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석

임현석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구독 56

추천

안녕하세요. 임현석 기자입니다.

l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미국/북미34%
국제일반22%
인사일반14%
아시아6%
중국4%
국제정치4%
유럽/EU4%
중동4%
국제정세4%
일본4%
  • 트럼프 만난 요르단 국왕… “가자 어린이 2000명 수용”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을 만나 “주변국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그동안 트럼프의 가자지구 구상에 반발하던 요르단은 팔레스타인 어린이 2000명을 수용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의 압박에 분명한 답변을 하지 않으며 “이집트의 계획을 먼저 지켜보겠다”면서 떠넘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집트는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또 요르단처럼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들의 수용 압박을 받아 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은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가자지구의 아이 2000명을 요르단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 아랍 국가들이 계획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이집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어떤 계획을 내놓고 협력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르단의 팔레스타인 어린이 일부 수용 방침에 대해 “매우 아름다운 제스처”라고 화답했다. 이어 “나머지는 이집트와 함께 협력할 예정이고 여러분들은 위대한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히자 요르단은 이에 반발했다. 자국민 중 이미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팔레스타인계 주민을 추가로 받아들이면 정치적 혼란이 커지고, 치안도 불안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요르단은 인구 1100만 명 중 최대 절반가량이 팔레스타인계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경제 사정이 어려워 추가적인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은 심각한 내부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날 요르단 국왕이 유화적 태도를 보인 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외면하면 미국의 원조가 끊길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요르단은 2022년 10월∼2023년 9월 미국으로부터 17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를 지원받았다. 다만, 압둘라 2세 국왕은 전면적인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회담 후 자신의 X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주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 이것이 아랍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썼다. 한편 가자지구엔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총리실 영상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토요일(15일) 정오까지 인질을 석방하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패배할 때까지 전투를 재개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전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달 15일 15개월에 걸친 가자전쟁을 멈추고, 양측 인질 석방 등을 조건으로 ‘6주간 휴전’(지난달 19일 발효)에 합의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10일 이스라엘이 일부 구호품 전달을 차단하고, 가자 주민 귀환을 막는 등 합의를 깼다는 이유로 인질 석방을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소유 및 개발과 주민 영구 이전 발언도 하마스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 2025-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아들 목말 태우고 백악관 등장 머스크, ‘월권논란’에 “매일 항문검사 받는 듯”

    최근 연방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월권 논란을 빚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언론 브리핑에 나섰다. 그는 자신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해 “매일 항문 검사를 받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머스크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식에 배석해 취재진과 약 30분간 질의 응답을 나눴다. 머스크가 기자들과 장시간 대화한 것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머스크는 공무원 조직을 강하게 질타했다. 머스크는 이날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들을 목말에 태우는 모습도 보였다. 머스크는 “우리는 선출되지 않고 위헌적인, (입법·행정·사법부에 이은 정부) 제4부인 관료주의를 갖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하는 공무원 해고와 관련해 “여러 측면에서 이들(관료 집단)은 선출된 국민의 대표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머스크는 또 “공무원들이 투자에 능숙할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게 투자 조언을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그들이 부자가 된 것이 신기하다”고 했다. 머스크는 또 국제개발처(USAID)가 가자지구로 5000만 달러 상당의 콘돔을 보낼 계획이라는 자신의 비판과 관련해 “내가 하는 말 중 일부는 틀릴 수 있다”면서도 “나는 솔직히 어디든 5000만 달러 상당의 콘돔을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 미국인들이 그다지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이날 머스크 CEO는 일부 연방 판사들이 중단을 명령한 의회 승인 예산을 삭감하고, 여러 연방 기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과 관련한 비판을 일축하며 “국민들은 주요 정부 개혁에 투표했고, 그것이 바로 국민들이 얻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머스크의 주장에 동조하며 공무원 감축을 강조했다. 그는 공무원 사직 압박과 관련해 “하지만 그들은 좋은 거래를 하고 있다. 그들은 큰 퇴직 보상금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하려는 것은 정부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 퇴직 압박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에 대해 “판사들이 부패를 찾는 노력을 막으려 하는 것은 믿기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예산관리국에 DOGE와 협력해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라고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그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게 행정명령을 내리고 연방정부 인력 규모를 감축할 계획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행정명령에는 각 정부 기관은 직원 4명이 그만둘 때마다 1명만 채용하도록 하는 계획을 수립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연방정부 기관이 채용 계획을 세울 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와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광폭 행보를 두고 “트럼프가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머스크의 방대한 비즈니스 제국은 이미 이익을 얻고 있거나, 이익을 볼 수 있는 더 나은 위치에 있게 됐다”라며 이익 충돌이 우려된다고 전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12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요르단 국왕 면전서 “가자 주민 거주 공간, 요르단에 마련 가능”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의 회담 자리에서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주변국으로 이주시킨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과의 회담 이후 중동 최대 의제로 떠오른 ‘가자지구 구상’과 관련해 아랍국 국가 정상 면전에서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가자지구 장악 구상에서 최대 현안인 팔레스타인 주민 영구 이주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로부터 수용 대상국에 지목된 요르단은 팔레스타인 어린이 2000명을 수용하겠다며 한 발 물렀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수용엔 반대 의사를 재차 드러내면서 향후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지역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 면전에서 압박하자 요르단도 “어린이 2000명 수용”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은 암에 걸리거나 매우 아픈 가자지구의 아이 2000명을 최대한 신속히 요르단으로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와 아랍 국가들이 계획이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면서도 “이집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어떻게 협력할지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개발하며, 기존 주민들은 주변국인 요르단과 이집트로 이주시킨다는 이른바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줄곧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미국 측 협조 요청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또 주민 이주와 관련해 인근 국가인 이집트에 공을 넘긴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르단 측의 팔레스타인 어린이 일부 수용 발언에 대해 “매우 아름다운 제스처”라며 “감사히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는 이집트와 함께 협력할 예정이고 여러분들은 위대한 진전을 보게될 것”이라며 “100%는 아니지만 99%는 이집트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회담은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가자지구 구상’을 밝힌 뒤 트럼프 대통령이 아랍권 국가 정상과 처음 직접 만나는 자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국으로 이집트와 요르단을 지목한 가운데 것이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이날 회담에서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는 아랍 국가들의 공통된 반대 입장”이라고 전면 수용에 대해선 반대하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이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요르단과 이집트가 결국 가자 난민을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요르단과 이집트에서 일정 구역을 마련할 것이며, 최종적으로 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곳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 “가자지구를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살 이유가 없고, 소유할 것”이라고며 장악 후 개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 지원 중단 압박 느꼈나…이집트도 절충안 꺼내요르단이 트럼프 가자지구 구상에 대해 일부 수용하며 한 발 물러선 것과 관련해 미국 측 원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요르단과 이집트가 가자지구 주민 수용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원조를 보류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며 양국을 압박해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취재진에 “미국이 요르단과 이집트에 많은 자금을 원조한다”라고 지원 사실을 재차 내비쳤다. 미국은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 기준으로 요르단에 17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이집트에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의 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국가로 지목된 이집트 또한 11일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를 재건하는 포괄적인 전망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목표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요르단에 이어 이집트도 가자지구 구상과 관련해 절충안을 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집트 역시 요르단과 마찬가지로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전면 수용은 여전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흐람온라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압둘 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 압박은 피하는 가운데 이집트는 27일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아랍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요르단과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권 국가들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문제 등을 놓고 공동 입장을 낸다는 방침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12
    • 좋아요
    • 코멘트
  • 루비오 “가자 주민 이주는 임시적”…트럼프 발언 수습 진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장악과 주민 영구 이주 구상을 재차 언급하는 가운데 미국 외교 사령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을 방문 중인 루비오 국무장관은 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가 현재 불발탄 등 위험으로 인해 거주하기 적합하지 않다”며 “그와 같은 곳을 고치는 동안(in the interim) 이 지역 주민들이 다른 곳에 거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복원이 이뤄지는 중간에 이주가 필요하다는 발언은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조처가 이뤄지더라도 임시적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전쟁이 끝나면) 이미 새롭고 현대적인 집이 있는 훨씬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커뮤니티에 재정착할 것”이라고 가자지구 주민 이주가 영구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루비오 장관 발언은 해당 메시지 이후 나온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 간 회담을 가진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주민 이주 문제를 거론하며 “사람들을 행복할 수 있고 총에 맞지 않는 좋은 집에 영구적으로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가 나오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이 재차 제3국으로의 가자지구 주민 이주가 이뤄지더라도 임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임시 조처가 얼마나 길게 이어질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루비오 장관은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주민 영구 이주 구상에 대해 영구 이주가 아니라고 수습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앞서 5일 “사람들이 다시 와 살 수 있도록 미국이 개입해 잔해와 불발탄을 치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가자지구 재건을 도운 뒤 기존 주민들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뉘앙스다. 당시 카롤리네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은 가자지구 재건 및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임시 이주를 약속했다”면서 영구적 재정착 발언을 수습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를 통해 영구 이주임을 재확인하고, 정부 인사가 해명하는 모습이 반복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 발언 중에서 필요시 가자지구에 미군을 파병하겠다는 내용은 철회했다. 그는 6일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미국 군인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지역은 안정에 의해 통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7
    • 좋아요
    • 코멘트
  •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임 잊지 말아야”…지구 반대편 한국서 열린 추모 행사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기억하고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싸우는 것이 희생자에게 빚진 우리의 의무입니다.”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열린 홀로코스크 희생자 추모일 기념 행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아우슈비츠 해방 80주년을 맞은 올해,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추모 행사에서 대사까지 나서 반성과 사과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1940년 폴란드 남부에 지어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약 110만 명이 학살됐다. 다른 수용소까지 포함하면 나치 치하에서 희생된 유대인은 약 600만 명에 이른다. 유엔은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있던 유대인들을 해방한 것을 기념해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로 지정했다. 이날 전후로 각국에선 홀로코스트 희생자를 위한 추모 행사를 벌이는데, 국내에선 양국 대사관이 중심이 돼 2017년부터 매년 기념일마다 추모행사를 공동으로 벌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선 양국 주한 대사를 비롯해 교민 대표 등 내빈 등 총 300여 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중엔 양국 대사관에서 초청한 국내 고교, 대학생 등도 자리했다. 슈미트 대사는 이날 “저는 홀로코스트가 시작된 나라의 대사로서 여러분 앞에 섰다”라며 “홀로코스트에 대한 책임은 독일 정체성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한편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도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 남은 아우슈비츠 생존자들께서 우리와 함께할 시간이 더 이상 많지 않기에 이는 더욱 중요하다”라고도 덧붙였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몇 년 후에는 그들의 경험을 직접 들려줄 살아있는 증인이 사라질 것“이라며 ”그들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도록 우리가 그 책임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양국 대사 발언에 이어 홀로코스트 유대인 희생자 600만 명을 기리기 위해 6개 촛불에 불을 밝히는 점등식이 이어졌다. 이후 홀로코스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사령관의 그림자’를 공동 관람했다. 해당 다큐멘터리 영화는 아우슈비츠 사령관 루돌프 프란츠 페르디난트 회스(1901∼1947)의 아들이 아우슈비츠 전범인 아버지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회스는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내려다보이는 폴란드 남부 오시비엥침의 3층짜리 주택에서 가족과 호화생활을 한 인물이다.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은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하르파즈 대사는 이번 추모 행사에서 해당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며 “이 영화가 과거를 깊이 이해하고,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공동의 다짐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6
