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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피해 연관성 입증 0건정부가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지원하고 소송을 돕겠다”며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연 지 두 달이 됐다. 그동안 약 2400건의 피해 상담이 접수됐지만 의료공백과 연관성이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환자들은 “정부와 의료계가 인과관계 규명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종호 씨(44)의 아버지는 2월 말 장폐색으로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퇴원 후 이틀 만에 증상이 악화돼 패혈증으로 숨졌다. 이 씨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병원 이탈로 대형병원 진료가 축소되면서 입원 환자들이 대거 퇴원하던 시기에 아버지도 병원을 나와야 했다”며 “의료공백으로 수술이나 진료를 못 받아 숨진 건 아닌지 꼭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달 25일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피해신고서를 냈지만 한 달 가까이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 그는 “센터에 진행 상황을 문의해도 ‘잘 모르겠다’고만 하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가 “의료공백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을 지원하고 민형사상 소송도 돕겠다”며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연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로 인정된 사례가 1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소송을 지원한 경우도 없었는데 환자단체는 “정부와 의사단체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료공백과 환자 피해 사이의 관련성을 밝히는 것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 인정 0건”정부는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기 시작하던 2월 19일 피해신고·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17일까지 피해 상담 2392건이 접수됐고 이 중 신고까지 이뤄진 경우는 678건이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로 인정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응급실 표류’ 사망 5건 역시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의료공백과의 연관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병원 7곳에서 수용이 거부된 후 사망한 대전 80대 심정지 환자(2월 23일)와 병원 6곳에서 수용이 거부된 후 사망한 경남 김해시 60대 심장질환자(3월 31일)에 대해선 의사 집단행동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냈다. 또 △전신주에 깔린 후 병원 3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하고 숨진 충북 충주시 70대 여성(3월 23일) △도랑에 빠진 후 병원 10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하고 숨진 충북 보은군 33개월 여아(3월 30일) △병원 10곳 이상에서 수용을 거부당한 후 울산에서 사망한 부산의 50대 대동맥 박리 환자(4월 1일)에 대해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환자 피해와 의료공백의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망 사건의 경우 전공의 이탈 후 응급실 및 중환자실 가동률이 하락한 것이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순 있지만 직접적으로 ‘전공의가 근무했다면 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의사단체도 보도되는 사망 사고들은 의료공백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지난달 31일 사망한 김해시 60대 환자와 이달 1일 사망한 부산 50대 환자의 경우 대동맥 박리 환자라는 점을 지적하며 “대동맥 박리 수술을 응급으로 진행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고 흉부외과는 전공의에 의존해 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됐다. 전공의 사직 사태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사, 의료공백 피해 인정 꺼려” 반면 환자단체들은 ‘의료공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걸 인정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 및 의사단체가 의료공백과 환자 피해의 관련성을 밝히는 것에 소극적이란 입장이다. 김성주 한국중증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사고가 보도될 때마다 정확한 조사도 하기 전에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의료공백이 없더라도 살리기 어려웠던 환자’라고 주장한다”며 “정부와 의사 모두 여론의 질타가 무서워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모두 소극적인 이상 환자가 피해를 입증해 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다. 법률사무소 해울 신현호 변호사는 “법적으로는 환자 사망이 전공의 이탈로 발생했는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환자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6년 전 심장 수술을 받은 강모 씨(71)는 “갑자기 쓰러지면 제때 치료를 받을 순 있을지, 피해가 생기면 보상은 받을 수 있을지 두렵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일정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 달라는 국립대 총장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며 ‘2000명 증원’ 방침에서 한 발 물러섰지만 의사단체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총장들의 건의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제안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 부총리가 국립대에 비합리적인 요구를 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25일부터 사직서를 낸 교수들이 순차적으로 병원을 이탈할 전망이고, 각 대학의 자율 감축 폭이 이달 말까지 결정되면 더는 바뀌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번 주가 의정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협 “의료붕괴 막을 시간 1주 남았다”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비대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총리가 국립 총장들을 만나 자율 감축안을 먼저 제안했다는 동아일보 기사를 언급하며 “이 부총리가 총장들에게 그런 요구를 한 것 같은데 저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자율 감축안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의협 비대위도 회의 후 입장문을 내고 “(자율 감축안은)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 고심한 결과라고 평가하지만 근본적 해결 방법이 아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보도와 관련해 “이 부총리가 총장들을 만났으며 논의 과정에서 자율 감축안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의협은 ‘증원 원점 재검토’가 유일한 해법이란 입장이다. 의협 비대위는 입장문에서 “25일부터 교수 사직서가 수리되고,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5월부터 사직하겠다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 의대는 5월에 학사 일정을 이어갈 수 없고 대학병원도 5월까지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의료 시스템이) 회복 가능한 기간이 1주일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원점 재검토 결론을 내려달라”고 했다.의대 교수들은 지난 달 25일부터 대학 등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민법에 따르면 사직서 제출 후 1개월 후부터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25일부터 교수들이 병원을 떠날 수 있다. 하지만 교수들이 항의의 의미로 사직서를 각 대학 교수단체에 냈을 뿐 실제로 대학에 전달된 경우는 많지 않고, 설사 전달됐더라도 대부분은 병원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학교에 실제로 접수된 사직서는 100건 안팎”이라며 “이 중에는 이직 등 개인 사유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복지부는 실제 이탈 현황을 지켜보면서 전공의 이탈 때와 마찬가지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릴지 결정할 방침이다.한편 박단 대한전공의협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20일 의협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뒤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과 진료유지명령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또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21일 “내년도 의대 정원을 동결하고 의료계와 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의료 인력 수급을 결정하자”고 정부에 제안했다.● 전임의 일부 돌아오는 분위기도정부는 병원을 떠났던 전임의(펠로)들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복지부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전임의 계약률은 55.6%였다. 2월 말(33.6%)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올랐다. 4월 복무가 끝나는 공중보건의와 군의관 710명 중 139명이 전임의 계약을 한 영향이 컸다고 한다. 