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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파리 올림픽을 11일(현지 시간) 끝낸 프랑스는 축제의 진한 여운에 젖어 있다. 올림픽 4관왕에 오른 수영 선수 레옹 마르샹은 국가 영웅처럼 회자된다. 승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줄 ‘올림픽 굿즈’도 여전히 인기다. 땀이 묻었을 법한 자원봉사자들 유니폼의 양말이나 스카프마저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팔린다.佛, 경제전망 오류-돈 풀기로 적자 늘려 파티는 끝났고, 샴페인에 취해 있던 프랑스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들렸다. 폐막 5일째인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3일 야당 지도자들과 연쇄 회담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뤄둔 국정을 논의하는 물꼬를 튼 셈이다. 무엇보다 재정 적자가 큰 근심거리다. 나랏빚이 너무 불어 재정 적자가 심각해졌기 때문.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는 이미 2022년 기준 117.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78.6%)를 훌쩍 넘는다. 오죽하면 프랑스 회계감사원(Cour des Comptes)이 직접 나서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의 씀씀이를 저격했을까. 감사원은 올림픽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달 29일 엘리제궁 예산 감사보고서를 발표해 830만 유로(약 124억 원)의 적자를 지적했다. 지난해 찰스 3세 영국 국왕 만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만찬 비용까지 조목조목 꼬집었다. 환불이 불가능했던 출장 12건이 취소돼 83만 유로(약 12억 원)가 넘는 돈을 날렸다고도 공개했다. 엘리제궁의 방만한 살림은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프랑스 재정 적자의 좀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정부의 경제성장 전망 오류와 비현실적인 재정 목표가 꼽힌다.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해 세금이 넉넉하게 걷히리라 보고 예산을 여유롭게 짠 것이다. 정부의 재정 적자 감축 목표도 애초에 무리였다. 정부는 재정 적자를 유럽연합(EU)이 권고하는 대로 ‘GDP 대비 3%’로 줄이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5.5%로 줄였을 뿐이다. 정치인들이 표심을 잡으려 ‘돈 풀기 공약’을 남발한 점도 비판을 받는다. 그 바람에 예산이 과도하게 지출되고 세금은 덜 들어오게 됐다. 프랑스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는 경제에 큰 위협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다시금 심각해지며 정부가 돈 쓸 일은 많은데 돈이 그만큼 많이 들어올지는 의문이다.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낮췄다.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를 놓고 지금 프랑스가 맞이한 어려움은 한국도 미래에 겪을 수 있다. 우선, 한국 정부도 세수 예측에 실패했다. 지난해 정부의 세수 예상치와 실제 걷힌 세수의 차이인 오차율은 14.1%였다. 이는 일회성 실수가 아니다. 정부의 세수 오차율은 3년 연속 두 자릿수다. ‘세수 펑크’ 韓, 곳곳에 재정 운용 패인 정부의 경제성장 전망 오류도 두드러진다. 2022년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기획재정부의 2010∼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 오차는 0.95%포인트로 지적됐다. 한은(0.88%포인트), 한국개발연구원(0.81%포인트)보다 컸다. 정부의 돈 풀기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세금을 깎아줄 수는 있다. 하지만 줄어드는 세금을 고려해 세수 조달 대책은 얼마나 철저하게 세웠는지 의문이다. 연이은 ‘세수 펑크’에도 여야는 경쟁적으로 돈 풀기 대책을 내놓는다. 최근 프랑스 감사원장은 의회를 향해 “재정 적자 해결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의 이익을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회도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 또 이런 쓴소리가 한국에서도 더 나와야 한다. 조은아 파리 특파원 achim@donga.com}

2022년 9월 러시아에서 독일 등 서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발트해 해저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폭발한 사건은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때문이라고 월스트르트저널(WSJ)이 보도했다.14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작전은 당시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었으며 현재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인 발레리 잘루즈니가 주도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처음에는 폭파 작전 계획을 승인했지만 미국으로부터 ‘작전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은 뒤 작전을 멈추라고 지시했지만, 잘루즈니가 작전을 그대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으로 전달하는 약 1200km 길의 해저 가스관이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인 가스프롬의 주수입원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또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중에도 노르트스트림을 이용해 서유럽에 가스를 공급했고,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우크라이나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파괴하기로 결정한 것도 러시아가 전쟁 중 가스를 판매해 수입을 올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상대적으로 전쟁 비용이 넉넉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한 우크라이나 사업가가 이 작전에 필요한 자금 중 30만 달러(약 4억1000만원)를 지원했다.그러나 이 작전은 네덜란드 정보 당국이 파악했고, 미국에도 알려졌다.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작전을 멈추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미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뒤 작전을 중단시키려 했지만 잘루즈니는 작전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우크라이나군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작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특수작전 경험이 많은 군인과 심해 잠수사들을 투입했다고 한다. 특히 잠수사 중에는 민간인 여성도 있었는데, 작전에 투입된 인력들이 마치 휴가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려는 의도였다.결국 이들은 2022년 9월 26일부터 스웨덴과 덴마크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설치돼 있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를 폭발물을 통해 크게 파손시키는 데 성공했다.그동안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을 놓고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었다. 지난해 3월에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가스관 폭발에 친우크라이나 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자신들은 관련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15일 로이터통신에 “이런 행위(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를 수행하려면 대규모의 기술적, 재정적 자원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에 이게 가능했던 건 러시아 뿐”이라고 밝혔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러시아 본토를 열흘째 진격 중인 우크라이나가 15일(현지 시간) 러시아 본토에 군사령부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가 본토를 되찾으려 병력을 보내겠다고 밝히자 이에 맞서 긴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부 35km까지 진격하며 전쟁 이후 최대 규모로 침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점령된 일부 지역을 되찾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 군사령부를 설립했으며, 이곳에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기습 침공이 계속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 군사령부에 대해 “법과 질서를 유지하고 지역 주민들의 즉각적인 필요를 충족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한 영상에도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군사령부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에 만들어졌다”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앞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가 해당 지역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지원군을 보낼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본토 지역을 러시아군이 탈환하려 벼르자 방어 수위를 높이려는 취지다.