004년 한국 초연 당시 이 작품의 흥행을 견인했던 배우 조승우가 2016년 ‘스위니토드’ 이후 2년 만에 다시 컴백해 화제다. 상반기에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를 선보였던 EMK뮤지컬컴퍼니도 대표작 ‘엘리자벳’과 ‘팬텀’을 각각 11월 1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와 12월 1일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재공연해 기세를 이어가려 한다. 특히 2012년 초연 당시 10주 연속 티켓 예매율 1위를 기록하고 옥주현 김선영 김소현 박효신 등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 갔던 뮤지컬 ‘엘리자벳’은 2015년 이후 3년 만의 재공연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말 한 달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회 매진이라는 흥행 기록을 썼던 뮤지컬 ‘광화문 연가’도 11월 2일 디큐브아트센터 무대로 돌아온다. ‘깊은 밤을 날아서’ ‘소녀’ 등 고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을 기반으로 한 주크박스 창작뮤지컬로 세대를 초월해 큰 호응을 받은 작품으로 최근 캐스팅을 완료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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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과 귀가 즐거운 주말]영화 ‘상류사회’ 外

    ■ 영화상류사회(사진)감독 변혁. 출연 박해일, 수애. 청소년 관람불가. 29일 개봉.욕망의 민낯 그린 블랙 코미디. ★★☆ (★ 5개 만점)서치감독 아니시 차간티. 출연 존 조, 데브라 메싱. 12세 관람가. 29일 개봉.컴퓨터 모니터만으로 설명되는 개인의 일상. ★★★★ ■ 공연뮤지컬 지하철 1호선(사진) 그때 그 시절 서울 풍경을 담은 객차가 다시 달린다. 9월 8일∼12월 30일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소극장. 6만 원. ♥♥♥(두근지수 ♥ 5개 만점)연극 ‘아라비안나이트’무더운 여름날, 마법에 걸린 아파트에서 일어난 기묘한 이야기.9월 4∼16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3만 원. ♥♥♥ ■ 클래식오페라 ‘코지 판 투테’(사진)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모차르트의 3대 희극 오페라.9월 6∼9일 평일 오후 7시 반, 주말 오후 4시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5만 원. 가을을 앞둔 날씨에 어울리는 연애 사기 소동. ♥♥♥서울시향 2018 리오넬 브랭기에의 프로코피예프피아니스트 문지영이 라벨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9월 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만∼7만 원. 1920년대 파리의 정취를 담은 클래식 공연. ♥♥♥ ■ 콘서트엘리 골딩(사진)유튜브 조회수 17억 회를 기록한 ‘Love Me Like You Do’를 부른 영국 싱어송라이터. 9월 6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8만8000∼9만9000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어바웃 타임’…. 영화에 어울리는 극적인 노래들. ♥♥♥♥에이치얼랏모던 록, 펑크 록, 헤비메탈을 교배해내는 뜨거운 그룹. 9월 1일 오후 7시 서울 플랫폼창동61 레드박스. 2만 원. 멜로디와 에너지의 황금비율. ♥♥♥♥}

    •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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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무용가들은 난민문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난민 문제’에 초점을 맞춘 제21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8)가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린다. 핀란드, 포르투갈, 시리아 등 26개국 60개 단체 53개 작품이 공연된다. 지난해까지 현대무용을 중심으로 한 무용예술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사회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다루며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된 난민 문제에 대한 국내외 안무가들의 다양한 접근 방식을 펼쳐 보이기로 한 것. 이종호 예술감독은 “축제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의 철학과 지향을 내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유럽 무용계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안무가 피에트로 마룰로의 ‘난파선―멸종생물 목록’이다. 사냥하듯 무대 위를 스멀거리며 무용수뿐 아니라 객석까지 위협하는 커다란 검은 형체를 통해 거대 자본주의, 이방인에 대한 두려움과 배척 등을 표현한 작품이다. 윤성은 ‘더 무브’ 예술감독이 선보이는 ‘부유하는 이들의 시’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난민 등 실제 난민 5명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기 위해 인권센터, 유엔난민기구, 사회복지회관을 직접 찾아 난민을 섭외했다. 