또 5대 대형병원 관계자는 “생계유지 압박이 크거나 교수 꿈을 이루는 전임의가 조금씩 복귀하고 있다”고 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공백은 전임의와 함께 군병원 등이 메우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2월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군병원에서 진료받은 민간인은 768명에 달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이 대폭 늘어난 지방 거점 국립대 총장 6명이 증원분의 최대 절반을 줄일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가 받아들일 경우 증원 규모가 ‘2000명’에서 ‘1701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의사단체에선 “교육 여건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정원 배분을 요청했다는 걸 총장들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며 공세를 폈다. 18일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 제주대 총장은 교육부에 건의문을 보내 “교원, 시설, 기자재 등 대학별 인적, 물적 자원 확보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내년도는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안에서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되면 정원이 40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난 제주대의 경우 증원분의 절반인 30명만 늘려도 된다. 이 대학들은 내년도 입학 정원이 총 598명 늘어날 예정이었다. 이 대학들이 50%씩만 선발하면 전체 증원 규모는 총 2000명에서 총 1701명으로 줄어든다. 다른 국립대와 사립대가 모두 동참할 경우 증원 규모가 총 1000명까지 줄 수도 있다. 국립대 총장들은 의대 반발로 학칙 개정 등 교내에서 정원 변경 절차를 진행하기 어렵게 되자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마감 시한은 다가오는데 입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된다”며 “일단 내년도에 50% 이상만 뽑고 남은 정원은 유보한 뒤 의정 합의나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장들은 증원분 감축을 통해 의대 교수 이탈을 막고 의대생들에게도 복귀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총장들은 대통령실과 정부에도 내년도 의대 증원 유예 등을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건의문을 냈다고 한다. 교육부는 난감한 모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 인력 양성 정책에 따라 2000명 증원을 결정했는데, 이를 대학 자율로 줄일 수 있는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봐야 한다”고 했다. 의사단체들은 “정부의 증원 방침이 비현실적이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2000명 증원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원을 50%만 늘린다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19일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사단체가 참여에 부정적이어서 출범부터 ‘반쪽 특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정부가 19일 대통령직속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사단체에선 “증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협의체가 아니다”라며 참여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출범부터 ‘반쪽 특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정부는 1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특위 운영을 논의한 뒤 브리핑을 통해 특위 구성 및 운영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총선 직전부터 중단됐던 중대본 브리핑을 11일 만에 재개하는 것이다. 특위에선 △전공의 제도 개선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의료인 형사처벌 부담 완화 등 정부가 2월에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세부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또 이를 위해 정부 관계자와 대한병원협회, 의사·간호사·약사 등 의료인, 환자·소비자 단체 관계자 등 20명 안팎이 참여할 예정이다.정부는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각계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고 했다.정부가 특위 출범을 서두르는 것은 총선이 끝난 만큼 의정갈등으로 늦어진 의료개혁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국회 공론화 특별위원회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의사단체들은 특위 참여에 부정적이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특위에 참여할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정부 제안에도 일절 답하지 않고 있다. 김성근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은 “특위 참여는 5월에 출범하는 차기 집행부 몫”이라면서도 “특위 구조는 자문위원회 성격이라 결정 권한도 없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일대일로 증원 논의에만 집중하는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도 “의대 증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다른 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건 우선순위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들은 환자 및 소비자 단체 등이 참여할 경우 현재 운영 중인 건강보험정책심의회(건정심)처럼 의사들이 포위되며 정부 뜻대로 의료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한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 비대위 지도부는 이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만나 의정 갈등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증원 계획 원점 재검토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 은행원 박모 씨(34·여)는 결혼 상대와 “아들딸 구분 없이 한 명은 낳자”는 계획을 세웠다. 박 씨는 “경력 단절이 걱정돼 둘째까진 엄두가 안 나지만 출산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며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고 경제적 부담도 크니 선뜻 결심을 못 할 뿐 여력이 되면 한둘은 낳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박 씨처럼 출산 계획이 있다는 청년은 3년 사이에 다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사이에선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는 기대감과 “실제 출산율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자녀 낳겠다” 30대 18.2%→27.6% 여성가족부가 17일 발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자녀 계획이 있다”고 답한 30대 응답자는 27.6%로 직전 2020년 조사(18.2%) 때보다 9.4%포인트 늘었다. 30세 미만에서도 같은 답변이 15.7%로 6.8%포인트 늘었다. 반면 ‘자녀 계획이 없다’는 답변은 30세 미만 19%, 30대 44.4%로 3년 전보다 각각 13.5%포인트, 10.3%포인트 줄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 7월 전국 1만2000가구 12세 이상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30대의 변화에 주목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30대에서 10명 중 1명은 출산 의향이 긍정적으로 바뀐 셈”이라며 “저출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다양한 저출산 대책이 알려지면서 청년층 일부가 출산 의향을 갖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반면 2020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상당수다. 조사 결과 분석을 담당했던 김영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0대의 경우 여전히 70% 이상이 ‘자녀 계획이 없다’거나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답하고 있어 저출산 추세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선 ‘비혼’과 ‘무자녀’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전체적으로 34.0%에서 47.4%로 13.4%포인트 늘었고, ‘결혼 후 비출산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28.3%에서 34.6%로 6.3%포인트 늘었다. 특히 20대의 경우 독신과 비출산에 동의하는 비율이 각각 66.9%와 56.6%에 달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양한 가족 형태,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이라며 “이런 경향이 출산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3가구 중 1가구 ‘나 혼자 산다’ 지난해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33.6%로 3년 전(30.4%)보다 3.2%포인트 늘었다.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15.8%, 2015년 21.3% 등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1인 가구가 겪는 어려움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를 꼽은 답변이 4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 대처하기 어렵다’(37.6%), ‘가사 등을 하기 어렵다’(25.6%)가 뒤를 이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돼 외롭다’는 답변은 23.3%로 3년 전 조사보다 5%포인트 늘어 1인 가구의 정신 건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에 필요한 지원 대책으로는 응답자의 37.9%가 ‘주택 안정 지원’을 꼽았고, ‘돌봄 지원’(13.9%), ‘심리 정서적 지원’(10.3%) 등이 뒤를 이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남 목포시에 사는 최모 씨(65)는 지난해 말 전립샘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올 2월 26일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받기로 했지만 2월 20일 시작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여파로 수술이 취소됐다. “다시 일정을 잡아 연락을 주겠다”던 병원은 4월인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최 씨는 “이러다 암이 전이되는 건 아닌지 두렵다”며 “정치권이 사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이달 20일이면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두 달이 된다. 