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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면역 시스템은 잘 작동하고 있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건강한 젊은층 중 상당수는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내 면역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체의 면역력에 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대한수면학회는 코로나19에 대응하려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며 5대 수면 규칙을 발표했다. △최소한 7시간 이상 숙면하고 △규칙적으로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며 △전자기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지 않으며 △잠자리에 누워서는 걱정을 하지 말고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라는 것이 대한수면학회의 조언이다. 하지만 20대 젊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면역 과잉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 반응이 나타난 일이 있다. 얼마 전 중증 폐렴으로 숨진 17세 고교생 또한 사이토카인 폭풍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잘 먹고, 잘 자는 것만으로는 안전한 면역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의료진은 면역세포에 주목한다. 그중에서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혹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해 파괴하는 NK(Natural Killer)세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미국국립보건원과 미국암학회는 면역항암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서 국내 바이오기업 엔케이맥스가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엔케이맥스의 면역세포치료제인 ‘슈퍼NK’가 ‘과(過)면역’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 우리 몸 안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하면 면역세포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면역세포는 사이토카인을 비롯해 다양한 면역물질을 분비해 ‘적’과 싸운다. 이때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면역물질이 쏟아진다. 이 물질들은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공격하며, 그 결과 장기가 손상되는 것이다. 이 현상이 과면역 반응이다. 사이토카인 폭풍 역시 이런 과면역 반응 중 하나다. 엔케이맥스 연구진은 항암 치료 연구 과정에서 이 반응을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 과정에서는 크고 작은 과면역 반응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이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기존 항암제와 슈퍼NK를 함께 투입한 뒤 경과를 살폈다. 그 결과 항암 치료 효과를 높였을 뿐 아니라 과면역 반응도 억제되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 엔케이맥스 김용만 연구소장은 “NK세포 면역항암제로 글로벌 의료 시장을 두드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와 별도로 NK세포를 활용해 사이토카인 폭풍 문제를 없애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NK세포의 면역력 개선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우한대 런민병원이 올 1, 2월에 41명의 코로나19 환자와 미감염자의 면역 상태를 비교한 바 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의 수치가 매우 높았으며 반대로 NK세포는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NK세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각국에서 감지된다. 중국 허난성의 한 대학에서는 2월부터 NK세포를 활용해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이 임상시험은 올해 12월에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도 이달 초 비슷한 내용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며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 앤케이맥스는 NK세포를 활용해 면역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개발했다. 이 진단키트를 활용하면 자신의 몸에 얼마만큼의 NK세포가 있는지, 그 세포가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엔케이맥스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학병원, 건강검진센터 등 전국 1000여 곳에서 혈액을 추출해 검사한다. 검사 결과는 하루 만에 확인할 수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장기 이식 분야에 한해서는 첨단 기술도 좋지만 장기 기증 활성화가 더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더 활성화하고, 나아가 심장이 멈춰 사망한 사람들의 장기 기증 방안을 물색해야 한다는 것. 권영주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58)는 “뇌사자뿐 아니라 병원 내에서 사망해 심장 기능이 정지된 환자의 경우 사전에 본인과 가족의 동의가 있었다면 사후에 곧바로 장기를 적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신장 이식을 비롯해 만성 콩팥 질환의 베스트 닥터로 평가받는다. 현재 고려대 구로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아직 국내에는 이와 관련된 법령이 완벽하게 정비돼 있지 않다. 윤리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가령 심장이 멈춘 환자의 경우 어느 시점을 ‘사망’으로 규정할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 사망 선고 시점을 조금 늦추면 장기는 쓸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유족의 정서를 감안하면 너무 이른 시점에 사망 선고를 내릴 수도 없다. 권 교수는 “유럽에서는 뇌사자뿐 아니라 이런 식의 심정지 환자의 사후 장기 기증자가 상당히 많다. 영국은 뇌사자와 심정지 환자의 장기 기증 비율이 3 대 2 정도다”라며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일단 병원 내 사망 환자에 대해 제도 도입을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권 교수는 “대한이식학회 차원에서의 논의는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동식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 “장기 손상없이 운송할 시스템도 필수” ▼외국, 장기에 펌프 연결 인공피 공급…이동중 손상 막아 이식 성공률 높여기증받을 장기가 나왔다 하더라도 제때 이식 대상자에게 전달되지 못하면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이룰 수 없다. 따라서 장기 확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장기를 최고의 상태로 옮기고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김동식 고려대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50)는 “예전에는 장기 적출 후 원거리를 이동할 경우 장기가 손상되기도 했다. 그런 걱정 없이 장기를 운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려대의료원 통합 간이식팀장과 안암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을 맡고 있다. 고위험 환자의 장기 이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적출한 장기에 펌프를 연결해 인공 혈액을 공급하는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생존자의 몸 안에 있을 때처럼 혈액과 산소, 영양을 장기에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것. 이를 통해 장기의 손상을 막음으로써 이식 성공률을 높인다. 외국에서는 가장 먼저 신장에 이 장비를 적용했고 3, 4년 전부터는 간, 폐 등의 장기에도 도입했다. 국내에는 관련법이 정비되지 않아 도입되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이식 수술 후 면역 거부 반응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피력했다. 기존 약들은 몸 전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를 막기 위해 해당 장기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면역 거부 반응 문제를 해결하는 약이 개발되고 있다. 김 교수는 “면역 거부 문제만 해결하면 이식된 장기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돼 합병증을 줄이고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한때 중국에 가서 신장을 이식받는 사람들이 있었다. 감염과 면역 거부 반응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으로 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국내에서는 기증된 장기가 적어 장기 이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장기 이식을 받기 위해 등록한 대기자는 3만8000여 명이다. 대기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장기 기증자는 줄어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자의 평균 대기 시간은 1711일이었다. 4, 5년을 기다려야 장기 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7년 이상 장기 이식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도 7096명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장기 이식 분야의 획기적 기술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 분야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희망이 될 새로운 기술은 언제쯤 나타날까. ○ “면역 문제 해결하면 동물 장기 이식 가능” 1960년대, 해외에서 장기 이식과 관련해 독특한 임상시험이 이뤄진 적이 있다. 침팬지, 원숭이 같은 영장류 동물에서 간, 심장, 신장을 적출해 사람에게 이식했다.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고는 하나 현재의 의학적 수준으로도 성공하기 어려운 실험이었다. 이 무모한 도전은 당연히 실패로 끝났다. 환자는 모두 사망했다. 물론 요즘에는 이런 실험 자체를 하지 않는다.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성공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설령 이식 수술에는 성공하더라도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 장기가 안착할 수 없다. 하지만 동물의 장기를 이용한 이식 연구는 여전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요즘에는 돼지 장기를 주로 사용한다. 돼지의 유전자 구조가 사람과 흡사하고 유전자 조작이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돼지는 6개월 만에 성체가 되기 때문에 장기를 빨리 성장시킬 수도 있다. 돼지의 장기를 곧바로 사람에게 이식하지는 않는다. 우선 원숭이 같은 영장류에 이식해 반응을 본다. 주로 심장, 신장, 간 등의 장기 이식 시도가 많다.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장기, 특히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는 대체로 1년 정도 생존한다. 첫 실험에서는 3개월을 넘기지 못했었다. 수명을 상당히 늘린 셈.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직접 이식하려면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바로 면역 문제다. 돼지 장기를 유전자 조작한 뒤 사람에게 이식하더라도 면역 거부 반응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우선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동물 장기의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심장을 예로 들자면, 돼지에서 심장을 적출한 후 유전자 조작 등의 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심장의 모든 세포를 제거한다. 그렇게 되면 심장이라는 ‘구조물’만 남는다. 얼핏 보면 껍데기가 되는 셈인데, 그 대신 이 구조물은 면역 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면역 거부 반응을 없앨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이 구조물을 본격적으로 심장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밟는다. 보통은 이때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줄기세포를 구조물에 투입하면 면역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심장으로 발전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지만 한 가지 문제가 더 있다. 