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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병원을 이탈한 지 반년이 넘으면서 의료 현장 곳곳에선 “더 이상 못 버틴다”는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국민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인 응급실은 전문의 사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이어 29일 예고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까지 ‘삼중고’에 맞닥뜨리게 됐다. 위기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는데 정부 대응은 과거 발표를 되풀이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25일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대비해 “필수유지 업무와 정상 진료 여부를 지자체와 협력해 지속 모니터링하고 응급·중증 등 필수진료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면서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공공의료기관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미 한계에 이른 의료 현장에 정부가 말한 여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기준으로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405곳은 24시간 운영 중이고 나머지 3곳도 완전 폐쇄(셧다운)가 아닌 일부 진료 제한 중”이라며 응급실 대란 우려는 과장된 것이란 입장이다. 또 보건의료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대응이 가능하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의사와 간호사를 막론하고 “정부가 숫자를 내세워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24시간 운영 중이라는 응급실 대다수가 실제로는 당직 시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만 있고 신경외과나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배후 진료과 전문의가 없어 환자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대형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응급실이 무인 편의점도 아닌데 24시간 문만 열었다고 ‘이상 없다’고 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26일에도 호남권에서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환자가 받아주는 병원이 없는 상황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지방의 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교수는 “혼자 당직을 서다 검사 결과를 확인도 안 한 상태에서 환자를 퇴원시킬 뻔했다. 피로가 한계에 달해 언제 무슨 사고가 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수술, 분만, 투석 등 병원의 필수유지 업무는 법에 따라 기능이 유지된다”며 국민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필수의료는 법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들이 움직이는 것이다. 응급실은 물론이고 필수의료과 상당수가 차질을 빚고 현장 의료진이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상황에서 누구를 어떻게 동원해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간호법 제정안이 28일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는 28일 오전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를 잇달아 열어 심의한 뒤 이날 본회의에서 간호법을 통과시킬 계획이다.여야는 27일 복지위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병원에서 의사의 업무 일부를 수행하는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 범위 등 쟁점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여야 합의안에는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검사, 진단, 치료, 투약’이 빠지고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내용도 추후 재논의하기로 하는 등 야당의 주장이 대부분 반영됐다. 여야가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PA 간호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합의한 것이다. 간호법은 당초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 ‘무쟁점 법안’으로 지목해 28일 본회의 통과를 추진했으나 복지위 내 여야 이견이 적지 않아 통과에 진통을 빚어 왔다.야당은 간호법, 여당은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간호사법)으로 명명했는데 법안 명도 야당안을 따랐다.간호법 제정안의 핵심은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지위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여야는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으나 PA 간호사의 업무범위 규정, 간호조무사의 학력 규정 등 세부 사안에서 이견을 빚어 왔다.국민의힘은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로 ‘검사, 진단, 치료, 투약’을 명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민주당은 “의료계 직역단체 간 갈등이 우려된다”며 반대해 왔다. 전문대 간호조무학과 졸업생에게 간호조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학력 제한과 관련해선 여당은 찬성했지만 야당은 “특성화고와 학원의 어려움이 우려된다”며 반대했었다. 이에 28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처리가 불투명해지자 여당이 “의료 공백 상황에서 간호법 통과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야당 안 수용을 전제로 ‘원포인트’ 회의를 요청하면서 견해차가 좁혀졌다. 여야는 PA 간호사 업무범위는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다.27일 법안소위 이후 복지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무엇이 우선인지에 방점을 두고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면 (간호법은) 이미 제정이 됐을 법안”이라고 말했다.정치권에선 당초 ‘무쟁점 법안’으로 분류됐던 간호법이 진통을 겪은 건 복지위 내 여야 주도권 싸움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복지위 관계자는 “야당도 간호법은 언젠가는 통과시켜야 할 법이지만 급한 쪽이 여당인 만큼 끝까지 버텨 야당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시키자는 전략을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간호법 처리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의사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등 4개 의사단체는 “PA 간호사 활성화는 전공의들에게 의료 현장을 떠나라고 부채질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대통령실에 내년에 모집하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보류하자는 중재안을 전달했지만 대통령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 개혁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걱정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우려에 대해 정부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의료 공백과 의정 갈등에 대해 당 지도부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건강권이 최고 가치”라고 강조한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이 이 문제를 위중하게 보는데 국민의힘도 그렇다”고 말했다.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어서 이 문제가 거론될지 주목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입원 중인 이재명 대표의 지시로 ‘의료 대란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을 의결했다. 