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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선 뚫렸으면 천왕봉까지 3시간이면 불길이 도착해요. 그랬다면 손도 못 쓸 뻔했어요. 다행히 지리산이 무사해요. 눈물이 납니다.” 경남 산청 산불의 큰 불길이 잡힌 30일 남송희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지리산이 무사하다고 밝혔다. 지리산국립공원과 맞닿은 구곡산에서 21일 시작된 산청 산불은 닷새 만에 지리산 경계를 넘었다. 육지 최고봉 천왕봉(해발 1915m)까지는 단 4.5km. 진화대원들은 험준한 산세를 뚫고 사력을 다해 산불 확산을 막아냈다. ● 천왕봉 4.5km까지 접근한 불길에 배수진‘국내 1호 국립공원’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불이 번진 것은 산청 산불 발생 6일째인 26일 오후였다. 처음 이틀은 공원 내 불길의 가장자리(화선)가 총 200m 정도였다. 천왕봉까진 8.5km였다. 산림청과 경남도, 국립공원공단 경남사무소 직원들의 입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한 것은 다음 날부터였다. 강풍을 탄 불길이 천왕봉에서 불과 4.5km 앞까지 파죽지세처럼 치고 올라왔다. 하루 새 4km를 질주한 것이다. 전남 전북 등 지리산을 공유한 다른 지자체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불이 뻗쳐간 곳에서 남원 구룡계곡까진 29.1km, 구례 피아골까진 18.5km에 불과했다. 48만3022㎢ 규모의 지리산국립공원은 경남(하동·함양·산청), 전남(구례), 전북(남원) 등 3개 도,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 해발 900m의 험준한 산세 등 3가지 악재 속에 산림당국은 배수진을 치고 사투를 벌였다. 천왕봉 앞 4.5km 지점에 헬기·특수진화대원·산불지연제 등으로 ‘3중 방화선’을 구축했다. 낮엔 헬기 55대, 야간엔 산림청 공중진화대 및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등 인력 1000여 명과 장비 240여 대를 한꺼번에 투입해 공중과 지상에서 동시 진화 작전을 펼쳤다. 계곡과 절벽이 얽혀 있어 인력 투입이 어려운 곳엔 헬기를 이용해 10t 이상의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뿌렸다. 28일부터는 일반 헬기 대비 담수량이 최대 5배 큰 주한미군 CH-47(치누크) 헬기 1대와 블랙호크 3대도 지리산권역에 투입돼 진화를 도왔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고지대에다 최대 1m에 이르는 낙엽층으로 인해 헬기에서 뿌린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았다”며 “아래 숨어 있던 불이 바람과 함께 되살아나기를 반복해 진화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불이 민가로도 접근해 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3일 동안 밤새 3km 길이 방화선을 구축하고 사투를 벌였다”고 전했다. 총력전 끝에 29일 지리산 내 화재를 진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리산국립공원구역 내 132ha가 불에 탔지만 천왕봉 등 중요 지점으로의 확산은 막았다.● 산청 주불 진화했지만 경북선 ‘재발화’ 산림당국은 30일 산청 산불의 주불을 잡는 데도 성공했다. 전날 55대, 이날 50대의 헬기를 집중 투입한 덕이었다. 주불 진화까지 8일 21시간이 걸렸다. 축구장 2602개 면적에 달하는 1858ha(산불영향구역)가 불에 탔다. 잔불까지 진화하려면 짧게는 2, 3일, 길게는 5, 6일이 걸린다. 산림당국은 산림청 13대, 지방자치단체 5대, 국방부 21대, 국립공원 1대 등 40대의 헬기를 계속 투입해 잔불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경북 의성에서 발화해 28일 주불을 진화한 경북 산불은 재발화가 반복돼 애를 먹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29일 안동시 남후면 고상리와 고하리 일대, 의성군 신평면 고안리와 중율리, 영양, 청송 등에서 불길이 다시 살아났다. 이날 오전 3시경 청송군 파천면 신흥리 야산에서 재발화한 산불로 부남면 감연리, 대천리 주민에게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산림당국은 경북 북동부 지역의 잔불을 이날 밤 안에 끄는 것을 목표로 인력 및 장비를 집중 투입하고 31일부터는 뒷불 감시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산불로 훼손된 통신망과 전기, 수도 시설은 90% 이상 복구를 완료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청송=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남도와 경북도가 산불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조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과 복구에 나선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30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 마련된 산불통합지휘본부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해 지원 대책 및 복구 계획 등을 설명했다. 산청 산불로 경남에선 4명이 사망하고 2158명이 대피하는 등 지역민의 삶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1858ha(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됐고 주택, 공장, 종교시설, 문화재 등 시설 피해도 총 84곳에 달한다. 경남도는 지역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촘촘한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산청군 시천면·삼장면과 하동군 옥종면 주민에게는 전액 도비로 1인당 3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세 지역은 막대한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이다. 주민 1만여 명이 지원 대상이다. 생계 유지가 어려운 가구에 대해서는 정부의 긴급복지지원과 경남도의 희망지원금을 통해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난방비 등을 차등 지급하고 기준을 다소 초과한 가구도 긴급지원 심의위원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산청 하동지역 소상공인에게는 총 100억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융자 지원하고 지역사랑상품권도 총 469억 원 규모로 확대 발행한다. 대피소 종료 이후에도 의료와 심리 지원을 지속 추진한다. 현장응급의료소 운영과 환자 모니터링, 재난심리서비스 등을 이어가는 한편 마음안심버스를 통해 마을 단위 심리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 지사는 “경남은 남부권 중심지이자 지리산과 직접 연결된 지역”이라며 “피해 주민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한편 국립 남부권 산불방지센터 건립을 통해 산불 예방과 진화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도 29일 초대형 산불 피해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복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본부장으로 신속 피해조사반과 미래형 시설개선반, 신속 행정지원반, 제도개선연구반을 구성해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 지원 등에 우선 집중한다. 지역 내 체험마을과 청소년 교육 및 숙박시설, 리조트, 호텔 등을 활용해 이재민들에게 임시 주거시설을 마련해 줄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피해 지역에 새로운 주거단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재민들이 집을 짓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될 경우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민 대피시설에 공보의와 간호사 등을 파견해 이재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심리상담가 등을 투입해 이재민들이 겪을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농업과 어업, 산업 분야 피해 복구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서 경북도는 의성과 안동, 영양, 영덕, 청송 등 5개 산불 피해지역 주민 27만여 명에게 1인당 3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주거부터 농업, 어업, 임업, 공장 등 생계 현장까지 한 치의 소홀함과 불편함이 없도록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경남 창녕군이 정부와 경남도를 향해 특별교부금 등 재정 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산청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다 안타깝게 사망한 군 소속 인솔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4명의 유족 보상 및 지원에 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적극 나서 달라는 취지다. 30일 창녕군에 따르면 군은 희생자들에 대한 순직 처리 및 유족 지원 등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22일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진 창녕군 소속 60대 산불진화대원 3명과 30대 인솔 공무원 1명 등 4명에 대한 발인식을 25일 엄수했고 애도 기간을 29일까지 운영한 바 있다. 