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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받은 성과급 1000만 원을 미국 주식에 ‘몰빵’한 직장인 서모 씨(40)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뉴욕 증시가 연일 널뛰기를 하는 탓에 밤을 새워 스마트폰 시세창을 들여다보는 날이 많다. 서 씨는 “나스닥 지수가 오르는 걸 보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폭락한 걸 확인하면 하루가 우울하다”며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뛰어들었는데 꼭짓점인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 씨는 한 달도 안 돼 25%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 새해 들어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른 가운데 서학개미가 보유한 해외 주식은 올 들어서만 12조 원이 사라졌다. ○ 서학개미 보유 주식 12조 원 증발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4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710억3101만 달러(약 85조 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계속된 서학개미의 투자 열풍에 이달 3일 사상 최대치(809억1287만 달러)를 찍었다가 불과 3주 새 12%(약 99억 달러)가 급감한 것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1조8300억 원이 사라졌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미국 주식이 올 들어 95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 주요 지수가 고꾸라지자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발을 뺀 데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 평가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5일(현지 시간)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2.28% 급락한 13,539.3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5% 가까이 빠졌다가 극적으로 반등했던 드라마는 없었다. 올 들어 25일까지 나스닥 지수 하락 폭은 14.49%에 이른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전기차회사 테슬라는 지난해 말 천슬라(주가 1000달러)를 넘어섰지만 현재 918달러까지 밀렸다. 올 들어서만 13% 넘게 빠진 것이다. 이어 애플(―10.02%), 반도체기업 엔비디아(―24.10%), 마이크로소프트(―14.22%), 알파벳(―12.37%) 등 서학개미가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들은 일제히 두 자릿수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날 서학개미들이 많이 모인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는 “주가 걱정에 새벽마다 잠이 깬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가 있다”, “하루 변동 폭이 너무 커 밤새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반등에 ‘베팅’하지만 35% 손실일부 투자자는 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지수 상승률의 3배를 좇는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하고 있지만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QQQ’ 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순매수액은 4억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올 들어 이 ETF는 35.97% 급락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사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지적했다. 미국발 긴축 공포는 국내 증시도 연일 짓누르고 있다. 26일 등락을 반복하던 코스피는 결국 전날보다 0.41% 하락한 2,709.24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해 153포인트 이상 빠졌다. 연준의 긴축 시계를 판가름할 25,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의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FOMC가 끝나면 단기 조정 국면이 마무리되겠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워낙 강한 데다 코로나19 상황도 불확실하다”며 “여기에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추가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로 고통스럽더라도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혁신성장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업계 최초로 세계에서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100조 원을 돌파했다. 2011년 글로벌 ETF 시장에 진출한 미래에셋운용은 현재 미국,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에 ETF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이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전체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2조1751억 원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 자산 총액(74조 원)을 훌쩍 넘어선다. 미래에셋운용 ETF 규모는 2020년 말 65조7083억 원이었던 규모가 1년 새 55.5%(36조4668억 원) 불어났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글로벌 ETF 규모는 1400조 원 규모로 미래에셋운용은 전 세계 14위 공급자다. 미래에셋운용은 2006년 거래소에 3개 ‘TIGER ETF’ 시리즈를 상장했다. ‘TIGER ETF’의 순자산 규모는 17일 기준 26조3400억 원으로 국내 ETF 시장의 36%를 점유하는 대표 브랜드로 설장했다. 미래에셋운용은 특히 글로벌 테마형 ETF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기술주를 대표하는 나스닥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는 지난해 4월 상장해 17일 종가 기준 순자산이 1조7507억 원에 달한다. 국내 기술주 ETF 7종 가운데 규모가 두 번째로 크고, 3개월과 6개월 기준 수익률은 1위다.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글로벌 진출을 시작했다.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한 데 이어 캐나다 ‘호라이즌 ETFs’를 인수했다. 액티브 ETF의 강자인 호라이즌 ETFs가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ETF는 지난해 말 기준 106개로 총 자산 규모가 19조3686억 원에 달한다. 호라이즌 ETFs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MIND ETF를 상장해 주목받았다. 미래에셋운용은 2018년 미국의 ‘Global X’를 인수했다. Global X는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ETF 운용사다. 인수 당시 8조 원 수준이었던 Global X의 ETF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51조8984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특히 기술발전, 인구구조, 인프라 등의 주제로 구분된 다양한 테마형 ETF가 Global X 장점으로 꼽힌다. 