군사령부 설립과 함께 본토 진격 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쿠르스크 지역 안쪽 35km 지점에 있으며, 82개의 정착지를 포함해 1150㎢의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주장이 맞다면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가장 깊숙이 침투한 셈이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의 수자 지역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반면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군이 일시적으로 점령했던 쿠르스크 지역의 크루페츠 마을을 다시 장악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해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러시아 체첸공화국 아흐마트 특수부대의 아프티 알라우디노프 사령관은 “국경에서 약 18㎞ 떨어진 마르티노프카 마을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 지역의 크루페츠 마을을 다시 장악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보안국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해병대가 쿠르스크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 부대를 제거했는데, 이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국가의 소형 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번 쿠르스크 공격을 감행한 데에는 나토 등 서방 국가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주장이다.한편 영국 소식통은 BBC에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기증한 전차가 러시아 본토 공격 당시 사용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현대식 서방 전차를 제공한 국가 중 한 곳이다. 작년에 ‘챌린저2’ 전차 14대를 전달한 바 있다. 영국 외에 미국과 독일 등이 지원한 군사장비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사용되고 있다.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의 무기에 힘입어 러시아 본토에서 성과를 내자 서방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서방이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데, 서방의 무기가 개입했다는 사실은 핵 공격 등 서방에 대한 위협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로 지상전을 개시한 지 9일째인 14일에 러시아 영공으로 최대 규모의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본토의 점령 속도가 초기보다 둔화되자 러시아 공군 비행장 4곳을 공격해 압박에 나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 진격이 열흘 가까이 되면서 양국은 서로 자국이 전세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예상보다 우크라이나의 파상 공세가 거세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모스크바 동쪽 영공까지 드론 공격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점령 중인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부와 인근 보로네시주, 벨고로드주, 니즈니노브고로드주에 드론과 미사일 117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니즈니노브고로드는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440km나 떨어져 있다. FT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이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 군 비행장에 대한 가장 큰 공격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진격 중인 쿠르스크와 보로네시, 니즈니노브고로드의 비행장 4곳이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남서부 지상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뒤 하늘길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점령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12일 “러시아 영토 1000㎢를 통제하고 있다”며 13일엔 “하루 동안 3㎞를 진격해 40㎢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밝혔다. 반면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주지사 대행은 12일 푸틴 대통령이 소집한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40km 전선에 걸쳐 영토 내 12km까지만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크리아나가 주장한 점령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에 ‘완충 지대’를 마련해 민간인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양국 민간인들이 자국으로 대피할 통로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14일 텔레그램에서 “쿠르스크 지역에 완충 지대를 만드는 건 국경 지역 사회를 일상적인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 푸틴의 ‘눈과 귀’에 대응 작전 맡길 듯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은 9일째에 접어들며 다소 속도가 둔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점령 효과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물리치기 위해 자신들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전선에서 일부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상전에서 더 밀릴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전선보다 훨씬 뒤쪽으로 떨어진 지역에서 참호를 구축하기 시작한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 이는 러시아가 영토 탈환이 단시일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지상전에 대한 대응전략 변경도 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이 이바노프 쿠르스크 지역 하원의원은 현지방송 RTVI에 “알렉세이 듀민 국무원 서기가 테러 방지 작전을 감독하란 임무를 받고 소환됐다”고 밝혔다. 듀민 서기는 푸틴 대통령의 전직 경호원 출신으로 ‘푸틴의 눈과 귀’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에게 이번 지상전 대응을 직접 총괄하게 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점령이 길어지면서 푸틴 대통령도 고민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침략이 오래 지속될수록 푸틴 대통령이 이를 단순한 실수라고 일축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의 대응은 회피와 축소로 흔들리고 있다”고 해석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지상전을 감행한 지 8일째인 13일 거침없는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74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올해 7개월 동안 점령한 면적을 일주일 만에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쿠르스크주에 인접한 벨고로드주도 민간인 사상자가 나와 러시아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지상전은 ‘대반격’이라고 명명했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던 지난해 공격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밀한 기습을 대담하게 추진해 러시아 영토를 적지 않게 점령하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동부전선은 열세에 처해 있어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최소 800km² 통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3일 “하루 동안 3km를 더 진격해 러시아 영토 40km²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밝혔다. AFP통신도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최소 800km²(서울 면적의 1.32배) 통제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본토 면적(1000km²)은 러시아가 올해 탈취한 우크라이나 영토(1175km²)와 맞먹는다. 이번 지상전으로 러시아에선 약 20만 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주에서 선전하며 인접한 벨고로드주에서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뱌체슬라프 글랏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연이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집들이 파괴되고 민간인 사상자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상전은 우크라이나의 철저한 보안 유지가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병력 이동은 훈련이라고 감췄으며, 일부 군인은 군복 대신 사복을 입고 움직였다. 작전에 투입된 군인들도 지상전 개시 며칠 전에야 임무를 전달받았으며, 미국조차 공격 개시 다음 날에야 상황을 파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지상전 성공의 키워드는 속임수와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충격에 빠뜨리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오랫동안 고려했는데, 작전이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서방과 공유하질 않았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 소셜미디어 X에 “우리는 쿠르스크주에서 1∼2km 전진했다”며 “러시아 군인 100명을 포로로 잡았다”고 썼다.