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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갈등이 극한에 이른 이웃들은 대부분 관계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운다. 서로 다른 감정상태라는 점을 몰라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아랫집은 상당 기간 소음에 시달리며 항의할지 말지 고민하다 못 참겠다 싶을 때 윗집 초인종을 누른다. 반면 윗집으로선 난데없는 항의 방문이다. 윗집은 대체로 스스로를 ‘조용한 집’으로 여긴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쪽은 만성화된 문제를 제기하는데 상대는 급성으로 받아들이는 탓에 역지사지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아슬아슬한 첫 대면에 불꽃이 튀는 건 윗집이 소음 자체를 부인할 때다. 윗집은 아랫집 사람이 올라오기 직전 상황만 떠올리지만 아랫집은 그동안의 소음 피해를 모두 염두에 둔다. 온도차가 생기는 이유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연립주택에 사는 주부 정모 씨(43·여)는 “딸이 고3이라 조용히 해달라고 어렵게 말을 꺼냈는데 윗집에서 ‘저흰 집에서 발꿈치 들고 다녀서 아킬레스건이 아파요’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래 한번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윗집으로선 선뜻 잘못했다고 하기가 쉽지 않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 소장은 “서로 정보가 없고 단절된 상태에서 불쑥 ‘조용히 살라’는 지적을 받으면 방어본능이 작동한다”고 말했다. 항의 시간이 심야 또는 이른 아침일 경우 ‘사생활 침해’라는 반감은 더욱 강하게 든다. 첫 대화에서 서로 감정이 상하면 말문이 닫힌다. 윗집은 아랫집으로부터 언제 어떻게 시끄러운지 설명을 듣지 못한 경우가 많아 어떻게 조용히 해야 할지 잘 모른다. 이런 가운데 소음이 계속되면 아랫집은 무시당했다고 오해하기 쉽다. 소음이 의도적이라고 느낄 때 분노는 배가 된다.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만원 지하철에서 발을 밟히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화가 덜 나지만 상대가 일부러 괴롭힌다고 생각하면 공격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윗집 사정을 알 기회가 없었던 아랫집은 상상의 날개를 편다. 아이가 매트도 안 깐 바닥을 놀이터처럼 뛰어다니도록 부모가 방치한다거나 한밤에 트레드밀(런닝머신)을 뛰는 등 몰지각한 짓을 한다고 추측한다. 상대가 가내수공업으로 귀금속 세공을 하며 소음이 심한 장비를 쓰고 있다는 등의 착각에 빠지는 사례도 있다. 한국환경공단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관계자는 “가내수공업 소음에 시달린다는 민원들을 확인해 보면 거의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윗집은 갈등이 길어지면 아랫집이 과민반응을 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나름대고 소음저감 노력을 해도 항의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때 아랫집은 실제 고통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번 소음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 소리에 예민해지는 ‘칵테일파티 효과’ 때문이다. 한 번 소음을 느끼기 시작하면 그 소리에 특히 예민해지는 ‘칵테일파티 효과’ 때문이다.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누군가 자기 이름을 부르거나 자신이 관심 갖는 이야기를 할 때 그 부분만 선택적으로 잘 듣게 되는 현상이다. 윗집에서 나는 특정 소음에 오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것이다. 사람마다 불편을 느끼는 소음의 종류와 세기도 다르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개인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음역에 차이가 있다.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소리는 크지 않아도 갑자기 ‘꽝’하거나 발로 ‘쿵쿵’ 하는 소리에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음 피해는 주관적이어서 섣불리 피해정도를 재단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층간소음 갈등이 장기화되면 소음 자체보다 악감정과 불신의 문제로 본말이 전도된다. 아랫집에 직장인이 살 경우 ‘소음 피해→불면증→출근 후 히스테리→나빠진 평판에 또 스트레스→귀가 후 소음에 더 민감→불면증 심화’ 같은 악순환을 겪는다. 층간소음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으면 다른 원인으로 생긴 문제까지도 이웃 탓을 하는 사례까지 생긴다. 인천 계양구의 윤모 씨(46)는 “층간소음으로 한참 골치 아플 때 회사가 부도나고 아들도 외국어고 입시에 떨어졌는데 이게 다 윗집 때문인 것 같았다. 칼부림까지 하는 심정이 이해가 됐다”고 털어놨다. 유은정 정신과 전문의는 “소음에 오래 시달리면 피해의식이 생기고 충동 조절이 안 돼 다른 이유로 화풀이 대상이 필요할 때 갈등을 빚던 이웃을 향해 우발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단계에서 윗집은 대체로 아랫집을 외면한다. 마주쳐봐야 싸움만 날 거라고 생각해 인터폰이 오거나 초인종이 울려도 응하지 않는다. 물리적인 위협을 느껴 피하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피할수록 불신은 커진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R아파트에 사는 박모 씨(38·여)는 “뻔히 베란다로 불 켜진 거 확인하고 갔는데 아무도 없는 척하면 ‘정말 못 믿을 사람들이구나’ ‘자기 집 애들 안 뛴다는 거 역시 거짓말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아랫집에선 윗집에 대한 악소문을 퍼뜨리거나 ‘보복 소음’을 내기도 하다. ‘선풍기 날개에 나무 빗자루나 추를 연결해 천장을 ‘자동 타격’하거나 화장실에 우퍼 스피커를 설치한 뒤 헤비메탈 음악을 올려 보내는 수법이 자주 쓰인다. ‘맞불 공격’은 엉뚱한 데까지 소음 피해를 준다. 스스로를 이웃들로부터 고립시키는 자충수다. 오랜 갈등을 겪고 나면 상대가 이사를 가도 후유증이 남는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H아파트에 사는 윤모 씨는 “지난달 윗집이 이사를 가고 나선 그 윗집의 옆집(대각선 집) 소음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윗집 뛰는 소리에 2년 넘게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이젠 조그만 발자국 소리에도 귀가 쫑긋 선다. 소리 자체에 예민한 사람이 돼버려 집에 오는 게 고통이고 주말은 지옥”이라고 말했다. 아랫집의 항의를 받아온 윗집 역시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겪는다. 인터폰만 울리면 아랫집인 줄 알고 자녀들이 벌벌 떨거나 서로 ‘조용히 하라’고 하도 다그쳐 가족 간 대화가 사라진다. 소리를 안 내려 조마조마해하다 보면 자기도 민감해져 윗집 소음에 괴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웃의 해코지가 두려워 집 앞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사례도 많다. 이웃 간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집은 감옥이 된다. :: 칵테일파티 효과 ::칵테일파티처럼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자신의 이름이나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유난히 잘 들리는 현상. 의사가 일반인보다 청진기를 통해 나는 소리를 잘 듣는 것도 이 효과에 따른 것이다.신광영 neo@donga.com·손효주 기자}

