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김종석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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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부터 스포츠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골프, 농구, 야구, 라켓 종목 등을 체험하며 취재해왔습니다. 사람과 사랑, 땀과 꿈을 보고. 듣고,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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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3~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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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LPGA 2018 맞수, 2019 벽두 대충돌… 대만오픈 출전 최혜진-오지현

    최혜진(20·롯데)과 오지현(23·KB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막판까지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대상 경쟁을 펼쳤다. 최후의 승자는 신인상까지 거머쥔 슈퍼 루키 최혜진이었다. 올해에도 두 선수는 ‘그린 퀸’을 다툴 강력한 양대 후보다. 지난해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였던 이정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면서 최고 자리를 향한 레이스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혜진과 오지현은 17일부터 나흘 동안 대만 가오슝의 신이GC(파72)에서 열리는 대만여자오픈 1라운드를 같은 조로 치른다. 이 대회는 KLPGA투어 2019년 첫 무대여서 기선 제압을 위한 자존심 대결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혜진은 “2019년 첫 대회인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다. 지난해보다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지현은 “새해 목표를 전 대회 ‘톱’으로 잡았다. 이 대회를 마친 뒤 두 달 동안 겨울 훈련에만 집중할 계획이라 나 자신을 점검하는 기회로도 삼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기복 없는 성적으로도 유명하다. 최혜진은 지난 시즌 24개 대회에 출전해 16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으며, 오지현은 24개 대회에서 14차례 10위 이내에 들었다. 최혜진과 오지현은 세계 랭킹 1위였던 대만의 스타 쩡야니와 같은 조로 묶여 현지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도 받게 됐다. 지난해 3승을 올린 이소영과 국내 최고 장타자 김아림, 지난해 1승을 올린 김지현 등 인기 스타들도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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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슬럼프 버티니 기회 오더라”

    지은희(33·한화큐셀·사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 가운데 맏언니다. 국내 무대에선 황혼기라는 말을 들을 나이지만 최고령에도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LPGA투어 통산 4승 가운데 2승을 30대에 올린 지은희는 “20대 때 8년 동안 우승 없이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더니 서른 넘어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그는 17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 포시즌GC(파 71)에서 열리는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출전으로 2019시즌을 시작한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지난해 챔피언들만 초청받는 별들의 잔치다. 지난해 KIA클래식 우승자 자격으로 나서는 지은희는 “12월 말까지 한국에서 체력운동과 실내연습장에서의 스윙 연습을 병행했다”며 “올해는 시즌이 빨라져 연초 미국 마이애미 집 근처에서 실전 코스 훈련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올해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상금 랭킹 1위에 도전해 보려고요. 그보다 앞서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 후 인연을 맺지 못한 메이저 타이틀도 안고 싶어요.” 그는 2007년 대기선수로 LPGA투어에 입성한 뒤 2008년부터 12년 연속 전 경기 출전권을 유지하고 있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통산 상금은 70억 원(41위). 자신의 롱런에 대해 그는 “밥이 보약이다. 잘 먹고 비타민 같은 건강보조제도 빼놓지 않는다. 시즌 중에도 근력 운동을 늘 하고 있다. 그래야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 출신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체력과 강한 근성도 롱런의 비결로 꼽힌다. 새 출발을 앞둔 그는 지난해 KIA클래식 우승 부상을 최근에야 받았다. KIA 스포츠세단 스팅어 1대와 당시 홀인원 부상인 KIA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1대가 동시에 당도한 것. 지은희는 “미국에서 학교 다니는 동생과 같이 살고 있으며, 종종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오시기 때문에 둘 다 사용할 계획”이라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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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2서 3-2… ‘정현 드라마’ 첫 회는 대역전극

    기적 같은 역전승이었다. 3시간 37분의 풀세트 접전을 승리로 장식한 정현(한국체대)은 두 팔을 번쩍 들며 하늘을 쳐다봤다. 2019년 들어 2주 연속 단 1세트도 따내지 못하며 2연패에 빠져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그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정현이 시즌 첫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 첫판을 극적으로 통과했다. 세계 랭킹 25위 정현은 15일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1회전에서 왼손잡이인 세계 랭킹 78위 브래들리 클란(미국)을 3-2(6-7<5-7>, 6-7<5-7>, 6-3, 6-2, 6-4)로 눌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랐던 정현은 이날 1,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줘 벼랑 끝에 몰렸다. 올해 들어 출전한 2개 투어대회에서 모두 1세트 5-1로 앞서다 역전패하며 실종된 자신감에 계속 발목을 잡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살이 드러날 정도로 심한 물집이 잡히고도 살아남았던 투혼이 되살아난 듯 보였다. 동호인 모임인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회원을 비롯해 400명이 넘는 한국 팬들의 응원 속에 예리한 서브와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워 내리 3세트를 따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정현은 “경기 전 고든 코치와 세운 전략은 ‘정현답게 하자’는 것이었다. 뒤지고 있어도 끝까지 좋은 생각을 하려고 했다. 1, 2세트를 지니까 오히려 몸과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세트 먼저 지고 이긴 건 처음 같다. 경기 내내 열띤 성원을 보내준 한국 응원단도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현은 서브 에이스 10-22, 공격 성공 횟수 34-58로 밀렸으나 실책에서 35-84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은 “정현이 그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최대 고비를 잘 넘겼다. 확실히 경험에서 상대를 압도했고 집중력도 좋았다. 2, 3회전은 1회전보다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은 “경기력 저하에서 벗어나 약점으로 지적된 서브 컨디션을 되찾은 게 승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정현은 17일 세계 55위 피에르위그 에르베르(프랑스)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에르베르와의 상대 전적은 1승 1패다. 2015년 호주오픈 예선 1회전에서 정현이 2-0(6-4, 6-2)으로 이겼고, 같은 해 윔블던 본선 1회전에서는 에르베르가 3-2(1-6, 6-2, 3-6, 6-2, 10-8)로 이겼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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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이한 대한체육회-문체부… “엄벌” 주문한 文대통령

