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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의를 고리 삼아 “주식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상법 개정안 처리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재계가 “기업 경영 활동을 지나치게 옥죄는 법안”이라고 거세게 반대하는 등 상법 개정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회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며 입법 강행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 의장은 25일 통화에서 “전날 금투세 토론회에서 모인 총의를 바탕으로 상법 개정안을 담은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를 당론으로 채택해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금투세 관련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연막작전을 펴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추진이 정기국회의 핵심 뇌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 “정기국회 내 통과, 단독 처리도 검토” 민주당이 추진하는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의 핵심은 382조 3항에 명시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경영진이 소액 주주의 손해를 무시한 채 최대 주주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표도 21대 국회부터 이사 충실 의무 강화를 주장해 왔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이미 발의된 법안을 종합해 당론 법안으로 만들고 있다”며 “여당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행 처리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당론 법안에는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도 담길 예정이다. 당 소속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이날 “국정감사(다음 달 7일 시작) 전에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소관 상임위 심사와 여야 협상에 본격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오기형 김남근 의원 등이 주도하는 ‘경제개혁 의원모임’도 전날 “정기국회에서 기업지배구조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완수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 처리를 통해 금투세 내전을 수습하고, 여권 분열을 시도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상법 개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대표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한 대표 외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사의 충실 의무에 대한 상법 개정 필요성을 적극 제기해 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권 내에서도 상법 개정에 대한 입장이 각기 다른 상황이라 충분히 압박할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투세 당론이 유예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분위기인 만큼, 상법 개정안을 통해 당내 금투세 시행론자들의 반발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재계 “소송 난무할 것”, 학계 “과도한 규제” 재계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는 것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펀드 등의 소송 증가가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보고 진행하는 공격적 투자에 대해 ‘실익이 없다’면서 소액 투자자들의 소송전이 난무할 수 있다”며 “지금 한국을 먹여 살리는 반도체, 배터리 모두 막대한 손실 위험 부담을 안고 뛰어든 결과인데, 단기 주가에 밀려 이 같은 공격적 투자가 밀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6월 한국경제인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 8곳은 상법 개정 계획에 반대하는 공동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학계에서도 “과도한 규제”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의 법학전문대학원 및 대학교 법학과 상법 전공 교수 13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 99명 중 62.6%가 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5.7%가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올 2월 20일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떠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료 공백 사태는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다.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됐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논의까지 공전을 거듭하며 연내 사태 해결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사직 전공의들은 개원가로 떠나고, 대형병원들은 간호사 채용으로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필수·지방의료 공백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에게 돌아가는 상황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만찬을 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23일 기자회견에서 “밥만 먹고 사진만 찍지 말라. 해결책 마련에 실패할 경우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부가 빠진 ‘여야의 협의체’를 제안한 걸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를 나누게 해야지 협의체를 정쟁 수단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의료계에선 내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마무리되고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졌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마저 지지부진하자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사직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개원가 등으로 떠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레지던트 1만463명 중 3114명(29.8%)은 동네병원 등 다른 의료기관에 새로 취업했다. 대형병원에서도 ‘연내 전공의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신규 간호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피로도가 누적된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면서 필수·지방 의료 공백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필수·지방 의료의 붕괴가 전공의 및 의대생 이탈로 가속화됐고 이제 교수진마저 병원을 떠나면서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전공의 동네병원 등 취업 한달새 3배… 대형병원 “간호사 확대”[전공의 이탈 7개월, 해법없는 갈등]병원 “전공의 빈자리 채워야 진료”… 대기 간호사 발령 내고 신규 모집필수-지방 의료붕괴 갈수록 심각… 환자들 “희망 없다” 커지는 한숨“수술은 의료 공백 이전 대비 30%가량 줄었고 외래진료도 15∼20%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 정도라도 유지하려면 간호사 추가 채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입니다.” 5대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은 이달 20일 내년도 신입 간호사 모집 공고를 냈다. 이 병원은 올 7월 하반기 수련을 받을 전공의 52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20명에 불과했다. 그러자 진료 역량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발령 대기 중이던 간호사 300여 명에게 발령을 내고 내년에도 간호사 신규 채용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이 7개월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까지 공전하면서 의료계에선 ‘연내 사태 해결은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공의와 수련병원 등이 각자 살길을 찾는 상황에서 필수·지방 의료 공백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개원가 등 취업 전공의 한 달 만에 2.7배로올 2월 20일 병원을 떠난 전공의 상당수는 수련병원 복귀 대신 개원가 등에 취업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한 전공의는 지난달 19일 1144명에서 이달 19일 3114명으로 한 달 만에 2.7배가 됐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사직 전공의는 “정부는 자꾸 수련비용 지원 등 돈 문제로 의료 공백을 해결하려 하는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의사로서의 자부심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주변 전공의 상당수가 아예 수련을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공의가 상당 기간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형병원들은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우겠다며 앞다퉈 간호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진료지원(PA) 간호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간호법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병원은 20일부터 내년도 신입 간호사 150명 모집 절차를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도 신규 간호사 채용을 결정하고 규모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채용 결정 후에도 발령이 안 나 ‘웨이팅게일’로 불리던 대기 간호사들도 근무를 속속 시작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선 혼선도 적지 않다. 서울대병원에선 신규 간호사를 PA 간호사로 활용하려다가 노조에서 반대해 일부가 일반 병동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PA 간호사 발령을 받고 부담을 이기지 못해 그만둔 사례도 있다”며 “조속히 시행령으로 세부 업무 범위 등을 결정해야 혼선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간호법은) 전공의 자리를 간호사들에게 다 내주는 법”이라며 간호사들을 향해 ‘건방진 것들’이라고 비난하는 등 의사들의 반발도 여전하다.● “필수·지방 의료 붕괴 가속화”의료 공백 장기화로 필수·지방 의료는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14∼18일) 기간 전국 응급실에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 제한 메시지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올린 사례는 645건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68% 늘었다. 또 같은 의원실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국내 시군구 중 28.8%인 66곳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었다. 