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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산 위스키 등에 50% 관세 부과를 예고한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취소하지 않으면 EU산 주류에 200%의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EU가 미국산 위스키에 끔찍한(nasty) 50%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를 즉시 철회하지 않으면 EU 국가들에서 생산되는 모든 와인과 샴페인 등 주류 제품들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썼다. 앞서 미국이 12일부터 모든 철강,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1단계 보복 조치로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50%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일관성이 없는 게 아니라 유연성(flexibility)이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연함’을 주장했지만 그의 들쭉날쭉한 관세 정책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5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관세를 부과한 지 하루 만에 자동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관세를 1개월간 면제했다. 하루 뒤엔 추가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적용 품목까지 면제 범위를 확대했다. 또 11일에는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M, 포드 등 주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먼저) 나에게 전화해 한 달 정도만 (관세 부과를)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며 “난 완고한 사람이 아니고, 유연함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유연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냐’란 질문에는 “물론”이라고 답했다. 향후 추가 관세 유예 조치 등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부턴 다를 것”이라며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상호 관세 부과 시점으로 이미 예고한 다음 달 2일을 다시 한번 전방위 ‘관세 폭격’에 나설 ‘디데이’로 꼽으며 그 이후엔 관세 유예나 면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2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 세계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가운데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모든 나라에 같은 관세율이 적용되지만 각국이 처한 △통상 여건 △대미 무역 규모 △국내 정치 상황 등은 상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고관세 부과 정책에 대한 각국의 대응이 ‘보복형’과 ‘인내형’으로 구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택한 캐나다·유럽연합(EU)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주도의 통상전쟁에서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나라로 꼽힌다. 이날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13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등 298억 캐나다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해 새로운 25%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에 맞서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컴퓨터, 스포츠 장비, 주철 등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캐나다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는 다시 한 번 성공적인 무역 파트너십에 혼란과 무질서를 야기했고, 캐나다와 미국 가정의 생활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지리·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자 정치·경제 동맹이던 캐나다는 ‘트럼프발 통상 전쟁’에서 가장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함께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비하 발언이 계속되자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조직적으로 벌어질 정도로 캐나다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조기 총선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캐나다 정부와 정치권이 악화된 민심을 반영해 강경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다. 다만, 차기 캐나다 총리에 오를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는 “캐나다의 주권을 존중한다면 적절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협상의 문은 열어뒀다. 미국의 오랜 동맹인 EU 역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발효된 지 1시간 만에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날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1일부터 총 260억 유로(약 41조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EU는 다음 달 13일부터 2단계 보복 조치로 공화당 강세 지역의 제품을 ‘핀셋 겨냥’한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의 유명 의류인 리바이스 청바지와 켄터키주의 주력 상품인 버번위스키를 비롯해 ‘러스트 벨트’(낙후된 동북부의 공업지역)인 위스콘신주에 본사를 둔 할리데이비슨의 오토바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의 오렌지주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공화당)의 고향인 루이지애나주의 대두 등이 관세 적용 대상으로 고려된다.● 인내하며 ‘대화 문’ 연 멕시코·브라질·영국 반면 대미 2, 3위 철강 수출국인 멕시코와 브라질은 별다른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물밑 협상’을 벌이며 위기를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아 온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며 4월 2일까지 상황을 두고 보겠다고 했다. 아직 ‘상호 관세’ 부과라는 큰 산이 하나 더 남아 있는 만큼, 그때까지 협상 카드를 아껴 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관세를 포함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미국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면서도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이날 브라질의 한 자동차 공장에서 연설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트럼프가 계속 소리를 지르더라도 상관없다. 난 못생긴(ugly) 얼굴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라며 “나에게 차분하게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의 관련 부처 장관들은 신중 모드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페르난두 아다드 브라질 재무장관은 “우리는 그런 식(보복 관세)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룰라 대통령은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외교장관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통화했다. 또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인 한국, 일본, 호주도 보복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안보 동맹국이자 미국에 상당한 양의 강철과 알루미늄을 수출하는 한국, 일본, 호주는 (관세 면제 희망이 깨졌음에도) 아무도 보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11일(현지 시간) ‘30일의 임시 휴전’에 합의하고, 러시아에도 이를 제안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3년 넘게 이어져 오면서 단 한 번도 휴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러시아가 휴전안을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유세 시절부터 “재집권하면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각각 압박하며 휴전, 나아가 종전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휴전안과 주요 쟁점을 알아본다.① 푸틴은 휴전안을 수용할까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휴전안이 발표된 다음 날인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복을 입고 주요 격전지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州)의 군 지휘소를 깜짝 방문했다. 그가 이곳을 방문한 건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의 일부 지역을 점령한 후 처음이다.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지를 속속 탈환하며 유리한 전황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적을 패배시키고 최대한 빨리 완전한 영토 해방을 단행하라”고 지시했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등을 향해 “쿠르스크의 적을 가능한 한 빨리 격퇴하라”고도 주문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외교담당 보좌관도 13일 현지 공영방송 인터뷰에서 “30일간의 휴전은 우크라이나군에게 휴식을 주고, 우크라이나를 돕게 될 것”이라며 휴전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휴전안을 곧바로 수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2일 워싱턴포스트(WP) 또한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과 관련된 싱크탱크가 지난달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에 보고한 문서를 입수해 휴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했다. 