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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의료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코로나19 치료 지정 병원의 원장마저 감염돼 숨졌다. 중국중앙(CC)TV는 “18일 오전 우한시의 우창(武昌)병원 류즈밍(劉智明) 원장이 51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류 원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우한 퉁지(同濟)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하지만 17일 오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코로나19 치료 병원 원장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직원 966명이 근무하는 우창병원은 지난달 20일 중국 당국이 처음 발표한 코로나19 지정 병원 9곳과 발열 진료 병원 61곳 가운데 하나였다. 류 원장은 신경외과 수술 전문의로 유명했고 우창구 정부가 수여하는 ‘우창 영재’ 명예 칭호를 받기도 했다. 앞서 14일 오후에는 우창병원 간호사 류판(柳帆·59)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류 씨는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창카이(常凱·55)의 누나라고 차이신(財新)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각각 어머니, 아버지의 성을 따랐다. 류 씨는 코로나19 확진 환자인 부모를 돌보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을 찾지 못한 류 씨의 부모도 사망했다. 13일에는 후베이성 어저우(鄂州)시 중의원 의사 쉬더푸(許德甫)가 숨졌고 그의 아내도 감염으로 위독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최초로 알렸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근무했던 우한시 중심병원 의료진 등 직원 230여 명도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공개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논문에 따르면 의심 환자를 포함해 의료진이 3019명이나 감염됐을 정도로 심각하다. CDC는 이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716명이고 1688명의 병세가 심각한 상태라며 “의료진 방역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의료진의 사망에 분노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중국 당국은 환자 치료 중 숨진 의료인들을 열사로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후베이성 등 4곳 291명 확진’(지난달 20일 중국 당국 발표) vs ‘전국 30개 성 6174명 감염’(같은 날 실제 상황).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에 광범위하게 퍼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중국 정부기관의 논문이 발표됐다. 발병 이후 확진 판정까지 시차를 감안하더라도 당국이 의도적으로 상황을 축소해 발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 중국 정부의 축소 발표 확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코로나19 응급대응기구 유행병학팀은 최근 ‘중화(中華) 유행병 잡지’에 ‘코로나19 유행병학 특징 분석’ 논문을 기고했다. 지난달 11일까지 보고된 4만4672명의 확진 환자를 분석했다. 대규모 분석인 데다 코로나19 대응 주무기관인 중국 CDC가 발표한 만큼 신뢰성이 높다. 17일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전에 이미 후베이성 우한(武漢)시를 포함해 후베이성 14개 현에서 환자 104명이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확진자 27명이 나왔다고만 밝혔다. 또 중국 CDC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까지 20개 성(省) 113개 현에서 총 757명이 감염됐다. 당시 우한시 당국이 밝힌 환자 수는 41명에 불과하다. 이때에도 후베이성 밖의 감염 상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중국 전체 31개 성의 3분의 2에서 감염자가 나온 상황에서도 중국은 ‘사람 간 전염 위험이 낮다’는 주장만 되풀이했다. 중국 정부의 축소 발표는 계속됐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현재 30개 성 627개 현에서 모두 6174명이 감염됐다. 하지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당시 후베이성 베이징시 광둥성 상하이시 등 4곳에서 29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실제 감염자 수의 4.7%에 불과한 수치다. CDC는 지난달 31일 현재 31개 성 1310개 현에서 3만2642명의 환자가 발병했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 당국이 밝힌 확진 환자 수는 1만1791명이었다. 이달 11일에야 중국 당국의 발표 수치(4만4653명 확진)와 실제 숫자(4만4672명 확진)가 비슷해졌다. ○ 후베이성은 빼고 조사하는 WHO 17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2명의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조사팀이 이날 중국 현지 조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 전문가 12명과 짝을 이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당국의 노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문제는 조사팀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성은 가지 않고 베이징, 광둥성, 쓰촨성만 방문한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관영매체를 통해 “후베이성이 협업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내외 여론은 차갑다. 애덤 캄라트스콧 호주 시드니대 보건 전문가는 “이런 일정은 중국이 진실을 숨기려 한다는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의료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코로나19 치료 지정 병원의 원장마저 감염돼 숨졌다. 중국중앙(CC)TV는 “18일 오전 우한시의 우창(武昌)병원 류즈밍(劉智明) 원장이 51세 나이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류 원장은 지난달 말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우한 퉁지(同濟)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왔다. 하지만 17일 오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코로나19 치료 병원 원장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966명 직원이 근무하는 우창병원은 지난달 20일 중국 당국이 처음 발표한 코로나19 지정 병원 9곳과 발열 진료 병원 61곳 가운데 하나였다. 류 원장은 신경외과 수술 전문의로 유명했고 우창구 정부가 수여하는 ‘우창 영재’ 명예 칭호를 받기도 했다. 앞서 14일 오후에는 우창병원 간호사 류판(柳帆·59)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류판은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난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창카이(常凱·55)의 누나라고 차이신(財新)이 보도했다. 두 사람은 각각 어머니, 아버지의 성을 따랐다. 류판은 코로나19 확진환자인 부모를 돌보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을 찾지 못한 류판의 부모도 사망했다. 13일에는 후베이성 어저우(鄂州)시 중의원 의사 쉬더보(許德甫)가 숨졌고 그의 아내도 감염으로 위독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최초로 알렸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근무했던 우한시 중심병원 의료진 등 직원 230여 명도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공개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논문에 따르면 의심 환자를 포함해 의료진이 3019명이나 감염됐을 정도로 심각하다. CDC는 이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1716명이고 1688명의 병세가 심각한 상태라며 “의료진 방역 실패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의료진의 사망에 분노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중국 당국은 환자 치료 중 숨진 의료인들을 열사로 추대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아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한 호흡 곤란을 겪었지만 병실을 구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심신이 피폐해진 어머니도 감염돼 아버지 뒤를 따라가셨다. 무정한 코로나19는 사랑하는 아내와 나까지 집어삼켰다.