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아

이청아 기자

동아일보 오피니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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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청아 기자입니다.

clearlee@donga.com

취재분야

2025-11-24~2025-12-24
미국/북미20%
국제일반19%
인사일반11%
유럽/EU11%
국제정치7%
교통7%
일본7%
러시아7%
국제정세7%
중국4%
  • 美 車노조 파업 최대 결실… MZ 활동가 튀는 전략 먹혔다 [사람, 세계]

    “자동차 공장에서 하루도 일해 본 적 없는 세 젊은 활동가의 활약으로 차 노조 파업이 결실을 맺었다.” 9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사상 처음으로 미 ‘빅3’ 자동차업체를 상대로 벌인 동시 파업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노사의 잠정합의로 마무리된 가운데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UAW 측 30대 활동가 3명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이번 파업으로 UAW는 △급여 11% 즉시 인상 △2028년까지 급여 최소 25% 인상 등 1960년대 이후 가장 큰 성과를 거뒀는데, MZ세대 활동가의 전략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우선 UAW가 영입한 젊은 외부 활동가 중 한 명인 조나 퍼먼(33)은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소통 전문가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인사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과 일한 경력이 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이 매주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를 통해 회담 내용을 공개한 것은 퍼먼의 아이디어였다. WSJ는 “비공개 협상에 익숙한 자동차업체 경영진을 놀라게 한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또 퍼먼은 유머를 곁들여 사측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려 파업의 주목도를 높였다. 노동 전문 변호사 벤저민 딕터(36)도 수훈갑이다. 그는 2015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다 트럼프의 경호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며 시위대가 제기한 소송을 담당해 ‘퇴임한 트럼프를 가장 먼저 신문한 변호사’로 주목받았다. WSJ에 따르면 UAW는 수십 년간 한 제조사를 선택해 협상을 벌인 뒤 그 결과를 다른 두 제조사와의 협상 조건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딕터가 ‘빅3 업체와의 동시 회담’을 최초로 도입해 3사가 서로 파업 종결을 위해 경쟁하면서 협상이 가속화됐다고 WSJ는 분석했다. 노동 전문기자 출신 크리스 브룩스(39)도 핵심 인물로 꼽혔다. WSJ는 “브룩스는 과거 ‘UAW가 사측에 지나치게 협조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번에 UAW 지도부의 핵심 보좌관으로 기용되면서 사측을 상대로 공격적인 대응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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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법무부 “구글, 검색시장 독점하려 삼성-애플에 36조원 지급”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을 독점하려 삼성,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미국 법무부) “해당 제조사 스마트폰에서 구글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고 지불한 것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조치였다.”(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미국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 재판에선 양측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3시간 넘게 증언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2020년 구글이 삼성, 애플과 같은 휴대전화 제조사나 무선사업자들에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을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는 대가로 263억 달러(약 36조 원)를 지불하고, 수익 배분을 지렛대로 활용해 불법적으로 검색엔진 독점권을 유지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끼워 팔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마이크로소프트(MS) 반독점 판결 이후 ‘세기의 재판’이 열렸다며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날 법정에 나온 피차이 CEO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돈을 지불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사 검색엔진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미 자체 웹 브라우저 ‘사파리’를 운영 중인 애플에 재정적 유인을 제공하지 않으면 크롬의 이용 편의성을 낮추려 할 우려가 있었다는 취지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이 제조사 등에 지불한 263억 달러 중 180억 달러는 애플로 흘러갔다. 피차이 CEO는 지난달 2일 정부 측 증인으로 나온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 때문에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1∼2년에 한 번 업데이트를 제공할 동안 크롬은 6주마다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크롬의 검색 지배력은 혁신과 초기 투자의 결과”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미 검색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 검색 등 주요 사업을 분할해야 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반독점법 위반 사실이 입증되면 해당 기업을 여러 기업으로 분할해 소유권을 제한할 수 있다. 미 법원이 미 법무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한국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가 관련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앞서 2013년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 검색 서비스와 앱 등을 선탑재하는 행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국내 검색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이 10% 수준에 불과했던 당시와 달리 올해 1∼9월 점유율은 30%로, 1위인 네이버(58.1%) 자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는 2021년에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 구글 OS만 사용하도록 강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2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구글이 패소하면 삼성전자와 애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크롬, 지메일(e메일) 등의 구글 앱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세계 주요국 정부들이 거대 플랫폼 기업에 칼을 빼들고 있다. 한국에서도 구글이 앱 마켓 ‘구글플레이’의 독점적인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게임사들의 경쟁사 게임 출시를 방해했다가 올 4월 공정위로부터 4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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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법무부 “구글, 기본 검색엔진 설정 대가로 삼성-애플에 36조원 줘”