필수·지방 의료 붕괴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지금은 환자 스스로 ‘아프지 말자’며 각자도생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정치권도, 정부도 대책을 내놓지 않는 걸 보고 희망도 사라졌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2020년 9∼10월경 40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와 이 전 대표의 연락은 주가조작 사건 고발인인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의 검찰 출석 일정이 알려진 2020년 9월 23일 시작됐다. 당시는 황 전 국장이 4월 7일 고발장을 제출한 이후 5개월여 만에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다. 김 여사와 이 전 대표는 황 전 국장이 검찰 조사에 출석한 9월 25일 9차례 연락하는 등 같은 달 30일까지 일주일 사이 36차례 전화와 문자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두 사람의 연락은 검찰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감사날 전인 10월 5일과 6일에 세 차례,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도이치 사건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다음 날인 10월 20일 한 차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합치면 두 사람의 연락 횟수는 총 40차례에 달한다. 다만 연락 방식은 통화와 문자였는데 통화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통화 시도’까지 포함된 횟수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본보 통화에서 “(김 여사 번호로 전화가 온 것은 맞지만) 실제 통화는 남자 직원과 했기 때문에 김 여사 번호임을 인지하지 못했었다”며 “주식 거래와 관련된 단순 서류 작업 대화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해당 전화번호가 김 여사 번호임을 인지한 시점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이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결혼한 뒤로는 연락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2012년 결혼했다. 한편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최근 불거진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과 관련해 검토해 보겠다”며 수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거론된 ‘공천 개입’ 의혹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 데 윤 대통령 부부가 관여했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송유근 기자 big@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올 2월 20일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떠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료 공백 사태는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이어지고 있다.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됐던 여야의정 협의체까지 공전을 거듭하며 연내 사태 해결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사직 전공의들은 개원가로 떠나고, 대형병원들은 간호사 채용으로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필수·지방의료 공백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에게 돌아가는 상황이다.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책임 공방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만나 만찬을 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23일 기자회견에서 “밥만 먹고 사진만 찍지 말라. 해결책 마련에 실패할 경우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부가 빠진 ‘여야의 협의체’를 제안한 걸 두고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를 나누게 해야지 협의체를 정쟁 수단으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의료계에선 내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무리되고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졌던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마저 지지부진하자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사직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개원가 등으로 떠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레지던트 1만463명 중 3114명(29.8%)은 동네병원 등 다른 의료기관에 새로 취업했다. 대형병원에서도 ‘연내 전공의 복귀’는 어려운 것으로 보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신규 간호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전공의에 이어 피로도가 누적된 교수들까지 병원을 떠나면서 필수·지방 의료 공백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필수·지방 의료의 붕괴가 전공의 및 의대생 이탈로 가속화됐고 이제 교수진마저 병원을 떠나면서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병원 “의료공백 길어져 간호사 늘릴 수밖에”… 환자들만 한숨“수술은 의료 공백 이전 대비 30%가량 줄었고 외래진료도 15~20% 줄어든 상태입니다. 이 정도라도 유지하려면 간호사 추가 채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입니다.”5대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은 이달 20일 내년도 신입 간호사 모집 공고를 냈다. 이 병원은 올 7월 하반기 수련을 받을 전공의 521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20명에 불과했다. 그러자 진료 역량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지난달 발령 대기 중이던 간호사 300여 명에게 발령을 내고 내년에도 간호사 신규 채용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이 7개월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까지 공전하면서 의료계에선 ‘연내 사태 해결은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공의와 수련병원 등이 각자 살길을 찾는 상황에서 필수·지방 의료 공백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개원가 등 취업 전공의 한 달 만에 2.7배로올 2월 20일 병원을 떠난 전공의 상당수는 수련병원 복귀 대신 개원가 등에 취업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한 전공의는 지난달 19일 1144명에서 이달 19일 3114명으로 한 달 만에 2.7배가 됐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사직 전공의는 “정부는 자꾸 수련비용 지원 등 돈 문제로 의료 공백을 해결하려 하는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와 의사로서의 자부심이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주변 전공의 상당수가 아예 수련을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전공의가 상당 기간 돌아올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대형병원들은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우겠다며 앞다퉈 간호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는 진료지원(PA) 간호사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간호법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서울대병원은 20일부터 내년도 신입 간호사 150명 모집 절차를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도 내년도 신규 간호사 채용을 결정하고 규모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채용 결정 후에도 발령이 안 나 ‘웨이팅게일’로 불리던 대기 간호사들도 근무를 속속 시작하고 있다.다만 현장에선 혼선도 적지 않다. 서울대병원에선 신규 간호사를 PA 간호사로 활용하려다가 노조에서 반대해 일부가 일반 병동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PA 간호사 발령을 받고 부담을 이기지 못해 그만둔 사례도 있다”며 “조속히 시행령으로 세부 업무 범위 등을 결정해야 혼선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박용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간호법은) 전공의 자리를 간호사들에게 다 내주는 법”이라며 간호사들을 향해 ‘건방진 것들’이라고 비난하는 등 의사들의 반발도 여전하다.● “필수·지방 의료 붕괴 가속화”의료 공백 장기화로 필수·지방 의료는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실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14~18일) 기간 전국 응급실에서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 제한 메시지를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올린 사례는 645건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에 비해 68% 늘었다. 또 같은 의원실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국내 시군구 중 28.8%인 66곳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었다.필수·지방 의료 붕괴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들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지금은 환자 스스로 ‘아프지 말자’며 각자도생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정치권도, 정부도 대책을 내놓지 않는 걸 보고 희망도 사라졌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의료대란 해결의 키를 쥔 건 정부 여당”이라며 ‘정부 여당 책임론’을 부각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 24일 만찬에서 의료대란을 해결할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핵심 의사 단체 참여를 강조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민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협의체 구성에 협력해야 한다”고 반박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테이블 구성이 가능해진다는 게 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책임자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10월 초까지는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에 집중해야 한다”면서도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도 정부가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해임 건의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국민의힘은 전날(22일) 민주당과 의협 회동에서 논의된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 제안에 대해 “정부를 뺀다고 뭐가 달라지나. 