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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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6-02-23~2026-03-25
종교53%
문학/출판20%
문화 일반17%
음악7%
칼럼3%
  • [책의 향기]뉴욕서 평양까지 예술 테마 기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역학조사관을 지냈던 사람에게 “미국은 왜 감염자 동선을 파악하지 않느냐”라고 물은 적이 있다. 당시 미국은 누적 사망자가 51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사망자가 많았지만, 지하철 탑승 시간까지 파악하는 우리와 달리 역학조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너무 넓어서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이동을 통제하고 감염병을 박멸하는 게 아니라, 감염 차단은 노력하되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라고 말했다. ‘공간의 크기’가 국가와 도시의 보건 정책은 물론이고, 팬데믹 기간 시민의 삶과 생활방식, 심지어 생명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이 된 셈이다. ‘공간의 크기’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면, 수백 수천 년간 인간과 함께해 온 예술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 아일랜드 국립미술관 관장인 저자는 인간 문명의 집합체인 도시가 그 시대의 문화와 가치관, 인간의 삶을 반영해 온 예술, 그 속에 사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어떻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는지를 말한다. 각각 특색 있는 15개 도시를 소개했는데, 평양에 대한 묘사가 눈길을 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쓴 건축에 관한 책 중 기념비적 공간에 대한 그의 견해가 있는데, 이것이 지금의 평양을 만드는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기념비적) 공간에는 초상화나 조각품과 같은 초점이 있어야 하며, 이를 주변이 압도하지 않아야 한다. 그 뒤로는 주변 건물이나 풍경을 차단하는 배경이 있어야 하며… 이것은 초점에다 주의를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15장 평양: 통제 중) 이런 공간 중 하나가 높이 20m가 넘는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이 서 있는 평양 만수대기념비 앞이다. 이곳에 온 모든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거대한 두 부자의 동상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그 앞에서 수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열광하고 울기까지 한다. ‘도시의 운명을 바꾼 예술의 힘’이란 부제가 소름이 끼친다. 원제 ‘The Power of art’.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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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태아부터 죽음까지 생명존중”… 새해 첫 미사서 ‘낙태 반대’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새해 첫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교황은 1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례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에서 “모든 사람이 태어난 모든 아이를 돌보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태아의 생명, 아이들의 생명, 고통받고 가난하고 늙고 외롭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생명 등 소중한 삶의 선물을 보호하라”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수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촉구한다”며 “그래야 각자가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고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벨기에를 방문한 교황은 재위 중 낙태법 승인을 거부했던 벨기에 5대 국왕인 보두앵 1세 묘를 방문해 낙태법을 ‘살인적인 법’이라고 부르며 “보두앵 국왕이 용기 있는 행동을 했다”며 그를 ‘성자’로 칭송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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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를 넘어 다음 세대 위해… 북한 사역은 꼭 가야할 길”

    “교회를 넘어 나라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통일을 준비하는 북한 사역은 아무리 힘들어도 꼭 가야 할 길입니다.” 최근 ‘북한 기독교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출간한 양병희 영안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담임목사(사진)는 지난해 12월 28일 인터뷰에서 20여 년이 넘게 북한 사역에 매진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북한 기독교…’는 그가 북한 사역을 시작한 뒤 북한 방문 및 탈북자들의 증언과 자료 등을 토대로 북한 기독교의 현실을 다룬 책이다. 양 목사는 “북한은 신앙의 자유가 없고, 종교인 종교 건물도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할 뿐이지만 그 아래에는 변화의 조짐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중 하나가 성경 소지는 여전히 안 되지만, 성경을 보는 관점이 변한 것. 성경에 대한 정의는 과거 ‘예수교의 허위적이며 기만적인 교리를 적은 책’에서 2000년대에는 ‘주로 기독교에서 종교의 교리를 적은 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하나님을 하느님으로, 요한계시록을 묵시록으로 쓰는 정도일 뿐 성경 내용도 거의 동일하다.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제육이 집에 가득하고도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잠언 17장 1절)라는 구절을 조선기독교연맹에서 편찬한 성경은 ‘집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다투는 것보다 누룽지를 먹어도 마음 편한 것이 낫다’로 쓴다. 2002년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초청으로 북한을 처음 방문한 양 목사는 “예배 도중 눈물을 흘리던 한 할머니의 모습이 이후 20년 넘는 북한 사역의 길로 나를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한 가정예배처소에서 북한 주민 몇 명과 손을 잡고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었는데, 마침 방에 북한 측 인솔자가 없었다고 한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고 있는데, 손을 잡고 있던 한 할머니가 말없이 내 손바닥을 긁으며 눈물을 흘렸다”며 “처벌이 두려워 드러낼 수 없을 뿐 북한 주민 속에도 진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의 손을 잡은 할머니의 아버지는 광복 전 장로였다고 한다. 이후 그는 북한을 더 잘 알기 위해 고려대에서 북한학을 전공하고, 동북아한민족협의회를 설립해 북한 사역과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영안교회에는 매주 100여 명의 탈북민이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세례를 준 탈북민도 760여 명에 이른다. 2001년 교회 안에 만든 북한선교부는 통일부 출신 목회자를 담당으로 두고 탈북민을 위한 법률, 의료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양 목사는 “우리도 막상 경찰서나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려면 잘 몰라서 두려운데 탈북민은 오죽하겠느냐”라며 “교회를 통해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게 돕는다면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기독교 박해 상황을 알리고 있는 ‘국제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북한에는 약 5만∼10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수용소에 투옥되거나 외딴 산간으로 추방당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신앙을 들키면 처벌받는 곳에서 투옥된 사람이 있다는 게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있다는 증거겠지요.” 