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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가 남녀공학 전환 논의 및 학내 시위 여파로 1950년 개교 이후 처음으로 신입생 대입 시험을 캠퍼스 밖에서 치렀다. 시위 과정에서 벌어진 학내 기물 파손과 ‘래커칠’ 등 피해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 본부는 총학생회와 추가 면담을 한 뒤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캠퍼스 밖에서 수시 논술고사 진행 23일 동덕여대는 성북구 캠퍼스가 아니라 서울 서초구 세화여중, 세화여고, 동덕여중, 동덕여고에서 2025학년도 대입 수시 논술고사를 치렀다. 재학생 점거 시위가 논술고사일 직전까지 이어진 탓에 학내에서는 시험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됐기 때문이다. 동덕여대가 입시 관련 시험을 학교 밖에서 치른 건 개교 74년간 처음이다. 이날 논술고사는 무사히 진행되었으나 일부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동덕여대 입학처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현재 학내 사정으로 전화 및 온라인 상담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고사일 수험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이달 11일 시작됐던 재학생 시위는 21일 대학 본부와 학생 대표단의 면담 이후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22일 총학생회는 입장문에서 “25일 대학 본부와의 (추가) 면담 전까지 수업 방해 및 본관 외 건물 점거를 풀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본관 점거는 남녀 공학 전환에 대한 철회가 이뤄질 때까지 해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일부 재학생들은 여전히 본관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 래커칠과 시설물 훼손 등 피해에 대한 책임 공방도 계속되고 있다. 동덕여대는 학내에 설치된 300여 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을 통해 관련 행위자를 확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25일 학생들과의 면담 후 법적 대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게 될 시 CCTV 분석 등을 통해 기물 파손에 대한 책임을 묻는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동덕여대 대학 본부는 이번 시위 관련 피해액을 최대 54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산인공 이사장 “채용서 걸러내고 싶다” 논란 동덕여대 시위와 관련해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이우영 이사장은 동덕여대 출신 학생을 채용에서 걸러내고 싶다는 내용의 글을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논란이 커지자 삭제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 ㄷ 여대’를 언급하며 “블라인드 채용 제도라 할지라도 이 대학 출신은 걸러내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아들을 둔 아비 입장에서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썼다. 이어 자신이 ‘매너의 역사’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다면서 “(채용 관련 부서에) 인성, 직장 매너에 관한 객관적 측정을 강화하고 채용 프로세스에 포함하도록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폭력 등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다 보니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해당 글은 어떤 폭력도 갈등 해결엔 도움이 안 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든 안 하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용납될 수는 없다”며 “이미 벌어진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서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학내에서도 정상화를 촉구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20일 동덕여대 교수진은 호소문을 내고 “우리 교수들은 강의실과 실험실습실에서 학생 여러분과 함께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동덕여대 학장단은 “학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와 일련의 폭력 행위에 대하여 깊이 우려한다”고 호소했다. 19일에는 동덕여대 전 직원 일동이 “과격한 시위로는 문제 해결 실현이 불가하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2024학년도 주요 대학 의·약학계열 수시모집 추가 합격자가 모집 인원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학계열에 지원하는 최상위권 수험생 대부분이 수시 전형에선 6장의 원서를 접수시킬 수 있는데, 평균 2개 대학 이상에 중복으로 합격해 추가 합격자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입시 업계에선 의대 증원의 여파로 2025학년도 수시모집에선 더 많은 추가 합격자가 나오고, 수시 미충원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4일 종로학원이 전국 99개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의 2024학년도 수시모집 추가 합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3333명의 추가 합격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선발인원 3289명의 101.3% 수준이다. 다만 논술 전형은 해당 분석에서 제외됐다. 의·약학계열 가운데 수시 추가 합격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약대였다. 전국 37개 약대에서 수시 추가 합격자는 918명 나왔는데 이는 모집인원(860명) 대비 106.7%에 달했다. 뒤이어 한의대, 의대, 치대의 순으로 수시 추가 합격 비율이 높았다. 전국 12개 한의대의 수시 추가 합격자는 452명으로 모집인원(446명)의 101.3%였고, 전국 39개 의대의 수시 추가 합격자는 모집인원(1658명) 대비 99.2%인 1645명이었다. 전국 11개 치대에선 318명이 추가 합격했다. 모집인원(325명)의 97.8%다. 2024학년도 의·약학계열 수시 전형에서 충원하지 못해 정시로 넘겨진 인원은 34개 대학, 9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의 경우 2023학년도에 9개 대학에서 미충원 인원이 13명 발생했지만, 2024학년도에는 14개 대학, 33명이 나왔다. 2025학년도 입시에선 전국 의대 모집 정원이 1509명 늘었다.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 연쇄적으로 약대, 치대, 한의대 역시 중복 합격에 따른 추가 합격 및 수시 미충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종로학원은 최근 문제 유출 논란으로 시험 효력이 정지된 연세대 자연계 수시모집 논술시험이 올해 입시 지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4학년도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전형에선 모집인원의 120.5%에 달하는 312명이 추가 합격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세대 자연계열 논술 합격자 대부분이 서울대와 의·약학계열에 중복 합격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시 이월이 결정될 경우 연세대 자연계열과의 중복 합격이 줄어들어 의·약학계열의 추가 합격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이달 6일 오전 10시 반. 