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이상훈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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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장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sanghu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칼럼42%
일본23%
국제일반23%
미국/북미3%
경제일반3%
국제교류3%
인사일반3%
  • “日 저출산, 현추세면 700년뒤 아동은 단 1명”

    저출산이 심각한 일본에서 현재 속도로 15세 미만 인구가 감소하면 약 700년 후에는 단 1명의 아동이 남아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정을 전제로 한 연구라 실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만큼 저출산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5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요시다 히로시(吉田浩) 국립 도호쿠대 교수는 ‘아동 인구 시계’ 추계를 통해 현 추세라면 2720년 일본에는 15세 미만 인구가 단 1명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추계에서는 15세 미만 아이가 1명만 남는 시기를 2821년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가 처음 이뤄진 2012년에는 이 시기가 4147년이었다. 저출산 심화로 15세 미만 인구가 1명만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가 불과 12년 새 1427년 빨라졌다는 뜻이다. 요시다 교수는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젊은이가 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은 1.26명으로 한국보다 높다. 다만 인구 유지를 위한 최저선(2.07명)보다 낮다. 15세 미만 인구는 지난달 기준 1041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33만 명 줄었다. 총인구에서 아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1.3%다. 1950년 이후 최저치였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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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출산 심각한 日, 현 추세라면 700년뒤 아동은 단 1명”

    저출산이 심각한 일본에서 현재 속도로 15세 미만 인구가 감소하면 약 700년 후에는 단 1명의 아동이 남아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정을 전제로 한 연구라 실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만큼 저출산이 심각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5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요시다 히로시(吉田浩) 국립 도호쿠대 교수는 ‘아동 인구 시계’ 추계를 통해 현 추세라면 2720년 일본에는 15세 미만 인구가 단 1명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추계는 15세 미만 아이가 1명만 남는 시기를 2821년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가 처음 이뤄진 2012년에 4147년이었다. 저출산 심화로 15세 미만 인구가 1명만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가 불과 12년 새 1427년 빨라졌다는 뜻이다. 요시다 교수는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젊은이가 늘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일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은 1.26명으로 한국보다 높다. 다만 인구 유지를 위한 최저선(2.07명)보다 낮다. 15세 미만 인구는 지난달 기준 1041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33만 명 줄었다.총 인구에서 아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1.3%다. 1950년 이후 최저치였다. 다만 한국의 15세 미만 인구 비율(10.6%)보다는 높았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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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친북단체 총련, 중앙조직서 ‘통일’ 명칭 뺐다

    친북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중앙본부 내 조직 명칭에서 ‘통일’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민족통일노선 폐기 방침을 사실상의 조선노동당 산하 단체인 총련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1일 재일교포 소식통에 따르면 총련 중앙 조직인 중앙상임위원회는 지난달 1일 ‘국제통일국’을 ‘국제국’으로 변경했다.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열린 김일성 주석 탄생 112주년 기념 조일(북일) 우호모임 소식을 전하며 ‘부의장 겸 국제국장 등이 참가했다’고 표기했다. 총련은 6·15 남북공동선언 직후인 2001년 국제통일국을 국제국과 통일운동국으로 분리하며 통일 관련 업무를 강화했다가 2003년 국제통일국으로 재개편했다. 그러다가 최근 ‘통일’ 명칭을 아예 삭제했다. 국제국으로 이름이 바뀐 국제통일국은 총련의 대외창구 역할을 하면서 대언론 홍보도 맡았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통일노선을 폐기하고 남북관계를 적대적 국가 관계로 규정하면서 총련도 이에 맞춰 내부 조직을 바꾼 것”이라고 해석했다. 총련을 지지하는 재일동포와 총련 내부의 혼란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련은 조직의 기본 정책인 ‘8대 강령’에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성취’를 내세우고 창설 이래 줄곧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총련계 재일동포들은 사상으로는 북한을 추종해도 일상생활에서는 민단계 동포, 뉴커머(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이주한 교포) 등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분단된 조국을 인정할 수 없다’며 남북한 어느 국적도 선택을 거부하는 수만 명의 조선적(朝鮮籍) 동포나 현실적 이유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총련계 동포 모두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재일동포 소식에 밝은 관계자는 “북한이 통일 정책을 폐기하면서 총련의 특수성을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총련의 대외 입장 표명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 북한으로부터 뚜렷한 방침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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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덮친 금강송… 숲길이 지켜냈다

    “숲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樹齡) 500년짜리 이 소나무도 2년 전 울진 산불 때 간신히 지켜냈죠.” 지난달 25일 경북 울진군 금강송 군락지에 만든 숲길인 임도(林道)를 오르던 임국환 남부지방산림청 울진국유림관리소 주무관이 보호수인 금강송 앞에 멈춰 서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울퉁불퉁한 소나무 껍질 위에 오른손을 얹으며 2022년 3월 4일부터 213시간 동안 이어졌던 산불과의 사투를 떠올렸다. 산불 발생 당시 1년 차 직원이었던 임 씨는 “밤낮으로 금강송 군락지를 등진 채 능선을 타고 넘어오는 불을 껐다. 시뻘건 불꽃이 파도처럼 능선을 삼키며 사방에서 들이닥쳤다”고 했다. 산불진화대는 금강송 군락지로부터 직선거리로 150m 떨어져 있는 소광리 임도에 진을 치고 넘어오는 불길을 막았다고 한다.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된 금강송 군락지에는 200년 이상 된 소나무만 8만5000그루가 있다. 2년 전 산불로 이곳 인근 응봉산은 전체 3130ha(헥타르) 중에서 85%에 달하는 2646ha가 타버렸다. 하지만 소광리 임도가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전체 3705ha 중에서 225ha만 소실됐다. 94%에 달하는 산림을 지켜낸 것이다. 임 씨는 “총길이 41.6km에 이르는 소광리 임도에 평소에도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산불 대응 준비를 해온 덕분”이라며 “바닥에 쌓인 낙엽과 폐목을 긁어냈고, 나무를 솎아내는 작업을 꾸준히 벌였던 게 큰 피해를 막은 것 같다”고 말했다.산불 진화용 ‘숲길’ 미리 낸 소광리 숲, 화마에 6%만 불탔다 2부 〈1〉 산불에 강한 숲을 찾아서 사람-車 드나드는 숲길, 진화에 필수… 임도 빈약한 응봉산은 85% 타버려나무 솎아내기-‘땔감’ 제거도 예방법산불 56% 몰린 봄철 특히 주의해야 지난해 국내에서는 산불 596건이 발생해 4992ha(헥타르)가 불에 탔다. 서울 여의도(290ha)를 17개 합친 것보다 넓은 숲이 잿더미가 된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산불을 끄려고 동원된 인력만 총 9만7255명으로, 웬만한 지방자치단체 인구보다 많은 인원이 동원됐다. 