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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다음 달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서 광고를 시청하는 대가로 가격을 낮춘 요금제를 내놓는다. 한국은 5500원이다. 넷플릭스는 13일(현지 시간) 온라인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어 광고를 봐야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도입을 발표했다. 한국에선 다음 달 4일 오전 1시부터 광고형 요금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가격은 기존 ‘베이식 요금제’(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하다. 넷플릭스는 나라마다 다른 광고형 요금제 가격을 책정했다. 미국에선 월 6.99달러(약 1만 원), 일본은 770엔(약 7500원)이다.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는 동시 접속 기준으로 1개 기기로만 볼 수 있다. 고화질(720p) 영상을 제공하며 영상을 내려받진 못한다. 광고는 15초 또는 30초 길이로 구성하고 1시간 영상을 기준으로 4∼5분간 나오도록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SK스퀘어가 투자한 온마인드의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 ‘나수아’(SUA)가 태국 광고 시장에 진출한다. 게임업체 넵튠은 14일 “자회사 온마인드가 제작한 나수아가 태국 대형 광고회사 ‘DDD’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만든 가상인간이 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DDD는 태국 방콕 시암 파라곤 백화점, 쑤완나품 국제공항, MBK 등 주요 명소에 200m 크기의 초대형 광고판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국 대기업을 포함해 샤넬, 디올 등 유명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DDD와 나수아의 전속 계약 기간은 3년이다. DDD는 앞으로 태국 주요 명소 광고판 등에 나수아를 내보낼 예정이다. DDD는 태국 방콕 시암 파라곤 백화점, 쑤완나품 국제공항, MBK 등 주요 명소에 200m 크기의 초대형 광고판을 보유한 기업이다. 한국 대기업을 포함해 샤넬, 디올 등 유명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DDD와 나수아의 전속 계약 기간은 3년이다. DDD는 앞으로 태국 주요 명소 광고판 등에 나수아를 내보낼 예정이다. 온마인드는 태국에서 가상인간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현지 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태국 통신사 AIS는 지난해 가상인간 ‘아일린’을 새로운 브랜드의 홍보 대사로 영입했다. 현지 대형 옥외 미디어 업체 코코넛밀크 역시 지난해 일본 회사와 협업해 가상인간 ‘케이티’를 공개했다. 온마인드는 태국 시장에서 나수아를 단순히 광고 모델뿐만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가상인간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태국뿐만 아니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온마인드 관계자는 “나수아는 태국에서 활동하는 다른 가상인간보다 실제 사람의 얼굴에 가깝게 구현돼 있다”며 “생방송이나 다양한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플랫폼에도 쉽게 연동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 리서치’는 전 세계 가상인간 시장 규모가 2020년 100억 달러(약 14조2650억 원)에서 2030년 5725억8000만 달러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그룹의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스퀘어는 가상인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지난해 11월 온마인드에 80억 원을 투자했다. SK스퀘어의 관계사인 SK텔레콤은 나수아를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에이닷’의 광고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온마인드는 투자금 유치 등에 힘 입어 올해 8월 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2번째 가상인간인 ‘히나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히나리는 앞으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가상인간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인)로 활동할 예정이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다음 달부터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가격을 낮춘 월 5500원의 저가형 요금제를 12개 나라에서 도입한다. 유료 구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요금제로 다양한 이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넷플릭스는 13일(현지시간) 온라인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열어 광고를 봐야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 도입을 발표했다. 광고 요금제를 우선 출시하는 아시아 지역 국가는 한국, 일본, 호주 등이다. 한국에선 다음 달 4일 오전 1시부터 광고 요금제 서비스가 시작된다. 가격은 월 5500원으로 기존 베이직 요금(9500원)보다 4000원 저렴하다. 미국에선 월 6.99달러(약 1만 원), 일본은 770엔(약 7500원) 등 넷플릭스는 나라마다 광고 요금제 가격을 다르게 책정했다. 광고 요금제 이용자는 동시 접속 기준으로 노트북, TV, 스마트폰, 태블릿 중 1개 기기로 고화질(HD)급 화질(720p)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다른 요금제와 달리 영상을 내려받진 못한다. 넷플레스는 “라이선스(재산권) 문제로 전체 콘텐츠의 5∽10%는 광고 연동 요금제에서 재생할 수 없다”며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광고를 15초 또는 30초 길이로 구성하고 1시간 영상 기준으로 4∽5분간 나오도록 했다. 유튜브처럼 일정 시간이 지나면 광고를 건너뛸 수 있는 기능은 적용하지 않았다. 이용자의 국가와 콘텐츠 장르에 따라 광고 내용은 다르게 설정한다. 다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는 넣지 않기로 했다. 넷플릭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광고 시스템을 관리하고 평가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측은 “노출, 폭력 등의 광고 콘텐츠는 철저히 검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유튜브 등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달리 광고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전략을 변경해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은 올해 들어 유료 구독자 수가 성장세도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올해 4월 공개한 1분기(1∽3월) 실적 발표를 통해 유료 구독자 수가 전 분기보다 20만 명 줄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유료 구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2분기(4∽6월) 기준 넷플릭스의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는 2억2070만 명으로 1분기보다 97만 명 줄었다. 넷플릭스는 유료 구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원인으로 물가상승에 따른 이용자 지출 감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내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원조 의약품 휴미라와 가장 유사한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제제 복제약)입니다. 상온 보관 기간은 오히려 원조보다 더 깁니다.” 9일(현지 시간) 전문가 5만여 명이 속한 유럽장질환학회(UEG)의 학술대회가 열린 오스트리아 ‘메세 빈’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전시장. 니콜라스 마티외 프랑스 그르노블대 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를 직접 환자에게 처방하면서 확인한 내용을 이같이 발표했다. 유플라이마의 유통, 판매를 맡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전시장 위치는 공교롭게도 원조 의약품인 휴미라 개발사 미국 애브비의 바로 옆. 원조 개발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복제약의 효능을 당당하게 발표한 셈이다. 