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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유명한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48·사진) 씨가 일본 집권 자민당의 추천을 받아 이달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일 보도했다. 오토타케 씨는 28일 열리는 도쿄 15구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도쿄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회’가 설립한 ‘퍼스트회’의 부대표로서 선거에 나선다. 자민당 소속이던 전직 의원은 불법 선거자금 등으로 체포돼 의원직을 사퇴했다. 자민당은 책임을 지는 의미로 해당 지역 공천을 포기하는 대신에 오토타케 씨를 추천하기로 했다. 오토타케 씨는 선천성 사지 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일본 명문 와세다대 출신으로 1998년 펴낸 자서전 ‘오체불만족’이 일본에서 600만 부 이상이 팔리면서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한 건 아니다” “감동은 필요 없다. (내 장애를) 참고만 해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는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여성 5명과의 불륜 사실이 드러나 이혼을 하기도 했지만 도민퍼스트회를 이끄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민당으로서는 공천을 포기하면서까지 추천한 그의 당선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달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고전할 경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책임론이 불거지며 퇴진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한국에서도 유명한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五體不滿足)’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48) 씨가 일본 집권 자민당의 추천을 받아 이달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2일 보도했다. 오토타케 씨는 28일 열리는 도쿄 15구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 도쿄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회’가 설립한 ‘퍼스트회’의 부대표로서 선거에 나선다. 자민당 소속이던 전직 의원은 불법 선거자금 등의 체포돼 의원직을 사퇴했다. 자민당은 책임을 지는 의미로 해당 지역 공천을 포기하는 대신 오토타케 씨를 추천하기로 했다. 1976년생인 오토타케 씨는 선천성 사지 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났다. 부모가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에 보내며 학창시절을 보냈고 재수 끝에 일본 명문 와세다대에 입학했다. 1998년 펴낸 자서전 ‘오체불만족’이 일본에서 600만 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 한국에서도 번역돼 인기를 모았다. “장애는 불편하지만 불행한 건 아니다” “감동은 필요없다. (내 장애를) 참고만 해 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는 장애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던 시대에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의 유명 ‘셀럽’이 되면서 아베 신조 총리 때인 2016년 자민당은 그를 공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때부터 인생이 크게 달라졌다. 2016년 한 주간지에 불륜 스캔들이 폭로되며 일본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결혼한 유부남인데도 5명의 여성과 해외 여행을 다니고 육체 관계까지 가진 사실이 드러나면서 출마가 무산됐고 15년 간 살았던 부인과 이혼을 했다. 2020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팔 다리 없이 하는 요리, 여행 등의 콘텐츠를 올리며 유튜버로 활동했다. 두 번째 정치 도전에 당시의 불륜 논란이 있지만, 도민퍼스트회를 이끄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며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민당으로서는 공천을 포기하면서까지 추천한 그의 당선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 여파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 지지율은 10~20%대에 머물러 있다. 자민당은 비자금 사건 책임이 있는 아베파 간부에 탈당 권고를 하며 지지율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이달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고전할 경우 기시다 총리 책임론이 불거지며 퇴진 압박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왕실의 사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이 1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궁내청은 이제까지 공식 홈페이지만 운영했는데 보수적인 일본 왕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을 시작한 데다 개설한 첫 플랫폼이 젊은층이 즐겨 쓰는 사진, 동영상 위주의 인스타그램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개설 당일 30만 명 이상의 추종자를 모았다. 궁내청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나루히토 일왕, 마사코 일왕비, 두 사람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가 공식 행사에 등장한 사진을 올렸다. 일본 적십자사에 입사한 아이코 공주가 지난달 적십자사 사장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사진 등이 특히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이 계정에서는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만 있고 댓글은 달 수 없다. 다이렉트메시지(DM)도 보낼 수 없다. 궁내청은 “의견, 감상 등은 홈페이지를 통해 받겠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 왕족처럼 왕가 개개인 명의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개설하지 않고 궁내청 명의로만 만들었다. 일본 왕실은 2021년 나루히토 일왕의 조카 겸 후미히토 왕세제의 장녀 마코 전 공주와 일반인 남편 고무로 게이의 결혼을 두고 나라 전체가 시끄러워지면서 젊은층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고무로 모친의 불투명한 금전 관계 등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왕실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왕가 전체의 이미지 손실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혼 후 평민이 된 마코 전 공주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근거한 자극적 보도도 잇따랐다. 영국 등 서구 주요국 왕실은 인스타그램 외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로 대중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 일본 왕가는 그간 궁내청이 왕실 가족의 생일, 새해 등 특별한 날에만 제한적으로 사진, 영상 등을 공개해 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무조건 심고 키우기만 한다고 좋은 숲이 아닙니다.” 지난달 27일 강원 춘천시 가리산. 잣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숲은 멀리서 봤을 땐 풍성해 보였다. 하지만 숲속으로 들어가자 키 큰 나무들 사이에 갇혀 썩은 나무들이 보였다. 김아름 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는 “다닥다닥 붙어서 자라는 탓에 햇빛을 못 봐 광합성도 못 하고 말라 죽은 것”이라며 “나무들도 전반적으로 고령화돼 탄소 흡수율이 떨어진다”고 했다. 가리산뿐만이 아니다. 