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검찰이 전준경 전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백현동 민간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최근 전 전 부원장의 주거지와 관련 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7일 밝혔다. 전 전 부원장은 2017∼2019년 경기 용인시 상갈지구 부동산 개발 인허가 등에 대한 담당 공무원 청탁을 알선해주는 명목으로 백현동 민간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1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를 받고 있다. 다만 이 혐의는 백현동 개발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이었던 전 전 부원장은 이후 용인시정연구원장을 지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을 맡았다. 검찰은 정 대표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전 전 부원장에게 금품이 건네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을 수사하던 중 정 대표가 백현동 수사 무마 등을 청탁하는 대가로 임정혁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전 고검장)와 곽정기 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전 총경)에게 고액의 수임료를 건넨 사실을 파악하고 두 사람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정원두)는 7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당시 청와대가 만든 대통령지정기록물 등을 확보했다. 이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전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송 전 시장의 경쟁자를 매수해 불출마를 종용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를 받는다. 조 전 장관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범죄첩보를 경찰청을 통해 울산지방경찰청에 보내 하명(下命) 수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20년 1월 송 전 시장과 황운하 의원(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등을 기소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2021년 4월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항고를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1심에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되고,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되자 서울고검은 올 1월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검찰은 26일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등의 항소심이 시작되는 만큼 추가 증거 확보를 위해 서울고법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은 15년(사생활 기록물은 최장 30년)까지 비공개할 수 있는데, 이를 열람하려면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나 고등법원장의 영장이 필요하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철 지난 울산시장 개입 의혹 사건을 털고 털고 또 털면서 문재인 정부, 특히 조국을 겨냥해 수사력을 낭비하고 있다”며 “무도한 검찰정권의 협박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검찰이 전준경 전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백현동 민간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들어갔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김용식)는 최근 전 전 부원장의 주거지와 관련 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7일 밝혔다. 전 전 부원장은 2017~2019년 경기 용인 상갈지구 부동산 개발 인허가 등에 대한 담당 공무원 청탁을 알선해주는 명목으로 백현동 민간사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모 대표로부터 1억 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를 받고 있다. 다만 이 혐의는 백현동 개발과는 무관하다고 한다.당시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이었던 전 전 부원장은 이후 용인시정연구원장을 지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을 맡았다.검찰은 정 대표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던 중 전 전 부원장에게 금품이 건네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백현동 의혹을 수사하던 중 정 대표가 백현동 수사 무마 등을 청탁하는 대가로 임정혁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전 고검장)와 곽정기 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전 총경)에게 고액의 수임료를 건넨 사실을 파악하고 두 사람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엄상필 대법관 후보자(55·사법연수원 23기)가 필수의료분야에서 벌어진 의료사고에 대한 의사의 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이런 방식과 추진에 관해 전혀 이의가 없다”고 밝혔다.엄 후보자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사고처리특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질의에 “충분히 균형을 잘 고려해서 판단해야 될 문제”라며 이같이 답했다. 정부는 전날 보험 및 공제에 가입한 의료인의 필수의료분야 의료사고에 대한 공소를 제한하고 환자 사망 시에는 형을 감면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특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엄 후보자는 법원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재판 지연 해소를 꼽으면서 법관 증원이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현재 소송절차 안에서 판사가 결론을 빨리 낼 수 있는 게 도리”라면서도 “법관 수가 늘어나서 개인이 부담하는 사건 수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또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정치적 사건의 판결이 유독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선 “충분히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지적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직후 화두로 던진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에 대해선 “수사단계에서 영장재판을 하면 법원의 관여라고 볼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영장 청구내용에 관해 궁금한 게 있으면 검사나 수사기관에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그 정도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 후보자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이 제도에 대해 “법관에게 충분한 심리 수단을 부여하고자 하는 개선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한 바 있다.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6일 설 사면을 받기도 전인 3일에 공천 신청을 했다”며 ‘약속사면’ 의혹을 제기한 데에 대해선 “진행 경과가 맞다면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왜 그런 사면을 했는지 상세히 밝혀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도 답했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검찰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과 관련해 황재복 SPC 대표이사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황 대표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7일 밝혔다. 황 대표는 2019년 7월~2022년 7월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준 혐의다. 그는 사측에 친화적인 노조 조합원들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을 하는 동시에 노조위원장에게 사측 입장에 부합하는 인터뷰나 성명서 발표를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황 대표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백모 전무(구속 기소)와 공모해 김모 검찰 수사관(구속 기소)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 청구 사실 등 각종 수사정보를 제공받는 대신 620만 원 상당의 향응과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황 대표가 백 전무로부터 당시 검찰이 수사 중인 SPC그룹 허영인 회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배임 혐의와 관련한 정보를 보고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에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과 ‘송환 경쟁’을 벌였던 한국은 송환을 기약할 수 없어 국내 20만 명 투자자는 사실상 구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권 씨가 일으킨 투자 피해는 세계적으로 50조 원 이상으로 추산돼 미국에서 10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 시간)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권 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송환국이 결정된 건 권 씨가 도피한 지 22개월 만이다.