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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40여 일 만에 뜨거웠던 글로벌 자산 시장이 식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대표주인 비트코인은 8만2000달러까지 후퇴했고, 미국 증시의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규제 완화나 감세 등 친(親)시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자산시장 랠리가 이어가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휘청이기 시작한 것이다. 기대와 달리 임기 초 관세 인상 등 통상 전쟁에 ‘올인(다걸기)’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어붙은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급진적 통상 전쟁이 추후 부메랑이 돼서 미국 내에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미국발 글로벌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 랠리 끝…? 테슬라 시총 872조 증발 27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09% 내린 8만5851달러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만2000달러 선까지 내려가는 등 폭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면서 취임 직전 사상 최고가(10만9114달러)를 찍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고점 대비 20% 넘게 빠졌다. 트럼프 당선 이후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미 증시도 주춤하고 있다.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고점 대비 3.06% 떨어지면서 6,000 선을 내줬고, 다우존스평균지수와 나스닥 등도 고점 대비 각각 3.51%, 5.45% 하락했다.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자산 투자) 종목으로 꼽혔던 테슬라와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도 트럼프 취임 직전 대비 30% 넘게 빠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17일 고점 대비 39.4% 가까이 떨어지며 시총 6050억 달러(약 872조 원)이 날아갔다. 테슬라 주가 하락에는 최근 유럽 판매 부진이 한몫했는데, 여기에는 머스크 CEO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반발 심리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휘청이는 배경에는 관세 인상이 세계 경기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0% 상승하면서, 지난해 6월 이후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반면 주요 경제지표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이번 달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대비 7포인트 하락한 98.3이었는데, 이는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미국의 지난달 소매 판매도 7239억 달러(계절 조정 반영)로 전월 대비 0.9% 감소하는 등 미국 경제만 독주할 수 있다는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커지고 있다. 유로화, 엔화 등 글로벌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10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106대까지 내려오는 등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 고개 드는 미국발 S 공포 독주하던 미국 경제에 심상치 않은 지표가 나오면서 일각에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경제에 위험 신호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한두 달간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부진할 경우 미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경기 둔화의 전조 현상으로 꼽히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2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기준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한때 전일 대비 4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낮은 4.25%까지 하락했다. 반면, 3개월 만기 채권의 수익률은 4.30%를 나타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를 두고 마크 해켓 네이션와이드의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에 닥친 가장 큰 위험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이라고 진단했다. 미국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유럽을 비롯해 아시아 등으로 퍼질 수 있다는 경고성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라면, 다른 국가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할 것”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은 더 깊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지난해 8월 이후 일본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본의 대표 지수인 니케이225 지수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채권(ETN) 상품을 출시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일본의 엔화 선물 ETN 6종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마루베니상사, 스미토모상사 등에 투자하는 ‘한투 일본종합상사TOP5 ETN’을 상장했다. 일본 관련 ETN 상품의 대표 주자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TN은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파생결합증권이다. 국내외 주가지수뿐만 아니라 원자재, 금리 등의 기초자산 가격 변동을 반영한다. 또 상장지수펀드(ETF)와 마찬가지로 일반 주식계좌를 통해 주식처럼 손쉽게 거래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ETN의 큰 장점 중 하나는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을 추적 오차 없이 반영한다는 점이다. 발행가는 1만 원으로 설정돼 있어 일본 개별 주식의 최소 매매 단위(100주)보다 적은 금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이는 소액 투자자들에게도 부담 없이 일본 증시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일본 관련 대표 ETN 중 하나인 ‘한투 일본니케이225선물 ETN’은 니케이225의 선물 가격 변동을 1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한투 레버리지 일본니케이225선물 ETN’은 가격 등락을 2배로 추종한다. 이와 반대로 ‘한투 인버스 일본니케이225선물ETN’과 ‘한투 인버스2X 일본니케이225선물 ETN’은 니케이255선물을 각각 마이너스(-) 1배,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한다. 이 상품은 원-엔 환율 변동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환헤지 상품이다.