지난해 설 연휴 첫날, 서울 중랑구 면목동 부모 집을 찾은 30대 형제가 아랫집 40대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려 숨졌다. 층간소음으로 시작된 말싸움이 빚은 참극이었다. 한국인이면 대부분 이런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3명 중 2명꼴(62.5%)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산다. 층간소음 갈등의 73%는 아이들 뛰는 소리가 원인이다. 층간소음 문제는 살다보면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우리 모두의 ‘시한폭탄’이다. 겨울은 실내 활동이 많아 층간소음 갈등이 격화된다. 층간소음 갈등 중재기관인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서 지난해 접수한 민원 1만3400여 건 가운데 37%가 겨울에 집중됐다. 친인척이 모이는 명절에는 이런 갈등이 절정에 이른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법정까지 간 이웃들은 승자든 패자든 씁쓸한 결말을 맞는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빌라에 사는 오모 씨(44)는 층간소음 ‘승소자’다. 지난해 위층 신혼부부를 상대로 5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다. 법원 조정에 따라 위층 부부의 사과까지 받아냈다. 이 부부는 사과 직후 자기 집을 내놓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이웃을 갈아 치운 오 씨는 ‘승자’일까. 서울 성북구 J아파트에 사는 박모 씨(48)는 아랫집의 층간소음 항의를 견디다 못해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2012년 4월 이 신청을 받아들여 아랫집 거주자에게 박 씨 집 초인종을 누르거나 현관문을 두드리지 말라고 판결했다. 중고교생인 박 씨의 두 딸은 요즘 엘리베이터를 탈 때 공포에 떤다. 아랫집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욕설을 퍼붓기 때문이다. 박 씨는 집을 전세로 내놨다. 송사에 휘말린 집으로 소문 나 요즘 같은 전세난에도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하나의 거대한 진동판이다. 기둥을 많이 세워 소리가 분산되는 서구식과 달리 우리는 벽이 기둥 역할까지 하도록 만든 벽식 구조가 대부분이다. 소리가 벽을 만나면 ‘쾌속선’을 타는 격이다.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은 “철근에 콘크리트를 덧입힌 고체 구조물은 소리의 크기를 보존한 채 먼 곳까지 고스란히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 ‘소음 유발형’ 공동주택은 압축 성장의 부산물이다. 건설사들은 가구 수를 늘리려 층간 높이를 최대한 낮췄다. 정부는 이런 돈벌이를 방관했다. 공동주택 거주자들은 층간소음을 안중에 두지 않았던 시대의 희생자인 것이다. 위층과 아래층 모두 피해자다. 층간소음은 자동차 경적소리와 비슷하다. 차 안의 운전자는 자기가 울리는 경적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지만 밖의 보행자에겐 급작스럽고 위협적인 괴성이다. 층간소음도 소음을 내는 쪽과 듣는 쪽이 겪는 경험의 격차가 크다. 이 차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살인 방화로 이어지는 극한의 투쟁이 시작된다. 한국인에게 집은 빚잔치까지 해가며 어렵게 마련한 재산 1호다. 척박한 경쟁의 장에서 탈출해 쉴 수 있는 마음속 대피소다. 집을 전쟁터가 아닌 안식처로 만들 비상구는 어디 있을까.신광영 neo@donga.com·손효주 기자}
정부가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지방자치단체를 파산시킨 뒤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지자체의 방만한 재정운영 문제가 심각해 적절한 책임을 지게 하는 장치로 지자체 파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만기가 된 부채를 30일 이상 갚지 못하는 지자체에 대해 파산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파산제도는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파탄 난 재정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행정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는 해당 지자체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예산 편성 등 핵심 권한을 통제한다. 이 제도는 선거 때마다 선심성 또는 전시성 공약이 남발돼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관행을 견제하는 장점이 있다. 안행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의 채무 규모는 27조1252억 원(2012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에 비해 49%나 늘었다. 여기에 지방공기업 부채까지 합치면 100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 대 2 수준이어서 지방재정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은 그대로 둔 채 파산제를 도입하면 지방자치제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의 지방재정 악화는 복지정책 확대와 무관치 않은 상황에서 이를 지자체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정부가 복지를 확대하면서 무상보육과 기초연금 등 복지사업비 부담의 상당 부분을 지자체에 떠넘기고 있고, 이 때문에 구조적으로 지방재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후 파산선고보다 사전에 다양한 방법으로 지방재정을 관리해 위기를 예방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방재정의 책임성을 높이는 지방파산제도를 깊이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정부가 추진에 나선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대선 공약으로 내놓았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여권이 철회하면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파산제를 들고 나온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때문에 야당과 지자체의 반발이 예상되고 지자체 파산제가 실제로 도입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지자체 파산제는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추진한 적이 있으나 지자체와 야당 등의 반대로 무산되는 등 번번이 논란을 일으킨 끝에 유야무야됐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올해 지방공기업의 직원 보수는 1.7% 인상되고 기관장 및 임원의 보수는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된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4년도 지방공기업 예산편성 기준’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다고 26일 밝혔다. 