● 韓-美 송환 경쟁, 법원 美로 보내 권 씨는 테라·루나 가치를 유지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한때 ‘한국판 일론 머스크’라 불리며 주목을 받았지만 시스템이 무너지며 가치가 폭락해 한순간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세르비아 등을 거쳐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로 도피했다. 지난해 3월 23일 위조 여권으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함께 잡힌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된 뒤 이달 21일 구속됐다. 체포 당시 한국과 미국은 권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경쟁을 벌였다. 한국 법무부는 3월 29일, 미국 국무부는 4월 3일 각각 인도 청구서를 보냈다고 몬테네그로 법원은 밝혔다. 권 씨 측은 형량이 적은 한국으로 송환되길 원했지만 결국 법원은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 법원은 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매체에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며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씨가 항고하면 송환이 더 늦어질 수 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3월 22일까지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월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 재판에 그가 출석할 수도 있다.● 美, 100년 이상 징역형 가능 권 씨는 미국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의 형을 합산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미 SEC는 2022년 2월 권 씨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연방 검찰도 한 달 뒤 상품 및 증권 사기,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 비슷한 사례로 가상자산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리는 등 7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3월 선고 공판에서 100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2일 테라·루나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채팅방 등에는 “내가 잃은 돈은 어떻게 배상받나”는 글들이 올라왔다. 동시에 안도하는 반응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선 미국과 달리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인정되지 않아 증권 사기가 적용되기 힘들고, 적용돼도 형량이 적어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피해자들의 구제는 후순위로 밀려날 것으로 내다봤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선 배상이 이뤄져 한국 피해자에게 줄 자산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국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의 미국 송환 여부가 공식 통보된 뒤 공소시효 정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검은 2022년 5월 투자자들이 권 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이후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미국에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 미국과 ‘송환 경쟁’을 벌였던 한국은 송환을 기약할 수 없어 국내 20만 명 투자자는 사실상 구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권 씨가 일으킨 투자 피해는 세계적으로 50조 원 이상으로 추산돼 미국에서 10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 시간) 권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이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권 씨에 대한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송환국이 결정된 건 권 씨가 도피한 지 22개월 만이다.● 韓-美 송환 경쟁, 법원 美로 보내권 씨는 테라·루나 가치를 유지시키는 새로운 방식으로 한때 ‘한국판 일론 머스크’라 불리며 주목을 받지만 시스템이 무너지며 가치가 폭락해 한순간에 범죄자로 전락했다.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세르비아 등을 거쳐 동유럽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로 도피했다. 지난해 3월 23일 위조 여권으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함께 잡힌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로 송환된 뒤 이달 21일 구속됐다.체포 당시 한국과 미국은 권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경쟁을 벌였다. 한국 법무부는 3월 29일, 미국 국무부는 4월 3일 각각 인도 청구서를 보냈다고 몬테네그로 법원은 밝혔다. 권 씨 측은 형량이 적은 한국으로 송환되길 원했지만 결국 법원은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법원은 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안드레이 밀로비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매체에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며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씨가 항고하면 송환이 더 늦어질 수 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3월 22일까지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월 25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시작되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소송 재판에 그가 출석할 수도 있다.● 美, 100년 이상 징역형 가능권 씨는 미국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의 형을 합산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미 SEC는 2022년 2월 권 씨와 테라폼랩스에 대해 증권 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연방 검찰도 한 달 뒤 상품 및 증권 사기, 시세 조종 등 8개 혐의로 기소했다.비슷한 사례로 가상자산 거래소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 돈 수십억 달러를 빼돌리는 등 7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고, 3월 선고 공판에서 100년 이상의 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22일 루나·테라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채팅방 등에는 “내가 잃은 돈은 어떻게 보상받나”는 글들이 올라왔다. 동시에 안도하는 반응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국내에선 미국과 달리 가상자산이 증권으로 인정되지 않아 증권 사기가 적용되기 힘들고, 적용돼도 형량이 적어 ‘솜방망이 처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한국 피해자들의 구제는 후순위로 밀려날 것으로 내다봤다. 천창민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테크노경영전공 교수는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선 배상이 이뤄져 한국 피해자에게 줄 자산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한국 법무부는 몬테네그로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씨의 미국 송환 여부가 공식 통보된 뒤 공소시효 정지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검은 2022년 5월 투자자들이 권 씨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한 이후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전국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병원 근무 중단을 결의한 첫날(20일)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63.1%가 병원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미복귀 시 체포영장 발부 및 주동자 구속 수사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으로 전국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8816명(71.2%)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중 7813명(63.1%)은 병원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현장 확인을 거쳐 병원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명령을 받고 병원으로 돌아온 전공의는 절반가량에 불과했다. 