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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히 얘기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가입하지 않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미국 MD체계 편입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한국은 미국 MD체계에 참여할 여건이 안 되고, 수조 원에 이르는 관련 예산도 부담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일각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와 미국 MD체계 참여를 연계한 ‘빅딜설’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맞서 독자적으로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MD의 핵심은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탄도미사일 요격능력이 뛰어난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교체하고, 장거리(L-SAM)·중거리(M-SAM) 지대공미사일을 개발해 배치하는 것이다. 2022년까지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할 수 있는 킬체인(Kill Chain)과 함께 KAMD를 구축하면 북한의 ‘핵도발’에 능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군의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벌써부터 KAMD의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PAC-3 미사일의 최대 요격고도는 30km 안팎이다. 음속보다 6, 7배 이상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이 10여 초면 지상에 닿을 수 있는 고도다. 북한 미사일을 탐지, 식별해 PAC-3 미사일을 발사하기까지 요격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 우리 군에 주어진 대응시간은 단 몇 초뿐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서울 상공으로 낙하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가 오직 한 번뿐이라는 얘기다. PAC-3 미사일이 북한 미사일 요격에 성공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요격 과정에서 북한 미사일에 실린 핵탄두가 폭발할 경우 열폭풍과 방사능 낙진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군은 PAC-3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한다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런 대안 중 하나로 고고도 요격체계(THAAD) 도입 검토설이 보도되자 김 장관은 “검토한 바도 없고, 고려한 바도 없다”고 서둘러 진화했다. THAAD의 도입은 미국 MD 편입 수순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의식한 듯했다. 2020년대 초까지 장·중거리 요격미사일을 개발하겠다는 군의 장담도 낙관하기 힘들다. 첨단기술과 초정밀도가 요구되는 고성능 유도무기는 기술적 난제와 예산 부족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개발이 늦어지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몇 년 안에 핵탄두 소형경량화에 성공한다면 ‘뻥 뚫린 방공망’을 가진 한국은 북한의 ‘핵볼모’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른 걸까. 북한의 핵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시간을 허비한 정부와 군의 책임이 가장 크다. 지난 10여 년간 북한이 6자회담을 방패삼아 핵과 미사일 개발에 ‘다걸기(올인)’하는 동안 정부와 군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했다. 2000년대 들어 북한이 사거리와 정확도를 높인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실전배치하자 그제야 대북 요격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미국 MD 편입과 과다한 전력투자를 문제 삼는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닥치자 정부와 군은 능력이 떨어지는 중고 요격미사일(PAC-2)을 도입했다. 북한의 핵위협은 날로 가중되는데 한국은 부실한 방공망을 자초하는 ‘역주행’을 벌인 셈이다. 그 결과는 201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노대래 방위사업청장(현 공정거래위원장)은 “향후 10년 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실질적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지 않으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그렇다”고 시인해 파장이 일었다. 미국 MD 편입 논란이나 예산 타령을 반복하며 허술한 방공망을 방치하는 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와 군의 직무유기다. 더 늦기 전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할 수단과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한다. 북한의 핵위협은 국가의 존망이 걸린 사안이다. 더는 허송세월할 여유가 없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윤희 합참의장(해군 대장)은 22일 “군인 입장에선 (북한을) ‘북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앞으로 우리 군도) 필요한 경우 그렇게 표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이날 합참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은 합참의장을 남조선 괴뢰 합참의장이라고 하는데 의장은 북한을 어떻게 지칭해야 하느냐’는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우리가 주적 개념을 국방백서에서 삭제한 뒤 북괴를 북한으로 고쳐 부르면서 정신무장이 해이해지지 않았느냐’는 한 의원의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최 의장은 “장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최 의장은 “이달에만 북한 무장 경비함과 어선 단속선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아홉 차례 침범했다”며 “군은 NLL을 해상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보고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또 ‘앞으로 한반도 전면전은 언제 어떤 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느냐’는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의 질의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 없이 충분히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현 정권이 위협받거나 (남북) 군사력 균형의 변화로 인한 오판 상황, 한미동맹 균열이 있을 경우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합참은 이날 국정감사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7월부터 합참 내에 사이버전 전담부서 편성을 추진해 왔다”며 “연내에 편성이 완료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동사이버센터’로 명명될 이 부서는 합참의 각종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이 사이버전 전담 부서를 편성하게 된 것은 북한의 강화된 사이버전 능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최근 북한 대남공작부서의 국내 대기업 전산망 침투 사건이 드러난 가운데 군 당국이 해당업체가 구축한 군 지휘통제(C4I) 체계 전반에 대해 정밀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기무사령부는 최근 국내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업체인 S사가 구축한 각 군의 C4I 체계를 비롯해 군내 전산시스템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에 앞서 국가정보원과 검찰은 북한의 대남 공작부서인 225국(옛 대외연락부)이 지난해 S사의 중국법인 직원을 포섭해 확보한 ID와 패스워드로 1년여 간 S사 본사의 전산망에 200여 차례 접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초점은 ‘백도어(Backdoor)’ 바이러스와 같은 해킹 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 등이 군내 C4I 체계와 전산망에 숨겨져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백도어 바이러스는 2011년 5월 농협 전산망을 마비시킨 북한 정찰총국의 사이버 테러에서도 사용된 것으로 당시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바 있다. 