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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공직자부동산투기감시 시민조사단은 19일 “대전시 및 5개 구청 공무원과 이름이 같은 안산첨단국방과학산업단지(안산산단) 인근 토지 소유주 28명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정의당 대전시당으로 구성된 시민조사단은 이날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8명이 실제 시구 등에 소속된 현직 공무원인지 주소 대조 등을 통해 동일인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대전시와 5개 구청 등이 공무원 부동산투기 전수조사를 벌여 1명을 고발했다고 밝힌 지 불과 4일 만이다. 시민조사단은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유성구 외삼동에 들어설 안산산단 인근 2259필지 가운데 토지 쪼개기, 불법 전용 의혹 등이 의심되는 217필지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였다. 토지대장 및 등기부등본 내용과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와 구청 공무원, 대전도시공사 임직원, 6·7·8대 시·구의원 등 8500여 명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명단을 대조하는 작업이었다. 분석 결과, 이들 공무원과 이름이 같은 28명이 45필지를, LH 직원 명단과 일치하는 9명이 21필지를 각각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조사단 측은 “해당 사업부지 필지 목록과 공무원 명단을 요청했지만, 대전시가 이를 거부했다”며 “전체 필지 소유주 주소와 현직 공무원 주소를 대조하는 방식의 전수 재조사를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시민조사단은 시와 5개 구청 등이 소속 공무원 9000여 명에 대한 부동산투기 전수 조사를 벌여 1명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15일 밝힌 데 대해 “맹탕 조사”라고 비판했다. 남가현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시가 공직자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을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이기진 기자}

대전공직자부동산투기감시 시민조사단은 19일 “대전시와 5개 구청 공무원과 이름이 같은 안산첨단국방과학산업단지(안산산단) 인근 토지 소유주 28명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정의당 대전시당으로 구성된 시민조사단은 이날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8명이 실제 시·구 등에 소속된 현직 공무원인지 주소 대조 등을 통해 동일인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대전시와 5개 구청 등이 공무원 부동산투기 전수조사를 벌여 1명을 고발했다고 밝힌 지 불과 4일 만이다. 시민조사단은 지난달 22일부터 16일까지 유성구 외삼동에 들어설 안산산단 인근 2259필지 가운데 토지 쪼개기, 불법 전용 의혹 등이 의심되는 217개 필지에 대한 검증작업을 벌였다. 토지대장 및 등기부등본 내용과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구청 공무원, 대전도시공사 임직원, 6·7·8대 시·구의원 등 8500여 명과 LH 직원의 명단을 대조하는 작업이었다. 분석 결과, 공무원과 이름이 같은 28명이 45필지를, LH 직원 명단과 일치하는 9명이 21필지를 각각 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조사단 측은 “해당 사업부지 필지 목록과 공무원 명단을 요청했지만, 대전시가 이를 거부했다”며 “전체 필지 소유주 주소와 현직 공무원 주소를 대조하는 방식의 전수 재조사를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시민조사단은 시와 5개 구청 등이 소속 공무원 9000여 명에 대한 부동산투기 전수 조사를 벌여 1명을 경찰 고발했다고 15일 밝힌데 대해 “맹탕 조사”라고 비판했다. 남가현 정의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시가 공직자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을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지명훈기자 mhjee@donga.com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충남도와 논산시가 “논산에 육군사관학교(육사)를 유치하기 위해 역량 결집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두 기관은 1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육사 유치추진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육사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방부, 정치권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토론회 등 각종 활동을 통해 육사의 논산 유치 당위성을 홍보하고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공감대 확산을 꾀할 유치위는 도의회와 논산시의회, 도 정책특보, 전직 군인, 시민사회단체 대표, 향우회 회원, 학계 인사 등 25명으로 구성했다. 공동위원장은 이필영 도 행정부지사와 황명선 논산시장, 진종헌 대한지리학회 부회장(공주대 교수) 등이 맡았다. 충청향우회나 논산시 재경향우회 등 인적 네트워크와 각종 토론회·포럼 개최 등으로 유치 당위성을 안팎에 알린다. 연쇄적인 기자회견과 설명회 등으로 범국민 공감대 확산에도 나선다. 출범식에 참석한 양승조 지사는 “3군 본부와 육군훈련소, 국방대가 충남에 자리하고 있고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도 인근 대전에 있다”며 “이런 입지 여건과 광역교통망 등 인프라를 고려하면 육사 이전 최적지는 충남 논산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육사의 논산 이전은 국방 전투력 극대화는 물론이고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이자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국방대 유치, 전국 최초 국방국가산업단지 선정을 이끌어 낸 충남도와 논산시가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육사를 유치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육사가 있는 땅은 태릉골프장 부지와 함께 250만 m²가 수도권 주택공급지로 떠오르면서 경기지역 지자체와 전남 장성군, 강원 원주시, 경북 상주시 등이 뛰어들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우리가 창의적 교육을 했다면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만들지 못하고 어디서 사올지 고민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이광형 KAIST 총장은 13일 서울대 총장실에서 이뤄진 대담에서 “우리의 주입식 교육이 피상적인 것만 보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미국은 방역에 엉망인 나라로 보이지만 백신을 만들어낸 반면 우리는 질서정연하게 방역에 임하고도 백신을 만들지 못했다”며 “정답을 고르는 교육 때문에 (사회 이슈에 대해서도) 현상에만 반응하고 이면을 못 보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오 총장 역시 “정답을 외우는 버릇을 고치는 것이 1학년생에 대한 학교의 과제”라며 공감을 표했다. 국내 최고 명문인 서울대와 KAIST 총장이 함께 언론 대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총장은 독창적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는 대학 교육의 현주소를 자성하며 다양한 대안을 나눴다. 오 총장은 “국내 대학들이 현재의 세계대학랭킹을 유지하는 게 신기할 정도”라며 “중국 대학들이 정부의 엄청난 지원을 받아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논문 수 등 계량적 지표에 목매지 않고 남들이 안 하는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장은 “시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정부 규제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서울대-KAIST, 現 재정으로 세계랭킹 유지하는 게 신기할 정도” “세계 대학 랭킹을 보면 우리 대학들이 현재 순위를 유지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오세정 총장) “일류 의식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이광형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이광형 KAIST 총장은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국내 대학들의 열악한 현주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며 예리한 지적들을 쏟아냈다. 