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원

서지원 기자

동아일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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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잃지 않겠습니다.

wish@donga.com

취재분야

2026-04-18~2026-05-18
사회일반46%
사건·범죄23%
검찰-법원판결10%
산업3%
사고3%
인사일반3%
교통3%
정치일반3%
행정3%
교육3%
  • ‘오재원 마약’ 연루 29명 檢송치…두산 현역선수 9명 포함

    국가대표를 지낸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 씨(39)의 마약류 대리 처방 및 투약에 연루된 이들이 현직 두산베어스 선수 9명을 포함해 총 29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 씨의 지인에게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불법 판매한 수도권의 한 병원장도 검찰에 넘겨졌다.1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 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수면제 및 항불안제를 대신 처방받아 전달하거나,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한 혐의로(마약류관리법 위반) 현직 야구선수 등 29명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에토미데이트는 일명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린다. 이중 오 씨에게 에토미데이트와 필로폰 등을 판매, 제공한 사업가 이모 씨와 유흥업소 종사자 A 씨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씨는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원장 등 관계자 2명에게 에토미데이트 앰플 수천 개를 불법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오 씨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직접 주입한 혐의(의료법 위반)가 적용됐다. 수면제와 항불안제를 대신 처방받아 오 씨에게 건넨 23명 중에는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 두산 베어스 트레이너 1명, 오 씨가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의 학부모도 포함됐다. 현직은 총 9명으로 모두 두산 베어스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베어스 측은 “(사건 발생 후)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의 피의자 신분을 확인하고 1·2군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게 조치를 해놨었다”며 “다만 억울한 부분이 있어 최대한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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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김범수 첫 검찰 조사… 12시간 넘겨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에서 하이브의 인수를 방해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조작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를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불러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사건을 검찰에 넘긴 지 약 8개월 만이다.● 남부지검, 김범수 12시간 넘게 조사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전 8시 10분경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로 출석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김 위원장이 에스엠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지 못하게 하려고 인위적으로 에스엠 주가를 끌어올릴 것을 지시, 승인했는지를 집중 추궁하며 12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앞서 3월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의 공판에서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고위 임원이 참여한 카카오그룹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가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승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카카오그룹 고위 경영진이 참석해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인 투심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시세조종을 보고받거나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이다. 당시 공판에서 검찰은 하이브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해 2월 28일 오전 에스엠 투심위가 열렸고, 이 자리에 김 위원장 등이 참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투심위가 열리기 전후 카카오 경영진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에서 김 위원장이 회의에 관여한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 에스엠 주가 급등이 발단 사건은 지난해 2월 카카오와 하이브가 에스엠을 인수하기 위해 1조 원대 ‘쩐의 전쟁’을 벌이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수만 에스엠 창업자(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가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고, 방시혁 의장의 하이브는 이 씨가 보유하고 있던 에스엠 지분의 80%가량인 14.8%를 인수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지난해 2월 9일 당시 에스엠 주가는 주당 9만8500원이었는데, 하이브가 밝힌 공개 매수 가격은 12만 원이었다. 카카오도 에스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에스엠 주가는 갑자기 뛰기 시작했고 지난해 2월 16일에는 주당 13만1900원, 지난해 3월 8일에는 하이브의 공개 매수 희망 가격을 넘어선 주당 15만8200원까지 올랐다. 결국 하이브는 인수 계획을 접었고, 카카오가 에스엠을 인수했다. 하이브는 에스엠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이유를 조사해달라고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카카오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2월 16, 17일과 27, 28일 등 총 4일간 2400억 원을 투입해 총 553회에 걸쳐 에스엠 주식을 12만 원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주가를 올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배 전 대표와 지모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를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 4월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 위원장이 금감원에서 송치된 지 8개월 만에 불러 조사한 검찰은 그의 진술 등을 검토해 추가 조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김 위원장 소환 조사를 기점으로,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카카오 관련 수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카카오는 김 위원장의 소환 조사와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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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전 폭우 악몽 반지하 동네, 10곳중 4곳 아직 물막이판 없다

    서울 관악구 신사동에 사는 이모 씨(50)의 반지하 집은 2022년 8월 8일 당시 폭우로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올랐다. 그는 재빨리 빠져나왔지만 옆 골목에 살던 40대 자매와 13세 딸 등 일가족 3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당시 동작구 상도동에서도 1명이 반지하 주택에서 폭우로 숨졌다. 2년이 지난 7일 이 씨는 동아일보 취재팀을 만나 “올해도 비가 시작됐는데 우리 집은 여전히 차수판(물막이판)이 없다”며 “전기밥솥 등 집기를 전부 선반 위로 올려놨다”고 말했다. 8일 충청 등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장마가 시작됐지만 침수 취약지인 ‘반지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2년 전 폭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와 동작구 일대 반지하 60채를 8일 취재팀이 직접 살펴본 결과 57채(95%)에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었다. ● 관악-동작 일대 반지하, 대부분 주민 거주 이 지역에서 취재팀이 만난 반지하 거주 주민들 중 대다수는 2년 전에도 집이 잠기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 씨는 “그때 장판, 이불, 살림살이가 모두 다 젖어서 버렸다”며 “올여름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2022년 폭우 피해로 반지하에서 4명이 숨지자 “반지하를 없애겠다”며 각종 주거, 이사 대책을 쏟아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상당수 반지하에는 여전히 주민들이 그대로 살고 있었다. 관악구 반지하 방에서 7년을 거주했다는 정모 씨(52)는 “이사를 가고 싶지만 반지하가 아닌 곳은 보증금이나 월세가 여기보다 비싸서 못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지하에 사는 사람이 공공임대 주택으로 이사하면 보증금과 이사비를 지원하는 ‘주거 상향 이주 지원’ 정책을 당시 내놨었다. 7일 기준 서울시가 ‘침수 위험 가구’로 분류한 2만8439채 중 2022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반지하에서 공공임대로 이사한 가구는 5527채(19%)에 불과하다. 동작구 상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2년 전 수해 사고 직후에는 반지하 세입자가 많이 빠졌지만 조금 뒤 다시 찾는 사람이 늘었다. 방값이 싼 만큼 어려운 계층이 많이 찾는다”며 “지금은 공실이 거의 없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반지하 주민에게 이주를 권해도 젊은층은 직장에서 멀어진다며, 고령층은 오래 살았던 곳을 떠나기 어렵다며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반지하에서 일반 지상 주택으로 이사하면 매달 월세 20만 원을 지원하는 바우처 사업도 실적이 저조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신청 대상을 ‘침수 우려 가구’에서 ‘전체 반지하 가구’로 확대하고, 지원 기간도 2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하지만 신청 가구는 2022년 12월부터 이달 8일 현재까지 967채에 그쳤다. 지원금을 감안해도 보증금이나 월세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동작구 반지하에 거주하는 최모 씨(78)는 “보증금 500만 원이 전 재산이다. 이곳 말고 달리 갈 곳이 어디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반지하 10곳 중 4곳 아직도 차수판 없어 당장 올해 폭우를 막아야 할 차수판도 설치하지 못한 반지하가 많은 실정이다. 7일 취재팀이 둘러본 관악구, 동작구 일대 반지하 입주 건물 57채 중 물막이판 등 침수 대비 시설이 설치돼 있는 곳은 36곳(약 63%)이었다. 나머지 21곳(37%)은 도로에 물이 차오르면 그대로 창문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컸다. 관악구 신사동이 10곳, 동작구 상도동이 11곳이었다. 2년 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신사동 반지하 건물에도 여전히 차수판이 없었다. 서울시는 2022년 6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침수 우려 가구를 조사해 2만4842채를 대상으로 차수판 설치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설치된 곳은 1만5259채(61.4%)에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수판을 무료로 설치해 준다고 해도 집주인들이 ‘침수 위험 가구’로 낙인이 찍혀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침수 전력이 있는 지역들 위주로 물막이판 설치를 적극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수 피해 지역이 여전히 ‘침수 위험 지구’로 지정되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침수 위험 지구로 지정되면 5년 단위의 중장기 정비계획이 세워지고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예산 지원도 받는다. 하지만 현재 서울 내에서 지정된 곳은 종로구 1곳, 서초구 2곳, 강서구 1곳이 전부다. 사망 피해가 발생한 관악구와 동작구는 지정되지 못했다. 최명기 한국기술사회 안전조사위원장은 “침수 대비 시설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

    • 2024-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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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가 몰던 차, 보행자 2명 치며 25m 돌진