    “말도 안 됩니다. 감추려 하면 더 이상하게 보일 수 있어요. 모든 걸 열어 놓아야 문제를 파악할 수 있고, 해답도 찾는 것 아닐까요. 뭐만 터지면 숨기려 하니까 괜한 오해를 삽니다. 폐쇄성 탓에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겁니다.” 한 겨울 종목 대표팀 지도자는 14일 접한 소식에 분통을 터뜨렸다. 대한체육회가 1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9년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을 사상 처음으로 비공개로 개최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주 회의와 이기흥 회장 결재를 거쳐 이 행사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심석희를 비롯한 빙상 대표팀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성폭력 문제를 사실상 방관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안이한 현실 인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한체육회가 성폭력, 폭행, 음주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선수촌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선수촌을 공개해 (성)폭력이 자행된 공간으로 지목된 라커룸, 훈련장 등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책을 마련하고, 침묵하던 선수나 일선 지도자들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선수촌은 지나치게 폐쇄된 공간이었다. 외부 접근을 차단한다고 해결될 이슈가 아니다. 투명하게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특정 선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다 보면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 선수 보호 차원의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성폭력 사태에 대해 선수촌 훈련장 및 경기장에 폐쇄회로(CC)TV 및 라커룸 비상벨 설치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허술한 피해자 신고 과정이나 ‘제 식구 감싸기’라는 원성을 듣던 성폭력 사건 1, 2심 절차에 대한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등에 대해선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4일 현재 진천선수촌에는 묵묵히 땀을 흘리는 국가대표 524명이 머물고 있다. 배상일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은 “훈련 개시식 비공개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대표팀이 꿈이었던 다른 선수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성심껏 가르쳐 온 지도자들이 한꺼번에 매도돼서는 안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15일 이사회에서 할 것으로 예정됐던 신임 사무총장과 선수촌장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다. 대한체육회에 대한 관리, 감독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번 사태 관련 대책은 거창하지만 진척은 지지부진하다. 문체부는 9일 긴급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4가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태 파악 및 준비 기간만 최소 3개월에서 1년으로 잡고 있다. 시급한 ‘체육계 성폭력 전담반’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에서 외부 전문가를 추천받은 후에 구성하기로 했는데, 언제 가동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체부는 “빙상계 성폭력 의혹이 5, 6건 더 있다”는 ‘젊은빙상연대’의 주장에 대해서는 “예산과 인력을 확보한 후 그 진상을 파악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올해 처음으로 개최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체육계의 폭력 및 성폭력과 관련해 “드러난 일뿐만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히 조사, 수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시했다.김종석 kjs0123@donga.com·안영식·한상준 기자}

    •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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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드의 낚시꾼, 아시아 넘어 세계로

    ‘낚시꾼 골퍼’ 최호성(46·사진)이 새해 들어서도 지구촌 필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호성은 꿈에 그리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무대를 처음 밟게 됐다. 다음 달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 특별 초대를 받았다. 스티브 존슨 대회 운영위원장은 최호성에게 보낸 초청장에서 “색다른 낚시꾼 스윙을 우리 팬들에게 보여주게 돼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 있는 세계적인 명문 코스인 페블비치에서 치러지는 이 대회는 가수, 코미디언, 영화배우, 연주가,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이 프로 선수와 함께 경기를 벌이는 독특한 방식이다. 최호성은 자신의 개성과 끼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출전을 주선한 재미교포 램퍼트 심 씨는 “최호성은 미국에서도 SNS 레전드로 불릴 정도로 관심이 높다. 대회 때 큰 반향을 일으킬 것 같다. 다른 PGA투어 출전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성은 비거리 약점을 만회하기 위한 스윙 후 동작이 마치 낚싯대를 잡아채는 모습 같다고 해서 ‘낚시꾼 골퍼’라는 별명이 붙었다. 어떤 골프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는 스윙을 앞세워 그는 지난해 11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월드오픈에서 우승한 데 힘입어 지난 시즌 역대 최다인 상금 10위로 마치는 성과를 거뒀다. 반가운 소식을 접한 최호성은 17일 개막하는 일본프로골프 개막전과 아시안투어를 겸하는 싱가포르오픈 출전을 위해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 새해 첫 대회를 앞둔 최호성은 “큰 영광이다. 누구와 치더라도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어디서든 즐거움을 주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오픈도 대회 개막에 앞서 홈페이지에 최호성 사진과 스토리를 비중 있게 다뤘다. 대회 측은 소셜미디어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킨 최호성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흥행카드가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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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추행 징계위원이 “내 가족이 그랬다 생각을” 가해자 감싸

