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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래퍼 에미넴이 53세의 나이에 할아버지가 됐다. 4일(현지시간) 에미넴의 딸 헤일리 제이드 매더스(30)는 인스타그램에 “태어난 지 3주가 됐다”며 침대에 누워있는 아기 사진을 올렸다. 침대 위의 보드엔 ‘엘리엇 마셜 매클린톡’이라는 아기 이름과 출생일로 짐작되는 ‘03.14.25‘(2025년 3월 14일)’란 글자가 쓰여 있다. 에미넴의 본명은 마셜 브루스 매더스 3세다. 딸 헤일리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의 이름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는 2016년부터 캠퍼스커플로 연을 맺은 남편 에반 맥클린톡과 지난해 5월 결혼한 뒤 9개월 만에 아들을 얻게 됐다. 에미넴은 전처 킴 스콧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헤일리를 애지중지하며 키운 것으로 유명한데, 그 딸이 자라 아기를 낳게 된 것이다. 팬들은 ‘반항아’ 이미지로 유명한 에미넴이 어느덧 할아버지가 됐다는 사실에 ‘격세지감이다’, ‘감동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미넴은 지난해 10월 공개한 신곡 ‘템퍼러리(Temporary)’ 뮤직비디오에서 딸 헤일리의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모습을 담았다. 뮤직비디오 마지막 장면에는 헤일리가 ‘할아버지(Grandpa)’라고 적힌 티셔츠와 태아 초음파를 건넨 뒤 에미넴이 놀라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그가 곧 할아버지가 될 것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에미넴은 흑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힙합 장르에서 전세계적 성공을 거둔 백인 래퍼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마약 중독자 어머니 등 불운한 가정사를 이겨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독특한 랩 스타일과 솔직하고 날카로운 가사로 큰 사랑을 받으며 히트곡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 등을 남겼다. 그가 가난을 이겨내고 래퍼가 되는 과정을 그려낸 자전적 영화 ‘8마일’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지난달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낳았다. 31명의 애꿎은 목숨을 잃었고, 산불 피해 구역은 3일 오전 기준 약 4만8000ha로 서울 전체 면적(6만 ha)의 약 80%에 이른다. 천년 고찰인 의성 고운사의 국가유산 보물인 목조건축물 ‘가운루(駕雲樓)’와 ‘연수전(延壽殿)’도 소실됐다.이런 안타까운 대형 화재는 우리만의 문제도 아니다. 올 1월 발생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을 비롯해 대형 화재가 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2023년 영국의 논픽션상 ‘베일리 기퍼드 상’ 수상작인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대형 화재가 빈번해진 이유는 “화석 연료에 중독된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인간의 야망과 자연 세계의 충돌을 주로 탐구해 온 저자는 2016년 5월 캐나다 석유 산업의 중심지인 앨버타주 포트맥머리에서 발생한 임야 화재에 대한 르포르타주를 중심으로,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과 그로 인한 이상기후가 불러온 대형 화재를 생생하게 파헤친다. 포트맥머리 화재는 보통 밤이 돼 공기가 서늘해지면 잦아드는 평범한 임야 화재와는 달랐다. 처음 발견된 지 하루 만에 불길의 규모가 500배나 커질 만큼 기세가 맹렬했다. 이례적인 고온과 강풍으로 인해 괴물처럼 몸집을 부풀린 불길이 포트맥머리를 삼켰다. 결국 10만여 명이 대피해야 했고, 100억 달러(약 14조560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기까지는 무려 15개월이 걸렸다. 저자는 “이 세상이 불타기에 적합한 기후로 바뀐 것은 화석 연료에 중독된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불의 화학적·물리학적인 특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 그러나 기온이 높아지고,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불의 잠재적 에너지가 훨씬 수월하게 발산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포트맥머리 화재가 일어난 2016년 봄은 10년 단위 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았던 기간이었다. 이 시기 북미 아북극 지역의 기온은 평균 15도 안팎인데, 당시는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었다.석유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생활 양식의 변화 또한 화재 발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책은 “오늘날에는 거의 다 석유 제품으로 이루어진 가구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일이 흔하다”며 “현대인 대다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석유에서 나온 고인화성 물질을 두르고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2005년 미국 보험협회의 실험 결과, 구식 가구보다 현대식 가구가 불에 탈 때 화재의 확산 속도 및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책은 인간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런 화마(火魔)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간이 가진 에너지와 창의력을 연소와 소비가 아닌 재생과 쇄신에 쏟아야 한다”는 호소는 화재 뒤 참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어우러져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불을 능숙하게 다루며 문명을 발전시켜 온 인류는 대형 화재 시대라는 새로운 위기에 봉착했다. 인간이 후대에 ‘불태우는 사람(호모 플라그란스)’으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다시 한 번 삼가 조의를 표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지난달 영남권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낳았다. 31명의 애꿎은 목숨을 잃었고, 산불 피해 구역은 3일 오전 기준 약 4만8000ha로 서울 전체 면적(6만ha)의 약 80%에 이른다. 천년 고찰인 의성 고운사의 국가유산 보물인 목조건축물 ‘가운루(駕雲樓)’와 ‘연수전(延壽殿)’도 소실됐다.이런 안타까운 대형 화재는 우리만의 문제도 아니다. 올 1월 발생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을 비롯해 대형 화재가 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2023년 영국의 논픽션상 ‘베일리 기포드상’ 수상작인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대형 화재가 빈번해진 이유는 “화석 연료에 중독된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인간의 야망과 자연 세계의 충돌을 주로 탐구해온 저자는 2016년 5월 캐나다 석유 산업의 중심지인 앨버타주 포트맥머리에서 발생한 임야 화재에 대한 르포타주를 중심으로, 인간의 무분별한 탐욕과 그로 인한 이상기후가 불러온 대형 화재를 생생하게 파헤친다.포트맥머리 화재는 보통 밤이 돼 공기가 서늘해지면 잦아드는 평범한 임야 화재와는 달랐다. 처음 발견된 지 하루 만에 불길의 규모가 500배나 커질 만큼 기세가 맹렬했다. 이례적인 고온과 강풍으로 인해 괴물처럼 몸집을 부풀린 불길이 포트맥머리를 삼켰다. 결국 10만여 명이 대피해야 했고, 100억 달러(약 14조5600억 원) 상당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화재를 완전히 진압하기까지는 무려 15개월이 걸렸다.저자는 “이 세상이 불타기에 적합한 기후로 바뀐 것은 화석 연료에 중독된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불의 화학적·물리학적인 특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 그러나 기온이 높아지고,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불의 잠재적 에너지가 훨씬 수월하게 발산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포트맥머리 화재가 일어난 2016년 봄은 10년 단위 평균 기온이 역사상 가장 높았던 기간이었다. 