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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기들을 통해 수면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생성될 텐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수면의학과 접목시킬지가 관건입니다.” 16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만난 클리트 쿠시다 미국 스탠퍼드대 수면의학 교수(63·사진)는 슬립테크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세계수면학회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을 지낸 쿠시다 교수는 수면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슬립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이 개최한 ‘슬립테크 라이프 심포지엄’에 강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방한해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가 슬립테크 전용관을 마련할 정도로 수면 기술에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지만 아직 어느 기업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게 쿠시다 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스탠퍼드대) 연구실에서 쓰는 수면 연구 장비들의 원산지가 매우 다양할 정도로 아직은 수준이 서로 비슷한 선상에 있다”며 “제품의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만큼 5년 이내에는 수면감지 기술이 고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슬립테크 기업들은 수면 질환뿐 아니라 큰 생태계 안에서 연구와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했다. 쿠시다 교수는 슬립테크가 삶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이나 각종 수면 관련 질환으로 잠들기 어렵다는 것. 그는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밤중에 깼다가 다시 잠드는 패턴이 생겨 수면 효율성이 저감됐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점진적으로 수면 패턴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의 도입 및 접목이 수면의 질 개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슬립테크’를 내걸고 생산된 모든 제품을 믿고 써도 될까. 그는 “기업이 수면의 총량과 깊이 등 제품의 효과를 어떤 식으로 검증했는지 데이터를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시다 교수는 수면 진단에 도움을 주는 기술에 주목한다. 그는 “‘밤에 두 번 정도 깼다’고 말한 환자가 실제로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으로 한 시간에 60~100번 깨는 경우도 있었다”며 “수면의 질을 정확히 진단하고 관련 질환을 치료하면 환자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면의 질을 측정하는 기술은 아직 정밀하지 못하다는 것이 쿠시다 교수의 평가다. 그는 “아직은 슬립테크 기업들이 내놓은 가정용·개인용 제품이 수면의 총량이나 깊이를 정밀하게 진단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수면 문제가 있다’고 인지할 수준의 기술은 갖춰 개인이 병원에 방문하는 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보건복지부가 비대면 진료를 재진 환자 중심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원격의료 플랫폼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진 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에 대해 “코로나19 이전으로 역행하는 원격의료 규제법”이라며 “이로 인해 실질적 비대면 진료 서비스 중단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7월 출범한 원산협은 닥터나우, 굿닥 등 18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복지부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년 2월∼2023년 1월) 비대면 진료의 재진 비율은 81.5%다. 원산협은 이에 대해 “일차원적인 분석”이라고 비판하면서 비대면 플랫폼 이용자의 99%가 초진 환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원산협 관계자는 “(현재 원격의료 플랫폼은) 밤이 늦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급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원산협은 재진 환자 중심의 비대면 진료가 범정부적 바이오·헬스 신산업 규제혁신 노력과는 반대로 청년 스타트업이 대다수인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산업계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8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7000억 원이다. 14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 성격의 이번 투자에는 NH-수인베스트먼트 혁신성장 M&A 투자조합과 SJ 파트너스, IBK기업은행 등이 참여했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포맨트 △에이프릴스킨 △널디 △글램디바이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뷰티테크 기업이다. 특히 2021년 선보인 홈 뷰티 케어 디바이스 ‘에이지알’은 올 2월 기준 누적판매 70만 대를 기록하며 매출 1500억 원을 돌파해 성장세가 주목받았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더 큰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이번 투자 유치에 주효했다”며 “올 1월에는 뷰티 디바이스 전문 연구시설 ‘ADC’를 개소하고 30여 개의 특허를 확보하는 등 기술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3분기(7∼9월) 예비심사 제출을 목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유치한 프리IPO 자금을 통해 뷰티 디바이스 사업에 대한 투자와 역량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에듀테크 스타트업 업계가 챗GPT 및 인공지능(AI)으로 사용자의 학습을 돕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AI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학습 비용은 줄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스타트업 ‘스픽이지랩스’는 자체 개발한 AI 음성인식 기술에 챗GPT 기반 기술을 결합한 ‘AI튜터’ 기능을 올해 1월 이 회사 앱 ‘스픽’에 도입했다. 기존 서비스가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발음 등에 대해 피드백을 해줬다면, AI튜터는 상황과 맥락을 파악해 원어민처럼 이용자와 대화를 나눈다. 대화 문장을 텍스트로 앱 화면에 띄워 어색한 표현과 문법 교정 등 즉각적인 피드백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조성한 스타트업 펀드로부터 2700만 달러(약 382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오픈AI와 기술적 파트너십을 맺고 AI튜터를 개발했다”며 “AI튜터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학습자 입장에서는 ‘틀리면 창피하다’는 긴장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고, 좀 더 낮은 비용으로 원어민과 직접 대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영어 단어 학습 앱 ‘말해보카’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이팝소프트’도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AI는 사용자의 영어 실력에 맞춰 어휘 퀴즈를 내는데,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문제들을 제공해 지속적으로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킨다. 수학 영역의 에듀테크 스타트업계에서도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2020년 3월 설립된 스타트업 ‘제제듀’는 ‘체리팟’이라는 앱을 통해 풀이 과정 중심의 개인화 수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람의 손글씨를 인식하는 OCR 기술과 문제 풀이 과정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AI 기술이 핵심이다. 이 기술을 통해 풀이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면서 학생 수준에 맞춰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문제도 추가로 제시한다. 이 회사는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글로벌 실리콘밸리(GSV)가 주관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 에듀테크 콘퍼런스 ‘GSV Cup Elite 200’에도 선정됐다. 2018년 11월 설립된 ‘튜링’도 AI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수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80만 명이 풀이한 3000만 건의 수학 문제 풀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문제를 틀린 학생들의 현재 실력을 진단하고 실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를 AI가 분석해 제시한다. 쇼츠 콘텐츠를 통한 해설 강의부터 단원별 기초 강의까지 인터넷 강의도 제공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순방했을 때 국내 순방 참여기업 100곳 중 10여 개 기업 대표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 오찬에 초대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의 참석자 속에는 다소 생소한 얼굴도 있었다. 그는 2015년 설립된 디지털 숙박시설 위탁 운영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의 이웅희 대표(35)다. 이 대표는 “넓은 시장 기회와 지리적 이점, 한국인을 향한 긍정적 인식 때문에 UAE를 사업적으로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동, 글로벌 진출 요충지… B2G 비즈니스 특이”H2O호스피탈리티는 숙박 및 레저산업의 시스템을 자동화하고 디지털 전환을 해 준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도어락 기술과 소프트웨어는 이용객들이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체크인부터 룸서비스, 하우스키핑, 체크아웃 등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지난해 1분기(1∼3월)부터 중동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있는 이 회사가 세 번째 해외 진출지로 중동을 선택한 건 이곳이 전 세계에서 하이엔드 리조트가 가장 많이 지어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석유를 통해 부를 축적한 걸프 국가들은 ‘탈석유화를 통한 자본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며 “30, 40대 중동의 기업 리더들은 이를 활용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는 공통된 비전을 갖고 있어 창업가 입장에서는 매우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지리적 이점도 고려했다. 