셀트리온이 오리지널 의약품에 버금가는 우수한 복제약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기존 의약품의 효능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선한 ‘바이오베터(biobetter)’를 통해 유럽을 넘어 미국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휴미라(물질명 아달리무맙)는 주사 형태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이다. 주로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에 쓴다. 휴미라의 복제약으로 유플라이마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마티외 교수는 “유플라이마는 고농도여서 환자에게 투여할 양이 적고 통증을 일으키는 구연산염도 제거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휴미라 복제약은 유플라이마를 포함해 총 8종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윤사룡 셀트리온헬스케어 마케팅 담당은 “다른 복제약보다 늦게 출시했지만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 유럽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일 전시장에서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의 효능을 확인한 환자 대상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필립 스미스 영국 리버풀대 병원 위장병 전문의 연구팀이 정맥주사(IV) 제형에서 램시마SC로 바꾼 181명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1년간 조사한 결과 77.3%는 “피하주사 제형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환자의 92.3%는 램시마SC로 바꾼 뒤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지속했으며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램시마는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물질명 인플릭시맙)의 복제약이다. 원조 의약품 레미케이드는 정맥주사 제형으로 출시돼 2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서 주사를 맞아야 했지만 셀트리온은 처음으로 환자가 직접 주사해도 되는 피하주사 제형의 의약품을 출시했다. 투약 시간이 10초 안팎에 불과해 2시간 이상 걸리던 정맥주사 제형에 비해 크게 단축됐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램시마SC는 올해 1분기(1∼3월) 유럽 주요 5개국 인플릭시맙 계열 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9.1%를 차지했다. 2020년 2월 유럽 시장 출시 후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셀트리온은 유럽을 넘어 최대 시장인 미국도 겨냥하고 있다. 우선 유플라이마를 내년 7월 1일부터 미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애브비와 특허 합의를 마친 상태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SC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FDA는 램시마SC를 단순한 복제약이 아니라 ‘신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유플라이마가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면 램시마SC는 현재의 주력 의약품”이라며 “미국에서도 성과를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빈=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택시 기사, 대리운전기사는 최근 몇 년 사이 모빌리티 기술 혁신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일자리로 꼽힌다. 카카오T 등의 플랫폼을 통하면 고객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이익이 생기는 반면, 특정 플랫폼 없이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커진 상황에서 수수료 부담 등에 대한 불만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신규 택시기사 등을 대상으로 택시 운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운행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의 해법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에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택시기사는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빌리티 기술 혁신의 혜택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올해 7월 1일 처음으로 카카오T 벤티(대형 택시) 운행을 시작한 변상규 씨(53)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자신의 주요 운행 구역인 인천 연수구 택시기사들의 평균 운행 정보를 제공받았다. 변 씨는 이 정보를 통해 연수구 내에서 벤티 호출 수요가 높은 지역과 효율적인 경로 등을 확인했다. 처음엔 무작정 도로를 다니면서 호출을 기다렸던 변 씨는 일대일 운행 정보 컨설팅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안을 찾았다. 변 씨는 하루 평균 10건 이상 벤티 탑승자를 확보하며 월 수입도 점점 늘리고 있다고 했다. 변 씨는 카카오모빌리티로부터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후기도 전달받았다. 변 씨는 “첫 운행 때 막막한 기분이 들었는데 일대일로 컨설팅을 받으면서 점차 나아졌다”고 말했다. 변 씨는 또 “좋은 후기를 보면 좋은 기운을 받아서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 같다”며 “손님들이 더 만족할 수 있도록 내 돈을 들여 생수, 음료수 등도 제공했다. 작은 서비스인데도 손님이 매우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신규 기사 확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전국 최초로 ‘임시운전 자격 제도’를 도입해 2년째 운영 중이다. 택시 면허를 취득하기 전에 직접 신입 기사들이 차량을 운행하면서 경험해 보도록 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신입 기사 중 40%가 임시운전 자격 제도를 활용해 합류했다. 대리운전기사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은 이달 6일 단체교섭 착수 1년 만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플랫폼과 대리운전 노조 간의 단체교섭 합의는 처음 있는 일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해 대리운전기사의 영업 및 운행 중에 발생한 고충을 접수하고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리운전기사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대리운전 산업안전 지킴이’를 외부 전문가 중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카카오T에서 활동하는 대리운전기사가 매달 2만2000원을 더 내면 호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한 유료 서비스는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은 “대리운전 시장 활성화와 동반 성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플랫폼 종사자들과 계속 논의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황토에서 뽑은 맛있는 알타리무(총각무)가 들어왔어요. 얼른 오세용.” 6일 오후 1시 14분. 총각무 1단을 4000원에 판매한다는 안내 문구와 사진이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됐다. 애호박, 오이, 생강, 우엉 등 판매대에 진열된 싱싱한 채소 사진도 담겨 있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인 신영시장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곽경신 씨(64)가 전송한 메시지다. 곽 씨는 2000년부터 가게를 운영해 왔지만 아침마다 그날 들여온 채소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홍보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일부터다.○ 카톡으로 단골 관리…디지털 옷 입는 전통시장곽 씨는 카카오톡에서 사업자 전용 채널을 열었다.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이 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바로 연결되는 QR코드 안내판도 가게 앞에 설치했다. 가격 안내판과 채소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면 채널을 구독한 손님들에게 동시에 메시지가 전달된다. 손님들은 시장을 나오지 않고도 채소 상태와 가격을 확인할 수 있고, 궁금한 점은 카카오톡으로 곽 씨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 “고순이(고구마줄기) 상태가 매우 좋아서 카카오톡 채널로 사진을 찍어 보냈어요. 