국내 숲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대한민국 국토에서 산림이 차지하는 면적은 세계 평균(31%)의 2배에 달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산림 선진국에 비해 숲을 활용하지 못해 무늬만 ‘숲의 나라’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경제적 충격과 재난 위기가 일상화된 ‘그린스완(Green Swan)’ 시대에 숲 활용도를 높이는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6∼28일 해외 산림 선진국을 취재한 결과 일본은 ‘명품 숲’을 만들어 인구 유입과 지역 소득 향상의 계기로 삼았고, 지역소멸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 독일은 멈춰버린 제철소 위에 도시숲을 조성해 생명을 불어넣거나 숲에서 나온 목재 부산물 등 바이오매스(생물자원)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했다. 뉴질랜드는 나무를 심고 가꾸고 쓰는 선순환으로 이른바 ‘목(木)맥경화’를 뚫어냈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반세기 넘게 약 115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황폐화된 숲이 다시 푸르러졌다. 국토 대비 산림 비율(63%)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선 네 번째로 높다. 동시에 한국은 열대 목재 수입량 세계 4위로, 자급률은 15%에 그친다. 영국 프랑스 등은 자급률이 50∼80%에 달한다. 국내 숲은 탄소 저감 효과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나무 중 77.2%가 30년생 이상이기 때문이다. 주요 수종은 심은 후 평균 25년이 지나면 탄소 흡수량이 줄어든다. 박병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이제는 단순히 나무를 많이 심는 양적 성장을 넘어 탄소 저감, 산림안보, 지역경제와의 연계 등 숲을 제대로 활용하는 질적 성장을 꾀할 때”라고 강조했다. 31일 산림청 분석 결과 숲 활용도를 높일 경우 산림산업뿐만 아니라 관광 등 부가가치를 더한 전체 매출액은 현재 161조 원(2021년 기준)에서 2030년 206조 원, 2073년 606조 원까지 커진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매출액 162조 원의 4배 수준이다. 산림산업 일자리도 현재 61만 명에서 2073년 204만 명까지 증가한다.그린스완(Green Swan)기후변화가 초래할 사회 경제적 충격과 극단적 재난 위기 등을 일컫는 용어. 예기치 못한 경제 위기를 뜻하는 블랙스완을 변형한 것으로, 2020년 국제결제은행(BIS)이 제시했다. 韓 ‘목맥경화’… 115억그루 심었지만 늙은 나무 방치, 선순환 안돼[‘그린스완’ 시대, 숲이 경쟁력이다] 〈1〉 韓日 ‘숲 정책’ 살펴보니 나무 다닥다닥… 어린 나무까지 ‘골골’필요 목재 85% 수입… 年 7조 달해선진국, 청년-중년나무 고루 분포… “숲, 양적성장 넘어 이젠 질적 성장을” 성인 1명이 쉽게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잣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 나무 직경은 평균 30cm에 불과했다. 양팔로 나무를 안고도 두 손이 포개질 만큼 얇았다. 다닥다닥 붙어 자란 탓에 생장이 억제돼서다. 나뭇가지도 뿌리에 가까운 아래쪽부터 많이 나 있었다. 나무는 가지가 뻗어 나간 자리에 생기는 옹이가 많을수록 목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 지난달 27일 찾은 강원 춘천시 가리산의 풍경이다.● 아직까진 ‘무늬만’ 숲의 나라 반면 같은 잣나무인데도 관리를 해준 숲의 풍경은 달랐다. 산림청이 ‘숲가꾸기 시범림’으로 관리하고 있는 공간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굵고 곧게 뻗은 나무가 많았다. 2년생 묘목을 심은 뒤 건강한 나무만 남기는 솎아베기 과정을 거쳤다. 우량한 나무 주변에 있는 병든 나무, 굽은 나무, 노쇠한 나무는 잘라줬다. 그 결과 방치된 숲의 잣나무는 직경이 30cm 안팎에 불과했지만, 관리된 숲에선 잣나무 직경이 50cm 안팎까지 자랐다. 굵을 뿐만 아니라 길고 반듯하게 자라 목재로서 쓰임새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리를 받은 나무는 뿌리가 깊이 들어가 산사태 발생 시 말뚝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윤석범 춘천국유림관리소장은 “국내 대부분의 산이 나무를 심기만 하고 가꿔 주지 않아 적정 밀도보다 과밀한 상태”라며 “나무도 농작물처럼 제때 ‘수확’한다는 개념이 자리 잡아야 자연이 선순환한다”고 말했다. 국내엔 전국 어디에나 푸른 숲이 있고 나무도 빼곡하게 심어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숲 관리는 빈약하다는 의미다. 국내 목재 수요량의 85%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하는 열대 목재만 매년 7조 원 규모로 세계 4위다. 수입량이 많다 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원목 수출을 제한하면 국내 목재 가격이 요동치기도 한다. 윤 소장은 “목재를 해외에서 벌크선으로 수입해 오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며 “자국에서 생산한 목재를 자국에서 소비하는 게 탄소 중립 면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숲에는 30년생이 넘어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줄기 시작한 나무가 10그루 중 7그루(77.2%)가 넘는다. 중부지방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30년생일 때는 1ha(헥타르)당 12.1t 이지만 60년생이 되면 1.8t으로 7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다. 국내 산림면적에서 탄소 흡수량이 비교적 높은 ‘어린 나무’가 차지하는 비율은 1∼10년생 4%, 11∼20년생 3%, 21∼30년생 11%에 불과하다. ● ‘목(木)맥경화’ 뚫어 미래 성장기반으로 산림 선진국은 나이 든 나무를 수확해 목재로 활용하고 새 나무를 심는 ‘산림 선순환’이 자리 잡았다. 어린 나무, 청년 나무, 중년 나무를 고루 분포시켜 탄소를 계속 흡수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 철근, 콘크리트, 플라스틱은 한 번 사용하면 끝이지만 목재는 수확한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으면 20, 30년 뒤에 다시 목재로 쓰인다. 사실상 지속가능하게 쓸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인 셈이다. 일본 독일 등은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며 인구 유입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숲은 녹화사업 이후 숲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킨 사례가 많지 않아 이른바 ‘목(木)맥경화’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2022년 기준 국내 산촌의 89.5%가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65세 이상 인구 대비 2030세대 가임여성 인구 비율이 0.2 미만인 지역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전남 장흥군 등의 사례처럼 ‘명품 숲’을 발굴해 관광 자원화하고 산촌 주민 공동체와 연계한 소득 사업을 발굴하면 인구 절벽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흥군은 편백숲에 치유의 숲, 숙박 및 체험시설을 조성해 연간 67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장흥군 인구 3만6000명의 18배가 넘는 방문객을 유치하고 연계소득 1240억 원을 창출했다. 경북 울진군도 금강소나무 지역에 숲길을 조성해 인구 4만7000명의 3배가 넘는 15만 명이 매년 방문하는 관광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박병배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과 교수는 “산림 선진국은 숲을 산업과 문화관광 자원이자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양적 성장을 넘어 이젠 질적 성장으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나무를 올려다보시겠어요? 소리가 다르죠?” 지난달 28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기리시마(霧島)시 기리시마 긴코완 숲에서 만난 산림 세러피 가이드 우스자키 노키(臼崎のき·70) 씨가 웃으며 권했다. 삼나무, 붉가시나무, 후박나무 등 사전을 찾아봐도 생소한 이름의 나무들이 하늘로 쭉쭉 뻗어 있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새 소리와 어우러졌다. 