이 문서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완전히 해체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리한 입장인 푸틴 대통령이 종전 협상에 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다양한 선결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CNN과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그가 우크라이나의 대선 실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5월 5년 임기가 끝났지만 전쟁을 이유로 대선을 치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집권 정당성에 줄곧 의문을 제기해 왔다. 대선을 통해 친(親)러시아 성향의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② 격전지 쿠르스크주의 전황은 어떠한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방어에 치중했던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지 않았던 쿠르스크주 수미, 수자 일대를 기습 점령했다. 종전 협상에서 현재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을 돌려받기 위한 ‘영토 교환 카드’ 목적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한때 쿠르스크주에서 1300㎢를 점령했지만 전력 열세 등으로 현재 1100km²(약 85%)를 뺏긴 상태다. 특히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설전 끝에 파국을 맞았다. 그 여파로 미국이 4∼11일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군사 및 정보 지원을 중단하면서 쿠르스크주를 탈환하기 위한 러시아군의 파상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 13일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쿠르스크주 최대 도시 수자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전날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1100㎢ 이상의 영토를 탈환하고 우크라이나군 430명을 생포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점령 계획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③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은 가능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둘러싼 이견은 상당하다. 최근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은 종전 뒤 우크라이나에 유럽 주요국이 구성한 평화유지군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직접적인 안보 보장이나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어렵다면 평화유지군이라도 있어야 러시아의 재침공 위협을 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희토류를 미국 주도로 개발하는 ‘광물 협정’의 타결 조건으로 안보 보장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30여 개국의 군 수장들은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평화유지군 구성 방안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만 명의 평화유지군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정도 규모로 구성하는 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주둔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④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지 반환은 가능한가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는 종전 후에도 이를 돌려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수도 키이우에서 취재진에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본격적인 종전 협상이 시작되면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대립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저 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지?’ ‘우리와는 어떻게 다르지’ 국내외 뉴스 속 궁금증을 콕 짚어 새로운 시각에 적응시켜 드립니다.지난주 토요일인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이날은 전 세계가 성평등을 위한 노력과 변화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죠. 하지만 성별 격차 해소는 단순한 기념일의 구호가 아니라, 각국의 법과 제도,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입니다.그렇다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성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여러 지표가 있지만, 전 세계 차원의 비교를 위해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의「세계 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를 살펴보겠습니다.이 보고서는 △경제 △교육 △건강 △정치 등 네 가지 주요 분야에서 성별 격차를 지수화하여 평가합니다. 지난해 6월 발표된 세계 성 격차 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아이슬란드(0.935점)였습니다. 0점에 가까울수록 성별 간 격차가 크다는 의미인데, 거의 완전한 성평등(1점)에 가까운 점수입니다.한국의 점수는 0.696점입니다. 146개국 중 94위로, 그 전 해보단 11계단 오른 점은 고무적입니다. 지역을 좁히면 어떨까요? 동아시아 지역 14개국 중 1위는 필리핀(0.779)이고, 한국은 8위에 위치합니다. 범위를 더 한정해 볼까요. 그럼 동북아시아 이웃 국가 중 가장 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는 어디일까요?많은 분들이 한국, 중국, 일본 중 답을 고민하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정답이 아닙니다. 동북아시아에서 성 격차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바로 ‘몽골’입니다. 동아시아 14개국 중 순위는 몽골(5위), 한국(8위), 중국(12위), 일본(14위) 순이었습니다. 최근 한중일 3국의 순위는 때로 바뀐 적이 있지만 가장 높은 순위는 몽골이 지켰습니다.WEF의 분석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몽골의 사례에서 우리가 참고할 부분이 있을까요? 몽골의 여성 정치인, 문화·관광·체육·청년부 장관 친바트 너밍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몽골의 성평등 정책과 여성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경제’ 성평등 선도하는 칭기즈칸의 후예몽골 기업 고위직 여성 비율 42%, 韓 16% 그쳐 몽골과 한국의 성 격차 지수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 분야의 성평등 정도입니다.WEF가 분류하는 ‘경제 활동 참여와 기회’ 분야서 몽골의 순위는 43위입니다. 한국(112위)과 무려 69계단 차이입니다. 특히 최고경영자·이사진 등 고위직 내 여성 비율에서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몽골의 고위직 내 여성 비율은 41.95%로 세계 31위로 분류됐습니다.친바트 장관의 커리어는 성공한 몽골 여성 리더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몽골 최초의 5성급 호텔인 테를지 호텔을 세웠고, 2011년 몽골 최대 규모의 민영 방송사 중 하나인 몽골 TV를 창립해 10여년간 경영했습니다.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21년 문화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입니다.●친바트 너밍 장관 주요 이력-2008~2021년 몽골 테를지 호텔 창업자 겸 소유주-2011~2021년 몽골 TV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2015~2021년 미디어 감사기구 ‘몽골 미디어위원회’ 의장-2021~2024년 몽골 문화부 장관 (비(非)의원 지명직)-2024년~현재 몽골 문화·관광·체육·청년부 장관 겸 국회의원1983년생인 그는 1990년대 초 몽골의 민주화·시장 경제 전환 흐름을 타고 관광과 문화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습니다. 정치에 제대로 뜻을 품게 된 것도 몽골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고 합니다. 친바트 장관은 “직접 참여하지 않으면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며 “몽골이 사회주의 경제에서 시장 경제로 바뀐 지 30여 년이 지났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고, 나도 그 일부가 되고 싶었다”고 회고했습니다.몽골의 경제 영역에서 특별히 여성 기업인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배경이 있을까요? 친바트 장관은 몽골의 역사·문화적인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칭기즈칸 시대에도 남성이 전투에 나서면 남은 여성들이 국가를 관리했으며 “역사적으로 몽골 여성은 의사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설명입니다.전통적인 유목 생활 방식도 남성과 여성이 책임을 분담하는 파트너십 기반의 가족 구조를 장려했습니다. 오지에 살면 가족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분석은 일정 부분 타당한 면이 있습니다. 몽골 제국의 초대 지도자 칭기즈칸은 네 명의 딸에게 제국의 상당 부분을 다스리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초원에서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생활하는 유목 문화의 영향으로, 제국 내에서 권력을 가진 여성들은 주변국과 비교할 때 많은 자율성을 누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20세기 들어섰던 사회주의 체제에서 많은 여성이 경제활동에 나섰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몽골에서는 여성의 고등교육 이수율이 남성보다 높고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편입니다.한국과는 대조됩니다. 똑같이 역사적 맥락에서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에선 남존여비 등 보수적인 성역할 규범을 강조하는 유교 문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당연하지 않은 역사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습니다.