의료 현장의 환자, 의사, 간호사, 119구급대 등은 ‘번아웃’ 및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그사이 4·10총선도 치러졌다. 현장에선 “이제 정말 정부와 국회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분출하고 있다. 박준범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3명이 그만두면서 요즘 밀려드는 환자들을 혼자 감당하고 있다. 같은 병원 의사들 중엔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 없어 화장실도 최소한으로 가려고 근무 시간에 물을 거의 안 마시는 이들도 있다. 박 교수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 손을 써야 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의료진이 부족해 중증 순서를 가려내야 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방 병원은 더 심각하다. 경남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외래, 입원, 응급실 당직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체력적으로 한계”라며 “24시간 당직 이후 잠을 못 자고 다시 외래 진료를 보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지방거점국립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방은 대형병원 의존도가 더 높은데 고령 환자가 많다. 의료진이 부족해 다 수용을 못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가장 먼저 환자들에게 달려가는 구급대원들도 암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경남의 6년 차 구급대원은 “예전에는 대부분 현장 도착 30분 내 병원 이송을 끝냈다. 전공의 이탈 뒤에는 병원을 찾지 못해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했다. 충청 지역 119구급대 관계자는 “응급 병상을 찾지 못하는 소위 ‘응급실 표류’에 직면하면 구급대원들이 이전보다 훨씬 큰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했다. 충남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응급센터가 환자를 돌려보내는 빈도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재정난도 심화되고 있다. 황수현 창원경상국립대병원장은 “은행 대출로 직원 1700여 명의 급여를 감당하는 실정”이라며 “대출마저 막히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다 4월 한 달간 무급 휴가를 쓰게 된 간호사 김모 씨는 “다음 달까지 무급 휴가를 연장해야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부와 정치권 등이 나서서 의정(醫政)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책에는 합리적인 내용도 있는데 ‘의대 2000명 증원’에 막혀 전체 논의가 멈췄다”며 “정부가 숫자에 매몰되지 말아야 다른 의료 개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증원 백지화’와 ‘의료계 통일안’을 언급하는 건 사실상 대화를 하지 말자는 의미”라며 “그런 조건 없이 빨리 마주 앉아야 한다”고 했다. 왕규창 의학한림원장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의료대란을 막으려면 지금까지처럼 자기주장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서로의 의견을 듣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전남 목포시에 사는 최모 씨(65)는 지난해 말 전립샘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올 2월 26일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받기로 했지만 2월 20일 시작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여파로 수술이 취소됐다. “다시 일정을 잡아 연락을 주겠다”던 병원은 4월인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최 씨는 “이러다 암이 전이되는 건 아닌지 두렵다”며 “정치권이 사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이달 20일이면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지 두 달이 된다. 의료 현장의 환자, 의사, 간호사, 119구급대 등은 ‘번아웃’ 및 그로기 상태에 몰렸다. 그사이 4·10총선도 치러졌다. 현장에선 “이제 정말 정부와 국회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때”라는 지적이 분출하고 있다. 박준범 순천향대 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같은 조로 근무하던 전공의 3명이 그만두면서 요즘 밀려드는 환자들을 혼자 감당하고 있다. 같은 병원 의사들은 도저히 자리를 비울 수 없어 화장실도 최소한으로 가려고 근무 시간에 물을 거의 안 마시는 이들도 있다. 박 교수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장 손을 써야 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의료진이 부족해 중증 순서를 가려내야 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지방 병원은 더 심각하다. 경남의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외래, 입원, 응급실 당직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체력적으로 한계”라며 “24시간 당직 이후 잠을 못 자고 다시 외래 진료를 보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지방거점국립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방은 대형병원 의존도가 더 높은데 고령 환자가 많다. 의료진이 부족해 다 수용을 못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가장 먼저 환자들에게 달려가는 구급대원들도 암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경남의 6년 차 구급대원은 “예전에는 대부분 현장 도착 30분 내 병원 이송을 끝냈다. 전공의 이탈 뒤에는 병원을 찾지 못해 길 위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했다. 충청 지역 119구급대 관계자는 “응급병상을 찾지 못하는 소위 ‘응급실 표류’에 직면하면 구급대원들이 이전보다 훨씬 큰 심리적 압박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했다. 충남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응급센터가 환자를 돌려보내는 빈도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 재정난도 심화되고 있다. 황수현 창원경상국립대병원장은 “은행 대출로 직원 1700여 명의 급여를 감당하는 실정”이라며 “대출마저 막히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다 4월 한 달간 무급 휴가를 쓰게 된 간호사 김모 씨는 “다음 달까지 무급 휴가를 연장해야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정부와 정치권 등이 나서서 의정(醫政) 타협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책에는 합리적인 내용도 있는데 ‘의대 2000명 증원’에 막혀 전체 논의가 멈췄다”며 “정부가 숫자에 매몰되지 말아야 하려는 다른 의료 개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증원 백지화’와 ‘의료계 통일안’을 언급하는 건 사실상 대화를 하지 말자는 의미”라며 “그런 조건 없이 빨리 마주 앉아야 한다”고 했다. 왕규창 의학한림원장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의료대란을 막으려면 지금까지처럼 자기 주장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서로의 의견을 듣는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창원=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정치권과 의료계에선 여당의 4·10총선 참패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의사들은 “정부가 무리하게 2000명 증원을 밀어붙여 선거 패배를 자초했다”며 원점 재검토를 더 강하게 요구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의대 증원 1년 유예 및 책임자 경질’을 요구하는 등 여당에서도 정부가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리한 의대 증원으로 총선 패배” 의대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11일 “총선 결과는 정부의 독단과 독선 및 불통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정부가 총선 전 선전포고하듯 의대 증원 2000명을 발표하고 의료계의 우려에도 지금까지 이 숫자를 고집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상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도 “총선 결과는 절차를 무시하고 비민주적으로 의료정책을 밀어붙인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의사단체 내부에선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 증원을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착잡한 분위기도 있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새벽 “마음이 참 복잡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반면 “의사단체가 통일된 안을 가져오기 전까지 그대로 진행하겠다”던 정부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전날(10일) 오후 9시경 11일 오전 11시로 예정했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갑자기 취소했다. “특별한 안건이 없다”는 이유였지만 복지부 안팎에선 “출구조사가 여당 참패로 나오자 총선 후 후폭풍을 지켜보며 입장을 다시 정리하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복지부는 12일 브리핑도 안 하기로 했다.● 안철수 “1년 유예하고 책임자 경질해야” 정치권과 의료계에선 의료 공백 장기화가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계속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 방침을 정한 뒤 국민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책임자들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정부·의사·환우회·국제기구가 모인 의료개혁 협의체에 전권을 맡겨 결론을 내게 하자”고 제안했다. 