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김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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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4-24~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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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간 점유율 11%P 높이고… 떠나는 ‘빌드업 전도사’

    ‘4년 4개월.’ 한국 축구 사상 가장 긴 기간 대표팀을 지도했다.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 감독(53). 12년 만의 방문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빌드업 축구’를 전수했지만 떠나기로 했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과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마친 6일 “4년 4개월 동안 선수들과 ‘동고동락’하며 훈련해왔고, 대회 때도 잘해줘 자랑스럽다”며 “한국 대표팀 감독은 오늘로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이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꺾는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국내 축구 팬들로부터 ‘벤버지’(벤투+아버지)라는 애칭까지 얻게 된 그는 “이제는 미래를 생각할 때다. 향후 거취는 쉬면서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감독직 연장 여부를 놓고 재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이날 확실히 선을 그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사령탑에 오른 뒤 35승 13무 9패(승률 61.4%)의 성적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에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는 ‘빌드업 축구’를 남겼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독일을 2-0으로 이기는 성과를 보여줬지만 수비에 치중한 채 역습만 노리는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는 향후 월드컵에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판단에서 시도한 것이다. 오랜 단련 기간을 거친 한국은 실제 이번 월드컵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축구를 구사했다. 스포츠 전문 통계 회사 옵타에 따르면 한국의 이번 대회 평균 점유율은 48.3%를 나타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1-4 패)과 9위 포르투갈(2-1 승), 14위 우루과이(0-0) 등 강호들을 연달아 상대하면서도 직전 대회(37.3%)보다 점유율이 11%포인트 늘었다. 빌드업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골키퍼의 경기당 패스 횟수’도 17.7회에서 24.8회로 뛰었다. 발기술이 좋은 골키퍼로 평가받는 김승규(32·알샤밥)가 ‘벤투호’의 붙박이 문지기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들이 파이널서드(상대 진영 3분의 1 지점)로 진입하는 횟수(경기당)도 106회에서 168회로 늘며 공격 루트의 다양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런 성과를 이뤄내기까지 벤투 감독은 여러 차례 고비를 맞았다. ‘벤투호’ 출범 이듬해에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하자 국내에선 벤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지난해 3월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직력 강화를 위해 선수 기용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고집쟁이”란 비판이 일기도 했다. ‘벤투호의 황태자’라고 불리며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이번 대회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뛰고(전 경기 총합 45km), 패스 또한 최다인 243회 뿌려주며 이런 비판을 완전히 씻어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태극전사들은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웠다. 월드컵에서도 경기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 우리 진영이 아닌 중원에서 상대와 당당하게 맞부딪쳐도 두려울 게 없다는 것, 우리도 강팀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팬들은 더 큰 것을 배웠다. 한 감독에게 4년이란 시간을 주고 기다리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에 남긴 유산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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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맛 각오하라, 음바페”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가 ‘사자 더비’에서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을 완파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득점 없이 도움만 3개를 기록했던 해리 케인(29·토트넘)도 대회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다. 유니폼에 삼사자 문장(紋章)을 새긴 잉글랜드는 5일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세네갈에 3-0 완승을 거뒀다. 전반 38분 조던 헨더슨(32·리버풀)이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추가시간에 케인이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12분에는 부카요 사카(21·아스널)가 쐐기골을 넣었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세 번째 클린시트(무실점) 승리를 따낸 데 이어 4경기 만에 4년 전 러시아 월드컵 7경기에서 기록한 전체 골(12골)과 타이를 이뤘다.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로 월드컵 무대에서 아프리카 팀을 상대로 21경기 연속 무패(15승 6무) 기록도 이어갔다.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총 6명이 골을 넣었지만 케인의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해하던 상태였다. 한국 팬들에게는 손흥민(30)의 찰떡 콤비로 유명한 케인은 잉글랜드가 4위에 올랐던 2018 러시아 대회 당시 6골을 넣으며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한 선수다. 케인은 A매치(국가대표 대항전) 통산 52번째 골을 넣으면서 웨인 루니(37)가 보유 중인 잉글랜드 A매치 최다 골(53골)에 한 골 차로 다가섰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케인이 골을 넣은 이후) 공간 활용이 좋아지고 연계 플레이도 더 좋아졌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 골은 그와 우리 팀에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잉글랜드는 8강에서 숙적 프랑스와 맞대결을 벌인다. ‘역사적 앙숙 관계’인 잉글랜드와 프랑스가 월드컵에서 맞붙는 건 24개 팀이 출전한 1982 스페인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당시 잉글랜드가 3-1로 승리를 거두자 잉글랜드 과격 팬들은 프랑스의 상징적 동물인 수탉을 죽여 그라운드로 던지면서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인 프랑스는 선수층이 엄청나다”며 “프랑스는 우리가 마주할 가장 큰 시험”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국어로 ‘정(情)’을 뜻하는 낱말 ‘테랑가’를 붙여 ‘테랑가의 사자’로 통하는 세네갈은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의 철벽 수비를 앞세워 20년 만의 8강 진출을 노렸지만 점유율 54%를 가져간 잉글랜드의 파상 공세에 무너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아프리카 팀이 유럽 팀에 승리를 거둔 건 세네갈이 스웨덴을 2-1로 물리친 2002년 한일 대회 16강전 딱 한 번뿐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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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행우선’ 말뿐… 보행자가 車 피해다녀

