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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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종교53%
문학/출판20%
문화 일반17%
음악7%
칼럼3%
  • “사관생도들 ‘마음 챙김’ 위해 美 명상 투어 기획했죠”

    “사관생도들은 일반 젊은이들이 갖는 미래에 대한 걱정, 불안과 함께 장교 지망생이라는 특수한 신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동시에 갖고 있어요. 그만큼 ‘마음 챙김’이 더 필요한데, 그동안은 소홀히 여겨 온 면이 많지요.”(현혜 스님)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내년 1월 미국을 방문해 명상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육사 생도들이 해외에서 명상 수련을 받는 것은 창설 이래 처음.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육사 군종실장 현혜 스님(화랑호국사 주지·중령)은 5일 서울 노원구 육사 군법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군은 장교는 물론이고 생도들도 일반인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훨씬 많은 특수집단”이라며 “그런데 군사 교범이나 교육의 90% 이상이 무기, 전술 등 유형 전력에 대한 부분이고, 마음 챙김 등 정신적인 부분은 거의 없어 미국 방문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문지는 다음 달 중 생도들과 협의해 명상 연구와 강의 등 이론적 토대가 발달한 미국 브라운대, 매사추세츠대 등 동부지역이나 구글처럼 명상을 회사에 도입하고 명상센터 등 일상생활에서 접목이 활발한 서부지역 중 한 곳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올해는 겨울방학 중 10∼15일 정도 희망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며, 경비는 육사와 화랑호국사가 지원한다. 선명상은 지난달 대한불교조계종이 국제선명상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분야. 하지만 현혜 스님은 국내가 아닌 미국을 택한 이유에 대해 “명상의 목적을 분명하게 정하고, 그에 맞춘 수련 과정이 체계적으로 잘 개발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명상 프로그램은 대체로 종교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대중화했다고 해도 여전히 참선이나 깨달음의 영역이 큰 데 따른 것. 이로 인해 교육과정으로 프로그램화하기가 쉽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하기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에서는 명상의 목적을 ‘스트레스 해소’로 명확하게 정해 가르치고 배우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한다. 세계적인 명상 전문가 존 캐벗진 미 매사추세츠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만든 8주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마음 챙김에 기반한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MBSR은 첫 주에 ‘건포도 명상’이란 걸 한다. 건포도(다른 과일도 무방)를 시각, 촉각, 청각, 후각, 미각으로 각각 주의 깊게 느끼는 과정인데 이를 통해 사물을 전과 다르게 새롭고 자세히 보려고 의식적으로 결정하는 연습을 시킨다. 그리고 이 각각의 작은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인식을 사람, 감정, 대상으로 확산시키는 훈련을 한다. 현혜 스님은 이제는 생도나 장교들이 ‘마음의 힘듦’을 내색하는 행위를 ‘사관생도답지 못한’, ‘장교답지 못한’ 나약한 행동으로 여기는 사회와 군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군인은 전쟁이라는 가장 비인간적인 상황을 전제해 훈련하고 생활하기에 역설적으로 가장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아직은 본격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명상이 좋은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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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년 불교문화대전’ 조계사 일대서 17일 개막