정부는 임원 보수 동결과 함께 임직원 대학생 자녀에 대한 학자금 무상지원을 없애고 특목고 학비 지원, 사교육비 지원 등 과도한 복리후생비를 폐지하기로 했다. 육아보육료와 양육수당 이중 지원, 직원능력개발비 등도 없어진다. 정부는 지방공기업이 이 같은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관련자를 징계 처분하고 경영평가에서도 감점을 주기로 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닭고기와 오리고기 소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거 AI 사태와 비교하면 아직 소비 감소는 소폭에 그친다.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유통업계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이마트에 따르면 AI 발생 이틀째이면서 첫 토요일인 18일 닭고기 매출은 2주 전 토요일(4일)에 비해 2% 줄었다. 오리고기 매출은 8% 감소했다. 3일째인 일요일(19일)에는 닭과 오리고기 매출이 각각 14%씩 줄었다. 초기엔 미미했던 매출 감소 폭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17일과 18일 닭고기 매출이 1주 전(10일, 11일)에 비해 19%, 오리고기는 33% 줄었다고 밝혔다.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만 롯데마트 측은 “8∼14일 닭·오리고기 할인 행사를 벌여 1주 전 매출이 많이 늘었다”며 “지금의 감소 폭을 AI 영향만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닭고기와 오리고기 조리 식품도 매출이 줄었다. 17∼19일 롯데마트 훈제치킨의 매출은 2주 전인 3∼5일에 비해 19%, 양념치킨은 69% 감소했다. 유통업체들은 최소한 한 달 정도는 AI가 닭·오리고기 소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확산 정도에 따라 소비자들이 얼마나 불안감을 느낄지가 관건이다. 한편 안전행정부는 AI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북에 5억 원, 전남에 3억 원, 광주에 2억 원 등 총 1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신광영 기자}
제주4·3사건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4·3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다. 4·3사건은 광복 직후인 1948년 4월 3일, 경찰의 탄압과 남한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봉기한 제주도민들을 경찰 등 토벌대가 무력 진압해 수만 명이 희생된 사건. 우리 현대사의 주요 국민 저항운동을 기리는 국가기념일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안전행정부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4·3희생자 추념일’의 국가기념일 지정을 17일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 공포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 4월 3일 이전에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던 4·3 관련 행사는 올해부터 정부가 주관하는 국가 행사로 격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제주도에서 “4·3사건은 우리 모두의 가슴 아픈 역사다. 제주도민의 아픔이 해소될 때까지 노력하겠다” 밝힌 바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정부가 방만한 경영을 하는 지방공기업에 대한 ‘군기 잡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부채 감축 목표를 강화하고 경영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은 공기업 임원은 임금을 5∼10% 깎는 등 실질적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14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지표’를 13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 신년구상 기자회견에서 “공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조치다. 정부는 지방공기업 전체 부채 중 60%를 떠안고 있는 도시개발공사 등 빚더미에 오른 공기업들의 경영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도시개발공사의 경우 지난해 설정했던 부채비율 목표 400%를 300%로 강화했다. 이후 매년 감축 비율을 강화해 2017년까지 부채비율을 200%로 낮출 방침이다. 기존의 부채관리 부문 점수 비중은 100점 만점에 6점이었는데 8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지방 공기업의 ‘부채 감량’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미분양 부동산을 빨리 털어내는 등의 방법으로 재고 부담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순영업 자산 회전율’이나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인 ‘당좌비율’ 등의 지표도 신설해 재무건전성을 다각도로 평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지표를 3월 경영평가 때 지방공기업 330곳에 적용한다. 평가 결과 5단계(가∼마) 등급 중 최하등급을 받은 사장 등 임원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임금도 5∼10% 삭감한다. 일반 직원도 최하등급을 받으면 성과급이 없다. 부실 공기업은 경영진단 대상에 선정돼 정원 감축이나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개선 명령을 받는다. 안행부 관계자는 “경영평가 결과를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긴 7월에 발표해 공기업들이 보다 신속하게 경영개선에 나서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지난해 우리나라 공무원의 평균 나이는 43.2세로 해마다 늙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행정부가 지난해 6월 기준 국가·지방공무원 경찰·소방공무원 교육공무원 등 근무 중인 공무원 88만7191명을 대상으로 한 ‘2013년 공무원 총조사’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 공무원 총조사는 5년마다 이뤄지는데 직전 조사 연도인 2008년(41.1세)과 비교해 평균 연령이 2.1세 높아졌다. 1993년 38.5세, 1998년 40.1세, 2003년 40.5세로 조사 때마다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다. 5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해 20대와 30대는 각각 4%포인트가량 줄어든 반면 40대 이상은 8.8%포인트 늘어났다. 