이 대표는 병상에서 의료 공백 관련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 등을 고민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 갈등 반년 만에 응급실 마비 우려까지 나오면서 다음 달 추석 연휴 전으로 예상되는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의료 공백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의료 공백에 “위중하다”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에서 가장 큰 쟁점은 의대 정원 증원이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1509명 증원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의대 교수와 전공의 중에는 다음 달 9일 대학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전까지 내년도 증원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반면 정부는 이미 입시 절차가 시작된 만큼 내년도 증원은 번복할 여지가 없고 2026년도의 경우 의사들이 ‘과학적 단일안’을 가져올 때만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첨예한 입장 차 속에 한 대표 지도부는 의대 정원과 관련해 내년도는 정부 증원안을 유지하되 내년에 모집하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증원을 보류하자는 내용의 중재안을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모집 정원을 1년 10개월 전에 정해야 해 2026학년도도 이미 결정이 돼 있다”며 “2026학년도 증원을 보류하면 결정된 걸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여러 데이터를 근거로 결정한 사안이지 의료계와 협상해 근거 없이 타협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응급실 의료 공백에 대해서도 “의료 서비스가 마비될 상황은 아니고 관리 가능한 상황”이라며 “응급실 뺑뺑이는 의대 증원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누적된 문제”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응급실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고, 보건의료노조 파업도 목전에 다가온 상황에서 지금 문제를 손놓고 있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용산은 지금 의료 공백이 별문제가 없다는 인식”이라며 “당이 중재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의료 대란 대책 특위’ 구성 지시 민주당은 이 대표 지시로 구성된 의료 대란 대책 특위를 통해 의료 공백 관련 실태 조사부터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승래 수석 대변인은 “(이 대표가) 병원에 있다 보니 의료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며 “국민의 불편과 불안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런 걸 고민해 조치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의료 공백 상황이 어떤지부터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의료계와도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며 “정부에는 의대 증원 2000명에 집착하지 말고 적정 수준의 인원을 찾아야 한다고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대통령의 오기와 자존심 때문에 국민이 죽어간다면 그 대통령은 더 이상 자격이 없다고 단언해서 말할 수 있다”며 “이제 의료 대란의 수준을 넘어 의료 농단의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요새 매일 요양병원에서 실려 온 환자들이 응급실 문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이런 일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의료진 부족으로 전국 대학병원 응급실 곳곳에서 운영에 차질이 생기자,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된 고령의 요양병원 환자와 요양병원 관계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보통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을 인근의 큰 병원 응급실로 옮길 때는 ‘수용이 가능하냐’고 먼저 묻는 게 순서인데, 지금은 전화해도 어차피 병원에서 받아주지 못하니 일단 찾아오고 있다”며 “하루에 많을 때는 수십 명씩 응급실 앞에서 기다린다”고 전했다.요양병원 환자들이 6개월 넘게 이어진 ‘응급실 운영 파행’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요양병원 환자들은 건강 상태가 갑작스럽게 악화될 수 있는 고위험군이다. 응급 상황에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국 요양병원은 올 2월 기준 1373개, 입원 환자는 약 38만8000명(2022년 기준)에 이른다. 의료 현장에선 장기간 의료공백으로 요양병원 입원 환자들의 ‘피할 수 있었던 죽음’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남의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지역 내 요양병원 환자 중에 응급 상황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돌아가신 분들이 꽤 있다고 들었다”며 “이런 분들은 통계에선 ‘의료공백 영향으로 사망했다’고 집계되지 않지만 현장에선 다들 의료공백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요양병원 환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당장 응급실 의료진을 늘릴 마땅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에서 거부당한 요양병원 환자들이 숨질 수 있어 정부가 최근 대학병원 경영진에 요양병원 환자들을 적극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응급실뿐 아니라 배후 진료과까지 병원마다 수용 능력이 반 토막 났는데 대책은 내놓지 않고 환자만 더 받으라고 한다”고 했다. 한편 간호사, 의료기사 등이 29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의료공백이 더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19∼23일 국립중앙의료원, 강동경희대병원 등 6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 91%로 가결됐다고 24일 밝혔다. 정부는 25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파업 시 응급 환자의 차질 없는 진료를 위해 권역·지역응급센터 등의 24시간 비상 진료 체계를 유지하고, 공공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비상 진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실 곳곳 “요양병원 환자 못받아”… 정부는 “일시적 제한” 반복[의료공백 6개월]고령 기저질환 악화에도 문밖 밀려나요양병원 환자 위급 상황 잦지만… 응급실 “기존 내원 환자 위주로 수용”‘막을 수 있었던 사망’ 늘어날 수도… 정부는 “응급실 408곳중 파행 5곳뿐”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부산 지역 요양병원에 모신 김모 씨(62)는 최근 아버지 상태가 악화돼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옮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요양병원과 가까운 한 대학병원에선 전문의가 없어 거부했고 결국 2차 병원까지 수소문하다 경남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길 수 있었다. 김 씨는 “가까스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며 “요양병원이 대처하지 못하는 응급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병원 찾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응급실은 기존 환자들만 수용”요양병원에도 상주 의사가 근무하지만 모든 진료과 전문의들이 근무하는 것은 아니다. 야간에 근무하는 의사는 대부분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GP)들이다. 이 때문에 응급 상황에선 인근 병원 응급실에 가야 하는데, 의료공백 사태로 응급실 운영이 원활하지 않아 ‘표류’하거나 결국 다시 요양병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남 지역의 한 암 환자 전문 요양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암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이 아니라 다른 질환이 발생하면 진단 장비나 의료진이 부족하다”며 “평소 인근 대형병원들이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응급환자들을 받아줬는데 현재는 수용 기준이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고 전했다. 고령 환자들에겐 낙상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골반 골절’을 치료하는 지방 병원은 많지 않다. 배변 장애가 장폐색으로 이어지거나, 전립샘 등 비뇨기질환을 앓다가 응급실을 찾을 경우 협력 진료가 여의치 않아 응급실에서 거부당하기도 한다. 일반인에겐 평범한 질환이거나 한동안 버틸 수 있는 상황도 고령 환자에겐 혈압 등 징후를 급격히 악화시켜 ‘응급’ 상황으로 바뀌는 사례가 흔하다. 