창녕군은 유족 지원 및 보상 등 수습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보호법 등 관련법에 따라 유족 보상에 나서야 하지만, 수십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가 감당하기엔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2월 기준 창녕군의 재정자립도는 13.07%로 한 자릿수에 가깝다. 산불로 인적·물적 피해를 본 산청군과 하동군 등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정부로부터 재정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이에 포함되지 않은 창녕군은 예비비만으론 충당하기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군은 행정안전부, 경남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유족 지원 및 보상을 빈틈없이 하고 있지만 재정적 부담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며 “살림이 가난한 기초자치단체를 위해 정부와 경남도도 특별재난지역에 준해 지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특별교부금 등을 활용해 창녕군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산불로 피해를 입은 마을 주민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나선 것입니다.”27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동당마을. 이곳에서 만난 박호규 산청군 읍면체육회 연합회장(65)은 산과 인접한 마을 주택과 밭 곳곳에 호스로 물을 뿌리며 이렇게 말했다. 박 회장과 권순경 산청군 신안면 체육회장(58) 등 12명으로 구성된 연합회장단은 산청 산불이 발생한 21일부터 이날까지 9일 동안 자체적으로 확보한 펌프차를 이용해 잔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권 회장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산불 현장과 가까운 마을을 돌며 물을 뿌리고 받아온 물을 소방펌프차에 채워주고 있다”며 “회장들 모두 생업을 제쳐두면 수십만~수백만 원 손해를 입지만 마을과 주민들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 나섰다”고 말했다.● 산불 첫날부터 달려온 자원봉사자들대형 산불이 이어지자 박 회장과 권 회장뿐 아니라 산청군 곳곳에선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산림 당국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같은 날 찾은 산청군 단성중 체육관 앞. 이곳에선 대한적십자사 산청군 소속 봉사자인 강정숙 씨(60)가 실의에 빠진 이웃들을 위해 팔을 걷었다. 그도 이번 산불로 이재민이 됐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강 씨뿐 아니라 음식을 식판에 퍼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이재민이라고 한다. 단성중학교 급식소에서는 매 끼니 600인분의 식사를 짓는다. 아침·점심·저녁까지 하루 1800인분의 식사를 만드는 셈이다. 이 중 400인분은 진화 작업을 펼치는 진화대원에게 배달하고, 나머지 200인분은 급식소를 찾는 이재민 등에게 제공한다. 강 씨와 자원봉사자들은 오전 5시 반부터 식사를 준비하고 거동이 힘든 어르신들에게는 급식판에 밥을 담아 텐트로 직접 가져다 주기도 한다. 저녁 식사 배식이 끝나면 설거지를 한 뒤 다음날 장까지 본다. 오후 10시를 훌쩍 넘는다.강 씨의 봉사 활동은 올해로 26년째다. 그는 “1998년 지리산 자락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었을 때 봉사자들의 헌신을 보고 봉사의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며 “누군가는 꼭 해야할 일이다”고 말했다.경남도자원봉사센터도 22일부터 매일 870여 명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구호물품 전달과 식사 등을 지원했다. 경남도내 시군자원봉사협의회와 경남약사회 등 곳곳에서도 응급의료 지원과 심리 상담 등을 이어왔다. 황명희 산청군 시천면 자원봉사협의회장은 “우리 마을 산이 타고 있어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봉사 활동을 하면서라도 아픔을 나누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현장에 이어지는 민관 온정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민관의 따뜻한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창원시는 산불로 피해를 본 주민들을 돕기 위해 2000만 원 상당의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했고, 진주시도 이웃 산청군의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의령군도 라면과 간편식 등 1000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산청군에 전달하는 한편 산불진화대원 20명, 장비 4대 등을 지원하는 등 피해 복구 지원에도 나섰다. BNK경남은행, 농협 경남본부도 산청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긴급 지원활동을 펼쳤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 창녕군이 정부와 경남도를 향해 특별 교부금 등 재정 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산청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다 안타깝게 사망한 군 소속 인솔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4명의 유족 보상 및 지원에 정부와 광역자치단체가 적극 나서달라는 취지다.30일 창녕군에 따르면 군은 희생자들에 대한 순직 처리 및 유족 지원 등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22일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진 창녕군 소속 60대 산불진화대원 3명과 30대 인솔 공무원 1명 등 4명에 대한 발인식을 25일 엄수했고 애도기간을 29일까지 운영한 바 있다.창녕군은 유족 지원 및 보상 등 수습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정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보호법 등 관련법에 따라 유족 보상에 나서야 하지만, 수십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가 감당하기엔 재정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2월 기준 창녕군의 재정자립도는 13.07%로 한 자릿수에 가깝다. 산불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산청군과 하동군 등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 정부로부터 재정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이에 포함되지 않은 창녕군은 예비비만으론 충당하기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군은 행정안전부 경남도 관계자를 잇따라 만나 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유족 지원 및 보상을 빈틈 없이 하고 있지만 재정적 부담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며 “살림이 가난한 기초자치단체를 위해 정부와 경남도도 특별재난지역에 준해 지원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 관계자는 “특별교부금 등을 활용해 창녕군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남도와 경북도가 산불 피해주민들이 일상으로 조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과 복구에 나선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30일 산청군 시천면에 마련된 산불통합지휘본부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해 지원 대책 및 복구 계획 등을 설명했다. 산청 산불로 경남에선 4명이 사망하고 2158명이 대피하는 등 지역민의 삶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1858ha(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됐고 주택, 공장, 종교시설, 문화재 등 시설 피해도 총 84곳에 달한다.경남도는 지역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촘촘한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산청군 시천면·삼장면과 하동군 옥종면 주민에게는 전액 도비로 1인당 30만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세 지역은 막대한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이다. 