고층빌딩으로 가득한 대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인구가 약 12만 명에 불과한 기리시마시는 숲을 주요 관광자원으로 내세우면서 연간 560만 명(2022년 기준)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감소 위기를 겪는 지방으로서는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과 비슷하게 국토의 75%가량이 산인 일본은 숲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이 아닌 인구 감소를 막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2000년대 이전에는 나무를 심고 보호하는 데 주력한 반면, 이후에는 숲을 활용해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 활성화를 꾀하는 쪽으로 적극 나서고 있다. ● 관리 대상에서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기리시마시는 2007년 4곳의 ‘산림 세러피 로드’를 지정했다. 표고 500∼700m 높이에 길이 900m∼2.5km로 체력이 약한 사람도 천천히 1∼2시간가량 걸으면서 숲을 즐길 수 있다. 4곳 모두 지역 전통 관광 명소인 천연온천 인근에 있어 ‘산책 후 온천’을 매력으로 내세운다. 이곳에서는 4∼12월 9차례의 정기 산림 세러피 투어를 운영하며 관광객들에게 숲을 체험할 기회를 준다. 지역에서 운영하는 ‘가이드 클럽’에 신청하면 개별 투어도 가능하다. 관광객 누구나 가볍게 산책하며 숲을 즐길 수 있다. 이날 숲 인근 호텔에서는 관광버스 2대로 온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밤에는 온천을 즐기고 낮에는 숲을 산책하며 자연을 즐겼다. 하마다 겐 기리시마시 관광PR과 주무관은 “숲은 온천과 더불어 지역의 가장 소중한 자원”이라며 오사카 등 대도시 고교 수학여행 팀도 찾는다고 귀띔했다. 숲을 활용한 관광 자원과 소니 등 지역 내 대기업 공장 등의 영향으로 이 지역 인구는 2000년 12만7900명에서 지난해 12만3135명으로 20년 넘게 12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숲과 산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산림 서비스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일본 임야청 측은 “관광, 건강,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산림을 활용해 체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용객에게는 새로운 숲 체험 기회를 주고 해당 지역에서는 새로운 고용과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기업 제휴 맺으며 인구절벽 해결책 활용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으로 한국에도 익숙한 일본 나가노(長野)의 시골 마을 시나노(信濃)정은 지역의 유일한 자원인 산, 숲을 적극 활용해 지역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이곳은 1960년 1만3700명에서 최근 8000명대로 인구가 줄며 인구절벽에 직면한 곳이다. 과거 여느 다른 지역처럼 도로 확장, 쇼핑센터 유치 등에 주력했던 이곳은 2000년대 들어 발상 전환에 나섰다. 우리 지역에 ‘없는 것’을 만들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지역에만 ‘있는 것’을 찾아 가꾸자는 데 지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렇게 시작된 사업이 2004년 ‘에코 메디컬 힐링 빌리지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치유의 숲’ 프로그램 조성에 나섰다. 적설량이 많아 겨울 스키장으로 유명한 ‘구로히메 고원’에 1.2∼7km의 숲길을 조성하고 산림욕, 맨발 진흙체험 등을 할 수 있게 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림 메디컬 트레이너’는 방문객에게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일본 주요 기업들이 ‘치유의 숲’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30곳 넘는 기업이 이곳과 제휴를 맺어 연간 5000여 명의 각 기업 직원이 숲을 이용한다. 제휴 기업 직원들이 숲을 이용하면서 이 지역 숙박시설, 식당 수익 증가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고향 기부금’도 납부해 옥수수, 블루베리 등 지역 특산물 구입에도 앞장서는 ‘1석 3조’ 효과를 거둔다. 제휴 기업에 화답하기 위해 시나노정은 2019년 ‘노마드 워크 센터’라는 원격 근무 시설을 만들었다. 40명 수용이 가능한 이곳에서는 기업 단위로 사용 신청을 받아 5일간 30만 엔(약 270만 원)을 받는다. 주중에 일하면서 오후에는 카약, 등산, 요가 등을 즐길 수 있다. 기업 만족도는 높다. 일본 전기부품 업체 TDK람다는 시나노정과 협정을 맺고 2008년부터 매년 신입사원 연수를 이곳 숲에서 진행한다. 그 전까지는 3년 차 미만 직원 퇴직률이 12%에 달했지만 숲 연수를 실시하면서 1%로 떨어졌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산림 면적이 2508만 ha로 국토의 68%에 달하는 일본은 고도 경제 성장기에 적극적인 산림 육성책을 펼쳤다. 이로 인해 전체 숲의 40%가 인공림이며, 일본 내 어느 산이든 키를 훌쩍 넘는 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과거의 ‘숲 보호’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임야청에 따르면 휴양림 등 정부가 지정한 숲을 이용한 인구는 자국 인구보다 많은 연간 1억4000만 명에 달했다. 숲을 쉽게 접하고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관심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임야청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 392곳 중 60%가 숲, 임업, 목재와 관련한 활동을 현재 하고 있거나 실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단순한 사회 공헌 차원을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숲, 임업에 기여하려는 기업들의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전체 숲의 1.5% 정도인 26만7000ha에 597곳을 ‘레크리에이션 숲’으로 지정하고 있다. 자연 휴양림, 실외 스포츠 등 목적에 따라 지정해 이런 활동을 정부가 보유한 국유림에서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한다. 활용 방식은 다양하다. 일본 중부 야마나시현에는 ‘포레스트 어드벤처’라는 곳이 있다. 공중 걷기 등 숲 즐기기가 가능한 시설을 숲을 해치지 않고 마련했다. 이른바 ‘자연 공생 아웃도어 파크’라는 개념으로 정비한 숲 체험 시설이다. 인기를 끌면서 전국 35개 시설로 늘어났고 연간 50만 명이 이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즐기고 있다. 일본 유명 리조트 기업인 호시노그룹은 투숙객에게 산림 산책, 승마, 산악자전거, 야간 곤충 관찰 등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통 목조건축 강국인 일본은 나무를 활용한 건축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2020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인 도쿄 국립경기장은 ‘산림 스타디움’이라는 콘셉트로 전국 47개 광역단체의 삼나무로 경기장 처마를 꾸미는 등 철골과 나무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건축물을 지었다. 멀리서 보면 숲으로 덮여 있는 느낌이 나고 경기장 안에 들어가면 곳곳에서 목재를 활용한 것을 볼 수 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지난달 28일 오후 2시. 경북 울진군 북면 한 야산의 정상. 김영훈 울진국유림관리소장이 새까맣게 그을린 소나무의 몸통을 어루만졌다. “비가 올 때면 항상 흙냄새가 향기롭게 풍기던 곳인데 아직도 희미한 탄내가 콧속을 파고드네요.” 손에는 거무튀튀한 잿물이 그대로 묻어 나왔다. 선 채로 죽어 있는 나무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시선을 돌리자 벌거숭이처럼 변한 휑한 산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린스완(Green Swan)’에 대비해 국내 숲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대형 화재 등 재난 후 신속한 복원과 사전예방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가 2년 전 대형 화재를 겪은 울진-삼척의 숲이다. 2022년 3월 4일 울진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까지 번졌던 초대형 산불은 무려 213시간 동안 서울 면적의 약 35%에 이르는 2만923ha(헥타르)를 태웠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당시 산불 피해를 입었던 곳들에선 죽은 나무가 뿌리째 뽑인 후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렸다. 김 소장은 “죽은 나무는 벌채해야 하고, 일대는 민둥산이 된다”며 “대형 산사태 피해가 일어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집을 잃었던 주민 181가구 가운데 30가구는 아직도 임시 컨테이너 주택에 머물고 있었다. 산불이 나기 전까지만 해도 울진 인구의 약 22%인 1만여 명은 송이 등 임산물 채취로 생계를 이어왔지만 최근엔 수확을 못 하고 있다. 