    ‘2024년 불교문화대전’이 17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대에서 개막식 및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열린다. 조계사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8일 불교 영화 ‘문경’ 상영회, 19일 불교문화 동아리 한마당, 20일 불교 문화예술 공연 갈라쇼 등 기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큰 법 풀어 바다 이루고, 교종 본찰 봉선사’ 특별전시회와 불교사진전 ‘불교문화 속 용龍: 미래를 꿈꾸다’가 열린다. 24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되는 폐막식에서는 제32회 불교언론 문화상, 제21회 불교출판문화상, 제11회 신작 찬불가 및 제7회 불교 음악상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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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빚고, 옻칠하고… 그 모든 과정이 날마다 좋은 날”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빚고, 옻칠하고, 천을 염색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내게는 날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성파 스님·사진)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종정(宗正) 성파 스님의 ‘성파 선예(禪藝) 특별전―COSMOS’가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종정은 조계종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 2022년 제15대 조계종 종정에 취임한 성파 스님은 40여 년간 불교미술, 서예, 한국화, 도자, 염색,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펼쳐 왔다. 특별전에선 금니사경, 옻칠 회화 및 설치 작품 등 평생의 예술 화업을 총망라하는 1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태초(太初), 유동(流動), 꿈(夢), 조물(造物), 궤적(軌跡), 물속의 달 등 모두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태초’에서는 우주의 시작을 상징하는 암흑물질과 태초의 에너지를, ‘유동’에서는 물과 바람 등 유동성과 에너지를 옻칠로 형상화했다. ‘꿈’에서는 추상과 구상이 혼합된 무의식 속에서 펼쳐지는 꿈의 세계를, ‘조물’에서는 도자와 옻칠을 결합해 ‘칠예 도자’란 독특한 장르를 보여준다. ‘궤적’에서는 불교 사경과 추상적인 옻칠 세계가, ‘물속의 달’에서는 상(相)에 대한 집착을 떠나 옻의 물성이 그의 수행, 철학과 만나 조형 언어로 승화되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사람 키보다 큰 여러 개의 검은 기둥들. 삼베에 옻을 칠한 뒤 어느 정도 굳어졌을 때 모양을 만들고 옻을 덧칠해 딱딱하게 만든 것으로, 어두운 공간에 서 있는 검은 기둥은 우주 공간에 외롭게 떠도는 소행성 혹은 지구가 탄생하기 전 미지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먹칠한 검은 종이에 금니(金泥)로 글자를 쓴 금니사경은 성파 스님이 40대 때 작업한 것으로 그의 예술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전시회 개막에 앞서 지난달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평상의 마음이 도”라며 “이 작품들은 나의 평상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고 물 흐르듯이 흐르고, 바람 불듯이 걸어간 삶의 자취들”이라고 말했다. 1939년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성파 스님은 월하 스님을 은사로 1960년 사미계를, 1970년 구족계를 받았다. 통도사 주지, 조계종 원로위원을 지냈고 2022년 조계종의 상징적 최고 지도자인 종정에 취임했다. 전시는 무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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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빚고, 옻칠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날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빚고, 옻칠하고, 천을 염색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내게는 날마다 좋은 날이었습니다. (성파 스님)”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종정(宗正) 성파 스님의 ‘성파 선예(禪藝) 특별전-COSMOS’가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종정은 조계종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 2022년 제15대 조계종 종정에 취임한 성파 스님은 40여년간 불교미술, 서예, 한국화, 도자, 염색,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특별전에선 금니사경, 옻칠 회화 및 설치 작품 등 평생의 예술 화업을 총망라하는 120여 점을 선보인다.전시는 태초(太初), 유동(流動), 꿈(夢), 조물(造物), 궤적(軌跡), 물속의 달 등 모두 6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태초’에서는 우주의 시작을 상징하는 암흑물질과 태초의 에너지를, ‘유동’에서는 물과 바람 등 유동성과 에너지를 옻칠로 형상화했다. ‘꿈’에서는 추상과 구상이 혼합된 무의식 속에서 펼쳐지는 꿈의 세계를, ‘조물’에서는 도자와 옻칠을 결합해 ‘칠예 도자’란 독특한 장르를 보여준다. ‘궤적’에서는 불교 사경과 추상적인 옻칠 세계가, ‘물속의 달’에서는 상(相)에 대한 집착을 떠나 옻의 물성이 그의 수행, 철학과 만나 조형 언어로 승화되는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사람 키보다 큰 여러 개의 검은 기둥들. 삼베에 옻을 칠한 뒤 어느 정도 굳어졌을 때 모양을 만들고 옻을 덧칠해 딱딱하게 만든 것으로, 어두운 공간에 서 있는 검은 기둥은 우주 공간에 외롭게 떠도는 소행성 혹은 지구가 탄생하기 전 미지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먹칠한 검은 종이에 금니(金泥)로 글자를 쓴 금니사경은 성파 스님이 40대 때 작업한 것으로 그의 예술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전시회 개막에 앞서 지난 달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평상의 마음이 도”라며 “이 작품들은 나의 평상심으로 작업한 결과물이고 물 흐르듯이 흐르고, 바람 불 듯이 걸어간 삶의 자취들”이라고 말했다.1939년 경남 합천군에서 태어난 성파 스님은 월하 스님을 은사로 1960년 사미계를, 1970년 구족계를 받았다. 통도사 주지, 조계종 원로위원을 지냈고 2022년 조계종의 상징적 최고 지도자인 종정에 취임했다. 전시는 무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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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아름다움을 보면, 아름다움이 보이죠

