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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14일 낮 12시 1분(미국 동부시간 14일 0시 1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90일 동안 125%에서 10%로 낮췄다.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통상 협상을 통해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미국 역시 이날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90일간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관세로 격렬한 ‘통상전쟁’을 벌였던 두 나라 사이의 무역이 본격 재개되는 모양새다.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상 협상의 세부 내용을 담판 지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시 주석과 ‘톱다운’식 해법을 모색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중국 관세세칙위원회 또한 14일 공고문을 통해 지난달 2일 이후 미국에 적용한 (非)관세 보복 조치 역시 중단하거나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달 4일 수출 통제 목록에 올랐던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의 대(對)미국 수출을 조만간 허용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다만 중국은 올 2월 미국산 대형 자동차와 액화천연가스(LNG)에 10~15%, 한 달 후 미국산 농축산품에 10~15% 등 품목별로 매긴 관세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미국이 ‘좀비 마약’ 펜타닐을 이유로 중국에 10%씩 두 차례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였다. 미국이 중국에 20%의 펜타닐 관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중국 역시 관세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이날 별도의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행정명령을 통해 “동부시간 14일 0시부터 대중국 관세율을 기존 145%에서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800달러(약 113만 원) 미만의 중국발 소포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 120%에서 54%로 낮췄다.중국 매체 ‘상관신원(上觀新聞)’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90일간의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최대한 재고를 쌓아 두려고 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중국이 (시장) 개방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중 통상협상 결과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모든 비관세 장벽을 유예하거나 없애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미중이 이번 협상을 통해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는 ‘상호 개방’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시점이나 방식이 적시되지 않았다. 그 대신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 등 원론적 입장만 담겼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개방을 강조한 건 향후 협상 국면에서 미국의 요구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대규모 대(對)중 무역적자 등 무역 불균형과 관련해 향후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구조적 문제까지 거론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시장 개방 방식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중국으로선 부담스럽게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미중 간 ‘시장 개방’에 대한 인식 차이 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은 심각하게 피해를 받았고, 공장들은 문을 닫고 있었으며, 사회적 불안도 있었다”며 “그래서 그들은 (이번에) 우리와 어떤 합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기뻐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수세에 몰렸다고 주장하며 양국 간 협상에서 미국이 우위에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우린 중국에 시장을 개방했지만 그들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다”며 “이는 말이 안 되고 불공정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엔 중국이 자국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동의했다”며 “중국은 모든 비관세 장벽을 유예하거나 없앨 것이다. 그 장벽들은 매우 많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시장 개방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처럼 말했지만, 90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중국이 응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집권 1기 때도 미중 통상전쟁이 1년 반가량 이어지다가 2020년 ‘1단계 미중 무역합의’ 체결 후에야 일단락됐다. 지금은 당시보다 양국의 갈등이 더 깊어진 상태라 협상이 계속 진행돼도 입장 차이가 좁혀지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 개방을 둘러싼 미중의 인식 차이 역시 향후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단순히 일부 품목에서 수입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미국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 제한 해제나 경쟁 중립성 확보까지 중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 클라우드, 의료 분야 등에 대한 폭넓은 개방도 요구할 수 있다. 이는 ‘계획경제’ 성격이 강한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중국 정부에 자국에 대한 개입으로 여겨질 수 있다. 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전략적 필수품에 대해선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원한다”고 밝혔다. 희토류와 반도체 등 국가 안보에 민감한 품목에 대해선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중 무역에서 ‘선택적 분리’를 시사한 것으로, 향후 미중 협상에서 쟁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중 ‘정상회담’ 모색할 수도 미중이 90일 안에 포괄적 합의 수준에 근접하려면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대한 이른 시점에 만나 ‘톱다운식’ 해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중관계는 매우 좋다”며 “이번 주말쯤 시 주석과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네바 미중 무역협상을 계기로 향후 정상 간 접촉을 늘려 나갈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땐 백악관 입성 76일 만에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 주석과 마주 앉았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생일이 각각 6월 14일과 15일인 만큼 6월 워싱턴에서 ‘생일 정상회담’을 논의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또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고위급 협상이 몇 주 안에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보복 관세 부과가 유예된) 향후 90일간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대(對)중 관세가 (이번에 합의된 30%보다) 상당히 더 높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미 부과된 관세나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 관세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통상협상에서 미국은 대중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하기로 전격 합의했지만 ‘관세 전쟁’이 끝난 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재설정하는 데 성공했다”며 “좀 더 구조적인 사안들에 대해 계속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시장 개방과 비관세 장벽 등 민감한 쟁점이 다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최종 합의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국립대성당. 미국 출신 레오 14세 (로버트 프랜시스 프리보스트 추기경)가 사흘 전 교황으로 선출되고 첫 주일 미사가 열린 이날, 이곳을 찾았다. 미사 시간이 다가오자 신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성당 문을 지나 예배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일부 신자들의 표정과 몸짓에선 차분한 가운데 조용한 설렘이 느껴졌다.》이곳에서만 10년 넘게 미사를 드려 왔다는 도로시 밀러 씨(56)는 “매주 왔던 곳이지만 오늘은 좀 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새 교황이 미국 출신이란 점 때문에 왠지 더 성스러운 기분까지 들어 가슴이 뭉클하다”며 미소 지었다. 성당 앞에서 만난 다른 신자는 “처음 만난 신자들끼리도 이날 새 교황 얘기를 많이 주고받았다”고 귀띔했다. 이어 “며칠 전부터 기분 좋은 습관이 생겼다”며 “틈나는 대로 새 교황을 검색하며 업데이트된 소식을 찾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콜 그레이슨 씨(34)는 감격스럽다는 듯 두 손을 연신 흔들면서 이렇게 말했다. “레오 14세가 선출된 날을 ‘영적인 기념일’로 기려야 해요. 