호남권의 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는 “요양병원 환자들은 한 곳만 나쁜 게 아니라 여러 진료과와의 협력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가령 콩팥과 폐를 다 봐야 하는 상황에서 한 진료과라도 의료진이 없으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의료공백으로 기존 내원 및 입원 환자 위주로 응급환자를 받는 대형병원도 적지 않다. 25일 부산대병원은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을 통해 ‘감염내과, 순환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신장내과, 신경외과 등의 진료 인력 부족으로 기존 내원 환자만 진료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모두 심혈관질환, 암 등 고령 환자의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을 다루는 진료과들이다. 한양대병원도 이날 ‘기존 환자 외엔 전원(轉院)이 불가능하고, 심장내과 인력 부재로 관상동맥조영술 환자 수용 불가’라고 밝혔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요양병원에 오래 있던 분들은 원래 다니던 병원이 없는 경우가 많아 더 전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드러나지 않은 요양병원 ‘초과 사망’ 많을 것” 현장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처럼 요양병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숨겨진 ‘초과 사망’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초과 사망은 재난, 감염병, 이상 기후 등의 영향으로 일정 기간 동안 통상적인 수준보다 숨지는 사람이 많은 것을 뜻한다. ‘예방이나 회피 가능했던 사망’이라는 의미로 현재와 같은 의료공백이 아니었다면 ‘숨지지 않았을 환자’라는 의미다. 서울 상급종합병원의 한 흉부외과 교수는 “예전엔 요양병원에서 위급해지면 대형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고 수년씩 생명을 연장하곤 했다. 지금은 그런 시도조차 못 하는 고령 환자들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다음 달 추석 연휴까지 겹치면서 응급실 운영은 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통상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내원 환자는 평상시의 2배 정도다. 이 회장은 “위기 상황에서는 항상 제일 취약한 사람부터 타격을 입는데 이번 의료공백 사태에서 요양병원 환자들이 겪는 일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붕괴 위험에도 여전히 “일시적 진료 제한일 뿐 정상화 과정에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응급실 운영 관련 브리핑에서 “전국 408곳 중 파행을 빚은 곳은 1.2%에 불과한 5곳이고, 병상 축소도 3%에 불과하다”며 응급실 대란 우려에 선을 그었다. 경기 남부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정부는 숫자로만 응급실 위기가 없다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했다. 경증 환자가 대형병원 응급실을 이용할 때 진료비 부담을 50∼60%에서 90%로 올리는 등의 응급실 대책을 두고도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환자들이 본인 증상만으로 경증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중증도 판단을 환자에게 맡길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강원 지역의 한 기숙형 고교에서 전교생의 30%가량이 확진되는 등 집단감염 사태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8월 셋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1444명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11∼17일 전국 220개 표본감시 병원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전주 대비 5.7% 증가한 1444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6월 넷째 주(23∼29일) 63명에 불과했으나 7월 들어 급증하기 시작해 7월 넷째 주(21∼27일) 474명, 8월 둘째 주(4∼10일) 1366명 등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검사를 안 받거나 입원하지 않은 경증 환자까지 포함할 경우 확진자 수는 20만 명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관계부처 회의에서 “여름철 유행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이며 정점에서의 확진자는 당초 예상한 35만 명보다 규모가 작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증가세 둔화 등을 감안해 거리 두기 등 위기 단계를 상향하진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초중고 개학이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와 겹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집단 감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강원의 한 기숙형 고교에선 지난주 개학 이틀 만에 첫 확진자가 나왔고 이후 누적 확진자가 학생의 30%에 달하는 49명으로 급속히 늘었다. 급식실 다시 칸막이, 병원들 마스크 의무화개학 앞두고 코로나 확진 급증교장 재량으로 ‘등교 중지’ 학교도감염취약 고령자 많은 요양원 비상중증환자 증가 따른 과부하 걱정22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우전초등학교. 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식생활관 식탁에는 투명한 비말 방지 칸막이가 설치돼 있었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자 학교 측이 과거에 사용했던 칸막이를 다시 설치한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우전초의 경우 전교생 중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등교하지 않는 중”이라며 “강제는 아니지만 학생 보호를 위해 자발적으로 칸막이를 설치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선 초중고교에선 코로나19 재확산이 개학 시기와 겹치며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보건당국에서 방역 수칙을 강화하지 않는 이상 강제성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확진자 등교 중지, 마스크 착용 여부 등을 모두 일선 학교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 595명, 경남 900명 등 초중고 확진자 속출 지난주부터 개학한 전국 초중고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2일까지 서울 내에서 초중고생 59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관내 초중고에서 21일 기준으로 약 300명이, 경남은 20일 기준으로 약 9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시도교육청에는 코로나19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확진 시 등교 여부에 대한 질의가 많은데 올 5월 코로나19의 위기단계가 ‘경계’에서 ‘관심’으로 내려가며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져 ‘등교 중지’ 여부는 학교장 재량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16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심하면 등교하지 않을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은 없다. 학부모마다 의견도 다르다. 일부 학교는 교장 권한으로 ‘확진자 등교 중지’ 방침을 공지했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등교 중지는 지나치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고 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녀가 확진됐는데 집에서 돌보기 어려워 등교시키고 싶다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기도 어렵다. 재학생의 30%가량이 확진된 강원 지역의 한 기숙형 고교의 경우 교사와 학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하고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일부 병원 자체적으로 마스크 의무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많이 찾는 병원 등도 비상이 걸렸다. 전남에선 이달 들어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곳이 19곳인데 대부분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이다. 질병관리청은 14일 “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에선 종사자와 방문자 모두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권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대형병원들은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등의 게시물을 내부에 부착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병원도 생겼다. 