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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로 우변 흑은 잡히기 직전이다. 이동훈 9단은 우변 흑을 버리기로 마음먹고 흑 89, 93으로 활용했다. 흑 93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둬도 백 2, 4면 탈출로가 없다. 흑이 노려보는 건 좌상 귀 백. 우변을 내주는 대신 상변을 지키고, 그 세력을 바탕으로 좌상 백을 도모해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좌상 백은 A가 선수인 데다 B로 달리는 수가 있어 좀처럼 공격당할 돌이 아니다. 그래도 흑은 여기에 희망을 걸어볼 수밖에 없다. 백은 94로 가장 안전하게 우변 흑을 잡았다. 사실 백 94로는 참고 2도 백 1로 둬도 된다. 흑 2, 4로 버텨 봐도 백 5면 ‘가’의 약점도 있어 흑이 살 길이 없다. 흑 95로 드디어 좌상 백 공격이 시작됐다. 백 96은 응수타진. 흑은 우선 99로 차단벽을 더 길게 지으려고 한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변 흑 말이 위기에 빠졌다. 전보 마지막 수인 ○부터 다시 보자. 모양상 이 수가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착이었다. 지금은 이렇게 연결만을 도모해서는 타개가 쉽지 않다. 오히려 참고도 흑 1, 3으로 반격하는 것이 실전보단 더 나았다. 이후 백 14까지의 진행이 예상된다. 흑으로선 상변이 깨지고 흑 두 점도 고립되는 상황을 맞게 되지만 일단 우변 흑을 살렸다는 것이 포인트. 백에게 우변에 진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고생스럽지만 실전보단 변화의 가능성이 많아진다. 집을 내주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유력한 작전이다. 물론 그렇다고 흑이 유리해진다는 건 아니다. 여전히 고생스럽지만 실전보단 변화의 가능성이 많아진다. 백 78이 참고도를 방지한 수. 흑은 79로 우변부터 보강했으나 백 80의 튼튼한 마늘모 행마가 흑의 삶과 중앙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 여기서 이동훈 9단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변을 계속 살릴 것인지, 아니면 버리고 다른 길로 갈 것인지. 흑 87까지는 일단 버리겠다는 뜻처럼 보이는데….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 대국을 생중계로 보던 사람들은 백 70에 대해 마우스 미스가 아닐까 생각했을 수 있다. 그만큼 백 70은 인간 바둑에선 거의 나오지 않는 수. A로 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백 70은 한돌의 자유로운 사고를 보여준다. 백 70이 금기시된 것은 백 72로 밀어갈 때 참고 1도 흑 1처럼 두 점 머리를 맞는 것이 아프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백 12까지 우변을 완벽하게 집으로 만들 수 있고 ‘가’로 두는 노림도 있어 백이 우세한 모양이다. 이동훈 9단이 과감하게 흑 73으로 뛰어든 것은 우변을 모두 백에게 헌납하면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 그러나 흑 75가 너무 단단했다. 지금은 백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참고 2도 흑 1처럼 발 빠르게 뛰어나가는 것이 좋았다. 이어 흑 77도 문제의 한 수로 지적됐는데….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이동훈 9단은 하변 흑 2점을 살리지 않고 흑 49로 좌변 백 세력 삭감에 나섰다. 흑 53까지 이 9단이 원하는 대로 됐지만 백 54로 밀어 올리는 것이 매우 좋은 곳. 초반엔 세력이었던 우하 흑 5점이 곤마로 전락한 느낌이다. 백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백 56, 58처럼 죽죽 밀어붙이면 되기 때문. 흑은 계속 물러날 순 없다. 만약 참고 1도 흑 1로 늘면 백 2로 계속 밀어간다. 흑은 3으로 실리를 차지하며 버텨야 하는데, 백 4의 급소가 아프다. 흑은 도망가기 바쁜데 ‘가’의 끊음도 남아있다. 