로봇과 인공지능(AI) 관련 수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Global X의 ‘BOTZ ETF’는 2016년 9월 상장 이후 연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2019년 일본 다이와증권그룹과 일본 현지에 합작법인 ‘Global X Japan’을 설립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지난해 8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MSCI 고배당 일본 ETF’와 ‘로지스틱스 J리츠 ETF’로 22일 종가 기준 두 ETF의 순자산 규모는 약 3600억 원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선진 시장뿐만 아니라 ETF 산업 초기 단계인 신흥국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2012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진출한 데 이어 이듬해 아시아 계열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중남미 지역에 ETF를 상장했다. 2018년 9월에는 현지 진출 10년을 맞아 브라질 증권거래소에 브라질 최초로 채권 기반의 ETF를 상장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니프티5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인도 현지에 상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래에셋 VN30 ETF’를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에 상장해 외국계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ETF 상장 기록을 남겼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하나금융지주 시가총액(13조6000억 원)이 지난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카카오뱅크(20조8000억 원)와 카카오페이(19조1000억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거론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종합금융그룹인 하나금융이 훨씬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일견 굉장히 비합리적으로 결과”라면서도 “시장의 평가는 냉혹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의 비유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하나금융이 그동안 이뤄온 성장의 역사가 오히려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봤다. 김 회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눈부신 성과로 말미암아 ‘변화의 쓰나미 경보’를 ‘양치기 소년의 외침’으로 치부했다”며 “메타버스, D2C(고객직접판매), NFT(대체불가토큰), 마이데이터 등 연일 새롭게 등장하는 세상의 낯선 용어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담당자들의 일이기에 금세 시큰둥해지고 변화에 무관심해져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자산 500조 원의 ‘금융을 지배하는 공룡’은 그렇게 무사안일해지고, 대마불사의 헛된 희망을 품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무엇보다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기업의 흥망이 걸린 변곡의 기로에서는 단순히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나금융의 성장 전략은 △강점의 레벨업 △디지털 퍼스트 △리딩 글로벌 등 3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김 회장은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방대한 오프라인 채널을 하나금융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우리만이 가진 강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경쟁자들과 맞서야 한다”며 “우리가 보유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손님 중심의 옴니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람이 꼭 필요한 영역에서 차별화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김 회장은 “그저 ‘디지털 전환’이라는 구호의 나열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하여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주요 기술의 내재화, 우수한 인재의 육성과 확보,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프라를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나금융이 글로벌 리딩 그룹으로 나아갈 방향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는 은행뿐 아니라 전 그룹사가 협업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아서 디지털로 무장해 함께 진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동력 다변화를 위한 외부와의 전략적 제휴, 투자와 글로벌 투자은행(IB) 채널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며 “많은 이들이 우리의 파트너가 되고 싶도록 글로벌 인적·물적 인프라를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올해 경영전략을 제시하며 “금융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올 한 해 업의 경계를 넘어서는 경쟁과 협력으로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더욱 강화하여 금융의 영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는 여정을 지속한다면 하나금융그룹의 미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지난해 말 받은 성과급 1000만 원을 미국 주식에 ‘몰빵’한 직장인 서모 씨(40)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뉴욕 증시가 연일 널뛰기를 하는 탓에 밤을 새워 스마트폰 시세창을 들여다보는 날이 많다. 서 씨는 “나스닥지수가 오르는 걸 보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폭락한 걸 확인하면 하루가 우울하다”며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뛰어들었는데 꼭짓점인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 씨는 한 달도 안 돼 25%가 넘는 손실을 입었다. 새해 들어 미국 증시가 연일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서학개미’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른 가운데 서학개미가 보유한 해외 주식은 올 들어서만 12조 원이 사라졌다. ● 서학개미 보유 주식 12조 원 증발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4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해외 주식은 710억3101만 달러(약 85조 원) 규모로 집계됐다. 지난해 계속된 서학개미의 투자 열풍에 이달 3일 사상 최대치(809억1287만 달러)를 찍었다가 불과 3주 새 12%(약 99억 달러)가 급감한 것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1조8300억 원이 사라졌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미국 주식이 올 들어서만 95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나스닥을 포함해 미국 주요 지수가 고꾸라지자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발을 뺀 데다 주가 하락으로 주식 평가액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25일에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2.28% 급락한 1만3539.2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중 5% 가까이 빠졌다가 극적으로 반등했던 드라마는 없었다. 올 들어 25일까지 나스닥지수 하락 폭은 14.49%에 이른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전기차회사 테슬라는 지난해 말 천슬라(주가 1000달러)를 넘어섰지만 현재 918달러까지 밀렸다. 