최근 10년간 산불 피해 면적은 몇 건의 대형 산불을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집계됐다. 실제로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할 때 지난해 산불 발생 건수는 5%, 피해 면적은 25% 늘었다.● 산불에 강한 숲의 조건 전문가들은 산불은 예방하는게 최선이지만 발생하면 빠르고 정확한 진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내 숲은 지형이 험준해 산불 등 위급상황이 생기면 사람이나 장비가 접근하기 쉽지 않다. 지병윤 산림기술경영연구소 연구관은 “숲을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곳곳에 닿을 수 있는 길이 나야 한다”며 “산불을 진화할 때도, 방제 작업을 할 때도 사람과 장비가 투입돼 움직이려면 결국 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울진 산불 당시 소광리 권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전체 3705ha 가운데 6% 수준인 225ha만 불에 탔다. 반면 소광리 숲과 인접한 응봉산 권역은 같은 산불에도 피해가 컸다. 전체 3130ha 중 85%에 달하는 2646ha를 화마가 휩쓸었다. 소광리 숲에선 2020년부터 3년간 약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숲길인 임도를 조성하고 평소 산불 예방 활동을 벌여왔다. 인력과 차량, 장비 등을 임도에 투입해 5년, 10년 단위로 나무를 솎아냈고, 산림 하단부에 있는 낙엽과 폐목 등을 정리했다. 숲 안에서 ‘땔감’이 될 만한 것들을 미리 치워 산불이 나더라도 규모를 줄인 것이다. 나무를 솎아내는 일은 경영적 측면에서도 우량목을 육성하기 위해 주변에 불필요한 나무를 없애는 기능도 한다. 소광리 숲 임도 주변에는 진화 헬기가 물을 뜰 수 있는 댐과 펌프로 물을 뿌릴 수 있는 취수장 등도 마련돼 있다. 임도 폭도 최대 5m에 달해 진화 차량 2대가 나란히 달릴 수 있을 만큼 넓다. 백영규 특수진화대원은 “화염과 연기가 뒤섞인 산불 현장에서 사람과 장비가 빠르고 효과적으로 도달하는 방법은 임도”라고 했다.● ‘도(道)맥경화’ 시달리는 숲 이와 달리 피해가 컸던 응봉산 권역에는 제대로 된 임도가 없었다. 1ha당 임도 길이는 소광리 숲은 11.2m에 달했지만, 응봉산은 0.1m에 불과했다. 능선을 타고 산불이 번지면 헬기 외에 지상에서 빠른 시간 내에 불이 난 현장으로 출동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진화 작업도 더딜 수밖에 없었다. 평소 산림을 유지하고 관리할 인력이나 장비를 투입하기도 제한적이라 산불 예방 활동 등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산림청은 2027년까지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동해안 지역 700km를 포함해 전국에 산불 진화 임도를 3332km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까지 전국에 개설된 산불 진화 임도는 총 562km이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임도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산불이 대형화할수록 초기 발화 지점에 빠르게 접근하고 야간에도 불을 끌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임도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임도가 자연을 훼손하고, 비가 올 때 산사태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임도를 닦기 전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이 모여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을 따져보는 사전 타당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산을 깎을 때 나오는 흙은 주변에 쌓는 대신 산 아래로 옮겨 사태의 위험성을 최소화한다.● 마르고 바람 부는 봄철에 취약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산불 발생 건수는 74건, 4월은 66건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3월에 발생한 산불은 229건으로 1년 중 가장 많았다. 이어 2월 114건, 4월 108건 순으로 전체 산불의 56%가 봄철에 몰렸다. 봄철 산불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3일에는 산림청 관측 사상 처음으로 경북 영주시 박달산 등에서 대형 산불 5건이 동시에 발생했다. 대형 산불은 산림의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으로 번지거나, 24시간 이상 계속되는 산불이다. 산불로 지난해 3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고, 피해액은 28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산불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29%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 12%, 논·밭두렁 소각 10%, 담뱃불 9% 순으로 나타났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낙엽이나 폐목을 쌓아두지 않는 등 산불에 강한 숲 환경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 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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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에 250L 물쏘는 ‘산불킬러’ 소방차, 달리면서 15m 높이 불길도 잡아

    이상기후로 산불이 잦아지고 규모도 커지면서 산불을 끄는 장비도 진화하고 있다. ‘산불 킬러’라고 불리는 고성능 진화 차량과 로봇, 드론 등이 현장에 투입돼, 주로 헬기에 의존했던 진화 방식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소광리 임도에는 2022년 대형 산불을 겪은 이후 지난해부터 도입된 고성능 산불 진화 차량이 등장했다. 이날 대원 6명이 진화 차량에 직경 25mm 호스를 연결하고 길게 늘어섰다. 맨 앞에 선 대원이 호스를 열자 하얀 물기둥이 뿜어져 나왔다. 이 차량에는 물 3000L를 담을 수 있다. 화물차를 개조해 만든 기존의 산불 진화차 담수량의 3배 수준이다. 고성능 산불 진화차가 이른바 ‘산불 킬러’라고 불리는 이유는 분당 250L에 달하는 물을 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산불 진화 차량이 분당 60L를 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강력하다. 차량이 달리면서 물을 뿜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운전석 지붕에 직경 65mm 캡 방수포를 장착해 원하는 방향으로 살수할 수 있다. 진화 대원이 방수포 손잡이를 당기자 굵은 물줄기가 솟구쳤다. 15m가 넘는 소나무 위부터 아래까지 끊임없이 물벼락이 쏟아졌다. 남대지 울진국유림관리소 특수진화대원은 “산불 진화는 바닥에 탈 것을 남기지 않고 긁어내는 게 중요한데, 고성능 산불 진화차는 물줄기가 세서 불도 끄고 바닥에 남은 잔해물도 날릴 수 있다”고 했다. 1대당 7억5000만 원에 달하는 이 차량은 전국에 18대가 투입됐다. 이 밖에도 빠르고 안전한 진화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제품들이 지난달 24일 세종시 금강자연휴양림 일대에서 열린 시연회에서 선보여졌다. 이날 시연회에선 진화 요원이 작은 힘으로 무거운 것을 들거나 움직일 때 힘을 보태주는 로봇이 소개됐다. 조끼처럼 생겨 입을 수 있는 이 로봇은 허리와 허벅지 근력에 힘을 보태주는 역할을 한다. 20kg짜리 장비를 들고 움직일 때 근육 피로도를 입지 않을 때보다 43.8%나 낮춰준다. 구급차와 펌프차를 합친 다목적 중형 산불 진화차도 개발됐다. 산소통과 들것, 자동심장충격기(AED) 등을 갖춰 현장에서 기본적인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물탱크 용량은 2000L다. 진화 용수를 최대 1km 거리까지 전달할 수 있어 좁은 임도에서 멀리까지 물을 보낼 수 있다. 모두 국산 제품이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쉽다는 게 특징이다. 소화액 25kg을 매달고 20분 동안 하늘을 날 수 있는 드론도 나왔다. 캄캄한 밤에 진화 인력이 갈 수 없는 지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기상에 영향을 받는 헬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진화 장비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특별취재팀▽팀장 강경석 사회부 차장 coolup@donga.com▽이상훈 조은아 특파원(이상 국제부)김태영 김소민 명민준 기자(이상 사회부)}

    •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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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달러 장중 160엔 돌파… 엔화가치 34년만에 최저

