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현

김자현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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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 경제부 시장팀·금융팀을 거쳐 사회부 법조팀에서 취재중입니다.

zion37@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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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재판 총선 이후로 연기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4·10총선 이후로 연기됐다.3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권순형)는 당초 7일 열기로 했던 공판을 다음 달 25일로 변경했다. 지난달 법원 정기 인사로 재판부 구성이 변동된 것과 관련해 권 전 회장 측이 공판 갱신절차와 쟁점 설명 등에 필요한 시간을 보장해달라며 기일 변경을 요청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른바 ‘주가조작 선수’ 등과 모의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 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 명의의 계좌 3개가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고 인정했고, 야권은 특검법을 발의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특검법은 국회로 돌아왔고 지난달 29일 부결돼 폐기됐다.법조계에선 이 재판이 현재 증인 신문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다음 공판까지 한 달 이상 미뤄진 만큼 항소심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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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사법농단 사건’ 항소심, 1심보다 빨라질 듯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등 사건의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들이 새 사건을 배당받지 않고 두 사건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서울고법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안이 공식화되면 1심에서 각각 1810일, 1252일이 걸려 전부 무죄가 선고된 두 사건이 항소심에선 상대적으로 1심보다 빠르게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 재판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는 최근 신규 사건 배당 중지를 법원에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가 배당 중지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법원은 재판장 회의 등 의견 수렴을 거쳐 배당 중지 여부와 범위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논의가 시작된 건 사법농단 사건의 경우 1심에서 넘어온 수사·증거·공판기록 등 분량이 책 500권, 약 25만 쪽에 달하기 때문이다. 통상 법원에서는 특정 사건의 기록 분량이 100권을 넘어가면 담당 재판부에 새 사건 배당을 4차례가량 면제해 주는 방식으로 부담을 나눈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 등 사건은 분량이 이보다 많아 더 폭넓은 범위의 배당 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등 사건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백강진)에 추가 배당을 중지할지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이 사건 기록 분량은 약 970권, 48만5000쪽에 달한다고 한다. 기록을 재판부 사무실에 다 쌓아두지도 못해 별도 공간까지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과 이 회장의 경우 1심에서 모두 전부 무죄를 선고받아 구속 기간에 대한 부담은 덜하지만, 역대 최대 수준의 기록 분량을 가진 사건이 온 만큼 재판부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재판부에 새 사건 배당이 중단되면 1심에 비해 속도감 있게 항소심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도 두 사건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며 “항소심에서는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서울중앙지법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1심 재판부에 신건 배당을 중단하고 1주일에 4회씩 재판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사건 담당 재판부 역시 신건 배당을 중단하고 집중 심리를 진행한 바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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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로 퇴근하다 사망, 교통위반땐 산재 아냐”

    자전거로 퇴근하다가 사고를 당했어도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정상규)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던 중 사고로 사망한 강모 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시에서 공원 관리업무를 담당하던 강 씨는 2020년 서울 강동구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보행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과 부딪혔다. 이 충돌로 강 씨는 뇌출혈을 일으켜 이튿날 사망했다. 그는 횡단보도 앞에서 속도를 줄이거나 일시 정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복지공단은 도로교통법을 어겨서 일어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며 유족급여 등을 주지 않았다. 유족이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지만 법원은 공단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강 씨가 업무로 인한 통증, 치료의 시급성으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는 범죄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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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현동 로비스트와 이재명은 특수관계”… 李 주변인 1심 잇단 유죄, 대장동 재판의 향방은[법조 Zoom In/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과 관련해 2022년 1월 10일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이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매주 진행되는 재판을 토요일에 연재합니다. 이와 함께 여전히 풀리지 않은 남은 의혹들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번 편은 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제57화입니다.“결국 피고인(김인섭)은 이재명, 정진상 등 성남시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인 이 사건 사업 관련 인허가 사항 등의 알선에 관하여 정바울로부터 합계 약 74억 5000만 원의 현금과 액수 미상의 함바식당 사업권 상당의 이익을 수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알선수재’ 혐의 1심 판결문에 나온 재판부 소결.이달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기소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사건 중 처음으로 1심 결론이 나왔습니다. 결과는 유죄.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71)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하고, 63억57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201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한 알선의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회장에게서 77억 원을 수수하고, 5억 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대장동 재판 따라잡기’ 에 백현동이 무슨 상관? 이라고 의문을 가지실 독자분들이 있을수 있어 설명을 간단히 드리자면, 대장동과 위례·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민간업자들에 사업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됐다는 혐의로 결이 비슷합니다. 