바로 감염이다. 돼지만 걸리는 고유한 바이러스 질환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로 사람에게 장기를 이식하면 새로운 병에 걸릴 수 있다. 이 모든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까. 장기 이식 전문가들은 대체로 5∼10년 후에는 돼지 장기를 이식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장기 이식 후 생존 기간을 늘리는 것도 과제다. 이 때문에 우선적으로는 ‘다른 대안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동물 장기를 이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 장기 이식이 보편화하면 어떤 점이 달라질까. 전문가들은 장기 부족 사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선천성 소아 심장질환의 경우 아이의 성장 속도에 따라 동물 장기를 여러 번 교체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 ○ “3D 장기 프린팅 연구 활발” 2017년 11월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아래턱뼈를 이식하는 수술이 시행됐다. 환자 A 씨는 구강암 환자였다. 혀에 발생한 악성종양을 치료했는데, 나중에 혀와 어금니 뒤쪽에서 재발했다. 암 세포는 턱뼈까지 침범했다. 의료진은 아래턱뼈를 제거하고 새로 이식하기로 했다. 보통 아래턱뼈를 재건하려면 종아리뼈나 갈비뼈를 사용한다. 의료진은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티타늄 재질의 아래턱뼈를 새로 만들어 이식한 것. 혀와 구강 점막을 대신하기 위해서 피부와 연부 조직을 함께 이식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외과가 3D 프린터로 인조합금 두개골을 만들어 이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이 기술을 활용한 수술은 40건이 넘었다. 이런 수술은 ‘3D 장기 프린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물론 아직까지는 심장이나 신장, 간 같은 장기를 인공적으로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인공 장기 생산으로 이어지려면 ‘바이오 잉크’ 기술이 더 발전해야 한다. 인쇄물을 잉크로 찍어내듯이 장기를 3D로 찍어내려면 수만 개의 세포로 이뤄진 잉크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이오 잉크다. 국내에서도 이 바이오 잉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바이오 기업을 중심으로 이런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한 기업은 바이오 잉크를 이용해 인공 간을 ‘찍어’내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각막을 3D 프린터로 만들었고, 중국에서는 인공혈관을 제조해 영장류에게 이식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시도가 있다고 해서 현재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할 수는 없다. 이렇게 만든 장기라 해도 면역 거부 반응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바이오 잉크의 성능을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면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장기의 이식은 언제쯤 보편화할까. 장기 이식 전문가들은 최소한 20∼30년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 “뇌에 자극 주는 장치, 정신질환에도 효과”김종현 신경외과 교수파킨슨병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파킨슨병 환자 또한 증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치매 환자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치료할 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김종현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49)는 “그래도 뇌를 자극하는 장비들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특히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는 파킨슨병과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뇌의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이상운동질환이나 경련 등에도 뇌심부자극술을 포함한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영상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서 뇌질환 치료의 정확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김 교수는 “뇌수술의 부작용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치명적일 수 있는데, 이런 부작용이 없는 장비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뇌질환자의 삶의 질도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이를테면 뇌에 자극을 주기 위한 장치를 몸 안에 삽입해야 하는 뇌질환자도 있다. 보통은 직경 5cm 크기인 반구 모양의 장치를 가슴에 삽입한다. 이 때문에 몸을 움직일 때마다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 장치가 점점 소형화하고 있다. 이미 두피 밑에 직접 삽입할 정도로 작은 장치가 개발되고 있다. 김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이 다양한 질환에 응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투렛증후군(신체 일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병)이나 강박장애를 비롯해 약물로 치료가 잘 안 되는 정신질환 치료에 이미 일정 부분 적용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모든 정신질환의 정식 치료법으로 완벽하게 입증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막힌 뇌혈관 우회 연결술도 보편화 눈앞” 윤원기 신경외과 교수 뇌혈관질환 수술은 상당히 난도가 높다. 조금만 실수를 해도 다른 혈관을 건드리거나 신경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 또 다른 심각한 뇌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뇌혈관질환 수술을 ‘아트’라고 한다. 윤원기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44)는 이런 수술이 미래에는 훨씬 쉬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상 장비나 인공지능, 로봇 덕분에 웬만한 숙련도만 있으면 수술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는 것. 윤 교수는 최소한의 절개만으로 뇌혈관질환을 수술하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막힌 뇌혈관에 다른 혈관을 끌어다 연결함으로써 혈액을 흐르게 해 신경 손상을 막는 수술에도 능하다. 이 모든 고난도 수술이 앞으로는 ‘보통’ 수준의 수술이 된다는 이야기다. 윤 교수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도 24시간 이상으로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2, 3년 이내에 세밀한 수술이 가능해짐으로써 막힌 혈관을 거의 대부분 안전하게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으로는 미리 질병을 예측해 대처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윤 교수는 말했다. 이미 일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유전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이 연구가 어느 정도 이뤄지면 뇌동맥류와 같은 뇌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조작해 발병 자체를 막을 수도 있다. 윤 교수는 대략 10년 후에는 이런 유전자 조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뇌혈관질환은 고지혈증, 비만 등 다른 질병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윤 교수는 “의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한 미래라고 하더라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뇌수술이라 하면 으레 머리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악성 뇌종양이나 뇌출혈 같은 질환은 숙련된 의사의 집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뇌질환에 메스를 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뇌종양, 뇌동·정맥 기형과 같은 질환에는 방사선을 쬐는 감마나이프 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12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이 시술을 받았으니 안전성은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뇌경색과 뇌동맥류는 대표적인 뇌혈관질환이다. 뇌경색은 뇌혈관에 혈전이 쌓여 막히는 질병이고 뇌동맥류는 혈관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병이다. 이 ‘풍선’이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급성 뇌경색 환자가 발생하면 주로 혈전용해제를 투입하거나 기계 장치를 혈관에 넣어 혈전을 뚫었다. 증상이 생기고 최대 4∼6시간 이내에 처치를 끝내야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막힌 혈관을 모두 뚫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대체로 막힌 혈관의 30% 정도만 뚫었다. 최근에는 스텐트를 이용해 증상이 발생하고 최대 24시간 이내에는 처치할 수 있게 됐다. 막힌 혈관을 뚫는 확률도 종전의 30%에서 최고 75%까지 올려놓았다. 의학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뇌 관련 질환 치료도 마찬가지다. 향후 5∼10년 이내 어떻게 바뀔까. ○로봇 도입, 정확한 뇌 자극 치료 도입 뇌의 특정 부위를 정확하게 치료하는 분야를 ‘정위기능 뇌수술’이라 한다. 이런 방식의 뇌 질환 치료가 점차 보편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감마나이프 시술이다. 종양이 있는 부위에 정확하게 방사선을 쬠으로써 치료하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종양의 크기가 3cm 이하일 때에만 적용됐지만 최근에는 더 큰 종양의 치료에도 시도되고 있다. 일부 악성 종양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 원리를 활용해 초음파나 레이저로 정위기능 뇌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뇌전증을 일으키는 부위에만 정확하게 레이저를 쏘아 발작을 막는 식이다. 과거에는 이런 치료를 하려면 뇌에 구멍을 뚫어 직접 조치를 취해야 했다. 초음파 기술은 일부 국내 병원에서 시도하고 있다. 다만 레이저 기술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고 있다. 뇌전증을 일으키는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방법도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뇌에 10여 개의 전극을 삽입해 발생 부위를 찾아내고 있다. 다만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걱정이 남아있다. 조금의 오차만 있어도 뇌출혈의 합병증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최근 로봇 기술을 이용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있다. 아직 국내는 이 단계로 진입하지 못했다. 다만 관련 국내 학회가 정부와 협의 중에 있어서 이르면 연내에 로봇 장비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 중 하나인 뇌심부자극술을 치매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캐나다 토론토대의 대형 치매연구센터는 이와 관련한 임상시험을 최근 시작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새로운 치매 치료법이 나올 수도 있다. 현재까지는 치매 치료제가 없는 상태다. 파킨슨병이나 뇌전증 환자들의 경우 발작 증상이 나타날 때를 대비해 약 10cm 길이의 전극을 뇌에 삽입한다. 이 장비는 만일에 대비해 상시 켜진 상태로 둬야 한다. 이 장비 또한 개선되고 있다. 증상이 나타날 때에만 작동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꺼지는 장비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원리의 뇌전증 장비는 임상시험이 끝나 시판 단계로 접어들었다. 파킨슨병 장비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5년 이내 뇌혈관질환 예측 가능할 듯 향후 5년 이내에 급성 뇌경색 환자의 막힌 혈관을 다시 뚫을 수 있는 확률이 95% 정도까지 높아질 것으로 의학자들은 전망한다. 스텐트를 이용한 다양한 시술이 발전하기 때문. 심지어 골든타임이라 여겨지는 24시간 이후에 오는 환자들도 막히지 않은 다른 혈관을 이어 혈액이 흐르도록 하는 방식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첨단 영상장비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앞으로 5년 이내에 뇌동맥류 발병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유체역학을 접목한 컴퓨터 3차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사용된다. 