올 들어서만 13% 넘게 빠진 것이다. 이어 애플(―10.02%), 반도체기업 엔비디아(―24.55%) 마이크로소프트(―14.22%) 알파벳(―12.37) 등 서학개미가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들은 일제히 두 자릿수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날 서학개미들이 많이 모인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는 “주가 걱정에 새벽마다 잠이 깬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가 있다”, “하루 변동 폭이 너무 커 밤새 차트를 들여다보고 있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반등에 ‘베팅’하지만 35% 손실일부 투자자는 미국 증시가 반등할 것을 기대하고 지수 상승률의 3배를 좇는 레버리지 상품에 ‘베팅’하고 있지만 손실은 눈 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품인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QQQ’ 상장지수펀드(ETF)의 올해 순매수액은 4억 달러가 넘는다. 하지만 올 들어 이 ETF는 35.97% 급락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을 사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지적했다. 미국발 긴축 공포는 국내 증시도 연일 짓누르고 있다. 26일 등락을 반복하던 코스피는 결국 전날보다 0.41% 하락한 2,709.24에 마감했다. 코피스는 나흘 연속 하락해 153포인트 이상 빠졌다. 연준의 긴축 시계를 판가름할 25,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투자자들의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FOMC가 끝나면 단기 조정 국면이 마무리되겠지만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워낙 강한 데다 코로나19 상황도 불확실하다”며 “여기에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추가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로 고통스럽더라도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혁신성장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한국거래소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쪼개기 상장’과 관련해 상장 심사 때 모기업 주주들과의 소통 여부를 반영하는 등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25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회사 쪼개기 상장,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먹튀’ 논란 등의 이슈들이 시장 신뢰도 저하로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증권시장의 공정성과 건전성을 높여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들이 핵심 사업을 물적분할해 동시 상장하는 일명 ‘쪼개기 상장’이 늘면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고 주주 권리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는 자회사 재상장 금지, 신주인수권 부여 등의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이에 대해 손 이사장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신주인수권 부여 등은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국회의 몫”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 없는 모회사 주주 우선 배정이나 모회사 주주와의 소통 여부를 상장 심사 항목으로 넣는 것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대규모 주식 매도로 불거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대해선 “주요 임원이 주식을 내다 팔 때 감사위원회 승인을 받거나 사전에 공시하도록 하는 법제화 방안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다”며 “중론이 모아지면 상장 과정에 참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톡옵션을 금지하는 건 시장 친화적 제도가 아니다”며 “스톡옵션을 신고한 뒤 일정 기간 이후 행사하도록 하는 간접 규제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최근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중단된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해선 거래소의 시장 감시 기능에 문제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은 내부통제 문제인 만큼 감사인이 걸러줘야 했던 사안”이라고 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인플레이션 압력, 중국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도 기존에 비해 0.5%포인트 낮춘 4.4%로 예상했다. IMF는 25일(현지 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치(3.3%)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4.4%로 3개월 전보다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경상수지 및 소비 호조, 이번에 발표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의 주요 축인 미국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큰 폭으로 조정됐다. IMF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2%에서 4.0%로 1.2%포인트나 낮췄다. 노동시장 위축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중국은 5.6%에서 4.8%로 0.8%포인트 하향 수정했다. 중국 부동산시장 위축이 심화되면 중국 경제성장의 추가 둔화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IMF는 금리 인상 등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흥국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진 4.8%로 제시했다. 선진국은 4.5%에서 3.9%로 0.6%포인트 낮춰 조정 폭이 더 컸다. 기재부는 수정 보고서 전망치를 토대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19년 수준을 넘어서는 곳은 한국과 미국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4.0% 성장하며 2010년(6.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0.9%를 나타내며 역성장한 뒤 나타난 기저효과에다 민간소비 회복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3.6% 증가해 2010년(4.4%) 이후 최고치였다. 수출 증가율 역시 9.7%로 2011년(15.4%)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은 올해도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양대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위축되면 2021년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이 지난해만큼 강세를 보이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일주일 사이에 1000만 원이 사라졌네요.” 직장인 권모 씨(33)는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겠다며 지난해 하반기(7∼12월) 카카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각각 100주 넘게 사들였다. 하지만 올 들어 카카오 주가는 22% 넘게 급락했고 다른 종목도 5% 넘게 빠지면서 ‘멘붕’에 빠졌다. 권 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명절 기분은커녕 한숨만 나온다. 