대를 이어 송이 농가를 운영해 온 이운영 씨(51)는 “죽어서 눈감을 때까지 울진에서 송이를 볼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산불 피해 범위가 워낙 방대한 탓에 복구는 여전히 더디다. 울진군에 따르면 군 전체 피해 면적 1만4140ha 중 현재까지 벌채 면적은 1800ha에 불과하다. 자연복구 지역을 제외한 인공복구 범위 6900ha를 기준으로 보면 약 26%만 벌채가 진행됐다. 울진군 관계자는 “벌채 작업이 끝난 구역도 묘목 식재가 완전히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이 올라 산불이 일상화되고 있어 사후 대응보다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권춘근 연구원은 “산불 발생 시 진화 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인공 담수지를 산불 위험 지역마다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산불이 나면 진화 차량 등 장비가 진입할 수 있는 임도(林道)를 계획적으로 설치하는 것도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원전 주변이나 군부대 탄약고 주변처럼 초대형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것도 대비책으로 제시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일본 수도권 관문인 나리타 국제공항은 일본에서 경찰 경비인력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올 1월 기준 출발-도착 3만4000여 회인 인천국제공항의 경찰 인력은 200여 명. 반면 월 발착 횟수 1만9000여 회인 나리타 공항은 3배 이상 많은 750명이다. 그나마 2010년대 1500명에서 반으로 줄어 이 정도다. 공항 고속도로 나들목, 버스 정류장 등에는 어김없이 철망을 두른 대형 경찰버스가 상주하고 있다. 공항 담장은 물론 인근 논밭에서도 경찰들이 허리까지 오는 진압봉을 든 채 눈을 부릅뜨고 24시간 감시한다. 삼엄하기 그지없는 나리타 공항의 경비 역사는 건설이 추진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옛 일왕(日王) 일가의 목장이었던 부지 주변은 전기도 안 들어오던 빈민 거주지였다. 고도 성장으로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던 일본은 지역민 반발이 적을 것으로 보고 이곳을 택했다. 상당수 지역민이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반발했지만 강행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며 땅을 일군 주민들의 반발은 갈수록 커졌다. 그사이 1960년대 학생운동으로 힘을 키운 극좌 세력이 이 주민들과 손을 잡았다. 전국에서 모인 과격파들이 화염병, 죽창, 낫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정부는 “개항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며 공권력을 동원했다. 시위대, 경찰 양쪽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터졌고 관제탑이 점거당해 개항 직전 공항이 마비됐다. 개항 후에도 총으로 구슬을 쏘는 무력 시위가 이어졌다. 심지어 개항 45년을 맞은 지난해에도 시위대가 점거한 토지를 강제 집행하다가 충돌이 빚어졌다. 그사이 공항 규모는 애초 계획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아시아 허브공항 경쟁에서도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에 뒤처졌다. 극단적인 투쟁이 남긴 상처는 크고 깊었다. 일본 정부는 처음부터 대화와 협의를 하지 않은 점을 자성했다. 강경하게 밀어붙인 게 오히려 반대파를 키웠다는 인식을 가졌다. 방침을 정하면 강제 진행이 당연시됐던 일본의 정책 추진 방식은 나리타 투쟁을 계기로 바뀌었다. 짧으면 수년, 길면 수십 년씩 주민을 설득하고 국회에서 정책 문구 하나하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 문제처럼 3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지만, 500가구를 30년간 설득해 완성한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심 재개발 프로젝트도 있다. 일본의 재무장 역시 수십 년에 걸쳐 안보문서를 고치고 동맹국 미국과 호흡을 맞추면서 이제는 미사일, 전투기를 수출할 수 있는 나라로 변신했다. 좌시하기 어려운 우경화 움직임이나 최소한 정책 방침을 세운 뒤 동맹국 의지와 국내 여론을 확인하며 진행하는 방식만큼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돌다리도 세 번, 네 번 두들기는 일본을 보면서 한국의 개혁에 그만한 신중함이 있는지 자문해 본다. 의료개혁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싼 의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극단적 치킨 게임으로 가고 있다. 국민 상당수가 필요성에 공감했고 보수와 진보가 모처럼 서로 손가락질하지 않았던 정책인데도 갈수록 정부의 ‘불통 이미지’만 쌓여가고 있다. 대화가 사라진 빈자리가 혼란으로 채워지는 전형적인 갈등 증폭 양상이 됐다.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고 밀어붙이는 정책은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긴다. 나리타 공항 반대 투쟁에서 일본이 배운 뼈저린 교훈이다. 우리라고 예외일 순 없다.이상훈 도쿄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유명 제약사가 ‘붉은 누룩(홍국·사진)’을 원료로 만든 건강 보조식품을 복용한 일본 소비자 2명이 목숨을 잃고 100명 이상이 입원했다. 해당 제품은 한국에서도 해외직구로 구할 수 있고, 일본 여행 중에도 구매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 후생노동성은 “고바야시 제약의 홍국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섭취한 사람 중에 두 번째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망자는 신장에 문제가 생겨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바야시 제약이 발표한 첫 번째 사망자는 2021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홍국 콜레스테 헬프’를 복용했다. 이 제품은 2021년 발매 후 110만개가 팔렸다. 홍국은 쌀 등 곡류에 균을 번식시켜 만드는 성분이다. 식품 착색료 등으로 쓰이며, 콜레스테롤 등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건강 보조식품 등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홍국균은 신장 질환, 신경 마비 등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인 ‘시트리닌’이 생길 수 있어 독성 제거가 필요하다. 고바야시 제약 측은 자사 제품에서 시트리닌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제품을 복용한 피해자를 검진한 의사는 2월 “시트리닌 의심 성분이 나온 것 같다”고 관계기관에 보고했다. 이후 관계당국은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했지만 피해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관련 상담 건수도 3000건 이상 접수됐다. 이 외에도 고바야시 제약은 음료와 조미료, 젓갈, 두부 등을 만드는 52개사에 홍국을 원료로 공급했다. 고바야시 제약과 원료를 공급받은 업체들은 올 1월 문제를 파악하고도 공표까지 약 2개월 동안 관계부처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유명 제약사가 ‘붉은 누룩(홍국)’을 원료로 만든 건강 보조식품을 복용한 일본 소비자 2명이 목숨을 잃고 100명 이상이 입원했다. 해당 제품은 한국에서도 해외직구로 구할 수 있고, 일본 여행 중에도 구매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27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 후생노동성은 “고바야시 제약의 홍국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섭취한 사람 중에 두 번째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망자는 신장에 문제가 생겨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바야시 제약이 발표한 첫 번째 사망자는 2021년 4월부터 올 2월까지 ‘홍국 콜레스테 헬프’를 복용했다. 이 제품은 2021년 발매 후 110만개가 팔렸다.홍국은 쌀 등 곡류에 균을 번식시켜 만드는 성분이다. 식품 착색료 등으로 쓰이며, 콜레스테롤 등을 낮추는 기능이 있어 건강 보조식품 등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홍국균은 신장 질환, 신경 마비 등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인 ‘시트리닌’이 생길 수 있어 독성 제거가 필요하다.