의사들 사이에선 조만간 정부가 유연한 태도로 대화를 제안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대 증원을) 밀어붙인 사람들이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만간 의사단체와 대화의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계속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가 당장 이뤄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협은 ‘강경파’와 ‘온건파’가 내부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느라 통일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또 대통령실과 내각 정책 라인이 교체될 경우 정부 내부에서도 정비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라도 국회가 중재 나서야” 하지만 ‘2000명 증원’ 방침을 바꾼다면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대학별로 다음 달까지 수시 모집 요강을 발표해야 하는데 그 이후 정원을 조정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의 극심한 혼란과 줄소송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이달 8일 브리핑에서 “(대학별) 신입생 모집요강이 정해지기 전까지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동안 선거가 목전이란 이유로 개입하지 않았던 국회가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제 국회가 나서서 사태를 중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긴급 국회를 소집해 장기화하는 의사 진료 거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초당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민주당이 압승한 만큼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의료 공백 해법을 주목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각계가 참여한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했고 “(증원 규모는) 400∼500명이 적당하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정치권과 의료계에선 여당의 4·10총선 참패로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의사들은 “정부가 무리하게 2000명 증원을 밀어붙여 선거 패배를 자초했다”며 원점 재검토를 더 강하게 요구하는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의대 증원 1년 유예 및 책임자 경질’을 요구하는 등 여당에서도 정부가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리한 의대 증원으로 총선 패배”의대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는 11일 “총선 결과는 정부의 독단과 독선 및 불통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정부가 총선 전 선전포고하듯 의대 증원 2000명을 발표하고 의료계의 우려에도 지금까지 이 숫자를 고집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상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도 “총선 결과는 절차를 무시하고 비민주적으로 의료정책을 밀어붙인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심판”이라고 주장했다.다만 의사단체 내부에선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 증원을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착잡한 분위기도 있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새벽 “마음이 참 복잡하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반면 “의사단체가 통일된 안을 가져오기 전까지 그대로 진행하겠다”던 정부는 한 풀 꺾인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전날(10일) 오후 9시경 11일 오전 11시로 예정했던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갑자기 취소했다. “특별한 안건이 없다”는 이유였지만 복지부 안팎에선 “출구조사가 여당 참패로 나오자 총선 후 후폭풍을 지켜보며 입장을 다시 정리하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복지부는 12일 브리핑도 안 하기로 했다.● 안철수 “1년 유예하고 책임자 경질해야”정치권과 의료계에선 의료 공백 장기화가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계속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 방침을 정한 뒤 국민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며 “의대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책임자들의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정부·의사·환우회·국제기구가 모인 의료개혁 협의체에 전권을 맡겨 결론을 내게 하자"고 제안했다.의사들 사이에선 조만간 정부가 유연한 태도로 대화를 제안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대 증원을) 밀어붙인 사람들이 물러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만간 의사단체와 대화의 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계속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계속 버티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다만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가 당장 이뤄지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협은 ‘강경파’와 ‘온건파’가 내부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느라 통일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또 대통령실과 내각 정책 라인이 교체될 경우 정부 내부적으로도 정비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라도 국회가 중재 나서야”하지만 ‘2000명 증원’ 방침을 바꾸려 한다면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대학별로 다음달까지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해야 하는데 그 이후 정원을 조정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의 극심한 혼란과 줄소송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이달 8일 브리핑에서 “(대학별) 신입생 모집요강이 정해지기 전까지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그 동안 선거가 목전이란 이유로 개입하지 않았던 국회가 정부 및 의사단체 간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이제 국회가 나서서 사태를 중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긴급 국회를 소집해 장기화하는 의사 진료 거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초당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의료계에선 민주당이 압승한 만큼 이재명 대표가 언급한 의료공백 해법을 주목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각계가 참여한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했고 “(적정 증원 규모는) 400~500명이 적당하다”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총선 때까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절대 안 돌아올 겁니다.” 지난달 말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총선 전 정부와 의료계의 대타협 가능성을 이렇게 일축했다. 총선을 지렛대 삼아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게 목표인 전공의들과의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당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공의 면허 정지 처분을 유연하게 처리해 줄 것을 대통령실에 요청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첨예한 의정(醫政) 갈등에 잠시나마 해빙 무드가 감도는 시기였다. 그러나 정부 내에선 이 같은 ‘회의론’이 우세했다. 안타깝게도 이 전망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4일 극적으로 성사된 윤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의 만남도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사실상 ‘빈손 회동’이었다. “버티면 이긴다.” 올 2월 6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정부와 의료계 강경파들은 늘 ‘승리’를 장담해 왔다. 양측의 총선 후 전망이 엇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안에선 종종 “총선만 지나면”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론 눈치를 봐야 할 정치 이벤트가 사라지면 의대 증원을 속전속결로 추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불법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국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도 정부의 정면 돌파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의료계 강경파의 판단은 다르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불리한 건 정부”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공의들은 면허 정지나 수련 지연도 감수할 수 있다고 하고, 대한의사협회는 차기 회장 선출 후 점차 강경파가 득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00∼1000명 증원’ 등 중재안이나, 정부와 대화를 강조하는 온건파들의 목소리가 설 자리가 없는 이유다. ‘2000명 증원’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못한다는 정부와 정원 유지 또는 감축까지 외치는 의료계 강경파의 공통점은 이번 사태를 ‘전부 또는 전무(All or Nothing)’의 ‘치킨게임’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결국 피해는 국민의 몫이다. 정부가 이겨도 이미 마음이 떠난 필수의료 전공의들이 그대로 복귀할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환자를 뒤로하고 장기간 집단행동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젊은 의사들에게 이전과 같은 신뢰를 보내기도 어려울 것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은 “수술이 더 지연될까 봐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한다. 