    “주위에 인맥이 있었다면 제가 보기에는 이렇게(영구제명)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B 위원) “내 동생이, 내 오빠가 그 지도자일 수도 있다는 것도 한번 생각을 해주십시오.”(C 위원) “그런 것을 영구제명해 버리면 선수 지도 부분에서 굉장히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D 위원) “규정 완화에 대한 화살은 제가 다 맞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판단되지 않거든요.”(A 위원장) 2016년 2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13층 회의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속기록의 일부다. 이날 대한체육회 자체 징계의 최종 심사기구였던 선수위원회는 쇼트트랙 실업팀 감독 A 씨에 대한 영구제명 징계를 재심의했다. A 씨는 체육계 징계와 별도로 진행된 법원 판결에서 선수 성추행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뒤 2심에서 벌금 2000만 원에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처분이 내려졌다. A 씨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체육계 자체 징계에서는 영구제명 징계가 자격정지 3년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체육계 1차 심의에 관여했던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자체 규정상 해당 사항은 영구제명에 해당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날 참석한 다른 위원들은 규정을 재해석해 해당 사안이 영구제명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9호에는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의 경우 이미 한 번 징계가 내려지면 어떠한 경우에도 징계 수위를 감경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위원회가 규정까지 무시해 가면서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선 것이다. 본보가 10일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당시 속기록에 따르면 허술한 징계 감경 과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심지어 내 가족일 수도 있지 않으냐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 정책을 비난하던 위원장은 시간 제약을 이유로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을 깨고 눈을 감고 거수하는 방식으로 투표를 처리했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심석희를 비롯해 국내 스포츠 현장에서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은 이처럼 허술한 시스템 탓이라는 지적이다. 성폭력 사태가 불거질 때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들은 무관용, 일벌백계, 원 스트라이크 아웃 등 표현을 바꿔가며 재발 방지를 외쳤지만 실효는 적었다. 대한체육회는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체육 통합 시대를 맞아 2016년 3월 선수위원회의 징계 관련 업무를 신설 스포츠공정위원회로 이관했다. 하지만 성폭력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경기단체 전 회장은 “법조인, 학자 등으로 이뤄진 공정위원회 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져 보인다. 외풍에 따라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폭력 등의 사건이 보고되면 우선 시도체육회와 경기단체에서 1심을 한 뒤 징계에 대한 이의가 발생하면 공정위원회 2심을 통해 징계가 확정된다. 하지만 시도체육회나 경기단체는 같은 종목 선후배들로 조직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제 식구 감싸기 식으로 피해자에게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단일화되지 않고 스포츠 관련 기관마다 여러 곳에 존재하는 신고센터도 선수들의 제보나 신고를 힘들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스포츠비리신고센터를, 대한체육회에서는 클린스포츠센터를 각각 운영해 일원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또 비리 내용을 접수하는 이들 기구의 구성원들도 체육계 인사들인 경우가 많다. 중립성을 확보한 인사들로 구성된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등을 전담할 준사법기관의 신설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 혐의를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성관)는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그의 항소심 판결을 미루기로 했다. 기존 폭행 혐의와 새로 불거진 성폭력 의혹이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김종석 kjs0123@donga.com·이원주 기자}

    •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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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천적 모비스에 후련한 복수

    프로농구 LG 현주엽 감독은 지난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뒤 9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모비스만 꺾어본 적이 없다. 지난 시즌 6연패에 이어 이번 시즌 들어서도 3연패에 빠졌다. 현주엽 감독이 10번째 도전 끝에 현대모비스를 꺾었다. LG는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선두 현대모비스를 87-68로 크게 이기고 최근 5연패에서 벗어나며 2019년 첫 승을 뒤늦게 신고했다.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9연패를 당하고 있던 LG는 이날 결과로 전 구단 상대 승리도 달성했다. 이번 시즌 전 구단 상대 승리는 현대모비스, 오리온에 이어 LG가 세 번째다. LG는 15승 17패를 기록해 DB와 공동 6위가 됐다. LG는 오른쪽 손목 통증으로 왼손으로 자유투를 쏘기도 했던 메이스(사진)가 23득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고, 그레이도 28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LG 조성민은 13점을 보태 통산 5000점을 돌파(5002점)했다. 현주엽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오늘 너무 열심히 뛰었다. 공격력으로 상대를 압도할 수 없는 팀이기 때문에 수비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단점으로 꼽힌 잦은 턴오버에 발목이 잡혔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LG(5개)보다 14개나 더 많은 19개를 쏟아낸 끝에 4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삼성은 SK를 89-84로 이겨 4연패를 마감했다. 삼성은 2점 차로 쫓긴 경기 종료 31초 전 김동욱의 3점슛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최하위 삼성은 9위 SK를 1.5경기 차로 쫓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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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王 양홍석 웃음기 가셨다

    프로농구 KT 포워드 양홍석(22)은 20일 창원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베스트5’로 당당히 선발 출전한다. 4일 한국농구연맹(KBL)이 발표한 팬 투표 결과 전체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역대 최연소 1위를 차지하는 새 기록도 세웠다. 올스타전에선 덩크왕 콘테스트에도 나선다.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만 해도 그는 관심 밖이었다. 당시 KCC 전태풍이 행사를 앞두고 대기실에서 양홍석을 못 알아보고 “너 누구니? 전자랜드 선수냐”고 물었을 정도. 굴욕을 당했던 양홍석은 이번 시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리고 있다. 프로 2년차를 맞아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7.6점이던 공격력이 13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팀 내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다. 리바운드도 평균 6.6개를 잡고 있다. 당초 최약체로 꼽히던 KT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양홍석을 앞세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대 1학년을 마친 뒤 프로에 조기 진출한 양홍석은 “팬들이 알아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서동철 감독님이 많은 기회를 주신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어도 양홍석의 얼굴에는 요즘 웃음이 사라졌다. 올스타전 인기투표 발표 직후부터 KT가 시즌 팀 최다인 3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2위를 질주하던 KT는 4위까지 떨어져 하위권 팀에 추격당하는 위기에 빠졌다. 양홍석은 9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시즌 개인 최다인 27점을 터뜨리고도 팀이 패해 고개를 숙였다. 이번 시즌 양대 겨울스포츠인 남녀 프로배구와 여자 프로농구에서는 ‘올스타전 1위의 저주’란 말이 나왔다. 남녀 프로배구 올스타전 최다 득표는 최하위 한국전력 서재덕과 현대건설 양효진이 차지했다. 프로배구 올스타전도 역시 20일 대전에서 개최된다. 여자 프로농구 역시 꼴찌 신한은행 김단비가 3년 연속 최다 득표의 주인공이 돼 6일 별들의 잔치에 나섰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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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는 골프서 즐기는 골프로… 무심타법 보라”

