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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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윤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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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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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경야독 선배 열정 쏟아부어 인성-창의력 겸한 후배 배출 지원”

    “학생들이 덕수고등학교에 인생을 걸어봤으면 좋겠습니다.” 김효준 덕수고총동창회장(64·BMW그룹코리아 고문)은 일반고로 전환하는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이렇게 드러냈다. 지난해 1월 29대 총동창회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덕수고 발전 계획을 세운 김 회장은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를 키워내도록 동문이 똘똘 뭉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덕수고는 1910년 개교한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가 전신이다. 1951년 학교명을 덕수상고로 바꾼 뒤 ‘금융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많은 금융인을 배출했다. 2007년 인문계열이 생기며 이름을 덕수고로 바꿨다. 내년 3월부터 서울 송파구 거여동 위례신도시로 이전해 일반고로서 학생을 받는다. 최근 서울 종로구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국적은 바꿔도 학적(學籍)은 못 바꾼다지 않느냐”며 “4만3000여 동문을 대표하는 총동창회장으로서 많은 가르침을 준 학교에 진 빚을 갚을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후배 위해 발 벗고 나선 선배들 덕수고총동창회와 덕수장학재단은 지난달 7일 덕수고 발전 계획 실행을 위해 10년간 총 30억 원을 지원하는 양해각서를 덕수고와 체결했다. ‘10 in 10 Project(텐 인 텐 프로젝트)’로 불리는 발전 계획은 김 회장이 추진한 주요 프로젝트로 일반고 전환 10년 안에 전국 10위 안에 드는 학교가 목표다. 전국 10위라는 기준은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진학률’이 아니다. 김 회장은 “학생들이 입학하고 싶은 학교, 학부모가 자녀를 보내고 싶은 학교로 전국 10위 안에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선택제’에 따라 위례신도시 밖 학생도 정원의 20%까지 입학할 수 있다. 총동창회는 발전 계획에 따라 각각 인문, 과학 교육프로그램인 덕수인재아카데미, 노벨과학반 운영과 학교시설 보수, 확충도 지원한다. 독일 및 영어권 고교와 자매결연해 학생들이 글로벌 시각을 갖추게 할 생각이다. 김 회장은 “덕수고 학생들이 외국 고교생들과 화상으로 토론하거나 교환학생으로 다녀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에 몸담았던 동문들의 노하우와 아이디어가 집약된 발전계획 실행을 위해 총동창회는 기금을 모았다. 김 회장은 “기금 모금 소식을 알린 지 4개월 만에 목표액 20억 원을 모았다. 동문의 모교 사랑을 느꼈다”고 했다. 덕수장학재단도 10억 원을 내놓았다. 위례신도시와의 상생을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개선되면 마라톤 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 교내 100주년 기념관도 지역 사회에 개방할 방침이다.세계를 향하는 덕수인 덕수고 출신 인재들은 한국 사회 곳곳에 발자취를 남겼다. 경제계에는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반장식 한국조폐공사 사장, 이삼걸 강원랜드 대표이사, 정현호 삼성전자 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이 있다. 덕수고 동문 5000명이 금융계에서 일하면서 전국 은행 지점장만 2000명이던 때도 있었다. 정관계의 고 이종남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김동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용득 전 국회의원 등과 법조계의 조재연 대법관, 허익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별검사 등을 꼽을 수 있다. 동문들은 2007년부터 매달 사회 저명인사를 초빙해 ‘덕수포럼’을 열어 친목을 다지고 있다. 김 회장은 “30∼40년 전만 해도 머리는 좋지만 가난한 학생들이 주경야독하면서도 학교의 튼실한 가르침 속에서 올바른 인성을 갖추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적 인물이 김 회장의 1975년 졸업 동기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다. 11세 때 아버지를 잃고 청계천 판잣집을 전전한 김 전 부총리는 모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들어갔다. 야간대학(국제대)을 다니면서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김 회장은 “나도 고교 1학년 때 중학 3학년생 13명을 가르치며 나와 동생 넷의 학비를 댔다”며 “어려워도 노력했던 ‘덕수인’의 힘을 후배들이 물려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덕수고 특성화계열 학생은 2024년 2월까지 순차 졸업한다. 그때가 되면 상업고로서의 역할은 마무리된다. 올해까지 총동창회장을 맡는 김 회장은 모교와 상업교육의 이별을 멋지게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회장과 동문 30여 개 기업은 특성화계열 후배들의 취업을 위해 2019년과 지난해 ‘동문 기업 취업 박람회’를 열었다. 당시 박람회장에서 한 학부모가 김 회장의 손을 잡으며 “후배를 위해 이렇게 도움을 주는 동문들을 본 적이 없다”며 고마워했다. 뿌듯한 순간이었다. 1995년 상무이사로 BMW그룹코리아에 입사해 대표이사 회장까지 지낸 그는 “오랜 직장 생활을 통해 남이 보지 않는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리더임을 깨달았다”며 “후배들이 창조적 리더십과 인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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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 전승 우승’ 김승기 감독 “재도가 없지만 준형이가 있다”[정윤철의 스포츠人]

    “다음 시즌에는 우리 팀 선수 중 누가 A급 선수로 성장할지 기대됩니다.” 2020~2021시즌 남자 프로농구 KGC를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김승기 감독(49)은 휴식기에도 다음 시즌 선수 구성과 운영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KGC는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뒤 국내 프로농구 최초로 PO 10전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6강 PO(KT 상대로 3승)와 4강 PO(현대모비스 상대로 3승), 챔피언결정전(KCC 상대로 4승)을 치르는 동안 단 1패도 없었다. 이번 시즌 PO를 통해 리그 최고의 팀으로 거듭난 KGC지만 시즌 종료 후에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팀의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았던 이재도(30)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얻어 LG로 이적한 것이다. 정규리그에서 개인 통산 최고인 평균 12.7득점(전체 국내 선수 중 9위)의 성적을 남기며 국내 정상급 가드로 성장한 이재도는 PO에서도 평균 11.6득점, 5.3어시스트로 팀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도가 팀을 떠나서 너무나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제·팀당 25억 원)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따라 주전 선수들의 연봉이 모두 올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액의 연봉을 주고 FA가 된 이재도를 붙잡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번 시즌 KGC에서 보수총액(연봉+인센티브) 3억 원을 받았던 이재도는 LG와 보수총액 7억 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은 “이재도에게 ‘LG에서 경기가 잘 안 풀리면 KGC로 돌아와라. 나는 의리가 있는 사람이니 너를 다시 받아줄 것이다’고 말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2015년 KGC의 사령탑에 오른 이후 6시즌 동안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PO 승률은 70.6%(24승10패)로 역대 프로농구 감독 중 1위다. 최근 KGC와 2년 재계약에 성공한 김 감독은 “이재도는 떠났지만 남아 있는 선수들을 잘 지도해 다시 우승권 전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운 ‘야전사령관’ 변준형김 감독은 이재도의 빈 자리를 메울 선수로 가드 변준형(25)을 꼽았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KGC 유니폼을 입은 변준형은 ‘스텝백 3점슛’(앞으로 가려는 척하다가 스텝을 뒤로 밟고 던지는 장거리 3점 슛)과 날카로운 1대 1 돌파 등 화려한 기술을 갖춘 선수다. 미국프로농구(NBA) 브루클린의 특급 가드 카이리 어빙과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해 팬들로부터 ‘코리안 어빙’으로 불린다. 이번 시즌에는 이재도가 KGC의 경기를 조율하는 포인트 가드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변준형은 득점에 집중하는 슈팅 가드(정규리그 평균 11득점)로 뛰었다.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4쿼터 접전 상황에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는 스텝백 3점 슛을 림에 꽂는 등 23점을 퍼부으며 KGC의 승리(77-74)를 이끌었다. 당시 변준형이 3점 슛을 성공시킬 때마다 함박웃음을 지은 김 감독은 변준형에게 “오늘처럼만 하면 너는 진짜 코리안 어빙이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제는 변준형이 1번(포인트 가드)과 2번(슈팅 가드) 역할을 모두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인 시절 변준형은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고, 경기 조율의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김 감독의 혹독한 지도 아래 경기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동료의 득점을 돕는 능력이 향상됐다. 프로농구 데뷔 시즌(2018~2019시즌)에 평균 2개였던 변준형의 어시스트 기록은 이번 시즌 평균 3.8개가 됐다. 김 감독은 “변준형은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즌 점수를 준다면 8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화려한 개인기와 탁월한 득점력을 바탕으로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변준형이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KGC가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변준형은 최우수선수(MVP)까지 노릴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라면서 “변준형이 빠르게 성장한다면 KGC는 한 번 더 우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 교수’의 놀라운 득점력KGC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동력 중 하나는 정규리그 막판에 합류한 제러드 설린저(29·204cm)의 폭발적인 득점력이었다. 5라운드(한 시즌은 총 6라운드)가 진행 중이던 3월 크리스 맥컬러의 대체 선수로 KGC의 유니폼을 입은 설린저는 NBA 보스턴과 토론토에서 정규리그 269경기를 뛴 선수다. 골밑과 외곽에서 모두 득점이 가능한 센터인 설린저는 PO에서 평균 27.8득점, 12.8리바운드, 4.4어시스트의 성적으로 상대 팀 외국인 선수들을 압도했다. NBA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는 상대 선수들을 한 수 가르치듯 여유롭게 공격을 전개해 농구 팬들로부터 ‘설 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감독은 “설린저를 영입하기 전에 그의 경기 영상을 봤는데 볼 캐치와 패스 등 기본기부터 차원이 달랐다”고 말했다. 정식 계약 전에 설린저와 영상 통화를 했다는 김 감독은 “설린저가 내게 ‘어떤 역할을 맡기실 생각이냐’고 물었다. 그가 다재다능한 선수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골밑이든 외곽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설린저는 경기 흐름에 따라 직접 골밑을 공략하거나, 외곽에서 3점 슛을 터뜨리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설린저는 KCC의 센터, 장신 포워드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김 감독은 “한 번은 설린저를 거칠게 수비한 상대 선수에게 심판이 반칙을 주지 않아서 작전 타임을 불러 항의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설린저가 나를 막아서면서 ‘괜찮아요.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보세요’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후 설린저는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는 것을 역으로 이용해 절묘한 패스로 슈터들의 외곽 득점을 도왔다.현재 설린저는 중국 프로농구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무대에서의 맹활약으로 몸값이 올라 국내 구단이 다시 그를 영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감독은 “설린저에게 2, 3년 뒤에라도 다시 한국에 오면 함께 하자고 했더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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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히딩크 “유상철, 한국에도 내게도 진정한 영웅” 추모 메시지