정부 압박용으로 활용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생각이 다른 의와 정이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빠지면 현 상황이 달라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다만 여당 일각에선 “여야의 협의체가 출범하면 정부도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일단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가 혼자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협의체에 들어와서 의견을 내는 게 낫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지도부를 만나 “의협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더 개방적으로 나와야 한다”며 정부 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의협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촉구하는 동시에 정부를 제외한 ‘여야의 협의체’ 출범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의료 공백 문제에 직접 개입을 자제하던 민주당이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대안 야당’으로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 등 의협 지도부와 1시간 50분가량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사태에 대해 제일 자각해야 될 게 여당인데, 지금은 국민이 가장 다급해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의 요청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정부를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서 의협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요구했다”며 “정부가 워낙 강경한 입장인 만큼 정부를 빼고 ‘여야의’만이라도 한번 만나서 대화하자는 제안도 한 상태”라고 했다. 임 회장은 통화에서 “국민 생명이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함께 노력을 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정부를 제외한 여당과 야당, 의료계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논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전제조건이 생기면 이야기 자체가 안 되는 만큼 테이블에서 논의할 수 있는 건 다 열고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정부 여당을 향해 ‘의료공백과 관련한 단일 중재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할 방침이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문제로 대립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의 갈등을 부각하겠다는 계산이다.민주 “당 의료특위, 의협과 소통 계속할것”“野, 한동훈-의협 ‘빈틈’ 노려” 해석與 “정부 뺀 여야의 협의체 반대”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 간의 22일 비공개 간담회는 민주당 측이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일 여야의정 협의체를 띄웠지만 의료계가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불참을 선언했고, 한 대표가 19일 임 회장을 만난 뒤로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민주당이 ‘빈 틈’을 치고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이날 비공개 간담회는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 박주민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의료특위) 위원장, 강청희 의료특위 위원 등 5명이, 의협에선 임 회장과 박용언 부회장, 이재희 법제이사, 임진수 기획이사 등 4명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약 1시간 50분간 진행돼 19일 한 대표와 임 회장 간의 1시간 회동에 비해 시간이 2배 가까이 길었다.조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료 붕괴의 심각성에 대해 의협과 민주당이 인식을 같이했고,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협 측에서 민주당이 본인들의 핵심적인 요구나 주장에 대해 공감해줘서 고맙다는 감사 표시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용언 의협 부회장은 간담회 후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역할과 의료계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공유했다. 국민 건강을 우선해서 대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민주당은 당 차원의 의료특위를 중심으로 향후 입법 과제 등과 관련해 의협과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의료특위 관계자는 “필수의료패키지 등 정부가 의료계 의견을 배제한 채 진행하는 여러 정책에 대한 의협의 우려가 크다. 입법적으로 필요한 사안이 무엇이며,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논의하기 위한 채널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의협은 “현 정부의 의료 정책이 궁극적으로 ‘의료 민영화’를 향하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의협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선 “2025,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백지화한 뒤 2027학년도부터 재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2025학년도 정원은 이미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마감돼 변경이 어렵다. 2026학년도 정원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가 가능하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는 입장이다. 임 회장은 “정부가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방패막이 삼아 (의대 증원) 기정사실화 전략을 쓰고 있다”고 했다.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의협이 정치권과 대화 접점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협의체 참여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며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 출범엔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사진)이 “통일하지 말자. 남북 두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 보수 진영에서 임 전 실장을 겨냥해 “북한의 반(反)통일 2국가 선언에 동조한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자 선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22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돼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할지언정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어 “남북 양쪽에 흩어진 혈육과 인연들을 영영 외국인 간의 관계로 만들자는 설익은 발상을 갑자기 툭 던질 권리는 남북 누구에게도 없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이 19일 9·19 남북군사합의 행사에서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이제 그만 접어두자”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된 헌법 3조 삭제 또는 개정 등을 주장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개인 의견으로 논의할 필요도,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 한 중진 의원도 “(두 개 국가론은) 당론과도 다르고, 헌법 정신 위반이다. 당내에 호의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 강경파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26일 ‘적대적 2국가 시대에 차기 민주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혁신회의 측은 “기본적으로 2국가론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에서 개최하는 토론회”라며 “북한이 적대적 2국가를 선언한 시점에 차기 민주 정부가 평화통일을 실현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여권은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은 22일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탈북민과 이산가족의 희망에 재를 뿌렸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정은의 논리를 그대로 추종하는 행태를 종북(從北)을 넘어 충북(忠北)이라 한들 과장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대한의사협회 지도부를 만나 간담회를 갖고 “의사협회 쪽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더 개방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정부 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의협에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촉구하는 등 향후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해 긴밀한 논의에 나서기로 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과의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사태에 대해 제일 자각해야 될 게 여당인데, 지금은 가장 국민들이 다급해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민주당의 요구로 열린 간담회에서 양측은 ‘의료 민영화’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를 비롯해 여야의정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정부를 뺀 협의체 출범 가능성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박주민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향후 입법 과제 등과 관련해 의사협회와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의료 공백 문제에서 직접 개입을 자제하던 민주당은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의료공백과 관련한 단일 중재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간의 갈등을 부각하고, 대안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것.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 여당이 사태 수습안을 내놓지 못 하고 내부 혼선만 커지는 상황에서 야당이 나서서 적극적인 중재나 타협안을 만들 수 있을지 타진하는 단계”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통일하지 말자. 남북 두 국가를 수용하자”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의미 축소에 나섰다. 보수 진영에서 임 전 실장을 겨냥해 “북한의 반(反)통일 2국가 선언에 동조한 것”이란 비판이 이어지자 선긋기에 나선 모양새다.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22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돼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할지언정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어 “남북 양쪽에 흩어진 혈육과 인연들을 영영 외국인 간의 관계로 만들자는 설익은 발상을 갑자기 툭 던질 권리는 남북 누구에게도 없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이 19일 9·19 남북군사합의 행사에서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이제 그만 접어두자”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된 헌법 3조 삭제 또는 개정 등을 주장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들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친명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 전 실장의 개인 의견으로 논의할 필요도,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친명계 한 중진 의원도 “(두 개 국가론은) 당론과도 다르고, 헌법 정신 위반이다. 