● “동부전선 수세로 평화협정 쉽지 않아” 우크라이나군이 지상전에 투입한 군 장비에 ‘△’ 표시를 새긴 점도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쿠르스크주로 진격 중인 우크라이나군 장비에 예외 없이 ‘△’ 표시가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지상전을 ‘세모 작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승리를 염원하는 뜻으로 ‘Z’ 표시를 한 것과 비슷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연설에서 “우리가 전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걸 거듭 입증했다”며 “이번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를 더 많이 파괴할수록 평화와 안보가 가까워질 것”이라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진격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내에선 이번 공격으로 협상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전날 “민간인을 공격하고 원자력발전소를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동부전선에선 고전하고 있어 이번 작전이 대세를 바꾸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일부 지역을 점령한다고 해서 러시아에 실존적 위협을 주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지상전을 감행한 지 8일째인 13일 거침없는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74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올해 7개월 동안 점령한 면적을 일주일 만에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쿠르스크주에 인접한 벨고로드주도 민간인 사상자가 나와 러시아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우크라이나의 이번 지상전은 ‘대반격’이라고 명명했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던 지난해 공격과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밀한 기습을 대담하게 추진해 러시아 영토를 적지 않게 점령하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동부 전선은 열세에 처해 있어 평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최소 800㎢ 통제”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3일 “하루 동안 3km를 더 진격해 러시아 영토 40㎢를 추가로 장악했다”고 밝혔다. AFP통신도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최소 800㎢(서울 면적의 1.32배) 통제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미 CNN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본토 면적(1000㎢)은 러시아가 올해 탈취한 우크라이나 영토(1175㎢)와 맞먹는다. 이번 지상전으로 러시아에선 약 20만 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주에서 선전하며 인접한 벨고로드주에서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뱌체슬라프 글랏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연이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집들이 파괴되고 민간인 사상자도 발생했다”고 밝혔다.이번 지상전은 우크라이나의 철저한 보안 유지가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병력 이동은 훈련이라고 감췄으며, 일부 군인은 군복 대신 사복을 입고 움직였다. 작전에 투입된 군인들도 지상전 개시 며칠 전에야 임무를 전달받았으며, 미국조차 공격 개시 다음날에야 상황을 파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지상전 성공의 키워드는 속임수와 도박”이라고 평가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도 시르스키 총사령관에게 “다음 ‘주요 단계’를 진행하라”며 두루뭉술하게 요청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충격에 빠뜨리기 위한 여러 가능성을 오랫동안 고려했는데, 작전이 상당 부분 진행될 때까지 서방과 공유하질 않았다”고 했다.● “동부전선 수세로 평화협정 쉽지 않아”우크라이나군이 지상전에 투입한 군 장비에 ‘△’ 표시를 새긴 점도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쿠르스크주로 진격 중인 우크라이나군 장비에 예외 없이 ‘△’ 표시가 새겨져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지상전을 ‘세모 작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승리를 염원하는 뜻으로 ‘Z’ 표시를 한 것과 비슷하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연설에서 “우리가 전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걸 거듭 입증했다”며 “이번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국경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를 더 많이 파괴할수록 평화와 안보가 가까워질 것”이라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진격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러시아 내에선 이번 공격으로 협상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전날 “민간인을 공격하고 원자력발전소를 위협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동부전선에선 고전하고 있어 이번 작전이 대세를 바꾸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일부 지역을 점령한다고 해서 러시아에 실존적 위협을 주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덮어뒀던 정치적 위기를 이제 처리해야 할 때다.”(로이터통신) 11일 2024 파리 올림픽이 성대하게 막을 내린 뒤 프랑스에 다시 ‘정치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림픽 동안 잠정 보류됐던 새로운 총리 지명과 내년도 예산안 협상 등 굵직한 정치 현안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선 저조한 국내 지지율에 시달렸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올림픽으로 드높인 국제적 평판을 바탕으로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올림픽으로 세계를 매료시키고 프랑스의 국가적 자부심을 재확인했다”며 “하지만 이젠 올림픽 이후로 덮어뒀던 정치적 문제를 처리해야 할 때”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올림픽 직전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결정하며 정치적 혼란이 적지 않았다. 지난달 7일 열린 조기 총선 2차 투표로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집권 르네상스당은 하원 다수당을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에 내줬다. NFP는 연합 내 이견 탓에 총리 후보를 정하지 못하다가 지난달 23일에야 루시 카스테 파리시 재정국장을 후보로 내세웠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날 방송 인터뷰에서 “핵심은 정치 진영이 제시한 이름이 아니라 어떤 정치 진영이 의회에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라는 점”이라고 했다. NFP가 과반 확보에 실패한 점을 들어 후보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올림픽 휴전’이 끝난 만큼 총리 지명을 두고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도 의회 승인이란 높은 문턱을 앞두고 있다. 극좌 성향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 에리크 코크렐 하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은 로이터통신에 “마크롱이 우파 정부를 구성하려 한다면 예산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프랑스는 유럽연합(EU)과 채권시장으로부터 재정 적자를 줄이라는 압박도 받고 있어 의회와의 협의가 더욱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이 그간 저조했던 국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프랑스 매체인 레제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초 25%에서 이달 1일 27%로 2%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지상군을 진입시킨 지 일주일째인 12일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서 약 1000㎢(서울 면적의 약 1.65배)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국기를 게양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 공격 뒤 세 번째로 안보 관련 회의를 소집했으며,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주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수미주의 에너지시설을 공습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공격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연방 영토 약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올 6월 1일 이후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주와 맞닿은 수미주를 거의 2100차례 공격했다”며 “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전쟁을 몰고 왔고, 이제 자국으로 돌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24년 전 같은 날인 2000년 8월 12일 발생한 ‘쿠르스크 잠수함 참사’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진격 중인 러시아 지역명을 딴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는 당시 러시아 북부 바렌츠해에서 침몰해 승무원 118명 전원이 숨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년 전 푸틴 통치의 시작 때 쿠르스크호 참사가 있었고, 이제 우린 푸틴 통치의 마지막 장으로 보이는 또 다른 참사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을 자극할 만한 과거를 상기시킨 것.