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지속 중인 듯 보입니다. 국내 100대 기업 사내이사 중 여성은 단 10명에 불과하다고 하죠.그런 의미에서 세계 성격차 지수가 말해주는 한국 경제 분야의 성평등 상황은 예상대로,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제 분야서 한국의 여성 고위 관리자 비중은 16.31%입니다. 몽골의 41.95%와 큰 차이를 보이며, 동북아 1등인 필리핀(48.63%)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두드러지죠.여성의 기업 내 고위직 진출이 어려운 현실은 다른 조사에서 수차례 확인된 바 있습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초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국 중 관리직 여성 비율(16.3%)이 뒤에서 세 번째로 낮습니다. OECD 평균은 34%입니다.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17.2%) 역시 뒤에서 두 번째로, OECD 평균인 32.9%에 크게 미치지 못합니다.OECD 부동의 1위인 성별 임금 격차 등 다른 성평등 지표도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경제 분야의 견고한 유리천장이 각종 국제 성평등 지표에서 한국의 순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장애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정치’ 대표성서 뒤바뀐 순위?여성 정치인이 예외가 되지 않으려면 몽골은 전반적인 성평등 순위에서 다른 동북아 국가들에 앞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한국 등과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다만 이것이 몽골과 한국의 보고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부 분야에선 순위가 역전됨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 분야, 특히 정치적 대표성 영역에서입니다.WEF 보고서는 지난해 기준 몽골 의회에서 여성 의원의 비율은 18.1%라고 지적합니다. 세계 146개국 중 108위입니다. 경제 분야의 높은 고위직 비중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정치에 입문해 놀란 점을 묻는 말에 친바트 장관은 이런 간극을 체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예외적인’ 존재가 되는 걸 처음 경험했다는 겁니다.친바트 장관은 “몽골의 비즈니스 분야에선 여성 리더가 훨씬 많다. 여성인 내가 평범하지 않은(uncommon) 사례였던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여성인 데다 평균보다 어린(30~40대) 장관으로서 “더 많은 의심과 감시”를 견뎌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2021년 당시 몽골의 14개 부처 장관 중 여성은 네 명이었습니다. 지난해 내각 개편으로 새로 임명된 16개 부처에서 여성 장관은 세 명뿐입니다.몽골은 한국과 같은 국회의원 ‘후보자’ 여성 할당제(쿼터제)를 시행하며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법제화 시도가 좌초된 경험을 딛고, 2016년 선거법 개정 이후 여성 후보 비율을 20% → 2024년 30% → 2028년 40% 이상이 되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빠른 속도로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여성의 수가 부족한 정치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성적도 좋지 않지만 조금 나은 정도입니다. WEF 기준 우리 국회의 여성 비율은 19.2%, 세계 146개국 중 103위입니다. 장관급으로 가면 차이가 조금 더 벌어집니다. 우리나라의 내각(부처 장관) 및 행정부 고위직에서 여성 비율은 29.41%로, 12.5%인 몽골의 두 배 이상입니다.한국의 경우 평등한 내각 구성에 대한 지적이 높아지면서 여성 장관들이 매 내각에 포함되고 있지만, 여성가족부 등 일부 부처에 한정된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친바트 장관과 같은 39세 이하의 젊은 지도자를 배출한 적도 아직 없습니다.의무적으로 여성 수를 배정하는 쿼터제는 실효성과 형평성 등의 측면에서 여러 한계가 지적되곤 합니다. 하지만 개혁 덕분일까요? 다음 WEF 보고서에선 몽골과 한국의 순위가 뒤바뀔 지도 모르겠습니다. 몽골은 지난해 7월 총선을 치렀는데요. 126석 중 32명의 여성 의원이 당선돼 여성 의원 비율은 25.4%를 기록했습니다. 국제의회연맹(IPU)의 집계한 아시아 지역 평균치 22%를 넘는 수치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 결과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의원(60명)이 당선됐지만, 비율을 계산하면 20%에 그칩니다.젊은 여성 장관 당사자로서 친바트 장관에게 쿼터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오히려 당선된 여성 정치인들에게 성과를 증명하라는 압박이 세진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했습니다. 그는 큰 부담감과 책임감을 인정하면서도 “내게는 선구자로서 책임이 따른다”며 “변화의 필수적인 단계”라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소수의 여성만이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여성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훨씬 더 커집니다. 여성 리더에게는 매우 높은 기준이 적용되고, 때때로 더 잘할 것을 기대하는 다른 여성들의 비판에 마주하기도 합니다.고위직에 오른 여성이 너무 적기 때문에 성취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변화의 필수적인 단계이기도 합니다. 의사 결정자인 여성의 수가 계속 증가한다면, 미래에는 여성이 권력을 잡는 게 당연한 일이 될 것이므로 이런 압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겁니다.”친바트 장관은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이 리더십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되지 않는 시점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여성 의원의 수가 늘면서 4년 전과 정치적인 논의도 다양해진 것을 느낀다며, 쿼터제가 숫자만 보장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실질적인 형평성 달성과 포용적인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숫자도 제도도 말하지 않는 것들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과제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표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과 몽골의 세계 성 격차 지수 현황과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역사적, 사회적 배경입니다. 동아시아 성평등 1위 국가라고 거창하게 제목을 달았지만 답을 내리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단순한 숫자나 제도로 평등을 단정할 수는 없고, 발전의 추이와 지속성도 중요하게 살펴야 할 것입니다. 또 위 자료는 ‘여성 리더십’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북아 전반에서 문제로 지목되는 가부장적 사회 규범 등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교와 지표상의 현실은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한국은 기업 내 유리천장이 심각한 수준이며,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경력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과 몽골 양 국가 모두 여성 지도자들이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올여름 발표될 새로운 WEF 보고서는 한국과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와 전 세계 국가들의 성평등 현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걱정과 기대를 모두 안고 우리의 성적표를 기다리면서, 성적표 너머의 평등을 위해 더 많은 사회적 변화와 정치권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바라야겠습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할리우드 특사’로 임명한 멜 깁슨(69·사진)의 총기 소지권을 복원하라고 지시했고, 이를 거부한 변호사 출신 직원을 해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1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22년부터 법무부에서 사면 업무를 담당했던 엘리자베스 오이어는 최근 상부로부터 “깁슨을 총기 소지권 복원 추천 대상자 명단에 넣으라”는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깁슨의 폭력 성향을 우려한 오이어는 이를 거부했고 7일 별다른 설명 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깁슨은 2011년 당시 여자친구를 폭행해 논란을 빚었다. 오이어는 NYT 인터뷰에서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이 자신에게 직접 깁슨의 총기 소지권 복원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블랜치 차관은 깁슨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됐고, ‘리썰 웨폰’ ‘브레이브 하트’ 등 큰 성공을 거둔 영화를 다수 만들었다는 것을 복원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오이어는 6일 직속 상사에게 깁슨을 사면 대상자로 추천할 수 없다는 메일을 보냈다. 그는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사람이 총기를 소지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볍게 복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역시 복원 명단에 오른 90여 명의 다른 추천 대상자와 달리 깁슨에게는 재범 가능성 평가 또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오이어는 상사에게 이 같은 메일을 보낸 뒤 차관실 고위 관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당시 이 관리는 “깁슨은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다”며 현명하게 행동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하루 뒤 오이어는 거부했고 몇 시간 후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 같은 처사가 “공공 안전을 고려하면 매우 우려스러운 행태”라고 지적했다. 