한 손님이 카톡 메시지로 이것저것 물어보시다가 직접 가게에 오셔서 일곱 단을 한번에 사 간 적도 있어요.” 곽 씨가 운영하는 채소 가게의 카카오톡 채널 구독자 수는 107명. 아직 구독자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곽 씨는 고객들과 소통하는 활동이 재밌고 즐겁다고 했다. 5일 신영시장에서 만난 곽 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채소를 사러 오는 손님들이 하루에 몇 명씩은 꼭 있다”며 “22년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영시장에는 곽 씨처럼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가게가 62곳 있다. 110개 가게 중 절반 이상이다. 가게마다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해 주고 QR코드 안내판을 설치하는 것은 모두 카카오에서 지원했다.○ 혁신에 소외된 전통시장, 혁신 도움 받는다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퀵커머스’가 일상이 된 유통 환경에서 전통시장은 소외돼 왔다. 전통시장 입장에선 대형마트 확산으로 1차 타격을 입었고, 온라인 커머스로 2차 타격을 입었다. 소비자에겐 편리한 기술 혁신이 전통시장에는 위기로 작용한 것이다. 신영시장에선 디지털 혁신이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독특한 상품, 재미있는 체험을 선호하는 세대가 소비의 주도권을 쥐게 된 상황. 디지털 혁신에 힘입어 전통시장의 독특한 제품과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대로 알릴 수 있다면 새로운 판매 활로 개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변화 의지를 가진 전통시장을 물색하다가 신영시장과 손잡았다. 신영시장 상인회가 자체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젊은층 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점 등을 눈여겨봤다. 먹거리 당일배송 서비스나 라이브커머스까지, 신영시장은 유통혁신을 적극적으로 좇아 왔다. 카카오는 신영시장에 올해 8월 1일부터 8주간 임시 공간을 설치해 디지털 튜터라 불리는 직원들이 머물도록 했다. 상인들이 원하면 언제든 가게로 찾아가기 위해서다. 디지털 튜터들이 직접 상인을 만나 카카오톡 채널 개설, 메시지 전송 방법 등을 알려줬다. 손님들이 가게의 카카오톡 채널을 구독하도록 유도하는 할인쿠폰 발급 비용도 지원했다. 김동용 신영시장 상인회장(62)은 “카카오톡은 80대 어르신도 쓰는 가장 보편적인 디지털 서비스인 만큼 전통시장에서도 거부감 없이 쓰이고 있다”며 “현수막, 전단보다 ‘카톡 홍보’에 익숙해지는 손님이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영시장에선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비대면 판매를 시작한 상인도 있다. 2015년부터 한과와 견과류를 판매하고 있는 손미경 씨(59)는 카카오톡으로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아 택배로 배송해 준다. 손님들이 새로 나온 한과를 궁금해 하면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별도의 웹 페이지를 개설하거나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도 카카오톡만으로 손님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진 것이다. 손 씨는 “매일 쓰는 카카오톡으로 손님들과 바로바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상품을 팔 수 있어 크게 신경 쓸 것도 없고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신영시장 외에도 앞으로 10개 전통시장을 추가로 선정해 디지털 전환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네이버의 지식 공유 플랫폼 ‘지식iN’(지식인)이 7일 출시 20주년을 맞이한다. 20년간 지식인의 누적 질의응답 수는 8억 건으로 이용자는 3200만 명에 이른다. 네이버는 6일 지식인의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모두가 지식인20니다’(지식인이십니다)라는 제목의 이벤트 페이지를 열어 누적 이용자 데이터 등을 공개했다. 2002년 10월 7일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지식인에서 발생한 질문은 3억 건이며 5억 건의 답변이 달렸다. 새로운 질문은 2.1초마다 등록됐고 답변은 1.2초마다 올라왔다. 지식인의 일 평균 페이지뷰(PV)는 3000만 건이다. 올해 네이버 지식인의 신규 이용자 중 56%는 10, 20대로 이른바 ‘Z세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이용자는 교육·학문, 진학·진로 등의 주제에 관심이 높았고 20대는 전공, 아르바이트, 경제, 연애 관련 내용을 주로 질문하고 답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간단한 형식과 빠른 소통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라며 “신규 이용자를 바탕으로 지식인 서비스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벤트 페이지에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지식인 질문, 답변 내용도 선별해 올렸다. 최근엔 가수 싸이(PSY)의 9번째 앨범 이름을 2년 전에 이미 예언한 지식인 질문 글이 화제였다. 한 이용자는 2020년 1월 지식인에 “싸이의 9번째 앨범 이름으로 싸다9(싸다구)는 어떨까요”라는 질문을 올렸다. 싸이는 올해 4월 앨범 이름을 ‘싸다9’라고 발표하자 다른 이용자들은 “예언자이신가요”라는 답변을 달기도 했다. 고교 2학년 학생이 2007년 ‘인생 재밌게 사는 법’이라는 질문을 지식인에 올린 뒤 14년 만에 답변을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서로 소통한 게시글도 주목 받았다. 당시에 다른 이용자가 “저는 고교 3학년”이라며 위로하는 내용의 답변을 달았는데 질문자가 지난해 11월에서야 이를 확인하고 ‘베스트 답변’으로 채택한 것이다. 질문자는 “글을 남기고 이제야 처음 봤다”며 “(14년이 지난) 지금 봐도 좋은 답변”이라고 적었다. 네이버는 지식인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해 100만 명의 신규 이용자가 지식인에 질문 글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인 이용자의 명함 역할을 하는 프로필 카드 기능을 개편하고 해시태그(코리표) 기능도 도입하기로 했다. 고준원 네이버 지식인 리더는 “8억 개의 질문과 답변은 20년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쌓은 데이터여서 더 의미가 크다”며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네이버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업체 포쉬마크를 2조3441억 원에 인수했다. 1999년 네이버 설립 후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다. C2C와 콘텐츠 서비스를 앞세워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4일 “포쉬마크의 지분 100%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며 “2023년 1분기(1∼3월) 중 인수 절차를 마무리해 계열사로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올해 3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뒤 첫 번째 대규모 M&A 거래다. 포쉬마크는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기존 경영진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실리콘밸리(레드우드시티)에 본사를 둔 포쉬마크는 미국 1위의 패션 분야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미국판 ‘당근마켓’이라고도 불린다.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은 18억 달러(약 2조5700억 원)로, 북미 외에도 호주, 인도 등에서 누적 가입자 8000만 명을 확보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중고 거래를 포함한 글로벌 C2C 사업 확대에 공을 들였다. 스페인의 중고 거래 플랫폼 왈라팝에 1억1500만 유로(약 1600억 원)를 투자했고 일본에선 의류 전문 리셀(재판매) 장터인 빈티지시티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리셀 플랫폼 크림이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분사한 뒤 1400억 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분야가 C2C의 패션 전자상거래라는 판단을 한 뒤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의 지역 기반 중고 거래 서비스가 이용자 간 소통 기능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포쉬마크는 이용자의 우편번호를 확인해 철저히 지역 기반으로 게시물을 보여준다. 