고바야시 제약 측은 자사 제품에서 시트리닌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제품을 복용한 피해자를 검진한 의사는 2월 “시트리닌 의심 성분이 나온 것 같다”고 관계기관에 보고했다. 이후 관계당국은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했지만 피해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관련 상담 건수도 3000건 이상 접수됐다.이외에도 고바야시 제약은 음료와 조미료, 젓갈, 두부 등을 만드는 52개 사에 홍국을 원료로 공급했다. 고바야시 제약과 원료를 공급받은 업체들은 올 1월 문제를 파악하고도 공표까지 약 2개월 동안 관계부처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바야시 제약 본사가 있는 오사카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에 리콜을 명령했다”며 “이미 구입한 사람은 절대 먹지 말길 당부한다”고 밝혔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인이 온라인에서 한국인, 미국인보다 허위 정보에 잘 속을 확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미국에 비해 일본인은 정보의 사실 확인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신문을 읽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허위 정보 여부를 잘 알아채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쿠사이대 야마구치 신이치(山口真一) 교수가 한미일 3개국 15~69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특정 정보를 접했을 때 ‘1차 정보원을 확인해 보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미국은 74%, 한국은 57%인 반면 일본은 41%에 그쳤다. ‘정보가 언제 처음 나왔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한 사람도 한국은 73%, 미국은 74%였지만 일본은 54%였다. ‘누가 정보를 발표했는지 확인한다’는 응답 비율 또한 한국은 74%였고 일본은 47%였다. 인터넷 이용자의 관심을 끌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어텐션 이코노미’라는 용어를 아는지를 묻자 한국인은 40%, 미국인은 33%가 “안다”고 답했다. 일본인은 5%만 알고 있었다. 사람의 관심을 돈으로 보는 ‘어텐션 이코노미’는 소셜미디어 등에서 온갖 자극적인 정보로 시선을 빼앗는 폐해를 지적하기 위해 나온 말이다. ‘정부가 장학금에 세금을 매긴다’(일본) ‘코로나19 백신에 기생충이 있다’(한국) 등 각국 응답자에게 허위 정보를 제시하고 진위 여부를 묻자 미국인은 40%, 한국인은 33%, 일본인은 27%가 ‘오류’를 골라냈다. 동시에 한국인 38%, 일본인 37%, 미국인 43%가 잘못된 정보를 ‘옳다’고 답했다. 세계적으로 3분의 1 이상의 사람이 허위 정보를 믿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짜 정보에 속는 경향이 높은 사람은 ‘소셜미디어를 신뢰하는 사람’이나 ‘뉴스를 수동적으로 받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가짜 정보에 잘 속지 않는 사람은 ‘신문을 읽는 사람’ ‘다양한 미디어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사람’으로 조사됐다. 신문을 잘 읽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가짜 정보를 알아챌 확률이 5%포인트 높았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최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만나자는 제안을 했다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밝혔다. 일본과 미국이 주일미군사령부 확대 등 미일안보조약 체결 이래 최대 규모의 동맹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 시간) 보도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제안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 북-일 물밑교섭 사실을 끄집어내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를 흔들고 ‘통일봉남(通日封南)’ 전술로 한국을 위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김여정이 담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알고 있다”며 “북한과 모든 현안을 해결하려면 정상회담이 중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상대가 있는 얘기”라며 “지금, 결정된 것은 없다”고도 했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담화에서 “최근에도 기시다 총리는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우리에게 전해왔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이 밝힌 ‘또 다른 경로’와 관련해 우리 정부 소식통은 “올해 초부터 일본 고위급에서 북한 측에 만나자는 의사를 몇 차례 타진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북-일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서 수차례 실무 접촉에 나선 이후 올해 일본이 고위급에서 직접 접촉을 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기시다 총리도 이날 “총리 직할 수준에서 북한에 대해 여러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일은 올해 들어 정상회담 가능성을 꾸준히 높여 왔다. 1월 김 위원장은 기시다 총리를 “각하”라고 부르며 일본 노토반도 대지진과 관련해 위로 전문을 보냈다. 지난달에는 김여정이 담화를 통해 일본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두고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일 협상 가능성을 강조해 한국이 대화에서 배제되고 있음을 위협하는 동시에 한미일 3국 공조를 이간질해 균열을 내는 갈라치기 포석이라고 봤다. “북한이 한미일 3각 관계를 깨려면 북-일 접촉이 필수이기 때문에 북한이 (접촉 등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정진 일본 쓰다주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북한은 결국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과 접촉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가 북-일 정상회담에 의지를 보이는 건 국내정치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신각수 전 주일 대사는 “기시다는 하락한 지지율 회복 등이 상당히 시급한 상황”이라며 “국민적 관심사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인식되는 북-일 정상회담으로 만회해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북-일 정상회담이 실제 성사될진 불투명하다. 김여정은 이날 “일전에도 말했듯 조일(북-일)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 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총리의 구상은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수 없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일본은 북-일 정상회담의 목적이 납북자 문제 해결인데, 북한은 회담이 성사되려면 납북자 문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전제 조건을 내건 것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미국과 일본이 다음 달 10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에 따른 정상회담에서 주일미군사령부 격상을 추진하면서 미일 군사 통합이 크게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주둔 미군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주일미군의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해 유사시 일본 자위대와 합동작전에 나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게 주요 개편 방향이다. 