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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美, 화웨이 제재 90일 유예…세번째 연기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 상무부가 18일 중국 최대 통신장비회사인 화웨이(華爲)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 시행을 90일간 다시 유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5월 화웨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고 미국 기업과 거래 제한 리스트에 올렸으나 실제 제재 적용은 이번까지 모두 세 번 연기한 것이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통신사들이 가장 외딴 지역 고객들에게 계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제재 유예 배경을 설명했다.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즉각 적용하면 화웨이 장비 의존도가 높은 농촌 지역 통신사들의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제재 완화와는 거리가 멀다. 상무부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이들이 우리의 혁신을 이용하지 않도록 민감한 기술에 대한 엄격한 수출 감시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 문제는 미중 무역협상의 난제 중 하나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대중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에 너무 무르다”며 “중국 공산당은 미국인 일자리를 계속 해치고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도 주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2일 연방 보조금 지원을 받는 미국 기업들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화웨이 등의 기업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에 대한 표결을 할 예정이다. FCC는 보조금을 받는 통신사들에 대해 기존 화웨이 장비 교체를 의무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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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서 약점 잡힐라… 과거사 지우기 나선 블룸버그

    이달 초 대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7·사진)이 17일 시장 재직 중 인종차별 논란을 야기했던 ‘불심검문(stop-and-frisk)’ 정책을 공식 사과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이날 뉴욕 브루클린의 대형 흑인교회 ‘크리스천 문화센터’에서 “역사를 바꿀 수는 없지만 내가 틀렸음을 깨달았다. 이를 여러분이 알아줬으면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불심검문의 주요 대상이 흑인과 라틴계였다. 여러분 중 일부가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2002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3선(選) 뉴욕시장으로 재직한 그는 경찰이 거리에서 임의로 시민들의 몸을 수색할 수 있도록 신체 불심검문 강화 정책을 시행해 유색인종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기간 뉴욕 경찰이 수백만 건의 불심검문을 자행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의 후임자인 빌 더블라지오 현 시장은 2014년 취임 후 이를 폐지했다. 이번 연설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민주당 후보 경선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뒤 행한 첫 연설이다. 그는 최근 남부 앨라배마주와 아칸소주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는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이에 전격적인 사과가 유색인종 유권자의 표심이 중요한 민주당 경선에서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재임 중은 물론이고 퇴임 후에도 “생명을 구하는 효과적 수단”이라며 이 정책을 정당화했던 그의 과거 태도와 완전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는 점에서다. NYT는 “시장 재직 시에는 불심검문 정책이 지지율에 도움을 줬을지 모르나 내년 대선에서는 주요한 약점이 될 수 있었다”며 “자신의 뜻을 잘 굽히지 않았던 블룸버그의 놀라운 양보였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액시오스 등도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합류할 것이란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출마 선언 전후로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는 ‘과거사 지우기’ 움직임을 보였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8월 자신이 미국 원주민 후손임을 증명하기 위해 지난해 DNA 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등 선거전에 ‘원주민 핏줄’을 이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올해 초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 접촉 및 1970년대 미국 흑백 분리주의 상원의원들을 칭찬했던 과거를 사과했다. 정작 이런 과거사 세탁이 실제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사과 전화를 받은 흑인 인권지도자 앨 샤프턴 목사는 NYT에 “한 번의 사과로 용서하고 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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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대표, 2주만에 전화 접촉…“1단계 합의 위해 건설적 논의”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대표가 16일 2주 만에 전화 접촉을 했다고 17일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미국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회사인 화웨이(華爲)에 대한 수출 규제 유예 기간을 세 번째 연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류허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통화 사실을 밝히며 “양측이 1단계 합의를 둘러싸고 각자 핵심 관심사에 대해 건설적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달 합의한 ‘1단계 무역합의’ 후속 작업이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화웨이에 부과한 거래제한 조치를 또다시 유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 상무부는 올해 5월 화웨이를 미국 기업과의 거래 제한 명단에 올렸지만 화웨이에 의존하는 농촌 통신회사 등 기업의 적응 시간을 주기 위해 거래 제한 조치 적용을 90일씩 두 번 유예했다. 이 유예 조치는 18일 만료될 예정이다. NYT는 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미국 기업에 대해 국가 안보에 민감하지 않은 상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있게 허용하는 ‘상품별 허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초 이 같은 허가를 허락했으나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협상이 교착에 빠지면서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압박도 지속하고 있다. 키스 크래치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안보·환경담당 차관은 15일 국무부 기자 간담회에서 “나는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더는 개발도상국(지위)을 선언하지 않기로 한 지도력에 대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며 “이것은 롤 모델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롤 모델”로 거론하며 중국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 그는 9월 한국을 예비 불법 어업국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내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들은 법을 통과시켰다. 이들은 훌륭한 파트너들”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불법 어로와 관련해 “가장 큰 가해자”라며 비판했다. 크래치 차관은 6, 7일 방한해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 제4차 회의와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에 참석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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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케이 부머, 오케이 밀레니얼[오늘과 내일/박용]