    4일 오후 경기 평택시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 일대. 올 8월 4일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된 이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20km다. 그러나 30분 동안 지나간 배달 오토바이 5대는 모두 제한속도를 10km 이상 초과해 도로 중앙 부분을 ‘쌩’ 하고 지나갔다. 도로 바닥에는 ‘보행자우선도로’라고 적혀 있고 제한속도 20km를 알리는 표지판도 서 있었다. 이 때문에 일부 서행하는 차량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속도를 낸 채 보행자를 요리조리 피하며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다. 현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배달기사 전모 씨(56)는 “제한속도가 시속 20km인지 몰랐다.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라고 했다.○ 보행자도 모르는 보행자우선도로올 7월 12일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보행자우선도로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지방자치단체가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한 도로를 운전할 경우 제한속도(시속 30km 또는 20km)를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지나가는 사람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제한속도를 초과해 보행자를 추월하거나 경적을 울리며 보행자를 위협하면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된다. 손해보험협회는 보행자우선도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이 100% 과실 책임을 진다는 기준도 마련했다. 보행자우선도로는 현재 전국에 25곳이 지정돼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19년 서정리역 일대 1320m 구간 등을 보행자우선도로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평택시와 함께 보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을 설치했다. 현재 서정리역 일대에는 시작 지점과 끝 지점에 보행자우선도로임을 알리는 파란색 표지판이 설치됐고, 제한속도 20km를 표시한 안내판도 마련됐다. 도로 바닥은 아스콘으로 포장해 일반 아스팔트 도로와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서정리역 일대의 경우 시범사업 기간까지 포함해 보행자우선도로로 운영된 지 3년이나 흘렀지만 정작 보행자 상당수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거리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남모 씨(42)는 “승용차도 많고 오토바이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 아슬아슬한 순간이 많다. 보행자우선도로인 줄 전혀 몰랐다”며 “차량과 오토바이를 피해 다니고 있다”고 했다. 보행자우선도로에선 보행자가 도로 전 구역에서 걸을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선 불법 주·정차 차량 수십 대가 도로 양측을 막아 보행자들은 주차된 차량 사이로 지나다녀야 했다. 주차된 차들을 피해 주행하는 차량들이 도로 중앙을 점령한 탓이다. 행정안전부는 시범사업 현황을 조사하면서 “주차로 인한 주민 간 갈등을 해소하고 안전한 보행로를 확보하기 위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는데, 현장에선 아직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골목을 걷고 있던 김정미 씨(42)는 “차들이 양옆으로 주차돼 있는 경우가 많아 차를 피해 다니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했다.○ 보행자우선도로, 서울엔 1곳도 없어보행자우선도로는 자동차와 보행자가 뒤섞이는 이면도로에서 사망 사고가 다수 발생하는 상황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의 38%가 보행자인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9년 기준 19.3%)의 2배가량이다. 특히 전체 보행 사망자 10명 중 7명이 이면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12일이면 보행자우선도로 시행 5개월이 되지만 여전히 보행자우선도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2013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 서울시의 경우 현재 시범사업지를 100곳이나 운영하고 있지만 보행자우선도로로 정식으로 지정된 곳은 1곳도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교통안전시설 표지판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일부 도로에서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며 “규격에 맞는 표지판을 설치한 다음 보행자우선도로를 고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보행자우선도로 지정과 안전시설 마련 못지않게 제도를 알리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자체들이) 노면 포장 등 도로 정비에 보행자우선도로 사업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우선권이 보행자와 차량 중 어디에 있는지, 제한속도는 시속 몇 km인지 등 정작 중요한 정보는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수석연구원은 또 “초기에 집중 단속을 통해 보행자우선도로의 존재를 알리는 한편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병행해 보행자 안전이 철저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 김재형(산업1부) 정순구(산업2부) 신지환(경제부) 김수현(국제부) 유채연(사회부) 기자 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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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차이 잡아낸 VAR, 일본 ‘결승골 논란’ 재웠다

    “1mm라도 (라인) 안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일본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 3차전에서 스페인에 2-1로 승리를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미토마는 2일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후반 6분 골라인 바깥으로 굴러가던 공을 걷어 올려 다나카 아오(24·뒤셀도르프)의 결승골을 도왔다. 이 골로 ‘사무라이 블루’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실 이 경기 주심을 맡은 빅토르 고메스(40) 심판의 최초 판정은 ‘노 골’이었다. 미토마의 크로스 순간 공이 이미 골라인 바깥에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이 경기가 1-1 동점으로 끝나면 일본 대신 독일이 16강으로 향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미토마가 마지막으로 공을 찬 순간 공 일부분이 라인 안쪽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육안으로는 판단하기 힘든 이 ‘깻잎 한 장 차이’를 구분한 건 이 대회 공인구 ‘알 리흘라’에 들어 있는 관성측정장치(IMU)였다. IMU는 1초당 500번의 빈도로 공의 움직임을 측정한다. 여기에 축구뿐 아니라 테니스와 배구 등에서도 공의 궤적을 측정할 때 활용하는 ‘호크 아이’ 기술도 크로스 순간 정확한 공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닛칸스포츠는 “FIFA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1mm도 되지 않는 미세한 차이였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공이 라인 바깥으로 ‘완전히’ 벗어났을 때만 아웃으로 판정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칙 제9조도 일본의 역대 네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을 도왔다. 접지면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테니스나 한국 프로배구에서는 이번과 같은 위치에 공이 있을 때는 아웃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도입한 VAR는 이번 대회 들어 승부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이날까지 진행한 조별리그 44경기 가운데 VAR를 통해 판정이 번복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VAR가 두 경기에 한 번꼴로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을 과거형으로 만든 것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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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라인 아웃 아냐?”…日, VAR이 도운 1㎜ 기적