    “당신은 대한민국에게도, 나에게도 진정한 영웅이었습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75·네덜란드)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제자 유상철 전 인천 감독에게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던 유 전 감독은 7일 별세했다. 향년 50세. 네덜란드에 머물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국내 히딩크재단을 통해 유 전 감독과 유족들에게 추모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히딩크재단 관계자는 9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유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자 히딩크 감독이 너무나 슬퍼했다”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재단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추모 메시지에서 히딩크 감독은 “오늘 당신을 잃은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당신이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신과 같은 위대한 인격을 가진 선수와 함께 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월드컵에서) 당신은 나와 우리 팀(한국 축구대표팀)에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 수비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였던 유 전 감독은 한일월드컵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국의 4강을 이끌었다. 히딩크 감독은 “이제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기억은 영원히 공유될 것이다. 당신의 미소와 기쁨도 우리의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히딩크재단은 히딩크 감독의 추모 메시지를 카드에 담아 8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히딩크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유 전 감독의 췌장암 투병 소식을 처음 접한 2019년 11월에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재단 관계자는 “당시 히딩크 감독이 직접 유 전 감독과 통화하기를 원했는데 유 전 감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어서 무산됐다”면서 “대신 격려 문자 메시지를 보내와 재단 관계자가 대신 전달했고, 유 전 감독은 ‘직접 통화를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꼭 다시 일어나겠습니다’라는 답장을 했다”고 전했다.아래는 히딩크 감독의 추모 메시지 전문Sang Chul,Nothing can be compared with your loss today. I am deeply saddened to hear this.You were for me and for the team a big inspiration in the time I had the privilege to work with such tremendous character!You were a true hero to me and to your nation Korea. Now you leave us but the memories we shared together, your smile and joy will live among us.I love you and here I am with you.Rest in peace.Coach, Guus Hiddink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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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 “모든 아이들 웃는 날까지 나눔 실천”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 기아에서 뛴 장신 센터 한기범(57·207cm)은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2011년부터 선후배 농구인들과 함께 자선 경기를 열어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 다문화 가정, 농구 꿈나무를 돕는 데 수익금을 써왔기 때문이다.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한 해 전인 1996년 현역에서 은퇴한 한기범은 ‘거인병’으로 불리는 혈관계 희귀 질환인 마르판 증후군으로 2000년과 2008년에 두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다. 자비로 첫 수술을 받은 이후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그는 한국심장재단의 지원으로 두 번째 수술을 받았다. 자신을 도와준 이들에게 큰 빚을 졌다고 생각한 그는 건강을 회복한 뒤 심장병을 앓는 아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 경기를 시작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 사무실에서 만난 한기범은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시작한 자선 경기가 올해로 11주년을 맞았다”면서 “선수와 연예인들이 펼치는 활기찬 농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아이들이 잠시라도 고통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자선 경기의 명칭은 ‘2021 스타와 함께하는 랜선 희망농구’다. 보건복지부, 대한체육회, 대한민국농구협회 등이 후원하는 자선 경기는 12일 오후 1시 반 경기 의정부체육관(4620석)에서 열린다. 남자 프로농구 현역 선수인 윤호영과 정준원(이상 DB), 연예인 서지석과 양치승 등이 참가한다. 올해 자선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스포츠 관람은 정원의 10%까지만 입장)에 따라 심장병환우회 가족과 경기 관계자 등 300명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일반 농구 팬들은 유튜브 ‘한기범TV’, 네이버TV, 카카오TV를 통해 경기를 볼 수 있다. 한기범은 “자선 경기가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면서 “초창기에 후원을 받기 위해 지인들을 찾아가면 ‘사기 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에도 한기범은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든 자선 경기를 열기 위해 부지런히 사람들을 만나 취지를 설명했다. 그렇게 한 푼 두 푼 모아 꾸준히 자선 경기를 열다 보니 후원자가 조금씩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해마다 자선 경기가 열릴 때가 되면 먼저 참가하겠다고 연락하는 연예인들도 있다”며 웃었다. 2011년 첫 자선 경기를 시작한 이후 한기범은 한국심장재단,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2억여 원을 지원했다. 또한 다문화 가정 어린이와 농구 꿈나무들에게 각각 3억 원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농구 교실에 4억 원을 지원했다. 한기범은 “힘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농구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면서 “우리 사회의 아이들이 모두 밝게 웃는 날이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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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자연, 핵심기술 국산화 도와 미래차 신속전환 이끈다

    “미래차로의 신속한 전환은 탄소중립 실현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대적 과제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자동차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이 미래차(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신속히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차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세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시장 선점 및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문 장관은 자동차 부품 기업의 미래차 전환 지원 종합대책 수립과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자동차 산업의 일자리 유지 및 확대 지원 등을 약속했다. 199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산업부 산업기술혁신사업의 지원을 받아 국내 미래차 부품업계의 매출 확대와 핵심 기술의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자연은 국내 중소 자동차 부품 기업의 기술적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403개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한자연은 R&D에 참여한 기업과 함께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만도는 한자연과 자율주행차 ‘레벨3’에 적용할 수 있는 전방·코너 레이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자율주행 레벨3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자율주행 모드의 해제가 예상되는 경우에만 시스템이 운전자의 운전을 요청하는 것으로 ‘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레이더는 기존 레이더에 비해 인지 범위가 넓고 정확도가 올라갔다. 만도는 이 기술을 활용한 장거리, 중거리 레이더를 만들어 지난해 각각 199억6000만 원과 82억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자연은 미래차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 제작 기술의 국산화와 고도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한자연은 한온시스템과 함께 통합 열관리 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신냉매 적용 간접식 열관리 모듈’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히트펌프는 향후 국내 기업의 차세대 전기차 중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될 예정이다. 히트펌프는 냉매가 압축, 응축, 팽창, 증발하며 순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과 저온을 활용해 히터와 에어컨을 동시에 구동하는 기술이다. 또한 한자연은 LG에너지솔루션과는 고에너지밀도 리튬이차전지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고,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를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국내 기업들은 한자연과의 R&D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한자연은 기존 수소전기 승용차용 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냉각 및 방열 성능을 높인 수소전기 상용차용(적재량 4∼5t급) 연료전지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 양산에 성공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7월 트럭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1600대의 수소트럭을 스위스에 수출할 계획이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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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빛 비상 꿈꾸는 비보이 ‘윙’[정윤철의 스포츠人]