    “구글이 인터넷 검색시장을 독점하려 삼성,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미국 법무부)“해당 제조사 스마트폰에서 구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지불한 것이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조치였다.”(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 법무부가 2020년 구글을 상대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에 법정에서 공개 증언한 피차이 구글 CEO는 법무부 측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린 이날 재판에서 피차이 CEO는 3시간 넘게 증언했다.앞서 미 법무부는 구글이 삼성, 애플과 같은 휴대폰 제조사나 무선사업자들에게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을 스마트폰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해주는 대가로 263억 달러(약 36조 원)를 지불하고, 수익 배분을 지렛대로 활용해 불법 독점권을 유지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이날 법정에 나온 피차이 CEO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돈을 지불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제조사의 스마트폰 기기에서 구글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지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미 자체 웹 브라우저 ‘사파리’를 운영 중인 애플에게 재정적 유인을 제공하지 않으면 크롬의 이용 편의성을 낮추려할 우려가 있었다는 취지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구글이 제조사 등에 지불한 263억 달러 중 대다수인 180억 달러는 애플로 흘러갔다.피차이 CEO는 지난달 2일 정부 측 증인으로 나온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구글의 지배력 때문에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1~2년에 한 번 업데이트를 제공할 동안 크롬은 6주마다 새로운 버전을 출시했다. 크롬의 검색 지배력은 혁신과 초기 투자의 결과”라고 반박하기도 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와 NYT 등 미국 언론들은 구글의 승소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도 만약 패소할 경우 기업이 쪼개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반독점법 위반 사실이 입증되면 해당 기업을 여러 기업으로 분할해 소유권을 제한할 수 있다. 법원이 미 법무부의 손을 들어줄 경우 한국에서도 공정거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가 관련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앞서 2011년 네이버와 다음이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스마트폰에 검색 서비스와 앱 등을 선탑재하는 행위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국내 검색 시장에서 구글 점유율이 10% 수준에 불과했던 당시와 달리, 올해 1~9월 구글의 국내 검색 시장점유율은 30%로, 1위인 네이버(58.1%) 자리를 빠르게 추격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로 공정위는 2021년에는 삼성전자 등 제조사에 구글 OS만 사용하도록 강제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20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IT 업계에선 구글이 패소하면 삼성전자와 애플(아이폰)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는 크롬, 지메일(e메일) 등의 구글 앱이 기본으로 깔려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최근 세계적으로 정부들이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도 구글이 앱 마켓 ‘구글 플레이’의 독점적인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게임사들의 경쟁사 게임 출시를 방해했다가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400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모빌리티도 각각 오픈마켓과 택시 호출 서비스 등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가 200억 원대 과징금을 물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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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에게 ‘대피’는 곧 ‘죽음’”… 가자 의사의 마지막 메시지

    이스라엘이 13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지상군 공격을 시행하기 위해 가자지구 북부 민간인들에게 남쪽으로 이주할 것을 처음 지시한 지 16일 째가 된 29일(현지 시간)에도 여전히 가자지구 북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 한명인 소아과 의사 후삼 아부 사피아는 오로지 팔레스타인인 환자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이곳에 남길 택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카말 아드완 병원 소아과장으로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사피아 씨는 2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상당수 환자들에게는 ‘대피’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들을 버리는 것은 히포크라테스 선서 뿐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품위도 저버리는 것이기에 저와 동료 의사 대부분은 남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8년 미국의 보건의료부문 비영리단체 메드글로벌(MedGlobal)이 가자지구에 의사를 파견하면서 이곳에 온 사피아 씨는 지난 수년간 이 지역에서 공습 피해자들을 치료해 왔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더욱 참혹하다고 전했다. 그는 “전기, 의약품 등이 고갈돼 중환자실에서는 식초로 환자들의 상처를 소독하고, 식수가 바닥나면서 소아 수십 명이 위장염에 걸렸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매일 공습이 진행되는 거리에 직접 나가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고 있다고도 했다. 사람들이 처한 참혹한 광경도 생생하게 묘사했다. 그는 “영안실은 이미 첫 주에 꽉 찼고 부패한 시신이 질병을 확산시킬까봐 아이들의 조그만한 시신조차도 텐트로 옮겨 보관 중이다”며 “살아있는 아이들 또한 신체는 낫더라도 정신과 영혼이 회복되는 데는 평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환자들은 공습을 받아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다른 환자들은 충격을 받아서, 또는 이미 생환의 가능성이 없어서 침묵에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마취제는 물론 거즈까지 바닥나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방법도 거의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사피아 씨는 기고문에서 아이들과 주민은 물론, 죽음이 낯설지 않은 의료진들조차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증언했다. 한 동료는 자신의 아들이 공습으로 숨져 실려온 것을 목격했고, 다른 동료는 전쟁 첫 주에 아버지와 형제를 잃었다고 한다. 사피아 씨의 집도 20일 공습으로 붕괴됐다. 여섯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부인들과 아이들 만이라도 남쪽으로 피난갈 것을 부탁했지만, 가족들이 그와 생사를 함께하겠다며 거부해 함께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피아 씨는 “환자들의 눈을 피해 밤마다 진료실 문을 닫고 혼자 운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토록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여전히 병원에 남은 이유에 대해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며 전세계를 향해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보내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의료장비를 가동시킬 수 있는 연료를 요청했다.기고문 말미에서 사피아씨는 “환자들과 동료들의 눈에서 공포보다 강한 회복력과 끈기를 본다. 연료, 식량, 의약품 등 모든게 고갈됐지만 우리에게 아직 희망 만은 남아있다”며 세계가 팔레스타인인들의 희망에 응답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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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이틀연속 가자 급습… EU “군사행위 일시 중단을”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를 급습하며 지상전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 행위 중단이나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26일 밤 보병과 기갑·공병 부대 그리고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가자지구 동부 슈자이야에 있는) 하마스 대전차 유도미사일 발사기지와 지휘센터, 테러 요원들을 공격한 뒤 철수했다”고 밝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탱크 여러 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장면과 표적으로 삼은 건물이 공격받아 폭발하는 장면 등을 담은 51초짜리 영상도 공개했다. 이틀째 가자지구에 대한 제한적 지상 공격에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6일 언론 브리핑에서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이 (하마스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조건이 되면 작전을 시작하겠다. 올 날이 머지않았다”고 밝혀 전면적인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이번 싸움의 성과로 (올해 독립 75주년인) 이스라엘의 앞으로 75년이 결정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 안에서 지상전 개시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복수의 이스라엘 정부 및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가자지구 침공 준비 태세는 진작 갖췄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종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연기를 설득하는 상황에서 이미 국민 지지를 잃은 네타냐후 총리가 작전을 펼쳤다가 실패할까 두려워한다는 것. 또 총연장 480km에 이르는 땅굴과 건물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매복한 곳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인명 피해도 불가피해 전시 내각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하마스가 인간 방패 삼고 있는 인질 문제도 관건이다. NYT는 이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대규모 군 투입 대신 여러 차례 제한적 공격을 감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날 “앞으로 며칠간 가자지구 지상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며 “강도는 더 세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제사회도 지상군 진입이 부를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26일 정상회의에서 선언문을 채택해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군사 행위 일시 중단을 포함해 인도주의적 지원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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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 이틀 연속 가자지구 급습…지상전 준비 박차