이 시기 북미 아북극 지역의 기온은 평균 15도 안팎인데, 당시는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었다.석유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생활 양식의 변화 또한 화재 발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책은 “오늘날에는 거의 다 석유제품으로 이루어진 가구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일이 흔하다”며 “현대인 대다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석유에서 나온 고인화성 물질을 두르고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2005년 미국 보험협회의 실험 결과, 구식 가구보다 현대식 가구가 불에 탈 때 화재의 확산 속도 및 규모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책은 인간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런 화마(火魔)는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간이 가진 에너지와 창의력을 연소와 소비가 아닌 재생과 쇄신에 쏟아야 한다”는 호소는 화재 뒤 참상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어우러져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불을 능숙하게 다루며 문명을 발전시켜온 인류는 대형 화재 시대라는 새로운 위기에 봉착했다. 인간이 후대에 ‘불태우는 사람(호모 플라그란스)’으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다시 한번 삼가 조의를 표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57년 10월 4일은 러시아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날이다. 그리고 약 한 달 뒤인 11월 3일엔 스푸트니크 2호를 발사했다. 그런데 이 우주선 안에는 강아지 ‘라이카’가 있었다. 러시아 연구자들이 우주 공간에서 생물체가 적응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강아지를 태워 보낸 것이다. 지난달 14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하고 있는 국내 창작 뮤지컬 ‘라이카’는 인류 최초의 우주실험견인 라이카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뮤지컬계에서 ‘한이박 트리오’라 불리는 극작가 한정석, 작곡가 이선영, 연출가 박소영의 작품이라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극 중 라이카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 속 행성 B612에 불시착한다. 라이카가 인공위성 발사 7시간 만에 우주선의 고온과 진동 등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실제와는 다르다. B612엔 바오바브나무와 장미, 그리고 더 이상 어리지 않은 ‘왕자’가 있다. 그곳에서 라이카는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관람 전 ‘어린왕자’를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어린왕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다만 왕자는 모종의 이유로 인간을 혐오하게 됐다. 우주를 떠돌면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간직하고 있는 라이카와 다르다. 왕자는 “못된 인간들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며 라이카에게 복수를 제안한다. 이후 둘의 대립과 라이카의 감정 변화가 본격화되며 인간다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던져진다. 인간은 서로 싸우고, 환경을 망가뜨리고, 다른 생물들에게 해가 되는 존재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넘버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기교 없는 직유가 단순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라이카라는 설득력 있는 주인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라이카가 실험견으로 선발된 것은 온순하고 인간을 잘 따랐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당시 기술력으로는 라이카를 지구로 귀환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실험을 감행한다. 인간에게 배신당하면서도 신뢰를 잃지 않던 라이카가 좌절할수록 인간의 잔인함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처음에는 동화적이었던 무대 분위기는 점차 ‘잔혹동화’처럼 변한다. 극 초반 ‘인간처럼’ 걷고, 생각할 수 있다고 기뻐하던 라이카는 ‘인간처럼’ 똑같이 복수하겠다고 절규한다. 라이카의 주인을 닮은 로봇 ‘로케보트’의 코믹함과 서늘함을 오가는 연기도 흡인력 있게 느껴진다. 라이카에게 자존감을 알려주는 ‘장미’는 어린왕자 원작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등장했던 것과는 다르게 변주돼 재미를 준다. 이 밖에도 “바오바브”라는 대사만 외치는 바오바브나무들의 귀여운 연기, 별의 궤도를 상징하는 원형 무대 세트, 아기자기한 안무까지 여러모로 눈이 즐거워진다. 5월 18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57년 10월 4일은 러시아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올린 날이다.그리고 약 한 달 뒤인 11월 3일엔 스푸트니크 2호를 발사했다. 그런데 이 우주선 안에는 강아지 ‘라이카’가 있었다. 러시아 연구자들이 우주 공간에서 생물체가 적응할 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강아지를 태워 보낸 것이다.14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하고 있는 국내 창작 뮤지컬 ‘라이카’는 인류 최초의 우주실험견인 라이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다. 뮤지컬계에서 ‘한이박 트리오’라 불리는 극작가 한정석, 작곡가 이선영, 연출가 박소영의 작품이라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극중 라이카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 속 행성 B612에 불시착한다. 라이카가 인공위성 발사 7시간 만에 우주선의 고온과 진동 등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실제와는 다르다. B612엔 바오밥 나무와 장미, 그리고 더이상 어리지 않은 ‘왕자’가 있다. 그곳에서 라이카는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복잡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관람 전 ‘어린왕자’를 읽고 가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어린왕자에서 모티브를 얻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다만 왕자는 모종의 이유로 인간을 혐오하게 됐다. 우주를 떠돌면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간직하고 있는 라이카와 다르다. 왕자는 “못된 인간들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며 라이카에게 복수를 제안한다. 이후 둘의 대립과 라이카의 감정 변화가 본격화되며 인간다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이 던져진다. 인간은 서로 싸우고, 환경을 망가뜨리고, 다른 생물들에게 해가 되는 존재라고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넘버가 여러 차례 등장한다. 기교 없는 직유가 단순하거나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라이카라는 설득력 있는 주인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라이카가 실험견으로 선발된 것은 온순하고 인간을 잘 따랐기 때문이었다. 인간은 당시 기술력으로는 라이카를 지구로 귀환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실험을 감행한다. 