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원

사지원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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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편견을 허물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4g1@donga.com

취재분야

2026-02-07~2026-03-09
음악44%
인사일반20%
문학/출판11%
문화 일반11%
역사4%
기업2%
연극2%
검찰-법원판결2%
방송/연예일반2%
무용2%
  • 與게시판에 ‘한동훈-가족’명의 尹비방글… 친윤-친한 갈등 재점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부인, 장인 등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친윤 진영은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당무감사를 요구했고, 친한 진영은 “불법적인 글도 아닌데 당무감사 요건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잇따른 선고(15일, 25일)를 앞두고 한목소리로 ‘이 대표 때리기’에 나섰던 친윤-친한계가 다시 대립하고 나선 것이다. 당내에선 “친윤계가 그간 쌓였던 앙금에 공세에 나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번 논란은 당원의 성씨만 표시되는 익명 당원 게시판에 전산 오류가 발생해 작성자 이름까지 노출되면서 불거졌다. 경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하고 당에서도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고발을 예고하면서 당내 사안이 수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 친윤 “많은 당원 걱정, 의문점 빨리 해소해야”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많은 당원이 걱정하고 있다. 의문점에 대해 빨리 해소하는 게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조사에 착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도 “당원들의 당무감사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며 “한 대표에 대해서 욕설이 있었다면 당 지도부가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처했겠느냐”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씨 성을 가진 당원이 4·10총선 이후 “건희는 개 목줄 채워서 가둬 놔야 돼” “보수 정권 역사상 이런 미친 영부인이 있었나” “(대통령은) 범죄 마누라 살리려고 당과 당원을 팔아먹었다”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여럿 올렸다. 이후 한 유튜버가 해당 당원의 이름이 ‘한동훈’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한 대표의 부인과 모친, 장인, 장모 등과 이름이 같은 당원들이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주장과 사설, 기사 등을 꾸준히 올려 온 사실도 공개했다. 앞서 한 대표 측은 한 대표가 작성한 글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당 홈페이지에서 실명 인증을 받지 않아 글을 쓸 권한이 없다고 주변에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친윤 진영에서 한 대표 가족 명의의 글 작성자도 실제 누구인지 확인하자고 요구하고 나선 것.● 친한 “韓 가족과 이름 같으면 확인해야 하나” 일단 친한계 등 당 지도부는 당무감사에 미온적인 태도다. 서 사무총장은 이날 당무감사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은 익명성이 보장돼 있다. 한 대표 가족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신원을 확인하는 게 적절하냐”고 반문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공지에서 “정당법 제24조 등에 따라 범죄에 의한 영장, 재판상 요구, 선거관리위원회 확인이 아니면 정당 당원의 신상을 열람,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당 지도부가 최초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를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수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주 의원은 “비방 글을 올린 ‘한동훈’은 한동훈 대표와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계속 비방용 방송을 한 유튜버에 대해서는 내일까지 시정하지 않을 경우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앞서 한 대표 이름의 글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당내에선 “이 대표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이렇게 다투는 게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 가족을 찾겠다면 대통령 욕한 사람과 한 대표를 욕한 사람을 다 찾아야 한다”며 “그 사람들을 찾아 들어가다 보면 용산 쪽 사람이 나온다거나 하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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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사람들 뼛조각서 당시 흔적 찾아내… 파묘는 내 운명”

    2007년 한 대학교의 ‘역사서 강독’ 강의. 담당 교수가 고구려 을지문덕이 수나라 군사 30만 명을 섬멸한 살수대첩을 한창 설명할 때 한 사학과 2학년생은 의문이 생겼다. ‘전장에서 숨진 수십만 군사들의 시체로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고구려 풍토병에 감염된 병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옮기지는 않았을까?’ 학생이 질병 관련 당대 기록이 남아있는지 묻자, 교수는 “관련 기록은 없지만 연구해 보면 재미있겠다”고 답했다. 학생은 고고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고인골(古人骨·오래된 사람 뼈)이나 동식물의 유체에 남은 DNA를 분석하는 ‘생물 고고학자’가 되겠다고 그때 결심했다. 묘를 파는 ‘파묘’가 인생의 일부가 돼버린 홍종하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40) 얘기다. “사방에 뼈들이 좀 많죠?” 지난달 경희대 유라시아 생물유존체 분석센터에서 만난 홍 교수의 연구실. 한쪽에는 100개가 넘는 ‘뼈 단지’들이 쌓여 있었다. 분석 중인 고인골과 동물 뼈들이 방 안 가득했다. 분석을 위해 뼈를 절단하는 무시무시한(?) 전동 드릴도 눈에 띄었다. 생각보다 방 안에서 퀴퀴한 냄새는 나지 않았으며,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놓인 제습제들이 눈에 띄었다.고인골 DNA는 식생활과 건강, 질병 상태 등 옛 조상들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핵심 자료이다. 역사 기록이나 유물로는 얻을 수 없는 생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연구 분야다. 홍 교수는 “문헌이나 유물 연구에서 발견하지 못한 역사의 ‘미싱 링크’를 찾아 복원하는 게 생물 고고학자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고인골 분석은 다른 동물의 뼈에 비해 분석이 훨씬 까다롭다. 연구자들의 DNA와 고인골 DNA가 뒤섞여 잘못된 분석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다. 홍 교수는 “인골은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발굴 현장에서 접근 인원을 최소화해야 한다. 발굴하면 뼈의 기초 분석을 통해 생전 키나 몸무게와 같은 신체 조건을 추정하고,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식단과 출신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때론 유골뿐 아니라 인체 장기가 보존된 ‘미라’가 국내에서 발견돼 이를 연구하기도 한다. 홍 교수는 2014년 10월 경북 청도군의 고성 이씨 문중묘 이장 과정에서 발견된 이징(1580∼1642)이라는 남성의 미라를 국립대구박물관과 함께 연구했다. 무덤 주인의 키는 조선 시대 일반 남성보다 큰 165.1cm로 측정됐고, 영양 상태도 좋았다. 다만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헬리코박터균과 폐 기생충에 감염됐음이 확인됐다. 홍 교수는 “골격, 영양 상태 등으로 미루어 양반인 이징으로 추정됐고, 기생충 검출 등을 보면 가재, 민물고기 등을 잘 익히지 않고 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사 결과 수백 년 전 죽은 사람의 질병과 식습관까지 밝혀낼 수 있는 셈이다. 파묘를 하고, 유골을 만지는 게 좀 꺼림직하지 않냐고 묻자 그는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연구 직후에도 뼈가 들어간 해장국이나 사골국도 잘 먹는다고. 올해 관객 1000만을 넘긴 영화 ‘파묘’를 봤냐고 하자, 아직 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런 그에게도 신경 쓰이는 부분은 있었다. “주요 학술지에 논문을 실으려면 독특한 질병에 걸렸던 분의 미라나 유골이 발견되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다만 그분들이 과거에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고인에 대한 존중을 늘 잊지 않고 연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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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게시판에 ‘한동훈-가족’ 명의 尹비방글…친윤-친한 갈등 재점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부인, 장인 등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고 있다. 친윤 진영은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당무감사를 요구했고, 친한 진영은 “불법적인 글도 아닌데 당무감사 요건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잇따른 선고(15일, 25일)를 앞두고 한목소리로 ‘이 대표 때리기’에 나섰던 친윤-친한계가 다시 대립하고 나선 것이다. 당내에선 “친윤계가 그간 쌓였던 앙금에 공세에 나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이번 논란은 당원의 성 씨만 표시되는 익명 당원 게시판에 전산 오류가 발생해 작성자 이름까지 노출되면서 불거졌다. 경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하고 당에서도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 고발을 예고하면서 당내 사안이 수사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친윤 “많은 당원 걱정, 의문점 빨리 해소해야”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많은 당원이 걱정하고 있다. 의문점에 대해 빨리 해소하는 게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조사에 착수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도 “당원들의 당무감사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며 “한 대표에 대해서 욕설이 있었다면 당 지도부가 이렇게 미온적으로 대처했겠느냐”고 했다.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씨 성을 가진 당원이 4·10총선 이후 “건희는 개 목줄 채워서 가둬 놔야 돼” “보수 정권 역사상 이런 미친 영부인이 있었나” “(대통령은) 범죄 마누라 살릴려고 당과 당원을 팔아먹었다” 등 윤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을 여럿 올렸다. 이후 한 유튜버가 해당 당원의 이름이 ‘한동훈’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한 대표의 부인과 모친, 장인, 장모 등과 이름의 같은 당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주장과 사설, 기사 등을 꾸준히 올려온 사실도 공개했다. 앞서 한 대표 측은 한 대표가 작성한 글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당 홈페이지에서 실명 인증을 받지 않아 글을 쓸 권한이 없다고 주변에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친윤 진영에서 한 대표 가족 명의의 글 작성자도 실제 누구인지 확인하자고 요구하고 나선 것.● 친한 “韓가족과 이름 같으면 확인해야 하나”일단 친한계 등 당 지도부는 당무감사에 미온적인 태도다. 서 사무총장은 이날 당무감사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원게시판은 익명성이 보장돼 있다. 한 대표 가족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신원을 확인하는 게 적절하냐”고 반문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공지에서 “정당법 제24조 등에 따라 범죄에 의한 영장, 재판상 요구, 선거관리위원회 확인이 아니면 정당 당원의 신상을 열람, 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이날 당 지도부가 최초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를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수사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주 의원은 “비방 글을 올린 ‘한동훈’은 한동훈 대표와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계속 비방용 방송을 한 유튜버에 대해서는 내일까지 시정하지 않을 경우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앞서 한 대표 이름의 글 작성자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당내에선 “이 대표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이렇게 다투는 게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 가족을 찾겠다면 대통령 욕한 사람과 한 대표를 욕한 사람을 다 찾아야 한다”며 “그 사람들을 찾아 들어가다 보면 용산 쪽 사람 등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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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마니아어 공부는 현실도피 같았죠”