다른 군 소식통은 “북한이 S사 본사의 전산망에 접속하는 과정에서 몰래 심어둔 해킹 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가 군내 C4I 체계나 전산망으로 흘러들었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S사가 군내 C4I 체계에 대한 운영점검이나 사후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해킹 프로그램이나 악성코드가 유입되거나 △북한이 S사에 대한 ‘사이버 침투’ 과정에서 입수한 자료들을 활용해 한국군 C4I 체계의 취약점을 분석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S사는 청와대와 국방부 등 정부 기관과 국가기간시설의 전산망을 구축했으며 2000년대 초부터 군 C4I 체계 관련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00∼2002년 육군 C4I 체계 1단계 개발사업을 비롯해 2005∼2007년 한국군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개발과 2008∼2010년 해군의 전술C4I 체계 2단계 개발사업 등을 잇달아 수주했다. KJCCS는 합참에서 각 군의 작전사급 부대까지 고성능 컴퓨터와 연결된 정교한 통신망으로 각 군의 정보전력들이 입수한 전장정보를 주요 지휘관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군의 핵심 지휘통제시스템이다. S사는 2006∼2010년 공군의 두뇌에 해당하는 제1중앙방공관제센터(MCRC)의 성능 개량 사업도 수주했다. 2009년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따른 한국과 미국 군 당국 간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 개발사업도 따내 2014년까지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S사가 구축한 군내 C4I 체계가 방대해 정밀조사에 최소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과 미국이 생물무기 감시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남우 국방부 보건복지관과 카멘 스펜서 미국 국방부 화생방어사업단장은 18일(현지 시간) 워싱턴 소재 미군 의학연구사령부에서 생물무기감시포털 구축 협약에 서명했다고 국방부가 20일 밝혔다. ‘생물무기감시포털’은 탄저균과 두창, 페스트 등 10여 가지의 위협적인 생물학 작용제가 사용되는 것을 감시 탐지 대응하기 위한 한미 공조체계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20일 국가정보원 대북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대선 때 인터넷뿐만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서도 5만5689차례에 걸쳐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에 관련된 글을 띄우거나 리트윗(재전송)해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무부로부터 서울중앙지검의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이 법원에 제출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와 트위터 내용을 담은 별지(A4 용지 2200여 쪽) 등을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아 분석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공소장 변경허가 신청서에 따르면 대북심리전단 직원들은 2012년 9월 1일부터 대선 바로 전날인 12월 18일까지 5만5689차례에 걸쳐 트위터에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들을 지지·찬양하거나 반대·비방하고 동시에 대선과 관련해 특정 정당 또는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게시했다. 법사위 야당 의원들은 “하루 평균 510건을 확대 재생산한 것으로 검찰이 6월 원 전 원장을 기소할 때 밝힌 ‘인터넷 게시글 1970개, 찬반 클릭 1711개’의 15.1배나 되는 심각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심리전단 요원들은 “문재인의 주군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닌 김정일” “안철수는 ‘호남 사위’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솝우화의 박쥐” 등 야당 대선후보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글을 트윗하거나 리트윗했다. 반면 여당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 등의 우호적인 글을 트위터에 올리거나 리트윗했다. 이들은 검찰 수뇌부가 특별수사팀장이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노골적인 축소 수사”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특별수사팀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한 것과 관련해 “검찰이 공소장 변경 신청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트위터에 올렸다는 5만5689건 중 2233건만 직접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나머지 건에 대해서는 ‘국정원 소행’으로 추정할 뿐 직접적 증거를 밝혀내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해 총선과 대선 때 국군 사이버사령부 일부 요원이 정치적 성향의 글을 트위터 등에 띄운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그동안 진행됐던 군 자체 조사는 정식 수사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20일 “요원 4명이 정치적 성향이 짙은 글을 올린 사실이 확인된 만큼 정식 수사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군은 22일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민동용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mindy@donga.com}
한국과 미국은 내년 한미 연합군사연습 때부터 북한의 전면 남침이나 국지도발에 대비한 대북 심리전 연합훈련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군은 유사시 대북 전단을 보다 정확하고 멀리 북측 지역에 투하할 수 있는 K-9 자주포용 신형 전단탄(傳單彈)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16일 군 당국이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내년부터 키리졸브(KR)와 독수리훈련(F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 연합군사연습 기간 중 대북 심리전을 위한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합훈련은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국지도발이 발생했을 경우 한미 간의 정보 공유를 통해 최적의 심리전 수단을 찾아 북한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점령지 북한 주민의 동요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양국은 내년 한미 연합훈련에 미국 합참과 육군 예하 심리전단의 관련 장비와 전문요원의 참가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 측 전문요원에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심리전 활동을 한 예비역 장교들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미 군 당국은 정기적으로 대북 심리연합작전 협조회의를 열어 전시(戰時) 한미 연합심리전 운용계획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전구(戰區)심리전 회의(KTPC)’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대북 심리전 관련 정보를 교류하고 발전 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의 대북 심리전 역량도 대폭 강화된다. 군 당국은 내년부터 전시 및 평시 북한 전역에 라디오와 TV 전파를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차세대 기동중계장비를 개발 및 도입하기로 했다. 