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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비상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시장은 4일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총력전’을 펼쳐 가까스로 패닉셀(공포 매도)은 면했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44% 내린 2,464.00에 거래를 마쳤다. 비상계엄의 여파로 1.97% 내린 채 개장해 오전 한때는 2.3%까지 미끄러져 내렸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 폭은 줄였지만 외국인투자가들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4000억 원어치 넘게 팔아치웠다. 코스닥도 1.98% 내린 677.15에 장을 마감했다. 간밤에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2원 오른 1410.1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당국이 10조 원의 증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하며 즉각 유동성 공급에 나서는 등 충격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내년과 후년 1%대 성장률 전망이 나오고, 내년 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을 앞두고 한국 경제의 타격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정치적 혼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등 정치 불안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폭풍으로 금융시장 안팎에선 몸살이 이어졌다. 환율, 주가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초유의 계엄 사태에 놀란 외국인투자가들은 현·선물 시장에서 6000억 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발 빠르게 한국 증시를 떠났다. 당국이 증시안정펀드를 가동하는 등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섰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이 불거지는 등 정치 불안이 가중됨에 따라 시장의 혼란이 사그라질지는 미지수다.● 비상계엄發 금융시장 불안 가중4일 아침 한국거래소는 정은보 이사장 주재로 비상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증시 개장 여부를 논의한 끝에 정상 개장을 결정했다. 계엄이 단기간에 끝난 것이나 해외 금융시장 동향을 감안했을 때 우리 증시가 어느 정도 충격파를 감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하지만 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장이 열리자마자 코스피는 1.97% 내리더니 한때 2% 넘게 하락하며 불안을 키웠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시장 안정 조치를 쏟아내자 낙폭을 다소 줄이긴 했지만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외국인들이 4000억 원,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2000억 원 이상을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수출 타격 리스크, 한국 기업들의 신성장동력 부재 등으로 가뜩이나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던 차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불거지자 한국 시장을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이다.원-달러 환율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4일 야간 외환시장에서 1442.0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4일 오전 1406원대까지 내렸지만 오후 3시 반 기준 전 거래일보다 7.2원 오른 1410.1원에 거래되며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환율 폭등으로 서둘러 환전하려는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4일 새벽 공지를 통해서 “단기간 외화 거래의 폭증으로 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이 어렵다”며 모든 외화 입출금 거래를 중지시켰다. 카카오뱅크도 트래픽 급증을 우려해 이날 0시 20분부터 오전 8시까지 ‘해외계좌송금 보내기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도 비상계엄 여파로 요동쳤다. 3일 밤 비상계엄 발표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업비트 기준 8826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내 1억3000만 원을 회복하는 등 널뛰기 장세가 연출된 것이다. 비상계엄에 따른 불안감에 암호화폐를 처분해 현금화하려는 ‘코인런’ 수요가 폭주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트가 일제히 마비되기도 했다. 선거철도 아닌데 정치인들의 테마주가 급등하는 이상 현상도 발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텍은 전 거래일 대비 29.99% 오른 1만8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동해 유전 개발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 좌초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한국가스공사(18.75%), 한전기술(15.77%), 한국전력(8.82%) 등 공기업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정부, 50조 자금 동원 총력전 나서 정부와 금융당국은 4일 잇달아 긴급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한 총력전을 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0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 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채권시장·자금시장에는 총 4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이날부터 비정례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시작하면서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각국 재무장관 및 주요 국제기구 총재, 글로벌 신평사 및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의 한국 상황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의 안정적인 경제정책 운영 의지를 강조하는 긴급 서한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렇듯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쏟아낸 결과 이날은 코스피가 1%대 하락하며 폭락은 면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으로 흘러가면서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과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에 정치적 위험까지 추가돼 국내 증시에 대한 변동성은 더욱 커졌다”라며 “원화 가치와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긴 하지만,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전모 씨(65)는 6개월 전 내놓은 집이 팔리지 않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은퇴 후 보유한 부동산을 정리해 대출금을 갚고 지방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려고 했지만, 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전 씨는 “처음 내놨을 때보다 가격을 1억 원 내렸는데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은퇴 후 고정 수입이 100만 원대로 줄어든 상태라 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쥐고 있는 한국의 고령층은 보유 자산에 비해 쓸 수 있는 돈이 적다. 현금화가 가능하고 배당 소득 등이 유입되는 금융 자산과 달리 부동산 자산은 즉시 유동화하기 어렵고 대출 이자 등으로 그나마 있는 소득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인이 보유한 순자산의 77.1%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 비율은 22.9%에 그쳤다. 한국인의 비금융자산 보유 비율은 미국(37.3%), 일본(43.1%, 2022년 기준)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전 씨처럼 한국에선 집 한 채가 고령층 보유 자산의 대부분인 경우가 많아 노인 빈곤층의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OECD 평균(14.2%)의 3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OECD는 빈곤율을 ‘중위소득의 50% 미만 소득을 가진 인구 비율’로 정의하고 있는데, 보유 자산을 고려하지 않는 OECD 기준에선 ‘똘똘한 집 한 채’로 노후를 대비한 한국 고령층 상당수는 빈곤층으로 분류됐다. 