서울 강남구 대치 종로학원 재수반에선 조용한 가운데 수험생들이 8일 앞으로 다가온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에 한창이었다. 강의실에는 ‘교실 내 대화 금지’ 등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학원에서 만난 박모 씨(19)는 “올해 초 세화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자연계열이나 의대를 목표로 재수하고 있다”며 “같이 졸업한 학생 60%가량이 올해 수능을 다시 본다. 오히려 진학한 학교에 만족하며 다니는 친구가 몇 안 된다”고 설명했다.● 내신 불리하자 정시 노린 N수생 급증의대 진학 실적이 높은 상위 고교 10곳 중 서울에 있는 고교는 7곳이다. 이들 학교 졸업생 중 14일 치러진 수능 원서를 낸 N수생은 3409명으로 고3 재학생(2473명)의 137.8%에 달한다. 이들 학교 출신 N수생은 지난해 대비 6.4% 늘었다. 반면 비수도권 고교 3곳의 경우 고3 재학생 대비 N수생 비중이 71.6%로 서울 고교의 절반가량이었다. 특히 전북 전주시에 있는 상산고의 경우 고3 학생 대비 N수생 비중이 23.6%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수도권에 소재한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경우 졸업생 상당수가 본인 주소지 교육청에 수능 원서를 내기 때문에 실제 N수생 수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자료에는 졸업 고교에 원서를 접수시킨 경우만 집계된다. 또 지역인재전형으로 합격하는 학생들이 있어 N수를 하는 비중이 서울보다 다소 낮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중상위권 학생들은 면학 분위기를 이유로 자사고나 학군이 좋은 지역 고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2024학년도 의대 진학 실적 상위 고교 10곳 중 6곳은 자사고였고 나머지는 교육열이 높은 서울 강남구와 양천구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이들 학교에선 내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보니 수능 점수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정시에 ‘올인’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의대 역시 대부분 정시에선 수능 100%로 합격자를 선발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정시 비중을 늘리면서 정시에 강한 N수생이 재도전을 거듭하는 경우가 늘었다. 특히 올해는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의대생 중에도 입시에 재도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 1학년 최모 씨(24)는 “2019년 서울대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했다가 전문직이 되려고 의대에 진학했다. 그런데 수업 거부 사태가 장기화되며 다시 상위권 의대 진학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또 “주변을 보면 재수나 3수로 의대에 온 경우가 많다 보니 한 번 더 도전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N수 공화국으로 국가적 낭비 심각”올해는 의대 증원으로 더 심화됐지만 사실 N수생 증가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저출산으로 아이가 하나 혹은 둘인 상황이 보편화되면서 가정의 자원을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여기에 수도권 대학 선호 증가, 정시 비중 확대 등이 겹쳐 N수생 수는 2021년 13만3070명에서 2025년 16만1784명으로 21.6% 늘었다. 전문가들은 ‘N수 공화국’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막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주요 재수학원은 한 달 수강료가 200만∼300만 원에 달하는 곳도 많다. 이렇게 큰 비용이 사교육비로 지출되면서 가정의 부담이 커지고 이를 부담할 수 없는 가정에 박탈감을 안겨준다. 또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해 대학생활과 사회 진출 시기를 늦추다 보니 결혼 출산 등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준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N수를 줄이기 위해선 내신 성적이 반영되는 수시 전형 비중을 높이는 방법을 포함해 대입 제도 전반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며 “현재 대학 입학정원의 10∼15% 수준인 사회통합전형 비중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의대 진학 실적 상위 고교 10곳의 올해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현재 고3 수험생의 1.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 등으로 N수생이 늘면서 재학생보다 많은 졸업생이 입시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도 의대 합격 실적 상위 10개 고교 출신으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 원서를 제출한 졸업생은 3908명에 달했다. 이들 고교의 고3 재학생(3170명)보다도 23.3% 많다. 특히 서울에서 의대 입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휘문고의 경우 올해 고3 재학생 대비 N수생 비율이 160.4%에 달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재학생의 160%에 달하는 학생이 N수를 하고 있다는 건 재학생의 절반 이상이 3수 또는 4수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들 고교 10곳의 N수생은 지난해 대비 5.9% 늘었는데 이는 전체 N수생 증가율(1.3%)을 앞지르는 것이다. 휘문고의 경우 N수생이 전년 대비 8.3%나 늘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의대 증원이 N수생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불수능’으로 입시를 망친 수험생이 재도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수능에 응시한 N수생은 16만1784명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N수 공화국’ 현상이 심화되면서 가정의 경제력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국가적으로는 막대한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령인구 절벽으로 고교생이 줄어드는 와중에 입시 경쟁이 완화되지 않고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나는 것도 상당 부분 N수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N수가 보편화되면 수험생들이 대학 진학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되고, 대학에서도 반수 등으로 중도 이탈하는 재학생이 많아 운영이 어려워진다”며 “N수를 뒷받침해줄 경제적 여력이 없는 경우 의대 진학 등을 꿈도 못 꾸는 상황이 되면서 사회적 계급도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의대 39곳의 신입생 3163명 중 54.4%인 1722명이 N수생인데, 충북대의 경우 입학생 중 79.6%가 N수생인 실정이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맞서 내년 1학기에도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의대생들의 내년 3월 복학 여부는 일단 불투명한 상태로 남게 됐다. 