    서울역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8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갑자기 인도를 덮쳐 보행자 2명이 다쳤다. 서울 용산구에서도 70대 운전사가 모는 택시가 승용차 3대와 추돌했다. 1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로 9명이 사망한 데 이어 고령 운전자 차량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한 주유소를 빠져나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보행자 2명을 잇달아 친 뒤 담벼락에 부딪치고 나서야 멈춰 섰다. 1명은 잠시 의식을 잃기도 했지만, 현재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명은 경상을 당했다. 사고 차량은 주유소 출구로 나와 차로로 진입하려던 중 인도에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행자 1명이 쓰러진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15m가량 더 돌진했고, 보행자 1명을 또 들이받은 채 약 10m를 더 전진했다. 경찰은 80대 남성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조작한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했다. 7일 오후 2시 12분경엔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 70대 운전사가 모는 택시가 승용차 3대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는 65세 미만 운전자보다 더 잦고, 피해 수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주피보험자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의 계약 건수는 258만6338건, 사고 건수는 11만8287건으로 4.57%의 사고율을 보였다. 반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고율은 4.05%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65세 미만 운전자는 평균 피해자 수가 1.96명이었던 반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평균 2.63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사고 피해자 중 중상자와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65세 이상은 8.72%로, 65세 미만 운전자(7.67%)보다 높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야간엔 운전하지 않는 ‘조건부 면허’를 도입하는 대신 면허 갱신 기간을 늘려주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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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몰던 승용차, 서울역 인근 인도 덮쳐…보행자 2명 부상

    서울역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8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갑자기 인도를 덮쳐 보행자 2명이 다쳤다. 1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로 9명이 사망한 지 5일 만에 고령 운전자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7일 경찰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20분경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한 주유소를 빠져나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인도로 돌진했다. 차량은 보행자 2명을 잇달아 친 뒤 주유소 옆 담벼락에 부딪히고 나서야 멈춰 섰다. 1명은 사고 직후 잠시 의식을 잃기도 했지만,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진료를 받아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명은 경상을 당했다.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고 차량은 주유소 출구로 나와 차로로 진입하려던 중 갑자기 인도에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행자 1명이 차량에 치여 쓰러진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15m가량을 더 돌진했고, 보행자 1명을 또 들이받은 채 약 10m를 더 전진했다. 이후 주유소 옆 고철장 담벼락에 추돌한 후에야 정지했다.경찰은 80대 남성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핸들을 반대 방향으로 조작하면서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했다. 경찰은 곧 운전자를 불러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실수로 발생하는 사고는 65세 미만 운전자보다 더 잦고, 피해 수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주피보험자 기준 65세 이상 운전자의 계약 건수는 258만6338건, 사고 건수는 11만8287건으로 4.57%의 사고율을 보였다. 반면 65세 미만 운전자의 사고율은 4.05%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시 65세 미만 운전자는 평균 피해자 수가 1.96명이었던 반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평균 2.63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사고 피해자 중 중상자와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65세 이상에서 8.72%로, 65세 미만 운전자(7.67%)보다 높았다.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주간 운전만 하고 야간엔 운전하지 않는 ‘조건부 면허’를 도입하는 대신 면허 갱신 기간을 늘려주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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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 몰던 승용차, 추돌 사고후 어린이집 돌진

    서울 강남의 한 어린이집 건물에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운전자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1일 일어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차량 돌진 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 반경 서울 강남구 율현동의 한 어린이집 건물로 승용차가 돌진했다. 차는 건물과 충돌하기 직전 주변의 다른 차량을 먼저 들이받고 뒤이어 건물로 돌진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 바닥에는 짙은 스키드 마크(달리던 차가 급정거할 때 미끄러지며 생기는 타이어 자국)가 남았다. 해당 도로는 막다른 골목이라 차량이 방향을 바꿨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70대 중반 남성 운전자와 조수석에 동승한 70대 초반 아내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어린이집 외벽도 일부 부서졌다. 다행히 당시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시간이라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음주나 마약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운전자가 치료를 끝내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 사고가 나기 불과 2시간여 전 서울 중구에서는 60대 기사가 몰던 택시가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외벽으로 돌진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보행자 여성 3명이 다쳤고 1명은 중상이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 택시 기사는 마약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몸이 좋지 않아 다량의 처방 약을 먹고 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택시 기사가 복용했다는 약과 그의 머리카락, 소변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 의뢰할 계획이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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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강남서 어린이집 돌진 사고…70대 운전자 부부 중상

    서울 강남의 한 어린이집 건물에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운전자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1일 일어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차량 돌진 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 반경 서울 강남구 율현동의 한 어린이집 건물로 승용차가 돌진했다. 차는 건물과 충돌하기 직전 주변의 다른 차량을 먼저 들이받고 뒤이어 건물로 돌진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 바닥에는 짙은 스키드 마크(달리던 차가 급정거 할 때 미끄러지며 생기는 타이어 자국)가 남았다. 해당 도로는 막다른 골목이라 차량이 방향을 바꿨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고로 70대 중반 남성 운전자와 조수석에 동승한 70대 초반 아내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어린이집 외벽도 일부 부서졌다. 다행히 당시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을 시간이라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는 음주나 마약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운전자가 치료를 끝내는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이 사고 불과 2시간여 전 서울 중구에서는 60대 기사가 몰던 택시가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 외벽으로 돌진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보행자 여성 3명이 다쳤고 1명은 중상이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이 택시 기사는 마약 간이 검사에서 모르핀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몸이 좋지 않아 다량의 처방 약을 먹고 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택시 기사가 복용했다는 약과 그의 머리카락, 소변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검사 의뢰할 계획이다.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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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화 한송이, 손편지, 소주 한잔… 시민들도 함께 울었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3일 오전부터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국화 한 송이를 무료로 건넸다. 이틀 전 코앞에서 벌어진 역주행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조화(弔花)였다. 최 씨는 총 40송이를 손님들에게 나눠 주려고 준비했다. 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고가 일어나 안타까웠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시민들이 추모 의미로 국화를 놓고 갈 수 있게 무료로 나눠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 꽃을 사러 온 김모 씨(20)는 국화를 무료로 가져가라는 주인 최 씨의 제안을 한사코 거절하고 기어이 값을 치렀다. 김 씨는 “돌아가신 분들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사고 현장에 찾아왔다”며 “내가 국화값을 내야 진심으로 추모하는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꽃집을 나온 뒤 사고 현장에 가서 국화를 두고 갔다. ● 국화, 소주, 메모… 시민들의 추모 이어져 이날은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9명이 숨진 사고 지점에는 국화 50여 송이와 소주, 음료수 등 시민들이 놓아둔 물품들이 있었다. 근처 가드레일에는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시민이 남긴 추모 쪽지가 붙어 있었다. 쪽지에는 “퇴근 후 밥 한 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이 유명을 달리한 9분의 명복을 빈다”며 “아빠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 아빠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적혀 있었다.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겨 너무 화가 난다”는 내용의 쪽지도 붙어 있었다. 시청역 근처 회사에서 근무하는 정모 씨(30)는 “직장에서 5분 거리라 자주 회식하던 곳이었다”며 “그렇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망자가 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퇴근길에 음료수 한 병을 놓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추모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희생자가 우리 가족이었을 수도 있는 일 아니냐”며 “인근이면 바빠도 추모하러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서울 중구 서울시청 본관 7층 회의실에는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김모 사무관(52)과 윤모 조사관(31)의 영정 사진이 놓였다. 하얀 국화도 함께였다. 김 사무관과 윤 조사관이 생전에 쓰던 책상에는 동료들이 놓고 간 국화 바구니가 있었다.● 유가족이 유가족을 위로하다 함께 통곡 사고 이틀 후인 3일 사망자들이 안치된 빈소에는 유가족의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만난 서울아산병원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38)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전날 아들을 잃은 충격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김 씨의 어머니는 “동료들과 함께 관련 전시회를 보러 갔다고 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결혼하고도 부모를 매주 보러 오던 착한 아들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씨는 사고 날 회사 동료들과 게임 관련 전시회를 본 뒤 집으로 향하는 길에 변을 당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그는 5년의 연애 끝에 지난해 10월 결혼한 신혼부부였다. 이날 김 씨의 부인은 빈소에서 조문객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2층에선 또 다른 사망자인 신한은행 직원 이모 씨(54)의 어머니가 “엄마 왔어. 엄마가 왔는데 넌 어디 가고 없니”라며 통곡했다. 이 씨 어머니를 달래던 다른 유가족들도 같이 울음을 터뜨렸다. 이 씨는 불과 석 달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고 출신으로 34년 전 은행에 입사한 이 씨를 동료들은 “누구보다 성실한 직원”이라고 기억했다. 불과 3개월 사이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은 이 씨의 어머니는 빈소에서 “아이고, 어떡하라고 네가 먼저 떠나느냐”고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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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찐 베트남총리 “한국 성공이 베트남의 성공”