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울고 애원했으나 어쩌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거주하던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후베이성 영화제작소 대외연락부 주임 창카이(常凱·55·사진)는 14일 사망하기 전 대학 동창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이 17일 공개한 유언의 마지막 대목은 이렇다. “나는 일생을 아들로서 효도를 다했고 아버지로서 책임을 다했으며 남편으로서 아내를 사랑했고 사람으로서 진실했다. 이제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나를 사랑해준 사람들과 영원히 이별한다….” 부모와 함께 살았던 창카이 부부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인 지난달 24일 다 함께 모여 저녁을 먹었다. 부모는 우한시 퉁지(同濟)병원 교수였다. 다음 날 아버지에게 증상이 나타났지만 병실을 구할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그와 누나가 돌봤으나 사흘 뒤 숨졌다. 그 뒤로 이달 2일 어머니, 14일 새벽 창카이, 그날 오후 누나가 세상을 떠났다. 창카이의 아내는 생명이 위중해 중환자 집중치료실(ICU)에 있다. 아버지가 사망한 지 17일 만에 코로나19에 중산층 일가족이 무너진 것이다. 영국에 유학 중인 아들만 무사했다. 그의 대학 동창은 “이 참극을 알리고 싶다. 누가 잘못했는지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분노했다. 차이신은 “병실 부족으로 집에서 기다리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 나아가 주거 집단 감염이 이어져 감염자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증거는 속속 밝혀지고 있다. 홍콩 밍(明)보는 17일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말 원인 불명의 폐렴 발생을 확인한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지난달 초 국가위생건강위원회(보건복지부) 등에 ‘이 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매우 비슷하며 중앙이 빨리 공공장소 방역 및 통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7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재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 지도부는 ‘공황을 조성하지 말라’ ‘춘제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밍보가 보도했다. 한편 시 주석 퇴진을 주장한 인사 쉬즈융(許志永)이 15일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중국이 공안 정국을 조성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자 중국은 매년 3월 초에 열어온 연중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 연기 수순에 들어갔다. 양회가 연기되면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42년 만에 첫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실상을 알려온 시민기자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한 지식인이 잇따라 실종됐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여론이 악화되자 중국 정부는 뒤늦게 민심 수습에 나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5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한 병원 앞 승합차 안에 포대에 싸인 채 방치된 시신 8구를 동영상에 올리며 우한의 코로나19 확산 실상을 세계에 알린 팡빈(方斌) 씨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우한 병원과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 참상을 고발한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 씨도 6일부터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유튜브에 중국 전통의상을 소개하던 의류업자 팡 씨는 포대에 싸인 시신을 포착한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권력욕’ ‘독재’ 등을 언급하며 중국 당국에 강한 저항감을 나타냈다. 그가 올린 영상에 따르면 2일부터 중국 당국이 컴퓨터를 압수하고 집 문을 부수는 등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7일 올린 영상에서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챗 계정을 폐쇄당했다고 밝혔다. 9일 마지막 영상에는 붓글씨로 쓴 ‘인민에게 권력을 돌려주라(全民反抗還政于民)’는 문구를 올렸다. 영국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는 15일 “칭화(淸華)대 쉬장룬(許章潤) 교수의 친구들이 ‘며칠 동안 그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쉬 교수는 최근 “중국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중국에서 시민사회와 언론의 자유가 말살됐기 때문”이라며 시 주석의 퇴진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글 말미에 “처벌을 당할 것이다. 틀림없이 내가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천추스와 팡빈의 이름이 거의 검색되지 않는다. 현지 소식통들은 코로나19를 둘러싼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중국이 인터넷 검열과 여론 통제를 한층 강화했다고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도 사태 초반에는 어느 정도 보도를 허용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통제를 강화했다. 이번에도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15일 시 주석이 3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밝힌 발언을 공개했다. 회의에서 시 주석은 “지난달(1월) 7일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통제에 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고 22일 우한 봉쇄를 승인했다. 복합적이고 밀도 있게 정보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처음으로 코로나19 관련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20일보다 최소 2주 전부터 사태를 챙겨 왔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이 해당 연설을 공개한 것은 지도부가 초기부터 사태에 대응해 왔음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연설문 공개로 오히려 시 주식의 책임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는 15일 “(연설문 공개로 인해) 시 주석이 초기 대처가 늦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또 관련 책임을 지방 관리들에게 돌리기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16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5일 하루 동안 후베이성에서만 1843명의 확진 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139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우한 등 후베이성에서 하루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실이 부족해 환자들이 집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8일 문을 연 1600개 병상을 갖춘 중증 환자 격리병동인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은 15일 건물에 눈비가 새면서 환자 추가 수용이 지연돼 14일까지 환자를 483명밖에 수용하지 못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중국은 16일 후베이성 전체에 외출 금지령을 내리고 가정마다 3일에 1번씩만 1명이 나가 생필품을 살 수 있게 하는 주거지역 폐쇄식 관리 방침을 발표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중국을 거쳐 들어온 입국자를 한 달간 격리하고, 중국 등을 통해 코로나19 진단 키트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계훈련 규모도 큰 폭으로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없다고 밝혔지만 북한 내부에서는 이미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16일 대북 소식통은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등을 통해 북한에 들어온 사람들을 신의주에 1개월간 격리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진단·방역 체계가 취약하고 치료를 위한 의료설비, 장비, 인력마저 부족한 북한은 중국처럼 주거지역들을 아예 폐쇄해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봉쇄식 관리’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12일부터 코로나19 의심 환자에 대한 격리기간을 기존 14일에서 30일로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 당국은 중국 주재 공관 등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 키트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 등에 나와 있는 관계자들에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알 수 있는 진단 키트들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외국 대사관이 몰려 있는 구역에 있는 평양우의병원 정도만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코로나19 여파와 경제난으로 올해 북한군의 동계훈련 규모는 큰 폭으로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실시 중인 동계훈련의 참가 인원 및 규모를 줄이고 있다. 