대출을 지렛대 삼아 부동산 구입에 쓰다 보니 고령자들은 빚만 잔뜩 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92%로 주요국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자산의 높은 부동산 비중은 경제 성장 동력도 약화시킨다. 주식, 채권 등으로 흘러갈 자본이 부동산에 묶이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한 심포지엄에서 “한국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더 많은 자금이 공급돼야 한다”며 “국내외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상황에서 가계와 기업이 과도한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특별취재팀▽팀장=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영국 남동부 억필드에 거주하는 맬컴 마케시 씨(83)는 농부로 일하다가 2006년에 은퇴했다. 은퇴 전엔 매일 소젖을 짜며 농사일을 했던 그지만 은퇴 후엔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 여행을 즐긴다. 마케시 씨는 “일할 때는 저소득층에 속했지만 지금은 연금 덕분에 도리어 형편이 나아져 중산층에 해당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마케시 씨는 한 달에 2400파운드(약 425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고 있다. 국가연금이 그중 65%를 차지하고 있고 개인연금 17%, 퇴직연금은 10% 정도다. 나머지 8%는 세상을 떠난 마케시 씨의 아내가 고용주로부터 받았을 연금의 절반이다. 마케시 씨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국가연금에 조금씩이라도 항상 추가로 납입했다. 아내도 마찬가지였다”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한두 개 갖고 있다. 소득세를 피하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영국 노동연금부가 관리하는 국가퇴직연금신탁(NEST)은 2012년 디폴트 옵션을 의무화했다. NEST 가입자의 99%가 디폴트 옵션에 가입하고 있는데 연평균 수익률은 8∼9%에 이른다.● 60대에 창업 도전… 고령층 소비가 경제 뒷받침 한국에서 2025년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 ‘원년’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장수 국가인 일본은 고령사회(노인 14% 이상)에서 초고령사회로 오기까지 10년이 걸렸고 프랑스는 39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고령사회가 된 2018년부터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게다가 내년 1965년생을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부머’들이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은퇴 수순을 밟는다. 문제는 기록적인 고령화 속도와 달리 노년층의 은퇴 후에 대한 준비는 미진하기만 하다는 점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소득절벽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대규모로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이유다. 준비 없는 초고령화로 신음하는 우리와 달리 선진국은 두둑한 연금을 바탕으로 고령층이 활발한 소비와 경제 활동에 나서는 추세다. 정부가 잘 운용해온 공적연금뿐만 아니라 사적연금이 이를 뒷받침하고, 재취업 시장도 탄탄한 덕이다. 덕분에 노인들은 선진국 경제의 ‘비밀 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70세 이상 미국인은 현재 총 가계자산의 약 26%를 보유하고 있다. 연금 부자도 많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올해 2분기(4∼6월) 말 기준 자사 401K(미국 퇴직연금제도) 가입자 중 계좌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의 잔액을 가진 가입자가 49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자산을 바탕으로 노인들은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 지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은 총지출의 약 22%를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이 고금리 추세, 장기화된 코로나 팬데믹, 미중 갈등 등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 속에서도 탄탄한 경제성장을 자랑할 수 있었던 것은 노인 소비 덕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비붐 세대만 해도 현재 77조1000억 달러(약 10경8109조6200억 원)의 부를 축적했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라는 쌍둥이 재앙으로부터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은퇴했기 때문에 노년층의 지출은 실업률에도 영향을 덜 받는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경우에도 연구조사평가 및 통계위원회(DREES)에 따르면 2024년 월 4000유로(약 590만 원) 이상의 연금을 받는 은퇴자가 약 7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전체 연금 수급자 1700만 명 중 4.4%가량이다.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장피에르 퐁생 씨(78)는 법정 정년인 60세에 은퇴한 후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은퇴 땐 뒤늦은 재혼에서 얻은 딸이 고작 한 살이었고, 이듬해엔 아들까지 태어났다. 60대 초반에 ‘늦깎이 아빠’가 된 그는 과감하게 부동산 컨설팅 창업을 결심했다. 60대 창업은 녹록지 않았다. 현직에서 잘 알던 지인들은 이미 퇴직해 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부동산 경기가 나쁘면 아예 수입이 ‘0유로’인 달도 있었다. 전기료 등 고정 비용만 나가 적자를 볼 때도 허다했다. 퐁생 씨는 “그래도 든든한 연금보험금이 3곳에서 나왔기 때문에 창업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적연금에 일반 퇴직연금과 고위 임원용 퇴직연금까지 3곳에 ‘연금 파이프라인’을 뚫어놨던 것. 3곳에서 들어오는 연금 수입은 현재 월평균 6000유로(약 882만 원)에 달한다. 그는 ‘3중 연금’ 덕에 어린 두 자녀를 제대로 교육시킬 수 있었다. 연금을 든든한 발판 삼아 사업도 키울 수 있다. 퐁생 씨의 지금 소득은 퇴직 전의 60%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제 두 아이는 훌쩍 자라 독립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계속 일할 계획이다. 퐁생 씨는 “일하는 게 재밌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계속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금으로 크루즈 여행”, 여유 누리는 은퇴 부자들“내년 70세 생일을 맞아 아들 둘, 손자 넷을 데리고 한국-일본 크루즈 여행을 갈 겁니다. 경비는 모두 제가 냅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비크로프트에 사는 애니타 하워드 씨(69)는 학교 교사를 하다가 은퇴 후 주민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고 책을 쓰면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혼자 사는 그는 현재 아무런 경제 활동을 하지 않지만 본인의 연금만으로 손주까지 함께하는 크루즈 여행을 계획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다. 하워드 씨가 은퇴 후에도 자녀, 손주를 챙길 수 있는 이유는 호주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과 노령연금이 생활을 든든하게 받쳐주기 때문이다. 하워드 씨는 매달 4000호주달러(약 360만 원)의 퇴직연금과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집의 일부 공간을 렌트하며 월 600호주달러(약 54만 원) 정도 추가 수입도 거둔다. ‘슈퍼’(최고)라는 이름을 내건 호주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은 1992년부터 근로자 가입이 의무화됐는데 연간 수익률 8%대, 지난해엔 수익률 9%대를 기록했다. 맡겨두면 두둑한 연금자산을 누릴 수 있는 호주의 노인들은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해 쓰는 건 인생이 끝장난 사람이나 할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워드 씨도 “교사로 근무했을 때 월급의 10%는 퇴직연금에 넣었다”며 “지금은 월요일마다 친구들과 모여 노래를 부르고 주민들에게 1시간 반 동안 미술을 가르치면서 만족스러운 은퇴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일본 도쿄에 거주하는 중학교 교사 출신 시노미야 마사요 씨(70)는 국민연금과 후생연금(퇴직연금의 일종) 등 월 63만 엔(약 585만 원)을 받고, 함께 살고 있는 남편은 국민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시노미야 씨는 “개인연금도 많이 적립했다. 