    영어 오케이(OK)는 ‘좋다’ ‘알았다’는 뜻이지만 톤을 살짝 비틀면 “알아들었으니 그만하라”는 무관심의 메시지로 바뀐다. 요즘 미국에서 소득 불평등, 기후변화 등 미래 세대를 위협하는 문제를 기성세대들이 방관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젊은이들이 “오케이 부머(됐어요, 베이비부머)”를 외친다. 이달 초 뉴질랜드 의회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법안을 연설하던 20대 여성 녹색당 의원이 나이 든 동료 의원들의 야유에 “오케이 부머”라고 응수한 게 유행어가 됐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약하고 세상에 대한 불평만 늘어놓는다”고 타박하는 어른들에게 “오케이 부머”라고 대꾸하는 식이다. 놀림감으로 전락한 기성세대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미국은퇴자협회로 잘 알려진 AARP의 미어나 블리스 수석부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오케이 밀레니얼, 하지만 실제로 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라고 맞받아쳤다. 이 ‘오케이 밀레니얼’ 발언은 불평등 문제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역린을 다시 건드렸다. 젊은이들은 “당신들이 왜 돈을 실제로 갖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며 소셜미디어에서 분노를 터뜨렸다. 뉴욕타임스(NYT)는 “‘오케이 부머’는 친밀한 세대 관계가 끝이 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오케이 부머’ 현상을 주목했다. 미국의 신구 세대 간 갈등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갈등이다.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은 형편없다”는 ‘요즘 아이들(Kids these days) 편견’을 갖고 있으며, 젊은이들은 그런 어른들의 오만과 독선에 반기를 드는 일이 인류 역사에서 무수히 반복됐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는 존 프로츠코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이 아동 심리와 행동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017년 실시한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했다. 인지 심리학자 260명에게 아이들의 인내심에 대한 지난 60년간의 평가 결과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84%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수가 나빠졌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현실은 거꾸로였다. 요즘 아이들이 그들이 어렸을 때인 수십 년 전보다 참을성이 있다는 게 실제 평가 결과다. 전문가들조차 세대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근거 없는 세대에 대한 편견은 왜 생기는 걸까. 연구자들은 인간의 기억이 과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비디오가 아니라 기억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비디오 편집기와 같다고 말한다. 과거를 떠올릴 때 현재의 처지, 생각을 욱여넣는 ‘현재주의(presentism)’ 편향에 휘둘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관계가 나빠지면 그 사람에 대해 불편한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는 식이다. ‘나 때는 이랬는데…’라고 과거를 회상하는 ‘나 때’들도 현재의 관점에서 과거를 상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른들만 세대에 대한 편견을 가진 건 아니다. 나이 든 사람에 대한 무시, 다른 인종에 대한 반감 등이 근거 없는 편견에서 출발해 사회를 산산조각 낸다. 미국에서 직장 생활 중 “오케이 부머”라는 말을 쓰면 나이 든 사람을 차별하지 못하게 규정한 연방 법률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이유다. 끔찍한 점은 이런 세대 간의 편견이 조작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책을 많이 읽은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예전보다 독서에 관심이 덜하다고 답한다. 하지만 자신의 독서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주입받은 어른들은 아이들의 독서 실력에 대해 더 관대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복스는 소개했다. 수천 년 이어진 세대 갈등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 네 편 내 편 나누는 편견과 차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서로 삿대질을 하기 전에 색안경을 벗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톤만 살짝 바꿔도 “오케이 부머”, “오케이 밀레니얼”은 얼마든지 긍정의 메시지로 바뀔 수 있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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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北인권결의 공동제안 11년만에 불참… “美 불만 내비쳐”

    유엔 총회 제3위원회가 14일(현지 시간) 15년 연속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인권 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은 막판에 “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해 미국이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공동제안국에서 빠진 것은 2008년 이후 11년 만이다. 외교부는 15일 설명자료를 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비롯한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심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지 않기 위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에 대한 대응 수위를 낮췄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北 인권 공동 대응 기조 약화 유엔 총회 제3위원회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인권 결의안을 표결 없이 ‘전원 동의(컨센서스)’ 방식으로 채택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와 유럽연합(EU) 국가 등 61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한국은 이름을 올리지 않고 컨센서스 채택에만 참여했다. 최근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북송한 사건 등과 맞물려 정부가 지나치게 북한 눈치만 살피는 ‘저자세 외교’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공동제안국에 남고 한국은 빠진 데다 일본은 제안국에는 남되 결의안 초안 작성에 불참하는 등 북한 인권에 대한 한미일 삼각공조의 균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 지난해 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논의되는 대화 국면에서도 미국, 일본과 함께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지난해까지 유럽연합(EU)과 함께 결의안을 주도했던 일본은 이번 초안 작성에 불참했다. 일본 역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에 공동제안국 불참을 사전에 알렸고 미국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 북한 인권에 대해 과거처럼 한미일과 유럽 각국이 일관되게 대응하지 못해 미국 측이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 문제 저자세 비판 외교부는 북한 인권 외면 논란이 일자 15일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에는 변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소홀하게 평가하고, 이를 남북 대화의 도구로만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여전하다. 유엔은 이날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 처형, 임의적 구금과 처형, 연좌제, 강제노동 등 북한의 인권 침해 행위를 거론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가장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권고했다. ‘가장 책임 있는 자’란 표현은 2014년부터 6년 연속 포함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번 결의안은 진정한 인권 보호 및 증진과 무관한 내용이며 전형적 이중 잣대”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의 시선은 2014년부터 계속되다 지난해 무산된 유엔 안보리 북한 인권토의 개최에도 쏠려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 달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이 ‘세계 인권 선언의 날’인 다음 달 10일 북한 인권토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보리가 이를 안건으로 채택하려면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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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업 노크하는 구글… 내년 씨티銀과 손잡고 당좌계좌 서비스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인 구글이 대형 은행 씨티그룹과 손잡는다. 구글 외에도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우버 등 모바일과 인터넷을 장악한 ‘IT 공룡’들이 속속 금융업 진출을 추진하면서 세계 금융계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 ‘구글 뱅킹’ 내년 시동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 시간) 구글이 내년부터 씨티그룹 및 스탠퍼드대 신용협동조합과 협력해 구글페이에 연동된 개인 당좌 계좌(Checking account)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은행 계좌는 저축 용도의 예금 계좌(saving account)와 수표 발행 및 지급 결제를 위해 쓰이는 당좌 계좌로 나뉜다. 구글페이를 통해 해당 은행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예금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캐시(Cache) 프로젝트’로 알려진 구글의 이 서비스는 기존 금융사와의 경쟁이 아닌 자사의 구글페이를 강화하고 이용자의 소비 및 지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막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갖춘 아마존과의 경쟁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많다. 