현재 이와 관련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뇌혈관질환이 의심되는 A 씨가 있다고 가정하자. 우선 A 씨의 뇌혈관을 3차원으로 촬영해 500개 이상의 이미지를 확보한다. 이 이미지를 합성해 3차원 뇌혈관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어 A 씨의 병력이나 나이, 가족력 등 관련 데이터, 혈류의 방향과 속도 등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다. 그 결과 △뇌혈관의 어느 부위가 약한지 △어느 쪽 혈관에서 뇌동맥류가 만들어질지 △그 뇌동맥류가 파열할 확률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온다. 이 결과를 토대로 진료하면 질병 발생을 미리 막거나, 설령 뇌경색이나 뇌동맥류가 발생했다고 해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이런 식의 시뮬레이션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의료진이 수작업으로 진행해 왔다. 특정 환자의 데이터를 측정해서, 축적해 놓은 데이터와 비교한다. 문제는 이 작업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 이 작업 시간을 10초∼1분 이내에 마칠 수 있다. 영상 기술이 더 발달하면 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급성 뇌경색이나 뇌출혈 같은 질환을 예측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혈관 건강을 분석해 △혈관의 협착 여부 △협착 진행 정도 △협착 상황의 변화 등을 측정한 뒤 이를 바탕으로 뇌경색 발병 확률을 계산하는 것. 현재 이와 관련된 연구가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고려대 안암병원은 다음 달 초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 임상 시험에 돌입한다. 이 측정기는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규제 샌드박스 1호로 선정된 바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이 개발되면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도록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다. 이 임상 시험을 주도하는 연구진이 이 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46·사진)다. 최 교수는 심방세동, 심장마비 돌연사 및 유전성 부정맥 등 심장부정맥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연구한다. 또 이 병원 정밀의학센터를 열어 유전체 의학을 지휘하고 있다.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에 대해 최 교수는 “환자의 심전도를 상시 관찰할 수 있어 부정맥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부정맥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24시간 이상 장비를 몸에 부착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측정이 필요하지만 현재 장비로는 일반적으로 최대 48시간까지만 측정이 가능하다. 이 시간을 넘으면 병원에 와서 다시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손목시계형 측정기를 사용하면 그런 번거로움 없이 짧게는 2,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이상 장기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최 교수는 10년 후에는 이런 방식의 ‘스마트 모니터링’이 보편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병원에 등록된 환자라면 누구나 휴대전화 혹은 초소형 칩을 통해 질병을 관리하는 시대가 된다는 것. 이런 시스템이 일반화하면 1차 동네 의원에서도 심혈관 질환의 상시 체크가 가능해진다. 이 경우 대학병원 같은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될 것이라고 최 교수는 예측했다. 최 교수는 “이 시스템이 정착되면 제때 처치를 못 받거나 급성 질환을 발견하지 못해 비극을 맞는 사람은 크게 줄 것”이라며 “설령 병에 걸렸다 하더라도 일찍 발견을 하거나 처치를 제대로 해서 수명이 훨씬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제 학회에 참석해 보면 미래 의학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2년 사이 심혈관 질환 국제 학회에서 가장 논의가 많이 되는 분야가 스마트 모니터링, 웨어러블 디바이스 같은 ‘디지털 의학’이라는 것. 디지털 의학만 따로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회가 잇달아 생겨날 정도란다. 최 교수는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심혈관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각종 디지털 디바이스가 잇달아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가령 치명적 부정맥이 일어날 때 전기 충격으로 심장 마비를 막는 제세동기에 대한 무선 모니터링 장치가 대표적이다. 최 교수 자신도 피부에 부착하는 초소형 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웨어러블 장비는 심장의 전기 신호를 얼마나 잘 증폭시키고 정확하게 분석해 내는가에 달렸다”며 “손목시계는 5년, 초소형 칩은 10년 정도면 대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급성 심근경색은 시간을 다투는 질병이다. 일단 발병하면 2시간 안에 처치가 이뤄져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 심근경색이 대표적인 급성 심혈관 질환이라면 심방세동을 비롯한 부정맥은 만성 심혈관 질환에 속한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불규칙적으로 빨리 뛰는 병으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5배, 치매 위험을 2배 높인다. 최근 10년 사이에 국내 환자 유병률이 2배 이상 늘었다.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서양식 식습관과 운동 부족, 흡연 등의 이유로 다양한 심혈관 질환자가 생겨나고, 또 늘고 있다. 5년 혹은 10년 후 심혈관 질환 치료는 어떻게 바뀔까.○ 5년 후엔 심근경색 징후 미리 발견해 대처 가능 심혈관 질환이 의심되는 A 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 씨의 심전도 기록을 비롯한 심장 관련 정보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휴대전화에 저장된다. 이 데이터는 통신회사 혹은 의료업체 서버로 바로 전송된다. 이 회사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병원 의료진은 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접한다. 환자가 굳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 질환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A 씨가 구역질을 하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리며 가슴 통증을 느낀다면 급성 심근경색의 징후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곧바로 ‘경보’가 발령돼 의료진이 파악할 수 있다. 의료진은 모니터에 뜬 A 씨의 병력과 최근 데이터, 징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긴급 처치에 들어간다.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이르면 5년, 길어도 10년 이내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될 장면이다. 이런 의료 시스템을 ‘스마트 모니터링’이라고 한다. 스마트 모니터링은 심근경색의 징후를 미리 발견해 대처하는 시스템으로, 미래 의학 중 한 분야로 꼽힌다. 스마트 모니터링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한 논문도 최근 발표됐다. 일부 국가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단계다. 이 시스템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훨씬 쉽게 이용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는 무척 빠른 편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과 관련한 논의가 다소 부진하다. 관련법이 정비돼 있지 않고, 비용이나 인력 문제, 안전성 논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학자들은 제도 정비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게 완료된다면 국내에서도 5년 이내에 스마트 모니터링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급 상황일 때의 대처법은 어떻게 달라질까. 만약 5층 높이의 건물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했다면 구급대원이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통해 진입해야 한다. 환자를 이송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시간’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4층을 초과하는 건물에서 발생한 환자의 사망률이 4층 이하의 환자 사망률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도 있다. 미래에는 드론과 같은 모빌리티 비행 장비가 직접 환자를 이송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를 드론으로 나르기도 한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에 충격을 줘 다시 뛰게 하는 장치다. 의학자들은 환자를 실을 수 있는 규모의 모빌리티 비행 장비를 개발한다면 이 시스템을 적용해 환자 이송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빛으로 부정맥 치료하는 시대 올 것 부정맥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질환으로, 간혹 급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종류가 많고 증상이 다양한 데다, 설령 증상이 나타나도 간헐적으로 생겼다 사라질 때가 많다. 이를테면 새벽에 가슴이 두근거려 응급실로 갔는데 맥이 정상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상시 관찰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부정맥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곧 임상 시험에 돌입할 손목시계용 심전도 측정기가 대표적이다. 시계 장치는 심장의 맥을 체크한 뒤 기록한다. 이 데이터는 모두 서버에 기록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 환자가 병원에 오면 서버의 기록을 확인해 부정맥 여부를 판단한다. 아직까지는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의료진이 확인하지 않는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고 관련법과 같은 제도가 정비되면 이 시스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보적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이 심혈관 질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신호탄인 셈이다. 이 시스템을 발전시키면 나중에는 심근경색의 징후까지 찾아낼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점점 소형화하고 다양화하고 있다. 손목시계뿐 아니라 반지나 패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장비에 대한 임상 시험이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손톱만 한 크기의 칩을 피부에 붙이는 방식도 최근 등장했다. 이 칩을 통해 심장의 전기 신호를 해석해 부정맥 여부를 판단하는 것. 아직까지는 임상 시험 전 단계. 머잖아 임상 시험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유럽에서는 빛으로 부정맥을 치료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심장에는 빛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있다. 별도의 장비 없이 빛으로 이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면 부정맥이나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전기 충격을 일으킨다. 그 결과 심장 리듬이 정상적으로 뛰게 된다. 현재 이 연구는 동물 실험을 마치고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임상 시험 바로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장비와 치료법이 대중화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의학자들은 시계나 반지 같은 것은 향후 5년, 초소형 칩의 피부 부착은 10년 후, 빛 치료는 10∼15년 후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고기도 없는데 고기 맛이 날까. 롯데리아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처음으로 식물성 패티, 빵, 소스로 만든 버거를 최근 출시했다. 이름은 ‘미라클 버거’. 미라클버거는 ‘Not Beef, But veef’라는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다. 고기 없이 고기 맛이 난다는 의미다.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 시켜 패티를 만듦으로써 고기의 식감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게 롯데리아 측 설명이다.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해 소스를 만들었다. 