물타기를 해야 할지 손절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국내 증시가 속절없이 추락하면서 ‘동학개미’들이 패닉에 빠졌다. 주식 시장은 물론이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장을 이어가는 데다 부동산 시장도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5일 “글로벌 긴축 시계가 앞당겨지며 과열된 자산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시총 상위 100개 중 98개 종목 하락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100개 가운데 무려 98개가 하락하며 ‘검은 화요일’을 연출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1.46% 내렸고, LG화학(―4.17%), 삼성SDI(―5.87%)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전날 13개월 만에 2,800이 붕괴된 코스피는 이날도 2.56% 급락해 이틀 만에 113.90포인트가 빠졌다. 올 들어서만 코스피는 8.64% 급락해 시가총액 187조 원이 사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2.5원 오른(원화 가치는 하락) 1198.6원에 마감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연 2.174%에 마감해 2018년 6월 18일(연 2.178%)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2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데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주식, 원화,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이어졌다. 이날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는 “주가 폭락에 전셋값이 사라졌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했는데 투자한 돈 다 잃고 이자만 내게 생겼다”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동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삼성전자(―5.49%), 현대모비스(―8.45%), 카카오(―22.13%) 등은 올 들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빚투’ 부메랑, 반대매매도 늘어나‘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을 사들였던 개미들이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당하는 반대매매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외상거래’인 미수거래에서 발생한 반대매매 규모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98억 원으로, 전달(148억 원)에 비해 33.78% 늘었다. 하락장이 계속되면 ‘빚투 개미’들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나 제2금융권 등에서 빌린 주식담보대출도 있어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연일 고꾸라지자 증시를 등지고 안전자산을 찾아 떠나는 투자자도 늘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 들어 12조5927억 원 늘었다. 반대로 지금의 조정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사자 행진’에 나선 동학개미도 있다. 이날 급락장에서도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733억 원을 순매수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700 선으로 떨어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정도로 떨어졌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뜻으로 실적이 좋은 우량주 위주로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는 한 시장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로 상향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코스피가 13개월 만에 2,800 선이 무너지며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맞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공포와 우크라이나 사태,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실적 전망 우려 등의 악재가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얼어붙었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49%(42.29포인트) 하락한 2,792.00에 장을 마쳤다. 2020년 12월 23일(2,759.82) 이후 1년 1개월 만에 2,800 선을 내준 것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362억 원과 1377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코스피 하락세를 이끌었다. 기관이 5936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2.91%(27.45포인트) 급락한 915.4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3월 11일(908.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2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04%)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소폭 올랐지만 국내 증시만 유독 맥을 못췄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5, 26일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국내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몸집이 큰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둔 수급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빨라진 美긴축에… 코스피 올들어 엿새 빼고 하락,‘공포지수’ 급등 코스피 2800 무너져 ‘블랙 먼데이’ 미국發 긴축공포 금융시장 짓눌러시름 깊어진 동학-서학개미 한국과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직장인 개미’ 김모 씨(40)는 요즘 아침에 눈 뜨기가 무섭다. 뉴욕 증시가 연일 출렁이면서 국내 증시가 동반 추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김 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설 상여금으로 어느 종목에 투자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는데, 지금은 언제 발을 빼야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걱정뿐”이라고 했다. 새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연일 추락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발 긴축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그동안 유동성을 기반으로 많이 올랐던 기술기업들이 대형주에 포진해 있어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겹겹 악재에 갇힌 국내 증시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 들어 단 6거래일을 제외하곤 줄곧 하락하며 6% 넘게 주저앉았다. 이날도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도에 나서 코스피를 1.5% 가까이 끌어내렸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 때문이다. 25, 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긴축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올 들어 21일(현지 시간)까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99% 급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7.7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5.70%) 등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뚜렷해졌다. 