당내에 호의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친명계 강경파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26일 ‘적대적 2국가 시대에 차기 민주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혁신회의 측은 “기본적으로 2국가론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에서 개최하는 토론회”라며 “북한이 적대적 2국가를 선언한 시점에 차기 민주 정부가 평화통일을 실현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여권은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은 22일 “통일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탈북민과 이산가족의 희망에 재를 뿌렸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정은의 논리를 그대로 추종하는 행태를 종북(從北)을 넘어 충북(忠北)이라 한들 과장이라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추석 연휴 전 출범이 불발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3일 오전 “정부도 의제를 자신들이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제가 제안하는 거니까 제 말을 들으시면 된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8개 의사단체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협의체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야당은 의협 등 대표성 있는 의사단체의 참여를 협의체 출범 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 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단체들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 의료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질의에 “(전공의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고 답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국무총리가 지금도 전공의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의 폭압적인 의대 증원에 좌절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수련과 학업을 포기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멈춰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의 태도 변화라는 것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등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다. 정부는 지금 무리한 정책으로 일어난 사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대화를 하러 협의체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에 전공의에 대한 수사 중지도 요청했다. 여당은 시한을 두지 않고 의료계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 자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며 “의료계 주요 단체 분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결정을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의사단체 기자회견 직후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여야의정 협의체가 그 통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를 계속 소환 조사하는 문제도 (정부에) 강하게 이야기했다. 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의사단체들의 불참 선언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의료계가 공을 정부에 넘긴 것”이라며 “의료대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등에서 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사단체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협의체에 들어가) ‘들러리’ 설 이유가 있겠느냐”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법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전주’ 손모 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한 것을 두고 야당은 “김건희 특검의 필요성이 입증됐다”며 목소리를 이틀 연속 높였다. 이에 여당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공세”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혐의는 손 씨와는 비할 바 없이 엄중하다. 김건희 특검은 피할 수 없는 필연”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손 씨와 유사한 혐의를 받는 만큼 김 여사에게도 죄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출범한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도 “그간 대통령실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손 씨를 거론하며 ‘손 씨가 무죄이니 김 여사도 무죄’라는 입장이었다”며 “대통령실 논리대로면 손 씨가 유죄니까 김 여사도 유죄”라고 주장했다. 개혁신당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김 여사 특검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저희는 채 상병 특검법은 찬성, 김건희 특검법은 반대 입장이었는데 우리가 찬성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에 “특검으로 갈 사안이 아니다”라며 엄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특검이 불가피해졌다는 야당의 주장은) 늘 하던 말”이라며 “어차피 시스템에 따라 진행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감추기 위해 김건희 여사를 ‘악마화’하고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뭐가 나올 게 없으니 영부인의 결혼 전 도이치모터스 사건까지 끄집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추석 연휴 전 출범이 불발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3일 오전 “정부도 의제를 자신들이 제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제가 제안하는 거니까 제 말을 들으시면 된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했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의사단체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시점에 협의체 참여는 시기상조”라며 당분간 협의체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야당은 의협 등 대표성 있는 의사 단체의 참여를 협의체 출범 조건으로 내건 상황이다.의협과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불통을 멈추고 전향적인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단체들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 의료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는 질의’에 “(전공의에게) 첫 번째 책임이 있다”고 답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국무총리가 지금도 전공의들에게 함부로 말하고 현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태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정부의 폭압적인 의대 증원에 좌절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수련과 학업을 포기하면서 잘못된 정책을 멈춰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정부의 태도 변화라는 것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등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는다. 정부는 지금 무리한 정책으로 일어난 사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데 이런 상태에서는 대화를 하러 협의체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에 대한 수사 중지도 요청했다.여당은 시한을 두지 않고 의료계를 계속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기를) 미리 정해놓고 하는 것 자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출발에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다”며 “의료계 주요 단체 분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여러 고민이 있겠지만 결정을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의사 단체 기자회견 직후 “복잡하게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여야의정 협의체가 그 통로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를 계속 소환조사하는 문제도 (정부에) 강하게 이야기했다. 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더불어민주당은 의사 단체들의 불참 선언에 대해 “이제는 정부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의료계가 공을 정부에 넘긴 것”이라며 “의료대란의 책임은 정부에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등에서 정부가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사단체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협의체에 들어가) ‘들러리’ 설 이유가 있겠느냐”라고 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추석 연휴 전 의료계 일부만 참여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개문발차 할지를 두고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의료계는 단일 대오를 갖추기 어렵고 그것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라며 “참여하는 의료계와 함께 일단 출발하자”며 추석 전 출범을 강조했다. 다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단체 상당수는 협의체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두고 당정이 충돌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전협, 의협 등 핵심 단체가 빠진 협의체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에 전의교협은 단체문자로 “현재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KAMC 관계자도 “이사회 내부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참여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 협의체 참여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핵심 단체가 협의체에 참여해야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오후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의협이 꼭 들어와야 한다는 등 전제 조건을 걸면 출발도 못 하고 흐지부지될 것”이라며 동참을 요청했다. 당정협의회에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과 관련해 한 대표와 한덕수 총리가 충돌했다. 한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의료계가 들어오게끔 의제를 열어놔야 한다”고 했고,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이야기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의료공백 분수령]여야의정 협의체 진통… 당정 격론한동훈 “전공의 사법적 대응 자제를”… 한덕수 “응급실 블랙리스트가 문제”대통령실선 “의제 제한은 없어”… 野 “의협 정도는 들어와야 의미”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이 진통을 겪는 것은 여야의정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부 의사 단체라도 협의체에 합류하면 회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봤지만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조차 불가하다고 밝히면서 당정이 충돌했다.