    몇 년 전, 미국 보스턴 교외에 머문 적이 있다. 작은 잡화 가게 하나를 빼면 가정집밖에 없는 변두리였는데, 집집마다 ‘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라고 쓰인 팻말이 마당에 꽂혀 있었다. 영화나 뉴스에서만 접할 뿐 인종차별을 피부로 접한 적은 없었는데, 미국 남부 시골도 아닌 대도시에서, 그것도 바로 인근에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있는 지역도 그럴 줄은 정말 몰랐다. 1960, 70년대도 아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한 지 이미 5, 6년이나 지났을 때였는데 말이다. 새를 탐조(探鳥)하는 걸 도피처이자 동시에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로 삼았던 저자가 흑인이자 성소수자로서 살아온 인생을 진솔하게 고백했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새를 관찰하던 저자는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견을 발견하고 주인인 백인 여성에게 목줄 착용을 부탁한다. 하지만 이 여성은 되레 저자가 자신을 위협한다고 신고할 거라 했고, 저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 순간을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이날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날(2020년 5월 25일)이기도 하다. 저자가 올린 영상은 SNS에서 확산하며 미국 사회에서의 인종차별을 가시화시켰다. 그리고 그의 인생도 전과 달라졌다. ‘큰검은찌르레기를 정성 들여 관찰한 건 수년 동안 이번이 처음이었다. … 나는 큰검은찌르레기를 비뚤어진 시선이 아니라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 누군가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가끔 관점을 바꾸기만 하면 된다.’(4장 ‘다른 방식으로 보기’ 중) 읽는 내내 느껴지는 것은 분노와 절망, 복수 같은 감정이 아니라 덤덤함이다. 마치 제3자처럼 차분하게 이야기하는데, 그래서 더 호소력이 있는 듯. 부제 ‘흑인, 퀴어, 우아한 탐조자로 살아온 남자의 조용한 고백’.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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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뉴욕서 ‘한·미 전통불교 문화교류’ 행사 개최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8~15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일대에서 ‘한·미 전통불교 문화교류’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한국 불교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매개로 한 ‘선명상(Seon Meditation)’과 한국 전통불교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자리. 9일 뉴욕 맨해튼 코넬 클럽에서는 진우 스님과 ‘명상하는 물리학자’로 잘 알려진 미나스 카파토스 박사가 ‘한국 선명상과 양자역학의 대화’를 주제로 대담을 갖는다. 진우 스님은 10일 예일대에서 ‘K-선명상’ 특별강연도 가질 예정이다. 한국 전통불교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행사도 함께 펼쳐진다. 뉴욕 한국문화원에서는 7~12일 연등회 등 전통 등 전시회(‘빛의 사유’)와 사진영상전(‘천년의 시간을 담다’)가, 12일에는 사찰음식 명장인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시연회가 각각 열린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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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때 ‘삶-죽음’ 깨달으려 출가… 30년 다 돼가도 모르겠네요”

    “그땐 출가만 하면 삶과 죽음의 문제를 알 수 있겠다 생각했지요. 30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하하하.”(덕일 스님) 1996∼97년 서울대생 9명이 두세 명씩 짝을 이뤄 한꺼번에 출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대 불교 동아리 ‘선우회’ 출신인 이들은 평소 독실하게 불교 공부를 해왔는데, 급기야 진짜 출가를 해버린 것. 이들 중 한 명인 덕일 스님(미국 캘리포니아 법보선원장)은 계산통계학과 89학번으로, 졸업 후 1996년 경희대 한의학과에 입학했다가 같은 해 출가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군 법당에서 만난 그는 “동아리였지만 다들 불교에 진심이라 매일 아침 7시에 모여 108배와 참선, 경전 독송 등 머리만 안 깎은 반(半)수행자 생활을 했다”라며 “그래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아 출가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덕일 스님은 “원래 삶과 죽음의 문제에 생각이 많았다”라며 “엄한 집안 분위기 탓인지 늘 내 마음을 꽁꽁 묶고 있는 사슬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걸 벗어버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던 중에 우연히 만난 불교 동아리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선우회에서 평생의 도반(道伴·함께 불도를 닦는 벗)들을 만난 거죠. 그렇게 마음이 편하고 좋더라고요. 그렇게 4∼5년을 하다 진짜 출가를 하면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저질러 버렸지요. 하하하.” 그는 ‘저질러 버렸다’라고 했지만, 출가가 말처럼 쉬울 수는 없는 일. 그는 “처음엔 부모님께 큰 상처를 주면서까지 출가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일종의 절충으로 한의대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한의사가 되면 출가까지는 아니어도 일과 수행을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 하지만 막상 입학하니 생명을 다루는 게 그렇게 제 생각대로 적당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자퇴했다고 한다. “허락을 받고 하려 했으면 아마 못 했을 거예요. 그래서 편지만 남기고 떠났지요. 당시에는 단호하게 인연을 끊고 성불해서 부모님을 제도하면 더 크게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부처님께서 결제(結制·수행을 위해 안거에 들어감) 중에도 부모님이 아프면 내려가서 봉양하는 게 맞는다고 하셨더라고요. 제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거죠. 10년 만에 뵙는데, 그 불효를 어찌 다 갚을지….” 출가 후 그는 스리랑카 페라데니야대에서 불교 고전어를 수학한 뒤 미 버지니아대에서 종교학 석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미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 법보선원에서 선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10년 넘게 공부와 수행을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불교의 새로운 방향을 찾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종교를 가리지 않고 탈종교화는 이미 드러난 현상이 됐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보존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불교의 미래를 열 열쇠겠지요. 그런 면에서 긴 세월 불교가 다양한 문화와 환경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해 왔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려면 불교 밖에서 객관적으로 불교를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지요.” 신앙에 매몰되기보다 인문학, 종교학이란 학문적 토대 위에서 지금 시대의 종교 현상을 과학적·객관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 덕일 스님은 “미국에 있으면 아무래도 전통 불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고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라며 “지금처럼 엄청나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삶에 더 효용성 있고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불교의 새로운 미래 모델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덕일 스님1994년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졸업. 1996년 경희대 한의학과 입학. 1997년 녹원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2001년 범룡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 수지. 스리랑카 페라데니야대 수학(불교 고전어), 미국 버지니아대 종교학 석사,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불교학 박사. 현 미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 법보선원 선원장.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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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9년전 일본서 쓴 사명대사 친필 공개