롯데리아측은 이런 방법을 통해 고소한 맛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한다.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었다.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버거인 셈이다. 미라클버거는 숯불갈비양념 맛과 어니언의 풍미가 어우러진 한국적인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단품 5600원, 세트 7400원이다. 롯데리아 측은 최근의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이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계에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했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다양한 식물성 대체 햄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로봇기술 아무리 발전해도 성패 열쇠는 의사 숙련도”강석호 로봇수술센터장로봇 수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만 하더라도 2007년 로봇 수술을 도입하고 12년 만인 지난해 7월 400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48·사진)는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수술로 방광을 적출했다. 올 상반기에 누적 2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팀 혹은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서 로봇 수술 200건을 돌파하는 의사는 강 교수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현재 이 병원의 수술실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강 교수는 로봇 수술의 장점에 대해 “무엇보다 정밀하고 안전하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빨라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개복에서 복강경으로 발전했듯이 앞으로 로봇 수술 시대로 발전하는 것은 바꿀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봇 수술이 만능은 아니라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외형상으로는 로봇이 수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사가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 따라서 아무리 로봇 수술이라 하더라도 그 로봇을 다루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결국 로봇 수술 시대가 되더라도 공장에서 뚝딱 물건을 만들듯이 로봇이 ‘기계적으로’ 수술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는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로봇은 안전한 수술을 돕는 테크놀로지일 뿐이다. 그때에도 환자와 직접 접촉하며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의사의 역할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보이지 않는 신경조직 등 확인… 훨씬 정교한 메스”곽정면 국제진료센터장곽정면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48·사진)는 로봇 수술 분야에서 유망주로 꼽힌다. 해외 의학교과서의 신기술과 로봇 수술 분야를 집필하기도 했다. 곽 교수는 4기 미만의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85.4%의 5년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의 대장항문외과장과 국제진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곽 교수 또한 로봇 수술이 앞으로 보편화하겠지만 수술용 로봇이 외과의사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교수는 “수술 도중에 인공지능 로봇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의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전한 수술을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수술은 대부분 의사의 ‘추측’으로 이뤄진다. 조직 뒤쪽에 숨어있는 혈관과 신경을 볼 수 없어 추측을 통해 수술한다는 것. 이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널리 시행되면 의사가 직접 볼 수 없는 혈관과 신경, 조직 등의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진다. 10년 혹은 20년 후의 수술실 풍경은 어떨까. 곽 교수는 “인공지능과 디스플레이 기술, 로봇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스마트 수술실이 구축될 것”이라며 “그 결과 수술의 품질과 안전성 모두 향상될 것이며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수술이라 하면 으레 메스를 손에 든 의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미래에는 외과의사와 수술에 대한 이런 고정관념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때도 장시간에 걸친 개복 수술이 필요한 질병은 남아있을 것이다. 다만 상당수의 수술을 로봇이 ‘집도’하게 된다. 로봇 수술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이다.》사실 지금도 로봇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수술용 로봇은 어림잡아 70여 대. 게다가 국내의 로봇 수술 실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7년에는 국내 기업이 수술용 로봇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로봇 수술은 비교적 ‘가벼운’ 질병에서부터 시작했다. 심장이나 폐 질환, 혹은 난치성 암에는 아직도 로봇 수술을 시도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복잡한 질병은 여전히 의사가 메스를 들어야 한다. 로봇 수술의 한계인 셈이다. 하지만 로봇 수술의 적용 범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립샘 또는 신장, 방광 등의 암에 대해서는 이미 로봇 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적용 범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봇 수술이 진화하고 있는 것. 로봇 수술은 앞으로 얼마나 더 진화할까.○본격 로봇 의학 시대 개막 의학자들은 향후 5∼10년 이내에 수술용 로봇 기술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에는 환자의 몸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넣은 뒤 로봇으로 수술했다. 최근에는 그 구멍의 개수를 한 개까지로 줄였다. 앞으로는 몸에 전혀 구멍을 내지 않는 로봇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입이나 코, 항문 등으로 로봇을 집어넣는다. 그 로봇이 장기 수술도 할 수 있다. 초보적 수준의 이런 수술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의학자들은 10년 후 이런 수술이 국내에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로봇을 몸 안에 삽입해 수술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손톱 크기의 로봇을 삽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동물 실험이 진행되는 수준이다. 삽입된 로봇의 자기장을 이용해 몸 바깥에서 컨트롤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성공하면 그 다음 단계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일단 나노 기술을 활용해 로봇의 크기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수준까지 작아진다. 그 로봇은 혈관으로 들어가 혈액을 채취하고, DNA와 단백질 합성, 유전체 조작까지 시도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나노 로봇 수술은 아직까지는 구상 단계다. 로봇 기술이 발달하면 이른바 ‘무인 수술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의사는 수술실 밖의 콘솔(조종 공간)에서 로봇을 컨트롤한다. 수술 보조 인력도 따로 필요 없다. 실제로 미국의 한 병원에서 이런 형태의 무인 수술실이 시험적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물론 이 또한 임상 시험 단계다. 로봇 수술이 더 활성화하면 무인 수술실이 우리 주변에 실제로 등장할 수도 있다. 일단 기술적 측면에서는 지금 당장도 가능하다. 다만 비용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 모든 조건이 갖춰질 경우 국내에서도 10년 이내에 무인 수술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나올 수도 있다. 인공 지능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자율적으로 수술하는 날도 올 것으로 의학자들은 기대한다. 혹은 집도의가 생각하는 대로 로봇이 척척 움직이면서 수술을 하는 풍경도 만들어질 수 있다. 더불어 혈관이나 간과 같은 장기를 인공으로 만드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시뮬레이션으로 최적의 수술 방법 찾아낼 것 최근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갖춘 수술실도 늘어나고 있다. 수술을 하면서 직접 고해상도의 영상을 촬영하고, 바로 그 영상을 활용해 수술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수술의 안전도를 높이고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수술이 아직까지 보편적이지는 않다. 비용의 문제가 크다. 하지만 의학자들은 10년 이내에 이런 방식의 수술이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형광 물질을 이용해 수술 도중에 조직에 혈액이 잘 공급되고 있는지, 장기의 상태는 어떤지 등을 파악하는 수술도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런 기술을 ‘형광 영상 유도 수술’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관련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영상 기술과 로봇 기술이 융합되면 훨씬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암 수술을 할 때 지금은 육안으로 암 세포와 주변 조직을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두 기술을 접목시키면 화면에 암 세포는 빨간색, 노란색은 암 주변 조직, 초록색은 정상 조직으로 표시된다. 수술이 훨씬 정확해지는 것. 이 기술도 일부 시행 중이다. 미래에는 더 정밀하게 고난도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수술의 경우 한 번의 실수로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사전에 정밀하게 시뮬레이션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할 단계가 아니다. 현재는 주로 의대생의 교육용으로 활용된다. 교육생은 가상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고글을 쓴다. 환자의 몸 상태와 똑같은 3차원 인체가 화면에 뜬다. 수술에 필요한 이미지와 데이터가 속속 화면에 뜬다. 교육생이 팔을 휘저으면 내비게이션 장치를 장착한 로봇이 수술할 부위를 찾아내 메스를 댄다. 시뮬레이션은 3차원(3D) 컴퓨터 게임과 비슷하다. 시뮬레이션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리셋 버튼을 눌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수술 방법이 도출된다. 이 수술 과정은 저장 장치에 기록된다. 이 시뮬레이션 기술은 현재 수술 데이터를 확보하고 미래 의사들의 수술 능력을 증대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20여 년 후에는 실제 환자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의학자들은 전망한다. 이 경우 미리 저장해 놓은 데이터에 따라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성공률과 안전성 두 가지를 모두 높일 수 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주춤하면서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기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4일까지 나흘째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7일 검사 대상 확대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환자 급증 현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임시 항공편을 통해 입국한 1, 2차 우한 교민들도 각각 15일과 16일 격리 해제돼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수용시설에서 퇴소한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비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의심환자를 추적 관찰하고, 초기에 확진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인플루엔자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며 방역 노하우와 경험이 많이 쌓였고, 국민 스스로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고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감염자가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것.