그는 “중동은 동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의 정중앙에 있어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며 “글로벌 5성급 호텔의 총지배인이 되려면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최소 3년을 일해야 할 정도로 중동이 럭셔리 호텔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캐나다, 홍콩, 일본 등에서 살았던 그는 “건설, 담수화 시설, 원자력발전소 등 UAE의 각종 인프라를 한국이 담당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가 높다”며 “한국 사람을 보면 먼저 다가와 한국말로 ‘한국분이냐’고 물으며 친절하게 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동 국가들은 비즈니스의 시작점이 B2G”라며 “투자청, 국부펀드 등과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해 작은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아 한국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유일무이한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의 표준 될 것”전 세계적으로 숙박산업은 여전히 종이나 플라스틱 카드, 팩스 등에 의존하고 있다. 또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가 호텔에 이용객 데이터를 공유해 주지 않아 호텔들은 마케팅에서 비효율을 겪고 있다. H2O호스피탈리티는 단순 숙박 예약 대행을 하는 OTA와는 달리 디지털 경쟁력으로 밸류 체인을 바꿔 호텔의 자생력을 높이겠다고 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UAE의 전체 숙박 매출 중 70%가 부킹닷컴, 아고다 등 OTA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기껏 근사한 호텔을 지었는데 숙박 매출의 20%가 미국 회사에 판매 수수료로 빠져나가 UAE 정부도 투숙객과 시설을 직접 이어줄 수 있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접 판매) 플랫폼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는 H2O호스피탈리티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독자 여러분들은 집단지성의 힘을 믿으시나요?당장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 수긍은 하시겠지만 그 힘이 어느 정도로 큰지는 가늠이 잘 안되시죠. 대표적인 예로는 ‘위키피디아’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보 생성에 여러 사람이 참여하면서 잘못된 정보는 자연스럽게 수정이 되고, 부족한 정보는 보완이 이뤄지며 참고하기 좋은 정보가 생성되죠, 스타트업 업계에도 집단지성, 커뮤니티의 힘을 믿는 창업가가 있습니다. 바로 커뮤니티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 ‘CAN’의 호창성 대표(49)·문지원 대표(48)인데요. 앞서 이들은 지금의 메타버스 환경과 비슷한 가상공간 서비스 스타트업 ①‘웹씨인터미디어’(2000년)를 시작으로 글로벌 OTT 서비스 ②‘비키’(2007년) ③‘빙글’(2011년) 등을 창업했습니다. 연쇄창업가이자 부부창업가인 이들에게 CAN은 네 번째 스타트 창업입니다. 네 개의 스타트업이 언뜻 보기엔 서로 달라 보이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커뮤니티’라는 하나의 키워드가 이들 스타트업을 관통합니다. 이번 스테파니에서는 ‘커뮤니티에 진심인’ 호창성·문지원 대표의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어 인터뷰는 줌으로 진행됐습니다. ●첫 창업, 시대를 너무 앞서나가 실패두 대표의 첫 창업 ‘웹씨인터미디어’는 호 대표의 대학 졸업작품에서 발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에 재학중이었던 호 대표와 이대 특수교육과에 갓 입학한 문 대표가 처음 만난 건 이들의 고향인 부산에서 열린 조인트 동문회였습니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한 이들은 데이트를 하면서 공통의 관심사였던 뇌생리학과 컴퓨팅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합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문 대표는 이후 서양학과를 복수전공했는데요. 미술과 컴퓨터가 오버랩되면서 공통 관심사가 컴퓨터 그래픽스로 발전했다고 하네요. 가상공간 서비스 스타트업 ‘웹씨인터미디어’를 창업하게 된 배경입니다. 마치 메타버스 세상에서 아바타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교류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었다는데요. 하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간 나머지 첫 창업은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지금이야 워낙 인터넷 환경이 좋지만, 이들이 창업했던 2000년은 인터넷을 전화선으로 연결하던 시절이었죠. ●두 번째 창업 ‘비키’ 통해 커뮤니티의 힘 체감첫 스타트업을 정리한 두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두 번째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지금이야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많이 발전했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창업 환경이 척박했죠. 두 대표는 우선 미국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문 대표는 하버드를, 호 대표는 스탠퍼드를 선택했는데요. 이곳에서 창업에 필요한 네트워크와 기회를 확보하자는 취지였습니다. 두 번째 창업 아이템의 영감은 문 대표가 유학 생활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미국 드라마였다는데요. 문 대표는 “언어는 내재화해야 하는 것인데, 한국에서는 대개 지식 습득 방식으로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말하기가 어려웠고, 그런 방법 자체에 굉장한 원망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언어를 배울 때는 그 언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경험을 해야 하는데,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직접 체험할 수 없을 때는 드라마가 차선책”이라며 “문화적 맥락을 같이 보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그렇게 탄생한 두 번째 스타트업 ‘비키’는 회원들이 전 세계 드라마, 영화 등에 다양한 언어로 자막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두 대표처럼 미국에 유학하러 온 한국인 친구와 선후배들이 너무나 열광하면서 시드 투자에 참여했다고 하고요. 호 대표가 스탠포드대 MBA 수업 시간에 비키의 아이디어를 발표하자 참관인으로 왔던 실리콘밸리 VC에서도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전문 번역가가 자막을 만드는 것보다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문 대표는 “언어생활에는 다양한 맥락적 이해가 필요한데, 전문 번역가들은 각 영역의 전문가에 비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반면 비키에서는 유저들의 연령과 직업 등이 다양하다 보니 메디컬 드라마를 번역할 때면 유저들이 의사를 소환하고, 법률 드라마면 변호사를 소환하고, 유행어나 슬랭(속어)이 들어가 있는 경우 10대들을 소환해서 가장 알맞은 느낌으로 번역을 했다고 하는데요. 커뮤니티가 긍정적인 힘을 발휘한 셈이죠. 심지어 자막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별도의 보상이 없었는데도 계속해서 이 자막 커뮤니티는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당시 두 대표가 유저들에게 물어보니 돌아온 공통적인 답변은 ‘이곳에서의 활동이 금전적인 가치로 환산되는 순간 재미를 잃을 것 같다’고 했다고 합니다. 유저들은 서비스에 열띤 반응을 하고 있었지만, 비키도 금융위기의 영향을 피해 갈 순 없었습니다. 호 대표는 “금융위기 전에는 VC들이 ‘수익모델이 없어도 아이디어가 좋고 1억 명의 유저를 모을 수 있다는 잠재력만 보여주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다’고 하더니, 금융위기가 터지니까 스탠스가 180도 달라졌다”고 회상했습니다. (최근 투자시장에 겨울이 찾아오면서 스타트업들이 듣는 이야기가 오버랩되지 않나요?)결국 비키는 서비스를 종료할 위기에까지 처했는데요. 그런데 서비스 종료 공지를 올리자, 비키 사용자들이 ‘기부금을 낼 테니 서비스를 유지해달라’며 발 벗고 나섰다고 합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서비스를 유지한 비키는 겨울을 버텨냈고, 시리즈 A 투자도 유치했죠. 당시 겨울을 버텨낸 비결에 대해 묻자, 문 대표는 “비키는 유저들이 이유 없이 좋아하는 팬심이 아니었다”며 “결국 창업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걸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두 대표는 2013년 일본 라쿠텐에 2억 달러(약 2200억 원)에 비키를 매각했습니다. 호 대표는 “비키의 비즈니스에서 크게 차지하는 부분 중 하나가 콘텐츠 라이센싱 부분이었는데, 이 영역은 ‘누가 더 큰 지갑을 가지냐’가 중요한 영역이었다”며 “우리 부부는 테크이노베이션이 더 즐거운 사람들이었던 반면 비키의 비즈니스에서는 자본력이 더 중요해지면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커뮤니티 진심의 끝판왕, 커뮤니티 SaaS 서비스 ‘CAN’두 대표의 세 번째 창업은 관심 기반 소셜미디어 ‘빙글’입니다. 커뮤니티에 진심인 나머지 비키를 매각하기 전인 2011년 빙글을 창업했습니다. 호 대표는 “(비키를 경영하면서) 콘텐츠 라이센싱에 의존하지 않는 이노베이션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커뮤니티에서 상호작용을 만들어내고, 커뮤니티에서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가치를 만들어내는 생태계를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빙글을 창업했다”고 말했습니다.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SNS와 달리 빙글은 유저가 관심사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모이도록 하는 소셜미디어였습니다. 빙글은 MAU(월간 활성 이용자)가 10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성장세를 이어갔다는데요. 그렇게 잘 나가던 빙글은 호 대표가 기소되면서 투자가 취소되고,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2년여간 법정투쟁이 이어지면서 하락세를 걸었습니다.지금의 ‘CAN’은 빙글에서 끝까지 남아준 동료들과 함께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CAN(Community Alliance Network)은 누구나 빙글 같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호 대표는 “우리가 가구를 만들거나 집을 지을 때 산에 가서 나무를 캐오는 것까지 하지는 않는데, 유독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는 농사부터 수확까지 다 하고 있다”며 “CAN은 이미 만들어둔 컨테이너 방, 화장실, 부엌 등을 필요에 따라 빠르게 조합해 건물을 완성하는 것처럼, 이미 모듈화해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기업에) 제공한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특히 커뮤니티처럼 직접 소비자를 대면하는 플랫폼의 경우 사내 전산시스템을 만들 때보다 더 까다롭다는데요. 