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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사회에 ‘달력 기사’라는 게 있다. 매년 일정한 시기에 반복해서 벌어지는 일이나 정부 발표를 보도하는 기사다. 비교적 취재도 쉬운 편이다. 이전 기사를 참조해 숫자를 고치고, 상황만 일부 반영하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명절 귀성 표정이나 정부 통계 기사가 대표적이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 “바닷모래 채취 허가가 만료되면서 ‘골재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레미콘 공장 가동이 멈추고, 건설 공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바닷모래 채취 허가 기간을 연장하기로 하자 어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는 식의 기사다. 실제로 이 내용은 국토교통부가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 단지에서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1년간 650만 m³의 모래 채취를 허가한다고 고시한 것을 소개한 기사의 일부다. 비슷한 기사는 2010년과 2013년, 2015년에도 있었다. 날짜만 달랐을 뿐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심지어 기사에 소개된 정부 관계자의 당부성 언급마저도 같았다. “국가 및 지역경제 상황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어민 피해 보상과 대체 자원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 정부가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50km의 EEZ 5.48km²를 골재 채취 지구로 지정한 것은 2008년이다. 부산신항 건설 등 골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책사업에 필요한 모래를 조달한다는 목적이었다. 황금어장을 망친다는 우려가 컸지만 신항만 건설을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눌렸다. 게다가 딱 2년만 쓰겠다고 약속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10년, 2013년, 2015년, 2016년 등 허가 시한은 계속 연장됐다. 당초 국책사업용이었지만 2012년부터는 채취 모래의 85%가 민간용으로 쓰였다. 채취 물량도 2008년 280만 m³에서 지난해 1167만 m³로 4배로 늘었다. 어민들은 모래 채취 이후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며 울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92만 t으로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장 바닷모래 채취를 중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대체 자원을 찾기가 쉽지 않아 자칫 주택 및 인프라 건설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언제까지 ‘불가피하니 이해해 달라’는 말만 되풀이해선 안 된다. 공사 중단 사태를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채취해야 하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제시하며 어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향후 바닷모래 비중을 단계적으로 어떻게 최소화할지도 밝혀야 한다. 재활용 가능한 골재원의 공급 비중을 확대하고 산림과 육상 골재의 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놔야 한다. 광범위한 피해 조사를 통해 필요하면 적극적 보상에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처럼 정부가 발등의 불을 끄기에만 급급하다면 갈등은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갈등 해결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바닷모래 채취 비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김재영 경제부 기자 redfoot@donga.com}
서울에서 부산과 광주까지 멈추지 않고 달리는 ‘무정차 고속열차’가 8월부터 운행한다. 경부선에는 대전과 동대구 중 한 곳만 정차하는 ‘1회 정차’ 고속열차도 도입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선로배분 기본계획을 확정해 9일 발표했다. 무정차 열차가 도입되면 서울~부산은 2시간, 광주는 1시간 25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현재 서울~부산을 가장 빨리 달리는 고속열차의 소요 시간은 2시간 15분이다. 대전과 동대구역에서 2회 정차하는 열차다. 수서고속철(SRT)은 2시간 9분이 걸린다. 서울~광주 최단시간도 1시간 33분에서 약 10분 정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주종완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정차역 한 곳을 줄이면 소요시간이 약 5~7분씩 단축된다”고 말했다. 경부선에는 대전역과 동대구역 중 한 곳만 정차하는 1회 정차 열차가 도입된다. 일반 고속열차도 두 곳 중 한 역에서만 서는 비율을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3개 이하 역에 정차하는 열차 비중을 현재 15%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착 시간이 빨라지는 대신 요금은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 과장은 이와 관련해 “무정차 열차와 일반 고속철도 요금을 차등화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5만9800원 인 서울~부산(KTX 기준) 요금은 6만 원을 넘을 전망이다. 요일별, 시간대별 승객 수요에 따라 정차역 수도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출퇴근 시간에는 여러 역에 정차하는 열차를 투입하고, 나머지 시간대에는 정차역이 적은 열차를 운행하는 것이다. 고속철도가 멈추지 않는 지역은 환승 대기시간을 20분 안팎으로 줄여 고속철도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환승 대기시간이 20분 이하인 열차는 전체의 58%에 그쳤다. 국토부는 이 비율을 올해 7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통근 시간 이용 승객이 많은 무궁화호는 좌석이 늘어난다. 코레일은 10일부터 경부선과 전라선 무궁화호 열차 14개의 객차를 1, 2량씩 늘리기로 했다. 