깁슨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자고 나면 바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덕’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 인해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야 하는 세계 각국 정부의 불안감 역시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에도 ‘상호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관세율의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혀 왔다. 이날 캐나다에 대한 ‘두 배 관세’ 위협은 취소됐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예정대로 12일부터 발효됐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60억 유로(약 41조 원)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선언하며 미국과의 통상 전쟁에 맞불을 놨다.● 6시간 만에 뒤집혔지만, 캐나다 관세 위협에 출렁인 시장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전 10시경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보복 관세 성격의)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기로 했다”며 “관세는 내일 아침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가 다른 관세도 폐지하지 않으면 4월 2일 자동차 관세도 상당히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적용을 하루 앞두고 돌연 캐나다에 대한 ‘두 배 관세’가 선언되자 뉴욕 증시는 개장 30분 만에 혼란에 빠졌다. 전날 급락을 겪은 뉴욕 증시는 이날 오후에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한때 전일 대비 700포인트 이상 빠지며 하락세를 이어 갔다. 약 5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3시경 온타리오주 당국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온타리오주는 10일 약 150만 미국 가구 및 기업에 송전하는 전기 요금에 25% 할증료를 매기겠다고 했지만 미국의 위협이 고조되자 한발 물러선 것.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오후 4시경 진행된 경제전문방송 CNBC 인터뷰에서 “캐나다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가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증시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14%(478.23포인트) 하락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76%, 0.18%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고 평했다. 백악관은 캐나다가 전기 관세를 보류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레버리지를 이용해 국민에게 승리를 안겨줬다”고 자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도 자신의 관세 정책을 거듭 옹호했다. 그는 “관세가 (미 경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칠 것”이라며 “관세로 많은 돈을 들여오고 해외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관세율을 향후 더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유럽과 통상전쟁 본격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2일을 기점으로 예정대로 전 세계에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를 적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1기에 이어 2기에도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집중하는 것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이 쇠퇴하고 미국 내 관련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7년 25%의 철강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지난해 미국의 철강 생산량은 2017년보다 오히려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알루미늄 생산량 역시 10% 줄었다.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는 ‘예외 없는 전 세계 공통’을 표방하고 있어 오히려 각국의 통상 반발만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26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은 물론이고 섬유, 농산물, 가전제품 등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당시 미국의 철강 관세에 반발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을 대표하는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고 있는 통상 전쟁이 물가 상승 등을 야기하며 미국 기업 전반에 피해를 주고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옳다”며 기존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1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혀(at all)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호황(boom)을 누릴 것”이라고 자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수입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밝혔다가 약 6시간 만에 철회했다. ‘자고 나면 바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오락가락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덕’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로 인해 시장의 불안감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이날 캐나다에 대한 ‘두배 관세’ 위협은 취소됐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예정대로 12일부터 발효됐다. 이에 유럽연합(EU)은 260억 유로(약 41조 원)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선언하며 미국과의 통상 전쟁에 맞불을 놨다.● 6시간 만에 뒤집혔지만, 캐나다 관세 위협에 출렁인 시장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전 10시 경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보복 관세 성격의)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올리기로 했다”며 “관세는 내일 아침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캐나다가 다른 관세도 폐지하지 않으면 4월 2일 자동차 관세도 상당히 인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적용을 하루 앞두고 돌연 캐나다에 대한 ‘두배 관세’가 선언되자 뉴욕 증시는 개장 30분 만에 혼란에 빠졌다. 전날 급락을 겪은 뉴욕 증시는 이날 오후에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한 때 전일대비 700포인트 이상 빠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약 5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3시 경 캐나다 온타리오주 당국은 “미국에 공급하는 전기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잠정 중단하겠다” 밝혔다. 온타리오주는 10일 약 150만 미국 가구 및 기업에 송전하는 전기 요금에 25% 할증료를 매기겠다고 했지만 미국의 위협이 고조되자 한 발 물러선 것.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이 오후 4시경 진행된 경제전문방송 CNBC 인터뷰에서 “캐나다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가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증시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14% 하락(478.23포인트)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76%, 0.18%씩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롤러코스터 같은 하루였다’고 평했다. 백악관은 캐나다가 전기 관세를 보류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의 레버리지를 이용해 국민에게 승리를 안겨줬다”고 자찬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도 자신의 관세 정책을 거듭 옹호했다. 그는 “관세가 (미 경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미칠 것”이라며 “관세로 많은 돈을 들여오고 해외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관세율을 향후 더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유럽과 통상전쟁 본격화트럼프 2기 행정부는 12일을 기점으로 예정대로 전 세계에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를 적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1기에 이어 2기에도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집중하는 것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업 허브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이 쇠퇴하고 미국 내 관련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7년 25%의 철강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지난해 미국의 철강 생산량은 2017년보다 오히려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알루미늄 생산량 역시 10% 줄었다. 이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는 ‘예외 없는 전 세계 공통’을 표방하고 있어 오히려 각국의 통상 반발만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실제 이날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260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맞불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은 물론 섬유, 농산물, 가전제품 등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EU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당시 미국의 철강 관세에 반발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리바이스 청바지 등 미국을 대표하는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고 있는 통상 전쟁이 물가 상승 등을 야기하며 미국 기업 전반에 피해를 주고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항상 옳다”며 기존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11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경기 침체 가능성을 질문 받고 “전혀(at all) 그렇게 보지 않는다. 