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기

문병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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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병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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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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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샌티스, 중도하차하며 “트럼프 지지”… 트럼프, 대세론 업고 “헤일리도 사퇴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6)가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21일(현지 시간)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한때 ‘똑똑한 트럼프’로 각광받았던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공화당 유권자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은 후보”라고 밝혔다. 그의 사퇴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양자대결 구도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뉴햄프셔주 로체스터 유세에서 “이제 공화당이 단결할 때”라며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까지 거론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으로 대선 후보를 정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샌티스의 사퇴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넘기 힘든 장애물”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지명에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세론’ 날개, 후보 지명 성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로체스터 유세에서 “뉴햄프셔주에서 승리하기까지 이틀이 남았다. ‘부도덕한(crooked)’ 조 바이든(대통령)을 패배시키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외쳤다. 이어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며 “우리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의 첫 무대였던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51%의 지지를 얻었다. 당시 2위, 4위였던 디샌티스 주지사,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모두 경선을 포기하고 자신을 지지한 만큼 뉴햄프셔주에서 비당원 투표가 가능하더라도 아이오와주보다 더 높은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뉴햄프셔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CNN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의 지지를 얻어 헤일리 전 대사(39%)를 11%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층의 62%는 “디샌티스 사퇴 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날 에머슨대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53%)과 헤일리 전 대사(37%) 간 격차가 16%포인트 벌어졌다. ● “헤일리, 두 자릿수 패배하면 사퇴 기로” 헤일리 전 대사 측은 이날 하루에만 뉴햄프셔주 곳곳을 누비며 7차례 유세를 했다. 후보 사퇴설 또한 일축했다. 그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 바이든’ 재대결의 길로 갈지, 새 보수의 길을 찾을지를 유권자가 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마지막 유세에서는 “저기 소리가 들리는가? 이건 바로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양자대결의 소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유명 TV 프로그램 ‘저지 주디’의 주디 신들린 전 맨해튼 가정법원 판사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패배하면 사퇴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고향이자 다음 달 24일 경선이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크게 뒤처져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헤일리가 사퇴하고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으면 고향에서 창피를 당할 것”이라며 사퇴를 압박했다.로체스터=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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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 디샌티스 후보 중도 사퇴… 트럼프 대세론 탄력 붙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6)가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이틀 앞둔 21일(현지 시간)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한 때 ‘똑똑한 트럼프’로 불리며 차세대 보수주자로 꼽히던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공화당 유권자 대다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은 후보”라고 밝혔다.법조인 출신의 디샌티스 주지사는 2022년 11월 중간선거 당시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압승하며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그러나 대선 경선이 시작된 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고, 선거 자금의 한계 등에도 부딪혀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음에도 경선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그의 사퇴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에게 승리하기 위해 디샌티스는 물론 다른 모두와 협력하길 고대한다”며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은 대관식으로 대선 후보를 정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거부했다.로체스터=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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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美대선 한복판에 떠오른 ‘김정은-대북정책 이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가 20일(현지 시간) 뉴햄프셔주 내슈아 유세에서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북한이 기대하는 것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가능성이 거론되는 북-미 ‘핵 직거래’를 통한 대북 경제제재 완화 구상을 비판한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유세 직후 ‘대통령이 되면 북핵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동아일보 기자의 질문에 “미국은 북한에 강하게 대응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대통령은 안 된다”고 답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거듭 전쟁을 언급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기조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대 압박’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대북 정책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2017∼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유엔 미국대사를 지낸 헤일리 전 대사는 당시 네 차례에 걸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다. 그는 1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내가 주유엔 대사였을 때 세계가 경험한 것 중 가장 강력한 일련의 제재를 북한에 부과했다. 살인적인 독재자에게 단호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두 사람은 23일 뉴햄프셔주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 연일 상대방을 거칠게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 “헤일리는 대통령을 맡을 만큼 강력하거나 똑똑하지 않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 위원장과 협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면 김 위원장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그가 재집권하면 핵 동결을 대가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용인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같은 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親書)’를 ‘러브레터’로 평가절하했다. 북한에 무르게 대처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은 “미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거듭 비판했다.“헤일리, 김정은 상대 못해” “트럼프, 웜비어 고문 金에 러브레터” 뉴햄프셔 경선 D―1 르포헤일리 “트럼프, 독재자들과 친분”… 트럼프 “北, 3년전만 해도 억제돼”대북정책, 美대선 쟁점으로 부상트럼프, 헤일리에 17%P 격차 벌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토 웜비어 부모에게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북한의 웜비어 고문을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몰랐다’고 말했어요. 김정은이 ‘러브레터’에서 그렇게 말했다면서요.”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열린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유세장. 