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단체 참여 없이 개문발차엔 반대한다”고 밝히고 여당에서 “민주당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고 비판하며 여야 대결 양상까지 보여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은 협의체 구성 목표 시점을 당초 ‘추석 연휴 전’에서 추석 당일(17일) 전까지로 늦춰 잡았다.● 與 “강경한 정부에 참여 의향 단체들 번복”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의사는 정부의 적이 아니다”라며 “일부 (정부) 관계자의 다소 상처 주는 발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당 대표로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발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도 했다. 이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의료개혁 실무를 이끄는 박 차관은 ‘의사’를 ‘의새’로 발음하는 등 그동안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의사들의 ‘공적’이 돼 있다.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핵심 의사 단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 약속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과 관련해서는 당정협의 비공개 회의에서 한덕수 총리와 한 대표 간 격론이 벌어졌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의제로 ‘열어놓겠다’는 것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가 “재조정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상황이 한가한가”라고 반박하자 한 총리가 “관리 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또 한 대표가 최근 전공의들이 집단사직 문제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전공의 소환 조사 등 사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 유연하게 대처할 순 없느냐”고 말했지만, 한 총리는 “응급실 의사 블랙리스트가 문제”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응급실에 남은 의사 실명을 공개하고 이를 부역이라고 조롱한 사건이다. 이에 한 대표는 “(블랙리스트와는) 다른 사람들 얘기다”라고 재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강경 입장만 내면 의료계가 참여 못 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며 “의사 단체에서 정부 때문에 못 들어가겠다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참여를 고민했던 의사 단체들도 “강경한 정부 입장의 변화 가능성이 없다며 번복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이날 당정협의에는 대통령실은 참여하지 않았다.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단체가 들어와서 의제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주장을 하면 저희의 의견도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 교환이 가능하다”고 했다.당정은 이날 회의를 통해 추석 연휴 동안 8000여 개의 동네 병의원이 문을 열도록 지원해 연휴 기간 의료 공백을 예방하기로 했다. 또 응급의료센터가 필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400명 정도의 의사·간호사 신규 채용도 국가 재정으로 직접 지원한다.● 野 “대표 의사 단체 없는 협의체 의미 없어”민주당은 일부 의사 단체로라도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당과 달리 대전협, 의협 등 의사들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복귀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대전협이 협의체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의협 정도는 참여해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도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의료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대표성 있는 의사 단체가 들어오도록 여당도 노력하라는 일종의 촉구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지켜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정치권이 추석 연휴 전 의료계 일부만 참여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개문발차 할지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의료계는 단일대오를 갖추기 어렵고 그것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라며 “참여하는 의료계와 함께 일단 출발하자”며 추석 전 출범을 강조했다. 다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 단체 상당수는 협의체 참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두고 당정이 충돌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대전협, 의협 등 핵심 단체가 빠진 협의체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공개했다. 이에 전의교협은 성명을 내고 “현재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KAMC 관계자도 “이사회 내부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참여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 협의체 참여는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민주당은 핵심 단체가 협의체에 참여해야 동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명실상부한 의료계 대표의 참여가 없는 식물 협의체 발족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이에 한 대표는 오후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당정협의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의협이 꼭 들어와야 한다는 등 전제 조건을 걸면 출발도 못 하고 흐지부지될 것”이라며 동참을 요청했다.당정협의회에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과 관련해 한 대표와 한덕수 총리가 충돌했다. 한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의료계가 들어오게끔 의제를 열어놔야 한다”고 했고,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이야기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추석 전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이 진통을 겪는 것은 여야의정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부 의사 단체라도 협의체에 합류하면 회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봤지만 공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는 나오지 않았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조차 불가하다고 밝히면서 당정이 충돌했다.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핵심 단체 참여 없이 개문발차엔 반대한다”고 밝히고 여당에서 “민주당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라고 비판하며 여야 대결 양상까지 보여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국민의힘은 협의체 구성 목표 시점을 당초 ‘추석 연휴 전’에서 추석 당일(17일) 전까지로 늦춰 잡았다.● 與 “강경한 정부에 참여 의향 단체들 번복”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한 당정협의 모두 발언에서 “의사는 정부의 적이 아니다”라며 “일부 (정부) 관계자의 다소 상처 주는 발언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당 대표로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발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뿐”이라고도 했다. 이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의료개혁 실무를 이끄는 박 차관은 ‘의사’를 ‘의새’로 발음하는 등 그동안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의사들의 ‘공적’이 돼 있다.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핵심 의사 단체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 약속을 전제 조건으로 내건 것과 관련해서는 당정협의 비공개 회의에서 한덕수 총리와 한 대표 간 격론이 벌어졌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의제로 ‘열어놓겠다’는 것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대표가 “재조정이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뭐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상황이 한가한가”라고 반박하자 한 총리가 “관리 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또 한 대표가 최근 전공의들이 집단사직 문제로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 “전공의 소환 조사 등 사법적 대응을 자제해 달라. 유연하게 대처할 순 없느냐”고 말했지만, 한 총리는 “응급실 의사 블랙리스트가 문제”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블랙리스트 사건은 응급실에 남은 의사 실명을 공개하고 이를 부역이라고 조롱한 사건이다. 이에 한 대표는 “(블랙리스트와는) 다른 사람들 얘기다”라고 재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정부가 강경 입장만 내면 의료계가 참여 못 하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며 “의사 단체에서 정부 때문에 못 들어가겠다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참여를 고민했던 의사 단체들도 “강경한 정부 입장의 변화 가능성이 없다며 번복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말했다.이날 당정협의에는 대통령실은 참여하지 않았다. 장상윤 대통령실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단체가 들어와서 의제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주장을 하면 저희의 의견도 이야기를 하고 서로 의견 교환이 가능하다”고 했다. 당정은 이날 회의를 통해 추석 연휴 동안 8000여 개의 동네 병의원이 문을 열도록 지원해 연휴 기간 의료 공백을 예방하기로 했다. 또 응급의료센터가 필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400명 정도의 의사·간호사 신규 채용도 국가 재정으로 직접 지원한다. ● 野 “대표 의사 단체 없는 협의체 의미 없어”민주당은 일부 의사 단체로라도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당과 달리 대전협, 의협 등 의사들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의 복귀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대전협이 협의체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인 의협 정도는 참여해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도 “의료 공백을 해결하고 의료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대표성 있는 의사 단체가 들어오도록 여당도 노력하라는 일종의 촉구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지켜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료단체가 얼마 이상 참여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기엔 상황이 절박하지 않나. 