사내 전산시스템은 구성원들이 조금 불편함을 느껴도 계속 쓰게 되지만, 직접 소비자를 대면하는 플랫폼은 UX나 트렌드가 서비스 성공과 직결돼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끊임없이 수정하면서 개발을 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죠.문제는 외주 개발을 맡길 경우 유지보수 관리 비용이 계속해서 들고, 이마저도 플랫폼을 만든 개발자가 퇴사하면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IT 전문 회사가 아닌 이상 굉장히 유능한 개발자를 채용해 내부에 개발팀을 꾸리기도 쉽지 않구요. CAN은 바로 이 점에 착안했습니다. 호 대표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나 테크 전문가들은 같은 비용이 들어간다면 직접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입증이 된 외부 솔루션을 쓰는 것이 더 나은 판단이라고 보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소 생소해 보이는 ‘커뮤니티 SaaS 서비스’, 실제로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요?수산물 직거래 플랫폼 ‘파도상자’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는데요. 스타트업 ‘공유어장’에서 운영하는 이 플랫폼은 커뮤니티 회원들이 어부에게 조업을 요청하면, 어부가 직접 요청받은 수산물을 잡아 보내줍니다. 파도상자 서비스는 CAN을 이용해서 구축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신사업팀에서 이용하고 있다고 하네요.이번 스테파니에서는 커뮤니티에 진심인 연쇄창업가 부부를 소개해드렸는데요,앞으로도 스타트업 업계의 재밌는 이력과 경험을 가진 인물들을 발굴해 독자들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국내의 한 스타트업이 LG생활건강이 해외 전시회에서 선보인 타투 프린터가 자사 제품을 모방한 제품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대기업의 아이디어·기술 탈취 논란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27일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는 보도자료를 내고 LG생활건강이 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한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가 자사 제품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투 프린터는 블루투스로 모바일 앱과 기기를 연결해 화장품 잉크로 피부에 타투를 그리는 제품이다. 이 회사는 2018년 1세대 모델 프링커프로를 출시한 이듬해인 2019년 6월, 2년간 유효한 비밀유지계약(NDA)을 LG생활건강과 체결했다. 하지만 NDA 체결 이후 두 회사 간 소통은 중단됐고, LG생활건강은 2020년 9월 ‘타투 프린터’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특허를 등록했다. 프링커코리아는 22일 LG생활건강에 ‘공정거래법 부정경쟁방지법 저촉 소명요청’이란 제목으로 내용증명을 요청했고 23일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울타리 피해구제를 접수시켰다. LG생활건강은 전면 반박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임프린투는 파우더(프라이머)와 밤(픽서) 타입이고, 프링커의 프라이머는 스프레이 타입 액체 제형으로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프링커와 업무 협의나 기술 공유를 전혀 하지 않았고, 타투 프린터는 특정 업체가 독점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인 스타트업 파두가 1조800억 원의 기업가치로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이 1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독식하던 팹리스 분야에서 거둔 성과라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다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두는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프리 IPO에서 1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7일 밝혔다.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포레스트파트너스와 신규 투자사인 IBK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파두 관계자는 “당초 예정했던 유치 금액을 20% 상회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명확한 사업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파두는 2015년 7월 서울대 공대 ‘메모리 및 스토리지 구조연구실’ 출신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현재 주력 사업은 데이터센터용 SSD(데이터 저장장치) 컨트롤러로,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안정적으로 전송을 가능하도록 해주는 장치다. 파두는 설립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설립 1년여 만인 2016년, 미국 인텔이 자체 테스트 연구소에서 파두의 시제품을 실증한 결과 당시 인텔 최신 제품보다 2∼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다 보니 공급 역량을 보여주기 위해 글로벌 대기업들에 일일이 기술력을 검증받아야 했다. 파두는 지난해 미국 메타(옛 페이스북)에 기업용 SSD 컨트롤러를 공급하는 등 미국 내 데이터센터와 주요 빅테크 고객을 다수 확보했다. 본격적인 제품 양산에 들어간 지난해 500억 원대 매출액에 4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파두의 성과에 대해 한국이 취약했던 팹리스 영역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세대(5G)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가상현실, 사물인터넷(IoT) 등이 발전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가 특히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꼽히는 배경이다. 한국은 그동안 560조 원 규모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중 3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만 선전해 왔다. 나머지 7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미미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팹리스 매출을 분석한 결과 한국에 본사를 둔 설계 전문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세계 1위 미국(68%)은 물론이고 대만(21%)이나 중국(9%)에 비해서도 한참 뒤떨어진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국내 팹리스 기업이 그동안 성장하지 못했던 것은 국내 시장이 작은 데다 수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대규모 센터가 아닌, 중소 데이터센터들의 요구를 파두가 충족시키며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파두는 2030년까지 다양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제품군을 갖춰 매출 3조 원 수준의 글로벌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스토리지 반도체인 SSD를 넘어 네트워크 반도체와 CXL 제품, 스트리밍·AI 관련 제품군 등 차세대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혁신적인 시스템 반도체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네이버는 로컬 사업자의 매출 증대와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해 기술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플랫폼은 로컬 사업자의 비즈니스를 효율적이고 실질적으로 돕는 기술 솔루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예약, 네이버 주문, 톡톡, 스마트콜 등 편리한 영업 관리 및 고객 응대를 돕는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로컬 사업 환경에 특화된 플레이스 광고, 지역 소상공인 광고 등의 홍보 솔루션도 제공한다. 특히 최근 톡톡 마케팅 메시지, 플레이스 쿠폰 등 사업자가 고객에게 혜택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솔루션까지 더하면서 사업자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기술 솔루션의 효과는 실제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성균관대 경영대 김지영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네이버가 실제 로컬 사업자의 잠재 고객 확보,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스마트플레이스 솔루션을 활용할 경우 페이지에 유입되는 사용자의 수가 음식점은 1.5배, 미용실은 12.9배 증가했다. 네이버 예약(3.1배), 지역소상공인광고(3.1배), 플레이스 광고(2.5배) 등도 사용자 유입을 큰 폭으로 증가시켰다. 실제 스마트플레이스 솔루션 사용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추산했을 때 음식점 업종에서는 스마트플레이스 솔루션을 사용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연간 약 436만 원의 추가 매출이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실의 경우 연간 1845만 원의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음식점 업종에선 매출 규모가 3배, 미용실의 경우 31배나 증가하는 수준이다. 현재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된 업체 수는 약 227만 곳이다. 실제 스마트플레이스 솔루션을 이용하는 사업자의 절반 이상은 ‘계속 사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자들은 네이버 솔루션의 활용하는 주된 이유로 △편리한 신규 고객 확보 및 관리 △효율적인 업체 운영과 매출 증대 효과 등을 꼽았다. 이건수 네이버 글레이스CIC 대표는 “로컬 사업자가 온라인 거점에서 사용자와 연결되는 것을 시작으로 현실에서도 더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한층 편리한 영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스마트플레이스 솔루션을 연구개발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더 큰 기술적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4년제 대졸자 채용’ 위주의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 업계는 최근 개발자 직군을 중심으로 학력과 무관한 인재를 채용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인력을 곧바로 현업에 투입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과 경험치에 따라 성장하는 개발자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생겨난 변화다. 