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명

박재명 기자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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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재명 기자입니다.

jmpark@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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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카드포인트·목걸이 선물받은 선생님들…교육계 촌지 여전

    서울의 한 사립고 교감인 A 씨는 2014년 학부모로부터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와 애견용품을 받았다. 이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에 뒤늦게 민원이 접수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A 씨는 “학교에서 키울 개를 기증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듬해 정직 처분을 받았다.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던 교육계 촌지가 최근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4~2019년 교사 금품비위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적발된 교사 금품수수는 151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 18건에서 지난해 42건으로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촌지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다. 세종의 한 공립학교 교사는 식품업체로부터 캐시백 포인트 70만 점을 자기 명의로 받아 자동차 주유 등에 쓴 사실이 적발돼 지난해 견책 처분을 받았다. 같은 기간 급식업체와 영양사 등으로부터 포인트를 받았다가 들통 난 교사가 20여 명에 달했다. 경기도에선 10만 원 상당의 진주목걸이를 받고 감봉 조치된 교사도 있었다. 박 의원은 “고교에서는 교사의 금품 수수가 대입에 활용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근절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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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 수업 들은 딸·아들·조카에 ‘A+’ 학점 몰아준 국립대 교수

    한 국립대 교수가 자신의 수업을 들은 딸과 아들, 조카에게 ‘A+’ 학점을 몰아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들 3명은 총 22과목 중 20과목에서 A+를 받았다. 4일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공개한 ‘교수 자녀 수강 및 성적부여 실태’에 따르면 전북대 이모 교수(57)의 딸은 입학 첫 해인 2015년부터 4년간 아버지가 개설한 기초과학 관련 8개 과목(20학점)을 수강하고 7과목에서 A+ 학점을 받았다. 2016년 같은 학교에 입학한 이 교수 아들은 2017년까지 아버지의 수업 7개(17학점)를 들었고 모두 A+ 학점을 받았다. 이 교수 자녀들은 아버지 수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학점을 받았다. 딸은 아버지 수업에서 평균학점 4.4점(4.5 만점)을 기록했다. 다른 교수가 가르친 수업의 평균 학점(3.4점)보다 1점 높았다. 아들 역시 아버지의 평점(4.5점)이 타 교수 평점(3.9점)보다 높았다. 이 교수 딸과 아들은 성적우수 등 장학금 730만 원과 853만 원을 각각 받았다. 이 교수 조카도 2016년부터 2년 동안 수업 7개를 듣고 6개 과목에서 A+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이 교수는 고교생이던 딸과 아들을 자신의 논문 공저자로 등재한 사실도 적발됐고, 두 자녀의 전북대 입학은 취소됐다. 전북대 측은 “수사가 끝나는 대로 이 교수 징계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5년 동안 전국 163개 대학에서 학생 638명이 교수인 부모가 개설한 수업을 들었다”며 “공정성 훼손 우려가 있는 만큼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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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라 입학취소 외치던 유은혜 어디갔나”

    2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의 부정입학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 간에 공방이 이어졌다.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18일째 단식 중인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은 “교육부가 8월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조 장관 딸 문제와 관련해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입시부정 감싸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현아 의원은 2016년 11월 당시 국회의원이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국회 연설 영상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유 부총리가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즉각 압송하고 입학취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부정입학에 분노하던 의원 유은혜는 없고 조국 감싸기에 나선 교육부 장관 유은혜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당시 발언은 특검법 발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조 장관 자녀 건은) 검찰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고 즉각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아들 관련 조사를 요구했다. 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야당의 유력 정치인(나 원내대표) 자녀는 대학원생이 기기 작동법을 알려주고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찬대 의원은 “해당 학생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 서울대 교수와 함께 의공학 콘퍼런스 저자로 등록되는 ‘엄마 찬스’를 썼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김한표 의원은 “(여당이) 저희 당 원내대표 아들 이야기를 하는데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 황교안 한국당 대표, 나 원내대표 등 4명의 자녀 문제를 특검하자”고 말했다. 한편 김해영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를 일괄 폐지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그런 의견까지 수렴해 올해 내에 고교 개편방향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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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들 학종 부정 자체검증에 ‘구멍’