우리는 호황(boom)을 누릴 것”이라고 자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법무부가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할리우드 특사’로 임명된 멜 깁슨(69)의 총기 소지권을 복원하라고 지시했으며, 거부한 담당 관료를 즉시 해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법무부에서 사면 업무를 담당했던 변호사 엘리자베스 오이어가 깁슨을 총기 소지권 복원 추천 대상자 명단에 넣으라는 상부의 압박을 받았고, 이를 거부한 즉시 해고됐다고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오이어는 2022년부터 법무부에서 사면 담당자로 근무했으나 7일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즉시 해고 통보를 받았다.NYT에 따르면 오이어 변호사는 약 2주 전 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들의 총기 소유권을 복원하는 실무 그룹을 이끌게 됐다. 이들은 사면·복원을 고려할 만한 후보자 명단으로 95명을 선정해 토드 블랜치 법무부 차관실에 올렸다. 오이어 변호사는 NYT에 이후 차관실에서 후보자를 9명으로 추리면서 “멜 깁슨을 명단에 추가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법무부 차관실은 깁슨의 총기 소지권 복원을 요청하면서 그의 변호사가 1월 법무부 고위 관리들에게 보낸 서신을 첨부했다. 서신에는 깁슨이 대통령의 특사로 임명됐고, 과거 큰 성공을 거둔 영화를 다수 만들었다며 총기 소지권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있었다.깁슨의 변호사는 그가 가정폭력 전력 때문에 번번이 총기 구매가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깁슨은 2011년 로스앤젤레스(LA) 고등법원에서 자신이 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검찰과의 협상에 따라 징역형은 면했다.오이어 변호사는 자신의 상사에게 깁슨을 사면 대상자로 추천할 수 없다고 메일을 보냈다. 그는 NYT에 “가정 폭력 전력이 있는 사람이 총기를 소지할 경우, 실질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권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추천 대상자들과 달리 충분한 재범 가능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됐다.그러자 몇 시간 뒤 법무부 차관실의 고위 관리가 전화를 걸어 “멜 깁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며 “깁슨을 추천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거듭 압력을 가했다고 오이어 변호사는 주장했다. 다음날 고민 끝에 상부에 거부 의사를 전한 그는 몇 시간 뒤 해고 통지서를 받게 됐다오이어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사실이나 전문성, 건전한 분석이 아닌 관계와 충성심에 따라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며 “우리의 공공 안전이 걸려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관련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올 1월 16일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진 깁슨과 실베스터 스탤론, 존 보이트 등 3명의 원로 영화배우를 ‘할리우드 특사’로 임명한 바 있다. 주로 분쟁지역 등에 배정되는 특사를 할리우드에 지명한 전례가 없어 화제를 모았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에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수가 늘고 있다고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10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액공제 폐지 기조에 반하는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기로 한 한국 기업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21명이 하원 세입위원회 지도부에 IRA 세액공제 존치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세액공제를 폐지할 경우 예산안 처리에 반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해당 서한 작성에 참여한 의원들은 IRA 세액공제로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한 애리조나, 네바다 등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이들은 “청정에너지 개발이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IRA의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으로 계획된 에너지 투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서한 작성을 주도한 앤드루 가버리노 하원의원(뉴욕)은 “지금 당장 에너지 세액공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건 기업들이 지급한 돈과, 납세자의 돈으로 이미 투자한 비용에 대한 재앙”이라고 지도부에 수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IRA를 ‘녹색 사기’라고 부르며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추진으로 부족해질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IRA 세액공제 혜택을 축소 또는 폐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공화당 내에서 제기됐다. 지난달 25일 공화당 주도로 하원을 통과한 예산 결의안은 향후 10년간 4조5000억 달러의 세금을 줄이고, 정부 지출도 2조 달러 삭감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정도 규모의 감세 재원을 마련하려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도 존치를 약속해 IRA 세액공제 폐지가 대신 도마에 올랐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IRA 세액공제 폐지 시 예산안 처리에 반대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IRA 폐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 218석을 확보해 민주당(214석)에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내부에서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단독으로 법안 및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는 구조다. 가버리노 의원은 “20명이 넘는 의원들이 ‘IRA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하면서 우리의 (예산안) 지지까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마약과의 전쟁’으로 인권 침해 논란을 빚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80)이 11일(현지 시간) 체포됐다. 필리핀 당국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을 전격 집행하면서다. 2016~2022년 재임 중 대대적인 마약 사범 소탕 정책으로 수천 명 이상 살상한 혐의를 받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ICC 조사를 받게 되면서 필리핀 국내외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이날 오전 홍콩에서 지지자 집회를 마치고 귀국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마닐라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이른 오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서 반인도적 살상 범죄 혐의로 발부된 ICC 영장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빌라모르 공군기지 수감 시설에 구금됐고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고도 덧붙였다.현지 매체 등에 공유된 영상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내가 무슨 범죄를 저질렀냐”며 체포에 거세게 저항했다. 이틀 전 홍콩에서 연설하며 “(ICC) 체포가 삶의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던 것과 상반되는 태도다. 그의 지지자들도 공항에 몰려들어 격렬히 항의했다. 강경한 범죄 대응과 거침없는 화법으로 인기가 높았던 그는 퇴임 후에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 무관용 원칙’을 내세워 필리핀 전역에서 마약 용의자 체포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찰에 마약 복용자·판매자가 투항하지 않으면 즉각 사살하라고 명령하는 등 광범위하게 사살이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필리핀 정부의 공식 집계는 6200명이나, ICC는 사망자 수가 1만 2000명에서 3만 명에 이르며 마약과 관련됐다는 증거도 없이 살해된 사례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ICC는 2018년부터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지휘한 대규모 살상 행위를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듬해 인터폴을 통해 체포 영장도 발부했지만, 재임 중이던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크게 반발하며 ICC 탈퇴까지 강행했다. 퇴임 전인 2021년 탈퇴 이후 ICC에 사법권이 없다며 수사 중단도 주장했다. 그러나 ICC는 2023년 필리핀이 회원국이었을 때(2016~2019년) 저지른 범죄에 관할권이 있다며 해당 주장을 기각했다. 2022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행정부도 출범 초에는 ICC 조사에 강하게 반대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親)미파인 마르코스 대통령과 친중파 두테르테 부통령은 외교 노선 등에서 여러 차례 부딪혔고, 양측의 정치적 동맹은 지난해 사실상 결렬됐다. 이후 필리핀 당국은 ICC의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트럼프를 ‘볼드모트’(해리포터 시리즈의 악당)에 비유한 터프한 인물이 캐나다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마크 카니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60)가 중도좌파 성향인 캐나다 집권 자유당의 새 대표에 오른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포스트가 내놓은 논평이다. 