    “제게 루마니아어 공부는 비참한 현실로부터의 도피와 같은 것이었죠.” 지난달 에세이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북하우스)를 펴낸 일본 소설가 사이토 뎃초(32·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난 그는 루마니아는커녕 한 번도 해외로 나간 적이 없다. 하지만 말 그대로 ‘방구석’에서 루마니아어를 독학으로 익혀 2019년부터 루마니아어로 쓴 단편소설 30여 편을 문예지에 발표했다.신간 에세이는 ‘루마니아어로 글을 쓰는 일본 소설가’가 된 그의 독특한 인생 경로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그는 본인의 에세이가 한국어로 출판된 것에 대해 “내 책이 다른 사람에 의해 번역돼 다른 나라에서 출판된 것은 처음이라 감동”이라고 했다. 그는 2015년 일본의 메이지대 일본문학과를 졸업했지만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다. 앞서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좌절에 빠져 졸업 후 그는 집에 틀어박혔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암담하던 그의 일상을 바꿔놓은 것은 루마니아 영화 ‘경찰, 형용사’(2009년). 보고 또 봤고 자연스레 루마니아어에도 흥미가 생겼다. “싫어하는 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루마니아어를 공부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싫어할 뿐,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는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루마니아어 교재를 몇 권 사서 읽었지만 부족했다. 그래서 페이스북 프로필에 ‘나는 루마니아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고 적은 뒤 무턱대고 루마니아인 3000여 명에게 친구 신청을 보냈다. “이렇게 ‘루마니아 메타버스’를 만들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 루마니아어로 채워져요.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야미’ 등 루마니아인 절친과의 인연도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소설가 데뷔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다. 루마니아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 약 4년 만인 2019년 인터넷 문예지 ‘리터노티카(LiterNautica)’의 편집장 미하일 빅투스로부터 투고 제안을 받은 것. 그의 첫 단편소설 ‘평범한 일본인(Un japones ordinar)’은 아빠, 남편으로서는 존경할 만한 인물이 어떤 측면에서는 무시무시한 인종차별적 심리를 드러낸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그는 소설가 한강의 작품도 여럿 읽었단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기쁘다는 그는 한강의 ‘희랍어 시간’에 가장 큰 애착을 느낀다고 했다. “한강의 작품은 고대 그리스어라는 미지의 언어를 배우며 주인공이 변해 가는 걸 그리고 있는데, 제가 루마니아어를 배운 경험과 통하는 게 있습니다.” 그는 히키코모리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루마니아 철학자 시오랑은 ‘고독이 가르쳐주는 것은 당신이 혼자라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외로움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분명 자신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때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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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학으로 루마니아어 익혀 소설까지 펴낸 ‘히키코모리’, 사이토 뎃초