‘한투일본 엔선물 ETN’과 ‘한투 S&P 엔달러 선물 ETN’은 각각 엔-원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가격 변동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도 포함돼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엔화 가치 변동에 따른 양방향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본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ETN 상품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최근 ‘제2의 월급’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며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목적에 맞는 다양한 월 배당 ETF 상품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1호 ETF’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 ETF’ 등 다양한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월 배당 ETF를 선보이고 있다. 커버드콜이란 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해당 자산의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면 주가 하락 시에는 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손실이 완충되지만 상승 시에는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커버드콜 전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1호 ETF와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 ETF에서는 콜옵션을 100% 매도하지 않고 목표한 분배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옵션 매도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 대표 지수 상승에 약 90% 참여하면서 월 배당도 주는 ‘TIGER미국S&P500타겟데일리커버드콜ETF’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 ETF’도 인기다. 이는 ‘데일리(초단기) 옵션’을 활용해 옵션 매도 비중은 10% 이하로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지수 상승에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만기가 짧은 옵션을 자주 매도할 경우 소량만 매도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리츠(REITs) ETF를 활용한 월 배당 포트폴리오도 주목받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지분에 투자한 뒤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고금리 시기에는 자본 조달 비용이 늘어나 인기가 없지만 금리 인하 시기에는 자본 조달 비용이 줄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다. 월 배당형인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2019년 7월 상장한 국내 최초 리츠 ETF이자 국내 최대 규모 리츠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투자 대상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TIGER 월 분배 ETF 시리즈를 통해 장기적인 자본 차익과 안정적인 확정 수익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투자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증권이 최근 자산관리 및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 솔루션 ‘굴링’ 서비스가 가파르게 성장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굴링 누적 가입자 수는 11만9000명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굴링은 고객이 원하는 투자 목표 입력 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목표와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로보굴링’은 투자 목표를 입력하면 국내외 해외주식, 채권, 대안상품 등의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준다. ‘주식굴링’은 투자자가 원하는 테마의 종목을 분석해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추천 종목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굴링’은 투자자의 목표 수익률, 투자 기간, 매월 적립일과 금액에 맞춰 ETF 포트폴리오를 자문해 준다. 굴링 서비스는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변화하는 주식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을 찾는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삼성증권은 로보굴링, 연금굴링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는 4월 11일까지 이벤트를 실시한다. 로보굴링이나 연금굴링 계좌에 5000만 원 이상 순입금하고 투자할 경우 4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1000만 원 이상이면 2만 원, 100만 원 이상은 1만 원 상품권을 제공한다. 30만 원 이상은 커피 기프티콘을 나눠준다. 로보굴링과 연금굴링에 대한 중복 참여는 불가하고 경품을 받기 위해서는 이벤트 종료일까지 잔고를 유지해야 한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지난해 국내 거주자의 해외 사용 카드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여행 수요 급증과 온라인 쇼핑 해외 직접 구매 증가의 영향이 컸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 사용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해외 사용 실적은 217억2100만 달러(약 31조806억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대비(192억2200만 달러) 13.0%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환율 상승을 감안하면 원화 기준 증가율을 18% 이상으로 추정된다. 카드 종류별로 신용카드의 지난해 해외 사용액은 154억8700만 달러, 체크카드는 62억3400만 달러였다. 전년대비 신용카드는 5.4%, 체크카드는 37.8% 늘었다. 체크카드 사용액이 늘어난데는 해외 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국내 카드업체간 여행용 체크카드 발급 경쟁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2869만 명으로 전년대비 26.3%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에서의 해외 직접 구매액도 2023년 51억1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8억3000만 달러로 14% 증가했다. 한은 측은 해외 사용 카드 실적 증가에 대해 코로나 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사용 카드 실적은 앞서 2019년 191억2300만 달러를 찍은 뒤 2020년(103억1000만 달러), 2021년(122억2700만 달러), 2022년(145억4300만 달러)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사용 카드 실적이 역대최고이지만, 6년 전 대비 10% 이상 늘어난 수준”이라며 “그간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3.0%) 대비 0.25%포인트 낮은 2.75%로 내렸다. 2022년 10월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금리가 2%대로 다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최근까지 열린 네 번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세 차례 낮춘 바 있다. 그만큼 국내 경제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날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지난해 11월 말(1.9%) 대비 0.4%포인트 내렸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0일 블로그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1.6∼1.7% 사이로 전망한 바 있는데, 한 달 새 전망치를 또 내려 잡은 것이다. 