    “한국의 성공이 곧 베트남의 성공입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사진)는 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베트남 정부는 한국과의 교류와 협력을 항상 중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방한 중인 찐 총리는 이날 ‘베트남-한국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베트남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평화적인 통일을 응원한다”며 “메콩 지역과의 협력을 위해 베트남이 적극적인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찐 총리의 방한은 2022년 말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후 베트남 최고위급 인사의 첫 공식 한국 방문이다. 찐 총리는 “한국에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베트남 호찌민 전 주석은 ‘10년을 위해서는 나무를 심고 100년을 위해서는 사람을 키운다’는 말씀을 했다”면서 양국 문화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초 25분으로 예정돼 있던 강연은 찐 총리의 열변으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그는 저출산과 고령화 및 기후위기 등 특정한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문제도 짚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더 높은 단계로 양국 관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600여 명의 베트남 학생이 서울대에서 공부했고 현재 4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라며 “교육 협력 관계를 앞으로도 유지하고, 연구 협력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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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참했던 현장에 늘어선 국화… 이번에도 시민은 함께 울었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3일 오전부터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국화 한 송이 씩을 무료로 건넸다. 이틀 전 코앞에서 벌어진 역주행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꽃이었다. 최 씨는 국화 40송이를 손님들에게 나눠주려 준비했다. 그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사고가 일어나 안타까웠다”며 “내가 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하다가, 시민들이 추모 의미로 국화를 놓고 갈 수 있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 꽃을 사러 온 김모 씨(20)는 국화를 무료로 가져가라는 주인 최 씨의 제안을 한사코 거절하고 기어이 값을 치렀다. 김 씨는 “돌아가신 분들의 사연이 너무 안타까워 사고 현장에 찾아왔다”며 “내가 국화값을 내야 진심으로 추모하는 의미를 담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꽃집을 나온 뒤 사고 현장에 가서 국화를 두고 갔다. ● 국화, 소주, 메모… 시민들의 추모 이어져이날 곳곳에서 이번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이어졌다. 9명이 숨진 지점에는 국화 50여 송이와 소주, 음료수 등 시민들이 추모하려 두고간 물품들이 가득했다. 근처 가드레일에는 자신을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시민이 남긴 추모 쪽지가 붙어 있었다. 쪽지에는 “퇴근 후 밥 한 끼 먹고 돌아가고 있던 그 길에서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이 유명을 달리한 9분의 명복을 빈다”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빠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아빠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고도 적혀 있었다. 다른 시민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쪽지에는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겨 너무 화가 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이 적혀있었다.시청역 근처 회사에서 근무하는 정모 씨(30)는 “직장에서 5분 거리라 자주 회식하던 곳이었다”며 “그렇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망자가 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퇴근길에 음료수 한 병을 놓고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추모 글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희생자가 우리 가족이었을 수도 있는 일 아니냐”며 “인근이면 바빠도 추모하러 가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유가족이 유가족을 위로하다 함께 통곡사고 이틀째인 3일 사망자들이 안치된 빈소에는 유가족의 울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전 7시 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층에선 사망자 이모 씨(54)의 어머니가 “엄마 왔어. 엄마가 왔는데 넌 어디 가고 없니”라고 통곡했다. 이번 사고로 역시 가족을 잃은 다른 유가족들은 이 씨를 달래던 끝에 결국 같이 울음을 터뜨렸다.사망자 중 김모 씨(38)는 결혼한지 1년 도 안 된 신혼부부였는데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사고 날 회사 동료들과 게임 전시회를 보러 가다가 변을 당했다. 서울아산병원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는 김 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그의 부인은 빈소에서 조문객을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김 씨의 어머니는 “생전 아들의 유일한 취미가 게임이었다. 동료들과 함께 관련 전시회를 보러 간 것뿐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다”며 울었다. 사망자 중 신한은행 직원인 이모 씨(52)는 불과 세 달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고 출신으로 34년 전 은행에 입사한 이 센터장을 동료들은 “누구보다 성실한 직원”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슬하에 아들 둘을 뒀는데 “대학에 가지 않고 대신 기술을 배우겠다”는 아들의 뜻을 존중해 준 아빠였다. 불과 3개월 사이 남편과 아들을 모두 잃은 이 센터장의 어머니는 빈소에서 “아이고, 어떡하라고 네가 먼저 떠나느냐”고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사망자인 신한은행 직원 이모 센터장(53)은 20대 아들, 딸과 고3 막내딸을 둔 아빠였다. 그는 생전 어머니와 아버지가 수술을 받고 힘들어할 때 극진히 부모를 간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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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8세 가해 운전자, 사고 전날 최소 12시간 버스 몰아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참사를 낸 가해 운전자 차모 씨(68)는 사고 전날 15시간이 넘는 장시간 버스 운전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 씨는 경기 안산시의 한 여객운송업체에서 511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촉탁직 버스 운전사다. 2일 기자가 해당 업체에서 접촉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근무일에 이른 새벽부터 심야까지 12∼16시간 운전하고 다음 날 쉰다.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다. 차 씨는 사고 전인 지난달 24, 26, 28, 30일 근무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차 씨는 사고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 차 씨는 1974년 운전면허를 딴 뒤 대형 화물차 기사로 10년 넘게, 서울 시내버스 운전사로 7년을 일했다. 지난해 2월 이 업체 입사 후 버스 사고 이력은 없었다. 다만 차 씨 아내 명의의 사고 차량(제네시스 G80)은 보험 처리 이력이 2018∼2021년 최소 6번 있었다. 교통사고로 차량이 파손돼 보험 처리를 하는 등의 경우 이력이 기록된다. 동료들은 “차 씨는 운전 잘하기로 알려진 사람”이라며 이번 사고를 의아해했다. 차 씨와 가깝게 지낸 한 동료는 “험악하고 경거망동하게 운전할 사람이 아닌데, 차량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성실하고 운전 스타일도 점잖다”고 했다. 다른 동료는 “건강에 특이 사항은 없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차 씨가 소속된 여객운송업체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차 씨를 징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운행 중 사고가 아닌 사생활 영역에서의 사고이긴 하지만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결과가 나오면 당연히 해직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에 함께 탄 아내, 이후 연락을 받고 온 차 씨의 딸 등을 2일 새벽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필요하면 (참고인 조사) 추가도 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언제 하겠다’ 그런 건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기자가 사고 직후 2일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차 씨를 만났을 때 그는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차 씨는 부상으로 말을 하기 어려워 사고 경위를 서면으로 작성해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최원영 기자 o0@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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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아니라고 해” 유족 오열…회식뒤 귀갓길 은행 동료 4명도 참변

    “어제까지 손주랑 같이 밥도 먹었다고 했는데….”2일 새벽 서울 중구 국립장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서울시 직원 김모 씨(52)의 어머니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빈소를 찾은 김 씨의 딸인 고등학생 김모 양은 장례식장 계단에 걸터앉아 어머니의 어깨에 기댄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사거리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행 중인 시민 9명이 사망한 가운데, 장례식장에는 사망자들의 유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사망자 대다수는 30~50대 남성으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빈소에서 눈물을 터뜨리며 참담한 심정을 나타냈다. 이날 새벽 1시 50분경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선 한 여성은 “아빠 아니라고 해, 우리 아빠 아니라고 해”라고 외치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곧이어 도착한 모친은 여성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았내기도 했다. 새벽 시신을 인계받은 다른 유족들도 이날부터 빈소를 마련했다. 시청역 일대는 퇴근 후 저녁자리를 하고 집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이 몰리는 곳이라 희생자 대다수 이러한 상황에서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4명은 한 시중은행 동료들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퇴근 후 시청역 일대에서 회식을 즐기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청역 인근이었던 만큼 서울시 소속 공무원 2명과 병원에 근무하는 직장인 3명도 희생됐다. 이날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는 출근길 사망자를 추모하는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한 시민은 사고 현장에 두고 간 국화꽃 두 송이를 놓여 있었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내용의 추모 문구도 붙어 있었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 202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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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화성참사 유족에 무비자 입국 허용… “이제야 딸 볼수 있어” 눈물