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를 지원하는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주에서 참호를 만들며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영토를 계속 점령하며 향후 휴전 협상 때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과 교환할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영상으로 공개된 회의에서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밝혔다. 안보 관련 회의는 우크라이나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인 7일 처음 열린 뒤 9일에 이어 세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중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이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안 12km까지 진입했으며 28개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푸틴 대통령이 말을 끊고 “군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 관영 언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으로, 러시아가 겪고 있는 피해 규모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로 지상군을 진입시킨 지 일주일째인 12일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에서 약 1000㎢(서울 면적 약 1.65배)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국기를 게양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 공격 뒤 세 번째로 안보 관련 회의를 소집했으며,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주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수미주의 에너지시설을 공습했다.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공격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연방 영토 약 10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올 6월 1일 이후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주와 맞닿은 수미주를 거의 2100차례 공격했다”며 “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전쟁을 몰고 왔고, 이제 자국으로 돌려받고 있다”고 말했다. 24년 전 같은 날인 2000년 8월 12일 발생한 ‘쿠르스크 잠수함 참사’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현재 진격 중인 러시아 지역명을 딴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는 당시 러시아 북부 바렌츠해에서 침몰해 승무원 118명이 전원 숨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년 전 푸틴 통치의 시작 때 쿠르스크호 참사가 있었고, 이제 우린 푸틴 통치의 마지막 장으로 보이는 또 다른 참사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을 자극할 만한 과거를 상기시킨 것.젤렌스키 대통령은 무기를 지원하는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깊숙이 공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쿠주에서 참호를 만들며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영토를 계속 점령하며 향후 휴전 협상 때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과 교환할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영상으로 공개된 회의에서 “적을 영토에서 몰아내고 안정적인 국경 안보를 보장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밝혔다. 안보 관련 회의는 우크라이나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인 7일 처음 열린 뒤 9일에 이어 세번째다.푸틴 대통령은 회의 중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스미르노프 쿠르스크 주지사 대행이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안 12km까지 진입했으며 28개 마을을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하자, 푸틴 대통령이 말을 끊고 “군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은 “러시아 관영 언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으로, 러시아가 겪고 있는 피해 규모를 보여준다”고 전했다.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사령관은 “러시아가 심야를 틈타 수미주 전력망 등 에너지 시설에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공격을 벌였으며, 우크라이나가 드론 수십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지상전에 대한 반격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빠라밤∼ 빠라밤∼ 빠라밤∼ 빠밤!” 11일(현지 시간)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그래미상을 5회 수상한 미국의 여성 흑인 가수 ‘허(H.E.R.)’가 기타를 들고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주제곡의 후렴구를 연주했다. 다음 순간,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톰 크루즈(62)가 경기장 꼭대기에 나타났다. 환갑을 넘겼지만 줄 하나에 몸을 지탱한 채 약 46m 높이인 경기장 지붕에서 공중 낙하 스턴트를 직접 펼쳤다. 관중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경기장 한복판에 착지한 그는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로부터 오륜기를 넘겨받았다. 크루즈는 오토바이에 오륜기를 꽂고 폐회식장을 떠났다. 이후 영상에서는 한 비행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감행한 크루즈가 2028 올림픽 개최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이 세계 영화 산업의 메카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재회를 기약하며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폐회식날 여성 마라톤 경기… ‘평등’ 강조 개회식 당시 성소수자가 등장한 ‘최후의 만찬’ 패러디 공연으로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던 파리 올림픽은 폐회식에서도 ‘파격’을 이어갔다. 공연의 줄거리는 올림픽이 사라진 황폐한 미래 지구에 도착한 외계인이 새로운 올림픽을 발견한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주목받은 ‘파격’은 여자 마라톤 시상식. 과거 대부분의 올림픽에서는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남성 마라톤 경기가 폐회식 당일 치러졌다. 세계적 주목을 받는 폐회식 시상대에는 남성 마라토너 3명이 올라가는 게 일종의 올림픽 공식이었던 것. 하지만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남성 마라톤 경기를 10일에, 여성 마라톤 경기를 하루 뒤인 폐회식 당일 치렀다. 마지막 스포트라이트를 여성 마라토너들이 차지한 것이다. 폐회식에서 여자 마라톤의 단독 시상식이 열린 것은 근대 올림픽이 열린 1896년 이후 처음이다. 조직위 측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에 참가했던 여성들의 행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당시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이날 여성 마라톤 역시 파리 시청 앞 광장을 출발해 베르사유 궁전 등을 거쳐 나폴레옹 황제의 무덤이 있는 결승점 ‘앵발리드’로 돌아오도록 코스를 짰다. 오륜기 이양에서도 자연스럽게 ‘평등’과 ‘여성’을 강조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 시장인 안 이달고 시장은 로스앤젤레스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인 캐런 배스 시장에게 오륜기를 건넸다. 흑인 여성 시장이 폐회식에서 오륜기를 이양받은 것 역시 처음이다. AP통신은 파리 올림픽 참가 선수단 또한 성평등을 이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총 1만1215명의 각국 선수단 중 남성(5712명·약 51%)과 여성(5503명·약 49%)의 비율이 거의 일치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이번 올림픽이 참가 선수 숫자에서 성평등을 이룬 최초의 대회였다고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딴 프랑스의 수영 영웅 레옹 마르샹 등 성화 소화식에 참가한 7명은 입으로 ‘호’ 하며 성화를 껐다.●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식’ 올림픽 예고 이날 크루즈가 등장한 영상에서는 로스앤젤레스의 랜드마크 ‘할리우드(Hollywood) 사인’의 알파벳 ‘O’가 오륜기로 바뀐 모습이 등장했다. 2028년 올림픽 개·폐회식 때는 할리우드의 역사와 문화를 강조하는 각종 선진 영상 기술이 적극 쓰일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는 미국의 여성 산악바이크(MTB) 선수 케이트 코트니에게 오륜기를 전달했다. 이후 육상 영웅 마이클 존슨, 스케이트보드 선수 재거 이턴 등이 오륜기를 드는 모습이 담겼다. 마지막으로 오륜기는 로스앤젤레스 시민들이 즐겨 찾는 베니스 비치에 당도했다. ‘레드핫칠리페퍼스’, 빌리 아일리시, 스눕독, 닥터 드레 등 미국 유명 가수의 공연도 영상에 등장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한 고객만을 위한 ‘맞춤형(bespoke) 명품’을 만드는 데 1년을 투자합니다.” 