헤일리 전 대사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미국에 송환된 지 6개월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하자 청중들 사이에서 “세상에…” 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세상이 전쟁의 불씨에 휩싸여 있을 때 독재자, 불량배들과 친구가 돼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세 차례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23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될 것인지 판가름할 관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른바 ‘브로맨스’를 공격을 위한 승부수로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 정조준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유세에서 30여 분간의 연설 중 10여 분을 외교정책에 할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럽과 중동이 전쟁 중이고,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하고 있는 데다 중국은 (전쟁을 위해) 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분열되고 전 세계가 전쟁의 불씨에 휩싸였을 때 미 대통령직은 더 이상 게임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서를 과시했던 점을 꼬집으며 “미 대통령이 아들을 고문한 사람에게 ‘러브레터를 썼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웜비어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피터버러 유세에선 “트럼프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퍼뜨린 뒤에도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10여 차례 칭송했다”라고 한 뒤 기자들을 만나선 “트럼프는 독재자들과의 관계에 집착한다”고 했다. 헤일리 전 대사의 공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맨체스터에서 가진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해서도 “3년 전까지만 해도 이란과 중국, 러시아, 북한은 억제돼 있었다”고만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유세에선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김정은은 미국을 위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 등 그간 유세마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언급해왔다. ● 공화당 경선 쟁점 부상한 北-김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브로맨스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포함한 공화당 경선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헤일리 캠프는 이번 경선 하루 전인 22일부터 웜비어 모친인 신디 웜비어의 지지 연설을 담은 3분짜리 TV 광고를 방송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아이오와주에 비해 중도 성향이 강한 뉴햄프셔에서 주유엔 대사를 지낸 강점을 살려 반(反)트럼프 표심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된 서퍽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3%의 지지율을 얻어 헤일리 전 대사(36%)를 17%포인트 차로 앞섰다. 18일 같은 조사보다 격차가 2%포인트 벌어진 것이다. 일각에선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노선과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중시하는 개입주의 노선의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이 전 세계 외교의 리더가 되는 것을 지지했던 과거 공화당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며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트럼프의 고립주의로부터 공화당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내슈아·맨체스터=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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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세 방해에… 트럼프 “나가라” 헤일리 “또 없나요”

    23일 열리는 미국 공화당의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사흘 앞둔 20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의 유세장에 모두 시위대가 난입했다. 경선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주자들의 안전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두 사람의 다른 대응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장에는 한 중년 남성이 난입해 연설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호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다가오자 빠른 걸음으로 무대를 향해 걸어가다 무대 앞에 있던 다른 요원들에게 제지당했다. 전직 대통령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의 경호 대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남성에게 “누구냐. 여기서 나가라”라고 발끈했다. 트럼프 지지자들도 그에게 욕설과 야유를 보냈다. 이 남성이 유세장 밖으로 나간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 사람은 그저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이라며 “모든 것은 우리가 지지율이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같은 날 헤일리 전 대사의 내슈아 유세에서는 환경운동가들이 ‘환경 범죄자’라는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이 세 차례나 중단됐다. 환경운동가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아 유세장 밖으로 나갈 때까지 “당신이 우리의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자신의 지지자들이 시위대에 야유를 보내자 “(시위하실) 다른 분은 또 없나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이어 “내 남편과 군인들의 복무 덕분에 그들도 시위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웃어넘겼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방위군 장교인 헤일리 전 대사의 남편은 지난해 아프리카로 파병을 갔다. 환경단체들은 두 사람을 포함한 공화당 경선 주자들이 기후변화 대책에 소극적이라며 ‘찾아가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14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지 유세에서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에는 “이래서 미국이 있는 것”이라며 “괜찮다”고 말했다.내슈아·맨체스터=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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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웜비어 죽인 김정은에 러브레터” vs “헤일리, 金 상대 못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토 웜비어 부모에게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북한의 웜비어 고문을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몰랐다’고 말했어요. 김정은이 ‘러브레터’에서 그렇게 말했다면서요.”20일(현지 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네슈아에서 열린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유세장. 헤일리 전 대사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미국에 송환된 지 6개월 만에 숨진 미국인 대학생 웜비어를 거론하며 이같이 말하자 청중들 사이에서 “세상에…”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세상이 전쟁의 불씨에 휩싸여 있을 때 독재자, 불량배들과 친구가 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세 차례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23일 열리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될 것인가를 판가름할 관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이른바 ‘브로맨스’를 공격을 위한 승부수로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 정조준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유세에서 30여 분간의 연설 중 10여 분을 외교정책에 할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유럽과 중동이 전쟁 중이고, 북한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하고 있는 데다 중국은 (전쟁을 위해) 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분열되고 전 세계가 전쟁의 불씨에 휩싸였을 때 미 대통령직은 더 이상 게임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친서를 과시했던 점을 꼬집으며 “미 대통령이 아들을 고문한 사람에게 ‘러브레터를 썼다’고 말하는 것을 듣는 웜비어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느냐”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피터보로 유세에선 “트럼프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퍼뜨린 뒤에도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십여 차례 칭송했다”라고 한 뒤 기자들을 만나선 “트럼프는 독재자들과의 관계에 집착한다”고 했다.헤일리 전 대사의 공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맨체스터에서 가진 유세에서 김 위원장과 시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에 대해서도 “3년 전까지만 해도 이란과 중국, 러시아, 북한은 억제돼 있었다”고만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유세에선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김정은은 미국을 위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 등 그간 유세마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언급해왔다. ● 공화당 경선 쟁점 부상한 北-김정은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브로맨스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를 포함한 공화당 경선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헤일리 캠프는 이번 경선 하루 전인 22일부터 웜비어 모친인 신디 웜비어의 지지 연설을 담은 3분짜리 TV 광고를 방송한다고 밝혔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아이오와주에 비해 중도 성향이 강한 뉴햄프셔에서 주유엔 대사를 지낸 강점을 살려 반(反)트럼프 표심을 결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공개된 미 서포크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3%의 지지율을 얻어 헤일리 전 대사(36%)를 17%포인트 차로 앞섰다. 18일 같은 조사보다 격차가 2%포인트 벌어진 것이다.