또 병원에 돌아오거나 남은 전공의 중 상당수가 형식적으로만 근무하는 상황이어서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한 3차 병원에서 진료나 수술을 거부당해 그보다 작은 1, 2차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며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풍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실수로 파라핀을 마신 손모 씨(82)의 경우 오후 1시경 구급차를 타고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치료를 받지 못했다. 손 씨의 아들 김모 씨는 “전공의 사직으로 응급실 치료가 힘들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병원에는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응급 진료가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가 붙었다.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 일반병상 가동률은 인력 부족으로 19일 오후 2시 47.7%에서 21일 같은 시간 30.5%로 떨어졌다. 수술실 가동률도 51.0%에서 36.8%까지 떨어졌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이탈로 응급실과 수술실을 최대한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청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 및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의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히 수사하고 필요한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강제수사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는 “주동자도 없고 배후 세력도 없는데 무슨 수사를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라고 반박했다.정부 “복귀거부 전공의 체포할수도” 의협 “사태 주동자는 정부” [의료 공백 혼란]법무부-행안부-검경, 전공의에 경고복귀 안하면 무더기 기소 가능성2000년 의약분업 반대 집단휴업… 당시 의협회장 구속-면허 취소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에 대해 체포영장 집행과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공언하며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미 현실화된 의료공백이 계속될 경우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과 경찰이 21일 합동브리핑에서 “정부의 행정적, 사법적 조치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이 조기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무더기 수사와 기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공의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의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에선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 대해 “공안 정국이냐”,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 “대화를 하자는 게 맞느냐” 등 격앙된 반발이 나왔다.● 정부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도 적용” 신자용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의료계 파업 전례 등을 보면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고, 사업자 단체가 공정거래를 할 수 없도록 담합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은 2000년 의협이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집단휴업에 들어가자 김재정 당시 의협 회장을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등 3개 혐의로 구속했다. 2005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되면서 김 전 회장의 의사면허는 취소됐다. 김 전 회장과 신상진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장(현 성남시장) 등 9명의 1심에서 유죄를 받아낸 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이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신 위원장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검찰은 2014년 원격의료 확대에 반발하며 의협이 두 번째 집단휴업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을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엔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며 3번째 집단휴진 사태가 발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법조계에선 전공의들의 이번 집단사직은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헌법이 보장한 직업 선택의 자유에 따른 개인의 선택이어서 의료법 적용이 어려울 거란 취지다. 실제 노 전 회장은 2021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는데, 당시 대법원은 “휴업은 사업자 각자의 판단에 맡긴 것”이라고 판시했다.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땐 불참하는 의사들에게 사유서를 요구하는 등 ‘강제성’이 인정돼 유죄가 선고됐지만, 2014년 집단휴진의 경우 의사들의 자율성이 보장됐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윤희근 경찰청장은 “(집단사직은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아니라는) 의사단체에서의 해석은 법적인 해석과는 다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 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 그는 전공의들 사이에서 휴대전화를 꺼놓는 등 업무개시명령 송달을 피하는 대처법이 공유되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법적 효력이 있는 방법으로 송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정부는 전공의가 조기에 복귀할 경우 기소유예 등을 통해 처벌을 감면하기로 했다. 기소유예란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검사 판단에 따라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정부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환자와 가족들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법률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의료계 “정부가 이성 상실” 강력 반발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의사들을 탄압하는 정부의 폭압적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의 기본권 탄압은 이성을 상실한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 관계자는 “이 사태를 만든 주동자는 정부이고 배후 세력은 대규모 의대 증원을 주장한 일부 학자들이니 그쪽을 수사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정부에서 구속 수사를 하신다면 가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전공의는 “정부가 언제든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고 하면서 주동자와 배후 세력은 구속 수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 건 앞뒤가 다른 거 아니냐”고 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이 오히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경북 지역의 한 개원의는 “전공의들이 반발심에서 사직서를 내는 경우가 더 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성재 신임 법무부 장관(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이 현직 검사들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검사들에게 강조했다.