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아스니에르에 있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아틀리에. 직원이 강렬한 주황색 안감과 고급스러운 검정 가죽 표면으로 장식된 시계함을 보여줬다. 이곳에선 장미 무늬로 장식된 보석함, 팝아트적인 디자인의 가방 보관함 등 일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제품이 태어나고 있었다. VIP 고객들이 주문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명품들이다. 11일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에 등장했던 ‘성화 보관 트렁크’ 또한 이곳에서 제작됐다. 이날 루이뷔통은 그간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던 이 아틀리에를 전격 공개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루이뷔통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코카콜라 등 이번 올림픽을 후원한 각국 대기업 또한 올림픽 기간 중 색다른 마케팅에 나서 그간 관례적으로 이뤄졌던 올림픽 마케팅의 공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후원사 많이 노출한 첫 올림픽” 루이뷔통의 모기업이자 이번 올림픽의 최대 후원사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곳곳에 자회사의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지난달 26일 개회식 영상에는 루이뷔통 가죽 제품을 제작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LVMH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댄서들도 등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사실상 3분간의 LVMH 광고였다”고 평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 성화 봉송식 때는 성화가 루이뷔통의 다미에 패턴이 선명한 트렁크에 담겼다. 메달은 LVMH 산하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디자인했다. 심지어 메달을 운반하는 쟁반에도 루이뷔통 가죽이 입혀졌다. 개회식 때 축가를 불렀던 유명 가수 셀린 디옹의 순백 드레스도 LVMH의 자회사 ‘크리스챤디올’이 만들었다. 삼성전자 또한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했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일제히 시상대에서 삼성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스마트폰으로 ‘빅토리 셀카’를 촬영했다. 삼성은 선수들에게 이 휴대전화를 총 1만7000대 제공했고 신형 스마트폰이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미국 코카콜라는 개회식에 금색 병을 배치했다. 성화가 지나는 프랑스 6개 도시에서 ‘코카콜라 콘서트’도 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LVMH, 삼성, 코카콜라 등이 예전에 광고가 없던 올림픽 구역에 자사 제품을 배치했다며 “올림픽을 상업화한 전례 없는 사례”라고 짚었다. ● 주최국 비용 절감, 기업은 고객 다양화 올림픽은 프로 축구, 프로 농구 등과 달리 그간 경기장 내에서 후원 기업을 가급적 노출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깨고 주요 후원 기업이 마케팅 경쟁을 벌인 것은 올림픽 주최국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주최국들이 (올림픽 비용을 충당할 자국)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후원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상류층에 집중했던 럭셔리 기업이 스포츠를 통해 고객 저변을 넓히려는 계산도 맞아떨어졌다. 이로 인해 후원 기업 간 차별 논란도 발생했다. NYT는 “LVMH와 삼성은 예전에 신성시됐던 올림픽 공간에 노출돼 다른 후원 기업들의 분노를 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노출 범위에 대한 논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한 고객만을 위한 ‘맞춤형(bespoke) 명품’을 만드는 데 1년을 투자합니다.”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아스니에르에 있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의 아틀리에. 직원이 강렬한 주황색 안감과 고급스러운 검정 가죽 표면으로 장식된 시계함을 보여줬다.이곳에선 장미 무늬로 장식된 보석함, 팝아트적인 디자인의 가방 보관함 등 일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제품이 태어나고 있었다. VIP 고객들이 주문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명품들이다. 11일 폐막한 2024 파리 올림픽에 등장했던 ‘성화 보관 트렁크’ 또한 이곳에서 제작됐다.이날 루이뷔통은 그간 좀처럼 공개하지 않았던 이 아틀리에를 전격 공개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루이뷔통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코카콜라 등 이번 올림픽을 후원한 각국 대기업 또한 올림픽 기간 중 색다른 마케팅에 나서 그간 관례적으로 이뤄졌던 올림픽 마케팅의 공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후원사 많이 노출한 첫 올림픽”루이뷔통의 모기업이자 이번 올림픽의 최대 후원사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곳곳에 자회사의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지난달 26일 개회식 영상에는 루이뷔통 가죽 제품을 제작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담겼다. 당시 LVMH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은 댄서들도 등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사실상 3분간의 LVMH 광고였다”고 평했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 성화 봉송식 때는 성화가 루이뷔통의 다미에 패턴이 선명한 트렁크에 담겼다. 메달은 LVMH 산하 주얼리 브랜드 ‘쇼메’가 디자인했다. 심지어 메달을 운반하는 쟁반에도 루이뷔통 가죽이 입혀졌다. 개회식 때 축가를 불렀던 유명 가수 셀린 디옹의 순백 드레스도 LVMH의 자회사 크리스챤디올이 만들었다.삼성전자 또한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했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일제히 시상대에서 삼성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스마트폰으로 ‘빅토리 셀카’를 촬영했다. 삼성은 선수들에게 이 휴대전화를 총 1만7000대 제공했고 신형 스마트폰이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미국 코카콜라는 개회식에 금색 병을 배치했다. 성화가 지나는 프랑스 6개 도시에서 ‘코카콜라 콘서트’도 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LVMH, 삼성, 코카콜라 등이 예전에 광고가 없던 올림픽 구역에서 자사 제품을 배치했다며 “올림픽을 상업화한 전례 없는 사례”라고 짚었다. ● 주최국 비용 절감, 기업은 고객 다양화올림픽은 프로 축구, 프로 농구 등과 달리 그간 경기장 내에서 후원 기업을 가급적 노출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깨고 주요 후원 기업이 마케팅 경쟁을 벌인 것은 올림픽 주최국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주최국들이 (올림픽 비용을 충당할 자국) 납세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후원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상류층에 집중했던 럭셔리 기업이 스포츠를 통해 고객 저변을 넓히려는 계산도 맞아떨어졌다. 이로 인해 후원 기업 간 차별 논란도 발생했다. NYT는 “LVMH와 삼성은 예전에 신성시됐던 올림픽 공간에 노출돼 다른 후원 기업들의 분노를 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노출 범위에 대한 논쟁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로 지상군을 진입시킨 지 닷새 만에 러시아 쿠르스크주(州) 안쪽으로 20km까지 침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시설을 장악했다. 또 인근 원자력발전소에서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파편이 발견돼 원전 장악을 놓고 양국 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영토의 18%가량을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채 열세에 몰렸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을 계기로 이번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우크라이나가 최근 국내외에서 거론되는 ‘휴전 협상’에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려고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진행했다는 분석도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연설을 통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최전선 상황, 그리고 침략자의 영토로 전쟁을 밀어내기 위한 우리 행동을 보고했다”며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공식 인정했다.● “러의 ‘협박 카드’ 가스시설 장악”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접경 지역(러시아 기준 서쪽)인 쿠르스크주 내 20km 안쪽에서 우크라이나군 수천 명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내륙에서 10∼20km 떨어진 말라야 로크냐, 올곱카, 이바시콥스코예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방어에 다급해진 러시아는 쿠르스크주, 벨고로드주, 브랸스크주 등 국경 지대 3곳에 전날부터 대테러 작전 체제를 도입하고 7만6000명 이상을 대피시켰다고 10일 발표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리페츠크주의 공군 기지에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10일 자국 병사들이 벨고로드주 포로즈 마을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으나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뒤 러시아 영토에 가한 최대 공격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6일 러시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 분석가들의 계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안으로 20km 이상 진격하며 러시아가 약 350㎢(서울 면적의 약 58%)를 상실했다고 추산했다. 