이는 기획재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1.6%) 등 다른 정부 기관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선 석 달 전 수준인 1.8%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한 달 사이 트럼프 관세 정책의 큰 모양 같은 것들이 많이 드러나서 이를 반영해 1월 전망치보다 낮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외에 추경 등 재정 정책의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이 총재는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 15조∼20조 원 규모로 편성된다면, 실제 성장률을 전망치 대비 약 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1월 1.6∼1.7%의 전망치를 제시했던 한국은행이 불과 한 달 만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1.5%까지 낮춰 잡은 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관세 부과에 나서고 있는 데다 부가세, 비관세 장벽까지 들여다보겠다고 엄포를 놓는 등 관세 전선이 확대되면서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가 동시에 찾아오리라 판단한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듯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재차 거론하면서도 “최대 20조 원 이상의 추경은 부작용이 크다”며 대규모 추경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 韓 올해 경제성장률 1.5%로 하락25일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1.9%를 큰 폭으로 밑도는 1.5%로 전망했다”며 “지난달 중간 점검 시 발표했던 1.6∼1.7%보다 더 낮췄다”고 밝혔다. 그 배경을 두고 “지난달 중간 점검 때 성장률 하향이 비상계엄 등 국내 상황이 주요한 요인이었다면, 이번 전망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관세 정책 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하는 등 관세 부과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한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 총재는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영향)이 2분기(4∼6월)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 1분기(1∼3월)부터 국내 경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국내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의약품에 대한 관세 인상은 국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한은은 미국과 여타 나라가 상호 보복을 이어 가며 통상 갈등이 격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 아래에선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도 내놓았다. 반면 미국이 중국 외 국가에 저강도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1.6%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은, 올해 금리 2∼3차례 인하 예고 성장률을 내려 잡은 한은은 결국 이날 경기 추락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추가 금리 인하도 예고했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 이번 달 포함 2∼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데, 금통위원들이 가정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4명은 3개월 내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고, 2명은 추가 금리 인하를 열어 놔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재정정책, 즉 추경이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최대 20조 원을 추경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추경은 단기 성장률을 보완하는 진통제 역할”이라며 “재정건전성 악화 등 부작용이 있는 만큼 20조 원 이상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1.8%로 예상한 것을 두고 “괜찮은 수준”이라며 “그게 우리 실력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쓴소리도 던졌다. 이어 “과거 고도성장에 익숙해졌는데, 신성장 동력도 키우지 않고, 고령화 사회에 해외 노동자도 안 데려오면서 노동력도 떨어졌다”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허약해졌음을 꼬집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2월 근본적인 구조개혁 조치 없이는 2025년부터 향후 5년간 잠재성장률이 연평균 1.8%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더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1.90%)와 근접한 2.00%까지 낮춰야 한다고 본다”며 “중장기적으로 성장률이 2.00%까지는 나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한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낮춰 주는 형태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내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달러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과 국내 정세 불안 등이 겹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안전 자산인 달러를 쟁여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거주자 외환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034억4000만 달러(147조9192억 원)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21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달(28억7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 나타냈다. 전체 외화예금 중 달러화 예금 증가액은 18억8000만 달러로 전체 증가분의 87.85%에 달했다. 일보의 엔화(1억1000만 달러), 유로화(8000만 달러), 위안화(4000만 달러) 등도 소폭 늘어났다. 기업들의 외화 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기업 예금(883억1000만 달러)은 한 달 사이에 31억7000만 달러 늘었다. 지난해 11월(839억5000만 달러)까지 석 달 연속 내리다가 지난해 12월부터 오름세를 나타냈다. 개인 예금(142억4000만 달러)도 6000만 달러 늘었다.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국내 정치 불안도 커지면서 환율이 급등하자, 기업들이 달러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 급등에 최근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등이 폭등하는 등 외화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달러화 결제에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여윳돈을 쌓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말 1300원대였던 환율은 12월 이후 1400원대로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장중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환율은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1430원대로 진입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으로 인해 변동성이 큰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수출입 기업의 예비용 자금 확보 등으로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라며 “엔화 예금도 최근 엔화 강세로 미 달러 환산액이 증가하면서 소폭 증가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해외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의 투자 피해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뉴욕 85브로드스트리트 빌딩의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당장 삼성화재·코리안리 등이 부동산 담보 대출로 내준 돈을 전액 날리게 됐다. 