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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생산비용은 늘어나는데 금리 인상 여파에 이자 부담이 커져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17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경제상황 관련 기업 자금사정’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단이 ‘은행·증권사 차입’(64.1%)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한다고 응답한 기업은 ‘내부 유보자금’(23.9%), ‘주식·채권 발행’(7.1%) 순이었다. 응답 기업 4곳 중 3곳은 자금 운용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73.3%)을 꼽았다. 고환율로 인한 ‘외화 차입 부담 증가’(25.2%), ‘자금 조달 관련 규제’(18.3%)가 뒤를 이었다. 최근 회사채 발행 규모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올해 △1분기(1∼3월) 12조9050억 원 △2분기(4∼6월) 8조8975억 원 △7∼8월 4조6135억 원으로 감소 추세다.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금리 인상 조치로 기업들은 투자 위축을 넘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을 위한 정책자금 지원을 늘리고 자금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는 금융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조주완 LG전자 사장(사진)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고객이 열광하고 가슴 뛰게 하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자”고 주문했다. 13일 LG전자는 조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과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하여’를 주제로 ‘CEO F.U.N 토크’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LG전자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CEO F.U.N 토크’ 행사는 조 사장이 취임한 후 구성원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이번이 네 번째다. 이날 조 사장은 “LG전자가 세대와 시대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기 위해서는 고유의 가치와 매력을 갖춘 브랜드가 정립돼야 한다”며 “기업의 미래를 위해 꼭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자산 두 가지는 ‘사람’과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강력한 브랜드 빌딩이 필요하다”며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객을 위한 가치를 만들어 가는 ‘LG 브랜드의 앰배서더’가 돼 달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는 LG전자 전체 사원 약 3만5000명 가운데 7000명(20%)이 실시간으로 참여했다. 약 3000개의 실시간 댓글이 달리는 등 다양한 의견이 공유됐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LX가 여자야구대회를 신설하고 국내 여자야구 지원에 앞장선다. LX그룹은 15일부터 2주간 주말 동안 경기 이천시 일대에서 ‘2022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여자야구연맹(WBAK)과 LX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기업이 후원하는 유일한 여자야구 전국대회다. 총 39개 팀에서 1000여 명의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참가한다. 이번 대회는 구본준 LX그룹 회장(사진)의 변함없는 야구 사랑이 녹아든 결과라는 재계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은 과거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구단주를 맡은 바 있다. 회사 일정이 없는 주말이면 지인들과 야구를 즐기는 ‘야구광’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대회사에서 “여자야구의 저변 확대와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선수들이 마음껏 운동하고 실력을 겨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개관 첫날을 맞은 LG아트센터를 찾아 어머니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피아니스트 조성진 공연을 관람했다. LG아트센터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건물로 이 부회장은 건축물을 크게 한 바퀴 둘러보며 큰 관심을 보였다. 13일 오후 8시경 이 부회장은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를 찾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둘러봤다. 본보 기자를 만난 이 부회장은 “어머니(홍 전 관장)께서 조성진의 ‘광팬’이라 저도 오늘 재판이 끝나자마자 같이 공연을 보러 찾았다”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 일정으로 공연 시작 일정보다 늦게 도착했다. 곧바로 공연장 안에 들어가지 않고 수십 분 간 건물을 먼저 둘러봤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공연 중간에 도착해 건물을 둘러본 뒤 쉬는 시간에 입장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 어머니께서 워낙 예술계 쪽을 잘 아시다보니 아들과 함께 같이 방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건축물 안과 밖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던 이 부회장은 “안도 다다오를 참 좋아한다. 이태리 베네치아에도 안도 다다오가 지은 세관 건물이 있으니 꼭 찾아가 보라”라고 기자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오후 9시 반 공연이 끝나자 이 부회장은 홍 여사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함께 빠져나갔다. LG아트센터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지은 건물이다. LG아트센터는 서울 역삼동에서 22년 간 운영돼 오다 마곡으로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효성첨단소재가 철보다 14배 이상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고강도 탄소섬유 생산은 일본, 미국에 이어 세 번째다. 우주·항공 분야에서 탄소섬유 소재 국산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일 효성첨단소재는 인장강도 6.4GPa, 탄성률 295GPa 이상 수준의 ‘H3065(T-1000급)’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3065’ 탄소섬유는 강도가 철보다 14배 이상 높은 초고강도 특수 탄소섬유다. 