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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부터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받는 ‘마일리지 특약’에 자동으로 가입된다. 특약 할인을 받기 위한 사진 제출 절차도 간편해진다. 금융감독원은 선택 사항이었던 마일리지 특약이 다음 달부터 자동적으로 차보험 계약에 포함되도록 약관을 변경한다고 27일 밝혔다. 다음 달 1일 차보험을 개시하거나 갱신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만기 때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는 마일리지 특약은 2012년 도입됐다.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데도 선택 사항인 데다 안내가 부족해 많은 가입자가 혜택을 받지 못했다. 2020년 기준 개인용 차보험 가입자(1724만 명)의 68%만 이 특약에 가입했다. 이번 약관 변경으로 모든 차보험 가입자들은 마일리지 특약에 자동 가입돼 보험료 환급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특약 가입을 원치 않는 고객은 미가입을 선택할 수 있다. 할인율은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통상 연간 주행거리가 1만5000km 이하이면 구간별로 보험료를 2∼45% 되돌려준다. 2020년 가입자의 69%(810만 명)가 만기 후 평균 10만7000원을 돌려받았다. 금감원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약 2541억 원의 보험료가 추가로 환급될 것으로 추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말, 시내 운전자 등이 혜택을 볼 것”이라며 “운행거리 단축을 유도해 사고율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다음 달부터 마일리지 특약 가입자가 보험사를 변경해 차보험을 갱신하는 경우 주행거리 사진을 기존 보험사에 한 번만 제출하면 된다. 현재는 가입자가 주행거리가 표시된 계기판 사진을 찍어 기존 보험사와 새 보험사에 모두 내야 했다. 주행거리 사진 제출 기한도 기존 ‘7일 이내’에서 ‘15일 이상’으로 늘어난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다음 달부터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의료보험금을 받으려면 세극등 현미경 검사로 백내장 진단을 받아야 한다. 2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다음 달부터 이 같은 내용으로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부 보험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런 기준을 도입했으며 나머지 보험사들도 대부분 다음 달 중으로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세극등 현미경 검사 결과 등 백내장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과잉 진료가 많은 비급여 항목들의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 정비 방안을 논의해왔다. 특히 TF는 일부 안과가 노안 시력교정 명목으로 멀쩡한 눈을 백내장으로 진단해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을 부추기고 막대한 보험금을 타가는 것으로 봤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가격은 개당 600만 원 수준이다. 손해보험사가 백내장 수술에 지급한 실손보험 보험금은 2016년 779억 원에서 2020년 6480억 원으로 늘었다. 생명보험사의 지급금까지 포함할 경우 백내장 수술 관련 보험금만 연간 1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보험연구원은 실손보험 등 민간보험이 필요 이상으로 유발한 ‘초과 수술’은 2020년 기준 9만3398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다음 달부터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의료보험금을 받으려면 세극등 현미경 검사로 백내장 진단을 받아야 한다. 27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다음 달부터 이 같은 내용으로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부 보험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이런 기준을 도입했으며 나머지 보험사들도 대부분 다음 달 중으로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세극등 현미경 검사 결과 등 백내장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과잉 진료가 많은 비급여 항목들의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 정비 방안을 논의해왔다. 특히 TF는 일부 안과가 노안 시력교정 명목으로 멀쩡한 눈을 백내장으로 진단해 다초점 인공수정체수술을 부추기고 막대한 보험금을 타가는 것으로 봤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가격은 개당 600만 원 수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70만2621건이며, 관련 보험금은 연간 1조1528억 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연구원은 실손보험 등 민간보험이 필요 이상으로 유발한 ‘초과 수술’은 2020년 기준 9만3398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이 짊어진 빚이 사상 처음 4500조 원을 돌파해 한국 경제 규모의 2.2배를 넘어섰다. 민간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어 다중채무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와 한계 기업들이 ‘부실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이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는 27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기업 빚, 4500조 원 돌파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기업(비금융법인) 부문 부채를 더한 민간신용(민간부채)은 4540조 원으로 추산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이후 최대치이며, 1년 전에 비해 409조4000억 원(10.0%) 급증한 규모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9년 6월 말(11.0%) 이후 11년 반 만에 가장 컸다. 부문별로는 가계신용(2180조 원)과 기업신용(2360억 원)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9.2%, 10.7%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말 220.8%였다. 민간 부문 빚이 국내 전체 경제 규모의 2.2배를 웃돈다는 뜻이다. 이 비율 또한 2020년 말에 비해 7.1%포인트 뛰어 역대 가장 높았다. 가계신용에서 비영리단체를 제외한 가계 빚은 1862조1000억 원으로 1년 새 7.8% 늘었다. 그동안 10% 안팎이던 가계 빚 증가세가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다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부진이 계속된 데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은 더 심해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73.4%로 1년 전보다 4.3%포인트 뛰었다.○ 72조 원 빚 가진 자영업 27만 가구 ‘유동성 위험’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차주는 전체 대출자의 6.0%, 대출 잔액의 5.0%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취약차주들이 부실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금융 지원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실 위험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빚을 가진 자영업 가구 가운데 ‘적자가구’는 약 78만 가구로 추산됐다. 전체 자영업 가구의 16.7% 수준이다. 적자가구는 소득에서 필수 지출과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뺀 금액이 마이너스인 가구를 뜻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177조1000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 금융부채의 36.2%를 차지했다. 특히 자영업 적자가구 중 27만 가구는 유동성 자산으로 적자를 1년도 감당할 수 없는 ‘유동성 위험 가구’였다. 이들의 금융부채는 72조 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3월(59조2000억 원)에 비해 12조8000억 원 늘었다.