    이스라엘군이 이틀 연속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근거지 가자지구를 급습하며 지상전 사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피해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 행위 중단이나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이스라엘군은 27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26일 밤 보병과 기갑·공병 부대 그리고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가자지구 동부 슈자이야에 있는) 하마스 대전차 유도미사일 발사기지와 지휘센터, 테러 요원들을 공격한 뒤 철수했다”고 밝혔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탱크 여러 대가 가자지구에 진입하는 장면과 표적으로 삼은 건물이 공격 받아 폭발하는 장면 등을 담은 51초짜리 영상도 공개했다.이틀째 가자지구에 대한 제한적 지상 공격에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6일 언론 브리핑에서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이 (하마스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조건이 되면 작전을 시작하겠다. 올 날이 머지 않았다”고 밝혀 전면적인 지상전 개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어 “이번 싸움의 성과로 (올해 독립 75주년인) 이스라엘의 앞으로 75년이 결정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하지만 이스라엘 정부 안에서 지상전 개시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복수의 이스라엘 정부 및 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가자지구 침공 준비 태세는 진작 갖췄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종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지상군 투입 연기를 설득하는 상황에서 이미 국민 지지를 잃은 네타냐후 총리가 작전을 펼쳤다가 실패할까 두려워한다는 것. 또 총연장 480km에 이르는 땅굴과 건물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매복한 곳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인명피해도 불가피해 전시 내각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하마스가 인간 방패 삼고 있는 인질 문제도 관건이다.NYT는 이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대규모 군 투입 대신 여러 차례 제한적 공격을 감행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날 “앞으로 며칠 간 가자지구 지상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며 “강도는 더 세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국제사회도 지상군 진입이 부를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26일 정상회의에서 선언문을 채택해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군사 행위 일시 중단을 포함해 인도주의적 지원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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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 찾은 왕이와 27일 회동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다음 달 11∼17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면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왕 부장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논의를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왕 부장은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도 회동하기로 했다.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 고위 인사가 올 6월부터 최근까지 잇달아 중국을 방문한 후 미국을 찾은 첫 번째 중국 인사다. 시 주석은 최근 미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APEC의 주최지인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은 상호 존중, 평화, 협력을 견지해 왔다. 미국 또한 같은 길을 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무인기 등 일본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호주 일본 인도는 중국 견제 목적이 강한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회원국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필리핀을 거론하며 “필리핀에 어떤 공격이 가해진다면 (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 조약이 발동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필리핀을 위협하면 미국은 이에 맞서 필리핀을 방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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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총장 “하마스 공격 진공상태서 생긴것 아냐”… 이스라엘 “사퇴하라”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간 (이스라엘의) 숨막히는 정령하에 있었다.” 포르투갈 출신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24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67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 후 56년간 탄압을 거듭해 이에 반발한 하마스의 공격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민간인 납치와 살상을 지지한 격이라며 구테흐스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사태의 해법을 논의하기 위한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이 계속 잠식당하고 집이 철거되는 것을 지켜봤으며 폭력에 시달렸다”고 했다. 또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북부에 지상군을 투입하기에 앞서 주민 대피령을 내린 것도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거세게 반발했다. 같은 회의 석상에 있던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의 사진을 든 채 “사무총장은 대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냐”며 “테러가 판치는 세상에서 살고 싶으냐”고 반문했다. 길라드 에르단 주유엔 이스라엘대사 또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부끄러운 줄 알라.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후 탄생한 조직(유엔)의 수장이 이런 끔찍한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반발하며 구테흐스 총장의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이어 에르단 대사는 현지 인터뷰에서 “유엔 대표단의 비자 발급을 거부할 것”이라며 “이미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의 비자 요청을 거절했다. 그들(유엔)을 가르쳐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X에 자신의 연설에 대해 “팔레스타인인의 불만이 하마스의 끔찍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동시에 그러한 끔찍한 공격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적 처벌을 정당화할 수 없다”라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은 이날 가자지구 인근을 찾아 “전술, 전략적인 고려로 지상공격이 지연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지상전) 준비가 됐다. 정치권과 협의해 다음 단계의 형태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는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PIJ) 고위급 인사와 회동한 사실을 공개하며 이스라엘을 위협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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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反푸틴 SNS에 “침실서 심정지 상태 발견돼 심폐소생술”