    2015년 12월 서울시립대가 2016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를 발표한 직후 한 건의 제보가 학교 측에 전해졌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통해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한 A 학생의 봉사활동 실적이 ‘가짜’라는 내용이었다. 대학은 봉사기관의 기록과 입시서류를 대조해 허위 내용을 확인하고 A 학생에게 ‘합격 취소’를 통보했다. A 학생처럼 학종 부정으로 적발된 사례가 최근 5년간 9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학이 전형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적발한 건 3건에 그쳤다. 같은 기간에 학생 36만 명이 학종으로 대학에 입학한 걸 감안하면 서류 검증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별 학종 부정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전국 198개 대학에서 적발된 학종 부정은 6개 대학의 9건이었다. 건양대가 3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전북대(2건), 명지대 삼육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각 1건) 순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시 학종 입학자는 약 36만5000명이다. 적발된 내용을 살펴보면 9건 중 6건은 외부 기관의 조사 및 제보로 문제가 드러났다. 대학이 입시 과정에서 자체 적발한 것은 건양대 3건뿐이다. 성균관대와 삼육대에서는 입학생 어머니가 같은 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자녀의 학생부를 조작했다. 조작된 학생부를 앞세워 대학 합격까지 성공했다. 해당 대학들은 교육청과 경찰의 조사 결과를 통보받고 입학을 취소했다. 전북대에서는 교육부가 ‘교수 자녀 논문저자 등재’ 실태를 조사한 이후인 올해 8월 2건의 학종 입학취소 사례가 나왔다. 전북대 교수 B 씨가 자신의 논문에 자녀 두 명을 공저자로 등록한 게 드러난 것이다. 2015년과 2016년에 입학한 B 씨 자녀들은 4, 5년이 지나고서야 입학이 취소됐다. 현장에서는 대학의 전형 환경을 감안할 때 자체적인 부정 적발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사정관은 “입학 과정에서 이의 제기가 들어오지 않는 한 우리가 하나씩 서류 검증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30∼45일 정도에 불과한 학종 평가 기간에 서류 진위까지 검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른 입학사정관은 “대학은 학생부에 있는 내용을 일단 믿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고교에서 거짓 학생부 활동을 걸러내 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학종을 비롯한 13개 대학의 입시제도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의원은 “교육부가 학종 검증에 나섰지만 대학이 자체적으로 부정을 걸러낼 능력이 없다면 비슷한 문제가 또 반복될 것”이라며 “수시 제도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은 “학종의 신뢰도 하락을 막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비교과 대상을 검증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강동웅 기자}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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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에 태풍-지진 피해 없게 법으로 안전 지킨다

    시설물안전법 등 여러 법령에 분산돼 있던 학교시설 안전규정이 하나의 법으로 정비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률안은 학교 등 교육시설의 안전관리 방안만을 뽑아 별도로 규정한 것이다. 그동안 교육시설은 시설물안전법과 학교안전법, 건축법 등의 다양한 법률에 따라 안전을 관리했지만 크고 작은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올해 5월 21일 부산대 동보미술관 외벽이 무너지면서 환경미화원 한 명이 벽돌에 맞아 사망했다. 미술관은 1993년 3월 준공돼 시설물안전법상 30년 이상 고령화시설에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학교는 학교안전법 대상 학교가 아니어서 관련 시설은 안전점검 의무가 없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진수 입법조사관은 “교육시설은 성인에 비해 피난이 어려운 학생들이 오랜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재난이 발생할 때 대피장소로 이용된다”며 “시설물 안전 확보의 필요성이 일반 건축물에 비해 더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교육시설물은 노후화 문제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재해에도 취약한 편이다. 7일 발생한 13호 태풍 ‘링링’으로 인해 전국 917개 학교가 피해를 입었다. 초등학교의 피해가 394개교로 가장 많았다. 교육시설재난공제회는 태풍 링링으로 인해 82억 원의 공제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 경북 경주시와 포항 등지에서 최근 몇 년 새 잇따라 지진이 발생했지만 학교 내진(耐震)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국내에선 1998년 건축법에 내진설계 기준이 도입됐지만 6층 이상 건물이 대상이었다. 2005년에야 3층 이하 건물까지 확대 적용됐다. 저층 건물 위주인 학교 건물이 지진에 더 취약한 이유다. 이번 제정안은 교육시설의 안전 유지관리 기준을 교육부 장관이 세우도록 했다. 교육시설을 새로 만들 때도 안전성 평가를 해야 한다. 또 교육시설 안전 및 재난예방 업무를 담당할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을 새로 설립하도록 했다. 박구병 교육시설재난공제회 회장은 “매년 비슷한 재난으로 교육시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을 막을 법령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늦었지만 해당 법 제정 추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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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캠퍼스’ 등 해외 설립 가능해진다

    #1. 2022년 8월 태국 방콕에 ‘한국대 방콕캠퍼스’가 문을 열었다. 캠퍼스에는 케이팝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실용음악과가 설치됐다. 작곡부터 노래 발성, 댄스까지 케이팝을 배우려는 태국 학생이 몰리면서 입학 경쟁률이 치솟았다. #2. 같은 해 말 베트남 하노이에는 ‘대한대 외식조리학과 캠퍼스’가 설립됐다. 베트남에서는 갈비와 비빔밥 등 전통 음식부터 치킨과 떡볶이 같은 간식까지 한국 음식이 인기다. 지원자가 몰리자 학교 측은 패션 등 다른 실용학과의 추가 개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두 사례 모두 아직은 법적 근거가 없어 실현이 불가능한 가상 시나리오다. 하지만 3, 4년 후에는 현실이 될 수 있다. 교육부가 규제 개혁을 통해 국내 대학의 해외 캠퍼스 설립을 허용키로 한 것이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대학은 해외에 ‘분교’만 설치할 수 있었다. 분교는 본교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엄연히 학교다. 교지(校地)와 교사, 교원 비율 등을 학생 수에 맞춰 확보해야 한다. ‘캠퍼스’는 다르다. 일부 학과 또는 단과대로만 구성돼 분교보다 설립이 용이하다. 그러나 해외에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 교육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7월까지 국내 대학의 해외 캠퍼스 설립을 허용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의 해외 캠퍼스는 학과 및 정원의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해당 규제는 전문대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가 개선을 건의했다. 오병진 전문대교협 기획실장은 “국내 학령인구 감소에 맞닥뜨린 전문대들이 그동안 실용음악과 뷰티, 보건 등을 중심으로 여러 번 해외 진출을 추진했지만 근거 법령이 없어 어려웠다”며 “앞으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전문대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해외 캠퍼스 설립을 비롯해 올 상반기(1∼6월)에 교육 관련 규제 38건을 확인해 개선하기로 했다. 대학 단일교지 인정 범위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는 한 대학이라도 교지가 2km 이상 떨어져 있으면 각각 학생 정원에 비례해 최소한의 교지 면적을 확보해야 했다. 앞으로는 단일교지 인정 범위를 20km까지 늘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일반대학과 전문대가 합칠 때 반드시 일반대학으로만 통폐합하도록 한 것도 필요 없는 규제로 봤다. 대학이 전문대로 통합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초중고교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교육환경보호구역에 만들지 못했던 당구장과 만화방 설치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학교 출입문에서 50m 이내인 절대보호구역에는 당구장 및 만화방 설치가 기본적으로 금지됐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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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준비생 “기업 고를 때 재무제표와 재직자 리뷰 본다”