    “1mm라도 (라인)안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일본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턴)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G조 최종 3차전에서 스페인에 2-1로 승리를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미토마는 2일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후반 6분 골라인 바깥으로 굴러가던 공을 걷어 올려 다나카 아오(24·뒤셀도르프)의 결승골을 도왔다. 이 골로 ‘사무라이 블루’ 일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사실 이 경기 주심을 맡은 빅토르 고메스(40) 심판의 최초 판정은 ‘노 골’이었다. 미토마의 크로스 순간 공이 이미 골라인 바깥에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이 경기가 1-1 동점으로 끝나면 일본 대신 독일이 16강으로 향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미토마가 마지막으로 공을 찬 순간 공 일부분이 라인 안쪽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육안으로는 판단하기 힘든 이 ‘깻잎 한 장 차이’를 구분한 건 이 대회 공인구 ‘알 리흘라’에 들어 있는 관성측정장치(IMU)였다. IMU는 1초당 500번의 빈도로 공의 움직임을 측정한다. 여기에 축구뿐 아니라 테니스와 배구 등에서도 공의 궤적을 측정할 때 활용하는 ‘호크 아이’ 기술도 크로스 순간 정확한 공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일본 니칸스포츠는 “FIFA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1mm도 되지 않는 미세한 차이였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공이 라인 바깥으로 ‘완전히’ 벗어났을 때만 아웃으로 판정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칙 제9조도 일본의 역대 네 번째 월드컵 16강 진출을 도왔다. 접지면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 테니스나 한국 프로배구에서는 같은 위치에 공이 있을 때는 아웃이다. 2018 러시아 대회 때부터 도입한 VAR은 이번 대회 들어 승부의 결정적인 변수가 되고 있다. 이날까지 진행한 조별리그 44경기 가운데 VAR를 통해 판정을 번복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VAR가 두 경기에 한 번 꼴로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을 과거형으로 만든 것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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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별리그도 승부차기… ‘무승부’ 사라지나

    앞으로는 월드컵에서 무승부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조별리그에서 부터 승부차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FIFA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 승부차기를 도입해 이긴 팀에 ‘보너스 승점’을 주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는 상황에 맞춰 승점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FIFA는 48개 참가국을 3개 팀씩 16개 조로 편성해 조별 1, 2위가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식으로 조별리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면 조별 경기가 6경기에서 3경기로 줄게 되면서 순위 산정 기준이 되는 승점이 같아지는 팀이 늘어날 확률은 올라간다. 골득실 차, 총득점까지 똑같아질 확률도 마찬가지로 커진다. 특히 모든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 승점이 똑같을 때 세 번째로 적용하는 기준인 ‘승자승 원칙’(맞대결 전적이 우위인 팀에 높은 순위를 매기는 것)도 적용할 수 없게 된다. 또 한 팀이 조별리그 일정을 먼저 마치는 구조라 나중에 2차전을 치르는 팀들이 ‘담합성 무승부 경기’를 치를 우려도 있다. 지금처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모두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치르게 된 건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조별리그 때 오스트리아와 서독이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면서 두 팀이 모두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는 조건(서독의 2점 차 이내 승리)을 암묵적으로 맞춰가며 경기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승부차기 도입은 이런 문제를 막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단, 아직 FIFA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한 건 아니다. 디 애슬레틱은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4개 팀씩 12개 조로 편성하는 방안을 놓고 물밑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라면서 “조 편성 방식이 바뀌면 승부차기를 도입할 필요는 없다”라고 보도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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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가’엔 래시퍼드도 있다… 멀티골로 ‘축구전쟁’ 완승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멀티 골을 기록한 마커스 래시퍼드(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약에 힘입어 ‘앙숙’ 웨일스를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30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웨일스를 3-0으로 제압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더비’의 라이벌로 싸우던 래시퍼드와 필 포든(22·맨체스터 시티)이 후반에 각각 두 골과 한 골을 몰아넣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득점왕(6골) 해리 케인(29·토트넘)은 이날 포든의 골을 어시스트해 3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 4위를 했던 잉글랜드는 B조 1위(2승 1무)로 2회 연속 16강에 올랐다. ‘역사의 라이벌’ 양 팀이 월드컵에서는 처음 맞붙었지만, 잉글랜드의 일방적인 승리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는 웨일스와 A매치(국가대항전) 상대 전적에서 69승 21무 14패를 기록했다.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4년 만에 본선에 올랐던 웨일스는 B조 최하위(1무 2패)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웨일스의 ‘64년’은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본선에 오른 팀이 다시 본선 무대를 밟는 데 걸린 가장 오랜 기간이다. 웨일스는 이번 대회에서 개러스 베일(33·로스앤젤레스 FC)을 비롯해 에런 램지(32·니스), 벤 데이비스(29·토트넘), 조 앨런(32·스완지시티) 등 ‘황금 세대’를 앞세워 16강에 도전했지만 B조에서 미국과 잉글랜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웨일스의 주장 베일은 “(대회가 어려웠다고) 한 세대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실수를 교훈 삼아 내년 3월 유럽선수권대회 예선부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길 바란다”고 의지를 다졌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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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연승 포르투갈 “한국도 꺾을 것”

    포르투갈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지만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도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조 2위로 밀리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16강 파트너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FIFA 랭킹 9위 포르투갈은 29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후반 9분과 추가시간에 터진 브루누 페르난드스(28)의 연속 골에 힘입어 우루과이(14위)를 2-0으로 물리쳤다. 1차전에서 가나(61위)를 물리친 데 이어 2연승을 거둔 포르투갈(승점 6)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행을 확정했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사진)은 “두 경기를 모두 가져오면서 다음 라운드로 갈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운 하루다”라고 자축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맞붙는 3차전에 대해 “선수 구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별리그 두 경기를 통해 16강 진출을 확정한 팀은 주력 선수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최종 3차전에는 후보 선수를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포르투갈처럼 우승까지 넘보는 강팀일수록 이런 경향이 더욱 짙어진다. 조 1, 2위에 따라 16강 파트너에 큰 차이가 없을 때는 더욱 그렇다. 이번 대회 포르투갈은 H조 2위가 돼 G조 1위 브라질과 16강에서 만나는 일을 피해야 하기에 사정이 다르다. 포르투갈에도 브라질은 부담스러운 상대다. 포르투갈이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꺾은 건 ‘흑표범’ 에우제비우(1942∼2014)가 활약하던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조별리그 경기(3-1)가 마지막이다. A매치 전체로도 2007년 2월 6일 친선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뒤 1무 2패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일단 포르투갈을 꺾어야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한국으로서는 포르투갈의 이런 전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만 포르투갈의 주전 미드필더 다닐루 페레이라(31)에 이어 이날 수비수 누누 멘드스(20)마저 부상을 당한 건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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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학습 위해 ‘교실 숲’ 조성