특정 지역 안에서 활발한 물품 거래로 이름이 알려진 판매자는 포쉬마크 플랫폼 안에서 ‘포셔’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일반 이용자들은 포셔를 팔로(추종)하면서 개인의 취향에 맞는 거래 물품이나 게시글을 찾아볼 수 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의 서비스는 개인 간 소통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형태”라며 “네이버가 이를 기반으로 ‘커뮤니티형 커머스(전자상거래)’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를 중심으로 이른바 ‘MZ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포쉬마크 이용자 중 80%는 MZ세대다. 네이버웹툰과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등 콘텐츠 서비스와 포쉬마크의 지역 기반 중고 거래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쉬마크 인수 소식에 네이버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1만7000원(8.79%) 내린 1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기에 비교적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시장의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간 M&A 이슈가 나올 때마다 인수 기업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포쉬마크보다 매출이 적은 경쟁사 ‘디팝’도 지난해 16억 달러(약 2조2800억 원)에 다른 업체에 매각됐다”며 “이번 인수액은 적당한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인플레이션, 고금리 시대에 정보기술(IT) 개발자는 ‘금’ 같은 존재입니다. 우아한형제들 같은 플랫폼 기업은 이 소중한 자산을 잘 지키고 모아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사무실에서 이 회사 송재하 최고기술책임자(CTO·49)를 만났다. 학부 시절, 국문학을 전공하고 엔씨소프트와 야놀자 등에서 경력을 쌓은 그는 현재 업계의 경쟁 환경을 과거 유럽의 중상주의 시대에 비유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패권 경쟁을 한 국가의 역사를 보면 전 세계의 금을 자국 중앙은행에 모아 영향력을 키웠잖아요. IT, 플랫폼 업계도 똑같아요. 좋은 개발자가 모여 있어야 계속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어요.”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송 CTO는 “더 많은 개발자를 채용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개발 직군을 포함해 기술 인력 300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재 영입을 위한 기술 콘퍼런스 ‘우아한테크콘서트’도 19일부터 사흘 동안 연다. 송 CTO가 2020년 4월 우아한형제들에 합류한 뒤 시작한 이 행사는 이번이 3회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년 1월부터 확산하면서 비대면 중심의 IT 플랫폼 시장은 가장 큰 수혜를 누렸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영업수익)은 2조88억 원으로 2020년(1조336억 원)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IT 플랫폼 기업의 앞 글자를 꼽아 만든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라는 신조어도 널리 퍼졌다. 그러다 보니 IT 개발자의 수요가 늘고 ‘몸값’도 올라갔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지난해 신입 개발자의 초봉을 6500만 원으로 공지해 화제를 모았다. 이미 신입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5000만∼6000만 원 수준까지 오른 상태였다. 1997년부터 IT 업계에 몸담은 송 CTO는 이러한 현상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넘게 일하며 이렇게까지 좋은 환경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난 2년은 개발자들이 역사적으로 가장 주목받은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송 CTO가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느낀 시점은 올해 5월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씩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선 때다. IT, 플랫폼 업계에 유입되던 자금줄이 끊겼고 순식간에 채용 시장의 분위기도 얼어붙었다. “거시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면서 IT, 플랫폼 업계의 채용 시장도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 같아요. 기업이나 구직자 모두 각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개발자의 ‘정당한 몸값’을 따져보는 시기가 된 거죠.” 플랫폼 기업을 향한 비판적인 의견에도 송 CTO는 비교적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지난해 라이더(배달기사) 처우 문제 등으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송 CTO는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플랫폼 노동이라는 것이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체계인 만큼 회사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글로벌 게임 중계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만 영상 화질을 낮춰 제공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망 사용료 의무화 논란이 정치권 현안으로 확산하고 있다. 주로 20, 30대인 트위치 이용자들이 국회를 비판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입법 추진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2일 오후 11시 54분 트위터를 통해 “망 사용료 (의무화)법에 문제점이 있어 보인다”며 “잘 챙겨보겠다”고 밝혔다. 기존 당론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은 8월 31일 넷플릭스 등 콘텐츠사업자(CP)가 통신사(ISP)와 의무적으로 망 사용료 계약을 맺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22대 민생입법과제’로 선정했다. 당 소속 의원 4명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빅테크갑질대책태스크포스(TF)도 출범시켜 입법을 추진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2명 역시 유사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해 이 법은 여야 합의로 처리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트위치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한국에서의 서비스 영상 화질을 낮추는 공지를 통해 “서비스 운영비가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유튜버와 이용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 입법 추진으로 트위치가 화질을 낮췄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며 국회에 대한 불만이 폭증한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이 대표에 앞서 지난달 30일 망 사용료 입법에 대해 “소수의 ISP를 보호하려다 국내 CP의 ‘폭망’을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다.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정 위원장과 이 대표의 발언을 환영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9월 30일부터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동영상 화질은 최대 720p(픽셀)로 조정합니다.” 글로벌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그동안 초고화질(1080p)로 서비스하던 트위치의 영상 화질을 한국에서만 한 단계 낮춰 제공하기로 하면서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한국의 인터넷망 사용료(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반발로 해석하고 있다. 트위치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중요 업데이트’라며 이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 세계 최대의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국제경기(롤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때여서 서비스 저하를 우려하는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국내에선 트위치와 네이버, 아프리카TV 등이 롤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다. 