안행부 관계자는 “6급 이하 직원의 정년이 연장되고 사무기능직이 일반직으로 전환된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취업난으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합격자 연령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지난해 9급 공채 합격자 평균 연령은 남성 30세, 여성 28세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9급 공채 출신이 전체 일반직 공무원(33만3998명)의 65.6%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초임은 월평균 156만 원(세금 공제 전)이었고 재직 10년차에 274만 원, 20년차에 356만 원, 30년차에 442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임금은 265만9000원. 9급 공무원이 5급으로 승진하는 데는 평균 25.2년이 걸렸다. 7급 공채 합격자가 4급(서기관)까지 승진하려면 평균 22.1년, 행정고시 등 5급 임용자가 3급 이상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하는 데는 21.2년이 소요됐다. 지난해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조사 대상자 88만7191명에 헌법기관 종사자를 합치면 전체 공무원 수는 100만6474명.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경제활동인구 대비 공무원 비율은 6.5%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5.5%를 크게 밑도는 최하위권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야심한 시간 골목에서 괴한의 공격을 받은 20대 여성이 외마디 비명만 남긴 채 납치된다. 근처 가로등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만 CCTV 영상을 감시하는 관제센터 직원에겐 눈앞의 수십 개 영상 중 하나일 뿐이어서 급박한 상황을 알아채지 못한다. 기존의 CCTV는 관제요원이 해당 영상을 보고 있을 때만 실시간 감시 효과가 있어 이런 상황에선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이런 한계를 보완한 CCTV가 전국에 깔린다. 소리까지 감시하는 CCTV가 생기는 것. 안전행정부는 주변의 비명 또는 차량 충돌 소리를 감지해 현장에 경찰이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CCTV를 개발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8일 밝혔다. 이 CCTV는 특이한 소리를 감지하는 즉시 카메라 렌즈가 소리 나는 쪽으로 움직인 뒤 관제센터에 경보음을 울린다. 그러면 감시요원이 다른 CCTV를 보고 있던 중이라도 해당 CCTV 영상을 바로 확인해 경찰 신고 등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소리 감지형 CCTV’를 충북 진천군에 시범 설치해 운영한 뒤 전국 79개 지방자치단체의 통합관제센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관제센터 CCTV 감시 요원들은 평균 130곳을 동시에 모니터링해야 하는 실정이라 사고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알려 주는 지능형 CCTV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올해 공무원 임금이 지난해보다 평균 1.7% 인상된다.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은 인상분을 반납해 올해 연봉은 지난해와 같은 1억9255만 원을 받는다. 3급 이상 고위직 역시 인상분을 반납해 사실상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3급 이상 공무원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한 건 1990년 이후 24년 만이다. 안전행정부는 이런 내용의 공무원 보수 및 수당 규정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국가공무원 인건비 예산은 28조 원. 정부는 고위직 공무원들의 인상분 반납으로 약 230억 원의 예산이 절약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국가 재정여건과 최근 경제위기를 고려해 솔선수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2011년 5.1%, 2012년 3.5%, 2013년 2.8%였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대기오염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을 수출하는 국내 ‘강소기업들’의 활약이 커지고 있다. 중국을 우리 환경의 위기요인으로만 볼 게 아니라 대기오염 저감 등 환경 기술을 적극 전파해 스모그 유입을 예방하고 수출 통로까지 넓히는 기회로 삼고 있는 것.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런 취지로 2011년부터 3년째 ‘녹색수출협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중소 환경기업 가운데 수출유망업체 30곳을 발굴해 이들이 수출전문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맞춤형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기술원은 이 기업들의 해외 수출액이 첫해인 2011년 393억 원에서 지난해 864억 원, 올해 900억 원으로 매년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기정화 전문업체 블루프래닛은 매연저감장치와 대기오염 물질 포집장치 등을 개발해 5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엔진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중국의 여러 자동차 관련 기업들과 25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했다. 하수처리시설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뉴로스는 중국 대륙의 공장지대로 진출해 매년 20∼30%씩 수출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현재 매출의 75%를 중국 등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이 밖에 지이테크는 대기오염 방지시설, 상원기계는 악취 제거 및 폐수 재활용 설비, 영린기기는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측정기기를 수출하고 있다. 기술원은 중국 베트남 등 친환경 기술 수요가 많은 국가의 기업들과 거래가 성사되도록 현지 시장 조사, 해외 바이어 알선 중계, 수출 컨설팅, 계약 관련 미팅 주선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참여 기업들의 중문 영문 홈페이지와 홍보 동영상도 제작해주고 있다. 기술원 관계자는 “국내 환경산업의 해외진출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가격경쟁력 및 기술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지만 마케팅 경쟁력이 취약해 우수 환경기술을 중국 등 해외에 잘 홍보하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녹색수출기업들의 해외진출 분야를 보면 대기오염저감이 33%로 가장 많았고 수질 개선(27%), 친환경 제품(20%), 폐기물 재활용(1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기업들의 전체 환경기술 수출액 중 중국의 비중이 23%를 차지해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다. 