이날 대담은 이 총장이 취임 인사를 겸해 오 총장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동아일보 기자가 이 자리에 동석해 인터뷰 형식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두 총장은 2006년 삼성 미래기술연구회 회원으로 인연을 맺은 뒤 오랜 기간 국내 과학계의 리더로 함께 활동해 왔다. ―한국의 대학은 지금 어디쯤에 있나. ▽오세정 총장=QS 세계 대학 랭킹을 보면 중국 대학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우리의 현재 순위를 위태롭게 하는 최대 요인이다. KAIST와 서울대 모두 현재의 정부 지원만으로 세계 일류 대학이 되기 어렵다. 창업이나 기술사업화 같은 재원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 ▽이광형 총장=지식 중심 시대에는 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 한국에는 세계 일류라고 할 만한 대학이 아직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다. 세계 일류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서울대와 KAIST가 더욱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두 대학에 최고의 인재들이 입학하지 않나. ▽오=한 서울대 연구교수가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란 책을 냈다. 성적이 좋은 학생 1000여 명을 인터뷰했는데 일부는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농담까지 죄다 받아 적는다고 한다. 교수와 생각이 다를 땐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한단다. 고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어떻게 하면 틀리지 않는지를 가르친다. 서울대 1학년생들에 대한 학교의 과제는 정답을 외우던 버릇을 고치는 것이다. ▽이=정답 고르기 교육의 폐해는 대학을 넘어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사회 이슈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자. 국민들이 현상에만 반응하고 이면은 들여다보지 않게 된 것은 정답을 골라잡는 교육의 탓도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은 방역에 엉망인 나라로 보이지만 백신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질서정연하게 방역에 임했지만 백신을 어디서 사와야 할지 고민하기에 바쁘다. 다음 감염병에 대비해 무엇을 할지는 엄두도 못 낸다. 주입식 선다형 교육에는 미래가 없다. ▽오=대학들이 공무원 사관학교로 변해가고 있다. 학생들은 남이 하는 것을 해야 안심한다. 로스쿨이 인기를 끌면 거기로 몰린다. 자신의 길을 가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런 고질병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서울대 총장이 되면 대학 입시와 고교 교육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도록 교육부가 너무 많은 걸 미리 정해 놓았다. KAIST도 입시에서 선행학습 문제를 냈다고 정부의 제재를 받지 않았나. ▽이=인원 감축 제재를 받았다. 내용을 알아보니 관점에 따라 응용문제로 볼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규제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 KAIST는 정시 비중을 선도적으로 줄였고 입학사정관제 역시 맨 먼저 시작했다.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나. ▽오=연구 평가 시스템에 병폐가 많다. 정부가 연구개발에서 제품 상용화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려는 게 문제다. 미국 과학재단(NSF)의 경우 연구비는 수여(grant) 개념이다. 성실하게 사용했다면 성과를 문제 삼지 않는다. 우리는 계약(contract) 개념이다. 논문 몇 편을 쓸 건지를 약속을 받고 평가한다. ▽이=학내에서 연구비를 심사할 때 성공 가능성이 80% 이상이면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성공 가능성이 80% 이상이라면 이미 새로운 연구가 아니다. 그 대신 세계 최초, 진짜 도전적인 과제에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 ▽오=우리의 연구 풍토에서는 아직도 논문이 얼마나 인용됐는지 보는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등을 중시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시절 세계 일류 학자를 연구단장으로 뽑기 위해 평가위원 절반 이상을 외국인 학자로 꾸렸다. 그들에게 응모자의 ‘임팩트 팩터’와 논문 개수 등 정보를 제공했더니 판단만 흐려진다고 안 보겠다고 했다. 아이디어와 계획을 적은 제안서만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세계적인 대학이 되려면 우수 교수 확보가 관건이다. 우리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를 할 때 논문 수보다 얼마나 새로운 것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평가가 정성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탈락한 교수들은 대부분 교육부 소청심사에서 다시 살아나서 돌아온다. 소청심사위원회가 계량적 평가 결과가 없다면서 소청자의 손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대학이 불복해 소송을 내도 법원의 인식마저 비슷하다. ―평소 융합교육 확대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인공지능(AI) 연구 상황을 살펴보려 미국 스탠퍼드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방문했더니 두 학교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결국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AI는 자체 연구와 더불어 응용이 중요한데 MIT는 의학이나 인문사회 계열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서울대는 AI 교육연구위원회를 만들 때 공대 교수의 비율을 50%로 제한했다. 그 대신 의대와 미대 등 다양한 분야를 참여시켰다. ▽이=취임 일성으로 인문사회 분야를 강화하고 미술관도 건립하기로 했다. 미래전략과 과학저널리즘, 지식재산 등 학문의 외연을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융합형 공동 수업을 제안한다. 두 학교가 각자 특장점을 바탕으로 같은 주제의 수업을 만들고 학생들이 서로 수강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대의 인문사회계와 KAIST의 공학이 융합하면 좋겠다. ―두 대학의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오=이 총장께서 관행을 벗어난 방법으로 변화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달라. 그런 시도는 얼마든 환영한다. KAIST의 변화는 먼저 서울대 이공계에, 이어 인문사회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는 항공모함처럼 방향 전환이 쉽지 않지만 바꾸면 흐름을 만드는 힘이 있다. 다른 대학에 개혁의 의지와 명분을 제공한다. 선순환 관계다. ▽이=KAIST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과학기술에 특성화돼 동질적이다. 빠른 변신과 새로운 시도에 용이하고 그렇게 해 왔다. 서울대는 국내 대학의 표준 역할을 해 왔고 국가 전체의 변화를 가져온다. ―연구개발 역량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특허권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오=대학이 기업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에서 특허가 개발되면 보통 기업이 가져간다. 