    “주위에서 ‘황금돼지해’라고 하던데요. 제게도 좋은 기운이 왔으면 좋겠어요.” 한국 골프의 기대주 김시우(24·CJ대한통운·사진)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 첫 무대에 오른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 와이알라에CC(파70)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 출전하는 것. 1995년에 태어난 돼지띠 김시우는 2012년 역대 최연소인 17세 5개월로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뒤 앞만 보고 달려왔다.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웠던 그는 어느새 20대 중반이 돼 맞은 새해 목표로 ‘행복한 골프’를 강조했다. “올해는 생각을 바꿔 욕심을 버리고 골프를 즐기기로 마음먹었어요. 즐겁게 경기할 겁니다. 조급하게 어떤 목표에 집착하기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이런 변화는 PGA투어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적응을 끝냈다는 자신감의 반영이다. 2017년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대회 최연소로 우승한 김시우는 지난 시즌 비록 정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어도 톱10에 5번 들며 23억 원이 넘는 상금을 벌었다. 지난해 10월 개막한 이번 시즌에는 4개 대회 모두 30위 이내의 성적을 거뒀다. 상승세 유지를 위해 김시우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머물며 드라이버 캐리(체공) 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번 시즌 298.7야드를 기록하고 있는 김시우는 “캐리 거리가 300야드는 돼야 장애물을 피해 한결 수월하게 다음 샷을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력 강화까지 병행한 그는 캐리 거리로만 300야드를 웃돌게 됐다. 올해부터 새롭게 바뀐 골프 룰에 대해 김시우는 “지난주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 경기를 잘 지켜봤다. 큰 무리 없이 적응하는 것 같아 별다른 걱정은 안 한다.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2016년 이 대회에서 16언더파를 쳐 4위에 오른 좋은 기억도 있다. 베테랑 양용은(47)도 스폰서 초청으로 모처럼 PGA투어 대회에 나선다. 이번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는 임성재와 배상문, 강성훈, 김민휘, 이경훈 등도 출전한다. 이 대회는 144명이 출전하는 새해 첫 무대다. 지난주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는 전년도 우승자 30명만이 참가했다. 2017년 대회 첫날 59타를 쳤던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해 11월 결혼 후 필드를 떠나 있던 조던 스피스(미국)도 복귀한다. 새 규칙 시행에 따라 핀을 꽂고 퍼팅을 해 화제를 뿌린 ‘필드 괴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주목받는다. 총상금은 640만 달러(약 71억8000만 원)이며 우승자에게는 115만2000달러(약 13억 원)가 돌아간다. 2008년 최경주가 우승하면서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대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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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석희 피눈물… “폭로땐 운동 끝장” 침묵의 카르텔을 흔들다