    • 좋아요
    • 코멘트
  • 그린란드 이어 가자 노리는 트럼프… ‘강제 이주’에 아랍권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의 오랜 전쟁과 봉쇄로 폐허가 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take over)하고 소유하겠다”고 밝혔다. 가자 주민 약 214만 명을 중동의 다른 나라로 이주시킨 뒤 미국이 장기간 가자지구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각각 독립 국가로 공존하도록 한다는 국제사회의 ‘두 국가 해법’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실제 관련 조치가 추진될 경우 가자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킨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고, 주권 침해와 인종청소 등의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도 높다. 뉴욕타임스(NYT)는 “지정학적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가자지구의 단순한 복구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이 개발하는 가자지구는 “중동의 ‘리비에라’(Riviera·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사업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가자지구에 미군을 보내겠느냐는 질문에도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주민의 이주 예상 지역으로 요르단과 이집트를 꼽았지만 두 나라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른 아랍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부정적이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관련 발언에 대해 “주목할 만한 제안이며 테러의 땅에서 새로운 미래를 엿보는, 역사를 바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해서도 “(집권 1기의) 최대 압박 정책을 복원했다”며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트럼프 “가자지구 장악할 것”]네타냐후와 정상회담 가진뒤“미국이 개발, 경제발전 일으킬것… 주민은 이웃 나라로 영구 이주”유엔 총장 “인종 청소” 강한 비판… 사우디 “이스라엘과 수교 안할것”덴마크령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장악 의도를 공공연히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기간 소유하고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팽창주의’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자지구 개발 과정에서 이곳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이웃 아랍국으로 영구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곧바로 국제적인 반발에 직면했다. 이를 반기는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국제사회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아랍권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추방을 지지했다”며 일종의 ‘인종 청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노골적인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폈다. 유대계로 집권 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활동하며 중동 정책을 담당했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번 구상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에도 친이스라엘 노선을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자 소유-주민 영구 이주 모두 전례 없어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를 ‘죽음과 파괴의 상징’이라고 칭하며 “위험하고 불안정한 콘크리트 더미 아래에서 살고 있는 가자 주민은 더 나은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그곳을 소유하고 위험한 미폭발 폭탄과 무기를 해체하겠다.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가자 주민의 이주가 ‘영구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가자 주민을 이웃 요르단과 이집트로 보내겠다는 구상은 공개했지만 이주를 영구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할 뜻을 밝히며 “조만간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중동을 택할 가능성도 시사하며 “가자지구,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에 방문할 계획”이라고 했다. 동석한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적극 지지한다고 치켜세웠다. 국제사회는 그간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영토로 삼고 이스라엘과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해 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두 국가 해법을 사실상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그는 집권 1기 당시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을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에서 종교 분쟁지인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점령한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도 인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집권한 그가 백악관에서 처음 만난 해외 정상이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서 탈퇴하는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국제사회 “인종 청소” 거센 반발 국제사회와 아랍권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구상이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영구히 불가능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가자 주민 수용 국가로 지목된 이집트와 요르단도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반발하고 있다. ‘아랍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5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독립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수교 중재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분명한 압박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일각에선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 반발하며 ‘아브라함 협정 2기’ 추진에 반기를 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바레인·모로코 간 국교 정상화를 이끌어낸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을 주요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 2기에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수교까지 중재해 대(對)이란 견제 전선을 완성하고 최근 중동에서 보폭을 넓히는 중국까지 견제한다는 구상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2-0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사우디 “팔 몰아내려는 시도 명확히 거부”…이주 후보지 요르단-이집트도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야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온 아랍권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의미하는 ‘두 국가 해법’을 준수하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인근 중동 지역으로 이주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는 “가자지구는 사람 살만한 곳이 아니다”라며 “난 사람들이 가자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자로 가면 사람들이 결국 죽게 될 것이라 장담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도 아랍국가인 요르단과 이집트에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거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견 직후 아랍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에 대해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사우디 외교부는 기자회견 직후 성명을 통해 “사우디 외교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팔레스타인 독립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의 정착 정책, 토지 합병 또는 팔레스타인인을 땅에서 몰아내려는 시도로 팔레스타인인들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명확하게 거부한다“고도 밝혔다. 