그래서 흑 59로 젖힌 것인데 이번엔 백 60의 끊음이 기다리고 있다. 흑 61은 어땠을까. 보통 참고 2도 흑 1의 급소에 두는 것이 책에 나오는 행마. 이를 잘 알고 있는 이 9단이 실전을 택한 것은 현재 흐름을 역류시켜 보려는 궁여지책이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35는 가장 쉬운 정석. 이동훈 9단의 의도가 또 한번 묻어나는 선택이다. 국면이 복잡하면 계산해야 할 곳이 많아지고, 그만큼 인공지능(AI)에게 말려들기 쉽다는 것이다. 권투로 치면 아웃복싱인데, 언젠가 한번은 타이밍을 잡아 몸을 사리지 않고 싸워야 한다. 백 40으로 좌변을 지키는 것은 흑에게 40의 자리를 빼앗겨 좋지 않다. 다만 백 40이 좋은지, 참고 1도 백 1의 날일 자가 좋은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백 1이면 흑이 8까지 좌변에서 산다. 흑 43으로 젖히는 것은 절대인데, 흑 45는 어땠을까. 이런 모양에서는 참고 2도 흑 1로 미는 수가 있다. 흑 21까지 복잡한 앞날이 예고된다. 이 9단은 어떻게든 간명하게 두려고 흑 45를 택한 것 같다. 하지만 백 46, 48의 자세가 좋아 백이 약간 점수를 딴 느낌이다.<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로는 우하 귀에서 참고 1도 흑 1, 3의 유행 정석을 쓰는 것도 유력했다. 축이 유리해 흑 13으로 단수하는 수가 된다. 이 경우 인공지능(AI)이 계산하는 승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이동훈 9단이 ●를 들고 나온 것은 미리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 9단은 좌상 귀에서도 좌하 귀와 같은 정석을 기대하며 흑 29, 31로 뒀다. 이 9단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가장 간단한 정석으로 변화가 거의 없는 국면을 만드는 것. 요즘은 참고 2도 백 1로 두는 수도 종종 등장한다. 실리를 중시하는 AI의 수법이다. 그런데 한돌은 백 34로 뚫고 나가는 수를 선택했다. 의도한 건 아니겠으나 이 9단의 ‘간명한 길’을 거부한 셈이다. 여기서 이 9단은 쉬운 길로 계속 가려고 할까.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1국에서 신민준 9단에게 쾌승을 거둔 한돌의 두 번째 상대는 국내 랭킹 5위인 이동훈 9단. 흑을 잡은 이 9단은 인공지능 스타일에 철저하게 맞춘 포석을 들고나왔다. 흑 5, 7의 걸침에 대해 한돌은 고분고분 받아준다. 또 다른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엘프고와 릴라제로는 흑 5 때 A로 맞걸치는 수를 들고나오기도 한다. 흑 11 대신 참고 1도 흑 1로 막아 7까지 우변에 모양을 구축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다. 1국에서 신 9단은 백 14 대신 참고 2도 백 1로 붙이는 정석을 들고나왔다. 백 11 때 한돌이 선보인 신수가 ‘가’로 한 점 잡는 수. 이에 당황한 신 9단은 초반부터 무너졌다. 이 9단은 한돌에게 변화의 여지를 주지 않고, 매우 간명한 수를 동원하고 있다. 흑 17도 그런 맥락에서 나온 수.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좌상 귀 정석에서 지금까지 참고 1도 흑 1(실전 21)이 나온 적은 없었다. 두고 나면 쉬운 수인데 왜 그 많은 프로기사들이 생각조차 못했을까. 2의 곳을 먼저 보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인데 한돌이 가볍게 깬 것이다. 흑 1에 당황한 신민준 9단은 백 4라는 완착을 뒀다. 5의 곳으로 늘어 싸울 자리. 한돌이 흑 1로 가르쳐 준 것처럼 흑 ○ 두 점은 별것 없다. 흑 5로 상변 흑 진이 너무 두터워졌다. 우변에서도 한돌은 신선한 발상을 보여줬다. 참고 2도 흑 1, 3이 그것. 특히 흑 3처럼 옹졸하게 지키는 수는 인간의 머릿속에는 잘 입력돼 있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우상을 지키는 것으로 충분히 유리하다는 것. 흑 13까지 상변을 통째로 집으로 만들며 승기를 잡았고, 그대로 결승선까지 직행했다. 133수 끝 흑 불계승.<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신민준 9단은 최선의 끝내기를 선보인다. 