구글은 지난해 3900만 명인 구글페이 이용자를 2020년 1억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웰스파고의 브라이언 피츠제럴드 인터넷 담당 분석가는 고객 메모에서 “구글이 고객의 구매 행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금융업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SJ는 “구글은 은행업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씨티그룹이 금융망 운영, 규제 준수 등 은행 계좌 운영의 핵심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 덩치가 큰 구글의 추가 시장 지배력 확대를 우려하는 규제 당국의 반발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우버도 속속 진입 구글의 경쟁자인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도 디지털 지급결제, 은행 계좌 개설, 대출 등 소비자금융 시장으로 급격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12일 인스타그램, 메신저, 와츠앱 등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결제 체계인 ‘페이스북페이’를 선보였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화폐 ‘리브라’를 통해 중앙은행의 발권이 핵심인 금융시장의 기존 질서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도 진행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8월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신용카드인 ‘애플카드’를 선보였다. 아이폰 성장세 둔화를 서비스 시장에서 만회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애플은 이미 애플페이로 1억400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아마존도 기존 은행과 당좌계좌를 내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공유업체 우버 역시 모바일 뱅킹 계좌를 출시했고 지난달 금융 서비스를 총괄하는 조직 ‘우버머니’도 신설했다. 기존 은행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진 셈이다. 당장은 IT 공룡들도 기존 금융사와의 제휴가 필요해 ‘동거’가 불가피하지만 향후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이 구글과 손잡은 이유도 현재 최대 경쟁자인 JP모건체이스에 비해 적은 점포 수를 만회하고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전문가들도 IT 공룡들이 단기적으로 기존 금융사와 제휴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단독 신용카드 및 금융서비스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벤모 캐시앱 등 작고 빠른 핀테크 회사, 전 세계적으로 수억∼수십억 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IT 공룡까지 상대해야 하는 전통 금융회사들의 위기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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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무덤’이던 뉴욕 조선소… 첨단 자율주행차가 달린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맨해튼 월가와 이스트강에 접한 네이비야드를 찾았다. 선착장에서 내린 사람들은 뉴욕 시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검은색 승합차를 탔다. 입주 기업인 자율주행차 업체 ‘옵티머스 라이드’가 개발한 자율주행차량들이었다. 시험 운행 중인 이 차량들은 단지 입구까지 1마일(약 1.6km)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로 쓰이고 있었다.○ 일자리 무덤에서 첨단기술 실험실로 2015년 보스턴에서 창업한 옵티머스 라이드는 올해 8월 뉴욕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태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사고를 대비해 운전석에 앉은 크리스 킬데이 옵티머스 라이드 운영담당 매니저는 “눈, 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주행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이미 뉴욕에서만 1만여 명의 승객을 태웠다”고 설명했다. 조수석에 탄 기술자 역시 노트북을 켜고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수시로 점검했다. 시속 10∼15마일로 운행하던 이 차량은 대형트럭이 아슬아슬하게 곁을 스쳐 지나가자 스스로 급정거했다. 킬데이 매니저는 “차량에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레벨4’ 기술이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뉴욕시에서 자율주행차는 경찰차의 호위를 받아야만 공공도로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네이비야드 단지에서는 경찰 호위가 필요 없다. 구글이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옛 공군기지를 장기 임차해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듯 뉴욕시도 옵티머스 라이드 같은 첨단 정보기술(IT) 업체의 혁신을 독려하기 위해 번거로운 규제를 없앤 덕분이다. 그 결과 버려진 조선소가 첨단기술의 최신 실험장으로 바뀌었다. 과거 조선소 독으로 쓰이던 곳에는 수중 부양 실험시설이, 건물 옥상에는 농업 바이오회사들의 기술 실험을 위한 텃밭이 들어섰다. 시제품 제작을 위한 금속가공, 목공, 3차원(3D) 프린팅 시설도 갖춰져 있다. 혁신 기업들이 앞다퉈 네이비야드를 찾는 이유다.○ “첨단기술 없거나 협업 못하는 기업 사절” 네이비야드 부활의 중심에는 2016년 문을 연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 ‘뉴랩(New Lab)’이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및 자금 투자 등을 지원하며 10월 기준으로 옵티머스 라이드를 포함해 총 137개 혁신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365일 24시간 개방되는 뉴랩에선 오전 2시에도 3D 프린팅 룸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과거 구글의 혁신 프로젝트 ‘구글X’에서 일했다는 숀 스튜어트 뉴랩 최고경영자(CEO)는 “창업가들이 뉴랩을 찾는 이유는 이곳 커뮤니티에 속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입주 기업들이 각자 보유한 기술을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137개 기업은 약 10 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 1400개 기업이 입주를 신청했지만 양자컴퓨터, 로봇, 바이오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사회에 이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기준을 내걸었다. 기존 회원사와 사업 영역이나 고객이 겹치는 회사도 사절이며 회원 기업들 간 소모적 경쟁 대신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는 협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뉴랩에 입주한 기업가 750여 명은 매일 이곳으로 출근한다. 지금도 회원 가입 문의가 줄을 잇다 보니 입주를 신청하면 3∼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책상 1개만 고정적으로 써도 월 800∼1000달러(약 93만∼117만 원)를 내야 한다. 월 600∼800달러를 내고 자유석을 이용하는 회원도 250여 명에 이른다. 스튜어트 CEO는 “입주 기업들의 규제 문제로 정부와 협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입주 기업 가치는 평균 800만 달러였다. 3년 만인 올해 9월 말 현재 평균 1억2000만 달러로 몸값이 올랐다. 4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회사도 4곳이다. 300여 개 벤처캐피털이 뉴랩 기업에 투자했다. 기계가 자동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로봇 바리스타’를 개발 중인 업체 ‘트루버드’는 뉴랩에서 지난해 시제품까지 개발했다. 동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1만 잔을 판매하며 사업 성공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우버가 2억6000만 달러에 인수한 전기자전거 업체 ‘점프바이크’도 뉴랩 입주 기업 2곳의 기술 지원을 받았다.○ ‘기술+제조’ 중산층 일자리 2년 뒤 2만 개로 네이비야드 운영을 맡은 브루클린네이비야드개발공사(BNYDC)는 중산층을 위한 제조업 일자리 유치 및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 호텔, 외식업 등 서비스 업종의 연평균 소득은 3만 달러이지만 제조업은 연간 5만 달러 이상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BNYDC는 뉴욕시 자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제조업 생산자와 뉴랩 입주기업 같은 혁신제조업 생산자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비야드 시설도 기술 개발, 제품 디자인, 생산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신제조업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건물 상층에 기술 개발 및 디자인 회사들이 입주한다. 건물 중앙에는 시제품 제작실이 있다. 기업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저층의 넓은 공간에서 대량생산을 하는 식이다. 데이비드 에런버그 BNYDC 회장은 “우리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단순한 기술 캠퍼스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뉴랩처럼 기술과 하드웨어 제조업의 교차점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네이비야드의 고용 인원은 2015년 6500명이었다. 