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의 총선 출마가 논란이 되자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일부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매우 따갑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검사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고, 사명감을 되찾아야 할 때”라며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 장관은 ‘신속한 수사와 재판’도 강조했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시행된 이후 수사와 재판의 지연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 간의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떠넘기기, 부실 수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등 심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취임식 직후 검찰 인사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각 고검장과 검사장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이 취임하면 현재 공석인 수원고검장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자리를 채우면서 검찰 고위직 인사가 일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박 장관이 선을 그은 것이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교체가 거론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돼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공판을 그대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관련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등 민감한 사건을 맡고 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법원이 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하면서 “부정한 수단이나 위계(속임수)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것으로 8일 나타났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 합병이었다는 검찰 논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위법 증거 목록에 판결문 152쪽을 할애하며 위법적 증거 수집도 지적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항소했다. 8일 동아일보가 확인한 A4용지 1614쪽 분량의 이 회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이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당한 개입을 유도해 합병했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이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 기교를 사용하거나 합병 거래를 목적으로 위계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이 회장의 경영권 강화 및 삼성그룹 승계만이 합병의 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사업적 목적 또한 합병의 목적”이라고 했다. 삼성물산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나선 점을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검찰이 기소 직전 추가한 업무상 배임 혐의에도 “추상적 가능성으로는 손해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부당 합병으로 주주들이 이익을 볼 수 있었던 기회를 잃었다는 입장이지만, 재판부는 “합병을 통한 그룹 지배력 강화 및 경영권 안정화는 삼성물산과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검찰이 압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서버 등에 대해선 “적법한 선별 절차를 거치지 않아 영장주의 원칙을 침해했다”며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 부정과 부정 거래행위에 대한 증거 판단, 사실 인정 및 법리 판단에 관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항소했다. 이에 1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은 또다시 2심 재판정에 서게 됐다.법원 “삼성, 합병위해 대통령 개입 유도했다는 檢주장 인정 안돼”재판부, 이재용 판결서 檢주장 배척“주주 희생 합병으로 볼 수 없어시세조종 등 단정하기 어려워”檢 “법원과 견해차 크다” 항소 검찰이 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의 전면 무죄 선고에 불복해 항소한 가운데, 법조계에선 “항소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동아일보가 확인한 이 회장의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단정할 수 없다”며 검찰의 논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판단과 법리 판단에 있어 1심 판결과 견해차가 크다”며 선고 사흘 만에 항소를 제기했다.● 法, ‘국정농단’과 합병 청탁은 관련 없어 법원은 이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통해 국민연금이 두 회사 합병에 찬성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이 회장의 단독 면담은 순서상 합병 주주총회 이후 있었던 만큼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부당한 개입을 유도해 국민연금 의결권을 확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합병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고, 합병 거래를 목적으로 위계(속임수)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이른바 ‘국정농단’ 재판 확정 판결에서 “이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은 미래전략실이 삼성물산의 의사를 배제하거나 의사에 반해 승계 작업 내지는 합병을 추진했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는 혐의(업무상 배임)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배임은 검찰이 이 회장을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당시 다루지 않고 기소할 때 추가되면서 ‘기습 기소’라는 비판이 일었던 부분이다. 재판부는 “자본시장법령에 따라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 비율이 정해진 이 사건 합병에서 검사가 주장하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는 손해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승계만을 위한 합병도 미전실만 나선 것도 아냐” 이번 사건 공소 사실의 시작은 이 회장이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해 미전실과 공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다는 것이다. 당시 제일모직 주식 23.2%를 보유한 대주주였던 이 회장이 삼성전자 지분 4%를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2012년 12월 ‘프로젝트 G’ 문건 등 삼성 내부 문건들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법원은 “프로젝트 G 문건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강화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보고서일 뿐 대주주의 이익을 위해 물산 주주를 희생시키는 약탈적 불법 합병 계획을 담고 있는 승계 계획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개별 회사의 사업상 필요성이나 시너지 등에 대한 검토는 사정을 잘 아는 소속 경영진 및 임직원들이 한 것으로 보이고 미전실이 지배구조 측면에서 필요성을 주로 검토했다”고 판시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 작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미전실만 나선 것도 아니었다는 취지다. 법원은 ‘M사 합병추진안’에 쓰인 ‘주가관리’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해당 표현은 시장에서 종종 쓰이는 표현으로 시세조종, 주가조작을 계획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항소하자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10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은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심리가 진행된 만큼 항소심에서는 공판준비기일부터 주요 쟁점과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서울대병원 등 주요 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설 이후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중에서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4곳의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수련 병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온라인 총회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대통령실은 8일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는 의료계를 향해 의료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발동이나 면허 박탈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업무 개시명령과 면허 취소 가능성에 대해 “아직 집단행동이 발생하거나 현실화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고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실과 응급실 등 필수의료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 연휴에도 설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 “모든 법적 수단 동원해 파업 막을 것”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범정부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수본은 17개 시도 및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보건소와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비상 진료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정부는 전공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전날 