    일본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29일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60엔을 돌파했다.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환율이다. 이날 오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60.245엔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154엔대로 급락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환율 개입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876.15원으로 내려앉아 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엔-달러 환율은 오르고. 원-엔 환율은 내린다. 엔화 가치는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 격차가 이어지며 1월부터 가파르게 하락했다. 특히 BOJ가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강달러는 아시아 통화 전반의 약세로 이어지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신흥국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28일 지적했다.美 달러화 초강세에 ‘슈퍼엔저’ 쇼크… 韓 수출기업 피해 불가피 엔화가치 34년만에 최저 곤두박질日 예상밖 금리동결로 엔저 부채질… 美연준 금리인하 시점이 변곡점 될듯韓 철강-IT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 원-엔 동조화, 인플레 압력 커질수도 일본 엔화 가치가 폭락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킹달러’(미국 달러화 초강세) 압력이 거세진 영향이 크다. 여기에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기까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거란 추측이 확산되면서 미일 간 금리 차 확대에 대한 우려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슈퍼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화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짐에 따라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 1월 달러당 140엔대에 머물던 엔화는 2월 140∼150엔대로 올랐고, 지난달에는 150엔을 넘어섰다.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음에도 달러화 초강세로 인해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1월 102∼103에서 2월 104, 이달 들어 106을 돌파했다. 여기에 일본 외환당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마저 약화돼 엔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떨어진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J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꺾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앞서 BOJ는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엔저가 통화정책 변경을 이끌어낼 만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일 간 금리 차가 지속되거나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까지 퍼지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투기성 외환자금도 엔-달러 환율 오버슈팅(단기 급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영향이 지대한 만큼 지금과 같은 ‘슈퍼 엔저’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당초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면 엔화가 강세로 틀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을 보면 결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일본 외환당국의 실질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향후 엔-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160엔을 넘길 가능성은 희박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슈퍼 엔저’가 장기화되면 한국 기업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철강, 정보기술(IT) 품목 등 일본과 경합하는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일본 제품이 한국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대미 수출에서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엔 동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엔화와 동조 현상이 짙어진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할 경우 수입물가를 자극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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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선 참패에 벼랑 끝 기시다… 당내 “이대론 차기총선 못치러”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기존 3개 의석을 모두 잃는 참패를 당했다.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물론이고 자민당 전체로서도 2012년 정권 탈환 후 최대 위기다. 아사히신문은 29일 이번 참패를 “자민당 1당 우위 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전조를 보여준 민심 심판”이라고 표현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당 총재가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된다.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당내 신임이 없으면 언제라도 물러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하면 기시다 총리는 벼랑 끝에 몰렸다.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 간판으로는 다음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자민 1당 우위 체제 붕괴될 전조” 이번 보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단연 시마네1구였다. 시마네현은 1996년 소선거구제 채택 후 일본 47개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자민당만이 승리해 온 ‘텃밭 중의 텃밭’이다. 지난해 사망한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전 중의원 의장이 11선, 1980년대 자민당 최대 파벌을 이끌었던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총리가 14선을 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가메이 아키코(龜井亞紀子) 후보가 58.8%를 획득하며 자민당 후보(41.2%)를 17.6%포인트 차로 눌렀다. 개표에 앞서 자민당 지지자 26%가 야당을 찍었다는 출구조사(교도통신) 결과가 나오자 자민당은 충격을 받았다. 도쿄15구, 나가사키3구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비자금 문제로 자민당 전직이 불명예 퇴진해 자민당이 공천조차 못 했다. 한 자민당 의원은 “이게 현재 민심이다. 지금 총선을 하면 다른 곳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NHK방송은 “정치 불신 마그마가 끓어올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역풍이 강했다. 비판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3개 의석을 독식한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泉健太) 대표는 “국회를 조기 해산한 뒤 총선을 치러 정권 신임을 묻자”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비자금 스캔들’에 안일하게 대응 기시다 총리는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음에도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안일하게 대응해 국민 불신을 샀다. 최근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당원과의 대화’ 모임 중 한 당원은 면전에서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정작 기시다 총리는 연임을 목표로 스캔들의 책임을 현 정권과 거리가 있는 아베파, 니카이파로만 돌렸다. 이번 보선 참패를 두고 자민당이 밑바닥 민심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마네현에서 줄곧 자민당을 찍다가 이번에 야당에 표를 줬다는 한 유권자는 “국민 분노가 정점에 달했다는 점을 자민당이 자각해야 한다. 민생에 초점을 맞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10월로 3년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운명은 불투명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6월에 실시할 1인당 4만 엔(약 36만 원) 소득세 감세, 4월 미일 정상회담에 이은 5월 프랑스 방문 등 외교 성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 재선하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지율 회복세가 더디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압박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리를 맡을 만한 ‘포스트 기시다’가 보이지 않아 견제 움직임이 당장 거세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일 관계에는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치는 외교에서는 비교적 일관성을 갖는다”며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특별히 한국에 각을 세우거나 갑자기 전향적으로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민당 내 혼란이 커지거나 정권 교체 징후가 보이면 보수 강경파를 중심으로 돌발행동을 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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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도 집권당 선거 참패… 기시다 재선 빨간 불