남편도 조그만 부동산이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 면에서 식사나 의료 등 힘든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사회 담당 강사로 재취업해 경제활동을 이어나가는 시노미야 씨는 은퇴 전보다 월급(현재 17만 엔·약 159만 원)은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노후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규직 담임 교사로 일할 때와 비교하면 책임이 줄어든 데다 학부모들과 부딪칠 일이 없고, 휴일도 많아졌다”며 “여유가 생긴 덕분에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대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누구의 할머니, 아내보다 선생님으로 불리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밖에 나가서 일할 때가 재미있어 은퇴 후에도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웃었다.특별취재팀▽팀장=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2025년을 앞두고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내년과 후년 성장률이 1%대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초고령사회 원년을 마주하게 됐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1일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19.2%로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기정사실화됐다. 고령사회가 된 2018년 이후 불과 7년 만의 일이다. 가뜩이나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초고령사회라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재집권으로 수출이 위협받는 가운데 내수라도 살려야 하는데 고령인구와 노인빈곤율의 급증은 소비 진작과 경제 선순환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리우고 있다.●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미국 등 선진국에서 부자 노인이 여전한 소비력을 보이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과 달리 한국의 고령층은 지갑을 닫고 있다. 근로소득에 의존하면서 살다가 은퇴 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금을 받아들고는 얇아진 주머니 사정에 소비부터 줄이는 것이다. 미국의 퇴직연금제도인 401K의 10년간(2013∼2022년) 연평균 수익률은 7.79%인 반면에 한국 퇴직연금의 10년간(2014∼2023년) 연평균 수익률은 2.07%에 불과하다. 매월 50만 원씩 30년을 꾸준히 퇴직연금을 넣는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근로자는 7억2000만 원을 손에 쥐게 되지만 한국 근로자에게 돌아오는 퇴직금은 2억5000만 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미국 등 선진국 은퇴자가 연금 수익 등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보내는 반면에 한국은 ‘쥐꼬리 연금’, ‘은퇴 거지’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나오는 이유다. 벌어둔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다는 점도 한국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령층 자산의 83.66%는 부동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 9.41%, 금융투자 자산은 1% 미만이다. 자산은 많아도 이를 바탕으로 풍족한 소비를 할 수 있는 노인은 별로 없다는 뜻이다. 일자리로 근로소득을 확보할 처지도 안 된다. 한국의 일하는 노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37.3%에 달하지만, 이 중 절반 가까운 노인들이 월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다. 정부에서 노인형 일자리를 양산하지만 월 급여는 21만 원에 불과하다. 고령 취업자를 직군별로 살펴보면 단순 노무(34.6%)와 농림어업 숙련종사자(23.3%)의 합이 절반 이상이다. 한국의 고령층은 연금뿐 아니라 금융자산, 일자리 기회가 모두 부족한 ‘삼저(三低)’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김모 씨(73)도 2010년 그간 운영해온 가게를 닫은 뒤 마땅한 벌이가 없어 생활이 막막해진 경우다. 국민연금에 최소 금액만 넣은 탓에 월 수령액이 4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동안에는 다행히 인근 학교에서 숙직 전담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면서 월 90만 원씩 챙겼지만, 지난해 실직하면서 이마저도 끊겼다. ● 활력 떨어지는 한국 경제도 조로화 기로초고령화는 한국 경제에도 최대 위협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우선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내년부터 70%를 밑돌기 시작해 2050년에는 51.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내년 20%를 넘은 뒤 2050년에는 40.1%까지 치솟을 예정이다. 이 같은 문제는 노동생산성 저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4.4달러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3위에 머물렀다. 미국(77.9달러), 독일(68.1달러), 프랑스(65.8달러), 영국(60.1달러) 등의 국가가 한국을 크게 앞섰다. 한국은행은 지난해까지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 연령에 진입하면서 2015∼2023년 연간 경제성장률이 0.3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은퇴할 경우 2024∼2034년 11년에 걸쳐 연간 경제성장률이 0.2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진단한다. 결국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발맞춰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근로 의지가 강하고 교육 수준 및 디지털 친화력이 높은 만큼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취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은에서는 이들의 고용률이 증가할 경우 경제 성장률 하락폭이 최대 0.22%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금 제도 개선으로 노인들의 주머니를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의 의무연금 소득대체율은 31.2%로 OECD 회원국의 평균치(50.7%)를 크게 밑돌고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센터장은 “(개인들도) 퇴직금이나 주택 등의 자산을 활용해서 장기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는 연금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특별취재팀▽팀장=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급등(원화 가치 급락)하는 등 급격한 불안 장세를 나타냈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비롯한 한국 관련 자산들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비트코인도 장중 한때 50%가량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했다. 국내 자본시장이 흔들리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서 시장 안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4일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계엄이 선포된 뒤 원-달러 환율은 1446원대까지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야간 거래에서 14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40원가량 급등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이 1440원까지 뛰어오른 것은 달러화 초강세를 보였던 2022년 9월 28일(장 중 고가 1442.2원)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 초반까지 크게 떨어졌다. 국내 증시를 비롯한 가상자산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지수는 전일 대비 5% 넘게 빠졌다가 1%대로 하락 폭을 줄였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에서 장중 한때 8826만 원까지 떨어졌다가 이내 1억3000만 원대로 회복하는 등 발작 증세를 보였다.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락에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접속 장애를 빚기도 했다(사진).