    거리에서 온몸을 던져 한바탕 춤을 췄다. 바닥에 머리를 대고 빙글빙글 도는 그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따금 무슨 동작인지를 궁금해 하는 어른에게 “헤드스핀이라는 동작입니다”라고 설명하면 “헤드 뱅뱅 아니고? 길바닥에서 왜 이러고 있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돌아왔다. 자신을 향한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질 때마다 소년은 다짐했다. ‘어차피 나는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어. 나를 향한 낯선 시선도 즐기자.’ 자신을 불량아 혹은 별종으로 보는 주위의 편견에도 소년은 브레이킹(breaking)으로 세계 정상에 서겠다는 꿈을 가슴에 품고 계속 춤을 췄다.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브레이킹은 힙합 음악의 강렬한 비트에 맞춰 추는 춤이다. 22년 동안 브레이킹에 푹 빠져 살고 있는 소년은 자신의 바람대로 세계적 비보이(B-boy·브레이킹을 추는 댄서)가 됐다. 세계 5대 브레이킹 메이저 대회(단체전 포함)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김헌우(34·별명 ‘윙’) 얘기다. 비보이 세계 랭킹 사이트인 ‘비보이 랭킹즈’에 따르면 김헌우는 이달 기준으로 개인 랭킹 2위다. 그가 속한 팀인 ‘진조 크루’는 팀 랭킹 3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12월 청소년을 중심으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브레이킹을 2024년 파리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비보이 국가별 랭킹에서 한국은 종주국 미국에 이어 2위다. 비보이 개인 랭킹 톱 20에는 김헌우를 비롯해 한국 비보이 4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림픽 브레이킹 종목 우승자 배출이 유력한 국가로 한국이 꼽히는 이유다.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될 날을 꿈꾸는 김헌우를 경기 부천의 ‘진조 댄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비보이 ‘윙’이 날개를 달기 까지김헌우는 12세 때인 1999년, 친형 김헌준(36·세계 11위)을 따라 브레이킹을 시작했다. 당시 1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던 만화책 ‘힙합’의 영향도 있었다. ‘힙합’은 열아홉 살 ‘불량’ 청소년인 주인공이 친구들과 함께 브레이킹을 배우며 비보이의 꿈을 키워 나간다는 내용이다. 김헌우는 “만화책에 나오는 화려한 춤 동작이 신기해 브레이킹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다가 만화 속 동작들을 실제로 해내는 비보이의 영상을 보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보이는 랩과 디제이, 그래피티(낙서 형식의 거리 예술)와 함께 힙합의 4대 요소로 꼽힌다. 비보이가 구사하는 브레이킹의 주요 기술은 토마스(손을 바닥에 짚고 공중에서 다리를 엇갈리며 돌기) 윈드밀(누워서 다리 벌리고 돌기) 헤드스핀 등 회전동작이 기본인 ‘파워 무브’와 업록(기술을 위해 리듬을 타는 준비 동작) 프리즈(고난도 동작에서 멈추기) 등 리듬감과 센스가 필요한 ‘스타일 무브’로 나뉜다. 학창 시절 김헌우는 브레이킹을 연습할 장소를 찾지 못해 동네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는 “처음에는 공원의 돌바닥에서 연습했는데 몸을 굴리는 동작을 하기에는 적절한 곳이 아니었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찾아낸 곳이 대리석 바닥으로 된 지하철 역사였다”고 말했다. 사람들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지하철 역사의 구석과 청소년수련관에서 기술을 익히던 그는 2001년 형과 함께 브레이킹 팀인 진조 크루를 만들었다. 몇 년 뒤에는 아버지의 지인이 운영하던 댄스스포츠 연습실을 빌려 쓰면서 마침내 ‘길거리 연습’을 벗어났다. 나무 바닥으로 된 연습실은 낮에는 룸바와 차차차, 삼바를 가르치는 공간이었다. 이 때문에 그와 크루 멤버들은 2010년 자신들만의 연습실을 구하기 전까지 5년여 동안 ‘밤샘 연습’만을 했다. 자정에 연습실에서 모이면 오전 8시가 돼서야 연습실을 빠져 나왔다. 김헌우는 “세상과 단절된 채, 밤을 새워 연습한 뒤 아침 햇살을 맞으며 연습실을 나서면 내가 한층 더 성장했다는 기분이 들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국내 지역별 소규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조금씩 성장하던 김헌우는 2004년 중국에서 열린 브레이킹 국제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비보이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윙’(wing·날개)이라는 별명을 정한 건 이 대회를 마친 뒤였다. 김헌우는 “우승을 하고 내 이름을 말해줘도 외국인들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면서 “이름 말고 나를 기억할 수 있는 별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윙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보잘것없던 내가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준 브레이킹에 대한 고마움과 앞으로 브레이킹을 통해 더 높이 날아오르고 싶다는 뜻을 담았어요.” 이후 본격적인 해외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세계 최고의 브레이킹 개인전(1 대 1 배틀)인 ‘레드불 비씨원’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국내외에서 100번 넘게 우승했다. 한때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그의 브레이킹 영상은 비보이를 꿈꾸는 전 세계 꿈나무들의 교본으로 쓰인다. 김헌우와 진조 크루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기 전에는 1년에 8, 9개 대회를 직접 유치하는 등 브레이킹 대중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그는 “브레이킹이 누구나 보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문화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 파리에서의 금빛 브레이킹을 위해김헌우는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는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올림픽을 통해 브레이킹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만화 힙합과 여러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국내 젊은층 사이에 브레이킹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국내에 여러 비보이 크루들이 탄생한 것도 이 때다. 하지만 대중이 점차 케이팝과 랩 경연 프로그램에 집중하면서 브레이킹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브레이킹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올림픽 개최를 앞둔 프랑스에는 ‘국립 비보이단’이 있을 정도다. 브레이킹이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던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소년 올림픽에서는 관중이 3만 명이나 몰렸다. 이를 본 IOC는 올림픽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브레이킹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올림픽 브레이킹 종목에는 남녀 부문별로 16명이 본선에 출전해 토너먼트 형식으로 메달을 다툰다. 피겨스케이팅처럼 심사위원들이 점수를 매기는데 구체적인 채점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선수들이 일정 시간 춤을 추면 기술과 연기력, 창의력 등을 평가해 승자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가맹단체인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KFD)은 브레이킹 분과위원들과 함께 국가대표 선발 방식 등을 논의 중이다. 파워 무브 같은 고난도 동작 못지않게 음악에 대한 이해도와 연기력이 브레이킹에서는 중요하다. 브레이킹은 비보이가 자신이 연기할 음악을 고르지 않는다. 현장에서 디제이가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즉흥적으로 화려한 기술과 춤을 선보여야 한다. 김헌우는 “어떤 노래가 나와도 빠르게 흐름을 파악한 뒤 적합한 기술을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 때도 여러 노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김헌우는 37세가 된다. 그는 “30대 후반의 나이로 올림픽 출전을 노려야 해 부담스럽지만 3년 뒤에도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만약 선수로 출전하지 못한다면 지도자로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브레이킹은 내년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정식 종목이다. 그는 “우선 아시아경기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올림픽 전에 열리는 국제 대회인 만큼 내 컨디션과 경쟁력을 점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헌우에게 올림픽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는지 물었다. “어느 대회를 나가든지 말로 ‘메달을 딸 자신이 있다’고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그리고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준비를 하고 대회에 나가면 머릿속에 그려왔던 대로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올림픽도 그런 방식으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부천=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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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똑한 청년 농부들의 선택 ‘스마트팜’

    ‘청년 농부’ 오성일 씨(32)는 2년 전부터 경기 여주시에서 딸기 농장인 ‘피크니코’를 운영하고 있다. 피크니코는 2700m²(약 817평) 규모의 온실 곳곳에 설치된 센서로 딸기 재배에 필요한 데이터를 측정한 뒤 원격제어 장치로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팜’이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다가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된 오 씨는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의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사업 1기 교육생’으로 참가한 것을 계기로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됐다. 전북도농식품인력개발원에서 농사의 기초와 스마트팜 운영 방법을 배운 오 씨는 “체계적 커리큘럼에 따라 진행되는 농업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덕분에 교육을 마치자마자 스마트팜 창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팜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의 생육(生育) 환경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전통적 재배 방식에 비해 노동력을 덜 투입하고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오 씨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물주기 등 단순 노동은 자동화 시스템에 맡기고, 농부는 품질 향상을 위한 작업과 판매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팜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2018년부터 매년 스마트팜 운영 인력을 양성해 온 농식품부는 스마트팜 교육 과정을 이수할 4기 청년 교육생(208명)을 모집한다. 교육 신청 대상자의 연령은 만 18∼ 39세로 스마트팜 창업 및 취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교육 신청은 이번 달 31일까지 ‘스마트팜코리아’를 통해 진행된다. 심사를 통해 선발된 교육생들은 9월부터 전국 4곳(전북 김제시, 경북 상주시, 전남 고흥군,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스마트팜 혁신밸리의 청년창업 보육센터에서 스마트팜 농업 기초와 ICT 데이터 분석을 다루는 이론 교육과 보육센터 실습장 또는 스마트팜 선도 농가를 활용한 실습 교육을 무료로 받는다. 교육을 수료하면 스마트팜 임대농장 우선 입주(실적 우수자), 스마트팜 청년 종합자금 대출 신청 자격 부여 혜택이 주어진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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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원 “21년 전처럼 올림픽 트리플더블 나왔으면”[정윤철의 스포츠人]