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금융 지원을 중단할 경우 자영업 적자가구와 유동성 위험가구의 금융부채는 각각 58조 원, 41조 원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이 자영업자 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업권별 업황과 유동성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인 출구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의 연착륙 방안을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건 대출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실행 방안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현재 규제지역에서 40%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1주택자에 대해 70%로, 생애최초 주택 구매에 대해선 80%로 상향하겠다고 공약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 매매가 둔화된 만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LTV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대출 부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출 규제를 풀 경우 둔화된 가계 빚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사진)가 24일 “성장, 물가, 금융 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한은을 통해 발표한 지명 소감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위험)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근무해온 그는 30일 귀국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매파(통화긴축 선호)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강경한 매파’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높아진 물가 상승 압력과 최근 이 후보의 발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IMF는 23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 국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며 “그는 날카로운 지성과 열정으로 헌신해온 뛰어난 리더였다. 그의 방대한 지식과 네트워크가 회원국과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 국장이 중요한 자리에 지명된 것을 축하하며 IMF에 대한 그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밝혔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이 짊어진 빚이 사상 처음 4500조 원을 돌파해 한국 경제 규모의 2.2배를 넘어섰다. 민간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어 다중채무자와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와 한계 기업들이 ‘부실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이미 유동성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는 27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기업 빚, 4500조 원 돌파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가계 및 비영리단체)와 기업(비금융법인) 부문 부채를 더한 민간신용(민간부채)은 4540조 원으로 추산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이후 최대치이며, 1년 전에 비해 409조4000억 원(10.0%) 급증한 규모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09년 6월 말(11.0%) 이후 11년 반 만에 가장 컸다. 부문별로는 가계신용(2180조 원)과 기업신용(2360억 원)이 1년 전에 비해 각각 9.2%, 10.7% 늘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말 220.8%였다. 민간 부문 빚이 국내 전체 경제 규모의 2.2배를 웃돈다는 뜻이다. 이 비율 또한 2020년 말에 비해 7.1%포인트 뛰어 역대 가장 높았다. 가계신용에서 비영리단체를 제외한 가계 빚은 1862조1000억 원으로 1년 새 7.8% 늘었다. 그동안 10% 안팎이던 가계 빚 증가세가 지난해 대출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다소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부진이 계속된 데다 이자 부담이 늘면서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은 더 심해졌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173.4%로 1년 전보다 4.3%포인트 뛰었다.● 72조 원 빚 가진 자영업 27만 가구 ‘유동성 위험’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일 빌린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자인 취약차주는 전체 대출자의 6.0%, 대출 잔액의 5.0%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취약차주들이 부실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금융 지원에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의 대출 부실 위험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빚을 가진 자영업 가구 가운데 ‘적자가구’는 약 78만 가구로 추산됐다. 전체 자영업 가구의 16.7% 수준이다. 적자가구는 소득에서 필수 지출과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뺀 금액이 마이너스인 가구를 뜻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177조1000억 원으로 전체 자영업 금융부채의 36.2%를 차지했다. 특히 자영업 적자가구 중 27만 가구는 유동성 자산으로 적자를 1년도 감당할 수 없는 ‘유동성 위험가구’였다. 이들의 금융부채는 72조 원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3월(59조2000억 원)에 비해 12조8000억 원 늘었다.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금융 지원을 중단할 경우 자영업 적자가구와 유동성 위험가구의 금융부채는 각각 58조 원, 41조 원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이 자영업자 유동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업권별 업황과 유동성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인 출구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코로나19 금융 지원책의 연착륙 방안을 비롯해 윤석열 당선인이 내건 대출 규제 완화 공약에 대한 실행 방안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현재 규제지역에서 40%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1주택자에 대해 70%로, 생애최초 주택 구매에 대해선 80%로 상향하겠다고 공약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 매매가 둔화된 만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LTV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대출 부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출 규제를 풀 경우 둔화된 가계 빚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24일 “성장, 물가,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한은을 통해 발표한 지명 소감에서 “개인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에 앞서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4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으로 미국 워싱턴에서 근무해온 그는 30일 귀국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위험)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8년 여간 IMF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지금 처해 있는 여러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이달 말 물러나는 이주열 총재에 대해선 “지난 2년간 팬데믹 