양 목사는 “하도 북한 도발에 시달리고 뒤통수를 맞다 보니, 이제는 북한을 돕자고 하면 ‘지원 결과가 핵 개발로 돌아오지 않았느냐’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라며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었지만, 그럼에도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호소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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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교황, 새해 첫 미사 메시지는 ‘생명 존중·낙태 반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해 첫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생명 존중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했다.교황은 1일(현지 시각)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주례한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미사에서 “모든 사람이 태어난 모든 아이를 돌보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한다”며 “태아의 생명, 아이들의 생명, 고통받고 가난하고 늙고 외롭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생명 등 소중한 삶의 선물을 보호하라”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수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촉구한다”라며 “그래야 각자가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고 모두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지난해 9월 벨기에를 방문한 교황은 재위 중 낙태법 승인을 거부했던 벨기에 5대 국왕인 보두앵 1세 묘를 방문해 낙태법을 ‘살인적인 법’이라고 부르며 “보두앵 국왕이 용기 있는 행동을 했다”며 그를 ‘성자’로 칭송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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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 극한 대립으로 화 자초… 그러고도 여전히 치킨게임”

    “정치인들이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국민을 위태롭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원광사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법원 스님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쟁으로 군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는 육해공군 군법사와 군 사찰 380여 곳의 포교 및 수행 활동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2004년 해군 군종 법사(대위)로 전역한 그는 지난해 11월 군종특별교구장에 취임했다. 법원 스님은 “군 인사도 중단되면서 안보를 책임지는 주요 보직들이 공석인 상태”라며 “이럴 때 전쟁이라도 벌어지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직무 정지되면서 고창준 제2작전사령관(대장)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제2작전사령관은 김봉수 육군교육사령관(중장)이 직무대리를 맡는 등 연쇄 공석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군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워낙 군이 위축돼 있어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법원 스님은 “오죽하면 전국 일선 군 사찰에서 해마다 하는 제야의 타종 행사를 해도 되는지까지 묻고 있다”며 “혹시나 무슨 구설에 휘말릴지 몰라 일선 부대 지휘관들이 성탄절 예배도 안 가는 등 아무것도 안 하려는 분위기라서 물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 직후 가진 첫 법회에서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화쟁(和諍) 사상’을 중심으로 법문을 했다. 법원 스님은 “결국 따지고 보면 정치권은 자기는 하나도 양보하지 않고 서로 극단으로 치닫다가 이런 참사가 빚어진 게 아니겠느냐”라며 “이런 일을 겪고서도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서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극한의 대립이 화를 자초했는데 여전히 남 탓 공방만 하다가는 우리 사회가 더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인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사는 집단입니다. 그런데 지금 장교들조차 따가운 시선 때문에 밖에 나갈 때 군복 대신 사복을 입으려 합니다. 군인이 군복을 부끄러워하면 나라는 누가 지키겠습니까.” 법원 스님은 “문제를 일으킨 군인들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되, 그들의 행위 때문에 군과 대다수 올곧은 군인들이 매도돼서는 안 된다”라며 “진상조사는 철저히 하고, 국가 안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는 만큼 정치권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게 선을 지키는 슬기를 발휘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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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바람에도 새봄 준비하는 보리싹처럼…”

    “때로는 바람이 불고 때로는 눈보라가 쳐도 산천의 초목은 힘차게 솟아오를 봄소식을 준비합니다. 삼동 찬바람에도 새봄을 준비하는 보리싹처럼 곳곳에서 찬란한 새봄을 준비하니 봄꽃 향기는 더욱 그윽하고 꽃잎은 더욱 선명할 것입니다.”(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신년 법어) 을사년 새해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빚어진 어려운 상황을 국민 모두의 지혜로움으로 극복하고 희망의 새해를 맞자는 송년·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신년사에서 “모든 다툼을 멈추게 하고 화합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최선의 안은 소통이라는 통로의 확보”라며 “우리 모두가 다툼은 그치고 어울림으로 함께 사는 길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사부대중께서는 지혜를 모아 주시길 간곡한 마음으로 축원드린다”라고 밝혔다.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도 “‘고통을 마주하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니라’고 하신 부처님 말씀을 기억하자”라며 “혼란의 시기일수록 우리의 마음이 본래 청정한 자성을 잃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은 “한국 정치가 백척간두에 선 위기 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참회하며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서로 비난하고 질책하며 따지다 보면 갈등만 커질 뿐이고 국가공동체는 불행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면서 사랑의 마음으로 손잡아 주자”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도 “새해에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서 새로운 희망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데 온 국민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신년 메시지를 통해 “계엄으로 촉발된 어려운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러나 이런 시련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믿음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며 “우리가 보았던 희망의 가능성이 더욱 꽃을 피워, 각자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향해 서로 손을 내밀고,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징표가 되어주는 공동체가 되자”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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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동 찬바람에도…봄 꽃 향기는 더욱 그윽할 것”