이건 하느님이 미국인들에게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더 열심히 복음을 전하라는 뜻입니다.”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교황 선출 후 첫 주일 기도를 집전했다. 선출 당일에 이어 두 번째로 대중 앞에 나선 그가 전 세계를 향해 전한 핵심 메시지는 ‘평화’였다. “오늘날 세계는 제3차 세계대전이 조각조각 벌어지는 극적인 시나리오를 겪고 있습니다. 전 세계 강국에 반복해서 이렇게 호소하고 싶어요. ‘전쟁은 이제 그만’이라고.”● “믿을 수 없어” “교황 만세”“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 먹다 나도 모르게 혼자 외쳤어요. ‘믿을 수 없다’라고.” 5년 전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했다는 그레이스 하트 씨(36)는 새 교황 소식을 처음 접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 말도 덧붙였다. “그때 입안에 있던 음식물이 동료에게 튀어서 미안하다고 했거든요(웃음). 그런데 동료가 손을 번쩍 들더니 이렇게 외치더군요. ‘교황 만세.’” 미국은 브라질, 멕시코, 필리핀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톨릭 인구가 많은 나라다. 가톨릭 신자만 미국 전체 성인의 20%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미국에 있는 가톨릭 본당의 수도 1만6000개가 넘는다. 그런 미국에서 2000년 넘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을 배출했다. 어찌 보면 시간문제 같던 ‘미국인’ 교황의 등장. 하지만 기다림이 길어서였을까. 미국 사회에선 자국 출신 교황 선출에 가톨릭 신자는 물론이고 비(非)신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말 그대로, 종교와 상관없이 작은 축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워싱턴포스트(WP)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어느 순간 갑자기 현실이 됐다”며 “미국인들에게 목요일의 이 사건(교황 선출)은 기쁨과 놀라움의 원천이었다”고 표현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홈페이지에 레오 14세 관련 소식을 전하는 라이브 페이지까지 만들었다. 미국 사회를 관통하는 기분 좋은 사건을 실시간으로 전하기 위해서다.● 카터 국장 당시 화합 장면 오버랩미국에서 새 교황 선출 소식에 이처럼 흥분하는 건, 단순히 그가 미국인이란 이유 때문만은 아니란 평가가 많다. 최근 미국은 정치적으론 좌우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 중이며, 경제·사회적으로도 심한 분열을 경험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념·가치·세대를 불문하고 화합할 만한 계기가 그만큼 소중한 상황이라는 것. 이번 교황 선출에 미국이 감격하고 흥분하는 건, 이 소식이 작게나마 그 화합의 계기가 돼주길 바라는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WP에 따르면 과거 레오 14세와 함께 신학교에서 수학한 케빈 멀린스 신부도 “우리나라(미국)가 분열돼 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며 “교회 또한 어느 정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레오 14세)의 첫 번째 연설은 평화와 정의, 그리고 다리를 놓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지금 우리나라와 세상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사회의 분열상이 가볍지 않은 만큼, 평화와 통합을 강조하는 레오 14세의 목소리가 더 울림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이클 도노번 씨(44)는 “지금 미국 사회는 어느 때보다 서로 보듬고 안아주는 따뜻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오 14세는) 그런 우리(미국인)에게 지금 딱 필요한 인물”이라고 했다. 미 의회에서 근무한다는 한 남성은 “올해 들어 이처럼 미국인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장면을 본 건, 1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장(國葬) 이후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당시는 애도를, 지금은 축하를 하는 만큼 그 표현 방식은 다르다. 다만 미국인들이 분열을 넘어 순수하게 감정을 공유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카터 전 대통령 때와 지금의 장면이 오버랩된다는 얘기다. 실제 카터 전 대통령의 국장이 열렸을 당시 그 모습을 두고 미 NBC방송은 “가장 분열된 국가에서도 공통 기반을 찾을 수 있음을 증명한 장면”이라고 전했다. 다른 주요 언론들 역시 정치 갈등이 심각한 미국 사회에서 이 장례식이 모처럼 화합의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미국적이지 않은’ 교황 vs ‘미 우선주의’ 트럼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레오 14세 선출 직후 공개 축하 메시지를 올리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그가 첫 미국인 교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정말로 영광”이라고 썼다. 또 그와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매우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개신교에서 2019년 천주교로 개종한 J D 밴스 부통령도 X에 “첫 미국인 교황 선출을 축하한다”면서 미 가톨릭 신자들과 다른 기독교인들은 “레오 14세가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톨릭 신자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역시 성명을 내고 “미국은 첫 번째 미국 출신 교황과 함께 우리의 오랜 관계를 심화시키길 고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레오 14세와 트럼프 정부의 시선에 접점이 있을진 지켜봐야 할 듯하다. 레오 14세는 1955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났지만 1985년부터 20여 년간 페루 빈민가에서 사목 활동을 해 왔다. 미국 출신이지만 귀화해 페루 국적도 갖고 있다. ‘미국적이지 않은 미국인’이란 배경이 첫 미국인 교황으로 선출된 이유란 평가도 나온다.반면 ‘미국 우선주의’를 핵심 기조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 불법 이민자 등과 사실상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항상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아 ‘페루의 프란치스코’로 불린 레오 14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반이민 정책에 비판적인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여러 차례 공유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레오 14세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고, 관계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과 중국 모두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원치 않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2일(현지 시간)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상호관세를 향후 90일간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한 사실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전쟁을 벌여 왔던 두 나라는 이날 전격적으로 관세 인하 및 유예를 발표하며 ‘휴전’을 선언했다. 이는 올 1분기(1∼3월) 예상치 못한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한 미국, 부동산 시장 및 내수 침체에 고전하는 중국 모두 이대로 가면 공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자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가진 두 나라의 무역 단절이 야기한 피해가 엄청나다는 점을 두 나라 모두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양국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미국에 취한 비(非)관세 보복 조치 또한 대부분 중단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美-中 “통상 대화 메커니즘 구축”두 나라는 10, 11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약 18시간에 걸쳐 통상 협상을 벌였다. 이후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올 2, 3월 부과한 ‘펜타닐 관세’ 20% 제외) 중에 24%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하고, 91%는 취소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펜타닐을 문제 삼아 부과한 20% 추가 관세 및 전 세계에 일괄 부과한 10% 등 30%의 관세만 남긴다는 뜻이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115%포인트 인하됐다. 중국 또한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115%포인트)으로 내렸다. 대미 관세율은 기존 125%에서 10%로 낮아진 것. 두 나라는 향후 통상 의제를 의논할 고위급 협의체도 만들기로 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 베선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필요에 따라 실무급 협의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에 펜타닐 단속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책상 위 설탕을 조금 집어든 후 “이 정도 펜타닐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더 집어들고 “이 정도면 스위스 국민 전체를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 미국 측이 줄곧 불만을 제기했던 중국의 금융 및 농산물 시장 개방, 위안화 가치의 인위적인 하락 유도,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기술 스파이 의제 등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 온도 차 다만 양국이 최종 관세율을 합의하는 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은 1조2000억 달러(약 1700조 원)의 대중국 상품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대중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허 부총리는 11일 협상 직후 “미국이 중국의 권익을 침해한다면 단호히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선 “WTO의 틀 안에서 이견과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다만 양국의 무역 긴장 완화 소식에 이날 위안화 가치는 상승했다. 