여기에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돌입하는 등 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움직임이라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등 부동산 시장의 회복이 더뎌지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위험이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美 뉴욕 빌딩 투자 전액 손실 위기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욕 85브로드스트리트 빌딩을 담보로 대출해줬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출금 전액을 손실 처리했다. 해당 대출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주관한 거래로, 2017년 8월 삼성화재, 코리안리, 하나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이 총 1억176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1323억 원)의 자금을 모았다. 국내 보험사들은 선순위 대출보다 투자 손실 위험이 크지만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중순위 대출에 나섰다. 당시는 부동산 가격 상승기로, 중위험·중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공실 사태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 해당 건물 가격도 하락하면서 투자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핵심 임차인인 공유 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퇴거하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부족으로 이자 지급이 중단되면 해외 은행 등 선순위 대출자들이 건물 매각을 통해 대출금 회수에 돌입하게 된다. 문제는 건물이 새 주인을 찾더라도 자산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중순위 대출에 나선 국내 보험사들은 한 푼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이 투자금 회수를 포기하고 손실 처리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현지 부동산 사정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실률 회복 등으로 인한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대출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 “고금리로 인해 자산 가격 회복 더뎌”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부동산의 가격 하락으로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 잔혹사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 가격이 고점이던 2017∼2020년에 투자했던 건들에서 연이어 부실이 터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이 투자했던 홍콩 골딘파이낸셜센터 빌딩의 경우 2023년 투자금의 90%를 상각 처리했다. 한국투자증권 계열사인 한투리얼에셋운용이 2019년 투자했던 벨기에 투아송도르 빌딩도 지난해 말 투자자들에게 전액 손실 사실을 알렸다. 골딘파이낸셜센터 빌딩과 투아송도르 빌딩 투자의 경우 금융 기관 외에 개인 투자자들도 대거 참여해 논란이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해외 부동산 부실이 중장기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공실률 회복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지만 고금리 장기화가 변수다. 19일(현지 시간) 공개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참석 의원들은 관세 충격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를 당분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럽에서도 최근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미국 정부나 은행권에서 출근을 장려하면서 공실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고금리로 인해 자산 가격이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연기금이 14년 만에 최장 순매수 신기록을 세우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구원투수’ 연기금의 순매수 행보에 힘입어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여 만에 2,670 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5개월 만에 2,670 선 회복 1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0% 오른 2,671.52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2,680 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모처럼 외국인도 3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상승 폭을 키웠다. 코스피는 11일부터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했는데, 이 기간에만 6% 이상 올랐다. 코스닥도 이날 0.60% 상승하면서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놓고 협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18일(현지 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 대비 0.24% 오른 6,129.58에 거래를 마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유럽 17개국의 증시를 종합한 유로스톡스600지수도 0.32% 오르면서 최고점을 경신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3.16%)와 SK하이닉스(4.05%), 한미반도체(8.74%) 등 반도체주가 대거 오르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18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반기(7∼12월)에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반도체 관련 주 가격을 밀어 올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1분기(1∼3월) 10∼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가격 상승 전환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 연기금, 33거래일 연속 순매수 신기록 세워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은 국민연금 등 국내 연기금의 매수세도 한몫했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이날까지 3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 오고 있는데, 이는 2011년 32거래일 연속 순매수(11월 10일∼12월 23일)를 넘어서는 신기록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18일까지 총 3조4259억 원을 순매수했다. 