    “워라밸 최고.” “업무 강도는 부서별로 나름이에요.” “다른 회사 추천합니다.” “초봉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 취업정보사이트인 진학사 캐치에 올라온 기업 재직자들의 ‘리뷰’다. 현직자들의 솔직한 회사 리뷰는 최근 이 사이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떠올랐다.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이모 씨(26)는 채용공고가 새로 나올 때마다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를 유심히 들여다본다. 직원 수와 평균 급여 등 기초정보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방향 등 전략까지 확인한다. 이 씨는 “‘어디가 좋다’는 식의 단순한 입소문만으로 기업을 선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원하는 기업의 정보를 얻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23일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최근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구직자들이 사이트에서 가장 오랜 시간 이용하는 메뉴는 기업의 재무정보와 기업분석 리포트다. 캐치 사이트의 순방문자는 일일 최대 4만 명 정도다. 기업들이 대규모 공채 대신 적은 수의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 채용으로 인재 선발 방향을 바꾸면서 구직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기업에 대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기업 6만 곳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등을 종합하는 이른바 ‘스왓(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을 시행해 인포그래픽 형태로 제공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최근 관심이 커진 스타트업이나 외국계 기업, 중견기업 등의 정보도 찾을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현직자들의 ‘회사 리뷰’는 특히 인기가 높다. 조직문화, 급여 및 복리후생, 경영진 성향 등과 함께 기업 회식문화나 ‘칼퇴(정시퇴근)’ 가능 여부 등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도 포함됐다. 이런 현직자 리뷰가 8만5000건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별, 분야별로 매긴 현직자 평가점수도 참고용으로 공개된다. 채용공고 역시 이른바 ‘취향저격 공고’를 제공한다. ‘무조건 대기업’ ‘정년보장 최고’ ‘저녁은 집에서’ ‘지방근무도 OK’ 등 맞춤형 키워드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진학사 캐치 김준석 본부장은 “인지도나 규모만으로 입사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는 끝났고, 이제 구직자들은 ‘나와 맞는 기업’을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본다”며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기업 재무정보나 현직자 리뷰 등을 확인하는 취업준비생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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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은혜 “특권층에 유리한 교육제도 꼭 개혁”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3일 “일부 소수계층의 부유한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로 자녀 진로가 바뀌고 직업이 바뀐다는 사회적 불신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시도부교육감 회의에 참석한 유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교육제도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국민의 우려가 높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정시 확대 등 입시제도에 대한 불신과 개선 요구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발언이다. 그는 “국민 여러분 모두에게, 특히 상실감과 좌절감을 호소하는 우리 청년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특권 소수계층에 유리한 교육이나 사회제도는 용납할 수 없고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고교부터 대학을 거쳐 첫 취업에 이르기까지 소수 특권 계층에 유리한 제도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교육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김진경 의장은 이날 “현행 대학입시 제도가 상위 20%에 집중돼 학생의 80%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며 “현대 사회에서는 기본 역량이 없으면 완전히 배제되는데 (교육이) 그 부분을 챙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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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수 줄어드는 한국… 교사급여-공교육비는 OECD 상위권

    직장인 윤성환 씨(42)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다니는 학급의 학생 수를 듣고 깜짝 놀랐다. 서울 강북에 있는 이 학교 1학년 한 반의 학생은 남녀 합쳐 25명에 그쳤다. 서울만 벗어나면 한 반에 20명 미만으로 꾸려진 곳이 많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다. 윤 씨는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의 전신)에 입학했을 때 1학년 한 반의 학생 수가 정확히 66명이었다”며 “이제 스무 명 남짓이 모여 공부한다니 한국이 한 세대 만에 ‘교육 선진국’이 된 건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의 교육 여건은 글로벌 기준으로 볼 때 어느 수준일까.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OECD 교육지표 2019’를 보면 한국은 학급당 학생 수 등 비교가 가능한 여러 항목에서 ‘선진국 모임’으로 일컬어지는 OECD 평균치를 상회했다. 국내 여러 교육 여건을 OECD의 지표와 비교해 봤다.○ 학생 수 감소가 만든 교육환경 개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고등학교 교사 1명당 학생 수는 13.2명에 그쳤다. OECD 평균(13.4명)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하유경 교육부 교육통계과장은 “초중고 통틀어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OECD 평균치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아직 OECD 평균치보다 다소 높다. 하지만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앞으로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다. 학생 수 감소 때문이다. 2017년 고교 재학생 기준인 1999∼2001년 출생자는 3년 동안 연평균 60만7000명이 태어났다. 2년이 지난 올해 고교 재학생(2001∼2003년생)은 그때보다 14.8% 줄어든 연평균 51만7000명씩 태어났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다시 집계한다면 이번 결과보다 더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육부 측은 “통상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적을수록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한국이 OECD 내에서 ‘독보적인’ 1위를 하는 교육지표가 있다. 바로 대학 졸업자 비율을 나타내는 ‘고등교육 이수율’이다. 한국은 2017년 기준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이 69.8%로, 조사 대상 46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2위 캐나다(60.9%), 3위 일본(60.4%)과 비교해도 10%포인트 가까이 높을 정도다. 또 15∼19세 연령별 취학률 또한 한국이 87.4%로 OECD 평균(84.5%)보다 높았다. 