국민과 환자들 눈엔 ‘답답한 정부, 무책임한 의사’만 보일 뿐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뒤 전공의 내부에서는 대표 탄핵에 동의해 달라는 성명서가 나왔다. 전공의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수련병원 대표들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며 대표의 ‘독단적 행동’을 경고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공의들 사이에선 온라인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비대위원장) 탄핵 성명서’라는 문건이 공유되고 있다. 본인을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로 소개한 작성자는 “박 위원장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강행했다”며 “전공의 다수가 찬성한다면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면담 후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짧은 문구를 발표한 이후 (면담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종 결정을 전체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무엇에 대한 투표를 할 것인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고 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도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임 차기 회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부 내부의 적은 외부에 있는 거대한 적보다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는 내용의 영문 글을 게시했다. ‘내부의 적’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의협과 상의하지 않고 대통령과 면담한 박 위원장을 에둘러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부는 의료계와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이라며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독단 행동에 분노” “대표에 힘실어야”… 둘로 쪼개진 전공의 박단, 비대위에만 면담 내용 공유“논의 없이 대통령 면담” 탄핵 주장“의견취합땐 협상전략 노출” 반론도정부 “대화 추진 비판 말아야” “1만여 명의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사전에 의사 반영이 되지 않고 비대위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불안에 휩싸였다.” 전공의 대표 탄핵을 주장한 한 전공의는 4일 성명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총회나 투표 등의 방식으로 사전에 합의하지 않아 “의사 커뮤니티에 수많은 비판글이 올라왔다”고 했다. 그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일대일 면담에 응해 많은 이들에게 과거의 트라우마를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2020년 집단휴업(파업) 때 최대집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전공의와 의대생을 배제한 채 ‘9·4 의정합의’를 도출해 반발을 샀던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대통령 면담 후 비대위원만 내용 공유 박 위원장은 4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대전협 비대위원들과 온라인 회의를 열어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대화 지속 여부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대위원 이외에는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선 “의견을 취합하는 절차도 없이 대통령을 만나러 갔다. 대화 후에도 왜 아무런 설명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위원장이 전체 의견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수도권 대학병원 전공의 김모 씨는 “대통령 만남에 기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전공의들의 의견을 대표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대표는 “박 위원장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차단당했다”며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공통점은 불통”이라고 주장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내부에선 대통령 면담을 둘러싸고 분열 조짐마저 나왔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박 위원장이 의협과 상의 없이 윤 대통령을 만났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반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전공의에게 만남을 요청했는데, 의협이 감 놔라 배 놔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권 위임받은 비대위… 힘 실어줘야” 주장도 성명서 주장처럼 박 위원장 탄핵이 실제 비대위에서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대전협 총회를 통해 비대위에 전권을 위임했다”며 “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 면담과 관련해서 의사결정 과정에 아쉬움이 있지만 전공의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취지다. 일부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 의견을 취합했다면 오히려 협상 전략이 외부로 새어 나가며 잡음만 커졌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정부도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비난 여론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대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다만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에 대해선 “(의료계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별한 변경 사유가 있기 전까지 기존 방침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했다. 한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5일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으로 교육의 자주성 등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총선일(10일) 이전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6건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이 중 3건은 법원에서 각하됐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대표와 면담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추진에 반발해 2월 19일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를 시작으로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지 45일 만이다. 의정(醫政) 갈등 장기화 국면에서 4·10총선 사전투표 하루 전 의정 대화 물꼬가 트였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의대 정원 확대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입장차는 여전해 다각적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140분가량 면담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이 지적하는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하고 전공의 처우, 근무여건 개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 아래로 재조정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공의 요구대로 정원 확대 백지화를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면담엔 성태윤 정책실장과 김수경 대변인이 배석했다. 정부가 2월 6일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확대를 밝힌 뒤 윤 대통령이 의사단체 대표를 만난 건 처음이다. 면담은 의정 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였지만 의정 갈등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대 증원 규모는 얘기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박 위원장 얘기를 주로 듣는 자리였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면담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썼다. 면담에 앞서 대전협 비대위는 “행정부 최고 수장을 만나 전공의 의견을 직접 전달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만남”이라며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고도 했다. 대전협은 2월 20일 전공의 복귀 조건으로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 △업무 개시 명령 폐지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등 7가지를 요구한 바 있다. 4·10총선 사전투표 하루 전날 면담이 성사된 데 대해 여권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가 마주 앉은 자체만으로 여권은 부담을 덜어내는 셈”이라고 했다.전공의와 비공개 140분… “문제점 경청, 증원 규모 얘긴 안나눠” [의료공백 혼란]박단 “대통령에 의견전달 의의”… 내부반발 의식 “투표로 최종 결정”전공의 내부 강경파들 거센 반발… “朴 대표성 없어” 재신임 거론도 “윤석열 대통령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사진)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습니다.”(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 윤 대통령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45일 만에 전공의 대표인 박 위원장을 만나며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찾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면담 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부정적 반응을 내놔 대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공개로 140분 동안 진행 이날 면담은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과 김 대변인만 배석한 가운데 오후 2시부터 4시 20분까지 140분 동안 진행됐다. 