특히 이착륙, 원거리 비행에 기름이 많이 소모되는 공군 전투기 훈련이 큰 폭으로 줄면서 훈련에 참가한 북한의 공군 전력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감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정규군 창설 72주년이 되는 8일 건군절에 당초 대규모 열병식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염병 방지를 위한 모든 대책을 총괄할 정도로 방역망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위생방역사업을 더 강하게, 더 광범위하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 우리나라에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은…”이라며 확진 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 열차 운행을 중단해 국경을 봉쇄한 상태다. 하지만 복수의 북한 소식통은 평안북도 신의주 압록강변에 있는 강성무역회사 전용 부두를 관리하는 보위지도원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강성무역회사는 북-중 무역을 위한 전용 부두까지 갖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회사로, 북한 광물 밀수출(密輸出) 업체 중 가장 크다. 대북 소식통은 “확진자가 국경 폐쇄를 선언한 지난달 30일 이후 밀무역을 위해 몰래 중국에 다녀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대책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군법으로 다스리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어 감염자는 처형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당국은 신의주를 완전 봉쇄했으며, 신의주시 노동당위원장은 코로나19 예방대책사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즉각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주성하 zsh75@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신규진 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질병예방통제센터(WH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됐다는 중국 학자의 논문이 발표돼 파장이 일고 있다. WHCDC는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우한 지역 기관이다. 지금까지 우한시 화난(華南)수산물시장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퍼진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중국 정부기관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중국 정부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화난(華南)이공대 생물과학 및 공정학원의 샤오보타오(肖波濤) 교수 등은 6일 학술논문 공유 사이트 ‘리서치 게이트’에 올린 논문에서 “WHCDC는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쥐터우(菊頭)박쥐 등 수집 동물들의 유전자나 리보핵산(RNA) 추출과 배열을 위해 조직 샘플을 채취했고, 이 샘플과 폐기물은 바이러스의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이 논문은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고, 화난이공대는 중국 교육부 직속으로 국가가 인정한 중점대학이다. 논문은 “WHCDC는 화난수산물시장에서 277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의사들이 처음 감염된 우한시 연합병원과도 가깝다”며 “(센터) 주변으로 유출된 바이러스의 일부가 첫 환자들을 감염시켰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샤오 교수는 코로나19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쥐터우박쥐의 코로나바이러스와 89∼96%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샤오 교수가 확인한 2013년 논문에 따르면 WHCDC는 후베이성에서 쥐터우박쥐 등 박쥐 155마리를 잡았고 저장성에서도 450마리를 잡았다. 특히 수집을 담당한 연구원은 2017년과 지난해 박쥐로부터 공격을 받아 14일간 격리됐다. 때마침 중국 과학기술부는 “실험실 바이러스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해 배경이 주목된다. 과학기술부 사회발전연구국 우위안빈(吳遠彬) 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각 주관 부서가 실험실, 특히 바이러스 관리를 강화해 생물 안전을 확보하라”라고 요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생물안전을 국가안보 체계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질병예방통센터(WHC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유출됐다는 중국 학자의 논문이 발표돼 파장이 일고 있다. WHCDC는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우한 지역 기관이다. 중국 정부기관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중국 정부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화난(華南)이공대 생물과학 및 공정학원의 샤오보타오(肖波濤) 교수 등은 6일 학술논문 공유 사이트 ‘리서치 게이트’에 올린 논문에서 “WHCDC는 (박쥐 등) 수집 동물들의 유전자나 리보핵산(RNA) 추출과 배열을 위해 조직 샘플을 채취했고, 이 샘플과 폐기물은 바이러스의 원천”이라고 지적했다. 이 논문은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 지원을 받아 작성됐고, 화난이공대는 중국 교육부 직속으로 국가가 인정한 중점대학이다. 논문은 “WHCDC는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우한시 화난(華南)수산물시장에서 28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의사들이 처음 감염된 우한시 연합병원과도 가까웠다”고 밝혔다. 이어 “더 분명한 증거가 필요하다”면서도 “(센터) 주변으로 유출된 바이러스의 일부가 첫 환자들을 감염시켰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샤오 교수는 코로나19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윈난(雲南)성과 저장(浙江)성에서 발견된 쥐터우(菊頭)박쥐의 코로나 바이러스와 89~96%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샤오 교수가 확인한 2013년 논문에 따르면 WHCDC는 후베이성에서 쥐터우박쥐 등 박쥐 155마리를 잡았고 저장성에서도 450마리를 잡았다. 특히 수집을 담당한 연구원은 2017년과 지난해 박쥐로부터 공격을 받아 14일간 격리됐다. 때마침 중국 과학기술부는 “실험실 바이러스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시해 배경이 주목된다. 과학기술부 사회발전연구국 우위안빈(吳遠彬) 국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각 주관 부서가 실험실, 특히 바이러스 관리를 강화해 생물 안전을 확보하라”라고 요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생물안전을 국가안보 체계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폭증에 직면한 중국 후베이(湖北)성이 확진 판정 범위를 늘렸지만 여전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환자들의 호소가 잇따랐다. 후베이성의 감염자, 사망자 공식 집계는 14일에도 오락가락하면서 중국 정부가 공개하는 자료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후베이성은 13일 기존 핵산 검사 없이 임상(진료) 진단 환자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후 우한시 훙산(洪山)구에 사는 펑징이(彭靜怡) 씨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아버지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감염 소견을 받았지만 당국은 ‘핵산 검사 없이는 병원에 입원할 수 없다’며 호흡 곤란인 아버지를 전혀 돌봐주지 않고 있다. 병실을 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태 대응을 위해 우한에 파견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 천이신(陳一新) 중앙정법위원회 비서장은 대책 회의에서 “우한시 감염자가 얼마나 많은지 파악되지 않았고 얼마나 확산될지 추산하기도 어렵다. 잠재적 감염자 수가 비교적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통계보다 감염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중국 고위 당국자까지 처음 시인한 것이다. 확진 환자, 사망자 통계에 대한 혼선은 계속됐다. 