이번 초고강도 탄소섬유 개발은 2017년 8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투자로 국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진흥원 부처연계협력기술개발사업으로 시작한 뒤 5년 만에 거둔 성과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우주 산업 분야에서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등 개발에 필수 소재로 꼽힌다. 기존 소재와 비교해 훨씬 가볍고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녀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 방산 분야에서는 발사체에 탄소섬유를 적용해 경량화를 극대화할 수 있어 속도와 사거리가 향상되는 효과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첨단소재는 이번 탄소섬유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인 우주항공 탄소섬유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우주항공 분야는 수량 기준 15%의 비율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3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이다. 지금껏 T-1000급 탄소섬유는 전체적인 공정 난도가 높고 차별화된 기술이 필요해 일본과 미국에서만 생산이 가능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번 개발로 한국도 초고강도 탄소섬유 생산이 가능한 탄소소재 선진국에 오르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고성능 탄소섬유 소재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지멘스가 175년 동안 생존한 핵심은 끊임없는 ‘혁신’입니다. 지금 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혁신은 ‘디지털 전환’이 될 겁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D타워 한국지멘스 사옥. 취임 1주년(10월 1일)을 며칠 앞두고 만난 정하중 한국지멘스 대표는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 동안 열띤 목소리로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수차례 강조했다. 2000년 입사해 지멘스에서만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 본사를 둔 지멘스는 올해 175주년을 맞이했다. 디지털 기반 공장 효율성 개선과 스마트 빌딩, 헬스케어 등 기술 중심의 지멘스는 과거 하드웨어(HW)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였다. 최근 10여 년간 약 100억 유로(13조8600억 원)를 디지털화에 투자한 결과 지난해 기준 세계 10대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정 대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외 경제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디지털 혁신은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이 투자 대비 수익률을 잘 따지는데 장기적으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앱) 줌(Zoom)을 하나의 예로 꼽았다. 줌이 갑작스러운 감염병 사태를 예측하고 화상 시스템에 꾸준히 투자한 게 아니듯 눈앞에 돈이 될 것만 찾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르지만 대기업에 편중된 점도 우려했다. 정 대표는 “한국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독일 강소기업과 비교해 느린 편”이라며 “중소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잘 이뤄져야 제품을 공급받는 대기업도 좋은 상품을 만들어 탄탄한 산업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 기술·재정적 디지털화를 돕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멘스는 6월 개방형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지멘스 액셀러레이터’를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고객, 파트너, 개발자 등에게 개방돼 있어 쉽고 빠른 디지털 전환을 돕는다. 이를 활용한 ‘빌딩X’ 솔루션은 건물 에너지 활용 등을 디지털화해 탄소 중립을 돕는다. 정 대표는 “빌딩 운영의 디지털화로 운영비 20%를 아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멘스는 스마트팩토리 부문에서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기아 등과도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한국지멘스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된 이후에도 일주일에 2∼3일가량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데이터 분석 결과 업무 효율이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며 웃었다. 다만 디지털 전환을 강조해 온 그도 지나친 데이터 의존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디지털 정보 자체도 중요하지만 데이터의 패턴 등을 잘 분석하는 ‘직관’이 함께 있어야 보다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사진)이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지자”며 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분야와 태양광, 수소 등 그린에너지를 중심으로 미래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창립 70주년(10월 9일)을 맞아 기념사를 내고 “한화의 70년은 끊임없는 도전과 개척으로 대한민국의 산업 지형을 확대해온 역사였다”며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1952년 창립 이후 기계, 석유화학, 에너지 등 기간산업 중심의 사업 확대로 한국 근대화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 분야 수출 확대와 우주산업 진출, 그린에너지 사업 등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에서부터 우주 분야까지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것도 육군, 공군에 비해 취약했던 해군 분야를 강화하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출범한 한화스페이스허브를 중심으로 우주산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는 6월 성공한 누리호 2차 발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린에너지 사업도 확대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KDB산업은행과 최대 5조 원에 이르는 금융 협력을 맺고 태양광, 수소 등 그린에너지 시장을 공략 중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종합 방산 기업, 그린에너지 핵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가슴 뛰는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미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이 SK하이닉스 등 중국 현지 기업에 납품을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SK하이닉스는 미 정부로부터 개별허가(라이센스)를 취득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KLA가 인텔과 SK하이닉스 등 중국 현지 반도체 관련 고객사들에 대한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7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 기업에 반도체 판매 제한을 발표한 뒤 미 기업의 실제적인 조치다. 