    “아직은 감독으로 불리는 게 어색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49)에게 사령탑으로서의 출발을 앞둔 기분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나설 선수들을 소집한 뒤 상견례를 마치면 비로소 감독이 됐다는 것을 실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송파구 대한농구협회 회의실에서 모이는 대표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다음 날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한다. 국내 여름올림픽 단체 구기종목 사상 여성이 대표팀 수장(首長)에 오른 것은 전 감독이 처음이다. 겨울올림픽의 경우 2018년 평창대회 때 여성 지도자인 세라 머리 감독(캐나다)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지휘했다. 2011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프로팀(신한은행, 우리은행)과 국가대표팀에서 코치로 활동해온 전 감독은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큰 일을 앞두고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는 그는 “선수 관리와 전술 및 전략 구성에 대해 조언을 하는 코치에서 최종 결정을 하는 감독이 되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성 감독의 장점을 잘 살려 팀을 이끌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전 감독은 “선수들과 같은 여성이다 보니 선수의 심리 상태를 조금 더 세심하게 살필 수 있다”면서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소통을 통해 선수들과의 거리감을 줄이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조직력이 강한 ‘원 팀’현역 시절 ‘누나부대’를 몰고 다닌 전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이다. 그는 여자프로농구 현대산업개발과 신한은행에서 뛰면서 7번의 우승을 맛봤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코치로 활동하며 7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해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한 전 감독은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최초로 ‘트리플더블’(3가지 부문에서 2자릿수의 성공을 기록하는 경우)을 일궈냈다. 그는 쿠바와의 경기에서 10득점 11어시스트 10리바운드로 한국의 승리(69-56)를 이끌었다. 당시 한국은 포인트 가드로 경기를 조율한 전주원과 골밑을 지킨 센터 정은순, 정선민 등의 활약에 힘입어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은메달) 이후 최고 성적인 4위로 대회를 마쳤다.전 감독의 프로 통산 기록은 평균 10.34득점 6.56어시스트 3.95리바운드다. 센터들에 비해 키(176cm)가 작은 가드였던 그는 골 밑에서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 선수는 아니었다. 요즘 시드니올림픽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고 있는 전 감독은 리바운드가 주특기가 아닌 자신이 쿠바전에서 10개의 리바운드를 잡아 트리플더블을 완성한 것은 끈끈한 팀 조직력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당시 센터들이 상대 장신(長身) 선수들과 몸싸움을 하면서 박스아웃(리바운드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몸으로 상대 선수를 밀어내는 것)을 하면 외곽에 있던 가드까지 골밑으로 달려들어 모두가 리바운드에 가담하는 전술을 썼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도쿄 올림에 나서는 대표팀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에 비해 작은 키 등 신체적 약점을 극복하려면 시드니올림픽 멤버들처럼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센터들만 골 밑에서 사투를 벌이지 않고 모든 선수가 리바운드를 위해 몸을 던지는 ‘원 팀(one team)’을 만들고 싶다”면서 “21년 전 나처럼 올림픽에서 트리플더블을 만들어내는 선수가 탄생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자신감 있게 올림픽 무대 누비길”한국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9위 한국은 2월 열린 올림픽 조 추첨식에서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 등 강호들과 A조에 편성됐다. 도쿄올림픽은 12개국이 3개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조 상위 2개국이 8강에 진출한다. 또 각조 3위의 성적을 비교해 상위 2개국이 8강에 합류한다. 전 감독은 “조 편성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면서 “조 편성이 좋다 해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전 감독은 도쿄올림픽에 나설 대표팀에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인 센터 박지수(KB스타즈·198cm)와 외곽 슛이 뛰어난 가드 박혜진(우리은행·178cm),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우리은행·180cm) 등 12명을 선발했다. 2020~202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과 득점상(평균 22.33득점), 리바운드상(평균 15.23개) 등 7개 부문 상을 휩쓴 박지수는 대표팀의 주포다. 하지만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기 위해 지난달 미국으로 출국해 11일부터 시작되는 국가대표팀의 합숙훈련에 참가할 수 없다. 2018년부터 박지수는 국내 여자프로농구 시즌이 종료되면 WNBA 팀인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 합류해 미국 무대를 누비고 있다. 양국 리그의 일정이 겹치기 않기 때문에 박지수는 한미 리그에서 모두 뛸 수 있다. 이번 시즌 WNBA는 15일(한국 시간) 개막한다. 박지수는 WNBA에서 뛰다가 올림픽 개막 2주 전에 대표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전 감독은 “우선 11명의 대표팀 선수들로 최대한 조직력을 끌어올린 뒤 박지수의 합류를 기다리겠다”면서 “미국에 있는 박지수에게는 틈틈이 연락해 대표팀의 전술에 대해 알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감독은 박지수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직접 만나 숙제를 내줬다고 한다. 그는 “박지수에게 미국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고, 경기도 최대한 많이 뛰어 체력을 끌어올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정규리그 17경기(한 시즌은 30경기) 밖에 뛰지 못한 김정은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트 위의 감독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확한 중거리 슛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강점인 김정은은 대표팀 멤버 중 유일하게 올림픽(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경험한 선수다. 전 감독은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김정은이 코트 안에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재 김정은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한다. 전 감독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올림픽 무대가 주는 중압감을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을 통해 큰 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마음껏 기량을 뽐내 자신의 실력이 유럽 선수들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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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치병 아이들 지원 기업은 미래세대 지키는 키다리 아저씨”

    “어린이와 청소년이 앓는 희귀난치성 질환은 환아(患兒)와 가족만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57·사진)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과에서 다루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는 선천성 기형, 유전자 이상에 의한 신경근육질환, 면역결핍증 등이 있다. 안 교수는 “질환의 특성에 따라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의약품은 비용이 수천만 원이나 돼 부모가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면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를 지원하는 기업의 기부 활동은 환자 가족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아이들에게 발생하는 희귀난치성 질환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온 가족이 함께 병마와 싸워야 하는 환경적인 어려움과 고액의 병원비 부담으로 인해 치료가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안 교수는 “혼자 투병 생활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의 경우 인지 능력이 떨어져 본인의 증상과 불편한 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다”면서 “아이가 중증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게 될 경우에는 부모 중 한 사람이 직장을 그만두고 자녀의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치료 방법이 있는 소아청소년의 희귀난치성 질환은 전체의 5% 정도에 그친다. 나머지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한다. 안 교수는 “치료 약제가 있는 경우에도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손상된 신경계 등의 신체 장기에 합병증과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환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비용 외에도 재활과 인지 치료를 위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맞춤 제작이 필요한 특수 휠체어, 유모차 등 의료보조 장비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 교수는 ‘키다리 아저씨’로 나선 기업의 후원 덕분에 건강하게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한 아이의 사례를 소개했다. 소아암으로 2019년 9월부터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치료를 받은 아이는 수차례 항암 치료를 받고 조혈모세포 이식까지 마쳤지만 갑자기 찾아온 합병증으로 인해 생사기로에 놓였다. 다발성 장기 부전 상태가 된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1000만 원이 넘는 비급여 약제를 사용해야 했지만, 자녀의 오랜 투병 생활로 경제적 능력이 무너진 가족들이 비용을 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지난해 삼성서울병원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침대의 의료비 지원 혜택을 받아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안 교수는 “시몬스침대의 도움 덕분에 아이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었다”면서 “위험한 순간을 넘긴 아이는 지금도 치료를 잘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호 시몬스침대 대표(50)는 장기 치료에 부담을 느끼는 아이와 가족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아이가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2년째 의료비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시몬스침대는 지난해와 올해 3억 원씩을 삼성서울병원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소아암 및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소아청소년의 수술비와 입원비, 휠체어와 특수 유모차 구입 등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31명이 이 회사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았다. 안 교수는 “시몬스침대의 기부금(6억 원)은 병원이 120억 원의 매출을 올려야 얻을 수 있는 순수익의 크기와 비슷하다”면서 “시몬스침대 같은 기업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마음고생을 하는 아이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희망의 손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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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종오, 7위→2위 도쿄 티켓 끊었다

    “오늘만큼은 창피하지 않게 쏘자고 마음을 먹었다.” 5회 연속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낸 ‘권총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사진)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후 꺼낸 소감이다. 진종오는 2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선발 최종 5차전에서 10m 공기권총 부문 총점 2898점으로 한승우(창원시청)와 공동 2위에 오르며 사실상 태극마크를 달았다. 진종오의 국가대표 선발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진종오는 4차 선발전까지 총점 2313점으로 7위에 머물렀기 때문. 이 종목에서는 한국 선수 2명만이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무대에서 세계 최고 강심장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600점 만점에 585점을 기록해 최종 순위에서 5계단이나 점프할 수 있었다. 특히 10점 만점을 쏜 마지막 60번째 발이 압권이었다. 대한사격연맹 규정상 대표 선발전에서 동점자가 나오면 국제대회 올림픽 쿼터를 직접 획득한 선수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2018년 창원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 쿼터를 얻은 진종오는 선발전 1위 김모세(상무·2908점)와 함께 도쿄로 향하게 됐다. 연맹은 30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대표팀을 확정한다. 진종오는 “(국가대표에)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는데 나도 놀랐다”며 “선발전 후반으로 갈수록 컨디션이 돌아오며 감각이 잡혔다. 국가대표가 된 걸 몰랐는데 (마지막 10점을) 쏘고 나서 주위에서 ‘축하한다’고 말해줘서 알았다”고 밝혔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4번의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을 수집한 진종오는 이제 7번째 올림픽 메달을 조준하게 됐다.강동웅 leper@donga.com·정윤철 기자}