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11시 40분에 긴급 ‘F4(Finance 4·기재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수장을 의미)’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정부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 안정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앞으로 매일 F4 회의를 개최해 위기관리 체계를 상시화하고 4일 오전부터 구체적인 시장 안정 조치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기업 생산과 투자, 소비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며 내수 침체가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경기 부진은 세수 결손을 키우면서 나라 살림의 부담도 계속 가중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경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 심리가 악화돼 국내 증시는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76포인트(1.95%) 내린 2,455.91에 장을 마쳤다. 22일 2,500 선을 탈환한 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2,400대로 밀렸다. 최근 거의 매일같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7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28일)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깜짝 인하했지만 전혀 ‘약발’이 듣지 않는 모양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효과보다는 한은이 내년과 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출 만큼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진 것이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불안으로 내년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표 수출 업종인 반도체 시장의 부진 전망이 날로 확산되는 것도 비관론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연말 경기가 크게 꺾이면서 일각에선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2%를 달성하기 버거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수 지표도 계속 악화 일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 생산지수는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9월(―0.3%)에 이은 두 달 연속 감소세다.1%대 저성장 우려에 코스피 1.95% 급락… 세수 11.7조 줄어생산-소비-투자 동반 추락외국인 매도에 코스피 2400대로“올 2.2% 성장 버거울 수도” 우려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0.4% 감소하면서 전월(―0.5%)에 이어 두 달째 하락했다. 설비투자 또한 기계류(―5.4%)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5.8%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한 것은 올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건설기성 역시 토목, 건축 등에서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달보다 4.0% 감소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경기 부진의 여파로 세수 결손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1∼10월 국세는 293조6000억 원 걷혀 1년 전보다 11조7000억 원 줄었다. 저조한 기업 실적 탓에 법인세(58조2000억 원)가 17조9000억 원 급감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주식 거래 대금이 줄고 세율이 내려가면서 증권거래세는 1조2000억 원 줄었고, 개별소비세도 1000억 원 줄었다. 다만 이 기간 소득세(94조1000억 원)는 2000억 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 역시 6조1000억 원 늘었다.1년간 예상 세수 가운데 실제로 걷힌 세금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79.9%였다.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이 났던 지난해(10월 진도율 76.2%)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느린 속도다.11, 12월 지난해만큼만 세금이 걷히면 1년간 총 국세 수입은 332조5000억 원이 된다. 정부가 당초 짠 예산보다 34조8000억 원 부족하다. 정부는 9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결손 규모를 29조6000억 원으로 내다봤는데, 고친 전망보다도 실적이 더 저조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월별로 보면 1, 2, 7월 석 달 빼고는 모두 지난해 대비 국세 수입이 줄었다.다만 기재부는 연말까지 세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 부가세 신고를 보니 11, 12월엔 부가세 수입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사모펀드(PEF)와 일정 이상의 수익을 공유하는 언 아웃(earn-out) 계약을 통해 하이브 상장 시 4000억 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해당 계약과 관련해서 위법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하이브 측은 즉각 “법적인 문제가 없다”라고 일축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에 일부 국내 PEF들과 언 아웃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 IPO가 불발될 경우 방 의장이 자신들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을 되사주고, IPO에 성공할 경우 PEF들은 자신들의 매각 차익 30%를 방 의장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2020년 10월 하이브는 IPO를 실시했고, 방 의장은 PEF들이 벌어들인 수익의 30%인 4000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방 의장과 PEF들의 계약이 IPO 과정에서 공개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IPO에 앞서 증권신고서에 해당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금감원은 이에 대한 법리 검토에 돌입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제기된 문제에 대해 이제 들여다보기 시작한 단계”라며 “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조사 착수 여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내용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공시 위반에 해당하는지, 부정거래,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판단하고 혐의가 있다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IPO 이전에 이미 관련 내용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검토를 거쳤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 관계자는 “IPO 전에 주관사 4곳과 법률자문사 4곳 모두 ‘특정 주주 간 계약이어서 다른 주주에겐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없다’는 의견을 내 증권신고서에 기재할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주관사와 법무법인 의견을 따라 모든 절차를 법에 따라 밟았다”고 했다. 하이브 측은 또 “방 의장은 차익금 대부분을 이후 하이브 유상증자 때 출자해 회사에 환입했다”고 덧붙였다.다만 방 의장과 PEF와의 계약이 하이브 상장 이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 하이브의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13만5000원) 대비 150%까지 급등했으나, 매도세가 몰리면서 일주일 만에 60% 가량 하락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에 이 같은 언 아웃 계약이 종종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악용해 특정 세력이 돈을 벌 수 있다면,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올해 9월말 기준 9%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 호황의 영향으로 해외 주식 수익률이 20% 넘은 반면, 국내 증시 수익률은 1%에도 못 미쳤다. 29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익률(금액가중 기준)은 9.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말 수익률(9.71%)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지난해 9월말 기준 수익률(8.66%)보다는 높았다. 올해 들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수익금은 97조2434억 원, 총 기금은 1146조 원까지 불어났다. 자산별 잠정수익률은 해외주식 21.35%로 가장 높았고, 해외 채권이 6.97%로 뒤를 이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주 급등의 영향이 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도 해외 주식 및 채권 수익률 상승에 도움을 줬다. 대체투자는 5.05%로 무난한 수익률을 보였으며, 국내 채권도 4.09%의 수익률을 거뒀다. 