    정부가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가족을 잃은 외국인 유가족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비자가 없는 유족들이 입국할 방법을 찾지 못해 본국에서 발만 동동 구르자 화재 발생 나흘 만에 법무부가 이런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사망자 유족은 ‘무비자 입국’ 28일 법무부와 화성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비자가 없는 유족들이 입국할 경우 공항에서 바로 입국을 허가해 주는 무비자 입국 조치를 27일부터 시행했다. 중국과 라오스 등 무비자 협약국이 아닌 국적의 사람은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입국할 수 있다. 당초 법무부는 유족들에 한해 비자 발급 서류를 줄이고,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유족들이 대사관에 방문하기 어렵고 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해 무비자 입국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대상은 화재로 사망한 중국인 17명과 라오스인 1명 등 18명의 직계존비속과 형제자매로 한정했다. 유족들은 28일부터 입국하기 시작했다. 딸을 잃은 채성범 씨(73·중국 국적)의 아내와 아들도 그동안 비자가 없어 애를 태우다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채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몸도 아픈 아내가 이제야 딸을 보러 한국에 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라오스 국적의 아내를 잃은 이재홍 씨(51)도 “아내의 가족이 비자가 없어 못 오고 있었다”며 “이제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28일 경기 시흥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는 한국인 사망자 A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망자 23명 중 빈소가 마련된 것은 A 씨가 처음이다. 사망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 입국이 지연되면서 다른 사망자들은 빈소가 아직 차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망자 전원에 대한 장례 절차가 끝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족들은 28일 협의회를 구성하고 장례와 보상 절차 등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협의회 측은 “사용자(회사) 측이 불쑥 찾아와 생색 내기식 사죄를 했다”며 “유족 전체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망자 전원의 신원이 파악된 가운데 이날도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한국으로 귀화한 40대 남성 B 씨와 중국 국적 여성 C 씨는 부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여성과 40대 여성 두 사람은 일곱 살 터울의 중국인 자매였고, 두 살 터울의 20대 이종사촌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 4시간 40분 후 유해물질 측정 노동 당국은 아리셀의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민길수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고용노동청장)은 28일 브리핑을 갖고 “경기지청에 수사팀을 꾸려 조사 중”이라며 “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편 화재 발생 4시간 40분 후에야 화재 현장의 일부 유해화학물질 유출 측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화재 발생 후 현장의 유해화학물질 유출 농도를 측정한 결과 “검출이 되지 않았거나 기준치 이하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유해화학물질로 꼽히는 염화티오닐의 유출 측정은 24일 오후 3시 11분경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 발생 4시간 40분이 지나서야 이뤄진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강유역환경청(경기 하남시)과 화학물질안전원(충북 청주시) 모두 현장과 거리가 먼 데다 염화티오닐 측정이 고성능 장비를 요해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화성=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화성=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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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제 딸을 볼 수 있겠네요”…정부, ‘화성 화재’ 외국인 유가족에 ‘무비자 입국’ 허용

    정부가 경기 화성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가족을 잃은 외국인 유가족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비자가 없는 유족들이 입국할 방법을 찾지 못해 본국에서 발만 동동 구르자 화재 발생 나흘 만에 법무부가 이런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사망자 유족은 ‘무비자 입국’28일 법무부와 화성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비자가 없는 유족들이 입국할 경우 공항에서 바로 입국을 허가해주는 무비자 입국 조치를 27일부터 시행했다.중국과 라오스 등 무비자 협약국이 아닌 국적 사람은 한국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입국할 수 있다. 당초 법무부는 유족들에 한해 비자 발급 서류를 줄이고,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유족들이 대사관에 방문하기 어렵고 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해 무비자 입국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대상은 화재로 사망한 중국인 17명과 라오스인 1명 등 18명의 직계존비속과 형제자매로 한정했다.유족들은 정부의 조치를 환영했고, 28일부터 입국하기 시작했다. 딸을 잃은 채성범 씨(73·중국 국적)의 아내와 아들도 그동안 비자가 없어 애를 태우다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채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몸도 아픈 아내가 이제야 딸을 보러 한국에 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라오스 국적 아내를 잃은 이재홍 씨(51)도 “아내의 가족이 비자가 없어 못 오고 있었다”며 “이제 한국행 비행기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28일 경기 시흥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는 한국인 사망자 A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사망자 23명 중 빈소가 마련된 것은 A 씨가 처음이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이날 빈소를 찾아왔지만 유족들이 “가족끼리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해 돌아갔다.사망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 입국이 지연되면서 다른 사망자들은 빈소가 아직 차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망자 전원에 대한 장례 절차가 끝나려면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족들은 28일 유가족 협의회를 구성하고 장례와 보상 절차 등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협의회 측은 “사용자(회사) 측은 진정성 있는 설명이나 보상안 마련 없이 불쑥 찾아와 생색내기식 사죄를 했다”며 “이런 시도에 유족 전체는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공동으로 대응하고자 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사망자 전원의 신원이 파악된 가운데 이날도 안타까운 사연이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한국으로 귀화한 40대 남성 B 씨와 중국 국적 여성 C 씨는 부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여성과 40대 여성 두 사람은 7살 터울의 중국인 자매였고, 두 살 터울의 20대 이종사촌도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파견 의혹 본격 수사노동당국은 아리셀의 불법 파견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민길수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고용노동청장)은 28일 브리핑을 갖고 “불법 파견 문제는 경기지청에 수사팀을 꾸려 조사 중”이라며 “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다.외국인 근로자의 산업재해 인정 여부에 대해선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산재 처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산재보험 규정에 따르면 사업장의 가입 여부나 고용 형태, 국적 등과 관계없이 모든 근로자는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다.한편 공장에 남아 있던 폐전해액 1200L는 이날 수거가 완료됐다. 전해액은 전지 내 리튬이온의 이동통로 역할을 하며 인체 노출 시 유해하고 화재 위험도 있다.화성=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화성=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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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부 플랫폼 감독 강화… ‘불법사채 원금 환수’ 추진

    불법사채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을 앞으로 금융감독원이 직접 감독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과 정부는 법을 개정해 불법사채를 하다 걸리면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까지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무나 대부업체를 차리지 못하게 등록 문턱을 높이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27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중개 플랫폼의 감독 주체를 현행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금감원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대부업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 한국대부금융협회, 대부업 전문가와 함께 불법사채 근절 대책을 논의해 왔는데, 그중 플랫폼 감독 강화를 서두르기로 한 것이다. 플랫폼은 정식으로 등록된 대부업체의 광고를 보여주는 사이트로, 약 30개가 운영 중이다. 모두 지자체에 ‘대부중개업자’로 등록돼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금감원은 인력을 비정기적으로 파견해 감독을 간접 지원해 왔다. 하지만 지자체엔 대부업 감독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적어서 사실상 촘촘한 감시가 이뤄지지 못했고, 플랫폼을 통해 불법사채로 연결되는 피해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금감원이 직접 감독하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금감원은 이와 별도로 올해 하반기(7∼12월)에 대형 플랫폼 업체가 몰려 있는 경기도부터 합동 점검을 하기로 했다. 국회에선 불법사채 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는 개정법도 이르면 다음 주 발의된다. 현재는 불법사채로 처벌돼도 원금과 법정 이자(연 20%)는 보장해 준다. 이를 바로잡는 법안에 다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이고, 국민의힘도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22대 국회에서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관련 법안이 발의되면 정부도 이를 지원할 방침이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이달 24∼28일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시리즈를 통해 플랫폼에 숨어 있는 불법사채 조직의 실태를 고발했다. ‘불법사채 계약 무효화’ 법개정 탄력… 민주당, 이르면 내주 발의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법 개정 땐 원금-이자 다 돌려받아… 피해복구-불법사채 처벌 동시효과금융당국 “국회 움직임 맞춰 개정… 대부업 등록 요건 개선에도 공감”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불법사채 근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불법사채 계약 무효화’다. 대부업법을 개정해 불법사채 계약을 무효로 하는 근거 조항을 추가하면, 피해자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원금과 이자를 모두 돌려받게 된다. 피해 복구와 불법사채 조직의 일벌백계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불법사채 계약 무효화’ 법 개정 탄력 지금은 불법사채를 하다 걸려도 원금과 법정 상한(연 20%)의 이자를 보장받는다. 현행법상 20%를 초과한 이자만 범죄수익으로 보고 추징을 통해 국고로 환수할 수 있다. 또 피해자가 업자를 상대로 ‘부당이득을 돌려 달라’고 소송해서 이겨도 법정 상한을 초과한 이자만 돌려받을 수 있다. 게다가 미등록 영업의 법정 형량도 5년 이하 징역과 5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금전적인 불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이 불법사채를 뿌리 뽑지 못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정부와 국회는 2010년대부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부업법 개정을 시도했다. 21대 국회에서도 불법사채 계약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무효화하는 법안(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발의), 연 40%를 초과한 고금리 계약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무효로 하는 법안(민주당 이재명 의원) 등 다양한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전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불법사채 계약과 정상적인 개인 간 거래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정부는 차선책으로 불법사채 피해자가 조직을 상대로 낸 계약 무효 소송을 지원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피해 복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해당 소송을 대리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반사회적 법률행위는 무효’라는 민법 103조를 근거로 계약 무효를 주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조항으로 계약 무효가 인정된 사례가 없다. 공단 관계자 역시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서는 다를 거란 기대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이르면 다음 주 불법 고금리나 미등록 영업을 하다 걸리면 모든 이자 계약을 무효화하는 취지의 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올해 4월 총선 공약으로 불법사채 무효화를 내거는 등 법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야 모두 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정부도 국회 움직임에 맞춰 개정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법안을 어떻게 정교하게 만들지가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금전 거래였는데도 불법사채로 몰아가며 돈을 갚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계약 무효 범위와 대상을 세심하게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 “등록 요건 개선 필요성 공감” 금융당국은 대부업 등록 요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지금은 통장 잔액 1000만 원과 한국대부금융협회 18시간 교육만 이수하면 정식 대부업체로 등록할 수 있다. 등록에 필요한 비용은 교육비와 수수료 등을 합쳐도 46만 원 수준이다. 불법사채 조직으로선 정식 대부업체의 가면을 쓰고 영업하기에 더없이 손쉬운 조건인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등록 요건이 낮아 자격 미달 업체들이 쉽게 진입하는 문제가 있다”면서도 “등록 요건을 너무 높이면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영세 업체들이 음지로 숨어들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법 개정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만큼 정부는 채무자 대리인 지원제도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무료로 불법사채 피해자 대리인으로 선임돼 추심에 대응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대신해 주고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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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오스인 아내, 근로계약서 요구에도… 파견업체 2년간 거부”