매일 1000억 원 넘게 꾸준히 국내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이 기간에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739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2964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955억 원), LG에너지솔루션(1494억 원), 에코프로비엠(125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미국 등 글로벌 증시 대비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연기금 등이 최근 늘어난 해외 자산 비중을 줄이고 국내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국내 증시 투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 등 국내 주식의 가격이 글로벌 기업 대비 저평가돼 있다 보니 연기금 등이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우량주 위주로 순매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래에셋그룹의 초창기 멤버인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62·사진)이 후선으로 물러나기로 했다. 18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손 사장이 9일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고 고문으로 물러나게 됐다고 했다. 펀드매니저 출신인 손 사장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회사를 창업한 이듬해인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미래에셋 박현주 자산배분 1호펀드’를 운용했고 주식운용팀장과 본부장,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운용부문 대표를 맡았다. 2023년 대표직에서 내려온 후로는 대표 운용역으로 남아 있었다. 손 사장이 고문으로 이동하는 것은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세대 교체’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앞서 창업 멤버였던 최현만 전 회장을 시작으로 조웅기 전 부회장, 최경주 전 부회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잇따라 물러났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투자증권이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두산타워를 인수키로 했다. 인수 금액은 9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자신들이 보유한 두산타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타워는 1998년 준공된 건물로 쇼핑몰과 상업용 오피스가 함께 있는 복합시설이다. 지하 7층∼지상 34층, 연면적 12만2630.26㎡ 규모로 동대문의 ‘랜드마크’로도 꼽힌다. 쇼핑센터인 두타몰이 지하 2층∼지상 5층에 입점해 있고,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지상 6∼14층을 쓰고 있다. 두산그룹도 15∼34층을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앞서 2020년 채권단 관리에 들어선 두산그룹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에 나섰고, 마스턴투자운용이 약 8000억 원대에 인수했다. 마스턴자산운용은 펀드 만기가 내년으로 돌아오자, 매각에 나섰고 5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총액 인수 형태로 매각 대금을 지급한 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추후 상업용 오피스를 운영할 자산운용사 등을 선정하는 등 거래 마무리를 위한 후속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늘 인생의 ‘비 오는 날’을 대비해야 합니다. 항상 경차, 중고차를 탔지만 종신보험은 40년 넘게 유지했습니다.”(미국 뉴욕 거주 70대 로버트 키예단 씨)초고령사회 진입에 발맞춰 본보는 호주,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 등 글로벌 7개국의 48명의 ‘영올드(Young Old·젊은 노인)’와 정부, 연금기관 담당자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젊은 시절 꼬박꼬박 연금을 부으면 은퇴 이후 일정 수준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탄탄한 다층 연금 제도, 풍부한 노하우를 가졌다면 얼마든지 현역으로 시장을 누빌 수 있는 노동 시장 등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다양한 시스템을 엿본 동시에 영올드들의 진심 어린 조언도 들었다.선진국의 영올드들은 한국 은퇴자를 향해 자녀도 중요하지만 노후에도 미리미리 투자할 것을, 부동산에 묶이지 말고 자산 리모델링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팁’을 전했다. 심리적으로 움츠러들지 말고 일자리든, 새로운 취미생활이든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으라는 메시지도 던졌다.● 선진국 영올드 “부동산 규모 줄이면 여유 생겨”젊을 때부터 허용되는 최대한의 금액을 연금에 납입했다는 키예단 씨는 한국의 은퇴자들이 자녀에 대한 투자에 치중하다가 여유 없는 노년을 맞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미국의 한국인 이민 가정들도 자녀들의 교육과 미래를 위해 극도로 헌신하는 편”이라며 “그만큼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내지만 조금 더 자녀와 내 노후에 대한 투자 사이에서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는 요한 프라이스 씨(70)도 “현역 때 연금을 많이 부어놔서, 아내가 아픈데도 생활에 문제가 없다”며 연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한국 은퇴자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점도 꼬집었다. 간호사로 일하다가 은퇴 후 호주의 시니어타운에 거주하고 있는 린 씨(78)는 “(호주에서는) 오히려 은퇴 후 전반적으로 재정 상황이 나아진다. 대부분이 은퇴자 마을에서 살기 위해 기존 부동산의 규모를 줄이기 때문”이라며 “덕분에 은퇴 이후에 지출을 줄이지 않았고 여행을 다니면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미국 뉴욕 맨해튼의 직장인 김모 씨는 “미국에서는 3:3:3:1 법칙이 있는데 부동산, 주식, 채권, 현금의 비중이 저 정도로 유지되는 게 이상적이라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전 재산이 부동산에 ‘몰빵’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건강만 허락하면 계속 일하고파”은퇴자의 적극적인 자세 또한 중요하다고 선진국의 영올드들은 입을 모았다. 호주 이민자인 장모 씨(64)는 “메모리얼 파크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연봉은 10만 달러(약 9200만 원)를 받는다. 70세 넘어서까지 일하려고 한다”며 “일자리가 없는 허전한 존재가 되는 것보다는 신체 능력이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취미 등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55세 이상을 위한 주택단지인 영국 헨리온템스 ‘로리엣 가든스(Laureate Gardens)’에 거주하는 캐런 그리브 씨(70)는 “텔레비전 앞에 앉아 시간을 죽이지는 않는다”며 “우리 지역 노인들은 운동이나 취미, 동호회 활동에 열심”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구마이 아쓰코(熊井敦子·60) 씨는 “드라마, 케이팝 콘서트를 한국어로 직접 듣고 싶은 마음에, 또 치매 예방을 위해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게 이제는 삶의 큰 부분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한국 정부를 향한 당부도 적지 않았다. 메리 들라헌티 호주 연금기금협회 최고경영자(CEO)는 효율적인 퇴직연금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호주의 퇴직연금 ‘슈퍼(슈퍼애뉴에이션)’ 가입자는 특별한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경쟁 구조를 통해) 특정 펀드가 성과를 부풀리거나 장기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 개선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퇴출된다”고 말했다.한국도 고령층이 눈여겨볼 만한 세제 혜택 상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新)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관련 일본 금융청 관계자는 “신NISA 계좌로 인해 시니어 세대의 자산 증식과 일본 기업 주가 상승 등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과감한 세제 혜택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신NISA는 평생 비과세 투자 계좌로 ‘국민 노후자산을 두 배로 불리자’는 일본 정부의 목표 아래 지난해 도입됐다.