의대협은 15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에서 열린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확대전학총회)에서 ‘대정부 요구안 관철을 향한 투쟁을 2025학년도에 진행한다’는 안건에 대해 찬성 267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확대전학총회는 의대별 학생회장 1명과 학년별 대표 6명 등 학교당 대표 7명으로 구성되며 이날 총회에는 275명이 참석했다. 조주신 확대전학총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8개월이 넘도록 의료 개악을 강행해 의료 시스템과 의학 교육 환경을 파탄시키고 있다”며 “(의대 증원 백지화 등) 대정부 요구안 관철을 위한 투쟁을 내년에 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이어 “교육부는 복귀하지 않는 학생에게 제적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휴학의 자유를 부정하는 등 학생들의 권리 탄압을 당연시했다”며 “(의대생들의) 권리 보호를 (협회의 추진) 방향으로 설정했다”고 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현 의료대란 사태 등 시국 문제 규정과 향후 협회 행보, 의대생들의 권익 보호 방안, 시국 문제 종결 방식 등 4가지 안건이 다뤄졌다. 의대협은 16일 40개 의대 대표가 참여하는 전체학생대표자총회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결의문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또 일부 대학의 경우 학칙에 따라 3학기 연속 휴학이 불가능한데 이 같은 상황에선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수학이 지난해보다 평이하게 출제돼 주요 대학 의대 정시 합격선이 원점수 기준으로 2점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 의대 합격선은 285∼294점, 비수도권 의대는 3점가량 올라 276∼289점으로 예상됐다. 대규모 의대 증원 발표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의대 합격선 2, 3점 올라종로학원이 15일 수험생들의 가채점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2점 오른 294점으로 예측됐다(국어, 수학, 탐구 등 300점 만점). 주요 의대 합격선은 △연세대 292점 △성균관대 291점 △고려대 290점 등이다. 경기와 인천 지역 4개 의대의 합격선도 2점 올라 285점∼291점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원점수를 백분위(자신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는 수험생의 비율) 점수로 환산하고 의대 증원을 반영하면 서울대 의대를 제외한 38개 의대 모두 지난해보다 합격선이 1∼5점 하락한다. 수도권 의대는 1∼3점, 비수도권 의대는 3∼5점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의대 증원으로 중복 합격한 수험생들이 빠져나가고 다시 채워지는 과정에서 합격선이 하락하는 것”이라며 “정원이 늘지 않은 의대도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합격선이 약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들도 원점수 합격선이 다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1점 오른 285점, 고려대와 연세대 경영학과는 2점 상승한 279점으로 분석됐다. 서울대 첨단융합학부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지난해보다 3점 올라 각각 276점과 264점으로 전망됐다. 각 입시업체가 발표한 영역별 1등급 예상 커트라인(구분점수)에서도 원점수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모두 선택과목별로 최대 9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1등급을 받으려면 확률과 통계를 제외하고 80점대에서도 가능했지만 올해에는 미적분을 빼고 90점을 넘어야 가능할 정도가 됐다.● “탐구 어려웠다” 난도 조절 실패 비판도 탐구영역은 어렵게 출제돼 종로학원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이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6개가 지난해보다 점수가 하락했다. 사회탐구 영역도 9개 과목 중 5개 과목이 내려갔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탐구 과목이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날 서울 송파구 배명고에서 만난 3학년 배성원 군은 “지구과학1은 가장 어려웠다고 느껴서 어떤 문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정세윤 군도 “상대적으로 쉬운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 윤리를 응시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머릿속이 하얗게 됐다”고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과학탐구에 대해 “수학 문제인 줄 알았을 정도로 난도 조절 실패”라는 지적이 있었고, 사회탐구에 대해서도 “고교 교육으로 절대 추론해 정답을 도출해낼 수 없는 문제”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과목별 난도가 엇갈리며 앞으로 입시 전략이 중요해진 탓에 이날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입시업체 설명회에는 입시 예측과 전략을 듣기 위해 몰린 수험생과 학부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편 주요 대학들은 이번 주말부터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진행한다. 16일엔 건국대, 경희대, 단국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등이 논술고사를 치른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법인 이사장 가족을 소속 학교의 교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 내용 일부를 공문에서 누락하고 전달해 일선 학교에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1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립학교장의 자격인정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면서 학교법인 이사장 가족이 학교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항을 싣지 않았다. 해당 공문은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학교에 전달된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존속 및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 등은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학교의 장에 임명될 수 없다. 다만 학교법인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관할청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이런 단서 조항이 일선 학교에 보내는 공문에 실렸지만 하반기부터는 실리지 않았다.