한때 7.30위안대를 넘나들었던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12일 오후 7.20위안대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또한 향후 12개월간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기존 7.35위안에서 7.0위안으로 낮췄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불만을 표해 왔다. 이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스위스 제네바에서 10, 11일 이틀간 고위급 통상협상을 진행한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부과했던 고율의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측 수석대표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과의 통상협상 관련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은 향후 90일 동안 상대국에 부과했던 관세율을 11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관련 내용이 담긴 발표문을 냈다. 이에 따라 90일 동안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또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도 125%에서 10%로 인하된다. 두 나라는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 “양측은 경제 및 무역 관계에서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란 내용을 담아 협상을 이어 나갈 계획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양측 모두 좀 더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한다”고 말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전날 “회의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대립해 온 두 나라가 일단 갈등 해소의 모멘텀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포함해 무역관계 전반의 재조정이 필요하단 입장인 반면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긴 이르다. 두 나라는 이번 협상의 승자가 각각 자국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12일 “이번 협상은 미국의 승리”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처음 반격한 국가”라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9일 대일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오랜 기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온 중요한 파트너”라며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주최한 ‘대일 외교 과제 토론회’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이같이 밝혔다.다만 과거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 후보는 8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도 일본과의 경제협력 강화 필요성을 언급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후보는 이날 축사에서 “양국(한일) 안보 협력은 동북아 평화와 대한민국 번영을 이끌어 온 한미일 안보동맹의 기반”이라며 ‘한미일 동맹’을 언급했다가 ‘한미일 외교안보협력’이라고 정정했다. 민주당은 과거 국민의힘이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정신나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실 관계자는 “승인되기 전 자료집이 잘못 배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후보 대선캠프 외교안보보좌관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김 전 차장은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고, 가급적 강화해야 하며, 한미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후보의 입장임을 강조했다”며 “(상호관세 협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미국 방문을 “외교권이 없는 대선 후보 참모의 이례적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외교안보 참모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면담했다. 김 전 차장은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되, 한국과 미국의 통상협상에 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다.김 전 차장은 이날 백악관 방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하고, 가급적 강화해야 하며, 한미일의 협력 관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재명 후보의 입장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캠프데이비드 협정’ 등 기존의 한미일 협력을 되돌릴 지 모른다는 미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인다.이 후보 또한 9일 민홍철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오랜 기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 온 중요한 파트너”라며 “협력 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밝혔다.김 전 차장은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의 90일 유예 기간이 오는 7월 8일 종료되는 것을 두고 “(협상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했으며 미국 관계자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고 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또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 일본과의 통상협상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김 전 차장은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특히 자동차 부품 관세는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했다. 조선 분야 등에서 한국이 미국에 기여할 점이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미국 방문을 “외교권이 없는 대선 후보 참모의 이례적 행보”라며 우려하고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사진)가 한미 관세 협의와 관련해 “우리(미국)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협상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4, 5가지 사안에 대해 협의하는 ‘스몰 딜’을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2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관세율을 0으로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일부 관세는 유지하되, 어느 정도 내려가도록 합의하고, 다른 몇 가지 이슈에 대해서는 상호 조율해 무역 불균형을 일정 부분 해소하자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USTR 대표를 지낸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무역 정책의 설계자로 꼽힌다. 지금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책사로 평가받는다. 미국 대선 이후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트럼프 2.0과 한국 경제, 관세전쟁과 저성장 위기’를 주제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5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을 예정이다. 관세 부과와 협상을 동시에 운용해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 정책이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한 그는 “일부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이 ‘관세’에만 있다고 착각한다. 진짜 문제는 ‘산업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도 이 같은 산업정책을 발전 전략으로 채택해 왔다. 포스코 등 훌륭한 회사를 보유하게 된 것도 보조금과 보호정책으로 기업을 육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의 속도에 대한 온도 차에 대해선 “미국과 상대국 모두 정치적 의지가 있어야 통상 합의가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은 협상을 매우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험상 한국은 매우 현실적이고 유능해 가장 빠르게 조율해 나갈 나라 중 하나라고 본다”고 덧붙였다.“관세 ‘0’은 불가… 현대차-삼성 투자처럼 韓美 이익될 카드 써야”라이트하이저 前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트럼프, 관세로 무역균형 맞추려해… 관세 유지 선에서 스몰딜 병행 가능방위비 문제도 패키지딜로 묶일것… 韓, FTA협상때 조기 참여해 잘풀어양보항목 제시땐 협상 진전 있을것… 예상보다 더 빨리 합의할 가능성도“관세 협상을 하더라도 관세율이 ‘0’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관세를 통해 무역 균형을 맞추려는 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표다. 기본 관세를 부과하되, 특정 국가에 대해선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관세를 유지하는 선에서만 ‘소규모 합의(small deals)’가 병행 가능할 것이라고도 했다.