일각에선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노선과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중시하는 개입주의 노선의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일리 전 대사는 미국이 전 세계 외교의 리더가 되는 것을 지지했던 과거 공화당 정책으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며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트럼프의 고립주의로부터 공화당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네슈아·맨체스터=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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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승 출발 트럼프 재선땐… 한국내 자체 핵개발 압박 커질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 동결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핵보유국화(化)로 한국에서도 자체적인 핵 억지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겁니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55·사진)은 동아일보에 “미 대선은 올해 세계가 맞을 가장 큰 지정학적 위험”이라며 ‘트럼프 2.0(두 번째 임기)’이 한반도에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첫 관문인 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하며 재집권 가능성이 부각되자 미국에선 한국의 자체 핵 개발 가능성을 ‘트럼프 리스크’로 꼽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신 한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염두에 둔 북미 ‘핵 직거래’ 도박에 나섰다. 이에 대해 브레머 회장은 “이런 남북 상황에선 (한국 내) 동맹국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머 회장과의 인터뷰는 10일부터 여러 차례 이메일을 교환하며 서면으로 진행됐다. ―올해 미 대선이 국제질서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나. “한마디로 세계 최대의 지정학적 리스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한국 등 동맹국들의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동맹들은 장기적인 안보 지원과 안정적인 경제·외교 관계에 있어 미국에 의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잃게 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한반도에 미칠 파장은…. “현 남북 관계 상황 속에선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질 수 있다. 더불어 한국 내에서 핵 억지력 개발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북한과 직접 협상했다. 두 번째 임기를 맞게 되면 그는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 동결을 받아들일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화로 한국에선 ‘자체 억지력(indigenous deterrent)’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한미동맹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미 관계는 전반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 한미 관계는 역사상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새로운 집권 4년 동안에도 구부러질지언정 깨지진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한미일 3국 협력을 계승하려 할 것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앤디 임 연구원도 16일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자세와 미국 본토에 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을 인근 동맹국에 대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위협과 분리하려는 의지는 미국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승리는 북한의 도발을 감소시킬 수는 있어도 동시에 한국 국민들과 정책 결정권자 모두에 독자 핵무기 보유에 대한 요구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대신 도발 억제에 초점을 맞춰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2023년 4월 채택)이 무력화된다.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핵 직거래로 끌어내려 한국에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한국과 미국 선거를 겨냥한 북한의 도발 우려가 크다. “북한과 러시아 등 ‘악당들의 축(Axis of Rogues)’은 미국의 전략적 혼란을 이용하기 위한 공격에 나설 것이다. 북한은 4월 총선을 치르는 한국을 분열시키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허위정보 유포에 나설 수 있다.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들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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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美대선 세계 최대 리스크…트럼프 재집권 시 北 핵 동결 받아들일 가능성 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 동결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핵보유국화(化)로 한국에서도 자체적인 핵 억지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겁니다.”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55)은 “미 대선은 올해 세계가 맞을 가장 큰 지정학적 리스크(위험)”라며 ‘트럼프 2.0(두 번째 임기)’이 한반도에 몰고 올 파장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신 한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를 염두에 둔 북미 ‘핵 직거래’ 도박에 나섰다. 이에 대해 브레머 회장은 “이런 남북관계 상황에선 동맹국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지정학자로 ‘21세기 헨리 키신저’로 불리는 브레머 회장과의 인터뷰는 10일부터 여러 차례 이메일을 교환하며 서면으로 진행됐다.-올해 미 대선이 국제 질서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나.“한 마디로 세계 최대의 지정학적 리스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한국 등 동맹국들의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동맹들은 장기적인 안보지원과 안정적인 경제·외교 관계에 있어 미국에 의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잃게 될 것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한반도에 미칠 파장은?“현 남북관계 상황 속에선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질 수 있다. 더불어 한국 내에서 핵 억지력 개발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북한과 직접 협상했다. 두 번째 임기를 맞은 그는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 동결을 받아들일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화로 한국에선 ‘자체 억지력(indigenous deterrent)’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한미동맹이 약화될 것으로 보이나.“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한미관계는 전반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 한미관계는 역사상 가장 강력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새로운 집권 4년 동안에도 구부러질지언정 깨지진 않을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한미일 3국 협력을 계승하려 할 것이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부각되며 미국에선 한국의 자체 핵 개발 가능성을 ‘트럼프 리스크’로 꼽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앤디 임 연구원도 “트럼프의 승리는 북한의 도발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한국 내 독자 핵무기 보유에 대한 지지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대신 도발 억제에 초점을 맞춰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 무력화된다.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핵 직거래로 끌어내려 한국에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도 나온다.-한국과 미국 선거를 겨냥한 북한의 도발 우려가 크다.“북한과 러시아 등 ‘악당들의 축(Axis of Rogues)’은 미국의 전략적 혼란을 이용하기 위한 공격에 나설 것이다. 북한은 4월 총선을 맞는 한국을 분열시키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허위 정보 유포에 나설 수 있다.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들이다.”-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우크라이나는 분단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가 국제적 지원을 잃을수록 점점 더 절박해져 리스크를 받아들이려 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은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와 이라크의 극단주의 시아파 무장단체들로 확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대만 선거는 미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특히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당선으로 최소 4년간 양안 대화의 기회가 사라지고 양안관계의 군사·경제·정치적 갈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을 것이다.”-‘인공지능(AI) 냉전’을 가장 먼저 주장했다. 한반도에 대한 시사점은?“AI 무기는 세계 힘의 균형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AI는 핵무기처럼 다른 나라를 압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북한 등은 (핵무기처럼)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려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적대국들이 AI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올해 AI 국제규제 논의가 본격화된다. 한국은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AI 규제 논의는 이미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은 규제보다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AI와 관련한 위기가 닥쳤을 때 이런 노력들이 위기 대응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충분한 모멘텀이 될 수 있길 기대할 뿐이다. 