    “때로는 바람이 불고 때로는 눈보라가 쳐도 산천의 초목은 힘차게 솟아오를 봄소식을 준비합니다. 삼동 찬바람에도 새봄을 준비하는 보리싹처럼 곳곳에서 찬란한 새봄을 준비하니 봄꽃 향기는 더욱 그윽하고 꽃잎은 더욱 선명할 것입니다.”(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신년 법어) 을사년 새해를 앞두고 종교 지도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빚어진 어려운 상황을 국민 모두의 지혜로움으로 극복하고 희망의 새해를 맞자는 내용의 송년·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신년사를 통해 “모든 다툼을 멈추게 하고 화합의 길로 이끌 수 있는 최선의 안은 소통이라는 통로의 확보”라며 “공생을 위한 통합의 길은 제삼자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다툼은 그치고 어울림으로 함께 사는 길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사부대중께서는 지혜를 모아주시길 간곡한 마음으로 축원드린다”라고 밝혔다.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도 “‘고통을 마주하되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니라’고 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기억하자”라며 “혼란의 시기일수록 우리의 마음이 본래 청정한 자성을 잃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대표총회장은 “한국의 정치가 백척간두에 선 위기 상황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했는지 참회하며 반성과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서로 비난하고 질책하며 따지다 보면 갈등만 커질 뿐이고 국가공동체는 불행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격려하고 존중하면서 사랑의 마음으로 손잡아 주자”라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도 “우리는 사회적, 정치적 혼란을 겪으며 온 국민이 어려운 시기를 경험했다”라며 “새해에는 과거의 아픔을 넘어서 새로운 희망과 화합의 길을 모색하는 데 온 국민이 함께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신년 메시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계엄으로 촉발된 어려운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다. 그러나 이런 시련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정순택 대주교는 “희망은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시련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믿음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라며 “우리가 보았던 희망의 가능성이 더욱 꽃을 피워, 각자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선을 향해 서로 손을 내밀고,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의 징표가 되어주는 공동체가 되자”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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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엄후 경찰-軍후배들 흔들려… 본연의 자세 지켜야 거듭날 것”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아무 관계 없는 대다수 경찰 후배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 게 안타깝지요. 이런 시련과 아픔이 더 좋은 나라, 더 좋은 사회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23일 서울 서초구 경찰선교회에서 만난 김병철 대표 목사는 “최근 공·사석에서 만난 경찰 후배들이 시국 상황 때문에 심정적으로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004년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 시절 20명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 살인마 유영철을 검거한 그는 2011년 울산지방경찰청장(치안감)을 끝으로 은퇴한 뒤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2016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8년 경찰선교회 대표 목사에 추대된 그는 선교회를 통해 15만 경찰관에 대한 선교와 사회봉사, 순직·부상 경찰관과 범죄 피해자 돕기, 심리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성탄절 행사에 갔는데, 직원들 분위기가 말이 아니게 굉장히 침울해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김준영 청장이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변에 2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한 것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고, 관련 부서들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는 “진실 여부는 수사에서 가려질 테니 거기에 맡기고, 어떤 고난과 시련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경찰 본연의 자세를 지킨다면 더 좋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비상계엄 사태 때 국회에 투입된 707특수임무단의 전신인 606부대 부사관 출신이기도 하다. 김 목사는 “우리 부대가 적어도 아시아권에서 가장 강력한 대테러 부대인데, 그런 부대가 본연의 임무가 아닌 일에 투입돼 정치적으로 휘말려 비난받고 있으니 후배 부대원들 심정이 말이 아닐 것”이라며 “지금 시대에 안 맞는 일이 벌어진 것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부대원에 대한 비난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살인마 유영철 외에도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때 무려 1600여 명의 조직폭력배를 검거한 ‘강력계의 전설’이다. 그는 “비록 목사 신분이지만 유영철 같은 흉악범들이 정말로 회개해 개과천선할 수 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고 알 방법도 없다”며 “이 때문에 그들의 범죄성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눌러줄 수 있는 교정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보다 범죄자 인권, 처우만 더 위하는 것이냐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가 형사정책이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에 초점을 두다 보니, 피의자 인권·처우는 계속해서 개선됐지만 피해자 구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평생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신체적 피해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해 힘들게 사는데, 비록 교도소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좋은 처우를 받는 아이러니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범죄 피해자를 돕는 제도가 있지만 재판이 거의 끝날 때쯤이나 지급되는 등 가장 필요한 시기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자에 대한 교정 시스템 개선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범죄 피해자에 대한 국가 지원도 피해가 발생한 뒤 가장 빠른 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보완됐으면 합니다.” 김 목사는 “경찰 출신이다 보니 ‘왜 하나님은 저 악인에게 정의를 세우지 않느냐’는 물음을 종종 받곤 한다”며 “그 뜻을 알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피해자에게 조금 더 관심과 배려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면 그런 억울함도 많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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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계엄 이후 경찰 후배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현실 안타까워”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아무 관계 없는 대다수 경찰 후배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 게 안타깝지요. 