앞서 트럼프 1기 때 자신이 주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두곤 ‘좋은 협상 모델’이라며, 한국 당국이 조기에 협상에 참여해 문제를 잘 풀어나갔다고 평가했다. 이는 우리 정부에 이번 협상 역시 서두르라고 재촉하는 의미로도 풀이된다.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당신은 ‘자유무역(free trade)’보다 ‘공정무역(fair trade)’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우리 모두 자유무역 이론을 알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실제로 이를 실천한 국가는 없다. 일부 사람은 문제의 본질이 단지 ‘관세’에 있다고 착각하지만 문제는 ‘산업정책’이다. 산업정책은 국가가 자국의 은행 시스템·노동법·환율·조세제도 등을 조정하면서 수출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이건 소비자에게서 자원을 빼앗아 생산자에게 넘겨주는 구조다. 그러면 이 과잉 생산을 받아 줄 나라가 필요해지는데, 역사적으로 그게 미국이었다. 지난 25년간 미국은 느린 경제 성장, 막대한 무역적자,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정체 등의 결과로 고통받았다.”―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을 예상했나.“그렇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이 채택한 산업정책의 희생양이 됐다면 이제 그것을 어떻게 상쇄하느냐가 문제다. 기본적인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 과대평가된 환율·보조금·산업정책 등을 어느 정도 보완해야 한다. 그런 다음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매우 크다거나, 중국산 제품이 들어오는 경로가 되는 국가들에 대해선 더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 기본 관세를 부과하되, 특정 국가에 대해선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조합이 필요하단 얘기다.”―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협상용이라는 시선도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관세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협상을 통해 관세가 ‘0’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현실적인 수준에서 조정하고, 일정한 양보를 주고받는 게 매우 현명한 방식이다. 관세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스몰 딜’까지 병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좋은 (협상) 모델로는 트럼프 1기 시절 미국과 한국 간 FTA 개정 협상이 있다. 당시 한국은 매우 영리하게 접근했다. 유능한 장관들이 있었고, 조기에 협상에 참여해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어나갔다. 그 결과 한국은 다른 국가들이 겪은 많은 문제를 상대적으로 덜 겪었다. 이는 미국을 대하는 방식에서 현실적인 접근을 취했기 때문이다.”―한국과 미국 간엔 사실상 관세가 없다. ‘비관세 장벽’ 중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분야가 무엇인가.“한국은 산업정책을 설계해 왔다. 한국이나 대만은 반도체 강국인데 그 이유가 뭘까. 실리콘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결국 산업정책 때문이다. 시장 접근성, 보조금, 저평가된 환율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리는 각국의 은행 시스템이나 공정거래법(반독점법) 등을 일일이 정하자는 게 아니다. 본질적으로 ‘무역 균형’을 세우는 게 목표다.”―한미 정부의 통상 협상 속도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7월 초 ‘패키지 합의’를 강조하며 6월 대선 이후 합의에 방점을 둔 반면, 미국은 공개적으로 합의를 재촉하는 모습이다.“아주 중요한 지점을 짚었다. 우리와 협상 중인 모든 국가는 대선 등 정치 일정과 각자의 타임라인이 있다. 한국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다. 미국과 상대국의 정치적 의지가 통상 합의를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안은) 협상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그렇다면 한미 간 관세 합의는 언제쯤 현실적으로 가능할 거라고 보는가.“난 이번 협상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이 예상보다 더 빨리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리는 지금 포괄적 한미 FTA 전체를 재협상하자는 것이 아니다. 4∼5가지 사안만 협상하자는 거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무역 균형이라는 방향성엔 동의한다. 다만 우리에게 중요한 a, b, c 항목이 있고, 그 외 몇 가지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진전이 있을 것이다. 미국도 농업을 강조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가 될 것이므로 그 부분은 신중해야 한다.”―한미 관세 협상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등 안보 이슈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고 보는가.“그렇다. 확실히 하나의 ‘패키지딜’로 묶이게 될 거라고 본다. 일단 한국이 협상 테이블에 가져와야 할 부분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되 한국의 이익은 심각하게 해치지 않는 대규모 투자다. 여기엔 국가안보적 함의도 있는 만큼, 그 안에 (안보 이슈까지)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한국은 다른 국가보다 협상 카드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미국에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필요성도 있다. 현대차나 삼성의 투자 등은 명백히 미국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등 동맹국과의 신뢰를 해치고 있단 주장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무역 조치가 일부 동맹국들을 중국 쪽으로 기울게 할 거란 관측도 있는데….“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중국이 마찬가지로 흑자 국가인 유럽 등과 더 가까워질 거란 얘긴데, 그게 말이 되나. 누군가는 그 상품을 받아내야 한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유럽, 한국, 일본 등과의 경제 관계에서 중국에 더 큰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 그러니 이 분석은 ‘터무니없는 말’(nonsense)이다.특히 왜 국가들이 동맹을 맺는지도 봐야 한다. 미국과 한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가치관을 공유하고 미래를 함께 지키기 위한 안보적 이유로 동맹을 맺었다. 동맹이란 건, 누가 더 공격적이고 포식자인지 인식해 이에 함께 대응하는 개념이다.”―당신이 한국의 통상 장관이라면 트럼프 행정부와 어떻게 협상하겠는가.“일단 협상을 빨리 마무리 짓는 게 중요하다. 사실 한미 양측 모두 논의 대상이 무엇인진 잘 알고 있다고 본다. 아마 전반적으로 관세가 더 높아지게 될 것은 (한국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단지 미국 내 생산자와 비교할 때 약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일 뿐, 아시아나 유럽의 다른 해외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력에서 약간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그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이다.”라이트하이저 前USTR 대표는…트럼프 1기 무역정책 설계자韓-美 FTA 개정협상 이끌어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78)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 설계자로 꼽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USTR 대표를 맡아 중국과의 무역 전쟁을 주도하며 미국의 무역 정책 패러다임을 바꿨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비롯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미국의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 지대) 지역인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1983년 36세의 나이로 USTR 부대표를 지내며 수십 건의 무역 협상을 이끌기도 했다.2023년 펴낸 저서 ‘자유무역이라는 환상’은 트럼프 대선 캠프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 책에서 관세를 활용해 자국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각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29일 ‘트럼프 2.0과 한국경제, 관세전쟁과 저성장 위기’를 주제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5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강연을 맡을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핵심과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한미 FTA 재협상 카운터파트였던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대담에 나선다.2025 동아국제금융포럼 29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등록 및 안내: 동아인사이트 홈페이지 www.dongainsight.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안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피에스 등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는 가격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 내 제약공장 설립 승인 소요 기간 단축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의료용품, 의약품, 치료제 등을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우리는 매우 불공정하게 (다른 나라로부터) 갈취당하고 있다”며 2주 안에 관세 부과 발표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오제약 수입은 지난 10년간 급증했다. 