    “내가 성폭력을 당해도 섣불리 얘기하기는 힘들 것 같다. 새로 들어간 팀이라면 나오면 되지만 보통 한 팀에서 오랫동안 배우기 때문에 코치들이 부모님과도 친한 경우가 많다. 그 종목에 있는 한 어떻게든 마주치게 된다. 누가 당하더라도 쉽게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성폭행 내용이 불거진 9일 서울의 한 대학교 체육관. 오후 훈련을 준비하던 여대생 선수 A 씨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여대에서 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B 교수는 “올 것이 온 건지도 모른다. 한국 스포츠의 구조적인 한계 속에서 성폭력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었으나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젊은 빙상인 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과연 심석희 선수 혼자만이 성폭력의 피해자이겠는가”라며 “심석희 선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빙상계 실세들의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 왔다”고 주장했다. 선수와 지도자들이 함께하는 장기 합숙 훈련이 많고 일대일 지도방식이 필요한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늘 있어 왔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신고 상담 건수는 2014년 57건에서 지난해 93건으로 63.2% 늘었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 비율도 2016년 1.5%에서 지난해 1.7%로 늘었다. 최근에는 선수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선수의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 지도자는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는 아들을 따라 간 어머니들을 술자리나 노래방에 불러 성희롱, 성추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스포츠 현장에서는 성폭력으로 고통받았다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긴 했어도 연쇄적인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운동선수들은 학창 시절부터 운동 하나에 인생을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 말고는 다른 진로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짓는 성적이나 기록을 좌지우지하는 지도자의 눈 밖에 날 언행을 자제하게 된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진로가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대한체육회 2017년 조사를 보면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은퇴 선수 중 자신의 전공을 살려 스포츠 관련 업종에 재취업한 사람은 10명 중 2명 정도(22.7%)밖에 되지 않았다. 많은 선수가 은퇴와 동시에 버려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어서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운동 외에도 ‘플랜 B’가 있다면 미투 운동이 확산됐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처음부터 퇴로가 막혀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지도자를 상대로 싸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폭로나 고소, 고발에 가해자들이 보복하기는 어렵지 않다. 출전 기회를 주지 않거나 경기력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인권 및 성폭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선수들이 지도자들에게 인격적, 정신적으로 지나치게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희암 전 연세대 농구부 감독은 “운동선수에게 다양한 직업 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과 호주는 운동선수들에게 고등학교 때부터 직업 교육 및 진로상담을 실시하고 훈련 및 경기로 인해 빠진 수업은 철저하게 보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대한체육회가 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해온 점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구제명 징계가 자격정지로 줄어들기도 했고 중앙단체와 지역단체를 오가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자리를 보존하는 체육단체 간부도 있었다. 해외에서는 스포츠계의 성폭력에 대해 훨씬 엄격하게 대처하고 있다. 래리 나사르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가 어린 여자 선수 156명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은 미국 전역을 분노하게 했다. 법원은 징역 175년을 선고했다. 나사르를 고용한 미시간주립대는 약 5000억 원을 내고 피해자들과 합의했으며 당시 총장이 사퇴했다.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한 체조협회는 미국 올림픽위원회에서 협회 자격을 박탈당한 후 1120억 원대의 보상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원주 takeoff@donga.com·김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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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실력으로… 우리銀, 또 OK저축銀 울렸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이 이틀 연속 OK저축은행을 울렸다. 우리은행은 9일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의 방문경기에서 69-64로 이겼다. 선두 우리은행은 후반기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출발하며 2위 KB스타즈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다. 반면 OK저축은행은 4연패에 빠졌다. 우리은행 김정은은 22점을 터뜨렸고 8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19점을 보탠 박혜진은 역대 10번째로 통산 3점슛 500개를 기록했다. 전반을 34-35로 뒤진 우리은행은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집중시킨 박혜진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1분 10초 전 67-64까지 쫓긴 우리은행은 김정은의 결정적인 가로채기로 상대 추격에서 벗어났다. 우리은행은 전날 신인 드래프트에서 6개 팀 가운데 가장 낮은 4.8%의 확률을 뚫고 최대어 박지현(19·숭의여고)을 선발하는 행운을 누렸다. 당시 OK저축은행은 가장 높은 28.6%의 확률을 갖고도 우리은행에 밀려 2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후배인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에게 “표정관리 좀 하라”고 말했던 정상일 OK저축은행 감독은 다음 날 접전 끝에 아쉬운 패배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기 후 박혜진은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수비도 잘 안 됐다”고 말했다. 박혜진은 자신과 특급 가드 라인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루키 박지현에 대해 “개인 능력이나 신체조건을 봤을 때 정말 좋은 선수”라며 “고교와 프로는 다르다. 조직력을 강조하는 우리 팀에서 잘 적응하면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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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랜 B’ 없는 운동선수들… 한국 스포츠계는 ‘미투’ 사각지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의 성폭행 피해 폭로가 ‘미투운동’의 사각지대로 여겨진 한국 스포츠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동안 국내 스포츠 현장에서는 성폭력으로 고통을 받았다는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긴 했어도 연쇄적인 ‘미투 운동’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정치권과 문화계 전반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된 것과 대조적이다. 한 대학 교수는 “올 것이 온건지도 모른다. 한국 스포츠의 구조적인 한계 속에서 성폭력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었으나 드러나지 않았을 것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운동선수들은 학창 시절부터 운동 하나에 인생을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 말고는 다른 진로를 찾기 힘들기 때문에 진학이나 취업을 결정짓는 성적이나 기록을 좌지우지하는 지도자의 횡포에도 입을 닫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때문에 더욱 ‘윗사람’들의 눈 밖에 날 언행을 자제하게 된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운동 외에도 ‘플랜 B’가 있다면 미투 운동이 확산됐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처음부터 퇴로가 막혀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지도자를 상대로 싸우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체육회 2017년 조사를 보면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은퇴선수 네 명 중 한 명은 직업을 갖지 못한 상황이다. 취업자 중에서도 37%는 월 200만 원 이하의 급여를 받고 일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폭로나 고소·고발에 가해자들이 보복하기는 어렵지 않다. 출전 기회를 주지 않거나 경기력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강유원 세종대 체육학과 교수는 “국가대표 지도자나 체육단체 임원쯤 되면 다른 선수나 심판을 움직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면서 “체조, 피겨 등은 심판을 회유해 낮은 점수를 주는 방법이, 기록경기는 다른 선수를 통해 경기력을 낮추거나 방해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고 말했다. 성폭력을 가한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스포츠계에 계속 발을 붙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제보는 더 어려워진다. 실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쇼트트랙 실업팀 감독 A 씨(54)는 선수 성추행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의 영구 제명 징계는 판결 이후 자격정지 3년으로 줄어들었다. A 씨가 “공개된 장소에서 교육 중 발생한 일”이라 해명했고 이를 선수위원회 위원들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체육단체 간부의 경우 중앙단체와 지역단체를 오가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자리를 보존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직 선수들은 피해자들이 높은 확률로 가해자와 다시 마주치게 된다고 증언한다. 국내 대학에 소속된 한 현역 복싱선수는 “지도자들은 협회 수뇌부와 선수들의 학부모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했더라도 선수로 계속 뛰는 한 반드시 마주치게 되어 있다”며 “선수 인생을 계속 할 생각이 있다면 어떻게 용기를 내겠나”라고 토로했다. 연세대 농구부 감독 출신인 최희암 고려용접봉 부회장은 “운동 선수에게 다양한 직업 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에만 매달리다 어린 나이에 은퇴해 마땅한 직업을 찾기 힘든 게 한국 학원 스포츠의 실정이다. 몇 년 전부터 공부하는 운동부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운동에만 집중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게 현장 지도자의 목소리다. 해외에서는 스포츠계의 성폭력 폭로가 사회 전반의 분노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다. 래리 나사르 전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가 어린 여자 선수들 156명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은 미국 전역을 분노하게 했다. 법원은 징역 175년을 선고했고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한 체조협회는 미국 올림픽위원회에서 협회 자격을 박탈당한 후 막대한 보상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했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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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선수 남성 3-여성 1명 “성폭행 피해”