이런 시련과 아픔이 더 좋은 나라, 더 좋은 사회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23일 서울 서초구 경찰선교회에서 만난 김병철 대표 목사는 “최근 공·사석에서 만난 경찰 후배들이 시국 상황 때문에 심정적으로 무척 힘들어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2004년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 시절 20명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 살인마 유영철을 검거한 그는 2011년 울산지방경찰청장(치안감)을 끝으로 은퇴한 뒤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2016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8년 경찰선교회 대표 목사에 추대된 그는 선교회를 통해 15만 경찰관에 대한 선교와 사회봉사, 순직·부상 경찰관과 범죄피해자 돕기, 심리 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목사는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성탄절 행사에 갔는데, 직원들 분위기가 말이 아니게 굉장히 침울해 있었다”라고 전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김준영 청장이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변에 2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한 것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고, 관련 부서들도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는 “진실 여부는 수사에서 가려질 테니 거기에 맡기고, 어떤 고난과 시련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경찰 본연의 자세를 지킨다면 더 좋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해줬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그는 비상계엄 사태 때 국회에 투입된 707특수임무단의 전신인 606부대 부사관 출신이기도 하다. 김 목사는 “우리 부대가 적어도 아시아권에서 가장 강력한 대테러부대인데, 그런 부대가 본연의 임무가 아닌 일에 투입돼 정치적으로 휘말려 비난받고 있으니 후배 부대원들 심정이 말이 아닐 것”이라며 “지금 시대에 안 맞는 일이 벌어진 것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부대원에 대한 비난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살인마 유영철 외에도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때 무려 1600여 명의 조직폭력배를 검거한 ‘강력계의 전설’이다. 그는 “비록 목사 신분이지만 유영철 같은 흉악범들이 정말로 회개해 개과천선할 수 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고 알 방법도 없다”라며 “이 때문에 그들의 범죄성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눌러줄 수 있는 교정 시스템이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보다 범죄자 인권, 처우만 더 위하는 것이냐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국가 형사정책이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에 초점을 두다 보니, 피의자 인권·처우는 계속해서 개선됐지만 피해자 구제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 그 과정에서 피해자는 평생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신체적 피해로 일자리도 구하지 못해 힘들게 사는데, 비록 교도소지만 가해자가 피해자보다 더 좋은 처우를 받는 아이러니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 “범죄피해자를 돕는 제도가 있지만 재판이 거의 끝날 때쯤이나 지급되는 등 가장 필요한 시기에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자에 대한 교정 시스템 개선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가 지원도 피해가 발생한 뒤 가장 빠른 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보완됐으면 합니다.” 김 목사는 “경찰 출신이다 보니 ‘왜 하나님은 저 악인에게 정의를 세우지 않느냐’는 물음을 종종 받곤 한다”라며 “그 뜻을 알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피해자에게 조금 더 관심과 배려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면 그런 억울함도 많이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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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개혁적이어야 할 교회가 사회보다 변화 느려”

    지난달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박상규 목사) 여성 목사 안수 통과 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장로교는 국내 기독교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장 큰 교단으로, 기장은 1974년 장로교 계열 교단 중 최초로 여성 목사 안수를 도입했다. 하지만 50년이 지나도록 교계에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은 여전한 상태. 2021년 한국 장로교단 중 처음으로 여성 총회장을 지낸 김은경 전 기장 총회장(전북 익산중앙교회 목사)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가장 개혁적이어야 할 교회가 여전히 여성 목사를 불허하는 곳이 있는 등 오히려 일반 사회보다 변화가 느린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회장은 “국내 대형 교단 중에는 지금도 여성 목사를 불허하고 있고, 심지어 목사가 되고 싶은 여성은 다른 교단으로 가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우리 회사는 여성을 안 뽑으니 취업하고 싶은 여성은 다른 회사에 가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린도전서 14장 34, 35절)라는 사도 바울의 편지 등 성경 구절을 이유로 드는 것도 굉장히 궁색한 변명”이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과 글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간 길을 따라가겠다고 약속한 사람인데 그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이냐는 것이다. 김 전 총회장은 “지금은 여성 목사 안수 제도를 도입한 교단이 꽤 늘었지만, 제도가 있어도 현실적으로 여성이 목사, 전도사로 활동하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주요 교단 중 여성 목사가 가장 많은 기장도 여성은 현재 전체 목사의 15.4%(499명)에 불과하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출산·육아도 어려움 중 하나. 그는 “전도사의 경우 보통 계약직으로 일하는데 임신하면 교회에서 보통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며 “출산 유급 휴가제도 거의 없다 보니 여성 교역자에게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총회장 재임 중 출산 유급 휴가제 도입을 권고하고, 임신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목사 청빙(請聘)의 차별 조건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교회마다 재정 등 처한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전 총회장은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10년 가까이 걸리는데, 그 과정에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면 정말 많은 고민과 갈등이 생긴다”며 “지금 여성 목사 등 교역자로 활동하는 여성들은 정말 열정과 영혼을 갈아 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야기들이 교회 안이 아니라 주로 밖에서만 이뤄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회 홈페이지 등에 목사 청빙을 공고할 때 목사 사모의 건강진단서, 신앙고백서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목사 평가와는 무관한 차별적인 행위인데, 여성 교역자들이 문제를 지적한 뒤부터는 공개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공개로 청빙할 때는 아직도 그런 문화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김 전 총회장은 “성차별 등 교회가 가진 문제점을 교회 안에서 신도들과 함께 이야기해야 교회가 달라질 텐데 그런 자리를 펴주는 곳은 솔직히 많지 않다”며 “예수님과 성경, 교회가 지향해야 하는 본질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우리 스스로 자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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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개혁적이어야할 교회이지만 여전히 여성 목사 불허하는 곳도 있어”