주민 1만여 명이 지원 대상이다. 생계유지가 어려운 가구에 대해서는 정부의 긴급복지지원과 경남도의 희망지원금을 통해 생계비, 의료비, 주거비, 난방비 등을 차등 지급하고 기준을 다소 초과한 가구도 긴급지원 심의위원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청 하동지역 소상공인에게 총 100억 원 규모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융자 지원하고 지역사랑상품권도 총 469억 원 규모로 확대 발행한다.대피소 종료 이후에도 의료와 심리 지원을 지속 추진한다. 현장응급의료소 운영과 환자 모니터링, 재난심리서비스 등을 이어가는 한편 마음안심버스를 통해 마을 단위 심리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 지사는 “경남은 남부권 중심지이자 지리산과 직접 연결된 지역”이라며 “피해 주민 지원에 소홀함 없도록 하는 한편 국립 남부권 산불방지센터 건립을 통해 산불 예방과 진화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경북도도 29일 초대형 산불 피해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복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본부장으로 신속 피해조사반과 미래형 시설개선반, 신속 행정지원반, 제도개선연구반을 구성해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지원 등에 우선 집중한다. 지역 내 체험마을과 청소년 교육 및 숙박시설, 리조트, 호텔 등을 활용해 이재민들의 임시주거시설을 마련해줄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피해지역에 새로운 주거단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재민들이 집을 짓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될 경우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민 대피시설에 공보의와 간호사 등을 파견해 이재민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심리 상담가 등을 투입해 이재민들이 겪을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해주고 농업과 어업, 산업 분야 피해 복구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앞서 경북도는 의성과 안동, 영양, 영덕, 청송 등 5개 산불 피해지역 주민 27만여 명에게 1인당 30만 원의 긴급지난지원급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주거부터 농업, 어업, 임업, 공장 등 생계 현장까지 한치의 소홀함과 불편함이 없도록 행정력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9일째로 접어든 경남 산청 산불 진화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산림당국이 지리산 잔여 화선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리산 일대에 낙엽층이 두껍게 쌓여 있고 진입로도 없어 진화 인력 투입이 어렵기 때문이다.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이 28일 야간 산불 진화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 험준한 산세와 상·하부가 사다리처럼 층층이 이어진 숲 구조, 100cm에 달하는 낙엽층 등으로 인해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산림청이 29일 밝혔다. 산림당국은 산불 진화 헬기가 공중에서 진화 용수를 투하해도 지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조릿대(키 작은 대나무), 굴참나무, 소나무가 빽빽하게 자라 소방수 침투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최대 100cm에 달하는 두꺼운 낙엽층도 진화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ha(헥타르)당 무게가 300∼400t에 달하는 낙엽이 소방수를 막을 뿐 아니라 불의 연료가 되고 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깊은 내부층으로 불씨가 침투하고 있지만 진화 헬기가 뿌린 물이 낙엽층 표면으로 흘러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도에 달하는 급한 경사도와 진입로가 없는 점도 문제다. 공중 진화대와 특수 진화대, 고성능 산불 진화차 등 진화 인력 및 장비 투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순간 최대 초속 10m에 이르는 강풍도 불고 있다.이날 오후 3시 기준 경남 산청 산불의 진화율은 99%를 기록했다. 산림청은 이날 주불을 잡겠다는 목표로 진화 헬기 55대를 투입하고 지상에는 1600여 명의 진화 인력을 투입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전날 천왕봉과 약 4.5㎞ 떨어진 저지선에 있던 불길을 내원계곡 쪽 약 2㎞ 뒤로 후퇴시켰다”며 “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주민과 진화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진화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북 지역 산불이 진화되면서 이재민 지원과 산림 복구 등 사후대책이 과제로 남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정치권은 신속한 피해 조사 및 보상과 산림 복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28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의성에서 시작돼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으로 번진 경북 산불로 주택 등 4646채의 시설이 불에 탔고, 3만667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경북도는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복구를 신속히 한다는 방침이다. 5개 시군 모든 주민 27만여 명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1인당 30만 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은 정부 및 기업 연수원이나 호텔, 리조트 등으로 순차적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임시주거용 조립주택도 제공하기로 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고령 이재민들을 위한 마을 단위 공동거주시설을 조성하는 등 이재민들의 후유증 치유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산림이 폐허로 변하면서 산림청은 산림피해조사·복구추진단을 조속히 꾸려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추진단에는 산림청과 각 지자체, 산림 전문가, 피해 주민 등이 참여한다. 피해 조사를 거쳐 복구 계획을 수립한 뒤 우선 장마 전까지 사방시설 사업 등 응급 복구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피해 지역 지형과 산림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산림 조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복구 및 숲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병성 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는 “대형 산불 발생 원인을 꼼꼼히 따져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불에 잘 타는 소나무 중심의 산림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야는 앞다퉈 산불 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등과 경북 안동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찾아 “긴급생활지원금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빠르게 집행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더불어민주당도 당 산불재난긴급대응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입법과 예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산림당국은 27일 밤부터 살짝 내린 ‘봄비’가 역대급 산불을 잡아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얕은 보슬비였지만 산불의 확산을 막고, 진화 헬기를 방해하던 연무까지 걷어내면서 ‘골든타임’을 부여한 것이다. 이번 산불로 축구장 6만3245개 면적인 4만5157ha(산불영향구역)가 불에 탔고, 경남 산청 등의 산불까지 포함하면 주민 등 27명과 헬기 조종사 1명 등 28명이 사망했다. 산림 당국은 긴장을 놓지 않고 잔불 정리 및 뒷불 감시 체제로 전환해 완진한다는 방침이다.● 얕게 내린 봄비가 ‘골든타임’ 줬다산불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에 27일 오후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불 이후 내린 첫 비였다. 