기술원 관계자는 “국내 강소기업들이 미래의 환경기술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수출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익 증진을 함께 충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환경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2005년 5710억 달러에서 지난해 8490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연평균 3% 안팎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폐수를 방류해도 들키지 않도록 수질오염 측정기기를 조작하는 관행이 업체들 사이에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오염된 물을 정상으로 둔갑시켜 흘려보내다 들통이 났다. 환경부 중앙기동단속반은 수질자동측정기기(TMS) 설치 업체 가운데 37곳을 특별 단속한 결과 35%(13곳)가 기계조작을 하거나 폐수를 희석시킨 뒤 측정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원전 마피아’들이 자신들만의 성역을 유지하며 부품 시험성적서를 조작하는 비리를 저질렀듯 수질 감시분야에서도 비슷한 사각지대가 있었던 셈이다. 환경부는 적발 업체 중 11곳을 검찰에 고발하고 2곳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수질자동측정시스템은 일정 규모 이상의 하수처리장이나 축산가공 시설, 공장 등에서 배출하는 수질오염물질의 농도를 실시간 측정해 환경부 관제센터로 자동 전송하는 것. 단속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오염 정도를 즉시 파악하기 위해 국내 700여 곳에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이런 원격 감시시스템을 교란해 오·폐수 감시기능을 무력화했다. 적발된 업체 13곳 중에는 공공하수처리시설 6곳과 폐수종말처리장 1곳 등 지자체가 직간접으로 운영하는 시설이어서 공공시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수법을 보면 수질 측정기의 측정값을 고의로 조작한 곳이 8곳으로 가장 많았다. 일부 계수를 약간만 조작하면 실제 오염성분 농도가 L당 30μg(마이크로그램)인데도 기기에는 10분의 1에 불과한 3μg으로 표시된다. 2개 기관은 측정 시료를 희석해 오염 농도를 낮췄다. 시료채취용 수조 외에 불법으로 수조를 추가 설치하거나 수돗물을 섞어 농도를 떨어뜨렸다. 전남 강진하수처리장은 기기 조작과 시료농도 희석 등 두 가지 수법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운수장비 세차시설을 운영하는 한 업체는 폐수를 우회 수로로 몰래 빼돌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환경부 단속반 관계자는 “수질 측정기기를 통해 오염도 수치가 높게 전송되면 배출부과금 같은 행정처분이 가해지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 한 것”이라며 “수질자동측정시스템은 소수 전문가만 운용체계를 알 수 있어 그동안 제대로 감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호흡의 질이 곧 삶의 질이다. 최근 중국발 스모그 재앙으로 우리 국민은 불편과 불안에 시달렸다. 중국의 산업 개발이 본격화된 1990대 초부터 예견된 사태였지만 20년 넘게 방치해 이제 와선 마땅히 손을 쓰기가 어렵게 됐다. 환경과 기후 문제는 중장기적 대비 없이 일단 문제가 닥치면 해결이 어려운 특성이 있다. 이번에 경험한 ‘회색 공포’가 이미 오래전 예고됐듯이 온실가스 위기도 머잖아 닥칠 현실이다. 2015년부터 국내에 도입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그런 면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이 국가에서 할당받은 배출량보다 온실가스를 많이 내뿜으면 그만큼 배출권을 사게 하고, 덜 배출하면 시장에 팔아 돈을 벌 수 있게 한 제도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친환경 대체에너지 사용을 늘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취지다. 중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를 홀로 쏟아내 우리에겐 지속적인 위험 요인이다. 동아일보는 2005년부터 배출권 거래제를 운영해 온 영국과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찾아 이 나라 기업들이 어떻게 변화에 대처하고 있는지 점검했다.배출권 거래제로 바뀐 일상 런던 외곽에 사는 영국의 라디오 진행자 마크 구디어 씨(52)는 승용차 보닛에 꽂힌 전기 충전호스를 빼는 것으로 출근 준비를 마무리한다. 구디어 씨의 ‘애마’는 닛산의 전기차 리프. 그의 집 지붕에 있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날 낮 동안 충전된 전기가 이 차의 연료다. 차를 충전하고 남는 전기는 다른 일상생활에 쓴다. 그가 리프를 몰고 런던 시내에 진입하면 혼잡통행료를 면제받는다. 하루 16파운드, 우리 돈으로 2만7000원꼴이다. 전기차는 시내 주차료도 무료다. 구디어 씨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수혜자다. 그의 집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회사는 영국 최대 전기회사인 브리티시가스(BG)다. 전기를 많이 팔수록 수익이 많을 텐데 이 회사는 전기 소비를 떨어뜨리는 태양광판을 앞장서 보급하고 있다. 태양광판 설치 후 25년간 품질을 보증하고 5년간 유지 보수를 책임진다. 이 회사가 고객들의 전기 소비를 줄이는 ‘역주행’을 감행하게 된 주요인이 바로 배출권 거래제다. 영국은 전력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원의 70%가 석탄과 천연가스다. 전력을 많이 생산할수록 온실가스 배출이 는다. 공장 가동을 다소 줄이면서 이를 만회할 대안으로 찾은 게 바로 태양광이다. 기존 고객을 자사의 태양광 고객으로 붙잡아 장기적으로 영국의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구디어 씨가 전기차 리프를 타게 된 것도 배출권 거래제의 영향이 적지 않다. 지난해 닛산은 영국 선덜랜드 공장을 폐쇄하려던 당초 계획을 변경해 전기차 생산 기지로 전환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에 배출권 거래제 시행 후 각종 ‘이산화탄소 줄이기(저탄소)’ 대책이 쏟아지면서 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급속히 늘었다는 판단에서다. 노르웨이에선 올해 4월 판매된 차 중 리프가 두 번째로 많이 팔렸을 정도다. 닛산의 공장 잔류 결정으로 사라질 뻔했던 선덜랜드 공장의 일자리 2250개는 그대로 유지됐다. 배터리 공장이 생겨 500명이 새로 고용됐다.英 기업들 “어차피 할 바엔 거래제가 낫다” 영국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저탄소 경제로 잘 대응할 경우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대한상공회의소 격인 영국산업연맹(CBI)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저탄소 산업은 연간 4%씩 성장했으며 배출권 거래제 시행 이후 일자리가 약 100만 개 창출됐다고 보고 있다. 세계적 석유회사 BP의 기후변화대응팀장 빌 톰슨은 “어차피 뭔가를 해야 한다면 탄소세 같은 직접 규제보다 시장 기능을 활용한 배출권 거래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BG는 도요타 등 기업 고객에게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의 대응책을 선보였다. 도요타 더비 공장 인근에 태양광판 1만7000개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생산한 전력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다. 