    건강 이상설이 종종 나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심정지가 와서 응급 처치 끝에 의식을 차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크렘린궁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미러 등은 23일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 SVR’을 인용해 전날 밤 푸틴 대통령이 침실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다 발견돼 의료진의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제너럴 SVR은 “푸틴 주치의들은 그가 올가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크렘린궁 내부를 심각하게 동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은 반응을 내지 않고 몇 시간 뒤 푸틴 대통령이 카바르디노발카르 공화국 카즈베크 코코프 수장과 만나는 사진을 홈페이지에 설명과 함께 올렸다. 그러자 제너럴 SVR은 24일 코코프와 만난 사람은 푸틴이 아니라 대역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재 개인 중환자실에 있는 푸틴은 상태가 안정됐으나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의혹은 “터무니없는 사기”라며 푸틴 대통령은 건강하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20년 등장한 반(反)푸틴 성향의 제너럴 SVR은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전·현직 요원들이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 암 수술설, 초기 파킨슨병 진단설 등을 제기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 채널이 쏟아낸 흥미로운 소식을 크렘린궁이 공개 부인한 적도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는 채널”이라면서도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아 러시아 언론 전문가들도 신뢰도를 낮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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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침실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또 제기된 건강이상설

    건강이상설이 종종 나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정지가 와서 응급 처치 끝에 의식을 차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크렘린궁은 심정지설이 퍼지자 푸틴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회의하는 사진을 공개했다.영국 타블로이드지 미러 등은 23일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 SVR’을 인용해 전날 밤 푸틴 대통령이 침실 바닥에 쓰러져 경련을 일으키다 발견돼 의료진의 긴급 심폐소생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고 보도했다. 제너럴 SVR은 “푸틴 주치의들은 그가 올가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실 내부를 심각하게 동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크렘린궁은 이에 대해 별도 반응을 내지 않고 몇 시간 뒤 푸틴 대통령이 카바르디노-발칸 공화국 코코프 수장과 대통령실에서 만나는 사진을 홈페이지에 설명과 함께 올렸다. 그러자 제너럴 SVR은 24일 코코프와 만난 사람은 푸틴이 아니라 대역이라면서 “현재 개인 중환자실에 있는 푸틴은 상태가 안정됐으나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앞서 이 채널은 올 3월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방문한 것도 푸틴 대통령이 아닌 그의 대역이었다고 주장했다.미국 경제전문 인터넷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2020년 등장한 반(反)푸틴 성향의 제너럴 SVR은 러시아 해외정보국(SVR) 전·현직 요원들이 운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 암 수술설, 초기 파킨슨병 진단설 등을 제기했다. 인사이더는 “이 채널이 쏟아낸 흥미로운 소식을 크렘린궁이 공개 부인한 적도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는 채널”이라면서도 “다만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으며 러시아 언론 전문가들도 신뢰도를 낮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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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지상전 앞두고 하마스 지도부 암살부대 창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숨어 있는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하기 위한 암살 전문 부대 ‘닐리’를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전 개시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가 최근 특수작전센터 닐리를 창설했다고 보도했다. 닐리는 ‘이스라엘의 영원하신 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히브리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지하조직 이름으로도 쓰였다. 이 조직은 당시 팔레스타인 땅을 지배하던 오스만튀르크 제국과 유대인 국가 건국을 지지하는 영국의 싸움에서 영국을 적극 지원했다. 이것이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닐리는 하마스 최정예 특수부대 ‘누크바’ 요원 전원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누크바는 아랍어로 ‘엘리트’를 뜻한다. 7일 전쟁 발발 당시 기습 공격을 지휘한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깟삼’ 여단 최고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 정치 지도자 예히야 신와르 등이 최우선 제거 대상이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들을 향해 “걷고 있지만 죽은 사람”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암살 작전이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를 붙잡아 인질극을 벌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검은 9월단’에 대한 보복 작전을 연상시킨다고 논평했다. 당시 검은 9월단은 올림픽 선수촌에 잠입해 이스라엘 선수들을 억류한 뒤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인 234명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대테러 경험이 많지 않던 현지 경찰의 어설픈 대응 등으로 이스라엘 선수, 코치, 심판 등 총 11명이 숨졌다. 이런 과정이 전 세계에 TV로 생중계된 것 또한 큰 충격을 안겼다. ‘이스라엘판 철의 여인’으로 불린 당시 골다 메이어 이스라엘 총리는 테러와 직간접 연관된 인물을 모두 암살하라는 이른바 ‘신의 분노’ 작전을 지시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후 6년여에 걸쳐 유럽,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 관련자를 추적해 모두 20여 명을 사살했다. 미국 유명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를 소재로 2005년 영화 ‘뮌헨’을 만들었다. 다만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부를 사살한다고 해도 하마스를 뿌리 뽑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영국의 국방 싱크탱크 ‘왕립합동연구소(RUSI)’는 신와르와 데이프가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라는 사실은 명확하지만 하마스는 이미 그들이 없는 비상사태를 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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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암살부대 ‘닐리’ 긴급 신설…지상전 사전 작업