강수량이 많지 않은 보슬비였지만 잿더미 속에서 피어오르던 연기는 조금씩 사그러드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선 새벽 사이 내린 비로 운동장 바닥 등이 젖어 있었다. 특히 의성군 일대는 최근 며칠 중 가장 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감돌았다. 기온도 10도 가까이 떨어져 자원봉사자 등의 옷차림도 전날보다 두꺼워진 모습이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27일과 28일 새벽 의성 등 산불이 확산하던 5개 시군에 1∼3mm의 비가 내렸다. 산불을 완전히 제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장하던 산불이 진정세를 보였다. 화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와 낮아진 기온은 헬기를 막던 연무를 걷어내며 조종사의 시야 확보에도 도움을 줬다. 골든타임이 오자 전날 63%에 머물던 5개 시군의 진화율은 28일 오전 85%까지 급증했고, 오후 5시 산림청은 주불 진화를 선언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불 발생 7일 차인데 진화 헬기 투입이 원활하게 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비로 인해) 기상 여건도 좋았고, 지상 인력 진화도 수월해져 진화율도 빠르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진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불이 꺼져도 돌아갈 집이 없다는 생각에 이내 망연자실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신두리 씨(90)는 “한동안 멍해 있었는데 요근래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6·25 때도 그대로 있었던 집이 불에 타버렸다. 앞으로 어떻게 사나”라며 다시 울먹였다. 집과 염소를 잃은 송선구 씨(71)는 “불이 꺼졌으니 큰 산은 하나 넘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걱정 시작이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실화자로 지목된 50대 남성을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 남성은 괴산리 발화 지점에서 성묘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산청 산불은 아직도… “진화-확산 반복” 전문가들은 “아직 모든 상황이 끝난 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잔불 정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려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5∼6일이 걸린다. 주불이 진화됐더라도 돌풍이 불면 잔불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국은 잔불 관리를 위해 산림청 진화 헬기와 지자체 임차 헬기 등 2∼5대가량을 시군별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21일부터 시작된 경남 산청군 산불도 아직 진화되지 않았다. 28일 오후 8시 진화율은 96%까지 올라갔지만 강해진 바람에 주불 진화에는 실패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약 1800ha로, 총 화선 71km 중 남은 2.5km 구간에 대한 집중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산청 산불 불길은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넘어가 80ha의 피해를 입혔고 천왕봉 4.5km까지 접근했다. 산림 당국은 헬기 43대를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집중 투입해 진화 작업을 한 데 이어 야간에는 특수진화대 등 1030여 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에 나섰다. 주한미군 CH-47(치누크) 헬기 1대와 블랙호크 3대가 이날 투입됐다. 임 청장은 “지리산 입구 지역의 경사가 가파르고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워 돌풍에 따라서 확산과 진화가 반복적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의성=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영덕=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안동, 영양, 청송, 영덕을 덮치며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 산불이 149시간 35분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27일 밤부터 살짝 내린 ‘봄비’가 역대급 산불을 잡아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얕은 보슬비였지만 산불의 확산을 막고, 진화 헬기를 방해하던 연무까지 걷어내면서 ‘골든타임’을 부여한 것이다.이번 산불로 축구장 6만3245개 면적인 4만5157ha(산불영향구역)가 불에 탔고, 경남 산청 등의 산불까지 포함하면 주민 등 27명과 헬기 조종사 1명 등 28명이 사망했다. 산림 당국은 긴장을 놓지 않고 잔불 정리 및 뒷불 감시 체제로 전환해 완진한다는 방침이다.● 얕게 내린 봄비가 ‘골든타임’ 줬다산불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에 27일 오후부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부슬비가 내리기 사작했다. 산불 이후 내린 첫 비였다. 강수량이 많지 않은 보슬비였지만 잿더미 속에서 피어오르던 연기는 조금씩 사그러드는 모습이었다.다음 날 경북 영양군 영양읍에선 새벽 사이 내린 비로 운동장 바닥 등이 젖어 있었다. 특히 의성군 일대는 최근 며칠 중 가장 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감돌았다. 기온도 10도 가까이 떨어져 자원봉사자 등의 옷차림도 전날보다 두꺼워진 모습이었다.기상청 등에 따르면 27일과 28일 새벽 의성 등 산불이 확산하던 5개 시군에 1~3mm의 비가 내렸다. 산불을 완전히 제압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비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장하던 산불이 진정세를 보였다. 화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비와 낮아진 기온은 헬기를 막던 연무를 걷어내며 조종사의 시야 확보에도 도움을 줬다.골든타임이 오자 전날 63%에 머물던 5개 시군의 진화율은 28일 오전 85%까지 급증했고, 오후 5시 산림청은 주불 진화를 선언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산불 발생 7일 차인데 진화헬기 투입이 원활하게 된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며 “(비로 인해) 기상 여건도 좋았고, 지상 인력 진화도 수월해져 진화율도 빠르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진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하지만 불이 꺼져도 돌아갈 집이 없다는 생각에 이내 망연자실했다. 대피소에서 만난 신두리 씨(90)는 “한동안 멍해 있었는데 요근래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6·25 때도 그대로 있었던 집이 불에 타버렸다. 앞으로 어떻게 사나”라며 다시 울먹였다. 집과 염소를 잃은 송선구 씨(71)는 “불이 꺼졌으니 큰 산은 하나 넘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걱정 시작이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실화자로 지목된 50대 남성을 입건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 남성은 괴산리 발화 지점에서 성묘하던 중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산청 산불은 아직도…“진화-확산 반복”전문가들은 “아직 모든 상황이 끝난 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잔불 정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려면 짧게는 2~3일, 길게는 5~6일이 걸린다. 주불이 진화됐더라도 돌풍이 불면 잔불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국은 잔불 관리를 위해 산림청 진화 헬기와 지자체 임차 헬기 등 2~5대가량을 시군별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21일부터 시작된 경남 산청군 산불도 아직 진화되지 않았다. 오후 8시 진화율 96%까지 올라갔지만 강해진 바람에 주불 진화는 실패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약 1800ha로, 총 화선 71km 중 남은 2.5km 구간에 대한 집중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산청 산불 불길은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넘어가 80ha의 피해를 입혔고 천왕봉 4.5km까지 접근했다.산림 당국은 헬기 43대를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집중 투입해 진화 작업을 한 데 이어 야간에는 특수진화대 등 1030여 명을 투입해 야간 진화에 나섰다. 주한미군 CH-47(치누크) 헬기 1대와 블랙호크 3대가 이날 투입됐다. 