후베이성은 13일 하루 동안 확진 환자 수가 4823명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12일까지 발생한 확진 환자가 4만8206명이었으므로 누적 확진자는 5만3029명이 돼야 하지만 후베이성은 누적 확진자를 5만1986명으로 발표했다. 후베이성은 우한 등의 확진자 1043명을 줄였다고 설명했지만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또 후베이성은 사망자가 116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국 누적 사망자 수를 전날보다 12명 증가한 1380명이라고 발표하면서 후베이성 사망자 가운데 108명을 줄였다고 밝혔다. 중국은 광둥(廣東)성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저우와 선전시가 기업이나 개인이 소유한 토지, 시설 등 ‘사유재산 징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홍콩 밍보가 전했다. 의료진 감염도 심각하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후베이성 1502명 등 전국에서 의료진 1716명(전체 환자의 2.7%)이 감염됐으며 이 중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각각 15번째, 9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나오는 등 전 세계 확진자 수는 6만4450명에 달한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이번 바이러스는 어쩌면 이번 계절을 넘기고 올해도 넘길 수 있다”며 “결국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국무부는 13일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의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취약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바이러스 전파에 대응하고 억제하기 위한 미국 및 국제기구의 노력을 지지하고 장려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북한에 진단 키트, 방역 장비 등의 물품을 제공하는 게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아직 확진 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비르 만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평양사무소 부대표는 미국의소리(VOA)에 “북한의 주장에 의심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김예윤 기자}

아시아의 두 ‘스트롱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부실하게 대응했다가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당국의 코로나19 상황 은폐, 축소 논란으로 역풍을 맞았다. 아베 총리도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 ‘블랙스완’에 발목 잡힌 시 주석 시 주석은 13일 후베이(湖北)성 1인자인 장차오량(蔣超良) 당 서기와 우한(武漢)시 최고 책임자인 마궈창(馬國强) 당 서기를 동시에 전격 경질했다. 2013년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특정 사안을 놓고 이렇게 강력한 문책을 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은 자신의 측근 그룹을 뜻하는 시자쥔(習家軍)에 속하는 잉융(應勇) 상하이(上海) 시장을 후베이성 서기에, 왕중린(王忠林) 지난(濟南)시장을 우한시 서기에 임명했다. 또 이날 후베이성 우한시에 육해공군, 로켓군, 전략지원 부대, 무장경찰을 망라한 군 의료진 2600명을 추가 투입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날 후베이성의 감염자, 사망자 수가 폭증하면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정보 공개 방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초강경 대응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지난달 초부터 우한시를 중심으로 후베이성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투명한 공개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검열과 통제를 통해 이런 목소리를 억누르는 데 치중했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처음 경고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의 죽음으로 중국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뒤 비판 여론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강화됐다. 시 주석이 대응한 시점도 늦었다. 시 주석이 처음 코로나19에 대해 언급한 것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40여 일이 지난 지난달 20일이었다. 시 주석은 지난달 하순부터 코로나19 대응을 직접 지휘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달 11일 마스크를 쓰고 베이징 방역 현장을 찾을 때까지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왜 진실을 막고 헌법에 보장된 언론 자유를 통제하는가”라는 반발이 확산됐다. SNS 웨이보에 “정부가 이번 사건으로 공신력을 심각하게 상실했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등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잇따랐다. 지식인 사회 일각에서는 시 주석 퇴진론까지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 샤오캉(小康·전반적으로 풍족한 사회)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추진해 왔다. 이에 시 주석은 지난해 초부터 블랙스완(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대한 대비를 부쩍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홍콩 사태에 이어 올해 코로나19라는 블랙스완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 ‘공포 크루즈’ 제어 못 하는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본부를 만들고 자신이 본부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후베이성 여행자 입국 금지 등 강경 대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베 정부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문제 대응 과정에서 결정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승객 10명이 코로나19 감염 확정 판정을 받은 5일 이후 11일을 제외하고 매일 확진 환자가 나왔다. 이에 외신들은 선내 집단 감염의 위험을 경고하며 크루즈선이 ‘세균 배양 접시’가 됐다고 비판했고, 일본 언론도 “음성 판정을 받은 이는 하루빨리 하선시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선상 격리’만 고집하다가 13일 크루즈선 확진자 44명이 추가로 확인돼 크루즈선의 확진자가 218명으로 늘어난 뒤에야 뒷북 대응에 나섰다. 후생노동성은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80세 이상 고령에 지병이 있는 탑승자’ 약 200명만 14일부터 우선 하선시키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3000여 명은 여전히 2주 격리가 끝나는 19일까지 선내에서 대기해야 한다. ‘공포 크루즈선’은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교부는 전날 일본 외무성에 선내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 15명에 대해 하선 후 조속한 검사를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영국 인도 등도 자국 승선객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도 크루즈선 내 한국인 14명을 이송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일본 당국과 협의에 나서고 있다. 외교 당국자는 “상황에 변화가 생길 경우 일본 당국과 협의해 어떤 대응 방안을 가질지 강구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벚꽃을 보는 모임’과 카지노 스캔들로 여론의 비난을 받다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스캔들은 묻히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크루즈선 부실 대응으로 아베 총리가 다시 고전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크루즈선 감염자 외에 일본 국내 감염자도 33명이 발생한 데다 사망자까지 나와 아베 총리는 더욱 난감한 상황이 됐다. 13일 숨진 80대 여성은 최근 다른 나라를 방문한 이력이 없어 일본 국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베 총리가 올해 가장 중요한 행사로 여기는 도쿄 올림픽과 시 주석의 국빈 방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산케이신문은 13일 “아베 총리는 그동안 시 주석의 방일 시기와 관련해 ‘벚꽃이 필 때쯤’이라는 표현을 써 왔는데, 이제 총리관저도 ‘(코로나19 사태 수습으로 바쁜 시 주석이) 벚꽃을 볼 수 없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한기재 기자}