올해 9월에는 1만 명, 10월에는 1만1000명으로 늘었다. BNYDC는 민간 투자사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5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년 뒤에 2만 명으로 고용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기술격차 극복 위한 ‘청년 도제’ 양성 네이비야드는 입주 기업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임대료를 3분의 1 정도 낮게 책정하고 장기계약을 한다. 시장 등 고위 당국자의 성향과 정파에 따라 사업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BNYDC 이사진은 정파성 없는 독립 인사로 구성된다. 입주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10여 명의 정규직원이 일하는 자체 고용센터도 운영한다. 필요한 인력이 있으면 지역 사회에서 기술을 보유한 인재를 찾아 연결해준다. 해당 분야의 훈련 체계를 만들기도 한다. BNYDC가 입주한 ‘빌딩 77’의 3층에 올해 1월 ‘브루클린스템(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센터’가 문을 열었다. 브루클린 지역 고교생 300명이 학교를 다니며 이곳에서 산학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일종의 ‘미국식 도제(徒弟)’ 과정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관련 분야에서 일하며 기술을 습득하고 돈을 벌 수 있다.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면서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반 대학생들과는 다르다.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인재를 육성해 기업과 노동시장의 ‘기술 격차(Skill Gap)’를 없애는 과정인 셈이다. 에런버그 회장은 “대도시 일자리는 소수의 고숙련 고임금 일자리와 다수의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이는 도시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 중산층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그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박용 뉴욕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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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끝난 후 ‘일자리 무덤’이던 뉴욕 조선소에 첨단 자율주행차 달린다

    1801년 문을 연 미국 뉴욕 브루클린 해군 조선소(네이비야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대형 항공모함을 건조하던 뉴욕 제조업의 ‘심장’이었다. 한때 7만 명이 일하며 어떤 배든 척척 만들어내 ‘캔 두(Can do) 조선소’로 불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 정부는 미 전역의 상당수 군사시설을 폐쇄했다. 국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이 곳도 그 여파를 피할 수 없었다. 1966년 문을 닫은 이 대형 조선소는 거대한 ‘일자리 무덤’으로 바뀌었다. 1970, 80년대 오일쇼크와 조선업 불황까지 겹쳐 사실상 폐허가 됐다. 수십 년간 침체를 겪던 이곳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새단장한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젊은 창업가들이 돌아왔다. 600여 개 기업들이 둥지를 틀면서 지난달 일자리 수가 다시 ‘1만 명 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맨해튼 월가와 이스트강에 접한 네이비야드를 찾았다. 선착장에서 내린 사람들은 뉴욕 시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의 검은색 승합차를 탔다. 입주 기업인 자율주행차 업체 ‘옵티머스 라이드’가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들이었다. 시험 운행 중인 이 차량들은 단지 입구까지 1마일(약 1.6km) 구간을 오가는 셔틀버스로 쓰이고 있었다● ‘일자리 무덤’에서 첨단기술 실험실로 2015년 보스턴에서 창업한 옵티머스 라이드는 올해 8월 뉴욕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태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시작했다. 사고를 대비해 운전석에 앉은 크리스 킬데이 옵티머스라이드 운영담당 매니저는 “눈, 비 등 다양한 상황에서 주행시험 및 점검을 하고 있다. 이미 뉴욕에서만 1만여 명의 승객을 태웠다”고 설명했다. 조수석에 탄 기술자 역시 노트북을 켜고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를 수시로 점검했다. 시속 10~15마일로 운행하던 이 차량은 대형트럭이 아슬아슬하게 곁을 스쳐 지나가자 스스로 급정거했다. 킬데이 매니저는 “차량에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 레벨4’ 기술이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뉴욕 시에서 자율주행차는 경찰차의 호위를 받아야만 공공도로를 달릴 수 있다. 하지만 네이버야드 단지에서는 경찰 호위가 필요 없다. 구글이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옛 공군기지를 장기 임대해 자율주행차를 시험하듯 뉴욕시도 옵티머스 라이드 같은 첨단 정보기술(IT) 업체의 혁신을 독려하기 위해 번거로운 규제를 없앤 덕분이다. 그 결과 버려진 조선소가 첨단기술의 최신 실험장으로 바뀌었다. 과거 조선소 도크로 쓰이던 곳에는 수중 부양 실험시설이, 건물 옥상에는 농업 바이오회사들의 기술 실험을 위한 텃밭이 들어섰다. 시제품 제작을 위한 금속가공, 목공, 3차원(3D) 프린팅 시설도 갖춰져 있다. 혁신 기업들이 앞 다퉈 네이비야드를 찾는 이유다.● “첨단기술 없거나 협업 못하는 기업 사절” 네이비야드 부활의 중심에는 2016년 문을 연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 ‘뉴랩(New Lab)’이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및 자금 투자 등을 지원하며 10월 기준으로 옵티머스 라이드를 포함해 총 137개 혁신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365일 24시간 개방되는 뉴랩에선 새벽 2시에도 3D 프린팅 룸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과거 구글의 혁신 프로젝트 ‘구글X’에서 일했다는 션 스튜어트 뉴랩 최고경영자(CEO)는 “창업가들이 뉴랩을 찾는 이유는 이 곳 커뮤니티에 속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입주 기업들이 각자 보유한 기술을 공유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137개 기업은 약 10 :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 곳에 자리 잡았다. 스튜어트 CEO는 “1400개 기업이 입주를 신청했지만 양자컴퓨터, 로봇, 바이오 등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사회에 이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기준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회원사와 사업 영역이나 고객이 겹치는 회사도 사절”이라며 “회원 기업들 간 소모적 경쟁 대신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는 협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랩에 입주한 기업가 750여 명은 매일 이곳으로 출근한다. 지금도 회원 가입 문의가 줄을 잇다보니 입주를 신청하면 3~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책상 1개만 고정적으로 써도 월 800~1000달러(약 93만~117만 원)를 내야 한다. 월 600~800달러를 내고 자유석을 이용하는 회원도 250여 명에 이른다. 스튜어트 CEO는 “입주기업들의 규제 문제로 정부와 협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랩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입주 기업 가치는 평균 800만 달러였다. 3년 만인 올해 9월 말 현재 평균 1억2000만 달러로 “값이 올랐다. 4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회사도 4곳이다. 300여 개 벤처캐피탈이 뉴랩 기업에 투자했다. 기계가 자동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로봇 바리스타’를 개발 중인 업체 ‘트루버드’는 뉴랩에서 지난해 시제품까지 개발했다. 동료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 1만 잔을 판매하며 사업 성공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우버가 2억6000만 달러에 인수한 전기자전거 업체 ‘점프바이크’도 뉴랩 입주 기업 2곳의 기술 지원을 받았다.● ‘기술+제조’ 중산층 일자리 2년 뒤 2만 개로 네이비야드 운영을 맡은 브루클린네이비야드개발공사(BNYDC)는 중산층을 위한 제조업 일자리 유치 및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 호텔, 외식업 등 서비스 업종의 연 평균 소득은 3만 달러이지만 제조업은 연간 5만 달러 이상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BNYCD는 뉴욕 시 자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제조업 생산자와 뉴랩 입주기업 같은 혁신제조업 생산자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비야드 시설도 기술 개발, 제품 디자인, 생산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신제조업 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건물 상층에 기술 개발 및 디자인 회사들이 입주한다. 건물 중앙에는 시제품 제작실이 있다. 기업이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저층의 넓은 공간에서 대량생산을 하는 식이다. 데이비드 에런버그 BNYDC 회장은 ”우리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단순한 기술 캠퍼스가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뉴랩처럼 기술과 하드웨어 제조업의 교차점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네이비야드의 고용 인원은 2015년 6500명이었다. 