많은 의료단체가 참여하지 않아도 추석 전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발해야 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1일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단체가 일단 들어와 보고 수긍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 싶으면 탈퇴해도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의사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하면 다른 주요 의사단체들도 움직일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며 추석 연휴 전 의료계 참여를 통한 여야의정 협의체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 핵심 관계자는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사협회 등 핵심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협의체가 출발해야 한다”며 일부 단체만으로 출범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참여할) 의료단체 숫자를 제한할 생각이 없다”라면서 “일단 와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급실 수요가 몰리는 추석 전까지 협의체를 출범시키지 못하면 자신이 제안한 협의체 동력이 약화되고 정부·여당을 향한 의료 공백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오후 국회에선 한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회가 열린다. 한 대표는 이날 ‘정부가 2025학년도 증원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는 질문에 “의제를 제한할 필요 없이 논의하면 되는 문제”라며 “어떤 시기는 절대 안 되고, 어떤 시기 이후로만 논의해서는 어렵게 만들어진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발시키지 못한다”며 재차 강조했다. 당정협의에서 의료계 참여를 위해 정부에 좀 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정협의에 앞서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은 오전에 의사단체들을 만나 요구사항을 취합한 뒤 정부에 이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의료계의 숙원인 응급, 분만 등 고위험 필수의료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형을 면제해 주거나 감경해 주는 ‘입법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주당 최대 88시간인 전공의 근무시간을 축소하고, 필수과목 전공의에 대한 수당을 기존 월 100만 원보다 상향하는 내용도 패키지에 담을 예정이다. 정부 측에서는 협의체에 한 총리가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정부도 물밑에서 의료계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사단체들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요구에는 거듭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단체들이 대화 테이블에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정식 협상 의제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에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2026학년도 정원은 합리적으로 추계하며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보건복지부 장차관 문책이 필요하다고 ‘3대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의료단체가 얼마 이상 참여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하기엔 상황이 절박하지 않나. 많은 의료단체가 참석하지 않아도 추석 전에 여야의정 협의체가 출발해야 한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1일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료단체가 일단 들어와 보고 수긍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어렵다 싶으면 탈퇴해도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의사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기 시작하면 다른 주요 의사단체들도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치며 추석 연휴 전 의료계 참여를 통한 여야의정 협의체 추진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눈을 굴려야 눈덩이가 된다. 눈덩이가 뭉쳐지면 눈사람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참여할) 의료단체 숫자를 제한할 생각이 없다”면서 “일단 와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응급실 수요가 몰리는 추석 전까지 협의체를 출범시키지 못하면 자신이 제안한 협의체 동력이 약화되고 정부 여당을 향한 의료 공백 비판 여론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12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고위당정협의를 주재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이날 ‘정부가 2025학년도 증원 수정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는 질문에 “의제 제한할 필요 없이 논의하면 되는 문제”라며 “어떤 시기는 절대 안 되고, 어떤 시기 이후로만 논의해서는 어렵게 만들어진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발하지 못한다”며 재차 강조했다. 당정협의에서 의료계 참여를 위해 정부에 좀 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정협의에 앞서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은 오전에 의사단체들을 만나 요구사항을 취합한 뒤 정부에 이들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의료계의 숙원인 응급, 분만 등 고위험 필수의료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선 형을 면제해 주거나 감경해 주는 ‘입법 패키지’를 추진키로 했다. 현재 주당 최대 88시간인 전공의 근무시간을 축소하고, 필수과목 전공의에 대한 수당을 기존 월 100만 원보다 상향하는 내용도 패키지에 담을 예정이다. 정부 측에서는 협의체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정부도 물밑에서 의료계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사단체들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요구에는 거듭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단체들이 대화 테이블에서 주장하는 것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정식 협상 의제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여당에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가능성을 열어 두고 △2026학년도 정원은 합리적으로 추계하며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보건복지부 장차관 문책이 필요하다고 ‘3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그동안 대통령실과 정부가 불가 방침을 밝힌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과 관련해 “대화의 전제로서 ‘이건 안 된다’는 없다”고 밝혔다. 의사단체의 요구사항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해 의료계 동참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정원을 재조정할 수 없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면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을 것이니 되든 안 되든 모든 걸 다 논의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증원 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열어두고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의료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40개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전제조건이 없다면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검토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문제도 협의체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여서 무슨 얘기를 못하겠나. 대화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도 2025학년도 정원을 조정할 수 없다는 걸 안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전의교협 대변인은 “그동안 정부가 ‘2025학년도 재조정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의체 참여 여지가 없었지만 의제 제한이 없다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료인들의 헌신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추석 연휴 전후 한시적으로 진찰료, 조제료 등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 전후로 중증응급환자를 책임지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의 3.5배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정부는 의대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을 위해 2030년까지 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는 정부 차원에서 한 단과대를 위해 진행하는 규모로는 가장 크다.한동훈, 의료계에 “모든 문제 논의” 전달… 교수단체 “긍정 여건 조성”[의료공백 분수령]2025학년 증원 재논의 가능 거론韓 “이거 아니면 안된다는 것 없어”… 대통령실 “의료계 독려위해 한말”협의체 성사돼도 의견차 조율 험로“모여서 무슨 논의를 못 하겠나. 상황을 중재하는 입장에서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내세우면 안 된다.”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에 대해 정부·여당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들어오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도 논의가 가능하다’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런 뜻을 의료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도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건드릴 수 없다는 걸 안다”며 “실제 조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조건을 달면 의료계가 참여하지 않으니 일단 참여해서 모든 걸 논의하자며 의료계를 독려하기 위해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협의체에서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거론할 수 있다는 한 대표의 입장에 반대하지는 않은 것이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한 대표의 제안에 대해 “(논의) 테이블에 갈 수 있는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밝혀 의료계의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다만 대통령실·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고, 의사단체들은 2025학년도 증원을 백지화하라는 입장이어서 협의체에 의료계 참여가 성사되더라도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힐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나온다.● 韓, 의료계에 “모든 문제 논의” 전달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불가 방침에 대해 “협의체 출범 전제조건으로 안 된다는 건 없다”고 말했다. 야당과 의료계에서 요구하는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과 관련해서도 “생각을 고집하는 것, 절대 안 된다는 것으로 만남이 이뤄질 순 없다. 