인간에게 배신당하면서도 신뢰를 잃지 않던 라이카가 좌절할수록 인간의 잔인함이 생생하게 드러난다.처음에는 동화적이었던 무대 분위기는 점차 ‘잔혹동화’처럼 변한다. 극 초반 ‘인간처럼’ 걷고, 생각할 수 있다고 기뻐하던 라이카는 ‘인간처럼’ 똑같이 복수하겠다고 절규한다. 라이카의 주인을 닮은 로봇 ‘로케보트’의 코믹함과 서늘함을 오가는 연기도 흡입력 있게 느껴진다. 라이카에게 자존감을 알려주는 ‘장미’는 어린왕자 원작에서 수동적인 존재로 등장했던 것과는 다르게 변주돼 재미를 준다. 이밖에도 “바오밥”이라는 대사만 외치는 바오밥나무들의 귀여운 연기, 별의 궤도를 상징하는 원형 무대 세트, 아기자기한 안무까지 여러모로 눈이 즐거워진다. 5월 18일까지.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음악이 한 사람의 삶을 구할 수 있다고 믿어요.”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윌 하이드(26)의 음악은 독특하다. 서정적인 기타 연주와 감미로운 목소리 탓에 얼핏 들으면 평범한 사랑 노래 같다. 그러나 가사를 곱씹어 보면 슬픔이나 불안, 의심 등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인간 내면의 감정을 건드리는 곡이 많다. 하이드는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호주 출신 아티스트 중 하나다. 2021년 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방찬이 ‘미스핏(Misfit)’을 팬들에게 추천하며 화제가 됐다. 지난해 7월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트립(Have a Nice Trip)’에도 출연해 호평받았다. 하이드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스핏은 세상에 내가 속하지 못한 느낌을 받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며 “이 노래가 한국에서 알려진 덕에 많은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늘리고 있는 그는 올 2월 한국 가수 윤마치, 태국 밴드 YENTED와 함께 작업한 ‘dream. (좋은 분위기)’를 선보였다. 이달 4일에는 한국 프로듀서인 드레스(Dress) 등과 함께 작업한 ‘아이즈 오프 유(eyes off u)’를 발매한다. 새로운 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 연인과 함께 있고 싶은 감정을 그린 노래다. 호주 일렉트로닉 듀오 ‘시드(SYDE)’ 출신인 하이드는 호주 인디 뮤지션의 등용문인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triple j Unearthed)’에 노래를 올리면서 이름을 알렸다. 2020년 미니음반 ‘위드 유 마인드(with u mind)’로 솔로 데뷔한 뒤 1억 회 이상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특히 ‘정신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꾸준히 표현해 왔다. “17, 18세 때 스타디움 공연을 했고, 골드 레코드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순간 전혀 행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텅 빈 느낌이었죠.” 방황하던 그는 고민 끝에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면에 대해 노래하기로 마음먹었다. 감정적으로 불안할 시기 ‘웬 유 니드 미(When You Need Me)’ ‘퍽드 업(Fucked Up)’ 같은 노래를 만들었다. 현재는 ‘리얼리 멘털(Really Mental)’이란 정신 건강 토크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괜찮은 거라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길 바란다”며 “완벽한 이미지가 강조되는 세상에서 ‘나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원래 올 2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그는 “K팝 아티스트들은 디테일을 중요시하고, 전체적인 창의적 비전을 세심하게 만들어 간다. 미국 또는 유럽 아티스트들과는 또 다른 방식이라 작업이 신선하고 즐겁다”며 “일정이 미뤄진 건 아쉽지만 앞으로 한국 팬들을 위한 더 많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음악이 한 사람의 삶을 구할 수 있다고 믿어요.”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윌 하이드(26‧사진)의 음악은 독특하다. 서정적인 기타 연주와 어울리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 탓에 얼핏 들으면 평범한 사랑 노래 같다. 그러나 가사를 곱씹어 보면 슬픔이나 불안, 의심 등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인간 내면의 감정을 건드리는 노래가 많다. 하이드는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호주 출신 아티스트 중 하나다. 2021년 그룹 스트레이 키즈 방찬이 ‘미스핏(Misfit)’을 팬들에게 추천하면서 화제가 됐다.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 응한 하이드는 “세상에 내가 속하지 못한 느낌을 받아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라며 “이 노래가 한국에서 알려진 덕에 많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7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페스티벌 ‘해브 어 나이스 트립(Have a Nice Trip)’에 출연해 한국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 2월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호주 일렉트로닉 듀오 시드(SYDE) 출신인 그는 호주 인디 뮤지션의 등용문인 ‘트리플 제이 언어스드(triple j Unearthed)’에 노래를 올리면서 이름을 알렸다. 2020년 미니음반 ‘위드 유 마인드(with u mind)’로 솔로 데뷔한 뒤 1억 회 이상의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정신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꾸준히 표현해 왔다. “17, 18살 때 (호주에서) 스타디움 공연도 했고, 골드 레코드도 받았어요. 그런데 그 순간 전혀 행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텅 빈 느낌이었죠.”방황하던 그는 고민 끝에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면에 대해 노래하기로 마음 먹었다. 감정적으로 불안할 시기 ‘웬 유 니드 미(When You Need Me)’, ‘퍽드 업(Fucked Up)’ 같은 노래를 만들었다. 현재는 ‘리얼리 멘탈(Really Mental)’이라는 정신 건강 토크 팟캐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때론 인간의 부정적 감정을 주제로 한 노래를 쓰면서 사람들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괜찮은 거라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길 바래요. 완벽한 이미지가 강조되는 세상에서, ‘나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그는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늘리면서 음악 스타일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 2월 한국 가수 윤마치, 태국 밴드 YENTED와 함께 작업한 ‘dream. (좋은 분위기)’엔 한국어, 영어, 태국어가 모두 담겨 있다. 그는 “윤마치는 정말로 재능 있고 훌륭한 아티스트”라며 “곡에 그녀의 목소리가 완벽하게 맞아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달 4일에는 한국 프로듀서인 드레스(Dress) 등과 함께 작업한 ‘아이즈 오프 유(eyes off u)’를 발매한다. 그는 “K팝 아티스트들은 디테일을 중요시하고, 전체적인 창의적 비전을 세심하게 만들어 간다”며 “미국 또는 유럽 아티스트들과는 또 다른 방식이라 작업이 신선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하이드는 올해도 한국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한국 공연을 너무나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미뤄져서 아쉬워요.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공연을 계획 중이에요. 