미 상무부 신규 수출 규제는 1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등 기술과 장비의 중국 기업 판매를 제한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준수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예정된 통제 절차로 개별허가를 따내면 문제될 게 없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한국 기업의 경우 미 상무부의 개별허가를 받으면 거래와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SK하이닉스는 한국 정부와 협력해 미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화그룹 창립 70주년 맞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지자”라며 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는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 분야와 태양광·수소 등 그린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미래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9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내고 “한화의 지난 70년은 끊임없는 도전과 개척으로 대한민국의 산업 지형을 확대해온 역사”였다며 “어제의 한화를 경계하고 늘 새로워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필요하다면 지금까지의 성공 방정식을 허물어서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자”는 도전적인 개혁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100년 한화’의 청사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약속하는 기업’, ‘함께 도전하고 성장하는 기업’을 제시했다. 한화그룹은 1952년 창립 이후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창업이념 아래 화약의 국산화에 성공하며 전후 재건 과정에 앞장섰다. 이후 기계, 석유화학, 에너지 등 기간산업 중심의 사업 확대로 한국 근대화에 기여했다. 최근에는 방위산업 분야 수출 확대와 우주산업 진출, 그린에너지 사업 등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은 3개 회사로 분산돼 있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통합했다. 지상에서부터 우주 분야까지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해 ‘한국형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근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에 나선 것도 육군, 공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해군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출범한 한화스페이스허브를 중심으로 우주 산업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가 참여한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그린에너지 사업도 확대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한국산업은행과 최대 5조 원에 이르는 금융 협력을 맺고 태양광·수소 등 글로벌 그린에너지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김 회장은 “최근 사업 재편을 포함해 더 나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종합 방산 기업, 그린에너지 핵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가슴 뛰는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감사의 말도 전했다. 김 회장은 “한화 정신을 지키고 발전시킨 임직원들의 헌신이 지금의 한화를 만들었다”라며 “공정한 평가와 보상, 과감한 채용과 발탁을 통해 임직원 모두가 함께 꿈을 키워가는 기업을 만들자”라고 당부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여기 스마트팩토리에서는 로봇들이 ‘갑’이에요. 로봇들이 지나가도록 저희들이 길을 비켜줘야 해요.” 6일 경남 창원시 ‘LG스마트파크1’ 통합생산동. 기자의 뒤편에서 초록색 선을 따라 부품을 싣고 이동하던 물류로봇(AGV)이 사람들을 인식하고 멈춰 서 있었다. 로봇이 접근한 걸 모른 채 서 있자 공장 안내를 맡은 이수형 LG전자 H&A DX·혁신운영팀 선임이 “로봇들이 부품을 싣고 물건을 옮기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LG전자의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등 핵심 가전들이 생산되는 스마트팩토리다. 1976년 준공된 LG전자 창원공장을 2017년 스마트팩토리로 전환하기 시작해 지난해 9월부터 본격 가동했다. 대지 면적이 축구장 35개 규모인 공장에는 직원들의 모습이 좀체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공장 내부 지상에서는 5세대(5G) 이동통신망이 적용된 물류로봇 50대가 무인 운행 중이었다. 천장에는 고공 컨베이어를 통해 최대 30kg의 박스들이 분주하게 오갔다. 로봇들과 입체적 공간 활용 덕에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 대비 25%, 물류면적은 30% 줄었다. LG스마트파크는 올해 3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등대공장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역량을 끌어올린 생산기지를 뜻한다. 밤하늘에 등대가 불을 밝히며 길을 안내하는 것처럼 ‘제조업의 미래’를 이끄는 의미를 담았다. LG전자의 등대공장 선정은 국내 가전업계에서 최초다. 생산라인으로 이동하자 로봇 팔이 20kg가 넘는 무거운 냉장고 문을 본체에 알아서 부착하고 있었다. 냉장고 문 부착 자동화 기술은 세계 최초다. 강명석 LG전자 키친어플라이언스생산선진화테스크 리더는 “사람이 20kg이 넘는 문을 들고 부착 작업을 반복하면 힘들기 때문에 스크래치 등 품질 문제가 자주 발생했다”며 “머신러닝 자동화를 통해 품질과 생산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화염이 발생하는 위험한 용접 작업도 로봇 팔이 맡고 있었다. 로봇들은 수십만 회의 ‘머신러닝’을 통해 로봇 스스로 최적의 각도와 온도 등을 찾아내고 판단해 제품을 조립한다. 위험 부담을 로봇이 덜어준 셈이다. 시간당 제품 생산 대수도 20% 가까이 증가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도 인상 깊었다. 한 공간에서는 실제 공장을 디지털 가상공간에 구현한 화면이 보였다.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공장 가동을 시뮬레이션해 생산라인 상황을 한발 앞서 예측 중이었다. 예를 들어 10분 뒤 일부 라인에서 자재가 부족할 것이라는 신호를 감지하고 실제 공정에 자재를 추가 공급해 공장 운영을 돕는 방식이다. 