실제 이 대표는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의혹과 관련해 민간업자들에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시에 수천 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전 대표에 대한 이번 1심 판결은 대장동·위례·백현동 의혹의 본류 재판 흐름을 읽는데 도움이 될 단서들을 담고 있는 셈입니다. ●법원, “백현동 로비스트 -李 특수관계”김 전 대표의 이번 재판에서는 백현동 개발과정에서 진행된 용도지역 변경이 실제로 위법한 것이었는지 등에 대한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알선의 대가로 금품, 이익을 수수한 이상 피고인의 알선이 부정한 것인지 여부, 성남시의 용도지역변경 등이 위법한 것인지 여부, 피고인의 알선으로 인해 성남시의 용도지역변경 등이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 등과 관계없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죄는 성립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대표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이 대표의 관계를 ‘특수관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는) 이재명의 선거를 지원하며 이재명, 정진상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게 됐다”며 “성남시 공무원들도 이러한 특수 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정 대표 역시 이들의 특수 관계를 알고 청탁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역할은 정 전 실장에게 청탁하는 알선 청탁 행위라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고, 성남시 도시계획과 팀장이 정 전 실장으로부터 “(김 전 대표가) 백현동 개발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잘 챙겨봐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피고인은 성남시 공무원의 직무인 부동산 개발사업에 관한 각종 인허가를 알선하고 현금과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해 공무원 직무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업에 대한 전문성 없이 지방 정치인이나 성남시 공무원과의 친분만을 이용해 여러 차례 알선하고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거액을 수수해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이유를 밝혔습니다.● 대장동 주변인들 연달아 ‘유죄’법조계에서는 이번 1심 판결이 이 대표의 관련 재판에도 불리하게 작용할수 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앞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1심 판결에 이어 이번 판결에서도 법원이 성남시 핵심 관계자들과 민간업자들의 유착관계 등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김 전 부원장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6억7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를 인정해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비정상적 정치적 개입을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됐고, 공사가 민간업자들 이권 개입의 통로가 됐다”며 “(대장동)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들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판사 출신으로 이 대표와 같은 민주당 소속이던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은 22일 탈당을 선언하며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이 증인신문과 증거 등을 바탕으로 성남시 핵심 관계자들과 로비스트의 특수관계를 인정했는데,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정말 특혜 의혹과 관련 없었다고 할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총선 앞두고 재판출석 부담 호소한 李총선 준비와 맞물리며 이 대표의 재판 출석 부담은 더해가는 모습입니다. 이 대표 측은 이달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진행된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공판 준비기일에서 다음달 19일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이날 재판부는 법관 정기인사로 재판부 배석판사 2명이 바뀐데 따른 공판갱신 절차를 27일과 다음달 12일 진행하고, 이어지는 19일부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대한 증인신문을 곧바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표의 변호인은 다음달 19일 재판에서 이 사건의 또다른 피고인인 정 전 실장과 이 대표를 분리해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이 대표가 정 전 실장과 관련된 증인신문에 출석하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였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재명 피고인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어서 정 전 실장과 분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 측이 “(불출석은) 방어권을 포기한다는 의미이지만, 오히려 저희가 원한다”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원칙대로 하는 게 맞다. 피고인 측 사정을 고려하기는 어렵고 분리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올해 법원 정기 인사이동에 따른 사무분담안이 최근 확정되면서 대장동 관련 재판들의 재판부 구성도 일부 바뀌었습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는 재판장이었던 강규태 부장판사가 사표를 내고 법원을 떠나게 되면서 한성진 부장판사로 재판장이 교체됐습니다. 이 대표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배임·뇌물 의혹 재판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은 김동현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30기)가 그대로 맡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업자 5인방의 대장동 본류 재판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2부 재판장은 조형우 부장판사(49·32기)로 교체됐습니다.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2심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13부의 재판장은 백강진 부장판사(55·23기)가 맡게 됐습니다. 재판부 인원 변동에 따라 당분간 기존 공판 내용에 대한 공판갱신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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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양승태-임종헌 항소심, 고법판사로만 구성된 재판부 배당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1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가 21일 확정됐다. 두 사건 모두 고법판사로만 이루어진 대등재판부에 배당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고법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이 피고인인 사법농단 사건 항소심 재판은 21일 서울고법 형사14-1부(재판장 박혜선)로 배당됐다. 임 전 차장의 항소심 재판은 형사12-1부(재판장 홍지영)가 맡게 됐다. 두 재판부 모두 고법 부장판사 없이 고법판사 3명으로만 이뤄진 대등재판부다. 법원 안팎에선 사법농단 사건의 무게감을 감안했을 때 두 사건이 대등재판부에 배당된 것은 이례적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은 14일, 임 전 차장 사건은 16일 서울고법에 접수됐는데, 정기인사에 따른 새 사무분담안이 19일 시행됐음에도 두 사건은 21일 오후에야 배당이 완료됐다. 한 고법부장판사는 “무게감이 있는 사건들은 고법부장판사가 맡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양 전 대법원장 등과 근무연이 있거나 개인적 인연이 있는 판사들을 감안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판사들이 사건을 맡지 않도록 제외하다 보니 배당이 늦어졌고, 결국 대등재판부가 맡게 됐다는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 당시 비서실장과 총괄재판연구관을 지낸 설범식 황진구 부장판사, 인사총괄심의관이었던 남성민 부장판사 등 서울고법에는 양 전 대법원장과 근무연이 있는 법관이 상당수 있다. 