이 밖에도 시리아 출신으로 내전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 온 자전적 경험을 담아낸 미트칼 알즈가이르의 ‘추방’, 다국적 무용수들이 겪은 경계선상의 이야기와 긴장을 살려낸 영국 프로틴 무용단의 ‘국경 이야기’ 등 8개 작품이 난민이란 주제 아래 공연된다. 최고 수준의 명성과 규모를 자랑하는 공연을 모은 ‘댄스 프리미엄’ 섹션에서는 네 차례 내한 공연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테로 사리넨 무용단의 신작 ‘숨’이 아시아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신진·중견 무용가들의 독창적인 무대를 통해 세계 무용의 다양한 흐름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 ‘댄스 모자이크’ 섹션도 마련됐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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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의 남성창극? 무대 위 고정관념 깼더니 재미가 두 배

    국립창극단은 최근 2018∼2019 시즌 레퍼토리 중 하나로 중국 경극 ‘패왕별희’를 재해석한 ‘남성창극’을 검토 중이다. 별 얘기 아닌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창극 분야에선 엄청난 이슈다. 기존 창극은 여성창극이나 혼성으로만 공연돼 왔기 때문이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창극 1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이라며 “창극의 다양화를 위해 남성만 출연하는 경극의 전통을 창극과 접목해 ‘남성창극’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연계에는 이처럼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성별은 물론이고 기존의 장르 공식에 얽매이지 않는 작품이 많아졌다. 공연의 새로운 지평을 넓힘으로써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려는 의도다. 특히 성별에 따라 정해지던 배역을 비트는 작업이 눈에 띈다. 다음 달 국내에서 초연하는 뮤지컬 ‘마틸다’는 여성 교장 미스 트런치불을 남성 배우가 맡기로 했다. 천재 소녀 마틸다를 괴롭히는 여성 교장 역에 180cm가 넘는 남성이 극적으로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시컴퍼니’의 최승희 홍보팀장은 “여성 역할이지만 목소리는 그냥 남성 톤으로 낸다. 이런 불일치가 인물의 개성과 극의 재미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뮤지컬 ‘록키호러쇼’ 역시 올해 처음으로 여성이 전담했던 컬럼비아 역에 남녀 배우를 더블 캐스팅했다. 아예 무대에 서는 배우 모두가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5명의 배우가 60개 역할을 연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성별과 연령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코끼리 개 고양이 등 동물 역할도 나눠 맡는다. 남성 노인이었던 배우가 한 무대에서 여성도 됐다가 코끼리도 된다. 10월 연출가 김태형이 선보일 국립창극단의 ‘우주소리’(가제)는 장르의 파격이 돋보인다. 전통 창극에 공상과학(SF)과 페미니즘을 접목할 거란 귀띔이다. 사실 무대 위 고정관념 파괴는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한 작업이다. 성별과 인종 선입견을 깨려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이어져 왔다. 201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최초로 흑인 팬텀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영국 탄광촌 백인 가정 출신 빌리를 다룬 웨스트엔드 뮤지컬 ‘빌리 엘리엇’도 때로 흑인이나 아시아계 소년을 빌리 역에 캐스팅하기도 했다. 공연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다양한 선입견에 도전하는 시도는 세계적 추세인데, 특히 최근 국내에서는 미투 운동 등의 영향으로 성평등 및 인권 차원의 ‘젠더 프리’ 실험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성녀 감독도 “결국 공연예술이란 다양한 문화와 접목하며 기존 틀을 벗어나 영역을 확대시켜 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며 “어떤 실험이나 파격 자체보다 그로 인해 어떤 다양성과 완성도를 지향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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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서 수주간 생활하며 아이의 꿈과 미래도 키워요”

    자유기고가 김소라 씨(41)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3년 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사이판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 현지 사립학교도 보내긴 하지만 공부보다는 삶의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방과 후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데 취미를 붙인 아들은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땄다. 두 사람의 한 달 체류비용은 항공권까지 포함해 400여만 원이 든다. 