    지난 한 해 동안 ‘미투’ 운동으로 인해 성폭력 문제가 사회 전반적으로 불거졌지만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문제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체육회가 한남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2018년 스포츠 (성)폭력 실태 조사’가 8일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일반 등록 선수의 성폭력 피해 경험 비율은 2.7%로 나타났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 경험 비율도 1.7%로 나왔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우 2016년 조사에서 1.5%였던 성폭력 피해 경험 비율이 이번에 0.2%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동안 전국의 선수 및 지도자 199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일반 등록 선수 및 지도자 1201명과 별도로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791명을 대상으로는 전수 조사를 했다. 대한체육회에서 국가대표를 대상으로 폭력 및 성폭력과 관련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조사된 성폭력 피해 사례 가운데는 성희롱, 성추행뿐 아니라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성폭행 사례도 4건이 나왔다. 성폭행 피해자 중 남성이 3명, 여성이 1명이었다. 성폭행은 선수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발생했으며 훈련장, 숙소, 경기장에서 훈련 또는 휴식 중에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성폭력의 가해자는 대부분 선배 또는 지도자였다. 강제로 신체접촉을 하거나 마사지 등을 강요당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번 조사 결과로 성폭력 실태가 다시 한번 드러났지만 대한체육회는 그 결과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성폭력 실태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가해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폭행 등의 피해 사례가 드러났지만 이에 대한 진상조사나 후속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는 “가해자를 색출하기 위한 조사가 아니라 정책 지원을 위한 실태 조사였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한국체대 교수는 “색출을 목적으로 한 조사가 아니더라도 문제가 드러났으면 덮을 일이 아니다. 제도 보완 등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고 상시 신고 센터 등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성폭력 외의 폭력 피해를 경험한 비율은 일반 선수 26.1%, 국가대표 3.7%로 나타났다. 구타 등의 신체 피해, 욕설 등의 언어 피해 등이 포함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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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에게 무슨 일? 1세트 5-1 앞서다 또 무너져

    새해 들어 정현(한국체대·사진)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2019년 출전한 대회에서 2주 연속 1세트 게임스코어 5-1로 앞서다가 뒤집힌 뒤 패했기 때문이다 세계 랭킹 25위 정현은 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ASB클래식 단식 1회전에서 1시간 32분 만에 세계 360위 루빈 스테이섬(뉴질랜드)에게 0-2(5-7, 3-6)로 졌다. 지난주 타타오픈 2회전에서도 에르네스츠 굴비스(83위·라트비아)에게 1세트 5-1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0-2(6-7, 2-6)로 패했던 악몽이 재현됐다. 정현은 이날 스테이섬과의 경기에서도 첫 세트 5-1까지 달아났으나 내리 6게임을 빼앗긴 뒤 2세트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잦은 실수에 발목을 잡혔다. 스테이섬은 단식 최고 랭킹이 2013년 279위에 불과한 무명 선수이기에 더욱 뼈아파 보였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은 “타이브레이크 0-6으로 뒤지다가도 이길 수 있는 게 테니스다. 하지만 최근 정현을 보면 조짐이 별로 안 좋다. (최근의 연속된 패배로) 본인이 경기 도중 크게 앞서고 있어도 불안감이 생길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노갑택 명지대 교수는 “서브에 대한 부담감이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준 것 같다. 자신의 장점인 스트로크부터 살려 가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올 들어 1승도 신고하지 못한 정현은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 나선다. 지난해 4강 진출의 역사를 썼던 무대다. 당시 정현은 호주오픈에 앞서 2개 대회에 출전해 3번 이기며 투어 대회 8강까지 올랐었다. 결전을 앞둔 정현의 상황이 지난해와는 180도 달라 보인다. 자신감 회복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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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 100억원… ‘셔틀콕 코리아’ 든든한 지원군

    흔들리던 한국 셔틀콕이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일본 용품업체 요넥스와 후원 계약식을 가졌다. 계약 기간은 올해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에 후원 규모는 현금과 용품 지원을 합쳐 총액 100억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인스폰서였던 대만 브랜드 빅터가 계약을 중도 해지하면서 어려움을 겪던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한숨 돌리게 됐다. 앞으로 배드민턴 대표선수들은 요넥스 라켓, 신발, 가방, 의류, 셔틀콕 등을 사용한다. 요넥스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8년까지 30년 가까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후원했다. 협회 김중수 부회장은 “세계선수권에 이어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도 요넥스 용품 사용이 유력시된다.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요넥스코리아 김철웅 대표는 “한국 선수들이 자신의 몸에 최적화된 제품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요넥스는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덴마크 대표팀 등도 후원하고 있다. 안재창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은 10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뒤 13일부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출전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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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날 이글이글 11언더… 쇼플리 또 역전쇼

    201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대회 챔피언의 영광은 ‘역전의 사나이’ 잰더 쇼플리(26·미국)에게 돌아갔다. 7일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끝난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단독 선두 게리 우들랜드(미국)에게 5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쇼플리는 1번홀에서 보기까지 하면서 우승은 물 건너간 줄 알았다. 하지만 이후 이글 2개와 버디 8개를 집중시킨 데 힘입어 코스레코드 타이인 11언더파를 쳐 최종 합계 23언더파로 우들랜드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PGA투어 통산 4승을 모두 역전 우승으로 장식한 쇼플리는 상금 130만 달러(약 14억5000만 원)를 받았다. 반면 3타 차 선두였던 우들랜드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를 5개 낚는 준수한 플레이에도 뼈아픈 역전패를 떠안았다. 우들랜드는 PGA투어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7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을 못 하는 뒷심 부족을 되풀이하며 통산 10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쇼플리는 9번홀(파5)에서 16.5m 칩인 이글을 성공시킨 뒤 12번홀(파4)에서는 107야드를 남기고 샷이글까지 하는 묘기를 펼쳤다. 18번홀(파5)에서 쇼플리와 우들랜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쇼플리는 세컨드 샷을 핀 3.5m에 떨어뜨려 버디를 낚은 반면 우들랜드는 3m 버디 퍼팅을 놓쳤다. 프랑스계 독일인 아버지와 대만 출신으로 일본에서 자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쇼플리는 2017년 PGA투어 신인왕 출신이다. 1라운드부터 올해 새로 적용된 규칙에 따라 깃대를 뽑지 않고 퍼팅을 해 주목받은 ‘필드 괴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단독 7위(14언더파)로 마쳤다. 지난해 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은 공동 4위(15언더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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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개 달고 도약 준비하는 한국 셔틀콕…대한배드민턴협회, 요넥스와 후원 계약