이 선임은 “큰 병이 발생하기 전 위험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건강검진과 같다”고 답했다. 이후 방문한 식품과학연구소에서는 간편식에 있는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광파오븐이 최적의 조리법을 자동 설정해주는 ‘인공지능쿡’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조리된 만두를 시식해 보니 전자레인지로 돌린 것보다 식감이 바삭했다. 물과학연구소에는 정수기 등 물의 맛을 연구하는 ‘워터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직원들이 있었다. 이병기 책임연구원은 “이제 소비자들도 단순히 깨끗한 물을 넘어서 제조사별 물의 특징과 냄새 등 감성적 요소까지 찾고 있다”며 “안심할 수 있고 맛있는 물을 만드는 방안을 워터소믈리에가 연구한다”고 설명했다.창원=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삼성전자가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30% 넘게 줄어드는 등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주력인 반도체 업황이 부진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수요도 줄어든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반도체에 대한 규제 수위까지 높이는 등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실적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6조 원, 10조8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73%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31.73%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9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최대치를 경신하던 삼성전자의 매출도 최근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3분기(73조9800억 원)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이후 지난해 4분기(76조5700억 원)와 올해 1분기(77조7800억 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2분기 77조2000억 원으로 떨어진 뒤 3분기 76조 원까지 내려갔다. 정보기술(IT) 등 소비·투자가 줄며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6조∼7조 원으로 추정한다. 올해 2분기(9조9800억 원), 전년 동기(10조600억 원)와 비교해 30∼40%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반도체 외에 스마트폰, TV 등 세트 부문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여기에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도 반도체 업계의 셈법을 복잡하게 하는 요소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 시간) 미 행정부가 중국에 1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기술과 장비 수출을 차단하는 수출 규제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는 수출 규제 예외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향후 공장 설비 업그레이드나 시설 확장 시 미국이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6일(현지 시간)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IMF는 전망치를 3.6%(4월)에서 2.9%(7월)로 낮췄는데 그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뜻이다. 반도체, 글로벌 경기침체 ‘한파’화상수업-재택근무 줄어 IT 위축…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30~40% 준듯美 마이크론도 2년만에 매출 하락… 인플레-고금리에 소비심리 더 꽁꽁가전 등 글로벌 산업 전반 부진 우려 “지난해 8월부터 ‘반도체 겨울이 온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예상외로 1년 넘게 업황이 좋았다. 하지만 올해 3분기(7∼9월)부터 ‘진짜 겨울’이 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하락한 영업이익(잠정)을 거둔 데 대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하강에 접어든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사업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실물경기와 소비, 투자 심리에도 상당한 연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겨울’에 꺾이는 반도체 업계지난달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78조3026억 원, 영업이익 11조8683억 원이었다. 하지만 7일 발표된 3분기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매출(76조 원), 영업이익(10조8000억 원) 모두 컨센서스보다 각각 2조 원, 1조 원가량 낮았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예상보다 더 크고 빠르게 닥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는 폭등하는데 경기 침체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해 재고만 쌓이는 공급 과잉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4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보다 반도체 의존도가 더 높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도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2조3236억 원, 영업이익 2조5512억 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4.4%만 늘고 영업이익은 38.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반도체 업황이 불안하다는 점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보다 각각 10∼15%, 13∼18% 떨어질 것으로 조사했는데, 4분기에도 13∼18%, 15∼20%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해외 반도체 기업도 잇달아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 반도체 기업 AMD는 7일(현지 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잠정 매출이 당초 전망치를 1조 원가량 하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2년 만의 첫 분기 매출 감소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반도체 업계 슬럼프가 생각보다 더 깊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화상수업이나 재택근무로 확대됐던 정보기술(IT) 투자가 이제는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마존과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거래처들이 다시 대규모 투자에 나서지 않는 이상 당장 반도체 수요 회복은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경기침체에 가전 등 산업 전반 부진 우려반도체에 비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 수요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소비 둔화 우려를 비켜 가진 못했다. 