    지난달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총회장 박상규 목사) 여성 목사 안수 통과 5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장로교는 국내 기독교의 약 60%를 차지하는 가장 큰 교단으로, 기장은 1974년 장로교 계열 교단 중 최초로 여성 목사 안수를 도입했다. 하지만 50년이 지나도록 교계에서 여성에 대한 불평등은 여전한 상태. 2021년 한국 장로교단 중 처음으로 여성 총회장을 지낸 김은경 전 기장 총회장(전북 익산중앙교회 목사)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가장 개혁적이어야 할 교회가 여전히 여성 목사를 불허하는 곳이 있는 등 오히려 일반 사회보다 변화가 느린 부분이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총회장은 “국내 대형 교단 중에는 지금도 여성 목사를 불허하고 있고, 심지어 목사가 되고 싶은 여성은 다른 교단으로 가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라며 “우리 회사는 여성을 안 뽑으니 취업하고 싶은 여성은 다른 회사에 가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그들에게는 말하는 것을 허락함이 없나니… 여자가 교회에서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린도전서 14장 34, 35절)라는 사도 바울의 편지 등 성경 구절을 이유로 드는 것도 굉장히 궁색한 변명”이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과 글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가 간 길을 따라가겠다고 약속한 사람인데 그 반대의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이냐는 것이다. 김 전 총회장은 “지금은 여성 목사 안수 제도를 도입한 교단이 꽤 늘었지만, 제도가 있어도 현실적으로 여성이 목사, 전도사로 활동하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라고 말했다. 주요 교단 중 여성 목사가 가장 많은 기장도 여성은 현재 전체 목사의 15.4%(499명)에 불과하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출산·육아도 어려움 중 하나. 그는 “전도사의 경우 보통 계약직으로 일하는데 임신하면 교회에서 보통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라며 “출산 유급 휴가제도 거의 없다 보니 여성 교역자에게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총회장 재임 중 출산 유급 휴가제 도입을 권고하고, 임신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목사 청빙(請聘)의 차별 조건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교회마다 재정 등 처한 상황이 달라 일률적으로 강제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김 전 총회장은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10년 가까이 걸리는데, 그 과정에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면 정말 많은 고민과 갈등이 생긴다”라며 “지금 여성 목사 등 교역자로 활동하는 여성들은 정말 열정과 영혼을 갈아 넣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야기들이 교회 안이 아니라 주로 밖에서만 이뤄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회 홈페이지 등에 목사 청빙(請聘)을 공고할 때 목사 사모의 건강진단서, 신앙고백서를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곳이 있습니다. 목사 평가와는 무관한 차별적인 행위인데, 여성 교역자들이 문제를 지적한 뒤부터는 공개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공개로 청빙할 때는 아직도 그런 문화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김 전 총회장은 “성차별 등 교회가 가진 문제점을 교회 안에서 신도들과 함께 이야기해야 교회가 달라질 텐데 그런 자리를 펴주는 곳은 솔직히 많지 않다”라며 “예수님과 성경, 교회가 지향해야 하는 본질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우리 스스로 자문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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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지금과는 달랐던 ‘노블레스 오블리주’

    중세 유럽의 ‘귀족’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불의를 참지 않고, 여성과 어린이 등 약자를 먼저 생각하며,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멋진 사나이들. 만화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부터 신데렐라, 겨울왕국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만화, 소설, 영화에서 금발의 훈남으로 그리고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귀족’ 하면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저자는 오늘날 높은 위치에 따른 사회적 책임이나 의무를 지칭하는,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원래는 좋고 나쁨을 떠나 동료 귀족들이 그렇게 하니까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따라 하는 태도였다고 말한다.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울 것, 두려워도 결투에 나설 것 등도 있지만 반대로 돈이 없어도 최신 유행복을 입어야 하고, 정기적인 연회를 개최하는 것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한 프랑스 하급 귀족의 경우 신분에 걸맞은 고급 주택을 사고,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자신의 관대함을 표현하기 위해 가난한 자들에게 베푸는 자선, 교회를 위한 헌금, 문화생활 등으로 상당한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영화 ‘킹스맨’ 대사로 유명해진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도 영국 귀족들의 생활 태도에서 유래된 말이다. 안주인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앉지 말 것, 의자 뒤에 서서 의자 오른쪽으로 이동해 왼쪽부터 앉을 것, 공식 만찬에서는 기혼 여성만이 티아라를 착용할 수 있으니 이를 보고 기혼과 미혼을 구별할 것 등등 공식, 비공식적으로 모든 사회적 작용을 통제하기 위해 복잡한 규칙과 태도(매너)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평민과 구별했는데 만약 지키지 않으면, 그 대가는 부모의 매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진짜였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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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화살 못 피해도, ‘두 번째 화살’ 맞지 않는 슬기로움 절실”