카니 대표는 캐나다와 영국에서 모두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세계적 경제금융 전문가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때부터 보호무역주의를 강경하게 비판해온 그가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위협에 어떻게 맞설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초로 G7 2개국의 중앙은행 총재 지내카니 대표는 1965년 캐나다 북부 노스웨스트준주(準州)의 작은 마을 포트스미스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 경제학사,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옥스퍼드대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하버드대 재학 중 아이스하키팀의 골리(골키퍼)로 활동했다. 그는 9일 당 대표 수락 연설 때도 “하키도 무역도 캐나다가 (미국을) 이길 것”이라고 외쳤다. 영국 경제학자인 부인 다이애나 폭스와의 사이에 네 딸을 두고 있다. 그는 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후 2008년 2월 43세에 모국 중앙은행 총재에 올랐다. 세계 금융위기 상황에서 2013년 6월까지 캐나다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7월 1694년 영국 중앙은행이 설립된 후 319년 만에 최초의 비(非)영국인 수장에 올라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에서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도 안정적으로 대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당시 그는 ‘록스타’ ‘세계 경제를 구하기 위해 고용된 캐나다인’으로 불릴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주요 7개국(G7) 중 두 개 나라의 중앙은행 수장을 지낸 최초의 인물이다. 퇴임 후 유엔 기후변화 대응 및 재정 특사 등으로 활동했다.● 반(反)트럼프 여론이 자유당 도와 2015년 11월 취임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압박 외에도 고물가, 집값 급등, 공공의료 붕괴, 이민자 급증에 따른 사회 혼란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다. 트뤼도 총리가 올 1월 9일 사퇴 의사를 밝히자 카니 대표는 곧바로 자유당 대표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세 기간 중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맞서려면 경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조롱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볼드모트 같다”고 일갈했다. 당 대표 수락 연설 때는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이란 직함 없이 ‘도널드 트럼프’라고 했다. 트뤼도 총리의 사퇴 발표 직후만 해도 자유당의 지지율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反)이민을 외치는 강경 보수 성향의 제1야당인 보수당으로 정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이 거듭됐고 보수당의 이념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식었던 자유당의 인기가 급반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실상 트럼프가 자유당을 도운 격”이라고 평했다. 다만 카니 대표가 캐나다 동부 프랑스계 유권자들이 중시하는 프랑스어에 능숙하지 않은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정치 신인이라는 점도 변수다. 리사 영 캘거리대 정치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카니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해석했다. 기대가 커지면 실망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은 카니 대표가 몇 주 안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래대로라면 10월 20일 이전에 치러야 하지만 그가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 자유당 의석도 과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라 국정 동력 확보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기 총선에서 자유당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 등이 발생해 정치권의 혼란이 계속되면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발탁돼 대규모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력 감축을 놓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주요 정부 부처를 상대로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행정부 인사들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머스크를 두둔해 온 트럼프 대통령도 내부 불만을 의식한 듯 “DOGE는 조언만 하라”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7일 뉴욕타임스(NYT)는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임시 내각 회의 때 머스크와 루비오 장관이 크게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는 대각선 반대편에 마주 앉은 루비오 장관에게 “국무부에선 아무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공격적인 발언을 날렸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1500명이나 퇴직했다”며 반박했다. 이어 “퇴직 인원을 모두 재고용해 다시 해고하는 쇼라도 벌이고 싶냐”고 응수했다. 또 루비오 장관이 국무부 조직 개편 계획을 설명하자 머스크는 “(당신은) TV에선 잘 나온다”며 방송 출연 외 역량은 부족하다고 비꼬았다. 두 사람의 설전을 테니스 경기를 보듯 팔짱을 낀 채 의자에 앉아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루비오 장관 편을 들었다. 이후 머스크의 개혁 행보를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접근 방식을 세련되게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공무원 감축 정책은 비서관들이 담당할 것이며 DOGE는 조언만 하라”고 지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뒤 트루스소셜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수하고 생산적인 인력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며 “(연방정부 구조조정은) 도끼가 아닌 메스(수술용 칼)”라고 표현했다. 그는 8일 “일론과 마코는 좋은 관계다. 그 외의 모든 보도는 가짜 뉴스”라는 글도 올려 머스크와 루비오 장관의 충돌을 사실상 부인했다.한편 NYT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할 의향이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한 것으로 (머스크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을 공약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군용기를 이용한 이민자 추방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이민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강조하려는 수단이었지만, 군 수송기를 통한 강제 송환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 ‘고비용 저효율’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5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달 1일을 끝으로 군용기를 활용한 불법 이민자 강제 송환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6일로 예정됐던 비행 일정도 취소됐으며 앞으로 해당 정책이 영구적으로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앞서 1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약 3만 명을 구금할 수 있는 이민자 수용시설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관타나모는 고문 등 인권 침해 혐의가 제기된 미국의 테러 용의자 수용소가 위치했던 곳이다. 그러나 군용기 활용은 기존 민간 항공편 대비 비효율적이며 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C-17 수송기의 운영 비용이 시간당 2만8500달러(약 4132만 원)로 추정된다. 반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운영하는 일반 강제 추방 항공편의 시간당 비용은 8500~1만7000달러(약 1232만 원~2465만 원)다. 군용기 이용 시 이민자 추방에 2~3배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셈이다.행정명령 발표 직후 로이터통신은 “군용기를 동원한 관타나모 추방 비용은 이민자 1명당 4675달러(약 677만원)로 추정되며, 이는 민간 항공사 일등석 푯값 835달러(약 121만 원)의 5배 이상 비싸다”고 비판한 바 있다.WSJ에 따르면 실제로 최근 이민자 12명을 군용기를 통해 관타나모로 이송하는 데 1인당 최소 2만 달러(약 29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세 차례 진행된 인도행 강제송환 비행은 1회당 300만달러(약 43억 원)의 비용이 소요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또 일부 중남미 국가들이 미군 수송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불허하면서 우회 항로를 이용하느라 비용 부담이 더욱 커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1월 C-17 군용기 두 편의 착륙을 거부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이민자 송환에는 합의했으나, 군용기는 거부하고 자국의 항공기를 직접 보냈다.트럼프 대통령은 ICE뿐 아니라 연방수사국(FBI), 국방부 등 다른 연방기관까지 동원하며 대규모 강제 추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고비용·비효율’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민 단속을 주관하는 톰 호먼 백악관 국경 차르는 뉴욕타임스(NYT)에 “돈이 많을수록 더 성공적으로 일할 수 있다. 모두들 얼마나 체포할 수 있겠냐고 묻지만 나도 모른다”고 말하며 재정 부족을 문제로 꼽았다.