    “제게 루마니아어 공부는 비참한 현실로부터의 도피와 같은 것이었죠.” 지난달 에세이 ‘뭐든 하다 보면 뭐가 되긴 해’(북하우스)를 펴낸 일본 소설가 사이토 뎃초(32‧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난 그는 루마니아는커녕 한 번도 해외로 나간 적이 없다. 하지만 말 그대로 ‘방구석’에서 루마니아어를 독학으로 익혀 2019년부터 루마니아어로 쓴 단편소설 30여 편을 문예지에 발표했다. 신간 에세이는 ‘루마니아어로 글을 쓰는 일본 소설가’가 된 그의 독특한 인생 경로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그는 본인의 에세이가 한국어로 출판된 것에 대해 “내 책이 다른 사람에 의해 번역돼 다른 나라에서 출판된 것은 처음이라 감동”이라고 했다. 그는 2015년 일본의 메이지대 일본문학과를 졸업했지만 취업에 번번이 실패했다. 앞서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좌절에 빠져 졸업 후 그는 집에 틀어박혔고,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됐다. 암담하던 그의 일상을 바꿔놓은 것은 루마니아 영화 ‘경찰, 형용사’(2009년). 보고 또 봤고 자연스레 루마니아어에도 흥미가 생겼다. “싫어하는 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루마니아어를 공부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학교에서 하는 공부를 싫어할 뿐,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는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루마니아어 교재를 몇 권 사서 읽었지만 부족했다. 그래서 페이스북 프로필에 ‘나는 루마니아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고 적은 뒤 무턱대고 루마니아인 3000여 명에게 친구 신청을 보냈다. “이렇게 ‘루마니아 메타버스’를 만들면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 루마니아어로 채워져요. 일본 만화를 좋아하는 ‘야미’ 등 루마니아인 절친과의 인연도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소설가 데뷔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뤄졌다. 루마니아어를 공부하기 시작한 지 약 4년 만인 2019년 인터넷 문예지 ‘리터노티카(LiterNautica)’의 편집장 미하일 빅투스로부터 투고 제안을 받은 것. 그의 첫 단편소설 ‘평범한 일본인(Un japones ordinar)’은 아빠, 남편으로서는 존경할 만한 인물이 어떤 측면에서는 무시무시한 인종차별적 심리를 드러낸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그는 소설가 한강의 작품도 여럿 읽었단다.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기쁘다는 그는 한강의 ‘희랍어 시간’에 가장 큰 애착을 느낀다고 했다. “한강의 작품은 고대 그리스어라는 미지의 언어를 배우며 주인공이 변해 가는 걸 그리고 있는데, 제가 루마니아어를 배운 경험과 통하는 게 있습니다.” 그는 루마니어를 익히면서 외국어 공부가 자신의 내면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나와 전혀 다른 문화권의 언어를 배우면 그 과정에서 자신이 변하는 감각을 맛보게 된다”고 했다. “예전에는 낯을 가리고 내성적이었는데, 루마니아어를 배운 지금은 오히려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즐겁다고 느낍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는 그런 막강한 힘이 깃들어 있거든요.” 그는 최근 루마니아어에 이어 몰타어, 룩셈부르크어도 공부하는 중이란다. 그는 히키코모리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루마니아 철학자 시오랑은 ‘고독이 가르쳐주는 것은 당신이 혼자라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외로움을 느낄지도 모르지만, 분명 자신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때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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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왕실 행사 기록 담은 ‘별감방일기’ 번역본 발간

    국립중앙도서관은 조선 후기 왕실 행사의 방식 등을 기록한 업무일지인 ‘별감방일기(別監房日記)’의 한글 번역본(사진)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2005년부터 도서관 소장 유일본 가운데 연구 가치가 높은 자료를 한국고문헌국역총서로 내고 있는 사업의 일환으로, 이번 책이 16집이다. 별감방일기는 별감(궁중 행사 지원 및 호위 등을 맡은 관직) 등이 소속된 액정서(掖庭署) 운영에 관한 업무일지로, 1864∼1890년 940건의 기사를 수록하고 있다. 액정서는 조선시대 임금의 명령을 전달하고 왕이 쓰는 필기구, 대궐 안 열쇠, 궁궐 설비 등을 관리하던 조직이다. 1392년(태조 1년) 설치돼 1894년(고종 31년) 폐지됐다. 별감방일기를 통해 고종 시대 왕실 행사의 진행 시기와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액정서 관리들은 왕과 왕족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호위하거나 보좌했다. 이들은 철종(재위 1849∼1863)의 장례, 경복궁 중건, 명성왕후 책봉 등 왕실의 주요 행사에 참여했다. 행사 후에는 국왕 등으로부터 하사품을 받기도 했다. 또 경복궁을 중건할 때는 원납전(願納錢)을 냈는데, 별감들이 중인 신분임에도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갖췄음을 짐작할 수 있다. 중앙도서관은 “별감들에 대한 하사품을 누가 얼마나, 어떤 종류로 수여했는지를 연구하면 당시 왕실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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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팬이 더 많은 日 도미오카 “한국어 공부중”

    “아이(愛·‘사랑’을 뜻하는 일본어 단어)와 아이가 마주친 건 기분 탓이 아니었겠지. 마음과 마음이 스쳐 지나간 걸 알았으면 좋았을걸.” 1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일본 가수 도미오카 아이(22)가 국내 최대 규모의 J팝 축제 ‘원더리벳 2024’에서 자작곡 ‘Good bye-bye(굿 바이바이)’의 첫 소절을 한국어로 개사해 부르자 객석에서 함성이 터졌다. 갈색 야구 점퍼 차림에 붉은 기타를 든 도미오카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서정적인 멜로디를 돋보이게 했다. 관객들은 호응을 유도하는 그의 목소리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날 그는 ‘I wanna’를 비롯해 ‘Missing you’ 등 7곡을 연달아 열창했다.8∼10일 사흘간 열린 ‘원더리벳 2024’에는 일본 대표 걸그룹 AKB48과 모던 록밴드 스미카, 한국 인디밴드 실리카겔 등 양국 가수 40개 팀이 무대에 올라 관객 2만5000명을 끌어모았다. 첫날에는 스미카가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출연했고, 둘째 날에는 일본 힙합 듀오 크리피 너츠와 싱어송라이터 미레이가 나왔다. 그동안 일본 가수들의 단독 내한 공연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처럼 많은 일본 가수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선 페스티벌은 처음이다. 최근 몇 년 새 국내에서 일고 있는 ‘J팝 열풍’에 따른 것이다. 원더리벳 관계자는 “최근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J팝 인기로 인해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과 충성도 높은 기존 J팝 팬들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한 도미오카는 2022년 데뷔한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곡 ‘굿 바이바이’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주목받은 뒤 보이그룹 엔하이픈의 선우와 한국 걸밴드 QWER이 커버 곡을 불렀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진행된 도미오카의 ‘깜짝 버스킹’에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린 데 이어 올 9월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공연 직후 동아일보와 만나 “내 노래는 완전 J팝 스타일인 데다 영어도 많아 한국에서 인기가 있을 줄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 줘서 너무 놀랍고 기쁘다”며 “앞으로 많은 한국 가수들과 협업하는 등 활발히 한국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2주에 한 번씩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일본 걸그룹 사쿠라자카46의 무대도 객석을 한껏 달궜다. 회색 정장 차림으로 ‘OVERTURE’, ‘승인욕구’ 등 10곡을 부르자 관객들이 노래 박자에 맞춰 ‘어이!’를 연달아 외쳤다. 공연장을 찾은 사쿠라자카46의 팬인 임모 씨(30)는 “일본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아이돌들을 국내에서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어 꿈만 같다”고 했다. 한국 걸밴드 QWER이 ‘고민중독’, ‘내 이름 맑음’ 등 히트곡 8곡을 부른 데 이어 ‘베텔기우스’로 유명한 남성 싱어송라이터 유리(유우리)가 헤드라이너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고양=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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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8월에 태어난 미국 아이들은 왜 ADHD에 취약할까