    “우리 모두,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는 슬기로움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자리에 앉자마자 이 말부터 했다. 이날 인터뷰는 선명상 확산 등 올 한 해 조계종의 활동을 정리하고,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하지만 진우 스님은 “워낙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지금처럼 가다가는 자칫 화가 다시 화를 부르는 상황을 낳을 수 있어 먼저 말을 꺼냈다”라며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대응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만…. “누구나 살다 보면 안 좋은 일, 나쁜 일을 겪습니다. 이건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데, 이게 첫 번째 화살이지요. 그런데 첫 번째 화살을 맞고 화가 나서, 흥분해서 막 따지고, 싸우고 하다 보면 그로 인해 또 두 번째 화살을 맞게 됩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면 세 번째, 네 번째 화살도 맞겠지요.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것이고, 그로 인해 다른 화살을 또 맞지 않도록 모두가 정말 슬기로워져야 할 때지요. 정치권, 사회 지도층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안 든다고 전화, 문자 항의를 넘어 집까지 찾아가고, 살해 운운하며 협박하는 게 두 번째 화살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이렇게 서로 치고받으며 갈등이 증폭되면 그로 인해 또 세 번째 화살을 맞겠지요.” ―올 한 해 종단 차원에서 선명상 확산에 전력을 기울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면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선명상이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선명상을 개발, 보급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종단이나 불교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행복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까요.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정말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발생한 일을 놓고 화를 내고, 따지면 자신만 더 힘들어지지요. 선명상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고 살피면,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겠지요.” ―내년에는 선명상중앙지원센터도 건립한다고요. “서울 성북구 안암동 8000평 부지에 착공할 예정인데, 국내 선명상 허브로 만들려고 합니다. 조계종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명상센터를 그물망처럼 연결해서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 공급하고 총괄하는 역할이지요. 올해 했던 선명상 대회 등 행사는 내년에도 계속되고요.” ―9월 미국 예일대에서 선명상을 강연했는데, 미국 학생들은 무엇을 가장 궁금해하던가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게 비슷해서…. 한 학생이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옳고 그름을 구분해야 하느냐’라고 묻더군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범위 내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지만, 만약 불분명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하나를 선택하고 즉시 잊어버리라’라고 해줬습니다.” ―이해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잘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하하하.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그로 인한 행복, 괴로움 등 인과적 결과의 총량은 같아요. 단지 어떤 것이 먼저 나타나고, 어떤 것이 늦게 나타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어떤 결정을 할 때 고민하지 말고,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택에 책임을 지면 되는 것뿐이지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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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번째’ ‘세번째’ 화살은 맞지 않는 슬기로움이 절실히 필요할 때”

    “우리 모두, ‘두 번째 화살’은 맞지 않는 슬기로움을 발휘했으면 합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자리에 앉자마자 이 말부터 했다. 이날 인터뷰는 선명상 확산 등 올 한 해 조계종의 활동을 정리하고,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 하지만 진우 스님은 “워낙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지금처럼 가다가는 자칫 화가 다시 화를 부르는 상황을 낳을 수 있어 먼저 말을 꺼냈다”라며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 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대응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두 번째 화살은 맞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만.“누구나 살다 보면 안 좋은 일, 나쁜 일을 겪습니다. 이건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데, 이게 첫 번째 화살지요. 그런데 첫 번째 화살을 맞고 화가 나서, 흥분해서 막 따지고, 싸우고 하다 보면 그로 인해 또 두 번째 화살을 맞게 됩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면 세 번째, 네 번째 화살도 맞겠지요. 지금 우리 사회가 그렇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것이고, 그로 인해 다른 화살을 또 맞지 않도록 모두가 정말 슬기로워져야 할 때지요. 정치권, 사회지도층은 말할 것도 없고요.”―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마음에 안 든다고 전화, 문자 항의를 넘어 집까지 찾아가고, 살해 운운하며 협박하는 게 두 번째 화살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이렇게 서로 치받으며 갈등이 증폭되면 그로 인해 또 세 번째 화살을 맞겠지요.”―올 한 해 종단 차원에서 선명상 확산에 전력을 기울였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면 마음 다스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선명상이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선명상을 개발, 보급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종단이나 불교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행복 프로젝트’로 만들기 위해서였으니까요. 나의 의도와 무관하게, 정말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발생한 일을 놓고 화를 내고, 따지면 자신만 더 힘들어지지요. 선명상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하고 살피면,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사안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겠지요.”―내년에는 선명상중앙지원센터도 건립한다고요.“서울 성북구 안암동 8000평 부지에 착공할 예정인데, 국내 선명상 허브로 만들려고 합니다. 조계종뿐만 아니라 전국 여러 명상센터를 그물망처럼 연결해서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 공급하고 총괄하는 역할이지요. 올해 했던 선명상 대회 등 행사는 내년에도 계속되고요.”―9월 미국 예일대에서 선명상을 강연했는데, 미국 학생들은 무엇을 가장 궁금해하던가요.“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게 비슷해서…. 한 학생이 ‘깨달음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어떻게 옳고 그름을 구분해야 하느냐’라고 묻더군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범위 내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지만, 만약 불분명하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하나를 선택하고 즉시 잊어버리라’라고 해줬습니다.”―이해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잘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하하하.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어떤 선택을 하던 그로 인한 행복, 괴로움 등 인과적 결과의 총량은 같아요. 단지 어떤 것이 먼저 나타나고, 어떤 것이 늦게 나타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어떤 결정을 할 때 고민하지 말고,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택에 책임을 지면 되는 것뿐이지요.”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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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계종 중앙종회, 尹대통령 하야 요구