실제 서울고법은 19일 오후 수석부장판사 주재로 형사재판부 재판장들이 모여 1시간 30분 동안 간담회를 열고 두 사건의 배당 방식 등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담회에서 재판장들은 형사재판부 판사 모두가 두 사건 피고인과의 인연이나 회피 사유 등을 적은 사유서를 20일 오전까지 수석부장판사에게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수석부장판사는 사유서를 확인한 뒤 피고인들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재판부는 배당 후보군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고,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법원 전산시스템을 통해 무작위로 사건을 배당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대한 공정한 절차를 밟아 ‘배당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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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車 개발전략-영업비밀 유출… 현대차 前직원, 1심 징역형 집유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개발 전략을 퇴직자 교육자료인 것처럼 위장해 유출한 전직 직원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종민 판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현대차 전 직원 A 씨(65)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했다. 현대차에서 신규 개발 차량 섀시 설계·개발 업무 등을 담당하며 35년간 근무한 A 씨는 2019년 정년퇴임한 뒤 자동차 부품 업체를 거쳐 2021년 중국 전기차 업체로 이직했다. 그는 퇴직을 한 달 앞둔 2019년 11월 현대차의 전기차 개발 전략이 담긴 제품안을 문서로 출력해 집으로 가져가는 등 9차례에 걸쳐 영업비밀을 외부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2021년 ‘아이오닉5’(프로젝트명 NE)를 시작으로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해당 제품안을 극비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회사 보안팀 감시를 피하기 위해 ‘NE 제품안 2차…(190320).pptx’ 파일명을 ‘사회공헌.pptx’로 변경해 퇴직자 교육자료로 위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유출 행위 자체로 회사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혔다고 볼 수 있어 죄책이 무겁고 사안이 중하다”면서도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유출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나 회사가 입은 손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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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기술 유출 ‘피해 가능성’ 고려해 가중 처벌을”

    반도체 등 산업기술을 유출한 범죄자를 처벌할 땐 실제 피해뿐 아니라 ‘피해 가능성’까지 고려해 가중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왔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16일 오후 대법원 대강당에서 지난달 18일 의결한 지식재산·기술 침해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고 이런 의견을 수렴했다. 수정안은 신설된 ‘국가핵심기술 등 국외 침해’ 조항에서 최대 징역 18년형까지 선고하도록 권고하고, 기존엔 최고 형량이 징역 9년에 그쳤던 산업기술 해외 유출 범죄에 대해 징역 15년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양형위의 수정안을 더욱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언했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부 교수는 산업기술 등 침해 행위에 대한 형량 가중요소로 포함된 ‘심각한 피해’와 관련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해 발생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큰 경우’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최 교수는 “(피해) 금액뿐 아니라 인적·물적 설비 투입 수준까지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에선 지식재산·기술침해 범죄의 피해를 계산할 때 정량적 요소를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성준 산업통상자원부 기술안보과장은 “지식재산·기술 침해 범죄의 양형 가중인자에 ‘상당한 정도의 기술 유출’ 등 보다 정량적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핵심기술 등 국외 침해 양형기준의 상한을 12년까지(최대 18년)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형법상 유기징역 상한(최대 50년)에 비해 낮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형위는 공청회 의견 등을 종합해 다음 달 25일 해당 양형기준 개정안을 확정한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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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재명 선거법 재판, ‘인권법硏’ 판사가 맡아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재판장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사무분담안을 확정해 공지했다. 사무분담안에 따르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고 있는 형사합의34부 재판장은 한성진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0기)가 배치됐다. 한 부장판사는 2011년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해 현재도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부장판사는 연구회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성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고, 경력 등을 감안했을 때 중요 사건이 배당되는 형사합의34부를 맡을 적임자라는 판단이 나왔다고 한다.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등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은 김동현 부장판사(51·30기)가 그대로 맡는다.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명에서 4명으로 늘어난다. 김미경(49·30기), 김석범(53·31기), 신영희(52·32기), 남천규(49·32기) 부장판사가 앞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맡는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영장 청구 건수가 30%가량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 부장판사(51·29기)는 민사단독 재판부로 자리를 옮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치적 성향이 담긴 글을 게시해 지난해 11월 ‘엄중 주의’ 처분을 받았던 박병곤 판사(39·41기)는 형사단독 재판부를 계속 담당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최대한 재판부의 안정 운영에 초점을 뒀고, 성별·출신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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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꼼수 사퇴’ 이은주 前정의당 의원, 선거법 위반 당선무효형 확정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주 전 정의당 의원에게 기소 3년 4개월 만에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의당 비례대표 후순위자가 의원직을 이어받으면서 정의당은 6석을 유지하게 됐다.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5일 이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 위반죄, 정치자금법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이 전 의원은 2019년 9∼11월 서울교통공사 노조원 77명으로부터 정치자금 312만 원을 위법하게 기부받고, 음식 등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2020년 10월 불구속 기소됐다.이 전 의원은 재판이 3년 이상 이어지면서 임기의 90%가량을 채운 뒤 사퇴할 수 있었다. 이 의원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고 재판부가 받아들이면서 헌법재판소 선고까지 재판이 1년 가까이 중단되는 등 1심만 2년 2개월이 걸렸다. 2심도 선고까지 11개월 걸렸다.