국내 주식 수익률은 0.46%에 그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말까지 국내 주식은 8.61%의 수익률을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급격하게 쪼그라들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과 외국인 투자자 이탈 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의 투자 비중도 전분기 13.8%에서 12.7%로 1.1%포인트 줄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은행이 지난달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데 이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와 한국의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악재가 겹치자, 시장의 예상을 깬 기준금리 연속 인하로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이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 당시 6회 연속 금리 인하 결정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한은이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수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 3분기(7∼9월)에 믿었던 수출 증가율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수출이 더 둔화될 우려도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예상보다 경제가 나빠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인하 속도를 빠르게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인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는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것으로 현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또 2026년 성장률도 1.8%로 예상하는 등 저성장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4%에서 2.2%로 내렸다. 이 총재는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 증가와 경쟁국과의 수출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하락했다”며 “금리 인하를 통해 성장률 하락 방어에 나선 셈”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이 0.07%포인트 올라갈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굵직한 경제 충격이 없는 상황에서 내년과 내후년 모두 1%대 저성장이 예측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짙어졌다. 벌써 내년 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금통위원 6명 중 3명도 3개월 이내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기준금리가 최소한 2.5%까지는 떨어져야 한다”며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금리를) 추가로 더 내리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증권이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보유 고객 대상으로 최대 30만 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메이드 바이 유’ 이벤트를 올해 연말까지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는 △웰컴 △스타트업 △레벨업 △붐업 등 총 4가지 이벤트로 진행된다. 타사 이전 금액의 경우 2배로 인정된다. 웰컴 이벤트는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기간 안에 중개형 ISA 계좌를 최초로 개설하면 상품권 5000원을, 개설 후 100만 원 이상 순입금 시 상품권 1만 원을 전원 지급한다. 상품권 5000원권 혜택과 1만 원권 혜택은 통장 개설 횟수와 상관없이 한 번만 지급된다. 스타트업 이벤트는 기존 고객 대상으로 지난달 31일 기준 삼성증권 중개형 ISA 잔고 100원 이하 고객이 기간 내에 중개형 ISA 계좌에 100만 원 이상부터 1000만 원 미만 순입금 시 상품권 1만 원을 전원 지급한다. 레벨업 이벤트는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기간 내에 중개형 ISA 계좌에 순입금한 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지급한다. 최소 이벤트 참여 금액은 1000만 원으로 3만 원권을 지급한다. 9000만 원 이상 입금 시 최대 30만 원권을 지급한다. 다만 내년 1월 31일까지 순입금액 이상의 잔고를 유지해야 하며 순입금 금액별 상품권은 중복 지급되지 않는다. 타사 이전 금액의 경우 2배를 인정한다. 마지막으로 붐업 이벤트는 앞선 이벤트 당첨자 중에서 5명을 추첨해 50만 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한다. ISA는 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 형성 지원을 위해 2016년 도입된 절세 계좌다. 한 계좌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할 수 있고 일정 기간 경과 후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장점이 있다. 연간 2000만 원 및 5년간 누적 최대 1억 원 한도로 납입이 가능하다. 주식 거래가 가능한 중개형 ISA는 2021년 도입됐다. 200만 원까지 비과세(일반형)가 적용되고 주식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해외 펀드 등 간접상품에서 발생한 수익과 상계해 과표를 줄일 수 있는 손실상계 제도 등의 다양한 절세 혜택이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두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트럼프발 신(新)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인해 내년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둘러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달 38개월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데 이어 두 차례 연속 인하 결정이다. 한은이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 당시 6회 연속 금리 인하 결정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한은이 동결을 예상한 시장의 전망을 깨고 깜짝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이 그만큼 녹록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수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 3분기(7~9월) 믿었던 수출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확대되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인한 무역 마찰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 둔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해 내년 경제 성장률을 기준 2.1%에서 1.9%로 0.2%포인트 낮춰잡았다. 이는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것으로 국내 경제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2026년 성장률도 1.8%로 예상하는 등 국내 경제 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4%에서 2.2%로 내렸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내수를 짓누르고 있는 고금리가 빨리 해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내년에도 연속 금리 인하를 통해 2% 중반까지 금리가 떨어질 것올 예상했다. 장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국내 기준금리가 최소한 2.5%까지는 떨어져야 한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더 내릴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다시 1.75%포인트까지 벌어진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이나 외국인 투자자 이탈의 위험은 커졌다. 또 잠잠해졌던 국내 부동산 시장이 이번 금리 인하로 인해 다시 꿈틀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현대차증권이 투자 확대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주주와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27일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26일 장 마감 이후 2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구주 1주당 0.7의 신주를 배정할 예정이다. 신주 예정 발행 가격은 기존 주가 대비 15% 할인된 6640원이다. 현대차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 결의를 통해서 자신들에게 배정된 유증 물량을 100%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출자 규모는 375억 원 규모다. 