김 씨는 “평소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대신 1년간 알뜰살뜰 돈을 모았다”며 “평생 한곳에서 정착민으로 사는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 다양한 경험을 하며 안목을 넓히는 게 아이의 인생에 훨씬 값지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경험을 최근 ‘아이랑 놀며 살며 배우며 사이판 한 달 살기’란 책으로 펴냈다. 요즘 30, 40대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김 씨처럼 아이를 동반한 해외 한 달 살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달 살기’는 2010년 전후부터 대도시에 살던 가족이 제주 등 국내 지방에서 새로운 삶을 체험하는 문화로 시작됐다. 그 뒤 한동안 영어를 배울 목적으로 자녀를 데리고 해외로 떠나는 ‘외국 한 달 살기’가 성황을 이뤘다. 최근에는 단순히 교육 목적이 아니라 ‘아이와의 인생 체험’을 위해 떠나는 한 달 살기가 늘고 있다. ‘한 달 살기’의 3.0 진화 버전인 셈이다. 국내 서점가에도 엇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런던×파리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성안북스) ‘지형이의 밴쿠버 그림여행: 밴쿠버에서 한 달 살기’(북랩) 등 지역도 다양하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 카페나 블로그에는 관련 문의와 후기가 넘친다. 한 달 살기 3.0은 유학이나 이민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리스크가 낮은 게 장점. 주로 엄마가 함께 가는데 서로가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을 찾으려 노력한다. 꼭 방학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굳이 학교를 다니려고 떠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주부 김지현 씨(40)는 올해 1학기 도중에 초교 6학년, 1학년 남매를 데리고 파리와 런던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했다. 아이들은 별도의 교육기관에 등록하지도 않았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동네 공원이나 카페에서 하고픈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김 씨는 “처음엔 아빠가 없어 안전 문제 등으로 걱정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엄마와 아이 모두 만족감이 컸다”며 “큰아이는 앞으로 파리에서 공부해 파티시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한 달 살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최근 숙박공유나 저가항공이 보편화되면서 비용 부담이 줄어들며 더욱 확산됐다. 여러 가정의 엄마들이 함께 체류하며 총비용을 낮추기도 한다. 김소라 씨는 “어학원 등을 통하지 않고 경험자들의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면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삶의 질과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욜로(You Only Live Once) 문화’의 확산도 한 달 살기 3.0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부모들도 정형화된 공부나 스펙 쌓기보다 견문을 넓히는 걸 중시하기 시작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제도교육에 얽매이지 않는 부모들의 가치관도 변했고 체험학습을 용인해주는 등 사회 분위기와 교육제도 변화도 한몫했다”며 “한곳에서 ‘더 깊게’ ‘더 다양하게’ 경험하려는 욕구가 커진 만큼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여행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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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보다 아이와의 인생 체험 위해 떠난다…엄마표 ‘한달 살기’ 열풍

    자유기고가 김소라(41) 씨는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3년 전부터 해마다 겨울이면 사이판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 현지 사립학교도 보내긴 하지만 공부보다는 삶의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방과 후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데 취미를 붙인 아들은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땄다. 두 사람의 한 달 체류비용은 항공권까지 포함해 400여만 원이 든다. 김 씨는 “평소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대신 1년간 알뜰살뜰 돈을 모았다”며 “평생 한곳에서 정착민으로 사는 시대가 아니지 않느냐. 다양한 경험을 하며 안목을 넓히는 게 아이의 인생에 훨씬 값지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경험을 최근 ‘아이랑 놀며 살며 배우며 사이판 한 달 살기’란 책으로 펴냈다. 요즘 30, 40대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김 씨처럼 아이를 동반한 해외 한달 살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달 살기’는 2010년 전후부터 대도시에 살던 가족이 제주 등 국내 지방에서 새로운 삶을 체험하는 문화가 유행했다. 