미 CNN방송은 러시아가 최소 250㎢(서울 면적의 약 41%)에서 통제권을 잃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우크라이나는 핵심 에너지 시설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영상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프롬의 시설과 인근 수자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편을 들면 가스 공급을 끊겠다”며 서방을 향한 압박 수단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활용했다. 전투 지역에서 50km 떨어진 원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쿠르스크 원전에서 8일 요격된 미사일 일부로 추정되는 파편과 잔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휴전 협상력 높이려는 조치일 듯 우크라이나가 최근 꾸준히 필요성이 거론된 휴전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추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자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기 전에는 휴전 협상은 없다고 버텼다. 하지만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최근 열세를 보이고, 국민들의 전쟁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나왔다. 허를 찔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나드는 대담한 공격으로 푸틴에게 모욕을 줬다”고 보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최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을 차가운 시선과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응시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반격을 꾀하고 있다. 11일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두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다. 당국은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에는 북한산 미사일 4기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우크라이나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최대 규모로 러시아 본토로 지상군을 진입시킨 지 닷새 만에 러시아 쿠르스크주(州) 안쪽으로 20km까지 침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 시설을 장악했다. 또 인근 원자력발전소에서도 미사일로 추정되는 파편이 발견돼 원전 장악을 놓고 양국 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그동안 영토의 18%가량을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채 열세에 몰렸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감행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을 계기로 이번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우크라이나가 최근 국내외에서 거론되는 ‘휴전 협상’에 대비해 협상력을 높이려고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을 진행했다는 분석도 있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일 연설을 통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최전선 상황, 그리고 침략자의 영토로 전쟁을 밀어내기 위한 우리 행동을 보고했다”며 러시아 본토 공격을 공식 인정했다.● “러의 ‘협박 카드’ 가스시설 장악”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접경 지역(러시아 기준 서쪽)인 쿠르스크주 내 20km 안쪽에서 우크라이나군 수천 명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내륙에서 10~20km 떨어진 말라야 로크냐, 올곱카, 이바시콥스코예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방어에 다급해진 러시아는 쿠르스크주, 벨고로드주, 브랸스크주 등 국경 지대 3곳에 전날부터 대테러 작전 체제를 도입하고 7만6000명 이상을 대피시켰다고 10일 발표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리페츠크주의 공군 기지에 무인기(드론)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은 10일 자국 병사들이 벨고로드주 포로즈 마을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으나 촬영 시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뒤 러시아 영토에 가한 최대 공격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군은 6일 러시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 분석가들의 계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영토 안으로 20km 이상 진격하며 러시아가 약 350㎢(서울 면적의 약 58%)를 상실했다고 추산했다. 미 CNN방송은 러시아가 최소 250㎢(서울 면적의 약 41%)에서 통제권을 잃었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우크라이나는 핵심 에너지 시설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F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영상을 통해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가스프롬의 시설과 인근 수자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편을 들면 가스 공급을 끊겠다”며 서방을 향한 압박 수단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활용했다. 전투 지역에서 50km 떨어진 원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쿠르스크 원전에서 8일 요격된 미사일 일부로 추정되는 파편과 잔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대니얼 프라이드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CNN에 “이번 공격이 조지 워싱턴 전 미 대통령이 1776년 델라웨어강을 건너려 감행해 군 사기를 북돋운 대담한 작전을 연상시킨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이 무의미하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깨뜨렸다”고 해석했다.● 휴전 협상력 높이려는 조치일 듯우크라이나가 최근 꾸준히 필요성이 거론된 휴전 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추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자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기 전에는 휴전 협상은 없다고 버텼다. 하지만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최근 열세를 보이고, 국민들의 전쟁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나왔다.미국 독일 등 서방의 무기 지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FT는 “군사 분석가가 확인한 영상에 서방의 수십억 달러의 군사 지원 패키지에 포함된 미국의 스트라이커와 독일의 마르더 등 전투차량이 포착됐다”고 전했다.11일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두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다. 당국은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에는 북한산 미사일 4기도 포함됐다고 주장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6일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지상전을 개시한 우크라이나가 사흘 만에 러시아 영토 내로 최대 10km가량 진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지상 공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7일 현장 영상을 토대로 “우크라이나군 장갑차가 6, 7일 국경에서 약 10km 떨어진 도로를 따라 진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상전 개시 뒤 최소 2곳의 방어선을 뚫었으며, 진지 1곳을 점령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ISW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해당 지역에서 작전을 시작한 이후 45km²의 영토를 점령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다른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니콜라예보-다리노, 다리노, 스베르들리코보 등 정착지 11곳을 점령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km 떨어진 류비모프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적절하게 방어했단 입장이다. 