현역 의원이 사퇴하려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 의원은 비례대표 승계 마감 6일 전인 지난달 24일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다음 날 여야는 사퇴안을 처리해줬다. 이어 의원직이 후순위인 양경규 의원에게 승계되면서 ‘꼼수 사퇴’라는 지적이 나왔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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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이재명 공선법 재판 맡는다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재판장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맡는 영장전담판사는 3명에서 4명으로 1명 늘어난다.1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사무분담안을 확정해 공지했다. 사무분담안에 따르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고 있는 형사합의34부의 재판장은 한성진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0기)가 배치됐다. 한 부장판사는 2011년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해 현재도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초대 회장인 국제인권법연구회는 법원 내 대표적인 진보성향 연구 모임이다.다만 한 부장판사는 연구회 활동에는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 역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성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고, 경력 등을 감안했을 때 중요 사건이 배당되는 형사합의34부를 맡을 적임자라는 판단이 나왔다고 한다.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을 심리 중인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은 김동현 부장판사(51·30기)가 그대로 맡는다. 대장동 본류 재판을 심리하는 형사합의22부는 조형우 부장판사(49·32기)로 교체된다.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판사는 모두 교체되면서 3명에서 4명으로 증원됐다. 김미경(49·30기), 김석범(53·31기), 신영희(52·32기), 남천규(49·32기) 부장판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맡는다. 법원 관계자는 “지난해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 건수가 30%가량 늘어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유창훈 부장판사(51·29기)는 민사단독 재판부로 자리를 옮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치적 성향이 담긴 글을 게시해 지난해 11월 ‘엄중 주의’ 처분을 받았던 박병곤 판사(39·41기)는 형사단독 재판부를 계속 담당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최대한 재판부의 안정 운영에 초점을 뒀고, 성별·출신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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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법원 “삼성 합병, 부정수단-위계 사용했다고 볼수 없어”

    법원이 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하면서 “부정한 수단이나 위계(속임수)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것으로 8일 나타났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 합병이었다는 검찰 논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위법 증거 목록에 판결문 152쪽을 할애하며 위법적 증거 수집도 지적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항소했다. 8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A4용지 1614쪽 분량의 이 회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이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당한 개입을 유도해 합병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이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 기교를 사용하거나 합병 거래를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합병의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사업적 목적 또한 합병의 목적”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나선 점을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 직전 추가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도 “추상적 가능성으로는 손해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부당 합병으로 주주들이 이익을 볼 수 있었던 기회를 잃었다는 입장이지만, 재판부는 “합병을 통한 그룹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안정화는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검찰이 압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서버 등에 대해선 “적법한 선별 절차를 거치지 않아 영장주의 원칙을 침해했다”며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 거래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 인정 및 법리 판단에 관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항소했다. 이에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은 또다시 2심 재판정에 서게 됐다.법원 “삼성, 합병위해 대통령 개입 유도했다는 檢주장 인정 안돼”재판부, 이재용 판결서 檢주장 배척“주주 희생 합병으로 볼 수 없어시세조종 등 단정하기 어려워”檢 “법원과 견해차 크다” 항소 검찰이 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의 전면 무죄 선고에 불복해 항소한 가운데, 법조계에선 “항소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동아일보가 확인한 이 회장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단정할 수 없다”며 검찰의 논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판단과 법리 판단에 있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선고 사흘 만에 항소를 제기했다.● 法, ‘국정농단’과 합병 청탁은 관련 없어 법원은 이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국민연금이 두 회사 합병에 찬성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이 회장의 단독 면담은 순서상 합병 주주총회 이후 있었던 만큼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부당한 개입을 유도해 국민연금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합병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고, 합병 거래를 목적으로 위계(속임수)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이른바 ‘국정농단’ 재판 확정 판결에서 “이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은 미래전략실이 삼성물산의 의사를 배제하거나 의사에 반해 승계 작업 내지는 합병을 추진했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혐의(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배임은 검찰이 이 회장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당시 다루지 않고 기소할 때 추가되면서 ‘기습 기소’라는 비판이 일었던 부분이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령에 따라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 비율이 정해진 이 사건 합병에서 검사가 주장하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는 손해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승계만을 위한 합병도 미전실만 나선 것도 아냐” 이번 사건 공소 사실의 시작은 이 회장이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전실과 공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다는 것이다. 