    “아내가 ‘인력업체(메이셀)가 근로계약서도 안 써준다’고 자주 하소연했습니다. 업체 측에서 ‘(계약서를) 독촉할 거면 그냥 나가라’고 했다네요. ” 27일 오전 11시 10분경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앞. 사흘 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로 사망한 라오스 국적 주이(본명 숙사완 말라팁·33) 씨 남편 이재홍 씨(51)가 붉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이같이 말했다. 주이 씨는 사고 직전 한국으로 귀화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24일 화재 사고 날 뇌수술을 받은 이 씨는 여전히 이마 두 곳과 왼쪽 귀에 거즈를 붙이고 있었다. 아내의 신원 확인을 마쳤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덤덤하게 “그렇다”고 답한 이 씨는 이어 “(아내 시신이) 함백산(장례식장)에 있다고 한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날 이 씨는 딸 이모 양(11)과 함께 아내의 신원 확인 결과를 들으러 경찰서를 찾았다. 라오스에 있는 아내의 어머니와 동생은 여전히 한국으로 오지 못했다. 이 양은 “엄마가 날 많이 사랑했다”며 소리 없이 울음만 삼켰다.● “포장 일로 불러 놓고 용접 일까지” 주장도 아리셀은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아리셀은 올 5월부터 인력파견업체 메이셀로부터 외국인 인력을 공급받았다. 또 메이셀의 등기상 주소는 화재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3동 2층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리셀 측은 27일 취재진 앞에서 “엄연한 (도급) 계약서를 가지고 있다”며 반박했다. 이 씨는 아내가 2년 가까이 일자리를 받던 메이셀에 최근까지 근로계약서를 써달라고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업체가 매번 “다음에 써주겠다”며 미뤘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2주 전인 이달 10일까지 근로계약서 작성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씨는 “아내가 또 한번 요구하니 업체에서 ‘그런 식으로 재촉할 거면 그만두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씨는 인력업체 지원 당시 주이 씨가 포장 등의 업무를 택했으나 업체에서는 용접 업무까지 맡겼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아내가 ‘용접 업무를 못 하겠다’고 해서 내가 대신 용역업체 직원한테 항의했다”며 “업체(메이셀) 측에서 ‘우리는 관여 안 하고, 업무 지시는 아리셀 공장에서 하는 거다’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파견은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은 원청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업무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도급은 용역업체에 지휘 권한이 있다. 파견법상 제조업 직접 생산 공정 업무는 원청 사업주가 파견 근로자를 쓸 수 없다.● “우리 애들 왜 대피 못 시켰냐” 유족 오열 유족들은 이날 오후 3시 반경 화성시청 모두누림센터를 찾은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회사 관계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족은 오열하다 쓰러지기도 했다. 한 중년 여성 유족은 박 대표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겨우 스물네 살밖에 안 된 애다. 어떻게 할 거냐”며 바닥에 주저앉아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센터 2층 세미나실을 찾은 박 대표에게 유족들은 “사흘밖에 일 안 했다. 안전 교육을 똑바로 한 것은 맞냐” “모르니까 소화기 들고 뿌리다 죽은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 교육을 모두 마쳤다”는 사측 답변에 또 다른 유족은 “애들 대피 좀 시키지 그랬느냐. 아침에 ‘엄마 출근해요’ 라고 말했던 애가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박 대표는 연신 유족을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유족들은 전날부터 이어진 유전자(DNA) 채취 및 신원 확인 결과를 들으러 경찰서를 오갔다. 26일 오후 신원 확인을 마친 뒤 나온 한 유족은 “우리 딸 어떡해, 다 키웠는데”라며 연신 가슴을 내리쳤다. 27일 오후 5시 기준 사망자 23명(내국인 5명, 외국인 18명)의 신원은 모두 확인됐다. 화성=서지원 기자 wish@donga.com화성=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4-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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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잔액 1000만원’이면 대부업 등록… ‘불법’ 걸려도 원리금 보장[히어로콘텐츠/트랩]④-上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당장 할 수 있습니다.”2021년 불법사채 조직에서 일했던 직장인 이철민(가명·33) 씨는 올 2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조직에서 나온 뒤 지인과 함께 직접 조직을 차렸다가 2022년 10월 그만뒀다.이 씨는 한국에서 불법사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대변한다. 한국에선 대부업 등록이 식당을 차리는 것보다 쉽다. 자본 요건인 ‘통장 잔액 1000만 원’은 등록할 때 한 번만 증명하면 된다. 이후 출금해도 등록이 취소되지 않는다. 이론상 같은 돈을 입출금하며 대부업체를 무한정 만들 수 있다.‘고정 사업장’을 갖춰야 하지만 주택이나 숙박시설만 아니면 된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고 공유오피스 등에 주소만 올려두면 월세는 1만 원대로 낮출 수 있다. 이런 ‘페이퍼 대부업체’ 운영은 고정 사업장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불법이지만 등록 시 현장실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적발될 가능성은 작다. 한국대부금융협회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교육비는 23만 원이고 총 18시간 중 11시간은 온라인 동영상 강의만 들으면 이수증이 나온다.여기에 손해배상 공제료, 등록 수수료, 면허세 등 약 33만 원을 더 쓰면 등록증을 구할 수 있다. 불법사채 조직은 이런 등록증을 약 200만 원에 사들여 여러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거느렸다. 이게 수많은 피해자를 속인 ‘정식 대부업체’라는 이름의 실체다.● 9년 전 잘못 끼운 첫 단추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현행 대부업 등록제는 2002년 도입됐다. 당시 등록 요건 자체가 없다가 2009년에야 교육 이수 의무가 부과됐다. 이후 소재가 불분명한 대부업체가 난립하면서 2010년 사무실 요건이 생겼다. 자본 요건은 2015년 추가됐다.원래 정부는 최소 자본 기준을 5000만 원으로 정할 방침이었다. 국회에는 이를 3억 원으로 정하자는 법안도 발의됐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허들이 높으면 영세 대부업체가 폐업하고 음지로 숨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렸다. 결국 2015년 개정된 법에는 최소 자본 기준이 1000만 원으로 정해졌다.자본금을 여러 업체를 설립하는 데 ‘돌려쓰기’ 할 수 있다는 지적은 그때도 나왔다. “등록 이후 자본금 유지 의무를 추가하자”는 국회 보고서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태생부터 한계가 명확했던 자본 요건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다.불법사채 피해자를 돕고 있는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믿을 수 없는 대부업체가 진입하지 못하도록 일본처럼 부채를 뺀 ‘순자산액’만 자본금으로 인정하고, 설립 기준액도 최소 3억 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사채 10명 중 1명만 징역아무나 불법 업체를 차릴 수 있고, 검거마저 어렵다면 일벌백계로 범행할 엄두를 못 내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미등록 대부업의 법정 형량은 5년 이하 징역 혹은 5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21년 전 법이 제정됐을 때 그대로다. 그나마 대다수는 실형을 받지 않는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2022년 4년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 가운데 9.1%만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 집행유예가 39.2%, 벌금형이 39%로 훨씬 많았다.불법사채로 벌어들인 수익을 환수하는 건 더 어렵다. 현행법으론 법정 상한(연 20%)을 초과한 이자만 범죄수익으로 추징할 수 있다. 불법사채를 하다 걸려도 빌려준 돈뿐 아니라 이자도 20%까지는 보장받는 셈이다.법정 형량을 높이는 게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다만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장은 “불법사채 조직엔 전과자가 많아 감옥에 가는 걸 그리 무섭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2년 불법사채로 기소된 피고인의 51%가 전과자였다. 이는 마약 사건 피고인 중 전과자의 비율(47%)보다 높은 수준이다.따라서 불법사채를 뿌리 뽑는 데엔 금전적 불이익이 더 효과적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벌금을 올리고, 불법사채 계약 자체를 무효화해 업자에게 원금도 돌려주지 말자는 것이다.정부는 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법 개정엔 신중한 태도다. 그 대신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불법사채 피해자 4명이 업자를 상대로 낸 계약 무효 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공단은 ‘반사회적 법률행위는 무효’라고 명시한 민법 103조를 근거로 계약 무효를 주장할 방침이다. 단, 지금껏 이 조항으로 계약 무효가 인정된 사례는 없다. 박 회장은 “일본이나 독일처럼 불법사채 계약을 무효로 해서 원금까지 뱉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불법사채 연결창구 된 대부중개 플랫폼 “대부중개 플랫폼은 불법사채 조직의 무대입니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만난 수사 경찰과 전문가들은 채무자들이 불법사채를 접하는 주된 창구로 대부중개 플랫폼을 지목했다. 피해자들의 증언도 일치했다.대부중개 플랫폼은 대부업체 광고를 모아 보여주는 사이트다. 약 30개가 영업 중인데, 모두 ‘정식 대부업체만 광고 중’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팀이 검증한 플랫폼 광고 업체 62곳 중 36곳이 불법사채 조직과 손을 잡고 있었다.정부와 플랫폼 업계는 오래전부터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다. 아무나 플랫폼에 광고를 올리지 못하도록 플랫폼 업체들은 2017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등록증 제출을 의무화했다. 대출 상담을 위해 플랫폼에 남긴 연락처를 업체들이 마음대로 열람하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2월부턴 연락처를 못 남기게 바꿨다.대형 플랫폼 5곳을 회원사로 둔 대부중개플랫폼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 소속 플랫폼들은 등록증 사본을 확인하고 본인인증을 거친 뒤에 광고를 내보낸다. 폐업한 업체 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걸러내기 위해 매주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구멍’은 여전했다. 불법사채 조직이 바지사장 명의로 등록증을 받고 본인인증까지 시키면 광고를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 것. 플랫폼에서 채무자 연락처를 직접 볼 수 없더라도 채무자가 광고를 보고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면 그만이었다.플랫폼 광고를 보고 전화한 이용자가 불법사채 조직에 넘겨져도 플랫폼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플랫폼은 ‘대부중개업자’로 분류되는데, 지금처럼 광고만 올려주는 건 ‘불법 중개’ 행위로 처벌하기 어려워서다. 관리·감독도 지방자치단체에 맡겨져 있다.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중개업자가 광고만 하는 건 해외엔 없는 영업 방식”이라며 “법에 명시된 ‘중개’ 행위를 폭넓게 해석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지자체가 아닌 금융당국이 직접 플랫폼을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2000년대 초반 일본은 지금의 한국과 닮아 있었다. ‘야미킨’으로 불리는 불법사채를 굴리는 조직의 악랄한 추심에 야반도주하거나, 자살하는 피해자가 급증했다. 지금 일본에선 더 이상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이 불법사채 ‘지옥’에서 벗어난 비결은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 4회(下)에서 이어진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돈의 덫’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히어로콘텐츠’(original.donga.com)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불법사채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김민우의 이야기를 디지털로 구현한‘돈의 덫(상): 덫에 걸린 남자’()‘돈의 덫(하): 덫을 놓는 남자’()실제 김민우의 인터뷰를 담은 유튜브 영상()히어로콘텐츠팀▽팀장: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취재: 김소영 김태언 서지원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편집: 이승건 황준하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뉴스룸디벨로퍼▽인터랙티브 디자인: 황어진 김민주 인턴▽영상: 송유라CD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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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1년전 한국갈때 본게 끝인데…” 중국서 달려온 18세 딸