면담 자리에선 박 위원장이 주로 얘기하고 윤 대통령은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필수의료의 낮은 수가 등 의료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와 전공의 처우 개선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2월 20일 대전협이 발표한 성명에서 요구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의사 수급 추계기구 설치 △업무개시명령 폐지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등 ‘7대 요구’에 대해서도 시간을 들여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쟁점인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선 서로의 입장이 평행선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후 대통령실에선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만 발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입장 존중’이 전공의 요구대로 ‘정원 확대 백지화’를 뜻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한 인터넷 매체는 대통령실이 박 위원장에게 의대 증원 규모를 600명으로 조율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으나 대통령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같은 내용을 올렸다. 내부 강경파의 반발을 무릅쓰고 윤 대통령을 만났지만 기대한 만큼 성과가 없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파 전공의 “밀실 협의’ 반발 박 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을 만나기 전 전공의들에게 “한 번쯤 전공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7대 요구)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 (병원 복귀 등)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해를 구했다. 대전협 비대위도 “(그동안) 외부 노출을 꺼리고 무대응을 유지한 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자를 움직이기 위함이었다”며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원래 하던 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공의 내부 강경파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인턴 비대위 대표는 “다수의 의견은 의대 증원 백지화 등에 대해 정부가 신뢰할 만한 조치를 보이지 않으면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박 위원장과 비대위원 11인의 독단적 밀실 결정이다. 대전협 비대위는 대표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부적으로는 탄핵 가능성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공의는 “조만간 박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을 묻자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첫 면담의 후폭풍이 거센 만큼 향후 대화가 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 사직 전공의는 “정부와 전공의들의 증원 규모 인식 차가 커서 합의안을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2시간 넘는 면담에도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걸 두고 환자단체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료대란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정부와 의사단체는 원론적 주장보다는 조속한 합의를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서울대병원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경영 체제 전환은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중 세브란스와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3번째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2일 내부 공지에서 “수련병원들이 겪는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에 서울대병원 그룹은 부득이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배정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비상진료체계는 절대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자 안전을 위해 교직원 여러분께서 널리 이해해 달라. 위기를 힘을 모아 극복하자”며 구성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서울대병원은 2월 20일 전공의 이탈 이후 진료와 수술을 절반가량으로 축소하며 매일 1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나자 지난달 기존 500억 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1000억 원 규모로 늘렸다. 또 전체 60여 개 병동 중 10개가량을 폐쇄하고 간호사 등으로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날 비상경영 체제 전환으로 추가 병동 통폐합과 무급휴가 연장, 예산 지출 절감 조치 등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에 노동자와 환자는 방치되고 있다. 병원이 노동자들에게만 무급휴가 등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는 연세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지난달 중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 중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간호사 등 직원 무급휴가 기간을 최대 한 달에서 100일까지로 늘렸다. 서울성모병원도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대형병원 원장들을 만나 “정부가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정부의 본격적인 재정 지원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달부터 일부 교수들이 진료 축소에 동참하고 있어 외래 환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술실 가동을 두고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경영진과 오히려 더 줄여야 한다는 교수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기로 했다. 지금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데 대상을 ‘말기 환자’까지 넓히겠다는 것이다. 2일 보건복지부는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죽음에 대한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확대하는 내용이 계획의 핵심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임종에 임박해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연명의료 결정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의료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2018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후 지난달까지 총 34만5328명이 연명의료를 거부하고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을 연명의료로 규정하고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경우에만 이를 중단할 수 있게 했다. 법을 만들 당시 종교계 등의 요구로 대상을 사망 직전의 환자로 엄격하게 제한한 것이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 명예교수는 “연명의료 중단 제도를 도입한 국가 중 말기와 임종기를 구분한 곳은 한국뿐이다. 임종기라는 판단이 늦어져 사망할 때가 돼서야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종합계획에는 말기 진단 전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담겼다. 환자가 의사소통이 가능할 때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무연고자 등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현재는 2촌 이내 친족만 연명의료 중단에 동의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 내 윤리위원회 등을 만들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며 “연명의료 중단 시기 및 대상 확대는 법 개정 사항이어서 종합계획 의결 후에도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검사가 범죄 피의자를 설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불법을 저지르는 카르텔 집단, 국민을 위협하는 집단이라고 했는데 더 이상 무슨 대화가 가능할까 싶네요.” 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생중계로 지켜본 서울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단체에선 이날 담화를 두고 “의료공백 사태 해결이 더 멀어진 것 같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도 “많은 기대를 했던 만큼 더 많은 실망을 하게 된 담화문이었다”고 평가했다. ● “더 이상의 중재는 무의미” 의사들은 윤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를 두고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물러서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자 “대화는 물 건너갔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 달라’고 말한 이후 중재를 시도했던 의대 교수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의 모임인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은 “(담화 내용이) 기존 정부 입장과 같아 굳이 답변할 게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방재승 위원장은 “오늘 담화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이 돌아올 가능성이 거의 없어진 것 같다. 