선도적 기술 국가인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해 독재국가들이 AI를 악용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AI 안전성 정상회의 개최가 ‘글로벌 사우스(신흥국)’로 참여 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언 브레머(55):△미 툴레인대 졸업, 스탠퍼드대 정치학 석박사△후버연구소 최연소 선임연구원△컬럼비아대·뉴욕대 교수△유라시아그룹 설립△저서: ‘J커브(2006)’,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2011)’, ‘우리 대 그들: 세계화의 실패(2018)’, ‘위기의 힘(2022)’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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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위 그친 헤일리 “우린 뉴햄프셔로 간다” 내주 반등 총력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은 나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인 레이스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야당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실망스러운 결과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원만 투표가 가능한 코커스와 달리 중도 성향 유권자가 많으며 비(非)당원도 투표할 수 있는 23일 북동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 사활을 걸겠다며 “우리는 이제 뉴햄프셔로 간다”고 외쳤다. 헤일리 전 대사는 백인 인구가 90%인 아이오와주의 인구 특성상 인도계 여성인 자신이 이곳에서 19.1%를 득표한 것이야말로 ‘승리’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또 각각 78세, 82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많은 나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기소를 둘러싼 두 사람의 대립을 거론하며 “80세 안팎인 두 사람은 모두 ‘과거’와 ‘복수’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은 더 나은 리더십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52세다. 다만 당초 아이오와주 코커스 전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린 그가 이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도 밀려 3위를 했다는 점에서 헤일리 캠프의 위기감 또한 고조되고 있다. 그는 다음 달 24일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실시되는 경선에서도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CNN은 “디샌티스 주지사에게까지 밀리면서 뉴햄프셔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헤일리 캠프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커스 전 일각에서 조기 경선 사퇴설까지 거론됐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깜짝 2위’로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 그는 “미국은 새로운 희망을 원한다”며 경선을 지속할 뜻을 분명히 했다. 사법 위험에 처한 트럼프 전 대통령, 억만장자 사업가 코크 형제의 지지를 받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를 모두 거론하며 “트럼프는 자신의 의제, 헤일리는 기부자의 의제에 집중하지만 나는 유권자와 그 가족의 의제에 집중한다”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다만 공화당 일각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가 모두 경선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이 중요한 만큼 당내 경선에 쓰이는 각종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취지다. 이날 경선에서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공화당 내 극우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 등은 한목소리로 두 사람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라마스와미는 “디샌티스 주지사와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가 미국과 공화당 모두를 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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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53% “트럼프 지지”, 대졸 이상서도 1위… 지지층 넓어져

    “미국의 모두가 ‘화합(come together)’할 때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화합해야 한다.” 15일(현지 시간)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마친 뒤 주도 디모인에서 열린 ‘코커스의 밤 파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51%를 득표해 승리를 확정한 뒤 지지층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다. 그는 연설에서 여러 대상을 향해 “고맙다(Thank you)”고 14차례 말한 뒤 거듭 ‘화합’을 강조했다. 평소 독설을 퍼붓던 공화당 경선 경쟁자들에게도 “똑똑한 사람”, “유능한 사람” 등으로 이례적인 찬사를 날렸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제 경선을 마치고 함께 (자신을 위한) 본선행에 탑승할 때가 다가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경선 첫 관문인 이날 코커스에서 AP통신, CNN 등 주요 언론은 개표 시작 35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1위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실제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2%), 3위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19.1%)보다 약 30%포인트의 지지를 더 얻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법 위험 등으로 위태로웠던 트럼프 정치 경력의 놀라운 부활”이라고 평했다.● 한파에도 “트럼프 찍자” 나서… ‘대세론’ 탄력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2021년 1월 지지층의 의사당 난입 사태 등으로 지난해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4건의 형사 기소를 당했다. 이로 인해 한때 재집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아이오와주에서의 압승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조기 확정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2위 디샌티스 주지사의 득표율 격차는 29.8%포인트다.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 역사상 1, 2위 후보 격차 최대치다. 이전 최고 득표율 격차는 1988년 밥 돌 당시 상원의원과 2위 후보 간 12.8%포인트 차였다. NYT 등에 따르면 다른 주자들이 주 전역에서 몇 주 동안 캠페인을 벌이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를 찾은 횟수는 12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이날 체감기온이 영하 40도 안팎까지 떨어질 만큼 ‘북극 한파’가 몰아쳐 투표율이 역대 최저(약 15%)로 떨어졌는데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에게 표를 던지기 위해 코커스장으로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을 훌쩍 넘는 득표율로 ‘트럼프 대세론’은 날개를 달게 됐다. 이날 경선에서 4위를 차지한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경선 사퇴를 발표하며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여성·고학력자 보수층에서도 1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코커스 이전부터 압승을 자신하기는 했다. 아이오와주는 약 320만 명의 인구 중 90%가 백인층이고 콩, 옥수수 등이 주산물인 농업지대여서 그의 열성적인 지지층이 많다. 이 일대의 백인 저학력·저소득층을 가리키는 소위 ‘앵그리 아메리칸(화난 미국인)’들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며 경제가 발달한 동서부 해안 대도시에 비해 자신들이 소외받는다는 불만이 강하다. 하지만 이날 코커스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반등하는 배경을 설명할 몇 가지 단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존 지지층으로 알려진 저학력·저소득 백인 남성 노동자 밖으로 지지층 외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과 에디슨리서치가 이날 아이오와주 전역에서 코커스에 참가한 158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입구조사(entrance polls)한 결과 여성 응답자의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성인 헤일리 전 대사(20%)에 비해 상당히 높다. 또 대졸 이상 참가자 중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37%)이 가장 많았다. 2020년 대선 당시 같은 조사에서 그는 고학력 참가자 중 지지율 3위에 머물렀다. 앞서 NYT도 14일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반등의 비결로 기존 지지층인 ‘블루칼라’(생산직 육체노동 종사자) 보수층 외에 고학력 공화당원들까지 포섭했다는 점을 꼽았다. 다만 NYT는 공화당 유권자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들이 현 정치 상황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즉, 다른 주자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지 못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바이든 심판론’으로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커스 결과 직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확실한 선두 주자”라면서 “2024년 미 대선은 나와 극우 공화당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대결”이라고 밝혔다.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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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첫 경선 아이오와서 51% 압승…‘대세론’ 입증