특허권 귀속은 두 당사자 협약에 따르지만 연구비를 쥔 기업이 ‘갑’이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대학이 가져간다. 대학의 지식재산권은 잘 이용하면 굉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엘리베이터를 연구한 적이 있다. 연구 후 특허를 회사에 줬더니 후속 연구가 막혔다. 그 회사가 소유한 원천 특허에 번번이 걸려 결국 후속 연구를 접어야 했다. 독자적인 연구였기 때문에 계속했더라면 세계적인 결과물이 나왔을 것이다. 이런 걸 경험한 미국은 특허를 대학에 준다. ▽이=외국 저널 구독료 부담도 대학의 연구 역량을 키우는 데 큰 장애물이다. 외국 대형 출판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구독료와 데이터 접근료를 요구한다. 지난해 서울대는 80억∼90억 원, KAIST는 50억∼60억 원의 사용료를 지불했다. ▽오=서울대 도서관도 예산을 감당할 수 없어 구독 저널 수를 줄이고 있다. 이공계 분야의 전자저널들은 몇몇 출판사의 독과점으로 피해가 더 크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등이 연합해 몇몇 출판사의 저널을 보이콧했다고 한다. 우리도 공동 대응해야 한다. ―우리 대학들이 일류로 도약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이=‘일류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일류의 자존감과 책임감이 있으면 흉내를 사양하고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한다. 일류 사회 시스템은 이런 도전을 독려하고 실패를 끌어안는다. 우리는 실패연구소를 만들어 시행착오를 역사와 자산으로 삼기로 했다. ▽오=‘일류 의식’이라고 해도 좋고 ‘품격’이라고 해도 좋다. 품격은 최고를 지향하고 독창성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이다. 선진국 이론을 수입해 되파는 걸 마다한다. 서울대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world class university)이지만 세계를 이끌어 가는 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은 아니다. 품격과 자존감이 높아질 때 사물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세계를 리드하려면 의식이 일류로 바뀌어야 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계 대학 랭킹을 보면 우리 대학들이 현재 순위를 유지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오세정 총장) “일류 의식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이광형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과 이광형 KAIST 총장은 1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총장실에서 진행된 대담에서 국내 대학들의 열악한 현주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며 예리한 지적들을 쏟아냈다. 이날 대담은 이 총장이 취임 인사를 겸해 오 총장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동아일보 기자가 이 자리에 동석해 인터뷰 형식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두 총장은 2006년 삼성 미래기술연구회 회원으로 인연을 맺은 뒤 오랜 기간 국내 과학계의 리더로 함께 활동해 왔다. ―한국의 대학은 지금 어디쯤에 있나. ▽오세정 총장=QS 세계 대학 랭킹을 보면 중국 대학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우리의 현재 순위를 위태롭게 하는 최대 요인이다. KAIST와 서울대 모두 현재의 정부 지원만으로 세계 일류 대학이 되기 어렵다. 창업이나 기술사업화 같은 재원 조달 방안이 필요하다. ▽이광형 총장=지식 중심 시대에는 대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데 한국에는 세계 일류라고 할 만한 대학이 아직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다. 세계 일류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서울대와 KAIST가 더욱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두 대학에 최고의 인재들이 입학하지 않나. ▽오=한 서울대 연구교수가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란 책을 냈다. 성적이 좋은 학생 1000여 명을 인터뷰했는데 일부는 수업시간에 교수님의 농담까지 죄다 받아 적는다고 한다. 교수와 생각이 다를 땐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한단다. 고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어떻게 하면 틀리지 않는지를 가르친다. 서울대 1학년생들에 대한 학교의 과제는 정답을 외우던 버릇을 고치는 것이다. ▽이=정답 고르기 교육의 폐해는 대학을 넘어 한 사람의 일생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사회 이슈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자. 국민들이 현상에만 반응하고 이면은 들여다보지 않게 된 것은 정답을 골라잡는 교육의 탓도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은 방역에 엉망인 나라로 보이지만 백신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질서정연하게 방역에 임했지만 백신을 어디서 사와야 할지 고민하기에 바쁘다. 다음 감염병에 대비해 무엇을 할지는 엄두도 못 낸다. 주입식 선다형 교육에는 미래가 없다. ▽오=대학들이 공무원 사관학교로 변해가고 있다. 학생들은 남이 하는 것을 해야 안심한다. 로스쿨이 인기를 끌면 거기로 몰린다. 자신의 길을 가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런 고질병이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서울대 총장이 되면 대학 입시와 고교 교육을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도록 교육부가 너무 많은 걸 미리 정해 놓았다. KAIST도 입시에서 선행학습 문제를 냈다고 정부의 제재를 받지 않았나. ▽이=인원 감축 제재를 받았다. 내용을 알아보니 관점에 따라 응용문제로 볼 가능성도 있었다. 이런 규제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 KAIST는 정시 비중을 선도적으로 줄였고 입학사정관제 역시 맨 먼저 시작했다.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려면 무엇을 고쳐야 하나. ▽오=연구 평가 시스템에 병폐가 많다. 정부가 연구개발에서 제품 상용화까지 모든 과정에 관여하려는 게 문제다. 미국 과학재단(NSF)의 경우 연구비는 수여(grant) 개념이다. 성실하게 사용했다면 성과를 문제 삼지 않는다. 우리는 계약(contract) 개념이다. 논문 몇 편을 쓸 건지를 약속을 받고 평가한다. ▽이=학내에서 연구비를 심사할 때 성공 가능성이 80% 이상이면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성공 가능성이 80% 이상이라면 이미 새로운 연구가 아니다. 그 대신 세계 최초, 진짜 도전적인 과제에 파격적으로 지원하겠다. ▽오=우리의 연구 풍토에서는 아직도 논문이 얼마나 인용됐는지 보는 ‘임팩트 팩터(impact factor)’ 등을 중시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시절 세계 일류 학자를 연구단장으로 뽑기 위해 평가위원 절반 이상을 외국인 학자로 꾸렸다. 그들에게 응모자의 ‘임팩트 팩터’와 논문 개수 등 정보를 제공했더니 판단만 흐려진다고 안 보겠다고 했다. 아이디어와 계획을 적은 제안서만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세계적인 대학이 되려면 우수 교수 확보가 관건이다. 우리는 ‘테뉴어(정년보장)’ 심사를 할 때 논문 수보다 얼마나 새로운 것을 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평가가 정성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탈락한 교수들은 대부분 교육부 소청심사에서 다시 살아나서 돌아온다. 소청심사위원회가 계량적 평가 결과가 없다면서 소청자의 손을 들어주기 때문이다. 대학이 불복해 소송을 내도 법원의 인식마저 비슷하다. ―평소 융합교육 확대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인공지능(AI) 연구 상황을 살펴보려 미국 스탠퍼드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방문했더니 두 학교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결국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왜냐고 물어보니 AI는 자체 연구와 더불어 응용이 중요한데 MIT는 의학이나 인문사회 계열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서울대는 AI 교육연구위원회를 만들 때 공대 교수의 비율을 50%로 제한했다. 