중국이 뒤늦게 후베이(湖北)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판정에 대한 기준을 바꿔 발표하면서 이 지역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폭증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우한(武漢) 등 후베이성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그동안 실상을 은폐·축소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2일 하루 사이 확진 환자는 1만4840명, 사망자는 242명 늘었다고 13일 발표했다. 11일에 확진 환자가 1638명, 사망자는 94명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에 확진 환자 수는 약 9배로, 사망자 수는 약 2.6배로 늘어난 것이다. 후베이성은 갑자기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 “13일부터 폐렴 환자를 ‘임상(치료) 진단 환자’로 확진 환자에 포함시켜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동안 핵산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내렸지만 이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등 임상 의료진의 판단을 통해서도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준을 바꾸면서 확진자가 대폭 늘었다”는 설명이다. 임상 진단에 따른 확진 환자는 이날 증가 환자의 약 90%(1만1332명), 사망자는 약 56%(135명)를 차지했다. 하지만 후베이성이 폐렴 환자를 임상 진단 환자로 추가한 근거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19 진단 방안’(제5판)은 이미 4일에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후베이성은 실제로는 코로나19 감염자였던 임상 진단 환자와 사망자의 구체적인 수치를 8일간 공개하지 않다가 뒤늦게 포함시킨 것이다. 이날 충칭(重慶)시에서는 첫 4차 감염 사례 2건이 확인됐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은 13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규 감염자가 44명(승객 43명, 승무원 1명)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루즈선에서 확진 환자가 218명 나왔고, 일본 내 감염자 수는 총 251명으로 늘었다. 이날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80대 일본인 여성이 사망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중국 국적이 아닌 사람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이날 추가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사망자 급증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보건당국에 환자 수 급증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이미지·신아형 기자}

중국이 하룻밤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 집계 기준을 바꾸면서 의료계와 보건당국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늦게나마 코로나19 유행 양상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중국이 내놓는 ‘고무줄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그동안 외부로 공표하지 않았을 뿐 중국 정부가 정확한 실태를 숨겨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혼란으로 매일 오전 감염자 공식 집계를 발표해온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늦은 오후에야 수치를 내놓았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확진 환자 급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존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환자들이 포함돼 ‘착시 효과’가 나타났을 뿐, 신규 환자 발생 추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기존 집계 방식대로 하면 신규 확진자는 1500명가량으로 전날(1638명)보다 오히려 소폭 줄었다. 단, 앞으로 중국 내 숨은 감염자가 더 드러날 가능성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월 말 정점 후 하강’ 등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국내외 낙관론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숨겨진 감염자’ 얼마나 더 있나 13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2일 후베이성 내 신규 확진 환자는 1만4840명, 사망자는 242명 늘었다. 중국이 리보핵산(RNA) 검사 이외에 의료진 판단과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를 코로나19 확진 기준으로 확대하자,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폭증했다. 문제는 후베이성 당국이 이를 언제부터 파악하고 있었느냐다. 후베이성이 이날 적용한 임상 진단 기준 확대는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내놓은 ‘코로나19 진단 방안’(제5판)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이 방안은 4일 발표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후베이성이 임상 진단 방식으로 확진 판정을 내린 환자 수를 발표한 것은 이로부터 일주일 후”라며 “그동안 폐렴 증상이 있는 임상 진단 환자가 확진 환자로 계산되지 않았고, 이들 임상 진단 환자의 구체적인 수가 대외에 공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확진 환자 폭증 사실을 알고도 발표를 미룬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중국중앙(CC)TV 등 관영매체들은 전문가들을 동원해 여론 수습에 나섰다. 퉁자오후이(童朝暉)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병원 부원장은 “(기존 검사를 통한) 폐렴 진단비율도 20∼30%에 불과하다. 70∼80%는 의료진의 임상 진단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왕천(王辰) 중국공정원 부원장은 CCTV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검사의 정확성은 30∼50%에 불과하다”며 확진 판정 기준 확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는 지금까지 후베이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실제의 20∼50%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된다. 새로운 기준으로 확진자를 판단하면 향후 감염자와 사망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도 중국이 아직도 정확한 감염 실태를 숨겼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역학전문가인 닐 퍼거슨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중국이 중증환자들에 대해서만 확진 판정을 내리고 있다”며 “실제 사망자와 확진자 수에서 10% 정도만 공식 통계에 포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점 시기 예측 불가”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 한국 보건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숨은 감염자들이 드러나면서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3일 브리핑에서 “아직 중국에서 매일 약 2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 중이고 경증 환자까지 따지면 규모가 더 크다”며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이날 “이번 바이러스는 어떤 방향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종결을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바이러스의 특성상 날씨가 따뜻해지는 3, 4월이면 전염력이 떨어져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환자가 많다”며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기온과의 관계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하는 3월 이후가 국내 코로나19 확장세의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이 아닌 제3국의 감염병 관리 능력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제2의 우한(武漢)’이 나타날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인접한 중앙아시아와 인도차이나반도 국가들을 주목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인들이 관광·사업 목적으로 많이 찾는 라오스, 미얀마 등에서 아직 확진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신종 감염병을 진단할 의료 시스템을 못 갖춘 나라에서 바이러스가 퍼져 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 환자 판정에 대한 기준을 바꾸면서 후베이(湖北)성의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가 폭증했다. 코로나19 발생지인 우한(武漢) 등 후베이성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그동안 실상을 은폐·축소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는 12일 하루 사이 확진 환자는 1만4840명, 사망자는 242명 늘었다고 13일 발표했다. 11일에 비해 확진 환자 수가 약 9배, 사망자 수는 약 2.6배 증가한 것이다. 