한 사립학교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 사립학교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법인 이사장의 배우자와 가족 등이 원천적으로 학교장에 임명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으로 법령 내용과 다르다”며 “현장에 오해와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법령 원문을 실어 공문을 다시 발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법인협의회) 관계자도 “전체 사립학교 250여 곳 중 학교법인 이사장의 가족이 학교장을 맡는 사례는 10곳 정도”라며 “법령을 잘 모르는 관계자는 공문 내용을 법령 원문으로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법인협의회는 다음 주 서울시교육청에 이와 관련한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공문 정비 과정에서 기재된 법령 내용이 수정된 것은 맞다”면서도 “승인 관련 별도 평가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공문에 첨부했다. 법령 내용은 여전히 그대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어 “건의 내용은 추후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의대 증원 발표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교육계에는 변별력의 핵심인 수학 영역이 특히 쉽게 나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14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종로학원은 고교 재학생과 대학생 등에게 수학 영역 공통과목과 미적분 문제를 풀게 한 결과 100점 만점인 원점수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평균 5.7점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국어와 영어 영역도 전체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구간대에 동점자가 많아 국어와 수학을 다 맞아도 상위권 의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며 “최상위권은 한두 문제로 당락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아 입시업계는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불수능 논란 작년보다 국어-수학 쉬워”… 사탐-과탐서 갈릴듯[2025학년도 수능]국어-수학-영어 영역별 평가“국-수 9월 모평 수준 편안한 시험”… “영어 1등급 5∼10% 대로 높아질듯”과탐 일부 “공부해서 맞힐 수준 아냐”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입시업계에선 “상위권 의대를 노리는 최상위권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어, 올 9월 모의평가 수준 “쉬웠다”국어 영역은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보다 한결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EBS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고 9월 모의평가에 가깝게 출제됐다”며 “(결과도)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29점으로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127점) 이후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지난해 수능 때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120점대는 ‘물수능’에 가까운 수준이다.다만 의대에 지원하는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언어와 매체’ 과목은 다소 까다로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험생은 대부분 문항 수가 적은 선택과목(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문제를 먼저 풀고 공통과목을 풀기 때문에 일부는 초반에 난해한 문제가 나와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독서는 지문 4개 중 3개, 문학은 작품 7개 중 3개가 EBS 교재에서 출제됐다.● 수학, “공통과목 쉽고 미적분은 어려워”수학 영역 역시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표준점수 최고점 148점)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공통과목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눈 씻고 봐도 지난해 수능 22번 같은 (어려운) 문항은 없었다”며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쉽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2022학년도 이후 모든 수능과 모평 중 가장 낮았던) 9월 모의평가 같은 느낌의 편안한 시험이었다”고 했다.문과생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 역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은 다소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 영역에서 보통 공통과목이 어렵고 선택과목은 평이하게 출제되는데 올해는 반대”라며 “어떤 선택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커진 것을 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영어 쉬웠지만, 사탐 과탐은 어려워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수능에선 원점수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이 4.71%에 불과했다. 또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선 1등급 비율이 1.47%로 절대평가가 시행된 2018학년도 이래 가장 낮았다.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이번 수능의 경우 “EBS에서 연계된 익숙한 소재가 출제되고 어휘도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1등급 비율이 10.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종로학원은 1등급 비율이 5%대로 지난해보다 소폭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어느 쪽이든 의약학 계열에 지원한 수험생에게는 변별력이 없는 수준이다.다만 수험생 사이에선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의 난도가 높았는데 한 수험생은 “과학탐구 일부 문제는 공부해서 정답을 맞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과학탐구를 선택한 최상위권은 과학탐구에서 당락이 갈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올해 상당수 대학이 자연계열 지원자에 대한 과학탐구 응시 의무 규정을 없애며 이과생이 비교적 공부량이 적은 사회탐구에 응시하는 이른바 ‘사탐런’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번 수능에서 과학탐구가 어렵게 나온 만큼 앞으로 ‘사탐런’이 더 확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는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탐구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며 변별력 문제를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세종=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비율 등의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했다.” 