증권가는 3분기 스마트폰 중심의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영업이익을 2조 원 중후반대로 전년 동기(3조3600억 원)보다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 갤럭시Z폴드4·플립4 등 신규 폴더블폰을 내놓으며 비교적 선방했지만 소비 침체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뒤따라오지 못한 영향이다. 디스플레이(DP) 부문 영업이익은 1조5000억∼2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했다는 예측이 나온다. 가전 의존도가 높은 LG전자 영업이익도 사실상 나빠졌다. 이날 LG전자 3분기 매출액(잠정)은 21조1714조 원, 영업이익은 7466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영업이익은 25.1%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 4800억 원을 반영한 ‘착시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선방했지만 원자재값과 해상운임 인상으로 이익 폭이 줄었고, TV부문도 수요 하락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급망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요인으로 경영 환경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르면 7일(현지 시간) 발표하는 중국에 대한 고강도 신규 반도체 수출 규제는 인공지능(AI)과 첨단무기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모든 전자제품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까지 중국 반도체 산업을 전방위 봉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 신규 수출 규제는 1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14nm 이하 비(非)메모리 반도체(로직칩) 기술과 장비의 중국 기업 판매를 제한하는 것이다. 상무부는 중국 이동통신업체 화웨이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적용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기반으로 이 같은 기준을 넘어선 반도체 장비와 기술을 판매하려는 외국 기업도 별도 허가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이 빠르게 추격 중인 낸드플래시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포함돼 바이든 행정부 수출 통제 조치 중 가장 강력한 규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규제는 중국 국영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겨냥했다. 현재 YMTC와 CXMT가 생산하는 128단 낸드플래시 반도체와 19nm D램 반도체 이상의 기술 개발을 원천 차단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고사시키겠다는 것. 미 반도체 산업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융단폭격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이 같은 수출 규제에 예외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우려를 전달하며 수출 규제 예외 적용을 협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7일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업계 영향을 예단하긴 어렵다”면서도 “외국 기업에 대한 수출은 건별로 별도 심사를 거치게 되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인 만큼 한국 기업을 타깃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반도체 장비를 교체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삼성은 낸드플래시의 40%가량을, SK하이닉스는 D램의 약 50%를 생산 중이다. 각각 2014년, 2006년 준공된 시안 삼성전자 낸드 공장과 우시 SK하이닉스 D램 공장은 최근까지 설비 증설 및 노후 장비 교체 등 추가 투자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의 소식통은 “몇 년 뒤 반도체 성능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더라도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 중국 공장의 시설 확장을 예외로 적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반도체 수출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 반도체 수요가 억제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반도체 기업 수익이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어 왔던 반도체가 부진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연결기준 매출액이 76조 원, 영업이익이 10조8000억 원이었다고 잠정 실적을 공시를 통해 7일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1.73% 급감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역성장’은 2019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2분기(4~6월)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5%, 23.4% 줄었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 부문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을 6조~7조 원으로 예상한다. 올해 2분기(9조9800억 원)와 전년 동기(10조600억 원)과 비교해 30~40% 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발했던 정보기술(IT)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한 영향도 작용했다. 결국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며 메모리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3분기 디램과 낸드플래스 가격은 전분기보다 각각 10~15%, 13~18%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 다른 사업부들의 상승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 소비 심리 자체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모바일(MX)사업부 영업이익을 3조 원 가량으로 추정한다.