그 뒤 한동안 영어를 배울 목적으로 자녀를 데리고 해외로 떠나는 ‘외국 한달 살기’가 성황을 이뤘다. 최근에는 단순히 교육 목적이 아니라 ‘아이와의 인생 체험’을 위해 떠나는 한달 살기가 늘고 있다. ‘한달 살기’의 3.0 진화 버전인 셈이다. 국내 서점가에도 엇비슷한 주제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런던X파리에서 아이들과 한 달 살기’(성안북스) ‘지형이의 벤쿠버 그림 여행: 벤쿠버에서 한달 살기’(북랩) 등 지역도 다양하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 카페나 블로그에는 관련 문의와 후기가 넘친다. 한달 살기 3.0은 유학이나 이민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리스크가 낮은 게 장점. 주로 엄마가 함께 가는데 서로가 만족할만한 프로그램을 찾으려 노력한다. 꼭 방학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굳이 학교를 다니려고 떠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주부 김지현(40) 씨는 올해 1학기 도중에 초교 6학년, 1학년 남매를 데리고 파리와 런던에서 ‘한달 살기’에 도전했다. 아이들은 별도의 교육기관에 등록하지도 않았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동네 공원이나 카페에서 하고픈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김 씨는 “처음엔 아빠가 없어 안전 문제 등으로 걱정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엄마와 아이 모두 만족감이 컸다”며 “큰 아이는 앞으로 파리에서 공부해 파티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한달 살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최근 숙박공유나 저가항공이 보편화되면서 비용부담이 줄어들며 더욱 확산됐다. 여러 가정의 엄마들이 함께 체류하며 총비용을 낮추기도 한다. 김소라 씨는 “어학원 등을 통하지 않고 경험자들의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면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삶의 질과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욜로(You Only Live Once) 문화’의 확산도 ‘한달 살기 3.0’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부모들도 정형화된 공부나 스펙 쌓기보다 견문을 넓히는 걸 중시하기 시작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제도교육을 얽매이지 않는 부모의 가치관도 변했고 체험학습을 용인해주는 등 사회분위기와 교육제도 변화도 한몫했다”며 “한곳에서 ‘더 깊게’ ‘더 다양하게’ 경험하려는 욕구가 커진 만큼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여행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뜨는 한달 살기 도시와 패턴 한 달 살 도시를 정할 때 우선 고려 요소는 단연 체류비다. 따라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한 달 살기 도시는 주로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에 몰려 있다. 필리핀 세부, 태국의 치앙마이나 방콕, 베트남 나트랑, 인도네시아 발리,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나 조호바루 등이다. 최근 퇴사한 남가영 씨(31)는 발리에서 30일간 머물렀다. 남 씨는 “섬이 크고 지역마다 콘셉트가 뚜렷해 스쿠버다이빙, 서핑, 요가, 명상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며 “일부 숙소는 아침식사 포함 2~3만원이면 1박이 가능한 데다 오래 묵을수록 숙박비를 깎아주기도 한다. 대자연에 둘러싸여 요가를 하는 느낌은 한국에서 맛보기 힘들다”고 했다. 직장인 이인규 씨(32)는 2016년부터 매년 한 번, 3주짜리 여행을 하고 있다. 미주와 유럽도 일정과 숙소를 잘 잡으면 적당한 가격에 갈 수 있다는 게 이 씨의 말이다. 2016년엔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작년엔 쿠바 아바나와 미국 뉴올리언스를 묶어 일정을 짰다. 다음달에는 추석연휴를 활용해 조지아로 3주간 떠나기로 했다. 이 씨는 “낯선 도시에 가면 3일째까지는 관광객처럼 지내지만 열흘이 지나면 현지에 사는 듯한 느낌을 받는데 그것이 좋다”면서 “벌써 내년 달력을 보며 3주간 머물 도시를 고르고 있다”고 했다. 박선희 기자teller@donga.com임희윤 기자 imi@donga.com}

    • 2018-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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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초파리부터 코끼리까지… 동물들 집에 놀러가볼까

    구성이 재미있다. 커다란 동물들은 큰 책에 소개한다. 조그만 동물들이 사는 곳은 책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책 안에 모아뒀다. 코끼리, 고래 등 큰 몸만큼이나 많이 먹어야 하는 동물들은 마음껏 움직이기 좋은 대평원이나 드넓은 바다에 산다. 작은 동물들은 어떨까. 물벼룩, 초파리처럼 가깝게는 우리 집 근처에도 있고 몸길이가 10cm에 불과한 남아프리카 반점거북처럼 아주 건조한 먼 곳에 사는 동물도 있다. 동물들의 크기별 특성에 맞춘 구성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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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유령나무·소시지나무… 이런 나무 본적 있나요?