대화를 출발하는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여와 야, 정부도 마찬가지다. 열린 자세로 협의체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에 의료계를 자극하는 조치와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11일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할 계획이다.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조정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증원 조정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다만 한 대표의 행보를 의료계를 대화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협의체의 노력으로 본다는 태도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가 자신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보류’ 중재안을 설득할 때도 ‘2025학년도 정원은 건드릴 수 없다는 것 나도 안다’고 이야기했었다”며 “일단 모두가 참여해 되든 안 되든 모든 걸 논의하자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의료계에서는 한 대표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전의교협 김성근 대변인은 통화에서 “대통령실과 정부가 ‘2025학년도 정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여지도 없으니 참여가 불가능했다”며 “한 대표 말처럼 의제에 제한이 없다면 우리도 일단 가서 말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대통령실·정부와 의료계 간 평행선은 그대로다.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2025학년도 증원과 관련해 “9일부터 대학 수시모집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정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관계자는 “현재 사태 해결을 위해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핵심인데 전공의들의 요구는 일관되게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라며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이 대화에 참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尹 “의료계 잘 설득해야”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협의체 구성에 대한 직접 언급은 피하면서도 추석 연휴 전후 한시적 건강보험 수가 대폭 인상을 발표했다. 정혜전 대변인은 “대통령은 ‘의료계를 잘 설득해야 한다’라면서 정부의 의료개혁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질 높은 의료 수요 또한 증가함에 따라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의료진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여야가 9일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동참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함께 의료계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도 “의료계를 최대한 설득해 여야의정 협의체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계가 ‘2025,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참여 전제 조건으로 내건 상황에서 여야정 모두 의료계의 합류가 있어야 협의체 출발이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의대 증원 백지화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2025학년도 증원 재검토에 대해선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2026학년도는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면 증원 ‘0명’부터 논의할 수도 있다”며 협상 여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협의체 구성을 위한 첫 회동을 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일 중요한 것은 의료계 참여”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문제 해결에 추석 전후로 더 집중해야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계에서도 참여를 검토 중”이라며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소환 등 사법적 대응을 신중하게 해달라”고 했다. 의협 전현직 간부가 전공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의협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의 조건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용산 “2026학년 증원 ‘0명’도 논의 가능” 한동훈 “전공의 소환 신중해야”[의료공백 분수령] 與野政, 의료계에 협의체 합류 설득野 “의사단체와 대화-타협이 먼저”추석 연휴전 협의체 첫 회의 추진교수단체 “의제 제한 없으면 참여”여야 원내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위해 9일 처음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의사들의 합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결국 의사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으면 해결책을 도출하기 힘들다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도 “당사자인 의사가 빠진 협의체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여야의정 협의체를 먼저 제안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는 추석 연휴 전에 협의체 첫 회의를 해야 한다며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회 등 의사단체들을 접촉해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의사단체와의 대화와 타협이 먼저”라며 정부 여당을 향해 진정성 있는 설득을 촉구했다. 다만 민주당은 2025학년도 정원 문제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통령실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는 협상의 여지를 열어 두면서도 2025학년도 증원 유예는 불가 방침이 확고해 방법론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여야정 “의료계 협의체 참여가 먼저” 대통령실 관계자는 2026학년도 증원 문제에 대해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면 증원 ‘0명’부터 논의할 수도 있다. 의료계도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했으면 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놨다. 2026학년도 증원 유예를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면 정원 유예 문제도 대화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의료계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 요구엔 “9일부터 이미 대입 수시 접수가 시작돼 대입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어렵고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여야의정 협의체 주체는 여당”이라며 의료계 설득 책임의 공을 여당에 돌렸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2026학년도 증원 규모를 0명으로 전면 유예하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재검토를 하겠다. (의료계 등이) 원점에서 (논의하자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의정 협의체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여당은 의사단체들이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의 대승적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야당까지 포함된 협의체이기 때문에 의료계 입장에서 충분한 발언과 논의가 보장된 구조”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특히 정부를 향해서도 “전공의에 대한 소환 등 사법적 대응을 신중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의사단체들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처분 즉각 소급 취소 및 사법 처리 위협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 대표가 이 같은 목소리를 대신 전달해 준 셈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료계가 호응할 수 있는 메시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압박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당 지도부에 의료계와 직접 접촉해 대화 참여를 설득해 달라고 당부하는 한편으로 본인도 의사단체들과 전화 통화 등으로 소통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여당 의원이 연락해 ‘정부에서 나오는 얘기와 여당 의견은 다르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의사들과의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연한 자세로 대화하고 서로 양보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강공으로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의사들이 하루빨리 병원에 복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치킨게임으로 국민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그러한 일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2025학년도 정원 문제도 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굳이 2025년도 의대 정원 재검토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아 의료계의 대화 테이블 참여를 가로막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 의대교수협의회 “의제 제한 안 달면 참여 가능” 의대 교수 단체인 전의교협 관계자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이 왔지만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에 제한을 둔 상태로는 대화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의교협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논의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면 전의교협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증원 백지화가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의협보다는 다소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여당은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측에 “꼭 의료계가 먼저 단일안을 제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대통령실과 여당이 6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 내놓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의대 정원 문제는 의료계가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제로베이스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이날 오전 “의료 공백 상황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 즉각 환영 입장을 보이며 정부가 2000명으로 발표한 2026년도 의대 정원 조정도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과 한 대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도 “협의체를 신속히 가동하자”고 호응하면서 의료계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 