서울 동작구 한 병원은 최근 “병원 내부 출입 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이 되거나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올해 코로나19 입원 환자 1만5224명 중 65.6%(9991명)가 65세 이상이다. 80대 이상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이 0.73%로 전체 평균(0.05%)의 15배에 육박한다. 21일엔 전날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쓰러진 90대 노인이 온열질환과 코로나19가 겹쳐 사망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선 보건당국의 예상대로 다음 달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더라도 중증 환자로 인한 병원 과부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 뒤 각종 합병증으로 이어져 중환자실로 가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며 “확진자 증가세가 꺾인 후에도 중증 환자는 당분간 늘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의료체계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원주=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여름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자 수가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던 지난달 말보다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집단 확진이 잇따르고 있어 고령층 등 감염 취약계층에서 중증환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1~17일)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전주 대비 5.7% 증가한 1444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220개 표본감시 병원의 환자를 집계 결과다. 이는 한 달 전인 7월 셋째 주(226명)에 비해 6.4배로 늘어난 수치다.다만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양새다. 입원환자와 증가율은 7월 넷째 주 474명(109.7%), 8월 첫째 주 880명(85.7%), 8월 둘째 주 1366명(55.2%)으로 집계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계부처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유행은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서, 당초 예측한 8월 넷째 주 35만 명보다 발생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학교와 요양기관 등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방역당국은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한 고등학교에선 개학 일주일 만에 전교생의 약 30%에 이르는 48명이 확진됐다. 학부모들은 “하필이면 코로나19 유행 정점에 개학을 맞았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각 학교도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으로 ‘방역 의무’ 사항이 없다 보니 확진자 관리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일선 교장들은 “지침이 뚜렷하지 않으니 확진 시 등교 중지부터 마스크 착용이나 발열 검사, 칸막이 설치 등이 권고 사항이어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16일 “확진 학생은 증상이 심한 경우엔 쉬고 증상이 사라진 다음 날부터 등교하며, 쉬는 기간은 출석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배포한 바 있다. 의료 현장에선 고령 중증환자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1만5224명 중 65세 이상은 65.6%(9991명)에 이른다. 50~64세 18.1%, 19~49세 10.2%, 0~6세 4.1%, 7~18세 2.0% 순이다. 의료계에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공백으로 중증 환자를 받는데 제한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엔 전날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쓰러진 90대 노인이 온열질환과 코로나19가 겹쳐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올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독감 수준이지만, 80대 이상에선 0.73%로 치솟는다.정부는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환자를 분산시키기 위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발열 클리닉을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에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운영된 병원과 병상 여유가 있는 지역병원은 협력병원으로 지정하고,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의 코로나19 환자는 협력병원으로 우선 이송할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질 경우 더 많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평년보다 더 많은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관련해 “(확진자 수가) 다음 주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거리 두기 등 위기 단계를 상향시켜 관리할 상황은 아니고 현 의료체계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 청장은 21일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에서 “현재는 2020∼2022년과 같은 대유행 위기 상황이 아니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과정”이라며 “환자 증가세도 지난주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7월 넷째 주 474명, 8월 첫째 주 880명, 8월 둘째 주 1366명 등으로 급증하던 코로나19 입원환자 증가세가 8월 셋째 주에 다소 완만해졌다는 것이다. 8월 셋째 주 입원환자 수는 22일 발표된다. 질병청은 현재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 청장은 “오미크론 변이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며 “다만 연령별로는 2020년 이후 50세 미만의 치명률이 0.01% 이하인 반면 80세 이상은 1.75%로 급격히 높아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번 주 약 6만 명분, 다음 주초 약 17만7000명분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부족해 추가로 확보한 예비비 3268억 원을 활용한 것이다. 질병청은 다음 주에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을 포함해 총 확진자가 35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부터는 최근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질병청은 “젊은 층도 백신을 맞을 경우 감염 위험은 3분의 1, 중증화 위험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길 당부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후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며 중증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보다 중증환자가 더 늘면 전공의 없는 병원의 환자 수용 여력은 한계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야간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환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관련해 “(확진자 수가) 다음 주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거리 두기 등 위기 단계를 상향시켜 관리할 상황은 아니고 현 의료체계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지 청장은 21일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에서 “현재는 2000~2022년과 같은 대유행 위기 상황이 아니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과정”이라며 “환자 증가세도 지난주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7월 넷째 주 474명, 8월 첫째 주 880명, 8월 둘째 주 1366명 등으로 급증하던 코로나19 입원환자 증가세가 8월 셋째 주에 다소 완만해졌다는 것이다. 질병청은 8월 셋째 주 입원환자 수는 22일 발표할 계획이다.질병청은 현재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 청장은 “오미크론 변이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치명율은 0.05%로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며 “다만 연령별로는 2020년 이후 50세 미만의 치명율이 0.01% 이하인 반면 80세 이상은 1.75%로 급격히 높아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번 주 약 6만 명분, 다음 주 초 약 17만7000명분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부족해 추가로 확보한 예비비 3268억 원을 활용한 것이다. 