    강원 평창군 월정사 성보박물관(관장 해운 스님)은 3일 “올 5월 일본에서 귀환한 사명대사 유정(1544∼1610)의 친필 글씨 한 점을 4일부터 일반에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선불교의 원조 달마대사를 지칭하는 ‘불심종조달마원각대사(佛心宗祖達麼圓覺大師)’라고 쓰인 이 글씨는 가로 30cm, 세로 120cm 크기. 오른쪽에는 “만력(1605년) 을사년 봄에 널리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남쪽 일본에 와 있을 때 해서 글씨로 ‘불심종조달마원각대사’를 써 달라고 요구하기에 사양할 수 없어 감히 쓴다”라고 글을 쓰게 된 경위를 적었다. 이 친필 글씨는 전란이 끝난 뒤 사명대사가 일본에 강화 교섭을 위해 파견됐을 때 현지 승려의 부탁으로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한 독지가가 일본에서 입수해 월정사에 기증하면서 5월 귀환이 이뤄졌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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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생 출가 사건’ 덕일스님 “탈종교 시대 불교의 새 모델 만들고 싶어”

    “그땐 출가만 하면 삶과 죽음의 문제를 알 수 있겠다 생각했지요. 30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덕일 스님) 1996~97년 서울대생 9명이 두세 명씩 짝을 이뤄 한꺼번에 출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대 불교동아리 ‘선우회’ 출신인 이들은 평소 독실하게 불교 공부를 해왔는데, 급기야 진짜 출가를 해버린 것. 이들 중 한 명인 덕일 스님(미국 캘리포니아 법보선원장)은 계산통계학과 89학번으로, 졸업 후 1996년 경희대 한의학과에 입학했다가 같은 해 출가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군 법당에서 만난 그는 “동아리였지만 다들 불교에 진심이라 매일 아침 7시에 모여 108배와 참선, 경전 독송 등 머리만 안 깎은 반 수행자 생활을 했다”라며 “그래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아 출가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덕일 스님은 “원래 삶과 죽음의 문제에 생각이 많았다”라며 “엄한 집안 분위기 탓인지 늘 내 마음을 꽁꽁 묶고 있는 사슬 같은 게 있었는데 그걸 벗어버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방황하던 중에 우연히 만난 불교동아리는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선우회에서 평생의 도반(道伴·함께 불도를 닦는 벗)들을 만난 거죠. 그렇게 마음이 편하고 좋더라고요. 그렇게 4~5년을 하다 진짜 출가를 하면 원하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저질러 버렸지요. 하하하.” 그는 ‘저질러 버렸다’라고 했지만, 출가가 말처럼 쉬울 수는 없는 일. 그는 “처음엔 부모님께 큰 상처를 주면서까지 출가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라며 “그래서 일종의 절충으로 한의대에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한의사가 되면 출가까지는 아니어도 일과 수행을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는 것. 하지만 막상 입학하니 생명을 다루는 게 그렇게 제 생각대로 적당히 해도 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자퇴했다고 한다. “허락을 받고 하려 했으면 아마 못 했을 거예요. 그래서 편지만 남기고 떠났지요. 당시에는 단호하게 인연을 끊고 성불해서 부모님을 제도하면 더 크게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부처님께서 결제(結制·수행을 위해 안거에 들어감) 중에도 부모님이 아프면 내려가서 봉양하는 게 맞는다고 하셨더라고요. 제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한 거죠. 10년 만에 뵙는데, 그 불효를 어찌 다 갚을지….” 출가 후 그는 스리랑카 빼라데니야대에서 불교 고전어를 수학한 뒤 미 버지니아대에서 종교학 석사, UCLA 불교학 박사를 취득하고 현재 미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 법보선원에서 선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10여 년 넘게 공부와 수행을 병행하는 이유에 대해 “불교의 새로운 방향을 찾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종교를 가리지 않고 탈종교화는 이미 드러난 현상이 됐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보존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불교의 미래를 열 열쇠겠지요. 그런 면에서 긴 세월 불교가 다양한 문화와 환경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 적응해 왔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려면 불교 밖에서 객관적으로 불교를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지요.” 신앙에 매몰되기보다 인문학, 종교학이란 학문적 토대 위에서 지금 시대의 종교현상을 과학적·객관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것. 덕일 스님은 “미국에 있으면 아무래도 전통 불교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고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라며 “지금처럼 엄청나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 삶에 더 효용성 있고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불교의 새로운 미래 모델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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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릉 현덕사, 12일 동식물천도제 봉행

    대한불교조계종 강릉 현덕사(주지 현종스님)가 12일 개산 25주년 기념 ‘동식물천도재’를 봉행한다. 이날 개산법회 및 천도재에서는 원철스님(불교사회연구소장)이 ‘개도 불성이 있는가? ’란 주제로 법문을 펼친다. 원철스님은 부처님의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모든 중생은 불성을 갖는다)’ 가르침을 전하면서 동식물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할 예정이다. 현덕사는 2000년부터 매년 10월 둘째 주 토요일에 동식물천도재를 봉행해 왔으며, 지난해 템플스테이 최우수 사찰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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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인천 로잔대회, 220여개국 5000명 성황