백 12, 14를 선수한 뒤 16으로 붙인 수가 좋은 끝내기 맥점. 흑이 선수한답시고 참고 1도 흑 1처럼 먼저 찔렀다간 사고가 난다. 백 2처럼 역으로 찌르는 수가 있기 때문. 백 8까지 패가 나는데 불리한 백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진행이다. 이 정도를 보지 못할 한돌은 아니다. 흑 17로 얌전히 물러난다. 흑으로선 백 18까지 당해도 흑 19가 그에 못지않게 큰 곳이어서 불만이 없다. 백 22에 흑 23은 필수. 참고 2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흑 25, 27도 단단한 수. 좌변 백 모양을 튼튼히 해준 ‘악수’일 수 있지만 지금은 좌변 흑의 삶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흑 33 때 신 9단은 싹싹하게 돌을 거뒀다. 반면 10집 이상 차이 난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99, 101의 행마는 단단하기 그지없다. 지금은 대형 사고만 나지 않으면 흑이 이기는 상황. 어떻게든 약한 돌을 만들지 않겠다는 계산이 흑 99, 101에서 묻어난다. 좌변 흑 대마를 공격하려면 백 102로는 참고 1도 백 1, 3으로 젖혀 이어야 한다. 하지만 흑 4로 두면 흑이 곤마가 아니라 백 하변 한 점의 목숨이 경각에 달리게 된다. 흑 103으로 지켜 좌변 흑 말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백 104는 침착해 보이지만 형세가 불리한 지금 상황에선 너무 물러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단 참고 2도 백 1로 뻗고 3으로 막는 것이 좀 더 흑을 압박하는 수순. 흑 4로 받아준다면 백 5로 좌변에 집을 제법 만들 수 있다. 흑 105로 젖히고 111까지 확실히 좌변이 살아서는 백의 희망이 사라진 모습이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83으로 끊은 방향을 눈여겨봐 두기 바란다. 아마추어들은 백 석 점을 잡는 것에 눈이 어두워 참고 1도 흑 1, 3으로 두기 쉽다. 하지만 백이 4를 선수하고 6, 8로 좌하 귀에서 공세에 나서면 흑으로서도 은근히 껄끄러운 진행이다. 말하자면 흑 83, 85는 강수로 밀어붙인 것인데, 갑자기 89로 한발 물러선다. 조금 전까지의 기세라면 참고 2도 흑 1로 뛰어 백 두 점을 공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백 4, 6으로 뛰쳐나가면 오히려 흑이 중앙과 좌변 모두를 지켜야 하는 점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흑 89는 냉정한 계산에서 나온 것. 인간계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이겼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수다. 백은 91의 곳에 두는 것이 순리지만 계가를 맞추기 위해 90으로 실리를 차지하는 역리를 감행한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좌하귀 변화는 참고 1도 백 1로 두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지금은 흑 14, 16이 있어 하변 백 한 점이 잡힌다. 이건 백이 안 되는 모양. 그래서 백 66, 68로 방향을 틀었다. 흑도 여기서 조심해야 한다. 으레 선수이겠거니 하고 참고 2도 흑 1로 단수하다간 백 2로 패를 걸어가는 수를 당한다. 이 패는 원래 백이 부담스럽지만 형세가 불리한 백으로선 이판사판 모험을 불사할 태세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는 흑은 얌전하게 73까지 선수한 뒤 75로 뛰어 간명하게 처리했다. 흑의 우세는 점점 굳어지고 있다. 백 82는 자신의 약점을 내버려둔 채 상대의 양보를 요구하는 수. 신민준 9단이 형세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서 흑은 상대의 약점을 추궁할까, 아니면 순순히 물러설까.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57이 그야말로 대세점. 백의 석점머리를 두들긴 이 한 수로 흑의 상변 집은 철옹성으로 굳어졌고, 백은 중앙에서의 주도권을 잃었다. 