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이 예상되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전년과 비슷한 영업이익으로 추정된다. DP(디스플레이) 1조5000억~2조 원, 가전(CE)/하만을 1조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나빠지고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예상되며 영업이익이 10조 원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9조2000억 원이다. 4분기 실적이 더욱 나빠질 경우 지난해 51조6000억 원 영업이익보다 낮아진 50조 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주요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우려 속에 국제 유가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고환율로 환손실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업계는 유가 급등에 민감해 엎친 데 덮친 격의 피해가 예상된다. 유류비는 항공사의 각종 비용 중 20∼3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다. 5일 대한항공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달러(배럴당) 변동 시 약 2800만 달러(약 400억 원)의 손익변동이 발생한다. 급격하게 유가가 오르면 항공운임에 적용되는 유류할증료가 더 비싸지게 되고, 높아진 운임은 여객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생긴다. 여객 수요 회복이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항공업계는 악재를 맞았다. 항공사들의 경영 상황은 이미 고환율로 타격을 받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7∼9월)에만 3585억 원의 환손실을 입는 등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0원 아래로 떨어지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도 상반기(1∼6월 기준) 이미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환손실에 더해 고유가로 인한 출혈까지 더하면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도 자본잠식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항공도 환율이 10원 오르면 350억 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전 부문 업무 프로세스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유가 상승은 원자재 수입 등 생산 비용을 높이는데, 그에 따른 소비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제조 기업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1∼6월) 고유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국내 정유업계도 하반기(7∼12월)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유가가 일부 오르더라도 경기 침체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정제마진 회복이 어렵다는 시각이다. 국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흐름과 유가 수요는 통상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실적 악화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유가는 기업들의 생산 비용을 높이는 주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석유 등 원자재 비중이 높은 산업군을 중심으로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며 “국내외 긴축 흐름 때문에 수요가 많이 줄어드는데 생산 비용이 오르고, 재고도 많이 쌓이고 있어 전방위적인 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구광모 ㈜LG 대표가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4일 ㈜LG에 따르면 구 대표는 3일(현지 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모라비에츠키 총리를 예방했다. 구 대표는 “수많은 한국 기업이 부산에서 태동하고 도약해 오늘날 한국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며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과 이천국 LG전자 유럽지역대표도 참석했다. 폴란드의 브로츠와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세계 최대 규모 2차전지 배터리 생산 공장이 있다. 이 공장은 연간 약 100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배터리는 유럽 주요 완성차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은 LG의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2016년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부총리 겸 경제개발장관으로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구 대표는 “한국과 폴란드가 더욱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LG도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구 대표는 모라비에츠키 총리 예방 다음 날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도 만날 예정이다. LG는 지난달 말부터 바르샤바의 쇼팽 국제공항과 유동 인구가 많은 즈워테 타라시 백화점 외부 대형 전광판에 부산 엑스포 유치 응원 영상을 상영 중이다. 브로츠와프 도심 건물 외벽에도 유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진행하며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1997년 LG전자의 바르샤바 판매법인이 설립된 후 25년간 폴란드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현재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의 사업장들이 있다. LG뿐 아니라 폴란드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300여 개에 달한다. 한국과 폴란드 양국은 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 대표는 2018년 그룹 총수가 된 이후 미국, 일본 등 여러 해외 현장을 다녔다. 하지만 외부에 공개한 공식 해외 일정은 2019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콘퍼런스’ 이후 3년여 만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지난달 29일 세종시 명학산업단지 SK바이오텍 생산 공장. 축구장 10개를 합친 규모의 부지에 들어선 것은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들이다. 세종1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4층에서 1층으로 각종 장비들이 이어져 있었다. 이른바 ‘수직 연속 공정’이다. 4층에는 거대한 가마솥 모양의 반응기들이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원료 물질들을 넣고 고객사가 원하는 온도와 산도에 맞춰 반응을 이끌어낸다. 