    “미국의 모두가 ‘화합(come together)’할 때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화합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관문인 중부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에서 51%를 득표해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렸다. 승리 확정 후 주도(州都) 디모인에서 열린 ‘코커스의 밤 파티’에 지지층의 열광적 환호를 받으며 등장한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 공화당 경선 경쟁자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거듭 ‘화합’을 강조했다.이날 AP통신, CNN 등 주요 언론은 개표 시작 35분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1위 가능성을 확정적으로 보도했다. 실제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2%), 3위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19.1%) 등보다 약 30%포인트의 지지를 더 얻은 그의 승리 소감은 사실상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 연설에 가까웠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법 위험 등으로 위태로웠던 트럼프 정치 경력의 놀라운 부활”이라고 평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훌쩍… ‘대세론’ 탄력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2021년 1월 지지층의 의사당 난입 사태에 더해 지난해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4건의 형사 기소까지 당했다. 이로 인해 한때 재집권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지만 아이오와주에서의 압승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신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조기 확정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경쟁자 디샌티스 주지사와 헤일리 전 대사에게도 “두 사람 모두 굉장히 잘했다. 축하를 보내고 싶다”며 이례적으로 추켜세웠다.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의 득표율 격차 29.9%포인트는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 역사상 1, 2위 후보 격차 최대치다. 이전 최고치는 1988년 코커스 당시 밥 돌 당시 상원의원이 2위 후보보다 12.8%를 더 얻은 것이었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을 훌쩍 넘는 득표율로 ‘트럼프 대세론’은 날개를 달게 됐다. 이날 경선에서 4위를 차지한 인도계 기업가 비벡 라와스마미는 경선 사퇴를 발표하며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코커스 이전부터 압승을 자신했다. 아이오와주는 약 320만 인구 중 90%가 백인층이고 콩, 옥수수 등이 주산물인 농업지대여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층이 많다. 이 일대의 백인 저학력·저소득층을 가리키는 소위 ‘앵그리 어메리칸(화난 미국인)’들은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며 경제가 발달한 동서부 해안 대도시에 비해 자신들이 소외받는다는 불만이 강하다.● ‘바이든 심판론’으로 지지층 결집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5일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커스 결과 직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확실한 선두 주자”라면서 “2024년 미 대선은 나와 극우 공화당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밝혔다. 이날 코커스에 참여한 트럼프 지지자 수지 훅 씨는 “미국은 트럼프 기소와 바이든 일가의 부패를 다르게 취급하는 이중 사법 체계를 가진 3류 국가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코커스에 참여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6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에 대해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아도 대통령으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66%는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가 합법적이지 않았다’고 했다.다만 대도시, 고학력자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계 또한 드러났다. 디모인 등 아이오와주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 및 헤일리 전 대사와의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았다. 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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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트럼프 “죽더라도 투표장 나와라”… 혹한 뚫은 치열한 경선

    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11월 5일 치러질 미국 대선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 막을 올린다. 그간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을 이곳에서 대면으로 실시했지만 올해는 민주당이 경선 방식을 우편투표로 바꾸면서 공화당만 주(州) 내 1657개 코커스장에 당원들이 직접 모여 투표한다. 공화당의 지지율 1위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커스를 하루 앞둔 14일 주도(州都) 디모인 인근 인디애놀라에서 유세를 하고 압승을 자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조 바이든(대통령)의 재앙으로부터 미국인을 구할 유일한 주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약 300만 명인 아이오와주 인구의 90%가 백인이고 자신의 주 지지층이 고령 백인층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선 안 된다. 죽도록 아프다면(sick as a dog), 투표하고 죽으라”는 말까지 던졌다. 혹한을 뚫고 반드시 투표장에 와서 자신을 찍으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하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도 막판 총력전을 벌이며 ‘트럼프 대세론’에 도전장을 던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늘 혼돈이 뒤따른다”며 거친 언행과 태도로 악명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자신을 찍으라고 외쳤다.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일각에서 경선 조기 사퇴설이 제기된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 나라를 위해 변화를 만들어 달라. 나를 지지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코커스 전 여론조사 때 1위를 한 주자가 실제로 이곳에서 1위를 하면 대세론에 탄력이 붙었다. 또 예상 못 했던 주자가 1위를 하면 돌풍의 근원지가 됐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서 큰 격차로 1위를 하면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과 대결하는 본선 구도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트럼프 보러 2300km 달려와”… 체감 영하 37도에도 유세장 긴줄 [2024 美 대선]美대선 첫 경선 아이오와 르포트럼프 유세장 수용 인원 4배 몰려… “부패-무능한 바이든 정권 끝내자”공화 유력 정치인 줄줄이 지지 선언… 헤일리-디샌티스 州곳곳 돌며 유세 “여러분을 보니 눈폭풍의 영향은 ‘제로(0)’입니다. 내일 역사상 가장 부패하고 무능한 조 바이든 정권을 끝냅시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州) 인디애놀라의 심프슨칼리지 강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목소리를 높여 외치자 지지자들이 미국의 정식 국명(國名)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최근 일대에 혹한과 눈폭탄이 몰아쳤음에도 최대 수용 인원이 약 200명에 불과한 강당에 지지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찼다. 어림잡아도 800여 명은 돼 보였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도 “유에스에이”로 화답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첫 관문인 15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가 열린 인디애놀라의 최저기온은 영하 18도였다. 강풍 등으로 체감온도는 영하 37도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혹한으로 당원들의 참가가 저조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지만 빗나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유세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길게 줄을 서 대기했다. 성조기가 새겨진 캠핑 의자를 들고 가장 앞에 선 블레이크 마넬 씨는 인디애놀라에서 약 2300km 떨어진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왔다며 열정을 과시했다.● ‘복수’ 강조한 트럼프… 지지자는 ‘열광’ 지난해 미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4건에서 형사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보복’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의 투표는 법무부를 무기화한 ‘부도덕한(Crooked) 조 바이든’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미국을 되찾자”고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이날 유세에서 “복수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 50개 주 가운데 아이오와주에서 가장 먼저 경선이 열리는 점을 강조하며 “사기꾼, 협잡꾼, 괴물들로부터 궁극적인 승리를 거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2시간을 운전해 유세장을 찾았다는 아이오와주 주민 제러미 피스커 씨(47) 또한 “부정선거만 아니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는 것이 “미국을 구하는 방법”이라고도 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이 줄줄이 등장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번 대선 경선에 도전했지만 지난해 12월 사퇴한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들어 낼 변화를 봤다”고 가세했다. 쿠바계로 히스패닉 유권자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또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다. 당시 경선에 참가하지 않았으나 올해 경선에 도전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2016년 당시 루비오 의원을 지지했다.● 뉴햄프셔 노리는 헤일리 vs 정치생명 건 디샌티스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2위를 노리는 헤일리 전 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또한 활발한 유세를 벌였다. 인디애놀라 한 곳에서만 유세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두 사람은 주내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는 백인 인구가 많은 아이오와주의 특성상 이곳에서는 1위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중도 성향 유권자가 많으며 비(非)당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사위’로 유명하며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정치인인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서 3위를 기록하면 경선에서 조기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3위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디샌티스가 정치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평했다.인디애놀라=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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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아이오와 과반땐 ‘대세론’ 쐐기… 헤일리, 2위 차지땐 상승 기대 이어갈듯