당시 제일모직 주식 23.2%를 보유한 대주주였던 이 회장이 삼성전자 지분 4%를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2012년 12월 ‘프로젝트 G’ 문건 등 삼성 내부 문건들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프로젝트 G 문건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강화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보고서일 뿐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물산 주주를 희생시키는 약탈적 불법 합병 계획을 담고 있는 승계 계획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개별 회사의 사업상 필요성이나 시너지 등에 대한 검토는 사정을 잘 아는 소속 경영진 및 임직원들이 한 것으로 보이고 미전실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필요성을 주로 검토했다”고 판시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 작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미전실만 나선 것도 아니었다는 취지다. 법원은 ‘M사 합병추진안’에 쓰인 ‘주가관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해당 표현은 시장에서 종종 쓰이는 표현으로 시세조종, 주가조작을 계획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항소하자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10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심리가 진행된 만큼 항소심에서는 공판준비기일부터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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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법 위반’ 민주당 임종성 의원직 상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59·경기 광주을·사진)이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8일 임 의원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임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선거 사무원 등 3명에게 총 12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2022년 9월 불구속 기소됐다. 8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도 받았다. 임 의원은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1, 2심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결에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 등에 관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박탈하도록 한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임 의원은 이날 의원직을 상실했다. 임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초기부터 지원한 측근 그룹 ‘7인회’ 중 한 명으로, 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돈봉투 수수자로 거론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역구 건설업체 임원으로부터 개인 성형수술 비용 등 수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도 별도의 수사를 받고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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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檢, 혐의 무관한 정보까지 통째 압수”… 재판부, 위법증거 목록 적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 합병 관련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한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들의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판결문 끝에 152쪽을 할애해 ‘위법수집증거 목록’을 적시했다. 또한 압수된 서버와 관련해 검찰이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별도의 선별 절차 없이 서버 자체를 압수한 것”이라고 적었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담겨 있었다. 압수수색 절차상 필요한 선별 과정이 없었음을 검찰이 스스로 인지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동아일보가 이날 확인한 이 회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검찰이 2019년 5월 7일 인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압수한 메인 및 백업 서버 등에 대해 “저장된 전자정보 일체를 선별 절차 없이 압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회의실과 1공장 통신실 바닥 밑에 설치된 메인 및 백업 서버, 외장하드 2대, 업무용 PC 26대 등을 압수해 재판 증거로 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물 중 영장 내 범죄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들을 변호인 입회 상태에서 추려내는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아 위법하다고 법원은 본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검찰은 18TB(테라바이트)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백업 서버 파일 778만 개를 통째로 압수한 후 이 중 혐의와 관련 있다며 임의로 고른 12개 폴더만을 변호인에게 보여줬다. 당시 폴더 이름은 ‘FT…ms’ ‘FT…fs’ ‘A-pjt’ 등으로, 제목만 봐선 영장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알 수 없었다. 재판부는 “선별 절차 없이 전자정보를 압수한 후 피압수자 측에 제한적인 열람 기회만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2020년 12월 22일 제출한 의견서에서 “별도의 선별 절차 없이 서버 자체를 압수한 것”이라고 밝힌 것도 검찰이 폴더 12개를 임의로 추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이 2019년 5월 3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을 긴급 체포하면서 주거지와 공용창고에서 압수한 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NAS) 서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선별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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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시비리-감찰무마’ 조국, 2심도 징역 2년

    자녀 입시 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등의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59)이 8일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는 8일 업무방해·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2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 대해 “원심이나 이 법원에서 자신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만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1심처럼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딸 조민 씨의 장학금 부정 수수에 관여한 혐의로 2019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유 전 부시장에 관한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 민정수석 취임 때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 등도 받는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모든 혐의와 관련해 1심 결론에 오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노환중 전 부산의료원장으로부터 받은 딸 장학금 600만 원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노 전 원장이) 우호적 관계를 위해 조 전 장관의 민정수석 임명 후 합계 6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것”이라며 “장학금 명목으로 딸에게 제공한 금품은 조 전 장관이 직접 받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의 감찰을 무마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위법한 결정과 지시에 따라 특감반이 수집한 자료가 수사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감찰이 중단됐다”며 직권남용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조 전 장관과 함께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1심(징역 1년)에 비해 감형됐다. 