이 같은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는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기술주·성장주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크래프톤(―38.9%) 카카오뱅크(―28.8%) 카카오(―20.0%), 카카오페이(―16.0%) 셀트리온(―15.9%) 등 테크·게임·바이오 종목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 “코스피 2,500 선까지 밀릴 수도”글로벌 공급망 쇼크 여파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까지 겹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상장을 앞둔 상황도 부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려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다른 대형주를 팔면서 증시 하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화됐다”며 “고객 예탁금이나 대출 현황을 보면 개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 선행지표들도 모두 꺾이고 있다”며 “경기 둔화가 현실화할 경우 코스피가 2,5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긴축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이번 주 FOMC의 결과가 확인되면 변동성이 잦아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800 선이 붕괴되며 단기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며 “설 연휴가 지난 다음 주 후반 정도 하락세가 어느 정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아야 주가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정책 효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과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직장인 개미’ 김모 씨(40)는 요즘 아침에 눈 뜨기가 무섭다. 뉴욕 증시가 연일 출렁이면서 국내 증시가 동반 추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김 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설 상여금으로 어느 종목에 투자할까 행복한 고민을 했는데 지금은 언제 발을 빼야 손실을 줄일 수 있을지 걱정뿐”이라고 했다. 새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연일 추락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발 긴축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그동안 유동성을 기반으로 많이 올랐던 기술기업들이 대형주에 포진해 있어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겹겹 악재에 갇힌 국내 증시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 들어 단 6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하락하며 6% 넘게 주저앉았다. 이날도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도에 나서 코스피를 1.5% 가까이 끌어내렸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은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 때문이다. 25, 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긴축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21일(현지 시간)까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99% 급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7.73%),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5.70%) 등 주요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뚜렷해졌다. 이 같은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이 여파로 국내 증시는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증시에 비해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금리 인상에 취약한 기술주·성장주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크래프톤(―38.9%) 카카오뱅크(―28.8%) 카카오(―20.0%), 카카오페이(―16.0%) 셀트리온(―15.9%) 등 테크·게임·바이오 종목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 “코스피 2,500 선까지 밀릴 수도”글로벌 공급망 쇼크 여파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까지 겹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상장을 앞둔 상황도 부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려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다른 대형주를 팔면서 증시 하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1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가 약화됐다”며 “고객 예탁금이나 대출 현황을 보면 개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경기 선행지표들도 모두 꺾이고 있다”며 “경기 둔화가 현실화할 경우 코스피가 2,5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이 긴축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이번 주 FOMC의 결과가 확인되면 변동성이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800 선이 붕괴되며 단기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며 “설 연휴가 지난 다음 주 후반 정도 하락세가 어느 정도 안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상승 압력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아야 주가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정책 효과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이르면 올해 6월부터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된다. 2%대 쥐꼬리 수익률로 노후 버팀목이 되지 못했던 퇴직연금이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17년 만에 큰 변화를 맞는 것이다. 가입자들의 무관심 속에 은행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됐던 퇴직연금 자산이 투자형 상품으로 옮겨가는 ‘머니 무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따라 이르면 올해 6월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된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정한 5가지 방법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하는 제도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6월부터 반드시 가입해야 하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는 원할 경우 가입할 수 있다. 디폴트옵션에서 허용하는 상품은 △생애주기펀드(TDF)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인프라펀드 △장기가치상승추구펀드 △원리금 보장형 상품 등 5가지다. 