연간 전기 사용량의 5%를 이런 방식으로 충당해 이산화탄소 2000t 저감 효과를 보고 있다. 이 사업에 든 210억 원은 BG와 도요타가 공동 부담했다. 도요타 역시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독일계 기업 지멘스는 영국 맨체스터에 신재생에너지공학센터를 설립해 해상풍력발전소 전력을 전송하는 고압전송 시스템을 개발했다. 배출권 거래제 시행 후 영국 기업들이 태양광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를 쓰려는 수요가 늘자 이를 기회 요인으로 본 것이다. 글로벌 정유업체인 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공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화훼농업에 필요한 비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공장에서 매년 발생하는 600만 t의 이산화탄소는 네덜란드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3%를 차지한다. 이 중 매년 30만∼40만 t을 포집해 재활용한다. 독일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투자 분야에서 전 세계의 13%를 차지하는 강국이다. 독일은 배출권 거래제 도입 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지난해 전체 에너지원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22%에 이른다. 민간 영역에서도 배출권 거래제 이후 저탄소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에선 학부모와 교사들이 돈을 모아 학교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태양광 학교’ 프로젝트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내 전기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고 기존에 부담하던 전기료를 도서 구입 등 다른 용도로 쓰는 것이다. 한겨울에도 전기료 부담 때문에 난방시설을 하루 1∼2시간만 가동하는 우리나라 중고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다. 영국은 이케아 킹피셔 등 가구나 건축 자재 전문 매장에 태양광 패널이 구비돼 있어 고객들이 장을 보다 손쉽게 구입할 정도로 자연 에너지 활용이 일상화돼 있다. 독일은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라인 강변에 설치된 대형 교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다리 가로등 전기로 활용한다. 2011년 4월 본에 있는 케네디 다리에 처음 설치된 이후 다른 도시들로 확산되고 있다.한 줌의 햇볕도 놓치지 않는다 물론 유럽의 기업들 사이에서도 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없지 않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20∼30유로(이산화탄소 t당) 선에서 거래되는 배출권 가격이 5유로 수준(7000원)으로 급락했다. 배출권 거래를 염두에 두고 공격적 투자에 나선 기업들로선 기대했던 이익을 거두기 어렵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올해 거래제 시행 3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별 배출권 할당량이 상당 부분 줄어 시장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배출권 거래 관련 민관협의체인 ETG의 존 크레이븐 의장은 “아직까지 거래제 때문에 다른 나라로 공장을 옮긴 사례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산업 구조 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중화학공업 비중이 크고 무역 의존도가 높아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포스코 환경에너지기획실 정용식 팀장은 “EU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상당 부분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것이어서 국내 제조업의 성장잠재력을 해치지 않도록 보완해야 한다. 배출권 할당 등 정책이 투명하고 일관돼야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위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많다. 김지석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담당관은 “최근 영국과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매년 1.5∼2배 급증하고 있다”며 “배출권 거래제가 ‘보이지 않는 손’처럼 지속 가능한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한다는 게 실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배출권거래제준비기획단 유범식 팀장은 “정부가 부여한 배출 할당량을 초과하면 불이익을 줬던 기존 제도와 달리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오히려 시장친화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영국과 독일의 도시를 둘러보면서 이곳 사람들이 한 줌의 햇볕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지난달 마지막 주 영국 런던과 독일 본은 일조시간이 오전 9시∼오후 3시로 6시간에 불과했고 낮에도 대부분 흐렸다. 그런 환경에서도 각 가정과 사무용 건물, 다리 등에 달린 태양광판을 통해 얼마 안 되는 햇볕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기자가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때 눈이 부셨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햇볕은 화창하지만 주변에서 태양광판을 보기란 쉽지 않다. 독일에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한 시간은 하루 평균 2.9시간. 우리는 이보다 24% 많은 3.6시간이지만 지난해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2763GWh)는 독일(2만8000GWh)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런던·본·푈클링겐=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백발의 파마머리를 한 그녀는 키가 150cm쯤 돼 보였다. 80년을 버틴 얼굴 피부는 고목 껍질처럼 억셌다. ‘○○노인복지센터’라고 쓰인 형광색 조끼에 검은색 털신. 배꼽까지 올려 입은 바지의 고무줄이 볼록 나온 배를 이등분했다. 시골 ‘우리 할머니’ 모습 그대로였다. 신모 할머니(80)는 ‘그놈’ 이야기가 나오자 얼굴빛이 변했다. 5일 충남의 한 읍내에서 만난 그녀는 “나한테 그놈을 데려와. 칼로 콱 찔러 죽일 겨”라며 격분했다. 신 할머니는 지난해 여성 노인 상습 성폭행범인 양모 씨(49)에게 자신의 집에서 두 차례 성폭행당한 피해자였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할머니들도 성범죄에 노출돼 있다. 성범죄자들이 젊고 매력적인 여성만 노리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약한 상대를 선호한다. 