미국과의 우호 관계를 강하게 의식해온 사우디로선 이례적으로 강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대 이란 견제에 대해 이해관계가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사우디가 관계 정상화 전제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독립을 내건 것으로도 풀이된다. 사우디가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이스라엘 측에 요구하지 않는 인상을 보일 경우,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이자 아랍 맹주로서 존재감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표에 앞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용 국가로 지목된 이집트와 요르단도 이주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집트 압둘 팟타흐 시시 대통령은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와 4일 통화하고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 문제를 논의했다. 현지 관리는 해당 통화 내용과 관련해 ”아랍권이 단일한 입장을 내야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이집트와 요르단은 220만 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주민을 자국 내 수용할 경우 치안 불안 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이달 3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아랍 5개국 외교장관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보낸 공동 서한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떠나기를 원치 않고 우리는 그들의 입장을 명백히 지지한다”면서 “가자지구의 재건은 가자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가자지구 내에서도 주민들의 불만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자지구 최대 도시 라파에서 거주중인 팔레스타인 주민 이하브 아메드는 AFP에 “가자지구 주민 이주는 팔레스타인인이 가자지구에 가진 애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곳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5
    • 좋아요
    • 코멘트
  • 美내무부, IRA보조금 타당성 검토 착수

    미국의 천연자원 및 국유지를 관리하는 내무부가 환경 보호를 중시했던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의 정책을 대대적으로 폐기하고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폐지를 거론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지출 타당성 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지난달 30일 상원 인준을 통과한 더그 버검 내무장관은 첫 업무를 시작한 3일 화석연료 생산 확대, IRA 지출 타당성 검토, 알래스카주 천연자원 개발 등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을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6개의 장관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 행정명령을 통해 IRA와 인프라법(IIJA)에 책정된 자금의 지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버검 장관의 명령은 이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때부터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당 7500달러(약 1087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IRA를 ‘녹색 사기’라고 비판해 왔다. 전기차가 특별히 환경 친화적이지 않고 배터리에도 중국산 광물이 많이 쓰인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편 상원은 3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의 인준도 찬성 59표 대 반대 38표로 가결했다. 셰일가스 기업 리버티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라이트 장관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기후 변화는 사기’라는 입장이다. 그는 줄곧 “상업용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확대해 미국인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겠다”고 주장해 왔다. 리버티에너지 또한 바이든 행정부가 환경 파괴를 위해 규제했던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 ‘프래킹(fracking)’을 전문으로 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늘 이스라엘-7일 일본-11일 요르단… 트럼프, ‘백악관 정상외교’ 본격 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각 4일과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 행보에 나선다. 특히 일본의 발 빠른 대미 외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1년 넘게 이어져 온 가자지구 전쟁 당사국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평시(平時) 외교’로는 이시바 총리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과 정상회담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을 피하고,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간여 지속을 요청할 계획이다. 애초에 일본은 미일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동아시아 안보 협력 강화, 한미일 협력 지속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일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매기고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하면서 우선순위가 바뀌는 모습이다. 멕시코, 중국, 캐나다는 지난해 1∼11월 기준 미국의 수입 1∼3위 국가였다. EU에는 수입 4위인 독일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미국의 수입 5위 국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까지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언제 관세 얘기가 튀어나올지 모른다”(외무성 관계자)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침을 언급할 방침이다. 또 일본이 대미 투자 1위국으로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방일을 요청하면서 4월 개막하는 오사카 엑스포에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2일 미 백악관 공식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수립도 의제로 나올 것이라고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만난다. 이 자리에서도 가자지구 전쟁 휴전 이후 팔레스타인 난민 추가 수용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정상외교 시동…이스라엘·일본부터 챙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각 4일과 7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상외교 행보에 나선다. 특히 일본의 발 빠른 대미 외교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1년 넘게 이어져온 가자지구 전쟁 당사국을 제외하면, 사실상의 ‘평시(平時) 외교’로는 이시바 총리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과 정상회담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을 피하고,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 간여 지속을 요청할 계획이다. 애초 일본은 미일 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동아시아 안보 협력 강화, 한미일 협력 지속 등을 검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일부터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매기고 유럽연합(EU)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하면서 우선순위가 바뀌는 모습이다. 멕시코, 중국, 캐나다는 지난해 1~11월 기준 미국의 수입 1~3위 국가였다. EU에는 수입 4위인 독일이 포함돼 있다. 일본은 미국의 수입 5위 국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까지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언제 관세 얘기가 튀어나올지 모른다”(외무성 관계자)라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방침을 언급할 방침이다. 또 일본이 대미 투자 1위국으로 미국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방일을 요청하면서 4월 개막하는 오사카 엑스코에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2일 미 백악관 공식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 출발 전 “트럼프 취임 이후 첫 정상외교에 나선 건 양국 간 동맹의 힘이자,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정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이 지역이 직면한 하마스와의 전쟁과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이란 테러를 비롯해 중요한 중동 현안을 트럼프 대통령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이후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수립도 의제로 나올 것이라고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이스라엘, 일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만난다. 이 자리에서도 가자지구 전쟁 휴전 이후 팔레스타인 난민 추가 수용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3