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2030세대도 연금에서 주식 비율을 높이는 등 도전적인 투자를 해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노동 기간이 짧은데, 50대 이상의 경우 적극적인 자세로 노동 시장에 오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인구가 고령화되면 근로 연령대의 기여금,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연금 수령액이라는 ‘연금개혁의 삼각형’ 중 하나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급 개시 연령을 반드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어데어 터너 에너지전환위원회(ETC) 위원장이자 전 영국 연금위원장(사진)은 지난달 24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영국의 연금개혁 과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터너 위원장은 “초고령사회의 도래는 퇴직자의 비율이 노동자보다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어떤 식으로든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영국 정부는 2002년 12월 연금위원회를 설치했다. 총리실의 추천으로 당시 메릴린치 부회장이었던 터너 위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재무부와 노동연금부가 각각 지니 드레이크 영국 노동조합회의 의장, 존 힐스 런던 정경대 교수를 추천했다. 이들은 2006년까지 활동하며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연금개혁안을 만들어 냈다.연금위원회는 상황 분석에만 1년을 쏟아부었다. 인구통계, 기대수명, 출산율 변화뿐만 아니라 연금 수급액에 대한 예측, 사적 연금의 제공 비용 등을 분석한 자료가 500페이지에 달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노동조합, 고용주, 고령자 단체, 정당 등 사회 구성원들과 논의에 돌입했다. 사회적 소통에도 공을 들였다. 런던, 에든버러, 벨파스트, 맨체스터 등 4개 지역에서 250명씩 총 1000명의 시민과 공청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터너 위원장은 “과거 영국 산업연맹 수장으로 있었을 때 노동조합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연금위원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당시 정부가 다양한 배경과 성향의 인사를 임명한 이유”라고 회상했다. 4년여에 걸쳐 완성된 영국 연금위원회의 개혁안은 실제 정책으로 이어졌다. 2007년 영국 정부는 공적연금의 수급연령을 높이고 기초연금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닌 평균 임금소득 증가율에 연동하기로 했다. 국가퇴직연금신탁(NEST) 자동가입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법 개정도 2008년 이뤄졌다. 2012년부터 NEST를 통해 저소득층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도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로 공적 협의를 이어간 덕분에 영국은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한 연금개혁을 이룰 수 있었다. 영국은 지금까지도 공적연금 수급 연령이 적정한지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개혁을 이어 가고 있다.터너 위원장은 “최근 들어서는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이 대립적인 정치와 단기적인 사고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연금개혁과 같은 사회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위협에도 한국 증시는 닷새 연속 상승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이 두 달 가량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한국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게 크다는 분석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2,6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17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기준 전일 대비 0.71% 오른 2609.32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가 장중 26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4개월 여 만이다. 코스닥도 0.97% 오르면서 760선을 웃돌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2월 1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상승 흐름에도 국내 증시만 하락하면서 저평가 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대량 유입된 영향이 크다.국내 시장 ‘큰 손’인 연기금이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31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밀어올린 것도 증시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2011년 연기금에 세웠던 최장 순매수 기록을 깨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당시 11월 10일부터 12월 22월까지 32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세웠다. 다만, 환율이 1430원을 넘어가는 등 고환율이 유지되면서 외국인들은 여전히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만 1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다.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협상용’으로 그칠 것이라는 분석에 한국 증시도 힘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안이 다소 해결 된 것도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말부터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줬던 불안 심리와 경계감이 다소 해결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음달 국내 정치 불안 해소 여부가 2700선 달성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뒷걸음질 쳤던 한국 증시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는 불확실성 감소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2,600 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에만 2.74% 오르면서 2,591.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해 10월 21일(종가 기준 2,604.92) 이후 4개월여 만에 2,600 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됐던 지난해 11월 7일(2,564.63) 이후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전쟁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악재가 선반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겹쳐 2,300 선대까지 후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더니 13일(2,583.17)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98일 만에 당선 확정 전의 지수를 넘어서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던 국내외 정치·경제 변수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일부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지난주에만 4.28%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쪼그라들었던 거래대금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서 14일까지 코스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2조1000억 원으로 1월(9조6178억 원) 대비 25.8% 늘었다. 