군이 보유한 현 대북 심리전용 기동중계장비는 FM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 방송만 가능하고 AM 전파와 TV 전파는 송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군은 내년부터 대북 전단을 더 정확하게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는 K-9 자주포용 신형 전단탄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포탄 내부에 적게는 수천 장, 많게는 수만 장의 전단을 채운 전단탄은 적진 상공에서 공중 폭발함으로써 전단을 살포해 적의 사기를 약화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 현재 군은 최대 사거리가 30km인 155mm 견인포용 전단탄만 운용 중이어서 유사시 북한 후방 지역에 대한 대북 전단 작전에 제약을 받아 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K-9 자주포용 전단탄이 개발되면 사거리도 40km 이상으로 늘어나고 정확도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軍, 北전역에 TV-라디오전파 송출 장비 내년 개발 ▼전단 원격제어 타이머 10월 실전배치군 당국은 기구(氣球)를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작전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신형장비를 이달부터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기존의 대북 전단 살포용 기구는 풍향이나 풍속의 영향을 많이 받아 투하 예정지역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군 당국은 기구가 목표지역에 도착하면 정확하게 전단을 살포할 수 있는 원격 제어용 타이머 장비를 개발한 뒤 이를 기구에 부착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7차례의 성능시험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이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심리전이 전시는 물론이고 국지도발 시에 북한 정권에 치명타를 안겨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총성 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대북 심리전의 주요 도구에는 △FM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 방송 △대형 확성기 방송 △대북 전단 살포 △대형 전광판 등이 포함된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응하는 ‘5·24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정부가 대북 심리전 재개 방침을 밝힌 뒤 군 당국은 ‘자유의 소리’라는 FM방송 작전을 수행해 왔다. 북한 체제를 소리 없이 흔들 수 있는 대북 심리전의 위력을 알기에 북한의 반응은 매우 예민하고 날카롭다. 실제로 정부가 2010년 5·24 조치에 따라 대북 심리전 재개 방침을 밝히자 당시 북한군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설치한 확성기 등을 조준 격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해 10월 대북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 계획에 대해서도 북한군은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손영일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cud2007@donga.com}
군 당국이 다음 달 초 합동참모회의에서 2020년대 중반까지 이지스 구축함 3척을 추가로 건조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중국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기동함대(일명 독도-이어도 함대)’의 건설 작업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다음 달 초 최윤희 신임 합참의장이 주관하고 각 군 참모총장이 참석하는 합동참모회의에 이지스함 3척의 추가 도입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군 수뇌부는 이 회의에서 2020년 네 번째 이지스함을 시작으로 2020년대 중반까지 3척의 이지스함을 전력화하는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달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에 대비하고 해상교통로 확보 등 국익 수호를 위해 이지스함의 추가 건조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함의 척당 건조비용은 약 1조 원으로 3척을 건조하는 데 3조 원이 소요된다. 군은 2023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던 차기호위함(KDDX·5000t) 건조 계획을 대폭 축소해 이지스함 도입 예산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중국이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을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최근 일본이 역대 최대 규모의 헬기탑재호위함인 ‘이즈모’를 진수하는 등 중-일 양국의 해군력 증강이 가속화되면서 한국도 이지스함 추가 건조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 국회도 2011년 말 독도와 이어도를 지킬 해상 전력 증강 방안을 연구하라며 별도 예산을 편성하고, 국방대 연구진이 관련 보고서도 작성했지만 이지스함 추가 건조 사업은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렸다. 군 관계자는 “합동참모회의에서 이지스함 추가 건조 방침이 확정되면 합참의 소요 제기와 국방부의 결정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군 전력증강사업에 공식 포함돼 예산 편성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 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함을 운용 중이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층방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고도 방어체계(THAAD)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체계는 낙하 단계의 적 미사일을 40∼150km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군은 2020년대 초까지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탄도탄 요격능력이 우수한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개량하는 내용의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추진 중이다. 군 소식통은 “PAC-3의 경우 요격고도가 30km 이하이고, 요격기회도 한 번뿐이지만 THAAD와 병행하면 적 미사일을 더 높은 고도에서 여러 차례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10, 11일 이틀간 남쪽 공해상에서 실시되는 한국 미국 일본의 3국 연합 해상훈련에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항모(航母)급 헬기호위함인 ‘이세’가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일 해상훈련에 일본이 항모급 대형 함정을 파견한 것은 처음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일본의 ‘이세’는 2009년 진수됐으며 길이 197m, 배수량 1만3500t으로 한국 해군의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과 비슷한 규모다. 이 함정은 10여 대의 헬기를 탑재할 수 있고, 선수에서 선미까지 갑판이 평평하게 이어져 항모급 호위함으로 분류된다. 공격형 헬기 3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다. 올 8월 새 헬기호위함인 이즈모가 진수되기 전까지 이세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가장 큰 함정이었다. 한국과 독도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시마네(島根) 현의 옛 지명을 딴 이즈모는 이세보다 선체가 50m 이상 길고, 배수량이 1만9500t에 이른다. 이번 훈련에는 미 해군의 핵추진항모인 조지워싱턴(9만7000t급)과 유도탄순양함 구축함이, 그리고 한국 해군의 이지스함 구축함 등이 참가한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군사적 목적이 아닌 대형 해상 재난 시 탐색구조를 위한 인도적 차원의 훈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한미일 해상훈련을 북침 책동이라고 비난하며 전군 전투태세 명령을 최고사령부 명의로 하달했다.채널A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 땅굴은 흔히 20세기형 재래식 도발 수단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는 전면전이 벌어지거나 대규모 국지전이 일어날 경우 남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도발로 평가된다. 