질병청은 다음 주에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을 포함해 총 확진자가 35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10월부터는 최근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질병청은 “젊은 층도 백신을 맞을 경우 감염 위험은 3분의 1, 중증화 위험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길 당부했다.하지만 의료계에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후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며 중증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보다 중증환자가 더 늘면 전공의 없는 병원의 환자 수용 여력은 한계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야간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환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으로 분산해 대형병원 응급실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을 20일 밝힌 바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의료 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대형병원이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발열클리닉 운영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이에선 “이 정도 대책으로는 조만간 닥칠 응급의료 대란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0일 응급실 진료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의료계 집단행동의 영향으로 일부 응급의료기관에서 일시적 진료 제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응급실 진료 제한이 발생한 곳은 전체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5곳(1.2%)이며, 병상을 축소한 곳은 25곳(6.1%)이다. 정 정책관은 “(진료 제한이 발생했던) 충북대병원과 속초의료원은 정상 운영 중이고, 천안 순천향대병원과 단국대병원은 다음 달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권역 및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전공의 약 500명이 이탈해 예전과 동일한 진료를 제공하긴 어렵다”면서도 “응급실도 전공의 의존을 낮춰야 하고 지금은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고 말했다. 정 정책관은 “응급실 내원 환자의 44%는 경증·비응급 환자”라며 응급실 병상을 중증·응급 환자에게 양보해줄 것도 요청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까지 본격화되면서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가 6월 2277명에서 지난달 1만3495명으로 약 6배가 됐다. 내원 환자 중 7%가량을 차지하며 응급실 부담이 더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하자 정부는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이 야간·주말에 찾을 수 있는 발열클리닉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협력병원을 지정해 코로나19 환자 입원 치료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선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들어 목요일마다 응급실을 제한적으로 운영 중인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우 응급실 전문의 15명 중 4명이 이미 그만둔 데 이어 다음 달에도 3명이 더 사직할 예정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부가 사태를 여전히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며 “서울 대학병원 가운데도 응급실 운영을 힘들어하는 곳이 적지 않다. 해당 병원 환자 외에는 응급실 내원이 제한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대형병원이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발열클리닉 운영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이에선 “이 정도 대책으로는 조만간 닥칠 응급의료 대란을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0일 응급실 진료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의료계 집단행동의 영향으로 일부 응급의료기관에서 일시적 진료 제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응급실 진료 제한이 발생한 곳은 전체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5곳(1.2%)이며, 병상을 축소한 곳은 25곳(6.1%)이다.정 정책관은 24시간 365일 운영해야 하는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하거나 축소한 대형병원들을 거론하며 “충북대병원과 속초의료원은 정상 운영 중이고, 천안 순천향대병원과 단국대병원은 다음 달 중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했다. 또 “권역 및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전공의 약 500명이 이탈해 예전과 동일한 진료를 제공하긴 어렵다”면서도 “응급실도 전공의 의존을 낮춰야 하고 지금은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고 말했다.그런데 응급의료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정 정책관은 “응급실 내원 환자의 44%는 경증·비응급 환자”라며 응급실 병상을 중증·응급 환자에게 양보해줄 것을 요청했다.또 최근에는 코로나19 재확산까지 본격화되면서 응급실을 찾는 코로나19 환자가 6월 2277명에서 지난달 1만3495명으로 약 6배가 됐다. 내원 환자 중 7%가량을 차지하며 응급실 부담이 더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야간 및 주말에 내원할 수 있는 발열클리닉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협력병원을 지정해 코로나19 환자 입원 치료를 확대하기로 했다.하지만 의료 현장에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달 들어 목요일마다 응급실을 제한적으로 운영 중인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우 응급실 전문의 15명 중 4명이 이미 그만둔 데 이어 다음 달에도 3명이 더 사직할 예정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부가 사태를 아직도 가볍게 여기는 것 같다”며 “서울 대학병원 중에도 응급실 운영의 어려움을 겪는 곳이 생기고 있다. 해당 병원 환자 외에는 응급실 내원이 제한되는 곳이 있을 정도”라고 우려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전국 대학에서 2학기 등록이 시작됐지만 의대 40곳은 재학생들이 여전히 수업 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대학들은 2학기 등록 시점을 늦추며 복귀를 기다리고 있지만 수업 거부가 9월을 넘길 경우 ‘집단 유급’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가 있는 대학들은 2학기 시작 시점과 등록금 납부 기간을 늦추며 수업 복귀를 독려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에선 학칙상 정해진 기간 내 등록을 안 하면 ‘미등록 제적’ 대상이다. 다만 의대가 있는 대학들은 1학기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해 의대생에 한해 등록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다. 고려대는 복귀 학생은 9월 말부터, 미복귀 학생은 그 이후 2학기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두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8월 말까지인 2학기 등록금 납부 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경북대는 의대 1학기가 종료되는 11월 이후 2학기 등록금을 받기로 했고, 충북대는 2학기 등록 기간을 12월 말 등 필요한 만큼 연장할 방침이다. 하지만 대학 관계자들은 “조만간 유급이든 휴학이든 결정할 시기가 다가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매 학년 수업일수는 30주 이상이어야 하고 예외적으로 2주 단축이 가능하다. 지난달 교육부는 ‘탄력적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야간, 원격, 주말 수업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했지만 해당 특례를 활용하더라도 9월이 지나면 물리적으로 수업을 이수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8217명 중 수업에 출석 중인 학생은 495명(2.7%)에 불과하다. 