이 같은 현상은 개발자 구인난을 겪는 소규모 스타트업뿐 아니라 유니콘 기업에도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회사를 급속도로 성장시켜 일정 궤도에 올려놓아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채용에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요소가 ‘현업에 투입됐을 때 바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일명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로 불리며 구직자들의 선망 직장으로 자리 잡은 기업 중 한 곳인 당근마켓도 인재 채용 때 학력과 관련된 요건을 제시하지 않는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특히 개발자는 다양한 언어와 프레임워크들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상황 속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고 능력을 발휘하는지가 중요하다 보니 단순 지식을 넘어 실무 경험이 중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 4월 당근마켓 개발자로 입사한 남승원 씨(19)는 합격 당시 선린인터넷고 3학년이었다. 중학생 때 코딩에 흥미를 느껴 관련 특성화고에 진학한 그는 고교 시절 같은 학교 친구들과 코딩 관련 대회에 나가거나 동아리 활동 등을 하면서 실무 감각을 익혔다. 남 씨는 “대학에서는 컴퓨터 공학을 깊게 공부할 수 있긴 하지만 트래픽이 수천 건에 달하는 기업에서 직접 일하게 되면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며 “새로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면서 성장을 체감하는 데다 일 자체로 인정을 받다 보니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아직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마이스터고 출신 개발자인 김모 씨(20)도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한 국내 한 스타트업에 고등학교 졸업 전에 합격해 근무하고 있다. 고1 때 학교에서 C언어를 비롯한 기초지식을 배운 뒤 고2 때 해커톤에 나간 경험, 친구들과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이 현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김 씨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게임부터 웹,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실패도 하면서 무엇이 나랑 맞는지 탐색해 나갔고, 입사 지원에 사용할 포트폴리오도 만들었다”며 “다만 기초 지식을 배우는 기간이 대졸자보다는 물리적으로 적다 보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입사 후 공부하며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 특유의 수평적인 조직 문화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인재가 안착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한 구성원은 조직 내에서 나이가 어린 경향이 있다”면서도 “나이나 입사 연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직급 없이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자유롭게 부르는 문화라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주눅 드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올해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이 대거 등록을 포기했다는 최근 뉴스를 보셨나요? 가장 큰 이유가 의대 진학을 위해서라는데요. 의사뿐 아니라 판사, 검사, 변호사, 회계사 등 이른바 전문직의 인기는 대단한 것 같습니다.그런데 독자여러분, 이런 전문직 출신들 중에서도 창업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이미 어느정도 안정된 삶이 보장된 듯하고,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이들이 창업이라니?’ 싶으시겠지만 의외로(?)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핀테크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치과의사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죠. 미용 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힐링페이퍼’의 홍승일 대표도 의사 출신이고요. 전문직 종사자들의 창업은 계속해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동안은 자신의 업(業)과 관련이 없거나 일부 연관된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은 자신의 업을 이어가면서 경험한 페인포인트(pain point·고충)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듯 합니다. ●AI로 세무사·약사들의 수작업 고충 개선지난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으로부터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세무IT 스타트업 ‘혜움랩스’의 창업자는 세무사 출신의 이재희 대표입니다. 세무사로 일하면서 느낀 단순 반복 업무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LG전자기술원 출신 개발자와 협업해 혜움랩스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혜움랩스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온라인 경정청구 서비스 ‘더낸세금’입니다. 세무사와 인공지능(AI)이 협업해 사업자가 이미 신고한 법인세와 소득세를 분석하고, 누락된 공제 항목과 추가로 적용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을 빠르게 찾아준다고 합니다. 그동안 세무사가 300여 개의 세금감면 항목을 일일이 검토해야 했는데, 이런 수고를 줄이면서도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서 가입자수가 1년여 만에 16만 명으로 늘었다고 하네요. 약사 출신인 박상언 대표가 창업한 스타트업 ‘메딜리티’는 비전AI 기반의 알약 카운팅 앱 ‘필아이’를 만든 기업입니다. 약국을 개국해 10여 년간 안정적으로 약사로 일하던 박 대표가 창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었다고 합니다. ‘약국은 어찌 보면 소매업인데, 여기서 뭔가 하지 않으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박 대표가 주목한 건, 약사들이 약을 조제할 때 손으로 일일이 알약을 세고 분류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는 불편함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에게 나가는 약의 개수가 부족하거나 많게 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보통 약을 다섯 알씩 세는데, 아무리 청결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터치가 많을수록 위생에 대한 우려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 없었죠.그가 만든 앱은 스마트폰으로 단 한 번만 약을 촬영하면 최대 1000정의 알약을 99.99%의 정확도로 셀 수 있다고 합니다. 박 대표는 “앱을 이용하면 손으로 셀 때보다 20배 이상 빨라 업무 효율을 높이고, 약사가 복약지도 등의 서비스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11월 법인설립 이후 현재까지 필아이 앱 사용자 수는 국내에서만 약사와 약국 직원 등 6만여 명입니다.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 없이 입소문으로 이룬 성과입니다. 세계적으로는 230여 개 국가에서 33만 명이 이용 중이라고 합니다. ●의사들의 병원 경영 고충 해결 위해 전용 플랫폼 구축올해 초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 ‘인티그레이션’은 한의사 출신인 정희범 대표가 설립한 메디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인티그레이션은 한의사 플랫폼 ‘메디스트림’을 만든 데 이어 치과의사 출신 송언의 대표가 만든 플랫폼 스타트업 ‘데니어’와의 M&A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고 합니다. 인티그레이션은 ‘메디스트림’과 치과의사 플랫폼 ‘모어덴’, 치과위생사 플랫폼 ‘치즈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티그레이션이 주목한 페인포인트는 의사들이 병원 경영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었습니다. 홀로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의 경우, 시간상 여유가 부족한 데다 급여 정산 등 각종 행정 처리 경험이 없어 고충을 겪는 일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커뮤니티 △온/오프라인 강의 플랫폼 △이커머스 △경영지표관리 SaaS △원외탕전 경영지원(MSO) △치기공소 경영지원(MSO) 등 한의사와 치과의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설립 6년 차인 스타트업이 일하기 좋은 기업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업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이 지난해 잡플래닛에 남겨진 기업평가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설립 6년 차 스타트업 ‘세이지리서치’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딥러닝 기반의 비전 검사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직원 규모는 40여 명이다. 22일 잡플래닛에 따르면 세이지리서치는 종합 점수 9.6점을 받아 대기업과 외국계기업, 공기업 등을 제치고 1위로 꼽혔다. 종합 순위뿐만 아니라 △워라밸 △연봉복지 △사내문화 △CEO 지지율 △성장 가능성 등 전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퇴사율이 2%에 불과한 이 회사에 대해 구성원들은 ‘인턴인데 집에 한우가 와서 당황했다’ ‘기업문화가 수평적이고 직급 간 위화감이 없다. 직급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등의 평가를 남겼다. 세이지리서치 다음으로는 한국전기연구원과 세일즈포스가 각각 종합 2, 3위를 차지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4위, 구글코리아는 8위에 올랐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포함해 중견·중소기업은 10위권에 단 2곳만 이름을 올렸다”며 “경기 불황과 시장 침체기를 맞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들의 가치가 재조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변호사 단체와 갈등을 벌이던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이 결국 무릎을 꿇었다. 로톡을 운영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컴퍼니’가 직원 90여 명 중 절반을 감원한다는 목표로 희망퇴직 접수에 나선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사옥도 내놓는다.