그 대신 의대와 미대 등 다양한 분야를 참여시켰다. ▽이=취임 일성으로 인문사회 분야를 강화하고 미술관도 건립하기로 했다. 미래전략과 과학저널리즘, 지식재산 등 학문의 외연을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융합형 공동 수업을 제안한다. 두 학교가 각자 특장점을 바탕으로 같은 주제의 수업을 만들고 학생들이 서로 수강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서울대의 인문사회계와 KAIST의 공학이 융합하면 좋겠다. ―두 대학의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오=이 총장께서 관행을 벗어난 방법으로 변화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달라. 그런 시도는 얼마든 환영한다. KAIST의 변화는 먼저 서울대 이공계에, 이어 인문사회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는 항공모함처럼 방향 전환이 쉽지 않지만 바꾸면 흐름을 만드는 힘이 있다. 다른 대학에 개혁의 의지와 명분을 제공한다. 선순환 관계다. ▽이=KAIST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과학기술에 특성화돼 동질적이다. 빠른 변신과 새로운 시도에 용이하고 그렇게 해 왔다. 서울대는 국내 대학의 표준 역할을 해 왔고 국가 전체의 변화를 가져온다. ―연구개발 역량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특허권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오=대학이 기업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에서 특허가 개발되면 보통 기업이 가져간다. 특허권 귀속은 두 당사자 협약에 따르지만 연구비를 쥔 기업이 ‘갑’이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대학이 가져간다. 대학의 지식재산권은 잘 이용하면 굉장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엘리베이터를 연구한 적이 있다. 연구 후 특허를 회사에 줬더니 후속 연구가 막혔다. 그 회사가 소유한 원천 특허에 번번이 걸려 결국 후속 연구를 접어야 했다. 독자적인 연구였기 때문에 계속했더라면 세계적인 결과물이 나왔을 것이다. 이런 걸 경험한 미국은 특허를 대학에 준다. ▽이=외국 저널 구독료 부담도 대학의 연구 역량을 키우는 데 큰 장애물이다. 외국 대형 출판사들이 감당하기 힘든 구독료와 데이터 접근료를 요구한다. 지난해 서울대는 80억∼90억 원, KAIST는 50억∼60억 원의 사용료를 지불했다. ▽오=서울대 도서관도 예산을 감당할 수 없어 구독 저널 수를 줄이고 있다. 이공계 분야의 전자저널들은 몇몇 출판사의 독과점으로 피해가 더 크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등이 연합해 몇몇 출판사의 저널을 보이콧했다고 한다. 우리도 공동 대응해야 한다. ―우리 대학들이 일류로 도약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이=‘일류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일류의 자존감과 책임감이 있으면 흉내를 사양하고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한다. 일류 사회 시스템은 이런 도전을 독려하고 실패를 끌어안는다. 우리는 실패연구소를 만들어 시행착오를 역사와 자산으로 삼기로 했다. ▽오=‘일류 의식’이라고 해도 좋고 ‘품격’이라고 해도 좋다. 품격은 최고를 지향하고 독창성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이다. 선진국 이론을 수입해 되파는 걸 마다한다. 서울대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world class university)이지만 세계를 이끌어 가는 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은 아니다. 품격과 자존감이 높아질 때 사물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세계를 리드하려면 의식이 일류로 바뀌어야 한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대 대학생 5명이 렌터카를 타고 한밤 중 저수지 주변을 달리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충남소방본부와 논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26분경 충남 논산시 탑정호에 아반떼 승용차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남성 2명과 여성 3명 등 5명이 모두 숨졌다. 이들은 논산지역 K대 같은 학과 2, 4학년 선후배들로 밝혀졌다.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사고 30분 전 대학 안에서 빌린 공유 차량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고 6시간이 지나 인근을 지나던 주민이 “저수지 난간이 부서지고 저수지 위에 승용차 뒷부분 범퍼가 떠 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는 수심 15m의 탑정호 바닥에서 사고 차량을 발견하고 차량과 숨진 5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남성 2명은 차량 밖 저수지 바닥에, 여성 3명은 차량 안에 있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좌회전 커브 길을 빠르게 달리다 운전 미숙으로 진행 방향 오른쪽 저수지로 굴러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로에 접한 자전거 길을 지나쳐 철창 모양의 난간을 부쉈다. 경찰 관계자는 “급하게 좌회전을 할 때 차량의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커브를 예상하지 못했고 제때 브레이크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중간고사 기간으로 (시험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의 부검을 의뢰했고 인근 도로 폐쇄회로(CC)TV를 확인 중이다.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특허청 페이스북 친구들은 ‘인류의 건강을 지켜온 10대 발명품’ 가운데 최고의 발명품으로 백신을 꼽았다. 특허청(청장 김용래)은 4월 보건의 달을 맞아 이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2위는 항생제, 3위는 냉장고, 4위는 마스크, 5위는 비누가 차지했다. 공기청정기, 내시경, 소염진통제, 마취제, 수세식 변기 등이 뒤를 이었다. 12∼14일 전문가들이 미리 선정한 의료건강 발명품 30가지 가운데 1인당 3가지를 추천하도록 한 설문조사엔 800여 명이 참여했다. 백신은 전체 유효응답의 17.5%를 차지했다. ‘전염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1등 공신’, ‘코로나 시국에 백신이 없었다면…ㄷㄷ(덜덜을 의미) 정말 겁나요’, ‘코로나도 백신이 발명되어 이제 곧 퇴치가 눈앞에 있는 듯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유효응답의 11.4%를 차지한 항생제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혁신’, ‘덕분에 인간의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등의 지지 이유를 남겼다. 3위에 선정된 냉장고에는 ‘백신과 의약품을 보관하는 것은 역시 냉장고’, ‘냉장고 고장 나서 배송받기 전 2주 동안 없이 살았더니 삶의 질이 형편없었다’ 등의 의견이 달렸다. 4위 마스크에는 ‘마스크가 없었더라면, 코로나는 어찌 막았을지…’ 등의 반응이 붙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대 대학생 5명이 렌터카를 타고 한밤 중 저수지 주변을 달리다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충남소방본부와 논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26분 경 충남 논산시 탑정호에 아반떼 승용차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남성 2명과 여성 3명 등 5명이 모두 숨졌다. 이들은 논산지역 K대 같은 학과 2, 4학년 선후배들로 밝혀졌다. 이들이 타고 있던 차량은 사고 30분 전 대학 안에서 빌린 공유 차량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고 6시간이 지나 인근을 지나던 주민이 “저수지 난간이 부서지고 저수지 위에 승용차 뒷부분 범퍼가 떠 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는 수심 15m의 탑정호 바닥에서 사고 차량을 발견하고 차량과 숨진 5명의 시신을 인양했다. 