    미국을 비롯한 서방 주요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연기를 설득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숨어 있는 하마스 지도부 제거를 위한 암살 전문 부대를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22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국내 정보 담당 기관 신베트가 최근 특수작전센터 ‘닐리’를 창설했다고 보도했다. 닐리는 ‘이스라엘의 영원하신 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히브리어로,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지하조직 이름으로도 쓰였다.닐리는 이스라엘 기습을 주도한 하마스 부대 가운데 키부츠(집단농장) 등에서 인명을 살상한 하마스 최정예 특수부대 ‘누크바’ 요원 전원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누크바는 하마스 고위급이 발탁한 테러리스트로 매복, 습격, 땅굴 침투, 대전차 미사일 및 로켓 발사, 저격 같은 테러 공격을 수행한다”고 밝혔다.기습 공격을 지휘한 하마스 사령관 무하마드 데이프,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도 최우선 제거 목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들을 “걷고 있지만 죽은 사람”이라고 일컫기도 했다.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질 협상과 가자지구 구호 물자 전달을 위해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연일 지상군 투입 의지를 피력하며 되레 전선을 확대하는 움직을 보였다. 22일 현지 온라인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가자지구에 진입해 하마스 작전 및 기반 시설을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하마스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 궤멸 의지를 재확인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네타냐후가 총리 자리를 지키는 길은 전쟁뿐”이라며 하마스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지상전 강경론을 고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법부 무력화를 꾀하는 사법조정안 강행 처리 등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벌어지는 등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전쟁 발발 전까지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었다.이스라엘은 가자지구는 물론 서안지구와 레바논, 시리아까지 공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20여 년 만에 전투기를 동원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안지구 이슬람 사원을 폭격했다. 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북부 알레포에 있는 국제공항 2곳에 포격을 가해 운항이 중단됐다고 시리아 언론이 전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의 교전도 격화하며 사상자가 늘고 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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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러, 우크라戰 北무기에 의지”… 김정은 “北-러 백년대계 구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 무기 확보를 위해 북한에 의지하고 있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하려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밝힌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주도하는 전 세계 50개국의 지원을 받아 한때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영토의 절반 이상을 수복했다”며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도시와 시민들을 위협하기 위한 공격 드론과 탄약을 사들이기 위해 이란과 북한에 의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19일 만나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새 시대 조로(북-러) 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고 밝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과 라브로프 장관이 “지역 및 국제 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며 공동의 노력으로 모든 방면에서 쌍무적 연계를 계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을 논의했다”면서 “견해 일치를 봤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우크라이나 공격용 무기 제공과 러시아의 정찰위성 기술 제공 등 무기와 군사기술 거래를 넘어 미국에 대항하는 장기적 공동 전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북한 최선희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에서는 경제, 문화뿐만 아니라 선진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도 논의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가 군사 정찰위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추진 잠수함 기술 등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시사한 것이다. 북한 외무성과 러시아 외교부는 2024∼2025년 교류 계획서도 체결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북-러가 이 기간 동안 경제, 에너지, 기술 협력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방한 중인 데니스 프랜시스 유엔총회 의장은 20일 최근 북-러 간 밀착에 대해 “정전협정을 위반하거나 한반도 안정·안보를 해칠 수 있는 조치와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논평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의 한국 첫 착륙에 대해 “첫 소멸 대상”이라고 위협했다. 핵무장이 가능한 미군의 대표적 전략폭격기인 B-52H가 충북 청주 공군기지에 착륙한 모습이 전날 공개됐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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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국방 “하마스 제거 및 새 정권 구성이 목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2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의 목표를 밝혔다. 그는 이날 크네세트(의회)에 출석해 가자지구 전쟁이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며 “하마스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고, 숨어 있는 저항세력을 제거해 군사 및 정부 기능을 파괴하며, 새로운 정권을 세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책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라고 각 단계를 설명했다.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번 전쟁이 발발한 후 갈란트 장관이 전쟁의 구체적이인 목표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하루 전에도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로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며 인근 군 부대를 찾아 “지금은 외부에서 가자지구를 보고 있지만 곧 내부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갈란트 장관은 의회에서 “우리는 공습을 통해 첫 단계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이후 지상전을 통해 하마스의 작전 시설을 파괴하고 인프라를 망가뜨림으로써 하마스를 궤멸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2단계에서는 숨어있는 저항 세력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갈란트 장관은 “3단계는 가자지구에 새로운 정권를 만들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국민과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새로운 안보 현실을 창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이날 이스라엘군은 별도로 배포한 성명에서 하마스에 납치돼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약 200명의 인질 대부분이 생존했다고 밝혔다. 인질은 하마스,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에 억류된 채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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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가자병원 참사, 지하드 오폭… 로켓 궤적 등 분석해 결론”