올해 9월에는 1만 명, 10월에는 1만1000명으로 늘었다. BNYDC는 민간투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5개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년 뒤에 2만 명으로 고용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기술격차 극복 위한 ‘청년 도제’ 양성 네이비야드는 입주 기업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임대료를 3분의 1 정도 낮게 책정하고 장기계약을 한다. 시장 등 고위 당국자의 성향과 정파에 따라 사업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BNYDC 이사진은 정파성 없는 독립 인사로 구성된다. 입주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10여 명의 정규직원이 일하는 자체 고용센터도 운영한다. 필요한 인력이 있으면 지역 사회에서 기술을 보유한 인재를 찾아 연결해준다. 해당 분야의 훈련 체계를 만들기도 한다. BNYDC가 입주한 ‘빌딩 77’의 3층에 올해 1월 ‘브루클린스템(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센터’가 문을 열었다. 브루클린 지역 고교생 300명이 학교를 다니며 이곳에서 산학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일종의 ‘미국식 도제(徒弟)’ 과정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관련 분야에서 일하며 기술을 습득하고 돈을 벌 수 있다. 학자금 대출에 시달리면서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일반 대학생들과는 다르다.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인재를 육성해 기업과 노동시장의 ‘기술 격차(Skill Gap)’를 없애는 과정인 셈이다. 에런버그 회장은 ”대도시 일자리는 소수의 고숙련 고임금 일자리와 다수의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이는 도시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좋지 않다. 중산층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그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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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中과 1단계 무역합의 근접…안되면 관세 인상”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리고 너무 늦게 내렸다”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7월부터 세 차례 금리를 내린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내려야 한다는 압박성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우리는 마이너스 금리로 내려 돈을 빌리고도 실제로 이자를 받는 국가들과 경쟁하고 있다. 나도 그런 돈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뒤 미국을 이용했다. 누구도 중국보다 속임수에 능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합의에) 근접했다”면서도 “미국과 우리 노동자, 위대한 기업에 좋은 것이어야만 합의를 받아들일 것이다.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큰 규모로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자신의 대표적 경제 치적으로 자랑했다. 그는 “전임 정부의 실패한 한국과 무역합의를 다시 협상했다. 한국에 팔릴 수 있는 미국 자동차 수를 갑절로 늘리고 사라질 예정이었던 (미국의) 수입산 소형 트럭에 대한 25%의 관세, 일명 ‘치킨세’는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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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원주민’ Z세대 “온라인 대신 오프라인 쇼핑 즐겨요”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나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원주민 ‘Z세대’가 앞 세대보다 오히려 온라인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넘쳐나는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친구, 가족들과 어울릴 수 있는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중시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 소비시장의 주역이자 온·오프 경험을 모두 중시하는 Z세대를 붙잡기 위한 유통회사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쇼핑, Z세대의 ‘디지털 디톡스’ 미국 CNBC는 11일(현지 시간) 마케팅회사 NPD가 9월 미 소비자 34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디지털 원주민인 22세 이하 ‘Z세대’의 온라인 쇼핑 선호도가 Y세대인 ‘밀레니얼 세대(23∼38세)’ ‘X세대(39∼54세)’보다 낮았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두고 나오는 해석은 다양하다. Z세대가 앞 세대보다 온라인 쇼핑을 위한 신용카드를 덜 보유했고, 자금력 또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나 취향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아 다양한 브랜드 탐색을 즐긴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또 소셜미디어 의존도가 높지만 오프라인 쇼핑몰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음식을 먹고 어울리는 과정을 즐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회사 제프리스의 스테퍼니 위싱크 분석가는 CNBC에 “상점에서의 탐색 과정은 (오프라인 쇼핑보다) 훨씬 더 몰입적”이라며 “시험하고, 직접 사용해보고, 함께 쇼핑하는 사람을 얻는 사회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미 컨설팅회사 AT커니가 미국과 캐나다 소비자 1500명을 대상으로 9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도 Z세대의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확인됐다. Z세대의 81%는 “오프라인 상점에서 쇼핑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했다. 또 73%는 “가게에서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또 Z세대들은 ‘디지털 스트레스’를 앞 세대보다 더 많이 호소했다. Z세대의 58%는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거나 탐색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및 디지털 세계와 단절될 수 있게 해준다”고 답했다. 오프라인 쇼핑을 일종의 ‘디지털 디톡스’로 보는 셈이다. ○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Z세대 Z세대의 독특한 쇼핑 태도는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에 밀리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회사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가 호황을 맞은 지금 Z세대가 속속 취업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이들의 소득 증가율이 앞선 세대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 콘퍼런스보드 분석에 따르면 Z세대 노동자들의 연간 소득 증가율은 평균 6.0%로 전체 미 노동자의 증가율보다 2배가량 높았다. 유통회사들이 실용적이고 윤리적이며 포용적인 성향을 보이는 Z세대를 위해 오프라인 쇼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T커니 조사에서 Z세대 응답자의 22%는 “온라인 쇼핑에서 나쁜 경험을 한 뒤 더 이상 이곳에서 구매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미 의류회사 아메리칸이글의 채드 케슬러 글로벌브랜드 회장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Z세대는 자신이 믿고 자신들을 투영하는 브랜드에 참여하고 지지하길 원한다. 포용성, 다양성, 젊음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려고 노력해야 Z세대 고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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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매체 “南을 젖짜는 암소로 여겨” 美 맹비난

    북한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대해 “미국은 남조선을 젖 짜는 암소로 여긴다”며 비난했다. 북한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2일 논평에서 “(주한)미군 유지비 외에 가족들에 대한 지원비, 해외에 배치돼 있는 전략자산들의 유지 및 전개 비용 등 47억∼5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를 요구하였다”며 미국의 인상 요구를 ‘날강도적 심보’ ‘빚꾼(채권자) 행사’ ‘무례무도’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다. 다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한미 연합위기 관리 범위를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의 유사시’로 넓히자는 워싱턴 일각의 기류에 대해 “남조선 청장년들을 해외침략전쟁의 돌격대로 내몰려 한다”고 비판했다. 분담금 협상 등에서 한미동맹의 역할 재정립이 논의되는 양상을 띠자 적극적으로 한미 간 틈 벌리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11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련 유엔 총회에서 대미, 대남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미국이 저지른 정치적, 군사적 도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북 관계 정체에 대해서는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하고 뒤에서는 초현대적 공격무기를 도입하고 미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 남한 당국의 이중적 행동에서 기인한다”고 비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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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매체, 文정부 향한 美 방위비 인상 요구에 “날강도적 심보” 비난