    • 좋아요
    • 코멘트
  • 한국계 10대 피겨 샛별 2명도 참사… 희생자 SNS엔 ‘태극기’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희생자 명단에 10대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우드의 ‘보스턴스케이팅클럽’에 속한 스펜서 레인 선수(16)와 지나 한 선수(13)다. 두 사람은 사고 여객기에 동승했으며 역시 숨진 러시아 출신의 1994년 세계 피겨선수권대회 페어 부문 우승자 예브게니야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의 제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CBS방송은 보스턴스케이팅클럽 관계자를 인용해 “두 선수가 각각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고 여객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사고 여객기의 기착지인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지난달 20∼26일 열린 피겨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입양된 레인은 지난해 11월 동부 지역의 피겨 유망주가 겨루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비행 직전 인스타그램에 사고 비행기의 탑승 사진을 올리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알렸다. 자신이 한국계임을 강조하듯 해당 계정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한 선수 또한 14세 미만 ‘노비스 그룹’의 유망주였다. 그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의 여자 싱글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선배 피겨 선수인 지미 마는 피플에 “내가 13세였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기량을 보유했다”며 애도했다. 이로써 이번 사고의 한국계 희생자는 두 선수를 포함해 총 4명으로 확인됐다. 한 선수 어머니인 진 한 씨도 딸과 함께 해당 비행기에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더그 제그히베 보스턴스케이팅클럽 최고경영자(CEO)는 한 씨를 “항상 웃는 얼굴로 자신의 딸뿐 아니라 모든 선수를 격려했다”고 추모했다. 워싱턴의 유명 로펌에서 일하던 사라 리 베스트(강세라·33) 변호사 또한 캔자스주에 출장을 다녀오다 변을 당했다. 남편 대니얼 솔로몬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결혼 10주년을 맞아 올 5월 아내의 고향 하와이로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며 슬퍼했다. 피겨계도 두 선수를 포함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사망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추모했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피겨계는 비탄에 잠겼다.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슬프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25-0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의 ‘말 폭탄’… 취임 첫주 8만 단어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주 공개 자리에서 쏟아낸 말이 전임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보다 세 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뒤 다양한 업무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대중과의 접촉을 적극 넓힌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AP통신은 데이터 분석업체 팩트베이스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취임 이후 일주일 동안 카메라 앞에 7시간 44분 동안 섰고, 단어 8만1325개를 쏟아냈다고 전했다. 이는 영화 ‘스타워즈’ 3부작 상영시간을 합친 것보다 길고 ‘맥베스’ ‘햄릿’ ‘리처드 3세’ 등 셰익스피어의 3개 작품에 나오는 단어를 합친 것보다 많다. 특히 바이든 전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훨씬 더 많은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취임 첫 일주일간 공식 석상에서 총 2시간 36분 동안, 2만4259개의 단어를 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30% 정도에 불과한 것.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말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첫 취임 후 일주일 동안 3만3571개의 단어를 말했다. 이처럼 워낙 말이 많다 보니 백악관의 속기사들도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한 소식통은 “현재 업무량을 따라잡기 위해 속기사를 추가 고용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 “관심이 권력의 한 형태임을 어느 정치인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주변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해 대선에서 큰 격차로 승리한 데 따른 자신감으로 언론을 더욱 적극적으로 상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발언도 더욱 늘었다는 것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2-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한국계 10대 피겨 샛별 2명도 참사…희생자 SNS엔 ‘태극기’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희생자 명단에 10대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우드의 ‘보스턴스케이팅클럽’에 속한 스펜서 레인 선수(16)와 지나 한 선수(13)다. 두 사람은 사고 여객기에 동승했으며 역시 숨진 러시아 출신의 1994년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페어 부문 우승자 예브게니아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의 제자다.지난달 30일(현지 시간) CBS방송은 보스턴스케이팅클럽 관계자를 인용해 “두 선수가 각각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고 여객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사고 여객기의 기착지인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지난달 20~26일 열린 피겨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입양된 레인은 지난해 11월 동부 지역의 피겨 유망주가 겨루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비행 직전 인스타그램에 사고 비행기의 탑승 사진을 올리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알렸다. 자신이 한국계임을 강조하듯 해당 계정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배치했다.한 선수 또한 14세 미만 ‘노비스 그룹’의 유망주였다. 그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의 여자 싱글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선배 피겨 선수인 지미 마는 피플에 “내가 13세였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기량을 보유했다”며 애도했다.이로써 이번 사고의 한국계 희생자는 두 선수를 포함해 총 4명으로 확인됐다. 한 선수 어머니인 진 한씨도 딸과 함께 해당 비행기에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더그 제그히베 보스턴스케이팅클럽 최고경영자(CEO)는 한 씨를 “항상 웃는 얼굴로 자신의 딸 뿐아니라 모든 선수를 격려했다”고 추모했다.워싱턴의 유명 로펌에서 일하던 사라 리 베스트(한국명 강세라·33) 변호사 또한 캔자스주에 출장을 다녀오던 중 변을 당했다. 남편 대니얼 솔로몬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올 5월 아내의 고향 하와이주로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며 슬퍼했다.피겨계도 두 선수를 포함해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다 사망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추모했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피겨계는 비탄에 잠겼다.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슬프다”고 밝혔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25-01-31
    • 좋아요
    • 코멘트