    현대모비스는 ‘책임 있는 혁신, 청정 기술을 활용한 모빌리티 구현’이라는 지속가능경영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교실을 공기 정화 식물로 꾸미는 ‘교실 숲’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맑은 공기를 선사하고 친환경 학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안에 공기정화 식물 총 2500개를 전국 초등학교 교실에 기증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2012년 충북 진천군 초평면 일대에 친환경 생태숲 조성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완료했다. 2020년부터 임직원과 일반인 대상으로 달리기를 하면서 환경 보호도 실천하는 ‘기부런’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환경보호를 넘어 현대모비스는 미래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청소년 공학 리더 자율주행차 경진대회’도 2019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자율주행·로보틱스·커넥티비티 등 미래 소프트웨어 기술 분야를 이끌어 갈 공학 리더 인재 양성을 위한 대회다. 이 대회에서 현대모비스는 고등학생 대상으로 모형 제작과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코딩을 가르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소프트웨어 우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눔·도전·배움활동으로 구성된 ‘청소년 공학리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한 맞벌이 가정이나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 교육 프로그램 ‘주니어 공학 돌봄 교실’을 새롭게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05년부터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라는 목적으로 사업장 인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강사로 참여하는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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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양광에너지 수익금으로 지역 저소득 가정 후원

    LG에너지솔루션은 친환경, 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과 파트너사들과의 동반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말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 북부환승센터에 발전용량 410kW급 태양광 발전시설 청주희망그린발전소를 준공했다. 향후 20년간 운영하면 온실가스를 약 4900t 감축할 수 있는 발전 시설이다. 여기서 생산될 에너지의 예상 수익금 8억 원은 전액 기부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사회봉사단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조성되는 ‘트윈엔젤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17년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청주지역 저소득가정 아동 30명과 결연을 맺고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해 오고 있다. 현재까지 총 122명에게 3억 원을 후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 구매 부분 내 배터리 셀·팩 상생팀을 신설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험과 기술력을 활용해 파트너사의 다양한 혁신 활동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파트너사들의 품질과 기술,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500억 원 규모의 투자지원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의 설비, 운영자금에 대한 금리 우대 등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항만공사, 인천광역시, 한국전력공사 등 10개 기관과 함께 ‘도서지역 태양광 보급 및 장학지원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서지역에 친환경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학생들에게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인천 옹진군 덕적도 덕적 초·중·고등학교 건물에 60kW급 태양광 발전설비와 312kWh급 ESS 설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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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위 모로코도 반란… ‘원조 붉은 악마’를 지옥으로

    이번에는 모로코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는 27일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압둘하미드 사비리(26)와 자카리야 아부할랄(22)의 연속골을 앞세워 벨기에를 2-0으로 격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모로코가 우승후보로 꼽히던 랭킹 2위 벨기에를 완파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를,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제압한 것과 같은 대반란으로 평가받는다. 모로코는 1994년 미국 대회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한 빚을 28년 만에 갚고 조 2위로 올라서며 16강 진출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모로코는 1승 1무를 기록해 조 1위 크로아티아에 골득실에서는 뒤진 2위가 됐고, 다음 달 2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F조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캐나다(41위)를 상대한다. 로이터 등 각종 외신은 “모로코의 기적 같은 승리”라면서 “모로코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로코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따낸 것은 24년 만이다.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이긴 이후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서는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모로코가 노쇠화한 ‘황금 세대’ 벨기에의 약점을 잘 파고들어 승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귀화 선수 14명으로 구성된 모로코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6.3세다. 이번 대회 출전국 32개국 중 8번째로 낮다. 반면, 벨기에는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29.1세. 이에 모로코는 수비에 치중하며 벨기에 선수들의 체력이 빠질 때까지 기다린 뒤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으로 승부를 봤다. 모로코는 후반 28분 사비리가 선제골을, 후반 추가 시간에 아부할랄이 쐐기 골을 터뜨려 힘 빠진 벨기에를 무너뜨렸다. 벨기에는 이날 점유율 56%를 차지하고도 슈팅 수(10개)는 모로코(11개)보다 적었다. 코너킥(9개)과 프리킥(17개)도 각각 1개와 13개에 그친 모로코를 압도했지만, 결국 골을 잡아내지는 못했다. 캐나다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가까스로 승리(1-0)한 조별리그 1차전 때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대회 최다인 16골(팀 기준)을 쏟아부어 3위까지 차지했던 2018년 러시아 대회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이후 주축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케빈 더브라위너(31·맨체스터 시티), 에덴 아자르(31·레알 마드리드), 로멜루 루카쿠(29·인터밀란) 등 최근 8년간 팀의 주축으로 활동해온 주요 멤버 대다수가 이제는 30대다. 모로코전 선발 멤버만 해도 베스트 11 중 30대 이상 7명, 29세가 2명이었다.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이번 대회 성적에 대한 벨기에 내부의 자조적인 평가도 나왔다. 더브라위너는 캐나다와의 경기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우승을 하기에 우리는 너무 나이 들었다”라며 “2018년이 기회였는데 몇몇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긴 했지만 2018년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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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주, 스쿨존 속도위반땐 360만원 벌금