또 2023년 기준 무역적자가 1010억 달러(약 140조 원)에 달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달해 미국의 관세 부과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의약품 생산시설은 FDA 인증 등이 필요해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에 신속히 생산시설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다만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약값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긴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4일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몇몇 (업계) 관계자들부터 만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백악관도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관세 변덕’을 부린 건, 자국 영화계에서 큰 우려가 터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안에 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피에스 등 미국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는 가격 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국 내 제약공장 설립 승인 소요 기간 단축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의료용품, 의약품, 치료제 등을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우리는 매우 불공정하게 (다른 나라로부터) 갈취당하고 있다”며 2주 안에 관세 부과 발표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오제약 수입은 지난 10년간 급증했다. 또 2023년 기준 무역적자가 1010억 달러(약 140조 원)에 달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최근 “수십 년간 미국 내 제약업이 크게 위축됐고, 약의 주요 성분 생산 대부분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됐다”고 진단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 달러(약 5조5000억 원)에 달해 미국의 관세 부과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 의약품 생산시설은 FDA 인증 등이 필요해 관세를 피하기 위해 현지에 신속히 생산시설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 다만 의약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내 약값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실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긴 힘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4일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던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몇몇 (업계) 관계자들부터 만날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백악관도 “최종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관세 변덕’을 부린 건, 자국 영화계에서 큰 우려가 터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도 100% 관세를 즉각 부과한다고 4일(현지 시간) 밝혔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제조업 위주로 매긴 품목 관세를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것.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영화들은 대부분의 수익을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인다”며 “다른 나라가 보복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영화사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오랜 내수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美 영화 산업 빠르게 죽어가, 다시 美서 제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미국 영화 산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죽어가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 우리 영화 제작자들과 스튜디오들을 미국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온갖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다른 국가들이 조직적으로 벌이는 시도이며,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이에 외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에 100% 관세를 즉각 부과하도록 지시했다며 “우린 다시 미국에서 영화를 제작하길 원한다”고 했다. 최근 미국 영화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캘리포니아 대형 산불 등으로 고전 중이다. 앞서 1월 트럼프 대통령은 멜 깁슨 등 유명 배우 세 명을 ‘할리우드 특사’로 임명하는 등 영화 산업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영화 관세를 계기로 한국에 각종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 3월 미국영화협회(MPA)는 “외국 콘텐츠에 대한 한국의 스크린쿼터를 완화해야 한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USTR은 한국 국회에 계류 중인 콘텐츠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韓에 스크린쿼터 완화 요구 시 큰 반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의 46.3%(2022년 기준)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영화 시장이다. 국내 영화계에선 미국의 관세 부과가 한국 영화의 미국 시장 진출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019년 미국에서 5384만 달러(약 745억 원)의 수익을 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나, 올해 미국에서 흥행 기록을 세운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28일 기준 5451만 달러) 같은 사례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가 할리우드의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억제하고, 각국의 자국 영화 보호 정책을 완화시키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영화관들이 한국 영화를 1년에 73일 이상 의무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쿼터 제도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김현수 영화진흥위원회 사업본부장은 “트럼프의 발언이 향후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스크린쿼터 이슈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스크린쿼터 완화는 영화계에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USTR이 우려한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도 뜨거운 감자다. 넷플릭스 등이 대량의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KT 등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들에 망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고 있어서다. ‘망 이용 대가 공정화’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2건이 현재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40·사진)을 1일 경질된 마이크 왈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4일(현지 시간) 거론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을 설계해 온 밀러 부비서실장을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위직에 기용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다만 돌출 행동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이번 발언이 곧바로 그의 최종 기용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그건 일종의 좌천 인사(downgrade)”라며 “내 생각에 스티븐은 지금 훨씬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 수립, 의회와의 협의, 언론 대응 등을 모두 관장하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현 직책에 있는 것이 자신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핵심 책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이 ‘밀러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을 검토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미 간접적으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며 “권력의 정점(the top of the totem pole)에 있다”고도 했다. 왈츠 전 보좌관의 사퇴 후 현재 해당 업무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임시로 겸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6개월 안에 (후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캘리포니아주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극우 논객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무관용 정책’의 설계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또한 도맡았다. 