재판부는 “입시 관련 범행 일부를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 결과로 아들 조 씨가 취득하게 된 연세대 대학원 석사 학위를 포기할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항소심 재판의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적용에 동의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4월 10일(총선)은 민주주의 퇴행과 대한민국의 후진국화를 막는 시작이 돼야 한다. 저의 작은 힘도 보태려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사실상 총선 출마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 전 장관 측 관계자는 “다음 주초 출마 여부 등 구체적 계획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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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고법원장, 고난도 ‘파기환송 재판’ 직접 맡는다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사법연수원 16기)이 올해부터 직접 파기환송심 민사재판을 맡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법원의 최우선 과제로 ‘재판지연 해소’를 강조하며 장기 미제 사건을 법원장에게 맡기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전국 최대규모의 고등법원장 역시 힘을 보태기로 한 것.서울고법은 8일 2024년 사무분담을 확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소속법관들에게 공지했다. 서울고법은 19일 시행되는 법관 정기인사에 따른 사무분담에서 민사 파기환송 사건을 담당하는 민사 60부를 신설하고, 윤 법원장이 직접 해당 재판부의 재판장을 맡아 사건을 담당하기로 했다.대법원에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파기환송 사건은 오랜 심급을 거친 난이도 있는 사건으로 여겨진다. 한 고법판사는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 돼 돌아온 사건의 경우 심리의 기준이 되는 법리 자체가 달라져 새로운 법리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이해가 필요한 사건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심리미진이나 사실오인을 이유로 파기된 사건이라도 사안과 쟁점 자체가 복잡하고 기록이 두꺼운 경우가 많아 처리에 시간이 꽤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고난도 사건을 법원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고법은 올해 민사재판부를 1개 줄이는 대신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재판부를 1개 늘리기로 했다. 최근 성폭력 관련 사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건 적체를 선제적으로 해소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고법은 민사부 28개, 형사부 15개, 행정부 9개로 구성된다. 고법 부장판사와 고법판사로 구성된 대등재판부 일부가 개편돼 고법 부장판사로만 구성된 대등재판부가 2곳, 고법판사로만 구성된 재판부가 5곳 늘어난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서울고법으로 복귀하는 윤승은 법원도서관장(23기)이 형사9부의 재판장으로 성폭력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비리’ 사건 등 주요 부패사건을 담당했던 형사13부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특별재판소(ECCC) 국제재판관을 지낸 백강진(23기) 고법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는다. 백 부장판사는 최근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된 신숙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25기)의 남편이다.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1심 선고를 마친 박정제 부장판사(30기)는 이번 인사에서 서울고법 고법판사로 임명 돼 민사재판을 담당하게 된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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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살균제’ 국가배상 책임 첫 인정… “유해성 심사 불충분”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대해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제조 회사의 배상 책임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적은 있지만, 국가의 배상 책임을 법원이 인정한 것은 이번 판결이 처음이다. 다른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진행 중인 가습기 살균제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가 배상 책임 첫 인정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성지용)는 6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는 원고 3명에 대해 각 300만∼5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6년 1심 판결 후 8년 만에 내려진 항소심 선고다. 피해자들은 2008∼2011년,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주원료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원인 불명의 폐 질환으로 치료를 받았다. 입원 치료 중 일부는 사망했다. 이에 피해자와 유족 등 13명은 2014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또는 납품한 세퓨, 옥시레킷벤키저, 한빛화학, 롯데쇼핑, 용마산업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옥시레킷벤키저, 한빛화학, 롯데쇼핑, 용마산업은 선고 전 원고와 조정이 성립되면서 소송에서 빠졌다. 원고 측은 정부가 역학조사를 하지 않았고,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지 않은 데다 유해성 심사도 부실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제조업체(세퓨)의 책임을 인정해 13명에게 5억4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국가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따른 것으로서 (환경부)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 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원고 5명은 국가를 상대로 항소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정부가 역학조사를 하지 않거나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1심과 같이 판단했지만, 유해성 심사와 공표 과정은 위법했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문제의 화학 물질이 다량 첨가되는 경우에 대한 심사는 따로 이뤄지지 않았고, 유해성이 충분히 심사·평가되거나 안전성이 검증된 것도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유독물 등에 해당하지 않는 물질이다’라고 일반화해 공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충분하게 유해성 심사를 하였음에도 그 결과를 성급하게 반영해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고시한 것”이라며 “이를 10년간 방치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 2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이들이 받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상 구제급여 조정금이 위자료와 동일한 성격이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워낙 국민적 피해가 많이 발생한 사건이고, 마지막까지 신중을 다해 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며 당초 지난달 25일로 잡았던 2심 선고기일을 이날로 연기하기도 했다. ● 환경부 “협의 후 상고 여부 결정” 피해자 측과 피해자 단체는 이날 판결을 일제히 환영했다. 