경부선 1008석, 전라선 144석 등 총 1152석이 늘어난다. 코레일 홍승표 여객마케팅처장은 “영등포~수원, 수원~천안, 대구~구미 등 출퇴근 시간대 좌석난에 시달리던 고객들의 편의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KTX와 SRT의 경쟁체제가 도입됨에 따라 선로배분입찰제를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각 운영사의 서비스 품질, 안전성, 선로사용료를 종합 평가해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의 열차 운영자를 정하는 것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올해 공공임대주택과 주거급여, 주택 구입 및 전·월세 자금 대출 등을 통해 총 111만 가구가 주거 지원을 받게 된다. 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주거종합계획’에 따르면 건설임대 7만 채, 매입·전세임대 5만 채 등 12만 채의 공공임대주택이 무주택 서민들에게 공급(준공)된다. 유형별로 △행복주택 1만1000채 △영구임대 3000채 △국민임대 1만9000채 △분양전환임대(5·10년, 장기전세) 2만2000채 △민간건설공공임대 1만5000채 △매입임대 1만6000채 △전세임대 3만4000채 등이다. 이들 물량의 50% 이상은 봄·가을 이사철(3∼4월, 8∼10월)에 집중 공급한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전세임대, 다자녀 가구를 위한 큰 규모의 매입임대, 청년 창업지원주택 등 생애주기별로 특화한 임대주택도 늘려서 공급할 계획이다. 행복주택은 올해 2만 채의 입주자를 모집하고, 이 중 1만 채는 실제로 입주한다. 올해 4만8000채 사업을 승인해 행복주택을 총 15만 채 확보할 계획이다.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도 올해 6만1000채를 지을 수 있는 땅을 확보해 올해까지 15만 채를 공급한다. 저소득 가구를 위한 주거급여는 지난해처럼 81만 가구에 지원한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43%(4인 가구 192만 원) 이하이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다. 주택 구입 7만 채, 전·월세 11만 채 등 18만 가구에 대해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이미 전세 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도 건설 중인 임대주택 중도금에 대한 버팀목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세대출의 분할 상환 허용도 추진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도심의 흉물로 방치된 빈집이 주차장이나 공부방 등이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바뀐다.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 등 입지가 우수한 지역과 대학 내에도 행복주택이 공급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청년, 신혼부부, 노년층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 공급을 강화하는 내용의 ‘2017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올해 공공임대주택 12만 채를 공급하고, 행복주택 4만8000채를 짓는 사업을 승인할 계획이다. 행복주택의 경우 서울 강남3구 등 입지가 우수한 지역과 대학 안에도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학은 국립대 1, 2곳이 시범 사업지로 검토되고 있다. 뉴스테이는 올해 6만1000채의 사업 부지를 확보한다. 이렇게 되면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를 각각 15만 채씩 총 30만 채 공급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도심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상반기 중 빈집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난달 공포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내년 2월 시행되면 하위 법령을 제정해 빈집에 대한 정비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빈집은 공부방이나 주말농장, 저렴한 임대주택 등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올해 건설임대 7만 채, 매입·전세임대 5만 채 등 총 12만 채가 공급된다. 올해 공공임대를 비롯해 주거급여, 전월세 자금 지원 등 주거지원을 받는 가구는 총 111만 채에 이른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경기 부천시에 사는 A 씨는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느닷없는 경매 통지서를 받고 놀랐다. 빌리지도 않은 은행 빚 때문에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간다는 것이다. 서둘러 확인해 보니 자신의 집이 옆집과 주소가 뒤바뀐 채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걸 알게 됐다. 앞으로는 이처럼 건설사의 실수로 건축물대장에 적힌 동·호수와 다른 곳에 살게 된 공동주택 주민들이 당사자 간 합의만으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민원 해결 방안을 마련해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국토부는 호수 표시가 잘못돼 거주지가 서로 뒤바뀐 당사자 양측이 동의하면 지자체에 건축물대장 표시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공동주택 주민 전체가 동의해야 동이나 라인의 건축물대장 내용을 바꿀 수 있었다. 집의 면적이 서로 다른 경우라도 쌍방이 합의한 경우라면 건축물대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는 건축물대장을 변경하고, 건물 등기 표시와 공시가격 정정, 지방세 등 세액 변경 등 후속 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또 국토부는 지자체가 공동주택 사용승인 시 동·호수가 제대로 표시됐는지 확인하도록 건축법 시행규칙 등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경기 부천시에 사는 A씨는 지난해 법원으로부터 느닷없이 경매 통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빌리지도 않은 은행 빚 때문에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간다는 것이다. 