    2일 오전 7시 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 북부의 한 사립초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20여 분 전 딸(6)과 집을 나온 장승우 씨(37)의 차량이 학교 안으로 진입한 후 정문 쪽에 마련된 ‘드롭(픽업)존’에 정차했다. NSW주는 스쿨존 운영 시간에 지정된 임시주차장 정차를 허용한다. 장 씨처럼 부모 차량으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다. 배웅이 끝나면 장 씨는 집으로 돌아가 주차한 후 지하철로 회사에 간다. 호주는 오전 8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오후 2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 스쿨존을 운영한다. 그러나 운영시간과 상관없이 이날 제한속도인 시속 40km를 넘어 운행하는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 씨는 “스쿨존에서 제한속도를 어기거나 경적을 울리는 차를 본 적이 없다.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쿨존 규정 어겼다간 최대 수백만 원 벌금이달 1∼3일 동아일보 기자가 시드니 시내 스쿨존 4곳을 살펴본 결과 안내 표지판은 한국보다 크기가 작았고 잘 안 보이는 곳에 설치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스쿨존을 정확히 인식했고, 과속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다. 시드니 남부의 한 공립초교에서 만난 학부모 니나 팻 씨(39)는 “스쿨존으로 들어간다는 내비게이션 안내가 나오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제한속도를 어기면 최소 수백 달러(수십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NSW주는 가혹한 법 집행으로 유명하다. NSW주는 2003년 말부터 3000개 이상의 학교와 교육시설에 스쿨존 제도를 운영 중인데 차종과 운전면허증 등급, 법규 위반 정도에 따라 196∼3996호주달러(약 17만6000∼359만5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11년 전 한국에서 시드니로 이민 온 내털리 한 씨(38)는 “남편이 스쿨존에서 규정 속도보다 시속 10km를 초과해 벌금이 나왔다”며 “벌금을 감면받으려고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명 절차를 밟았지만 ‘일반 도로가 아닌 스쿨존에서는 어떤 사유도 예외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벌점도 큰 부담이다. 호주 스쿨존에서 규정을 위반하면 다른 도로 위반 시의 2배 이상인 2∼7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NSW주에선 3년간 13점 이상 받으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취소되면 120시간 의무교육을 다시 받아야 재취득이 가능하다. 스쿨존에서 두세 번만 속도 제한을 어겨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스쿨존 사망자 ‘0’명NSW주는 스쿨존 처벌 규정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2017년에는 벌금과 벌점 수준을 높이고 주정차 규제를 추가했다. 2020년엔 시드니 북동부 도시 맨리와 남서부 도시 리버풀 스쿨존의 제한속도를 시속 40km에서 30km로 줄였다. 강도 높은 벌금과 벌점 등의 영향으로 최근 5년간 NSW 스쿨존(운영시간 기준)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9년 두 건, 2020년 한 건 등 총 3건에 불과했다. 올해는 이달 9일까지 단 한 건의 사망 사고도 없었다. 특정 시간에만 스쿨존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NSW주 측은 “예산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린이들이 많이 이동하는 시간대에 집중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피터 던피 NSW주 대중교통안전·보안·비상관리실장은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1500여 명의 건널목 감독관을 고용해 스쿨존에서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게 하고, 학교별로 임시 주정차 운영 지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NSW주의 특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NSW주의 인구밀도는 km²당 3.59명으로 서울(1만5699명)의 0.02%에 불과하다. 데이비드 레빈슨 시드니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면적이 넓다 보니 예산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단속보다 높은 처벌 규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빈슨 교수는 “한국에 NSW주 사례를 직접적으로 적용하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운전자에게 중심을 두고 디자인된 교통 시설물이나 신호 체계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는데 이는 한국과 호주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조언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시드니=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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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호주 스쿨존, 속도위반에 최대 359만 원 벌금…올해 사망자 0명