해당 연령대 인구 100명 중 87명 이상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뜻이다. ○ 교사 급여, 공교육비 지출 등도 상위권 교육에 국가 재정을 투입하는 항목도 한국이 OECD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교육에 그만큼 많은 돈을 쓴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것이 교사의 급여다. 2018년 한국의 국공립 중학교 교사는 15년 차 기준으로 5만7242달러(약 6812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독일(8만993달러)이나 미국(6만4467달러)의 중학교 교사 급여보다는 낮지만, 일본(5만1339달러)과 영국(4만8956달러)보다는 높았다. OECD 평균치와 비교해도 20%가량 높다. OECD는 환율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실제 소비능력을 뜻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교사 급여를 집계한다. 한 교육계 인사는 “우수 인재를 교원으로 양성하기 위해 과거 상대적으로 교사에 대한 고임금 체계를 만든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교육비 투자 비율은 5.4%로 나타났다. 이 역시 OECD 평균(5.0%)보다 높았다. 다만 이 중 정부 투자 비율이 3.8%로,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민간 차원의 공교육 투자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1년째 동결 상태인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일본과 비슷했다. 한국 사립대의 2017, 2018년 1년 등록금은 8760달러(약 1042만 원)로, 일본(8784달러)에 이어 자료를 제출한 14개국 중 4위로 집계됐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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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올림픽 성공 뒤엔 콘크리트 신기술… 대한민국 학술원상 5명 수상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 선수(25)의 아시아 최초 금메달 무대가 됐던 ‘슬라이딩 코스’ 건설 기술이 대한민국학술원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세계 최초로 ‘셀룰러 스프레이 콘크리트’ 기술을 개발한 윤경구 강원대 토목공학과 교수(57) 등 5명은 16일 제64회 대한민국학술원상을 받았다. 대한민국학술원상은 세계 수준의 독창적인 연구를 한 국내 학자에게 매년 수여하는 상이다. 1955년부터 올해까지 257명이 수상했다. 올해 대한민국학술원상 자연과학 응용부문 수상자인 윤 교수는 일반 콘크리트를 공사 현장까지 옮긴 뒤 기포(셀룰러)와 고성능 분말을 섞어 뿌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 콘크리트를 분사해 붙이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콘크리트의 강도와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윤 교수가 개발한 이 기술은 봅슬레이와 루지를 비롯한 썰매 경기가 열린 평창슬라이딩센터 건설에 적용됐다. 당초 3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 공사 기간은 12개월로 단축됐다. 사회과학 부문 수상자로는 김영환 한양대 명예교수(66) 등 2명이 선정됐다. 김 명예교수는 ‘독일과 한국에서의 법철학과 형법’ 등 관련 저서를 통해 한국이 독일법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분석하고 한국법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 수상자인 이종은 국민대 명예교수(68)는 한국의 사회정의론을 체계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자연과학 기초부문 역시 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이필호 강원대 화학과 교수(58)는 원자번호 49번 인듐을 이용한 다양한 유기반응 연구를 수행했다. 이 교수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여럿 내놓으면서 국내외 학술잡지에 총 209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과 교수(53)는 미생물 돌연변이 유전 연구를 통해 생명진화의 원리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 학술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자 5명은 상장과 메달, 상금 각 1억 원을 받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동기 학술원 회장, 수상자와 가족 등 약 130명이 행사에 참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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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企 고졸직원 받던 대학장학금, 대기업까지 확대

    대기업에 다니는 고졸 취업자도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희망사다리 장학금’ 가운데 고졸 직장인의 대학 학비를 지원하는 ‘Ⅱ유형’ 지원 대상을 기존 중소·중견기업 직원에서 대기업과 비영리기관 직원까지 확대한다고 15일 밝혔다. 대기업에 다니는 고졸 직원도 ‘2년 이상 재직’을 비롯한 수령 요건을 맞추면 대학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중소·중견기업 직원과 달리 등록금의 50%만 지급된다. 주점업, 사행업, 도박업 같은 일부 업종은 재직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장학금 대상이 되지 않는다.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받으려는 사람은 17∼27일 한국장학재단에 신청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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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집인원 줄이는 자사고, 사회통합전형은 늘려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뽑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10곳의 내년도 모집인원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 과정에서 논란이 된 사회통합전형 등을 통한 신입생 선발 비율은 소폭 늘어난다. 15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내놓은 ‘2020학년도 전국 선발 자사고 모집요강’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하나고, 용인외대부고, 민족사관고 등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은 내년도에 2659명을 선발해 올해(2720명)보다 신입생 수가 61명(2.2%)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전국일반전형의 모집 인원이 내년도 1184명으로 1년 새 51명(4.3%) 줄어든다. 반면 총 361명을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과, 자사고가 위치한 지역에 신입생을 할당하는 지역일반전형(총 657명 선발)은 각각 올해보다 1.4% 증가했다.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 가운데 내년도 사회통합전형 인원을 가장 많이 늘리는 학교는 전북 전주 상산고다. 상산고는 내년도 신입생 360명 중 5%인 18명을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한다. 올해 11명(전체 선발인원의 3%)을 사회통합전형으로 뽑았던 것보다 7명 늘어난다. 옛 자립형사립고에서 출발한 상산고는 법적으로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지만 올해 재지정 평가 때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항목이 4점 만점 가운데 1.6점을 받으며 지정 취소 위기에 몰렸다. 울산 청운고도 올해 180명 가운데 8명에 그쳤던 사회통합전형 신입생을 내년도에 10명으로 늘린다. 강원 민족사관고는 내년에 새로운 선발 방식인 전액장학생전형을 통해 4명을 뽑는다. 이는 다른 학교의 사회통합전형과 비슷한 방식이다.