임 청장은 “지리산 입구 지역의 경사가 가파르고 인력이 접근하기 어려워 돌풍에 따라서 확산과 진화가 반복적으로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의성=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영덕=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올해 욕심을 내 대출까지 받아 모종을 2배로 더 심었는데…. 하늘도 참 야속합니다.” 27일 오전 11시경 경북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에서 만난 박현오 씨(74)는 산불 열기에 묵은 파김치처럼 시들어버린 마늘 모종을 쳐다보다가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박 씨는 “마늘 모종을 쓸 수 없게 돼 수익을 내지 못할 텐데, 어디서 또 돈을 빌려 대출금을 갚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영남 지역을 덮친 역대 최악의 산불로 지역 대표 작물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농민들이 실의에 빠졌다. 화마가 밭과 시설 대부분을 태워 복구조차 어려운 농가가 적지 않다. 경북 북부권은 의성 마늘, 영덕 송이버섯, 청송 사과, 영양 고추 등 전국적인 농산물 주산지다.의성은 연간 마늘 생산량이 약 9700t에 달하는 전국 최대 마늘 산지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피해 규모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의성체육관에서 만난 마늘 재배 농민 김모 씨(62)는 “마늘 모종은 물론이고 수천만 원을 주고 구입한 경운기와 트랙터도 형체만 남기고 다 타버렸다”며 “앞으로 생계는 어떡해야 하냐”고 호소했다. 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인 영덕군도 직격탄을 맞았다. 군내 최대 송이 생산지인 지품면 국사봉 일대가 불길에 휩싸이며 사실상 초토화됐다. 영덕은 지난해 1만2178kg의 송이를 생산한 전국 1위 지역이며, 그중 60% 이상이 국사봉에서 채취됐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지품면 주민 김모 씨(65)는 “산불 지역에 송이가 다시 나기까지는 50년 이상 걸려 대를 이어 온 송이 채취를 못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송군 상황도 다르지 않다. 주산지인 파천면 등 사과 과수원 상당수가 불길에 휘말려 큰 피해를 입었다. 청송군은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8만 t에 달했고, 향후 10만 t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산불로 피해 규모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추 산지로 유명한 영양군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석보면 화매리에서 고추 농사를 짓던 한호기 씨(67)는 “2000평 규모의 고추 농사 비닐하우스가 모두 불에 탔다”며 “한시라도 빨리 피해 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21일부터 이레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로 특산물인 곶감으로 유명한 시천면 주민들도 망연자실하고 있다. 점동마을 배익선 이장(71)은 “마을 전체 감나무 중 절반가량이 불에 탔다”며 허탈해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의성·영덕=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아이고, 어디로 도망치란 말이고.” 27일 경북 안동시 안흥동에서 김덕만 씨(72)가 ‘시내 방면으로 산불이 확산 중’이라는 재난문자를 보며 말했다. 남후면 방면 야산에선 붉은 불꽃이 보였다. 시내 거리는 이미 산에서 넘어온 매캐한 연기로 가득해 눈이 따가울 지경이었다. 김 씨는 “말도 마이소. 숨도 제대로 못 쉬겠니더”라더니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영남 지역을 삼킨 화마는 이날도 확산세를 이어갔다. 24일 한때 71%까지 올랐던 경북 의성군 산불 진화율은 이날 62%로 떨어졌고, 영덕군 진화율은 55%, 영양군 진화율은 60%에 그쳤다.● “사람 뛰는 것보다 빨라”… 질주하는 산불총력 진화에도 확산세가 줄지 않는 이유는 엄청난 확산 속도 때문이다. 이날 산림청 산하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는 미국 위성을 활용한 열 탐지 자료 분석 결과 의성 산불 진행 속도가 시간당 8.2km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원명수 센터장은 “2019년 강원 속초·고성 산불 때 시간당 초속 33m 바람이 불었고, 이때 기록된 산불 확산 속도는 시간당 5.2km”라며 “시간당 8.2km는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남권 산불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데는 이 같은 빠른 속도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24일까지 의성에 머물렀던 산불은 25일 오전부터 인근 안동과 청송으로 확산하기 시작해 불과 12시간여 만에 51km를 이동해 영덕까지 이르렀다. 산림청 관계자는 “영양과 영덕 등에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다수 사망한 이유”라고 했다. 산불 속도가 빨라진 건 최대 순간 풍속 초속 28m 태풍급 강풍이 원인이다. 이 강풍이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며 진화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은 3만8665ha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피해 면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험준한 지형에 연무로 지리산 진화도 난항 이날 산불 사망자도 추가됐다. 영덕군 영덕읍에서 60대 산불예방진화대원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고, 청송에서 80대 여성이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 총사망자는 28명으로 늘었다.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는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이 전소됐다. 인근 시설이 모두 불에 타 청송 지역 희생자 3명의 장례는 100km 넘게 떨어진 대구에서 치러지게 됐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단전 단수까지 이뤄지며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안동에서는 산불 피해로 가압장에 전기 공급이 끊겨 일직, 남선, 길안, 임하, 남후, 임동 등 일부 지역에 이틀째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덕 일부 지역에서도 단전 단수가 이어졌다.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돼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진 산불은 천왕봉 4.5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공원 내 피해 면적은 40ha로 추정된다. 산림당국이 산불지연제를 뿌리는 등 진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험준한 지형에 연무까지 겹쳐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 투입 예정이었던 미군 CH-47(치누크) 헬기 등 4기는 기상 악화로 뜨지 못했다. 이미 산불이 많이 번진 주왕산국립공원은 탐방지원센터 1곳과 간이화장실 2곳이 전소했다. 피해 면적은 1000ha로 추정된다.● 울주 산불 128시간 만에 진화 이날 오후 8시 40분경 울산시는 “울주 온양 산불이 발생 엿새째(128시간 8분) 완전히 진화됐다”며 공무원 비상동원 명령도 해제했다. 저녁 들어 시간당 5mm 내외 약한 비가 내려 진화를 도왔다. 산림 피해 면적은 931ha(축구장 1330개 규모)다. 의성에서는 오후 6시경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려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지만 1mm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30분 만에 그쳤다. 산청에도 10분간 비가 내렸지만 강수량은 2mm에 불과했다. 다음 달 6일까지도 산불 지역에 비 소식이 없고 영남에는 건조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산림청은 “향후 바람 방향과 세기가 관건”이라며 “남풍이 세게 불면 안동과 영양, 북풍이 거세지면 청송, 의성 등의 산불이 더 번질 수 있다”고 밝혔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통영농협이 수산물 가공식품인 게장을 미국에 수출했다. 농협에서 수산물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농협은 통영농협이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잡은 게를 통영지역에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2종으로 가공해 미국 H마트로 1차 공급했다고 27일 밝혔다. 통영농협은 미국 수출을 위해 식품위생 기준과 미국 현지 유통 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끔 제품을 생산했다. 