지난달 한 달간 ICE가 수행한 체포 건수는 2만3000건으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구금된 이민자들의 본국 송환이 느려지면서 수용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DHS)에서 직원들에게 성과를 압박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인식 속에 사기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FBI 등에서 동원된 직원들 사이에선 안보 위협을 감독하는 본래 임무에서 벗어나 작전에 동원되는 것에 대해 불만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4일 의회 연설에서 “국경에서의 불법 입국 건수가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언급하는 등 현재까지의 단속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NYT는 관련 정책을 설계 및 총괄한 톰 호먼 국경 차르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추방 작전이 지연되는 데 초조함과 짜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그들은 대통령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설명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유럽 주요국이 6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지원, 안보 자강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2일 영국 런던에서 비슷한 회의를 개최한 지 4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선언한 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의 방위비 지출을 압박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도출하려는 성격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6일 회의에서 다룰 주요 의제로 8000억 유로(약 1228조 원)의 방위비를 조성하는 ‘유럽 재무장(ReArm Europe)’ 계획을 4일 공개했다. 각 회원국이 방위비 지출을 GDP의 1.5%씩 늘려 총 6500억 유로를 조성하고, 나머지 1500억 유로는 공동 차입해 방공망 등 범유럽 차원의 방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은 (자체 안보) 책임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위한 ‘담보’ 차원에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유럽 주요국이 동결한 2000억 유로(약 307조 원)의 러시아 자산을 압류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 등이 모두 이 안에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스타머 총리는 영국 방산업체 켐링을 인수하려는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의 행보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켐링은 유도 미사일, 전투기 방어용 교란장비 등을 생산하는 업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자사 제품을 공급해 왔다. 역시 친(親)러시아 행보로 일관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또한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4일 취재진에게 “파병 요청이 들어오면 고려하겠다. 러시아의 (선제 침공 같은) 불법적이고 부도덕한 행위가 보상받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앞서 2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전폭 지지한다. 그간 제공한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의 지원에 이은 추가적인 재정 또는 군사 지원을 고려한다”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원조의 전면 중단을 지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종전 구상을 수용하도록 우크라이나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미 국무부에 따르면 올 1월 20일 기준 미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659억 달러(약 95조 5550억원)의 군사 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인도주의적·재정적 지원 등을 포함해 미국 의회에서 승인한 지원 금액은 약 1742억 달러(약 252조 5900억원)에 이른다.최대 지원국인 미국의 군사 원조 중단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사용하는 각종 군사 장비의 20%는 미국이 지원하며, 유럽 국가들이 25%를 지원한다. 55%는 우크라이나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거나 자체 자금으로 조달한다. WSJ은 미국의 추가적인 군사 원조 없이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한 무기로는 올해 중반까지만 러시아와 전투를 벌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특히 미국은 전술 미사일 체계 ‘에이태큼스(ATACMS)’, 다연장 로켓 체계 하이마스(HIMARS) 등 장거리 타격 능력이 있는 무기 시스템의 유일한 공급원이다. 이 공급이 중단되면 우크라이나의 후방 타격 능력과 자체 후방 방어 능력이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로이터통신은 이와 별도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對)러시아 제재 완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관한 초안을 마련하라는 백악관의 요청에 따라 담당 부처인 국무부와 재무부가 목록을 만들고 있다고도 전했다. 해당 목록에는 ‘올리가르히’로 불리는 러시아 신흥재벌 일부를 겨냥한 제재도 포함됐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어느 시점에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지난달 20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간 종전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최근 강력한 미국 연방정부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며 ‘월권 논란’에 휩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곳곳의 테슬라 매장에서 ‘반(反)머스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아래 DOGE가 수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을 해고하고, 다양한 예산 삭감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특히 머스크가 경영하는 기업 중 대표격인 테슬라를 겨냥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일 뉴욕의 테슬라 매장 앞에 300명 이상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로 9명이 체포됐다. 이날 뉴욕 외에도 플로리다주 잭슨빌, 애리조나주 투산 등 다른 도시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도 시위대가 몰려와 테슬라와 머스크 퇴출 등을 외쳤다. 또 시위대는 ‘DOGE를 폐지하라’ ‘아무도 머스크를 뽑지 않았다’ ‘테슬라를 불태우고 민주주의를 구하자’는 팻말을 흔들며 머스크의 광폭 행보와 DOGE의 연방정부 개혁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특히 시위대는 테슬라 차량을 팔고 주식도 처분할 것을 독려한다. 머스크가 경영하는 회사인 테슬라에 실질적인 손해를 입히려는 목적인 것. 실제로 ‘테슬라 타도 운동’은 웹사이트에서 “테슬라에 피해를 주는 것은 머스크를 멈추는 일이다. 머스크를 멈추면 우리의 삶과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다”고 시위의 목표를 적고 있다. 머스크가 연방정부의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고 충분한 준비 없이 주요 정부기관의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반감과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정부기관에선 핵무기 관리감독관이나 조류독감 발병 대응 과학자 같은 인력을 해고했다가 다시 채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2기 행정부 첫 각료회의에 머스크를 참석시키고, DOGE의 권한을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그의 행보에 계속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힌편 머스크의 광폭 행보에 대한 우려는 테슬라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해 12월 최고점을 찍었다가 두 달여 만에 30% 이상 하락했다. 머스크가 독일 등 주요국의 극우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정치 개입 논란이 제기된 유럽에서도 테슬라 판매가 줄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유럽 내 테슬라 차량의 신차 등록은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가 37%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최근 강력한 미국 연방정부 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며 ‘월권 논란’에 휩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곳곳의 테슬라 매장에서 ‘반(反)머스크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아래 DOGE가 수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을 해고하고, 다양한 예산 삭감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특히 머스크가 경영하는 기업 중 대표격인 테슬라를 겨냥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일 뉴욕의 테슬라 매장 앞에 300명 이상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소란을 피운 혐의로 9명이 체포됐다. 이날 뉴욕 외에도 플로리다주 잭슨빌, 애리조나주 투산 등 다른 도시에 있는 테슬라 매장에도 시위대가 몰려와 테슬라와 머스크 퇴출 등을 외쳤다. 또 시위대는 ‘DOGE를 폐지하라’ ‘아무도 머스크를 뽑지 않았다’ ‘테슬라를 불태우고 민주주의를 구하자’는 팻말을 흔들며 머스크의 광폭 행보와 DOGE의 연방정부 개혁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특히 시위대는 테슬라 차량을 팔고 주식도 처분할 것도 독려한다. 머스크가 경영하는 회사인 테슬라에 실질적인 손해를 입히려는 목적인 것. 실제로 ‘테슬라 타도 운동’은 웹사이트에서 “테슬라에 피해를 주는 것은 머스크를 멈추는 일이다. 머스크를 멈추면 우리의 삶과 민주주의를 구할 수 있다”고 시위의 목표를 적고 있다.