    아동의 생년월일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율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까. 이 책 저자들은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9월 1일 학기가 시작되는 미국에서 8월에 태어난 초등학생들과 전년도 9월에 태어난 초등학생들의 ADHD 진단 및 치료 비율을 비교한 것. 그 결과 8월생의 ADHD 진단 및 치료 비율이 전년도 9월생에 비해 약 34% 높았다. 이는 8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는 전년도 9월 1일에 태어난 아이보다 364일이 어린데도 같은 학년으로 묶인 데 따른 효과로 분석됐다. 초등학생 때는 약 1년의 차이가 무시할 수 없는 발달 수준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그런데도 이들은 같은 나이로 묶여 동일한 수준의 학업 성취를 요구받는다. 발달 수준에 못 미치는 아이들을 진단하는 의사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동저자 2명은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보건정책학 교수로, 의학 박사학위 외에도 경제학과 통계학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의학계의 괴짜 경제학자’로 불리는 이들은 의료현장에서 눈여겨보지 않지만 의미 있는 여러 현상에 주목한다. 특히 경제학에서 자주 활용되는 ‘자연실험’(연구자의 인위적 개입 없이 실험설계와 유사한 상황이 우연히 발생한 것)을 통해 대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한다. 이 중에는 ‘대통령들은 업무 수행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남들보다 빨리 늙을까?’ 같은 엉뚱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연구도 있다. 물론 가장 정확한 연구방법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대통령을 평범한 사람으로 만든 뒤, 대통령직을 수행했을 때의 수명과 비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17개국의 데이터를 활용해 대통령 또는 총리에 당선된 사람들과 낙선한 2위 후보들의 기대 수명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들의 기대 수명이 낙선자들에 비해 2.7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엄격한 데이터에 의해 시행되는 의료 행위에도 수많은 우연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생년월일에 맞춰 연례 건강검진을 받는 2∼5세 유아들 가운데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의 독감 발병 확률이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높다. 독감 예방주사를 보통 가을에 접종하기 때문이다. 즉, 여름에 태어난 아이들은 생일쯤 이뤄지는 연례 건강검진 외에 접종만을 위해 다시 가을에 병원을 찾는 빈도가 낮다. 이에 비해 가을에 태어난 아이들은 건강검진 때 독감 예방접종도 맞을 수 있어 독감 발병 확률이 더 낮은 것. 이처럼 우연은 삶의 여러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우연에 몸을 맡기라는 식의 허무한 결론을 맺지 않는다. 무의식적인 편견과 우연이 어떻게 의사와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메시지다. 예를 들어 2021년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몰아쳤을 때 국가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정전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기준치보다 9.3배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전에 대응해 무리하게 발전기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높아진 것. 일견 쓸모없어 보이는 호기심이 유의미한 사실을 발견해 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풍부한 데이터와 그래프를 기반으로 쉽게 설명한 점도 몰입도를 높인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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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기 문명의 뿌리 ‘히타이트’, 고대 인류의 흔적 엿보다

    “케메트(고대 이집트)의 백성이 하티(히타이트)로 도망치거나 하티의 백성이 케메트로 도망친다면 그들을 돌려보낼 것이다. 그러나 그 백성들은 엄한 벌을 받지 않을 것이다.” 기원전 1258년경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와 히타이트 왕 하투실리 2세가 체결한 ‘카데시 평화조약’ 명문이다. 앞서 기원전 1274년 고대 오리엔트 세계의 패권을 놓고 히타이트와 이집트는 카데시(현 시리아 지역)에서 맞붙었다. 두 강대국은 16년에 걸쳐 전쟁을 벌였지만 결국 승부를 짓지 못하고 세계 최초의 성문 평화협정인 ‘카데시 조약’을 맺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조약 명문은 가로 13.8cm, 세로 17.6cm 크기의 점토판에 쐐기문자로 새겨져 있다. 전쟁 재발 방지나 포로 교환을 위한 인도주의 조치까지 적시돼 현대의 국제법 조문을 보는 듯하다. 6일 찾은 국립김해박물관의 ‘튀르키예 특별전―히타이트’ 전시에선 카데시 조약을 다룬 동영상이 흥미를 끌었다. 이번 전시에선 히타이트의 수도 하투샤(현 지명 보아즈칼레)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 212점을 선보인다. 국내에서 히타이트를 단독으로 조명한 전시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번 전시는 경남 김해시와 튀르키예 초룸시가 지난달 자매도시 관계를 맺은 것을 계기로 열렸다. 유물 중에는 히타이트의 수준 높은 청동 제련 기술을 보여주는 정교한 청동갑옷 비늘과 날이 아직도 살아 있는 날카로운 청동톱 등이 단독 진열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히타이트는 철기 문명을 발명했지만 무기와 검, 창 등 주요 기물에는 청동기를 주로 사용했다.이 밖에 ‘황소 모양 잔’은 부리부리한 눈과 쫑긋 솟은 귀, 선명하게 뚫린 콧구멍 등 섬세하게 조각한 황소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신에게 술을 바치는 의식을 치를 때 사용된 이 잔은 황소를 신성시한 히타이트의 종교관을 보여준다. 전시 유물 중에는 황소뿐 아니라 염소, 여신 등 다양한 형태의 신을 표현한 토기들이 많다. 히타이트인들은 스스로를 ‘하티 땅의 1000명의 신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부를 정도로 여러 신을 섬겼다. 특이한 건 자신들이 점령한 주변국들의 신상(神像)을 자국으로 가져와 신전에 모셨다는 것. 점령국에 자신들의 종교를 강요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신도 자유롭게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개방적인 종교관과 더불어 주변국들과 활발한 외교 관계를 맺어 오랜 기간 제국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지배층이 사용한 쐐기문자와 전 계층이 사용한 상형문자로 구성된 히타이트의 언어 체계도 흥미롭다. 왕이 고위 관리에게 땅을 하사하는 토지 기부 문서, 하투샤의 왕이 하르삼나라는 도시의 왕에게 동맹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 등이 기록된 쐐기 점토판이 전시 중이다. 히타이트인들은 모국어 외에도 쐐기문자로 8개 이상의 다양한 언어를 기록했다. 하투샤 유적 나산테페의 2번째 방에 있는 길이 4m, 높이 2m의 대형 상형문자 석조물을 김해박물관 직원들이 직접 뜬 탁본도 볼 수 있다. 탁본을 뜨는 데만 꼬박 1주일이 걸렸다고 한다. 히타이트 제국의 마지막 왕 수필룰리우마 2세가 신의 축복으로 새로운 땅을 정복했으며, 여러 장소에서 신들에게 제물을 바쳤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내년 2월 2일까지. 무료.김해=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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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푸드 근간 ‘장 담그기’ 유네스코 유산 된다