    전 세계 복음주의자들의 축제인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가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폐막했다. 22∼28일 열린 이번 대회에는 220여 개국 5000여 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가했다. 마이클 오 국제 로잔 총재는 폐회사에서 “교회가 일어나 집단적 책임감을 갖고 모든 민족과 열방, 사회의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의 몸을 나타내고 선포하자”며 “모든 로잔대회가 그랬듯 이번 대회도 목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폐회식에서는 세계 선교를 위한 과업과 공동의 신념을 담은 ‘서울 선언문’도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서울 선언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참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분쟁 중인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섬길 것을 헌신한다”고 밝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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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만 5000명 모였는데 고요해진 광화문?… ‘명상의 기적’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주최한 ‘2024 국제선명상대회’가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스님과 불자, 차드 멩탄, 로시 조안 할리팩스 등 해외 명상 지도자 등 3만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진우 스님은 이날 대회에서 “현대사회는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뤘지만 동시에 마음의 불안과 고통 또한 커지고 있다”며 “기술 발전과 경제적 성장만으로는 마음의 고통을 치유할 수 없다. 이제는 산업혁명을 넘어 정신 혁명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조계종이 개발한 ‘5초 우선멈춤 선명상’, ‘그림자 선명상’, ‘방하착(放下着·내려놓음) 선명상’ 등 108가지 선명상법도 소개됐다. 진우 스님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지 그 해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마음의 평안에 이르는 여정을 떠나 보자”며 전 국민 5분 명상을 제안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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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예술작품으로 법 지식 늘리기

    친분이 있던 법조계 원로가 “법조계의 진짜 문제는 ‘관선변호’”라고 말한 적이 있다. 검찰, 법원 내에서 사건 당사자를 위해 뛰어주는 상사나 선배를 부르는 은어인데, 우연히 들른 것처럼 찾아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 판사(또는 검사), ○○ 사건 맡았다면서? 원고가 억울한 것 같은데 기록 좀 잘 봐줘요” 하고 무심한 듯 간다는 것이다. 선후배 사이라 문제를 제기하면 조직 내에서 살기가 힘들어지니 드러나진 않는데 검찰, 법원을 막론하고 고질적으로 만연된 현상이라는 것. 이것이 결국 수사·재판의 왜곡으로 이어지는데, 상식적으로 ‘왜 저렇게 이상한 판결(또는 수사)이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든다면 십중팔구 ‘관선변호’가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고 했다. 이런 법조계 사람들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로스쿨 교수이자 변호사인 저자는 16세기 화가 아르침볼도(1527∼1593)의 ‘The Jurist’(법학자 또는 법률 문제 전문가)를 소개한다. 법률가의 얼굴을 코와 미간은 머리를 제거한 개구리 몸통으로, 볼은 닭의 넓적다리, 눈썹은 닭 날개, 턱은 생선 꼬리, 입은 생선 대가리로 묘사한 작품이다. 당시에도 표리부동, 견강부회, 아전인수, 곡학아세했던 괴기스러운 법률가들이 만연했던 모양이다. 저자는 레니(1575∼1642)의 ‘와인을 마시는 바쿠스’를 통해 ‘주취 감형’의 모순과 취중진담이 무효인 이유, 미성년자의 음주를 금지하는 법이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또 푸생(1594∼1665)의 ‘솔로몬의 재판’을 통해 대리모와 익명 출산의 법적 근거를, 휘슬러(1834∼1903)의 ‘검은색과 황금색의 야상곡―떨어지는 로켓’을 통해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가 충돌할 때를 설명한다. 딱딱한 법 이야기를 그림으로 쉽게 풀다 보니 읽는 맛이 있다. ‘화가의 날선 붓으로 그린 판결문’이란 부제는 좀 과한 듯. 그림을 통해 관련된 법과 사회문제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라는 게 더 정확한 것 같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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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 끝내고 정신 웰빙, 명상하면 길 열려”

    “우리가 그동안 물질적 웰빙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우리 자신의 정서적 건강을 지키는 데는 소홀했던 게 사실입니다.”(직메 린포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로시 조앤 핼리팩스, 팝루 스님, 툽텐 진파, 직메 린포체 등 세계적인 명상 지도자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들은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 주최 ‘2024 국제선명상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티베트 불교 명상과 철학을 가르쳐 온 직메 린포체는 “어떤 이유로든 마음의 고통을 겪지 않고 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불교적 관점에서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이유는 마음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린포체는 “명상은 곧 마음 훈련이고 이를 통해 물질적 웰빙을 넘어 진짜 웰빙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의 통역가로 유명한 툽텐 진파는 “세상에는 ‘나’를 괴롭히는 것이 가득하지만 분노나 복수 등으로는 괴로움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자비계발수행 프로그램을 개발한 그는 “우리 모두 안에 있는 공통의 인간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현시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고통을 끝내기는 어렵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명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마음 챙김’을 전파해 온 팝루 스님은 “우리가 추구하는 명상은 깊은 산속 선방에서 세상과 유리돼 자기 마음만 챙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처님의 법을 미래 세대에 전하는 방법이 명상이고 따라서 명상과 세상에 대한 참여, 헌신은 결코 별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극심한 마음의 고통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명상은 이를 극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이번 국제선명상대회가 명상의 필요성과 효과, 수행법을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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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백악관 셰프에 콩국수 비법 전수, 코로나 공조로 이어져”