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은 12월 10일 전후로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올해 실시된 시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사회통합전형 배점이 커지면서 선발 의무가 없는 자사고도 내년도 전형에서 사회통합전형 선발 정원을 늘린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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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수능 응시생 55만명 밑돌아 ‘역대 최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수가 1993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수능을 치르는 고교 3학년 재학생 수도 40만 명 아래로 감소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까지 2020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마감 결과 54만8734명이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2020학년도 수능은 올해 11월 14일에 실시된다. 2008학년도(응시생 58만8899명) 이후 12년 만에 수능 응시자 최저 기록이 바뀐 것이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4만6190명(7.8%) 줄었다. 2002학년도와 2003학년도에 응시생이 전년 대비 각각 15.3%, 8.6% 줄어든 이후, 3번째로 수능 응시생 하락이 큰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2002학년도 당시에는 수능 점수 위주로 대학에 진학하는 특차모집 제도가 사라지면서 재수생 수능 응시가 크게 줄었다”며 “이번에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재학생 수능 지원자는 39만4024명으로 수능 도입 이후 처음으로 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반면 졸업생 지원자는 14만2271명에 달했다. 수능 응시생 4명 중 1명 이상(25.9%)이 졸업생으로 채워진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수능이 이른바 ‘불수능’이었던 관계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올해 재도전을 선택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응시자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국어 54만5966명(전체 응시자 대비 99.5%), 수학 52만2451명(95.2%), 영어 54만2926명(98.9%) 등이 지원했다. 올해 탐구영역 가운데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23만2270명으로 지난해보다 11.6%(3만582명) 줄었다. 또 제2외국어·한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8만9410명이었다. 이 가운데 6만3271명(70.8%)이 ‘아랍어’를 선택해 올해도 제2외국어의 아랍어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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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수능 응시생 역대 최저 54만8000여명···4명 중 1명은 ‘N수생’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 수가 1993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55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수능을 치르는 고교 3학년 재학생 수도 40만 명 아래로 감소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6일까지 2020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마감 결과 54만8734명이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2020학년도 수능은 올해 11월 14일에 실시된다. 2008학년도(응시생 58만8899명) 이후 12년 만에 수능 응시자 최저 기록이 바뀐 것이다. 올해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4만6190명(7.8%) 줄었다. 2002학년도와 2003학년도에 응시생이 전년대비 각각 15.3%, 8.6%씩 줄어든 이후, 3번째로 수능 응시생 하락이 큰 것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2002학년도 당시에는 수능 점수 위주로 대학에 진학하는 특차모집 제도가 사라지면서 재수생 수능 응시가 크게 줄었다”며 “이번에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능 응시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재학생 수능 지원자는 39만4024명으로 수능 도입 이후 처음으로 40만 명 선이 무너졌다. 반면 졸업생 지원자는 14만2271명에 달했다. 수능 응시생 4명 중 1명(25.9%) 이상이 졸업생으로 채워진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수능이 이른바 ‘불수능’이었던 관계로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올해 재도전을 선택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응시자를 영역별로 살펴보면 국어 54만5966명(전체 응시자 대비 99.5%), 수학 52만2451명(95.2%), 영어 54만2926명(98.9%) 등이 지원했다. 올해 탐구영역 가운데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23만2270명으로 지난해보다 11.6%(3만582명) 줄었다. 또 제2외국어/한문을 선택한 수험생은 8만9410명이었다. 이 가운데 6만3271명(70.8%)이 ‘아랍어’를 선택해 올해도 제2외국어의 아랍어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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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교육청, 자사고 7곳 입학전형 요강 미승인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7곳의 입학전형 요강을 승인하지 않았다. 추가모집 일정이 입학요강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해당 학교는 관련 내용을 보완해 다시 제출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까지 서울 지역 자사고 21곳의 입학요강을 받아 검토한 결과 7곳의 요강을 미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는 추가모집 일정을 입학요강에 기재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내년 1월 추가모집 일정을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교육계는 서울시교육청의 미승인 결정이 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싼 자사고와의 ‘힘겨루기’의 하나로 보고 있다. 입학요강이 미승인 된 7개 고교는 모두 서울시교육청이 7월에 지정 취소 결정을 내린 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3월 내놓은 서울시 고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근거로 “모든 고교가 추가모집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자사고는 “입학요강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할 내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자사고가 1월 추가 모집을 하지 않고 남은 결원을 일반고 학생 전학으로 채우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자사고들은 일반고 탈락 학생들이 자사고 추가모집에 지원해 입학한 뒤 다시 일반고로 전학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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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동학원 이사, 증인 11명 중 유일하게 출석…“학원 채무 과정 몰라”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는 김형갑 웅동학원 이사(82)가 증인 11명 중 유일하게 출석했다. 김 이사는 조 후보자 일가가 사학법인인 웅동학원을 통해 재산 증식을 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이사는 이날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석상에서는 금전문제가 거론된 것이 없었다”며 “(재단에) 채무 문제가 있었다면 이후 ‘이렇게 처리했다’고 밝혀야 하는데 그런 결론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이사회 이사였지만 웅동학원 채무 형성 과정에 대해 몰랐다는 뜻이다. 웅동학원 문제는 산하 웅동중학교가 1996년 학교 부지를 옮길 때 생긴 부채 때문에 발생했다. 당시 웅동학원 이전 공사는 이사장이던 조 후보자의 부친(2013년 사망)이 대표였던 고려종합건설이 16억 원대에 맡았다. 조 후보자 동생이 대표였던 고려시티개발은 하도급 업체로 참여했다. 학교가 관련된 빚을 갚지 않고, 고려종합건설 역시 부도나면서 조 후보자 동생이 소송을 통해 웅동학원에 거액의 채권을 갖게 되면서 ‘편법 상속’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이사는 이와 관련한 이사회 논의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가 웅동학원 이사였지만 29살부터 사업이 바빠 자주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여야 양측의 웅동학원 관련 정쟁성 발언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조 후보자 부친이 웅동중 이전을 하면서 웅동학원 부채가 생기게 됐다”며 “조국 일가가 소송 등으로 ‘장난’을 쳐서 채권은 조국 가족이 가져가고 학교에는 빚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조 후보자 동생이 웅동학원 사무국장, 처남이 웅동중 행정실장으로 간 이후 학교가 (소송에서) 조국 가족들에게 져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김 의원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표 의원은 “장난이라는 표현도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도의를 지키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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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高大, 국내 첫 AI대학원 개원 “창업인재 양성”