상황에서 적극적인 정책 대응과 이후 선제적이고 질서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주열 총재 또한 전날 송별간담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학식, 정책 운영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출중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후보자가 몸담았던 IMF도 23일(현지 시간) 이 국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면서 축하 메시지를 내놨다. IMF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국장은 날카로운 지성과 열정으로 회원국을 위해 헌신해온 뛰어난 리더였다”며 “아시아 정치, 경제에 대한 그의 방대한 지식과 네트워크가 회권국과 신뢰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IMF는 “그와 함께 일한 특권을 누린 우리는 그의 친절함과 동료애, 놀라운 유머 감각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IMF 전체 동료들이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 국장이 중요한 자리에 지명된 것을 축하하며 IMF에 대한 그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IMF는 이 국장의 후임자 인선에 나설 예정이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2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줘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4.82로 전달에 비해 0.4% 상승했다. 2개월 연속 상승세이며 지수 자체로 역대 가장 높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생산자물가는 8.4% 뛰어 15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진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유가는 지난달 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초 130달러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제품(8.1%)과 화학제품(1.3%)이 큰 폭으로 뛰면서 공산품이 전달 대비 1.1%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역시 지수 자체로 9년 만에 최고치였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설 명절 수요가 줄어 5.1% 하락했다. 농산물(―7.4%), 축산물(―4.0%), 수산물(―1.5%) 등이 모두 내렸다. 세부 품목별로는 딸기(―44.7%), 굴(―25.8%), 사과(―16.2%) 등의 하락 폭이 컸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금리 인상이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한국은행을 떠나는 이주열 총재가 23일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다시 한 번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 불균형 위험을 줄여 나갈 필요성도 여전히 크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계속 줄여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대해서도 “지난해 8월 이후 선제적으로 대응해 잠시 금리정책 운용의 여유를 갖게 됐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8년간 국내 통화정책을 진두지휘한 이 총재는 숱한 기록을 남기고 임기를 마치게 됐다. 그는 1977년 입행해 43년간 한은에서 근무한 최장수 ‘한은맨’이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총재에 임명된 뒤 정권이 바뀐 다음인 2018년 연임에 성공했다. 44년 만의 연임이자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초의 연임이었다. 이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닥친 2020년 3월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그해 5월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0%까지 내렸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1.25%)이 취임 전(2.50%)보다 아래에 있다는 건 재임하는 동안 경기 상황이 어려웠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내 경제 파장을 우려했다. 한은이 2월 올해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3%와 3.1%로 전망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충돌이 없을 거라는 가정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상황이 악화돼 국내 물가에 상승 압력을 높이고 성장에도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한다”며 경제 전망치 수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향후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얼마만큼, 어떤 속도로 조절할지는 후임 총재와 금통위가 금융,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검토할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존립 기반은 국민의 신뢰”라며 “신뢰는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으로만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ETF 타깃테이트펀드(TDF)’가 퇴직연금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은퇴 목표 시점에 맞춰 생애주기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자산 배분 펀드다. ‘삼성 ETF TDF 시리즈’는 은퇴 예상 시점에 따라 총 7개의 펀드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TDF 상품명 뒤에 붙은 네 자리 숫자는 은퇴 목표 시점을 말한다. 자율주행차처럼 타깃 데이트(목표 시점)에 맞춰 펀드를 운용한다는 뜻이다. 2055 펀드는 2055년경 은퇴를 예상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다. 자산별 목표 투자 비중은 주식 및 대체투자 약 80%, 채권 약 20%로 이뤄져 있다. 은퇴까지 여유 기간이 충분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자산 증식을 목표로 설계됐다. 라인업 중 투자위험등급이 가장 낮은 ‘채권혼합-재간접형’은 이미 은퇴에 접어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주식 및 대체투자 약 35%, 채권 약 65% 비중으로 구성돼 안정적인 자산 보존을 추구한다. 삼성 ETF TDF의 특징은 국내외 ETF를 편입한 글로벌 분산 포트폴리오를 통해 인덱스 기반의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KODEX, 아이셰어스(iShares) 등 국내외 대표 ETF를 활용해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 글로벌 채권, 대체자산에 투자하고 안정적인 자산 배분 성과를 추구한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삼성 한국형 TDF 시리즈가 액티브하게 운용되는 것과 달리 삼성 ETF TDF 시리즈는 인덱스 기반의 저비용, 패시브 구조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ETF는 TDF 운용 전략에 적합한 지수를 낮은 비용으로 잘 추종하는지와 운용 규모, 유동성 등을 고려해 선별된다. 이 때문에 삼성 ETF TDF의 총보수는 연 0.5% 미만(온라인 퇴직연금 클래스 기준)으로 국내 출시된 TDF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저보수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는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기 때문에 연금 계좌 등을 통해 장기 투자하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 ETF TDF는 해외 투자에 따른 외화 노출 금액에 대해 80% 이상의 비율로 환헤지를 실시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안전자산이자 대체투자자산으로서 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금 시세는 g당 7만8910원으로 지난해 말(6만8950원) 대비 14.45% 급등했다. 국제시장에서 금 시세도 온스당 1975.70달러로 같은 기간 9.85% 올랐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KRX금시장의 거래량 증가도 눈에 띈다. KRX금시장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은 147.7kg으로 지난해(114.1kg) 대비 29.4% 증가했다. 