    2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기존 3개 의석을 모두 잃는 참패를 당했다.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물론이고 자민당 전체로서도 2012년 정권 탈환 후 최대 위기다. 아사히신문은 29일 이번 자민당 보선 참패를 “정권교체 이후 이어진 자민 1당 우위 체제가 붕괴될 수 있음을 보여준 민심 심판”이라고 표현했다.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고 당내 신임이 없으면 언제라도 물러나는 의원내각제 총리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시다 총리는 벼랑 끝에 몰렸다. 자민당 내에서 기시다 총리 간판으로는 다음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자민 1당 우위 체제 붕괴될 전조”이번 보선에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단연 시마네1구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 가메이 아키코(亀井亜紀子) 후보가 58.8%를 획득하며 자민당 후보(41.2%)를 17.6%포인트 차로 눌렀다. 자민당의 대패인 셈이다. 시마네현은 1996년 소선거구제 채택 후 일본 47개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자민당 이외 정당이 승리해 본 적이 없는 ‘텃밭 중의 텃밭’이다. 지난해 사망한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전 중의원 의장이 11선, 1980년대 자민당 최대 파벌을 이끌었던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 총리가 14선을 역임한 곳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이런 곳에서 자민당 지지자 26%가 야당을 찍었다는 출구조사(교도통신) 결과가 나오자 자민당은 충격을 받았다. 도쿄15구, 나가사키3구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비자금 문제로 자민당 전직이 불명예 퇴진해 자민당이 공천조차 못 했다. 한 자민당 의원은 “이게 현재 민심이다. 지금 총선을 하면 다른 곳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NHK방송은 “정치 불신 마그마가 끓어 올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역풍이 강했다. 비판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3개 의석을 독식한 입헌민주당 이즈미 겐타(泉健太) 대표는 “조기 해산 뒤 총선을 치러 정권 신임을 묻자”며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비자금 안이한 대응이 참패 불러보선 참패는 기시다 총리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음에도 비자금 사건에 안이하게 대응해 국민 불신을 샀기 때문이다. 시마네현에서 줄곧 자민당을 찍다가 이번에 야당에 표를 줬다는 한 유권자는 “국민 분노가 정점에 달했다는 점을 자민당이 자각해야 한다. 민생에 초점을 맞춘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과 밑바닥 민심이 괴리됐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최근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당원과의 대화’ 모임에서 한 당원은 총리 면전에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기시다 총리는 비자금 스캔들 주범을 현 정권과 거리를 둔 아베파, 니카이파로만 돌리면서 연임하려는 태세라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올 10월로 3년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운명도 불투명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6월에 실시할 1인당 4만 엔(약 36만 원) 소득세 감세, 외교성과 등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려 재선하려는 생각이지만, 지지율 회복세가 더디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압박이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리를 맡을 만한 ‘포스트 기시다’가 보이지 않아 견제 움직임이 당장 거세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일 관계는 이번 선거 결과와 별개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치는 내정과 관계없이 외교에서는 비교적 일관성을 갖는다”며 “누가 총리가 되더라도 특별히 한국에 각을 세우거나 갑자기 전향적으로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민당 내 혼란이 커지고 정권교체 징후 등이 나타난다면 보수 강경파를 중심으로 돌발행동을 할 여지를 배제할 순 없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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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보선 3곳 모두 제1야당 승리 확실시… 기시다 타격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치 생명을 가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28일 3개 선거구에서 치러졌다. 투표 종료 후 발표된 공영 NHK방송 출구조사에서는 3개 선거구 모두 제1야당 입헌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예측됐다. 파벌 비자금 조성 논란으로 시작된 집권 자민당을 향한 거센 ‘정권 심판론’이 ‘보궐선거 전패’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시다 정권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의원(하원) 3석을 뽑는 이날 보궐선거는 도쿄15구, 혼슈 서부 시마네1구, 규슈 나가사키3구에서 열렸다. 자민당은 이 중 시마네1구에만 후보를 내 3개 지역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다. 출구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지역 참의원(상원) 출신인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아키코(亀井亜紀子) 후보가 재무 관료 출신인 자민당의 니시코리 노리마사(錦織功政)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됐다. 자민당은 자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비자금 문제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다른 2곳 공천을 포기하면서 시마네 ‘다걸기’에 나섰다. 시마네1구는 1996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후 단 한 번도 자민당이 중의원 자리를 놓지 않았던 보수 텃밭이었음에도 ‘정권 심판론’ 바람을 피해 가지 못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니시코리 후보가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기시다 총리는 두 차례나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 이 외에도 당 간부, 유명 의원들이 투입돼 총력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 전날에도 이곳에 온 기시다 총리는 “어떻게든 대역전을 이루고자 한다. 자민당 개혁의 기폭제를 이곳에서 일으켜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권자 설득에 실패했다. 도쿄15구는 입헌민주당 신인 사카이 나쓰미(酒井菜摘) 후보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 후보 등을 누르는 것이 확실시됐다. 나가사키3구는 입헌민주당 야마다 가쓰히코(山田勝彦) 후보가 보수 야당 일본유신회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예측됐다. 선거 패배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지난해 말 이후 ‘퇴진 수준’인 20%대에 머물고 있다. 올 10월로 3년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달 초 미국을 국빈 방문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지율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인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자민당 간사장 대리 또한 “정권 교체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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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보궐선거, 자민당 패배 확실…기시다 정권 위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의 정치 생명을 가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28일 3개 선거구에서 치러졌다. 