전국 수련 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시도 의사회에도 파업 금지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불법 집단행동을 하거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하는 경우 행정처분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료계의 반발을 무마할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구체적인 지원책도 마련한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르면 이달 말 소아와 분만 등 필수의료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 인상 시범사업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의료사고 처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사 절차 개선에 착수했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응급의료 사고에 형을 감면하도록 한 규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라”고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파업 놓고 “더 뭉칠 것” “실익 없어” 전공의 등 의사들은 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전공의 단체행동에 대비해 개인 연락처를 취합하고 경찰까지 동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더욱 격앙된 분위기다. 수도권 사립대 병원의 한 3년 차 레지던트는 “결국 벼랑 끝까지 몰아붙여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뜻이다. 의료계 내부에선 더 단단하게 뭉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파업의 실익이 적어 단체행동 참여율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2020년 파업 당시 전 국민적 지지를 받아 정부가 한발 물러났지만 이번엔 의대 증원을 원하는 목소리가 훨씬 크다”라며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고 생각해 파업에 회의감을 느끼는 전공의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발표된 증원 규모를 바꿀 수 없다면 의료계의 요구를 더 관철시키는 쪽으로 실익을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5년 뒤 정원 조정이나 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에서 실익을 챙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56)이 부당 합병 의혹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항소를 시사하면서 무리한 항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찰이 외부 전문가 등 일반인으로 구성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를 뒤집고 기소를 강행하고도 법원의 무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여론과 법리 등 두 번의 재판에서 모두 진 것”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특히 재판부가 검찰이 내놓은 핵심 증거를 배척하면서 이 회장의 19개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결한 만큼 ‘검찰이 오기 항소하지 말고 사건을 일단락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회장의 1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서버 자료에 대해 “위법하게 취득된 증거”라며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9년 수사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본사는 물론이고 공장까지 압수수색했다. 인천 송도 공장 바닥을 뜯어내 18TB(테라바이트) 분량의 백업 서버 등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 주거지 인근 창고에선 NAS(네트워크 결합 스토리지) 서버 등을 확보했다. 당시 서버를 숨긴 보안담당 직원과 삼성전자 임원 2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하는 등 검찰은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법원은 “혐의 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의 임의적인 복제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이 혐의와 관련이 없는 자료까지 압수하는 등 압수수색이 적법하지 않아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역시 같은 이유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제시한 핵심 증거들을 재판부가 모두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수사심의위-1심 모두 완패한 檢… 법조계 “오기 항소 안돼” “이재용 무죄, 檢 항소 무리” 법리-증거능력 등 모두 인정 안돼… 법조계 “항소해도 뒤집기 힘들것”항소-상고땐 李 10년이상 ‘사법족쇄’이원석 총장 “기계적 항소 지양” 약속… 尹도 총장때 “항소 세밀히 검토” 지시 재판부는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뤄졌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두 회사의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추진된 것이고, 설사 경영권 승계를 위해 추진했다고 하더라도 주주에게 손해가 가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이처럼 ‘경영권 승계 목적’이라는 검찰 공소사실의 대전제가 무너지면서 △분식회계 △허위정보 유포 △시세 조종 등의 혐의도 줄줄이 무죄가 선고됐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이유로 검찰이 항소해도 뒤집힐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다. ‘증거 재판’과 ‘법리 재판’에서 모두 패배했기 때문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범죄 혐의가 발견돼 책임자를 규명하는 수사가 아니라, 사람을 타깃으로 정해 놓고 범죄 혐의를 찾아간 수사였다”며 “기업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비롯된 것이라 항소해도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 시한은 명절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13일 밤 12시까지다.● 검찰총장, “기계적 항소 지양” 약속 법조계에선 이원석 검찰총장이 “기계적 항소를 지양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장은 2022년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희는 간단히 서명, 날인하면 항소, 상고를 할 수 있지만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장기간 재판에 묶여 있기 때문에 힘들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 이 총장 취임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5900원 족발세트 횡령’ 사건(1심 무죄), 중증장애인 딸 수면제 살해 사건(1심 집행유예) 등에서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검찰총장이던 2019년 8월 “항소나 상고는 세밀하게 검토하고, 가능성이 없다면 기소된 사람이 2, 3심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잘 판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무시하고 기소를 강행한 만큼 항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은 2020년 6월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고, 10 대 3으로 “수사를 중단하고 불기소하라”는 압도적 권고를 얻어냈지만, 검찰은 기소를 강행했다. 이미 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한 차례 꺾인 상황이었다. 검찰이 항소할 경우 이 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더 장기화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 회장의 재판은 3년 5개월간 107회(선고 공판 포함) 열렸고, 이 회장은 법정에 96회 출석했다. 만약 항소심과 상고심까지 6∼7년간 더 진행된다면 검찰 수사 시간(1년 9개월)과 재판 기간을 모두 포함해 10년 이상 사법 리스크가 이어질 수도 있다.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팀을 배제하고 총장이 결단해야 한다”며 “판결의 변경 가능성이 없다면 항소 포기 결정을 내리면 된다. ‘오기’로 항소해서 두 번 비판받는 길을 가선 안 된다”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무죄’가 나온 만큼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도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항소 시한 13일 자정 검찰 내부에선 항소심에서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다시 다퉈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증거물이 배척돼 무죄로 이어진 만큼 법원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피의자의 방어권을 침해하지 않고 협의를 통해 증거를 선별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마다 자체 보안 프로그램이 걸려 있어 삼성 측 동의 없이는 폴더를 열어볼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 일각에선 ‘국정농단’ 재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청탁이 인정되고, 금융감독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인정했던 만큼 항소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사실관계 판단이 조금 다른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면밀히 검토하면서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선 항소를 안 하고 무죄가 확정되면 검사들이 ‘사건평정’을 낮게 받을 수 있어 항소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도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와 함께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38)가 6일 국내로 송환됐다. 