원고 측 법정대리인인 송기호 변호사는 “사법부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국가에 의해서 일어났다’ 또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해 준 매우 뜻깊은 판결”이라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참사국가책임소송단 등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균 성분 중 PGH의 안전관리에 실패한 책임을 묻는 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이 인정됐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대법원에서는 배상 대상을 제한하지 말고, 제대로 된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판결문 검토 및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정부에 접수된 피해자는 7901명이며 이 중 1847명이 사망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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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전부 무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0년 9월 1일 검찰이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지 1252일, 약 3년 5개월 만에 나온 법원의 첫 판단이다. 특히 이 회장은 물론 함께 기소된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 등에게 모두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5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이 사건 공소 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삼성그룹 승계를 위한 부정한 합병이나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회계부정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13명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래전략실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으며, 이 회장에게 보고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사 합병은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경영권 승계를 위한 유일한 목적이라고 볼 수 없고, 삼성물산의 사업적 목적 또한 인정된다”고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점 역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와 허위 공시 혐의도 입증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에게 분식회계의 의도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 측은 선고 직후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생각한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판결의 사실 인정과 법리 판단을 면밀하게 검토 분석하여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주주들에도 이익된 측면 있어” [삼성 합병-회계부정 1심 전부 무죄]이재용 19개 혐의 모두 무죄“경영권 안정위한 합리적 방안 검토… 합병 목적을 부당하다고 볼수 없어”재판부, 檢주장 근거 없다고 판단… 삼성바이오 회계도 “올바른 처리” “경영권 강화, 승계만이 합병의 유일한 목적이라 단정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5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의 선고 공판에서 19개 혐의 전부를 무죄로 판단하며 이렇게 밝혔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결과적으로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도움이 됐을 수는 있지만,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부정한 방식으로 합병이 진행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거래와 시세 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1일 기소됐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 역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 “합리적 사업 방안 검토한 것”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 회장의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조직적 범죄’였는지였다. 검찰은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하던 이 회장이 미전실과 공모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 주가는 낮추고, 제일모직 주가는 띄운 것으로 봤다. 당시 이 회장은 제일모직 주식 23.2%를 보유한 대주주였지만 삼성전자 지분 4%를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던 만큼,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2012년 12월 이 회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던 시기 완성된 ‘프로젝트 G’라는 문건에 따라 회사가 승계 계획을 사전에 완성했고, 이 회장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 작업을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프로젝트 G) 문건은 미전실이 검토해 온 다양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과 관련해 그룹의 지배 강화를 검토한 종합보고서일 뿐”이라며 “대주주 이익을 위해 주주들을 희생시키는 승계 문건이라 보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결했다. 오히려 “각 계열사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합리적인 사업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라며 “경영권 안정화는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 측면이 있어 지배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 수반됐다 하더라도 합병 목적을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 회장의 ‘승계를 위한 청탁’이 인정된 것이 부당 합병의 근거가 된다는 검찰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는) 미전실이 삼성물산 이사회를 배제하거나 의사에 반해 승계를 추진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이 청탁의 유무만을 따졌을 뿐 실제 합병 과정의 부정행위 여부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분식회계, 배임도 인정 안 돼 1심 법원은 이 회장 등이 미전실과 공모해 삼성물산 주가를 고의로 낮춤으로써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검찰 주장 역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합병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삼성물산 주가 흐름이나 다수 증권사 리포트 내용과도 (손해 사실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진 뒤 이 회장 측이 ‘불법 경영권 승계’ 논란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합병 여파로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본잠식 위험에 처하자 회계 처리 방식을 ‘지분법’으로 바꿔 기업의 자산가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했던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합작사)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을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고 볼 수 없고,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 사 합병 비율에 따라 약 4조 원의 자산가치 차액이 발생했다고 추정해 이 회장에게 적용한 업무상 배임 혐의도 인정되지 않았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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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돈봉투 의혹’ 윤관석 1심 징역 2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기소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64·수감 중·사진)이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돈봉투 의혹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는 31일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저해하고, 정당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은 총 1년 8개월의 징역과 벌금 600만 원, 추징금 30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윤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말경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강 전 협회장,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수감 중) 등과 공모해 6000만 원의 자금을 마련하고, 