한국 팬분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건 절 항상 행복하게 만들거든요.”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정전의 보수 공사가 다음달 마무리 된다. 창덕궁 옛 선원전에 임시 보관됐던 조선의 왕과 왕비, 대한제국 황제와 황후의 신주가 약 4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국가유산청은 다음달 20일 조선 왕과 왕비, 대한제국 황제와 황후의 신주 49위를 종묘 정전으로 다시 모셔오는 ‘환안제(還安祭)’를 연다고 31일 밝혔다. 종묘는 왕실의 조상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다. 정전은 종묘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로 총 19칸의 방에 왕, 황제, 왕비, 황후의 신주를 보관해왔다. 그러나 2014년 목재 일부가 파손되고 곳곳에서 물이 새는 등의 문제가 확인돼 2020년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신주들도 2021년 6월 ‘이안제(移安祭)’를 통해 창덕궁 옛 선원전으로 옮겨진 바 있다.환안제는 고종 7년인 1870년 이후 155년 만에 행해지게 된다. 국가유산청은 헌종 대 제작된 ‘종묘영녕전증수도감(宗廟永寧殿增修都監)’ 의궤를 바탕으로 의례를 재현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 오전 11시 반 창덕궁 옛 선원전에서 삼년 상을 마친 뒤 왕의 신주를 모신 수레가 떠날 때 지내는 제사를 의미하는 ‘고동가제(告同駕祭)’로 의례가 시작된다. 환안 행렬이 오후 2시에 창덕궁을 출발해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 종각역을 거쳐 종묘까지 이동한다. 국가유산청은 환안 행렬과 함께 종묘까지 이동할 시민 행렬단 200명을 다음달 6일까지 응모를 통해 모집한다. 행렬이 지나가는 동안 광화문 월대 옆 잔디밭에선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줄타기와 말춤 등이 펼쳐진다. 또 종묘 정전에 도착한 뒤에는 신주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고하는 ‘고유제(告由祭)’와 준공 기념식도 개최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1980년대 미국 드라마 ‘가시나무새들’의 주인공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 리처드 체임벌린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체임벌린의 대변인은 그가 전날 밤 하와이 오아후섬의 와이마날로에서 뇌졸중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은 1983년 미국에서 방영된 TV 미니시리즈 ‘가시나무새들’(원제 Thorn Birds)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당시 주인공인 가톨릭 신부 ‘랠프’ 역할을 맡아 ‘미니시리즈의 제왕’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가시나무새들은 호주 소설가 콜린 맥컬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다. 가톨릭 신부와 젊고 아름다운 여성 ‘매기’ 사이의 금단의 사랑을 그렸다. 미국에서만 1억 명의 시청자를 모았고, 1988년 한국에서도 방영됐다.1934년 로스엔젤레스(LA)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 화가를 꿈꿔 포모나 칼리지에서 회화와 미술사를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군에 입대했는데, 한국전쟁 직후 한국에 파병돼 2년 동안 복무하기도 했다. 이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1961년 TV 시리즈 ‘닥터 킬데어’에 출연해 스타가 됐다. 1966년 5년 간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의사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영국에서 연극 ‘햄릿’ 무대에 올라 정극 연기를 펼쳤을 때도 호평을 받았다. 1990년대엔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사운드 오브 뮤직’에도 출연했다.대표작 ‘가시나무새들’과 ‘쇼군’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남우주연상을 두 번 받았다. ‘닥터 킬데어’로는 ‘최고 TV 스타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3년 출간한 회고록 ‘쉐터드 러브’(Shattered Love)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작가이자 프로듀서 마틴 래벳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가 이렇게 놀랍고 사랑스러운 영혼을 알게 된 것은 축복받은 일”이라며 “사랑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나는 나다워서 아름다워.” ‘스스로를 초월해 ‘초인(超人)’이 되겠다던 ‘지드래곤(G-DRAGON·GD)’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노래 ‘파워(Power)’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29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위버멘쉬 인 코리아(bermensch in Korea)’의 첫 공연에서 웅장한 멜로디와 귀에 꽂히는 GD의 빠른 래핑이 콘서트장을 채우자 관객들의 함성도 커졌다. 이 곡은 지난달 발매한 11년 5개월 만의 정규 앨범 ‘위버멘쉬(bermensch·초인을 뜻하는 독일어)’에 담긴 곡이다.● K팝 ‘왕의 귀환’GD의 월드투어는 군 입대 전인 2017년 ‘액트 Ⅲ: 모태(ACT Ⅲ, M.O.T.T.E)’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그는 약 2시간 반 동안 댄스와 힙합, 발라드 등 그동안 솔로로 선보였던 다채로운 음악들을 모두 선보였다. 붉은 장미가 수놓인 재킷에 붉은 왕관을 쓰고 등장한 GD는 ‘파워’에 이어 7곡을 연달아 부르며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중을 이끌었다. 특히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에선 노래를 함께 부른 태양과 대성의 영상을 스크린에 띄워 그룹 빅뱅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더 리더스(The Leaders)’에선 ‘씨엘(CL)’이 깜짝 등장해 조화로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GD는 벅찬 표정으로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음악을) 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리웠어요. 돌아오는 데 조금 돌고 돌아 시간이 오래 걸렸죠. 코가 찡긋하네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빅뱅 3인(태양, 대성, GD)의 재결합 계획도 살짝 내비쳤다. “(빅뱅이) 반백 살 된 것 같지만, 아직도 셋이 뭉치면 스무 살이에요. 아직 어리죠? 섹시한 성인식을 징그럽지만 구상 중입니다.”● 라이브는 전반적으로 불안 이날 공연은 GD의 ‘성장 서사’를 보여주는 무대 구성이 돋보였다. 드론이 하늘에 수놓은 이미지가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 앨범(2009년)에서 위버멘쉬로 전환되며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3세 연습생 시절을 회고하며 작곡한 ‘소년이여’를 부를 땐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데뷔 전 ‘꼬마 룰라’ 활동 당시의 GD가 스크린에서 춤을 췄다. 위버멘쉬의 철자 U를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조형물이 무대 양옆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GD는 이를 “조형물 하나는 하트브레이커의 나를, 또 하나는 위버멘쉬의 나를 상징한다”며 “둘 다 나 같긴 한데 조금씩 다르다. 과거의 저와 현재의 내가 있으니 앞으로의 미래도 진행형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불안한 라이브는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음을 낮춰 부르거나 음원의 맑은 목소리와 다르게 목을 지나치게 긁는 듯한 발성을 내기도 했다. 음정이 맞지 않거나 곡의 후렴구 등 주요 부분을 아예 부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공연은 원래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강풍 탓에 1시간 13분 지연됐다. 