    국내 첫 인공지능(AI)대학원이 5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개원 기념식을 갖고 출범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산하 AI대학원은 매년 석·박사 통합 및 박사과정 신입생 5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딥러닝, 음성인식, 빅데이터 등이며 헬스케어, 금융, 자율주행 같은 특화 연구도 진행한다. AI대학원은 미국 카네기멜런대(CMU)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 및 연구소 15곳과 공동 연구를 추진해 기술창업 인재를 양성한다. 구글 페이스북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 38곳과 산학 협력해 대학원생들의 인턴십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8년까지 우수 벤처 기업 10곳 배출을 목표로 한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이날 기념식 환영사에서 “AI 관련 모든 대학, 연구소, 산업체와 협업해 한국이 세계 최고의 AI 인재를 양성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김태희 서울시 경제일자리기획관,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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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교육감協 “대입, 정시 확대 반대”

    전국의 교육감들이 대입에서 정시비율을 늘리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의 모임인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내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교육의 본질을 찾아가는 돌파구 역할을 해왔다”며 “(대입 제도 재검토가) 공정성만 강조하다 자칫 ‘한 줄 세우기’식 정시 확대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자기소개서 허위 작성 의혹과 입시 부정 의혹이 부른 ‘금수저 학종’ 논란에도 전국 교육감들이 ‘정시 확대 반대’라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협의회는 “학종 문제는 교육의 본질에 반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닌 근본적 문제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입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곧 바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오해이고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정시와 수시 비율을 조정하는 문제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2022년 대입개편 방안은 발표한 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권고한 대로 2022년 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3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당정청은 6일 대입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를 연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유 부총리, 이광호 대통령교육비서관이 참석한다. 교육 당국이 주장하는 대로 정시 확대 대신 학종을 보완하는 방향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조속히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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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위한 큰 걸음… 영광의 얼굴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5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3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4개 부문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4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3, 4명씩 참여해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이론-경험 겸비한 대표적 교육철학자 “교육은 백년대계 의미 명심해야할 때” ▼[교육]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일반적으로 교육 부문은 정치와 경제 문화 등의 다음에 위치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촌상은 수여하는 상 가운데 교육 부문을 가장 앞세웁니다. 망국의 시기, 교육으로 나라를 구하려 했던 인촌 선생의 뜻을 이어받은 상을 받게 돼 영광입니다.” 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82)는 4일 인촌상 수상 소감으로 “교육계의 일원인 저는 누구보다도 이 상을 무겁게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수상 사실을 통보받은 뒤 내가 인촌상을 감당할 정도로 교육 분야에 기여한 것이 있었는지 되돌아봤다”며 “앞으로도 인촌의 정신을 기리고, 교육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명예교수는 한국 교육학계에서도 대표적인 교육철학자로 평가받는다. 30년 동안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를 지내며 교육철학과 교육정의론 등을 연구했다. 그가 가르친 제자들은 전국 각 대학에 포진해 한국 교육계의 핵심 학자로 성장했다. 더불어 이 명예교수는 이론과 현장을 모두 아우른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본인 스스로 “초등학교 외에 거의 모든 교육현장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교수를 지내며 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교육부 장관에 임명됐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는 3년간 한국교육개발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서울대 교수직을 퇴임하고 강원 횡성군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전직 교육부 장관이 일선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건 처음이어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여기에는 이 명예교수의 ‘철학’이 숨어 있다. 그는 “김대중 정부 당시 새교육공동체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자립형사립고 도입을 주창했고 장관이 돼서 실제로 도입 방안을 연구했다”며 “과학자가 실험실에 가듯 교육학자로서 내가 만든 정책이 반영되는 현장을 찾아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에는 숙명여대를 운영하는 숙명학원 이사장을 맡아 재단 경영에 참여했다. 2016년부터 2년 동안 전문대인 김포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자립형사립고의 주창자였던 이 명예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형사립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교육은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정책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며 “획일화된 교육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다양한 분야의 영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립학교 정책에 대해서도 “사학마다 각자의 건학 이념이 있는데 이를 지나치게 평준화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 명예교수는 “교육에 정치 이념이 개입돼 정권에 따라 주요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불렀던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 교육계에 당부했다.