미국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트위치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게임 중계 플랫폼이다. 국내에선 올 6월 기준으로 월간 이용자 수(MAU)가 245만 명에 이른다. 국내 IT 업계에선 국회의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 추진에 대해 트위치가 반발을 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회엔 트위치, 넷플릭스, 유튜브 등 콘텐츠사업자(CP)가 통신사(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망 사용료를 내도록 규정한 법안이 7건 발의된 상태다. 트위치는 공지사항에서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한국에서 서비스 운영비는 계속 증가했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창작자나 이용자들은 트위치보다 국회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망 사용료 법안 입법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피해를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회에서도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은) 소수의 ISP를 보호하려다 국내 CP의 ‘폭망’을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9월 30일부터 한국에서 서비스하는 동영상 화질 최대 720p(픽셀)로 조정합니다.” 트위치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중요 업데이트’라며 공지사항을 올리자 이용자들이 들끓었다. 초고화질(1080p)로 서비스하던 영상 화질을 한국에서만 한 단계 낮춰 제공한다는 의미였다. 특히 세계 최대의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LoLㆍ롤)의 국제경기(롤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때였다. 국내에선 트위치와 네이버, 아프리카TV 등이 롤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다. 게임, e스포츠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미국, 유럽 등 가상 사설망(VPN)에 접속해 트위치의 초고화질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다룬 게시글이 다수 공유됐다. 미국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트위치는 세계 최대 게임 중계 플랫폼이다. 국내에선 올 6월 기준으로 월간 이용자 수(MAU)가 245만 명에 이른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인터넷망 사용료(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하자 트위치가 반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치는 이번 공지사항에서 망 사용료 관련 법안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비용은 계속 증가했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엔 트위치, 넷플릭스, 유튜브 등 콘텐츠사업자(CP)가 통신사(ISPㆍ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망 사용료를 내도록 규정한 법안이 7건 발의된 상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거텀 아난드 구글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 등을 신청했다. 망 사용료 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겠다는 취지다. 온라인 창작자나 이용자들은 트위치보다 국회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망 사용료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반 이용자들이 피해를 받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회에서도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과방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은) 소수의 ISP를 보호하려다 국내 CP의 ‘폭망’을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조만간 망 사용료를 반대하는 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을 열겠다”며 “이 법이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주는지 공유할 수 있는 토론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법안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0일 본격적인 법안 심의에 앞서 망 사용료 관련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국외 문화재 환수, 오케스트라 콘서트 개최, 장애인 선수단 운영…. 국내 게임사들의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들이다. MZ세대의 공감과 지지를 끌어내려는 게임사들의 창의적인 사업들에 대해 이용자들도 자발적 기부로 화답하고 있다. 》게임업계, 사회공헌도 ‘MZ 스타일’로 올해 7월 27일 문화재청이 개최한 국외 문화재 환수 행사. 영국 법인이 경매로 사들인 뒤 되팔려 했던 조선의 보록(왕실 보물함)을 공개하는 자리에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개발사인 미국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즈가 자리한 것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영국 고미술상에서 보록이 유통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은 지난해 12월. 가장 큰 문제는 매입 비용이었다. 영국 법인 측이 마음을 바꾸기 전에 빠르게 예산을 확보하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 이때 구원투수로 나선 게 라이엇게임즈였다. 매년 기부해 모아둔 기금으로 지원사격에 나서 문화재 환수 절차를 도왔다. 보록이 한국에 돌아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리그오브레전드를 즐기는 젊은 이용자들은 놀라며 환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가 게임으로 애국한 것 아니냐”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젊은 세대에 선한 영향 주는 사회공헌”라이엇게임즈의 구기향 총괄은 2012년 2월 27일 라이엇게임즈 한국 법인에 출근하는 첫날부터 색다른 사회공헌 방안을 고민했다. 국내 대형 게임사와 정보기술(IT) 업체에서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며 기부금 전달, 헌혈 행사 등에서 벗어나 철학이 담긴 사업을 구상해온 그녀였다. 당시 리그오브레전드에선 한국의 구미호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캐릭터(챔피언)가 공개돼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게임 속에서 캐릭터가 입은 한복 의상이 화제였다. 구 총괄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주 이용층인 10, 20대가 게임 속에 나오는 우리 문화유산에 흥미를 보인다는 점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2020년 기준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의 이용자 평균 나이는 23세다. “게임을 통해 젊은 이용자들이 우리 문화유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구 총괄을 중심으로 라이엇게임즈는 게임과 문화유산을 연결 지을 방안을 검토하다가 문화재청과 협업을 시작했다. 2012년 6월 5억 원 후원 약정을 통해 조선시대 유물 보존 처리, 청소년 대상 문화유산 교육사업 지원 등으로 사회공헌 사업의 첫발을 뗐다. 국외 문화재 환수 지원 사업은 더 깊은 고민을 거쳐 시작했다. 전 세계 경매 시장에서 예고 없이 문화재가 나오고 이를 매입하려면 빠르게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신중한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정부나 공적 기관의 예산 집행 체계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문화재청 측과 주기적으로 이야길 나누면서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이 이 사업을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라이엇게임즈는 매년 기부금을 모아뒀다가 환수할 문화재가 나타나면 빠르게 예산을 집행해 매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처음 거둔 성과는 2014년 1월 미국 허미티지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불화 ‘석가삼존도’를 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문화재 6건의 환수 사업이 라이엇게임즈의 지원을 받았다. 문화재재단이 해외 경매 시장, 박물관, 고미술상 등에 가서 환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인지 판단하기 위한 활동 비용도 라이엇게임즈에서 지원했다. 