    대한불교조계종 입법, 대의기구인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가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를 촉구했다. 중앙종회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하야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대다수 국민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대통령 직무수행도 불가능한 상태”라며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지막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중앙종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투표 불성립 이후에 비상계엄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혐의로 이미 대통령 본인이 입건되었고, 많은 정부와 군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라며 “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지막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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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처님 말씀, 판소리에 담았습니다”

    “판소리에 부처님 말씀을 담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5일 서울 강남구 불교음악원에서 만난 박범훈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불교음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불교음악원은 조계종이 천 년 넘게 전승된 다양한 불교음악과 창작 찬불가 등을 교육하고, 공연을 통해 알리기 위해 2015년 설립한 곳. 86 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식 작곡, 지휘, 음악감독을 맡았던 그는 2015년부터 불교음악원장으로 다양한 불교음악을 대중에 선보이고 있다. ―판소리에 부처님 말씀을 담은 게 불교음악이라고요? “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게 1700년 전이에요. 딱히 음악이라고 할 만한 게 없던 시절에 스님들이 불경(佛經)에 음을 입혀 읊은 것이 천 년이 넘게 우리 생활에 스며들면서 향가가 되고, 민요로, 판소리로 발전한 거죠. 국악인 김영임의 회심곡(回心曲) 알지요?” ―‘어머님 전 살을 빌고, 아버님 전 뼈를 받고∼’ 하며 부르는 민요로 알고 있습니다만…. “맞아요. 상여소리나 민요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데 그 회심곡이 원래 불교음악이에요. 대중적인 포교를 위해 알아듣기 쉬운 내용을 민요 선율에 얹어 부른 것이죠. 회심곡을 절에서 하면 불교음악이 되고, 김영임이 부르면 민요가 된 것뿐이에요. 물론 전문적인 불교음악인 범패가 있지만 대부분은 내용만 불교적일 뿐 우리가 아는 국악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영산회상도 국악 기악으로 알지만 원래 불교 노래예요. 가사가 실전돼서 지금은 곡만 남아 연주되는 것이죠.” ―불교음악이 서양의 클래식처럼 발전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하셨더군요. “클래식이 바흐, 헨델처럼 교회 음악이 모태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치면서 완전히 독립해 하나의 문화로 발달한 거죠. 조선 시대의 억불정책이 아니었다면 불교음악도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음악적인 면보다 교리에 집중한 탓도 있고요. 불교음악을 발전시키는 게 결국 우리 국악을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음악으로 만드는 일이지요. ‘범 내려온다’처럼요.”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일본은 우리처럼 불교음악원이나 국립국악관현악단같이 월급을 주는 단체가 거의 없어요. 그게 참 부럽지요.” ―월급을 안 주는 게 부럽다니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체를 만들어 월급을 준다는 게 바꿔 말하면 나라가 나서지 않으면 문화 생태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뜻이니까요. 일본은 월급은 안 주지만 전공하는 사람은 우리보다 몇 배가 많아요. 실력만 있으면 대부분 후원회가 있고, 스폰서도 붙어서 사는 데 지장이 없거든요. 일본은 중소기업도 호텔 같은 데서 조찬 모임을 할 때 일본 가야금 연주라도 하나 듣고 시작해요. 그런 문화가 있으니 월급 주는 데 가서 근무할 필요가 없는 거죠. 교수도 안 하려고 하니까요.” ―우리는 교수 되는 것이 큰 목표 아닙니까. “실력만 있으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속된 말로 다 팔려 가니까 대학원도 잘 안 가요. 미키 미노루라고 세계적인 작곡가가 있는데, 제가 일본 대학(무사시노음대)을 마치고 대학원을 가겠다고 하니까 뭐 하러 가냐고 하시더라고요. 너 교수하려고 그러냐고. ‘되면 좋지요’라고 했더니 그럼 작곡 그만두라고 하는 거예요. 우리하고는 마인드가 다른 거죠.”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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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음악도 클래식처럼 세계적 문화 장르 될 수 있어”

    “판소리에 부처님 말씀을 담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5일 서울 강남구 불교음악원에서 만난 박범훈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장(동국대 석좌교수)은 “불교음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불교음악원은 조계종이 천년 넘게 전승된 다양한 불교음악과 창작 찬불가 등을 교육하고, 공연을 통해 알리기 위해 2015년 설립한 곳.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식 작곡, 지휘, 음악감독을 맡았던 그는 2015년부터 불교음악원장으로 다양한 불교음악을 대중에 선보이고 있다.―판소리에 부처님 말씀을 담은 게 불교음악이라고요.“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게 1700년 전이에요. 딱히 음악이라고 할만한 게 없던 시절에 스님들이 불경(佛經)에 음을 입혀 읊은 것이 천 년이 넘게 우리 생활에 스며들면서 향가가 되고, 민요로, 판소리로 발전한 거죠. 국악인 김영임의 회심곡(回心曲) 알지요?”―‘어머님 전 살을 빌고, 아버님 전 뼈를 받고~’ 하며 부르는 민요로 알고 있습니다만.“맞아요. 상여소리나 민요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데 그 회심곡이 원래 불교음악이에요. 대중적인 포교를 위해 알아듣기 쉬운 내용을 민요 선율에 얹어 부른 것이죠. 회심곡을 절에서 하면 불교음악이 되고, 김영림이 부르면 민요가 된 것뿐이에요, 물론 전문적인 불교음악인 범패가 있지만 대부분은 내용만 불교적일 뿐 우리가 아는 국악과 같다고 보면 됩니다. 영산회상도 국악 기악으로 알지만 원래 불교 노래에요. 가사가 실전돼서 지금은 곡만 남아 연주되는 것이죠.”―불교음악이 서양의 클래식처럼 발전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하셨더군요.“클래식이 바흐, 헨델처럼 교회 음악이 모태지 않습니까. 그러다가 모차르트, 베토벤을 거치면서 완전히 독립해 하나의 문화로 발달한 거죠. 조선 시대의 억불정책이 아니었다면 불교음악도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음악적인 면보다 교리에 집중한 탓도 있고요. 불교음악을 발전시키는 게 결국 우리 국악을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음악으로 만드는 일이지요. ‘범 내려온다’처럼요.”―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일본은 우리처럼 불교음악원이나 국립국악관현악단같이 월급을 주는 단체가 거의 없어요. 그게 참 부럽지요.”―월급을 안 주는 게 부럽다니요?“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단체를 만들어 월급을 준다는 게 바꿔 말하면 나라가 나서지 않으면 문화 생태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뜻이니까요. 일본은 월급은 안 주지만 전공하는 사람은 우리보다 몇 배가 많아요. 실력만 있으면 대부분 후원회가 있고, 스폰서도 붙어서 사는 데 지장이 없거든요. 일본은 중소기업도 호텔 같은 데서 조찬 모임을 할 때 일본 가야금 연주라도 하나 듣고 시작해요. 그런 문화가 있으니 월급 주는 데 가서 근무할 필요가 없는 거죠. 교수도 안 하려고 하니까요.”―우리는 교수 되는 것이 큰 목표 아닙니까.“실력만 있으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속된 말로 다 팔려 가니까 대학원도 잘 안 가요. 미키 미노루라고 세계적인 작곡가가 있는데, 제가 일본 대학(무사시노음대)을 마치고 대학원을 가겠다고 하니까 뭐 하러 가냐고 하시더라고요. 너 교수하려고 그러냐고. ‘되면 좋지요’라고 했더니 그럼 작곡 그만두라고 하는 거예요. 우리하고는 마인드가 다른 거죠.”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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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등으로 출산하는 ‘피파개구리’ 아시나요?