경남농협은 이번 수출이 지역농협이 농산물뿐 아니라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농협은 향후 현지 소비자 반응을 기반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수출국 다변화도 꾀할 계획이다. 황철진 통영농협 조합장은 “우리 바다에서 자란 게로 만든 게장이 미국 가정의 식탁에도 오르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수산 도시 통영의 장점을 살려 농협 최초의 수산물 수출 플랫폼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아이고, 어디로 도망치란 말이고.”27일 경북 안동시 안흥동에서 김덕만 씨(72)가 ‘시내 방면으로 산불이 확산 중’이라는 재난문자를 보며 말했다. 남후면 방면 야산에선 붉은 불꽃이 보였다. 시내 거리는 이미 산에서 넘어온 매캐한 연기로 가득해 눈이 따가울 지경이었다. 김 씨는 “말도 마이소. 숨도 제대로 못 쉬겠니더”라더니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영남 지역을 삼킨 화마는 이날도 확산세를 이어갔다. 24일 한때 71%까지 올랐던 경북 의성군 산불 진화율은 이날 62%로 떨어졌고, 영덕군 진화율은 55%, 영양군 진화율은 60%에 그쳤다.●“사람 뛰는 것보다 빨라”… 질주하는 산불총력 진화에도 확산세가 줄지 않는 이유는 엄청난 확산 속도 때문이다. 이날 산림청 산하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는 미국 위성을 활용한 열 탐지 자료 분석 결과 의성 산불 진행 속도가 시간당 8.2km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라고 밝혔다. 원명수 센터장은 “2019년 강원 속초·고성 산불 때 시간당 초속 33m 바람이 불었고, 이때 기록된 산불 확산 속도는 시간당 5.2km”라며 “시간당 8.2km는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영남권 산불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데는 이 같은 빠른 속도가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24일까지 의성에 머물렀던 산불은 25일 오전부터 인근 안동과 청송으로 확산하기 시작해 불과 12시간여 만에 51km를 이동해 영덕까지 이르렀다. 산림청 관계자는 “영양과 영덕 등에서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가 다수 사망한 이유”라고 했다.산불 속도가 빨라진 건 최대 순간 풍속 초속 28m 태풍급 강풍이 원인이다. 이 강풍이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며 진화까지 어렵게 하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이번 산불 영향 구역은 3만8665ha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피해 면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험준한 지형에 연무로 지리산 진화도 난항이날 산불 사망자도 추가됐다. 영덕군 영덕읍에서 60대 산불예방진화대원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고, 청송에서 80대 여성이 사망한 사실이 드러나 총 사망자는 28명으로 늘었다.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는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이 전소됐다. 인근 시설이 모두 불에 타면서 청송 지역 희생자 3명의 장례는 100km 넘게 떨어진 대구에서 치러지게 됐다.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단전 단수까지 이뤄지며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안동에서는 산불 피해로 가압장에 전기 공급이 끊겨 일직, 남선, 길안, 임하, 남후, 임동 등 일부 지역에 이틀째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덕 일부 지역에서도 단전 단수가 이어졌다. 산불 피해 이재민들은 불편한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돼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진 산불은 천왕봉 4.5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다. 공원 내 피해 면적은 40ha로 추정된다. 산림당국이 산불지연제를 뿌리는 등 진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험준한 지형에 연무까지 겹쳐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 투입 예정이었던 미군 치누크 헬기 등 4기는 기상악화로 뜨지 못했다. 이미 산불이 많이 번진 주왕산 국립공원은 탐방지원센터 1곳과 간이화장실 2곳이 전소했다. 피해 면적은 1000ha로 추정된다.● 울주 산불 128시간 만에 진화… 의성, 30분간 비 내려이날 오후 8시 40분경 울산시는 “울주 온양 산불이 발생 엿새 째(128시간 8분) 완전히 진화됐다”며 공무원 비상동원 명령도 해제했다. 저녁 들어 시간당 5mm 내외 약한 비가 내려 진화를 도왔다. 산림 피해 면적은 931ha(축구장 1330개 규모)다.의성에서는 오후 6시경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려 시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지만 1mm의 강수량을 기록하고 30분 만에 그쳤다. 산청에도 10분간 비가 내렸지만 강수량은 2mm에 불과했다. 다음 달 6일까지도 산불 지역에 비 소식이 없고 영남에는 건조특보가 발령된 상태다. 바람 방향에 따라 불이 안동과 영양 혹은 청송 의성 등으로 더 번지거나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 산림청은 “향후 바람 방향과 세기가 관건”이라며 “남풍이 세게 불면 안동과 영양, 북풍이 거세지면 청송, 의성 등의 산불이 더 번질 수 있다”고 밝혔다.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올해 욕심을 내 대출까지 받아 모종을 2배로 더 심었는데…하늘도 참 야속합니다.”27일 오전 11시경 경북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에서 만난 박현오 씨(74)는 산불 열기에 묵은 파김치처럼 시들어버린 마늘 모종을 쳐다보다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박 씨는 “마늘 모종을 쓸 수 없게 돼 수익을 내지 못할 텐데, 어디서 또 돈을 빌려 대출금을 갚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영남 지역을 덮친 역대 최악 산불로 지역 대표 작물들이 큰 피해를 입으면서 농민들이 실의에 빠졌다. 화마가 밭과 시설 대부분을 태우면서 복구조차 어려운 농가가 적지 않다. 경북 북부권은 의성 마늘, 영덕 송이버섯, 청송 사과, 영양 고추 등 전국적인 농산물 주산지다.의성은 연간 마늘 생산량만 약 9700t에 달하는 전국 최대 마늘 산지다. 그러나 이번 산불로 피해 규모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의성체육관에서 만난 마늘 재배 농민 김모 씨(62)는 “마늘 모종은 물론 수천만 원을 주고 구입한 경운기와 트렉터도 형체만 남기고 다 타버렸다”며 “앞으로 생계는 어떡해야 하냐”고 호소했다.국내 최대 송이버섯 산지인 영덕군도 직격탄을 맞았다. 군 내 최대 송이 생산지인 지품면 국사봉 일대가 불길에 휩싸이며 사실상 초토화됐다. 영덕은 지난해 1만2178kg의 송이를 생산한 전국 1위 지역이며, 그중 60% 이상이 국사봉에서 채취됐다.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지품면 주민 김모 씨(65)는 “산불 지역에 송이가 다시 나기까지는 50년 이상 넘게 걸려 대를 이어온 송이 채취를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청송군 상황도 다르지 않다. 주산지인 파천면 등 사과 과수원 상당수가 불길에 휘말리며 큰 피해를 입었다. 청송군은 지난해 사과 생산량만 8만t에 달했고, 향후 1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산불로 피해 규모조차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고추 산지로 유명한 영양군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석보면 화매리에서 고추 농사를 짓던 한호기 씨(67)는 “2000평 규모의 고추 농사 비닐하우스가 모두 불에 탔다”며 “한시라도 빨리 피해 지원을 해달라”고 말했다. 21일부터 이레째 이어지고 있는 경남 산청 산불로 특산물인 곶감으로 유명한 시천면 주민들도 망연자실하고 있다. 점동마을 배익선 이장(71)은 “마을 전체 감나무 중 절반가량 불에 탔다”며 허탈해했다.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의성·영덕=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영양=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통영농협이 수산물 가공식품인 게장을 미국에 수출했다. 농협에서 수산물 가공식품을 수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농협은 통영농협이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잡은 게를 통영지역에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2종으로 가공해 미국 H마트로 1차 공급했다고 27일 밝혔다.통영농협은 미국 수출을 위해 식품위생 기준과 미국 현지 유통기준을 충족할 수 있게끔 제품을 생산했다. 경남농협은 이번 수출이 지역농협이 농산물뿐 아니라 수산물 가공식품 시장도 개척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농협은 향후 현지 소비자 반응을 기반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수출국 다변화도 꾀할 계획이다. 