남성 2명은 차량 밖 저수지 바닥에, 여성 3명은 차량 안에 있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좌회전 커브 길을 빠르게 달리다 운전 미숙으로 진행 방향 오른쪽 저수지로 굴러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로에 접한 자전거 길을 지나쳐 철창 모양의 난간을 부쉈다. 경찰 관계자는 “급하게 좌회전을 할 때 차량의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커브를 예상하지 못했고 제 때 브레이크도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중간고사 기간으로 (시험 준비를 위해)학생들이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들의 부검을 의뢰했고 인근 도로 폐쇄회로(CC)TV를 확인 중이다. 논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아산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SKT와 손잡고 시민들이 안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백신 케어콜 서비스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14일 밝혔다. 오세현 아산시장과 SKT 이현아 AI&CO장(컴퍼니장)은 13일 아산시청에서 백신 이상 반응 모니터링(백신 케어콜 서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백신 케어콜 서비스는 SKT의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든 ‘누구(NUGU)’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진행하는 서비스다. 백신 접종 전에는 접종일자, 접종기관을 안내해주고 백신 접종 후에는 주요 반응의 이상 여부와 조치 방법을 소개해준다. 기존 이동통신망에 구축돼 별도의 앱이나 기기 없이도 유선전화를 통해 전화를 걸기 때문에 남녀노소, 2G폰 이용자 등 누구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3, 4분기 백신 접종 대상자인 20만 명의 시민이 접종에 따른 궁금증과 불안감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코로나19 자가격리자 모니터링 업무에 SKT ‘누구’의 케어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하루 평균 700건, 누적 18만 건의 자가격리자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자가격리자 유증상 모니터링에 이어 백신 접종 업무에도 AI를 도입해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선제적으로 행정에 접목했다. SKT는 NUGU 백신 케어콜을 2분기 내에 개발 완료해 3분기 접종 전에 아산시에 무상 공급하기로 했다. 아산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들이 이 서비스 활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현아 SKT AI&CO장은 “코로나 시대에 SK텔레콤의 AI 기술이 국민들이 안심하게 백신을 접종하도록 활용될 수 있고 그 첫발을 아산시에서 내디디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번 협약으로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물론 청장년층도 안심하고 백신 접종에 참여하게 되면 코로나19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AI 등 첨단 ICT를 다양한 행정 분야에 접목해 시민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한남대가 2학기부터 연세대 등 다른 대학들과 강의 콘텐츠를 같이 만들고 학생들이 원격으로 공동 수강하는 ‘온라인 공유대학’에 참여한다고 12일 밝혔다. 한남대에 따르면 이 온라인 공유대학은 올해 1학기부터 연세대와 포항공대, 동국대, 전남대 등 9개 대학이 시작했지만 2학기부터 이화여대 등 7개 대학과 추가적으로 참여한다. 대전·세종·충남에서는 한남대와 한밭대가 참여했다. 수업 콘텐츠는 3개 대학 이상의 교수진이 참여해 개발한다. 3학점짜리 수업의 경우 2시간은 동영상, 1시간은 실시간 온라인 강의를 한다. 총 15주 수업 중 참여 대학별로 교수진이 시간을 나눠 팀티칭 강의를 진행한다. 1학기 수업에는 9개 대학, 22명의 교수진이 4개 과목에 대해 온라인 공동강의를 진행 중이며 학생 1000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이광섭 한남대 총장은 “온라인 공유대학은 우리 대학이 수도권 대학 및 거점국립대학과 우수한 교육 자원을 공유하고,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언택트 환경에서 새로운 교육 혁신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공유대학 참여대학은 한남대와 연세대, 동국대, 전남대, 충북대, 포항공대, 한동대, 계명대, 이화여대, 청주대, 한밭대 등 16개 대학이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이 벌어진 가운데 충남도가 차량용 반도체 및 자율주행차 연구개발(R&D) 캠퍼스를 유치해 이 분야 육성에 나선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12일 실국원장회의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 차량용 반도체 및 자율주행차 R&D 캠퍼스(자동차 R&D 캠퍼스)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를 계기로 도내에 국내 최초의 차량용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계획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번 자동차 R&D 캠퍼스 유치는 지난해 10월 강소연구개발특구 비전 선포 때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대한 사업 지원을 제안한 뒤 여러 차례 협의를 벌여 이뤄낸 결실이다. 캠퍼스는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5696m²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4616m² 규모로 들어선다. 차량용 반도체는 엔진이나 변속기, 계기판 등의 제어에 사용되는 자동차 전자장치 탑재용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로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다. 자동차 패러다임이 친환경과 자율주행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450억 달러에서 2040년 175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절대 강자’가 존재하지 않는 초기 단계여서 전략적 대응 여부가 글로벌 패권을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곳에는 한국자동차연구원 AI모빌리티·스마트카 등 6개 본부, 시험인증지원·산업기술보안 등 2개 단, AI빅데이터·AI컴퓨팅SW교육 등 2개 센터가 입주하게 된다. 상주 연구 인력은 내년 말 219명, 2023년 254명, 2025년 307명, 2027년 370명 등이다. 충남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배터리 등 연관 기업이 다수 있고, 수도권과 인접해 우수 인력 확보가 용이하다. 양 지사는 “차량용 팹리스 생태계를 계획대로 구축해 충남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금산 인삼은 한의학적으로 가장 오랜 약용의 역사를 가진 고려인삼의 명맥을 잇고 있다. 우리의 인삼은 독특한 기후와 환경이 빚어내 다른 나라 인삼에 비해 사포닌 외에도 항암성분 등 약리 활성이 우수한 다양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보고다. 금산군은 연구용역을 통해 인삼이 바이러스 증식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사실도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런 금산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금산 여행은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건강까지 챙겨 갈 수 있는 관광이다. 전국 3대 약령시장인 금산인삼약령시장에 가면 효능 높은 금산인삼을 만날 수 있다. 또 읍내에서는 이 인삼이 들어간 삼계탕과 인삼칼국수, 인삼 튀김 등 다양한 인삼요리를 맛볼 수 있다. 금산인삼백주는 충청도 무형문화재 19호로 지정됐다. 