라이엇게임즈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달한 기부금의 누적액은 68억7000만 원에 이른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젊은 게이머들은 라이엇게임즈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유산을 접하고 호응했다. “2020년 한복의 날(10월 21일)엔 리그오브레전드가 캐릭터가 전통 한복을 입은 모습을 한국화와 실제 사진으로 구현해 온라인 전시회를 열었어요. 이용자들이 ‘라이엇게임즈 덕분에 한복의 날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날짜를 꼭 기억하겠다’고 댓글을 남기더라고요. 저희가 정말 바라던 반응이었죠.” 2015년 게임 속 캐릭터들을 민화로 그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전시했을 때도 젊은 관람객들이 몰려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는 10년간 이어온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사회공헌 사업 주요 성과를 2분 31초 분량의 영상에 담아 지난달 3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조회 수는 50여 일간 139만 건을 넘어섰다.○ 서사가 있는 기부에 참여하는 MZ세대올해 6월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콘서트가 열렸다.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는 콘서트 티켓을 온라인에서 유료로 판매했다. 콘서트 수익금은 모두 발달장애 청소년 등을 위해 기부한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공개했다. 가장 좋은 좌석은 4만8000원. 1200여 석의 좌석은 온라인 예매 시작 1분 만에 매진됐다. 티켓 판매 시작과 함께 3만 명의 접속자가 모였으며 대기자는 5만3000여 명에 이르렀다. 대부분 로스트아크를 즐기는 20, 30대 ‘MZ세대’ 게이머였다. 스마일게이트는 콘서트를 기획하며 스토리를 담았다. 단순히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게임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안두현 지휘자에게 콘서트를 맡긴 것이 대표적이다. 안 지휘자는 발달장애 단원으로 구성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재능 기부 방식으로 이끌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발달장애인을 위한 안 지휘자의 활동에 진정성을 느끼면서 콘서트에 더 큰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콘서트 실시간 중계를 유튜브 채널로 보는 게이머들에겐 ‘Y석(유튜브석) 관람자’라는 호칭을 붙였다.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지 못해 비대면 방식으로 공연을 즐기는 게임 이용자들도 존중하고 예우하자는 취지였다. 콘서트 중계 동시 시청자 수는 최대 21만 명이었고 영상의 조회 수도 187만 건을 넘어서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서사가 있는 이벤트에 MZ세대 게임 이용자들은 자발적인 기부로 화답했다. 스마일게이트가 발달장애 청소년의 음악 예술 교육 지원을 위해 6월 초 개설한 기부 페이지에는 7월 17일까지 752명의 게이머가 6800만 원을 기부했다. 스마일게이트의 목표 금액인 1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한 이용자는 유튜브 영상에 “이런 공연을 5만 원도 안 되는 티켓 가격으로 기획하고 심지어 수익금을 기부한다니, 기획 의도부터 구성까지 너무 좋다”고 적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은 자발적으로 기부 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2월 25일 로스트아크 이용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엔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자”며 함께 돈을 모아 스마일게이트의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자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로스트아크 운영진이 “연간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게임 내 유료 거래 수단 서비스를 일부 포기하고 이용자들에게 되돌려주겠다”고 밝히자 이용자들은 기부로 보답하겠다는 취지였다. 게시글엔 기부 인증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각자 5000원부터 5만 원까지 금액을 낸 화면을 찍어 올리며 기부를 독려했고 1주일 동안 3억 원이 모였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이 돈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과 청소년을 돕는 일에 사용했다.○ “주류 문화에 오르길 원하는 게이머 욕구 반영”모바일 게임 ‘그랑사가’의 개발사 엔픽셀은 지난해 9월 장애인 선수단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육상 5명, 수영 1명 등 6명의 선수가 속해 있다. 회사는 선수단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달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훈련 용품, 상해보험, 건강검진 등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엔픽셀은 게임업계와 장애인 체육계 안팎에서 ‘게임 스타트업이 왜 장애인 선수단을 운영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고 한다. 엔픽셀은 회사 블로그를 통해 장애인 선수단을 창단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엔픽셀은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하고자 도전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그래서 장애인 선수들의 ‘도전’에 더 공감하고 응원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MZ세대 게이머들이 새로운 사회공헌, 기부 문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것을 두고 업계 안팎에선 게임을 ‘주류 문화’로 인정받길 원하는 욕구가 반영된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과 교수는 “젊은 이용자들은 자신이 즐기는 게임을 누구에게나 당당하게 자랑하고 공유하고 싶어 한다”며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게임사들이 앞으로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이용자들과의 공개 간담회 후 게임을 담당하는 고위 책임자를 교체하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습니다.” 모바일 육성 게임 ‘우마무스메’를 퍼블리싱(배급)하는 카카오게임즈는 2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지사항 게시글을 올렸다. TF장을 맡은 카카오게임즈 김상구 본부장은 “공개 간담회를 통해 많은 개선 요구와 질책을 받았다”며 “내용을 잘 정리해 가능한 것부터 빠르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기를 끈 게임의 책임자가 불과 3개월 만에 교체된 것은 이른바 ‘MZ세대’ 게이머들이 제기한 불공정, 투명성 논란 때문이다. 일본 게임업체가 개발한 우마무스메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6월 말 한국에 출시됐다. 한 달 만인 7월 말 구글과 애플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우마무스메 이용자들 사이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 미숙에 대한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같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일본에서는 핵심 아이템을 1년간 배포했는데 한국에서는 1개월만 제공했다”거나 “게임 속 메인 이벤트를 일본 서버에서는 3주일 전부터 예고했는데 한국에선 불과 3일 전에 공지했다”는 이유였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적극적인 행동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경 경기 성남시 판교역 주변 도로엔 검은 말이 이끄는 흰색 마차가 등장했다. 회사를 겨냥해 일명 ‘마차 시위’에 나선 것이다. 마차에는 ‘일본과의 차별 대우, 한국 유저 무시하나’ 등의 현수막이 붙었다. 마차는 6시간가량 판교역 주변을 맴돌다 떠났다. 파장이 커지자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단체 측의 요청에 이달 17일 성남시 본사에서 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용자 단체 대표 7명이 참석해 7시간 넘게 카카오게임즈의 늑장 대처를 비판하며 아이템 구매 비용 등의 환불 조치를 요구했다. 