    “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게 1년 전이에요. ‘너도 다 컸으니 이젠 돈 벌러 가야지’라며 떠나셨는데….” 26일 오후 1시 반경 경기 화성시 화성서부경찰서 본관 1층 앞. 전날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중국에서 한국에 왔다고 밝힌 중국 국적 A 양(18)은 덤덤한 듯 말하다가 경찰서 안쪽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잃었다. 그의 어머니는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한 23명 중 한 명이다. 아직 신원도 특정되지 않았다. 이날 A 양은 어머니의 신원 조회에 필요한 유전자(DNA)를 채취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를 찾았다. 한국어가 낯선 부녀(父女)는 말 한마디 나누지 못한 채 경찰서 바깥 한쪽에 서 있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유족들, 신원 특정 기다리며 눈물 경기남부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시신을 이송해 DNA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화재로 사망한 23명 중 신원이 특정된 14명을 제외한 9명은 시신이 심각하게 훼손돼 지문 감정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이날 한국인 여성 1명과 중국인 9명(남성 2, 여성 7), 라오스 여성 1명 등 총 11명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됐다. 전날 발견된 마지막 실종자의 시신에 대한 부검도 이날 오전 내 국과수에서 진행됐다. 아리셀 화재 유가족지원실이 마련된 경기 화성시청 모두누림센터 3층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DNA 채취를 마친 유족 10여 명이 모여 혹시 모를 ‘신원 특정’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DNA 채취를 위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무작정 시청으로 온 유족들도 일부 있었다. 전날에 비해 비교적 차분해진 분위기였으나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다른 유족들 역시 눈물을 훔쳤다. 일부 유족들은 “부검과 관련해 들은 이야기가 없느냐”며 오히려 취재진에게 물어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센터 옥상에서 만난 한 유족은 “(담당 기관으로부터) 부검했다는 얘기조차 못 들었다. 언제, 왜 부검을 했느냐”고 했다. 사인 확인이 필요해서 부검했다는 설명에는 “부검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데 왜 막아서는 거냐”며 연신 줄담배를 피웠다. 한 유족은 “사고 당일 뉴스에서 (화재 소식을) 보고 (사망자에게)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영정사진 없이 국화만 덩그러니 놓여 전날 오후 5시부터 화성시청 본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는 추모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영정사진 한 장 올라와 있지 않았다. 위패도 없이 오직 국화와 백합꽃으로 장식했다. 희생자 신원이 완전히 특정되지 않아 위패를 모시기 어려운 탓이다. 분향소 운영이 시작된 26일 오전 9시경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은 이들은 유족이었다. 사진 하나 없는 빈 추모대 앞에서 엎드려 오열하는 유족들도 있었고, 일부는 떨리는 손으로 추모대 위에 국화꽃을 놓았다. 이번 사고로 딸을 잃고 중국에서 온 한 유족은 “어떻게든 딸만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며 “불쌍한 우리 딸”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침부터 이어진 시민들의 추모는 오후 6시 넘어서자 100명 가까이 달했다. 이날 퇴근길 분향소에 들른 직장인 박모 씨(31)는 “타지로 돈을 벌러 온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죄스러운 마음에 잠시 들렀다”고 했다. 위패가 있는 공식 합동분향소 설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원 확인은 물론이고 유족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화성시 서신면체육관 2층, 동탄역, 병점역에 추가로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성=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화성=서지원 기자 wish@donga.com화성=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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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자산 4억4000만 원’ 넘어야 대부업… 국가 자격시험도 신설[히어로콘텐츠/트랩]④-下