반응 결과물들은 수직 파이프를 타고 3층, 2층을 지나 1층에 도착한다. 1층에서는 여과, 세척, 건조 과정이 각각의 방인 클린룸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정구영 SK바이오텍 책임매니저는 “연속 공정 기술은 자동화된 각 공정단계를 연속적인 흐름으로 거치도록 하는 것”이라며 “기존 방식보다 비용과 생산성, 안정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텍은 당뇨병 치료제,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중추 질환 치료제 등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제약사로부터 생산 역량을 인정받아 핵심 제품 발주량은 2015년 이후 매년 2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착공한 세종3공장도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덕분에 생산역량이 190m³에서 290m³로 50%가량 늘었다. 현재 연간 150t의 원료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SK바이오텍 측은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7∼12월) 세종4공장이 준공되면 생산역량은 400m³까지 확대된다. 의약품의 원료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보니 SK바이오텍 공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철저한 방역과 품질 관리다. 공장으로 들어가기 전 위생모, 위생신발, 위생복, 보안경 등을 착용하는 건 가장 기본이었다. 심지어 각 공정이 진행 중인 장소로 이동할 때마다 모두 새 장비로 교체해야 했다. 모든 출입문은 한쪽 문이 닫혀야만 반대쪽 문이 열리도록 설계돼 혹시 모를 교차 오염 가능성을 차단했다. SK바이오텍 세종공장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에서 모두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시설 인증을 받은 배경이다. SK바이오텍은 SK㈜가 설립한 글로벌 CDMO 통합법인 SK팜테코의 자회사다. SK㈜는 SK팜테코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팜테코의 지난해 매출은 약 8300억 원으로 글로벌 5위 수준의 합성의약품 CDMO로 평가받는다. SK팜테코는 한국의 SK바이오텍 외에도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8곳에 사업장을 갖고 있다. SK팜테코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원료의약품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GT는 신성장 사업으로 바이오 의약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는 분야다. 올해 초 미 CGT CDMO인 CBM의 2대 주주가 돼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CBM은 2025년까지 세계 최대 CGT 생산설비를 짓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구광모 ㈜LG 대표가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를 만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현지 공장도 찾아 생산 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4일 ㈜LG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구 대표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마테우슈 총리를 예방하고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쳤다. 구 대표는 “수많은 한국기업이 부산에서 태동하고 도약해 오늘날 한국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다”며 “세계박람회가 추구하는 ‘새로운 희망과 미래’에 대한 소통의 장이 부산에서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2018년 그룹 총수가 된 이후 미국, 일본 등 여러 해외 현장을 다녔왔다. 하지만 공개된 공식 해외 일정은 2019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콘퍼런스’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날 면담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과 이천국 LG전자 유럽지역대표도 참석했다. 지난달 말부터 LG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쇼팽 국제공항과 유동 인구가 많은 즐로테 타라시 백화점 외부 대형 전광판에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영상을 상영 중이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도심 건물 외벽에도 유치 응원 메시지를 담은 옥외 광고를 진행하며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구 대표는 4일 LG 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 임직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간 약 100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곳으로 유럽 주요 완성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이날 면담에서도 구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이 LG의 전 세계 배터리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라며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관심과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2016년 열린 브로츠와프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부총리 겸 경제개발부 장관으로 직접 참석한 바 있다. 이날 구 대표와 관계자들은 한국과 폴란드가 더욱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하길 바라며 그 과정에서 LG도 기업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LG는 LG전자가 199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 판매법인을 설립한 이후 25년 간 폴란드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폴란드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의 사업장들이 위치해 있다. LG뿐 아니라 300여 개의 한국 기업들도 현지에 진출해 있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도 방산,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 논의를 진행 중이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기 어려운 ‘기준금리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현재 기준금리(2.5%)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밟으면 대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 기반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의 기준금리 임계치는 평균 2.6%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임계치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을 뜻한다. 