운용 도중 상품군을 변경할 수도 있다. 원리금 보장 상품에 묶인 퇴직연금 자산을 투자형 상품으로 유도해 수익률을 높이는 게 디폴트옵션의 도입 목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 등 4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이미 디폴트옵션을 도입했다. 미국은 한국의 DC형 퇴직연금과 비슷한 ‘401K’ 제도를 1981년 도입한 뒤 2006년부터 디폴트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호주는 1992년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 도입에 이어 2013년 디폴트옵션을 제도화했다. 이에 힘입어 2009∼2018년 미국과 호주의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8.3%, 7.9%에 이른다.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TDF다. 가입자가 특정 목표 시점(Target Date·은퇴 시점)을 정하면 이에 맞춰 국내외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젊을 땐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높이고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을 늘려 위험을 낮추는 식으로 운용된다. 이미 국내 TDF 시장은 지난해 말 10조 원 규모로 1년 새 2배로 커졌다. 향후 5년 내 35조 원대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선 2006년 디폴트옵션 도입 당시 35.1%였던 TDF 비중이 2019년 87.3%로 확대됐다. 다만 미국 호주 등과 달리 국내 디폴트옵션에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포함돼 수익률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을 제외하면 일본이 유일하게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디폴트옵션에 포함했다. 일본은 2018년 디폴트옵션 시행 이후에도 원리금 보장 상품 비중이 70%대로 높고 수익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TDF 등 실적 배당형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계속되는 미국 나스닥지수 하락세에 코스피가 1% 가까이 떨어지며 지난해 연저점(2,839.01) 밑으로 내려앉았다.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99%(28.39포인트) 내린 2,834.29에 마감했다. 2020년 12월 29일(2,820.51)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코스닥지수는 1.65% 급락한 942.85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2230억 원)과 기관(6438억 원)의 순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1.18%), SK하이닉스(―4.80%)의 낙폭이 컸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함께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90%)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1%), 대만 자취안지수(―1.75%) 등은 1% 안팎으로 동반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0일(현지 시간) 1.30% 하락 마감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공포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 국고채금리가 오르자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수 정체, 향후 격화될 경쟁 우려로 시간외거래에서 20.22% 하락하는 등 코로나19 수혜주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 반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7.39% 떨어져 4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계속되는 미국 나스닥지수 하락세에 코스피가 1% 가까이 떨어지며 지난해 연저점(2,839.01) 밑으로 내려앉았다.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99%(28.39포인트) 내린 2,834.29에 마감했다. 2020년 12월 29일(2,820.51) 이후 1년 여 만에 가장 낮았다. 코스닥지수는 1.65% 급락한 942.85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외국인(2230억 원)과 기관(6438억 원)의 순매도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1.18%), SK하이닉스(―4.80%) 낙폭이 컸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함께 출렁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90%)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1%), 대만 자취안지수(―1.75%) 등은 1% 안팎으로 동반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20일(현지시간) 1.30% 하락 마감하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공포가 커지면서 미국 장기 국고채금리가 오르자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가 가입자 수 정체, 향후 격화될 경쟁 우려로 시간외거래에서 20.22% 하락하는 등 코로나19 수혜주도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 반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7.39% 떨어져 4만 달러 선이 무너졌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생산자물가가 6.4% 올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잠시 주춤했던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생산자물가지수는 109.60으로 전년(103.03)보다 6.4% 상승했다. 2011년(6.7%)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수 자체로는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는 일시적인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달과 같았지만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9.0%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생산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던 만큼 올 상반기(1∼6월)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연초부터 다시 치솟는 국제유가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9% 상승한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89.17달러까지 올라 9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아랍에미리트 석유시설 피습 등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원유 공급 제약이 심화될 경우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이 2년 새 12배로 급증했다. 또 재택근무자의 임금 상승률이 현장 근무를 하는 비재택근무자보다 최대 8%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 완충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9만5000명에서 지난해 114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전체 취업자에서 재택근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0.3%에서 4.2%로 확대됐다. 재택근무자들은 대면 업무를 하는 비재택근무자보다 임금 상승률도 높았다. 재택근무자의 임금 상승률은 2020년 11.8%, 지난해 8.2%였다. 반면 비재택근무자의 임금 상승률은 4.0%, 2.7%였다. 또 재택근무자가 1년 후 취업 상태를 유지할 확률도 86%로 비재택근무자(74.9%)보다 높았다. 