베트남전에서는 베트콩이 땅굴을 이용해 미군에 기습 타격을 한 일이 있다. 땅굴이 북한이 자랑하는 20만 명의 특수전 병력과 결합할 경우 그 위력은 더욱 커진다. 》군 관계자는 “만약 한반도에서 ‘제2의 6·25전쟁’이 벌어진다면 북한은 대규모 특수전 부대를 최단시간 내 남파하는 최적의 기습 루트로 땅굴을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성이 “남침용 땅굴 하나가 핵폭탄 10개보다 더 위력이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폭탄이 위협용이라면 땅굴은 실제 타격이기 때문이다. ○ 2000년 이후 땅굴 관련 귀순자 증언만 22건 1990년 제4땅굴 발굴 이후 한반도에서 땅굴 이슈는 주목도가 떨어져 왔다. 민간 차원에서 끊임없이 추가 땅굴의 존재를 주장하는 의견이나 제보가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군 당국은 “현장합동조사 결과 (대남 도발) 땅굴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고 발표하곤 했다. 본보가 입수한 육군본부의 국회 제출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군 당국이 1951∼2013년 탈북귀순자들로부터 확보한 땅굴 관련 첩보는 38건. 이 중 2000년 이후 확보한 첩보만 22건(57.9%)에 이른다. 최근 귀순자들은 특히 북한이 2군단과 5군단 등 전방군단을 중심으로 철원과 개성을 비롯해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역에서 대남 침투용 땅굴을 굴착했다고 증언했다. 2008년 탈북한 김모 씨는 “강원도 김화군에 위치한 북한의 46사단 전방에서 북한이 땅굴 작업을 벌였다”고 진술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의 땅굴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자체적인 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이번에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군 당국은 매년 시추장비 16대와 탐사장비 8대를 동원해 경기 파주시와 구리시 등 수도권 이북의 전방지역을 중심으로 북한군의 땅굴 탐지작전을 벌여왔다.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매년, 총 7차례에 걸쳐 북한의 땅굴 위협에 대비하라고 예하 부대에 각별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서에 적시됐다. 2009년 4월 23일 당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기존 땅굴 식별 징후가 있는 지역에서 집중 작전을 벌이라”는 상세 지침을 하달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한창 거셌던 올해 4월에는 정승조 합참의장과 조정환 전 육군참모총장이 나흘 간격으로 “(땅굴 징후가 있는 곳의) 경계 및 탐지작전에 나서는 병력들은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나가라”고 당부했다. ○ 발견은 어렵고, 위력은 치명적 군은 북한이 제4땅굴 이후 군사분계선 인근까지만 굴설을 해 추가 땅굴이 발견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장비 노후화 △자문기관과 연계한 탐사기술 미흡 등의 이유로 우리 군이 포착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땅굴 굴착 기술은 상당한 위협으로 평가되지만 현 수준의 우리 군 장비와 탐지 기술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군이 운용하는 시추장비의 절반 이상인 9대가 도입한 지 20년이 지난 노후 기종이고, 이 중에는 무려 34년 된 장비도 포함돼 있다. 비공개 보고서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도 포함돼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한 전문가는 “서울시보다 큰 대규모의 유전 발견 확률도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지질이 매우 복잡한 지하 200m에서 직경 2m 크기의 땅굴을 발견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제4땅굴도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각종 첩보를 토대로 이상 징후를 포착해 정밀탐지 작업과 300차례의 시추 작업을 거쳐 그 존재가 드러날 때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은 상당한 수준의 대남 땅굴 굴착 능력을 갖고 2000년대 이후에도 땅굴 남침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도 2009년부터 올 4월까지 북한 땅굴 도발 위협 대비와 탐지 작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침을 예하 부대에 7차례에 걸쳐 하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내용은 육군본부가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실에 제출한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군은 최근까지도 북한 귀순자들로부터 남침용 땅굴과 관련된 구체적 진술과 첩보를 확보했다. 이 밖에도 올해에만 14건의 관련 국내 주민 등의 제보를 받아 그중 경기 구리시 등 신빙성 있는 3개 지역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탐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고서는 북한의 대남 침투용 땅굴 굴설(掘設) 능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이 3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휴전선 인근과 주요 지역의 작전지휘소, 포진지, 비행장, 해군기지 등 주요 군사시설을 지하화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북한은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대남 도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 땅굴 도발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땅굴을 탐지하는 우리 군의 장비는 노후화되고 관련 기술도 부족해 1990년 제4땅굴 발견 이후 추가 땅굴 탐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일부 시추 장비는 도입한 지 34년이 지났고, 지하의 이상 공동(空洞)을 탐지하는 데 사용되는 일부 전자파 탐사 장비도 도입한 지 21년이 경과됐다. 최근 3년간 신규 시추 및 탐지 장비가 도입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시추 및 탐지 장비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예산 문제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4개 기관 15명의 전문가들로부터 북 땅굴 탐지 작전에 관한 조언을 받고 있지만 땅굴 탐사 기술 개발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21세기에 웬 땅굴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단 하나의 대남 침투용 땅굴이라도 성공하면 남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땅굴이 20만 명에 달하는 북한 특수전 병력의 이동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남한의 중요한 지역을 일시에 점거하면 우리 군은 전방의 적과 후방의 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의원도 “북한의 대남 땅굴을 과거의 도발 수법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관련 장비와 인력 보강을 통해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손영일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cud2007@donga.com}