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의료계가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며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전향적으로 대화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여당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문제를 포함해 의료개혁 문제에 대해 얼마든지 열린 마음으로 원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와 당 입장”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는 최근 응급실 대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등 민심 악화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좀 더 유연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참모들에게 열린 자세를 당부했고, 당정이 공감대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만시지탄이지만 즉시 협의체를 가동하자”고 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는 “의료진의 현장 복귀와 의대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2026년 정원 재검토에 국한하지 않고, 정원 규모의 과학적 추계와 증원 방식을 포함한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의사단체들은 이날 여야의정 협의체에 당장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입장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아직까지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대 교수들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협의회 구성 제안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尹 “의대 증원 마무리됐다” 8일만에… 대통령실 “조정 가능” 선회[의정갈등 출구 모색]추석 앞 민심 악화에 한발 물러서… 尹 응급실 방문 다음날 당정 조율대통령실 “尹, 유연한 대화 주문… 2000명 숫자에 구애받지 않을 것”대통령실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6일 밝히며 2000명으로 정한 2026학년도 증원 폭을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됐다”며 증원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지 8일 만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당정이 함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공은 의료계로 넘어간 상황이 됐다. 6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이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정부 대응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등 민심 악화의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센터를 방문한 뒤 국민이 체감하는 현장과 대통령실의 현실 인식 간에 괴리를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악화된 여론을 수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 “2000명 숫자에 구애되지 않겠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 증원의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직후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2000명이란 숫자에 구애되지 않겠다”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 대표가 나와서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면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부의 정원 2000명 고집설이 허구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한 자세로 (의료계와) 대화해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주문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응급센터를 방문한 다음 날인 5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자’는 의사를 여당에 전달하자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그날 오후 장 수석이 한 대표를 면담하고 발표 내용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6일 오전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필수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며 “(협의체 운영 과정에서) 국민들과 의료 현장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협의체 구성 제안이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됐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실에서도 공감하는 사안으로 안다”고 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2026학년도 증원의 적정 규모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자”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 만나 “의료계가 물건(정원 대안)을 안 가져와도 되니 일단 들어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인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한 대표 간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대표 측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하고 대통령실이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 韓 “여야정이라도 먼저”, 민주 “의료계 빠지면 안 돼” 여야는 더불어민주당이 협의체에 대해 “환영한다. 신속히 가동하자”는 입장을 내면서 구성 조율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과 9일경 구체적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당장 의료계 참여가 없으면 여야정 3자가 개문발차로 협의체를 먼저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의료계가) 당장 혹시라도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여야정 먼저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여야에선 전문성 있는 의원들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참여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내부에선 의료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계 없이 여야정만 모여서 뭐가 해결되겠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가 먼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대통령실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6일 밝히며 2000명으로 정한 2026학년도 증원 폭을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됐다”며 증원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지 8일 만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당정이 함께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공은 의료계로 넘어간 상황이 됐다. 6개월 넘게 이어진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대통령실이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정부 대응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등 민심이 악화하는 데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성모병원 응급센터를 방문한 전후 국민이 체감하는 현장과 대통령실의 현실 인식 간에 괴리를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악화된 여론을 수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 “2000명 숫자에 구애되지 않겠다”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 증원의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직후 환영 입장을 내놓았다. 장상윤 대통령실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2000명이란 숫자에 구애되지 않겠다”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 대표가 나와서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면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부의 정원 2000명 고집설이 허구라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한 자세로 (의료계와) 대화해야 한다’고 참모들에게 주문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응급센터를 방문한 다음 날인 5일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자’는 의사를 여당에 전달하자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그날 오후 장 수석비서관이 한 대표를 면담하고 발표 내용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한 대표는 6일 오전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지역·필수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4자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며 “(협의체 운영 과정에서) 국민들과 의료 현장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협의체 구성 제안이 대통령실과 사전 조율됐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실에서도 공감하는 사안으로 안다”고 했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2026학년도 증원의 적정 규모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자”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 만나 “의료계가 물건(정원 대안)을 안 가져와도 되니 일단 들어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인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한 대표 간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대표 측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 “우리가 이야기하고 대통령실이 동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韓 “여야정이라도 먼저” 민주 “의료계 빠지면 안 돼”여야는 더불어민주당이 협의체에 대해 “환영한다. 신속히 가동하자”는 입장을 내면서 구성 조율에 들어갔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과 9일경 구체적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당장 의료계 참여가 없으면 여야정 3자가 개문발차로 협의체를 먼저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도 “(의료계가) 당장 혹시라도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여야정 먼저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여야 정책위와 보건복지부 교육부 참여가 예상된다.민주당은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내부에선 의료 현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료계 없이 여야정만 모여서 뭐가 해결되겠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부가 먼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