러 국방부는 8일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 격퇴 작전 중”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병력 660명과 차량 82대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도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병력과 장비가 집결된 장소를 포격했으며, 이들이 영토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억제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6일 북동쪽 접경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장갑차 등을 진입시키며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번 교전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군사 충돌 중 하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지상전을 “대규모 도발”이라 규정하고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포함 여러 무기로 민간 주거 건물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6일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지상전을 개시한 우크라이나가 사흘 만에 러시아 영토 내로 최대 10km가량 진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지상 공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7일 현장 영상을 토대로 “우크라이나군 장갑차가 6, 7일 국경에서 약 10km 떨어진 도로를 따라 진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지상전 개시 뒤 최소 2곳의 방어선을 뚫었으며, 진지 1곳을 점령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ISW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해당 지역에서 작전을 시작한 이후 45㎢의 영토를 점령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다른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니콜라예보-다리노, 다리노, 스베르들리코보 등 정착지 11곳을 점령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km 떨어진 류비모프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적절하게 방어했단 입장이다. 러 국방부는 8일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 격퇴 작전 중”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병력 660명과 차량 82대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도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병력과 장비가 집결된 장소를 포격했으며, 이들이 영토를 돌파하려는 시도를 억제했다”고 보도했다.우크라이나군은 6일 북동쪽 접경지역인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장갑차 등을 진입시키며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번 교전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본토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군사 충돌 중 하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지상전을 “대규모 도발”이라 규정하고 “우크라이나가 미사일 포함 여러 무기로 민간 주거 건물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영국에서 어린이 3명이 숨진 ‘칼부림 난동’ 사건이 촉발한 시위에 정부도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전국으로 퍼진 시위는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7일에도 극우세력이 주도한 시위대가 30곳이 넘는 이민센터를 공격할 것으로 알려져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반(反)유대주의 성향의 극우단체들이 폭동을 선동한 것으로 보고 모바일 플랫폼 ‘틱톡’ 등에 허위 정보를 게재한 이들의 색출에 나섰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 “경찰이 극우 시위대가 영국 전역에서 이민센터 30여 곳을 공격할 것이란 첩보를 입수하고 안전을 위해 6000여 명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공격 대상엔 이민자들의 망명을 신청하는 법률센터 수십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칼부림 사건의 범인이 이슬람 망명 신청자란 허위 소문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시위를 “불법 폭력 행위”로 규정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시위의 배후로 극우세력을 지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특히 폭동의 배후에 있는 주요 단체 가운데는 신(新)나치주의자가 주도하는 극우단체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도 “파시스트 단체인 ‘애국적 대안’ 회원 데이비드 마일스가 소셜미디어에서 사우스포트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해 폭동 소식을 퍼뜨렸다”고 전했다. ‘영국방어연맹’이란 극우단체 지지자들도 이번 시위 폭동에 연루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극우단체를 중심으로 시위가 폭동으로 변질되자 경찰은 강경 진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4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약 100명은 이미 기소된 상태다. 수사 당국은 일부 폭동 가담자에 대해선 테러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특히 최근 짧은 동영상 위주의 콘텐츠가 주로 게재되는 틱톡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위를 주도한 극우세력들이 각 도시에서 벌어진 폭동을 주로 틱톡을 통해 생중계한 게 이번 사태를 악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소셜미디어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시위를 격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6일 자신의 X에 무장 무슬림 단체의 시위 영상을 올리고 “왜 영국에선 모든 공동체가 보호받질 못하나”라고 적었다. 정부가 무슬림 단체보다 극우단체들을 더 엄격히 진압했다는 것. 앞서 4일에도 머스크 CEO는 영국 시위를 두고 “내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CNN방송은 “머스크도 이번 시위 사태 문제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9일 영국 서부 사우스포트에서 여자아이 3명이 칼에 찔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뒤 무슬림 이민자가 범인이란 가짜 뉴스가 소셜미디어에 퍼지며 30일부터 시작됐다. 용의자는 부모가 르완다 출신인 영국 웨일스 태생 17세 남성으로, 이슬람과 관련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시위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미국과 유럽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한 빅테크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해 왔다. 유럽에 비해 빅테크 견제에 미온적이란 평가를 받던 미국은 2020년 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배적 기업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적극적인 소송전을 벌여 왔다. 유럽연합(EU)은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디지털시장법(DMA)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과징금 부과에 나서고 있다. 현재 미국은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 각 주 검찰 등 다양한 정부기관이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등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은 5일(현지 시간) 발표된 연방법원의 ‘반독점 판결’ 외에도 다음 달 또 다른 반독점 소송 재판을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구글이 2500억 달러(약 345조 원) 규모의 디지털 광고 시장을 움직이는 도구를 불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법무부는 애플도 ‘소비자들이 아이폰을 떠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15개 주 및 워싱턴DC와 연합해 고소했다. 법무부와 함께 반독점 집행 권한을 공유하고 있는 FTC는 17개 주와 함께 아마존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자를 압박했다’고 문제 제기를 한 상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에 대해선 40개 주와 함께 ‘잠재적 경쟁자를 매수해 신생 경쟁자를 몰아냈으니 인스타그램 및 와츠앱 인수를 취소하라”란 소송을 치르고 있다. 이미 치른 비용도 엄청나다. 메타는 지난달 30일 텍사스주와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관련 소송에서 패해 14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구글도 사용자 위치 추적을 문제 삼은 40개 주 검찰과의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거의 4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애리조나주와의 소송을 무마하기 위해 이미 8500만 달러를 썼다”고 전했다. EU는 빅테크의 공정한 경쟁을 규율하는 DMA를 시행해 규제를 강화했다. 애플은 6월 EU의 DMA 발효 3개월 만에 처음으로 DMA 위반 기업으로 지목됐다. EU는 애플이 앱스토어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다른 옵션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제한해 DMA를 위반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법 위반이 확정되면 애플은 수십억 유로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메타는 EU로부터 최대 18조 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메타가 온라인 거래 플랫폼인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와 자사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연계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2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 뒤편 골목. 