  • 말폭탄 쏟아낸 트럼프…취임 첫 주 바이든 3배 넘게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일(20일) 이후 일주일간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보다 3배 넘게 말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일 이후 업무 속도전을 벌이는 가운데 기자와 지지자들과도 접촉면을 넓힌 결과다. 3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 공식석상에서 7시간 44분 동안 8만 1235 단어를 입에 올렸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영화 스타워즈 3부작을 합친 것보다 길고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햄릿, 리처드 3세를 합친 것보다 많은 단어”라고 분석했다.전임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1년 취임 후 첫 주에 2시간 36분 동안 2만 4259 단어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를 열었던 2017년보다도 많이 말하고 있다. 그는 당시 취임 후 첫 주 카메라 앞에서 3시간 41분 동안 3만 3571개 단어를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단어를 내뱉다 보니 백악관 속기사들은 애를 먹고 있다. AP통신은 “가장 헌신적인 속기사조차 귀와 손가락에 한계가 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에 해당 매체는 트럼프 취임 이후 현격히 늘어난 속기사 업무 때문에 인력 증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내 정치와 외교 현안, 국제 경제 등 다양한 주제에 걸쳐 메시지를 쏟아냈다. 29일 하루엔 불법체류자 구금법안 서명식에서 자신의 치적 자랑,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규탄, 연방지출 동결 노력, 정부 인력 감축, 이주민 폭력, 불법체류자 관타나모 수용안 등을 다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무대와 관심을 갈망하는 성향도 취임 후 광폭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통 전략가인 케빈 매든은 “그는 총괄 프로듀서처럼 사고한다. 항상 다음 시간을 기획하고 청중의 몰입을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보좌관 마고 마틴은 “투명성이 돌아왔다”며 많은 발화가 국민과의 소통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펜실베이니아대 애넌버그 공공정책 센터의 케슬린 홀 제이미슨 소장은 “접근 가능한 것과 투명한 것은 다른 얘기”라며 트럼프 대통령 말폭탄에 부정적인 입장도 내비쳤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1-31
    • 좋아요
    • 코멘트
  • “美워싱턴 여객기-軍헬기 충돌뒤 추락, 탑승 67명 전원 숨진듯”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미 동부 시간 29일 오후 8시 47분(한국 시간 30일 오전 10시 47분)경 64명을 태운 아메리칸항공의 국내선 여객기와 3명의 군인이 탑승한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했다. 여객기와 헬기 모두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워싱턴 소방당국은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며 30일 오전 7시 30분 기준 28구(여객기 탑승자 27구, 헬기 탑승자 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은 백악관에서 불과 4.8km 떨어져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공항 인근 약 120m 고도에서 시속 225km로 공항에 착륙하려고 진입하던 중 헬기와 충돌했다. 사고 직후 구조대가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겨울이라 수온이 낮고 물속 시야 확보가 어려워 구조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여객기는 공항으로 향하는 완벽하고 규칙적인 경로에 있었다”며 “헬기는 오랫동안 비행기를 향해 직진했다. 맑은 밤이고 비행기 불빛이 있었는데 왜 헬기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을까”라며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숀 더피 교통장관은 30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여객기와 헬기가 모두 ‘표준 비행 패턴’을 취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FBI) 또한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여객기 피하라” 교신 13초후 쾅… 트럼프 “헬기 방향 왜 안바꿨나”美서 여객기-軍헬기 충돌뒤 추락트럼프 “헬기, 여객기 향해 직진 의문”… 교통장관 “둘 다 표준 경로로 비행”공항 인근에 백악관-의회-국방부… 외신 “가장 감시 엄격한 영공서 사고”세계챔프 출신 피겨 코치 등 탑승“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감시가 이뤄지고 통제되는 영공에서 발생한 사고다.”29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불과 4.8km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아메리칸항공의 소형 여객기 ‘5342편’과 미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여객기와 헬기 모두 인근 포토맥강으로 추락해 두 항공기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두고 AP통신 등이 이같이 평가했다.이 공항은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와도 길 하나를 두고 붙어 있어 경계가 삼엄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곳에서 정상 경로로 운항하던 여객기와 훈련 중이던 군용 헬기가 왜 충돌 후 추락했는지 짐작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다.사고 여객기에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육군 헬기에 군인 3명 등 총 6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존 도널리 워싱턴 소방당국 최고책임자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생존자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30일 오전 7시 30분 기준 “총 28구(여객기 탑승자 27구, 헬기 탑승자 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말했다.사고 직후 운영을 중단됐던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구조당국은 더 이상의 생존자 수색을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상 교신 13초 뒤 돌연 사고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여객기는 산산조각 났고, 군용 헬기는 뒤집힌 채로 강에서 발견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두 항공기의 충돌로 큰 섬광이 일어나는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AP통신에 따르면 착륙에 앞서 공항 관제사는 사고 여객기 및 군용 헬기 모두와 정상적으로 교신했다. 여객기 측엔 비교적 거리가 짧은 33번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후 정상적으로 착륙 절차가 진행됐다.이후 관제사는 군용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가 보이는지 묻고 착륙하려는 여객기 뒤편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군용 헬기 조종사는 “항공기가 시야에 들어왔다”며 관제탑에 비행편 간 거리 유지를 요청한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해당 교신 후 13초 뒤 여객기와 헬기가 충돌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사고’라며 여객기와 헬기가 왜 충돌했는지 모르겠다고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숀 더피 교통장관은 두 항공기 모두 표준적인 경로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일각에서는 당시 일시적으로 시속 40km의 돌풍이 발생한다는 경보가 내려졌다며 기상 악화를 원인으로 추정한다. 다만 이날 영공 가시거리가 16km에 달할 정도로 시야가 좋았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시내 조명 등이 비행기 운항에 방해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제기된다.● 사고 여객기에 유명 러시아 피겨 선수 출신 탑승여객기와 헬기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를 두고 CNN은 국립기상청을 인용해 “당시 포토맥강의 수온은 1.7도 수준에 불과했다”며 “순식간에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고, 15∼30분 안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수온에서 생존 가능 시간은 길어야 90분 정도다.로이터통신은 여객기에 유명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캔자스주에서 열린 피겨 선수권 대회 일정에 맞춰 열린 청소년 스케이터를 위한 캠프에 참가한 뒤 돌아오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사고 피해자 중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특히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피겨 선수로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예브게니야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부부는 미국에서 피겨 코치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1-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당국 “여객기-軍헬기 추락사고 생존자 없는듯”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미 동부 시간 29일 오후 8시 47분(한국 시간 30일 오전 10시 47분)경 64명을 태운 아메리칸항공의 국내선 여객기와 3명의 군인이 탑승한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했다. 여객기와 헬기 모두 포토맥강으로 추락했으며 워싱턴 소방당국은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되며 30일 오전 7시30분 기준 28구(여객기 탑승자 27구, 헬기 탑승자 1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은 백악관에서 불과 4.8km 떨어져 있다.CNN 등에 따르면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공항 인근 약 120m 고도에서 시속 225km로 공항에 착륙하려고 진입하던 중 헬기와 충돌했다. 