    “화가 난 채로 밥을 만들고, 먹지 마세요. 그거 독약입니다.” 13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주지 법해 스님은 “음식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약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들고 먹는 이의 마음가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진관사는 에릭 리퍼트 등 해외 유명 셰프는 물론이고, 국빈들이 방한했을 때 주로 찾는 곳 중 하나다. 2015년 질 바이든 여사, 2019년 마틸드 필리프 벨기에 왕비, 지난해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 등 국빈들이 진관사 사찰음식과 불교문화를 체험했다. 진관사에서 사찰음식이 발달하게 된 것은 조선 태조가 국행수륙재(물과 육지를 떠도는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 의식)를 지내는 사찰로 지정하면서부터. 법해 스님은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을 거치며 명맥이 끊길 뻔했으나 1970년대부터 진관 스님, 계호 스님(현 진관사 회주) 등 진관사 스님들의 노력으로 복원됐다”라고 말했다. 절 안에 사찰음식연구소를 설치하고 방앗간에서 가래떡, 절편 등 직접 떡을 만드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진관사는 비구니 사찰. 사찰음식 장인(1급)이기도 한 법해 스님은 “아무래도 여성들이 마음 씀이 섬세하다 보니 오래전부터 전국 각지의 비구니들이 방문할 때마다 머무는 산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선물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진관사 사찰음식이 맛은 물론이고 재료도 다양한 데는 그런 전통도 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성철 스님, 탄허 스님 등 당대의 고승들이 진관사를 다녀가면서 입소문이 나는 정도였으나 점차 퍼져 정·관계 인사들이 찾기 시작했고,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 정상들과 함께 온 각국 종교 지도자 만찬을 치르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2014년에 샘 카스 백악관 부주방장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며 콩국수 만드는 법을 배워 간 적이 있어요. 이듬해 질 여사가 미 부통령 부인 자격으로 아시아 순방 중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첫 일정으로 진관사를 찾았는데, 카스 부주방장이 추천했다고 하더군요. 그 인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조로 이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2021년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가장 중요한 의제가 코로나19 백신 공조였지만, 양국 정부 사이는 북한 문제 등으로 매우 껄끄러운 상태였다. 이에 청와대는 부드러운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질 여사가 진관사를 방문했을 때 사진을 선물로 전달하기로 하고 법해 스님(당시 진관사 총무부장)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 출국 전날 밤에 연락이 왔는데, 준비할 시간이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도저히 미국 대통령 부인에게 사진 파일만 보낼 수는 없었다”며 “다음 날 오전 11시 출국 시간에 맞춰 사진첩과 선물, 당시 주지인 계호 스님의 편지 등을 준비하느라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사는 게 워낙 힘들다 보니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밥은 대충, 허겁지겁 먹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가 곧 내 몸과 인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 법해 스님은 “일하느라 밥 먹는 시간을 아끼면 일은 해내도 나중에 분노가 남는다”며 “우리 사회가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뤄낸 반면에 사회에 화가 만연한 것도 그런 탓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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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난 채로 밥 짓지 마세요…만들고 먹는 이의 마음이 가장 중요”