    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전국에서 처음 열리는 경선이라는 점에서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그런 만큼 야당 공화당 경선에는 물론이고 대선 판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50%를 넘어설 것인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최대 표차 승리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목표를 내건 가운데 과반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대세론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미 C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적극 투표층 가운데 69%의 지지율을 보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12%)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11월 같은 조사에선 61%를 얻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하면 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율이 되레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화상 타운홀’ 유세에서 “50%가 뭔가 의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는 높은 기준을 세워놓은 뒤 만약 내가 49%를 득표하면 ‘실패했다’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중 공격을 받고도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할 것인가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이제 헤일리에 대한 여러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헤일리 전 대사가 약한 조직력을 딛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하면 실낱같기는 하나 이변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헤일리 전 대사에게 밀리며 경선에서 조기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두 번째 경선지로 헤일리 전 대사가 사활을 건 뉴햄프셔 대신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과 함께 경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인디애놀라=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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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죽더라도 투표하고 죽어라”…혹한 뚫은 美 경선 열기

    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11월 5일 치러지는 2024년 미국 대선이 본격 막을 올린다. 그간 민주당과 공화당의 첫 경선이 모두 이곳에서 대면으로 실시됐지만 민주당이 경선 방식을 우편투표로 바꾸면서 올해는 공화당만 주(州) 내 1657개 코커스장에 당원들이 모여 지지하는 주자에게 투표하게 된다.공화당의 지지율 1위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커스를 하루 앞둔 이날 주도(州都) 디모인 인근 인디애놀라에서 유세를 하고 압승을 자신했다. 특히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강조하는 다른 주자와는 달리 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바이든(대통령)의 재앙으로부터 미국인을 구할 유일한 주자”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약 300만 명인 아이오와주 인구의 90%가 백인이고 자신의 주 지지층이 고령 백인층이라는 점을 감안한 듯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선 안 된다. 죽도록 아프다면(sick as a dog), 투표하고 죽으라”는 말까지 던졌다. 혹한을 뚫고 반드시 투표장에 와서 자신을 찍으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는 “아이오와주에서 역대 최대 표차 승리 기록을 경신하겠다”고도 자신했다. 이날 유세에는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덕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등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이 대거 출동했다.이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하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도 막판 총력전을 벌이며 ‘트럼프 대세론’에 도전장을 던졌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늘 혼돈이 뒤따른다”며 거친 언행과 태도로 악명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자신을 찍으라고 외쳤다. 또 자신의 경제, 외교안보 정책 등을 강조하며 집권하면 중산층이 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일각에서 경선 조기 사퇴설이 제기된 디샌티스 주지사 또한 “여러분은 투표로 미국을 바꿀 힘이 있다”며 “이 나라를 위해 변화를 만들어 달라. 나를 지지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지를 당부했다.대선으로 가는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대선 풍향계’ 역할을 해왔다. 코커스 전 여론조사 때 1위를 한 주자가 실제로 1위를 하면 대세론에 탄력이 붙고, 예상 못했던 주자가 1위를 하면 돌풍의 근원지가 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서 큰 격차로 1위를 하면 공화당의 남은 경선 결과보다는 사실상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 구도가 더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인디애놀라=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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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아이오와 경선 관전포인트…트럼프, 과반땐 ‘대세론’ 쐐기

    15일(현지 시간)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는 전국에서 처음 열리는 경선이라는 점에서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그런 만큼 야당 공화당 경선에는 물론 대선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50%를 넘어설 것인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대 최대 표차 승리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목표를 내건 가운데 과반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대세론에 쐐기를 박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미 CBS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적극 투표층 가운데 69%의 지지율을 보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14%),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12%)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11월 같은 조사에선 61%를 얻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하면 여론조사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율이 되레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화상 타운홀’ 유세에서 “50%가 뭔가 의미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는 높은 기준을 세워놓은 뒤 만약 내가 49%를 득표하면 ‘실패했다’고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중 공격을 받고도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할 것인가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이제 헤일리에 대한 여러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세를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헤일리 전 대사가 약한 조직력을 딛고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2위를 차지하면 실낱같기는 하나 이변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다.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헤일리 전 대사에게 밀리며 경선에서 조기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두 번째 경선지로 헤일리 전 대사가 사활을 건 뉴햄프셔 대신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과 함께 경선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지난해 민주당 아이오와 경선에서 득표 집계 불일치로 개표 결과 발표가 장시간 지연되는 참사가 벌어진 가운데 올해 아이오와 코커스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될지도 관심이다. 2016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패배하자 재선거를 요구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미 우편홍보물로 “디샌티스가 아이오와 코커스를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선거부정 가능성을 제기한 상황이다.인디애놀라=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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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두쪽난 아이오와… 농촌선 “트럼프가 희망” 도시선 “감옥 보내야”