    흔들리던 한국 셔틀콕이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요넥스와 용품후원 계약식을 가졌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2월말까지 4년에 후원 규모는 현금과 용품 지원을 합쳐 총액 100억 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메인스폰서였던 대만 브랜드 빅터가 계약을 중도해지하면서 어려움을 겼던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새 후원사를 찾아 한 숨 돌리게 됐다. 앞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 각급 대표 선수들은 요넥스 라켓, 신발, 가방, 의류, 셔틀콕 등을 사용한다. 요넥스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8년까지 30년 가까이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후원해 왔다.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국 배드민턴은 요넥스의 지원 속에 국제무대에서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김중수 부회장은 “ 현재 세계선수권대회와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요넥스 용품 사용이 유력시 된다. 대표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넥스 코리아 김철웅 대표는 “오랜 세월 인연을 맺은 한국 배드민턴과 다시 손을 잡게 돼 감개무량하다. 한국 선수들이 자신의 몸에 최적화된 제품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한국 배드민턴의 저력이 다시 발휘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하야시다 쿠사키 일본 요넥스 본사 사장과 김철웅 요넥스 코리아 대표, 박기현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안재창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 및 선수 등이 참석했다. 안재창 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 대표팀과도 30년 가까이 후원업체였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요넥스 코리아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하태권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용대 최솔규 등이 뛰고 있는 남자 실업 배드민턴 팀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해마다 원천배 초등학교 대회와 코리아오픈 국제주니어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요넥스는 일본, 말레이시아, 태국, 덴마크 대표팀 등을 후원하고 있다. 새 유니폼을 지급받은 한국 대표팀은 10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한 뒤 13일 말레이시아 마스터스와 22일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출전할 계획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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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위에 패배한 25위… ‘불안한 출발’ 정현을 보는 여러 시선