    “화가 난 채로 밥을 만들고, 먹지 마세요. 그거 독약입니다.” 13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주지 법해 스님은 “음식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약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들고 먹는 이의 마음가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진관사는 에릭 리퍼트 등 해외 유명 셰프는 물론이고, 국빈들이 방한했을 때 주로 찾는 곳 중 하나다. 2015년 질 바이든 여사, 2019년 마틸드 필립 벨기에 왕비, 지난해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인 유코 여사 등 국빈들이 진관사 사찰음식과 불교문화를 체험했다. 진관사에서 사찰음식이 발달하게 된 것은 조선 태조가 국행수륙제(물과 육지를 떠도는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 의식)를 지내는 사찰로 지정하면서부터. 법해 스님은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을 거치며 명맥이 끊길 뻔했으나 1970년대부터 진관 스님, 계호 스님(현 진관사 회주) 등 진관사 스님들의 노력으로 복원됐다”라고 말했다. 절 안에 사찰음식 연구소를 설치하고 방앗간에서 가래떡, 절편 등 직접 떡을 만드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진관사는 비구니 사찰. 사찰음식 장인(1급)이기도 한 법해 스님은 “아무래도 여성들이 마음 씀이 섬세하다 보니 오래전부터 전국 각지의 비구니 스님들이 방문할 때마다 머무는 산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선물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진관사 사찰음식이 맛은 물론이고 재료도 다양한 데는 그런 전통도 있다”라고 말했다. 초기에는 성철 스님, 탄허 스님 등 당대의 고승들이 진관사를 다녀가면서 입소문이 나는 정도였으나 점차 퍼져 정관계 인사들이 찾기 시작했고,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때 정상들과 함께 온 각국 종교 지도자 만찬을 치르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2014년에 샘 카스 백악관 부주방장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며 콩국수 만드는 법을 배워간 적이 있어요. 이듬해 질 바이든 여사가 미 부통령 부인 자격으로 아시아순방 중 한국을 방문했을 때 첫 일정으로 진관사를 찾았는데, 카스 부주방장이 추천했다고 하더군요. 그 인연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공조로 이어질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2021년 5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가장 중요한 의제가 코로나19 백신 공조였지만, 양국 정부 사이는 북한 문제 등으로 매우 껄끄러운 상태. 이에 청와대는 부드러운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질 바이든 여사가 진관사를 방문했을 때 사진을 선물로 전달하기로 하고 법해 스님(당시 진관사 총무부장)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그는 “대통령 출국 전날 밤에 연락이 왔는데, 준비할 시간이 없었지만 그렇다 해도 도저히 미국 대통령 부인에게 사진 파일만 보낼 수는 없었다”라며 “다음 날 오전 11시 출국 시간에 맞춰 사진첩과 선물, 당시 주지인 계호 스님(현 진관사 회주)의 편지 등을 준비하느라 밤을 새웠다”라고 말했다. “사는 게 워낙 힘들다 보니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밥은 대충, 허겁지겁 먹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가 곧 내 몸과 인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지요.”법해 스님은 “일하느라 밥 먹는 시간을 아끼면 일은 해내도 나중에 분노가 남는다”라며 “우리 사회가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뤄냈지만 반면 사회에 화가 만연한 것도 그런 탓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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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청, 2027 서울 WYD 주제 성구 발표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 주제 성구가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로 확정됐다.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 케빈 패럴 추기경은 24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성 비오 10세 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요한복음 16절 33절에서 인용한 이 구절을 서울 WYD 주제 성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패럴 추기경은 “이 구절은 십자가 죽음을 앞둔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주신 가르침”이라며 “모든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대회 공식 로고는 겸재 정선(1676~1759)의 작품 ‘인왕제색도(국보)’의 선에서 모티브를 얻어 한국 전통 서예기법으로 ‘서울’을 형상화했다.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한국의 모든 젊은이, 신앙인들과 함께 세계의 젊은이가 교회의 지체(肢體·팔 다리와 몸통)로서 빛과 소금이 되는 기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WYD는 교황이 참석하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대축제. 지난해 8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대회에는 약 150만 명이 참가했다. 서울 WYD는 2027년 7월 말~8월 초 열리며, 약 50만~70만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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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인천 로잔대회 개막… 220국서 5000명 참석

    한국 로잔위원회(의장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와 아시아 로잔위원회가 주최하는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전 세계 220여 개국 기독교 지도자, 선교사, 신도 등 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했다.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 주제는 ‘교회여, 다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900여 개의 소그룹 토의, 주제 강의와 집회, 성경 강해 등을 갖고 마지막 날 서울선언문을 발표한다. 선언문에는 디지털 시대의 선교 과제와 함께 포괄적 차별금지법 등 성 혁명과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세계 복음주의의 입장이 담길 예정이다. 로잔대회는 1974년 세계적인 복음 지도자인 빌리 그레이엄(1918∼2018), 존 스토트(1921∼2011) 목사가 복음주의 선교 동력을 찾고,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첫 대회가 열렸으며, 이후부터 로잔대회로 불리고 있다. 2차 대회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 3차 대회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렸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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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왓장 하나하나 다 기록… 문화유산 보존하는 최고 방법”