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을 ‘전시 상황’에 비유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방역이 뚫릴 수 있다는 것. 특히 김 교수는 중국 입국 제한 범위를 그대로 두면서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은 약 7만1000명이다. 연수생을 제외하면 약 5만6000명. 이 중 1만5000명 정도가 중국으로 가지 않았고 1만여 명은 이미 한국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4만 명가량이 개강을 전후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4일 “학교생활의 특성상 일과 후에도 유학생들이 단체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생활 과정에서 감염이 발생할 우려를 최소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상훈 corekim@donga.com·이미지 기자}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이 주춤하면서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기세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4일까지 나흘째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7일 검사대상 확대에도 불구, 우려했던 환자 급증 현상이 없었던 탓이다. 임시항공편을 통해 입국한 1, 2차 우한 교민들도 각각 15일과 16일 격리 해제돼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의 수용시설에서 퇴소한다. 이종구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비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의심환자를 추적 관찰하고, 초기에 확진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인플루엔자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며 방역 노하우와 경험이 많이 쌓였고, 국민 스스로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고 입국한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감염자가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것.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을 ‘전시 상황’에 비유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방역이 뚫릴 수 있다는 것. 특히 김 교수는 중국 입국 제한 범위를 그대로 두면서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대학에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은 약 7만1000명이다. 연수생을 제외하면 약 5만6000명. 이 중 1만5000명 정도가 중국으로 가지 않았고 1만여 명은 이미 한국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4만 명가량이 개강을 전후해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4일 “학교생활의 특성상 일과 후에도 유학생들이 단체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생활과정에서 혹시 감염이 발생할 우려를 최소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수술이라 하면 으레 메스를 손에 든 의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미래에는 외과 의사와 수술에 대한 이런 고정 관념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때도 장시간에 걸친 개복 수술이 필요한 질병은 남아있을 것이다. 다만 상당수의 수술을 로봇이 ‘집도’하게 된다. 로봇 수술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이다. 사실 지금도 로봇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 중인 수술용 로봇은 어림잡아 70여 대. 게다가 국내의 로봇 수술 실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7년에는 국내 기업이 수술용 로봇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로봇 수술은 비교적 ‘가벼운’ 질병에서부터 시작했다. 심장이나 폐 질환, 혹은 난치성 암에는 아직도 로봇 수술을 시도하지 않는다. 지나치게 복잡한 질병은 여전히 의사가 메스를 들어야 한다. 로봇 수술의 한계인 셈이다. 하지만 로봇 수술의 적용 범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립샘 또는 신장, 방광 등의 암에 대해서는 이미 로봇 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적용 범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봇 수술이 진화하고 있는 것. 로봇 수술은 앞으로 얼마나 더 진화할까.●본격 로봇 의학 시대 개막 의학자들은 향후 5~10년 이내에 수술용 로봇 기술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에는 환자의 몸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넣은 뒤 로봇으로 수술했다. 최근에는 그 구멍의 개수를 한 개까지 줄였다. 앞으로는 몸에 전혀 구멍을 내지 않는 로봇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입이나 코, 항문 등으로 로봇을 집어넣는다. 그 로봇이 장기 수술도 할 수 있다. 초보적 수준의 이런 수술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의학자들은 10년 후 이런 수술이 국내에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로봇을 몸 안에 삽입해 수술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손톱 크기의 로봇을 삽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동물 실험이 진행되는 수준이다. 삽입된 로봇의 자기장을 이용해 몸 바깥에서 컨트롤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성공하면 그 다음 단계는 더욱 드라마틱하다. 일단 나노 기술을 활용해 로봇의 크기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수준까지 작아진다. 그 로봇은 혈관으로 들어가 혈액을 채취하고, DNA와 단백질 합성, 유전체 조작까지 시도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나노 로봇 수술은 아직까지는 구상 단계다. 로봇 기술이 발달하면 이른바 ‘무인 수술실’이 생겨날 수도 있다. 의사는 수술실 밖의 콘솔(조종 공간)에서 로봇을 컨트롤한다. 수술 보조 인력도 따로 필요 없다. 실제로 미국의 한 병원에서 이런 형태의 무인 수술실이 시험적으로 운영되기도 했다. 물론 이 또한 임상 시험 단계다. 로봇 수술이 더 활성화하면 무인 수술실이 우리 주변에 실제로 등장할 수도 있다. 일단 기술적 측면에서는 지금 당장도 가능하다. 다만 비용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 모든 조건이 갖춰질 경우 국내에서도 10년 이내에 무인 수술실을 운영하는 병원이 나올 수도 있다. 인공 지능 기술의 발달로 로봇이 자율적으로 수술하는 날도 올 것으로 의학자들은 기대한다. 혹은 집도의가 생각하는 대로 로봇이 척척 움직이면서 수술을 하는 풍경도 만들어질 수 있다. 더불어 혈관이나 간과 같은 장기를 인공으로 만드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20~30년 후에는 수술을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시뮬레이션으로 최적의 수술 방법 찾아낼 것 최근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를 갖춘 수술실도 늘어나고 있다. 수술을 하면서 직접 고해상도의 영상을 촬영하고, 바로 그 영상을 활용해 수술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수술의 안전도를 높이고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수술이 아직까지 보편적이지는 않다. 비용의 문제가 크다. 하지만 의학자들은 10년 이내에 이런 방식의 수술이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형광 물질을 이용해 수술 도중에 조직에 혈액이 잘 공급되고 있는지, 장기의 상태는 어떤지 등을 파악하는 수술도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런 기술을 ‘형광 영상 유도 수술’이라고 하는데, 국내에서도 관련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영상 기술과 로봇 기술이 융합되면 훨씬 안전하고 정확하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암 수술을 할 때 지금은 육안으로 암 세포와 주변 조직을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두 기술을 접목시키면 화면에 암 세포는 빨간색, 노란색은 암 주변 조직, 초록색은 정상 조직으로 표시된다. 수술이 훨씬 정확해지는 것. 이 기술도 일부 시행 중이다. 미래에는 더 정밀하게 고난도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수술의 경우 한 번의 실수로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사전에 정밀하게 시뮬레이션 수술을 할 수 있다면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할 단계가 아니다. 현재는 주로 의대생의 교육용으로 활용된다. 교육생은 가상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고글을 쓴다. 환자의 몸 상태와 똑같은 3차원 인체가 화면에 뜬다. 수술에 필요한 이미지와 데이터가 속속 화면에 뜬다. 교육생이 팔을 휘저으면 내비게이션 장치를 장착한 로봇이 수술할 부위를 찾아내 메스를 댄다. 시뮬레이션은 3D 컴퓨터 게임과 비슷하다. 시뮬레이션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리셋 버튼을 눌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쳐 최적의 수술 방법이 도출된다. 이 수술 과정은 저장 장치에 기록된다. 이 시뮬레이션 기술은 현재 수술 데이터를 확보하고 미래 의사들의 수술 능력을 증대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20여 년 후에는 실제 환자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의학자들은 전망한다. 이 경우 미리 저장해 놓은 데이터에 따라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성공률과 안전성 두 가지를 모두 높일 수 있다. ▼ 로봇수술 200건 돌파 앞둔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 ▼ 로봇 수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만 하더라도 2007년 로봇 수술을 도입하고 12년 만인 지난해 7월 4000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강석호 비뇨기과 교수(48)는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 수술로 방광을 적출했다. 올 상반기에 누적 200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팀 혹은 단체가 아닌 개인으로서 로봇 수술 200건을 돌파하는 의사는 강 교수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현재 이 병원의 수술실장과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강 교수는 로봇 수술의 장점에 대해 “무엇보다 정밀하고 안전하다.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회복 속도도 빨라 환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개복에서 복강경으로 발전했듯이 앞으로 로봇 수술 시대로 발전하는 것은 바꿀 수 없는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로봇 수술이 만능은 아니라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외형상으로는 로봇이 수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사가 모든 것을 컨트롤한다. 따라서 아무리 로봇 수술이라 하더라도 그 로봇을 다루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결국 로봇 수술 시대가 되더라도 공장에서 뚝딱 물건을 만들듯이 로봇이 ‘기계적으로’ 수술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는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로봇은 안전한 수술을 돕는 테크놀로지일 뿐이다. 그때에도 환자와 직접 접촉하며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의사의 역할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로봇수술 유망주’ 곽정면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곽정면 고려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48)는 로봇 수술 분야에서 유망주로 꼽힌다. 해외 의학교과서의 신기술과 로봇 수술 분야를 집필하기도 했다. 곽 교수는 4기 미만의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85.4%의 5년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의 대장항문외과장과 국제진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곽 교수 또한 로봇 수술이 앞으로 보편화하겠지만 수술용 로봇이 외과의사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교수는 “수술 도중에 인공지능 로봇이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의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안전한 수술을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 교수에 따르면 현재의 수술은 대부분 의사의 ‘추측’으로 이뤄진다. 