최중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동국대 화학과 교수·사진)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킬러(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의 여파로 N수생 응시자 수(16만1784명)가 21년 만에 역대 최다를 기록한 만큼 ‘킬러 문항 배제’라는 출제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특히 9월 모의평가 만점자가 6월 모의평가의 10배 이상이었을 정도로 난이도가 ‘극과 극’을 보여 수험생 사이에선 “수능 문제가 어느 정도 난이도일지 전혀 모르겠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수능, 올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 올해 수능 응시자 등 4가지 데이터를 출제에 활용했다”며 “과목별 N수생 비율, N수생과 재학생 평균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수생을 고려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설명과 달리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난이도가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교육계에선 “의도와 어긋나게 문제를 출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또 “킬러 문항을 완전히 배제했고 독립적으로 구성된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출제점검위) 확인을 받아 준킬러 문항도 충분히 걸러졌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 문항 배제’ 지시에 따라 지난해부터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문제를 낼 때 현직 고교 교사 25명으로 구성된 출제점검위를 구성해 킬러 문항을 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 곳곳에선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전북의 한 고사장에서는 사회탐구 시간에 종료 예비 방송이 10분 일찍 나와 혼란이 벌어졌다. 이날 전북 정읍시 정주고에서는 오후 3시 50분경 사회탐구 종료 5분 전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원래는 4시에 나와야 할 방송이 10분 일찍 나와 버린 탓에 수험생들이 “오류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후 학교 측은 방송실 교사의 실수라면서 보상으로 시험시간을 1분 더 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장이 소요 시간을 고려해 1분의 추가 시간을 부여했고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한 학생이 서랍에 사회탐구 노트를 넣어둔 것이 발각돼 2교시 시작 전 퇴실당했다. 전북 전주의 한 시험장에서는 1교시 시험 종료음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한 학생이 퇴실 조치됐다. 부산에선 시험 종료 이후 답안지에 마킹하다 적발된 학생과 시험장 내에서 전자담배를 소지한 학생이 각각 부정 행위로 퇴실당했다. 인천에선 수험생 2명이 과호흡 증상을 보여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주에서는 오전 8시 38분경 시험장인 중앙여고의 화장실 물탱크가 고장 나 소방이 30t 급수차를 긴급 지원했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영역 지문에 제시된 인터넷주소가 한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촉구 집회 홈페이지로 연결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플러그와 콘센트의 국제 표준 규격’을 다룬 국어영역 40∼43번 문항에 제시된 지문에는 인터넷주소가 적혀 있었다. 1교시 시험이 끝나고 오전 10시 56분경 문제지가 온라인에 공개된 뒤 일부 누리꾼들이 이 주소로 접속해 보자 ‘수험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 2024.11.16(토) 16시 30분 광화문 앞 대로’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실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의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취재팀이 이 인터넷주소를 등록한 이를 찾아본 결과 등록인은 ‘배서연’, 등록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와대로 1 본관’이라고 돼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조치에 들어갔고 문제의 홈페이지는 오후 5시 반경부터 접속이 차단돼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이후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해당 도메인(인터넷주소)은 누군가 수능 당일 구입해서 홈페이지를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 역시 문제 출제 당시에는 아무 내용도 없는 빈 페이지였는데, 시험지가 공개된 뒤 누군가 해당 주소를 사서 대통령 퇴진 페이지로 만든 것을 확인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험장 곳곳에선 접속장애, 부정행위 퇴실, 병원 이송 등 각종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수험생 본인 확인에 차질이 우려되자 교육부는 “수험생이 신분증 없이 온 경우 수험표 정보만 확인하고 입실 조치하는 대신 추가 정보 확인을 철저히 하도록 했다”고 밝혔고 이후 별다른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한 학생이 서랍에 사회탐구 노트를 넣어둔 것이 발각돼 2교시 시작 전 퇴실 당했다. 전북 전주의 한 시험장에서는 1교시 시험 종료음이 울린 뒤 답안지를 작성한 학생이 퇴실 조치됐다. 부산에선 시험 종료 이후 답안지에 마킹하다가 적발된 학생과 시험장 내에서 전자담배를 소지한 학생이 각각 부정 행위로 퇴실당했다.시험 도중 병원 이송된 학생들도 있었다. 전북 전주시 한 시험장에선 수험생이 과호흡 증상을 보이다 1교시 시험이 끝난 뒤 자진 퇴실했다. 전북 무주군에선 한 수험생이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 옮겨졌다. 인천에선 수험생 2명이 과호흡 증상을 보여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른 1명은 119 구급대원의 치료를 받은 뒤 나아져 그대로 시험을 치렀다. 제주에서는 오전 8시 38분경 시험장인 중앙여고의 화장실 물탱크가 고장나 소방이 30 t 급수차를 긴급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소음을 최대한 줄이며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시험장에 도착한 수험생들도 있었다. 충남에선 다리에 깁스를 한 학생을 경찰이 발견해 경찰차로 고사장 입구까지 데려다줬다. 제주에선 한 수험생이 47km 떨어진 서귀포여고로 가려 택시를 잡았으나 “연료가 부족해 갈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난처하던 중 경찰이 대신 차로 데려다주기도 했다. 충남에서는 시험장 입실을 앞두고 시계를 잃어버린 수험생에게 한 경찰이 자신의 시계를 줬다. 그 시계는 충남경찰청장 표창 당시 받았던 기념시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에서는 전주사대부고에서 시험을 치러야 할 수험생이 수험표의 학교 이름을 잘못 읽고 전북사대부고에 들어가려는 찰나 주변에 있던 경찰의 도움으로 원래 수험장으로 빨리 이동할 수 있었다.역경을 이기고 시험을 치른 학생들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수능을 이틀 앞두고 혈액암 진단을 받은 가은 양(가명·19)은 이 병원 입원실에서 수능을 치렀다. 재수생인 가은 양은 감염 위험 탓에 병원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처지였는데, 병원 측이 교육청 등에 사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수능 바로 전날 교통사고를 당한 전북 군산의 한 고교 수험생은 일반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군산교육지원청의 도움으로 보건실에서 혼자 따로 시험을 봤다.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는 환자복을 입고 발에 깁스를 한 수험생이 “교통사고로 입원 중인데 그래도 남자라면 한번 와 봐야죠”라며 시험장으로 들어가 주목을 받았으나 20분 뒤 시험 포기각서를 쓰고 다시 시험장을 나왔다.