팬데믹 이후 고학력층과 상용직, 대기업, 고숙련 직업일수록 재택근무 활용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 또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생산성이 증가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재택근무는 팬데믹 이후에도 일반적인 업무 형태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기업과 근로자는 출근과 재택근무의 최적 조합을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지난해 생산자물가가 6.4% 올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잠시 주춤했던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생산자물가지수는 109.60으로 전년(103.03)보다 6.4% 상승했다. 2011년(6.7%)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수 자체로는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는 일시적인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달과 같았지만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9.0%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한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지난해 하반기(7~9월) 생산자물가 상승 폭이 확대됐던 만큼 올 상반기(1~6월)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연초부터 다시 치솟는 국제유가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79% 상승한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장중 89.17달러까지 올라 9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시설 피습 등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원유 공급 제약이 심화될 경우 올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거래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코스닥 바이오 종목에 투자한 이른바 ‘바이오 개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코오롱티슈진 등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이오 기업들의 운명도 잇달아 결정될 예정이어서 코스닥 투자 심리가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한 기업심사위원회는 ‘영업의 연속성’을 가장 문제 삼았다. 당초 신라젠이 제출한 영업계획에 비해 신약 개발 제품군이 줄어드는 등 이행 수준이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거래소는 앞으로 20영업일 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를 확정할지, 개선 기간을 다시 줄지 결정한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17만4000여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에 회삿돈 2215억 원을 빼돌린 직원 횡령 사건으로 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와 이른바 ‘인보사 사태’로 거래가 정지된 코오롱티슈진도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거래소는 당장 24일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14년에도 대표이사의 횡령으로 거래가 중지된 적이 있는 데다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논란이 되고 있어 거래소가 강경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확정되면 기업심사위원회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거쳐 상장폐지나 개선 기간 부여 결론이 나기까지 2년 넘게 걸릴 수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 약 2만 명의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셈이다. 설 연휴를 전후로 상장폐지 여부가 최종 결정되는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 6만4000여 명은 이미 2년 넘게 자금이 묶여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 성분 논란으로 2019년 3월 판매 중지 명령을 받아 같은 해 5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바이오 업종의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닥지수는 연일 하락하고 있다. 19일에도 1.06% 내린 933.90에 마감했다. 연초 이후 하락률은 9.68%에 이른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국내 1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공모주 청약에서 사상 최대인 114조 원의 뭉칫돈을 끌어모으며 한국 증시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8일부터 이틀간 7개 증권사가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 일반 공모주 청약에 114조1066억 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공모주 1개 종목에 100조 원이 넘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린 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세운 역대 최대 증거금(80조9017억 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청약에 참여한 계좌는 모두 442만4470개였다. SKIET(474만4557개)보다는 적지만 당시에는 투자자 1명이 여러 증권사에 중복 청약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가장 많은 투자자가 청약에 뛰어들었다. 앞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1경5203조 원의 천문학적 금액을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이 일반 청약에서도 최고 기록을 모두 바꾼 셈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 부진으로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이 공모주로 향한 가운데 2차전지 성장성에 투자자들이 열광한 결과”라고 했다.LG엔솔 공모주 ‘개미’ 442만명 몰려… 1억 넣으면 최대 7주 받을듯 공모주 청약 114조… 증시 새 역사“평소 방문 고객이 50명 정도인데 어제오늘은 하루 1000명 이상이 몰렸습니다.”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점의 영업부 직원은 19일 이렇게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7개 증권사 지점과 온라인 창구는 이틀간 북새통을 이뤘다. 청약 자금을 이체하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시중은행의 머니마켓펀드(MMF) 출금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442만 명의 ‘개미’투자자가 참여해 114조 원 이상을 쏟아부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 열기는 예상보다 더 뜨거웠다. 역대급 흥행에 1억 원의 증거금을 낸 투자자도 최대 7주를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흥행 돌풍에 1억 원 넣고 최대 7주 받아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개 증권사가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한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모두 442만4470개 계좌가 참여해 평균 청약 경쟁률은 69.34 대 1이었다. 대표 주관사로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의 경쟁률이 67.36 대 1이었고 △미래에셋증권 211.23 대 1 △하나금융투자 73.72 대 1 △신영증권 66.08 대 1 순으로 높았다. 