이미 3대 안보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을 보유하게 된 일본이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넘어 중국에 대한 군사 견제를 위한 야전사령부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부상 맞서 미군-日자위대 공조 강화 24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주일미군사령부 지휘 통제 기능 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하와이에 주둔 중인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태평양함대에 새로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존 애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제시한 방안으로, 4성 장군(대장)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TF를 이끌며 일본 주둔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일미군 규모를 키운다는 것.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TF가 일본에 상시 주둔해 주일미군사령부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지휘권은 지금처럼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남겨 두되 주일미군에 미일 합동연습 및 훈련 계획 수립,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J-JOC)와 정보 공유 등의 권한을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일미군은 지난해 말 현재 약 5만5000여 명으로 주독미군(약 3만5000여 명), 주한미군(2만8500명)을 넘어선 최대 규모다. 그러나 3성 장군(중장)을 사령관으로 둔 주일미군은 행정과 지휘협정 운용 조율 등 제한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유사시 주일미군사령부가 있는 도쿄와 작전권을 행사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 간 물리적 거리가 6200㎞에 이르는 데다 19시간의 시차 등을 고려하면 미군과 자위대 간 조율 체계가 신속하게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미일 양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에 주일미군이 격상되면 1951년 맺고, 1960년 개정한 미일 안보조약의 기조가 달라지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개편이 유사시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합동작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다. 그간은 외부의 적에 맞서 자위대가 ‘방패’, 미군이 ‘창’의 역할을 맡아 일본은 전수 방위에 주력하되 공격을 받으면 미군이 보복하는 개념이었다. FT는 “주일미군과 자위대 간 즉시 대응 태세가 다음 달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구축될 경우 그 자체가 중국과 북한에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대선 누가 이겨도 인태 미군 역할 변화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주한미군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내 주둔 미군의 역할에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철수 또는 감축하거나 역할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을 비롯한 모든 동맹국의 과제는 중국의 도전에 대한 대응”이라며 주한미군 역할을 포함한 한미일 안보협력 방향이 재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가 주일미군 강화에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조정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우리 정부도 주일미군 개편 방안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향후 동북아 전체 안보시스템을 변화시킬 만한 역내 갈등이 극대화되면 주한미군 투입 가능성이 커지는 등 한국도 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일 양국은 다음 달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주일미군의 역내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대북 방어 목적의 지상군 중심인 주한미군과 달리 미일 동맹 아래 주일미군은 상대적으로 운용 폭이 자유롭다”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에 대비해 주일미군을 미 인태 전략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다음 달 주일미군사령부 격상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재 작전권이 없는 주일미군사령부의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일 정상이 다음 달 10일 정상회담에서 미일 작전계획 수립과 훈련 강화를 위해 주일미군사령부를 재조정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일본이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를 일원적으로 지휘할 통합작전사령부(J-JOC)를 창설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이 주일미군사령부의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25일 전했다. 일각에서는 주일미군에 직접 작전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일미군 격상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 동아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있다. 주일미군은 5만5000명 규모로 해외 주둔 미군 중 최대 규모다. 하지만 3성 장군이 사령관을 맡고 있으며, 독자적인 작전권 없이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지휘권 아래 있다. 4성 장군이 사령관 겸 한미연합군 사령관을 맡는 주한미군보다 역할이 제한적이다. 현재 주일미군 지휘 통제 체제로는 유사 시 미일 간 긴밀하고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다. FT는 “1960년 미일 안보조약을 개정한 지 64년 만에 이뤄지는 미일 안보동맹의 최대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도 주일미군의 인도태평양 지역 내 역할 강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미 대선과 맞물려 역내 갈등이 극대화되면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변 투입 논의가 본격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미국과 일본이 다음달 10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에 따른 정상회담에서 주일미군사령부 격상을 추진하면서 미일 군사 통합이 크게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해외 주둔 미군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주일미군의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해 유사 시 일본 자위대와 합동작전에 나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게 주요 개편 방향이다. 이미 3대 안보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을 보유하게 된 일본이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넘어 중국에 대한 군사 견제를 위한 야전사령부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부상 맞서 미군-日자위대 공조 강화24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주일미군사령부 지휘 통제 기능 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하와이에 주둔 중인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태평양함대에 새로운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이는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제시한 방안으로, 4성 장군(대장)인 태평양함대 사령관이 TF를 이끌며 일본 주둔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일미군 규모를 키운다는 것.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TF가 일본에 상시 주둔해 주일미군사령부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휘권은 지금처럼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남겨두되 주일미군에 미일 합동연습 및 훈련 계획 수립,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J-JOC)와 정보 공유 등의 권한을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일미군은 지난해 말 현재 약 5만5000여명으로 주독미군(약 3만5000여명), 주한미군(2만8500명)을 넘어선 최대 규모다. 