황철진 통영농협 조합장은 “우리 바다에서 자란 게로 만든 게장이 미국 가정의 식탁에도 오르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수산 도시 통영의 장점을 살려 농협 최초의 수산물 수출 플랫폼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불을 끄던 진화 헬기 한 대가 26일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숨진 조종사 박모 씨(73)는 전날 오후부터 세 차례 산불 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며 헬기 부족, 진화대원 피로도 문제가 가중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헬기를 동원한 진화 지원에 나섰다.● 전국 진화 헬기 일시 운항 중단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경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를 당한 기종은 S-76B 중형으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다.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돼 30년가량 운영한 노후 기종으로, 물탱크 용량은 1200L다. 박 씨는 전날 오후 강원 인제에서 의성으로 넘어와 한 차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이날 세 번째 작업을 위해 낮 12시 44분경 이륙한 뒤 7분 만에 추락했다. 박 씨는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으로, 임차 헬기 소속 항공사에는 2021년 입사했다. 산림당국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종 실수나 기계적 결함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헬기 추락 직후 산림청은 오후 1시 반 전국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운항을 중단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명사고가 발생해 기장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무(연기)가 심해서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가 운항을 중단한 동안 지상 진화대원들만으로 산불에 대응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지상에서 진화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조종사 안전교육을 거쳐 2시간 뒤 사고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헬기를 순차적으로 다시 투입했다.● 헬기 태부족에 진화대원은 체력 고갈현재 산불 현장에는 대형 헬기 등 진화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는 총 50대다. 이 중 담수량 8000L 대형 헬기인 S-64 기종은 7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담수량 3000L의 KA-32(카모프) 29대, 2000L의 KUH-1(수리온) 3대, 담수량 600∼800L의 소형급 11대 등이다. 주력 기종인 러시아산 KA-32 헬기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수급이 막히면서 운용 중단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 투입할 수 있는 헬기는 42대뿐이다. 이마저도 정비가 필요해 전부 띄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물탱크 용량이 1만 L에 달하는 대용량 미국산 CH-47 ‘치누크’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진화대원의 피로도도 극에 달하고 있다. 25일에는 소방관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의성군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한 소방대원은 “불덩이도 뜨거운데 날씨도 덥고 바람까지 불어 체력이 바닥났다”며 “진화 현장에서 순간 현기증이 났는데 비탈진 곳이라 정신을 잃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의성 산불 현장에서 만난 산림청 헬기 기장 김모 씨(55)는 기자에게 “나흘째 매일 10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하다 보니 온몸이 탈진 상태”라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헬기를 띄우다 보면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헬기 산불 진화 투입하기로 주한미군도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소속 UH-60, CH-47 등 헬기 4대를 27일 경남 산청 산불 진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은 2019년 강원 고성-속초 산불 때도 투입됐다. 치누크 역시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진화 작전을 수행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 진화 헬기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연구부장은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를 육성하고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한 진화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가 2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63회를 맞는 진해군항제는 ‘설레는 봄의 매력’을 주제로 다음 달 6일까지 개최된다. 진해 도심 전역에 자리한 36만 그루의 벚나무 볼거리에 더해 불꽃쇼,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까지 더해졌다.● 벚꽃 빼고 다 바뀐 축제… 콘텐츠 중심으로 거듭나 진해군항제는 1963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3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열리고 있다. 2023년 430만 명이, 지난해에는 벚꽃이 덜 펴 303만 명이 축제를 찾았다. 경남 창원특례시는 올해 군항제를 벚꽃 만개 예측일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일주일 뒤로 축제 기간을 조정하는 한편 콘텐츠 중심 축제로 정체성을 강화한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체리블라썸 뮤직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29, 30일 양일간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진행한다. 박정현, YB(윤도현밴드), 거미, 데이브레이크, 황가람 등 총 17팀의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1일권은 10만 원, 2일권은 18만 원이다. ‘군항제의 꽃’으로 불리는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육해공군, 해병대, 미8군, 해외 초청팀 군악·의장대 11개 팀과 민간 악단 2개 팀 등 700여 명이 참가한다. 몽골 군악대와 육군전통의장대가 올해 처음 축제에 나선다. 5, 6일에는 진해 시내를 행진한다. 이충무공 추모대제(28일)와 진해루 해상 불꽃쇼(다음 달 2일)도 열릴 예정이다. 축제 기간 진해 앞바다에는 2만2000t급 숙박형 크루즈선이 올해 처음 관광객을 맞는다.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 동안 진해항 제2부두에서 출발해 진해 앞바다와 저도 일대를 운항하는 코스다. 바다 한가운데서 맞는 노을과 해상 뷔페, 불꽃쇼 등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가 마련됐다. 진해 동부지역에 위치한 웅동수원지도 57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에 개방한다. 이곳은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폐쇄된 이후 민간인 개방이 금지된 곳이다. 창원시는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2km 길이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수원지에는 수령 70년가량의 벚나무 45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별교통대책 마련해 교통 불편 해소 창원시는 원활한 교통 소통과 관광객 편의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공단로, 두산볼보로, 웅천초등학교 명동분교(폐교) 등에 임시주차장 1만여 면을 확보했다. 