    2일 오전 7시 반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시 북부의 한 사립초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20여 분 전 딸(6)과 집을 나온 장승우 씨(37)의 차량이 학교 안으로 진입한 후 정문 쪽에 마련된 ‘드롭(픽업)존’에 정차했다. NSW주는 스쿨존 운영 시간에 지정된 임시주차장 정차를 허용한다. 장 씨처럼 부모 차량으로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다. 배웅이 끝나면 장 씨는 집으로 돌아가 주차한 후 지하철로 회사에 간다. 호주는 오전 8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오후 2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 스쿨존을 운영한다. 그러나 운영시간과 상관없이 이날 제한속도인 시속 40㎞를 넘어 운행하는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 씨는 “스쿨존에서 제한속도를 어기거나 경적을 울리는 차를 본 적이 없다.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 스쿨존 규정 어겼다간 수백만 원 벌금이달 1~3일 동아일보 기자가 시드니 시내 스쿨존 4곳을 살펴본 결과 안내 표지판은 한국보다 크기가 작았고 잘 안 보이는 곳에 설치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스쿨존을 정확히 인식했고, 과속하거나 경적을 울리는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다. 시드니 남부의 한 공립초교에서 만난 학부모 니나 팻 씨(39)는 “스쿨존으로 들어간다는 내비게이션 안내가 나오면 긴장할 수밖에 없다”며 “제한속도를 어기면 최소 수백 달러(약 수십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NSW주는 가혹한 법 집행으로 유명하다. NSW주는 2003년 말부터 3000개 이상의 학교와 교육시설에 스쿨존 제도를 운영 중인데 차종과 운전면허증 등급, 법규 위반 정도에 따라 196~3996호주달러(약 17만6000~359만5000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11년 전 한국에서 시드니로 이민 온 나탈리 한 씨(38)는 “남편이 스쿨존에서 규정 속도보다 시속 10㎞를 초과해 벌금이 나왔다”며 “벌금을 감면받으려고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명 절차를 밟았지만 ‘일반 도로가 아닌 스쿨존에서는 어떤 사유도 예외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벌점도 큰 부담이다. 호주 스쿨존에서 규정을 위반하면 다른 도로 위반 시의 2배 이상인 2~7점의 벌점이 부과된다. NSW주에선 3년간 13점 이상 받으면 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된다. 취소되면 120시간 의무교육을 다시 받아야 재취득이 가능하다. 스쿨존에서 두세 번만 속도 제한을 어겨도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것이다. ● 올해 스쿨존 사망자 ‘0’명NSW주는 스쿨존 처벌 규정을 갈수록 높이고 있다. 2017년에는 벌금과 벌점 수준을 높이고 주정차 규제를 추가했다. 2020년엔 시드니 북동부 도시 맨리와 남서부 도시 리버풀 스쿨존의 제한속도를 시속 40㎞에서 30㎞로 줄였다. 강도 높은 벌금과 벌점 등의 영향으로 최근 5년간 NSW 스쿨존(운영시간 기준) 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9년 두 건, 2020년 한 건 등 총 3건에 불과했다. 올해는 이달 9일까지 단 한 건의 사망 사고도 없었다.위반 항목벌금(호주달러)벌점(점)신호 위반469~587(약 42만2000~52만8000원)4건널목 규정 위반352~587(약 31만6000~52만8000원)3~4운전 중 휴대전화 이용·TV 시청469(약 42만2000원)4~5주정차 위반196~352(약 17만6000~31만6000원)2제한 속도 위반205~3996(약 18만4000~359만5000원)2~7 특정 시간에만 스쿨존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해 NSW주 측은 “예산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어린이들이 많이 이동하는 시간대에 집중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피터 던피 NSW주 대중교통안전·보안·비상관리실장은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1500여 명의 건널목 감독관을 고용해 스쿨존에서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게 하고, 학교별로 임시 주정차 운영 지원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NSW주의 특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NSW주의 인구밀도는 1㎢당 3.59명으로 서울(1만5699명)의 0.02%에 불과하다. 데이비드 레빈슨 시드니대 교통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면적이 넓다 보니 예산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단속보다 높은 처벌 규정을 통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레빈슨 교수는 “한국에 NSW주 사례를 직접적으로 적용하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운전자에게 중심을 두고 디자인된 교통 시설물이나 신호 체계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는데 이는 한국과 호주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조언했다.시드니=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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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서 하루만에 완판 아이오닉 6, 북미시장 데뷔

    현대자동차가 1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LA 오토쇼에서 현대차의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를 북미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에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면적의 절반 정도(0.42배) 크기인 3814m²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27일까지 이어지는 LA 오토쇼는 세계 3대 모터쇼(프랑크푸르트, 제네바, 디트로이트)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연말에 열려 내년 글로벌 자동차업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행사로 꼽힌다. 이 행사에서 처음 아이오닉 6를 미국 시장에 공개한 현대차는 이번을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가 7월 글로벌 론칭한 아이오닉 6는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두 번째 모델이다.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을 적용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44km에 이른다. 8월 국내에서 진행된 사전계약 첫날, 역대 최다인 3만 7446대가 계약이 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데 이어 최근 유럽에서 진행한 사전예약에서도 첫날 2500대 배정 물량이 매진되는 인기를 누렸다. 아이오닉 6는 내년에 북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아이오닉 6는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에 관심있는 수많은 북미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델”이라며 “스포티한 이미지와 넓은 실내 공간, 다양한 배터리 옵션, 충전 속도 등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사양을 두루 갖춰 다른 전용 전기차 모델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시장에는 아이오닉 6 이외에도 △아이오닉 5 △넥쏘 △코나 EV △투싼 HEV △싼타페 HEV 등 북미 친환경차 풀라인업을 포함한 총 24대의 차량이 전시된다. 현대차의 고성능차 브랜드인 ‘N’의 롤링랩(움직이는 연구소) 차량 ‘N Vision 74’를 북미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해 개발한 N 브랜드 최초의 수소 하이브리드 모델이다.기아 또한 이번 LA오토쇼에 △더 뉴 셀토스 △EV6 GT △니로 HEV·PHEV·EV △텔루라이드 △쏘렌토 HEV·PHEV △스포티지 가솔린·HEV·PHEV 등의 차량을 전시했다. 신형 셀토스가 북미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출시된 셀토스의 첫 상품성 개선 모델로 내년 상반기(1~6월) 북미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EV6 GT’는 국내에서 10월 출시된 모델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기반한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기아 관계자는 “EV6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할 정도로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차다”라며 “신형 셀토스와 EV6 등을 선보이면서 북미 시장에 우수한 상품성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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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시스 ‘글로벌 질주’… 7년만에 80만대 돌파