대학에서는 “선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돌아와야 의대생도 돌아올 것”이란 말이 나오지만 이달 16일 마감된 전국 수련병원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에는 21명만 지원했다. 지난달 말 마감한 정규 모집 지원자를 합쳐도 모집 인원 대비 지원율은 1.6%에 불과하다. 한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22일까지 정부·여당이 간호법 입법을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를 얻었으나 환경미화원 등을 하며 열심히 살던 50대 여성이 장기 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경기 안산시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김연화 씨(사망 당시 58세·사진)가 심장과 간장 및 좌우 신장을 4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급성 심정지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김 씨가 지난해 1월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했다는 걸 떠올리고 기증을 결심했다. 당시 김 씨는 장기 기증을 보도한 언론 기사와 드라마 등을 접한 뒤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만약의 경우 장기 기증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강원 양양군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김 씨는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가 휘는 장애를 얻었다. 하지만 마트 직원, 환경미화원 등을 하며 성실하게 삶을 꾸려 나갔다고 한다. 힘든 환경에서도 주위 사람들을 챙겼으며,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는 자상한 엄마이기도 했다. 딸 박지희 씨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8개월 만에 기증원에 “어머니 이름이 기억됐으면 한다”며 김 씨의 사연을 세상에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는 또 “이젠 하늘에서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한다”며 어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김 씨의 아름다운 모습이 앞으로도 사회를 환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16일 오전 11시 16분. 서울 중구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수도권 응급의료상황실’에 “40대 장 허혈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는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복통으로 경기 의정부시의 한 병원을 찾았다가 장 주변 혈관이 막힌 것이 발견된 환자였다. 전원(轉院)을 요청한 병원은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장 괴사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 인근 대학병원 등 5곳에 의뢰했지만 모두 ‘수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상황실 관계자는 서울 대형병원에 전화를 9번이나 돌린 끝에 “환자를 받겠다”는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상당수 대형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충북대병원 등 지역 거점 대학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해 권역 밖으로 장거리 이송되는 경우도 늘고 있고, 응급 치료를 못 받아 생사의 갈림길에 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추석 연휴 즈음 응급실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의료공백 후 273명은 이송 병원 못 찾아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권역별 응급의료상황실 전원 현황’에 따르면 올 3∼7월 접수된 전원 요청 5201건 중 273건(5.2%)은 이송할 병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응급의료센터 관계자는 “환자 바이탈(혈압 등 생체 신호)이 불안정해 장거리 이송이 어려운 중증환자인데 인근 병원 중에는 갈 곳이 없어 오도 가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의 최종 치료를 책임져야 할 거점 대학병원의 역량이 한계에 달해 권역 밖으로 장거리 이송되는 환자도 상당수다. 올 3∼7월 부산에서 발생한 전원 요청 환자 259명 중 부산 시내 병원에서 수용한 환자는 153명(59.1%)에 불과했다. 77명(29.7%)은 울산과 경남으로, 29명(11.2%)은 그 밖의 지역으로 이송됐다. 올 4월 부산에서 복합골절과 혈관 손상이 발생한 29세 환자의 경우 19곳을 수소문한 끝에 경기 남부 대학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24시간 365일 가동돼야 할 응급실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충북대병원은 14일 오후∼15일 오전 분만, 심근경색 등 14가지 중증 응급질환 진료를 중단했다. 세종충남대병원도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이달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을 부분 폐쇄하고 있다. 충청권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병원 사이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고용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의료공백 사태 전에는 전문의 1명, 레지던트 2명, 인턴 2명이 응급실 당직을 섰는데 지금은 전문의 1명만 근무 중”이라며 “의사 수는 5분의 1로 줄었는데 환자는 기존의 절반 이상을 받으니 살릴 기회를 놓치는 환자가 생긴다”고 말했다.● “수도권 병원도 곧 한계 맞을 것” 응급의료 공백은 응급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응급실은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 후 다른 진료과로 넘기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 2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이후 각 진료과의 환자 수용 능력이 급감하면서 거의 모든 과에서 환자 표류가 발생하고 있다. 대전에서 24시간 신경과 진료가 가능한 유일한 병원이 충남대병원인데 15일 신경과 교수가 병가로 당직을 못 서자 관련 환자 이송이 불가능해진 것이 단적인 사례다. 응급의료 전문의들은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는 경기 남부 대형병원도 조만간 응급실 운영이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각 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 운영 역량이 한계에 도달하며 2차 병원으로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며 “응급환자가 늘어나는 추석 연휴에 응급실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대 총장과 전 의대 교수 대표가 의대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문제 등을 놓고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충북대 의대는 현재 49명인 정원이 200명으로 늘어 전국 40개 의대 중 증원 폭이 가장 크다. 다만 내년엔 대학별 자율 증원 방침에 따라 증원분의 50%만 반영한 125명을 선발한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배장환 전 충북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의대 증원은) 모든 과정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배 전 교수는 충북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달 사직했다. 배 전 교수는 향후 3년간 지방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충원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실질적인 교수 증원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배 전 교수는 “신규 인력을 발령해야 증원이 되는데, 기존에 총장이 발령한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교수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직급 변경만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충북대병원 기금교수는 17명뿐이고 이들을 발령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 150명 내외의 증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사직 교수 규모를 두고도 충돌했다. 