조직 뒤쪽에 숨어있는 혈관과 신경을 볼 수 없어 추측을 통해 수술한다는 것. 이 때문에 의사의 숙련도가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로봇 수술과 영상유도 수술이 널리 시행되면 의사가 직접 볼 수 없는 혈관과 신경, 조직 등의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진다. 10년 혹은 20년 후의 수술실 풍경은 어떨까. 곽 교수는 “인공지능과 디스플레이 기술, 로봇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스마트 수술실이 구축될 것”이라며 “그 결과 수술의 품질과 안전성 모두 향상될 것이며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미래의 암 치료에 대해 자문에 응해 준 김열홍 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61·사진)는 K-마스터 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K-마스터 사업은 정부 지원을 받아 고려대안암병원이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암 정밀 의료를 위한 진단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사업인데, 전국 5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49개 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올 1월 현재 5000여 명의 암 환자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사업이 만료되는 내년 12월까지 1만 명의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유전자 데이터는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으로 이송된다. 정부가 사업을 관장하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이 사업단은 표준 치료에 실패한 암 환자들의 조직을 확보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제를 찾는다.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필요할 경우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시험 중인 약을 곧바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암 환자들의 유전자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 데이터에는 환자의 임상 경과, 유전자 변화 정보는 물론 어떤 약을 썼더니 어떤 효과가 있더라는 식의 정보도 담겨 있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향후 암 환자는 물론 암 의심 환자나 초기 환자들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1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외국의 데이터를 참고하면 환자에게 맞춤형 처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항암제의 효능은 상당히 좋아졌다. 종류도 다양하다. 최초의 항암제는 암 세포 주변을 완전히 ‘폭격’하는 형태였다. 독성이 강해 그만큼 환자의 고통도 컸다. 2세대와 3세대 항암제를 거쳐 최근 각광받고 있는 4세대 세포치료제는 암의 특성에 맞춰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자의 고통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이 약을 써 보고, 듣지 않으면 다른 약을 쓰는 방식이 많았다. 김 교수는 이런 암 치료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턱대고 항암제를 쓰는 게 옳지 않다는 것. 똑같은 약이라도 환자에 따라 반응과 치료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약만 찾아 처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항암 치료의 경우 제대로 효과를 보는 환자는 25% 정도다. 나머지 75%는 큰 효과가 없는데도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항암 치료를 받는다. 유전자 분석이 활발해지면 이런 현실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 정밀 의료가 발전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김 교수는 “암 환자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뿐 아니라 치료의 부작용도 줄어든다. 환자가 효과도 없는 항암제를, 고통을 참아가며 맞아야 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의 경우 암 조직만 떼어내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기가 쉽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치매 등과 같은 만성중증질환은 특정 부위만 떼어내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다른 질병으로 정밀 의료를 확대 적용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암 분야에서 정밀 의료가 효과를 본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매 등과 같은 질환에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지금 당장은 전염병과의 투쟁이 부각되고 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암 및 중증질환 정복을 위한 오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5년 혹은 10년 후의 미래. 의료 기술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동아일보는 고려대 의료원과 공동으로 5회에 걸쳐 의학의 미래를 진단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암 정복은 가능할까. 암 의학자들은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2019년 국내 암 평균 5년 생존율은 70.4%다. 이 생존율은 매년 0.5∼0.6%포인트씩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30년경 암 5년 생존율은 90%에 이른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가 되면 암 환자 10명 중 9명이 ‘완치’된다는 뜻이다. 암 의학자들은 “암의 진단, 치료, 수술 등 전 과정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결과 5∼10년 후에는 암이 만성 질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미래가 가능한 것은 암 정밀 의료 덕분이다. 정밀 의료는 유전체 정보와 생활환경,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좀 더 정밀하게 환자를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차세대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다. 암 정밀 의료의 가장 큰 특징은 진단과 치료 전 과정에서 환자 맞춤형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금은 일부 병원에서 부분적으로만 시행되지만 전국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암이란 질병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우선 식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암 환자 자체는 계속 늘고 있다. 또한 암에서 완치된 후 다른 암에 걸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여러 차례 암에 걸린 환자의 치료와 난치암 치료가 최대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5년 후 동네 병원에서도 맞춤치료 가능 암에 걸리면 무조건 대도시에 있는 대형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지역별·병원별 의료진의 수준 격차가 크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5년 후인 2025년이 되면 이런 논란 자체가 불필요해질 것 같다. 그때는 암 환자가 더 나은 치료를 받겠다며 굳이 서울 또는 대도시의 대형 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전국 어디서든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암 4기로 진단받은 A 씨의 가상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A 씨가 다니는 지역 소도시 동네 병원은 A 씨의 암 조직을 떼어내 암 유전자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으로 보낸다. 이 기관은 A 씨의 암 조직에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400개 이상을 추출한다. 이어 기관이 기존의 암 환자에게서 추출해 보관 중인 많은 치료 데이터와 비교한다. 이어 A 씨에게 맞는 최적의 처방전을 만든다. 현재 사용되는 항암제는 40∼50개이지만 2025년에는 최소한 2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의학자들은 예상한다. 이 기관은 1세대 항암제부터 4세대 항암제까지의 목록을 쭉 늘어놓는다. 그 다음 칵테일을 만들 듯이 A 씨의 유전자 지도에 맞는 항암제만을 골라 처방한다. 이 처방전은 곧 병원으로 전송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환자가 굳이 대도시 대형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동일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맞춤형으로 처방하기 때문에 이 약을 써 보고 듣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교체하는 식의 시행착오도 피할 수 있다. 이런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부 차원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현재 K-마스터 사업단이 전국 49개 병원의 암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있다. 5000여 명의 데이터가 확보됐으며 최종 1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데이터베이스가 확보되면 현재 400여 개까지 검사 가능한 유전자의 수가 5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수많은 유전자 변이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고, 암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구할 확률도 현재의 20% 정도에서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미 이런 치료법이 일부 활용되고 있다. 얼마 전 지방의 한 병원에서 60대 폐암 4기 환자가 고려대 안암병원에 왔다. 확인해 보니 그 환자는 지방 병원에서 3개의 유전자 검사를 했고, 그에 맞춰 항암 치료를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진은 유전자 수를 380개로 늘려 검사했다. 그 과정에서 폐암과 관련된 드문 유전자를 발견했고, 마침 그 유전자에 적합한 특효약을 찾아내 처방했다. 그 결과 환자의 상태는 크게 개선됐다. 그 환자는 현재 3개월마다 검사하기 위해 병원을 찾을 정도로 호전됐다.○10년 후 혈액만으로 암 진단 가능할 듯 암이 의심되면 해당 부위의 조직을 떼어내 정밀 분석한 뒤 암을 확진한다. 이런 방법을 ‘조직 생검’이라고 하는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은 정확도가 높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환자의 불편도 크다. 반면 혈액과 같은 체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체액 생검’이라고 한다. 빠르고 쉽게 암을 진단할 수 있지만 암 세포의 수가 적을 경우 암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2018년 1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혈액 검사만으로 8종류의 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암 환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난소암과 간암 진단의 정확도는 98%에 이르렀다. 위암, 췌장암, 식도암의 경우 정확도는 70%를 넘었다. 이 연구는 체액 생검이 조직 생검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이 한계로 제기됐다. 암 환자들은 혈액에서 쉽게 암 세포를 찾을 수 있지만 0기 혹은 1기 초반의 암 환자인 경우 혈액으로 흘러드는 암 세포 수가 적어 조기 진단을 놓칠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자들은 2030년경에는 체액 생검으로 암을 진단하는 시대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 지난해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이와 관련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액 생검 임상시험에 돌입하기도 했다. 비슷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도 여럿 있다. 체액 생검이 보편화하면 암 검사 풍경이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위암과 대장암 검진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한다거나 췌장암과 폐암 검진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혈액이나 다른 체액만으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체액 생검을 어느 정도 기간 만에 하는 것이 좋은지 등의 세부 사항은 앞으로도 연구가 더 필요하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고려대 의료원 공동기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전 세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때문에 지금 당장은 전염병과의 투쟁이 부각되고 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암 및 중증질환 정복을 위한 오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5년 혹은 10년 후의 미래. 