이 무렵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 원씩이 든 돈봉투 20개를 살포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윤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돈봉투에 들어 있던 금액은 300만 원이 아닌 100만 원으로 수령액은 2000만 원뿐이고, 관행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돈봉투를 준비하고 전달한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모 씨, 이 전 부총장 등의 진술이 현금 300만 원으로 일치한다”며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금품 제공 범행이 여러 차례 조직적으로 반복됐고, 제공된 금품의 액수도 적지 않은 점, (당시) 집권여당 당대표 경선의 정치적 의미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의 불법성도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재판에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송 전 대표 등 관련 인사들의 재판과 돈봉투 수수 의심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4일 송 전 대표를 구속 기소한 이후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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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빌려주며 “내 자식에게 갚아”… 법원 “증여”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자녀에게 갚도록 하는 행위는 자녀에 대한 증여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 씨가 증여세 부과를 취소해 달라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2020년 4월 서울 잠실세무서는 A 씨에게 증여세 약 6억7000만 원을 부과했다. A 씨가 2010년 12월에서 2011년 5월 사이에 부친으로부터 총 12억여 원을 증여받았다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불복 소송을 냈다. A 씨의 주장은 세무당국이 증여분으로 본 12억여 원 중 9억5000만여 원은 부친이 자기 지인들에게 빌려준 돈이고, 나머지 2억5000만여 원은 부친이 사업체 운영을 위해 지출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약속어음에 ‘차용금을 A 씨에게 갚으라’고 돼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A 씨를 채권자로 보는 게 타당하다”라며 부친이 지인들에게 빌려준 것이라 주장한 9억5000만여 원은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돈이 맞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친이 사업체 운영을 위해 지출했다는 2억5000만 원 중 1억1000만여 원은 실제 부친 사업 운영에 썼다고 인정해 여기 붙은 증여세는 취소하라고 판단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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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개입’ 판사12명 모두 무죄… “무리한 기소” vs “사실상 면죄부”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해 재판 개입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판사 13명 중 판결이 선고된 12명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핵심 범죄 사실로 내세웠던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 사법부가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 중 재판 개입 의혹을 판단한 4곳 모두 헌법상 판사가 독립적으로 하는 재판에 대법원장을 비롯한 다른 법관들이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논리를 일관되게 적용했다. ● 사법농단 핵심 혐의 ‘재판 개입’ 모두 무죄 사법농단 사태의 뼈대를 이루는 직권남용 혐의는 크게 재판 개입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나눌 수 있다. 13명 중 재판 개입 의혹에 연루된 판사는 12명,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판사는 8명이다. 사법농단 사건 관련 피고인은 14명이지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유일하게 아직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76·사법연수원 2기)의 핵심 범죄 사실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재판 개입’을 꼽았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는 양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사건의 주심 대법관에게 법원행정처 입장을 전달해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에 대해 “대법원장은 재판에 개입할 직권이 없고, 설령 직권을 행사했다고 보더라도 이를 남용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려면 다른 판사의 재판에 개입할 직무상 권한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판사도 그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직권남용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 같은 판단은 다른 재판부에서도 동일하게 나왔다. 이를 놓고 앞서 사법부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 등 핵심 피고인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것과 달리 다른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면죄부 판결을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법원 내부에선 “재판 개입에 연루된 일부 피고인에 대해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판단했으면서 형사처벌만 하지 않은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수도권 법원 판사는 “월권이라 무죄냐”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지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부장판사는 “국정농단 사건의 경우 대통령의 직무권한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나 개입이 인정된 것”이라며 “사법농단 사건에선 재판부가 독립돼 있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단순히 비교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도 유죄는 2명뿐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범죄 사실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사법부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2명만 유죄로 판단했다. 이 전 실장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와해시키려 한 혐의가, 이 전 상임위원은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관련 보고서를 행정처 심의관에게 작성하게 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법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점이 인정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직접적인 재판 개입 혐의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선고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의 재판 개입 의혹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일부 직권남용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이 ‘서기호 전 국회의원의 판사 시절 재임용 탈락 관련 사건’과 관련해 당시 담당 재판부에 ‘신속종결’ 의견을 전달한 것과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탈퇴하게 한 행위 등에 대해 “직무권한에서 벗어난 행위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임 전 차장에 대해 사법부가 다음 달 5일 1심 선고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임 전 차장의 1심 선고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1부(부장판사 김현순)가 맡아 별도로 진행한 만큼 판단이 엇갈릴 수 있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 202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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