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이 온 데 따른 조처다. 20일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17일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외생 변수를 극복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마음에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앤컴퍼니는 이번 주 내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들은 다음 달 말까지 근무하고 두 달 치에 해당하는 퇴직 위로금을 받게 된다. 남은 직원들은 연봉이 동결되고, 경영진은 임금이 삭감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역 인근 사무실로 확장 이전한 사옥을 내놓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2014년 2월 세상에 나온 로톡은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의뢰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직접 플랫폼에서 탐색해 사건을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법률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고 국민의 사법 접근성이 높아지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로앤컴퍼니는 2021년 230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4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방문자 수는 2300만 명으로 서비스 출시 이래 최대치였다. 하지만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익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로앤컴퍼니는 로톡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인 2015년 3월부터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등으로부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 고발을 당했지만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거나 불송치 결정이 났다. 한국법조인협회로부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으나 이 역시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대한변협이 전자상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로앤컴퍼니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으나 결과는 ‘무혐의’ 처분이었다. 로앤컴퍼니는 계속해서 불송치, 불기소, 무혐의 등의 처분을 받았지만 대한변협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로톡 변호사 회원 수는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한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 9명에게 내린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은 직격타가 됐다. 2021년 3월 3966명에 달했던 가입 변호사 수는 절반 가량인 2000명대로 떨어졌다. 변호사 주력 분야와 활동 지역 등에 대해 특정 기간 노출시키는 내용으로 월 정액제 광고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해왔던 로톡 입장에선 그만큼 수익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신속하지 못한 대응이 로앤컴퍼니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2021년 변협의 탈퇴 종용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금지 행위에 해당하고, 표시·광고법상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도 해당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변협에 통보했다. 하지만 그 수위를 결정하는 전원회의 기일 지정은 계속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변협의 법 위반 의혹에 대한 공정위의 심의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지만 희망퇴직을 받지 않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변호사 단체와 갈등을 벌이던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이 결국 무릎을 꿇었다. 로톡을 운영하는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컴퍼니’가 직원 90여 명 중 절반을 감원한다는 목표로 희망퇴직 접수에 나선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사옥도 내놓는다.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익성에 타격이 온 데 따른 조처다. 20일 로앤컴퍼니에 따르면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17일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외생 변수를 극복하지 못해 직원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마음에 큰 책임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앤컴퍼니는 이번 주 내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희망퇴직 대상자들은 다음 달 말까지 근무하고 두 달 치에 해당하는 퇴직 위로금을 받게 된다. 남은 직원들은 연봉이 동결되고, 경영진은 임금이 삭감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역 인근 사무실로 확장 이전한 사옥을 내놓고,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2014년 2월 세상에 나온 로톡은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의뢰인들이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직접 플랫폼에서 탐색해 사건을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때문에 법률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고 국민의 사법 접근성이 높아지는데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로앤컴퍼니는 2021년 230억 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4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방문자 수는 2300만 명으로 서비스 출시 이래 최대치였다. 하지만 변호사 단체와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수익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로앤컴퍼니는 로톡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인 2015년 3월부터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서울지방변회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등으로부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세 차례 고발을 당했지만 모두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거나 불송치 결정이 났다. 한국법조인협회로부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으나 이 역시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대한변협이 전자상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로앤컴퍼니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으나 결과는 ‘무혐의’ 처분이었다. 로앤컴퍼니는 계속해서 불송치, 불기소, 무혐의 등의 처분을 받았지만 대한변협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로톡 변호사 회원 수는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한변협이 로톡 가입 변호사 9명에게 내린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은 직격타가 됐다. 2021년 3월 3966명에 달했던 가입 변호사 수는 절반 가량인 2000명대로 떨어졌다. 변호사 주력 분야와 활동 지역 등에 대해 특정 기간 노출시키는 내용으로 월 정액제 광고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창출해왔던 로톡 입장에선 그만큼 수익에 타격을 받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신속하지 못한 대응이 로앤컴퍼니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2021년 변협의 탈퇴종용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의 금지 행위에 해당하고, 표시·광고법상 위반으로 제재 대상에도 해당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변협에 통보했다. 하지만 그 수위를 결정하는 전원회의 기일 지정은 계속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변협의 법 위반 의혹에 대한 공정위의 심의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지만 희망퇴직을 받지 않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스타트업 시장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은 반려동물의 음식이나 각종 용품 생산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반려동물의 건강과 삶의 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스타트업 ‘우주라컴퍼니’는 질병 예측 기술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건강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한다. 반려동물은 기본적으로 질병에 걸려도 중증으로 악화될 때까지 파악하기 힘들고, 생존 본능으로 인해 통증을 숨기기도 한다. 이 회사는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동물행동학을 기반으로 발병에 따라 나타나는 기초행동을 선별했다. 자체 개발한 동작감지 센서가 들어간 웨어러블 기기를 반려동물 목에 착용시키면 먹고 마시는 것뿐 아니라 재채기, 구토, 땅을 긁거나 점프하는 행동 등을 센서가 인식해 예측 기술을 통해 질병을 추론한다. 심용주 우주라컴퍼니 대표는 “일주일 정도 모니터링하면 각 행동의 횟수와 변화 패턴 등 행동의 구성이 나온다”며 “이를 바탕으로 정상 상태로 간주되는 시점과 그렇지 않은 시점을 찾아내고 수의학적인 해석을 덧붙이게 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건강검진 스타트업 ‘펫트너’도 반려동물의 질병 조기 발견 중요성에 초점을 맞춰 동물병원이 사용할 수 있는 건강검진 종합 솔루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했다.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않아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결과를 수의사들이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기존 병원들의 불편한 점을 보완한 서비스다. 최가림 펫트너 대표는 “펫트너의 소프트웨어는 검사항목 결과를 입력하기만 하면 보고서가 자동 생성된다”며 “검진 대기와 결과 수령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시킨다”고 말했다. 반려인 인구가 많은 미국 시장부터 공략한 한국 스타트업도 있다.