사고 직후 구조대가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겨울이라 수온이 낮고 물속 시야 확보가 어려줘 구조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여객기는 공항으로 향하는 완벽하고 규칙적인 경로에 있었다”며 “헬기는 오랫동안 비행기를 향해 직진했다. 맑은 밤이고 비행기 불빛이 있었는데 왜 헬기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을까”라며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숀 더피 교통장관은 30일 진행된 브리핑에서 “여객기와 헬기가 모두 ‘표준 비행 패턴’을 취했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FBI) 또한 “테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여객기 피하라”헬기와 교신 13초후 ‘쾅’… 백악관과 단 5km 거리“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게 감시가 이뤄지고 통제되는 영공에서 발생한 사고다.”29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불과 4.8km 떨어진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아메리칸 항공의 소형 여객기 ‘5342편’과 미 육군의 블랙호크 헬기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여객기와 헬기 모두 인근 포토맥강으로 추락해 두 비행기의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두고 AP통신 등이 이같이 평가했다.이 공항은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와도 길 하나를 두고 붙어 있어 경계가 삼엄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런 곳에서 정상 경로로 운행하던 여객기와 훈련 중이던 군용 헬기가 왜 충돌 후 추락했는지 짐작하기 힘들다는 의미에서다.사고 여객기에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육군 헬기에 군인 3명 등 총 6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워싱턴 소방당국 관계자는 30일 기자회견에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NBC 방송 또한 같은 날 오전 6시 30분 기준 30구 이상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전했다.사고 직후 운영을 중단됐던 로널드 레이건 공항은 30일 오전 11시부터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워싱턴 당국 또한 더 이상의 구조를 중단하고 사고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상 교신 13초 뒤 돌연 사고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여객기는 산산조각 났고, 군용헬기는 뒤집힌 채로 강에서 발견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두 비행기의 충돌로 큰 섬광이 일어나는 모습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AP통신에 따르면 착륙에 앞서 공항 관제사는 사고 여객기 및 군용 헬기 모두와 정상적으로 교신했다. 여객기 측엔 비교적 거리가 짧은 33번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겠느냐고 묻고,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후 정상적으로 착륙 절차가 진행됐다.이후 관제사는 군용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가 보이는지 묻고 착륙하려는 여객기 뒤편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군용 헬기 조종사는 “항공기가 시야에 들어왔다”며 관제탑에 비행편 간 거리 유지를 요청한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해당 교신 후 13초 뒤 여객기와 헬기가 충돌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사고’라며 여객기와 헬기가 왜 충돌했는지 모르겠다고 사고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숀 더피 교통장관은 두 비행기 모두 정상 경로를 운행했다고 밝혔고 테러 가능성도 희박한 편이다.일각에서는 당시 일시적으로 시속 40km의 돌풍이 발생한다는 경보가 내려졌다며 기상 악화를 원인으로 추정한다. 다만 이날 영공 가시거리가 16km에 달할 정도로 시야가 좋았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시내 조명 등이 비행기 운행에 방해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제기된다.● 사고 여객기에 유명 러시아 피겨 선수 출신 탑승두 비행기의 탑승자 67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를 두고 CNN은 국립기상청을 인용해 “당시 포토맥강의 수온은 1.7도 수준에 불과했다”며 “순식간에 저체온증을 겪을 수 있고, 15~30분 안에 의식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당 수온에서 생존 가능 시간은 길어야 90이다.로이터통신은 여객기에 유명 전현직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캔자스주에서 열린 피겨 선수권 대회 일정에 맞춰 열린 청소년 스케이터를 위한 캠프에 참가한 뒤 돌아오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사고 피해자 중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특히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피겨 선수로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예브게니아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부부는 미국에서 피겨 코치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포토맥 강변에서는 시민들이 대거 나와 구조 상황을 지켜봤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항공기 잔해가 강물 위에 떠다니고, 항공기 연료 냄새를 강둑에서도 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시민 아바디 이스마일 씨(38)는 CNN에 “예전에 들어 본 적 없는 특이한 충돌음이 두 차례 들렸다. 전쟁터에서 나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1-30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바이든이 이스라엘에 안 준 물건 배송중” 무기지원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분명한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도 이 같은 흐름을 등에 업고 강도 높은 팔레스타인 압박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25일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2000파운드급 폭탄 지원 재개를 지시했다”며 “이스라엘에 MK―84 폭탄 1800개가 수일 내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폭탄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같은 반이스라엘 무장단체들의 지하 벙커 시설 등을 공격하는 데 필요하지만, 민간인 피해 우려가 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선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이스라엘은 집권 1기 때도 △이란 핵합의 탈퇴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의 외교 정상화) 추진 등 친이스라엘 정책을 펼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관할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의 자국 군대 철수도 늦추고 있다. 이스라엘이 19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6주간의 ‘가자전쟁 휴전’에는 합의했지만, 서안과 레바논에서 긴장을 높이며 중동 정세가 다시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이스라엘 노골화하는 트럼프 행정부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이 주문하고 비용도 지불했지만,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보내지 않았던 많은 물건들이 배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MK―84 폭탄 외 다른 무기 지원도 시사한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이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무기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취임 첫날인 20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 이스라엘인 정착민들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서명한 행정명령을 뒤집은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요르단 압둘라 2세 국왕과의 통화에서 “요르단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을 더 많이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랍권에선 팔레스타인인들을 요르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는 건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인정하지 않는 조치로 간주된다. 대신 강경 보수파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에선 선호하는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강경파에 대한 지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카드’로 전선 유지 가능해진 이스라엘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 기조를 이용해 군사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서안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을 보호하고 이란의 영향을 받은 테러단체 발생을 차단하겠다며 군사 작전에 돌입했다. 21일 이스라엘군은 서안 북부 도시 제닌을 공격해 최소 1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세력인 PA가 관할하고 있는 서안에서 이스라엘은 그간 대규모 군사 작전을 자제해 왔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이스라엘이 이 지역에서 정착촌을 대거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 작전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맺은 임시 휴전 협정에 따라 26일까지 레바논 남부에서 병력을 철수시켜야 한다. 이스라엘 측은 레바논 남부에 레바논 정부군이 너무 느리게 배치되고 있다며 철군 지연을 레바논 문제로 돌렸다. 레바논 정부군의 배치가 늦어지면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다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25일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정에 따라 여성 군인 인질 4명을 인계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했던 2023년 10월 7일 국경 근처 초소에서 경계근무하던 인원이다. 인질을 넘겨받은 이스라엘도 요르단강 서안 및 이스라엘 남부의 교도소에 갇혀 있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명을 풀어줬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매카트니 “AI가 음악인의 창작 동기 뺏을수도”