    콩을 발효시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 한국의 ‘장(醬)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등재가 최종 확정되면 장 담그기는 한국의 23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 5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다. 평가기구의 등재 권고가 최종 단계에서 뒤집힌 적은 거의 없다. 평가기구는 “된장, 간장, 고추장 같은 발효 장류는 한국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식품”이라며 “집집마다 다른 장류는 각 가정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등재 여부는 다음 달 2∼7일(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는 19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한민족의 장 담그기 연원은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신문왕(재위 681∼692년) 때 왕비를 맞으면서 보내는 폐백 품목에 ‘장’과 ‘시(䜻·장의 일종)’가 포함돼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 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관리하는 상궁(장고마마)을 따로 둘 정도로 장을 중시했다. 한국의 장 만들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와 가르기, 숙성, 발효의 과정을 아우른다. 메주를 띄운 후 된장과 간장을 만들고, 한 해 전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한국의 전통 방식은 중국, 일본과 구별된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을 시작으로 2022년 등재된 ‘한국의 탈춤’까지 총 22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 중이다. 북한의 ‘조선 옷차림 풍습’도 이번 평가기구 심사에서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북한은 ‘아리랑’(2014년) 등 총 4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 중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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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라이어 케리를 ‘크리스마스 여왕’으로 만들어준 성탄송, 발매 30년

    팝스타 머라이어 케리(54)를 ‘크리스마스의 여왕’으로 만들어 준 히트곡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올해 발매 30주년을 맞는다. 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리는 성탄절에 앞서 6일부터 순회공연에 나선다. 그는 1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금이야!!!(It’s Time!!!)”라고 올리며 이미 성탄절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이번 순회공연에서는 케리가 1994년 발표한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 등 주로 성탄절과 관련된 노래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는 매년 성탄 시즌마다 꾸준히 사랑받는 곡이다. 발매 25년 만인 2019년 빌보드 메인 싱글 순위 ‘핫100’에서 정상에 오르며 ‘역주행’ 인기를 뽐냈고, ‘핫100 차트’에서 65주간 머물렀다. R&B나 록 등 모든 장르를 통틀어 최장기간 싱글 차트에 머문 기록이기도 하다. 노래가 담긴 앨범 ‘메리 크리스마스’의 판매량은 1800만 장에 달한다. 곡이 2003년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 삽입돼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에게도 익숙해졌다. 케리는 30년 전에 발표한 이 노래가 꾸준히 사랑받는 것에 대해 “7월부터 내 노래를 듣는다는 팬도 있는데 너무나 감사할 뿐”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성탄 공연을 하고 싶다”고 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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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런 버핏이 가장 신뢰… ‘투자의 바이블’을 만난다[책의 향기]

    “찰리는 어떤 거래든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평가할 수 있다. 그는 문제가 될 만한 약점을 60초 만에 모두 포착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자신의 동업자 찰리 멍거를 이렇게 설명했다. 멍거는 버핏이 평생에 걸쳐 가장 신뢰한 사업 파트너다. 멍거는 35세이던 1959년 지역 사교모임에서 버핏을 처음 만나 깊이 교감했고, 52세가 된 1976년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에 합류했다. 1978년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에 취임한 뒤 버핏과 함께 ‘가치 투자’ 전도사가 된 그는 지난해 11월 100세 생일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신간은 1986∼2007년 멍거가 한 강연 11개와 청중과의 질의응답 등을 묶은 것으로, 그가 세상에 남긴 유일한 책이다. 2005년 미국에서 초판이 출간된 뒤 여러 차례 개정판이 나오며 ‘투자의 바이블’로 읽혔다. 그동안 오역을 우려한 저자의 요청으로 중국어판을 제외하고 다른 번역본 출간이 막혀 있었지만, 올해 국내에서 처음 번역 출간됐다. 한국어판은 멍거가 별세 직전까지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 마지막 개정판이다. 멍거의 탁월한 투자 실적은 돈벼락을 맞는 마법의 공식에 의한 게 아니었다. 기업 재무정보를 개별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기업 생태계를 포괄적으로 분석한 뒤 신중한 판단을 내렸다. 멍거는 이런 투자 검토에 사용하는 도구를 ‘복수 사고 모형’이라고 불렀다. 멍거는 자신이 코카콜라를 2조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200만 달러를 투자받은 상황을 가정한 뒤 사업 전략을 설명한다. 매력적인 상표명을 정하는 문제, 특허, 경영자의 역량, 가격 통제권 등 모든 것을 고려하는 데서 치밀한 분석이 돋보인다. 멍거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한 사람이었다. 1996년 강연에서 한 청중이 “하이테크 종목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자질이 없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에게 주식 시장은 이길 확률이 굉장히 낮지만 이기면 엄청난 배당을 받는 게임이었다. “여러분은 평생에 걸쳐 이길 수 있는 판을 수천 개씩 찾아낼 만큼 똑똑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몇 번의 드문 판이 열렸을 때 정말 크게 가야 합니다.” 그의 이런 투자 철학은 신중하게 매매하는 가치 투자로 이어졌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위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1986년 막내아들 필립 멍거의 고교 졸업식 강연에서 ‘불행을 보장하는 확실한 처방’ 몇 가지를 제시했다. “맡은 일은 수행하지 말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돼라”, “역경이 닥쳤을 때 엎드린 채 그대로 있어라” 등이 그것. 횡령이나 약물중독으로 인한 비참한 최후를 들려주면서 청년들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을 강조한 것이다. 99세까지 현역으로 가치 투자를 몸소 실천한 투자 귀재의 인생관과 투자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교과서 같은 책이다. 주식에 비트코인까지 ‘투자 광풍’이 몰아친 요즘 자신의 투자관을 점검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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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탑 위에 탑’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국보 된다

    탑 위에 탑을 쌓은 독특한 형태로 유명한 충남 공주시 마곡사 오층석탑(사진)이 국보가 된다. 국가유산청은 보물인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을 국보로 승격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석탑은 고려 후기인 14세기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탑 몸체 위에 ‘풍마동(風磨銅)’이라고 불리는 1.8m 길이의 금동보탑을 올렸다. 이처럼 ‘탑 위에 탑’이라는 양식으로 지어진 석탑은 국내에서 마곡사 오층석탑이 유일하다.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한 불탑 양식을 재현한 것이다. 2중으로 만들어진 석탑 기단은 고려시대에 유행한 백제계 석탑 양식이다. 지대석에는 게의 눈과 유사한 곡선 모양의 ‘해목형 안상(蟹目形 眼象)’이 새겨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현존하는 석탑에서 해목형 안상이 새겨진 게 처음 발견된 사례로 석탑의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가유산청은 보물인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 삼불회도’도 국보로 승격 예고했다. 영산회상도는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석가여래는 크게 부각하고 나머지 도상은 밑에서 위로 갈수록 작게 그렸다. 석가여래 삼불회도는 3개 화폭에 수많은 등장인물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로 그려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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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만사 담아낸 작은 목각인형 세계로