주최 측은 사전 공지 뒤 시작 시간을 오후 7시로 미뤘지만 실제론 오후 7시 43분에야 GD가 무대에 등장했다. 꽃샘추위 속에서 기다리며 떠는 관중들이 적지 않았다. GD는 무대 중 “추운데 공연을 늦게 시작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기상 악화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29, 30일 이틀간 한국에서 6만여 명의 관객을 만난 GD는 5월부터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나는 나다워서 아름다워.”‘스스로를 초월해 ‘초인(超人)’이 되겠다던 ‘지드래곤(G-DRAGON·GD)’은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노래 ‘파워(Power)’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29일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위버멘쉬 인 코리아(Übermensch in Korea)’의 첫 공연에서 웅장한 멜로디와 귀에 꽂히는 GD의 빠른 랩핑이 콘서트장을 채우자 관객들의 함성도 커졌다. 이 곡은 지난달 발매한 11년 5개월 만의 정규 앨범 ‘위버멘쉬(Übermensch·초인을 뜻하는 독일어)’에 담긴 곡이다.●K팝 ‘왕의 귀환’GD의 월드투어는 군 입대 전인 2017년 ‘액트 Ⅲ:모태(ACT Ⅲ, M.O.T.T.E)’ 이후 8년 만이다. 이날 그는 약 2시간 반 동안 댄스와 힙합, 발라드 등 그동안 솔로로 선보였던 다채로운 음악들을 모두 선보였다.붉은 장미가 수놓인 자켓과 붉은 왕관을 쓰고 등장한 GD는 ‘파워’에 이어 7곡을 연달아 부르며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중을 이끌었다. 특히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에선 노래를 함께 부른 태양과 대성의 영상을 스크린에 띄워 그룹 빅뱅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고, ‘더 리더스(The Leaders)’에선 ‘씨엘(CL)’이 깜짝 등장해 조화로운 카리스마를 선보였다.GD는 벅찬 표정으로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음악을) 하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어서 정말 많이 고민했고, 그리웠어요. 돌아오는 데 조금 돌고 돌아 시간이 오래 걸렸죠. 코가 찡긋하네요.” 내년이면 20주년을 맞이하는 빅뱅 3인(태양, 대성, GD)의 재결합 계획도 살짝 내비쳤다. “(빅뱅이) 반백살 된 것 같지만, 아직도 셋이 뭉치면 스무살이에요. 아직 어리죠? 섹시한 성인식을 징그럽지만 구상 중입니다.”●라이브는 전반적으로 불안이날 공연은 GD의 ‘성장 서사’를 보여주는 무대 구성이 돋보였다. 드론이 하늘에 수놓은 이미지가 솔로 1집 하트브레이커 앨범(2009년)에서 위버멘쉬로 전환되며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3살 연습생 시절을 회고하며 작곡한 ‘소년이여’를 부를 땐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데뷔 전 ‘꼬마 룰라’ 활동 당시의 GD가 스크린에서 춤을 췄다.위버멘쉬의 철자 U를 상징하는 듯한 거대한 조형물이 무대 양 옆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GD는 이를 “조형물 하나는 하트브레이커의 나를, 또 하나는 위버멘쉬의 나를 상징한다”며 “둘 다 나 같긴 한데 조금씩 다르다. 과거의 저와 현재의 내가 있으니 앞으로의 미래도 진행형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불안한 라이브는 아쉬움을 남겼다. 고음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도 음을 낮춰 부르거나 음원의 맑은 목소리와 다르게 목을 지나치게 긁는 듯한 발성을 내기도 했다. 일부 음정이 맞지 않거나 곡의 후렴구 등 주요 부분을 아예 부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이날 공연은 원래 오후 6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강풍 탓에 1시간 13분 지연됐다. 주최 측은 사전 공지 뒤 시작 시간을 오후 7시로 미뤘지만 실제론 오후 7시 43분에야 GD가 무대에 등장했다. 꽃샘추위 속에서 기다리며 떠는 관중들이 적지 않았다. GD는 무대 중 “추운데 공연을 늦게 시작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은 “기상 악화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29, 30일 이틀간 한국에서 6만여 명의 관객을 만난 GD는 5월부터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마카오,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바키타는 특유의 웃는 듯한 얼굴 때문에 ‘바다의 판다’라고 불린다. 실은 몸길이 1.5m에 불과한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고래다. 현재 세계에 약 10마리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 위기종’이기도 하다. 1990년대만 해도 약 500마리였던 바키타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데는 불법 포획이 큰 영향을 미쳤다. 멕시코 마피아들이 동아시아에서 한약재로 유통되는 ‘토토아바’라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설치한 어망에 바키타도 함께 걸려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희귀동물 멸종 등 인간의 탐욕으로 생긴 각종 생태 문제를 만화로 보여주는 그래픽 노블이다. 환경 및 사회 문제를 다루는 온라인 탐사 매체를 운영하는 프랑스 저널리스트 위고 클레망이 글을 썼다. 그림은 유망한 신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도미니크 메르무 등이 그렸다. 고래 학살을 즐기는 페로 제도, 플라스틱 쓰레기로 꽉 찬 인도네시아 레콕의 하천, 빙하가 녹고 있는 북극 스발바르제도…. 세계 환경 파괴의 현장을 거침없이 누빈 저널리스트의 경험이 다채롭고 섬세한 그림과 잘 어우러진다. 책은 주로 인간의 동물 학대 실태를 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랑스에선 인간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 도살당하는 동물이 하루 약 300만 마리에 이른다. 생존과 관계없이 재미를 위해 하는 사냥도 빈번하다. 사냥꾼들은 “사냥으로 생물 개체수를 조절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항변하지만, 저자는 직접 취재한 활동가와 전문가들의 말을 토대로 이를 반박한다. 사냥으로 살상되는 조류의 대부분은 인간이 사육한 것이다. 멧돼지 역시 일부러 풀어주고 곡물 사료까지 공급하면서 사냥감으로 키운다. 저자는 “우월한 지능을 가진 인간이 다른 동물을 지배해도 된다”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맹점을 날카롭게 꿰뚫어 본다. 동물성 식품 소비, 일회용품 등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합리적인 대안도 제시한다. 귀여운 동물 그림 덕에 무거운 주제가 주는 긴장감은 다소 완화되지만, “생물 다양성이 없다면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는 간절한 호소가 마음에 무겁게 와닿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한국 음악방송 최초로 따라 부를 수 없는 곡.” 15일 방영된 한 지상파 음악방송의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이날 방송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비트박서(Beatboxer)’ 윙(본명 김건호·28)이 출연해 자작곡 ‘도파민(Dopamine)’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기대만큼 무대는 독특했다. 화려한 반주도 무대를 채우는 댄서도 없었지만, 그의 ‘입’은 무대를 꽉 채웠다. 선명한 베이스, 드럼, 날카로운 기계음은 립싱크(녹음을 틀고 입만 맞추는 것)가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멋져서 따라 하다 세계적 뮤지션으로 잘 만든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을 방불케 하는 음악에 반응은 뜨거웠다. “마이크만 있어도 되는 무대” “방송 나와서 못하는 소리가 없네” 등 재치있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유튜브 조회수도 26일 기준 176만 회로 같은 날 출연한 가수 중 가장 높았다. 25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윙은 “조금씩 국내에서도 인기를 실감 중”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무대에서 선보인 현란한 사운드와 달리 평상시 목소리는 무척 맑고 밝았다. “저를 좋아해 주시는 주변 분들이 더 기뻐해 주시니까 좋긴 하더라고요. 