인삼 시장 주변에는 한약업이 크게 발달해 한약방과 한약을 조제해 주는 서비스 업소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군은 금산 인삼의 세계화 명품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2011년, 2017년 등 세 차례의 금산 세계인삼엑스포를 통해 735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고 수출 상담 1억9711만 달러와 약 1176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다. 엑스포 사이사이 치러지는 금산인삼축제는 1999년 이후 10회에 걸쳐 전국 최우수 축제에 선정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개최한 39회 금산인삼축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조회수 110만 회를 기록했다. 온라인 교역전에서는 997만 달러 무역 성과가 이뤄졌다. 금산의 수려한 생태 및 자연 환경과 문화 자원은 금산 관광의 가치를 한껏 더 높여준다. 군은 이를 활용해 사계절 언제나 관광객이 찾는 명품 관광도시를 조성 중이다. ‘향기가 있는 사계절 꽃경관 조성사업’은 봄이면 유채꽃을 만나볼 수 있고 가을에는 코스모스, 국화, 천일홍 등 가을꽃을 만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원면 천내리∼부리면 방우리 약 35km 구간에 대한 생태관광 자원 개발이 진행하고 있다. 제원 원골유원지 및 월영산 일원에 출렁다리, 익사이팅 사이클, 조망대 등이 설치되는 달맞이 월영공원 조성을 준비 중이다. 금산을 대표하는 10경, 10미, 10품에 대한 재조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정우 금산군수는 “금강 상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강변길, 스토리가 있는 둘레길, 약초를 주제로 한 축제 개발 등 사계절 어느 때나 전국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금산 관광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10월 ‘금산 관광 원년 선언’이 금산 관광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 부여의 자랑인 부소산과 궁남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2021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낙화암의 전설이 서린 부소산성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부소산성은 왕궁의 배후산성으로 평상시에는 왕궁의 후원 역할을 하다가 위급할 때에는 왕궁의 방어시설로 이용됐다고 한다. 부소산에는 봄이면 개나리와 산진달래, 철쭉, 영산홍 등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룬다. 4월부터는 벚꽃이 흐드러져 꽃의 제전이 펼쳐진다. 관북리유적은 백제 사비시대(538∼660) 왕궁 유적이다. 대형건물지와 도로, 상수도, 저장시설, 연못, 석축, 공방을 포함한 왕궁과 관련된 다양한 유구들이 발견됐다.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인공연못이다. 신라 선화공주와 결혼한 무왕 서동의 서동요 전설이 깃든 곳이다. 궁남지 연못 안에는 서동의 탄생설화가 전하는 ‘포룡정’이 있다. 주변의 버드나무와 7월이면 피는 아름다운 연꽃들 때문에 사시사철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부여군은 7월에 천만송이 연꽃들의 아름다운 향연인 서동연꽃축제를 연다. 10∼11월에는 굿뜨래 국화전시회를 연다. “좋은 들에서 키운 좋은 상품”… 10년 연속 국가브랜드대상 영예 부여 ‘굿뜨래 10품’충남 부여에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굿뜨래 부여10품(品)’이 있다. GOOD(굿)과 TREE(나무)의 합성어인 굿뜨래는 부여군의 공동브랜드다. ‘좋은 들에, 좋은 상품(Good Farm, Good Food)’ 슬로건을 내걸고 브랜드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3년 12월이다. 하나둘 경쟁력 있는 품목들이 늘어나 현재 수박, 토마토, 양송이버섯, 밤, 표고버섯, 멜론, 딸기, 오이, 애호박, 취나물 등 10품이 지정됐다. 부여군은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년 대한민국 국가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굿뜨래가 농식품 부문 1위로 10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국가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이로써 굿뜨래는 유통업체는 물론, 구매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사랑받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굿뜨래 수박=2625농가들이 백마강변 등 토질이 비옥하고 일조량의 전국 최고인 환경에서 재배한다. 수송성과 저장성이 강하고 아삭아삭한 맛과 높은 당도를 자랑하며, 지선별장에서 비파괴 자동선별기로 공동선별 및 공동 출하된다. 부여의 수박 생산량은 전국 2위(14%)다. ◇굿뜨래 멜론=85농가가 205ha의 비옥한 토양에서 시설하우스 재배를 한다. 국제품질인증(ISO9001)을 받았을 뿐 아니라 최적 생육조건으로 재배 기술로 향이 신선하고 달콤하며 과육과 육즙이 풍부하다. 전국 생산의 12%를 차지하면서 전국 최대 주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굿뜨래 토마토=일교차가 큰 백마강변의 생육환경으로 육질이 단단하면서 식감 및 당도가 높다. 공동선별로 고품질 토마토를 공급한다. 전국 생산량 비율 6%를 점유하고 있는 부여군의 주력 농산물이다. ◇굿뜨래 딸기=상큼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색깔이 선명해 상품성도 인정 받는다. 공동선별 및 예랭처리를 통해 신선도 유지한다. 동남아 수출로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전국 4%를 점유하는 소득 작물이다. ◇굿뜨래 밤=전국 생산량의 23%를 차지하는 전국 제일의 밤 주산지가 됐다. 부여 밤은 맑고 깨끗한 청정 산간(은산, 외산, 내산, 구룡 등)지역에서 자란다. 우량 품종으로 재배한 까닭에 품질이 좋아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굿뜨래 애호박=높은 일조량과 양질의 재배환경에서 봉지 인큐베이터에 재배한다. 크기가 균일하며 신선하다. 공동선별을 통한 고품질 상품으로 전국 점유율은 2.5%로 재배면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굿뜨래 오이=금강의 풍부한 수원과 비옥한 토양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오이의 대표 품종인 백다다기 오이를 공동 선별하여 균일하고 안전성이 높은 고품질 오이를 공급한다. ◇굿뜨래 표고버섯=부여는 버섯의 고장이다. 자생 참나무 원목과 양질의 배지를 활용해 생산한다. 향이 강하며 식감이 좋다. 전국 생산량의 7%를 점유하면서 전국 최대의 표고버섯 주산지로 거듭나고 있다. ◇굿뜨래 양송이버섯=양송이는 유럽에서 인공재배를 시작한 뒤 1960년 초부터 부여에서 인공 재배되기 시작했다. 전국 생산량의 57%를 점유하는 전국 최대주산지다. ◇굿뜨래 취나물=안정적인 유통구조와 소득창출로 예비 귀농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여의 귀농·귀촌인 유치에도 큰 역할을 하고, 봄나물 대명사인 취나물은 시설재배를 통해 연중 생산 공급된다. 전국 13% 점유율로 2위의 주산지로 인정받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2019년 개장된 충남 예산의 예당호 출렁다리는 개장과 동시에 음악분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에는 예당호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예산황새공원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예산군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예당호 및 덕산온천 권역을 양 축으로 9개 사업에 총 131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등 산업형 관광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은 올해 362억 원을 투입해 전망대, 숙박시설, 체험시설 등을 조성하는 ‘예당호 착한농촌체험세상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94억 원을 투입해 예당호 일원 경관정비와 문화공유촌, 쉼하우스를 조성하는 ‘예당호반 문화마당 조성사업’을 계획 중이다. 예당호휴게소 노후 건물을 철거하고 ‘예당호 쉼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이다. 