    미국이 17일 발생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포 오폭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8일(현지 시간) “미 정부는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숨지게 한 폭발 참사에 대해 이스라엘은 책임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로켓포 오폭에 따른 폭발이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을 방문해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테러단체가 로켓을 잘못 발사한 결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우리 평가는 각종 정보, 미사일 운동 궤적, 위성 열화상 이미지와 공개된 사건 현장 사진 및 영상 등을 토대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적외선 센서를 통해 수집된 (로켓) 발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은 (병원에 폭발을 일으킨 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가 이스라엘군 책임이 아니라고 상당히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참사 직후 ‘이스라엘군 소행’에 무게를 뒀던 팔레스타인 및 주변 아랍국들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스라엘군이 ‘대학살’을 일으켰다”며 즉각 휴전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 참석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도 “이스라엘 정권이 민간인들을 의도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 공격에 사용된 폭탄은 오직 이스라엘군만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자지구와 국경을 맞댄 이집트의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과 통화해 의약품, 식수, 식량 같은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 20대를 이집트를 통해 가자지구에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20일 수송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9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 이후 인도적 지원 제공은 처음이다.美 “병원 참사, 이스라엘 책임없다”… 무장세력들 이-美 향해 공격 서방 “폭발 구덩이 이 무기와 달라사망자도 471명 아닌 50명 수준”이라크 미군기지 드론 공격 시도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미사일 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로 중동전쟁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은 18일(현지 시간) 신속하게 “이스라엘 책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이스라엘의 학살”이라는 주장을 펴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서방 전문가들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로켓 오폭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망자가 471명이라는 가자지구 보건부 발표도 과장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팔 무장단체 오폭’ 정황 속속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알아흘리아랍병원 폭발 참사와 관련해 “증거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이스라엘이 공습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 말처럼 이스라엘군 등이 공개한 각종 정보 증거 및 사건 현장 사진과 영상 분석에 따르면 오폭에 무게가 실린다고 서방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18일 공개한,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이 병원 주차장에 생긴 폭발 구덩이는 깊이와 지름이 수십 cm에 지나지 않는다. 이스라엘군 공습에 주로 사용하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이 만드는 깊이와 지름 5∼10m 구덩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한 영상에는 가자시티 남부에서 이스라엘 방향으로 발사된 로켓들 가운데 한 로켓이 급상승하다 터지고 잠시 뒤 병원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이 나왔다. 이스라엘 방공 요격망 ‘아이언돔’이 격추한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이언돔에 의한 격추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주차장 주변 병원 건물들도 외벽이 그을리거나 충격으로 창문 등이 깨졌지만 공습으로 인한 손상은 보이지 않았다. 영국 탐사보도 매체 벨링캣도 이날 “병원 건물이 아니라 주차장에서만 폭발로 인한 손상이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희생자도 병원 주차장에서 노숙하던 피란민에게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미 NBC뉴스는 “폭발 후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주차장에 시신이 뒤엉키고 사지가 흩어져 있는 사진들이 올라왔다. 피에 젖은 이불과 베개 옆에 책가방이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미 정보분석가 블레이크 스펜들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JDAM은 폭발 에너지를 극대화하기 때문에 (폭발할 때) 큰불이 나지 않는다”며 “(병원 주차장은) 폭발보다 화재로 인한 특징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영상과 사진으로 볼 때 사망자는 50명 수준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계속 불붙는 反서방 시위 병원 폭발 참사가 오폭일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랍권에서는 반(反)이스라엘, 반미 시위와 공격이 계속됐다. 이날 하마스와 오폭 주체로 이스라엘의 지목을 받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등은 별다른 반박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과 서방을 향한 아랍권의 분노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담당 미군 중부사령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서부와 북부 미군기지들을 겨냥한 두 건의 드론(무인기)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드론은 모두 3기로 서부 알아사드 공군기지에서는 격추한 드론 2기 중 1기가 폭발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공격 배후는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현지 무장세력 하부 조직들로 추정된다.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지난해 휴전 이후로는 현지 미군기지와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을 향한 공격을 자제해 왔으나 중동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자 공세를 재개한 것이다. 18일을 ‘분노의 날’로 규정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이날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집트, 튀르키예, 모로코, 리비아, 이란, 알제리 등에서도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다.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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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 폭격에 “이스라엘의 학살” vs “테러단체 소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직전인 17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한 병원이 공습을 받아 수백 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이라고 규탄했고, 이스라엘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소행”이라고 맞서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스라엘군이 아닌)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병원 공습을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 대 아랍 국가로 선명하게 선이 그어지며 중동전쟁이 한층 심각한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밤 가자시티의 알아흘리아랍병원에 가해진 로켓포 폭격으로 환자, 난민 등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최소 수백 명이고 이와 별도로 상당수의 시민이 건물 잔해 밑에 깔려 있다고 했다. 다만 미 CNN 등 외신에서 폭발 원인이나 사상자 규모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을 유례없는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보복을 천명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내일(18일)을 적에 대한 분노의 날로 삼자.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중동 이슬람권에 촉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폭격이 하마스보다 더 강경한 반이스라엘 성향인 PIJ의 로켓 발사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병원을 공격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아닌 야만적 테러범들”이라며 PIJ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18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폭발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당신(이스라엘 측)이 아닌 다른 쪽이 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연설에서 이 폭격을 ‘테러단체’ 소행이라고 말했다. 