그러나 3성 장군(중장)을 사령관으로 둔 주일미군은 행정과 지휘협정 운용 조율 등 제한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유사 시 주일미군사령부가 있는 도쿄와 작전권을 행사하는 인도태평양사령부 간 물리적 거리가 6200㎞에 이르는 데다 19시간의 시차 등을 고려하면 미군과 자위대 간 조율 체계가 신속하게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미일 양측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번에 주일미군이 격상되면 1951년 맺고, 1960년 개정한 미일 안보조약의 기조가 달라지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개편이 유사 시 주일미군과 자위대의 합동작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다. 그간은 외부의 적에 맞서 자위대가 ‘방패’, 미군이 ‘창’의 역할을 맡아 일본은 전수 방위에 주력하되 공격을 받으면 미군이 보복하는 개념이었다. FT는 “주일미군과 자위대 간 즉시 대응 태세가 다음달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구축될 경우 그 자체가 중국과 북한에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대선 누가 이겨도 인태 미군 역할 변화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주한미군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내 주둔 미군의 역할에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다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철수 또는 감축하거나 역할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을 비롯한 모든 동맹국의 과제는 중국의 도전에 대한 대응”이라며 주한미군 역할을 포함한 한미일 안보협력 방향이 재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가 주일미군 강화에 속도를 내는 것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재조정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우리 정부도 주일미군 개편 방안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향후 동북아 전체 안보시스템을 변화시킬만 한 역내 갈등이 극대화되면 주한미군 투입 가능성이 커지는 등 한국도 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미일 양국은 다음달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주일미군의 역내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대북 방어 목적의 지상군 중심인 주한미군과 달리 미일 동맹 하 주일미군은 상대적으로 운용 폭이 자유롭다”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등을 대비해 주일미군을 미 인태 전략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내년부터 일본 중학교의 사회 교과서에 ‘종군위안부’ 대신 ‘위안부’ 표현으로 일본군의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이 담긴다. 조선인 노동력 동원에 대해서도 ‘강제 연행’ 등을 표기하지 않고, 독도 또한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억지 영유권 주장 역시 강화된다. 매년 교과서를 고쳐가며 교묘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억지 주장을 확대하는 일본의 행태가 되풀이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2일 교과서 검정 심의회를 열어 역사 8종, 지리 4종, 공민(헌법 정치 경제 등을 합한 과목) 6종 등에 관한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이날 통과된 18개 교과서 중 적지 않은 교과서가 우익 사관과 왜곡된 역사 인식을 담았다.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는 위안부 관련 서술에서 “조선 중국 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여 종군위안부로 활동했다”는 기존 내용을 “일본 조선 중국 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로 고쳤다. 일본 여성도 갔다는 점을 추가했고 ‘종군위안부’ 표현도 없앴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태평양전쟁 서술에서 “조선과 대만에도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는 문장을 “조선과 대만에도 ‘일부’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 일한 사람들도 있었다”로 바꿨다. 징병과 징용이 ‘일부’에만 적용됐고 혹독하지 않은 환경에서 근무한 사람도 있었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바꾸었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고유 영토’를 두고 “한 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는 토지”를 뜻한다고 썼다. 독도가 한 번도 일본 외의 나라의 땅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제국서원’ 교과서 또한 “한국이 일방적으로 공해상에 경계를 정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별도 성명에서 “일본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주장에 기반해 서술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도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 내용을 스스로 시정하기 바란다”고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내년부터 일본 중학교의 사회 교과서에 ‘종군위안부’ 대신 ‘위안부’ 표현으로 일본군의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이 담긴다. 조선인 노동력 동원에 대해서도 ‘강제 연행’ 등을 표기하지 않고, 독도 또한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억지 영유권 주장 역시 강화된다. 매년 교과서를 고쳐가며 교묘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억지 주장을 확대하는 일본의 행태가 되풀이됐다는 비판이 나온다.일본 문부과학성은 22일 교과서 검정 심의회를 열어 역사 8종, 지리 4종, 공민(헌법 정치 경제 등을 합한 과목) 6종 등에 관한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이날 통과된 18개 교과서 중 적지 않은 교과서가 우익 사관과 왜곡된 역사 인식을 담았다. ‘야마카와’출판의 교과서는 위안부 관련 서술에서 “조선 중국 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여 종군위안부로 활동했다”는 기존 내용을 “일본 조선 중국 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이 모였다”로 고쳤다. 일본 여성도 갔다는 점을 추가했고 ‘종군위안부’ 표현도 없앴다.‘이쿠호샤’ 교과서는 태평양전쟁 서술에서 “조선과 대만에도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받았다”는 문장을 “조선과 대만에도 ‘일부’ 징병과 징용이 적용돼 일본 광산과 공장 등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 일한 사람들도 있었다”로 바꿨다. 징병과 징용이 ‘일부’에만 적용됐고 혹독하지 않은 환경에서 근무한 사람도 있었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바꾸었다.이쿠호샤 교과서는 ‘고유 영토’를 두고 “한 번도 외국 영토가 된 적이 없는 토지”를 뜻한다고 썼다. 독도가 한 번도 일본 외의 나라의 땅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제국서원’ 교과서 또한 “한국이 일방적으로 공해상에 경계를 정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서술했다.