우리사주조합에도 전체 발행 물량의 10%가 배정된다. 신규 자금은 시설자금(1000억 원), 채무상환자금(225억3000만 원), 기타자금(774억7000만 원)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서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유증 소식에 현대차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13.07% 내린 7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 주가 대비 낮은 신주 발행 가격과 대규모 유증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서 1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유럽의 국제통화기금(IMF)’ 격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피에르 그라메냐 총재가 한국을 찾았다. ESM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이어 2013년 공식 출범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상설 구제금융 기관이다. 7000억 유로(약 1030조 원) 상당의 구제기금을 운용하면서 위기에 처한 유럽 국가들에 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ESM의 도움을 받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의 문제아’로 손꼽혔던 남유럽 국가들은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토대로 유럽의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 큰 충격에도 유럽 경제가 다시 안정을 찾은 데는 ESM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12월 ESM 총재로 부임한 그라메냐 총재는 한국과 인연도 깊다. 외교관 출신인 그는 1996∼2002년 일본 주재 룩셈부르크대사로 근무하며 한국도 담당했다. 아래는 2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눈 그라메냐 총재와의 문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는가.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된다면 세계 무역량은 줄고 특히 유럽 일부 국가를 비롯해 한국, 중국 등 ‘수출 대국(export champions)’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평소보다 더 많은 경제적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인 건 맞다. 하지만 지정학 분열 우려가 커질수록 원칙에 기반한 양자 간, 또는 다자간 무역 협력 관계는 결코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유럽 경제, 더 나아가 세계 경제가 주목해야 할 글로벌 메가 트렌드는 뭔가. “지정학적 분열과 기후변화, 인구변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화가 둔화되면서 ‘슬로벌라이제이션(Slow+Globalization)’ 현상이 등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지구에는 공식적으로 47건의 전쟁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긴장 상황 속에서 ‘무역의 지역화(regionalization of trade·세계를 단일 무역 질서로 통합하는 세계화와 달리 특정 국가 간의 상호 협정으로 무역 장벽을 없애는 것)’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유럽과 한국 간 협력 관계가 대표적 예다. 이달 한국과 EU가 안보·방위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까지 이르렀던 그리스 경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ESM은 유럽 경제 안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앞으로 유럽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유럽 경제의 회복력(resilience)은 강하다. 많은 이들이 유럽 경기 침체를 예상했지만 침체는 오지 않았다. 유럽 지역의 경제 성장률은 1%대로 높진 않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상황은 갈수록 나아질 거다. ESM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키프로스, 아일랜드 등 5개국에 구제금융을 지원했다. 우리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면밀히 주시하며 부채 부담이 각국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찰한다. ESM이 없었다면 일부 국가는 유로존에서 이탈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ESM의 존재만으로 유럽은 경제 안정화 효과를 얻는다. 우리는 위기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늘 준비가 돼 있다.” ―한국과는 어떤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자 하나. “우리는 진심으로 다자주의를 신뢰한다. 한국은행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과의 만남을 통해 ESM이 구제금융 기관으로서의 역할 외에도 다자주의가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옳은 방법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삼성화재가 보험업계 최초로 선보인 모빌리티 일상생활 서비스 ‘Car케어’가 출시 100일 만에 회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Car케어는 차량의 정밀진단, 경정비와 수리를 모바일로 간편하게 예약하고 결과까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이다. 삼성화재 정비 네트워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전국 400여 곳의 애니카랜드(경정비)와 1100여 곳의 애니카패밀리센터(수리)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Car케어는 고객이 정비소를 선정할 때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정비소에 대한 리뷰는 실제 사용자만 작성할 수 있다. 일상생활 속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모빌리티 제휴 서비스도 함께 운영 중이다. 차량 이용과 관련된 주차, 세차, 렌터카 등의 혜택뿐만 아니라 타이어와 블랙박스 같은 필수 차량용품에 대한 할인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회원 수 10만 명 돌파를 기념해 다양한 감사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 동안 Car케어 서비스 가입 고객 전원에게 △정밀진단 무료 쿠폰(2만 원) △엔진오일 교환 또는 배터리 교환 할인 쿠폰(3만 원) △대리운전 제휴 혜택(1만 원)을 제공한다. 또 차량 관리 및 제휴 서비스 이용자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총 1000명에게 네이버페이(1만 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회원 수 10만 명 달성을 기념해 고객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고객 감사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서비스 편의성 강화를 위해 정기 검사 대행 서비스와 플랫폼 내 결제 기능 추가 등을 내년 중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한국투자증권이 늘어나는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나섰다. 주식 종목 선정부터 트레이딩, 양도소득세 납부에 이르기까지 해외 주식 거래 전 과정에서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美 보고서 당일 번역에 해외 맞춤형 MTS 개편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규모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145조 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액은 늘었지만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투자처는 테슬라나 엔비디아 등 소수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중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올 3월 미국의 금융사인 ‘스티펄 파이낸셜’과 손잡고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주요 리포트를 번역·제공하는 ‘슬립리스 인 USA’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미국 현지에서 발간된 주식 리포트 중 투자자들의 관심도와 정보 가치가 높은 보고서를 당일에 번역해서 무료로 제공한다. 기존에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던 현지 시장의 생생한 정보와 분석을 담고 있다. 커버리지 범위도 넓어 종목 선정 및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데 활용하기 유용하다는 평가다. 