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닥터테일’은 미국에서 반려동물 보호자를 대상으로 앱 기반의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이상 증상을 보일 때 앱을 통해 수의사에게 상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상담 과정에는 각 반려동물의 과거 의료기록을 앱으로 불러올 수 있는 특허 기술이 적용돼 수의사는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이대화 닥터테일 대표는 “병원 방문 필요성 여부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보니 반려인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진료비를 줄일 수 있고, 반려동물은 상황에 맞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기반 동물용 엑스레이 판독 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는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AI가 30초 내에 분석해 근골격 및 흉부 질환 유무 등을 수의사에게 제공한다.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AI’는 반려동물이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거나 심하게 짖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이면 소비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코리아 한국 리서치 총괄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생애 주기 내내 돌보는 ‘펫 휴머나이제이션’은 세계적 현상”이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독자 여러분들은 우리나라가 당면한 가장 크고 고질적인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아마 많은 분들이 자연스럽게 ‘저출산 고령화’를 떠올리실 것 같아요. 이대로 가다가는 1990년대생부터 국민연금을 못 받을 거란 이야기도 나오고, 학생이 줄다 보니 학교가 사라지고있다는 보도도 나오고요. 정부가 인구 문제와 관련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보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문제의 규모가 크다보니 정부만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딱히 정부가 내놓는 대책들이 빛을 발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럼 이대로 한국은 없어지게 되는 걸까요…?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 중 하나로 스타트업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8일 오후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서울 강남구 스타트업 브랜치에서 개최한 인구혁신포럼에서 공개됐는데요. 내용 일부를 독자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인구 문제, 스타트업이 나서면 해결 가능”이날 포럼 주제는 구체적으로 ‘스타트업, 인구문제를 푸는 실마리’였습니다. 키노트 세션에서 연사로 나선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나중에 한국 인구가 2000만 명밖에 남지 않는다고 하는데, 우리끼리 잘 살면 되지 않나’라고 하지만 인구가 줄면 재정이 파탄나고 산업기반과 경제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문제의 크기는 곧 시장의 크기”라며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은 크고 수익성도 굉장히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빠른 실행력을 가진 스타트업이 인구 문제를 ‘고객 중심’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이 대표가 사례로 제시한 것은 전기차였는데요. 전기차라고 하면 사람들이 많이 떠올리는 건 테슬라이지만, 사실 세계 최초로 상용 전기차를 만든 곳은 GM입니다. 경제성과 기후위기의 가치를 중심으로 EV1이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내놓았는데요, 미국에서 음모론이 나올 정도로 여러 이유로 인해 첫 선을 보인 지 4~5년 뒤에 모든 차를 회수해 폐차시켰습니다.반면 테슬라는 다소 황당한 접근방법으로 첫 전기차를 선보였습니다. 노트북용 배터리 6800개를 모아 집약시켜 스포츠카를 만들었는데요. ‘기후위기’라는 메시지를 내걸기보다는 사람들의 ‘힙한 욕망’을 겨냥했고, 그 결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이후 나온 모델이 모델S, 모델3, 모델X, 모델Y입니다. ‘모델’뒤에 나온 글자들을 합치면 ‘SEXY(3의 경우 E를 거꾸로 씀)’입니다. 그리고 테슬라를 계기로 수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죠. 이 대표는 “‘가치’를 강조하면 고객에게는 너무 무겁고 욕망과 거리가 멀게 느껴질 수 있다”며 “테슬라의 전기차는 기후 위기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런 맥락에서 ‘박재범 소주’로 불리는 ‘원소주’도 스타트업이 사회 문제를 해결한 사례로 꼽혔습니다. 강원도 원주에서 재배되는 ‘토토미’라는 쌀은 연간 1만3000t씩 생산되면서 과잉생산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소주 생산을 위해 스타트업 ‘원스피리츠’가 토토미 쌀을 1만t씩 구입하면서 과잉생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됐습니다. 만약 과잉생산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풀어나가려 했다면 수매를 하거나 불태우는 등의 방법이 해결책으로 제시됐을 텐데, 힙한 방식으로 풀어낸 셈입니다. 이 대표는 “인구문제도 돌려서 생각해야 한다”며 “욕망적이고 욕구적인 접근을 고객의 가치적인 부분들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하면 시장 기회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날 연사로 나온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인구문제는 스타트업이 접근하기 너무나 좋은 아이템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조 교수에 따르면 그동안 정부는 인구를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인구 정책 역시 ‘문제를 완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왔는데요. 정책과 제도의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다보니 인구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조 교수가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응에 빠르게 변화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특성이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입니다.조 교수는 인구의 속성이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입장에서도 유용하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인구정책이라고 하면 보통 출산만 생각하지만 결혼, 관계, 출산준비, 모자보건, 양육과 보육, 교육, 워라밸, 또래집단, 먹거리 등 관련된 게 매우 많고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인구는 계량 가능하고 예측도 가능하다. 스타트업이 기업으로서 시장을 분석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을 타진할 때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관점 변화로 인구 관련 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날 인구문제에 접근하는 스타트업으로 소개된 기업은 △더뉴그레이 △데카르트 △디플HR △클리 △아워스팟 등 다섯 곳입니다. 시니어 패션 콘텐츠 스타트업인 ‘더뉴그레이’는 평범한 중년 아저씨를 멋쟁이로 변신시키는 ‘메이크오버’ 프로젝트를 기본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시니어 모델과 인플루언서 양성 아카데미도 운영하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3년간 60여 개 기업과 광고캠페인도 진행했다고 합니다.권정현 더뉴그레이 대표는 “시니어를 케어의 대상이 아니라, 고령화 시대 사회 주체로서 인식했다”며 “대부분 시니어 시장을 ‘웰 다잉’에 초점을 맞춰 바라보지만, 우리는 ‘웰 에이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타트업 ‘데카르트’는 뇌 건강관리 앱을 만든 기업입니다. 해당 앱은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아 2021년 구글플레이가 뽑은 ‘올해를 빛낸 숨은 보석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이제빈 데카르트 대표가 주목한 것은 ‘죽는 것과 병드는 것이 아닌, 에이징’이었습니다.이 대표는 “치매예방이라고 하면 흰머리가 가득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건강센터에서 퍼즐을 맞추거나 춤을 추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그런식으로는 뇌 건강을 관리하기에 어림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가 발견한 것은 5060 세대도 본인들의 감각은 30대 후반에 멈춰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기존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깨달은 것이죠.이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치매포털’이 아니라 30대 후반의 취향과 톤앤매너가 따라줘야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2030세대가 앱을 통해 경험하는 기술 혜택들을 5060세대도 쉽게 사용하며 프레시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인구문제, 너무나 크고 얽혀있는 요소들이 많아 해결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관련된 문제들에 접근하는 스타트업이 더 생겨난다면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새 정부 출범 후 약 9개월 동안 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발의된 법안 5건 중 4건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됐지만 새 정부가 국정과제로 이어받은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등도 국회에 계류돼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7일 동아일보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까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국회에 제출된 법률 제·개정안은 총 276건이다. 이들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57건(20.7%)에 그쳤다. 나머지 219건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가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임기 내 제정하거나 개정해야 하는 법률은 모두 488건이다. 3개월 후면 출범 1년이 되는 상황에 국회를 통과한 국정과제 관련 법안은 약 12%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정부가 자체적으로 고칠 수 있는 시행령, 시행규칙 등은 빠르게 제·개정이 이뤄지고 있다. 