    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정현(23·한국체대)의 새해 첫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세계 랭킹 25위 정현은 최근 2019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개막전인 타타오픈 단식 2회전에서 세계 95위 에르네스츠 걸비스(라트비아)에 패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했기에 사실상 시즌 첫 실전 무대를 한 경기만에 물러났다. 한 해에 수십 경기를 치르는 투어에서 1패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겠지만 1세트 5-1까지 앞서다 역전당한 뒤 게임 스코어 0-2(6-7<2-7>, 2-6)로 지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대회를 앞둔 정현은 컨디션이 좋았다는 게 소속 매니지먼트 업체의 설명이었다. 지난 연말 이벤트 대회였던 무바달라 챔피언십에선 세계 8위의 강호로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인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를 2-0으로 완파해 기대감을 부풀리기도 했다. 첫 단추를 제대로 못 끼운 정현에 대해 테니스 전문가들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공통적으로 서브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날 정현의 첫 서브 성공률은 56%로 걸비스(51%)보다 높았지만 그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첫 서브를 득점으로 연결시킨 확률은 46%에 그쳤다. 정현의 서브에이스는 0개였고, 더블폴트 3개를 했다. 걸비스는 8개의 서브에이스를 올리면서도 더블폴트는 1개로 막았다. 이 경기 해설을 맡은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은 “저번 무바달라 챔피언십 때와 달라진 모습이었다. 서브할 때 스윙 아크를 키웠지만 체중 이동이 잘 되지 않았다. 서브 속도와 정확도가 모두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인 노갑택 명지대 교수는 “서비스 교정을 많이 한 듯 보였다. 예전에는 테이크백 할 때 손목이 오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라켓 면이 안쪽으로 들어오게 되면 다양한 구질의 서브를 넣을 수 있게 됐다. 적응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갑택 교수는 또 “테니스는 상대성이 많은 스포츠다. 상대방의 구질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정현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 선수에게는 아주 강한 반면 강약 조절이나 체인지업을 하는 선수를 만나면 자기 공을 못 친다. 이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테니스 전문가는 “정현은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해부터 서브 토스를 할 때 양 발 스탠스의 폭이 자주 바뀌었다.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하면서 서브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정현을 발굴해 길렀던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은 “시즌 첫 대회의 중요성은 크다.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 몸 상태나 멘탈이 매우 중요한 데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 지난해 4강까지 올랐던 호주오픈 개막전까지 두세 경기를 이기는 상황을 맞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은 이제 겨우 1개 대회 만 치렀을 뿐이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은 “경기에선 크게 앞서다 질 수도 있다. 대회 우승하고 바로 다음주에 1회전 탈락할 수도 있다. 그게 바로 테니스다. 나 역시 타이브레이크에서 0-6으로 뒤지다 잡은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다”고 말했다. 박용국 단장은 “일시적으로 갑작스러운 난조가 찾아와 흐름을 잃은 탓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ATP투어 ASB클래식에 시즌 두 번째로 출전한다. 14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을 앞둔 마지막 전초전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현은 ASB클래식 1회전에서 뉴질랜드의 루빈 스테이덤(373위)과 맞붙는다. 정현은 스테이덤과 2016년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커베서 한 차례 만나 3-0(6-2, 6-4, 6-2)으로 이긴바 있다. 이번에도 승리하면 스티브 존슨(33위·미국)-얀 레나르트 스트러프(57위·독일) 경기 승자와 16강전을 치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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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다른 박성현 “한결같은 샷으로 천하통일”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는 2019년 새해를 맞아 기대감을 한껏 키우고 있다. 박인비, 박성현, 유소연, 전인지, 김세영 등 간판스타들은 연말 짧은 휴가를 마친 뒤 일찌감치 새 시즌 대비에 들어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강자였던 이정은도 새롭게 LPGA투어에 뛰어든다. 올해에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 경쟁도 본격화된다. 올림픽 골프는 지난해 7월 초부터 2020년 6월 말까지 2년 동안의 성적을 바탕으로 매겨진 세계 랭킹에 따라 출전 자격을 부여한다. 올림픽에 임박할수록 성적에 가중치가 부여된다. 더 높은 랭킹을 향한 한국 선수들의 집안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9시즌 LPGA투어는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부에나비스타에서 열리는 챔피언스 오브 토너먼트로 막을 올린다. 올해 33개 대회가 열리며 총상금 규모는 7055만 달러(약 793억 원)에 이른다. 골프 강국 코리아의 강풍을 몰아칠 새해 LPGA투어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 지난해 한국 선수가 합작한 9승 가운데 3승을 거둔 ‘남달라’ 박성현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1인자 자리를 다툰다. 지난해 박성현은 역시 3승을 올린 쭈타누깐에게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평균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모두 내줬다. 24개 대회에서 7차례나 컷 탈락하며 기복이 심했기 때문이다. 4일 현재 세계 1위 쭈타누깐(7.34점)과 2위 박성현(6.78점)의 랭킹 포인트 차이는 0.56점. 지난 연말 미국으로 출국한 박성현은 “체력과 퍼팅 및 쇼트게임 위주로 당분간 훈련에만 집중하겠다. 1년 내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시즌 첫 출전을 할 계획이다. 이 대회에서 안방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을 쭈타누깐과 정면 대결이 볼만하게 됐다. 세계 랭킹 3위로 꾸준함의 대명사인 유소연이 박성현과 쭈타누깐 양강 구도를 깨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어차피 신인왕은 코리안? 이정은은 L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 합격한 여세를 몰아 신인왕을 노린다. 신인상 타이틀은 지난 4년 연속 김세영 전인지 박성현 고진영 등 한국 선수들이 독차지했다. 지난해 LPGA투어 6개 대회에 출전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정은은 “신인상을 받은 선배들의 전통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강한 체력과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는 그는 빅리그에서도 성공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엄 베이비 전영인(19)도 LPGA투어에 데뷔한다. 미국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내며 유망주로 불린 전영인은 유명 골프 교습가인 아버지 전욱휴 씨의 체계적인 지도에 힘입어 어린 나이답지 않은 침착한 멘털과 정밀한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까지 갖췄다. 전영인은 “소속사(브라보앤뉴)가 같은 이정은 프로와 함께 도전하게 돼 든든하다. 많이 배우고 싶다. 둘 다 후회 없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언니들도 뛴다 1980년대에 태어난 박인비, 김인경, 이정은5, 최나연, 지은희, 박희영 등은 어느새 30대 고참 그룹이 됐지만 기량만큼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세계 랭킹 4위 박인비는 2014년 결혼 후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골프장 안팎에서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머물고 있는 박인비는 “부상 없이 계획한 대회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는 게 1차 목표다”라며 “실전 연습 라운드 위주로 동계훈련을 하고 있으며 웨이트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외를 합쳐 20개 대회 정도에 나설 계획. 최근 2년 연속 승수를 추가한 지은희와 2017년 3승을 거둔 김인경도 풍부한 경험을 지닌 베테랑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부상으로 병가를 냈던 최나연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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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은 “꼭 해낸다, 신인왕… 욕심난다, US오픈”

    이정은(23·대방건설·사진)이 올해 새롭게 뛰어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도 ‘식스 열풍’을 다짐했다. 이정은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처음 선수 등록할 때 동명이인이 많아 이름 옆에 ‘6’이라는 숫자를 부여받았다. 2016년 KLPGA투어 신인왕에 오른 뒤 2017년과 지난해 국내 강자로 이름을 날린 그는 ‘핫식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김세영이 이정은의 기세가 워낙 뜨겁다며 음료 이름을 빗대 지어준 것이다. 이정은에게 숫자 6은 분신과도 같다. 자신의 공을 식별하기 위해 ‘6’을 써넣고, 팬클럽 이름은 ‘럭키식스’다. 이정은은 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경기할 때 한국 언니들이 나를 식스라고 불렀다. 외국 선수들도 식스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는 LPGA투어 선수 등록명도 ‘이정은6’로 정했다. 이정은은 자신의 1차 목표로 신인왕을 언급했다. “한국 선수의 5연속 신인상을 향해 노력하겠다. 한국에선 우승 없이 신인왕을 했다. 미국에서도 첫 시즌에 1승이라도 하게 되면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2번 참가해 좋은 기억이 있는 US오픈이면 가장 좋을 것 같다.” ‘빅 리그’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도 그리기 시작했다. 우선 자신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했다. 멘털 코치는 피겨 스타 차준환 등을 담당한 정그린 씨가 담당하고, 피지컬 트레이닝은 리디아 고 등을 지도한 일본인 다이스케 사이토 씨가 맡는다. 전담 코치 계약은 유선영이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호흡을 맞춘 20년 경력의 애덤 우드워드 씨(호주)와 했다. 캐나다 교포 출신 영어 교사와 재미교포 로드 매니저도 영입했다.지난달 부터 전남 해남에서 4주 일정으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이정은은 15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LPGA투어 신인 자격으로 나가는 첫 대회는 2월 호주오픈으로 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이정은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참석했다. 효녀로 유명한 이정은은 “아버지도 몸이 불편하시고 엄마도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라 걱정이 된다. 그래도 잘 다녀오라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엄마는 미국에서 3개월간 같이 지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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