장시간 진행된 공개 간담회에서도 양측이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카카오게임즈는 책임 임원까지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MZ세대 게이머들은 지난해부터 게임과 관련한 불공정, 투명성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불투명한 확률형 아이템에 반발해 일부 게임사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인 게임 이용자들이 트럭 전광판에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구호를 드러내는 시위를 직접 기획하고 돈도 모았다.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확률형 아이템 정책에 반발해 인기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떠나는 이용자들을 뜻하는 ‘메난민’(메이플스토리 난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그동안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공정한 정책과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해도 ‘영업비밀’이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프라인 시위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데다 이용자들도 새로 출시한 게임의 과금 체계, 확률형 아이템 정책을 검증하고 나서자 게임사들은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게임사들은 최근 신작 발표를 할 때 확률형 아이템 도입 여부부터 밝힌다. 수익을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게임에 적용했다면 얼마나 합리적으로 시스템을 설계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강신진 홍익대 게임학과 교수는 “지난해 트럭시위, 올해 마차시위 모두 게임사가 이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발생한 사건”이라며 “젊은 게이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서비스 정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운행 중 선행에 나서 승객의 생명을 구하고 마약 범죄 수사에 도움을 준 기사 2명에게 표창장과 상금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표창을 받은 이재을 기사는 택시에 탑승한 승객이 심정지 징후를 보이자 119 신고 후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명을 살렸다. 최성광 기사는 승객이 차량에 두고 내린 가방을 돌려주려 연락하는 과정에서 수상한 낌새를 발견하고 경찰 지구대에 신고해 마약 범죄 수사에 이바지했다. 두 사람은 모두 카카오T 대형 택시(벤티)를 운행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표창 사례를 계기로 모빌리티 플랫폼 종사자의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기 위해 ‘도로 위 히어로즈’라는 이름의 상을 정식 신설하고 연내 개최할 예정이다. 앞으로 택시를 넘어 대리운전, 배송 등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전체로 표창 대상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KT가 세계 최고 수준의 캐나다 ‘벡터 연구소’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글로벌 동맹을 결성했다. KT는 23일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 기관 벡터 연구소와 사업 협력 협약(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벡터 연구소와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은 국내 기업 중에선 KT가 처음이다. 벡터 연구소는 2017년 딥러닝(심층학습) 창시자이자 AI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이 벡터 연구소에 투자했으며 힌튼 교수는 수석 자문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을 주도하고 있는 첨단 기업과 협력 관계도 구축했다.협약 체결은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뤄졌으며 벡터 연구소 가스 깁슨 최고경영자(CEO)와 김채희 KT 전략기획실장이 참석했다. 힌튼 교수와 깁슨 CEO는 이날 토론토대에서 캐나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한국과의 AI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KT를 포함한 한국 기업들과 캐나다 측은 AI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KT는 사업 협력 체결을 계기로 벡터 연구소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해 대용량 AI 모델 기반의 음성인식 기술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AI 통화 비서 서비스 고도화 등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벡터 연구소가 보유한 AI 생태계를 연계해 캐나다 지역 스타트업도 발굴해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AI 기술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KT와 벡터 연구소는 AI 분야 인재 양성 분야에서도 협업할 계획이다. KT가 벡터 연구소의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으로 회사의 R&D 인력을 글로벌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KT는 이번 캐나다 벡터 연구소와 사업 협력 체결을 계기로 AI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선 2020년부터 이미 AI 기술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한 만큼 앞으로는 해외 기업, 기관을 적극적으로 접촉하겠다는 것이다. 김채희 실장은 “벡터 연구소와의 협력은 KT가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1등 파트너와 손잡는 첫 번째 행보로 의미가 있다”며 “국내 우수 기업과 기술과 사업 성장 기회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지기 시작했던 2020년 2월.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의 서영우 대표(43)는 호주 시드니로 향했다.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2016년 5월 카풀 서비스를 시작한 풀러스는 2017년 11월 ‘출퇴근 시간 선택제’ 카풀 서비스를 선보였다. ‘출퇴근 때’에만 유상 카풀을 허용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법조항을 유연하게 해석했다. 오전 5∼10시, 오후 5시∼다음 날 오전 2시로 지정했던 출퇴근 시간을 풀고, 다양한 근무형태에 맞춰 낮 시간에도 카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갈등이 시작됐다. 택시업계는 “사실상 면허 없이 택시 사업을 하겠다는 얘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풀러스를 경찰에 고발했다. 2019년 3월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출퇴근’ 시간을 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6∼8시로 못 박았다. 되레 사업 환경이 더 나빠진 것이다. 서영우는 “카풀 수요가 많은 시간에 운행을 할 수 없어 사실상 사업을 접으란 소리처럼 들렸다”고 했다. 서영우는 전창근 최고운영책임자(41)와 함께 호주를 찾아 실마리를 풀었다. 호주는 한국보다 승차공유 서비스 도입이 늦었지만 한국과 달리 서비스가 안착하고 있었다. 시드니가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카풀 서비스 업체에 요구한 건 크게 두 가지뿐이었다. ‘기여금 잘 내라’, 그리고 ‘차 세울 곳을 미리 정해라’. 주 정부가 요구하는 기여금은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다. 2018년부터 승차공유 서비스 호출 1건당 1호주달러(약 930원)를 받아 5년간 기여금 2400억 원을 모아 택시업계를 돕기로 했다. 카풀 업체가 택시업계와 불필요한 소모전을 겪을 필요가 없었다. 그 밖에는 교통안전과 혼잡방지를 위해 지정된 장소에서 차량을 타고 내리라는 규제를 했다. 도로 상황을 감안해 승하차 지역을 당국과 미리 협의해서 정해놓으면 된다. 서영우는 “‘하지 말라는 것 외에는 다 해도 된다’는 말이 실감 났다”고 했다. 멀리 한국서 온 작은 스타트업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분위기도 인상적이었다. “호주에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라면 무조건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에선 좌절을 겪었지만 머나먼 땅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볼 수 있겠다고, 서영우와 전창근은 생각했다.한국선 불법인 ‘카풀 셔틀’… 호주선 교통 빅데이터 내주며 지원 승합차에 경로 비슷한 여러명 합승… 새사업 도전했지만 법 장벽에 막혀승차공유 허용한 호주서 재도전… 공무원이 기업미팅 잡고 출장 동행시드니 도심서 차량 호출 실험도 2019년 대타협 기구의 카풀 이용 제한 결정으로 풀러스가 세운 사업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서영우는 즉각 ‘피버팅’(사업 전환)을 준비했다. VCNC의 대형 승합차(카니발) 호출 서비스 ‘타다’가 인기를 끌 때였다.