이런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기용되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그를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 “가장 강력한 비(非)선출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매일 만나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 루비오 국무와 이민 의제 긴밀 협력 밀러 부비서실장이 왈츠 전 보좌관의 후임 물망에 오른 것에는 루비오 장관과의 친밀한 관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액시오스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온 루비오 장관과 “완벽한 조합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그의 안보관이 외교안보 정책을 거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왈츠 경질의 도화선이 된 ‘시그널 게이트’ 채팅방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이 J D 밴스 등 고위 당국자들에게 후티 반군 공습을 승인한 대통령의 결정을 전하며 “미국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한다면 (유럽과 이집트로부터) 반드시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야 한다”고 썼다. 다만 관세 등 여러 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전용기에서의 발언만으로는 밀러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2일 또 다른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루비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임하는 것이 단순한 임시방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왈츠 전 보좌관을 주유엔 미국대사로 지명한 것을 두고 “승진”이라고 평했다. 자신에게 유엔 대사와 국가안보보좌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유엔 대사를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40)을 1일 경질된 마이크 왈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4일(현지 시간) 거론했다. 집권 1기 때부터 자신의 반(反)이민 정책을 설계해 온 밀러 부비서실장을 미국 외교안보 분야의 최고위직에 기용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다만 돌출 행동이 잦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이번 발언이 곧바로 그의 최종 기용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그건 일종의 좌천 인사(downgrade)”라며 “내 생각에 스티븐은 지금 훨씬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정책 수립, 의회와의 협의, 언론 대응 등을 모두 관장하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현 직책에 있는 것이 자신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핵심 책사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이 ‘밀러의 국가안보보좌관 기용을 검토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미 간접적으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며 “권력의 정점(the top of the totem pole)에 있다”고도 했다.왈츠 전 보좌관의 사퇴 후 현재 해당 업무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임시로 겸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6개월 안에 (후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했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캘리포니아주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부터 극우 논객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불법 이민자 부모와 자녀를 분리하는 ‘무관용 정책’의 설계자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30대 초반의 나이에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또한 도맡았다.이런 그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으로 기용되자 정치매체 액시오스 등은 그를 “트럼프의 ‘스위스 군용 칼(Swiss Army Knife)’” “가장 강력한 비(非)선출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거의 매일 만나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 루비오 국무와 이민 의제 긴밀 협력밀러 부비서실장이 왈츠 전 보좌관의 후임 물망에 오른 것에는 루비오 장관과의 친밀한 관계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액시오스는 밀러 부비서실장이 국가안보보좌관이 된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민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루비오 장관과 “완벽한 조합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그의 안보관이 외교안보 정책을 거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왈츠 경질의 도화선이 된 ‘시그널 게이트’ 채팅방에서 밀러 부비서실장이 J D 밴스 등 고위 당국자들에게 후티 반군 공습을 승인한 대통령의 결정을 전하며 “미국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홍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한다면 (유럽과 이집트로부터) 반드시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야 한다”고 썼다.다만 관세 등 여러 정책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전용기에서의 발언만으로는 밀러의 안보보좌관 기용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많다. 2일 또 다른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루비오 장관이 국가안보보좌관직을 겸임하는 것이 단순한 임시방편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왈츠 전 보좌관을 주유엔 미국대사로 지명한 것을 두고 “승진”이라고 평했다. 자신에게 유엔 대사와 국가안보보좌관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유엔 대사를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축이던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앨릭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1일(현지 시간) 동시에 백악관을 떠나면서 북-미 대화 등 한반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왈츠는 직전 공화당 하원의원 시절부터 국제 현안에 밝은 외교 전문가였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테러방지 고문으로 북핵 6자 회담 등에 관여하는 등 북한 문제나 한미 동맹 현안에도 이해가 깊다. 웡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대북특별부대표로 북-미 대화에 깊숙이 관여하는 등 북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논의에 꾸준히 참여했다. 웡은 2021년 한국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 INC’에서 대관 업무를 맡는 등 한국과 직접적인 연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한반도 정세와 한미 동맹 등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사들이 트럼프의 주변에서 사라진 것 자체가 한국으로선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왈츠-웡 동시 퇴장 “대북정책 불확실성 커져” 왈츠는 의원 시절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공화당 내에서도 강성 매파로 분류됐다. 특히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와 더불어 대북 선제 타격 필요성까지 언급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왈츠의 퇴장으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왈츠나 웡이 물러난 자리를 상대적으로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인사들이 채울 경우 북한 문제나 주한미군 역할 등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고위급 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키를 양국 NSC가 쥐고 있었던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국가안보실 차원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2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에서 웡 부보좌관을 만나 조선업 협력 진전을 합의한 바 있다.● 백악관 실세 비서실장과의 갈등도 경질 배경 왈츠는 올 3월 민간 메시지 앱인 시그널 채팅방에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의 편집장을 실수로 초대해 민감한 군사작전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왈츠의 입지는 위태로웠다는 게 미 주요 언론들의 평가다. 왈츠가 대통령이나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이념적으로 잘 맞지 않아 그를 교체하려는 논의가 시그널 게이트 전부터 있었다는 것. 특히 매파 성향의 네오콘인 왈츠는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골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 이념·정책적으로 괴리가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대외정책에서 ‘적극적 개입주의’를 표방하는 네오콘 성향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외 개입 최소화를 추구하는 마가의 방침과 충돌했다는 것. 