80대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정정했다. 30년 전의 그날도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또렷이 기억했다. 하지만 날이 궂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기백 전 국방부 장관(82)은 1983년 10월 9일 버마(현 미얀마) 아웅산 테러 당시 합참의장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수행했다. 대통령의 도착을 기다리며 단상 첫줄에 도열해 있던 8명 가운데 유일하게 생존한 인물이다. 그는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때만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말했다.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북한이 설치한 세 개의 폭탄 중 하나가 폭발하는 순간, 번개가 치는가 싶더니 이내 천지를 진동하는 폭음이 들렸다. 이 전 장관은 바로 기절했다. 폭탄 파편에 숨진 사람도 있었지만 건물이 내려앉으며 잔해에 깔려 순국한 인사도 많았다. 그는 사고로 두개골에 상처를 입었다. 지금도 손으로 머리를 만지면 상흔이 오롯이 느껴진다. 의료진에 따르면 파편이 5mm만 더 들어갔다면 뇌가 손상돼 즉사했을 것이라고 한다. 무너진 대들보에 다리가 완전히 파묻혀 꼼짝달싹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 이 전 장관의 부관인 중위 한 명이 아수라장이 된 사고 현장을 뚫고 그에게 뛰어왔다. 바로 전인범 육군 소장(55·육사 37기·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이었다. “폭탄이 터지기 5분 전 카메라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현장에서 400∼500m 떨어진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 ‘쾅’ 하는 폭발음이 들렸죠.” 8일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 내 집무실에서 만난 전 소장은 “그날의 참상이 어젯밤 악몽처럼 생생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고개를 돌리자 한국 정부의 공식 수행원들이 서 있던 묘소의 지붕이 산산조각 나서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다. 그는 폭발 현장으로 미친 듯이 내달렸다. “또 다른 추가 폭발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지만 당시에는 ‘의장님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매캐한 화약 냄새, 비명과 신음이 뒤범벅되고 사상자들의 유혈이 낭자했다. 똑바로 쳐다보기 힘들 정도였다. 잔해 속에서 피투성이가 된 이 전 장관을 발견한 전 소장은 그를 둘러업고 현장을 빠져나와 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이 의장의 상태는 심각했다. “현지 의료진에게 ‘이분은 한국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다. 꼭 살려야 한다’고 신신당부한 뒤 수술실까지 들어가 자리를 지켰죠.” 이 전 장관은 당시 양손과 얼굴에 심한 화상을, 머리 어깨 복부 등 전신에 골절상과 파편상을 입었다. 양쪽 고막은 파열됐다. 5시간의 긴 수술 끝에 깨어났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몸은 어느 정도 치유됐지만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은 “김재익 전 대통령경제수석, 이범석 전 외무부 장관 등 뛰어난 국보급 인재들이 당시 희생되지 않았더라면 대한민국은 더욱 웅비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웅산 테러를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비상에 제동을 걸기 위한 북한의 비열한 만행”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이 1980년대 들어 경제발전을 가속화하고 제3세계 비동맹 국가들에 대한 외교 반경을 넓혀가자 이를 막기 위해 아웅산 테러를 자행했다”는 설명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아웅산 테러가 점점 잊혀져 가는 현실에 대해선 “한스럽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 전 장관은 지금이라도 아웅산 테러와 같은 북한의 명백한 만행을 수집해 국민 안보교육 등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사건의 진상을 분명히 알고 북한의 도발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충고였다. “북한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반도를 적화통일 하겠다는 생각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아웅산 테러의 교훈을 잊지 않고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했다면 감히 북한이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같은 사건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요?” 아웅산 테러로 북한 정권의 잔학성을 ‘체험한’ 전 소장 역시 군 생활 내내 북한 정권에 대해선 한 치도 방심해선 안 된다는 신조를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남북관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북한의 테러 위협은 지금도 상존한다”며 “아웅산 테러 30주년을 안보의식을 다잡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손영일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cud2007@donga.com}

북한이 최근 영변 핵단지에 있는 5MW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실험을 한 것은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뒤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대남 도발을 했고 올 4월엔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되려면 적어도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영변의 5MW급 원자로가 재가동되면 북한은 사용 후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영변 원자로는 연간 6kg가량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1, 2년 내 최소 2개에서 최대 3개의 핵무기에 사용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미사일 엔진연소 실험에 사용된 로켓 추진체는 장거리 로켓(은하3호) 개량형 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동창리 기지에서 은하3호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km 이상의 ICBM 개발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지속적인 추진체 성능 개량과 엔진연소 실험을 했고, 지난해 4월 동창리 기지에서 쏴 올린 장거리 로켓이 발사 2분여 만에 공중 폭발한 뒤엔 1단 추진체의 엔진 성능 실험에 주력해 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북한이 영변 핵실험장을 재가동한 것을 사실로 판단하고 있다. 동창리 기지에서 엔진 실험을 한 것도 사실”이라며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중심의 유일 지배 체제 확립을 위해 우상화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고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보고했다. 남 원장은 “생모인 고영희(일부에서는 고용희라고 주장) 묘지를 조성해 주민 참배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군단장급 이상 지휘관의 세대교체로 군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44%의 교체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6월 최고 통치 규범인 ‘유일사상 10대 원칙’도 개정했다. 남 원장은 “김일성 혈통 세습과 김정은에 대한 절대 복종을 명문화해 김정은 1인 독재 체제 구축을 도모하고, 핵 보유와 선군 노선, 혁명의 전국적 승리 추진 등 적화통일 노선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남 원장은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의 리더십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서 해외 파견자에 대해 동반 자녀 1인을 제외하고 소환 지시가 있었으나 동요가 있어 9월에 철회했고 민심이반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북한에는 보신주의 면종복배(面從腹背)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 내의 열악한 복무 환경으로 군기 사고가 예년에 비해 2, 3배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남 원장은 또 “김정은이 스위스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잔디광장과 테마파크 등 외국 따라 하기에 몰두하고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문수 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 특권층을 위한 체육위락시설에 3억 달러를 낭비했는데 이는 북한 주민 전체가 2, 3개월간 먹을 80만 t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부족한 재원 조달을 위해 해외 공관원들과 상사원들에게 수백만 달러씩 건설사업납부금을 강제로 할당하고 있어 해외 공관원과 상사원들의 불만이 증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북한은 대외적으로 연일 대남 비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미일 해상훈련을 비난하며 전군에 작전 동원태세를 지시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에서 “미일 침략자들과 괴뢰들의 일거일동을 각성 있게 주시하면서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작전에 진입할 수 있는 동원태세를 유지할 데 대한 긴급지시를 접수하였다”고 밝혔다. 