    유령나무, 빵나무, 목졸라나무, 무지개나무, 소시지 나무…. 정말 이런 이름의 나무들이 있는 걸까. 상상 속 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재미있는 별명들은 작가가 각 나무의 특성, 생김새에 맞춰 지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걷는 나무’의 실제 이름은 붉은 맹그로브. 습지에 사는데 강물이 바다로 흐르는 결에 맞춰 조금씩 움직인다. 몇 달 동안 물 위를 떠다니다 멀리 다른 바닷가에 뿌리를 내리는 나무의 특색에 꼭 맞춘 이름. 식물의 특색과 개성을 재미있는 별명에 맞춰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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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박선희]성지가 되는 예술작품들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나 유명인의 열애설이 터질 때마다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성지글’이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현 상황을 정확히 예견했던 글이 뒤늦게 관심을 받는 것을 뜻한다. 게시될 당시만 해도 신빙성을 의심받던 글들은 그제야 누리꾼들의 ‘성지순례’ 행렬을 불러일으킨다. 예술 작품도 이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메르스가 터지기 2년 전인 2013년 개봉했던 영화 ‘감기’는 감염자 확산,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맞물리며 메르스로 인한 혼란을 예고했다는 평을 받았다. 인수공통전염병이 확산되며 무정부 상태로 전락한 도시를 그려낸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28’ 역시 같은 시기에 출간됐다. 간호사 출신 작가의 꼼꼼한 취재 끝에 나온 상상력이었겠지만,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무질서와 공포감을 실감나게 예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여러 창작물이 화제가 됐다. 영화 ‘내부자들’(2015년) ‘아수라’(2016년)에 묘사된 거대 권력과 기업의 유착, 은밀한 뒷거래는 개봉 당시만 해도 영화적 과장법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실이 더 영화 같다는 충격을 줬다. 드라마 ‘밀회’(2014년)도 빼놓을 수 없다. 실력이 부족한데도 어머니의 영향력으로 명문대에 들어가 학점 특혜를 받는 극 중 여학생은 몇 년 뒤 폭로된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과 놀랍게 일치해 재조명됐다. 작가들의 이런 예측 신공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국민연금 개편 자문안이 공개되자 여론이 그야말로 들끓었다. 뜨끔한 정부가 확정안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을 만큼,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지급 시기를 68세로 상향 조정하는 안에 대한 거부감은 거셌다. 온라인에는 ‘아예 사망 이후 지급하라’거나 ‘차라리 100세까지 살면 몇 억 준다고 해라’는 등의 조롱이 넘쳤다. 이런 반응은 현재 상황을 미리 예견한 듯한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올해 5월 출간된 박형서 작가의 장편 ‘당신의 노후’다. 이 소설은 국민연금공단이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해 비밀 조직을 꾸리고 연금 수령 대상자들을 암살하는 가까운 미래를 다룬다. 공단에 낸 금액보다 많은 돈을 수급하는 노인들을 ‘적색리스트’로 분류해 암살하고 사고사로 위장하는 것이다. 출간 때만 해도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상상력’ 정도의 평이 나왔지만 이제 와 보니 마치 국민연금에 대한 현재의 불신을 정확히 반영해 쓴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다”는 독자평이 나온다. 신기나 예지력이 아니더라도 통찰력에 기반한 작가들의 상상력은 실제 일어날 일을 흡사하게 맞힌다. 예술은 아직 뉴스로 다뤄지진 않지만 언제든 폭발 가능한 모순과 부조리에 주목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연금 문제도 그렇다. 기금 고갈이 당면한 현실이라는데 국가는 땜질식 처방만 한다. 최악의 경우 무슨 일인들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설마 국가가 ‘암살TF’(?)를 조직하는 일이야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런 발칙한 상상까지도 가능케 하는 국민의 불안감에 당국자들은 좀 더 면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박선희 문화부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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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개편 자문안 공개되자…‘성지’가 된 소설 작품, 무엇?