서둘러 확인해보니 자신의 집이 옆집과 주소가 뒤바뀐 채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걸 알게 됐다. 20여 년 전 아파트 시공사가 출입구 쪽에서 볼 때 오른쪽부터 104호, 103호, 102호, 101호 식으로 지정해 분양했지만, 실제로 호수 표시판은 정반대로 부착했던 것이다. 20여 년 동안 그는 법적으로는 남의 집에 살았던 셈이다. 앞으로는 건설사의 실수로 건축물대장에 적힌 동·호수와 다른 곳에 살게 된 공동주택 주민들이 당사자 간 합의만으로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민원 해결 방안을 마련해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내려 보냈다고 7일 밝혔다. 국토부는 호수 표시가 잘못돼 거주지가 서로 뒤바뀐 당사자 양측이 동의하면 지자체에 건축물대장 표시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공동주택 주민 전체가 동의해야 동이나 라인의 건축물대장 내용을 바꿀 수 있었다. 집의 면적이 서로 다른 경우라도 쌍방이 합의한 경우라면 건축물대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는 건축물대장을 변경하고, 건물 등기 표시와 공시가격 정정, 지방세 등 세액 변경 등 후속 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대형 복합단지인 서울 송파구 송파파크하비오에서 영화관이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업체 측은 “합법적 절차를 거쳐 정상 영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6일 송파파크하비오 메가박스 영화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29일 허가권자인 송파구청으로부터 사용검사를 받고, 지난해 12월 21일자로 영화상영관으로 등록했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영화상영관으로 등록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남창진 의원은 “2011년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매각한 동남권유통단지 특별계획 6구역 내에 매매계약 체결 당시 설치할 수 없는 것으로 명시한 영화관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며 “주택도시공사의 계약사항이 공유되지 않아 담당 부서에서 승인을 그대로 내줘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파구 관계자는 “메가박스 영화관이 허가 및 준공을 받을 때 공연장으로 승인 받았고, 공연장 개념에 영화관도 포함돼 건축법 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본격적인 봄 성수기를 맞아 아파트 청약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10곳에서 9998채가 공급된다. 수도권에서는 7117채가 새 주인을 맞는다. 효성과 진흥기업은 8일 서울 강북구 미아 9-1구역에 들어서는 ‘꿈의숲효성해링턴플레이스’의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지하 3층, 지상 14층 17개동, 전용면적 46∼115m² 1028채 규모로, 이 중 468채가 일반분양된다. 같은 날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경기 안산시 군자주공6단지를 재건축한 ‘안산라프리모’(전용 59∼99m² 2017채, 일반분양 926채)의 청약을 시작한다. 지방에서는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중동롯데캐슬스타’(전용 84∼95m² 828채) 등 2881채의 청약이 예정돼 있다. GS건설의 ‘평택고덕신도시 자연&자이’와 한화건설의 ‘부산연지 꿈에그린’ 등 본보기집 6곳도 10일 문을 연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화건설은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일반상업용지 6-3블록(수원 컨벤션센터 지원시설 터)에서 고급 주거용 오피스텔인 ‘광교 컨벤션 꿈에그린’을 다음 달 분양한다. 지하 5층, 지상 최고 47층 3개동, 전용면적 84, 175m² 759실 규모다. 면적별로 △84Am² 250실 △84Bm² 212실 △84Cm² 210실 △84Dm² 42실 △84Em² 42실 △175m²(펜트하우스) 3실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주거, 상업, 문화, 관광시설이 결합된 광교 복합개발단지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서 갤러리아백화점 등 상업시설과 아쿠아리움, 호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광교호수공원이 단지 앞에 있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버스환승센터를 걸어서 갈 수 있다. 용인∼서울 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의 광역도로망도 가까운 편이다. 분양 홍보관은 수원시 영통구 하동 987-5 법조프라자 2층에 있다. 본보기집은 다음 달 영통구 이의동(광교고 맞은편)에 마련될 예정이다. 1544-6500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지난해 11월 16일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23일로 100일째를 맞았지만 정부는 아직 ‘AI 종전 선언’을 못하고 있다. 22일 전남 해남군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판정이 나오고, 같은 날 충남 청양군에서도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등 국지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100일 동안 AI로 도살된 가금류가 3300만 마리에 이른다. 경제적 피해규모는 1조 원이나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달 초 구제역까지 퍼지면서 대한민국은 가축질병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지만 전쟁수행 과정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매년 되풀이되는 방역실패를 막기 위해 ‘가축 방역 징비록(懲毖錄)’을 쓴다.●‘영관급 장교’가 작전사령관…봉화도 꺼져 이미 한국은 후진국 형 가축 전염병의 온상이 됐다. AI는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3년 주기로 발생하다가 2014년 이후부터는 매년 창궐하고 있다. 1934년 종식된 것으로 여겨졌던 구제역은 2000년 다시 등장했다. 매년 전시상황이지만 전쟁을 지휘하는 전담조직은 턱없이 허약하다. 방역정책은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의 방역관리과(13명·AI)와 방역총괄과(10명·구제역)가 맡는다. 4급 과장이 국가최고수의전문가(CVO)를 맡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뿐이다. 