국정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필요한 하위법령 제·개정안은 총 223건이다. 이 중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 52%에 달하는 115건의 정비를 마쳤다. 정부는 올해와 내년 각각 79건, 29건을 추가로 제·개정할 계획이다. 국회에 계류된 국정과제 법안 중에는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민생과 안전을 더욱 두껍게 보호하기 위한 법안들이 있다. 벤처, 스타트업 창업자의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해 1주당 여러 개의 의결권을 허용하는 복수의결권 도입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여전히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해당 사항은 2020년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기도 했다.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중 하나인 ‘악성 임대인 명단 공개’ 역시 지난해 국회 파행으로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의 본질이 타협과 협력인데도 현재 국회에서 이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경제위기를 포함해 국가가 전환기적 위기에 봉착한 상황에서 국회가 능동적으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선 “정부가 법안을 정기국회 끝무렵에 너무 늦게 상정하거나, 정부 내 조율을 이유로 시간을 끄는 경우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벤처 경영권 방어法 국회 2년 계류… AI-양자기술 육성法도 묶여 〈상〉국회서 멈춘 미래 먹거리 혁신성장 힘 싣는 복수의결권法“세습 우려” 일부 반대에 발 묶여업계 “이달 국회서 반드시 처리를” 신선 배송 플랫폼인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계속된 투자 유치로 김슬아 대표의 지분이 5%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김 대표가 경영권을 방어하기 힘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불황 속에 기업가치도 떨어졌다. 결국 지난달 IPO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왓챠’도 창업자 박태훈 대표의 지분이 1년 만에 반 토막 났다. 2020년 총 3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이듬해 전환사채(CB) 490억 원어치를 발행하면서 30.0%였던 박 대표의 지분은 15%대로 떨어졌다. 벤처기업들은 1주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법의 국회 통과는 기약이 없다. ●벤처기업계 “2월 임시국회서 반드시 처리해야”첨단산업 기반 조성, 벤처기업 육성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법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7일 관계부처와 국회에 따르면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은 2020년 12월 발의됐지만 2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공약이었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도 통과를 촉구했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다. 벤처기업육성법은 1주당 최대 10개의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벤처기업이 투자를 많이 받아 창업자 지분이 낮아져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2021년 3월 쿠팡이 한국이 아닌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유 중 하나도 경영권 방어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상장 당시 지분이 10.2%에 불과했지만 1주당 29개의 의결권을 가지는 복수의결권을 설정해 76%가 넘는 의결권을 인정받았다. 복수의결권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은 대주주에 지배력이 집중되거나 대기업 세습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주요 의결사항에는 복수의결권이 제한되는 등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벤처기업계는 6일 성명을 내 “복수의결권은 혁신성장을 꿈꾸는 벤처기업이 안정적인 혁신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라며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美 반도체에 350조 원 지원, 국내선 법안 계류 중글로벌 기술패권 시대에 국가 차원에서 전략기술을 육성하겠다는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도 시급한 입법 과제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양자, 반도체 등 경제·안보적 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에 우선 투자하고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표가 담겼다. 지난해 민주당 조승래 의원(2월)과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8월)이 각각 발의해 소관 상임위를 통과한 뒤 12월부터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주요 국가들이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종 투자와 법적 지원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입법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가 핵심기술인 반도체에 2800억 달러(약 351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반도체와 과학법’에 서명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1조3000억 엔(약 12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도 430억 유로(약 58조 원)를 반도체 산업 육성에 투입하는 ‘유럽 반도체법’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전략기술 육성법 제정안이 지연된 건 정권교체로 인해 정부 방침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린 영향이 크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여야 모두 환영하는 법이라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해당 법안이 제정법인 데다 전략기술 범위가 굉장히 넓어 법사위 상정 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타 부처와 이견을 더 조율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지난해 초 처음 법안이 발의된 후 정권이 바뀌면서 부처 의견과 대외 변화를 반영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안녕하세요 스테파니 독자 여러분! 동아일보에서 스타트업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김하경 기자입니다. (스테파니는 ‘스’타트업과 ‘테’크놀로지를 ‘파’헤쳐보‘니’의 준말입니다.)혹시 ‘PO’라는 용어를 들어보셨나요? ‘Project Owner’의 줄임말로 요즘 스타트업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직무입니다. 스타트업 업계에 계신 분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기업이나 조직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생소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오늘은 PO를 비롯해 스타트업 업계에 등장하고 있는 직무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혹시 추가로 궁금하거나 알리고 싶은 직무가 있다면 제 이메일(whatsup@donga.com)로 제보해주세요! 스타트업 직무 소개 2탄으로 또 소개해드리겠습니다^^●미니 CEO, ‘PO’‘PO’를 도입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꼽힙니다. 토스는 ‘애자일(Agile)’ 조직으로 운영이 되는데요. 기능을 중심으로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끼리,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끼리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중심으로 기획자·디자이너·개발자·데이터 전문가 등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한 팀이 돼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이때 각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끌어나갈 사람이 필요해지는데, 그 역할을 PO가 하는 것이죠. 토스 관계자는 “PO는 때로는 기획자, 때로는 개발자, 때로는 미니 CEO의 역할을 한다”며 “주로 팀의 목표와 전략을 짜고 실현될 수 있도록 리드하고 팀원들이 더 재밌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습니다.PO는 탑다운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조직보다는 자율과 책임, 오너십이 주어져 바텀업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에 맞는 직무입니다. 요즘 PO를 도입하는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은데요. 업계에서는 재무팀, 디자인팀, 개발팀 등 기능별로 조직이 구성된 회사에서 PO를 도입할 경우, PO가 도입 취지에 맞게 제 역할을 하기가 힘들다고 하니 PO를 꿈꾸는 구직자분들은 조직의 형태도 잘 살펴보셔야할 듯 합니다. ●데이터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서비스 개선하는 ‘그로스 해커’‘그로스 해커(Growth Hacker)’도 최근 늘어난 직무 중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해서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을 기업에 둔다고?’ 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십니다^^; 여기서 해커는 일종의 마케터 개념으로 이해하셔야 하는데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과 유입과정 등을 단계별로 분석해서 서비스를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고객의 행동을 해킹 수준으로 잘게 쪼개서 들여다본다는 맥락에서 ‘해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그로스해커를 도입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는 ‘마이리얼트립’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이리얼트립은 2018년 7월 ‘그로스팀’이라는 이름으로 데이터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그로스실’로 조직 규모가 더 커진 상태입니다. 사실 마이리얼트립 그로스실 인력은 데이터분석가와 마케터 등으로 이뤄져있고, 이들을 별도로 ‘그로스 해커’라고 칭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요. 외부에서는 ‘그로스 해킹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그로스실 직원들을 ‘그로스 해커’라고 칭하기도 한다네요. 