투표 종료 후 발표된 공영 NHK방송 출구조사에서는 3개 선거구 모두 제1야당 입헌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예측됐다.파벌 비자금 조성 논란으로 시작된 집권 자민당을 향한 거센 ‘정권 심판론’이 ‘보궐선거 전패’라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시다 정권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중의원(하원) 3석을 뽑는 이날 보궐선거는 도쿄15구, 혼슈 서부 시마네1구, 규슈 나가사키3구에서 열렸다. 자민당은 이 중 시마네1구에만 후보를 내 3개 지역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모았다.출구조사 결과 이곳에서는 지역 참의원(상원) 출신인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아키코(亀井亜紀子) 후보가 재무 관료 출신인 자민당의 니시코리 노리마사(錦織功政)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시됐다.자민당은 자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비자금 문제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다른 2곳 공천을 포기하면서 시마네 ‘다걸기’에 나섰다. 시마네1구는 1996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후 단 한 번도 자민당이 중의원 자리를 놓지 않았던 보수 텃밭이었음에도 ‘정권 심판론’ 바람을 피해 가지 못했다.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니시코리 후보가 뒤지는 것으로 나오자 기시다 총리는 두 차례나 이 곳을 직접 방문했다. 이 외에도 당 간부, 유명 의원들이 투입돼 총력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선거 전날에도 이곳에 온 기시다 총리는 “어떻게든 대역전을 이루고자 한다. 자민당 개혁의 기폭제를 이곳에서 일으켜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권자 설득에 실패했다.도쿄15구는 입헌민주당 신인 사카이 나쓰미(酒井菜摘) 후보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乙武洋匡) 후보 등을 누르는 것이 확실시됐다. 나가사키3구는 입헌민주당 야마다 가쓰히코(山田勝彦) 후보가 보수 야당 일본유신회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예측됐다.선거 패배로 기시다 총리의 구심력은 더욱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 지지율은 지난해 말 이후 ‘퇴진 수준’인 20%대에 머물고 있다. 올 10월로 3년 임기가 끝나는 기시다 총리의 재선에 빨간불이 켜졌다.이달 초 미국을 국빈 방문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지지율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인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자민당 간사장 대리 또한 “정권 교체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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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엔화 약세에도 금리 동결… 엔-달러 환율 34년만에 최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거듭하는 와중에 일본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엔화 약세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의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6엔을 넘어 1990년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만 해도 140엔 수준이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0∼0.1%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0.1%)를 해제했다. 이후 1개월밖에 안 된 만큼 시간을 두고 추가 금리 인상을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하락이 심각한데 금융당국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퍼지면서 엔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현재의 엔저가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본 금융당국이 현 엔화 약세를 용인하며 당장 정책 변경, 시장 개입 등을 하지 않을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서는 일본은행이 올여름 이후에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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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엔화 약세에도 금리 동결…엔-달러 환율 34년만에 최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거듭하는 와중에 일본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엔화 약세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의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6엔을 넘어 1990년 이후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엔-달러 환율은 올해 초만 해도 140엔 수준이었다. 넉 달 만에 엔화 가치가 올 초 대비 10% 이상 떨어진 것이다.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 0~0.1%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0.1%)를 해제했다. 이후 1개월밖에 안 된 만큼 시간을 두고 추가 금리 인상을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외환시장에서는 “엔화 하락이 심각한데 금융당국이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퍼지면서 엔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가 이날 “현재의 엔저가 물가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본 금융당국이 현 엔저를 용인하며 당장 정책 변경, 시장 개입 등을 하지 않을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서는 일본은행이 올여름 이후에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격차로 엔 약세가 이어지면 일본 기업 수출 경쟁력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수입 물가 상승을 자극해 물가 불안이 커질 수 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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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기록적 엔저, 미국에 대재앙”… 재집권땐 ‘제2플라자 합의’ 추진 시사

    “엔 약세는 미국에 대재앙이다. 바이든이 방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일본 집권 자민당 2인자(부총재)인 아소 다로(麻生太郎) 전 총리를 만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동 직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최근 미 달러 대비 34년 최저치로 떨어진 엔화 가치가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11월 대선에서 자신과 겨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방관해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어리석은 사람들에겐 달러 강세가 좋게 들리겠지만 미 제조업이 강달러로 (외국과) 경쟁할 수 없어 사업 기회를 잃거나 외국에 공장을 짓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달러 환율은 155엔에 육박해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일본에 인위적인 엔화 절상을 압박해 관철시킨 1985년의 ‘플라자 합의’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일본을 상대로 712억 달러(약 97조6150억 원) 무역적자를 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타워 로비에서 직접 아소 전 총리를 맞이하며 성의를 보였다. 그는 “우리는 서로를 좋아한다”며 친근감을 드러냈고, “매우 귀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라며 친분이 두터웠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회상했다. 