특히 이달 10일 하루 거래량은 492.4kg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KRX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2020년(105.6kg)에 전년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으며 처음으로 100kg을 넘어선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주식, 파생상품, 국채 등을 거래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거래소다. 정부의 금 거래 양성화 계획에 따라 거래소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2014년 3월 24일 KRX금시장을 개설했다. KRX금시장은 설립 이후 신뢰할 만한 투명한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인증하는 순도 99.99%의 고품질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 KRX금시장의 거래 동향과 호가정보도 완전히 공개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여러 경로로 금에 투자할 수 있지만, KRX금시장을 통하면 도매가격인 국제 금 시세로 매매가 가능하다. KRX금시장은 가격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금 투자 방법은 KRX금시장 외에도 금은방 등을 통한 실물 매매, 골드뱅킹, 은행 금신탁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KRX금시장의 시세는 국제시장 금 시세 대비 100.1∼100.4%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다. 국제 금 시세는 금 생산 및 수입업체 등의 거래 기준가격이다. 도매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온라인으로 주문할 경우 0.3% 내외의 저렴한 수수료로 매매할 수 있다. 이는 수수료가 1% 수준인 은행 골드뱅킹 등 다른 투자수단보다 훨씬 저렴하다. KRX금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된다는 점이다. 다른 투자 수단들과 차별화되는 혜택이다. 매매차익이 비과세되므로 당연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아니다. 반면 골드뱅킹이나 금 상장지수펀드(ETF)의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으로 과세되고 차익의 15.4%가 원천징수된다. KRX금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1kg 골드바이고 다른 하나는 100g 골드바다. 투자자는 금을 투자할 때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두 종류의 골드바 모두 거래단위는 1g이기 때문에 투자자는 6만∼7만 원 내외의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실물로 인출하는 경우에는 각각의 상품에 따라 1kg 단위 또는 100g 단위로 인출할 수 있다. 실물로 인출하는 경우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되지만 이는 골드뱅킹, 실물 매수(금은방) 등 다른 투자수단도 마찬가지다. KRX금시장의 실물인출 수수료는 개당 약 2만 원으로 다른 투자수단보다 저렴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금시장은 고품질의 금을 저렴한 가격과 낮은 수수료로 거래하고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정부정책시장”이라며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와 금 실물 보유를 원하는 투자자 모두에게 가장 합리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 차기 총재 후보자로 지명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62)은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엘리트 경제학자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중순경 취임할 것으로 예상돼 한은 총재 공백 사태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후보자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며 이름을 알렸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을 때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과 인연을 맺었다. 1994년 스승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공저한 ‘경제학원론’은 경제학도의 필독서로 꼽힌다. 190cm가 넘는 장신으로 농구광으로도 유명하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2009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뒤 2011년부터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2014년 한국인 최초로 IMF 실무 최고위직(국장)에 올랐다. 이 후보자의 최근 강연과 인터뷰 등을 고려하면 최근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1월 한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통해 힘이 들더라도 부채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했다. 또 한 세미나에서 “통화·재정정책에 의존해 성장률을 높이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달 말 이주열 현 총재가 퇴임하면 한은은 다음 달 1일부터 이승헌 부총재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다음 달 14일까지 이 후보자가 취임하지 못하면 주상영 금통위원이 의장 대행을 맡는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이 후보자는 30일 귀국한다. 24일 지명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자물가지수가 두 달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상승하면서 당분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생산자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14.82로 전월(114.40)에 비해 0.4% 높아졌다. 생산자물가는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3개월 연속 올랐다. 지난해 12월 보합세를 보였지만 올해 1월부터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하면 8.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생산자물가지수는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진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지난달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난달 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이달 초에 1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수 산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산품이 전월 대비 1.1% 올랐다. 공산품 가운데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8.1%)과 화학제품(1.3%)의 상승폭이 컸다. 석탄 및 석유제품 지수와 화학제품 지수는 각각 166.79, 117.36을 기록해 2013년 2월(각 170.07, 117.62)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설 명절 수요가 줄어들며 농산물(―7.4%), 축산물(―4.0%), 수산물(―1.5%) 등이 모두 내려 전월 대비 5.1% 하락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딸기(―44.7%), 굴(―25.8%), 사과(―16.2%)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은 0.1% 내렸고, 서비스 품목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계절적 요인이 큰 농산물과 글로벌 시장 상황에 따라 출렁이는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8% 올랐다. 물가 압력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 생산자물가는 통상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편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난달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와 중간재가 오르면서 전월 대비 1.1% 상승했다. 