● 공적서울대 교육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웨인주립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부터 30년 동안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교육개발원장(1995∼1998년), 교육부 장관(2000∼2001년), 민족사관고 교장(2003∼2008년), 숙명학원 이사장(2013∼2017년) 등을 역임했다. 1980년대 이후 근대 학문으로서 한국의 교육철학을 이끈 주도적 학자이면서 동시에 장관과 고교 교장, 학교법인 이사장 등의 직책을 맡아 자신의 교육철학을 현장에 접목시켰다. 자립형사립고 도입을 직접 발의해 현실화하기도 했다. ▼ 역사-폭력 탐구… 한국문학의 지평 넓혀 “박경리-박완서 선생님과 같은 상 기뻐” ▼[언론·문화]한강 소설가“박완서 박경리 선생님 같은 훌륭한 작가들이 수상한 상을 받게 돼 기쁩니다.” 인촌상 언론·문화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49)은 최근 인터뷰에서 “인촌상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자세히 찾아봤다”며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1993년 11월 계간지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그는 정교한 시선으로 세상을 탐구하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와 폭력성을 깊이 있게 사유한 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2016년 장편 ‘채식주의자’로 영국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국인으로서 처음 이 상을 받은 그는 “혼자서 감당하기 버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밀려드는 업무를 차분히 잘 헤쳐 나가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그 뒤로 (집필 활동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설가 한승원(80)의 딸이다. 어린 시절 지천에 널린 아버지의 책과 더불어 자랐다. “책 속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으니 현실의 세계가 절대적이지 않았고, 그렇게 두 세계에서 살 수 있었던 점이 유년기의 나를 도와줬다”고 한다. 소설을 진지하게 대하기 시작한 건 중학교 3학년 무렵. 대학 시절 습작기를 거쳐 출판사에 취직한 뒤 3∼4시간씩만 자면서 글을 썼다. 뜨거움이나 열정보다 끈기로 소설을 써왔다고 자평했다. 그는 현재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작별’(2018년)에 이은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을 집필 중이다. “‘여수의 사랑’에 실린 단편을 쓰던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을 쓰던 2015년 초까지 비슷한 밀도의 끈기로 작업해 온 것 같습니다. 최근 4년여 동안은 개인적 위기를 지나고 있어서 더 강한 끈기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세간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은 느낄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수년째 붙들고 있는 이 소설은, 지극히 사적인 방식으로 돌파해야 하는 어떤 것입니다.” 올 6월 서울국제도서전을 끝으로 그는 칩거해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의 머릿속은 오직 소설 생각뿐이다. 그는 “지금까지 쓰고 싶은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왔다. 그 결과는 통제 밖의 영역”이라며 “오직 쓰는 과정에 있는 사람만이 작가이며, 다행히 지금 쓰고 있으니 나는 아직 작가”라고 말했다. 이따금 그는 소설 밖을 꿈꾼다. “전에 만들고 불렀던 노래들을 담담하게 다시 녹음해보고 싶습니다. 그 사이 새로 만든 노래들도 넣고요. 음반 제목은 오래전 보았던 연극의 대사인 ‘안아주기에도 우리 삶은 너무 짧잖아요’로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백일몽일 뿐이지만 언젠가 그런 여유가 찾아올 수도 있겠지요.”● 공적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 ‘검은 사슴’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와 소설집 ‘노랑무늬 영원’ ‘내 여자의 열매’ ‘여수의 사랑’,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을 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채식주의자’의 영미판이 해외 언론에서 호평을 받고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 ‘몽골제국의 역사’ 연구서 세계적 성과 “중앙유라시아史로 韓 문화채널 확장” ▼[인문·사회]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인촌상을 받을 만큼 학문적 성과를 냈는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더욱 근실하게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김호동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64)는 수상 소식을 듣고 숙연해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국내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의 선구자이자 몽골제국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성과를 쏟아낸 석학이다. 몽골제국의 제도와 정책을 분석해 제국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유지된 단일한 실체로 입증했다. 1980년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당시 국내에서 불모지와 다름없던 이 분야 연구에 뛰어들었다. 중앙유라시아에서 명멸한 여러 민족의 역사를 그들의 입장에서 조명하기 위해 중국인의 시각이 반영된 한문 사료가 아니라 원 사료를 분석했다. 언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1980년대 중앙유라시아는 거의 공산권이어서서 현지 방문도 불가능했다. “15∼18세기 위구르 말은 미국에도 가르치는 분이 없어 독학했지요. 중세 텍스트는 현대어 사전에는 없는 어휘가 있어 여러 사전을 찾아보기를 되풀이했습니다.” 그가 해독할 수 있는 언어는 몽골어, 페르시아어, 아랍어, 튀르크어, 위구르어 등 10개 정도 된다. 세계에 흩어진 사료를 수집하는 것도 난관이었다. 요즘은 웬만한 사료의 사본을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현지에 가서 사본을 만들어야 했다. 김 교수의 서울대 연구실에는 유라시아 각지의 박물관에서 복사하거나 마이크로필름으로 촬영해 인쇄한 자료들이 빼곡하다. 한때 중앙유라시아를 누비며 찬란한 문화를 만들었지만 현대에는 위축됐거나 다른 나라의 구성원으로 살았던 유목 민족의 역사가 객관적인 시선에서 되살아났다. 19세기 중반 중국 서북부 신장(新彊)지역 무슬림의 혁명운동을 다룬 연구서 ‘근대 중앙아시아의 혁명과 좌절’(사계절)은 미국 스탠퍼드대가 ‘Holy War in China’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몽골제국과 고려’(서울대출판부), 몽골제국의 역사를 페르시아어로 기록한 ‘집사(集史)’의 역주서, 교양서 ‘황하에서 천산까지’(사계절), ‘몽골제국과 세계사의 탄생’(돌베개) 등 여러 저서를 냈다. 2017년부터는 국제역사학회 한국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정년을 맞는 그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세계 학자 약 40명의 글을 모아 출판하는 ‘몽골제국사’의 책임편집을 계속하는 한편 몽골제국의 군사, 민정, 교통, 통신 등 ‘제국적 제도’를 몽골인의 관점에서 총괄하는 책을 쓸 계획이다. “우리의 문화적 관심과 지식이 지역적으로 편향돼 있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중국 일변도였고, 현대에는 서구 일변도지요. 신라부터 조선 초까지 우리의 문화 채널은 초원과 유라시아 멀리까지 연결돼 있었어요. 우리 문화의 또 다른 근원이자 역동성의 원천이죠. 