    옆구리에 낫을 꽂은 한 남성이 호랑이를 타고 있다. 갓을 쓰고 초록 관복을 입은 표정이 제법 근엄하다. 망자가 타는 상여를 장식하는 인형 ‘꼭두’ 중 하나다. 이 ‘호위무사 꼭두’(사진)는 망자를 저승으로 안내할 뿐 아니라 각종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 것을 상징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3일부터 기획전시실1에서 특별전 ‘꼭두’를 열고 있다. 김옥랑 꼭두박물관장이 지난해 민속박물관에 기증한 꼭두 1100여 점 중 250여 점을 소개한다. 김 관장은 20대 때 한 골동품 가게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목각 인형을 본 뒤 매력에 빠졌고, 그 후 50여 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꼭두들을 수집했다고 한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 ‘낯섦, 마주하다’에서는 사람들이 지붕에 올라 죽은 이의 옷을 흔들어 혼을 부르는 ‘초혼(招魂)’ 의례를 재현하고, 망자를 곁에서 보살피는 ‘시종 꼭두’를 배치했다. 신선과 선녀, 부처, 승려 등 망자를 위로하는 다양한 꼭두도 함께 볼 수 있다. 2부 ‘이별, 받아들이다’에서는 죽음을 영원한 세계로 가는 여행으로 여길 수 있도록 돕는 ‘광대 꼭두’ 등을 배치했다. 광대 꼭두들은 망자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 악기를 연주하고, 재주를 부린다. 3부 ‘여행, 떠나보내다’에서는 호위무사 꼭두와 실제로 장례에 사용됐던 상여를 함께 배치해 망자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것처럼 전시장을 꾸몄다. ‘꼭두와 떠나는 여행’이라는 이름의 ‘에필로그’ 공간에서는 마침내 저승에서 편안히 쉬고 있는 망자의 이야기를 담은 실감형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민속박물관 임세경 학예연구사는 “전시장에 가득한 다양한 꼭두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좋은 죽음’의 심오함을 음미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내년 3월 3일까지. 무료.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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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방구석에서 한우물 팠더니 소설가 데뷔

    일본 지바현에서만 30여 년을 살아온 저자는 방구석에서 루마니아어를 마스터했다. 온라인 문예지에 루마니아어로 된 엽편 소설도 발표했다. 이 책은 저자가 독학으로 생소한 동유럽 국가의 언어를 익히고,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에세이집이다. 4년간의 대학 생활을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로 보낸 데다 취업까지 실패한 저자의 낙은 영화 보기. 그중에서도 루마니아 영화 ‘경찰, 형용사’를 접한 그는 루마니아어에 홀딱 매료돼 버린다. 곧장 ‘오타쿠 기질’을 발휘해 루마니아어 독학에 도전한다. “마이너한 언어를 배우는 나, 완전 힙해….” 학습의 동력은 그저 약간의 자의식 과잉. 저자는 페이스북 프로필에 “루마니아를 좋아하는 일본인”이라고 적어놓고, 루마니아인 3000명에게 무작정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했다. 일종의 ‘루마니아 메타버스’를 만든 것. 그 결과 일본어를 좋아하는 루마니아인 ‘야미’ 등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했다. 나아가 루마니아어로 쓴 소설을 ‘페친’들에게 공유하기 시작했다. 한 온라인 문예지의 편집장이 글을 읽고 호기심을 보인 끝에 그의 글은 2019년 4월 온라인 문예지에 게재됐다. 유머러스한 문체에 자연스레 녹아든 루마니아어에 대한 지식이 책의 흥미를 더한다. 저자는 2021년 크론병에 걸렸지만, 현재는 몰타어와 룩셈부르크어도 공부하고 있다. 좌충우돌 용감한 도전기를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싶어진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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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작가 시절부터 20여 년간 지원… 해외 파견 등 성장 여정 동행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예술위)는 1973년부터 문화예술 분야, 특히 기초 예술에 중점을 두고 예술 생태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문학 분야에서는 △우수 작품과 작가를 지원하는 ‘창작기금’ △‘해외 레지던시’ 등의 직접 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이 발표·유통되는 ‘문예지 발간 지원’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위한 ‘집필 공간’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온라인 문학 플랫폼인 ‘문학광장’ △매년 가을 작가들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독자를 만나는 ‘문학주간’ △작가가 문학 시설에 상주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학상주작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강 작가의 경우 그가 문학의 길을 걷기 시작한 청년 작가 시절부터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20여 년간 다각적 지원을 이어왔다. 첫 지원은 1998년 당시 문예진흥원(예술위 전신)의 지원으로 미국 아이오와대 국제창작프로그램(IWP)에 참가한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에는 터키의 오르한 파묵(2006년 노벨 문학상), 중국 모옌(2012년 노벨 문학상) 외에도 올해 노벨 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알려졌던 찬쉐가 참여한 바 있다. 국내 작가로는 문정희(현 국립한국문학관장) 시인, 김사인 시인, 강영숙 소설가, 박찬순 소설가, 은희경 소설가가 대표적으로 예술위는 매년 공모를 통해 참여 작가를 선발해 지원하고 있다. 이후 한강 작가는 2000년 신진 문학가 지원과 2005년 ‘몽고반점’으로 예술창작 지원에 선정됐으며 예술위의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활동도 이어 갔다. 2005년부터 약 2년 동안 작가가 직접 만드는 라디오 방송인 ‘문장의 소리’ DJ로 활동했으며 2008년에는 3개월간 문학 전문 웹진인 ‘문장웹진’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예술위의 위 문학 플랫폼은 작가들이 직접 DJ, 구성작가, PD, 편집위원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아 전문성과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작품뿐만 아니라 작가들과 함께 소통하고 다양한 감각으로 문학을 향유할 수 있다. 한강 작가는 이후 예술위에서 주요 해외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작가를 파견하는 지정형 레지던시를 통해 해외 창작 활동을 활발히 이어갔다. 2014년 폴란드 바르샤바대 작가 파견 사업을 통해 바르샤바에 체류하는 4개월간 시·소설 ‘흰’을 구상해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작가는 “많은 사람과 교류하고 창작에 도움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폴란드에서의 시간을 회고했다. ‘흰’이 발간된 후 ‘문학주간 2022’에 참여해 이햇빛 피아니스트의 즉흥연주와 함께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하기도 했다. 예술위 정병국 위원장은 “문화예술 지원은 즉각적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예술가를 응원하고 뒤에서 묵묵히 돕는 일”이라며 “한강 작가가 글을 써온 지 30년 만에 노벨 문학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듯이 작가들이 지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위는 ‘포스트 한강’의 탄생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한국문학 생태계를 건강하게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한강 작가의 말처럼 앞으로도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도록’ 작가들이 작품을 쓰고 활동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문학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원 기관뿐만 아니라 독자들의 관심도 필수적이기에 일상 속에서 다양한 문학작품을 접하고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작가와 작품을 조명해 나갈 계획이다.한강 장편소설 ‘흰’ 작가의 말 중에서첫 달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서울에서 살던 때와 비교할 수 없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걷는 것, 또 걷는 것- 돌아보면 바르샤바에서 내가 한 일은 그것이 거의 전부였다. 틈이 날 때마다 아파트 주변의 고요한 천변을 산책했다. 무작정 버스를 타고 구시가지로 나가 골목들을 배회했다. 그보다 더 가까운 와지엔키 공원의 숲길을 목적 없이 걸었다. 한국을 떠나오기 전부터 쓰고 싶었던 『흰』이란 책에 대해, 그렇게 걸으며 생각했다. (중략) 기억한다. 아파트의 열쇠가 하나뿐이어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다섯시에서 다섯시 반까지는 어김없이 집으로 먼저 돌아와 있어야 했다. 그 시간까지 거리를 걸으며 이 책을 생각했다. 무엇인가 떠오르면 길에 선 채로 수첩에 몇 줄씩 적기도 했다. 하나뿐인 침실에서 아이가 곤히 잠든 밤이면 식탁 앞에 앉아, 혹은 거실의 소파침대에 담요를 쓰고 웅크려 앉아 한 줄씩 이어 적어갔다. (중략) 그렇게 그 도시에서 이 책의 1장과 2장을 쓰고, 서울로 돌아와 3장을 마저 썼다. 그다음 일 년 동안은 처음으로 돌아가 천천히 다듬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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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에 대한 끝없는 질문… 우리는 왜 억압하고 저항하는가