국내 출하물에 수출품까지 더한 2월 총산출물가지수는 0.7% 올랐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긴축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6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한 연준의 행보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국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기 총재 인선을 둘러싼 현 정부와 차기 정부의 신경전에 한은이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17일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다소 매파적”이라며 “향후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 움직임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양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국내 금융시장과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 전반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은은 선제적으로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해 팬데믹 이전 수준인 1.25%로 올려놨다.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올해 2, 3차례 금리를 더 올려 1.75∼2.00%까지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연준이 연말 1%대 후반까지 금리를 올릴 것을 시사하면서 한은이 올해 네 차례 이상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는 다음 달 14일과 5월 26일로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당장 4월 금통위에서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2월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금통위 의장을 겸하는 한은 총재 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 총재의 후임을 지명해야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인선이 지체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신임 총재가 4월 금통위를 주재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금리 인상 시점이 5월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총재 공석이 길어지면 통화정책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한은이 연준의 행보에 맞춰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최대 31억5000만 달러(약 3조8225억 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한국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또 단기 국채금리가 미국의 적정 금리 상승 폭(2.04%포인트)만큼 오른다면 국내 가계대출 금리는 2.26%포인트 상승하고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39조7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홍콩 H지수가 이틀 연속 7% 안팎 급락하는 등 홍콩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19조 원가량의 국내 주가연계증권(ELS)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콩 증시와 ELS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틀 새 13.3% 폭락… 금융위기 이후 최저15일 홍콩 H지수는 전날보다 6.58%(431.61포인트) 급락한 6,123.94로 마감했다. H지수는 전날 7.15%(505.05포인트) 폭락하며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7,000 선이 무너진 데 이어 단숨에 6,100대로 곤두박질쳤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0개를 추려 산출하는 H지수가 6,500 밑으로 떨어진 건 2008년 11월 24일(6,376.96)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고점이었던 2021년 2월 17일(12,228.63)과 비교하면 1년 새 반 토막 났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도 5.72% 급락한 18,415.08로 마감하며 2016년 2월 25일(18,888.75) 이후 6년 만에 19,000 밑으로 내려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95%), 선전종합지수(―4.56%)도 5% 가까이 떨어졌다. 홍콩 증시가 연일 추락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국의 중국 상장기업 제재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쳤기 때문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홍콩 증시의 40%를 차지하는 외국인 자금 중 3분의 2 수준으로 추정되는 유럽계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또 홍콩 내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도시 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13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는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봉쇄했다. 여기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주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곳을 퇴출 예비 명단에 올렸다. ○ 19조 원 ELS, 원금 손실 진입 코앞에 홍콩 H지수가 6,000 선에 다가서면서 국내 ELS 투자자들도 원금 손실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미상환 잔액은 18조9596억 원에 이른다. ELS는 일반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다. 2020년 이후 발행된 H지수 연계 ELS는 지수가 6,000 선 이상일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만기 시점에 6,000 밑으로 떨어지면 2조 원 규모가 넘는 ELS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지수가 5,500 선 밑으로 하락하면 추가로 3조5000억 원가량의 ELS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 이틀 새 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만큼 패닉 장세가 계속될 경우 ELS의 녹인 진입은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콩 증시의 급락장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792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월간 단위 지지선은 6,600 수준이었다”며 “현재는 비합리적인 과매도 구간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시작되면 홍콩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0원 넘게 치솟으며 단숨에 1240원대로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덮쳤던 2020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라 13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급등한(원화 가치는 하락) 1242.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240원을 돌파한 건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 1188.8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서만 53.5원 급등했다.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를 넘어섰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져 원-달러 환율이 이달 안에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이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3월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환율은 3월 19일 장중 1296원까지 급등했다. 