이 여파로 당초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중동전쟁의 해법을 논의하려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反)이스라엘·반미 시위 또한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는 지지하지만 가자지구 점령에는 반대한다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이례적으로 빠르게 타국 전장을 찾아 직접 해법을 도출하려 했다. 하지만 대형 참사와 주변 아랍 3국과의 회담 취소로 첫발부터 어그러진 모양새일 뿐만 아니라 중동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1981년 결성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단체. 자살폭탄 테러와 민간인 공격을 감행하는 등 하마스보다 세력은 약하지만 더 강경한 성향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됐다.하마스 “이 공습에 500명 숨져”… 이 “지하드 오폭” 감청파일 제시 [중동전쟁]가자 병원 공격 누가… 책임 공방이 “공습 때 생기는 웅덩이 없어”지하드 “이, 과거에도 병원 공습” “수술 중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 17일(현지 시간)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영국 스카이뉴스에 전한 당시 참상이다. 그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병원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이 됐다며 “이건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폭발 직후 촬영된 몇몇 영상에는 불길이 병원 일부를 집어삼키고 부상자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의료진 등 당시의 참혹한 모습이 생생하다.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으로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확전을 억제하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공격 주체의 진위와 관계없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국과 가까운 아랍국인 요르단, 이집트 등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부하며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뚜렷하다.● 하마스-이스라엘 책임 공방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아랍병원은 1882년 설립된 141년 역사의 유서 깊은 병원이다. 이 병원은 7일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군이 대피를 통보했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하지만 남부로의 피란이 여의치 않았던 상당수 주민이 병원만은 안전할 것으로 믿고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공습에 따른 인명 피해가 커졌다. 이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공방을 벌였다. 하마스는 병원 공습 직후 “이스라엘 폭격으로 어린이, 여성을 비롯해 최소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와 군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오폭”이라면서 영상과 사진, 음성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사망자 수도 하마스가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공습으로 인한 (주차장) 주변 건물 훼손도 없고, 우리 무기로 공습할 때 일반적으로 생기는 거대한 웅덩이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미사일 공습 현장에 생긴 각각 지름 7m, 9m짜리 웅덩이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공격이 PIJ 측 오폭임을 인정하는 듯한 하마스 대원들 대화를 감청한 녹음 파일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이 영어로 번역해 함께 게시한 대화 자막에 따르면 하마스 한 대원이 “우리가 쏜 거야?”라고 묻자 다른 대원이 “(병원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은 PIJ 것이래, 이스라엘 것이 아니고”라면서 “병원 뒤쪽 묘지에서 쐈다”고 말했다. 반면 PIJ는 “이스라엘이 병원에 있던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전에도 이곳을 공습했다”면서 (미사일이) 떨어진 각도나 파괴력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 이스라엘行 바이든, ‘확전 방지 구상’ 위기 18일 이스라엘 도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가자지구 병원 폭격에 대해 “당신(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팀(the other team)의 소행처럼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를)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우리는 많은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하마스의 공격 및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선 “잔인하고 거의 믿을 수 없을 정도”라면서 “이스라엘은 혼자가 아니다.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은 미 대통령이 전쟁 중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번째 사례”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중 교전 중인 다른 나라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이 타국 전장에 뛰어드는 위험을 무릅썼지만 돌출 참사로 인해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중동 국가들마저 거리를 두며 사태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 이번 참사로 같은 날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기로 했던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전격 취소했다.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을 설득해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방안을 이끌어내며 이란과 헤즈볼라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중동 전체를 향해 메시지를 내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완전히 타격을 입은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미국의 중동 개입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인도태평양에 치중했던 미국의 정책이 이번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만큼 다시 중동 관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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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명 사망’ 가자병원 참사, 중동전쟁 확전 우려 커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직전인 17일(현지 시간)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한 병원이 공습을 받아 수백 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대량학살”이라고 규탄했고, 이스라엘은 “(또 다른 무장단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의 소행”이라고 맞서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이스라엘군이 아닌)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병원 공습을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 대 아랍 국가로 선명하게 선이 그어지며 중동전쟁이 한층 심각한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밤 가자시티의 알아흘리아랍 병원에 가해진 로켓포 폭격으로 환자, 난민 등 5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도 최소 수 백 명이고 이와 별도로 상당수의 시민이 건물 잔해 밑에 깔려있다고 했다. 다만 미 CNN 등 외신에서 폭발 원인이나 사상자 규모는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습을 유례없는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보복을 천명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도 “내일(18일)을 적에 대한 분노의 날로 삼자. 거리와 광장으로 즉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중동 이슬람권에 촉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폭격이 하마스보다 더 강경한 반이스라엘 성향인 PIJ의 로켓 발사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병원을 공격한 것은 이스라엘군이 아닌 야만적 테러범들”이라며 PIJ 소행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18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폭발 사건에 대해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당신(이스라엘 측)이 아닌 다른 쪽이 한 것처럼 보인다”라고 했다.이 여파로 당초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중동전쟁의 해법을 논의하려던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反)이스라엘·반미 시위 또한 확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의 하마스 제거에는 지지하지만 가자지구 점령에는 반대한다며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뒤 이례적으로 빠르게 타국 전장을 찾아 직접 해법을 도출하려 했다. 하지만 대형 참사와 주변 아랍 3국과의 회담 취소로 첫 발부터 어그러진 모양새일 뿐만 아니라 중동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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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병원 참사 진실공방…“이스라엘의 학살” vs “지하드 소행 증거 있어”