지난해 12월(8조7353억 원) 대비로는 38.5% 급증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가는 여전히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코스피에서만 8115억 원 순매도했다. 13일 기준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31.96%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진행형인 데다 국내 정치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반도체나 자동차 관세 부과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및 기각 여부나 향후 정치권 움직임도 국내 증시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뒷걸음질 쳤던 한국 증시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코스피는 불확실성 감소와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2,600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에만 2.74% 오르면서 2,591.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거래량이 늘면서, 지난해 10월 21일(종가 기준 2,604.92) 이후 4개월여 만에 2,600선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됐던 지난 11월7일(2,564.63) 이후 꾸준한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전쟁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악재가 선 반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겹치면서 2,300선 대까지 후퇴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저가 매수세 유입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더니, 지난 13일(2,583.17)에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98일 만에 당선 확정 전의 지수를 넘어서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다.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던 국내외 정치·경제 변수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면서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일부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지난주에만 4.28% 올랐다.지난해 말부터 쪼그라들었던 거래대금도 크게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서 지난 14일까지 코스피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2조1000억 원으로 지난 1월(9조6178억 원) 대비 25.8% 늘었다. 지난해 12월(8조7353억 원) 대비는 38.5% 급증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여전히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코스피에서만 8115억 순매도했다. 13일 기준 코스피의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인 31.96%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진행형인 데다, 국내 정치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반도체나 자동차 관세 부과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및 기각 여부나 향후 정치권 움직임도 국내 증시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격하게 올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통상전쟁의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당시에는 저물가-저금리였지만 이번 2기 행정부에선 누적된 고물가와 고금리가 정권 교체에 영향까지 준 상황이다.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시작돼 인플레이션이 부활하면 내부 반발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플레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로 당선됐다”며 “인플레의 부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높은 인플레는 (인플레를 유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의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美 인플레에 연준 금리 ‘얼음’ 전망 12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는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2.9%)를 웃돈 것으로, CPI가 3%대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5%에 달했는데, 이 역시 2023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가격(전월 대비 1.1% 상승)과 식료품 가격(0.4%) 상승이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 특히 A급 달걀 가격은 전월 대비 15.2% 오르면서 대형 할인점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달걀 가격 상승이 식료품 가격 전체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하기도 했다. 좀처럼 재고 부족 문제를 겪지 않는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점에서도 품절 사태가 빚어져 1인당 구매 개수 제한 조치를 시작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사그라들었다고 생각했던 인플레의 불씨가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문제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로이터통신은 “기업들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상하고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뜨거운 CPI 발표 직전에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바이든 인플레이션 업(Biden Inflation Up)”이라며 이번 인플레 지표는 전임 행정부 탓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처럼 금리도 내려야 한다”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1월 미국의 깜짝 물가에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물가 목표에 근접했지만 도달하진 못했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월 CPI 수치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sobering)”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3월 금리 동결 확률이 97.5%까지 치솟았다. 