전면전 상황에서 영관급 장교가 작전 사령관을 맡는 셈이다. 축산진흥을 담당하는 축산정책국 산하에 있다보니 방역업무는 뒤로 밀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AI가 확산된 뒤 며칠이 지난 주말에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이 발령되기도 했다. 지시와 보고체계도 허술했다. 정부는 구제역이 발생한 뒤 백신을 어디에 얼마나 접종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봉화가 꺼진 것이다. 전무형 대전충남수의사회장은 “백신을 사 갔다는 기록만 있으면 ‘접종농가’로 분류하고 접종했기만을 기대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허약한 방역 전담조직은 최고 지휘부의 무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16일 첫 AI 의심신고 이후 범정부 관계장관 회의가 열리는 데 26일이나 걸렸다. 지난해 11월 28일 AI가 발생하자 2시간 만에 총리 주재 각료회의가 열린 일본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채찬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예산과 권한이 적은 과장급이 상황을 총괄하다보니 상부로 보고할 기회조차 잡기 쉽지 않다”며 “적어도 국 단위의 전담 방역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전투 병력 부족, 기율도 엉망 실제 전투가 벌이지는 방역현장에서 일할 인력인 지휘관과 병사가 턱없이 부족하다. 현장 지휘관 역할을 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의 가축방역관은 660명으로, 농식품부가 진단한 적정인력(1283명·2014년 한국능률협회 연구)의 절반에 그친다. 그나마 아예 1명도 없는 지자체도 70곳에 이른다. 일본은 수의사만 현당 44명으로, 모두 2000명이 넘는다. 특히 매년 반복되는 가축질병으로 방역업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돼 정원조차 채우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초 한 광역지자체는 수의사 21명을 채용하려 했지만 지원자가 없어 3명을 충원하는 데 그쳤다. 예비군도 태부족이다. 방역이 시작되면 타 부서 공무원, 농·축협 관계자를 끌어 모으고, 외국인 노동자까지 고용해 살처분을 진행하는 식이다. 평소에 훈련이 안 된 사람들을 급하게 불러 모으는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음식점 배달원이 제지 없이 방역 현장을 드나들 정도로 출입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자체 방역인력을 보강하는 한편 유사시 동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미국은 수의사, 수의대 학생 등을 중심으로 5000여 명의 상시수의예비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뒷문 뚫린 전선…해이한 안보의식 농가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로 꼽힌다. 일부 농장에서는 예찰이나 검사를 위한 공무원의 진입을 거부하기도 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를 하기 직전에 닭과 달걀을 출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다. 해이한 안보의식으로 후방이 털려 게릴라들이 마음 놓고 활보하는 꼴이다. 전문가들은 축산 농가 스스로 자신의 재산을 지키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가의 책임방역을 기본으로 하되 정부가 교육, 시설, 점검 등의 지원을 통해 방역을 상시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농장 단위에서 해야 할 일을 명확히 명시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이행 여부를 공개한다. 신고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 이상 증상 등 질병 발견 때에만 신고하게 돼 있는 한국과 달리 평소에도 정기적으로 폐사율을 보고한다.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의 현행 보상금 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원가로 보상하는 데 비해 우리는 시가로 보상한다”며 “차등 보상제 도입 등의 방안을 강구해 농가의 방역 책임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농가에서 수의사와 긴밀히 협조해 질병예방과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일종의 ‘가축의료보험’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휴전’을 ‘종전’으로 착각…땜질 처방 반복 발병하면 호들갑을 떨다가 기온이 올라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손을 놓는 것도 문제다. 휴전(休戰) 상태를 종전(終戰)으로 착각해 평시 대비태세를 게을리 하는 셈이다. 겨울에 질병이 발병하면 봄에 대책을 내놓는 방식이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거의 해마다 △가축 방역 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2011년 3월) △AI 및 구제역 재발 방지 종합 대책(2013년 5월) △AI 방역 체계 개선 방안(2014년 8월) △가축 질병 방역 체계 개선 방안(2015년 6월)으로 이름만 바꿨을 뿐 내용에선 진전이 거의 없었다. 기껏 내놓은 방역 대책대로 실행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14년 농식품부는 ‘AI 위험지구’를 지정해 축사시설의 신규 허가를 제한하고 이 지역에 있는 기존 농장을 이주시키면 인센티브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현재 실종 상태다. 전임자는 이에 대해 “예산 부족으로 내부적으로 포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가축 면역력을 높이고 저항력을 키우기 위한 사육환경 개선대책도 유명무실했다. 축사시설 현대화사업은 2009년부터 추진됐지만 2012년 이후 2015년까지 예산 집행률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대형 농가 위주로 진행돼 영세 농가는 오히려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실장은 “구제역 등 가축 질병이 종식되면 언제 터졌냐는 듯 관심이 갑자기 사그라든다”며 “백신 접종 여부를 지속적으로 검사하는 등 방역 대책을 현장에서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경험이나 초보적 기법에 의존하던 교통 흐름 분석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화해 상습 정체의 진짜 이유를 찾아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수도권의 대표적인 혼잡 구간 5곳의 정체 원인을 차량 내비게이션 기록과 국토교통부의 전국 교통량 조사 결과 등 교통 빅테이터로 분석했다고 21일 밝혔다. 