○ 한국선 신사업 내놓자마자 ‘불법’ 낙인 고민“대형 승합차에 경로가 비슷한 이용자 여러 명을 태우는 건 어떨까요? 타다의 확장형 서비스 같은 거죠.” 새로운 아이디어에 서영우는 반응했다. 중간 이동 경로가 비슷한 이용자 여러 명을 대형 승합차에 태우되 이용료를 낮추는 방식의 ‘온디맨드’(수요 맞춤형) 셔틀 서비스였다. 풀러스가 서비스 개발과 자체 테스트까지 마친 2019년 10월 28일. 검찰이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 등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택시 면허 없이 렌터카 등으로 손님을 태우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같은 논리라면 타다를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풀러스의 새 서비스도 불법이었다. 서영우와 전창근은 보이지 않는 단단한 장벽에 막혀 있다고 느꼈다. “멘붕(정신 붕괴)에 빠졌죠. 카풀 대신 준비한 신사업이었는데 출시하자마자 불법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두려웠어요.” 전창근은 “그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대안이 필요했다. 해외로 시야를 넓혀 호주로 후보지를 좁혔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하면서 대도시 중심으로 다양한 교통 서비스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가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서영우와 전창근은 주한 호주대사관 등에 이메일부터 썼다.○ 호주에선 정부가 데이터 주고 갈등 풀어줘대사관을 통해 풀러스를 소개받은 뉴사우스웨일스주 무역투자청은 서영우와 전창근을 여러 번 만났다. 호주 현지에서 사업할 의지가 있는지 등을 따져보며 검증 절차를 거쳤다. 풀러스의 카풀 서비스가 한국에서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점은 문제 삼진 않았다. 오히려 100만 명이 가입한 카풀 서비스를 앞장서서 운영한 경험을 높이 샀다. 시드니의 교통 혼잡 문제를 해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주 정부는 풀러스가 개발한 온디맨드 셔틀 사업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 주 교통부는 풀러스가 시드니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공공 빅데이터를 제공했다. 무역투자청은 풀러스가 접촉하길 원하는 현지 모빌리티 업체와의 비즈니스 미팅을 직접 주선해주고, 미팅 현장에도 동행했다.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법규나 문화도 전담 직원들이 일일이 알려줬다. ‘불법’ 논란과 씨름해야만 했던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다. 2020년 3월 18일엔 시드니 도심에서 풀러스 직원들이 직접 차량을 호출하면서 실험에 나섰다. 서비스 이름을 정하고 시드니 외곽에서 시범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부푼 마음을 안고 일단 서울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 출장이 될 줄은 몰랐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하늘길이 모두 막혔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먼저 혁신 서비스를 일으킨 뒤 한국으로 ‘리턴’하려 했던 서영우의 꿈도 여기서 끝났다. 그 사이 국내에서의 사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졌고 서영우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풀러스는 2020년 11월 카풀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했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로 꿈을 접었지만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던 호주에서의 환대와 지원은 서영우에게 여전히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있다. “장벽이 가로막아도 시야를 넓히면 대안은 있더라고요. 한국에서 어려우면 해외 시장도 있고요. 지치지 않고 뚫어보려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스마일게이트그룹은 20일 다양성·포용(D&I)실을 신설해 백민정 지식재산권(IP)사업 담당 상무를 다양성·포용최고책임자(CDI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다양성·포용 업무를 담당하고 ‘C레벨’(최고위급) 임원을 임명한 것은 스마일게이트가 처음이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카카오모빌리티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도심 자율주행 이동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9일 “현대차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과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차량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택시 ‘로보라이드’를 개발해 실증하고 있다. 로보라이드는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이 적용됐으며 교통이 혼잡한 도로 환경에서도 최단 경로를 찾아 차선 변경, 유턴 등을 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 이용자가 현대차의 로보라이드를 호출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로보라이드 호출 서비스를 시작으로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차는 자율주행 관련 사업에서 협업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올해 12월부터 예산 1000억 원 이하의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정부 정책 추진을 위한 시급한 R&D 사업은 ‘패스트트랙(신속 조사) 제도’로 예타 기간을 기존보다 75일 단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예타 제도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개편안은 16일 열린 제7회 국가연구개발 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의결해 확정됐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부터 기획재정부로부터 신규 R&D 사업 예타 권한을 위탁받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2023년 정부 R&D 예산은 30조7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9000억 원(3.0%) 늘었다. 정부 R&D 예산이 3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예타 없이 추진할 수 있는 R&D 사업 기준은 완화됐다. 기존에는 사업비 500억 원 이하의 사업에 한해 예타 조사를 면제했는데, 이번 개편을 통해 14년 만에 기준액을 2배로 올렸다. 대형 R&D 사업의 점검 체계는 강화하기로 했다. 총 사업비가 1조 원 이상이면서 사업 기간이 6년을 넘어서는 대형 사업은 사전검토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2개월로 늘린다. 7명이 참여하는 소위원회에서 사전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적정 규모 사업은 효율적으로 추진하되 대형 R&D와 관련해선 투자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 관련 R&D 사업 중 총 사업비 3000억 원 이하로 사업 기간이 5년을 넘지 않으면 예타 기간을 단축해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도 시행한다. 각 부처의 R&D 총괄 부서에서 자체 타당성 평가를 거친 사업이면 예타 기간을 현행 7개월에서 4개월 15일로 단축하는 것이다. 예타 통과 이후에도 첨단 기술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사업계획을 변경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 R&D 사업도 기술 발전 속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겠다는 취지다. 현행 예타 제도는 통과될 당시의 계획대로만 R&D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더 효과적인 기술이 나와도 즉각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과기정통부는 우주항공, 반도체, 6세대(6G) 이동통신 등 기존 10대 국가전략기술에 더해 추가 중점지원 분야를 선정해 내년까지 구체적인 R&D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018년에 정부 R&D 업무를 위탁받은 후 가장 큰 폭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가전략기술, 탄소중립 등 주요 정책 관련 사업을 추진할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