화려한 대로를 벗어나 조용한 골목 속에 숨은 오래된 건물에 들어갔다. 강한 염료와 오래된 목재의 향이 풍겨 왔다. 프랑스 건물들의 특징인 좁은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건물 벽 한쪽을 가득 채운 나무 수납장에 나무 신발 모형 수백 개가 빽빽이 진열돼 있었다.》이곳은 약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남성 의류 브랜드 ‘벨루티’의 공방이다. 신발 모형들은 맞춤형 구두를 의뢰한 고객들의 발 형태였다. 모형 표면엔 각각 숫자와 이름이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 장미셸 카살롱가 벨루티 구두 아틀리에 책임자는 “모형에 적힌 숫자와 이름은 고객 정보”라며 “이 모든 정보를 자료로 저장해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방 대여섯 개를 갖춘 주택 같은 공방에선 방마다 구두가 단계별로 제작되고 있었다. 장인 20여 명은 방마다 네다섯 명씩 앉아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고 있었다. 팀별로 각자 구두의 천을 손수 물감으로 칠하거나, 염색된 가죽을 바느질로 구두 위에 입혔다. 이날 파리시는 2024 파리 올림픽을 찾은 내외신 기자들을 경기장 대신 벨루티 공방으로 불렀다. 벨루티가 파리 올림픽 개회식 때 프랑스 선수단 의상을 제작한 점을 계기로 프랑스 정통 명품을 널리 알리기 위한 의도다.● 편한 구두는 손에서 태어나 1895년 이탈리아 출신 알레산드로 벨루티가 설립한 벨루티는 1900년에 열린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여하면서부터 유명해졌다. 벨루티란 상호를 사용한 것은 1928년 창립자의 아들인 토렐로 벨루티가 파리 몬타보 거리에 ‘벨루티, 명품 수제화’란 간판을 걸고 매장과 공방을 열었을 때부터였다. 대를 이어가고 있는 이 브랜드는 1994년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에 인수됐다. 이제 벨루티는 파리 시내에서 구두 공방과 의류 공방 각각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구두는 한 켤레 제작에 보통 80시간이 투입된다. 고객이 주문한 뒤 완성품을 받아보려면 대략 9개월에서 1년까지도 기다려야 한다. 제작 속도가 느린 이유는 100% 수작업 맞춤형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대변되는 ‘패스트 패션’의 속도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느리다. 빠르게 소비하고 버리는 패션 브랜드가 넘치는 시대에 벨루티는 왜 수작업을 고수할까. 현장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왜 기계로 작업을 하지 않는가’란 질문에, 카살롱가 책임자는 “인간다움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구두를 기계로 빠르고 정확하게 찍어 내더라도 소비자들은 결국 장인이 직접 ‘손맛’을 담아 세심하게 조정해 주길 바란다는 얘기다. “의사가 사람 몸을 스캔하듯, 우리도 손님의 발을 스캔해 정확한 크기의 구두를 제작할 순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맞는 크기의 구두가 제작돼도 손님들은 우리가 손으로 미세한 차이를 정교하게 조정해 주길 원해요. 인간다운 기술이 기계로 대체되면 손님들이 실망할 겁니다.” 장인들의 손맛은 양복 제작 과정에도 묻어났다. 파리 6구 고급 백화점 근처에 있는 벨루티 신사복 공방 역시 양복을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양복 재단사들은 소비자 체형을 측정할 때 몸을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어깨를 구부리는 등의 미세한 습관까지 포착해 옷 디자인에 반영했다. 매 순간 편안한 양복을 만들기 위한 배려다. 옷 소재를 고를 때는 재단사와 소비자가 함께 색상과 무늬가 제각각인 다양한 천들이 전시된 쇼룸으로 들어간다. 재단사는 소비자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추천한다. 이때 고객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까지 고려해야 한다. 기후에 따라서 적합한 섬유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 동행한 파리시의 한 자원봉사자는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장인 정신이 프랑스 패션의 가치로 남을 것”이라고 평했다.● 위기의 명품 브랜드, CEO 교체도 이날 파리시가 이례적으로 벨루티 공방 현장 취재를 마련한 건 ‘명품 패션 기업’들이 최근 겪고 있는 어려움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프랑스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명품 패션 기업들이 전체적으로 실적이 줄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세계 소비자들이 럭셔리 구매를 줄이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구찌, 발렌시아가, 입생로랑, 알렉산더맥퀸 등 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린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의 주가는 올 상반기(1∼6월) 42% 감소했다. 하반기엔 영업이익이 30% 감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케링의 프랑수아앙리 피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우리는 성장을 되찾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 상반기 카르티에 모기업 리치몬트의 중국 홍콩 마카오 매출은 27% 감소했다. 영국의 럭셔리 브랜드 버버리는 상황이 더 안 좋다. 지난달 공개된 1분기(1∼3월)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2%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3%나 감소해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버버리는 조너선 아케로이드 CEO를 취임 2년 반 만에 교체했다. 앞으로 코치와 지미추 CEO를 맡았던 조슈아 슐먼이 버버리를 이끌게 됐다. 또 버버리는 배당금 지급도 중단할 예정이다. 그나마 실적이 괜찮은 브랜드는 초고가의 부유한 소비자를 공략하는 곳들이다. 예컨대 에르메스는 오히려 상반기 매출이 약 13%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명품들은 자존심을 접고 아시아 지역에서 과잉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대폭 할인 판매도 하고 있다.● 남은 원단 판매 플랫폼도 등장 지나치게 상업적이란 이미지도 명품 브랜드엔 성장의 걸림돌이다. 젊은 세대들이 합리적 소비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소비를 중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명품 브랜드들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거나 제품 제작 과정에서 남은 원단을 저렴하게 파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클로에는 ‘클로에 크래프트’란 개념을 도입했다. 클로에의 주요 상품인 시그니처 토트백과 스니커즈, 데님 등에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클로에 신발의 밑창은 케냐 해변에서 발견된 슬리퍼들을 재활용하는 사회적 기업 ‘오션 솔’과 함께 제작했다. 프랑스 LVMH그룹은 그룹 산하 디올, 지방시, 루이뷔통 등 다양한 아틀리에에서 수거한 데드스톡(남은 원단)을 재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노나 소스’를 선보였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도 버려진 어망으로 만든 재활용 나일론을 제품에 쓰고 있다. 영국 명품 알렉산더맥퀸의 세라 버턴 디자이너는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드레스를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은아 파리특파원 achim@donga.com}

“스포츠는 인생을 가르쳐 줍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난민팀 소속으로 첫 메달리스트가 된 신디 응감바(26)는 4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복싱 75kg급 8강전에서 승리한 뒤 일간 르몽드에 이같이 말했다. 이날 프랑스의 다비나 미셸을 상대로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한 응감바는 동메달을 확정 지은 상태.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에게도 동메달을 준다. 응감바는 8일 준결승전에 나선다. 응감바는 “사람들은 많은 문제와 장애물을 안고 살며 자신을 믿지 못하고, 지금이 세상의 끝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며 “내가 파리 올림픽에 나왔다는 사실이 (고난을 넘으면) 인생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카메룬에서 태어난 응감바는 11세 무렵 영국에 건너오다 이민 서류를 분실해 난민 수용시설로 보내졌다. 그는 성소수자로, 카메룬에선 동성애가 불법이라 귀국할 수도 없는 상태. 영국에서 15년을 보낸 지금도 여전히 비자와 영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응감바는 영국 입국 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영어도 모르는 채 학교를 다녀야 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고 체취가 심하게 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체육 교사 두 명이 그를 보살피면서 권투의 길로 안내했다. 응감바는 어려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지금은 모두 지나간 일이고, 내가 파리에 있는 것이 많은 가르침을 준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전과 전쟁, 차별 등 불가피한 이유로 조국을 떠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 난민팀을 구성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12개 종목에 37명이 참여한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영국복싱협회는 응감바를 영국 소속으로 올림픽에 출전시키려 정부에 시민권을 요청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그는 IOC 난민팀을 대표하는 첫 여성 권투 선수로 올림픽에 나왔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