의료 기술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 동아일보는 고려대 의료원과 공동으로 5회에 걸쳐 의학의 미래를 진단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 암 정복은 가능할까. 암 의학자들은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2019년 국내 암 평균 5년 생존율은 70.4%다. 이 생존율은 매년 0.5~0.6%포인트씩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30년경 암 5년 생존율은 90%에 이른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가 되면 암 환자 10명 중 9명이 ‘완치’된다는 뜻이다. 암 의학자들은 “암의 진단, 치료, 수술 등 전 과정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그 결과 5~10년 후에는 암이 만성 질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런 미래가 가능한 것은 암 정밀 의료 덕분이다. 정밀 의료는 유전체 정보와 생활환경,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좀 더 정밀하게 환자를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치료법을 제공하는 차세대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다. 암 정밀 의료의 가장 큰 특징은 진단과 치료 전 과정에서 환자 맞춤형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지금은 일부 병원에서 부분적으로만 시행되지만 전국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암이란 질병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우선 식습관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암 환자 자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한 암에서 완치된 후 다른 암에 걸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여러 차례 암에 걸린 환자의 치료와 난치암 치료가 최고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5년 후 동네 병원에서도 맞춤치료 가능 암에 걸리면 무조건 대도시에 있는 대형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지역별·병원별 의료진의 수준 격차가 크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5년 후인 2025년이 되면 이런 논란 자체가 불필요해질 것 같다. 그때는 암 환자가 더 나은 치료를 받겠다며 굳이 서울 또는 대도시의 대형 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전국 어디서든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암 4기로 진단받은 A 씨의 가상 사례를 통해 가늠해보자. A 씨가 다니는 지역 소도시 동네 병원은 A 씨의 암 조직을 떼어내 암 유전자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으로 보낸다. 이 기관은 A 씨의 암 조직에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400개 이상을 추출한다. 이어 기관이 기존의 암 환자에게서 추출해 보관 중인 많은 치료 데이터와 비교한다. 이어 A 씨에게 맞는 최적의 처방전을 만든다. 현재 사용되는 항암제는 40~50개이지만 2025년에는 최소한 2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의학자들은 예상한다. 이 기관은 1세대 항암제부터 4세대 항암제까지의 목록을 쭉 늘어놓는다. 그 다음 칵테일을 만들 듯이 A 씨의 유전자 지도에 맞는 항암제만을 골라 처방한다. 이 처방전은 곧 병원으로 전송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환자가 굳이 대도시 대형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동일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맞춤형으로 처방하기 때문에 이 약을 써 보고 듣지 않으면 다른 약으로 교체하는 식의 시행착오도 피할 수 있다. 이런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부 차원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하다. 현재 K-마스터 사업단이 전국 49개 병원의 암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고 있다. 5000여 명의 데이터가 확보됐으며 최종 1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데이터베이스가 확보되면 현재 400여 개까지 검사 가능한 유전자의 수가 5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수많은 유전자 변이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고, 암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구할 확률도 현재의 20% 정도에서 최대 90%까지 높아진다.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미 이런 치료법이 일부 활용되고 있다. 얼마 전 지방의 한 병원에서 60대 폐암 4기 환자가 고려대 안암병원에 왔다. 확인해 보니 그 환자는 지방 병원에서 3개의 유전자 검사를 했고, 그에 맞춰 항암 치료를 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진은 유전자 수를 380개로 늘려 검사했다. 그 과정에서 폐암과 관련된 드문 유전자를 발견했고, 마침 그 유전자에 적합한 특효약을 찾아내 처방했다. 그 결과 환자의 상태는 크게 개선됐다. 그 환자는 현재 3개월마다 검사하기 위해 병원을 찾을 정도로 호전됐다.● 10년 후 혈액만으로 암 진단 가능할 듯 암이 의심되면 해당 부위의 조직을 떼어내 정밀 분석한 뒤 암을 확진한다. 이런 방법을 ‘조직 생검’이라고 하는데,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이런 방식은 정확도가 높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환자의 불편도 크다. 반면 혈액과 같은 체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체액 생검’이라고 한다. 빠르고 쉽게 암을 진단할 수 있지만 암 세포의 수가 적을 경우 암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2018년 1월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의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혈액 검사만으로 8종류의 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암 환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난소암과 간암 진단의 정확도는 98%에 이르렀다. 위암, 췌장암, 식도암의 경우 정확도는 70%를 넘었다. 이 연구는 체액 생검이 조직 생검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이 한계로 제기됐다. 암 환자들은 혈액에서 쉽게 암 세포를 찾을 수 있지만 0기 혹은 1기 초반의 암 환자인 경우 혈액으로 흘러드는 암 세포 수가 적어 조기 진단을 놓칠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자들은 2030년경에는 체액 생검으로 암을 진단하는 시대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 지난해 미국 국립암연구소가 이와 관련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액 생검 임상시험에 돌입하기도 했다. 비슷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바이오 기업들도 여럿 있다. 체액 생검이 보편화하면 암 검사 풍경이 확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위암과 대장암 검진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한다거나 췌장암과 폐암 검진을 위해 CT를 찍지 않을 수도 있다. 혈액이나 다른 체액만으로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체액 생검을 어느 정도 기간 만에 하는 것이 좋은지 등의 세부 사항은 앞으로도 연구가 더 필요하다. ▼ 김열홍 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 인터뷰 ▼ 미래의 암 치료에 대해 자문에 응해 준 김열홍 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61)는 K 마스터 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다. K 마스터 사업은 정부 지원을 받아 고려대안암병원이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암 정밀 의료를 위한 진단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사업인데, 전국 55개 기관의 종양내과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49개 병원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구축하고 있다. 김 교수는 “올 1월 현재 5000여 명의 암 환자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사업이 만료되는 내년 12월까지 1만 명의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유전자 데이터는 국립보건원 산하 기관으로 이송된다. 정부가 사업을 관장하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이 사업단은 표준 치료에 실패한 암 환자들의 조직을 확보해 유전자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적절한 치료제를 찾는다.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필요할 경우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시험 중인 약을 곧바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암 환자들의 유전자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 데이터에는 환자의 임상 경과, 유전자 변화 정보는 물론 어떤 약을 썼더니 어떤 효과가 있더라는 식의 정보도 담겨 있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 향후 암 환자는 물론 암 의심 환자나 초기 환자들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1만 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외국의 데이터를 참고하면 환자에게 맞춤형 처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항암제의 효능은 상당히 좋아졌다. 종류도 다양하다. 최초의 항암제는 암 세포 주변을 완전히 ‘폭격’하는 형태였다. 독성이 강해 그만큼 환자의 고통도 컸다. 2세대와 3세대 항암제를 거쳐 최근 각광받고 있는 4세대 세포치료제는 암의 특성에 맞춰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자의 고통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이 약을 써 보고, 듣지 않으면 다른 약을 쓰는 방식이 많았다. 김 교수는 이런 암 치료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턱대고 항암제를 쓰는 게 옳지 않다는 것. 똑같은 약이라도 환자에 따라 반응과 치료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최적의 약만 찾아 처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항암 치료의 경우 제대로 효과를 보는 환자는 25% 정도다. 나머지 75%는 큰 효과가 없는데도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항암 치료를 받는다. 유전자 분석이 활발해지면 이런 현실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암 정밀 의료가 발전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김 교수는 “암 환자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뿐 아니라 치료의 부작용도 줄어든다. 환자가 효과도 없는 항암제를, 고통을 참아가며 맞아야 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의 경우 암 조직만 떼어내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기가 쉽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치매 등과 같은 만성중증질환은 특정 부위만 떼어내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다른 질병으로 정밀 의료를 확대 적용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암 분야에서 정밀 의료가 효과를 본다면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매 등과 같은 질환에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해양수산부는 지역별로 창업투자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의 창업을 돕고 유망 기업을 발굴하며 성장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하고 있다. 크게 △창업·기업 교육 △마케팅 △시제품 개발 △판로 개척 등으로 나눠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각 50%씩 자금을 지원한다. 창업투자지원센터 1곳당 평균 15억 원 정도가 지원된다.