고 총장이 “의대 교수 중 사직자는 명예퇴직 2명, 의원면직 2명 등 4명에 불과하다”고 하자, 배 전 교수는 “심장내과 교수 10명 중 2명은 은퇴 시기가 가깝고, 나머지 7명 중 3명이 사직했다”며 “있는 사람도 나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배 전 교수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강행하고 있다’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내년에 닥칠 의료대란에 대해 정말 나이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내년에는 한국전쟁 중에도 벌어지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고 답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충북대 총장과 전 의대 교수 대표가 의대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문제 등을 놓고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충북대 의대는 현재 49명인 정원이 200명으로 늘어 전국 40개 의대 중 증원 폭이 가장 크다. 다만 내년엔 대학별 자율 증원 방침에 따라 증원분의 50%만 반영한 125명을 선발한다.16일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배장환 전 충북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의대 증원은) 모든 과정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배 전 교수는 충북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달 사직했다.배 전 교수는 향후 3년간 지방 국립대 의대 교수를 1000명 충원하겠다는 정부 방침도 실질적인 교수 증원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배 전 교수는 “신규 인력을 발령해야 증원이 되는데, 기존에 총장이 발령한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교수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직급 변경만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충북대병원 기금교수는 17명뿐이고 이들을 발령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 150명 내외의 증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두 사람은 사직 교수 규모를 두고도 충돌했다. 고 총장이 “의대 교수 중 사직자는 명예퇴직 2명, 의원면직 2명 등 4명에 불과하다”고 하자, 배 전 교수는 “심장내과 교수 10명 중 2명은 은퇴 시기가 가깝고, 나머지 7명 중 3명이 사직했다”며 “있는 사람도 나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배 전 교수는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강행하고 있다’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내년에 닥칠 의료대란에 대해 정말 나이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내년에는 한국전쟁 중에도 벌어지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고 답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정부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이번 기회에 대형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방 국립대 교수를 대폭 늘려 의대 증원 후에도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진료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실에선 오히려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의대와 병원을 떠나는 교수가 늘고 있어 의료계에선 “정부가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탁상공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까지 전국 40개 의대 소속 병원 88곳에서 1451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255명은 병원을 떠났다. 부산대병원 33명, 강원대병원 20명, 충북대병원 16명 등 정원이 많이 늘어난 비수도권 국립대의 이탈 규모가 컸다. 충청권 대학병원의 한 필수과 교수는 “특히 젊은 교수들이 기대했던 연구나 교육이 불가능해졌다며 교수직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부터 정원이 늘어나는 의대 32곳은 ‘교수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가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의대 정원 증원 수요조사서’에 따르면 정원이 늘어나는 의대 32곳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4301명의 교수가 더 필요하다고 교육부에 요청했다. 의대 교수는 교육과 진료를 모두 하기 때문에 기초 분야에서 737명, 임상 분야에서 3564명을 늘려야 현재의 진료 수준을 유지하면서 의대 교육의 질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중 지방 거점 국립의대 9곳은 기초와 임상 분야를 합쳐 2363명의 교수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9곳의 교수가 현재 총 1286명인 상황에서 단기간에 이를 3배로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의료계에서 나온다. 한 지방 국립대병원장은 “의대 교수는 연구 등의 자격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부족하다고 즉시 뽑을 순 없다”고 했다. 지방 국립대 응급의학과 교수도 “수도권 병원의 영입 제안에 이직하려는 교수들이 많다. 지방 필수과 교수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교수 수급 외에 실습 등 교육 시설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재원 마련도 필요하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내년도 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의대 30곳은 2030년까지 의대와 병원 실습 시설 투자 등에 총 6조5966억 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희철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이사장은 “정부가 의료 현실을 외면한 채 무리한 증원만 고집하다 보니 교수 수급과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못 내놓고 있다. 의대 교육이나 병원 운영의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동네 의원에서 고혈압·당뇨병 통합관리 서비스를 받는 만성질환자의 외래진료 본인부담률이 21일부터 기존 30%에서 20%로 낮아진다. 보건복지부는 13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올 2월 발표한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의 후속 조치로, 취약 계층의 의료비 부담 경감과 건강보험료 납부 제도 개선이 골자다.고혈압·당뇨병 통합관리 서비스는 등록한 환자에게 동네 의원이 환자 맞춤형 관리계획과 생활습관 개선 교육 등을 제공해 주는 제도다. 복지부는 “외래 이용 부담을 낮춰 만성질환이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만성질환자의 1차 의료기관 이용을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정부는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소득 하위 30%(1~3분위)의 건강보험 급여 항목 본인부담 상한액을 동결했다. 나머지 소득 4~10분위 구간은 지난해 소비자물가변동률(3.6%)을 적용해 인상했다. 본인부담 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간 본인부담금이 일정 금액을 넘지 않도록 제한한 제도다. 불필요하게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환자의 비용 부담은 늘어난다. 요양병원에 120일을 넘겨 입원할 때 본인부담상한액은 소득 전 구간에서 3.6% 인상된다. 치료 목적이 아닌 돌봄을 위한 이른바 ‘사회적 입원’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인 ‘소득월액’을 조정 신청할 때, 근거가 되는 소득 항목을 기존 2개(사업·근로)에서 이자·배당·연금·기타 항목을 포함한 6개로 확대했다. 또 현재는 전년도 대비 소득이 감소한 경우에만 소득월액 조정 신청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소득이 늘었을 때도 조정 신청이 가능해진다. 가입자가 보험료 납부 당시의 정확한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른바 ‘임신 36주 차 낙태 브이로그’ 영상을 온라인에 올린 20대 여성 유튜버와 낙태 시술을 한 병원장이 경찰에 살인 혐의로 입건됐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지금까지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입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경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됐던 유튜브 낙태 영상에 조작은 없었다. 실제 일어난 일”이라며 “압수물 분석과 수술 의료진 신원 파악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6월 27일 온라인에 올라온 이 여성의 유튜브 영상에는 배가 부른 상태로 수도권의 한 병원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겼다. 영상에는 병원장이 “(태아) 심장도 이렇게 잘 뛰잖아. 