예당호에 모노레일을 설치해 출렁다리, 음악분수, 느린호수길 등과 더불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군은 아울러 덕산온천의 우수한 온천수를 건강과 미용에 활용함으로써 힐링과 치유사업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덕산온천 휴양마을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수덕사 유물전시관은 올해 12월 준공이 목표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올해는 예당호 권역과 덕산권역 관광개발사업이 더욱 가시화돼 산업형 관광도시의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동양에서 가장 긴 충남 논산의 탑정호 출렁다리가 5월 초 개장한다. 논산시는 개장과 더불어 출렁다리가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부상하도록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황명선 시장은 “탑정호 주변에 3370면의 주차장을 준비했는데 아마도 관광객들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칠 것”이라며 흥행 몰이를 자신했다. 출렁다리가 개장하면 돈암서원과 선샤인랜드 등 기존의 관광지도 크게 붐빌 것으로 보인다.동양 최장 탑정호 출렁다리 5월초 개장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은 최근 경쟁이라도 하듯이 앞다투어 출렁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짧은 시간에 출렁다리와 관련한 기록들이 경신되고 있다. 예산군이 지난해 4월 개장한 예당호 출렁다리(402m)의 국내 및 동양 최장 기록은 내달이면 탑정호 출렁다리에 의해 깨진다. 탑정호 출렁다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우선은 동양 최장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가야곡면에서 부적면에 걸쳐 탑정호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의 길이는 600m(폭 2.2m)로 예당호 출렁다리에 비해 200m가량이 길다. 미디어 파사드(LED 자체 발광 방식)가 구현된 출렁다리는 국내 처음이라는 기록도 새로 생겼다. 논산시 관계자는 “2만여 개의 LED등이 출렁다리(보행현수교)의 세로로 뻗은 행어케이블(현수재)을 중심으로 가로 50cm, 세로 30cm 간격으로 배열돼 거대한 스크린 역할을 하며 각양각색의 장면을 연출하면서 탑정호의 밤을 수놓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재 논산의 정체성을 표현한 ‘놀뫼’(논산의 옛 이름)와 희망을 노래하는 ‘피어남’ 등 제목의 영상물 4편이 시범 상영되고 있다. 이에 따리 개장도 하기 전에 이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출렁다리는 탑정호 및 주변 시설들과 어우러져 복합·체류형 관광지를 형성한다. 시는 출렁다리와 음악분수, 딸기향 농촌테마공원, 수변산책로, 힐링생태사업관 등 5개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완료했다. 이어 탑정호 주변에 산노리자연문화예술촌, 탑정호 순환체계, 물빛정원, 복합 휴양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7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탑정호 웰니스파크를 포함해 전체 사업에 모두 2837억 원이 투입된다. 대규모 민간 투자도 이뤄질 전망이다. 경쟁력 있는 명품 관광단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신호다. 황 시장은 “300여 곳의 관광 관련 시설 및 업체가 탑정호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며 “관광업계가 탑정호 관광개발사업에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관광 활성화는 한편으로 난개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황 시장이 탑정호 개발에서 지속가능성을 가장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자연친화적인 관광 콘셉트로 탑정호 관광지가 지역사회 및 주변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탑정호 출렁다리 노래도 나온다. 논산 출신의 소설가 박범신 씨가 작사하고 작곡가 김형석 씨가 작곡한 출렁다리 관련 노래도 준비 중이다. 주변 근대문화도시, 문학관도 가볼 만 탑정호 주변에는 잘 알려진 관광지들이 많다. 논산시 연산면 고성산 줄기의 돈암서원(遯巖書院)은 성리학의 실천 이론인 예학을 우리 현실에 맞게 보급한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1548∼1631)을 기리는 공간이다. 2019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ㄷ’자 형태로 양성당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 서재가 마주 보는 서원 중앙의 강학 공간은 건축물의 탁월성을 보여주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요 촬영지였던 ‘선샤인랜드’도 핫플레이스다. 1900년대 배경 세트장이 연인들의 발길을 잡는다. 여기에 대한민국 남자라면 잊을 수 없는 논산육군훈련소의 추억을 입혔다. 국내 최고의 증강현실(VR) 체험관과 스크린 사격, 비비탄 사격, 서바이벌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밀리터리 체험관이 있다. 1950년대 서울 일각의 시가지 전투장을 재현한 낭만스튜디오에도 관광객이 줄을 선다. 강경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역사의 흔적을 골목 곳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유명하다. 나중에 한일은행이 된 조선 식산은행 건물을 중심으로 당시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논산시는 일제강점기 당시의 흔적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골목들을 정비해 강경의 화려했던 옛 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다. 논산 출신이거나 논산에서 성장한 작가들의 문학관도 가볼 만하다. 박범신 작가 창작집필관은 탑정호 주변에 있다. 박 작가는 ‘논산일기-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운 내가 온다’, ‘소금’, ‘소소한 풍경’, ‘힐링’, ‘당신’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이 창작집필관에서 써냈다. 국내 최초 밀리언셀러 소설 ‘인간시장’을 지은 김홍신의 문학정신을 조명하는 ‘김홍신문학관’은 내동에 있다. 집필관(394.53m²)과 문학관(1210m²)으로 구성된 김홍신문학관은 작가 집필실과 숙박형 창작 공간,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특별전시실, 문학전망대, 열린 극장 등을 갖췄다. 아카이브에는 작가의 육필원고, 평론, 에세이, 칼럼, 인터뷰, 기사, 사진, 영상 등 약 5000점이 전시돼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충남도가 팬데믹 이후의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관광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도는 기존의 대규모 행사 및 체험 위주의 관광에서 비대면, 안전, 근거리를 지향하는 관광으로 여행의 추세가 전환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는 코로나19 이후 관광 경향에 맞는 상품 개발 및 홍보를 위해 관광 업계로부터 포스트 코로나 관광에 대한 의견 청취를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행업 종사자, 인플루언서(SNS, 블로거) 대상 간담회를 상반기에 개최해 고품격, 안전, 근거리 콘셉트에 최적화된 충남 관광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대형 축제의 성공 개최와 온택트 지역 축제 활성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올해 대형 이벤트는 10월로 예정된 ‘계룡 세계군문화엑스포’가 있다. 당초 9∼10월로 예정됐던 제67회 백제문화제는 내년으로 연기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기존 축제를 대체한 소규모, 온택트(온라인+언택트) 축제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보령머드축제와 강경젓갈축제, 인삼축제 등이 온택트 축제로 치러졌다. 전체적으로 105개 지역 축제 중 81개 가 취소됐다. 충남형 관광 자생능력 강화 사업도 추진된다. 문화관광해설사 처우를 개선하고 해설사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충남형 관광두레마을을 신규로 발굴해 지역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를 꾀하기로 했다. 시군과 연계한 광역 투어버스를 통해 충남 관광의 대표 코스를 개발해 나가기로 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분위기 있는 천안의 브런치 카페, 고즈넉한 아산의 외암민속마을, 성찰의 시간을 주는 서산 간월암 낙조, 떠올리기만 해도 걸음걸이가 느긋해지지 않는가. ‘님의 침묵’의 고향 홍성을 휘돌아 나오면 ‘그곳에 섬이 있었네’ 보령이 얼굴을 내밀다. ‘충남의 알프스’ 청양 칠갑산은 신록예찬(新綠禮讚)이 한창이다.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했던가. 봄철 공주 마곡사는 제 시절을 자랑한다. 선화와 서동의 연꽃 사랑 부여 궁남지는 머물며 걸어야 좋다. 동양 최장의 논산 탑정호 출렁다리는 밤에 보면 한편의 판타지 같다. 인삼의 고장 금산의 강길과 꽃길은 힐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사통팔달의 도시 대전 장태산에는 봄꽃이 만발했다. 한 설문에서 10명 중 6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식도락여행은 가겠단다. 맛까지 갖춘 건강식품인 서해안 갯벌의 수산물과 내륙 산야의 농산물 및 임산물을 권한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축제가 취소된 올해 봄 어디로 갈까. 우린 충청으로 떠난다.지명훈 mhjee@donga.com·이기진 기자}