    •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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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일영, 난치병 어린이 향해 ‘사랑의 3점슛’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3점슛을 쏜다.” 프로농구 오리온의 포워드 허일영(36)은 ‘사랑의 3점 슈터’로 불린다. 2020∼2021 시즌에 농구단의 모기업인 오리온과 함께 ‘사랑의 3점슛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캠페인 방식은 정규 리그와 플레이오프(PO)에서 허일영이 3점슛에 성공할 때마다 3만 원을 적립한 뒤 시즌 종료 후 경기 고양시 인제대 일산백병원을 통해 난치병을 앓는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것이다. 허일영은 “프로 선수로 코트에서 뛰는 동안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면서 “구단을 통해 캠페인을 소개받아 후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신 포워드이면서도 외곽 슛이 뛰어난 허일영(195cm)은 이번 시즌 정규 리그에서 67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36.4%로 정규 리그 50경기 이상을 뛴 오리온 선수 중 2위다. 이번 시즌 정규 리그 4위로 6강 PO(5전 3선승제)에 나선 오리온은 16일 열린 4차전에서 전자랜드(정규 리그 5위)에 패해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했다. PO에서 3점슛 2개를 추가한 허일영은 이번 시즌 총 69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207만 원을 적립했다. 허일영은 “더 많은 3점슛을 성공시키고 싶었는데 성적이 아쉽다”면서 “개인 기부금을 보태 모두 300만 원을 후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내 프로농구에서 3점슛을 활용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팀 KCC는 2011∼2012시즌부터 전북신협과 함께 3점슛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이 3점슛을 넣을 때마다 쌀 10kg을 적립해 연고지인 전주의 복지 시설에 기부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KCC가 이 캠페인을 통해 소외 계층에 전달한 쌀의 양은 3만360kg에 이른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 리그 54경기에서 3점슛 414개를 성공시켜 쌀 4140kg을 적립했다. 한국농구연맹(KBL)도 2017∼2018시즌부터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희명병원과 함께 3점슛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 시즌 동안 모든 구단 선수들이 넣은 3점슛 한 개당 1만 원을 적립해 무릎퇴행성 관절염으로 고통받는 저소득층 환자들의 인공관절 수술비 본인 부담금 전액을 지원한다. 지난 3시즌 동안 16명이 이 캠페인을 통해 수술을 받았다. 20일 현재 4584만 원을 모은 KBL은 올해 혜택을 받을 환자를 다음 달 30일까지 KBL통합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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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용 감독 “우리가 ‘고춧가루 부대’ 역할 할 것”[정윤철의 스포츠人]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태용 감독(51)은 지난달 27일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일주일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폐에 물이 찼기 때문이다. 1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코로나19와 지병(당뇨)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폐에 물이 차는 증세가 생겼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교민 5명이 코로나19 치료 도중 폐질환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겁이 났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치료가 쉽지 않겠다고 판단한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일정을 잠시 중단하고 한국행을 결정했다. 일반 여객기를 타고 한국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의 소개로 에어앰뷸런스(환자 이송 전용기)를 타고 귀국했다. 신 감독은 “코로나19는 병원에 입원한 뒤 3일 만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비행기에서 승객이 나를 알아볼 경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던 사람이라 부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홀로 이용할 수 있는 에어앰뷸런스를 탔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에어앰뷸런스 비용인 1억2800만 원을 자비로 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치료비용만 지원했다고 한다. 신 감독은 “의사 2명, 간호사 1명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7시간 반을 날아 한국에 왔다. 의료진들이 수시로 혈압 등 신체 상태를 체크해주고 따뜻한 식사를 제공해줘 안정적인 상태로 귀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신 감독은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코로나19를 앓는 과정에서 몸무게가 7kg이나 줄었지만 지금은 휴식을 잘 취해 4kg 가량 살이 쪘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에어앰뷸런스 안에서도 축구에 대한 생각과 고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신 감독은 “건강한 모습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기 위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스트레스와 몸 관리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고국에서 만난 제자신 감독은 11일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 안산과 전남의 경기(1-0 전남 승)를 보기 위해 안산 와스타디움을 찾았다. 자신이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서 지도하고 있는 제자로 올 시즌부터 안산에서 뛰는 측면 수비수 아스나위 망쿠알람 바하르(22·선수 등록명 아스나위)의 경기력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아스나위는 K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인도네시아 선수로 신 감독이 안산 측에 영입을 적극 추천했다. 안산의 구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은 아스나위의 선전(善戰)을 기원하는 인도네시아 팬들의 댓글로 도배될 때가 많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한 방송국이 아스나위의 경기 중계를 위해 K리그 중계권을 구입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TV로 안산의 경기를 볼 수도 있지만 방송 중계카메라는 볼을 쫓아다니기 때문에 특정 선수의 경기력을 체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아스나위가 볼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수비 가담은 적극적으로 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아스나위는 빠른 발을 앞세워 측면에서 날카로운 돌파력을 보여줬다. 신 감독은 “아스나위가 한국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투지와 근성이 뛰어난 선수인 만큼 잘 성장한다면 K리그1(1부)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나위는 신 감독이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대표팀 세대교체의 핵심이다. 2019년 12월 인도네시아의 3개 연령별 축구대표팀(국가대표팀, 23세 이하 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의 사령탑이 된 신 감독은 그동안 20세 이하와 23세 이하 대표팀 훈련에 집중했다. 기름에 튀긴 음식이 많았던 식단을 고단백 식품 위주로 바꿨고, 반복적인 왕복 달리기 등을 통해 체력과 지구력을 키우게 했다. 또한 소집 훈련을 시작할 때와 종료할 때 신체 사진을 찍어 선수들 스스로 체형 변화를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체력이 약해 후반 25분 이후 실점을 하며 무너질 때가 많았던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신 감독 지도로 조금씩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0세 이하 대표팀은 유럽 전지훈련에서 북마케도니아(4-1 인도네시아 승)를 꺾는 등 유럽팀을 상대로 5승 3무 5패의 성적을 남겼다. 신 감독은 “유럽팀을 꺾으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아스나위는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신 감독은 “선발로 나설 베스트11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을 쓰는 선수가 아스나위”라면서 “내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아스나위 등 젊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세대교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고춧가루 부대 역할 기대”신 감독은 코로나19 여파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가 열리지 못하면서 아직 국가대표팀을 이끌고는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5월 31일부터 재개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신 감독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이 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가 속한 G조에는 ‘쌀딩크’ 박항서 감독(62)이 이끄는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가 있다. 2차 예선은 각 조(총 8개 조) 1위가 최종 예선으로 직행하며, 각조 2위 중 성적 상위 4개국이 최종 예선에 합류한다. G조는 베트남이 3승 2무(승점 11)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이 부임하기 전에 5패(승점 0)를 당해 최하위(5위)다. 베트남, 태국(3위·승점 8), UAE(4위·승점 6)와의 2차 예선 3경기가 남은 인도네시아는 사실상 최종 예선 진출이 좌절된 상태다. 하지만 신 감독은 아스나위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가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진출이 힘든 상태지만 남은 2차 예선 경기를 통해 우리 팀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조 상위권의 승점 차가 얼마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지는 팀은 우리처럼 월드컵에 갈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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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탄 산업엔 투자 안하고 ESG 컨설팅까지… 삼성증권의 ‘청정 금융’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삼성증권이 ESG 경영 정책의 수립과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 회사는 삼성 금융 관계사와 함께 ‘탈(脫)석탄 선언’을 했다. 이 선언에는 환경 보호를 위해 석탄 화력발전소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 내용 등이 담겼다. 또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의 내용이 포함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올 2월에는 ‘ESG 등급 인증 채권’을 1000억 원어치 발행했다. 삼성증권은 NICE신용평가의 ESG 인증평가 중 녹색채권 ‘그린(Green)1 등급’을 받았다. 그린1 등급은 친환경 및 기후변화 위기 대응 사업 분야에 투자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녹색채권 등급 가운데 가장 높다. 삼성증권은 ESG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국 천연가스 미드스트림(수송 및 정제 단계) 사업 및 프랑스 태양광발전 사업에 관련된 지분 매입분에 대한 차입금 차환(借換)에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ESG 채권 발행을 확대하고, 자체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사회적 지원 사업에 대한 투자를 넓힐 계획이다. 국내 업계에선 처음으로 자사 리서치센터 내에 ‘ESG연구소’를 지난해 11월 설립한 삼성증권은 ESG 전략 발굴 및 자문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ESG와 자본시장 뉴노멀’, ‘성공적인 ESG 채권 발행 전략’ 등 관련 내용이 담긴 리포트를 내놓았다.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ESG 컨설팅’도 2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법인컨설팅팀이 중심이 돼 ESG연구소가 자문을 맡았다. 고객이 ESG 관련 투자나 채권 발행이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부서와 연결해 ESG 경영 계획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측의 ESG 컨설팅이 체계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정보기술(IT) 업계 등 기업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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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번째 메달을 향한 진종오의 도전[정윤철의 스포츠人]