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나 유명인의 열애설이 터질 때마다 회자 되는 것 중 하나가 ‘성지글’이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현 상황을 정확히 예견했던 글이 뒤늦게 관심을 받는 것을 뜻한다. 게시될 당시만 해도 신빙성을 의심받던 글들은 그제야 누리꾼들의 ‘성지순례’ 행렬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작품도 이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메르스가 터지기 2년 전인 2013년 개봉했던 영화 ‘감기’는 감염자 확산,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맞물리며 메르스로 인한 혼란을 예고했다는 평을 받았다. 인수공통전염병이 확산되며 무정부 상태로 전락한 도시를 그려낸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28’ 역시 같은 시기에 출간됐다. 간호사 출신 작가의 꼼꼼한 취재 끝에 나온 상상력이었겠지만, 당시 사람들이 느꼈던 무질서와 공포감을 실감나게 예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여러 창작물이 화제가 됐다. 영화 ‘내부자들’(2015) ‘아수라’(2016)에 묘사된 거대 권력과 기업의 유착, 은밀한 뒷거래는 개봉 당시만 해도 영화적 과장법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실이 더 영화 같다는 충격을 줬다. 드라마 ‘밀회’(2014)도 빼놓을 수 없다. 실력이 부족한데도 어머니의 영향력으로 명문대에 들어가 학점특혜를 받는 극중 여학생은 몇 년 뒤 폭로된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과 놀랍게 일치해 재조명됐다. 작가들의 이런 예측신공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국민연금 개편 자문안이 공개되자 여론이 그야말로 들끓었다. 뜨끔한 정부가 확정안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을 만큼, 기금고갈을 막기 위해 지급시기를 68세로 상향 조정하는 안에 대한 거부감은 거셌다. 온라인에는 ‘아예 사망 이후 지급하라’거나 ‘차라리 100세까지 살면 몇 억 준다고 해라’는 등의 조롱이 넘쳤다. 이런 반응은 현재 상황을 미리 예견한 듯한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올해 5월 출간된 박형서 작가의 장편 ‘당신의 노후’다. 이 소설은 국민연금공단이 기금고갈을 막기 위해 비밀 조직을 꾸리고 연금 수령대상자들을 암살하는 가까운 미래를 다룬다. 공단에 낸 금액보다 많은 돈을 수급하는 노인들을 ‘적색리스트’로 분류해 암살하고 사고사로 위장하는 것이다. 출간 때만 해도 ‘황당하지만 재미있는 상상력’ 정도의 평이 나왔지만 이제와 보니 마치 국민연금에 대한 현재의 불신을 정확히 반영해 쓴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소설이지만 소설 같지 않다”는 독자평이 나온다. 신기나 예지력이 아니더라도 통찰력에 기반 한 작가들의 상상력은 실제 일어날 일을 흡사하게 맞춘다. 예술은 아직 뉴스로 다뤄지진 않지만 언제든 폭발 가능한 모순과 부조리에 주목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연금 문제도 그렇다. 기금 고갈이 당면한 현실이라는데 국가는 땜질식 처방만 한다. 최악의 경우 무슨 일인들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설마 국가가 ‘암살TF’(?)를 조직하는 일이야 일어나지 않겠지만, 이런 발칙한 상상까지도 가능케 하는 국민의 불안감에 당국자들은 좀더 면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 박선희 기자teller@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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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軍 창작 뮤지컬 출연, 신고합니다”

    5년 만에 군(軍) 창작 뮤지컬이 돌아온다. 대한민국 국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육군이 선보이는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다. 육군 측은 “국군 창설 70주년과 내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선보일 의미 있는 문화 콘텐츠를 찾다가 우리 군의 뿌리가 된 신흥무관학교를 조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군 복무 중인 배우 지창욱 강하늘, 인피니트 멤버인 가수 성규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신흥무관학교는 1911년 6월 국외독립기지 건설을 위해 신흥강습소란 이름으로 처음 출발한 뒤 봉오동전투, 청산리전투에서 혁혁한 활약을 한 졸업생들을 배출해냈다. 작품은 1907년부터 1920년까지 역사적 흐름을 따라가지만, 잘 알려진 사건에 집중하기보다는 혼란과 격변의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창욱은 신흥무관학교의 뛰어난 학생 동규 역을, 배우 강하늘은 신흥무관학교에서 훌륭한 독립군으로 성장하는 팔도 역을 연기한다. 