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비율 등의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했다.”최중철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동국대 화학과 교수)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킬러(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올해 수능은 의대 증원의 여파로 N수생 응시자 수가 (16만1784명)가 21년 만에 역대 최다를 기록한 만큼 ‘킬러 문항 배제’라는 출제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특히 9월 모의평가 만점자가 6월 모의평가의 10배 이상었을 정도로 난이도가 ‘극과 극’을 보여 수험생들은 “수능 문제가 어느 정도 난이도일지 전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최 위원장은 “지난해 수능, 올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 올해 수능 응시자 등 4가지 데이터를 출제에 활용했다”며 “과목별 N수생 비율, N수생과 재학생 평균 등을 면밀히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수생을 고려해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설명과 달리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난이도가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교육계에선 “의도와 어긋나게 문제를 출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최 위원장은 또 “킬러 문항을 완전히 배제했고 독립적으로 구성된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출제점검위) 확인을 받아 준킬러 문항도 충분히 걸러졌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킬러 문항 배제’ 지시에 따라 지난해부터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문제를 낼 때 현직 고교 교사 25명으로 구성된 출제점검위를 구성해 킬러 문항을 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세종=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동덕여대에서 터진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가 남녀 간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여학교나 남학교 등 ‘단성(單性) 학교’의 생존 문제 등이 본질이지만 남녀 간 신경전으로 사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건물 곳곳에는 전날 재학생 시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곳곳에 ‘여자가 우습냐’ 등 래커로 칠한 글귀가 보였다. 12일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기업 측 부스가 찢기는 등 엉망이 돼 행사가 파행됐다. 동덕여대는 앞서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학생들은 남성의 학교 출입에 대한 거부감까지 드러냈다. 한 재학생은 2018년 대학원에서 벌어졌던 20대 남성의 화장실 음란 행위 사건을 거론하며 “여대인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공학으로 전환되면 비슷한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재학생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재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 (그럴 텐데 불법 행위는 하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여성 커뮤니티에는 “경찰이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만 보냐”는 비난 글이 들끓었다. 반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여론을 속이려 게시글을 조작했다”며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앱 등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여대 출신은 서류에서 걸러야겠다’, ‘사내에 여대 출신이 있는데 달갑지 않다’ 등 여대 혐오에 가까운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장기화될수록 학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학 전환 논의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역시 공학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학생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83개 단성 중학교 및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가 노후화된 기숙사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독립생활공간을 확대하도록 하는 기숙사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권익위는 지난달 말 이 같은 내용의 ‘대학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의결하고 이를 교육부, 한국사학진흥재단, 서울시 및 자치구청장, 각 대학 총장에게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현재 대학들이 운영하는 기숙사 중 43%는 준공 후 20년이 지난 것으로 소음, 냉난방, 벌레, 곰팡이 문제와 공용시설 고장 등 시설 관련 민원이 다수 제기돼왔다. 특히 다인실 형태를 유지하는 기숙사는 독립적 생활공간을 선호하는 요즘 청년층 생활방식과 맞지 않아 ‘다인실 기숙사 기피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4인실로 배정됐는데 층마다 하나 있는 샤워실을 매일 수십 명이 쓰고 있다. 샤워기가 5개뿐인데 칸막이조차 없다”는 등의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되기도 했다. 실제로 2022년 기준 전국 대학 기숙사 중 1인실 비중은 7.7%에 불과했다. 반면 3인실 이상 다인실 비중은 22.4%로 1인실의 3배에 육박했다. 학생들이 기피하는 경향도 뚜렷해 수도권 기숙사의 다인실 평균 공실률은 2022년 기준으로 3인실 16.9%, 4인실 이상 21.7%에 달했다. 기숙사 경쟁률 역시 1인실은 1.75 대 1이었지만 3인실은 0.83 대 1, 4인실 이상은 0.77 대 1에 불과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9월 국민생각함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지역 주요 대학의 관계자와 기숙사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현장간담회를 진행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선방안에는 대학 평가인증 기준에 기숙사 수용률 외 독립생활공간 배치 비율과 노후기숙사 주거환경개선 노력과 관련한 지표를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2022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23.1%, 수도권 평균 18.4% 수준인 기숙사 수용률을 높이기 위해 캠퍼스 내 노후된 건물을 재건축할 때 강의시설과 기숙사를 연계한 기숙사를 건립하고 대학 인근 원룸 등을 학생기숙사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도록 했다. 