    2007년 출간된 소설 ‘채식주의자’는 어느 날 육식을 거부하는 주인공 ‘영혜’의 이야기를 다룬다. 2004∼2005년 ‘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 등에 연재한 소설 3편을 엮었다. 1부 ‘채식주의자’, 2부 ‘몽고반점’, 3부 ‘나무 불꽃’은 각각 영혜를 바라보는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을 담았다. 소설 내 영혜의 목소리는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간접적으로 그려지는 영혜는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적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 채식이라는 ‘식물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한강이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된 소설. 당시 심사위원장인 영국 인디펜던트지 문학선임기자 보이드 턴킨은 “잊히지 않는 강력하고 근원적인 소설”이라며 “정교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로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소설은 채식주의자가 되는 영혜의 모습을 섬뜩하면서도 괴이하게 그려낸다. 설정이 다소 충격적이고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한강도 맨부커상 수상 소감에서 “채식주의자를 쓰는 것은 인간에 대해 내게 끝없이 질문하는 과정이었다”며 “그것은 종종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었지만 최대한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이려 했다”고 밝혔다. 작가의 질문을 상상하면서 독서하면 표면적인 묘사 속에 숨겨진 책의 의미를 음미할 수 있다. “아내가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는 그녀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끌리지도 않았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단발머리, 각질이 일어난 노르스름한 피부….” 1부 ‘채식주의자’는 영혜가 ‘특별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남편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영혜가 갑작스런 채식으로 특별한 사람이 되면서 그녀는 남편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존재가 됐다. 남편에게 영혜는 그저 좋아하는 고기반찬을 해주지 않는 이기적인 여자다. “다진 생강과 물엿으로 미리 재워 향긋하고 달콤하게 튀긴 삼겹살, 샤브샤브용 쇠고기를 후추와 죽염, 참기름으로 간하고 찹쌀가루를 앞뒤로 입힌 뒤 구워 마치 떡이나 전 같던 그녀만의 특별식.” 자신의 아내를 볼 때보다 자세하고 관능적인 묘사다. 영혜가 육식을 거부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쌓아 온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지만 이에 대해 남편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 늘 무관심하고 관조적인 남편의 시선은 영혜가 그동안 순응해 온 가부장적 질서를 생생하게 드러내는 장치다. 남편은 처가 식구들을 동원해 영혜의 채식을 말리려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가 육식을 또 거부하자 영혜의 아버지가 억지로 그녀에게 고기를 먹이려 한다. 탕수육을 그녀의 입안에 억지로 욱여넣으려다 되지 않자 영혜의 뺨부터 치는 아버지의 폭력적인 모습은 억압적인 사회 규범을 상징한다. “한 번만 먹기 시작하면 다시 먹을 거다. 세상천지에, 요즘 고기 안 먹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영혜는 저항하기 위해 칼을 들어 자신의 손목을 긋는다. 이는 가수 김창완이 한강과 함께한 방송에서 “안 읽겠다. 뒤로 가면 너무 끔찍하다”고 미간을 찌푸린 장면이기도 하다. 한강은 “이 장면이 끔찍하고 불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세 개의 장에 이뤄진 소설에서 각자 화자의 관점에서 다시 나올 만큼 중요한 장면”이라고 했다. 2부 ‘몽고반점’은 영혜의 형부 관점에서 진행된다.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형부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자신의 아내는 특유의 쾌활한 성격과 예쁘장한 얼굴로 화장품 가게를 하면서 아이들도 살뜰히 돌보는 ‘슈퍼맘’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아내보다 무기력한 얼굴로 나뭇가지 같은 몸매를 가진 처제 영혜에게 끌리게 된다. 결국 형부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 작품의 모델이 돼 달라고 청한다. 자신의 욕망을 제어하려 하지만 결국 실패하기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몽고반점 이야기를 들은 뒤 떠올린 영감대로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하고, 그 장면을 비디오 작품으로 촬영한다. 다음 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아마 채식주의자를 읽기 힘들단 반응이 나오는 것도 몽고반점의 영향이 커 보인다. 형부가 처제에게 욕망을 품는다는 파격적 설정과 외설적인 묘사 때문일 것이다. 2005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문단의 선배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도 등장인물 중 몸에 페인트칠을 하는 형부에 ‘꽂혀’ 여러 심사평을 남겼다고. 그때 한강은 “저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쓴 것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무관심한 남편, 폭력을 자행하는 아버지와 방식만 다를 뿐 영혜에게 성적 접근을 시도하는 점에서 형부도 영혜를 옭아매는 가부장제의 한 요소다.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영혜의 관점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자극적으로만 읽히던 작품이 달리 보인다. 3부 ‘나무 불꽃’은 가족들 모두 등 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는 동생을 보며 인혜는 내면의 변화를 맞는다. 어린 시절 각인된 폭력의 기억 때문에 철저히 육식을 거부한 뒤 나무가 되기를 꿈꾸는 영혜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무해한 존재를 꿈꾸는 것처럼 보인다. 한강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스웨덴 한림원은 채식주의자에 대해 “혐오, 성적 매혹, 질투 등 주변 인물들의 다채로운 반응을 그린다. 이는 가족에게 수치심을 안겨줬다는 죄책감을 인정하지 않고 묵묵히 저항하는 영혜의 태도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또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와 직업주의, 때로는 폭압적인 사회 규범과 관습에 대한 날카로운 자화상을 엿볼 수 있다”고 짚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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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간수에 써준 안중근 의사 ‘독립’ 유묵, 15년만에 국내 들어온다