한 전 대표는 한국 시간 6일 오전 4시 20분경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해 오후 2시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검정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한 전 대표는 ‘폭락 사태를 예견했나’ ‘범죄 수익을 어떻게 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으로 압송됐다. 테라폼랩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한 전 대표는 테라와 루나가 폭락하기 직전인 2022년 4월 권 대표와 함께 국외로 도피했다. 검찰은 두 사람이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려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것을 확인하고 몬테네그로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이를 승인해 한 전 대표가 이번에 국내로 송환됐다. 반면 권 대표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법원이 권 대표의 송환을 최종 결정하면 그를 한국과 미국 중 어디로 송환할지는 몬테네그로 법무 장관이 결정하게 된다. 미국 정부도 그의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송환에 협력한 몬테네그로 당국에 사의를 표한다”며 “주요 피의자인 권 대표도 송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한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자마자 곧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한 전 대표가 권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초래한 주요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폭락 사태와 해외 도주 등 모든 혐의에 대해 엄정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지난해 5월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가 고점 대비 99% 폭락하며 국내 투자자 28만 명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사건이다.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 위험성의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손준영 기자 hand@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모 씨의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다’는 MBC 보도에 대해 6일 법무부가 “악의적인 허위 보도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MBC는 전날인 5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정부가 최 씨의 가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MBC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 씨가 고령인 데다 지병을 호소하고 있으며, 초범이라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법무부가 이달 말 심사위원회를 열어 최 씨가 포함된 3·1절 특별 가석방 대상자 명단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5일 “MBC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6일에도 보도자료를 내고 “일선 교정기관은 일정 형집행률(50%)을 경과한 수형자들을 기계적으로 선정한 기초적인 명단을 의무적으로 법무부에 상신한다”며 “이런 통상 절차를 왜곡해 마치 정부가 대통령 장모에 대한 가석방을 추진하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허위 보도를 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가석방 업무지침’에 따르면 가석방 예비심사 대상자 선정 기준에 해당하는 수형자는 모두 그 대상자로 정해야 한다. 한편 방송문화진흥회 여권 이사 3명(김병철, 지성우, 차기환)은 6일 “MBC 취재팀이 가석방 절차에 대한 이해가 있었는지, 기사의 사실 여부에 대한 데스크 기능은 작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법원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면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도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해 7월 한국 정부가 엘리엇에 약 14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앞서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7억70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며 ISD를 제기했고, 이 회장의 확정 판결 등을 근거로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법원은 이 회장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 요구에 편승해 적극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그 과정에서 승계 작업을 돕기 위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결했다. 사실상 엘리엇의 논리에 힘을 싣는 판결이었던 것이다. 이에 엘리엇 측은 “정부 관료와 재벌 간의 유착 관계로 소수 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건 검찰 수사 및 형사 절차를 통해 이미 입증된 바”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 회장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취소소송에선 한국 정부가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이 “합병 과정에서 주주의 이익이 도외시된 바 없고,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 및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만큼 엘리엣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7월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ISD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는 일부 위법이 있었다고 해서 엘리엇에 돈을 물어줄 사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4·10총선이 7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가 최소 4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최소 31명의 전·현직 검사가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겠다며 출사표를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제3지대 등 야권에선 ‘반윤(반윤석열)’을 표방한 현직 검사들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각 당의 전략공천과 비례대표 공천 등에 따라 검찰 출신 후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동아일보가 30일 각 당 예비후보 등록자와 출마 선언 등을 전수 조사한 결과 검사 출신 입후보 예정자는 최소 45명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당선 이력이 없는 19명을 포함해 31명이 국회의원 배지에 도전한다. 이들은 대부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영남 등 텃밭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 출마 선언을 하면서 떠난 부산 해운대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서울 강남권 출마가 거론된다. 검찰에서 윤 대통령과 오랜 시간 함께한 법조인들도 국민의힘 점퍼를 입고 공천을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서울법대 동기인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서울 송파갑, 노승권 전 검사장은 대구 중-남에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도 ‘반윤 검사’와 이재명 대표 측근임을 내세우는 전·현직 검사 12명이 호남 등 텃밭 공천을 바라고 있다. 이들 중 7명이 정치 신인이다. 이 대표의 법률특보이자 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박균택 전 고검장은 광주 광산갑, 이 대표 대선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양부남 전 고검장은 광주 서을에 출마한다.