달러 강세는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0.59%(15.63포인트) 하락한 2,645.6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6395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2.16%(19.27포인트) 급락한 872.44에 마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0원 넘게 치솟으며 단숨에 1240원대로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덮쳤던 2020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라 130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급등한(원화 가치는 하락) 1242.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1240원을 돌파한 건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말 1188.8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올 들어서만 53.5원 급등했다. 환율이 급등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 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를 넘어섰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져 원-달러 환율이 이달 안에 1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환율이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 3월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환율은 3월 19일 장중 1296원까지 급등했다. 달러 강세는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대거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0.59%(15.63포인트) 하락한 2,645.6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6395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2.16%(19.27포인트) 급락한 872.44에 마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 보유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31%로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가 커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국인 투자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탓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은 11일 현재 총 666조 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전체 시총(2091조 원)의 31.8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이는 2016년 2월 11일(31.77%)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낮다. 외국인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2020년 초 40%에 육박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동학개미’의 주식 투자 열풍 등의 여파로 2020년 말 36.50%, 2021년 말 33.55%로 줄었다. 올 들어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지난달 중순 이후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거세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 이후 11일까지 14거래일간 5조 원이 넘는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선 3조5491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오일쇼크(석유파동)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특히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강세가 심화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것도 외국인 매도세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말 1188.8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11일 1232.0원으로 43.2원 급등했다. 원화 약세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에 영향을 주고 외국인의 매물 폭탄이 다시 원화 약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은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물가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 식료품 가격 강세 등 상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며 한은의 관리 목표인 2%를 웃도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되면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도 상방 리스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에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한은의 추가 인상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한국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향후 국내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여전히 ‘완화적’으로 평가하면서 상반기(1~6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물가경로상 상방 리스크가 우세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국내 물가가 목표수준인 연 2%를 상회하는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가격 급등, 식료품가격 상승세 지속 등 상방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외식 등 개인서비스와 내구재를 중심으로 2% 후반 수준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한은은 올해 1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금융불균형이 다소 완화됐지만 물가를 잡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파급 영향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이에 대해 한은은 “전반적인 금융여건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완화적 금융상황에서는 긴축적 금융상황에 비해 기준금리 인상의 실물경제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으로 인한 충격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해 다시 물가를 밀어 올리는 물가충격의 2차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해질 경우 임금-물가 상호작용을 통해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물가상승 압력이 높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기업의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실질구매력이 저하되는 등 경제주체의 부담이 커지면서 국내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이 올해 상반기에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과 협의 후 지명할 차기 한은 총재가 취임 후 4월 또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기적 시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경기 하방 요인도 있고, 금융안정 쪽에선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된 것도 있어서 종합적으로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 퇴임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뒤를 이을 차기 총재 하마평에는 이승헌 한은 부총재와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윤 당선인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10여 명이 거론된다.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신임 총재가 내정돼야 이달 말 이 총재의 퇴임 후 공백없이 4월 1일 취임할 수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