    “문화유산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석탑, 전각은 물론이고 기왓장 하나하나까지 다 기록해 놔야 합니다. 국보, 보물로 등재하는 것만큼 기록하고 보존하는 데 최고의 방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난 탄원 스님(대한불교조계종 포항 보경사 주지)은 “스님이 왜 보물을 탐하느냐”는 선문답에 이렇게 답했다. 올 4월 경내 천왕문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등재된 보경사는 지난달 오층석탑이 또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인근 지역 정자인 분옥정(噴玉亭)과 용계정(龍溪亭)도 7월 보물로 등재된 바 있다. 이 모든 열매 뒤에는 총무원 문화부장을 지낸 탄원 스님의 노력이 있었다.1000년 전 고려 시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경사 오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양식을 계승한 고려 석탑으로 금당탑(金堂塔)으로도 불린다. 조선 중기 사명대사 유정이 쓴 ‘내연산 보경사 금당탑기’에 건립 내력이 나오는데, 11세기 석탑의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고 건축미가 빼어나 역사·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무형을 가리지 않고 우리 문화유산 중 태반이 불교 문화유산입니다. 그런데 문화부장을 하며 보니 사찰마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문화유산이 많은 것 같더군요. 기록도 잘 안 되어 있고요. 그래서 전국 사찰에 문화유산은 물론이고 기왓장 하나까지 모두 기록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우리 절 문화유산부터 평가받자고 시작한 게 열매를 맺은 거죠.” 그의 보물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도난당한 지 24년 만에 되찾은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 경내 대웅전과 적광전 내 수미단도 보물로 지정받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보물인 괘불탱화는 국보 승격을 추진하고 있고, 팔상전은 경북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용역보고서가 마무리 단계다. 현재 보경사가 보유한 보물은 괘불탱화, 천왕문, 적광전, 적광전 내 비로자나불도, 원진국사비, 원진국사 승탑, 서운암 동종, 오층석탑(지정 예고 중) 등 8점이다.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그의 노력은 인근 지역에 있는 용계정, 분옥정으로 이어졌다. 탄원 스님은 “소문이 난 때문인지 정자를 관리하던 각 문중에서 어떻게 하면 국가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지 문의해 왔다”며 “우리 것이라면 불교 문화유산이냐 아니냐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에 보물 등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숙종 22년(1696년) 건립된 용계정은 18세기의 건축 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가 빼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순조 20년(1820년) 건립된 분옥정은 ‘옥구슬을 뿜어낸다’라는 이름처럼 정자 아래 계곡 물줄기와의 어우러짐이 뛰어난 곳. 추사 김정희와 그의 아버지 유당 김노경, 그의 6촌 형 김도희의 서체를 동시에 비교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탄원 스님은 “약탈·도난 문화재를 찾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잃어버리지 않도록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도난당한 보경사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는 2020년 한 고미술품 경매에 출품되면서 존재가 알려져 수사가 시작됐고, 명확한 소유 기록이 있어 보경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탄원 스님은 “원소유자가 명확히 기록돼 장물이 분명한 문화유산을 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살 사람이 없으면 팔 사람도 없을 테니 철저한 기록이야말로 문화유산을 도난당하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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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물 제조기’ 탄원 스님이 보물을 탐하는 까닭은…”

    “문화유산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석탑, 전각은 물론이고 기왓장 하나 하나까지 다 기록해 놔야 합니다. 국보, 보물로 등재하는 것만큼 기록하고 보존하는데 최고의 방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난 탄원 스님(대한불교조계종 포항 보경사 주지)은 “스님이 왜 보물을 탐하느냐”는 선문답에 이렇게 답했다. 올 4월 경내 천왕문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등재된 보경사는 지난달 오층석탑이 또 보물로 지정 예고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인근 지역 정자인 분옥정(噴玉亭)과 용계정(龍溪亭)도 7월 보물로 등재된 바 있다. 이 모든 열매 뒤에는 총무원 문화부장을 지낸 탄원 스님의 노력이 있었다. 1000년 전 고려시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경사 오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양식을 계승한 고려 석탑으로 금당탑(金堂塔)으로도 불린다. 조선 중기 사명대사 유정이 쓴 ‘내연산 보경사 금당탑기’에 건립 내력이 나오는데, 11세기 석탑의 조영 기법과 양식 등이 잘 나타나 있고 건축미가 빼어나 역사·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무형을 가리지 않고 우리 문화유산 중 태반이 불교 문화유산입니다. 그런데 문화부장을 하며 보니 사찰마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문화유산이 많은 것 같더군요. 기록도 잘 안되어있고요. 그래서 전국 사찰에 문화유산은 물론이고 기왓장 하나까지 모두 기록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우리 절 문화유산부터 평가받자고 시작한 게 열매를 맺은 거죠.” 그의 보물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5월 도난당한 지 24년 만에 되찾은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 경내 대웅전과 적광전 내 수미단도 보물로 지정받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다. 보물인 괘불탱화는 국보 승격을 추진하고 있고, 팔상전은 경북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용역보고서가 마무리 단계다. 현재 보경사가 보유한 보물은 괘불탱화, 천왕문, 적광전, 적광전 내 비로자나불도, 원진국사비, 원진국사 승탑, 서운암 동종, 오층석탑(지정 예고 중) 등 8점이다. 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그의 노력은 인근 지역에 있는 용계정, 분옥정으로 이어졌다. 탄원 스님은 “소문이 난 때문인지 정자를 관리하던 각 문중에서 어떻게 하면 국가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는지 문의해 왔다”며 “우리 것이라면 불교 문화유산이냐 아니냐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에 보물 등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숙종 22년(1696년) 건립된 용계정은 18세기의 건축양식을 잘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환경과의 조화가 빼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순조 20년(1820년) 건립된 분옥정은 ‘옥구슬을 뿜어낸다’라는 이름처럼 정자 아래 계곡 물줄기와의 어우러짐이 뛰어난 곳. 추사 김정희와 그의 아버지 유당 김노경, 그의 6촌 형 김도희의 서체를 동시에 비교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탄원 스님은 “약탈·도난 문화재를 찾아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잃어버리지 않도록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도난당한 보경사 영산회상도와 지장보살도는 2020년 한 고미술품 경매에 출품되면서 존재가 알려져 수사가 시작됐고, 명확한 소유 기록이 있어 보경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탄원 스님은 “원 소유자가 명확히 기록돼 장물이 분명한 문화유산을 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살 사람이 없으면 팔 사람도 없을 테니 철저한 기록이야말로 문화유산을 도난당하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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