백이 ◎ 대신 여기를 둘 기회를 놓치면서 국면이 흑에게 크게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백 60으로 흑 한 점을 잡은 것도 작았다. 참고 1도 백 1로 둬 하변 모양을 키워야 했다. 흑 6으로 한 점을 살려도 차후 백 ‘가’, 흑 ‘나’, 백 ‘다’로 두는 뒷맛이 남아 있다. 또 백 7이면 중앙에서 발언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 신민준 9단이 우변에 대해 이상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흑은 61로 하변에 침투했다. 하변에서 흑이 수습한다면 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다. 백이 참고 2도 백 1처럼 받으면 흑 2로 쉽게 수습한다. 그래서 64로 반발한 것인데….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가 참으로 인공지능다운 수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옹졸하게 지키는 수. 무조건 40의 곳에 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의 형세상 ●를 두면 확실히 앞서나갈 수 있다. 이런 정밀한 계산이 인공지능의 장점이다. 백 40으로 젖히는 수는 흑 41로 맞젖히는 수가 좋아 백이 한 게 없는 상황이다. 더 이상 상변에 침투 수단이 없기 때문에 백 44로 폭을 줄여나가지만 흑 49까지 상변에 큰 집이 생겼다. 상변 집은 일당백이다. 50집이 가까운데 더 불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반면 백 집은 40집 남짓에 불과하다. 백 50에서 신민준 9단의 고뇌가 묻어난다. 백이 두지 않으면 이곳을 흑이 선수로 젖혀 있는 것이 뼈아프다. 실리로 따라잡기 위해 역으로 둔 것이지만 흑 51, 53으로 두텁게 응수해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기사들은 백 50이 큰 수이긴 하지만 역시 참고도 백 1로 느는 수가 좋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흑이 손을 빼면 백 3, 5로 눌러가는 수가 크다. 이어 백 7로 씌우면 중앙에서 제법 백 모양이 갖춰진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우하에서 신민준 9단의 선택은 백 30. 지금은 상대에게 귀를 내주더라도 국면을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백 34 때 흑 35의 침입은 신 9단도 예상했던 수. 그러나 백 36의 수비적 대응은 좋지 않았다. 참고 1도 백 1로 붙여 싸움을 걸어가야 했다. 물론 흑은 싸움을 피해 8까지 귀를 차지하는 식으로 두겠지만 실전보단 이 그림이 낫다. 신 9단이 백 36을 둔 건 흑의 다음 수로 A를 예상했기 때문. 그러나 한돌은 뜻밖에도 흑 37의 공세적인 수를 들고 나왔다. 여기서 이렇게 ‘세게’ 둬도 될까. 신 9단은 침착하게 백 38로 지키고 흑 B로 늘면 흑 귀를 쳐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신 9단은 또 의표를 찔린다. 한돌이 손을 빼고 흑 39로 귀를 지킨 것. 백 38로는 참고 2도로 싸워야 했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는 두고 보니 참 쉬운 수다. 그동안 참고 1도 흑 1로 지키는 것을 절대의 한 수로 여겨 왔다. 이후 진행은 참고 1도가 가장 간단한 편이고, 복잡한 변화가 매우 많다. 그런데 흑 ●와 23은 매우 단순하지만 좋은 수다. 백 22로 단수 당하는 약점이 생각보다 별로 아프지 않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또다시 인간의 맹점을 깨우쳐준 셈이다. 인공지능의 신수에 당황한 것일까. 내친김에 흑 2점을 따낸 백 24가 실착. 참고 2도 백 1로 백 한 점을 살려야 했다. 백 13까지 상변 흑의 실리가 크지만 나중에 ‘가’로 침입하는 수가 남아 있다. 흑 25로 백 한 점을 잡아 흑 모양이 매우 두터워졌다. 흑 29는 인공지능이 좋아하는 붙임. 좌상에서 선제점을 잃은 신민준 9단이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게임바둑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한돌’을 출시한 기념으로 새해 들어 국내 정상급 기사 5명과 대국을 벌였다. 2018년 랭킹 기준으로 신민준, 이동훈, 김지석, 박정환, 신진서 9단이 나섰다. 