여성 노인은 제압이 쉽고 특히 신고를 꺼려 성범죄자에게 손쉬운 공격 대상이다. 2008년 ‘나영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폭력 피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보호망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약자인 여성 노인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아동(만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는 2009년 1017건에서 지난해 1123건, 올해 1039건(11월 현재)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노인(만 60세 이상) 대상 성범죄는 2009년 244건, 지난해 320건, 올해 370건(11월 말 기준)으로 늘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수사 당국의 관심이 아동, 장애인에게 집중되면서 남은 약자인 노인 성범죄가 늘어나는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신고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경기도의 A요양원에서 지내는 김모 할머니(63)는 요양원 총무 김모 씨(48)에게서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간 70여 차례나 성폭행당했다. 하지만 신고하지 못했다. 할머니는 가족 없이 기초생활수급비 45만 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 할머니에게 A요양원은 월 15만 원에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할머니는 “신고하면 원장님이 날 쫓아낼까봐 두려웠다”고 했다. 범행은 할머니의 하소연을 전해 들은 요양원 여직원이 수사기관에 제보하고 나서야 끝났다. 지난달 구속 기소된 김 씨는 검찰에서 “할머니가 신고도 안 하고 저항도 안 했다”며 “할머니도 좋아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할머니는 4년 전 뇌출혈로 뇌수술을 받은 이후 몸 오른쪽이 마비돼 있었다. 김 할머니의 법률 조력인을 맡은 류승언 변호사는 “노인 상당수는 피해 사실을 신고해 소문이 나면 현재 거주지를 떠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 신고율이 10%가량으로 추정되는데 노인의 신고율은 5%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인은 성폭력은 여자가 잘못해 발생한다는 식의 교육을 받은 세대여서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더 수치스러워한다는 것. 이 때문에 노인 대상 성폭력은 실제론 연간 수천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숙 평택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노인은 강간을 당하고도 당할 뻔했다거나 도둑이 들었다고 축소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놈이 밤에 얼굴에 뭘 뒤집어쓰고 눈만 내놓고 왔는데 생각하면 시방꺼정 무서워.” 지난달 충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만난 박모 할머니(82)는 기자가 ‘그날’ 일에 대해 묻자 “부끄럽다”며 말을 아꼈다. 마을 어귀 외딴집에 혼자 사는 박 할머니는 지난해 5월 초 오전 2시 양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양 씨는 토시로 복면을 한 채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할머니는 호통을 쳤다. “다 늙은 사람에게 뭐하는 짓이여.” 양 씨가 맞받아쳤다. “늙으면 여자 아니여?” 할머니는 신고하지 않았다. “뭐 좋은 일이라고 신고를 햐. 아들한테도 ‘도둑이 들었는데 훔쳐간 건 없다’고만 혔어. 아들도 ‘크게 다친 데 없으면 그냥 넘어가자 혀.” 피해 사실을 묻어두려는 노인의 특성을 성범죄자는 교묘히 파고든다. 가해자들은 ‘노인은 신고당할 걱정 없이 성폭행해도 되는 대상’이라는 그릇된 확신을 갖는다. 박 할머니의 망설임은 4건의 노인 연쇄 성폭행이 일어나는 단초가 됐다. 한 달 뒤인 지난해 6월 17일 오전 2시 양 씨는 다시 할머니를 찾았다. 한층 과감해진 양 씨는 방 창호지 문을 발로 걷어차고 들어섰다. 복면을 한 그가 박 할머니의 두 눈을 쳐다보며 물었다. “신고 안 했지?” 할머니는 대꾸를 못하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네한테 무슨 볼일이 있다고 또 왔어.” “왜, 두 번 오면 안 돼?” 연이어 성폭행에 성공한 양 씨는 활동 무대를 넓혔다. 양 씨는 인근 충남의 한 외딴집에 혼자 살던 신 할머니를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성폭행한 뒤에야 경찰에 붙잡혔다. 폐지를 모아 팔며 혼자 살던 84세의 김모 할머니는 부산 서부경찰서 형사들 사이에서 ‘민원왕’으로 불렸다. 폐지가 조금 없어지기만 해도 바로 경찰서에 달려와 “빨리 범인을 잡아 달라”고 소리쳤다. 이런 할머니가 3개월 넘게 침묵을 지킨 일이 있었다.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오모 씨(49)에게 폐지 수거를 도와달라고 한 것이 비극의 발단이었다. 할머니가 내어준 옆집에서 지내던 오 씨는 ‘야수’로 돌변했다. 그는 4월∼6월 말 4차례에 걸쳐 할머니 방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했지만 할머니가 완강히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할머니는 오 씨가 잡혀 들어가면 폐지를 모을 때 도움을 받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다 7월 11일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이 나이에 젊은 놈한테 그런 일을 당했다 카면 아무도 안 믿을 거 같고…. 그놈을 빨리 쫓아내주소.” 본보가 2004년부터 올해 11월 말까지 발생한 노인 대상 성폭력 사건 2000여 건 중 당사자 인적 사항과 사건 개요가 확인된 85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 평균 나이는 44.9세, 피해자는 74.6세였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성폭행이라도 상대가 젊은 남자면 ‘늙은 여자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라는 식의 어이없는 편견이 뿌리 깊다”며 “이런 상황에서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노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죽음보다 더한 상처 충북의 박 할머니와 충남의 신 할머니를 연쇄 성폭행한 양 씨에 대한 1심 재판이 2월 대전지법에서 열렸다. 당시 변호인은 “이 사건 피해자들의 경우 통상적인 피해자보다 정신적인 피해가 적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본보 취재 결과 노인의 상처는 심각했다. 노인은 피해 이후 4가지 감정에 시달린다. 자신이 가장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안 뒤 느끼는 무력감, 자식 나이의 남자에게 당한 수치심, 편견에 시달려야 하는 모욕감, 신고한 다음엔 ‘젊은 남자의 인생을 망쳤다’라고 생각하는 죄책감이 뒤섞인다. 각계의 후속 조치가 이어지는 아동·장애인과 달리 노인은 소외돼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다. 지난해 8월 경기 평택시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남성 간호조무사(33)에게 성폭행당했다고 신고한 서모 씨(62)는 같은 해 10월 투신자살했다. ‘민원왕’이었던 부산 김 할머니의 아들(54)은 올해 9월 7일 어머니 집을 찾았다가 주저앉았다. 