    “일본에선 불법사채 조직이 정식 대부업체로 위장하는 일은 발생할 수가 없습니다.”지난달 29일 도쿄에서 만난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78) 변호사는 정식 업체의 가면을 쓴 불법 조직이 판치는 한국의 현실과 관련해 이렇게 단언했다. 그는 50년 넘게 불법사채 피해자를 지원해 온 대표적인 활동가다. 일본의 사채 문제를 다룬 소설 ‘화차’(1992년) 속 변호사의 모델이기도 하다.특히 대부업체 설립 문턱이 낮고 처벌이 약한 탓에 업체 등록증이 200만~300만 원에 암거래되는 국내 현실에 대해 우쓰노미야 변호사는 “일본에선 대부업 등록 자체가 쉽지 않다”고 했다. 앞서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국내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에서 광고 중인 대부업체 62곳을 검증한 결과 합법적으로 영업한 업체는 3곳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우쓰노미야 변호사는 “한국에선 아무도 (불법사채를) 단속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그의 사무실 책상엔 약 20년 전 야미킨(闇金), 즉 불법사채 피해자를 상담한 자료와 함께 신문 기사 스크랩이 앉은키 높이로 여러 더미 쌓여있었다. ‘야쿠자가 차주(채무자) 납치’, ‘일가족 자살’, ‘채무자 자살 명소로 전락한 후지산’…. 오늘날 한국보다 심각했던 일본의 불법사채 문제를 보여주는 제목들이다.하지만 지금 일본에서는 이런 광경을 상상하기도 어려워졌다. 2006년 대금업법(한국의 대부업법)을 뜯어고치고 연달아 제도를 개선한 덕분이다. 기상천외한 대책을 내놓은 게 아니었다. 도쿄에서 만난 현지 전문가들은 “단순한 두 가지 원칙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결과였다”고 입을 모았다. 아무나 대부업을 못 하게 한다. 걸리면 엄하게 처벌한다. 그 결과 불법사채 조직은 발을 붙이기 힘들어졌다.한국 정부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업 진입 단계부터 불량 업체를 걸러내고, 위법을 일벌백계하려는 시도는 다른 현안에 밀리거나 ‘시기상조’라는 우려 속에 번번이 무산됐다. 정부가 불법사채를 근절하겠다며 2년 전 출범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도 합동 단속이나 예방법 홍보 등 핵심을 비껴간 대책만 내놓고 있다. 불법사채가 비대면 플랫폼을 장악하도록 방치해 피해자의 고통이 커지는 한국과 이를 해결한 일본. 두 나라의 차이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자살과 납치 횡행했던 2000년대 일본‘밤마다 걸려 온 추심전화에 죽음을 결심.’2003년 6월 15일, 일본의 한 일간지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야미킨을 쓰고 조직의 협박을 받던 일가족 3명이 전날 오사카에서 철로에 누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가족이 빌린 금액은 3만 엔(약 26만 원).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당했다.이처럼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선 불법사채 조직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야반도주하거나 자살하는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후지산 자락 아오키가하라 숲에서 생을 내려놓는 채무자가 늘자 피해자 지원 단체가 숲길 입구에 “빚 문제는 반드시 해결할 수 있어요. 일단 저희랑 상의해요”라고 적힌 자살 방지 안내판을 설치했을 정도다.● 대부업체 설립비용, 한국의 45배당시 일본 불법사채 시장은 지금의 한국과 닮아 있었다. 자격 요건이 헐거워 영세 대부업체가 난립했다. 불법사채 조직도 활개 쳤다. 더 내버려둬선 안 된다는 여론이 일었다.시민사회가 먼저 움직였다. 일본변호사연합회가 참고한 건 한국이었다. 당시 한국은 불법사채 억제를 위해 대부업법을 제정한 지 4년째였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우쓰노미야 겐지 변호사는 2005년 ‘한국금리조사단’를 꾸리고 한국에 머무르며 물렀다. 결론은 ‘좌고우면하다가 제대로 된 규제를 도입하지 못한 한국처럼은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우쓰노미야 변호사는 “규제가 약한 한국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고 했다.일본에선 ‘역시 강력한 규제가 필수다’라는 여론에 힘이 실리면서 국회와 정부가 대부업 관련 법 개정에 착수했다. 2006년 개정된 법에서는 대부업 등록 요건을 대폭 높였다. 대부업체를 차리려면 순자산이 5000만 엔(약 4억3500만 원) 이상이어야 했다. 18년 전부터 오늘날 한국 기준(1000만 원)의 45배에 달하는 문턱을 세운 것.업체를 차리려면 3년 이상 대출 업무 경력이 있어야 하고, 대부업 자격시험을 통과한 직원을 꼭 고용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 시험은 관련법과 재무, 회계 지식을 평가하는 국가 공인 필기시험이다. 올 3월 기준 누적 수강생 10만793명 중 2만8244명(28.0%)만 합격했다. 반면 한국은 대부업자의 자질을 평가하는 시험도, 인력 상주 규정도 없다.물론 법 개정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정식 대부업체의 문턱을 높일수록 신용이 낮은 저소득층은 불법사채로 내몰릴 수 있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일본 정부와 국회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면 시행 전까지 4년이나 계도 기간을 두고 준비했다.● “걸리면 원금까지 환수”2006년부터 불법사채 처벌도 강화됐다. 법정 상한을 넘는 이자를 요구하는 불법 고금리 영업은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엔(약 8700만 원) 이하 벌금에, 미등록 영업은 10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엔(약 2억6100만 원) 이하 벌금에 각각 처할 수 있게 했다. 반면 한국은 대부업법 위반에 따른 가장 높은 벌금액이 5000만 원이다. 범죄수익의 최고 10배까지 벌금을 물리는 특정경제범죄법이 불법사채에는 적용되지 않아서다.법이 바뀌면서 불법사채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우쓰노미야 변호사는 “이전에는 경찰이 ‘야쿠자에게 팔이라도 잘려야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라며 “하지만 법 개정과 시민단체의 집단 고소가 이어지면서 전국 경찰서가 ‘야미킨 대책본부’를 꾸리고 집중 수사했다”고 회상했다. 우쓰노미야 변호사가 이끈 시민단체가 2002~2010년 고소한 불법사채 사건은 6만3458건에 이른다. 일본 경찰청은 그 무렵부터 지금까지 매년 백서를 통해 불법사채 조직 검거 현황을 따로 공개하고 있다.사법부도 이런 사회적 변화에 화답했다. 2008년 6월 일본 대법원은 “불법사채는 위법한 계약이기 때문에 (사채 조직에) 원금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놓았다. 최대 규모의 야미킨 조직 ‘야마구치파’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의 결론이었다. 법조계는 이를 ‘불법사채 근절에 본보기가 된 판결’이라고 평가한다. 불법사채를 하다 걸리면 본전도 못 찾는다는 선례를 남겼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불법사채로 처벌돼도 빌려준 원금과 법정 이자는 법으로 보장받는다.● 대부업체 한국의 6분의 1로 줄어일본의 정식 대부업체는 지난해 3월 기준 1548곳. 한국(8771개)의 6분의 1 수준이다. 인구 대비로는 한국의 14분의 1이다. 법 개정 여파로 영세 대부업체들이 문을 닫고 탄탄한 중견업체들만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업체 수가 줄면서 촘촘한 관리·감독이 가능해지면서 대부업 시장도 투명해졌다. 강력한 단속으로 불법사채 사건도 급감했다. 일본 법무성에 따르면 검찰에 접수된 불법사채 사건이 2003년 1679건에서 2022년 231건으로 줄었다.물론 일본도 여전히 숙제가 남았다. 정식 대부업체의 대출 심사가 엄격해져 저소득층은 돈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서민 금융 제도를 확대하고 민간 차원의 채무자 구제 활동을 활발하게 병행하면서 이런 ‘풍선효과’를 최대한 억누르고 있다. 도모토 히로시(堂下浩·60) 도쿄정보대 교수는 “정식 대부업체에 한해서는 법정 이율 상한을 높이는 등 ‘숨통’을 틔울 필요가 있다. 다만 불법사채는 수법이 교묘해짐에 따라 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그러게 누가 사채 쓰랬냐”는 한국…日 ‘채무자 탓 그만’불법사채 문제의 해결을 가로막는 건 부실한 규제뿐만이 아니다. 사채를 쓰는 것 자체를 죄악시하는 시선도 장애물 중 하나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만난 31명의 불법사채 피해자들은 자신을 죄인으로 여겼다. “그러게 누가 사채 쓰랬냐”는 말과 따가운 시선 때문이었다.한국보다 앞서 불법사채 문제를 겪은 일본은 일찍이 이런 인식의 개선에 힘썼다. 1970년대부터 사채 피해 구제에 힘써온 기무라 타츠야(木村 達也·80) 변호사는 서면 인터뷰에서 “당시엔 ‘차주책임론’(借主責任論·빌린 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이란 용어도 있었다”며 “이런 시선이 사채 피해가 고발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했다.1970년대 일본에서는 고리대금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과한 추심과 채무자의 자살이 늘었다. 샐러리맨이 주로 빌리는 사채, 이른바 ‘사라킨’(サラ金)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기무라 변호사는 1976년 오사카 변호사회 안에 사채 문제 연구회를 결성했다.“세간에는 다중 채무에 빠지는 사람들은 낭비나 도박, 유흥 때문이라는 인식이 주를 이뤘지만, 변호사들은 대부업의 고금리·가혹한 추심·과잉 대출이 근원이라고 생각했어요.”이듬해에는 700여 명의 젊은 변호사와 학자 등이 모여 ‘전국사라킨문제대책협의회’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피해자 설득에 나섰다. 인식개선이 우선이라는 생각이었다. 이에 전국 47개 도도부현에 최소 1개씩, 총 85개의 피해자 단체가 생겼다. 매년 한 번, 전국의 변호사와 피해자 약 2000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를 통해 생활고, 지병, 실업 같은 피해자들의 비참한 호소가 사회에 공유됐다.기무라 변호사는 “‘빌린 사람 책임’이라던 시각이 ‘소비자 보호’로 바뀌게 된 때”라며 “집회를 통해 사채업자들의 악질적인 수법이 고발되면서 사회가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흐름을 타고 1983년 ‘대금업의 규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대부업 등록이 의무화됐고, 대부계약사항과 추심에 관한 세부 조항이 생겼다. 다소 느슨했던 규제의 빈틈은 2006년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해 나갔다.