매슈 루체티 도이체방크 수석경제학자는 WSJ에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관세 부과로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 연준의 대책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 韓,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미 인플레 강세로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흔들리고 있어 한국은행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불안까지 더해지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이 2월에 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 뒤 장기간 금리 동결 혹은 인상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조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등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상승으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한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잡고,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소비를 진작시키는 효율적인 재정 정책으로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주가가 17일 연속 상승하면서 나스닥100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거뒀다. 올해 들어 주식 상승률이 20%를 넘기면서 미국 증시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7(M7)’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승기를 잡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친(親)트럼프 행보가 적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17거래일 연속 상승 신기록11일(현지 시간) 메타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3% 상승한 71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에만 17.75% 뛰었다. 17거래일 연속 상승은 1985년 1월 31일 나스닥100 지수가 산출된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22.94% 상승하며, M7 가운데서도 최고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메타를 제외하고 아마존만 6.09% 상승했을 뿐, 테슬라(―18.66%), 애플(―7.11%), 마이크로소프트(―2.39%), 알파벳(―2.10%), 엔비디아(―1.11%)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메타는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메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 상승한 483억9000만 달러(약 70조2961억 원)였다. 지난달에는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6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대규모 성장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동시에 인력 감축과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중국의 ‘딥시크’ 충격으로 인해 AI 투자 중심이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아간 것도 메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딥시크 등장 이후 메타와 같은 오픈소스 AI가 AI 시장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주가 흐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27일 딥시크 쇼크로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떨어졌을 때도 메타는 1.91% 상승했다.● 글로벌 IB, 메타 목표가 800달러로 상향 저커버그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 행보에 나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는 트럼프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고,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메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메타의 주가 전망을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800달러까지 대폭 끌어올렸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목표주가를 각각 765달러까지 상향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아지는 소프트웨어 업체들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메타가 도드라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져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가 17일 연속 상승하면서 나스닥100지수 출범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을 거뒀다. 올해 들어 주식 상승률만 20%를 넘기면서 미 증시 대형 기술주 7인방인 ‘매그니피센트 7(M7)’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사업의 승기를 잡았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친(親) 트럼프 행보가 적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타, 17거래일 연속 상승 신기록11일(현지시간) 메타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3% 상승한 719.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이후 1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 동안에만 17.75% 뛰었다. 17거래일 연속 상승은 지난 1985년 1월 31일 나스닥100 지수가 산출된 이후 최장 연속 상승 기록이다. 메타 주가는 올해 들어 22.94% 상승하며, M7 가운데서도 최고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메타를 제외하고 아마존만 6.09% 상승했을뿐, 테슬라(―18.66%), 애플(―7.11%), 마이크로소프트(―2.39%), 알파벳(―2.10%), 엔비디아(―1.11%)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메타는 높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메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1% 상승한 483억9000만 달러(약 70조2961억 원)였다. 지난달에는 AI 인프라 구축에 최대 6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대규모 성장 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동시에 인력 감축과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중국의 ‘딥시크’ 충격으로 인해 AI 투자 중심이 AI 반도체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아 간 것도 메타 상승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딥시크 등장 이후 메타와 같은 오픈소스AI가 AI 시장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주가 흐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딥시크 쇼크로 나스닥 지수가 3% 넘게 떨어졌을 때도, 메타는 1.91% 상승했다. ●글로벌 IB, 메타 목표가 800달러로 상향 저커버거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 행보에 나서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저커버거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제2의 백악관’으로 불리는 마러라고 저택을 방문했고,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메타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메타의 주가 전망을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메타의 목표주가를 800달러까지 대폭 끌어올렸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목표 주가를 각각 765달러까지 상향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중에서도 수익성을 높아지는 소프트웨어 업체들 중심으로 투심이 쏠리면서 메타가 도드라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글로벌 관세 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