창업투자지원센터는 2015년 부산,제주 등 2곳에 설치됐으며, 경북 강원 전남 충남등 매년 1곳씩 추가돼 총 6개소로 늘었다. 해수부는 이 외에 수산 연관 우수기술을 사업화하는 데도 자금을 지원한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 또는 어업법인을 대상으로 기술 개발과 사업화 자금을 저리로 지원한다. 기술 평가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등이 담당한다. 업체당 10억 원 이내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조건은 연리 2.5%, 2년 거치 3년 균등 분할 상환이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2015년 농심은 짜장라면인 ‘짜왕’을 출시했다. 당시 짜왕은 프리미엄 짜장라면이라는 콘셉트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농심이 최근 짜왕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다시 출시했다. 바로 ‘짜왕건면’이다. 농심 측은 “짜왕건면은 프리미엄 짜왕을 한층 깔끔하고 맛있게 만들어 선보인 신제품”이라며“ 건면 방식을 채택해 칼로리를 낮추면서도 면과 소스의 맛을 살려냈다”고 설명했다. 농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그간 먹어본 짜장라면 중 최고”라거나 “튀기지 않은 건면이라 입안이 깔끔하다”, 혹은 “소스 맛이 짜거나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짜장의 맛은 잘 살렸다”는 식의 리뷰가 눈에 띄게 많다는 것.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건면’을 출시한 바 있다. 농심은 건면 후속 제품으로 여러 가지를 고민하던 중 짜왕을 선택했다. 짜왕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농심은 “짜왕의 뛰어난 품질과 꾸준한 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짜왕은 굵은 면발에 풍성한 소스와 건더기 덕분에 출시한 바로 그해에 라면시장 최고의 히트제품에 올랐다. 출시 4년여가 지난 지금 두꺼운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것이 농심의 판단이다. 농심 관계자는 “짜왕에 건면 기술력을 더해 맛과 품질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 소비자 기호도 확대하고 건면시장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건면은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기 때문에 유탕면에 비해 표면이 매끄럽고 면의 밀도가 높다. 덕분에 갓 만들어낸 생면과 가까운 식감을 낼 수 있다. 짜장면에서 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건면으로 실제 중국 음식점의 짜장면과 같은 면 식감을 구현해내면 맛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농심의 판단이었다. 짜왕이 비빔 타입의 라면이라는 점도 짜왕을 건면으로 만든 이유였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을 비빔라면에 적용하면 신라면건면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심은 짜왕건면을 위해 비빔 타입에 최적화된 굵은 면발의 건면을 개발해냈다. 농심은 소스 맛을 개선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소비자들이 맛의 차이를 체감하려면 면뿐만 아니라 소스의 맛도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농심 개발팀은 전국 유명 짜장면집을 돌아다니며 시식을 하기도 했다. 농심 스프개발팀 김세영 과장은 “중국요리점에서 간짜장부터 쟁반짜장까지 모든 짜장면 메뉴를 다 주문해서 먹어보며 최적의 소스 맛을 찾아냈다. 스프연구원들의 미각이 총동원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것이 ‘볶음짜장소스’다. 농심은 볶음짜장소스를 중국 음식점에서 춘장과 각종 야채를 기름에 볶아 짜장소스를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로 만들어 간짜장 특유의 맛과 향을 한층 살렸다. 또한 분말스프에 표고버섯 추출물을 넣어 감칠맛을 살리고, 건더기 스프에는 양배추와 감자, 양파 등 실제 간짜장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를 풍성하게 담아 씹는 재미도 더했다는 것. 농심은 지난해 신라면건면으로 시작된 건면 열풍을 짜왕건면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짜왕건면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건면의 새로운 매력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국내산 김이 해외에서 날개를 달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산 김의 지난해 수출액은 5억8000만 달러로 수산물 수출 품목 1위다. 김을 포함해 지난해 국내 수산물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5억 달러를 돌파했다. 김은 꾸준히 해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제품이다. 2010년 1억 달러를 달성한 후 가파른 속도로 수출이 늘었다. 2017년 이후로는 3년 연속 5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8년과 비교했을 때 김은 물량에서는 22.1%, 수출액에서는 10.3% 늘었다. 사실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수출 품목 1위는 참치였다. 참치는 지난해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10.2% 늘긴 했지만 세계적으로 어획량이 늘어나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금액은 오히려 7.3% 감소했다. 그 결과 지난해 처음으로 1위와 2위 순위가 바뀐 것. 특히 김은 양식에서부터 가공, 유통, 수출 등 모든 단계가 국내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수출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대부분 국내로 귀속되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이 해수부의 설명이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국가 전체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산업계는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며 “올해에도 이 성장세를 지속해 국가 전체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정치 이슈도 많고, 사회적 갈등도 크다. 모든 게 스트레스의 원인. 올 한 해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아보자. 그러기 위해 일 년 건강 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다. 늘 그렇지만 빤해 보이는 것에 정답이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2020년 건강 달력을 짜 봤다. 미리미리 대비하는 만큼 건강도 좋아진다. 1월 독감과 낙상 및 심뇌혈관질환 주의생활 습관을 교정하기 위한 한 해 계획을 세우자. 독감이 유행하는 시즌이라 외출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채소와 과일도 충분히 먹자. 빙판길 주변에서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걸어야 낙상 위험을 줄인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사망률이 매우 높은 달이므로 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2월 우울증과 피부건조증 주의추운 날씨가 계속돼 실내에 있다 보면 체내 멜라토닌 호르몬이 덜 분비돼 우울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 야외 활동을 늘리자. 실내 습도가 떨어지면서 기관지 점막이 마르거나 피부가 건조해진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 가습기를 써도 되지만 가끔 환기하고, 욕실 바닥을 흥건하게 해놓고 문을 열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월 호흡기 질환 주의 및 일교차 대처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시기다. 야외 활동까지 본격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특히 호흡기 질환자가 많은 달이다. 만성질환자는 야외 활동을 가급적 줄이는 게 좋다. 일교차도 10도 이상으로 커서 평소에 건강했던 사람도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무기력해질 수 있다. 충분한 수면, 채소 섭취, 유산소 운동 세 가지가 치료제다. 4월 알레르기 질환 주의보꽃가루가 많이 날리고 이물질도 대기 중에 많은 달이다. 콧물, 재채기, 잦은 기침 등 알레르기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자극에 예민한 사람들은 3월부터 증세가 나타난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피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면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 노인, 어린이, 만성폐질환자는 특히 이때를 조심해야 한다. 5월 자외선 본격 주의보, 뇌염 예방접종 실시자외선 걱정을 시작해야 할 달이다. 의외로 여름 못지않게 5월 자외선이 강하다. 외출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게 좋다. 곤충, 벌레, 뱀 등에게 물리는 사고도 이때부터 증가한다. 이 사고를 예방하려면 화려한 색의 옷을 피하고 향이 짙은 향수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15세 이하의 아이는 뇌염 예방 접종을 끝내야 한다. 6월 눈병과 수족구병 주의눈의 결막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안과 질환자가 6월부터 많아진다. 손을 수시로 씻어주는 게 좋다. 이 눈병은 전염성이 강하므로 눈병에 걸린 사람이 만진 물건을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영·유아 수족구병도 이 무렵부터 기승을 부린다. 수족구병도 눈병처럼 전염성이 높다. 수족구병은 아직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현재까지는 손 씻기가 최고의 예방법이다. 7월 식중독과 냉방병 주의 올여름 기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식중독은 대체로 6월말, 7월부터 본격화한다. 이 무렵부터는 가급적 음식은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시도록 한다. 식중독이 아니더라도 자주 설사를 할 수 있는데, 찬 음료를 많이 마시거나 밤에 이불을 덮지 않고 자는 게 원인일 수 있다. 에어컨을 가동한 후 1시간마다 환기를 해도 냉방병은 크게 줄일 수 있다. 8월 열 질환 주의8월 중순 이전까지는 햇빛이 강하다. 강한 빛에 노출돼 4∼8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도 일어난다.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얼굴과 팔, 다리가 붓고 열이 오르는 일광화상이 많아지는 달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무더운 날 야외에서 구토, 고열, 실신 등이 나타나면 위급한 상황이니 즉각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9월 가을 전염병 주의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 쓰쓰가무시병을 보통 3개 가을 전염병이라고 한다. 이 전염병이 유행하는 달이다. 산이나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입는다. 잔디밭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는 게 좋다. 외출 후 옷은 꼭 세탁한다. 만약 산이나 들에 나간 후에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 기운이 2, 3일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10월 환절기 질환 주의 및 독감 예방 접종 환절기를 맞아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충분히 쉬고 수분을 섭취하면 감기는 이겨낼 수 있지만 독감은 다르다. 독감은 단순히 독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발생하는, 별개의 질병이다. 이때부터 독감 예방 접종이 시작되니 면역력이 약한 아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접종은 늦어도 11월 중순까지 끝내야 한다. 11월 피부건조 및 노로바이러스 주의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가 건조해지기 시작하는 달이다. 실내 습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피부건조증이 나타나면 비누 사용을 줄이는 게 도움이 된다.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바른다.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노로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이 무렵부터다.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고, 오염의 위험이 있으면 먹지 않는 게 좋다. 12월 만성질환 및 낙상 주의 다시 겨울이다. 실내 생활이 늘고 과식하다 보니 혈압, 혈당, 체중이 모두 증가할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특히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할 계절이 시작된 것. 이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실내 운동을 늘리고 소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온이 일찍 떨어지면 12월 중하순부터 낙상 사고의 위험도 커진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