슬립리스 인 USA는 3월 첫선을 보인 후 약 8개월 동안 미국의 상장기업 400여 곳을 분석해서 총 1400건의 리포트를 제공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차를 줄이는 데도 이바지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미국 현지 기업들의 실적 발표나 인베스터 데이,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간담회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투자 이벤트가 발생해도 국내에서는 관련 정보를 접하는 데 2∼3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 출시 이후 미국 증시 개장 전, 마감 후에 맞춰서 하루에 두 번씩 보고서를 제공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시장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7월에는 해외 주식 트레이딩 편의를 높이기 위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개편했다.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해외 주식 홈이, 이후에는 국내 주식 홈이 우선 노출되게 변경했다. 홈 화면에서 배당락이 임박한 미국 주식을 비롯해 관심도가 높은 미국 주식과 ETF 순위, 투자 대가의 포트폴리오 등 해외 투자 관련 콘텐츠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달부터는 MTS를 통해 해외 주식 양도세 절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해 250만 원을 초과하는 매매 차익이 발생한 고객을 대상으로 양도세 절감 방안을 제시한다. 예상되는 양도세 금액을 산출하고 평가손실 보유 종목을 매도하는 등 양도세 절세 시나리오를 예상해서 알려준다. 해당 서비스 메뉴 내에서 절세를 위한 예약 매도 주문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PB 채용 늘리고 글로벌 투자 전문성 강화 한국투자증권은 영업 일선에서 고객 자금을 관리하는 프라이빗 뱅커(PB)들의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복잡한 글로벌 정세와 금융상품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이에 힘입어 2022년 41조6000억 원이던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액은 빠르게 늘어 지난해 업계 최초로 50조 원을 넘었다. 올해 3분기(7∼9월)에는 65조 원을 돌파했다. PB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PB 5, 6명이 한 팀을 이뤄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자산관리 종합 솔루션을 제시하는 ‘PB팀제’를 도입해 전문성과 시너지를 높였다. 또 PB 역량 강화 교육 등의 영업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PB 인력 확보를 위한 별도의 채용 전형을 신설하며 채용 규모도 늘렸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금융자산과 점점 고도화되는 자산관리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장기적 관점에서 PB 인력을 선발해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도화된 상품을 국내에 공급하고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PB의 전문성이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PB들의 역량을 높여 궁극적으로 고객 자산을 효과적으로 증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에 국내 소비자들의 심리가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발(發)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여파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나섰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월 100.7로, 10월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 달 CCSI는 100을 넘겼지만 전달 대비 하락했다. 특히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향후경기전망·현재경기판단·생활형편전망·현재생활형편·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 중 향후경기전망이 전월(81) 대비 7포인트 하락한 74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1월(72)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조사 기간 내에 미 대선 결과가 발표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 한국의 수출이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재집권을 앞두고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도 후퇴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0%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둔화와 그에 따른 투자 감소를 1%대 성장률의 배경으로 꼽았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정책도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5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물리겠다” 등 관세와 관련해서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자 이날 장중 원-달러 환율이 1407.5원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 반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는 전일 대비 4.0원 내린 139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도 26일 13.98포인트(0.55%) 내린 2,520.36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발언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7%가량 오른 107.47까지 치솟았다. 한편 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편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은이 또다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글로벌 대체 자산 투자사인 브룩필드가 한마음에너지의 태양광에너지 발전소를 인수하기로 했다. AI(인공지능)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국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최근 국내 신재생업체인 한마음에너지가 보유 중인 태양광 발전소 자산 150여 곳을 약 650억 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마음에너지는 국내 사모펀드(PEF)인 어펄마캐피탈과 더함파트너스가 공동으로 경영권을 보유한 곳으로 한국도로공사 등 정부 기관이 발주한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수주해서 발전소를 설립·운용하고 있다. 2021년 어펄마 등이 인수한 이후 민간 영역까지 사업을 넓혀 왔다. 이들은 브룩필드에 자신들이 보유한 태양광에너지 발전소 등을 전부 넘기고, 설계·조달·시공(EPC) 부분은 남겨 둔다는 방침이다. 브룩필드가 국내에서 추가로 태양광 관련 사업을 수주할 경우 EPC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업하는 구조도 검토 중이다. 브룩필드는 국내에서 추가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여타 태양광 발전소를 사들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벌써부터 다수의 태양광 발전소 업체들에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SK 등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태양광 발전소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주요 투자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시대의 도래로 전력수요가 급증한 데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감축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신재생에너지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사들 역시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브룩필드는 올해 3월 프랑스의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네오엔을 61억 유로(약 9조 원)에 인수했으며, 5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다. 캐나다연금투자(CPPI)와 글로벌인프라파트너스(GIP)는 올해 3월 61억 달러(약 8조6000억 원)에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기업 올레트를 사들였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같은 시기에 독일의 재생에너지 전력 회사인 엔카비스를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최근 OCI그룹의 신재생에너지 자회사인 SGC그린파워를 3200억 원에 사들이는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트럼프 스톰’에 휘청거렸던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금융당국의 밸류업 펀드 집행 소식에 모처럼 강한 반등을 보였다.