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상 출마 시한인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표를 냈다면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도 출마가 가능하다고 본 이른바 ‘황운하 대법원 판례’를 이용한 현직 검사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를 선언한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했지만, 사표를 미리 낸 상태라 징계를 당하더라도 출마엔 문제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에 참여했던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전남 순천에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윤석열 사단은 검찰 하나회”라고 비판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전북 전주 출마를 검토 중이다. 법조계에선 공무원 출마를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취지와 대법원 판례가 맞지 않는 만큼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전직 검찰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가 출마 전 공직을 떠나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은 공직 권한의 남용과 신뢰 훼손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는 법 규정의 정신과 어긋난다.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친윤-반윤 나뉜 검사 출신들, 총선서 ‘與野 선수’로 격돌 尹과 근무 노승권, 40년 지기 석동현이재명 변호 박균택, 반윤 양부남 등 전현직 검사들 與野 텃밭 출마 거론 해임권고 김상민, 징계 회부 이성윤… ‘사표뒤 수리 안된채 출마 가능’ 논란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조동주 기자 djc@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동아일보가 4·10총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검사 45명을 전수분석한 결과 ‘친윤(친윤석열) 대 반윤(반윤석열)’의 구도가 선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의 경우 검사 출신인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친윤’을 표방하며 “국정동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많았다. 반면 야권에선 ‘반윤 검사’ 또는 ‘친문(친문재인) 검사’를 자처하며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걸거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전·현직 검사들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여야 선수’로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與 “尹 국정철학 누구보다 잘 이해” 국민의힘 공천을 노리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과 검찰 근무 인연이 4차례 겹치는 노승권 전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대구 중-남 출마를 선언하면서 “거대 야당을 철저히 심판하고 정부를 지키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역시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불출마하는 서울 송파갑에 출사표를 던지며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적으로 원내 입성을 노리는 검찰 출신 신인 19명 중 11명이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중엔 윤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이 부산 해운대갑에 출마한다.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도 서울 강남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후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충북 청주서원 출마를 준비 중인 김진모 전 검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민정2비서관과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한 위원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경기 의왕-과천에선 한 위원장과 연수원 동기인 최기식 전 차장검사가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저격하며 차별화를 시도하는 후보도 적지 않다. 경북 포항 남-울릉에 출마하는 최용규 전 차장검사는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의해 반개혁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6개월 만에 (법무부 검찰제도개선기획단장에서) 쫓겨났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는 힘찬 동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野 “‘반윤 검사’가 윤석열 정권 심판” 야권의 검찰 출신 예비후보들은 ‘반윤’을 강조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까지 비판하며 여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 대표에 대한 호위무사까지 자처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에선 신인 7명 중 2명이 이 대표와 같은 중앙대 법대 출신이다. 광주 광산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균택 전 고검장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검찰 재직 당시 공무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던 인물이 윤석열, 한동훈”이라며 “이들을 제대로 심판할 수 있는 사람, 검찰 조직을 제대로 알고 개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광주 서을 지역구를 노리는 양부남 전 고검장도 “당 대표에 대한 부당한 수사와 사법적 압박에 대응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윤석열 정부에 분노했다”고 자신이 ‘반윤 검사’임을 명확히 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고검장은 이 대표의 검찰 조사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변호인으로 이 대표 곁을 지켰고, 양 전 고검장은 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전반을 관리해 ‘이재명의 방패’로 불린다.국회입법조사처장을 지낸 김하중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은 “무도한 검사독재로부터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이 현역인 경기 화성을에 민주당 옷을 입고 출마했다. 검사 출신 후보들이 윤 대통령이나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호가호위 처세술”이란 비판도 나온다. 검사 출신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면 얼마나 본인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소신과 강단을 가졌는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어떤 계획과 열정이 있는지 보여야 한다”며 “내 뒤에 누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천박한 자기 과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에서도 두 진영으로 갈려 싸우던 사람들이 ‘정권 대리전’의 전면에 나선다니 씁쓸할 따름”이라고 했다.● 현직 검사들도 잇달아 출사표 이번 총선에선 이례적으로 현직 검사들의 출마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 시절 지인들에게 정치적 문자메시지를 돌려 논란을 빚은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가 경남 창원 의창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와 중앙대 동문인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며 “진짜 검사가 나서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정말 먼지 한 톨 나오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엄호했다. ‘친문 검사’로 분류되는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현직 검사 신분으로 전북 전주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모두 사표 수리가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출마가 가능하다. 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돼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제기된 당선 무효 소송에서 대법원은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된다”며 황 의원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 검사에 대해 해임을 권고하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윤석열 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된다”고 한 이 연구위원을 검사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징계를 받더라도 출마는 문제가 없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내 정경심 씨의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 재판 항소심 선고가 다음달 8일 열리는 가운데 차범근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1) 등이 재판부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2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달 22일 재판부에 차 전 감독 등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차 전 감독 외에도 정지영 영화감독(78) 등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조 전 장관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탄원서도 재판부에 제출된 상태다.