이 정도면 낳아야 한다. 못 지워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그럼에도 이 여성이 낙태 시술을 받은 뒤 음식을 먹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정확한 임신 및 낙태 시점 등은 확인되지 않았고, 여성 본인이 ‘임신 36주 차’라고만 밝혔다. 이후 영상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2일 이 여성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고, 경찰은 이 여성과 해당 병원에 대해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들 모두 형법상 살인 혐의가 적용됐다. 낙태 시술 당시 태아가 숨진 상태로 나왔는지 여부에 따라 사체 손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도분만 후 살인인지, 사산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관련법 개정에 나섰으나 5년째 진전이 없는 상태다. 2020년 정부는 임신한 여성의 임신 유지·출산 여부의 결정 가능 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정한 모자보건법 및 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임신 14주까지는 본인 의사에 따라 낙태를 허용하고, 15∼24주까지는 특정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은 종교계 등의 반대로 논의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자동 폐기됐다. 태아를 어느 시점부터 ‘사람’으로 볼 수 있는지, 살인죄 피해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대법원은 2007년 판결에서 “분만이 개시된 때”부터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임신 22주’부터 태아는 독자적 생명체가 된다고 판단했다. 2021년에는 임신 34주 차 태아를 낙태시킨 의사에게 살인죄로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확정했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낙태에 대해 “임신 24주일 이내인 사람만 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위반 시 처벌 규정은 없다. 한국여성변호사회 소속 신수경 변호사는 “36주 이상 지나면 약물을 쓰는 낙태는 불가능하다. 의도적으로 진통을 일으켜서 출산했을 것”이라며 “그 뒤 아이를 죽였다면 살인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 씨(61)는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해 지난해부터 월 90만 원가량을 받고 있다. 1963년생인 김 씨는 만 63세인 2026년부터 연금을 탈 수 있지만 최대 5년 일찍 받을 수 있는 ‘조기노령연금’ 제도를 적용해 수급 시기를 3년 앞당겼다. 그 대신 수령액은 월 20만 원가량 줄었다고 한다. 김 씨는 “퇴직 후 고정 소득은 없는데 써야 할 곳은 그대로”라며 “조금 덜 받더라도 일찍 받는 게 낫다”고 했다. 1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11만2031명으로 전년 대비 88.9% 늘었다.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수급 시기를 1년씩 앞당길 때마다 당초 수급액에서 연 6%씩 줄어들며 5년 일찍 받으면 최대 30%가 줄어든 금액을 평생 받게 된다. 조기노령연금이 ‘손해연금’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난해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가 급증한 것은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늦어지며 ‘소득공백기’가 생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연금을 처음 받는 나이는 정년과 동일한 60세였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면서 1998년 수급 개시 연령을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늦추기로 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는 63세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연금공단은 지난해 62세였던 1961년생의 경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연금을 못 받게 되면서 일부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조기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 3월 기준으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88만5350명이고, 월평균 수령액은 약 69만 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기노령연금 수령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 연금 수령 기간도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감액된 금액을 장기간 받으면 총수령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연금 개혁이나 고갈 문제는 현 연금 수급자들에겐 영향이 없는 만큼 자신의 건강과 자산 등을 고려해 조기 수령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년이 60세인 반면 1969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만큼 정년 연장을 통해 은퇴자들의 소득 공백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수명이 늘어난 만큼 고령자가 경제 활동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와 국회는 가입 기간과 수령 시기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현재 59세에서 64세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 구로구에 사는 김모 씨(61)는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해 지난해부터 월 90만 원 가량을 받고 있다. 1963년생인 김 씨는 만 63세인 2026년부터 연금을 탈 수 있지만 최대 5년 일찍 받을 수 있는 ‘조기노령연금’ 제도를 적용해 수급 시기를 3년 앞당겼다. 대신 수령액은 월 20만 원가량 줄었다고 한다. 김 씨는 “퇴직 후 고정 소득은 없는데 써야 할 곳은 그대로”라며 “조금 덜 받더라도 일찍 받는 게 낫다”고 했다.12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조기노령연금 수급자는 11만2031명으로 전년 대비 88.9% 늘었다.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수급 시기를 1년씩 앞당길 때마다 당초 수급액에서 연 6%씩 줄어들며 5년 일찍 받으면 최대 30%가 줄어든 금액을 평생 받게 된다. 조기노령연금이 ‘손해연금’이라고 불리는 이유다.그럼에도 지난해 조기노령연금 신규 수급자가 급증한 것은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늦어지며 ‘소득공백기’가 생긴 영향으로 풀이된다.1988년 국민연금 도입 당시 연금을 처음 받는 나이는 정년과 동일한 60세였다. 하지만 국민연금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면서 1998년 수급 개시 연령을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늦추기로 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는 63세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연금공단은 지난해 62세였던 1961년생의 경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연금을 못 받게 되면서 일부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조기연금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올 3월 기준으로 조기노령연급 수급자는 88만5350명이고, 월평균 수령액은 약 69만 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기노령연금 수령은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 연금 수령기간도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감액된 금액을 장기간 받으면 총수령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연금 고갈 우려 등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 때문에 앞당겨 받겠다는 가입자들도 있다”며 “연금 개혁이나 고갈 문제는 현 연금 수급자들에겐 영향이 없는 만큼 자신의 건강과 자산 등을 고려해 조기 수령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현재 정년이 60세인 반면 1969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되는 만큼 정년 연장을 통해 은퇴자들의 소득 공백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수명이 늘어난 만큼 고령자가 경제활동을 오래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와 국회는 가입 기간과 수령 시기의 공백을 없애기 위해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현재 59세에서 64세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