이는 4일 미 해군의 핵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이 한미일 공동 해상훈련을 위해 부산에 입항한 데 대한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북한군 총참모부가 대남 성명을 발표한 것은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북측은 담화문을 통해 “미제 침략군의 핵타격 수단들이 불의에 당할 수 있는 참혹한 참사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그것들을 때 없이 들이밀고 있는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북한의 대남 비방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날 통일부는 “북한에 단 1명의 존엄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5000만의 존엄이 있다”면서 “개개인이 모두 존엄인 우리 국민에 대한 위협과,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모욕적인 언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고성호 기자·윤상호 군사전문기자 sungho@donga.com}
나라를 위해 바친 목숨이 60년 만에 유골(遺骨)로 돌아왔다. 6·25전쟁 때 국군포로로 끌려가 북한에서 숨진 고(故) 손동식 씨(1925년생)의 유해가 5일 중국을 거쳐 국내로 봉환됐다. 국군포로 유해가 민간의 힘으로 온전히 북한 땅에서 반출돼 한국으로 돌아온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날 국군포로에 준하는 예우를 갖춰 손 씨의 ‘귀국’을 맞았다. 인천의 모처로 들어온 손 씨의 유골함은 태극기로 감싸져 곧바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옮겨졌다. 유골함은 진혼곡이 울리는 가운데 국방부와 서울현충원 관계자들의 거수경례를 받으며 영현봉환관에 안치됐다. 북한에서 숨진 국군포로의 유해 영접행사가 현충원에서 열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서울현충원 관계자는 “손동식 씨는 1998년 행방불명자로 확정돼 그 위패가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셔져 있다”며 “이번에 봉환된 유골과 국내 생존 가족과의 유전자(DNA) 검사를 거쳐 본인으로 확정되면 대전현충원에 안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씨의 ‘유골 귀환’은 딸인 명화 씨(51·탈북민복지연합회장)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이었다. 육군 9사단 소속 이등중사(지금의 병장)로 참전한 손 씨는 정전(1953년 7월 27일) 3개월 전 공산군에 생포됐다. 국군포로라는 이유로 평생 지하탄광에서 중노동에 시달리다 폐암에 걸린 손 씨는 1984년 임종 직전 딸에게 자신의 고향을 경남 김해라고 알려줬다. 그의 유언은 “너만이라도 꼭 그곳으로 가라. (나중에) 내 유해도 고향 땅에 묻어 달라”는 한 맺힌 당부였다. 죽어서라도 북한을 벗어나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일생의 소원이었다. 그로부터 20여 년 뒤 탈북한 명화 씨는 부친의 유해를 한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결국 지난달 북한에 남아 있는 친인척들이 무덤에서 손 씨의 유해를 수습한 뒤 배낭에 넣어 북-중 접경지역에서 중국인 브로커에게 전달했다. 손 씨는 국군포로송환위원회를 운영하는 사단법인 물망초의 협조를 얻어 부친의 유해를 국내로 가져올 수 있었다. 명화 씨는 “마침내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앞서 2004년 이연순 사단법인 6·25국군포로가족위원회 대표가 아버지 이규만 씨의 유해 반출을 시도했으나 중국 공안에 적발되는 바람에 유해의 절반이 유실됐다. 이 외에도 한국으로 송환된 4구의 국군포로 유해가 더 있지만 북한에서 유골을 화장한 뒤 함에 담아 옮겨진 것이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베이징=고기정 특파원 ysh1005@donga.com}

화학무기는 ‘빈자(貧者)의 핵무기’로 불린다.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고, 소량으로 가공할 살상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화학무기는 군인과 민간인은 물론이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대량학살을 꾀한다는 점에서 ‘악마의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화학무기의 끔찍한 역사는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시작됐다. 독일군은 1915년 벨기에의 이프르 전선에서 프랑스군에 염소가스 공격을 감행했다. 독일군 진영에서 바람을 타고 온 노란 안개를 연막탄으로 착각한 프랑스군은 참호 속으로 숨었다가 5000여 명이 숨지고 6000여 명이 포로로 잡혔다. 세계 각국은 1925년 질식성·독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제네바 의정서를 체결했지만 손쉽게 적을 몰살시킬 수 있는 ‘사신(死神)의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중국에서 ‘이페리트’라는 치명적인 독가스를 살포해 1000여 명을 살해했다. 독일 나치는 살충제로 만든 ‘치클론-B’라는 독가스로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1988년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족 5000여 명을 화학무기로 학살했고,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수백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내전에서도 세르비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사회는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을 발효시켜 화학무기의 개발과 생산, 비축, 사용을 금지하고,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도 폐기토록 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군은 이를 비웃듯 두 달 전 사린가스로 자국민 1300여 명을 살육했다. 사린가스는 2차 대전 때 독일이 개발한 독가스로 1995년 일본 옴진리교 신자들이 도쿄 지하철역에 뿌려 12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데 사용됐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화학무기 폐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시리아 정부가 뒤늦게 CWC에 가입하고 화학무기 포기 의사를 밝힌 것도 국제사회의 개입을 모면하려는 꼼수로 보인다. 자칫 잘못하면 시리아 정부에 대한 징벌은커녕 ‘면죄부’를 주게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시리아 화학무기 참사는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최대 5000t에 이르는 화학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은 시리아보다 훨씬 위험하다. 북한은 유사시 사린가스나 신경작용제 VX 같은 화학탄두를 탑재한 야포와 미사일로 한국의 주요 군사시설과 인구밀집지역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사린가스의 경우 650t으로 서울시민 30∼40%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 규모는 남한 인구를 절멸(絶滅)시킬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방한했던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북한의 화학무기가 주한미군과 한반도 안보에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설마 북한이 동족을 화학무기로 공격할까 하는 의구심은 북한의 핵무기가 실전용이 아니라 체제유지용 협상수단이라는 착각만큼이나 안일하다. 북한은 190개국이 가입한 CWC를 끝까지 외면하는 4개국 중 하나다. 화학무기로 적군과 동족을 무차별적으로 살육한 주범들은 대개 권력의 광기와 폭력에 굶주린 독재정권이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쯤 되면 최악의 절대 독재국가인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은 가능성이 아닌 기정사실로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시리아 사태를 걱정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는 인류의 이름으로 단죄돼야 한다. 