차 전 감독은 탄원서에 “저는 조 전 장관 가족들과는 인연이 없다”면서도 “조국의 두 아이들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그 용기와 반성을 깊히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차 전 감독은 “벌써 5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라며 “그 동안 조국 가족이 받은 고통과 그들이 감수한 징벌은 비슷한 경험을 한 대한민국의 수많은 학부모들에게 큰 경종이 되었으리라 확신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차 전 감독 측은 “조 전 장관과 인연은 없으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지지나 정치적 성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차 전 감독 측에 따르면 탄원서 제출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차 전 감독뿐 아니라 가족들을 향한 비난 목소리가 컸던 경험 때문이라고 한다. 특히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차두리 한국 축구대표팀 코치가 고려대 진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진학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비난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 탓에 조 전 장관과 인연은 없지만 ‘조 전 장관의 자식들에게는 선처를 베풀어 달라’는 취지에서 탄원서를 냈다는 것이 차 전 감독 측 주장이다. 차 전 감독은 실제 탄원서에도 “부디 자식들을 보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바라봐 주시고 선처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리며 보잘 것 없는 제가 이렇게 호소문을 올린다”고 적었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구민기 기자 koo@donga.com}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 출근길에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가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의 발단이 된 김 위원의 사퇴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우며 형성된 김 위원과의 동지 의식이 관계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을 고위직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김 위원은 지난해 12월 비대위원 임명 직후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수락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남자들끼리 통화였다”며 긴말 주고받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임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17일 김 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결정을 직접 알렸다. 대통령실에서 사천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이 그 날 저녁 김건희 여사의 ‘디올 백’ 수수 논란을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하자 윤 대통령이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에서는 김 위원의 사퇴로 갈등을 봉합하길 원하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위원의 사퇴가 관계 회복의 선결 조건은 아니다”면서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의 원인 중 하나가 김 위원 문제”라고 했다.● 金 “한동훈과 남자들끼리 대화” 김 위원은 비대위 인선 발표 직후 통화에서 “한 위원장과 짧게 통화하고 수락했다. 남자들끼리 통화였다”며 “왜 이겨야 하는지와 비전 중심으로 이야기 나눴다”고 했다. 정치 현안에 대해 ‘이심전심’인 만큼 긴말이 필요 없다는 취지다. 김 위원은 정치권 진출에 거듭 선을 그어 왔지만 한 위원장이 부탁하자 전격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8∼2019년 한 위원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을 맡아 지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 위원이 외부 저격수 역할로 수사에 힘을 실어준 것. 이후 김 위원은 한 위원장이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수사를 이끌었을 때 조 전 장관 비판에 앞장섰다. 김 위원은 2019년 9월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참여연대에서 탈퇴한 뒤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로 참여하는 등 야권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이후 김 위원은 한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휘말릴 때마다 적극 방어했다. 김 위원은 2020년 7월 당시 검사장이었던 한 위원장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되자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내 검찰청법 위배 여부를 따졌다. 김 위원은 2022년 5월 한 위원장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 여당 측 증인으로 출석해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대해 “‘대장동 주범은 윤석열’이라는 뜬금없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지껄인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에 취임한 이후에도 김 위원은 각종 이슈마다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싣는 글들을 잇달아 게시했고,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이 올린 글을 주변에 종종 공유했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두 사람은 정치적 관점이나 문제 해결 방식에서 유대감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김 사퇴가 선결 조건 아니야” 윤 대통령은 김 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거론한 것이 한 위원장과의 교감하에 이뤄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한 몸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친윤과 영남 의원을 중심으로 “당도 김 위원 사퇴로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친윤 의원은 “당장 사퇴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 엉뚱한 사람이라 예측 불가능한 행동만 한다”고 날을 세웠다. 부산·경남(PK)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갈등을 봉합하려면 당에서도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김 위원이 사퇴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태도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사천 논란은 한 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억지”라고 말했다. 또 지도부에서는 김 위원 사퇴 시 ‘한동훈=윤석열 아바타’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을 지명했다.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사법개혁을 이어받아 헌법적 가치를 법무행정에 구현할 적임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실장은 박 후보자에 대해 “공직 생활 내내 엄정한 성품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원칙에 기반해 뚝심 있게 일을 처리한 것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고 설명했다.경북 청도 출신인 박 후보자는 1991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감찰2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박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사법연수원 기수는 윤 대통령이 6기수나 아래지만, 박 후보자는 자신보다 나이가 세 살 많은 윤 대통령에게 “선배님”이라고 존칭을 쓰고, 윤 대통령 역시 박 후보자를 믿고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대구고검에 좌천되자 당시 대구고검장으로서 위로와 격려를 건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선배 검사 중 한 명이기도 하다.박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금조부장 시절 당시 소속 검사였던 이원석 검찰총장(55·27기)과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사건을 수사했다.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엔 심우정 법무부 차관(53·26기)이 형사1부장으로 박 후보자를 보좌하는 등 법무부·검찰 지휘부와도 연이 있다.박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 생활안전, 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