일반청약 물량은 당초 1062만5000주였지만 전날 우리사주 청약에서 약 35만 주가 미달돼 1097만482주로 늘었다. 이 중 절반이 모든 청약자에게 같은 물량을 나눠주는 균등 방식으로, 절반은 증거금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 방식으로 배정된다. 이에 따라 최소 증거금인 150만 원 이상을 낸 투자자들은 경쟁률이 높은 미래에셋을 제외하고 6개 증권사에서 균등 방식으로 1, 2주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래에셋은 추첨으로 1주를 배정해 1주를 못 받는 투자자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약 1억 원의 증거금을 낸 청약자라면 비례 배분 방식으로 증권사별로 1∼5주를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모주 배정 결과는 이달 21일 발표된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해서라도 LG에너지솔루션 청약에 나서려는 투자자가 속출하면서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신용대출도 18일 하루 동안 1조 원 넘게 급증했다. ○ ‘따상’ 성공 기대감도 솔솔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공모가(30만 원) 기준 70조2000억 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455조 원), SK하이닉스(92조 원)에 이어 국내 시총 3위 기업이 된다. LG그룹의 전체 시총도 현재 재계 4위에서 2위로 오른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78만 원까지 오르고, 시가총액은 182조5200억 원으로 불어 단숨에 시총 2위에 오르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한 의무 보유 물량이 77%나 돼 향후 주가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르면 2월 코스피2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증시 지수에 포함되는 것도 호재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LG에너지솔루션을 사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자금이 최소 1조 원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 성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몸집이 큰 대형주일수록 오히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긴 힘들어 따상은 과도한 기대일 수 있다”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1년 8개월간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신라젠의 소액 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7만4000여 명, 지분은 92.6%에 이른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신라젠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 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신라젠에 1년의 개선 기간을 줬고,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개선 계획 이행 내용을 제출했다. 하지만 거래소 관계자는 “개발 제품군이 줄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뒤 1000억 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여서 계속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상장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앞으로 20영업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폐지나 1년 이하 개선 기간 부여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신라젠 측은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며 “향후 코스닥시장위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1년 8개월 간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신라젠의 소액 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7만4000여 명, 지분은 92.6%에 이른다. 한국거래소는 18일 신라젠에 대한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2020년 5월 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신라젠에 1년의 개선 기간을 줬고, 신라젠은 지난해 12월 개선 계획 이행 내용을 제출했다. 하지만 거래소 관계자는 “개발 제품군이 줄고 최대주주가 엠투엔으로 바뀐 뒤 1000억 원이 들어온 것이 전부여서 계속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상장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신라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앞으로 20영업일 이내에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상장폐지나 1년 이하 개선 기간 부여 등을 결정할 수 있다. 신라젠 측은 “즉각 이의 신청하겠다”며 “향후 코스닥시장위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1% 이상 급락해 2,900 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다시 1190원대로 올라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9%(31.83포인트) 하락한 2,890.10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800대로 내려간 건 지난해 12월 1일(2,899.72)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2530억 원)과 기관(2594억 원)의 ‘쌍끌이 매도’가 코스피 하락세를 이끌었다. 개인투자자가 481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도 1.39%(13.49포인트) 내린 957.90에 장을 마쳤다. 최근 미국이 예상보다 강력한 긴축 신호를 보내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최대 7번 인상하거나 통상적으로 0.25%포인트씩 올리는 게 아니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국고채 금리가 오르자 국내 국채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이날 국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04%포인트 오른 연 2.148%로 마감했다. 2018년 6월 21일(연 2.149%) 이후 3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여기에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뚜렷한 경기 둔화 추세를 보이면서 외국인들이 신흥국에서 빠르게 자금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있다”며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까지 겹쳐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날 일본(0.74%), 중국(0.58%), 대만(0.66%)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오른 것과 달리 국내 증시만 하락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긴축에 나선 영향이 크다”며 “시중 유동성의 차이가 아시아 국가별 증시 방향성을 갈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임박한 것도 국내 증시 하락세에 영향을 줬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에너지솔루션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 등이 단기적으로 급증해 국내 증시의 수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