국토부와 교통연구원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통 정체 해소 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6월까지 교통 빅데이터 솔루션 ‘뷰티(View T) 1.0’을 개발하고, 혼잡 구간의 정체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교통카드 이용 실적을 분석해 버스 노선도 정비할 방침이다.○ 양재 나들목=차량 섞임 막게 입체도로 필요 연구원에 따르면 양재 나들목의 상습 정체는 염곡 사거리로 진입한 차량의 약 70%가 양재 나들목 방향으로 몰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재 나들목 도착 전 강북 방면으로 우회전하는 차량(44%)과 사당 방면으로 직진하는 차량(47%)이 갈라지는 것도 문제를 악화시켰다. 그 결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20km를 넘지 못했다. 연구원은 염곡 사거리부터 양재 나들목 구간에 지하도를 만들어 진행 방향이 다른 차량들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차량 엇갈림이 30%가량 줄고 그만큼 혼잡도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상진 교통연구원 빅데이터연구소장은 “양재 나들목 부근 혼잡은 경부고속도로 정체로도 이어지는 만큼 도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외곽순환도로=차로할당제 운영 서울외곽순환도로 송내 나들목∼중동 나들목 구간은 짧은 구간을 진입했다 빠져나가는 무료 통행차량들이 정체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흥 요금소에서 김포 요금소 구간 7개 나들목과 갈림목을 드나드는 차량이 가장 바깥 차로가 아닌 1, 2차로까지 들어오면서 정체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이용 차량 중 무료 통행 차량 비율은 약 40%나 됐다. 무료 통행 차량 비율이 1%포인트 감소할 때마다 평균속도는 시속 4.3km 빨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연구원은 차로 할당제 도입을 제시했다. 기존 주행 차량은 상위 차로를 이용하고, 짧은 구간을 달리는 차량들은 가장 바깥 차로를 이용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스마트톨링(무정차 통행료 납부시스템) 도입도 교통량을 줄이고 위반 차량 적발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동작대로=교통 수요 분산할 도로 신설 동작대로 사당 방면은 대체 도로 신설이 가장 효율적인 해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입 차량의 48%가 경기 과천에서 출발하고, 진출 차량의 51%가 서울 서부지역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교통연구원은 “남북 축을 연결하는 도로망 신설로 교통량의 18%가 분산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2500원인 우면산 터널 통행료를 1000원으로 낮추면 5% 이상 추가 분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도로가 체증 불러오기도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기존 도로의 혼잡도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남부순환도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강남순환도로가 개통되면서 경기 시흥시와 안양시에서 출발한 차량들이 사당 나들목을 통해 남부순환도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 정보사 터널과 신림∼봉천 터널이 개통하면 각각 4%, 5%의 교통량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동탄 갈림목 부근은 봉담∼동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인천과 경기 안산시에서 출발해 대전 방면으로 향하는 차량 통행이 크게 늘었다. 장영수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내비게이션과 지도 등 민간 기업이 강점을 보이는 개별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통합 플랫폼이 구성되면 교통량을 효과적으로 분산시켜 교통 편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min@donga.com·김재영 기자}

3040 ‘에코세대’가 분양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등장하면서 교육 특화 아파트가 인기를 얻고 있다. 3040세대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어서 주택 구매 요인에 있어서도 교육환경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단지와 학교가 바로 붙어 있어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학세권(학교+역세권의 줄임말)’ 단지가 분양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확실한 분양시장 속에서도 학세권 단지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1월 유림E&C가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공급한 ‘전포 유림노르웨이숲’은 127채 모집에 608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47.9 대 1에 달했다. 7개 초중고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학교와의 거리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기도 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경우 단지 바로 앞에 초등학교가 있는 A아파트 전용면적 102m²의 매매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000만 원(6.3%)가량 올랐다. 반면 입주 시기와 입지가 비슷하지만 학교가 도보 10분 거리인 B아파트의 전용 114m²는 같은 기간 2000만 원(2.31%)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학세권 단지는 인근에 유해시설 등 단속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다”며 “단지에서 걸어서 초중고교 등의 교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학세권 단지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전국에서 이 같은 ‘학세권’ 단지가 다양하게 나온다. 