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이보시 고이치(相星 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별도 성명에서 “일본이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주장에 기반해 서술된 중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도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 내용을 스스로 시정하기 바란다”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미국 인플레이션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기적 같은 기술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세계 경제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좌우하는 두 거물의 입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황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자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20일(현지 시간) 나란히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2021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한국과 일본 증시도 크게 반응했다. 코스피는 21일 2,754.86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2022년 4월 이후 23개월 만에 2,750 선을 넘었다.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미 증시 훈풍으로 17일 만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금값과 비트코인까지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졌다. 미 월가 관계자는 “파월 의장은 미국의 강력한 경제 속 금리 인하 기대감을, 황 CEO는 폭발적 AI발 신경제 도래를 예고해 시장의 낙관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시장 ‘6월 인하 유력’으로 선회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고, 분기별 연준의 경제 전망을 담은 ‘경제전망요약(SEP)’을 발표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점도표상 연말 금리 중간값은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같은 4.6%(4.5∼4.75%)로, 연내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를 시사했다. 1, 2월 연달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연준은 기존 인하 폭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표에 대해 “2% 물가상승률 목표로 가기 위한 길에 있는 울퉁불퉁한 장애물”이라면서도 “전반적 스토리는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FOMC 이후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점이 6월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며 세계 증시가 치솟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0.89% 상승해 처음으로 5,200 선을 돌파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3%,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1.25% 올라 3대 지수가 나란히 최고점을 넘어섰다. 한국과 일본에도 미 증시의 영향이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대비 64.72포인트(2.41%) 오른 2,754.8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도 1.44% 오른 904.29에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지수도 전날보다 2.03% 오른 4만815엔에 장을 마쳤다. 17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엔화 환율이 상승(엔저)하는 추세다.● AI발(發) 봄바람에 반도체株 껑충 AI발 반도체 봄바람도 증시를 끌어올리는 주요 이유다. 황 CEO가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HBM의 성장성을 극찬하자 이틀 연속 해당 주가가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5.63% 오른 데 이어 21일에도 3.12% 상승하며 7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전날 대비 8.63% 올랐다. 특히 삼성의 5세대 HBM인 ‘HBM3E’에 대해 “검증 중”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엔비디아의 개발자 행사 ‘GTC 2024’ 삼성 전시장을 직접 찾았다. 여기서 HBM3E 실물에 ‘젠슨이 승인했다(Jensen Approved)’라고 쓰고 사인을 남겼다. 미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자사 회계연도 2분기(2023년 11월∼2024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7% 뛰는 호실적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무려 18.2% 급등했다. 미 연준이 예상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하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미국이 예상대로 6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은도 즉각 금리 인하 논의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뉴욕·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 돈에 손을 대고 불법도박을 한 의혹을 받아 구단에서 해고됐다. 오타니 대리 법무법인 버크 브레틀러 LLP는 20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최근 언론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당국에 사건을 넘겼다”고 밝혔다. 일본 NHK방송은 미즈하라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센디에이고의 2024시즌 MLB 개막전(서울시리즈) 후 다저스 동료들에게 “모든 게 내 탓”이라며 도박 중독자라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오타니 측은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기 위해 송금했다고 설명했다가 이날 입장을 바꿨다.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을 저지르고 오타니 돈에 부적절하게 손을 댄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즈하라 도박 빚은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6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2012년 뉴욕 양키스 일본인 통역사로 야구계에 발을 디뎠고 2017년 오타니가 미국에 진출한 뒤로 줄곧 그의 통역을 맡았다. 오타니는 21일 인스타그램에서 그와 맺었던 팔로우 관계를 끊었다. 미즈하라는 종종 오타니의 캐치볼을 받아주고 운전도 해주며 친하게 지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바다에서 한국 선적의 화학제품 운반 수송선이 뒤집히는 사고가 20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배에 탄 11명 중 9명이 구조됐지만 이 중 한국인 기관장을 포함한 8명이 사망했다. 구조되지 않은 2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경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 무쓰레섬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실은 870t 규모의 한국 선적 수송선이 전복됐다. 일본 해상보안부는 “배가 기울고 있다”는 구조 요청 신고를 받고 주변 바다를 수색했다. 해상보안부에 따르면 이후 순시선,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9명을 구조했지만 8명의 사망이 확인됐다. 일본 당국은 남은 2명의 수색과 구조를 서두르고 있다. ‘거영 선(KEOYOUNG SUN)’이라는 이름의 이 배에는 한국인 2명, 인도네시아인 8명, 중국인 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한국인 기관장은 구조된 뒤 숨졌고, 선장은 수색 중이다. 선사 측에 따르면 사고 선박에 탑승한 한국인 2명은 선장과 기관장으로 모두 60대 후반으로 파악됐다. 선사는 구조 상황과 사고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직원 1명을 일본에 보냈다. 부산 동구에 있는 해당 선사 사무실에도 해경, 부산해양수산청 직원 등이 나와 상황을 파악했다. 선원들의 가족에게도 연락해 사고 상황을 알렸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초속 10∼15m의 바람이 불고 높이 3.5m의 파도가 쳤다. 오전 5시경 시모노세키에서도 최대 초속 22.7m의 돌풍이 관측됐다. 사고 선박은 거친 날씨로 닻을 내리고 정박 중이었지만 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