매일 오전 공식 집계를 발표해왔던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오후까지도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후베이성은 “환자들이 제때 확진 판정을 받아 치료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임상(치료)진단을 확진 판정 기준으로 추가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동안 핵산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내렸지만 이제 의료진의 판단 및 CT영상을 통해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준을 바꾸면서 확진자가 대폭 늘었다”는 설명이다. 후베이성에 따르면 이런 ‘임상 진단’에 따른 확진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이날 증가 환자의 약 90%(1만332명)와 약 56%(135명)을 차지했다. 후베이성은 “전국 다른 성(省)이 공표한 확진 판정 기준에 맞추기 위해 13일부터 ‘임상 진단’ 환자를 확진 환자에 포함시켜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성에서 이미 적용해왔던 확진 판정 기준을 이제야 적용했다고 밝힌 것이다. 특히 이 확진 분류의 근거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 19진단 방안’(제5판)은 1주일여 전인 4일에 이미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우한 등에서 코로나19로 의심되는 폐렴 환자와 사망자가 나와도 과부하에 걸린 의료진들은 일반 폐렴으로 분류해왔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후생노동성은 13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신규 감염자가 44명(승객 43명, 승무원 1명)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크루즈선에서만 확진 환자가 218명 나왔고, 일본 내 총 감염자 수는 247명으로 늘었다. 한국에서는 이날 추가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보건당국과 의료계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사망자 급증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중국 보건당국에 환자 수 급증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zeitung@donga.com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3차 전세기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교민들이 다 귀국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확인해 보니 아직 많은 분들이 우한은 물론 후베이성 곳곳에 남아 있다고 하더군요.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우한시의 한 성형외과 원장인 교민 의사 이모 씨(51)는 12일 새벽 출발하는 3차 전세기 탑승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 원장은 교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기 위해 1일 떠난 2차 전세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하지만 3차 전세기 운항이 확정되자 한국에 있는 노부모가 매일 전화해 가족도 없이 혼자 남아 있는 아들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며 애타게 귀국을 호소했다. 부모는 아들 걱정에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편하게 귀국해도 된다”고 권했다. 이 씨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컸다. 외부와 차단된 우한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심각하고 의료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다. 11일부터는 우한 시내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를 폐쇄했고, 12일에는 후베이성 내 전체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들을 폐쇄해 주민들의 출입을 사실상 금지해 불안감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이 씨도 3차 전세기를 타려고 짐까지 다 싸놓았다. 하지만 그는 현지에 남는 것이 “의사의 책임”이라고 결론 내렸다. 화상 통화를 통해 노모를 안심시키며 “의사로서 교민들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전세기를 탈 수 없다는 점을 설득했다. 결국 전세기 이륙 직전에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한국행을 포기했다. 그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프면 갈 곳이 없는 교민들이 마음으로 내게 의지하는 걸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제가 3차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뒤 한 교민이 제게 ‘이번에 떠나느냐’고 물었습니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대답을 못 했어요.” 이날 우한에 도착한 전세기편으로 이 씨의 무료 진료 봉사를 위한 방호복과 의약품들이 도착했다. 그는 총영사관에 무료 진료소를 만들어 전화와 화상을 이용해 감기 등에 대한 원격 진료를 할 계획이다. 급한 환자가 있으면 방호장비를 갖추고 교민의 집에 직접 찾아갈 생각이다. 폐렴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우한 시내 병원 1곳에서 교민들을 검사해주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상하고 있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통화에서 이런 생각들을 밝혔다고 했다. 2차 전세기가 떠난 이후 교민들에게 마스크 등 구호물품을 전해 온 자원봉사 교민들도 대부분 현지에 남았다. 한국에 있는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한국인 의사가 함께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교민들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우한 총영사관 직원들도 교민을 돕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광호 부총영사는 “한 달 넘게 비상대응 체제로 주말도 없이 일하면서 쌓인 피로와 감염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크지만 교민들이 남아 있는 한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건의로 행정직원 5명은 이날 귀국하고 영사 4명이 남아 교민들에게 영사 서비스를 계속 제공한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고도예 기자}

“3차 전세기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교민들이 다 귀국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확인해보니 아직 많은 분들이 우한은 물론 후베이성 곳곳에 많이 남아 있다고 하더군요.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우한시 한 성형외과 원장인 교민 의사 이모 씨(51)는 12일 새벽 출발하는 3차 전세기 탑승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 원장은 교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하기 위해 1일 떠난 2차 전세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하지만 3차 전세기 운항이 확정되자 한국에 있는 노부모가 매일 전화해 가족도 없이 혼자 남아있는 아들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며 애타게 귀국을 호소했다. 부모는 아들 걱정에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편하게 귀국해도 된다”고 권했다. 이 씨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컸다. 외부와 차단된 우한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심각하고 의료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다. 11일부터는 우한 시내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를 폐쇄했고, 12일에는 후베이성 내 전체 아파트 단지 등 주거지들을 폐쇄해 주민들의 출입을 사실상 금지해 불안감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이 씨도 3차 전세기를 타려고 짐까지 다 싸놓았다. 하지만 그는 교민들을 위해 남는 것이 “의사의 책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노모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로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설득했다. 결국 전세기가 이륙하기 직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한국행을 포기했다. 