시리아 사태가 흐지부지되면 나쁜 선례만 남길 뿐이다. 일각에선 시리아 사태의 외교적 해결방식이 북한에 협상카드를 하나 더 쥐여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이 화학무기가 핵무기만큼이나 정치적 군사적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간파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악마의 무기’에 기댄 반인륜적 정권은 결코 유지될 수 없으며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는 교훈을 남기는 것, 그것이 국제사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과 미국이 2일 공식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의 핵심은 유사시 북한의 핵 도발을 원천봉쇄할 수 있는 만반의 군사대응 태세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의 서명으로 공식 발효된 이 전략은 전·평시 북한의 핵위기 상황을 ‘위협→사용임박→사용’ 등 3단계로 구분해 외교·군사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탄도미사일이나 항공기, 잠수함 등을 이용한 북한의 대남 핵공격 징후가 포착될 경우 한미 양국은 정밀유도무기 등 재래식 전력은 물론이고 핵전력까지 동원해 이를 저지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의 핵 사용이 임박할 경우 한미 양국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북의 핵위협을 사전에 제거하는 선제적 대응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북핵을 무용지물로 만들 ‘맞춤형 억제전략’ 맞춤형 억제전략에는 미국의 핵우산 전력과 토마호크 미사일 같은 정밀타격무기 등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 구체적 대응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 핵위협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억제방안이 공식화됨으로써 미국의 한반도 안보공약이 더 확고해지게 됐다”며 “북한의 핵 개발은 결국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확 달라진 안보환경을 감안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시기(schedule)와 조건(conditions)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양국 간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던 2007년과 비교해 지금 북한의 대남 핵위협은 위험수위를 넘어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국은 북한이 수년 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핵 탑재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전작권 전환 뒤 한반도 방어를 주도하려면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등으로 어느 정도 독자적인 대북 핵억제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이 조건이 충족돼야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한국군의 북핵 억제 역량 구축이 늦어지거나 차질을 빚을 경우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시기는 다시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른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한반도 방어를 주도해야 한다는 명분에 집착해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핵위협을 간과한 채 전작권 전환을 강행해선 안 된다는 의지를 미 측에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차관보급을 대표로 하는 공동실무단을 꾸려 내년 상반기(1∼6월)에 협의를 거쳐 전작권 전환 시기와 조건을 조율할 방침이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 타결까지는 첩첩산중 미국이 한국의 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구를 선뜻 수용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한국의 한반도 방어 책임을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의견이 확산되는 데다 미 연방정부의 예산자동삭감조치(시퀘스터)로 미 국방예산이 대폭 깎이면서 주한미군과 한반도 방어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헤이글 장관이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제기하는 (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한국군이 지난 10년간 매우 강해졌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것도 ‘한국이 더 많은 안보부담을 지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전략과 관련해 헤이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가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상호운용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이 독자적 미사일방어(KAMD) 시스템을 구축하되 지상과 해상 레이더, 무인정찰기(UAV) 등 탄도미사일 감시정보 체계를 미국의 MD와 연동해 한반도와 역내 안보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헤이글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MD 능력”이라고 강조해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대남 핵공격 징후가 포착되면 핵우산과 정밀타격무기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내용의 ‘맞춤형 억제전략’에 공식 합의했다. 양국은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의 재연기 필요성에 공감하고, 추후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4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13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측은 이날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공식 승인했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 위협 유형을 구체적으로 분류한 뒤 각각의 유형 및 단계별로 가장 적합한 외교 군사적 대응으로 북핵 도발을 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조 등 안보 여건의 변화를 반영한 전작권 전환의 조건과 시기에 대해 차관보급을 대표로 한 공동실무단을 구성해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던 2007년과 올해 3차 북핵 실험 이후의 한반도 안보상황은 확연히 달라졌다”며 “이런 점을 양국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협의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조건(conditions)’에 기반을 둬야 한다. (전작권 전환에 대한)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양국 이해에 부합하지 않는 결론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조건’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한국군의 능력을 의미한다. 