    지난여름 주말 한강공원을 걷는데, 알파카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을 봤다. ‘잘못 봤나?’ ‘어디서 영화를 찍나?’ 하고 다시 봤는데, 진짜 평범한 한 남성이 알파카와 함께 산책하고 있었다. ‘참 특이한 사람이네’ 하고 지나갔는데, 그다음 주는 미어캣 두 마리에 목줄을 채우고 산책하는 사람을 봤다. 그런데… 소설을 쓴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다음 주는 수컷 공작새와 함께 한강공원에 온 사람을 봤다. 아니 이게 무슨 에디 레드메인 주연의 ‘신기한 동물 사전’도 아니고…. 저자는 아마 이런 유형의 사람 중 ‘끝판왕’이 아닐까. 안테키누스, 로빙코럴그루퍼, 피파개구리, 뱀파이어 핀치 등 백과사전도 아니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동물에 관한 책을 쓰다니 말이다. 이 책은 동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가 쓴 대중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기한’ 동물과 곤충 100종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가 아는 동물도 ‘조금’ 나오기는 하지만 생전 처음 듣는 내용이 대부분. 오리의 한 종류인 머스코비 오리가 20cm의 생식기를 초속 1.6m로 활용한다는 걸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등으로 출산하는 피파개구리(축구와는 관계없음), 전 세계에 5마리만 남아있다가 250마리까지 늘어난 채텀섬블랙로빈(조류), 거미줄 대신 자기 몸의 50배 높이를 뛰어다니며 사냥하는 깡충거미 등등 읽다 보면 이런 동물도 다 있나 하는 생각에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닿게 된다. 제목만 보고 ‘우리 아이에게 사줘야지’ 하고 생각한다면 오산. 옆에서 읽어주는 듯한 저자의 글솜씨와 영국 예술대학 출신 과학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의 삽화 덕분에 어린이용 도서 같지만, 내용은 상당히 전문적이다. 저자는 한 명이라도 더 동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수많은 동물 중 특별히 신기하고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를 썼다고 말한다. 읽다 보면 지구라는 별은 우리만이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사는 곳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준다. 원제 ‘The Modern Bestiary’.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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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에 계엄령, 역사 후퇴”… 전국 곳곳 ‘尹 퇴진’ 촉구 집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전국의 시민·노동단체에 이어 종교계까지 이어졌다. 대학생들도 시국선언에 이어 ‘시국대회’까지 예고하는 등 윤 대통령 퇴진 운동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경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빌딩 앞에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과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등 경찰 추산 700명(주최 측 1000명)이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 촛불 행진을 진행했다. 오후 5시경엔 국회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등이 참석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체포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이들은 ‘내란행위 즉각 수사’ ‘윤석열 탄핵’ ‘위헌계엄 내란 시도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주장했다. 종교계도 이번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5일 총무원장 진우 스님 명의로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과거의 암울했던 시기에나 있었던 일방적인 비상계엄령 선포가 21세기에 다시 일어났다. 이는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의 후퇴”라고 강조했다.대학가에선 시국선언이 잇달아 발표되며 탄핵 요구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전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이날 중앙대, 홍익대 등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건국대 재학생 70여 명도 이날 낮 12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청심대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숙명여대 학생들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숙명여대 2626인 대학생 시국선언’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으며 윤석열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호남과 제주 대학생들도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전북대 총학생회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최초의 대학생 시위인 4·4시위를 조직했던 전북대 총학생회는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했다. 제주대 학생들도 ‘우린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라는 구호와 함께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대학생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는 ‘시국대회’도 예고됐다. 고려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19개 대학의 시국선언 학생들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등 10개 학교 총학생회장들은 6일 오전 11시 서울 신촌 일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올 2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던 졸업생이 쫓겨난 ‘입틀막 사건’이 발생했던 KAIST 교수진들도 시국 성명서를 발표했다. KAIST 교수진은 “2월 이곳 학문의 전당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민주적 가치가 훼손됐음에도 침묵했다. 이 같은 횡포가 온 국민을 향하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며 목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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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시간, 후회하며 보내면 안되겠죠”

    “‘중생 구제’가 요즘 말로 하면 ‘사회복지’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2일 서울 금천구립 사랑채요양원에서 만난 혜능 스님은 수행의 방법으로 사회복지사를 택한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2004년 출가한 그는 대학(동국대)에서 사회복지학을 부전공한 뒤, 2022년부터 이곳 원장을 맡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사랑채요양원에서는 치매, 중풍 등의 장기 요양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재활, 간호, 돌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혜능 스님은 간호, 재활 등 물리적인 돌봄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이 인간으로서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고 몸도 아픈데, 일부 어르신들은 자식들로부터 버려졌다고 생각해 이 모든 것이 자신이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결과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끝까지 아들 욕을 하고 돌아가신 분도 있어요. 그분이 평생을 잘못 살았을 리도 없고, 지금 화를 낸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도 아니지요. 죽음은 누구나 겪는 것인데 화난 상태로 마지막을 맞는 것은 너무 억울하지 않습니까? 내 인생인데요.” 그는 “어르신들이 ‘빨리 죽어야지’ 하는 말은 사실은 ‘늙고, 병들고, 밥값 못하는 쓸모없는 사람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반대의 뜻”이라고 말했다. 늘 죽어야겠다고 말하던 어르신도 막상 다른 사람이 죽기 직전의 모습을 보이면 무서워한다는 것. 함께 있던 사람이 외부 병원에 가면 ‘언제 오느냐’ ‘혹시 돌아가셨느냐’고 계속 묻는다고 한다. “어르신들에게 사랑한다고,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아시냐고, 보살핌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된다고 끊임없이 말해 드립니다. 당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걸 진심으로 느껴야 신뢰가 생기고 더 깊은 얘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 ‘너는 늙어 봤니? 나는 젊어 봤다’란 우스개가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이곳 직원들은 어르신들의 입장이 돼보는 것부터 일을 배운다. “늙고 병들어 기저귀 차는 것도 그런데 남이 내 기저귀를 벗기고 입히면 굉장히 수치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직접 그 경험을 해보면 어르신들을 대할 때 마음가짐이 달라지지요.” 혜능 스님은 “요양원에 있으면 ‘젊었을 때 그러지 말걸’ 하고 후회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본다”며 “후회한다고 바꿀 수도 없는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자신이 얼마나 잘 살았는지 알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역설적으로 지금 이 순간이 (남은 날 중) 가장 젊은 날이라는 것 아닐까요. 행복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속상해하고 슬퍼하며 내가 아닌 모습으로 보내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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