호두과자는 일제 강점기인 1934년 충남 천안역 부근에서 생겨났다. 심복순 씨의 아이디어와 남편 조귀금 씨의 제빵 기술이 합쳐진 우리 고유의 과자였다. 호두 모양의 빵틀에 밀가루 반죽과 천안 특산물 호두, 앙금을 넣어 빚어냈다. 원조 ‘할머니학화호두과자’는 이렇게 탄생했다. 1960년대 주변에 옛날호두과자, 태극당, 대신제과 등 10여 개의 제과점이 등장해 경쟁하게 됐다. 학화호두과자는 10여 년 전부터는 가맹점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다. 출장길의 아버지가 열차에서 사온 과자는 어린 시절 그야말로 귀한 간식이었다. 천안시는 이제 호두과자를 ‘호두빵’으로 불러 줄 것을 제안했다. 형태나 제작과정이 빵인 데다 산업의 확장성을 위해서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에서는 호두빵 전통에 기반해 제빵기술이 발달했고 그 덕분에 유명해진 빵집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제 천안이 ‘빵의 도시’로서 다시 한번 명성을 구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거봉포도, 배, 멜론, 병천순대 등에 이어 빵을 먹거리 산업의 새로운 콘셉트로 잡기로 했다. 시는 천안만의 특색 있는 빵을 브랜드화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천안만의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기로 했다. 조례 개정으로 천안 맛집 선정에 제과점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각종 행사와 전시회, 체험행사 등에서 빵집 홍보와 마케팅 지원, 환경개선 지원 등을 적극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방송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핫플레이스 제과점을 중심으로 ‘빵 덕후’들의 투어가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행여나 인생에서 혹독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충남 아산의 백의종군로를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훌쩍 떠나보고 싶다면 외암민속마을에 들러보길 바란다. ‘약동’의 도시 충남 아산에는 이처럼 성찰의 오솔길 같은 관광지들이 있다. 고뇌의 이순신 백의종군길 백의종군로는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파직돼 도원수 권율 휘하의 ‘백의종군’ 처분을 받은 충무공이 1597년 4월 1일부터 두 달간 걸었던 서울∼경기∼충청∼전북∼전남∼경남 진주의 530km 구간을 말한다. 이 가운데 이순신이 성장했던 아산시 구간은 염치읍, 음봉면, 둔포면, 인주면을 지나는 49km다. 시는 이 가운데 지난해 ‘효의 길’ 구간을 완성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제1, 3구간(백의종군 오신 길, 가신 길)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효의 길은 현충사에서 인주면 해암리 게바위까지 이어지는 약 15km 구간이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여수에서 배를 타고 오시는 어머님을 만나러 이순신이 본가(현충사)에서 인주 해암리 게바위나루로 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옛길을 따라 만들었다. 이때는 영웅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다. 오랜 만에 집과 선산이 있는 아산에 왔으나 죄인의 몸이었고 그토록 그리던 어머님은 자신을 만나러 오는 배 안에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시는 백의종군길 곳곳에 난중일기의 내용을 담은 이야기 표지석을 날짜별로 설치해 장군의 애타는 심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문득 과거로 떠나는 외암민속마을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한 ‘아산 외암민속마을’은 16세기 중반 예안 이씨 종족마을로 전형적인 반촌(班村·양반마을)이다. 충청도 고유의 전통양식인 반가(班家)를 중심으로 아담한 돌담이 둘러진 초가집과 물레방아가 반긴다. 대종가와 소종가를 비롯해 정려, 신도비, 정자, 선산, 서원, 풍수적 경관이 옹기종기 앉았다. 2000년 1월 6일 지정된 외암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236호)과 참판댁(국가민속문화재 제195호) 및 건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제233호), 아산연엽주(충남도 무형문화재 제11호) 등의 문화재가 있다.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이 1869년(고종 6)에 지은 건재고택은 조상의 지혜를 엿보게 한다. 설화산 계곡의 물을 집 안으로 끌어 들여 물에 비친 풍관을 연출하고 불에 취약한 목조건축의 화재 대비도 했다. 장승제는 외암마을의 대표적인 공동 의례다. 장인에게 의뢰해 만든 남녀 한 쌍의 장승에게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라는 글씨가 새겨진다. 짚풀문화제는 자연과 함께 살아온 우리 조상의 삶과 슬기를 배우게 하기 위해 2000년 시작했다. 국악 공연과 짚풀(짚신, 이엉엮기 등), 추수(벼베기 등), 공방(장승만들기, 연만들기 등) 체험 등 다채로운 전통민속문화체험이 마련된다. 고구마 캐기, 천연염색 하기, 고추장만들기, 손두부 만들기, 강정 만들기 같은 가벼운 체험도 할 수 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백의종군길과 외암민속마을은 아름답고 역사적 의미도 큰 아산의 보물”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여행에 조심스러운 시기는 하지만, 밀폐·밀집 우려가 없는 백의종군길과 외암민속마을을 걸으면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치유의 시간을 주시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세종교육청이 “공문서 등에 쉽고 올바른 한글을 사용하기 위한 ‘올바른 국어와 공공언어 사용 추진 계획’을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를 위해 매월 9일을 ‘한글의 날’로 지정 운영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공공언어 바로 쓰기와 우리말 다듬기 자료를 배포해 행정용어를 한글용어로 바꾸고 직원들의 국어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공언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이 정책의 전달이나 정보 제공을 위해 생산하는 문자나 음성 등의 언어를 말한다. 시 교육청은 직원들이 올바른 한글 사용하기, 이해하기 쉬운 공공언어 사용하기,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 자제하기 운동을 실천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알기 쉽고 올바른 공공언어 쓰기 점검 표’를 만들어 표준어 규정을 준수했는지, 쉬운 용어를 사용했는지 등을 살피기로 했다. 국립국어원의 누리집을 활용해 어문규범, 어법 등을 점검한다. 이달부터 6월까지는 국립국어원의 ‘찾아가는 국어문화학교’를 통해 매월 교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문서 바로 쓰기, 보도자료 작성법 등 연수 과정을 운영한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