아소 전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재임 시절 부총리 겸 재무상으로서 두 정상의 회담에 배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베 전 총리의 골프 회동에도 동참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0일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직후 아소 전 총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또 만난 것은 11월 대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미국과의 밀착을 강화하겠다는 일본의 의지를 보여준다. 1시간가량의 회동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소 전 총리와 “북한, 중국의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본의 방위비 증액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인 성추문 입막음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23일 증인으로 나선 대중 잡지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전 발행인 데이비드 페커는 “2016년 대선을 도와달라는 트럼프 측 제안을 받고 그의 눈과 귀가 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매체는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불륜을 폭로하려 하자 맥두걸 측에 15만 달러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사들였지만 보도하지 않았다. 검찰은 트럼프 측이 선거에 불리한 정보를 사들인 뒤 묻어 버리는 ‘캐치 앤드 킬(catch and kill)’을 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페커를 증인으로 내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추문 ‘입막음 돈’을 지급한 것이 결국 사실 은폐로 이어져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검찰의 논리를 뒷받침할 인물이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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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의원 94명 또 야스쿠니 참배… 美 등에 업고 군사대국화 가속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금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며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지만 일본의 역사 인식은 되레 퇴행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3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주요 장관과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참배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의 우익 사관을 담은 교과서에 대해 잇달아 검정을 통과시켰고, 도쿄 인근 군마현은 조선인 강제동원 추도비를 철거하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위상을 높여주고, 일본은 이를 뒷배 삼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가며 군사대국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 인식의 후퇴는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대한 한국의 기대가 번번이 꺾이고,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회의적인 국내 여론이 커진다면 작은 충격에도 한일 관계가 다시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日 의원 94명,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 23일 일본 ‘다 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94명은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극우 강경파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담당상도 같은 날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21일 공물을 봉납했다. 야스쿠니신사는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며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에 빠뜨린 전범의 위패가 합사된 곳이다.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꼽힌다. 올해 참배 규모는 예년보다 더 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애초 계획 대비 2배로 늘리며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타나는 퇴행적 모습이라 과거 참배와는 의미가 다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을 인도태평양의 핵심 기지로 활용하고, 일본도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군사일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브레이크도 없는 모습이다. 최근 일본에선 자위대의 군국주의 추종 움직임마저 드러난다. 올 1월 고바야시 히로키(小林弘樹) 육상막료부장(육군참모차장 격)은 자위대원 수십 명을 이끌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 방위성은 훈계 처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달에는 전 해상자위대 고위 간부가 야스쿠니신사 궁사(우두머리 신관)로 취임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자위대가 방위력 강화의 깃발만 휘두르며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일 관계 개선의 동력 떨어질라”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 이후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자가 늘고 일본에서 한류 붐이 강해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이 강하다. 하지만 일본은 역사 인식에 있어서는 퇴행적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우파 성향이 강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9년 전인 2016년 같은 자리에서 ‘반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일 문제 전문가인 오쿠노조 히데키(奥薗秀樹)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일본 정부는 한국과 외교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집권 자민당이 역사 인식까지 한국에 배려하는 쪽으로 바꾼다는 것은 솔직히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역사 인식에서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한국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워 결국 개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끈기 있게 자료를 모으고 우리의 주장을 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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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정부 ‘한일관계 개선’ 말할 때, 日은 야스쿠니 참배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금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하며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지만 일본의 역사 인식은 되레 퇴행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3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주요 장관과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참배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등의 우익 사관을 담은 교과서에 대해 잇달아 검정을 통과시켰고, 도쿄 인근 군마현은 조선인 강제동원 추도비를 철거하기도 했다.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위상을 높여주고, 일본은 이를 뒷배 삼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가며 군사대국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 인식의 후퇴는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대한 한국의 기대가 번번이 꺾이고,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회의적인 국내 여론이 커진다면 작은 충격에도 한일 관계가 다시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日의원 94명,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23일 일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94명은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극우 강경파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담당상도 같은 날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지만 21일 공물을 봉납했다.야스쿠니신사는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며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에 빠뜨린 전범의 위패가 합사된 곳이다.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꼽힌다. 