첫 주자는 신민준 9단. 알파고 시절부터 일찌감치 AI 포석을 따라 두며 좋은 성적을 올렸던 기사다. 백 6의 3·3 침입은 신 9단이 자주 애용하는 포석. 백 10은 테스트의 의미가 있다. 이후 진행이 생각보다 복잡한데, 한돌이 어떤 변화를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백 16은 참고도 1로 두는 수도 있다. 흑 2는 반드시 외워야 할 행마. 백 29까지 좌상 귀는 빅이 된다. 흑백이 서로 상변과 좌변을 키워 불만 없는 진행. 백 16 이후 백 20까지는 외길 수순인데 흑 21이 관전하던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신수였다. 기존처럼 A로 호구하는 수를 예상했던 신 9단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한게임바둑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한돌’을 출시한 기념으로 새해 들어 국내 정상급 기사 5명과 대국을 벌였다. 2018년 랭킹 기준으로 신민준, 이동훈, 김지석, 박정환, 신진서 9단이 나섰다. 첫 주자는 신민준 9단. 알파고 시절부터 일찌감치 AI 포석을 따라 두며 좋은 성적을 올렸던 기사다. 백 6의 3·3 침입은 신 9단이 자주 애용하는 포석. 백 10은 테스트의 의미가 있다. 이후 진행이 생각보다 복잡한데, 한돌이 어떤 변화를 좋아하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백 16은 참고도 1로 두는 수도 있다. 흑 2는 반드시 외워야 할 행마. 백 29까지 좌상 귀는 빅이 된다. 흑백이 서로 상변과 좌변을 키워 불만 없는 진행. 백 16 이후 백 20까지는 외길 수순인데 흑 21이 관전하던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신수였다. 기존처럼 A로 호구하는 수를 예상했던 신 9단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중반에 길게 진행된 패싸움 이전에 승부가 났다고 할 수 있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실전 61)로 뒀을 때 백은 1을 선수하고 3으로 두텁게 막아두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참고 2도 백 1로 방향 착오를 일으키면서 백이 엷어지고 말았다. 우선 흑 2의 한 방이 아팠고, 흑 16까지 우변 백이 빈사 상태에 빠지면서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갔다. 이후 좌변 흑 대마가 걸린 대형 패싸움이 벌어졌지만 흑은 패를 양보하고 상변을 확보하면서 마무리했다. 125·131·137·143·149·155·161·167·173·179·185·190=97, 128·134·140·146·152·158·164·170·176·182·188=122, 243=240, 267=246, 287=210, 303=112, 304·307=168, 305=106, 311=162. 317수 끝 흑 불계승.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의 마지막 노림에 대해 흑은 23, 25의 정확한 응수로 무산시켰다. 이제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본 것일까. 알파고 마스터는 무수한 ‘버그성’ 수를 두기 시작했다. 우선 백 26은 이해할 수 없는 수. 선수가 아닐뿐더러 흑이 그냥 받아둬도 백에게 손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흑 27을 당해서 백은 회복 불능의 수렁에 빠지고 있다. 이때라도 참고 1도 백 1, 3으로 받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 그러나 백 28로 인해 다시 흑 29를 선수당해 또 손해를 봤다. 백이 참고 2도 1로 두면 좌변 백을 다시 살릴 수 있지만 흑 2로 우변 흑도 생환한다. 백이 밑지는 장사다. 흑 33도 좋은 끝내기. 우상 백을 놓고 따낼 필요가 없어졌다. 백은 계속 38, 40 등 ‘생떼’를 부리는 수를 뒀지만 전혀 씨알이 먹히지 않는다. 이후 수순은 총보. 43=40.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