한화건설은 부산 부산진구 연지 1-2구역 재개발을 통해 ‘부산 연지 꿈에그린’을 다음 달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11개동, 전용 39∼84m² 1113채 규모다. 이 가운데 710채를 일반 분양한다. 연학초가 걸어서 3분 거리에 있고, 연지초, 초연중, 부산진고 등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부산어린이대공원, 부산시민공원, 사직종합운동장 등의 편의시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3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A92블록에서 뉴스테이 ‘동탄호수공원 아이파크’를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전용 74∼84m² 774채 규모다. 유치원,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2곳 등이 들어서는 교육시설 예정지가 단지 바로 앞에 있다. SK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에서 ‘안산 라프리모’를 다음 달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5층 21개동, 전용 59∼99m² 2017채 규모다. 이 중 926채를 일반 분양한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원일초가 있고 안선서초, 원곡초중고 등을 모두 걸어서 다닐 수 있다. 화랑유원지, 선부·관산공원 등을 비롯해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재래시장, 한도병원 등 생활편의시설도 가깝다. 태왕E&C는 3월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봉덕 태왕아너스’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1층, 전용 59∼84m² 493채 규모다. 봉덕초, 효명초, 경복중, 경일여중고, 협성중고, 협성유치원 등 10여 곳의 학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 총 4000여 채 규모의 초대형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단지가 들어선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업 시행사인 ㈜오메가시티는 남양주시 화도읍 월산리 일대에 4000여 채 규모의 ‘남양주 뉴스테이 오메가시티’(가칭)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토지 확보를 마치고 사업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교통 인프라와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이르면 6월 완전히 개통되는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지하철 2·8호선 잠실역까지 승용차로 3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인접한 경춘선 마석역에서 7호선 상봉역까지 30분대, 광화문역까지는 1시간대에 각각 접근할 수 있다. 대단지인 만큼 3개 블록으로 나눠 개발한다. 1블록은 서희건설이 시공을 맡아 중소형 위주로 940채를 지을 예정이다. 육아 돌봄 서비스, 피트니스센터, 카셰어링 등은 물론이고 메디컬센터, 게스트하우스, 출퇴근 지원 버스, 협력적소비센터 구축 운영 등 다양한 특화 주거서비스가 도입된다. 본보기집은 3월 중순 문을 열 예정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리비아 정부 대표단이 한국 정부와 건설사들을 극비 방문해 내전으로 중단된 공사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압둘마지드 함자 리비아 전력청장은 15일 서울에서 김경환 국토부 제1차관과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리비아 측은 트리폴리 서부, 즈위티나, 알칼리즈 등의 발전소 건설 사업 재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측은 여행금지국 지정 해제 문제와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보상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대표단은 이번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두산중공업도 방문했다. 리비아는 이슬람주의 민병대와 세속주의 세력 간 내전 격화로 외교부로부터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됐고 국내 건설사들은 2014년 8월 리비아에서 철수했다. 당시 국내 건설사들은 리비아에서 36억5000만 달러(약 4조20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한 상태였다. 건설업계는 정정 불안과 피해 보상 문제 등으로 당장 리비아에서 공사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OTRA 관계자는 “유엔 주도하에 통합정부가 구성됐지만 동서부 지역 간 갈등이 계속돼 안정화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이라며 “정치와 치안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하반기(7∼12월)에 서울 종로에서 일부 도로의 제한속도가 시속 60km에서 50km로 10km 낮아진다. 19일 국토교통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안전속도 5030’ 계획에 따라 도심 제한속도를 낮추는 시범사업이 올해 종로에서 처음 추진된다. 속도가 낮아지는 도로 구간에서는 운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교통안전 표지의 색상 등이 개선된다. ‘안전속도 5030’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도로의 제한속도를 낮추는 정책으로, 경찰청과 국토부, 서울시, 삼성교통연구소, 손해보험협회 등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주요 도로는 시속 70km, 보행로와 차로가 분리된 왕복 2차로 이상의 도시부 도로는 시속 50km, 생활도로는 시속 30km로 각각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첫 시범사업으로 서울 북촌과 서울지방경찰청 주변 생활도로 제한속도가 시속 30km로 내려갔다. 다음 달에는 부산 대구 울산 세종 등 지방 4곳의 생활도로에 제한속도 시속 30km 시범구역이 신설된다. 서울에서도 종로구 효제초 주변과 송파구 사고다발지역 등으로 확대된다. 