    안중근 의사(1879∼1910)는 1910년 2월 처형 직전 뤼순감옥에서 ‘獨立(독립)’이라고 쓴 친필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사진)을 남겼다. 글씨 왼쪽에는 약지가 절단된 안 의사의 손바닥 도장이 선명하다. 뤼순감옥 간수였던 시타라 마사오(設樂正雄)가 안 의사에게 받았는데, 현재는 일본 류코쿠대가 이를 소장하고 있다. 이 유묵을 비롯해 류코쿠대에 있는 안 의사의 유묵 4점이 15년 만에 국내를 다시 찾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24일부터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기념하는 ‘안중근 書(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일본에서 온 유묵과 국내에 있는 유묵을 합해 안 의사가 순국 직전 쓴 유묵 18점(보물 13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유묵 중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독립 유묵’은 전시실의 중심 공간에 배치돼 눈길을 끈다. 간결하게 쓰인 두 글자의 필체에서 힘이 느껴진다. ‘國家安危 勞心焦思(국가안위 노심초사·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고 애태운다)’라고 쓴 유묵은 안 의사의 국가관과 애국심을 보여준다. ‘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황금이 백만 냥이라도 자식에게 하나를 가르침만 못하다)’ 유묵은 교육을 중시한 안 의사의 철학이 담겼다. 안 의사는 1906년 평안남도 진남포에 삼흥학교를 설립하는 등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해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은 대한제국 의병으로 거사를 결행한 안 의사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志士仁人 殺身成仁(지사인인 살신성인·지사와 어진 사람은 자신을 희생해 인을 이룬다)’ 역시 자신을 희생해 큰 뜻을 이루겠다는 안 의사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글씨 외에도 안 의사의 삶을 보여주는 자료 50여 점을 함께 전시해 국권 회복의 의지를 실천에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애국계몽운동에서 하얼빈 의거까지 안 의사의 행보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3월 31일까지. 무료.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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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서 온 안중근 의사 유묵 15년 만에 국내 전시

    안중근 의사(1879∼1910)는 1910년 2월 처형 직전 뤼순감옥에서 ‘獨立(독립)’이라고 쓴 친필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을 남겼다. 글씨 왼쪽에는 약지가 절단된 안 의사의 손바닥 도장이 선명하다. 뤼순감옥 간수였던 시타라 마사오(設樂正雄)가 안 의사에게 받았는데, 현재는 일본 류코쿠대가 이를 소장하고 있다. 이 유묵을 비롯해 일본 류코쿠대에 있는 안 의사의 유묵 4점이 15년 만에 국내를 다시 찾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24일부터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기념하는 ‘안중근 書(서)’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일본에서 온 유묵과 국내에 있는 유묵을 합해 안 의사가 순국 직전 쓴 유묵 18점(보물 13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유정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안 의사의 어린 시절 이름인 ‘응칠’(應七)에서 착안해 애국, 평화 등 7가지 이야기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유묵 중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독립 유묵’은 전시실의 중심 공간에 배치돼 눈길을 끈다. 간결하게 쓰인 두 글자의 필체에서 힘이 느껴진다. ‘國家安危 勞心焦思(국가안위 노심초사‧국가의 안위를 걱정하고 애태운다)’라고 쓴 유묵은 안 의사의 국가관과 애국심을 보여준다. ‘黃金百萬兩 不如一敎子(황금백만냥 불여일교자‧황금이 백만 냥이라도 자식에게 하나를 가르침만 못하다)’ 유묵은 교육을 중시한 안 의사의 철학이 담겼다. 안 의사는 1906년 평남 진남포에 삼흥학교를 설립하는 등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 ‘爲國獻身 軍人本分(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해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은 대한제국 의병으로 거사를 결행한 안 의사의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志士仁人 殺身成仁(지사인인 살신성인‧지사와 어진 사람은 자신을 희생해 인을 이룬다)’ 역시 자신을 희생해 큰 뜻을 이루겠다는 안 의사의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다. ‘丈夫雖死心如鐵 義士臨危氣似雲(장부수사심여철 의사림위기사운‧장부는 비록 죽을지라도 그 마음 쇠와 같고, 의사는 위태로움에 이를지라도 그 기풍 구름 같도다)’은 안 의사의 장부로서의 비장함과 의사로서의 기개를 느낄 수 있다. 글씨 외에도 안 의사의 삶을 보여주는 50여 점의 자료를 함께 전시해 국권회복의 의지를 실천에 옮기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애국계몽운동에서 하얼빈 의거까지 안중근 의사의 행보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3월 31일까지. 무료.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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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석 신부 담은 영화 ‘부활’ 바티칸서 상영

    아프리카 남수단의 톤즈 마을에서 의료와 교육 봉사를 하다가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1962∼2010)를 담은 영화 ‘울지마 톤즈’의 후속작이 공개된다. 사단법인 이태석재단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Synod) 기간인 24일 오전 10시 반(현지 시간) 바티칸 시노드홀 2층에서 영화 ‘부활’(사진)을 상영한다고 22일 밝혔다. ‘부활’은 이 신부의 숭고한 삶을 그린 영화 ‘울지마 톤즈’의 후속작으로 이 신부가 생전 각별히 보살폈던 제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울지마 톤즈’가 2011년 한국 영화 최초로 바티칸에서 상영된 데 이어 후속편도 가톨릭 성지에서 상영되게 됐다. 이번 상영회의 의미는 남다르다. 앞서 ‘울지마 톤즈’가 교황청의 공식 기자회견장인 바티칸 성 비오 10세 홀에서 교황청 고위 인사 등 제한된 관객을 대상으로 상영된 것에 비해 ‘부활’은 바티칸에 모인 전 세계 주교 시노드 참석자를 대상으로 상영된다. 시노드는 가톨릭교회가 직면한 문제를 토론하고 결정하는 회의로, 이번 주교 시노드에는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총 368명의 대의원이 참가한다. 이태석재단은 바티칸 상영에 맞춰 영어 더빙 작업을 마쳤고, 영화 팸플릿 500부도 제작했다. 전작과 이번 후속작을 통해 이 신부의 삶을 각 나라에 전파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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