전경련은 “현재 기준금리가 2.5%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상당수 기업이 유동성 압박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기준금리 2.5% 수준에서는 이미 대기업의 37%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를 인상할 경우 대기업의 50%가,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59%가 취약 기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들은 자금 사정이 나빠진 이유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현상을 꼽았다. 은행 대출금리 인상(39%),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23%), 환율 상승(17%) 등의 순이었다. 자금 사정은 나빠지는데 자금 수요는 올해 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 전망(37%)은 감소 전망(9%)의 4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외환시장 안정 조치와 정책금융 확대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대기업의 국회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A 씨는 최근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4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던 국회 한 보좌진이 기업의 매출 세부내역 등 공시되지 않은 영업 기밀 자료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보안상 제출이 어려운 점을 설명했지만 의원실에서는 “자료를 주지 않으면 회사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A 씨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대표급 인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A 씨는 “심지어 경쟁 업체를 공격할 내용을 달라면서, 안 주면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기업들은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기간 여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룹 총수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증인으로 채택되면 ‘호통 국감’의 희생양이 되거나 질문 하나 받지 못하고 하루 종일 ‘병풍’ 역할만 하다 돌아오기 일쑤기 때문이다. 10대 그룹 한 계열사 대관 담당 B 씨는 “실무자 차원에서 답변 가능한 내용도 처음에는 총수를 증인으로 요구해 왔다”며 “대표나 임원으로 레벨을 다운하는 조건으로 지역구에 작은 사업이라도 발주해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A 씨는 국감 현장에서 의원이 질문할 내용을 직접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그는 “우리(의원실)가 기업을 도와주려고 하는 거니 질문도 너네(기업)가 알아서 짜오라는 식이다”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국회 보좌관 출신을 대거 영입하는 등 ‘총수·대표 증인 출석 막기’에 나서고 있다. 국회 보좌관 D 씨는 “최근 기업이 국회 보좌진을 많이 뽑은 건 사실상 인맥을 활용해 총수·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읍소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감을 앞두고 의원실에 간식을 사가거나 식사를 배달시키는 경쟁은 이미 6, 7월부터 불붙는다고 한다. 국감이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지역 민원을 해결하거나 국회의원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좌관 출신의 금융기업 대관 담당자 E 씨는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정감사 본래 취지에 맞도록 기업 체질 개선과 산업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대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기 어려운 ‘기준금리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현재 기준금리(2.5%)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을 밟으면 대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기업 가운데 제조업 기반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자금사정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의 기준금리 임계치(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는 평균 2.6%였다. 전경련은 “현재 기준금리가 2.5%이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상당수 기업이 유동성 압박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2.5% 기준금리 수준에서는 대기업의 37.0%는 이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 기준금리에서 0.25%포인트를 인상할 경우 대기업 50%가 취약기업이 된다. 0.5%포인트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 취약기업이 59.0%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올 연말 3.0%까지 오르고, 내년에는 3.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금융비용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들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금융비용이 평균 2.0% 높아진다고 답변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나빠진 이유로 고금리ㆍ고물가ㆍ고환율 3고(高) 현상을 꼽았다. 은행 대출금리 인상(39.0%),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23.0%), 환율 상승(17.0%) 등 순이었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나빠지는데 자금 수요는 올 연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 증가 전망(37.0%)은 감소 전망(9.0%)의 4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ㆍ부품 매입(36.7%) △설비투자(23.0%) △차입금 상환(15.0%) 등이 주요한 이유였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3고 현상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예상하여 원자재와 부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한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한계상황에 처한 기업들이 상당한 만큼 이들의 금융 방어력을 고려한 신중한 금리인상이 요구된다”라며 “외환시장 안정조치와 정책금융 확대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구특교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