    ‘권총 황제’ 진종오(42·서울시청)는 지난해 한 방송사로부터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않으면 올림픽 때 해설위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생애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을 향한 꿈을 키우고 있던 그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면서 “이제 정상에서 내려올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은 방송 해설보다 선수로 직접 올림픽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7월 23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은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됐다.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택티컬리스트 진종오 사격장’이 위치한 경기 성남시 신구대학교에서 만난 진종오는 “지난해에는 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 훈련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면서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지가 여전히 걱정되지만 현재로서는 올해 올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도쿄 땅을 밟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해외 관중 없이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일본인 관중의 경기장별 입장 상한선은 이번 달 중에 결정된다. ● 7번째 메달을 향한 꿈진종오는 2004 아테네올림픽을 시작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네 번의 올림픽에 참가해 메달 6개(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한국 사격의 전설이다. 그가 도쿄올림픽에 출전해 메달 1개를 추가하면 역대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7개)을 세우게 된다. 현재 진종오는 양궁 선수 김수녕(은퇴)과 이 부문 공동 1위다. 진종오는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기록에 욕심이 난다. 이 기록을 작성한다면 사격 인생의 값진 업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진종오가 세계 사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던 남자 50m 권총은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진종오는 자신의 부전공 격인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진종오는 올림픽 10m 공기권총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땄다. 대한사격연맹은 16일부터 30일까지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을 연다. 진종오가 참가하는 10m 공기권총은 5차례 선발전을 치러 합산 기록 상위 2명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사격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진종오는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진종오는 “대회 참가와 훈련의 반복으로 이뤄졌던 신체 리듬이 무너지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이 걱정”이라면서 “하루빨리 감각을 끌어올려 최고의 컨디션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그는 매일 사격장에서 무게 1.2kg의 권총을 들고 하루 최대 300발씩을 쏘고 있다. 통상 100발을 쏘는 데 1시간이 소요된다. 진종오는 40대에 접어들면서 떨어진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30%의 재능과 70%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반복 훈련을 통해 젊은 시절과 같은 기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격장에 BTS의 노래가 흘러나온다면사격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기점으로 경기 환경에 변화가 생겼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사격 경기가 지루하다는 인식을 바꾸고, 사격장을 찾은 관중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국제대회에서 경기장에 음악을 틀고 있다. 리우올림픽 때는 팝송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일부 브라질 관중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때 응원 도구로 등장했던 ‘부부젤라’ 모양의 피리를 불어 선수들이 집중력 유지에 애를 먹었다. 진종오는 “경기장에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과 일본인 관중의 응원을 이겨내야 한다”면서도 “기왕이면 한국 가수의 노래가 들리는 가운데 올림픽 메달 사냥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리우올림픽 당시 ISSF는 결선에 사용될 음악을 ISSF 선수위원회 선수위원들에게 추천받았다. 당시 선수위원이었던 진종오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추천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진종오는 “만약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ISSF가 리우올림픽 때처럼 선수위원들에게 음악을 추천 받는다면 이번에는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후보에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BTS의 노래 중 추천하고 싶은 곡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올림픽 조직위와 ISSF의 선택을 받으려면 노래를 추천하는 선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노래여야 한다”면서 “BTS의 히트곡인 ‘다이너마이트’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노래인데다 영어 가사로 돼 있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황제만의 권총진종오는 고등학생이었던 17세 때 구입한 100만 원짜리 중고 총으로 사격을 시작했다.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며 세계 사격계의 거물로 성장한 그는 총기회사들이 앞 다퉈 홍보 모델로 모시고 싶어 하는 선수가 됐다. 현재 진종오는 오스트리아 총기회사 슈타이어가 자신만을 위해 제작한 빨간색 권총(제작 기간 1년)을 사용하고 있다. 통상 권총 색상은 검정색이나 은색인 경우가 많지만 진종오는 ‘나는 남들과 다른 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총기회사에 빨간색으로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다. 진종오는 “세계에 하나뿐인 나만의 총을 가지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 행복하다”면서 “총기회사로부터 내가 자신들이 만든 권총을 사용한 이후 제품 판매량이 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웃었다. 사격 대중화를 위해 한때 왕성한 방송 활동을 하기도 했던 그는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총사령관 진종오’를 개설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진종오 사격장에서는 사격기술 연구소인 ‘택티컬리스트’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스크린 사격대회를 열기도 했다. 진종오는 “많은 분들에게 사격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성남=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21-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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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랜드“자연농원의 추억 그대로”… 튤립정원의 눈부신 봄마중

    《“아빠, 날씨도 따뜻해졌는데 우리 주말에 에버랜드로 놀러가요!” 초등학생인 딸의 애교에 회사원 이성웅 씨(40)는 고개를 끄덕였다. 봄기운이 가득한 에버랜드의 정원을 걷는 딸의 발랄한 모습을 그려보던 이 씨는 불현듯 추억 하나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용인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을 찾아 활짝 핀 봄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모습이 떠올랐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에버랜드라는 이름이 친숙하지만 이 씨와 같은 어른들 머릿속에는 아직도 자연농원이라는 이름이 맴돈다. 1976년 경기 용인에 개장한 자연농원은 1996년에 개장 20주년을 맞아 에버랜드를 테마파크의 새 이름으로 채택했다.》 올해 개장 45주년을 맞은 에버랜드는 ‘레트로(retro·복고) 열풍’에 맞춰 테마파크 내 정원을 자연농원 때처럼 만들었다. 레트로 감성이 깃든 여러 콘텐츠를 통해 에버랜드를 찾는 고객들이 과거 추억을 회상하고 싱그러운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만간 딸과 함께 에버랜드를 찾을 계획인 이 씨는 “딸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나의 어린 시절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뜻깊은 봄나들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버랜드의 대표 정원인 ‘포시즌스 가든’은 최근 ‘자연농원 오마주 가든’으로 꾸며졌다. 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등 100여 종의 다채로운 봄꽃 130만 송이를 활용해 1990년대 알록달록한 ‘자수화단 패턴’이 특징이었던 자연농원의 튤립 정원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또한 서울대 디자인학부 학생들과 함께 에버랜드에서 과거에 운영했던 놀이기구(우주관람차, 독수리요새 등)와 에버랜드 광고 포스터 등을 오브제로 활용한 ‘레트로 포토존’을 만들었다. 포시즌스 가든에 놓여 있는 빨간색의 ‘느린 우체통’을 통해서는 ‘타입캡슐 이벤트’가 진행된다. 에버랜드를 방문한 고객들이 각종 사연이 담긴 엽서를 우체통에 넣으면 에버랜드 개장 5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엽서 내용이 공개된다. 포시즌스 가든에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대형 스크린(가로 24m, 세로 11m)을 통해서는 미디어 아트, 동화 및 공연 영상 등이 상영된다. 매시 정각에는 네덜란드 현지의 튤립 정원 영상이 10분간 상영돼 가상(영상 속 튤립 정원)과 현실(실제 튤립 정원)이 하나가 되는 듯한 장면이 펼쳐진다. 에버랜드는 다음 달부터는 LED 대형 스크린을 활용한 고객 참여 이벤트를 진행한다.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관계자는 “고객들이 가족과 연인을 위해 직접 제작한 영상을 스크린을 통해 상영할 예정”이라면서 “에버랜드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응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튤립의 나라’인 네덜란드와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과 에버랜드가 함께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네덜란드에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주는 포시즌스 가든 풍차무대에는 스페셜 포토존이 설치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이벤트가 진행된다. 다음 달 1일부터는 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과 협업해 네덜란드의 명화 10여 점을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션 영상으로 구현해 LED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하는 기획전이 예정돼 있다. 에버랜드 정문 인근에 위치한 ‘글로벌페어 광장’에는 에버랜드와 네덜란드를 테마로 한 생화 꽃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에버랜드의 테마정원으로 봄이 되면 은은한 매화 향기가 퍼지는 ‘하늘매화길’도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놀이 기구인 콜럼버스대탐험 뒤편에 위치한 하늘매화길에는 만첩매, 율곡매, 용유매 등 700여 그루의 매화나무와 진달래 등 봄꽃들이 웅장하게 어우러져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튤립과 매화 등 에버랜드 정원의 구체적인 봄꽃 개화 소식은 에버랜드 홈페이지나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봄이 되면서 테마파크를 찾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버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 시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를 의무화하고, 시설물 소독과 방역도 철저히 하고 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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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의원연맹, 양국 관계개선 위한 언론인 라운드테이블 연다

    한일의원연맹(회장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려대 동아시아화해협력센터(센터장 박홍규 교수)와 공동으로 다음달 1일 ‘한일 관계 해법 모색을 위한 양국 언론인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주최한다. 한국 측 패널로 조용래 한일의원연맹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언론사 기자들이, 일본 측에서는 하코다 데쓰야(箱田哲也) 아사히신문 논설위원 등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사설을 썼던 일본 매체의 한국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축사는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이 맡았다. 연맹 측은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배경과, 이후 양국 간 변화 가능성을 전망하는 등 바람직한 한·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측 행사는 고려대 정경관에서 진행되며 일본 측 인사들은 줌(Zoom)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행사 참여 문의(02-784-6500).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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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리고 싶은 청춘들의 오아시스… “학연-직업-나이는 저멀리”