또 대학발전기금 용도를 확대해 기숙사 주거환경 개선 및 1인실 확대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노후기숙사의 유지보수 및 시설개선에 필요한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을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라고도 권고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개인 공간이 보장되면서도 거실 등 공용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낼 수 있어 학교생활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기숙사에서 진행하는 심리상담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1학년 이원영 씨(20)는 현재 생활하는 학교 내 기숙사 ‘이하우스’의 장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화여대 기숙사 수용 인원은 총 4200명에 달한다. 기숙사 수용률은 21.8%로 서울 소재 사립대 중 1위인데, 1인실부터 4인실까지 다양한 방을 최대 10명까지 한 ‘유닛’으로 묶어 공동체를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기숙사생의 독립적 공간을 보장하면서도 공동체 생활을 통해 소통과 협동, 배려 정신을 키울 수 있게 한 것이다. ● 개인-공용공간 조화 이루는 ‘유닛 기숙사’ 이화여대 기숙사는 이하우스를 비롯해 한우리집, 아이하우스 등 3개 기숙사 15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이하우스에는 1학년 신입생이, 한우리집에는 2∼4학년생이 주로 거주한다. 입사를 희망하는 1학년 신입생은 모두 수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2016년 개관해 총 2156명이 수용 가능한 이하우스는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간’을 모토로 삼고 있다.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유닛 내 다른 학생으로부터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학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모범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정소연 이화여대 기숙사 관장은 “지방에서 올라와 모든 걸 처음 해야 하고 자칫 외로움과 향수병에 시달릴 수 있는 기숙사생들이 같은 유닛 안에서 생활하며 상호 소통할 수 있다”며 “개인실이 별도로 있어 사생활도 보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숙사생을 위한 상담 센터인 ‘마음E센터’에선 상담 전문 특임교수가 상주하며 5개의 전용 상담실에서 기숙사생 심리 상담이 진행된다. 심리학과 상담 전공 대학원생 10여 명도 기숙사에서 수련하며 기숙사생 개인 상담과 심리 검사를 맡고 있다. 관련 특강과 그룹 상담은 매 학기 1∼2회, 심리 검사 및 상담은 매달 50∼100건 진행된다. 올해 5월 22일에는 홍상희 이화여대 마음E센터 특임교수가 마음 건강과 스트레스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날 특강에 참여한 이 씨는 “학기 초반 적응이 힘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하우스에선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2개의 다문화 명상실과 4개의 이슬람 화장실도 설치돼 있다. 다양한 종교와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장려하는 차원이다.● 공공기숙사도 진화 중 공공기숙사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은 대학생의 주거와 생활비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 공공기숙사인 ‘행복기숙사’를 전국에 42곳 운영 중이다. 행복기숙사의 형태는 총 5가지다. 먼저 ‘사립 행복기숙사’(32곳)는 대학 내 사유지에 건립되는 형태로 사학진흥재단과 대학이 절반씩 부담해 기숙사를 짓는다. 국공유지에 건립되는 ‘연합 행복기숙사’(5곳)는 사학진흥재단이 건설비를 100% 부담한다. 사립 행복기숙사는 해당 대학의 학생들만 이용하지만, 연합 행복기숙사는 인근 대학생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기숙사형 청년주택’(2곳)은 사학진흥재단에서 LH 주택을 임대해 지원하는 형태다. 이 밖에도 ‘글로벌교류센터’(2곳)와 ‘에듀21 기숙사’(1곳)가 있다. 행복기숙사의 기숙사비 평균 금액은 월 25만6000원이다. 관리비는 포함된 곳도 있고 별도인 곳도 있다. 대부분의 대학이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어 최소 5만 원 이상을 학생에게 기숙사비로 지원해 실제 부담금은 더 낮다. 장애학생과 저소득가구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는 입주 우선권을 주고 기숙사비를 더 지원해 준다. 행복기숙사 입사를 희망하는 경우 사학진흥재단 행복기숙사 홈페이지의 ‘내 지역 기숙사 찾아보기’에서 모집 일정 등을 찾아보는 게 좋다. 내년도 신청은 내년 1월경 공고가 나갈 예정이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동덕여대에서 터진 여대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가 남녀 간 ‘젠더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공학 전환 논의의 배경은 학령인구 감소, 여학교나 남학교 등 ‘단성(單性) 학교’의 생존 문제 등이 본질이지만 남녀 간 신경전 으로 사안이 흘러가는 모양새다.1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 건물 곳곳에는 전날 재학생 시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곳곳에 ‘여자가 우습냐’ 등 래커로 칠한 글귀가 보였다. 12일 이 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는 취업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시위로 인해 기업 측 부스가 찢기는 등 엉망이 돼 행사가 파행됐다. 동덕여대는 앞선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전환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학생들은 남성의 학교 출입에 대한 거부감까지 드러냈다. 한 재학생은 2018년 대학원에서 벌어졌던 20대 남성의 화장실 음란행위 사건을 거론하며 “여대인 지금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데 공학으로 전환되면 비슷한 사례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시위에 참여한 동덕여대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재학생들은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해당 게시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재학생들을 향해 “나중에 아기도 낳고 육아도 하시고 (그럴 텐데 불법 행위는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경찰이 여자를 애 낳는 기계로만 보냐”며 비난 글이 들끓었다.반면 남성 위주 커뮤니티에는 “(여자들이) 여론을 속이려 게시글을 조작했다”며 반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블라인드 앱 등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는 ‘여대 출신은 서류에서 걸러야겠다’, ‘사내에 여대 출신이 있는데 달갑지 않다’ 등 여대 혐오에 가까운 글도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장기화 될수록 학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동덕여대 음대생들은 이달 2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졸업연주회를 할 예정인데 학내 시위 탓에 차질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학 전환 논의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역시 공학 전환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학생과 원활히 소통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지적했다.