시범사업이지만 특별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바뀐 제한속도가 유지되고, 교통단속도 이에 맞춰 이뤄진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입춘을 지나 봄이 조금씩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분양시장에는 아직 한겨울 기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부산, 전북, 전남, 제주 등 전국 5개 단지에서 2183채의 청약을 받는다. 영무건설은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짓는 ‘조례동영무예다음’의 청약을 접수한다. 지하 2층∼지상 18층 6개 동, 전용면적 84m² 310채 규모다. 23일 1순위, 24일 2순위 접수가 진행되고, 당첨자는 3월 3일에 발표한다. 본보기집은 8곳이 문을 연다. 대림산업은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A-46블록에 ‘e편한세상영종하늘도시2차’의 본보기집을 24일 개관한다. 지하 1층∼지상 28층 18개 동, 전용면적 74∼84m² 1520채 규모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재건축 아파트의 강세로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의 오름폭이 커졌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2주차(0.06%) 이후 상승폭이 가장 크다. 자치구별로 △강남(0.17%) △송파(0.17%) △관악구(0.16%) 등의 순으로 매매 가격이 많이 올랐다. 서울 재건축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28%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일부 재건축 아파트의 50층 이상 건립 가능 소식이 전해지자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상승했다. 1기 신도시는 0.01% 올랐고,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전체로는 매매 가격에 큰 변화가 없었다. 거래가 많진 않지만 매물 문의가 늘고 저렴한 매물이 조금씩 소진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전세금은 서울이 0.03%, 1기 신도시가 0.07% 올랐다. 수도권은 가격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가 조금씩 늘어가는 가운데 매물이 귀한 단지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학업 성취도가 97.5점입니다. 전원 명문대 진학엔 문제없어요.” 교장 선생님의 공언과 달리 수능시험 결과는 충격이었다. ‘1등 반’에서 낙제점이 쏟아졌다. 전원이 대학 진학에 실패한 반도 나왔다. 말이 달라졌다. “학업성취도가 꼭 애들의 실력을 반영하는 건 아니다.” 이 학교의 시험 방식은 남달랐다. 수업을 들었다면 내용을 이해했을 것이다. 반마다 한 명씩 골라 평가했더니 잘 알고 있더라. 결석자는 없었다. 그러니 모두들 배운 대로 이해하고 있는 거다. 시험을 본 학생들은 무작위로 골랐을까. 담임선생님은 슬쩍 반장을 추천했다. 참담한 성적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선생님들은 “열심히 가르쳤지만 애들이 잘 듣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학생들은 “대개는 자습이었다. 그나마 배운 대로 쓴 것도 오답이었다”고 반박했다. 상식적으로 이런 ‘콩가루 학교’는 있을 리 없다. 실제로도 없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우리 정부에서 벌어졌다. ‘학교’를 농림축산식품부로, ‘공부’를 백신으로 바꿔서 읽어 보시라. 5일 충북 보은군의 신고로 시작된 구제역 파동은 열흘 남짓 헛발질의 연속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6일 확진 판정이 나오자 그날 바로 전국에 이동중지명령이 발령됐다. 초기에 한 달이나 손을 놓았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의 실수를 만회하는 듯했다. 딱 거기까지였다. 한 달 전 ‘방역 최우수’로 꼽힌 지역에서 발병한 것부터 심상찮았다. “백신 항체 형성률이 97.5%라 확산 가능성이 낮다”던 장담은 하루가 지나지 않아 허언이 됐다. 농가마다 1마리씩, 그나마 농장주가 찍어준 걸로 검사한 엉터리 표본조사임이 드러났다. 항체 형성률이 ‘항체가 형성된 비율’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대한 수용률’이라는 이해하기 힘든 설명까지 나왔다. 농식품부는 “백신엔 문제가 없는데 농민들이 제대로 접종하지 않았다”며 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농가에 배포한 백신 접종 매뉴얼 자체도 제멋대로였다. 심지어 백신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제대로 파악이 안 돼 부족한 백신을 수입하면 모두 새로 맞혀야 한다. ‘긴급 수입’한다더니 영국 제조업체 본사와 직접 연락한 것도 아니었다. 대사관과 한국지사를 통해 요청한 뒤 며칠이고 회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뒤늦게 재고가 없어 못 준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러시아 중국 등에 SOS를 쳤다. 이렇게 방역 정책 실패상을 꼬집다 보면 혹여 극한 조건에도 일선 방역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사기가 꺾이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그들은 억울하다. 교대 인력도 없어 방역 차량에서 며칠이고 쪽잠으로 버텼다. 눈을 감으면 낮에 죽인 닭과 오리, 소의 비명이 귀를 찢고 코끝에 비릿한 피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과로로 목숨을 잃은 이도 있다. 구제역 취재로 며칠 저녁을 김밥으로 때우고 야근까지 한다며 불만인 기자가 헤아리기 어려운 고통이다. 숨은 영웅인 ‘손발’들에겐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머리’가 나빠서 정말 고생하셨다고. 손발은 죄가 없다고. 김재영 경제부 기자 redfoot@donga.com}