    23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탄천공영주차장. 날렵한 러닝화를 신고 원형으로 둘러선 러닝크루 ‘2030청춘러너’ 회원들이 크루장인 반성윤 씨(26)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20, 30대 회원이 110명인 이 크루는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달리기 모임을 갖고 있다. 일정 조율과 참여 신청은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뤄지는데, 직장인 회원이 많아 평일 모임은 야간에 열린다. 청춘러너 크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요일마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했던 ‘정기 러닝’을 중단했다. 그 대신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지키면서 ‘번개 러닝’을 즐기고 있다. 러닝 희망 시간과 장소가 일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비정기적으로 함께 달리는 것이다. 이날 번개 러닝을 위해 모인 기자 등 4명은 체온계로 발열 체크를 한 뒤 마스크를 쓰고 탄천공영주차장∼청담대교를 왕복하는 4km 구간을 달렸다. 숨이 차오를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격려하는 이들에게 기록 단축이나 순위는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즐거운 달리기와 모두의 완주라는 목표를 위해 뒤처지는 사람이 있을 때는 다 같이 속도를 늦췄고, 경치가 좋은 청담대교 인근에서는 잠시 달리기를 멈춘 뒤 기념촬영을 했다. 김우종 씨(32)는 “혼자서 쓸쓸히 뛰면 중간에 힘들어질 때 쉽게 포기하게 된다. 하지만 함께 뛰면 즐겁게 목표를 완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바탕 신나게 달린 이들에게 뒤풀이는 없었다. 러닝을 마친 뒤 가볍게 마무리 운동을 하고 바로 해산했다. SNS를 기반으로 하는 운동 모임인 러닝크루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달 기준으로 카카오톡에는 전국적으로 100개 이상의 러닝크루가 오픈채팅방을 운영 중이며,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러닝크루 관련 글은 16만9000건에 이른다. 러닝크루는 학교와 지역, 직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돼 가입 자격과 행동에 제약이 많은 기존 동호회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 SNS를 통해 여러 크루의 러닝 공지 등을 살펴본 뒤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내가 뛸 수 있는 거리를 달리는 모임에 일회성으로 참여할 수 있다. 갑자기 몸이 피곤해 약속된 모임에 나가지 못해도 나무라는 사람은 없다. 정회원 신청을 하면 크루 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데, 의무는 아니다. 청춘러너 크루장 반성윤 씨는 “SNS에 회원을 위한 러닝 외에도 비회원을 위한 ‘게스트런’ 일정을 공지한다”면서 “지연(地緣) 등으로 얽힌 사이가 아니기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고, 언제든지 탈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율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러닝크루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 집단에 구속되는 것을 싫어하는 2030세대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친목을 다지기 위해 낯선 사람들에게 개인 정보를 속속들이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2030세대가 느끼는 러닝크루의 매력이다. 부산에서 러닝크루 활동을 하는 정윤기 씨(27)는 “축구 동호회에 가입했는데 첫 모임에서 여자친구가 있는지, 같은 중학교를 나온 A라는 동창과 친한지 등을 물어 난감했다”며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는 기분이 들어 불쾌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활동 중인 러닝크루의 분위기는 동호회와 달랐다고 한다. 정 씨는 “약속 장소에 모이면 이름만 말하고 곧바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로하지가 않다”면서 “나이와 직업을 몰라도 함께 달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2030세대로 구성된 러닝크루의 회원들은 운동과는 관계없는 뒤풀이 문화에 거부감을 느낀다. 청춘러너 크루도 ‘No 2차(뒤풀이)’를 모토로 삼고 있다. 정주리 씨(31)는 “모든 활동이 자유롭다는 게 러닝크루의 매력이다. 뒤풀이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이 끝나면 모두 ‘쿨’하게 헤어진다”고 말했다. 일부 크루는 러닝 종료 후에 정보 공유를 위해 개설했던 채팅방을 폐쇄해 참여자 간의 사적 만남을 차단하기도 한다. 반성윤 씨는 “운동 외 목적(연애, 사업 홍보 등)으로 크루에 참여했다 적발된 회원은 운영진 회의를 거쳐 제명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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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축구계의 유리천장 뚫었다 “나는 런던의 에이전트 레이디” [정윤철의 스포츠人]

    ‘Burn the bridge(다리를 불태워라).’ 영국의 관용 표현 중 하나로 군대가 진격할 때 퇴로로 쓸 수 있는 다리를 불태워버린다는 뜻이다. 진군 도중 맞닥뜨리게 갖가지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전진만 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담겨 있다. 유럽 축구계의 높은 장벽을 뚫고 8년째 에이전트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김나나 카탈리나앤파트너스 스포츠그룹 대표(39)는 이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는 ‘슈퍼 소니’ 손흥민(29)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맨체스터시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 밀란 등 유명 클럽들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다. 김 대표는 “에이전트가 구단을 대리해 협상에 나설 때 두 번의 기회라는 것은 없다. 이미 되돌아갈 다리는 불태웠다는 심경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이유”라고 말했다. 유럽 축구시장에서 한국인 여성 에이전트로 살아가며 느낀 생각 등을 담은 책 ‘나는 런던의 에이전트 레이디’를 최근 출간한 김 대표는 현재 유소년 육성사업을 위해 한국에 머물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한 카페에서 에이전트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맨시티와의 만남대학교에서 서어서문학과 법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26살에 이탈리아로 넘어가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마켓 컨설턴트로 일했다. 아시아 마켓에 관한 지식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의 해외 마켓 협상과 컨설팅에 집중하던 그는 2013년 EPL의 대표적 ‘부자 구단’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의 만남을 계기로 축구계에 발을 내딛었다. 아시아 프로축구 구단 인수를 고심 중이던 맨시티의 글로벌 프로젝트에 합류한 것이다. 맨시티의 소유주는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이다. 그의 총자산은 3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맨시티를 인수한 만수르는 2조 원에 가까운 돈을 선수 영입에 투자해 초호화 선수단을 구성했다. 그런 만수르의 또 다른 목표는 세계 주요 도시에 자신이 소유한 축구 구단을 두는 것이었다. 김 대표는 “패션계에서 일하며 인연을 맺은 업계 관계자들이 아시아 구단 인수를 위해 전문가를 찾던 맨시티에 나를 추천했다. 맨시티는 아시아 문화와 시장 특성을 잘 알고 있고 유럽 사람들과 팀으로 일하는 데 문화적 어려움이 없는 나를 적임자로 여겼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맨시티와 손잡았다. 맨시티의 중국 내 인수 타깃 구단 설정 작업을 비롯해 여러 사업을 함께 하며 축구 에이전트 생활을 시작했다. 에이전트 업무는 다양하다. 선수의 이적과 연봉 협상을 담당하는 ‘선수 에이전트’ 외에도 매년 수백 건의 상업 계약을 체결하는 구단의 대리인으로서 스폰서와 중계권, 라이선스 계약, 구단 인수합병 등을 담당하는 ‘구단 에이전트’가 있다. 김 대표는 구단의 상업계약 중 해외 협상을 담당하는 에이전트로 활동 중이다. 가장 큰 수입원은 대체로 계약 성사에 따른 수수료다. 부자 구단 맨시티의 보상은 어땠을까. 김 대표는 자신의 책에서 “과장을 살짝 보태자면 맨시티는 첫 거래 성사 후에 당장 은퇴해도 될 정도의 거액을 커미션으로 줬다. 한동안 맨시티 직원들이 나를 보면 ‘이미 은퇴해서 바하마 해변에 있는 줄 알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축구계에 이제 막 뛰어든 아시아인 에이전트가 맨시티의 의뢰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유럽 축구계에 내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영국 런던에 사무실을 차린 이후 맨시티 외에도 여러 구단들과 함께 일을 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6년에는 토트넘과 금호타이어의 파트너십 계약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 “차별을 차별로 생각하지 말 것” 김 대표는 유럽 축구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백인, 유럽인, 남자들로 구성된 ‘이너 서클’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축구 리그에서 뛰는 아시아 출신 선수도 많지 않지만 비즈니스 영역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더욱 적은 편이다. 이런 환경에서 아시아인 여성 에이전트로 살아가면서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을 받은 적은 없었을까. 김 대표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이고, 유럽에서 일하는 한국인이기에 내가 대단한 차별과 편견을 뚫고 일을 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유럽 백인 남성 에이전트와 같은 프로필을 가졌다면 유럽 축구계에 내 자리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면서 “유럽 구단들이 아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상황에서 유럽 사람들에게 부족한 아시아에 대한 이해도를 내가 갖고 있었기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에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무기 삼아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이다. 그는 “차별을 차별이라 여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 축구 구단들은 내부 회의에서 김 대표를 지칭할 때 ‘에이전트 레이디’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 에이전트 레이디는 도착했어?”, “그 에이전트 레이디가 원하는 건 뭐야?”라는 식이다.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성 에이전트가 업계에 드물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어디를 가더라도 눈에 띈다는 것은 에이전트에게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내 존재를 확실히 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세심한 관리다. 그는 자동차 트렁크에 항상 빨간색과 파란색 하이힐을 갖고 다닌다. 그는 “유니폼 등 팀 고유색이 파란색인 팀들은 빨간색 신발을 신은 사람이 자신들의 클럽 시설에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의 경우 클럽하우스에서 라이벌 구단인 아스널의 상징색인 빨간색 옷을 입으면 안 된다. 심지어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사용하는 산타클로스 모자도 빨간색이 아니라 토트넘의 상징인 파란색이다. 김 대표는 자칫 구단이 예민해할 수 있는 문제를 알아서 조심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자신과 일하고 있는 두 개 구단이 맞붙는 경기에 초청을 받았는데 한 팀은 빨간색 유니폼, 다른 팀은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다면 김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까. 김 대표는 “그럴 때는 고민 끝에 장례식이 아닌데도 드레스까지 검은색을 입고 가게 된다”고 말했다.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협상에 나서는 에이전트에게는 체력도 중요하다. 체력 관리를 위해 김 대표도 여러 운동을 배웠다. 그는 “이 업계에는 선수 출신의 에이전트들이 너무 많다. 체력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승마와 테니스, 복싱, 스키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 아카데미 현재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 중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선수는 손흥민이다. 토트넘에서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13골을 넣어 득점 공동 4위에 자리해 있다. 김 대표는 “두세 시즌 전부터 유럽 축구계에서 ‘손(Son)’이라고 말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손흥민은 톱 레벨 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 등 유럽 빅 클럽들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손흥민’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많은 한국 유망주들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김 대표는 “자국 내 명문 클럽이 유럽 진출의 교두보가 되는 브라질 등과 달리 한국에는 정형화된 유럽 진출 루트가 없다. 외국인 스카우트들 입장에서는 한국인 유망주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한국 출장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자신의 클라이언트인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한국에 축구아카데미를 세울 계획이다. 경북 문경 글로벌선진학교에 개설될 예정인 아카데미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글로벌 아카데미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가르친 경험이 풍부하고 유럽축구연맹(UEFA) 자격증을 보유한 외국인 코치가 상주하며 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면 스페인에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 시설에서 전지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해외 구단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아카데미 선수들을 노출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 계약 업무 등 여러 가지 일을 수행 중인 김 대표가 유소년 육성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유소년에 대한 투자는 에이전트 업계의 생명”이라고 말했다. 과거에 그는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슈퍼 에이전트 A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너처럼 세계적 선수 B를 대리하려면 아침에 변을 봤는지 여부까지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게 사실이야?” A의 대답은 이랬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해. 나는 사실 B한테 관심이 없어. 그 선수는 이미 완성형이고 내 미래는 앞으로 발굴할 유망주와 함께하는 것이야. 내 관심사는 언제나 유망주를 찾아내 데뷔시키는 거야.” 김 대표는 “많은 에이전트들이 정년이 없는 이 직업에 은퇴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이 업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수가 꾸준히 배급돼야 하므로 빅 클럽과 일하는 에이전트들은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의무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양=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21-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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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CT 활용 맞춤형 복지 통합 시스템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보건복지 분야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ICT와 보건복지 시스템의 융합은 사회보장 제도의 포용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모든 국민이 복지 서비스를 고루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 사회보장 체계의 ICT 활용 현황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사회서비스프로젝트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1차 포럼’이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주제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 포용적 복지 구현과 ICT의 역할’이었다. 한국의 국민기초생활보장과 의료급여 등 공공부조는 공적급여의 신청과 지급 등 행정 절차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도록 돼 있다. 반면 민간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지역사회통합 돌봄 등 사회 서비스는 제공 주체별로 개별 정보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공공분야의 ICT 활용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한 한은희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부연구위원(50)은 “시스템 분리와 사업 분야별 칸막이로 인해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정보 연계가 제한적”이라며 “수요자의 복합적 요구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내년 개통을 목표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한 위원은 “차세대 시스템에서는 수요자가 급여와 돌봄 서비스 정보 등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와 공공 및 민간 기관의 협업을 위한 정보 공유와 사례 관리 기능도 제공된다”고 말했다. ICT를 활용한 사회복지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요자의 소득, 연령 등에 따른 디지털 활용 격차를 줄여 시스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안토니오 로페스 펠라에스 스페인국립원격교육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56·스페인)는 “시스템 활용이 편향돼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핀란드의 ‘아포티’는 한국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 제시됐다. 2018년 11월부터 가동 중인 아포티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사회복지와 의료서비스 통합 시스템이다. 사용자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의료진, 사회복지사와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 의사는 상담 중인 환자의 생활자금 부족 문제 등이 건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기본적 욕구 충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복지 서비스 기관에 재정 지원을 의뢰할 수 있다. 강충경 전 호서대 교수(61)는 “2019년 아포티를 통해 핀란드 시민 3만 명 이상이 재정 지원을 받았다”면서 “아포티는 디지털 기술을 보편적 복지에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보건복지부 후원으로 SDGs와 연계된 국제포럼을 올해 세 차례 더 연다. 지난해 11월 한국인 최초로 국제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 선출된 서상목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74)은 “향후 포럼에서 다뤄지는 국제 이슈를 반영해 개발도상국에 한국의 맞춤형 사회복지 노하우를 전수할 것”이라며 “국제기구와 협력해 사회 서비스 분야의 인적 자원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 202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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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걸고”…전자랜드와 ‘아름다운 이별’ 꿈꾸는 유도훈 감독[정윤철의 스포츠人]