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상승세도 한풀 꺾이는 등 글로벌 자산시장의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 자산 투자)도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16% 상승한 2,469.07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 소식에 연일 1% 넘는 급락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 2000조 원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15일 삼성전자가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한 것이 국내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됐다.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후 첫 거래일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7.1% 치솟기도 했으나 5만6700원(5.98%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11.48%)과 삼성화재(10.48%) 등 삼성전자 지분을 가진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올랐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2015∼2016년 자사주 소각 당시 18%, 2017∼2018년 27% 각각 상승했던 바 있다. 당국이 국내 증시 부양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열린 증시 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국내 증시 낙폭은 과다한 측면이 있다”며 “밸류업 펀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거래소 등은 이번 주부터 2000억 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를 통해 국내 주식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향후 3000억 원 규모의 2차 펀드도 추가로 조성한다. 또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코스피 상장사의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55조64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4.5%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매출도 2214조60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9% 늘었다. 글로벌 시장의 ‘트럼프 트레이드’ 열기도 주춤하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던 미 증시는 15일(현지 시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1일 최고점(19,298.76)을 찍은 뒤 나흘 연속 내림세를 걸었다. 15일에는 고점 대비 3.2% 내린 18,680.12에 거래를 마치면서 트럼프 효과로 거뒀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비트코인도 13일 9만3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9만1000달러대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1기(2017∼2021년) 때와 같은 막대한 유동성 공급 정책 효과를 기대하고 치솟던 글로벌 자산시장이 진정 국면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1기 당시 대규모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의 여파로 나스닥(58.7%), S&P500(41.0%),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36.4%)가 급등했던 바 있다. 트럼프 2기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얘기다. 트럼프 2기에서는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펼치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이미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은 데다 물가나 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증시가 과도한 트럼프 랠리에서 벗어나 기술적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국내 증시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당분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트럼프 스톰’에 코스피 연저점… 美 대선뒤 수익률 G20 최하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불러온 ‘트럼프 스톰’으로 코스피는 장중 2,400 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연저점을 찍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코스피 수익률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서도 최하위였다. 원-달러 환율 폭등(원화 가치 하락)으로 외국인 투자가의 이탈이 거세지며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도 연중 최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가 외국인 투자가 귀환과 증시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불러온 ‘트럼프 스톰’으로 한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증시 중에서도 코스피 수익률이 ‘최하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데다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코스피를 외면한 결과다. 외국인 투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데다 거래량까지 줄어들면서 한국 증시는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 코스피·코스닥 주요 20개국 중 수익률 최저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후(15일과 5일 종가를 비교) 6.21% 내려앉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8.83% 내리면서 하락 폭이 더 컸다. 한국 증시의 주가 하락 폭은 향후 무역 갈등의 최대 당사자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중국보다도 커, G20 국가의 주요 증시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G20 국가 중에서 튀르키예 ISE100지수가 8.95% 상승하면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MERVAL지수(7.02%), 러시아 MOEX지수(4.69%)가 뒤를 이었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52%), 캐나다의 S&P·TSX종합지수(2.06%)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최대 우방국 중 하나인 일본의 닛케이225(0.42%)도 선방한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6%), 인도 선섹스지수(―2.39%) 등 여타 아시아 지수는 다소 부진했다. 트럼프 당선 전후가 아닌 올해 전체로 따져봐도 글로벌 주요 자산 중 국내 증시의 수익률은 최하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의 ‘글로벌 자산별 성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시, 통화, 원자재 등 글로벌 주요 30개 자산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초 대비 각각 8.98%, 20.9% 하락하면서 29위와 30위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자산은 미국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로 24.44% 올랐다. 금(24.04%), S&P500(23.08%) 등도 20% 넘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거래량도 일 20조 원서 15조 원으로 줄어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외국인투자가의 보유 주식 비중도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15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의 시가총액은 637조4877억 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1973조5130억원)의 32.30%에 머물렀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만 1조8770억 원을 팔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인해 지수도 하락했지만 거래량도 확 쪼그라들었다. 올해 1월 20조 원대 수준이었던 코스피와 코스닥의 일일 거래대금은 이번 달 들어서 15조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이 국내 증시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일 총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하루 만에 7.21% 폭등했으며, 그동안 줄기차게 삼성전자를 팔던 외국인투자가들도 240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