그는 12일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아프면 갈 곳이 없는 교민들이 마음으로 내게 의지하는 걸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제가 3차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뒤 한 교민이 제게 ‘이번에 떠나느냐’고 물었습니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대답을 못했어요.” 이날 우한에 도착한 전세기편으로 이 씨의 무료진료 봉사를 위한 방호복과 의약품들이 도착했다. 그는 총영사관에 무료 진료소를 만들어 전화와 화상을 이용해 감기 등에 대한 원격 진료를 할 계획이다. 급한 환자가 있으면 방호장비를 갖추고 교민의 집에 직접 찾아갈 생각이다. 폐렴 의심 환자가 발생하면 우한 시내 병원 1곳에서 교민들을 검사해주도록 하는 시스템도 구상 중이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화상통화에서 이런 생각들을 밝혔다고 했다. 2차 전세기가 떠난 이후 교민들에게 마스크 등 구호물품을 전해온 자원봉사 교민들도 대부분 현지에 남았다. 한국에 있는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한국인 의사가 함께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 교민들은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우한 총영사관의 직원들도 교민을 돕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광호 부총영사는 “한 달 넘게 비상대응 체제로 주말도 없이 일하면서 쌓인 피로와 감염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크지만 교민들이 남아 있는 한 떠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건의로 행정직원 5명은 이날 귀국하고 영사 4명이 남아 교민들에게 영사 서비스를 계속 제공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확실히 한류가 도래했다(The Korean wave has definitely arrived).” 미국 국무부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11일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생충’은 아카데미에서 충분히 4개 부문 상을 받을 만했다”고 축하하며 덧붙인 이 표현은 K컬처(한류)에 있어 영화 기생충이 갖는 의미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기생충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점령은 K컬처의 새로운 ‘퀀텀 점프(quantum jump·대도약)’의 순간으로 기록될 만하다. K드라마로부터 시작된 1차 한류, 아이돌 그룹과 싸이 ‘강남스타일’, 방탄소년단(BTS) 등으로 대표되는 K팝의 2차 한류에 이어 3차 한류의 개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BBC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에 상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한다. 그건 바로 문화적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쇼크, 한국의 성장하는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생충의 수상이 아시아 국가의 핵심 소프트파워가 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직 ‘기생충’을 보지 못했다면 당장 나가서 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부러움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생충의 수상은 (내수 시장이 작아 세계로 진출한) 한류 아이돌의 활약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자국 시장에 안주하는 일본 영화계가 (해외 시장을 뚫은) 봉준호 감독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영어 영화가 아닌 작품이 세계에 통용된 의의가 크다. 일본의 젊은 제작가도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10일 석간 1면에 기생충의 배경이 된 반지하 주택을 조명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 K드라마-K팝 이어 ‘K무비 新한류’… 북미시장 공략 거세질듯 ▼세계주류가 된 한류블룸버그 “한국, 소프트파워 과시”… 美국무부 대변인 “한류 확실히 도래”기사에는 서울 마포구와 관악구의 반지하 주택의 내·외부 사진과 함께 반지하 주택의 역사와 배경이 담겼다. 기생충이 아직 개봉되지 않은 중국에서는 검열에 대한 강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2017년부터 한류 콘텐츠 수입을 중단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 이후 영화를 포함해 새로 나온 한국의 문화 콘텐츠를 공식 상영하거나 방송하지 않았다. 중국 지식공유 사이트 즈후(知乎)에는 “왜 중국은 기생충 같은 영화를 못 만드나”라는 질문에 “검열이 창작자의 손발을 묶고 있고 영화를 만들어도 상부에서 상영을 못 하게 한다”는 답이 달렸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는 ‘기생충’을 곧 상영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만 CJ 관계자는 “아직 아이치이와 판권 계약을 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국적인 디테일이 가득한 기생충의 북미 흥행과 오스카 4개 부문 석권에 대해 북미 현지에서는 오히려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미국 언론들은 한국 문화가 이제 마이너의 특이한 문화가 아닌 주류 문화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CNN은 “최근 K팝 그룹들이 유튜브의 신기록을 세우고 ‘투나이트 쇼’나 ‘굿모닝 아메리카’ 같은 주류 프로그램에서 공연하는 미국 음악계의 헤비급 아티스트로 떠올랐다. BTS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보이그룹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봉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행사에서 “BTS가 나보다 3000배는 더 영향력이 있다. 한국인은 매우 역동적이기 때문에 훌륭한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DNA에 문화적 저력이 숨어 있음을 당당하게 알린 것이다. 약 10년 전부터 본격화한 1차 한류와 이후 2차 한류 초기만 해도 K컬처는 마니아들이 즐기는 마이너 장르에 속했다. ‘강남스타일’이 반짝 뜬 뒤에는 더 진전이 없어 한류가 식었다는 진단도 한때 나왔다. 하지만 BTS가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한류는 세계 대중문화의 심장부인 미국의 주류로 성큼 다가섰다. 해외 팬들은 ‘K팝 사전’까지 제작하며 한글 공부에 열을 올린다. 로스앤젤레스(LA)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K팝 콘테스트에 참가하기 위해 미네소타주 작은 도시에 사는 현지 팬들은 대륙을 가로지른다. 기생충은 미국 대중문화의 최전선에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며 미국 주류 문화를 파고들었다. ‘어벤져스’ 시리즈 중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한 배우 크리스 에번스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봉 감독의 팬이라고 밝혔다. 에번스와 함께 영화 ‘설국열차’에 출연하고 ‘옥자’에도 나온 배우 틸다 스윈턴은 봉 감독을 위해 영국에서 열린 기생충의 스크리닝 행사를 적극 홍보했다. 기생충이 대중문화 해외 진출의 마지막 장벽으로 꼽히는 영화 시장을 무너뜨렸다. 영화는 음악, 드라마와 비교해 수출 콘텐츠 중 파급력이 가장 약한 상품으로 꼽힌다. 멜로디로 정서를 전달하는 음악이나 집에서 편히 즐길 수 있는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비용을 지불하고 극장에 가는 수고를 감수하며 자막과 정서의 차이까지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배급사 NEW의 해외 자회사 ‘콘텐츠판다’ 관계자는 “한국 영화에 별로 관심이 없던 북미 배급사들도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전후로 미팅 문의를 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와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도쿄=김범석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31세 중국인 여성이 28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3번 환자(54)의 지인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20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함께 입국했다. 3번 환자는 지난달 26일 확진이 내려졌다. 28번 환자는 10일 확진 때까지 아무 증상이 없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접촉 시기로 보면 17일째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14일)보다 길다. 11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3번 환자는 확진 후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 입원했고, 28번 환자는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중이었다. 28번 환자에게선 줄곧 아무 증상이 없었다. 격리 해제를 앞두고 8일 보건소 권유로 실시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10일 3차 검사에서 최종 확진으로 판정됐다. 자가 격리자는 증상이 없으면 검사받을 필요가 없다. 