2013년 콩 가공품 개발을 위해 창업한 박용민 빈스랩 대표는 원료와 기술을 확보했지만 자금이 부족해 제조 설비를 갖추지 못해 애를 먹었다. 박 대표는 2014년 말 창업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농식품펀드에서 3억5000만 원을 투자받았다. 지난해 3월 비린 맛이 나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간편식인 ‘소이밀’을 출시했다. 2014년 5000만 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10배인 5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이 같은 농식품 분야의 창업 성공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5일 농식품경영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신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우선 농업, 바이오 분야에 전액 투자하는 4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ABC(Agri-Bio-Capital) 펀드’로 이름 붙여진 이 펀드는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기금’으로 70%를 대고, 나머지 30%를 민간에서 모집한다. 1인 창농(創農)기업도 자금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전혀 사업 기반이 없더라도 아이디어만 좋다면 펀드의 지원을 받아 회사를 차릴 수도 있다. 펀드운용사의 지분이나 투자자산을 인수하는 ‘세컨더리 펀드’도 100억 원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투자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캐피털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 6차산업화 분야에 100억 원을 투자한다. 특정한 목적을 정하지 않은 일반 펀드도 400억 원 지원한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도 확대된다. ABC 펀드와 일반 펀드가 농촌창업, 농식품 수출, 연구개발(R&D), 농식품 크라우드펀딩 등과 연계해 투자하면 1%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도입한 조기 투자 인센티브는 올해부터 새로 조성되는 모든 펀드에 확대 적용된다. 주목적 분야 투자금액이 1, 2년차 연차별 의무투자 비율을 초과한 경우, 초과한 금액의 2.5%가 인센티브로 지급된다. 예를 들어 펀드운용사가 100억 원 규모의 농식품펀드를 운용한다고 하자. 연차별 의무투자 비율이 20%(20억 원)인 상황에서 50억 원을 창업 분야에 조기 투자한다면 50억 원의 1%, 30억 원의 2.5% 등 총 1억2500만 원을 인센티브로 지급받게 된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투자 유치 전문 상담소를 올해 50곳, 현장코치 시설은 100곳으로 늘린다. 농업인 등 농식품 관련 종사자라면 누구나 농식품 창업교육, 기술경영·회계분석 및 판로확대 지원까지 경영체 성장 단계에 따라 투자 유치에 필요한 전문컨설팅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2020년까지는 투자 유치 전문 상담소를 700곳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펀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185억 원(정부 3992억 원, 민간 3193억 원)이 조성돼 213곳에 3860억 원이 투자됐다. 특히 농식품 분야 창업 기반 조성을 위해 전체의 33.5%에 해당하는 1292억 원이 투자됐다. 김민욱 농식품부 농업경제지원팀장은 “농식품 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펀드 운용의 폭을 넓히고 인센티브도 확대했다”며 “농식품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일부 소에게 ‘O+A형’ 백신을 접종하긴 했는데, 어떤 소가 주사를 맞았는지 모르겠어요.”(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정부가 O+A형 구제역 백신 접종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백신 접종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더라도 어떤 소를 우선 접종해야 하는지 가려낼 수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수입을 추진한 영국 제조업체는 백신 재고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러시아, 중국 등에 수입 가능성을 긴급 타진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4일 “경기 연천군 및 인접 시군 등 14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O+A형 백신이 사용된 건 확인됐지만 어떤 소에 얼마나 접종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제 접종 대상 소 255만 마리 가운데 O+A형 백신 접종이 확인된 소는 연천군 등 14개 시군의 18만5000마리다. 문제는 그 밖의 지역에서 O+A형 백신 접종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A형 구제역을 예방하려면 이미 접종이 확인된 소를 제외한 236만5000마리 전체를 대상으로 O+A형 백신을 추가 접종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다음 달 초까지 들어올 정기 백신 수입 물량은 160만 마리분밖에 되지 않는다. 백신을 추가로 확보해도 76만5000마리의 접종이 불가능하다. 중복 접종에 따른 백신 낭비와 방역 대책의 공백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공언했던 O+A형 백신의 추가 수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실에 따르면 영국 백신 제조회사 측이 농식품부에 “추가 물량 공급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백신 수입을 긴급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째 구제역이 창궐하는데도 국내 백신 생산은 요원한 상태다. 공장은 사업성 논란으로 표류하다가 올해 17억 원의 설계예산만 확보했고, 실제 백신 생산은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한편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밀집사육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현재 가축법상 0.05m²인 산란계 최소사육 면적 기준을 0.075m²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보고했다. 사육면적을 늘려 면역력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이것만으로 바이러스에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가금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기존 농장까지 새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5∼10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최혜령 herstory@donga.com·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