이제는 앞이 안 보인다”며 망연자실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의비 소속의 한 교수는 “이젠 중재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윤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건폭’(건설현장 폭력)과 비교하며 의사들을 “국민의 보편적 이익에 반하는 기득권 카르텔”에 비유한 걸 두고 한 대학병원 의사는 “의사를 악마화하고, 국민의 적으로 만들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리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은 “대통령의 언어가 국민과 의료계를 싸움 붙이려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공의 상당수는 윤 대통령이 “증원에 반대하는 이유가 장래 수입 감소를 걱정하는 것이라면”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대학병원 4년 차 레지던트는 “돈보다 긍지로 일하는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이 왜 떠났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의협 “증원 정해놓은 협의 의미 없다” 윤 대통령은 이날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 논의할 수 있다”고도 했지만 의료계는 대화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총선에 개입하겠다고 정부를 위협하고, 정권 퇴진을 운운한다”고 비판한 의협은 “(담화 내용은) 기존 정부 발표의 총합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또 “(2000명이라는) 숫자를 정해놓고 여러 단체가 모여 협의나 의논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협의체 참여를 거부했다. 의협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자도 “논평하고 싶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다만 일각에선 ‘이제 의료계가 대안을 내놓을 차례’라는 의견도 있다. 조윤정 전의교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에서 통일된 안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의협은 물론 전공의와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이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500∼1000명 감원’부터 ‘1000명 증원’까지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는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대국민 담화 이후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의 긴장이 더 고조되자 대화 국면으로 이어지길 원했던 환자단체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양측이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동안 의료 공백으로 피해를 보는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정부의 의대 증원과 파업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행정조치에 반대하는 의대 교수들이 1일부터 외래 축소 등 근무시간 단축에 돌입한다.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대형병원 의료 공백에 이어 동네 의원까지 진료를 단축하면 환자들의 불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31일 김성근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개원의들도 주 40시간 진료를 시작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원의들이 야간이나 휴일 진료를 줄이면 주로 이 시간에 소아과를 찾는 맞벌이 부부 등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앞서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4월부터 근무시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24시간 연속 근무 후 다음 날 주간 근무를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다”며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진료 축소는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인해 환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다만 진료 축소 여부는 교수의 개별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서울 대학병원의 한 외과 교수는 “응급 및 중증환자 수술이 많은 과에선 일률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료 축소는 응급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진료과를 중심으로 외래 진료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충북대병원은 4월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근무 축소를 놓고 병원 경영진과 교수들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전공의 병원 이탈 후 하루 1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병원들은 수술실을 더 운영하고, 외래 진료도 줄이지 말아 달라고 남은 의료진에게 요구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1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병원 진료 축소에 대비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강화된 비상진료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김창수 회장(연세대 의대 교수)을 정책분과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당초 비대위에서 주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였던 임현택 당선인은 인수위원회에 집중하기로 했다. 전공의, 의대 교수를 아우르는 의료계 단일 대화 창구를 꾸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의료계에선 “총선 낙선 운동” 등을 외쳐 온 임 당선인이 비대위 전면에 나설 경우 정부와의 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의대 교수들이 4월부터 근무시간 단축에 들어가면서 대형병원들의 진료 공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수술 등이 미뤄져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4월부터 근무시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24시간 연속근무 후 다음 날 주간 근무를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다”며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진료 축소는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인해 환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다만 진료 축소 여부는 교수의 개별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서울 대학병원의 한 외과 교수는 “응급 및 중증환자 수술이 많은 과에선 일률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료 축소는 응급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진료과 중심으로 외래 진료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충북대병원은 4월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비대위도 사직서 수리 전까지 주 52시간 수준으로 진료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근무 축소를 놓고 병원 경영진과 교수들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최근 전공의 수련병원 병원장들에게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지켜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등으로 하루 1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병원들은 수술실을 더 운영하고, 외래 진료도 줄이지 말아달라고 남은 의료진들에게 요구하고 있다.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은 3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의료계에선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이 비대위 전면에 나설 경우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을 500~1000명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초강경파’로 분류된다.사태 해결을 위해선 정부와 의료계 모두 서로를 자극하는 날선 목소리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홍제 원광대 의대 교수회 비대위원장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에 대해 “의사를 무시하는 거친 언사로 이 사태를 악화시킨 분”이라며 “언론 대응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된 정부 대응을 직접 밝히면서 의사들과 갈등을 빚어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충북대병원 교수들이 다음 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이 장기화되며 남은 의료진의 피로가 누적되자 대학병원 중 처음 외래 진료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이다. 충북대 의대·병원 교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9일 “주 1일 외래 진료를 휴진하면서 의료진의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고 암·중증·응급환자 진료 및 수술에 집중하는 게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어제(28일) 임시총회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교수들이 한계 상황이라며 25일부터 ‘주 52시간’ 진료를 각 병원에 권고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주 52시간 진료보다는 금요일 휴진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며 “교수들의 소진으로 인한 의료사고를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요일 휴진 참여 여부는 각 교수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충북대병원은 전공의 151명 중 149명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 상태다. 