    “도널드 트럼프는 온갖 정치적 박해에 시달리면서도 우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공격은 그의 지지자 모두를 공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오와주(州) 오번데일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붉은 모자를 쓴 제리 피어스 씨(68)는 영하 20도가 넘는 살을 에는 한파에도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로 향했다. 2016년 때는 공화당 경선 라이벌이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그는 15일 열릴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는 지역 코커스 의장을 맡을 정도로 활발한 트럼프 지지자로 바뀌었다. 피어스 씨는 ‘2020년 대선 뒤집기’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91개 혐의가 “모두 지어낸 얘기”라며 “‘사법 무기화’로 낙선한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가 맞을 최대 위험으로 미 대선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첫 대선 경선이 열리는 아이오와주는 정치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농촌은 트럼프, 도심은 反트럼프 ‘분열’ 민주·공화당 모두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기 어려운 ‘경합주’로 분류되던 아이오와주는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뒤로 갈수록 선명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우세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농촌 지역은 트럼프 대세론이 강세인 반면, 주도(州都) 디모인 등 도심 지역은 오히려 반(反)트럼프 분위기가 높아지며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 미 대선의 10대 ‘가늠좌(bellwether)’ 중 하나로 꼽히던 마셜타운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트럼프 지지 성향이 강해진 대표 지역이다. ‘가늠좌’는 미 대선 결과와 가장 비슷한 투표 결과가 나오는 ‘카운티(한국의 군)’를 일컫는다. 마셜타운도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표차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기 전만 해도 ‘본선 적중률’이 상당히 높았다. 12일 이곳에서 만난 미셸 딜런 씨는 “주변 농촌 어디를 가봐도 트럼프 깃발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누구 편에 서야 할지 모르는 니키 헤일리(전 주유엔 미국대사)도,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는 론 디샌티스(플로리다 주지사)도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셜타운 주민 헬렌 에어하트 씨도 “트럼프는 미국을 위해 환상적인 일들을 해냈다”며 “우리도 그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디모인 등에서 만난 주민들은 강한 반트럼프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조앤 씨는 “원래 공화당원이었지만 2016년 트럼프 당선 뒤 공화당을 떠났다”면서 “그는 감옥에 가야 할 끔찍한 인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또 다른 주민 스티브 스톨턴 씨도 “트럼프 지지율은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해 얻어낸 허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레드 웨이브’ 불러”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전역에서 지난 10년간 아이오와만큼 극적인 정치적 변화를 겪은 주는 없었다”며 “트럼프는 아이오와를 이제 두 개의 전혀 다른 땅으로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그 배경으로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주민 70%를 차지하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들에게 ‘레드 웨이브(공화당 돌풍)’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화상 타운홀’ 행사로 재개한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불법이민자에 대한 음모론과 바이든 대통령 부패 등에 대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정책이 완전히 망가졌다. 우리가 예멘을 폭격하는 사이 미국에 들어온 예멘인들이 있다”며 “또 지난 몇 달간 19∼25세의 전투 가능한 중국인 남성 2만6700명이 미국에 왔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침략당하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바이든은 선거 개입과 또 다른 대선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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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감온도 영하40도 ‘냉동고 경선’… 지지자들 투표소 모으기 비상

    15일(현지 시간) 미국 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첫 경선을 앞두고 중부 아이오와주에는 주말부터 북극 한파가 몰아쳤다. 13일 두툼한 외투를 입고 있어도 거리에 서니 냉기가 뼛속까지 파고들어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특히 최근 며칠 동안 계속된 눈 폭풍으로 이미 곳곳에 30cm 이상 눈이 쌓여 대부분의 도로가 마비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날씨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공화당의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15일 아이오와주의 최저기온은 영하 27도(화씨 약 영하 17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35∼40도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1972년 아이오와주에서 공화당 코커스가 처음 열린 이후 52년 만의 최저 기온이다.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현지 시간 오후 7시(한국 시간 16일 오전 10시)부터 실시된다. 주내 1500개 이상의 당원대회 장소에 당원들이 직접 참석해 지지 후보를 뽑는다. 주요 주자의 캠프에도 비상이 걸렸다. 역대급 한파가 투표율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은 저마다 “내가 유리하다”고 주장하며 막판 세(勢)몰이에 나섰다. 투표율 하락은 독보적인 지지율 1위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인 헤일리 전 대사에게 불리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반면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고령의 백인이 한파에 따른 각종 부상 등을 우려해 투표장에 오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 주도(州都) 디모인 유세에서 “내 지지자들은 누구보다 헌신적”이라고 자신했다. 디샌티스 주지사 경선 캠프의 관계자 또한 “우리는 다른 주자와 달리 주내 99개 카운티를 모두 누볐다”며 막판 역전 가능성을 제기했다. 13일 발표된 NBC 뉴스와 현지 언론 디모인레지스터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로 1위를 질주했다. 헤일리 전 대사(20%), 디샌티스 주지사(16%)가 뒤를 이었다.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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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낙선땐 가만 있지 않을 것” vs “트럼프는 허상”…아이오와 삼킨 정치 양극화

    “도널드 트럼프는 온갖 정치적 박해에 시달리면서도 우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공격은 그의 지지자 모두를 공격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13일(현지 시간) 미국 아이오와주(州) 어번데일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적힌 붉은 모자를 쓴 제리 피어스 씨(68)는 영하 20도를 넘는 살을 에는 한파에도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로 향했다. 2016년 때는 공화당 경선 라이벌이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그는 15일 열릴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는 지역 코커스 의장을 맡을 정도로 활발한 트럼프 지지자로 바뀌었다. 피어스 씨는 ‘2020년 대선 뒤집기’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91개 혐의가 “모두 지어낸 얘기”라며 “‘사법 무기화’로 낙선한다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올해 세계가 맞을 최대 위험으로 미 대선이 꼽히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첫 대선 경선이 열리는 아이오와주는 정치 양극화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농촌은 트럼프, 도심은 反트럼프 ‘분열’민주·공화당 모두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기 어려운 ‘경합주’로 분류되던 아이오와주는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뒤로 갈수록 선명한 ‘레드 스테이트(red state·공화당 우세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농촌 지역은 트럼프 대세론이 강세인 반면, 주도(州都) 디모인 등 도심 지역은 오히려 반(反)트럼프 분위기가 높아지며 분열상을 드러내고 있다.미 대선의 10대 ‘가늠좌(bellwether)’ 중 하나로 꼽히던 마셜타운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트럼프 지지 성향이 강해진 대표 지역이다. ‘가늠좌’는 미 대선 결과와 가장 비슷한 투표 결과가 나오는 ‘카운티(한국의 군)’를 일컫는다. 마셜타운도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표차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이기기 전만 해도, ‘본선 적중율’이 상당히 높았다.12일 이곳에서 만난 미셸 딜런 씨는 “주변 농촌 어디를 가봐도 트럼프 깃발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누구 편에 서야 할지 모르는 니키 헤일리(전 주유엔 미국대사)도,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는 론 디샌티스(플로리다 주지사)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셜타운 주민 헬렌 에어하트 씨도 “트럼프는 미국을 위해 환상적인 일들을 해냈다”며 “우리도 그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디모인 등에서 만난 주민들은 강한 반트럼프 발언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조안 씨는 “원래 공화당원이었지만 2016년 트럼프 당선 뒤 공화당을 떠났다”며 “그는 감옥에 가야 할 끔찍한 인물”이라 손사래를 쳤다. 또 다른 주민 스티브 스톨튼 씨도 “트럼프 지지율은 사람들의 공포를 자극해 얻어낸 허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레드 웨이브’ 불러”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전역에서 지난 10년간 아이오와만큼 극적인 정치적 변화를 겪은 주는 없었다”며 “트럼프는 아이오와를 이제 두 개의 전혀 다른 땅으로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그 배경으로 “트럼프식 포퓰리즘이 주민 70%를 차지하는 대학교육을 받지 않은 백인들에게 ‘레드 웨이브(공화당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화상 타운홀’ 행사로 재개한 아이오와주 유세에서 불법이민자에 대한 음모론과 바이든 대통령 부패 등에 대한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정책이 완전히 망가졌다. 우리가 예멘을 폭격하는 사이 미국에 들어온 예멘인들이 있다”며 “또 지난 몇 달간 19~25세 전투 가능 중국인 남성 2만6700명이 미국에 왔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침략당하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바이든은 선거 개입과 또 다른 대선 사기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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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오와 코커스 덮친 역대급 혹한…이변 기대하는 디샌티스 “코커스까지 전력질주”