    17일(현지 시간) 밤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병원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진 사건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군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이자 하마스와 협력하는 이슬라믹지하드(PIJ)의 오폭이라고 주장했다.18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시티 병원에 있던 환자와 어린이, 여성을 비롯해 최소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수백 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있다고 했다.반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PIJ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쏜 로켓 수십 발 가운데 한 발이 오폭으로 병원 주차장에 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하며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드론으로 촬영한 이 병원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우리 측 공습은 폭발 현장 바닥에 거대한 웅덩이를 남기는 데 이 병원 현장에는 그것이 없다”고 주장했다.이어 이스라엘군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 요원들이 이번 공격이 PIJ 측 오폭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감청 정보 녹음 파일을 자신의 X 계정에 올리고 “하마스가 (병원을 공격한) 로켓이 PIJ가 발사한 것이라는 사실을 매우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7일 과거 PIJ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발사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해 민간 시설을 공격한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유세프 아부 알리쉬 팔레스타인 보건부 차관은 18일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14일 이스라엘군이 같은 병원을 포격했고 다음날 직접 병원장에게 전화해 포탄 두발로 경고했으니 즉각 대피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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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자 병원 참사에 바이든 ‘평화 구상’도 위기…아랍국과 회담 불발

    “수술 중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17일(현지 시간) 공습으로 수백 명이 숨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아흘리아랍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가 영국 스카이뉴스에 전한 당시 참상이다. 그는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병원이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이 됐다며 “이건 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폭발 직후 촬영된 몇몇 영상에는 불길이 병원 일부를 집어삼키고 부상자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의료진의 모습 등 당시의 참혹한 모습이 생생하다.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으로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확전을 억하려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구상은 좌초 위기에 처했다. 공격 주체의 진위와 관계없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미국과 가까운 아랍국인 요르단, 이집트 등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부하며 미국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뚜렷하다. ● 하마스-이스라엘 책임 공방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의 중심부에 있는 알아흘리아랍병원은 1882년 설립된 141년 역사의 유서 깊은 병원이다. 이 병원은 7일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군이 대피를 통보했던 가자지구 북부 병원 20곳 중 하나다. 하지만 남부로의 피란이 여의치 않았던 상당수 주민이 병원만은 안전할 것으로 믿고 이 곳으로 몰려들면서 공습에 따른 인명 피해가 커졌다.이 사건이 누구 소행인지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공방을 벌였다.하마스는 병원 공습 직후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 여성을 비롯해 최소 민간인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이스라엘 정부와 군은 “이슬라믹지하드(PIJ)의 오폭”이라면서 영상과 사진, 음성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사망자 수도 하마스가 부풀렸다고 주장했다.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공습으로 인한 (주차장) 주변 건물 훼손도 없고, 우리 무기로 공습할 때 일반적으로 생기는 거대한 웅덩이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미사일 공습 현장에 생긴 각각 지름 7m, 9m짜리 웅덩이 사진을 공개했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관련 영상에 따르면 해당 병원 인근에서 로켓포가 이스라엘 쪽을 향해 수십 발 발사 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부근에서 작은 폭발에 이어 큰 폭발이 일어났다.하가리 대변인은 이어 이번 공격이 PIJ 측 오폭임을 인정하는 듯한 하마스 대원들 대화를 감청한 녹음 파일을 X 계정에 올렸다. 이스라엘군이 영어로 번역해 함께 게시한 대화 자막에 따르면 하마스 한 대원이 “우리가 쏜 거야?”라고 묻자 다른 대원이 “(병원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은 PIJ 것이래, 이스라엘 것이 아니고”라면서 “병원 뒤쪽 묘지에서 쐈다”고 말했다.반면 PIJ는 “이스라엘이 병원에 있던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이전에도 이곳을 공습했다”면서 (미사일이) 떨어진 각도나 파괴력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 이스라엘 힘 실은 바이든, ‘확전 방지 구상’은 위기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가 이슬람국가(IS)가 더 합리적으로 보이게 만들 정도로 악행, 즉 잔혹행위를 저질렀다”며 하마스에 대한 적대감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방어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도록 미국이 보장하겠다”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병원 폭격에 대해서도 “당신이 아닌 다른 팀이 한 것처럼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은 미국 대통령이 전쟁 중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번째 사례”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중 교전 중인 다른 나라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바이든 대통령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위험을 무릅썼지만 돌출 참사로 인해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중동 국가들마저 거리를 두며 사태 해결은 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참사로 같은 날 요르단 암만에서 만나기로 했던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만남을 전격 취소했다. 중동 전체를 향해 확전 억제 메시지를 내려 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완전히 타격을 입은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중동 개입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그간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인도태평양에 치중했던 미국의 정책이 이번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만큼 다시 중동 관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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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격에 6세 아들 잃어” 가자 의사 절규… 공습 사망 2800명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 사망자가 17일(현지 시간) 2800명을 넘어서면서 안타까운 사례들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16일 영국 itv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한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팔레스타인인 의사 무함마드 아부 무사는 집에 폭탄이 떨어져 부상을 입고 이송된 자신의 아내와 자녀들을 만났다. 얼굴이 피와 흙먼지로 뒤덮인 자녀 2명을 황급히 치료하던 그에게 부인이 “(막내) 유세프를 찾아달라.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됐을 때 아들 얼굴이 피범벅이었다”며 울부짖었다. 아들 소식을 수소문하다가 동료 의료진 손에 이끌려 영안실을 찾은 무사는 여섯 살배기 유세프 시신을 확인했다. 무사는 itv에 “병원에서 일하던 중 집 방향에서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결국 아들을 잃었다”며 황망해했다. 이날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또 다른 한 의사가 통곡하면서 동료들 부축을 받아 실려 나갔다. 공습으로 숨진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 시신이 자신이 일하던 외상센터로 실려온 것을 본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자지구 북부 병원에서 임신 합병증 치료를 받다가 남부로 대피한 한 여성은 이날 어느 무너진 병원에서 쌍둥이 자매 누하와 파틴을 낳았다. 하지만 의약품은 물론이고 물도 부족해 가족들이 생수를 찾으러 도시를 뒤지고 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16일 밤에서 17일 새벽 사이 적어도 7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공습을 받은 남부 라파, 칸유니스, 데이르알발라에서 발생한 사망자 중 다수는 이스라엘군 통보에 따라 가자지구 북부에서 피란 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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