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전국 83개 단성 중학교 및 고등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됐다. 내년에는 32곳이 더 전환될 예정이다. 대학의 경우 상명여대가 상명대로, 성심여대가 가톨릭대(통합)로, 부산여대가 신라대로 전환된 사례가 있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 대부분이 휴학한 가운데 본과 4학년이 내년 1월 치르는 의사 국가시험 필기 시험에 304명만 접수했다. 이로서 매년 3000명 가량 배출되던 신규 의사가 내년에는 10분의 1 수준만 배출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실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접수를 마감한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필기시험에 304명이 신청했다. 올해 1월 제88회 필기시험에 3270명이 접수해 3212명이 응시한 것과 비교하면 지원자가 약 9%로 줄어든 셈이다.의사 국가시험은 매년 9, 10월 실기시험을 보고 이듬해 1월 필기시험을 치르는데 올 9월 제89회 실기시험에는 364명이 접수했고 이 가운데 347명이 응시했다. 응시자 중 전년도 불합격자 등을 제외한 올해 의대 본과 4학년생은 159명에 불과했다.의사 국가시험은 임상실습 기간(2년간 총 52주, 주당 36시간)을 채운 의대 졸업생이나 6개월 이내 졸업 예정자가 응시할 수 있다.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본과 4학년생이 대부분 휴학해 실습 기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면서 응시 자격을 얻지 못한 것이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위원장은 “의사 배출 절벽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2, 3년 뒤 레지던트를 해야 할 인원이 대부분 배출되지 않아 의료 현장에도 타격을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는 본과 4학년의 휴학과 복귀 규모가 드러날 이달 말 이후 의사 국가시험 추가 시행 여부를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과 4학년생들이 최대한 교육과정을 이수해 의사 국가시험을 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도 올해 5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는 12일 오후 5시 마감된 내년도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에 566명이 원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올해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 2782명의 20.3%에 불과한 수치다. 불합격자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 배출되는 전문의 수는 500명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진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 야당과 의료계 일부 단체를 제외한 상태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동했다”며 “의료 교육 시스템이 멈췄다. 후폭풍을 우선 점검하고 해결 가능한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11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거론하며 “교육부가 대학의 요구를 들어주며 (출범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또 “의대 교수·학장 및 교육부가 설득하고, 오해를 풀고, 원하는 부분을 들어주면 의대생도 돌아올 것”이라며 내년 수업 재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밝혔다. 그런데 올해 이 부총리와 교육부의 언행을 돌아보면 이 같은 자신감과 낙관을 어느 정도 믿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 교육부는 올 초 수업 거부 사태가 발생하자 ‘휴학 및 유급 불가’ 방침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올 7월에는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각 대학이 학칙을 개정해 F학점을 받아도 유급 대상에서 제외하게 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 부총리는 당시 일부 대학의 휴학 승인 요청에 “동맹 휴학을 승인하면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6일 발표한 비상대책안에선 한발 물러서 내년 초 복귀를 전제로 ‘조건부 휴학 승인 방침’을 밝혔다가 의대생과 의대 교수의 반발을 샀다. 이 부총리는 당시 “지속적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 및 제적 등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고 했다. 연이은 대책이 의대생 복귀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결국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두 의사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석 전제로 제시한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허용하겠다며 다시 물러섰다. 그러는 동안 정부가 제시한 의대생 복귀 시한은 5월 말, 9월 말, 11월 중순으로 계속 미뤄졌다. 이 부총리는 이날 “(의료계와) 소통의 물꼬를 빨리 트지 못해 안타깝고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동시에 “교육부가 동맹휴학 불가 원칙을 고수하며 요구사항을 들어줘 (의료계와) 신뢰가 형성됐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대학들이 허용하는 휴학이 정부 방침에 반발해 신청한 동맹 휴학이라는 걸 부인하는 곳은 교육부밖에 없다. 또 의대생 여럿에게 물었지만 “신뢰가 형성됐으니 내년에 돌아올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부총리에게 이제라도 희망회로와 낙관적 전망에 기대는 대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더 적극적으로 의료계와 소통할 것을 권하고 싶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4% 가까이 증가했지만 감독관 수는 10%가량 줄어 시험 부실 관리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능 감독관 수는 지난해(7만7133명)보다 7693명(10%) 줄어든 6만9440명이다. 반면 의대 증원으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늘면서 올해 수능 응시생은 52만2670명으로 지난해보다 3.6%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줄였던 교실당 응시인원 기준을 24명에서 28명으로 다시 늘리면서 감독관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감독관이 담당해야 하는 수험생 수는 늘었지만 수당은 17만 원으로 지난해와 같다. 성민진 중등교사노조 정책실장은 “부동자세로 너무 오래 서 있어야 하고 쉬는 시간도 부족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전날 예비 소집도 가야 해 사실상 이틀 동안 근무한다”며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여기에 실수 한 번에 거액의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5년간 수능 감독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소송은 타종 오류 등 4건이다. 백 의원은 “공정하고 안정적인 수능 운영과 감독을 위해 감독관의 근무 여건과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