이에 왈츠가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펼쳐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웡 역시 이 같은 네오콘 논란이 거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갈등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왈츠가 와일스를 직원처럼 대우했다면서 “사실은 자기가 직원이고 그녀가 대통령의 화신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왈츠의 후임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골프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가 우선 거론된다. 그밖에 국토안보 고문을 겸임하며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물망에 올랐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을 1일(현지 시간) 전격 경질했다. 이제 막 100일을 넘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고위 당국자 경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등 외교안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미 외교라인의 핵심 축이 공석이 되면서 북-미 대화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왈츠를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왈츠는 군복을 입은 전장에서든, 의회에서든, 그리고 내 국가안보보좌관으로서 우리 국익을 우선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난 그가 새 역할에서도 똑같이 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썼다. 공석이 된 안보보좌관 자리는 당분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겸직한다. 왈츠가 경질된 건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가 결정타가 됐다. 시그널 게이트는 올 3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기밀을 언론에 유출한 사건이다. 왈츠는 일반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메시지 앱 시그널 채팅방에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 편집장을 실수로 초대해 도마에 올랐다. 앨릭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도 이날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웡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트럼프 1기 집권 당시 대북특별부대표로 북-미 대화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에 2기 행정부에서도 대북정책 수립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조기에 짐을 싸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현안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축이던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1일(현지 시간) 동시에 백악관을 떠나면서 북미대화 등 한반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왈츠는 직전 공화당 하원의원 시절부터 국제 현안에 밝은 외교 전문가였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테러방지 고문으로 북핵 6자 회담 등에 관여하는 등 북한 문제나 한미동맹 현안에도 이해가 깊다. 웡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대북특별부대표로 북미 대화에 깊숙히 관여하는 등 북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 논의에 꾸준히 참여했다. 웡은 2021년 한국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 INC’에서 대관업무를 맡는 등 한국과 직접적인 연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한반도 정세와 한미동맹 등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사들이 트럼프의 주변에서 사라진 것 자체가 한국으로선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왈츠-웡 동시 퇴장 “트럼프 대북정책 불확실성 커져”왈츠는 의원 시절 북한은 물론 중국·러시아 등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공화당 내에서도 강성 매파로 분류됐다. 특히,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와 더불어 대북 선제 타격 필요성까지 언급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왈츠의 퇴장으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다른 외교 소식통은 “당분간 안보보좌관을 겸직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주요 외교안보 인사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미국이 당장 북한 핵보유를 인정하면서까지 유화책을 내놓을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한국 정부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왈츠나 웡이 물러난 자리를 상대적으로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인사들이 채울 경우 북한 문제나 주한미군 역할 등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일각에선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고위급 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키를 양국 NSC가 쥐고 있었던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국가안보실 차원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달 2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에서 웡 부보좌관을 만나 조선업 협력 진전을 합의한 바 있다.● 백악관 실세 비서실장과 갈등도 경질 배경왈츠는 올 3월 민간 메시지 앱인 시그널 채팅방에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의 편집장을 실수로 초대해 민감한 군사작전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왈츠의 입지는 위태로웠다는 게 미 주요 언론들의 평가다. 왈츠가 대통령이나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이념적으로 잘 맞지 않아 그를 교체하려는 논의가 시그널 게이트 전부터 있었다는 것.특히, 매파 성향의 네오콘인 왈츠는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골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 이념·정책적으로 괴리가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대외정책에서 ‘적극적 개입주의’를 표방하는 네오콘 성향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외 개입 최소화를 추구하는 마가의 방침과 충돌했다는 것. 이에 왈츠가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펼쳐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웡 역시 이같은 네오콘 논란이 거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갈등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왈츠가 와일스를 직원처럼 대우했다면서 “사실은 자기가 직원이고 그녀가 대통령의 화신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고 꼬집었다.왈츠의 후임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골프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가 우선 거론된다. 그 밖에 국토안보 고문을 겸임하며 반(反) 이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물망에 올랐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일본, 인도 등과 통상협상에 관한 ‘잠재적 합의(potential deal)’를 이뤄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최근 자신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강해지자 정책의 필요성과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협상 상대국에 조속한 합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잠재적 합의와 관련된 세부 내용과 시점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경제산업 분야 고위 인사들도 최근 거듭 동맹국을 상대로 조속한 통상 협상과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3일 대선을 앞두고 ‘속도 조절’을 원하는 한국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수 성향 케이블방송 ‘뉴스네이션’이 진행한 타운홀 행사에서 한국, 일본, 인도 등과의 통상 합의 발표 시점을 묻는 질문에 “그들과의 잠재적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유리한 위치(catbird seat)’에 있다. 그들은 우리를 원하지만, 우리에겐 그들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착취’한 교역 상대국으로 한국을 거론했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 안보를 위해 돈을 내는데도 “한국은 무역에서도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종종 ‘적’보다 ‘친구’로부터 더 손해를 본다”며 “무역에선 이른바 ‘우방국’이 미국에 가장 잔혹하게 행동해왔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개 넘는 국가가 우리와 합의하려고 안달이 나서 아침, 낮, 밤에 전화하고 있다”며 “미국에 불리한 협정이 아니라 훨씬 유리한 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리어 대표 역시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이 매우 적극적(forward-leaning)으로 (통상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제안을 내놨고 우리는 그에 대한 의견(feedback)을 전달했다”며 “시간이 좀 걸릴 순 있지만 그들(한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조속한 타결을 낙관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베선트 장관은 ‘한국이 6월 대선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그 성과로 선거운동을 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빠른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줄라이(July·7월) 패키지’를 내세우며 대선 전에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경질됐다고 미국 폭스뉴스 등이 1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인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관련 군사기밀을 실수로 언론에 유출한, 이른바 ‘시그널 게이트’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왈츠 보좌관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직위를 잃은 첫 고위 당국자가 됐다. 