성규는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 뒤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간 장군 지청천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무관학교를 설립한 선각자들, 각지에서 찾아온 무관과 수많은 투사들의 사연도 생생히 그려낸다는 각오다. 그동안 육군이 창작한 뮤지컬로는 2008년 ‘마인’, 2010년 ‘생명의 항해’, 2013년 ‘더 프라미스’ 등이 있었다. 통념과 달리 군 창작 뮤지컬은 완성도 면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대형 제작사 등이 참여해 창작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이번에도 뮤지컬 ‘헤드윅’ 등으로 유명한 쇼노트가 제작을 맡았다. 이희준 작가와 김동연 연출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등 주목받는 제작진이 대거 합류했다. 김동연 연출가는 “역사적 인물을 다루지만 무겁게만 흐르지 않도록 생명력을 추가했다”며 “무대에서 봤을 때도 매력 있는 인물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9월 9∼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7만5000∼9만5000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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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의 귀환… 10년 만에 다시 달리는 ‘지하철 1호선’

    “1장 노래부터 다시 갑니다! 선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밤새 달려 도착했을 때야. 서울역의 새벽 분위기와 설렘을 최대한 흡수하며 표현해 줘.” 배우들이 벗어둔 신발로 입구가 가득 찬 서울 대학로의 작은 연습실. 연출팀 신호에 따라 오프닝 송 ‘6시 9분, 서울역’을 부르는 선녀(장혜민)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희뿌연 하늘, 이슬 머금은 바람… 뜬눈에 새고 달려왔네… 이른 아침, 이 낯선 도시에….” 7일 찾아간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 연습실은 바깥 폭염보다도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10년 만의 재공연을 위해 85 대 1이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배우들이기 때문일까. 능청맞게 연기를 펼치다가도 한 장면씩 점검할 때면 눈빛부터 달라졌다. ‘제비’ 역을 맡은 김태영은 “학전은 말 그대로 ‘배움의 밭’이자 동경의 장소이다 보니 더 몰입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연출진 역시 작은 동작 하나까지 꼼꼼히 수정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잠깐, 여기서 동선이 엉키는 걸 해결하고 가자. 삐끼는 계단 앞까지 오고, ‘문디’는 어느 쪽에서 나올 거지? 선녀는 노선도를 본다든가 하며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해.” ‘지하철 1호선’은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1994년부터 15년간 4000회를 공연하며 70만여 관객을 웃기고 울렸다. 독일 극작가 폴커 루트비히의 ‘1호선’을 각색한 작품으로 옌볜(延邊) 출신 선녀의 눈을 통해 서민들의 삶을 생생히 그려냈다. 원작자가 ‘최고의 번안작’이라 극찬했고, 배우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등을 대거 배출했다. 2021년 학전 30주년을 앞두고 10년 만에 100회 한정으로 재공연을 결정했다. ‘지하철 1호선’은 배우에겐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 출연자 11명이 90개 배역을 소화해야 하는 데다 ‘원 캐스트’라 엄청난 체력과 순발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배우들은 열정이 넘쳤다. 연출가 김민기 학전 대표가 연습시간을 하루 8시간 내로 제한했는데, 몰래 따로 모여 연습할 정도란다. 배우 장혜민은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친 순수한 동료들을 보면 정말 ‘학전 스타일’이란 게 있긴 있구나 싶다”며 “워낙 출중한 선배들이 많이 거쳐 간 작품이라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재공연이지만 각본은 외환위기 상황이 담긴 1999년 버전을 그대로 쓴다. 1995년 2회 오디션 배우 출신인 김은영 조연출은 “명작은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며 “힘들어도 꿈이 있던 그 시절에 관객들도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들도 대부분 20, 30대지만 “서울 풍경은 달라졌어도 삶의 애환은 동일하다”고 확신했다. 다만 음악과 안무는 요즘 분위기에 맞게 새롭게 다듬었다. 또 배우 장현성, 방은진 등 ‘지하철 1호선’에 출연했던 스타 수십 명이 게스트로 깜짝 출연할 예정이다. “문 닫히고 차 떠난다. 뒤로 물러서! 뒤차를 타래. 또 밀려났고 기다려야만 하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문 바깥까지 들리는 배우들의 힘찬 노랫소리가 다시 달릴 ‘지하철 1호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9월 8일∼12월 30일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소극장. 6만 원.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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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뮤지컬 빛낼 새로운 별들 떴다