머스크가 연방정부의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고 충분한 준비 없이 주요 정부기관의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며서 반감과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정부기관에선 핵무기 관리감독관이나 조류 독감 발병 대응 과학자 같은 인력을 해고했다 다시 채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2기 행정부 첫 각료회의에 머스크를 참석시키고, DOGE의 권한을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그의 행보에 계속 힘을 실어주고 있다.힌편 머스크의 광폭 행보에 대한 우려는 테슬라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인 지난해 12월 최고점을 찍었다 두 달여만에 30% 이상 하락했다. 머스크가 독일 등 주요국의 극우 정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정치 개입 논란이 제기된 유럽에서도 테슬라 판매가 줄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유럽 내 테슬라 차량의 신차 등록은 전년 동기대비 45%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는 37%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은 “미국을 존경하지 않고 감사할 줄도 모른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미국에 감사를 표했다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국 BBC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복싱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의 헤비급 복싱 챔피언 올렉산드르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 선물까지 준비했지만 “이 선물도 상황을 수습하진 못했다”고 평했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현재까지 최소 33번 미국의 지원에 영어로 감사를 표했다. 우크라이나어 인사까지 포함하면 33회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2022년 1월 ‘X’에 “전례 없는 (미국의) 외교·군사 지원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같은 해 12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미 의회, 미국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2023년 11월 미국 추수감사절, 지난해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등 미국의 주요 국경일과 휴일 때도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인 지난달 12일 각각 감사를 전했다.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비난은 모두 사실이 아니지만 “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간 건 ‘복싱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부터 자신이 소유한 호텔에서 유명 복싱 경기를 주최할 만큼 복싱에 관심이 많았다. 우시크의 벨트는 정상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앉은 자리의 옆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은 “미국을 존경하지 않고 감사할 줄도 모른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미국에 감사를 표했다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영국 BBC방송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복싱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의 헤비급 복싱 챔피언 올렉산드로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 선물까지 준비했지만 “이 선물도 상황을 수습하진 못했다”고 평했다.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전부터 현재까지 최소 33번 미국의 지원에 영어로 감사를 표했다. 우크라이나어 인사까지 포함하면 33회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직전인 2022년 1월 ‘X’에 “전례 없는 (미국의) 외교·군사 지원에 감사한다”고 적었다. 같은 해 12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도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미 의회, 미국인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2023년 11월 미국 추수감사절, 지난해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등 미국의 주요 국경일과 휴일 때도 사의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인 지난달 12일 각각 감사를 전했다.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의 비난은 모두 사실이 아니지만 “둘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우시크의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간 건 ‘복싱 애호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부터 자신이 소유한 호텔에서 유명 복싱 경기를 주최할 만큼 복싱에 관심이 많았다. 우시크의 벨트는 정상회담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앉은 자리의 옆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두 정상은 이날 오찬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담 초부터 설전이 이어지면서 모든 일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도 참석하지 못한 채 백악관을 떠났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발발 3년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논의를 위해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고성이 오간 끝에 결렬됐다.일각에서는 ‘정장’을 갖춰 입지 않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옷차림이 회담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백악관의 정장 요청을 거절했고,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조언에도 불구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정면승부에 나섰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일각에선 미·우크라 정상회담이 파국에 이른 것은 각자의 주관을 굽히지 않는 두 ‘알파 메일(Alpha male·우두머리 수컷)’의 충돌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의 모습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이 백악관 입구에 들어서자, 하차 지점에 대기하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향해 “오늘 제대로 차려입었다(you’re all dressed up)”고 말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상징인 삼지창이 그려진 검은색 긴팔 티셔츠와 군 작업복과 비슷한 카고바지 차림이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래, 군인들과의 연대와 저항의 의미로 그가 공식 석상에서 줄곧 고수했던 복장이다. 하지만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사전 요청과 달리 정장도 재킷도 입지 않고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에선 ‘무례하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마디도 이런 기류를 반영했다는 것.이후 진행된 공개 회담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이 언급됐다. 강경 우파 성향의 케이블 채널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 기자 브라이언 글렌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느냐”고 물은 것이다. 기자는 이어 “당신은 이 나라의 최고위급 사무실에 있으면서 정장을 입기를 거부했다. 정장이 있기는 하냐”고 지적했다.리얼 아메리카 보이스는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수석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의 방송을 진행하는 등 강성 친(親)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뉴미디어나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 등의 백악관 출입까지 허용하면서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질문을 한 기자 브라이언 글렌은 ‘하이힐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공화당 강경파 하원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의 애인으로 알려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충돌이 트럼프와 젤렌스키 두 지도자의 성격 특성이 충돌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르토시 치호츠키 전 우크라이나 주재 폴란드 대사는 “두 알파메일이 충돌했다”며 “젤렌스키는 그런 점에서 트럼프와 유사하다. 자신의 본능에 크게 의존하고,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으며,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강경 대응은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초기 경험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당시 러시아군이 키이우 외곽에 도달했을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지도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도피를 권고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하고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당시 서방의 조언을 무시하고 ‘국가를 위해 싸운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은 우크라이나 여론을 결집하는 등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이밖에 종전 시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그가 ‘항복하면 즉시 해임될 것’을 알고 더 강하게 나선다는 국내 정치적 관점의 분석도 있다. WSJ은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우크라이나는 높은 인명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저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