    “인생을 걸고 한 시즌을 치러 보겠습니다.”2020~2021시즌 프로농구 개막을 앞둔 지난해 10월. 모기업 전자랜드가 농구단 매각을 결정한 상태에서 새 시즌을 치르게 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54)은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2003년 8월 인천 SK 빅스를 인수해 프로농구에 뛰어든 전자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이번 시즌까지만 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전자랜드와 한국농구연맹(KBL)은 공개 입찰을 통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입찰이 다음달 2일 마감되는 가운데 금융, 게임회사 등이 농구단 운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감독과 선수들은 성적이 구단의 가치로 직결된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코트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전자랜드의 안방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난 유 감독은 “18년 동안 우리를 지원해준 전자랜드에 대한 고마움과 (인수 희망 기업에게) 새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간절함을 마음에 품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정신적 지주’ 유도훈전자랜드가 농구단 매각을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과 2016년에도 재정 문제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인수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무산됐다. 2009~2010시즌 감독대행을 거쳐 2010년 4월 전자랜드의 정식 감독으로 취임한 유 감독은 여러 풍파에도 12시즌 동안 전자랜드의 벤치를 꿋꿋이 지키며 선수들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 나갔다. 과거에 그는 농구단이 매각 위기를 벗어난 뒤 힘든 기억은 잊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뜻으로 세족(洗足)식을 열어 선수들의 발을 씻겨주었다.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지하철 1호선 부평역으로 나가 선수들과 함께 거리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유 감독은 “한 배를 탄 가족인 우리가 더욱 똘똘 뭉쳐야 한다. 모기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흐트러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유 감독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농구단 매각설이 나왔다. 그럼에도 유 감독은 힘든 상황에 놓인 팀과 끝까지 동행하겠다면서 흔들리는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유 감독의 노력이 없었다면 모기업과 농구단의 이별이 더 빨리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차례 매각 위기를 딛고 일어선 전자랜드지만 올해는 농구단을 통한 홍보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 환경의 변화에 집중하려는 모기업의 결정에 따라 이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유 감독은 “모기업 전자랜드의 많은 분들이 농구단을 더는 지원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농구를 사랑했던 그 분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아쉬움보다는 그동안의 지원에 대한 감사함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자랜드는 거액을 들여 리그 최정상급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는 일이 드물어 투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팀의 선수 육성 정책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몸값 10억 원짜리 FA를 데려오기보다는 10억 원짜리 선수를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팀을 이끌어왔다. 발전 가능성이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전자랜드가 ‘기회의 팀’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설정한 정책에 맞춰 모기업은 선수들의 해외연수(스킬 트레이닝 참가) 등을 적극 지원했다. 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전자랜드는 젊고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들의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다크호스’로 성장했다. 유 감독 부임 이후 전자랜드는 9차례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2018~2019시즌에는 PO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으나 현대모비스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면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유 감독은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직까지 챔피언결정전과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많은 땀을 흘린 선수들에게 꼭 우승 트로피를 안겨 힘든 상황을 극복한 뒤에 찾아오는 결과의 달콤함을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이별과 빛나는 새 출발을 위해유 감독의 취미는 등산이다. 평소 그는 팀의 창단 첫 우승을 향한 꿈을 산에 오르는 것에 빗대어 설명한다. “프로에 몸담고 있는 것 자체가 일단 7분 능선쯤 와 있는 것이다. 정상을 향한 길은 험난하지만 선수들과 함께 발을 맞춰 오르고 또 오르면 반드시 정상의 경치를 볼 수 있다고 믿는다.” 유 감독과 선수들은 최고의 자리에서 전자랜드와 아름답게 이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한 이번 시즌의 우승은 농구단의 새 주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리그 최고의 팀을 운영하게 됐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팀 운영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에 따른 휴식기를 마친 프로농구가 24일 재개된 가운데 전자랜드는 10개 구단 중 공동 4위를 달리고 있다. 1위 KCC와의 승차는 6경기. 유 감독이 공을 들여 키운 국내 선수들은 이번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국가대표 가드 김낙현(26)은 평균 14.3득점(전체 국내 선수 중 5위), 5.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워드 이대헌(29)도 개인 통산 시즌 최다인 평균 12.8득점, 4.1리바운드로 골밑을 튼튼히 지키고 있다. 둘 모두 신인 시절에 ‘대어(大魚)’로 주목받은 선수들은 아니었다. 김낙현은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였고, 이대헌은 2015년 드래프트 1라운드 7순위(SK 입단 후 2016년 전자랜드로 트레이드)로 프로에 입성했다. 유 감독은 “항상 선수들에게 10개 구단 선수 중 각자 포지션에서 랭킹 1, 2위 안에 들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라고 말한다. 김낙현과 이대헌 등 국내 선수들이 성장한다면 우리 팀은 조금 더 우승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6강 PO 진출 및 챔피언결정전 우승 도전을 위해 이번 휴식기에 승부수를 던졌다.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외국인 선수 에릭 탐슨(평균 7.9득점)과 헨리 심스(평균 14.5득점)를 모두 교체한 것이다. 유 감독은 “5라운드(한 시즌은 총 6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는 것은 모험”이라면서도 “득점력 강화를 위해서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탐슨과 심스가 뛸 당시 전자랜드는 전체 팀 득점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28%에 불과했다. 이는 10개 구단 중 KT(26.28%)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새롭게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는 조나단 모틀리(26)와 데본 스캇(27)이다. 전자랜드의 공격 1옵션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모틀리는 208cm의 키에 224cm의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을 가진 센터다.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LA클리퍼스 등에서 뛰었던 그는 지난 시즌 G리그(NBA 하부리그)에서 26경기에 출전해 평균 24득점, 8.1리바운드라는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NBA 재입성을 노리던 그는 워싱턴과의 협상이 불발되면서 한국 무대를 밟게 됐다. 키 203cm의 포워드 스캇은 최근까지 이스라엘 1부 리그에서 뛴 선수로 내 외곽 공격에 모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감독은 “스피드와 탄력이 좋은 모틀리와 농구 센스가 뛰어난 스캇이 접전 상황에서 해결사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구단이 최고의 마무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팀을 운영하는 마지막 시즌임에도 외국인 선수 교체에 따른 추가 비용(연봉 등)을 지원한 모기업에 감사를 표했다. 유 감독은 “우리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실어준 전자랜드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26일 오후 7시 안방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오리온과 맞붙는다.인천=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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