비대위는 “월∼목요일 외래는 정상 운영되며 주말이든 야간이든 응급·중환자를 위한 진료는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전국 의대 40곳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다음 달 1일 의대 증원 취소를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29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를 대리해 다음 달 1일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지금도 커대버(해부용 시신) 한 구를 8명이 보는데 증원되면 최대 24명이 봐야 해 해부 실습도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침해를 지금 막지 않으면 회복할 수 없다”고 소송의 이유를 설명했다. 의대협이 소송을 제기하면 의대 증원과 관련된 6번째 소송이 된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인 임현택 당선자(사진)가 “정부 여당에 대한 낙선 운동”을 거론하며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에게 낙선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의사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며 세를 과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하지만 임 당선자의 강경 발언을 두고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국민 생명 담보로 러시안 룰렛” 임 당선자는 29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의사에게 나쁜 프레임을 씌우는 정치인들을 타기팅해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를 통한 낙선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의협이 국회 20∼30석 당락을 좌우할 전략이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이다. 임 당선자는 “정부와 여당이 2000명을 양보 안 하는 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 룰렛(목숨을 건 도박)’을 하는 것”이라며 의료 공백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 보좌진들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왜 의료 현장을 떠났는지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번 사태가 초래된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자신을) 잘못 보좌한 이들의 책임을 묻고 국가를 바로잡길 바란다”며 대통령실 및 정부 관계자 문책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오전 JTBC에 나와 “대통령 주변 ‘십상시’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네 의원을 포함한 의사 집단 휴진에 대해선 “공은 정부에 넘어가 있다. 총파업의 전제조건은 전공의와 의대생, 교수들에 대해 부당한 정부 탄압이 들어올 경우”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 요구에는 “일고의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가 증원 규모를 재검토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다. 26일 의협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임 당선자의 임기는 5월 1일부터다. 하지만 그는 “(임기 시작 전이라도)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순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당선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대신 비대위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의협은 3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임 당선자가 비대위까지 이끌지 등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한다.● “정원 감축 주장 공감 얻기 어려워” 의사단체 내 강경파들은 임 당선자의 투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임 당선자는 지난달 1일 윤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개혁’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었을 때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 의사를 전하겠다고 나서다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에게 강제로 끌려 나갔을 정도로 저돌적이다. 다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전공의, 의대 교수 사이에선 임 당선자가 전면에 나설 경우 정부와 타협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정부의 대화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임 당선자의 강경 발언과 저돌적인 투쟁 방식이 사태를 파국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공립 대학교수들의 모임인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도 29일 성명을 내고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임 당선자의) 주장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입장을 거두고 환자와 국민을 생각해 정부의 대화 제의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0명 증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의료개혁의 성패는 국민 5000만 명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특정 직역과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인 임현택 당선자가 “정부 여당에 대한 낙선 운동”을 거론하며 “의사들이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에게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10일 총선을 앞두고 의사들의 영향력을 보여주며 세를 과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하지만 임 당선자의 강경 발언을 두고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사태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국민 생명 담보로 러시안 룰렛”임 당선자는 29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의사에게 나쁜 프레임을 씌우는 정치인들을 타깃팅해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를 통한 낙선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의협이 국회 20~30석 당락을 좌우할 전략이 있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이다.임 당선자는 “정부와 여당이 2000명을 양보 안 하는 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 룰렛(목숨을 건 도박)’을 하는 것”이라며 의료공백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 보좌진들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왜 의료 현장을 떠났는지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번 사태가 초래된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자신을) 잘못 보좌한 이들의 책임을 묻고 국가를 바로잡길 바란다”며 대통령실 및 정부 내 관계자 문책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오전 JTBC에 나와 “대통령 주변 ‘십상시’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동네의원을 포함한 의사 집단휴진에 대해선 “공은 정부에 넘어가 있다. 총파업의 전제조건은 전공의와 의대생, 교수들에 대해 부당한 정부 탄압이 들어올 경우”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정부가 제안하는 ‘조건 없는 대화’ 요구에는 “일고의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가 증원 규모를 재검토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다.26일 의협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임 당선자의 임기는 5월 1일부터다. 하지만 그는 “(임기 시작 전이라도)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순 없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당선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대신 비대위 전면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의협은 3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임 당선인이 비대위까지 이끌지 등 비대위 개편과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한다.● “정원 감축 주장 공감 얻기 어려워”의사단체 내 강경파들은 임 당선자의 투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임 당선자는 지난달 1일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개혁’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었을 때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반대 의사를 전하겠다고 나서다 대통령경호처 요원들에게 강제로 끌려 나갔을 정도로 저돌적이다.다만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전공의, 의대 교수 사이에선 임 당선자가 전면에 나설 경우 정부와 타협할 여지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전국 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정부의 대화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 임 당선자의 강경 발언과 저돌적인 투쟁 방식이 사태를 더 파국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국공립 대학교수들의 모임인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도 29일 성명을 내고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임 당선자의) 주장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며 ”입장을 거두고 환자와 국민을 생각해 정부의 대화 제의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2000명 증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강고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9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의료개혁의 성패는 국민 5000만 명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다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특정 직역과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