    북한이 문재인 정부를 향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대해 “미국은 남조선을 젖 짜는 암소로 여긴다”며 비난했다. 북한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2일 논평에서 “(주한)미군 유지비 외에 가족들에 대한 지원비, 해외에 배치 돼 있는 전략자산들의 유지 및 전개비용 등 47억~50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를 요구하였다”며 미국의 인상 요구를 ‘날강도적 심보’ ‘빚꾼(채권자) 행사’ ‘무례무도’ 등 표현으로 비난했다. 다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한미 연합위기 관리 범위를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의 유사시’로 넓히자는 워싱턴 일각의 기류에 대해 “남조선 청장년들을 해외침략전쟁의 돌격대로 내몰려 한다”고 비판했다. 분담금 협상 등에서 한미 동맹의 역할 재정립이 논의되는 양상을 띠자 적극적으로 한미 간 틈 벌이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11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련 유엔 총회에서 대미, 대남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북-미 관계가 진전되지 않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미국이 저지른 정치적, 군사적 도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북 관계 정체에 대해서는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하고 뒤에서는 초현대적 공격무기를 도입하고 미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 남한 당국의 이중적 행동에서 기인한다”고 비난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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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즈니도 OTT… “세계 엔터시장에 충격의 망치”

    미키마우스, 겨울왕국 등 세계적 히트작을 선보인 96년 역사의 미국 콘텐츠기업 디즈니가 12일(현지 시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시작한다. 넷플릭스 등이 선점한 스트리밍 산업에 ‘엔터 공룡’ 디즈니까지 가세함에 따라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이 1980년대 케이블TV 등장 이후 약 40년 만에 최대 격변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디즈니플러스의 데뷔는 ‘토르의 마법망치’를 내려친 것과 같다. 모든 것을 바꾸는 지각변동”이라고 예상했다.○ “혁신 없으면 죽는다” 디즈니의 반격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마블,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인기 콘텐츠를 한 달에 6.99달러(약 8150원)를 받고 온라인에서 무제한 골라 볼 수 있게 해준다. 스타워즈 시리즈, 심슨 가족, 겨울왕국 등 세계적 히트작이 포함돼 넷플릭스, 아마존, 훌루 등 선발 주자와 겨룰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미국 역대 흥행 상위 영화 100편 중 47편이 디즈니 및 디즈니가 인수한 폭스가 소유하고 있다. NYT는 디즈니플러스가 향후 7주 안에 최소 800만 명, 5년 내에 76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OTT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고 원하는 콘텐츠를 디지털로 언제든지 골라 볼 수 있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케이블TV 가입자들이 이탈하는 ‘코드 커팅(Cord-Cutting·케이블TV 해지)’ 현상이 발생했고 어린이 채널의 시청률이 떨어졌다. 디즈니도 이런 환경 변화에서 사업의 무게중심을 디지털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서전 ‘인생의 굴곡(The Ride of a Lifetime)’에 이런 결단을 한 배경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장(章)에서 기존 사업의 파괴를 통해 디지털로의 변신을 서둘렀다고 강조했다. 미국영화협회(MPAA)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수는 6억1330만 명. 유료 케이블TV 가입자(5억5600만 명)를 최초로 앞질렀다. 1981년 케이블방송 MTV가 등장하며 기존의 지상파TV를 위협한 지 37년 만에 케이블TV 또한 다른 후발주자에 추월당한 셈이다. 리서치 회사 e마케터에 따르면 올해 말 케이블TV를 해지한 미국인의 수만 4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OTT 경쟁 격화 다양한 도전자들이 등장하면서 내년 OTT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애플은 1일 월 4.99달러의 ‘애플TV플러스’를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선보였다. 타임워너(현 워너미디어)를 인수한 거대 통신사 AT&T도 왕좌의 게임, 프렌즈 등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HBO 맥스’를 내년 5월부터 월 15달러에 제공한다. NBC유니버셜을 보유한 컴캐스트는 내년 4월 OTT 서비스 ‘피콕’을 선보인다. 유튜브도 단순 플랫폼 제공을 넘어 유아·아동 분야를 시작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튜브는 9월 “향후 3년간 1억 달러(약 1160억 원)를 투자해 유튜브와 유튜브 키즈의 어린이 콘텐츠 제작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지난 18개월간 미디어업계에서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다만 당분간은 케이블TV와 OTT가 공존하는 과도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직접 골라 봐야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번거로워하는 시청자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시장의 규모도 여전히 위력적이다. 지난해 세계 케이블TV 시장 규모는 약 1180억 달러로 OTT 시장보다 약 3배 큰 상태였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곽도영 기자}

    • 20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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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對中관세 철회 아직 합의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관세 철회설’을 재차 부인했다. 이달 중순 타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자칫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 워싱턴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앨라배마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대중 관세 철회에 대해) 많은 오보가 있었다”며 “관세 철폐 수준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훌륭한 합의가 아니라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공급망이 달걀처럼 모두 깨졌다. 그들은 합의해야만 한다. 그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며 중국의 양보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나는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며 ‘관세 철회설’을 일축했다. 앞서 7일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힌 것을 이틀 연속 반박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 합의를 재차 부인한 것은 백악관 내부 대중 강경파의 반발을 다독이고, ‘관세 카드’를 쥔 상태에서 중국의 ‘속전속결’식 협상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모든 관세의 철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중은 지난달 ‘1단계 합의’에 원칙적으로 동의해 다음 달 15일 예정된 관세 부과는 보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쟁점은 기존 관세 철회 여부다. 중국은 9월 1일 부과된 1110억 달러(약 128조5000억 원)어치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15% 관세 등 기존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분석도 나왔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끈 룽융투(龍永圖·76) 전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은 전날 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트위터 소통을 언급하며 “매일 트위터를 날려 자신의 충동과 기쁨, 짜증 등을 전 세계 6700만 팔로어에게 알리고 있다. 이처럼 속내를 읽기 쉬운 상대야말로 협상에서 최선의 상대”라고 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이나 홍콩 이슈를 놓고 중국과 싸우지 않는다”며 “이처럼 정치가 아닌 ‘물질적 이익’을 얘기하는 상대가 협상 상대로서 최고”라고도 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임보미 기자}