    “인공지능(AI)은 정말 훌륭한 기술이지만, 창의적인 작업물을 도용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 영국 출신 팝 그룹 비틀스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83·사진)가 25일(현지 시간)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AI의 학습이 예술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예술가들이 직면할 위협을 묻는 질문에 광범위한 AI 학습을 지적했다. 매카트니는 또 AI가 예술 창의성을 억제하고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영국 리버풀에서 자랄 때 음악가라는 직업을 택한 건 좋아서도 그렇지만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AI 학습을 허용하면) 거대 음원 사이트 같은 곳이 돈을 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돈이 어딘가로 흘러간다면, 그게 왜 ‘예스터데이’를 작곡한 사람이면 안 되나?”라고 했다. AI 학습이 확산될수록 기업이 돈을 벌고, 젊은 음악가들의 작업 동기가 사라진다고 꼬집은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개정안에선 창작자는 자기 작품이 AI 학습에 이용되지 않게끔 거부할 권리가 담기지만,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이 학습에 쓰이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다만 매카트니도 AI 기술을 창작에 활용한 적이 있다. 그는 또 다른 비틀스 생존 멤버인 링고 스타(85)와 2023년 11월 존 레넌(1940∼1980)이 1977년 녹음해 놓았던 미완성 데모곡을 바탕으로 AI 믹스를 거쳐 ‘나우 앤드 덴’을 발표했다. 27년 만에 나온 비틀스 신곡이었고, 이미 사망한 멤버가 녹음해 놓았던 곡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매카트니는 “AI 덕분에 레넌의 목소리가 마치 어제 나온 것처럼 들렸다”면서도 “그렇다고 (AI 기술을 이용해) 작업물을 도용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라고 재차 못 박았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폴 매카트니 “AI로 돈버는 곳은 거대 음원사이트…창작자 보호해야”

    “인공지능(AI)은 정말 훌륭한 기술이지만, 창의적인 작업물을 도용해도 된다는 건 아닙니다.”영국 출신 팝 그룹 비틀즈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83·사진)가 25일(현지 시간)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AI의 학습이 예술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 예술가들이 직면한 위협을 묻는 질문에 광범위한 AI 학습을 지적했다. 매카트니는 또 AI가 예술 창의성을 억제하고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영국 리버풀에서 자랄 때 음악가라는 직업을 택한 건 좋아서도 그렇지만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AI 학습을 허용하면) 거대 음원 사이트 같은 곳이 돈을 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돈이 어딘가로 흘러간다면, 그게 왜 ‘예스터데이’를 작곡한 사람이면 안 되나?”라고 했다. AI 학습이 확산될수록 기업이 돈을 벌고, 젊은 음악가들의 작업 동기가 사라진다고 꼬집은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도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논의 중이다. 개정안에선 창작자는 자기 작품이 AI 학습에 이용되지 않게끔 거부할 권리가 담기지만,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이 학습에 쓰이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다만 매카트니도 AI 기술을 창작에 활용한 적이 있다. 그는 또다른 비틀즈 생존 멤버인 링고 스타(85)와 2023년 11월 존 레넌(1940∼1980)이 1977년 녹음해 놓았던 미완성 데모곡을 바탕으로 AI 믹스를 거쳐 ‘나우 앤드 덴’을 발표했다. 27년만에 나온 비틀즈 신곡이었고, 이미 사망한 멤버가 녹음해 놓았던 곡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매카트니는 “AI 덕분에 레논의 목소리가 마치 어제 나온 것처럼 들렸다”면서도 “그렇다고 (AI 기술을 이용해) 작업물을 도용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고 재차 못박았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01-26
    • 좋아요
    • 코멘트
  • 백악관 “IRA 전부 아닌 ‘그린 뉴딜’ 예산 지출만 중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 행정명령을 발동한 가운데 백악관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예산 집행을 일부 중단시켰다. 백악관이 IRA 관련 모든 예산이 아닌, ‘그린 뉴딜’ 지출만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국내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전기차 세액 공제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행정부 기관장들에게 전날 공문을 보내 IRA 및 인프라투자법(IIJA) 지출 중 일부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IRA와 인프라법을 근거로 에너지부가 기존에 승인한 500억 달러 대출과 신규 대출을 검토 중인 2800억 달러 등 총 3300억 달러(약 474조 원)의 예산 집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을 받은 수혜 대상은 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설치하는 기업들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IRA 등에 따라 탄소 배출 감축과 교통 인프라 재건 등을 위해 조세 혜택을 포함해 1조6000억 달러(약 2300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었다. 다만, 지출 중단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내린 행정명령엔 IRA와 인프라법에 따라 책정된 자금의 지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돼 있어 모든 자금의 지출이 중단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백악관의 21일 공문엔 두 법에 따른 모든 자금 지출을 중단하라는 게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과 어긋나는 그린 뉴딜 관련 지출만 중단하라는 뜻이라고 기재돼 있다. 또 각 기관장이 백악관과 협의를 거쳐 필요한 예산은 집행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FT는 IRA에 따른 세액 공제는 영향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국내 산업계에선 전기차 세액 공제 폐지는 피하더라도, 전기차 보급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한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80만 원) 규모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해 전기차 의무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전기차 의무화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3월 서명한 행정명령이다. 2023년 7.6%에 그쳤던 미국 신차 내 전기차 비중을 2032년까지 56%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철회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한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불법적이며, 수많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없앤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IRA와 반도체 지원법(칩스법) 등에 맞춰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하면서 지난해 대미 로비 금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2일 기준 미국 상원에 접수된 로비 신고 내용을 종합하면 주요 기업의 지난해 총 로비 금액은 각각 △삼성그룹 698만 달러(약 101억2100만 원) △SK그룹 559만 달러(약 80억3000만 원) △한화그룹 391만 달러(약 56억2000만 원) △현대차 328만 달러(47억1500만 원)였다. 기업들은 IRA에 따른 세액 공제와 보조금 신청, 전기차·배터리 제조 등의 현안을 의제로 로비를 진행했다고 보고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1-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