    “플로리다주 사람들은 1월엔 북쪽으로 올라오지 않죠. 그래도 저는 아이오와 코커스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갈 겁니다.”12일(현지시간) 오전 7시 15분 미국 아이오와주(州) 앵커니시에 마련된 론 디샌티스 플로라다 주지사의 선거 유세장. “차기 미국 대통령을 맞아달라”는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주지사의 소개에 단상에 오른 디샌티스 주지사가 농담을 던지자 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눈 폭풍이 덮친 아이오와는 이날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30도가량으로 떨어지고 밤새 내린 눈이 무릎 높이까지 쌓였다. 하지만 한 보수단체가 주최한 디샌티스 주지사의 유세에는 50여 명의 아이오와 주민들이 눈 폭풍을 뚫고 자리를 채웠다.디샌티스 주지사는 “나는 공화당이 계속 패배하는데 지쳤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이어 “비록 내가 전직 대통령과 많은 정책을 공유하고 있지만 문제는 너무 많은 이들이 그(트럼프 전 대통령)를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표를 낭비할 수 없다. 내가 여러분의 최고의 선택인 이유”라고 했다.한 때 ‘똑똑한 트럼프’로 불리며 공화당의 미래로 주목받았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사법리스크를 계기로 반등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반(反)트럼프 공화당 고액 기부단체의 공개 지지를 등에 업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도 뒤처졌다.하지만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아이오와를 덮친 역대 최악의 혹한이 이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날 유세장을 찾은 칼슨 오들 씨(22)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완수하지 못한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앞서지만 눈 폭풍 때문에 디샌티스가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 캠프 관계자는 “아이오와주 99개 카운티를 모두 찾은 후보는 우리뿐”이라고 강조했다. 혹한으로 투표율이 떨어질수록 조직력이 강한 디샌티스 주지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1500개 이상의 당원대회 장소에 당원들이 모여 토론과 지지연설을 거쳐 지지 후보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코커스가 열리는 15일 기온이 최저 영하 27도, 체감온도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역대 최악의 혹한 속에 열리는 코커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미국 중부를 덮친 혹한은 아이오와 코커스를 사흘 앞두고 막판 총력전에 나선 공화당 경선 후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뉴욕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느라 아이오와주를 비운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오후 일주일 만에 재개될 예정이었던 공개 유세를 취소하고 전화 유세를 갖기로 했다. 헤일리 전 대사 역시 이날 예정됐던 3곳의 선거 유세를 모두 ‘전화 타운홀’ 유세로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혹한이 아이오와 코커스를 향한 후보들의 경쟁까지 꽁꽁 얼렸다”고 지적했다. 눈 폭풍에도 오전 일정을 강행한 디샌티스 주지사 측은 결국 오후 유세를 취소했지만, 예정에 없던 야외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가장 큰 무기인 ‘젊음’을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일각에선 혹한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기대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초기 전략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 코커스 역대 최대 득표율 격차(12.5%포인트)를 넘어선 큰 승리로 23일 열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의 상승세를 꺾겠다는 구상이다.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아이오와주 농촌 지역과 노년층 투표율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 라시비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수석고문은 블룸버그통신에 “우리는 이미 승리할 표를 확보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지자들이 투표하도록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해온 만큼 대역전극의 이변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아이오와 주민 미셸 딜런 씨(56)는 “헤일리는 아직 누구의 편에 서야 할지 모르는 것 같고, 디샌티스는 트럼프에 비해 보여준 것이 없다”며 “농촌 어디를 가봐도 모두 트럼프 지지자”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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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재판 간 사이… ‘록키’ 음악속 등장한 헤일리 “우린 강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은 좋아하지만, 그는 미국을 분열시킬 것이다. 온건파를 포용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중 한 명을 지지할 계획이다.” 11일(현지 시간) 헤일리 전 대사의 유세가 열린 아이오와주 앵커니시를 찾은 빈스 뉴인도프 씨는 “미국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인도프 씨는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이후 16년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다”며 “미국인들은 이런 리더십에 지쳤다”고 했다. 반면 주도(州都) 디모인시에서 만난 스티브 스톨턴 씨(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는 법을 어겼다”며 “그런데도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15일(현지 시간) ‘미 대선의 풍향계’ 아이오와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를 나흘 앞두고, 현지에선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뜨겁다. ‘트럼프 대항마’로 서기 위해 경쟁하는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이오와주 곳곳을 누비며 총력전에 나섰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잠시 아이오와를 비웠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두 자녀와 함께 디모인과 북동부 중심 도시인 시더래피즈 등 대도시를 찾아 중도층 결집에 나섰다. 영화 ‘록키’ 주제가와 함께 등장한 그는 유세에서 “아이오와에서 우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면 뉴햄프셔에서 탄력받을 수 있다”며 “여러분은 80대 두 명이 대선에 출마하는 미국보다 더 나은 미국, 혼돈이 없는 미국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싸잡아 비판하며 지지를 호소한 것.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에서 2위를 차지하면 23일 열릴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대세론’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서포크대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율 22%를 얻어 디샌티스 주지사(13%)를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54%)이 여전히 크게 앞서지만, 조금씩 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북서부 농촌지역을 누비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빈자리를 공략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러마스 유세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헤일리는 고액 기부자들을 위해 출마하지만 나는 당신들을 위해 출마한다”며 “우리는 엄청난 수의 코커스 참여자를 확보했다. 이들이 나선다면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때 자주 사용하던 노래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I Won’t Back Down)’를 틀었다. 트럼프가 있건 없건 아이오와 코커스의 이슈는 트럼프로 도배됐다. 드레이크대에서 만난 대학생 닉 시도어 씨(22)는 “결국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누굴 부통령으로 지명하느냐가 최대 관심사”라고 했다. 이 대학 윌리엄 볼 교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적 문제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경합주 성향이 강했던 아이오와주가 갈수록 공화당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트럼프그룹 대출 사기 재판에 출석해 ‘정치적 박해’를 주장하며 기소 검사와 재판부를 위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후진술 요청이 거부됐는데도 마이크를 잡고 “(기소는) 선거 개입”이라며 “난 잘못한 게 없으며 (검찰 등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위협했다.디모인=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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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 탄도미사일 수송 러 국영항공사 등 제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 시간)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러시아 지원에 대해 러시아 국영기업 등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북-러의 부인에도 미사일 수송과 시험에 참여한 기관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한 바이든 행정부는 “추가 조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경고를 보냈다.미 국무부는 이날 러시아 국영항공사인 제224 항공단과 블라디미로프카 첨단무기 및 연구단지(VAWARC), 아슈르크 미사일 시험장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또 제224 항공단의 총책임자인 러시아 국적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미치케이크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북한 포탄 제공과 관련해 러시아 선박 회사를 제재했지만 러시아 국영항공사를 제재한 것은 처음이다. 국무부는 “지난해 11월 북한 탄도미사일 환적에 이 회사 소속 항공기가 동원된 것을 파악했다”며 이 회사 소속 항공기 2대와 러시아군 수송항공사령부 소속 항공기 4대의 식별번호등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이어 “제224 항공단은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지원한 항공사”라고 지적했다.북-러 양국이 SRBM 이전에 대한 백악관의 정보 공개에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반박하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이 러시아 군용기로 수송된 것은 물론 군사시설에서 시험을 거쳐 실전 배치된 것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 탄도미사일의 러시아 이전은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행위”라며 “북-러 간 무기 거래에 관여된 개인과 단체 제재에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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