    •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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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과 협상 잘되고 있어”…트럼프, 보복관세 철회설 연거푸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관세 철회설’을 재차 부인했다. 이달 중순 타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자칫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앨라배마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대중 관세 철회에 대해) 많은 오보가 있었다”며 “관세 철폐 수준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훌륭한 합의가 아니라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공급망이 달걀처럼 모두 깨졌다. 그들은 합의해야만 한다. 그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며 중국의 양보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에도 “나는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며 ‘관세 철회설’을 일축했다. 앞서 7일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힌 것을 이틀 연속 반박한 셈이다.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 합의를 재차 부인한 것은 백악관 내부 대중 강경파의 반발을 다독이고 ‘관세 카드’를 쥔 상태에서 중국의 ‘속전속결’식 협상전술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모든 관세에 대한 철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중은 지난달 ‘1단계 합의’에 원칙적으로 동의해 다음 달 15일 예정된 관세 부과는 보류할 것으로 예상됐다. 쟁점은 기존 관세 철회 여부다. 중국은 9월 1일 부과된 1110억 달러(약 128조 5000억 원)중국산 소비재에 15% 관세 등 기존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란다는 분석도 나왔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끈 룽융투(龍永圖·76) 전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은 전날 한 투자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트위터 소통을 언급하며 “매일 트위터를 날려 자신의 충동과 기쁨, 짜증 등을 전세계 6700만 팔로워에게 알리고 있다. 이처럼 속내를 읽기 쉬운 상대야말로 협상에서 최선의 상대”라고 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이나 홍콩 이슈를 놓고 중국과 싸우지 않는다”며 “이처럼 정치가 아닌 ‘물질적 이익’을 얘기하는 상대가 협상 상대로서 최고”라고도 했다.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 201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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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와 협상 진전에 맞춰 관세 단계적 철폐하기로 합의”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상대국에 부과 중인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고 중국 정부가 7일 밝혔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미중 협상 대표들이 각자의 핵심 우려를 적절히 해결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고 건설적으로 토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미중) 양측이 ‘1단계 무역 합의’를 하면 합의 내용에 따라 동시에 같은 비율로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며 “이것이 합의의 중요한 조건”이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그는 “중국은 관세에 대한 입장이 일관되고 명확하다. 무역전쟁은 관세로 시작됐다. 관세가 철폐돼야 끝난다”며 “1단계에서 얼마나 관세가 철폐될지는 1단계 무역 합의 내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전날 1단계 무역 합의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다음 달로 연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16, 17일 칠레 산티아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칠레의 반정부 시위로 APEC가 취소돼 대체 개최지를 찾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3, 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영국 런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스웨덴, 스위스, 일부 아시아 국가도 후보지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했던 아이오와 등 미국 영토, 중국이 선호하는 그리스에서 만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년 11월 미 대선을 고려해 ‘지연 전술’을 펼쳤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가 시작되자 ‘속공 전술’로 전환해 미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 행정부 소식통은 로이터에 “중국이 현 상황을 자국에 유리한 합의가 가능한 최적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이 다음 달 15일 부과할 예정인 1560억 달러(약 181조 원)어치 중국산 소비재 상품에 대한 15% 관세 보류 외에 9월 1일 부과된 1250억 달러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15% 관세와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산업재 수입품에 부과된 25% 관세 등 모든 관세의 철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을 위한 성과가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식재산권 보호, 보조금 지급, 기술이전 강요 등 양측의 핵심 쟁점에 대한 중국의 양보 없이 쉽게 관세 인하나 철회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여전히 남아 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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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마약조직 총격에 미국인 일가 9명 사망

    멕시코 마약 조직의 무차별 총격으로 어린이 6명 등 미국과 멕시코 복수국적인 일가족 9명이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카르텔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그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려야 할 때”라며 멕시코의 ‘마약과의 전쟁’에 개입할 뜻을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4일 미국과 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와 소노라주를 잇는 도로를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3대가 무차별 매복 총격을 받았다. 운전하던 여성 3명과 차에 탄 어린이 6명이 사망했다. 나머지 8명의 아이들은 도로나 나무 뒤에 숨어 목숨을 건졌지만 이 중 5명이 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6년 마약과의 전쟁 이후 멕시코에서 발생한 미국인 관련 최악의 사건”이라고 전했다. 희생자들은 1940년대 미국에서 멕시코로 건너와 정착한 모르몬교 원리주의 분파인 러배런 일가의 후손으로 알려졌다. 불에 탄 차량의 카시트에선 6개월 된 쌍둥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치안장관은 “총격범들이 대형 SUV를 라이벌 조직 차량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마약 카르텔 중 일부는 멕시코의 ‘마약왕’으로 불리는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 차포)이 이끄는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전해졌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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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도로서 한낮 매복 총격…어린이 6명 포함 미국인 9명 숨져

    4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 북부 치와와 주와 소노라 주를 잇는 한적한 시골 도로를 달리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석 대가 무차별 매복 총격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운전을 하던 여성 3명과 차에 탄 어린이 6명 등 미국과 멕시코 복수 국적의 일가족 9명이 숨졌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5일 전했다. 희생자들은 1940년대 미국에서 멕시코로 건너와 정착한 모르몬교 원리주의 분파인 르배런 일가의 후손들로 알려졌다. 미 언론이 전한 현장은 참혹했다. 결혼식 참석을 위해 이날 남편을 데리러 가기 위해 길을 나섰던 로니타 밀러 씨는 도로에서 집중 사격을 받고 네 자녀와 함께 숨졌다. 불에 탄 차량에서 6개월된 쌍둥이들이 카시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유족들을 인용해 NYT가 전했다. 또 다른 차량의 여성 운전자인 크리스티나 랭퍼드 씨는 차 밖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유족들은 범인들이 그의 가슴을 정조준했다고 전했다. 도망치다가 변을 당한 듯 등에 총을 맞은 아이도 있었다. 나머지 8명의 아이들은 도로나 나무 뒤에 숨어 목숨을 건졌다. 12살 아이는 5시간을 걸어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6년 마약과 전쟁 이후 멕시코에서 발생한 미국인 관련 최악의 사건”이라고 전했다. 