올해 참배 규모는 예년보다 더 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본이 2027년까지 방위비를 애초 계획 대비 2배로 늘리며 미국산 토마호크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하는 등 군사대국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나타나는 퇴행적 모습이라 과거 참배와는 의미가 다르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을 인도태평양의 핵심 기지로 활용하고, 일본도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군사일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브레이크도 없는 모습이다. 최근 일본에선 자위대의 군국주의 추종 움직임마저 드러난다. 올 1월 고바야시 히로키(小林弘樹) 육상막료부장(육군참모차장 격)은 자위대원 수십 명을 이끌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했다. 방위성은 훈계 처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달에는 전 해상자위대 고위 간부가 야스쿠니신사 궁사(우두머리 신관)로 취임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자위대가 방위력 강화의 깃발만 휘두르며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일 관계 개선의 동력 떨어질라”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정상회담을 한 이후 일본을 찾는 한국인 여행자가 늘고 일본에서 한류 붐이 강해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양국 관계 개선 흐름이 강하다. 하지만 일본은 역사 인식에 있어서는 퇴행적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11일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우파 성향이 강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9년 전인 2016년 같은 자리에서 ‘반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일 문제 전문가인 오쿠노조 히데키(奥薗秀樹)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일본 정부는 한국과 외교적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집권 자민당이 역사 인식까지 한국에 배려하는 쪽으로 바꾼다는 것은 솔직히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기호 성공회대 일어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이 역사 인식에서 달라진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한국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워 결국 개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끈기 있게 자료를 모으고 우리의 주장을 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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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산업장관 6년만에 회담… 반도체-에너지 협력 강화키로

    한일 산업장관이 양국의 주력 산업 분야인 반도체, 에너지의 협력 강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일본 첨단소재 기업들로부터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신고를 받았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사이토 겐(齋藤健) 일본 경제산업상은 22일 도쿄에서 한일 산업장관 회의를 갖고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민간 차원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한일이 상호 방문을 통해 산업장관 회담을 가진 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이후 일본 정부가 이듬해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는 일방적 보복 조치를 가하면서 산업 분야 협력은 약해졌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방일 이후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복원 등 수출 규제 보복 조치를 해제하면서 양국 경제 협력이 복원 과정에 들어섰다. 이날 일본 소재기업 도레이는 한국에서 아라미드 섬유 제조시설 증설을 위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핵심 소재기업 A사가 투자를 확정했다. 안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튼튼한 협력의 고속도로를 만들어 협력 관계를 제대로 활성화시키자고 했고 일본 측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한일 양국은 서로 믿고 유지할 수 있는 파트너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외교 정치 문제가 산업 경제 문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이토 경산상은 “일본과 한국은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고 국제 사회에서의 여러 과제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높은 보완 관계에 있는 산업 분야, 그리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확보, 또 탈탄소 실현 등 양국에는 공동 과제도 많고 협력 잠재력이 높다”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이 추진하는 무탄소 에너지 이니셔티브(CFEI·Carbon Free Energy Initiative)를 통해 탈탄소·신에너지 분야 협력을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공급망 안정화가 양국이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정보 공유 등을 실시하는 대화체를 운영하기로 했다.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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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시다, 야스쿠니에 또 공물 봉납… 정부 “깊은 실망”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또다시 공물을 봉납했다. 2021년 취임 이후 8번째다. 우리 정부는 기존과 동일한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몰염치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태도도 문제지만 한마디 항의도 못 하는 윤석열 대통령도 문제”라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부터 시작되는 춘계 예대제(제사)를 맞아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신사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 화분을 뜻한다. 아시아 주요국에선 현직 일본 총리, 장관, 국회의원들이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거나 직접 참배하는 것을 두고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집권 후 직접 참배하지는 않았으나 춘·추계 예대제, 2차 대전 패전일(8월 15일) 등에 공물을 계속 봉납하고 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것은 2013년 12월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마지막이다. 외교부는 이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일본의 되풀이되는 과거사 도발에 대해 이제 외교부 차원의 항의 성명을 넘어선 대응을 요구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가 ‘굴종 외교’가 아니라면 윤 대통령이 한마디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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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이상훈]美 대선을 바라보는 기시다의 불안함