이들은 마이리얼트립 예약 데이터와 이용자의 행동로그 등을 분석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성장시키는 방법을 찾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 데이터를 다루는 조직을 갖춘 회사는 많습니다. 대개 타 부서에서 ‘이러한 내용의 데이터를 분석해달라’고 요청하면 이를 수행해주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마이리얼트립 그로스실의 데이터 분석가들은 요청을 받아서 일을 하기 보다는 각 상품이나 서비스에 개입해 개선돼야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자와 개발자와 함께 일을 한다고 합니다. 마이리얼트립이 그로스 해킹을 강화한 배경에는 ‘크로스 셀링’ 확대에 있습니다. 보통 여행 플랫폼에서는 고객들이 비행기 티켓만 사거나 숙소만 예약하고 서비스를 이탈해버리는데요. 마이리얼트립은 그로스 해킹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정비해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숙소, 투어상품, 여행자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마이리얼트립 플랫폼 안에서 모두 구매하도록 이끌어냅니다. 양승화 마이리얼트립 그로스실 실장은 “그로스 해킹은 서비스 운영을 통해 쌓이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서비스가 어떤 문제를 갖고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찾아나가는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며 “그로스 해킹을 통해 실제로 특정 도시에서는 마이리얼트립에서의 교차구매율이 60%까지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기업 고유 비즈니스에 특화된 직무 신설도일부 스타트업은 사업의 방향에 따라 임원급에 새로운 명칭을 도입하기도 하는데요. 인플루언서 커머스 스타트업 ‘뷰티셀렉션’은 2년 전에 ‘CCO(Chief Commerce Officer·최고 커머스 책임자)’라는 직책을 도입했습니다. 인플루언서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커머스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뷰티셀렉션 관계자는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고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섭외하는 것을 넘어, 제품 판매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인플루언서 커머스 마켓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하기 위해 신설한 직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직무 세계, 취재하면 취재할수록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앞으로 또 어떤 직무들이 생겨날지 기대되네요!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

여성 웰니스 스타트업 ‘라엘’ 백양희 대표는 미국 월트디즈니스튜디오 배급팀 디렉터로 일한 지 7년 차에 접어들 무렵 회사 생활에 회의감을 느꼈다. ‘임팩트 있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다.’ 다음 진로를 고민하던 그는 여성 리더를 인터뷰하기 위해 2016년 자신을 찾아온 아네스 안 작가(현 라엘 CCO)를 만났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은 미국의 생리대 품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미국 제품들이 한국보다 품질이 떨어져 교포 상당수가 고국에 방문하면 생리대를 사 오던 때였다. 문득 백 대표의 머릿속에 의문이 스쳤다. ‘왜 미국 시장에는 건강에도 좋고 기능도 좋은 생리대가 없을까.’● K기술력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 먼저 공략 백 대표가 진단한 미국 생리대 시장의 문제는 일부 대기업의 독점으로 제품 혁신이 더디다는 점이었다. 유기농 생리대는 성분이 몸에 무해하더라도 흡수력이 떨어졌다. 백 대표는 제품 개발과 생산을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진행했다. 유럽, 중국 등 다양한 공장 후보지를 물색해 봤지만 깐깐한 고객을 상대하는 한국 제조업체가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흡수력이 높은 유기농 생리대를 개발할 수 있었다. 당시 미국인들은 월마트, 코스트코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익숙했지만 백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을 우선 공략했다. 이커머스의 성장을 보면서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한 것은 미국 아마존 쇼핑 문화다. 소비자들은 아마존에서 브랜드 이름이 아닌 제품 키워드를 검색해 쇼핑하고 있었다. 구매가 많이 일어나고 좋은 리뷰가 많은 제품일수록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노출됐다. 그 어떤 회사도 ‘오가닉 패드’라는 키워드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백 대표는 제품력만 좋으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라엘 생리대는 아마존 론칭 6개월 만에 유기농 생리대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론칭 2년 만에 생리대 전체 카테고리 1위에 올라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엘은 지난해 3월 3500만 달러(약 433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5500만 달러(약 700억 원)로, 전 세계 펨케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아마존에서 상품성이 검증되면서 미국 타깃, 월마트 등 대형 유통채널에도 입점했다. 백 대표는 “K팝, K콘텐츠, K뷰티 등의 영향으로 최근 5년 새 ‘한국은 트렌디하고 창의적인 나라’라는 이미지가 생겨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하면 인식이 좋다”며 “한국 기술력에, 여성이 더 잘할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동양인 여성’으로서의 창업이 오히려 강점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에 역진출한 미국 스타트업라엘은 백 대표, 안 CCO, 원빈나 CPO 등 한인 여성 세 명이 공동 창업한 미국 기업이다. 그런데 2017년 미국 법인 설립 6개월여 만인 2018년 1월, 한국에도 법인을 설립했다. 대다수 스타트업들이 한국 법인 설립 후 미국으로 진출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계기는 2017년 한국에서 발생한 생리대 파동이었다. 이로 인해 미국 아마존에서 유기농 생리대를 검색해 구매하는 한국인이 늘었는데 이들이 찾은 제품이 바로 라엘이었다. 백 대표는 “한국에서 제조되는 상품을 한국 소비자들이 아마존을 통해 비싼 물류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것이 안타까워 ‘아예 한국에 들어가서 한국 소비자에게 제품을 소개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생리대를 넘어 여성의 전 생애 주기를 다루는 ‘홀리스틱(Holistic) 사이클 케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여성이 생리하는 기간인 1주일뿐 아니라 4주 간격의 호르몬 주기에 따른 피부 상태, 컨디션 등에 알맞은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을 제공해 여성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라엘이 미국에서 만든 변화: 여성 호르몬 주기에 따른 신체 변화를 알려주는 짧은 리얼리티쇼 등 각종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여성들의 인식 제고. #라엘의 비전: 생리를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상으로 인식하는 것.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제주항공은 올해 전략 키워드로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라는 뜻의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경영 정상화 기반을 재구축할 방침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올해 핵심 과제로 △기단/재무 경쟁력 강화 △IT 시스템 고도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내재화를 제시했다.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는 선제적인 변화 관리로 일본 노선 압도적 1위의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새해를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의 결실을 맺는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새해도 불투명한 국제정세로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경영정상화 기반 재구축을 통해 흑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특히 기단 경쟁력 강화는 저비용 구조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다. 제주항공은 B737-800NG에 비해 운항거리가 1000km 이상 길어 새로운 노선을 개척할 수 있는 차세대 신기종 B737-8을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기단 선진화를 통해 고효율, 저비용 사업구조를 더 탄탄히 만들어 재무 건전성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목표는 ‘올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 회복’이다. 불황기에는 장거리 여행 수요가 단거리로 전환되는 경향도 있는 만큼 주력 노선인 일본을 비롯해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강화해 실적 턴어라운드 달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IT 시스템 고도화와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계획도 밝혔다. 내년 상반기 중 기존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 전사 차원의 독립적인 데이터의 연결성을 높이고, 신기종 항공기 도입에 따른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ESG 경영 활동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지난해 3월 ESG TFT(태스크포스팀)를 발족하고 경영 전반에 ESG 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실행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부터 도입할 예정인 차세대 항공기 B737-8은 기존 항공기 대비 15% 이상 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가 있어 탄소배출 줄이기 노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친환경 제품을 적극 사용하고 정기적인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 활동도 지속 이어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제주항공은 올해 상품과 서비스 수준을 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연내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추진하는 한편 공정한 지배구조 강화 노력도 이어갈 계획이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