요샌 인스타 DM(다이렉트 메시지) 확인하는 게 재밌고 행복해요.” 비트박스는 입의 구강 구조와 호흡기 등의 진동과 마찰을 이용해 만든 음으로 연주하는 기법. 국내에선 2004년 래퍼 후니훈이 한 광고에서 “비트박스에 필요한 건 ‘북치기 박치기’”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유명해졌다. 하지만 힙합과 EDM 등에 밀려 대중적 인기를 끌진 못했다. 윙은 “사촌형이 비트박스를 하는 모습이 멋져 보여 이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실은 그는 이미 세계에서 손꼽히는 비트박서다. 고교 1학년이던 2013년 국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뒤 2018년 아시아 비트박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23년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비트박스 대회 ‘그랜드 비트박스 배틀(Grand Beatbox Battle·GBB)’ 솔로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방송에서 선보인 곡 ‘도파민’도 세계대회 우승을 목표로 만든 곡이다. “2년 전부터 GBB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계속 못 하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야식이나 쇼츠처럼 주변의 ‘쉬운 도파민’을 제거하고, 노력해서 성취하는 ‘어려운 도파민’을 떠올리면서 소리를 만들었어요.”● “비트박스로 그래미 받고 싶어” ‘멋져 보여서’ 시작했다지만, 비트박스를 프로로 이어간 원동력은 뭘까. “지금도 멋있어서요. 제가 걱정을 미리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계속 했어요. 비트박스는 돈도 안 들고, 언제 어디서나 ‘입’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매력적이거든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강한 취미이기도 해요. 음악적으로 감수성도 풍부해집니다. 너무 어렵게 여기지 말고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윙이 활동 중인 5인조 비트펠라(비트박스+아카펠라) 크루 ‘비트펠라하우스’는 2022년 10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현재 구독자 654만 명을 넘어섰다. 한 멤버가 소리를 냈을 때 똑같이 따라 하지 못하면 벌칙을 받는 ‘TRY THIS(트라이 디스)’ 등의 코너가 인기를 얻었다.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로 블랙핑크나 아이브 등의 노래를 부른 ‘K팝 메들리’ 영상도 반응이 뜨거웠다. 윙은 올해 말에 열릴 GBB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지금도 연습 도중 인터뷰에 응했다는 그는 야심찬 장기 목표도 갖고 있다. “베토벤 같은 위대한 음악가가 지금은 없지만 역사엔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역사에 남는 비트박서’가 되고 싶어요. 비트박스로 그래미를 받거나 빌보드 차트에 들어가면 그렇게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 그 생각 하나뿐이었습니다.”(정태춘)“정태춘 씨의 글에 멜로디를 입힐 때마다 ‘이 사람은 참 (남들과) 다른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박은옥)‘한국 포크의 전설’ 정태춘(71)과 박은옥(68) 부부가 다음 달 12번째 정규 앨범 ‘집중호우 사이’를 발표한다. 부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앨범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중요하지 않다”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소망을 전했다. 이번 앨범은 두 가인(歌人)의 데뷔 45주년을 기념하는 문학 프로젝트인 ‘노래여, 벽을 깨라’의 결과물 중 하나다. 정규 앨범으로는 2012년 발매한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 13년 만이다. 수록곡 10곡 가운데 8곡은 정태춘이, 2곡은 박은옥이 불렀다고 한다. 함께 부른 듀엣곡은 없다.앨범 발매 뒤 5월 17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와 울산, 서울 등에서 전국 콘서트 ‘나의 시, 나의 노래’를 개최한다. 책도 나온다. 앨범 수록곡 가사와 미발표 가사 20여 편을 실은 정태춘의 노래 시집 ‘집중호우 사이’와 그가 2010년 초부터 작업해 온 붓글과 산문을 함께 실은 책 ‘노래여, 노래여’도 각각 5, 6월에 출간된다.두 가수는 1978, 1979년 각각 ‘시인의 마을’과 ‘회상’으로 솔로 데뷔했다. 1980년 결혼한 뒤 음악적 동료이자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서정적이면서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한국적 포크를 추구하며 ‘사랑하는 이에게’(1984년) 등 여러 히트곡을 남겼다. 13년 만에 나온 이번 앨범은 원래 예정됐던 건 아니었다. “2019∼2021년 진행한 데뷔 40주년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됐을 때만 해도, 더는 새 노래를 내지 않으려 했어요. 그런데 내 안에서 노래가 나오더군요.”(정태춘) 그의 마음을 바꿔놓은 계기는 2016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의 가사였다. 정태춘은 “노래에 관한 관심을 잃고 붓글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도서관에 손녀를 데리고 갔다가 밥 딜런 가사집을 봤다”며 “이후 관련 평전과 소설을 전부 보면서 음악에 대한 자극을 받게 됐다”고 했다.평생 노래하며 45년째 무대에 서면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행복감’이라고 했다. “젊었을 때 느껴 보지 못했던 행복을 나이 들어서 더 느낍니다. 다시 태어나면 또 음악인이고 싶다고 생각해요.”(박은옥)이번 앨범 신곡엔 세상을 비추는 이야기들을 시적 울림으로 담아내는 두 사람의 음악적 특질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간담회에 해설자로 참석한 오민석 단국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정태춘의 이번 앨범은 한국 대중가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 그 생각 하나였습니다.”(정태춘)“정태춘 씨의 글에 멜로디가 입혀졌을 때 ‘이 사람은 참 (남들과) 다른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박은옥)●13년 만의 정규 12집올해로 함께 활동한 지 45년이 된 ‘한국 포크의 전설’ 정태춘(71)과 박은옥 씨(68) 부부가 다음 달 12번째 정규앨범 ‘집중호우 사이’를 발매한다. 25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을 만났다. 이번 앨범은 2012년 발매한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 13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 수록곡 10곡 중 8곡을 정 씨가, 2곡을 박 씨가 불렀다. 앨범 발매는 두 사람의 데뷔 45주년을 기념하는 문학 프로젝트인 ‘노래여, 벽을 깨라’의 일환이다. 새 앨범과 함께 ‘나의 시, 나의 노래’라는 이름의 전국 순회공연도 펼친다. 5월 17일 부산을 시작으로 24일 대구, 6월 7일 울산, 17~23일 서울 등에서 열리는 상반기 공연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정 씨는 “앨범에 어떤 평가가 내려지든 중요치 않고, 많은 사람에게 노래가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새롭게 나오는 책과 전시도 만나볼 수 있다. 새 앨범 수록곡 가사와 미발표 가사 20여 편을 실은 노래 시집 ‘집중호우 사이’와 2010년 초부터 정태춘이 작업해 온 붓글 작품과 산문을 함께 실은 책 ‘노래여, 노래여’와 각각 5, 6월에 발매된다. 6월 초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노래여, 노래여’라는 제목의 전시도 함께 열린다. ●서정적 ‘한국 포크’의 대명사정 씨와 박 씨는 1978, 1979년 각각 ‘시인의 마을’과 ‘회상’으로 솔로 데뷔했다. 1980년 결혼한 후 음악적 동료이자 삶의 동반자로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서정적이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한국적 포크를 추구하며 ‘시인의 마을(1984)’ ‘사랑하는 이에게(1984)’ 등 주옥같은 노래를 남겼다. 