보건당국은 3번 환자에게서 바이러스가 옮겨간 것으로 보고 있다. 3번 환자의 첫 증상 발현을 기준으로 하면 20일째, 입국일부터 22일째 되는 날 28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통상적으로 14일이다. 이에 맞춰 자가 격리 기간을 정하고 우한에서 입국한 전수조사 대상자도 선정한다. 잠복기가 길어지면 이런 방역 대책의 기준을 모두 바꿔야 한다.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잠복기가 최장 24일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11일 101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108명 늘어났다. 질본은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 마카오도 오염지역으로 지정했다. 12일 0시부터 해당 국가에서 오는 내외국인은 강화된 검역 절차를 거친다.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후베이(湖北)성에서 사망자의 95% 이상이 발생했고, 사망률도 중국 다른 지역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사망자 1017명(11일 기준) 가운데 후베이성은 974명(95.8%)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시에서 사망자가 748명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 우한시의 사망률은 4.1%인 반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사망률은 0.2%에 불과하다. 이처럼 후베이성에 사망자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 실패와 열악한 의료 시스템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발병 초기 환자를 제때 격리하지 않아 환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했고, 중증 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치료할 시설, 물자, 의료 인력이 모두 모자라 제대로 치료를 못 했다는 것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신종 코로나 치료 지정 병원 26곳의 병상은 7259개에 불과했다. 매일 환자가 2000∼3000명 급증하는 상황에서 위중한 중증 환자조차 제대로 치료하기 어려웠다. 부랴부랴 3일 우한시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격리병동 훠선산(火神山)병원, 9일 1600개 병상 규모의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을 열었지만 1만8000명이 넘는 우한시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에는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대형병원이 3개, 중환자용 베드는 110여 개밖에 없었다”며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의 특성상 2, 3차 감염으로 갈수록 사망률이 낮아지는데 후베이성과 우한은 1차 감염자 비율이 높은 것도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초기 발생했을 때 훨씬 치명적이고, 감염원을 거칠수록 독성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도 유행 초기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박성민 기자}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있는 후베이성 제3인민병원 호흡기과 의사 후성(胡晟)은 몰려드는 환자에 지난달 8일부터 발열과 진료 책임을 맡았다. 매일 100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해온 그는 “10년 동안 진료할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를 다 본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보름을 보낸 뒤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인 지난달 23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새하얗게 변한 자신의 폐가 찍혀 있었다. 주변의 동료 의사와 간호사들 모두 통곡하고 말았다. 11일 현재 제3인민병원에서만 30명 이상의 의료진이 감염됐다. 호흡기과 병동 4곳 가운데 2곳에서 이 병원 의료진을 치료하고 있다. 후성의 아내는 우한시 적십자병원 부속병원에서 일한다. 그는 “적십자병원 의료진 6분의 1이 감염됐을 것”이라고 중국 징지관차(經濟觀察)보에 말했다. 신종 코로나 발생지인 우한의 의료진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사선에 내몰렸다. 설비, 물자, 인력 부족의 삼중고에 빠진 우한 의료진이 처한 생명의 위험과 심리적 공황의 실상이 심각하다고 현지 의료진이 증언했다. 우한대 런민병원 의사 위창핑(余昌平)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만 의료진 9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우한시 제7병원 집중치료실(ICU) 병동에서는 의료진 3분의 2가 감염됐다. 이 병원의 한 의사는 “감염을 분명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방호 장비 없이 진료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우한시 중난(中南)병원 의사 펑즈융(彭志勇)은 “방호 장비 없이 병실에 들어가는 건 자살행위”라고 지적했다. 난팡두스(南方都市)보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위험성을 처음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을 비롯해 지금까지 최소 7명의 의료인이 감염이나 과로로 사망했다. 징지관차보는 우한에서 의료인 최소 501명이 감염됐고 의심 사례까지 합치면 1101명에 달한다는 자료를 공개하면서 “감염된 의료인이 1000명 이상이라는 통계가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상담을 제공하고 있는 심리학 전문가 루린(盧林)은 21세기경제보도에 우한시 병원의 중증환자 병동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의 심리적 공황 상태를 전했다. “동료들이 많이 감염된 데다가 상태가 아주 좋지 않은 환자들을 돌보다 보니 세상에서 격리됐다는 공포감과 고독감이 신종 코로나 환자들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심리상담사 우즈훙(武志紅)은 중국 경제전문지 차이신(財新)에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공포감으로 가득 차 울기만 하는” 한 남성 의료진의 상황을 전했다. 상황이 점점 악화되면서 우한시는 모든 주택을 봉쇄해 관리한다는 초강경 방침을 내놓았다. 시민이 현재 거주하는 주택 단지 바깥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더 이상의 환자 발생을 막기 위해 우한 내 인구 이동을 완전히 차단하는 극단적 처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의 장진(張晋) 당 서기와 류잉쯔(劉英姿) 주임을 나란히 면직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꼽히는 왕허성(王賀勝) 후베이성 신임 상무위원이 당 서기와 주임을 겸직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후베이(湖北)성에서 사망자의 95% 이상이 발생했고, 사망률도 중국 다른 지역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본토 사망자 1017명(11일 기준) 가운데 후베이성은 974명(95.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시에서 사망자가 748명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또 후베이성의 사망률은 3.1%, 우한시의 사망률은 4.1%인 반면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사망률은 0.2%에 불과하다. 이처럼 후베이성에 사망자가 많고 사망률이 높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 실패와 열악한 의료 시스템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발병 초기 환자를 제 때 격리하지 않아 환자 수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했고, 중증 환자가 발생해도 이들을 치료할 시설, 물자, 의료 인력이 모두 모자라 제대로 치료를 못했다는 것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일 기준 신종 코로나 치료 지정 병원 26곳의 병상은 7259개에 불과했다. 매일 환자가 2000~3000명 급증하는 상황에서 위중한 중증 환자조차 제대로 치료하기 어려웠다. 부랴부랴 3일 우한시에 10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격리병동 훠선산(火神山)병원, 9일 1600개 병상 규모의 레이선산(雷神山)병원을 열었지만 1만8000명이 넘는 우한시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한시에는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할 수 있는 대형병원이 3개, 중환자용 베드는 110여개 밖에 없었다”며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또 바이러스의 특징상 2, 3차 감염으로 갈수록 사망률이 낮아지는데 후베이성과 우한은 1차 감염자 비율이 높은 것도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초기 발생했을 때 훨씬 치명적이고, 감염원을 거칠수록 독성이 약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에도 유행 초기 감염자들의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박성민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