미 고위관계자가 공개석상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포괄적 동맹의 미사일 대응전략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김 장관은 “한국은 신뢰성과 상호운용성이 보장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한국과 미국의 MD가 같을 필요는 없지만 상호 운용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은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대장이 미군 전력까지 지휘하는 ‘연합전구사령부’ 창설을 뼈대로 한 미래연합지휘구조의 기본 개념도 공식 승인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손영일 기자 ysh1005@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건군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능력의 조기 확보를 강조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결코 방관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의 킬 체인과 KAMD 직접 언급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군 통수권자로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 박 대통령이 기념사에서 “북한 정권이 집착하는 핵과 미사일이 더이상 쓸모없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토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 “北 핵·미사일 쓸모없게 만들겠다” 실제로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3차례 핵 실험을 통해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를 상당 부분 달성했고, 머지않아 핵 탑재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북한에 맞서 군 당국은 킬 체인을 2016년까지, KAMD 체계를 2020년대 초까지 구축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킬 체인은 북한 전역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TEL)과 핵미사일 기지 등을 30분 내 탐지해 파괴할 수 있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북 핵미사일 억제시스템이다. 민군(民軍) 위성과 무인정찰기(UAV)가 북한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탐지 식별한 뒤 지상과 공중, 해상에서 각종 미사일을 발사해 해당 표적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KAMD 체계는 킬 체인에서 살아남은 북한의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패트리엇미사일(PAC-3) 등으로 하층(저고도)에서 요격하는 한반도 맞춤형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이다. 킬 체인과 KAMD 체계는 한미 양국이 협의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슈의 핵심 조건이기도 하다.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해 한미 연합군을 지휘하려면 어느 정도 독자적인 대북 핵미사일 억지능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하고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하려고 방한한 미 국방부와 합참의 고위 당국자들이 잇달아 MD 체계를 한국 안보의 주요 현안으로 언급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한국행 전용기 안에서 수행기자단에게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은 MD 능력”이라고 말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육군대장)도 최근 제38차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공동통합미사일방어체계(JIMDS)의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MD와 전작권’을 둘러싼 한미의 동상이몽 군 일각에선 미국이 한국의 전작권 전환 재연기 요구와 MD 편입을 연계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일본과 ‘MD 일체화’를 이룬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한미일 MD 삼각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에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국방부는 KAMD 체계 구축에 주력할 뿐 미국 MD 편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다. 국방부 관계자는 “괌이나 미국 본토로 날아가는 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상층방어체계인 미국 MD에 한국이 참여할 부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한미일 MD 삼각동맹’을 대중(對中) 봉쇄 위협으로 인식할 경우 한중관계에 위기 국면이 초래될 개연성이 크다. 미국 MD 편입 비용이 최소 수조 원이란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MD의 해상요격체계인 SM-3 요격미사일 1발이 100억 원에 이른다. 군 소식통은 “MD와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시각 차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즉 한국은 ‘KAMD와 킬 체인을 구축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니 그때까지 전작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의견이고, 미국은 ‘약속한 대로 2015년 말에 전작권을 전환하고 그에 따른 안보 공백은 MD 편입으로 해소하면 되지 않느냐’란 주장이란 설명이다. 군 일각에선 ‘한국의 KAMD 체계와 미국의 MD를 연계하는 방식 등으로 MD의 제한적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는 절충안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육군은 임신 중 과로로 숨진 이신애 중위(28·여군사관 55기)를 순직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육군은 이달 중 재심위를 거쳐 이 중위의 순직 처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 중위의 아버지(예비역 중령)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들게 생활하는 여군들, 임신한 여군들의 어려움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 다행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중위가 근무했던 곳 같은) 오지에 산부인과가 생길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주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심에서 순직이 인정돼 아직 내 방에 머물고 있는 딸의 유해가 하루빨리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중위는 임신 상태에서 혹한기 훈련 준비 등 하루 12시간이 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가 올 2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숨졌다. 당시 육군은 군 복무가 임신성 고혈압의 발생이나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며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윤완준 기자 ysh1005@donga.com}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차세대전투기(FX) 사업의 단독 후보인 F-15SE(미국 보잉)를 반대하고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건의문을 청와대와 국회, 국방부에 전달했다. 이한호 예비역 대장 등 역대 공군총장 15명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 등에게 ‘국가 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제목으로 자신들이 서명한 FX사업에 대한 건의문을 발송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북한과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FX의 핵심은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성능”이라며 “F-15SE는 아직 생산된 적이 없어 효용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 당국은 그간 진행된 FX 기종평가 결과를 이르면 13일 청와대에 보고한 뒤 추석 연휴 이후 김 장관이 주관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F-15SE 선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겸 우정문고 대표이사(왼쪽)가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찾아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저서인 ‘6·25전쟁 1129일’ 1만5000권을 기증하고 있다. 이 회장이 2년 3개월간 집필한 이 책에는 전쟁 발발일부터 정전협정 체결일까지의 전황과 국내외 정세 등이 다양한 사진 및 도표와 함께 정리돼 있다. 국방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