소극장 순회 공연을 통해 노래로 참여하는 실천가의 면모를 보였고, 비합법 음반 ‘아, 대한민국(1990)’ 발표는 1996년 대중가요를 통제하던 사전심의제도 폐지로 이어졌다.정 씨는 “새 노래를 내지 않으려 했는데, 노래가 내 안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2004년 그가 세상에 지쳐 절필한 후 깜짝 발매했던 2012년 11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는 본래 일회성 음반이었다. 아내 박은옥을 위해 노래를 지어주기 위한 작품으로, 원래는 다시 새 노래를 낼 생각이 없었다. 그를 달라지게 한 것은 201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었다. 그는 “노래에 관한 관심을 잃어버렸을 무렵 도서관에 손녀를 데리고 갔다가 밥 딜런 가사집을 봤다”라며 “이후 관련 평전과 소설을 전부 보면서 음악에 대한 영감을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씨도 “나이 들어서도 ‘노래하는 사람’이라 행복하다고 느낀다. 다시 태어나면 또 음악인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황량함에서 희망으로앨범 수록곡들은 창작 공백기에 써뒀던 시와 단문들, 붓글의 텍스트 등을 기반으로 한다. 세상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시적 울림으로 담아내는 두 사람의 음악적 특질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해 질 녘 들판을 날아가는 기러기를 그려낸 ‘기러기’, 산길 끝 작은 간판을 묘사한 ‘도리 강변에서’는 어딘가 황량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참혹한 장마 후 햇살을 맞을 준비를 하는 어린 농게들을 그린 ‘집중호우 사이’, 세상에 눈물이 넘쳐도 저녁 숲으로 돌아오는 동백을 표현한 ‘폭설, 동백의 노래’ 등은 현실을 넘어선 희망을 노래한다. 간담회에 해설자로 참석한 오민석 단국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밥 딜런이 음악인이면서 시인인 것과 마찬가지로 정태춘의 음악 역시 한국 대중가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관련 분쟁을 벌이다가 법원의 판단으로 독자적 활동에 제동이 걸린 걸그룹 뉴진스(사진) 멤버들이 잠정적인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어도어 측은 “일방적인 선언이 안타깝다”며 “멤버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들은 23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콤플렉스콘(ComplexCon)’ 공연이 끝날 무렵에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다”며 “저희는 법원의 결정을 준수해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법원 결정에 따라 독자 활동이 어려워졌으나, 어도어로 돌아가지도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낸 ‘소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어도어는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과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독자적 활동을 막아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멤버들은 이날 홍콩 공연에서 새롭게 내세웠던 팀명 ‘NJZ(엔제이지)’와 뉴진스를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공연장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에는 ‘NJZ’로 표시됐다. 멤버들은 뉴진스의 히트곡 대신 각자의 솔로 무대와 신곡 ‘피트 스톱(Pit Stop)’만 선보였다. 어도어는 현장에 관계자를 파견했으나, 멤버들을 만나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는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빠른 시간 안에 멤버들과 만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뉴진스 멤버 측은 앞서 법원 결정 직후 “가처분은 잠정적 결정”이라며 “이의 제기 절차를 통해 추가 쟁점을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오래된 옛얘기겠지 했는데…, 나도 잊고 지내던 ‘청춘’을 동네 카페에서 마주한 느낌이에요.”가수 김창완(71)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글’로 표현하며 생애를 지내 왔다. 1977년 전설적인 록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한 뒤 48년 동안 싱어송라이터로서 노랫말을 지어 왔다. 30여 년간 라디오 진행의 오프닝 원고도 항상 직접 썼다. 2016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처럼, 김창완 역시 음악과 함께 글로 다진 길에서 우리의 고단한 삶을 위로해온 예술가다.19일 출간한 책 ‘이제야 보이네’(다산북스)는 1995년 그가 썼던 첫 산문집을 다시 다듬고 손봐서 내놓은 결과물이다. 딱 30년 만에 새로 단장한 산문집을 핑계로 21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낮술 한잔’을 청해봤다.● “남루한 노래도 남루하지 않게”이번 산문집은 원래 ‘집에 가는 길’(문예마당)이란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이후 2005년 ‘이제야 보이네’(황소자리)로 개정판을 냈고, 다시 20년 만에 새 글 8편과 그림 20점을 더해 펴냈다. 30년의 세월을 관통한 산문집은 취업을 걱정하던 청춘기부터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담은 장년기까지 일상에서 느낀 삶의 소중함이 오롯이 담겼다.“예전 원고들을 정리하다 보니 지나온 청춘이 선명하게 떠올랐어요. 나도 까맣게 잊고 있던 옛 모습을 다시 알게 돼 반가웠죠, 하하.”가수와 배우 등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는 김창완은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닮고 싶은 어른’ 중 한 명으로 자주 거론된다. 2023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69세 가수의 깊은 내공에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지난해 책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도 “매일 만들어지는 불완전한 동그라미 같은 하루도 아름답다”며 청춘을 위로했다.“그렇게 불린다고 해서 정말 그런 사람이 된 것은 아니에요. 다만 할 수 있는 위로를 하려고 노력하는 거죠.”그는 “위로와 격려에 목말라 있는 청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그들의 결핍이 때론 희망의 씨앗이 되고, 인간의 근본을 파고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개정판에 새로 실린 시 ‘내 노래’를 보면, 반세기를 가수로 살아온 그의 음악에 대한 애틋함이 절절하다. ‘50년 동안 부른 남루한 노래/소매가 나달나달하고 단추가 떨어지고 … 그걸로 애도 키우고/그걸로 봉양도 하던/남의 얘기 같은 내 노래.’김창완은 “내 옛 노래를 부르다 보면 가끔 ‘이미 남루해진 노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며 “그 노래를 남루하지 않게 부르려고 하는 데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불안도 허탈함도 아름다울 수 있어”이번 산문집에선 그간 김창완이 좀처럼 내보이지 않았던 ‘연한 속살’도 드러난다. 30년 가까이 투병하셨던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나 2008년 세상을 떠난 막냇동생(김창익)을 잃은 상실의 아픔도 배어 있다.뭣보다 그의 노랫말처럼, 책은 일상 속의 먹먹한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 냈다. 짜장면 한 그릇을 먹은 뒤 빨리 일어서는 무뚝뚝한 아들에게 어머니는 ‘긴 이별 앞에 있는 사람처럼’ 이것저것 묻는다. 그는 “길고 긴 인생에서 짜장면 한 그릇의 순간. 이 짧은 순간이나마 몇 번이나 될지”라며 그 시간을 회상한다.“90세가 된 어머니를 보면 지금도 예뻐요. 공연도 보러 오실 정도로 건강하시니까 항상 고맙고 장하다고 느낍니다.”하지만 김창완은 오래된 원고 속에서 흘러가 버린 삶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다. 다가올 일상에 더 많은 의미를 둔다. 