중앙유라시아사 연구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채널도 다양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공적 중앙유라시아사 연구에 40년 가까이 천착하며 이 분야 연구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유목 소수민족의 역사를 그들의 주체적인 시각으로 서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6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로 부임해 제자들을 양성했다. 1993년 중앙아시아연구회를 창설했고 2002년 중앙아시아학회장을 지냈다. 대중성을 갖춘 여러 저술도 이 분야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지적 영역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 데이터로 미래 예측하는 통계학 석학 “길을 잃은 시대,불확실성 줄여나갈것” ▼[과학·기술]박병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큰 상을 받아서 놀랍고 감사합니다. 통계의 중요성을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박병욱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58)는 한국 통계학계를 대표할 수 있는 학자 중 한 명이다. 전 세계 통계학자 및 통계 전문가들의 국제기구인 국제통계기구(ISI)의 부회장에 8월 취임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수학자들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통계학자로는 이례적으로 초청강연을 했다. 학문적 성과를 수학자들도 인정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 교수는 “통계학자로서 한국사회에서 큰 상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데이터의 시대지만, 역설적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통계학이 설 자리가 그렇게 넓지만은 않다는 생각에서다. “통계에 대한 조예 없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루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이에 따라 왜곡된 사실이나 잘못된 정보가 퍼지기도 하지요. 전문가인 통계학자에게 검토만 받아도 되는 일인데, 잘 안 됩니다. 몸이 아플 때 의사를 찾는 일은 상식이 됐지만, 통계 분석이 필요할 때 통계학자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의사를 찾지 않는 사람은 자신만 손해지만, 통계학자를 찾지 않는 사회는 그 피해가 사회 전체에 미친다. 그 폐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생각이다.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졌고 복잡해진 반면 옥석을 가리기는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잘못된 분석이나 여론조사에 의한 가짜뉴스도 횡행한다. 포털 뉴스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잘못된 정보에 따른 편 가르기 싸움으로 늘 시끄럽다. 그는 “길을 잃은 시대에 통계와 데이터 분석으로 진실을 찾아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데이터에서 법칙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이론을 연구한다. 특히 데이터가 추출된 곳(모집단)의 특성과 관계없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비모수 추론’이 그의 전문 분야다. 박 교수는 2017년 대선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하기도 했다. 전국 지역구별로 평균 나이와 교육 정도, 주거지 시세, 보험료 액수, 직전 총선에서의 정치 성향별 후보자 득표수 등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지역구별 득표를 예측하는 모형을 개발했다. 모형 예측치는 실제 득표 결과를 비교하니 정확히 들어맞았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많거나 돈이 많으면 보수화되고, 교육수준이 높으면 진보 성향을 띤다고 생각합니다. 통계로 검증해 보면 조금 다릅니다. 나이는 정치 성향과 연관성이 있는데, 경제력은 영향이 없더군요. 교육은 오락가락합니다.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을 때까지는 보수 성향을 띠다가도 교육수준이 높아지면 진보 성향으로 돌아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미래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통계학이 유용한 것은, 바로 그 불확실성을 계량화하고 조금이라도 줄여 나가려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적 고통스러운 이론 증명 과정을 마치고 그 내용을 논문으로 쓸 때 어떤 취미보다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천생 학자다. 서울대 계산통계학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통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거쳐 1988년부터 서울대 통계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통계학 분야 양대 학술지로 꼽히는 ‘미국통계학협회저널(JASA)’과 ‘통계학 연보(Annals of Statistics)’ 등에 발표한 논문 30여 편을 포함해 총 14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설 기자 snow@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 제33회 인촌상 심사위원(가나다순)▽교육 △위원장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전 포스텍 총장 △위원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 김성훈 동국대 교수, 백순근 서울대 교수 ▽언론·문화 △위원장 윤영철 연세대 미래캠퍼스 부총장 △위원 김은미 서울대 교수, 왕은철 전북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부사장 ▽인문·사회 △위원장 박찬욱 전 서울대 총장직무대리 △위원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이재열 서울대 교수 ▽과학·기술 △위원장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위원 김성근 서울대 교수, 김승환 포스텍 교수, 전호환 부산대 총장}

    •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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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만데 한글이 다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오만데/한글이 다 숨었는 걸/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ㄱ ㄱ ㄱ 부침개 접시에/ㅇ ㅇ ㅇ 달아 놓은 곶감에/ㅎ ㅎ ㅎ 제아무리 숨어봐라/인자는 다 보인다” (시 ‘숨바꼭질’ 전문, 정을순) 경남 거창군청 문해(文解)교실에 다니는 정을순 씨(83·여)는 여든 넘어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 표현대로라면 ‘연필도 안 잡아 보고’ 80년을 보냈다. 지금 정 씨는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한글을 배우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3일 “글을 더 배워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19년 대한민국 문해의 달’ 선포식을 연다. 이날부터 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인근 야외에서 처음 글을 배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쓰고 그린 작품을 전시하는 시화전(詩畵展)도 개최한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대국민 투표로 정 씨가 쓴 ‘숨바꼭질’을 비롯해 시 10편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특별상(40편)과 우수상(72편)을 합쳐 총 122명이 문해 교육을 통해 글을 익힌 뒤 쓴 시로 상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000명 늘어난 1만5894명이 작품을 제출했다. 수상작은 세종문화회관 전시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서울시청을 비롯해 전국 약 80곳에서 선을 보인다. 읽기 쓰기 셈하기가 어려운 성인은 전국 311만 명(성인 인구의 7.2%)으로 추산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모든 국민이 생각한 것을 마음껏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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