이곳에 주차한 관광객들은 주말에 운영되는 무료 셔틀버스 △블루라인(공단로~안민터널 경유~경화역~중앙시장~진해역~북원로터리) △옐로라인(두산볼보로~장복터널 경유~구민회관~여좌사거리) △레드라인(웅천초교 명동분교~진해구청~경화역~중앙시장~해군교육사령부) 등을 이용하면 주요 축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주말에는 진해구 북원로터리에서 롯데마트까지 4.3km 구간에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 평일에도 20분 간격으로 주요 지역을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을 찾는 관광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불을 끄던 진화 헬기 한 대가 26일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숨진 조종사 박모 씨(73)는 전날 오후부터 세 차례 산불 현장에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산불이 장기화되며 헬기 부족, 진화대원 피로도 문제가 가중되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헬기를 동원한 진화 지원에 나섰다.● 헬기 조종사 숨져… 전국 진화 헬기 일시 운항 중단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1분경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를 당한 기종은 S-76B 중형으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다.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돼 30년가량 운영한 노후 기종으로, 물탱크 용량은 1200L다. 박 씨는 전날 오후 강원 인제에서 의성으로 넘어와 한 차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이날 세 번째 작업을 위해 낮 12시 44분경 이륙한 뒤 7분 만에 추락했다. 박 씨는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으로, 임차헬기 소속 항공사에는 2021년 입사했다. 산림당국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조종 실수나 기계적 결함 가능성 등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헬기 추락 직후 산림청은 오후 1시 반 전국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운항을 중단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명사고가 발생해 기장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무(연기)가 심해서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가 운항을 중단한 동안 지상 진화대원들만으로 산불에 대응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지상에서 진화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조종사 안전교육을 거쳐 2시간 뒤 사고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헬기를 순차적으로 다시 투입했다.● 헬기 태부족에 진화대원은 체력 고갈현재 산불 현장에는 대형 헬기 등 진화 장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불 진화 헬기는 총 50대다. 이 중 담수량 8000L 대형 헬기인 S-64 기종은 7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담수량 3000L의 KA-32(카모프) 29대, 2000L의 KUH-1(수리온) 3대, 담수량 600~800L의 소형급 11대 등이다. 주력 기종인 러시아산 KA-32 헬기 중 8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수급이 막히면서 운용 중단 상태다. 이 때문에 현재 투입할 수 있는 헬기는 42대뿐이다. 이마저도 정비가 필요해 전부 띄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물탱크 용량이 1만 L에 달하는 대용량 미국산 CH-47 ‘치누크’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진화 작업에 진화대원의 피로도도 극에 달하고 있다. 25일에는 소방관 1명이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의성군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한 소방대원은 “불덩이도 뜨거운데 날씨도 덥고 바람까지 불어 체력이 바닥났다”며 “진화 현장에서 순간 현기증이 났는데 비탈진 곳이라 정신을 잃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의성 산불 현장에서 만난 산림청 헬기 기장 김모 씨(55)는 기자에게 “나흘째 매일 10시간 넘게 진화 작업을 하다 보니 온몸이 탈진 상태”라며 “일출부터 일몰까지 헬기를 띄우다 보면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헬기 산불 진화 투입하기로주한미군도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소속 UH-60, CH-47 등 헬기 4대를 27일 경남 산청 산불 진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은 2019년 강원 고성-속초 산불 때도 투입됐다. 치누크 역시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진화 작전을 수행했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가용한 전력을 산불 진화 작업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 진화 헬기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연구부장은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를 육성하고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한 진화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국내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가 2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63회를 맞는 진해군항제는 ‘설레는 봄의 매력’을 주제로 다음 달 6일까지 개최된다. 진해 도심 전역에 자리한 36만 그루의 벚나무 볼거리에 더해 불꽃쇼,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 콘서트 등 다양한 볼거리까지 더해졌다.● ‘벚꽃 빼고 다 바뀐 축제’…콘텐츠 중심으로 거듭나진해군항제는 1963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3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열리고 있다. 2023년 430만 명이, 지난해에는 벚꽃이 덜 펴 303만 명이 축제를 찾았다. 경남 창원특례시는 올해 군항제를 벚꽃 만개 예측일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일주일 뒤로 축제 기간을 조정하는 한편 콘텐츠 중심 축제로 정체성을 강화한다.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체리블라썸 뮤직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29, 30일 양일간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진행한다. 박정현, YB(윤도현밴드), 거미, 데이브레이크, 황가람 등 총 17팀의 유명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1일권은 10만 원, 2일권은 18만 원이다.‘군항제의 꽃’으로 불리는 진해군악의장페스티벌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육·해·공군, 해병대, 미8군, 해외 초청팀 군악·의장대 11개 팀과 민간 악단 2개 팀 등 700여 명이 참가한다. 몽골 군악대와 육군전통의장대가 올해 처음 축제에 나선다. 5, 6일에는 진해 시내를 행진한다. 이충무공 추모대제(28일)과 진해루 해상 불꽃쇼(다음 달 2일)도 열릴 예정이다.축제 기간 진해 앞바다에는 2만 2000t급 숙박형 크루즈선이 올해 처음 관광객을 맞는다. 29일부터 30일까지 1박 2일 동안 진해항 제2부두에서 출발해 진해 앞바다와 저도 일대를 운항하는 코스다. 바다 한가운데서 맞는 노을과 해상 뷔페, 불꽃쇼 등 다채로운 공연과 이벤트가 마련됐다.진해 동부지역에 위치한 웅동수원지도 57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에 개방한다. 이곳은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폐쇄된 이후 민간인 개방이 금지된 곳이다. 창원시는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2km 길이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수원지에는 수령 70년가량의 벚나무 45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별교통대책 마련해 교통 불편 해소창원시는 원활한 교통 소통과 관광객 편의 확보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공단로, 두산볼보로, 웅천초등학교 명동분교(폐교) 등에 임시주차장 1만여 면을 확보했다. 이곳에 주차한 관광객들은 주말에 운영되는 무료 셔틀버스 △블루라인(공단로~안민터널 경유~경화역~중앙시장~진해역~북원로터리) △옐로라인(두산볼보로~장복터널 경유~구민회관~여좌사거리) △레드라인(웅천초교 명동분교~진해구청~경화역~중앙시장~해군교육사령부) 등을 이용하면 주요 축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주말에는 진해구 북원로터리에서 롯데마트까지 4.3㎞ 구간에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된다. 평일에도 20분 간격으로 주요 지역을 순환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창원시 관계자는 “창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