그는 “책에 있는 것은 내가 지나온 흔적일 뿐”이라며 “책 바깥에 있는 나의 부끄러움, 두려움, 근면과 목마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떠올렸다.“삶의 방향성을 잃었다면 ‘일상 속 아름다움’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며 자신을 가두거나, ‘나는 안 맞아’라며 미리 포기할 필요 없어요. 허탈함 속의 나를 발견하거나 괜한 불안을 느끼는 것도 일상 속 아름다움 아닐까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관련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가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어도어는 이에 대해 “일방적 활동 중단 선언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빠른 시간 안에 아티스트와 만나고자 한다”고 밝혔다.24일 가요계에 따르면 뉴진스는 23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콤플렉스콘(ComplexCon)’에 출연했다. 이날 뉴진스는 자신들이 새롭게 내세웠던 활동명 ‘NJZ(엔제이지)’와 뉴진스를 모두 언급하지 않고 각자의 이름을 소개했다. 뉴진스 이름으로 발표됐던 곡도 부르지 않고, 각자 솔로 무대만 가진 뒤 미공개 신곡 ‘피트 스톱(Pit Stop)’만을 선보였다. 다만 공연장 발광다이오드(LED)에는 팀명 NJZ가 표출됐고, 공연장 인근에서 NJZ 이름으로 나온 굿즈도 판매됐다.무대를 마친 멤버들은 공연이 끝날 무렵에 “사실 오늘 무대가 당분간 마지막 공연이 될 수 있다”며 “저희는 법원의 결정을 준수해 모든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버니즈(뉴진스 팬덤)가 속상할 수 있지만 이것이 우리를 지키는 일이다”며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이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낸 ‘소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당시 “뉴진스의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어도어가 이 사건의 전속 계약상 중요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거나, 그로 인해 상호 간의 신뢰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어도어의 손을 들어줬다.뉴진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본안 소송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도어와 협의 없이 독자적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번 활동 중단 선언은 멤버들이 가처분 인용에도 불구하고 어도어로 돌아가 활동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어도어는 이번 홍콩 공연에 스태프를 현지 파견해 소속사로서 멤버들을 매니지먼트하려 했다. 이미 티켓이 판매됐고, 가처분 인용 후 공연까지 시간이 촉박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어도어 스태프들은 현장에서 뉴진스 멤버들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도어는 뉴진스의 활동 중단 발표에 대해 “법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뉴진스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공연을 강행한 것과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효한 전속계약에 따라 뉴진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빠른 시간 안에 아티스트와 만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기존 소속사인 가요기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새 활동명 NJZ)가 독자적으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멤버 5명이 지난달 상표권까지 출원하며 NJZ로 활동하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1일 어도어가 뉴진스 5명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뉴진스 5명은 어도어 측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NJZ로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도어의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전속계약이 해지됐다는 이유였다. 이에 어도어는 지난해 12월 “전속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한다는 점을 법적으로 확인받고자 한다”며 법원에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올 1월엔 멤버 5명을 상대로 전속계약 소송 1심 판결 선고까지 ‘어도어의 승인·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광고 계약 등을 체결하는 것을 막아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냈다. 어도어는 판결 직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한다”며 “조속히 멤버들과 만나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소속사로서 향후 활동 지원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의 판단으로 멤버들의 NJZ 활동은 제동이 걸리게 됐다. 이들은 23일 NJZ로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고, 같은 날 홍콩에서 열리는 축제인 ‘콤플렉스콘’에서 신곡 무대도 가질 예정이었다. 멤버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나 가처분은 잠정적 결정”이라며 “이의 제기 절차를 통해 추가 쟁점을 다툴 것이며, 홍콩 행사는 예정대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김기윤 기자 pep@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편지에서는 전화보다 엄마 목소리가 더 가깝게 들렸다. 나는 내 방 책상에 앉아, 문간에 서서, 침대에 누워 편지를 읽었다.” 드라마 ‘파친코’ 작가진으로 참여한 경력이 있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겸 번역가의 에세이다. 저자는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하는 아버지로 인해 미국에서 태어난다. 그러나 아버지가 좋은 조건으로 한국 회사의 스카우트를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부모가 저자와 오빠만 남겨둔 채 한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가족의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한 외톨이 소녀에겐 일주일에 한 번씩 엄마가 보내준 편지만이 유일한 위안이 됐다. 책에는 어머니가 저자에게 보낸 편지 10통의 사진과 저자의 가족사를 다룬 글 10편이 번갈아 나온다. 한글을 잘 모르는 딸을 위해 중간중간 괄호를 치고 영어를 적어 넣는 어머니의 섬세함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이모는 엄마가 우리 은지 있는 게 너무 부러운(envy)가 봐.” 반면 편지를 읽는 딸의 심정은 조금 더 복잡하다. 부모의 부재와 방치로 다친 마음과 부모의 돌봄을 갈구하는 이중적인 마음이 뒤섞여 드러난다. 외로운 청소년기에 겪었던 자살 충동과 섭식 장애를 묘사하는 덤덤한 문체가 더 마음을 저릿하게 한다. 어머니의 편지가 유일한 ‘치료제’였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결코 아니었다. 책은 개인적 아픔을 솔직히 보여주지만 개인사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머니와 할머니, 때론 그 윗대까지 확장되는 이야기 속에서 한국의 굴곡진 현대사도 드러난다. 저자의 증조할아버지는 제주4·3사건에 연루돼 돌팔매질로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남편의 바람기로 평생 상처받은 삶을 살던 외할머니 이야기에서도 여성이 부당한 차별에 시달려야 했던 시대가 읽힌다. 2020년 미국에서 먼저 출간돼 워싱턴주 도서상, 퍼시픽 노스웨스트 도서상, AAAS 도서상을 받았다. 이주자의 정체성과 삶을 다룬 ‘디아스포라 문학’과 청소년기 내면의 갈등을 이겨낸 단단한 ‘자기 고백’이란 두 면모를 모두 지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