    제네시스가 2015년 11월 출범 이후 7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80만 대를 넘어섰다. 16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출시 첫해 384대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총 80만6739대가 팔렸다. 5월 70만 대(누적 기준)를 넘어선 후 5개월여 만에 10만 대 가까이를 더 판매한 것이다. 올해 1∼10월 17만3929대를 팔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판매량 20만 대 고지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1∼6월) 누적 판매량 100만 대 달성이 예상된다.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2016년 7월 국내에 출시된 G80(사진)으로 판매량은 33만4110대다.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GV80은 2020년 출시 후 12만7707대가 팔려 2위에 올랐다. 형태별로는 세단 비중(69.9%)이 더 높았다. 하지만 GV80이 출시되면서 연도별 SUV 판매비중이 2020년 32.7%, 2021년 54.0%로 뛰었다. 올해 들어 제네시스 중 전기차 판매비중은 9.2%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G80 전기차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7회 G20 정상회의 의전 차량으로도 활용됐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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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대우조선 첫 현장실사… ‘노조 협상참여-단협승계’ 수용 검토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예정자로 지정된 한화그룹이 16일 첫 현장 실사에 나섰다. ‘실사 방해 훈련’까지 했던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대우조선 노조)의 요구를 한화 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하면서다. 22년간 KDB산업은행 관리체제에 있던 대우조선의 매각 절차에도 순풍(順風)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를 포함한 인수단 관계자 40여 명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첫 현장 실사에 나섰다. 다음 주까지 연장된 실사 작업 기간에 인수단은 주요 생산 현장을 꼼꼼하게 살필 예정이다. 정 대표를 포함한 인수단은 전날 대우조선 노조를 방문해 노조 간부들과 90여 분간의 비공개회의를 가졌다. 노조는 그동안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은과의 본계약 체결 때 노조를 참여시키고, 고용보장 및 노조·단체협상 승계, 회사·지역 발전을 위한 투자 등을 한화 측에 요구해 왔다. 한화 측은 이를 수용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이에 노조도 인수작업에 최대한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까지도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현장 실사를 저지하기 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노조는 2008년(한화 컨소시엄)과 2019년(현대중공업) 당시 매각 과정에서도 실사단의 현장 방문을 저지한 바 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날 “(한화 측) 인수단장의 확약을 신뢰하며 실사를 진행하도록 결단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회사와 노조가 상호 성실히 협의해야만 한다는 점에 서로 공감대를 나눴다”고 했다. 실사가 끝나면 향후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은으로서도 대우조선 매각 의지가 강하고, 노조 역시 더 이상 지금 체제를 유지하긴 힘들다는 데 공감하고 있어서다. 한화그룹은 9월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본계약을 맺은 뒤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경쟁 당국의 결합심사와 당국의 방위사업체 인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화는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게 목표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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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네시스, 출범 7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80만대 돌파

    제네시스가 2015년 11월 출범 이후 7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80만 대를 넘어섰다. 사실상 독일계 브랜드가 장악하다시피 한 고급차 시장에서 유일한 국산 브랜드로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제네시스는 당시 현대차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주도로 국산차 첫 고급 브랜드로 탄생했다. 럭셔리 세단 G90(당시 EQ900) 출시를 시작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전기차 등 차종과 엔진(모터) 라인업을 확장하며 현재는 총 6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16일 현대차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출시 첫 해 384대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총 80만 6739대를 팔았다. 5월 70만 대(누적 기준)를 넘어선 이후 5개월여 만에 10만 대 가까이를 더 판매한 것이다. 국내와 해외의 판매 비중은 각각 71.4%(57만 5712대), 28.6%(23만 1027대). 이런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1~6월)에 누적 판매량100만 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제일 많이 팔린 차종은 2016년 7월에 국내에 출시된 G80(33만 4110대)이다. 제네시스 첫 SUV 모델로 2020년 출시된 GV80은 두 번째인 누적 12만 7707대를 팔았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제네시스 첫 전용전기차 GV60(1만 451대)을 제외하면 나머지 5개 모델 모두 누적 10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세단의 판매 비중은 69.9%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2020년 GV80이 출시된 이후 SUV의 연도별 판매비중은 2020년 32.7%, 2021년 54.0%로 뛰었다. 올해도 SUV 판매비중(52.2%)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역대 최다인 20만 1415대로 끌어올린 제네시스는 올해에는 10월까지 17만 3929대를 팔았다. 최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 17회 G20 정상회의에 G80 전기차가 의전 차량으로 활용되는 등 현대차 고급화 전략의 결정판으로 불리는 제네시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1~10월 제네시스는 현대차 전체 판매량(325만 1373대)의 5.3%(17만 3929대)를 담당하고 있다. 이 기간 GV60과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의 판매비중은 9.2%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와 기아에 앞서 전기차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먼저 구축하기 위해 2025년부터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한다는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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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노조 협상참여-단협승계’ 수용…대우조선 첫 현장실사

    대우조선해양의 인수 예정자로 지정된 한화그룹이 첫 현장 실사에 나섰다. 협상 파트너로 인정해달라며 실사 방해 훈련까지 진행하던 대우조선 노조(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의 요구를 한화 측이 수용하면서다. 22년간 산업은행 관리체제에 있던 대우조선의 매각 절차에도 순풍(順風)이 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를 포함한 인수단 관계자 40여 명은 이날 오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로 첫 현장실사에 나섰다. 다음 주까지로 연장(4주 → 6주)된 실사 작업 기간에 인수단은 주요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서류로만 확인했던 대우조선의 현황을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현장 실사는 전날 정 대표를 포함한 인수단이 대우조선지회를 방문해 노조 간부들과 90여 분간의 비공개회의를 가진 이후 하루 만에 이뤄졌다. 노조는 그 동안 협상 과정에서 당사자(노조) 참여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단체협상 승계와 회사·지역 발전(투자) 등 4대 요구안을 주장해 왔다. 한화 측은 이를 수용할 뜻을 밝혔고, 이에 노조도 인수작업에 최대한 협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대우조선 노조는 최근까지도 옥포조선소 정문에서 현장 실사를 저지하기 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노조는 2008년(한화 등)과 2019년(현대중공업) 당시 매각 과정에서도 실사단의 현장 방문을 저지한 바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이날 “(한화 측)인수단장의 확약을 신뢰하며 실사를 진행하도록 결단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번 실사 과정이 마무리되면,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 절차를 밟게 된다. 한화그룹은 9월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는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본계약 체결 이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경쟁 당국의 결합심사와 당국의 방위사업체 인수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화 측이 목표로 설정한 인수 완료 시점은 내년 상반기(1~6월)다. 직전에 유럽연합(EU)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그룹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될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적어 향후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업계의 의견이 많다. 산은으로서도 대우조선 매각 의지가 강하고, 노조 역시 더 이상 지금 체제를 유지하긴 힘들다는 데 공감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배경이다.이날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회사와 노조가 상호 성실히 협의해야만 한다는 점에 서로 공감대를 나눴다”며 “현장실사 결과를 포함해 회사의 현황과 경쟁력을 분석하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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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오닉 6, 유럽서 하루 만에 완판… 북미도 내년 사전예약