    “트럼프가 당선되면 자유와 민주주의가 끝장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 워싱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가진 미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또 “(트럼프에게) 절대 질 수 없다”는 결의도 드러냈다고 한다. 같은 날 치러진 한국 총선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았을 기시다 총리는 이 말을 듣고 뭘 떠올렸을까. “이번 총선은 자유 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겠다는 범죄자 세력과의 승부”라고 외쳤다가 참패한 한국 여당 대표를 떠올렸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망상일까.“자유 민주주의 끝” 묘한 기시감 한미 집권세력은 좀처럼 앞서지 못하는 지지율, 여러 정책 실패, 상대를 심판해 달라는 호소 등 여러모로 절묘하게 겹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 여당의 참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며 기시다 총리 또한 불안감이 엄습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 또한 이달 말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총리직을 보전하기 어려울 수 있고, 미 대선의 불확실성 또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해 일본에 “부자 나라를 왜 미국이 지켜줘야 하느냐”고 한다면 어떨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 철강회사 US스틸 인수를 막겠다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일 정상회담 당시 일본을 ‘글로벌 파트너’로 칭하며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일본이 함께한다”고 강조했던 기시다 총리의 연설에서 이런 미국을 향한 일본의 불안감이 드러난다. “변하지 않는 동맹과 지속될 우정을 약속한다” “우리의 관계가 이렇게 가깝고 일치한 적이 없었다”는 그의 노골적인 구애에는 11월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인도태평양에 대한 관여를 계속해 달라는 일본의 간절함이 담겼다. 일본을 바라보는 미국의 심경도 복잡하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일본 같은 강력한 동맹국이 흔들리지 않아야 안팎의 혼란스러운 변수를 하나라도 줄일 수 있다. 기시다 총리의 방미 중 일본을 미국, 영국, 호주 등 3국의 안보 협력체 ‘오커스(AUKUS)’에 참여시키고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까지 열며 중국 포위를 위한 ‘격자형(lattice) 안보 구조’를 마련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 또한 일본 취재진에게 “(미국의 동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미국에 깊고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보여줬다”고 평했다. 다만 일본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연설은 중국과 격하게 대립하는 미국의 속내와 본질을 잘못 읽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평했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해 일본에 대폭적인 방위비 증액과 자위대 역할 확대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일본 사회의 여론도 모아지지 않았다. 미군과 자위대의 지휘 연계가 한미 연합사령부 형태로 발전될 것이란 전망에 강하게 손사래를 치는 게 현재의 일본이다. 한미 연합사는 북한에 대항하지만 미일 동맹은 중국 견제 목적이 크다. 일본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억제 전략에 이용됐다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갈지자 행보로 일본 또한 우왕좌왕하지 않을지를 가장 우려한다.美 대선 맞춘 외교 정책 보이지 않아 일본에 ‘글로벌 파트너’ 약속을 받아낸 미국이 한국에도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답안지를 준비하고 있을까. 한미 동맹을 ‘가치 동맹’으로 평가하며 중국과 거리를 두는 현 정부의 정책도, 중국에 ‘셰셰 외교’면 된다는 야당 대표의 인식 또한 정답과 거리가 먼 것 같다. 미 대선이란 중대 변수에 맞춰 외교 정책을 가다듬으려는 고민조차 보이지 않는 게 진짜 걱정이다. 이상훈 도쿄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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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인사 “연내 금리 못내릴 수도”… 日은 추가 인상 시사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잇따라 기준금리에 대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인상, 잡히지 않는 물가 상승 등에 대한 대응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 일본 등은 ‘달러 1강(强)’에 따른 환율 상승(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물가 부담도 덜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이어 연준의 실질적 ‘2인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 경제의 성장세 덕에 “금리 인하의 시급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언젠가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는 경제 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전까지는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해 왔는데 이제 ‘올해’를 빼고 ‘언젠가는’으로 표현을 바꾼 것이다. 심지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올해 말까지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며 “물가가 목표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에 대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말했다. 미 연준 관계자들의 표현이 달라진 것은 끈적이는 물가, 뜨거운 성장세,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복합돼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지속적으로 2%대 물가상승률 회복을 자신해 왔다. 하지만 3월에도 물가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3.5%로 나타나자, 다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해야 하는 ‘리셋’ 상황이 됐다. 연준의 돌변에 맞춰 미 금융기관도 줄줄이 금리 인하 전망치를 바꾸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첫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을 기존 6월에서 12월로 옮겼다. 3월 금리 인하를 확신했던 골드만삭스는 7월부터 두 차례 인하로 전망을 바꿨다.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후 엔저로 수입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 대해 “무시할 수 없는 큰 영향이 된다면 금융정책 변경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지만 엔저로 수입 물가가 계속 오르면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뜻을 나타낸 것이다. 올 초 달러당 140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엔저 가속화로 155엔에 육박하고 있다.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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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왜곡’ 日교과서 검정 추가 통과…정부, 주한일본대사 초치

    일본 정부가 왜곡된 우익 사관에 기초한 자국 중학교 역사 교과서에 대해 19일 추가로 검정을 통과시켰다. 이 교과서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고 한반도 식민 지배가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검정 결정이 미완료 된 2점의 신청 도서에 대해 정보 관리 상황 등에 관해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19일 합격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검정 통과를 확정한 교과서는 레이와서적이 펴낸 역사 교과서 2종이다. 애초 지난달 교과서 검정 발표 때 통과가 유력했으나 심사 발표 당일 이례적으로 검정이 보류됐다. 검정 통과를 앞두고 내용이 유출돼 경위 조사를 위해 보류시킨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과적으로 검정 통과가 확정됐다. 이 교과서에는 ‘다시 문제 삼는 한국의 청구권’ 제목 칼럼에서 “일본군이 조선 여성을 강제 연행했다는 사실은 없으며 그녀들은 보수를 받고 일했다”며 일본군이 위안부를 종군기자나 종군간호사처럼 대했을 뿐 전장에 억지로 데려가지 않았다고 적었다.또 위안부 문제가 자국 언론의 거짓 증언에 따른 오보로 점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일본 관방장관이 ‘고노 담화’를 통해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도 전혀 다르다. 또 일제강점기에 대해 “안전보장을 위해 조선 반도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본이 주도해 조선의 근대화를 진행하고자 했다”고 기술했다. 당시 통치에 대해서는 “많은 학교를 개설해 일본어와 함께 당시 사용 빈도가 줄어들고 있던 한글 문자 교육도 했다”는 왜곡된 주장을 담았다. 독도에 관해서 이 교과서는 “일본 점령이 해제되자 한국은 이승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점거했다. 역사상 조선왕조가 다케시마를 영유한 사실은 없다”고 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적시했다. 최근 일본 역사 교과서에서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레이와서적 교과서는 그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심각하게 우익적 색채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강제징용 문제, 식민 지배에 대한 극히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거짓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 202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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