르배런 가족들이 공격을 받은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알폰소 두라소 멕시코 치안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범들이 대형 SUV를 라이벌 조직으로 착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마약 카르텔 중 일부는 멕시코의 ‘마약왕’으로 불리는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끄는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군경은 지난달 엘차포의 아들을 체포했다가 마약 카르텔 조직원 400여 명과 총격전을 벌인 뒤 그를 풀어주고 후퇴한 일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이후 “멕시코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마약 카르텔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그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려야 할 때”라며 “여러분(멕시코의) 위대한 새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매우 감사한다”면서도 “우리는 헌법과 독립 및 주권의 전통에 따라 이 사건들을 독립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거부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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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스 美 상무, 한국산 車 고율관세 제외 시사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태국 방콕을 찾은 로스 장관은 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각국 개별 기업들과의 협상에서 (미 무역확장법) 232조의 시행이 필요 없도록 충분한 성과를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한국, EU, 일본 친구들과 좋은 대화를 했다. 이들은 모두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외국산 수입품이 국가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 수입 제한 조치를 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상무부는 이를 근거로 이달 중순쯤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이날 로스 장관이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고율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로스 장관은 이날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 완화를 시사하며 미중 무역협상 결과도 낙관했다. 그는 “제재를 풀어달라는 260건의 요청이 있었다”며 “몇몇 기업에 대한 거래 허가가 ‘매우 빠른 시간 안에(very shortly)’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가능성을 두고 “우리는 좋은 상태이고 좋은 진전을 만들고 있다. (서명)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9월에서 다음 달로 연기된 약 1600억 달러(약 185조4720억 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로스 장관은 “1단계 이후 협상은 중국의 입법 및 이행 체계 등에 달려 있다”며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강제 이전 금지 등에 대한 중국 측의 문서화를 압박했다. 로스 장관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1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미중 정상회담 장소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알래스카와 아이오와가 잠재적 대안 장소다. 아시아 일부 지역도 개최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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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민주 대선후보 교통정리 시작… 트럼프는 ‘팜벨트’ 공략 나서

    내년 11월 3일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1년 앞두고 민주당의 군소 후보들이 자금난과 지지율 하락으로 대선 경선을 포기하거나 하차 위기에 놓였다. 지지율 선두권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70), 조 바이든 전 부통령(77),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8)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야당의 지지부진한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질서를 뒤흔들었다는 비난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큰 어려움 없이 재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소후보 한계 뚜렷 민주당의 40대 기수를 자처하며 ‘백인 오바마’로 불렸던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47)은 1일 “국가에 대한 나의 봉사는 대선 후보자로는 아닐 것”이라며 대선 경선에서 하차할 뜻을 밝혔다. 3월에 출마를 선언한 지 8개월 만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당시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 상원의원 선거에서 거물급 현직 의원 테드 크루즈와 맞붙어 3%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활발한 소셜미디어 사용, 노타이에 셔츠 소매를 걷은 옷차림, 식탁과 책상 등에 올라가서 즉석 대중연설을 하는 젊고 참신한 모습 등으로 전국적 인지도도 얻었다. 그는 아일랜드계 후손이지만 히스패닉이 많은 텍사스 특성을 반영하듯 자신의 이름 ‘로버트’를 스페인어식으로 줄인 ‘베토(beto)’란 별칭을 썼다. 지지자들은 이런 그를 통해 40대에 백악관 주인이 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성공 신화를 기대했다. 대선 도전을 선언한 첫날 소액 기부로 610만 달러(약 72억 원)도 모았다. 하지만 20명의 후보가 나선 6월 민주당 대선 후보 첫 TV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서 지지율과 모금 모두 답보에 빠졌다. 부유세 도입 등 강성 진보 정책을 내세운 워런 및 샌더스 의원에 비해 중도 성향인 그가 부각될 여지가 크지 않았다. 그는 8월 초 고향인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발생한 총격 참사로 22명이 숨지자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주의에 영감을 받은 테러”라며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자신이 대통령직을 위해 태어났다고 주장하던 베토가 경선을 포기했다. 그가 적임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조롱했다. 오로크의 중도 하차는 다른 중하위권 후보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도 하차를 고려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이미 선거 캠프 구조조정을 단행해 완주가 불확실하다.○ 미중 정상회담도 대선에 활용하는 트럼프 공화와 민주 양당은 내년 2월 3일 아이오와주에서 당원대회(코커스)를 열고 2020년 대선의 첫 장정을 시작한다. 지난달 25∼30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아이오와의 민주당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코커스에서 누구를 민주당 대선 후보로 뽑겠느냐”는 질문에 워런 의원은 22%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샌더스 의원(19%),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18%), 바이든 전 부통령(17%)이 뒤를 이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도 오로크의 사퇴로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워런 의원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한 여론조사에서 오로크를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지했던 응답자 중 76%가 워런에게도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67%), 샌더스 의원(66%)의 지지층 흡수 비율보다 높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주요 후보의 양자 가상 대결로는 아직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지난달 25∼28일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대결에서 36%를 얻어 41%를 얻은 바이든에게 뒤졌다. 워런 의원과의 맞대결에서는 36% 대 35%로 소폭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20일 CNN과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실시한 양자 대결에서는 워런과 바이든에게 모두 뒤졌다. 문제는 뚜렷한 한 방이 없는 바이든의 본선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도 여론조사로는 내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뒤졌지만 실제로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클린턴 후보보다 74명이 많은 306명을 싹쓸이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소위 ‘샤이 트럼프’의 위력을 감안할 때 이번 대선 역시 여론조사로는 정확한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2017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33개월간 그의 트윗 1만1390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5889건이 민주당, 주요 정적(政敵),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특검 수사를 비난하는 데 쓰였다고 전했다.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장소를 두고 “아이오와에서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대두 산지인 아이오와는 중서부 농업지대를 뜻하는 ‘팜벨트’의 핵심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재선 승리를 위해 의도적으로 아이오와를 언급했다는 관측이 나온다.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김예윤 기자}

    •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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