    현대자동차의 세단형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6’가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 예약 판매에 들어간 지 하루 만에 2500대가 완판되는 인기를 누렸다.아이오닉 6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탄생한 현대차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다. 유선형 외관과 리어 스포일러 탑재 등 공기 저항에 특화한 디자인을 적용해 공력계수(공기 저항 수준)는 현존하는 전기차 중 최상위인 0.21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44km. 아이오닉 6보다 낮은 공력계수를 나타내는 전기차는 1억 원이 넘어가는 가격의 메르세데스-벤츠 ‘EQS(0.20)’, 테슬라 ‘모델S(0.208)’ 정도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9일 독일과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네델란드 등 유럽 5개 시장에서 아이오닉6 ‘퍼스트 에디션’ 사전 예약 접수를 실시한 지 24시간 만에 매진됐다. 연말 이후 정식 출시가 이뤄지기 전 일부 옵션과 트림을 한정해 특별판 형식으로 먼저 진행된 판매였다.2500대 한정으로 진행된 이번 판매는 1000대가 배정된 독일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별로 할당량을 정해 진행됐다. 가격은 6만 6400유로(약 9070만 원)로 고객 인도는 내년 3~4월에 개시될 예정이다.아이오닉 6의 흥행은 아이오닉 5(현대차), EV6(기아) 등 친환경·전기차를 앞세워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3분기 누적 판매량 점유율에서 전년(연간)보다 1.5%포인트 늘어난 9.9%를 나타냈다.이 기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량(10만 9626대)은 전년 동기 대비 21%가 늘어나며 ‘10만 대 선’을 넘어섰다. 유럽에서의 첫 판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현대차는 곧바로 2차 물량 배정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아이오닉 6는 지난달 한 달간 국내에서도 6327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내년 글로벌 판매량 목표를 6만 대 이상으로 잡은 상태다. 2023년 전체 전기차 판매 목표(30만 대)의 20%를 아이오닉 6를 통해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북미 시장에도 아이오닉 6의 사전 예약이 시작된다.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 6에 이어 내년 4월에는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에 이어 이번 세단 모델까지 유럽에서 호평을 받는다면, 내년 전기차 라인업 완성을 앞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위상 변화를 뒷받침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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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 그랜저’ 재해석한 파격 디자인… 출고 대기인원만 11만명

    국내에서 연간 10만 대 가까이 팔리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고급 세단 그랜저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7세대 그랜저는 출고 대기 인원이 10만90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최첨단 기능을 탑재한 ‘디 올 뉴 그랜저’는 공개 다음 날(15일)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36년간의 유산 위에 쌓은 첨단 신기술현대차는 14일 온라인 미디어 행사를 통해 내·외관 디자인과 기능이 확연히 달라진 디 올 뉴 그랜저를 공개했다. 신형 그랜저는 6세대 그랜저IG가 2016년 공개된 이후 6년 만에 나오는 세대 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현대차 미래차 역량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디자인적으로는 무엇보다 전·후면을 일자로 감싼 수평형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눈에 띈다. 일각에서 ‘로보캅의 눈’으로 불리기도 했던 바로 그 디자인이다. 이른바 ‘각 그랜저’라고 불렸던 1세대 그랜저를 재해석해 현대적으로 계승했다는 것이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실내에는 클러스터(계기판)와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12.3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달렸다. 중앙 하단에는 공조 컨트롤러가 포함된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스티어링 휠에는 전자식 변속 다이얼이 부착돼 깔끔함을 더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수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신형 그랜저는 36년간 그랜저가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유산) 위에 시장의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첨단 신기술과 디테일이 더해진 혁신적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에만 들어가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도 적용됐다. 이에 따라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실내조명의 밝기 등 편의 기능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카페이와 연계해 세계 최초로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의 통행료 결제(e하이패스)가 가능하다. 6세대보다 전장이 45mm 길어지는 등 차체도 커졌다. 원격으로 고장 상태를 조기 감지해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진단 서비스’가 현대차 최초로 도입되기도 했다.○ 내년 10만 대 이상 판매 목표‘모험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파격적인 디자인과 최첨단 품목을 대거 도입한 만큼 신형 그랜저의 판매량은 자동차업계 전체의 관심사다. 지난해 그랜저는 국내에서 8만9084대가 팔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가 대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차종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그랜저는 올해 기아 SUV인 쏘렌토에 밀리고 있다. 전망은 밝은 편이다. 5세대 그랜저HG(2011년 출시)는 누적 판매량이 50만 대를 넘겼고, 6세대 그랜저IG는 현재까지 62만4813대가 팔렸다. 이 시기 전체 구매 고객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3%에서 10%로 늘었다. ‘사장님 차’에서 ‘국민 대형 세단 차’로 위상 변화가 이뤄진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가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가운데 그랜저는 과거 쏘나타가 담당하던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진 라인업은 2.5L·3.5L GDI 가솔린과 LPG,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등 네 가지로 구성됐다. 가격은 가솔린은 3716만 원, LPG는 3863만 원, 하이브리드는 4376만 원부터 시작한다. 현대차 측은 내년 10만 대 판매를 자신했다.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현재까지 10만9000명의 고객이 그랜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1만1000대, 내년은 11만9000대를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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