왈츠 보좌관이 전격 교체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4차례나 교체한 전력이 있다.● 웡 부보좌관도 교체… 추가 경질 가능성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왈츠 보좌관은 앞서 3월 특별한 보안 기능이 적용된 정부 통신망이 아닌 일반인들도 흔히 사용하는 메시지 앱 ‘시그널’로 유명 시사주간지인 디애틀랜틱의 편집장을 실수로 초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경질론이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언론이 과도하게 보도한 것”이라며 일단 그에 대한 신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참모들 역시 대통령이 왈츠 보좌관을 신임한다면서 경질론을 일축했다.하지만 그 이후로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과 자신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등에서 측근들에게 왈츠 보좌관에 대한 의견을 묻기 시작했고, 이는 대체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 징후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왈츠 보좌관에 대한 불만도 사석에서 자주 표출했다고 한다.왈츠 보좌관 경질에는 ‘시그널 게이트’가 결정적인 ‘한 방’이 됐지만 그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트럼프 정부의 핵심 관계자들이 이 사건 이전부터 이미 왈츠 보좌관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 왈츠 보좌관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이 지지하지 않는 인사들을 자신의 보좌진으로 거듭 발탁한 것도 이번 교체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면서 왈츠 보좌관은 이란 핵협상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정 중재 등 핵심 외교안보 사안들에서 점차 밖으로 밀리게 됐다는 것이다. 대신 이 빈자리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나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등이 점차 채우게 됐다고 주요 언론들은 보도했다.그린베레(미 육군 특전대) 출신인 왈츠 보좌관은 앞서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테러방지 고문을 지내며 북핵 6자회담 등에 관여한 바 있다. 앞서 2022년 의회 청문회에선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면 미군이 한국에서 병력을 동원하는 것을 허용할 준비가 돼 있느냐”며 “한국도 준비돼 있어야 한다” 는 등 중국 견제에 대한 한국의 기여 강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왈츠 보좌관과 함께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 역시 이번에 백악관에서 짐을 싼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계 미국인인 웡 부보좌관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강경 보수 선동가인 로라 루머가 지난달 그의 사상과 전력 등까지 문제 삼는 등 강성 보수 진영이 그를 타깃으로 지목하면서 경질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웡 부보좌관은 시그널 유출 사건 당시에도 핵심 참모로 지목된 인물이었다고 폭스뉴스는 이날 전했다.● 후임에 윗코프 중동특사 등 거론왈츠 보좌관이 102일 만에 물러나면서, 가뜩이나 ‘관세 정책’ 등에 대한 부작용으로 뒤숭숭한 백악관에 어떤 후폭풍이 닥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이번 해임이 단순히 ‘보안사고’ 때문이 아닌 백악관 내 이념 갈등 등에 따른 전격 경질인 만큼, 내부 분열이 당분간 이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폭스뉴스는 국가안보보좌관실 등에서 추가 경질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경질로 백악관이 스스로 내부 보안 체계의 취약성을 인정한 것 아이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향후 추가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현재 이란 핵협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개 등 민감한 외교 현안이 진행 중인 가운데 외교·안보 사령탑이 갑자기 교체돼 공백이 발생하면서 일시적인 혼란이 생길 거란 관측도 있다.왈츠 보좌관의 후임이 누가 될진 아직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윗코프 중동특사가 선두에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나는 (관세 협상국에) 예의를 지키고 싶고, 정중하게 하고 싶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커뮤니티칼리지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집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고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과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일본, 인도 등 우선 협상국과의 합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그는 공격적이고 거친 목소리로 자신의 관세 정책을 적극 옹호했다. 하지만 30일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 대비 ―0.3%(연율 기준)로,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고관세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협상 상대국에 대한 압박 의사 드러내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나러 오고 있다”며 “인도, 프랑스, 스페인에서 오고, 중국에서도 온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재차 밝혔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같이 주장한 것.그는 또 “우린 거래를 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며 “우리에게 ‘상품’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그 상품을 갖고 있다. 전 세계가 우리 상품의 일부를 원한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그냥 가격만 정하면 된다”고 했다. 관세를 앞세워 미국과 통상 협상을 진행 중인 나라들이 조속한 합의에 나설 수 있도록 압박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모아 놓고 집회를 연 곳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 인근 지역이다. 주민 중 많은 수가 자동차 업계에 종사한다. 또 미국 빅3 자동차 제조사의 생산시설이 자리 잡은 미시간주는 트럼프 지지세가 강한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다. 최근 보수 지지층에서도 관세 정책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자동차 산업과 제조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미시간주를 집회 장소로 택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고관세 역풍으로 1분기 GDP 마이너스관세 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중국은 미국에서 그 어떤 나라보다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며 “수십 년간 디트로이트를 망치고 베이징을 키워 온 정치인들의 시대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제는 백악관에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투사’가 있다”고 외쳤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 ABC방송과의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우리를 뜯어먹었고, (145% 고율 관세는) 그들이 자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 침체 경고에 대해 “나는 유세 기간부터 ‘전환기’를 예고했다”며 “다들 힘든 시기를 예견하지만 나는 (결국) 좋은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경제지표는 심상치 않다. 30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미국 GDP ―0.3%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율 관세 부과에 대비해 미국 기업들이 수입품 재고를 크게 늘린 영향이 컸다고 이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3월 상품수지 적자는 1620억 달러로 전달 대비 9.6% 급증했다. 3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 밖에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정부 지출이 줄어든 것도 GDP 감소로 이어졌다고 FT는 짚었다. 이날 1분기 GDP 발표 여파로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고, 주식 선물 가격이 하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이것은 관세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인내심을 가져라”라고 썼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