일본과 달리 누구나 마음먹으면 불법 사채가 가능한 한국 상황은 ‘불법사채 못 막는 사회-(上) 한국편’에서 볼 수 있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돈의 덫’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히어로콘텐츠’()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불법사채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김민우의 이야기를 디지털로 구현한 ‘돈의 덫(상): 덫에 걸린 남자’()‘돈의 덫(하): 덫을 놓는 남자’()실제 김민우의 인터뷰를 담은 유튜브 영상()히어로콘텐츠팀▽팀장: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취재: 김소영 김태언 서지원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편집: 이승건 황준하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뉴스룸디벨로퍼▽인터랙티브 디자인: 황어진 김민주 인턴▽영상: 송유라CD도쿄=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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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만원과 18시간교육’만으로 누구나 불법사채 하는 나라[히어로콘텐츠/트랩]④-上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당장 할 수 있습니다.”2021년 불법사채 조직에서 일했던 이철민(가명·33) 씨는 올 2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조직에서 나온 뒤 지인과 함께 직접 조직을 차렸다가 2022년 10월 그만뒀다. 지금 그는 평범한 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다. 하지만 ‘언제라도 다시 불법의 세계에 발 담글 수 있다’는 그의 말투는 평온했다.이 씨의 한국에서 불법사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대변한다. 한국에선 대부업 등록이 식당을 차리는 것보다 쉽다. 자본 요건인 ‘통장 잔고 1000만 원’은 등록할 때 한 번만 증명하면 된다. 이후 출금해도 등록이 취소되지 않는다. 이론상 같은 돈을 입출금하며 대부업체를 무한정 만들 수 있다.‘고정 사업장’을 갖춰야 하지만 주택이나 숙박시설만 아니면 된다. 직원이 상주하지 않고 공유오피스 등에 주소만 올려두면 월세는 1만 원대로 낮출 수 있다. 이런 ‘페이퍼 대부업체’ 운영은 고정 사업장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불법이지만 등록 시 현장실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적발될 가능성은 작다. 한국대부금융협회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교육비는 23만 원이고 총 18시간 중 11시간은 온라인 동영상 강의만 들으면 이수증이 나온다.여기에 손해배상 공제료(16만 원)와 등록 수수료(10만 원)와 면허세(6만5000원) 등 약 32만5000원을 더 쓰면 등록증을 구할 수 있다. 불법사채 조직은 이런 등록증을 약 200만 원에 사들여 여러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거느렸다. 이게 수많은 피해자를 속인 ‘정식 대부업체’라는 이름의 실체다.● 9년 전 잘못 끼운 첫 단추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현행 대부업 등록제는 2002년 도입됐다. 당시 등록 요건 자체가 없다가 2009년에야 교육 이수 의무가 부과됐다. 이후 소재가 불분명한 대부업체가 난립하면서 2010년 사무실 요건이 생겼다. 자본 요건은 2015년 추가됐다.원래 정부는 최소 자본 기준을 5000만 원으로 정할 방침이었다. 국회에는 이를 3억 원으로 정하자는 법안도 발의됐다. 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허들이 높으면 영세 대부업체가 폐업하고 음지로 숨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힘이 실렸다. 결국 2015년 개정된 법에는 최소 자본 기준이 1000만 원으로 정해졌다.자본금을 여러 업체를 설립하는 데 ‘돌려쓰기’ 할 수 있다는 지적은 그때도 나왔다. “등록 이후 자본금 유지 의무를 추가하자”는 국회 보고서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태생부터 한계가 명확했던 자본 요건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다.믿을 수 없는 대부업체가 난립한 문제를 줄이려면 합리적인 진입 장벽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불법사채 피해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경제민주화를 위한 민생연대’의 송태경 사무처장은 “일본처럼 부채를 뺀 ‘순자산액’만 자본금으로 인정하고, 설립 기준액도 최소 3억3억 원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사채 10명 중 1명만 징역아무나 불법 업체를 차릴 수 있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쓰는 탓에 검거마저 어렵다면 일벌백계로 범행할 엄두를 못 내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미등록 대부업의 법정 형량은 5년 이하 징역 혹은 5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21년 전 법이 제정됐을 때 그대로다. 그나마 대다수는 실형을 받지 않는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2022년 4년간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 가운데 9.1%만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징역형 집행유예가 39.2%, 벌금형이 39%로 훨씬 많았다.불법사채로 벌어들인 수익을 환수하는 건 더 어렵다. 현행법으론 법정 상한(연 20%)을 초과한 이자만 범죄수익으로 추징할 수 있다. 불법사채를 하다 걸려도 빌려준 돈뿐 아니라 이자도 20%까지는 보장받는 셈이다.법정 형량을 높이는 게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다만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장은 “불법사채 조직엔 전과자가 많아 감옥에 가는 걸 그리 무섭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2년 불법사채로 기소된 피고인 51%가 전과자였다. 이는 마약 사건 피고인 중 전과자의 비율(47%)보다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불법사채를 뿌리 뽑는 데엔 금전적인 불이익이 더 효과적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벌금을 올리고, 불법사채 계약 자체를 무효화해 업자에게 원금도 돌려주지 말자는 것이다.불법사채 ‘무대’ 전락해도 책임 안 지는 플랫폼 “대부중개 플랫폼은 불법사채 조직의 무대입니다.”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만난 수사 경찰과 전문가들은 채무자들이 불법사채를 접하는 주된 창구로 대부중개 플랫폼을 지목했다. 피해자들의 증언도 일치했다.대부중개 플랫폼은 대부업체 광고를 모아 보여주는 사이트다. 약 30개가 영업 중인데, 모두 ‘정식 대부업체만 광고 중’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팀이 검증한 플랫폼 광고 업체 62곳 중 36곳이 불법사채 조직과 손을 잡고 있었다.정부와 플랫폼 업계는 오래전부터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다. 아무나 플랫폼에 광고를 올리지 못하도록 플랫폼 업체들은 2017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등록증 제출을 의무화했다. 대출 상담을 위해 플랫폼에 남긴 연락처를 업체들이 마음대로 열람하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해 2월부턴 연락처를 못 남기게 바꿨다.대형 플랫폼 5곳을 회원사로 둔 대부중개플랫폼협의회 관계자는 “협의회 소속 플랫폼들은 등록증 사본을 확인하고 본인인증을 거친 뒤에 광고를 내보낸다. 폐업한 업체 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걸러내기 위해 매주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구멍’은 여전했다. 불법사채 조직이 바지사장 명의로 등록증을 받고 본인인증까지 시키면 광고를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 것. 플랫폼에서 채무자 연락처를 직접 볼 수 없더라도 채무자가 광고를 보고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면 그만이었다.플랫폼 광고를 보고 전화한 이용자가 불법사채 조직에 넘겨져도 플랫폼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플랫폼은 ‘대부중개업자’로 분류되는데, 지금처럼 광고만 올려주는 건 ‘불법 중개’ 행위로 처벌하기 어려워서다. 관리·감독도 지방자치단체에 맡겨져 있다.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부중개업자가 광고만 하는 건 해외엔 없는 영업 방식”이라며 “법에 명시된 ‘중개’ 행위를 폭넓게 해석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지자체가 아닌 금융당국이 직접 플랫폼을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2000년대 초반 일본은 지금의 한국과 닮아 있었다. ‘야미킨’으로 불리는 불법사채 조직의 악랄한 추심에 야반도주하거나, 자살하는 피해자가 급증했다. 지금 일본에선 더 이상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본이 불법사채 ‘지옥’에서 벗어난 비결은 에서 이어진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은 2020년부터 히어로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히어로콘텐츠팀의 ‘트랩: 돈의 덫에 걸리다’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돈의 덫’은 저널리즘의 가치와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차별화된 보도를 지향합니다. ‘히어로콘텐츠’(original.donga.com)에서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불법사채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된 김민우의 이야기를 디지털로 구현한 ‘돈의 덫(상): 덫에 걸린 남자’()‘돈의 덫(하): 덫을 놓는 남자’()실제 김민우의 인터뷰를 담은 유튜브 영상()히어로콘텐츠팀▽팀장: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취재: 김소영 김태언 서지원 기자▽프로젝트 기획: 위은지 기자▽사진: 홍진환 기자▽편집: 이승건 황준하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인터랙티브 개발: 임상아 임희래 뉴스룸디벨로퍼▽인터랙티브 디자인: 황어진 김민주 인턴▽영상: 송유라CD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 20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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