    “뮤지컬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많이 떨었는데도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더 노력하고 발전해 한국 뮤지컬계를 빛내겠습니다.”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20일 열린 제2회 동아뮤지컬콩쿠르 시상식에서 3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대학·일반부 금상을 받은 이현지 씨(20·경북여고 졸업)는 울먹이며 소감을 밝혔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채널A, 중앙대가 후원한 이번 콩쿠르에서 이 씨는 뮤지컬 ‘레베카’의 대표넘버 ‘레베카’를 열정적으로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 ‘14층 소녀’로 재기발랄한 무대를 펼쳐 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표바하 양(17·서울공연예고 3년)은 지난해 고등부 장려상을 수상한 뒤 재도전해 금상을 거머쥐었다. 중등부 금상은 최주은(12·창덕중 1년), 송연우 양(14·대방중 3년)이 공동수상했다. 심사위원은 강필석 뮤지컬 배우, 김민정 경복대 교수, 왕용범 뮤지컬 연출가, 이성준 단국대 교수, 최광일 두비컴 대표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빼어난 기량에 한국 뮤지컬의 미래가 밝다는 걸 확인했다”며 “동아뮤지컬콩쿠르를 통해 뮤지컬계의 인재를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좋은 기회가 마련된 것을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상은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맡았다. 애정 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왕용범 연출가는 “기량과 표현력은 날로 발전하는데 정작 인성이 부족해 무대에서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실력도 중요하지만 경쟁보다는 화합하고 협력할 줄 아는 배우가 되는 데 더 투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1회 대회 때 대학·일반부 금상을 수상한 임효원 씨가 당시 수상곡이었던 뮤지컬 서편제 여주인공 송화의 넘버 ‘원망’으로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사회는 황승경 뮤지컬 칼럼니스트 겸 음악감독이 맡았다. 심사위원 명단과 본선 채점표는 동아닷컴에서 24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대학·일반부 금상 수상자인 이현지 씨는 22일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 출연해 수상 소감과 포부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대학·일반부 △금상 이현지(경북여고 졸업) △은상 양정현(명지대 3년) △공동 동상 함윤형(명지전문대 1년) △공동 동상 신혁수(서울예대 3년) △장려상 장윤석(안양대 1년) 권서현(단국대 4년) 박영주(중앙대 3년) 최성아(서울예대 3년) 채다영(단국대 2년) 박직찬(한세대 1년) 이미령(전주예고 졸업) 송창근(성결대 3년) 김소리(서울예대 3년) ▽고등부 △금상 표바하(서울공연예고 3년) △은상 황지현(안양예고 3년) △동상 최지우(내서여고 3년) △장려상 이준형(계원예고 3년) 정재백(국립전통예고 2년) 황성재(한림연예예고 3년) 이찬진(안양예고 3년) 김미주(국립전통예고 2년) 류다휘(서울공연예고 3년) 허재원(휘경여고 2년) 박효은(국립전통예고 2년) 손병효(국립전통예고 2년) 장현(국립전통예고 2년) ▽중등부 △공동 금상 최주은(창덕중 1년) △공동 금상 송연우(대방중 3년) △동상 이소희(금정중 3년) △장려상 윤소민(연희중 1년) 송준하(어진중 2년) 김예빈(익산부천중 2년) 박다혜(상계제일중 3년)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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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감기로 열 펄펄 나는데 개구리가 이마로 폴짝?

    덥다고 찬 음료를 계속 마시다 열이 나고 만 건이. 간호하던 엄마가 조는 사이 개구리 한 마리가 나타난다. 바로 건이의 비밀 친구다. 엄마가 떠놓은 물에 몸을 적신 개구리가 건이의 뜨거운 이마에 누워 열을 식혀준다. 그래도 열이 가라앉지 않자, 개구리는 친구들을 데려와 밤새 건이를 돌봐준다. 온 동네 개구리들이 출동해 애쓴 덕분에 시원하게 잠드는 건이. 고열로 고생하는 아이를 밤새 노심초사 돌본 경험이 있다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물수건을 적시느라 엉망이 된 방에서 엄마 손을 잡고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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