할머니는 대문 철침에 묶은 끈에 목을 매 숨져 있었다. 할머니는 자살 직전 10여 일을 악몽의 현장인 자신의 집에 혼자 방치돼 있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양형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할머니는 밥을 거의 먹지 못해 아사(餓死) 직전까지 갔다. 처지를 비관해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하기도 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3주간 입원할 때는 “내가 몇 달 동안 그놈한테 시달림을 받았다”란 말을 반복하며 덜덜 떨었다. 본보가 최근 발생한 노인 성폭력 사건 10건(피해자 15명)을 심층 취재한 결과 피해자 중 2명은 자살했다. 7월 폐지를 모으던 중 이모 씨(35)에게 성폭행당한 A 할머니(69)는 사건 발생 7일 만에 숨졌다. 흉부 및 두안면부 다발성 손상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8월 자신이 혼자 살던 집에서 이웃(40)에게 성폭행당한 소모 할머니(77)는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충남의 신 할머니는 최근 경로당으로 속옷을 팔러 온 남자를 보고 놀라 도망쳤다. 체격과 생김새가 가해자와 비슷했던 것. 할머니는 “가해자가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다”란 기자의 설명에도 “그놈이 틀림없다. 날 해코지하러 온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신 할머니는 기자가 찾아간 5일, 집에 숨은 ‘나쁜 놈’을 찾는다며 장롱을 다 헤집어 놓았다. “집에 그놈이 숨어 있나봐. 내가 오줌 눌 동안 숨었을까봐 무서워. 그놈이 또 올까봐 무서워.”○ 문 열린 곳에서 아직도 혼자 산다 최근 충북의 박 할머니 집을 찾아 문을 두들겼다. 집은 대문이 따로 없었다. 도로를 향해 난 미닫이문을 열면 바로 거실로 쓰이는 6.6m²(약 2평) 남짓한 공간이 나오는 구조로 범죄에 취약했다. 문은 사건 당일처럼 잠기지 않았다. 기자는 “왜 문을 고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두 번이나 나쁜 짓을 당했는데 또 당하겄어.” 경남의 한 읍내에 혼자 사는 노모 할머니(82) 집 현관문은 아귀가 맞지 않아 닫히지 않았다. 노 할머니는 10월 15일 옆집 세입자 윤모 씨(49)에게 성폭행당할 뻔했다. 사건 당일 오후 2시 윤 씨는 열린 문으로 들어선 후 공격했다. 노 할머니는 “문을 고치려면 100만 원 넘게 든다고 해서 자식들한테 미안하다”라고 했다. 취재 결과 피해자 15명 중 사망한 4명을 제외한 11명 중 10명은 사건 발생 현장인 집이나 요양원에 혼자 방치돼 있었다. 노인 성폭력 사건 중 67.8%가 피해자 집에서 발생하는 등 혼자 사는 노인은 성폭력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에도 이렇다 할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 할머니는 “사건 당일 밤 딸에게 자고 가라고 했지만 바쁘다며 가버렸다”고 했다. 사건 현장을 떠난 노인은 충남의 신 할머니뿐이었다. 그 역시 차로 10여 분 거리인 다른 빈집으로 이사했을 뿐 혼자 살고 있었다. 할머니가 사건 이후 마련한 방범 대책은 장에서 사온 생후 6개월 된 강아지 ‘복실이’ 한 마리였다. 손효주 hjson@donga.com·신광영 기자}

노인을 범하려는 성범죄자의 왜곡된 욕구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심리와 유사하다. 성폭력은 성충동을 주체하지 못한 결과라기보다 억눌린 분노를 약자를 향해 표출하는 행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성범죄자 입장에서 노인과 아동은 물리적으로 제압하기 쉽고 상황 대처능력이 취약해 자신이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아동 성범죄자 가운데 상당수는 노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을 함께 갖고 있다. 지난해 경남 통영에서 여자 초등생을 성추행한 뒤 살해한 범인 김점덕(46)은 7년 전인 2005년에 62세 노인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전과가 있다. 김은 당시 선원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할 일 없이 지내며 동네를 배회하다 냇가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던 할머니를 공격했다. 강간미수·상해 등으로 5년간 복역하고 나온 김은 얼마 후 10세 소녀를 다음 희생양으로 삼았다. 통영 사건 때 김을 심층 면담한 경남지방경찰청 조혜란 프로파일러는 “김 씨가 특별히 아동이나 노인을 선호하는 성적 기호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자기가 만만하게 다룰 수 있는 상대를 찾았던 것”이라며 “범행 당시 10세 소녀나 할머니가 홀로 방치된 상황이었고 이들이 자신을 경계하지 않아 성폭행을 해도 별 탈이 안 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7세와 8세 여아를 3차례 강제추행했던 화물차 운전사가 70, 80대 할머니를 성폭행한 사례도 있다. 조모 씨(57)는 지난해 2월 경기 의왕시에서 88세 여성을, 그해 10월 부산에서 77세 여성을 성폭행해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조 씨의 변호사는 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조 씨가 당뇨가 심해 성기능 장애가 있었다. 또래나 젊은 여성들한테는 접근할 엄두도 못 낼 만큼 자신감이 없다 보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대를 고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동이나 노인을 노리는 성범죄자들은 자존감이 낮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고, 경제적인 능력도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존중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평소 열등감과 불만을 품고 있다가 주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약자들을 상대로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있다. 경찰수사연수원 권일용 경감(프로파일러)은 “이들 성범죄자는 강간을 통해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희열을 느끼고 자존감을 회복하려 한다”며 “정서적으로 미성숙해 동년배 여성들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 어렵기 때문에 노인과 아동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성폭행 피해를 당한 노인들 사례를 보면 파지를 수집하러 다니는 등 외부에 자주 노출되거나 문단속을 잘 하지 않는 홀몸노인이 70%에 이른다. 피해 아동들 역시 대체로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우범지역에 사는 빈곤층 아이들이다. 주변의 관심을 충분히 받지 못해 조금만 친근하게 다가가면 경계심을 풀어버리는 이들의 약점을 성범죄자들은 파고든다. 전문가들은 노인과 아동 성범죄자가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노인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동 성범죄까지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서울에 사상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던 5일. 서울시민들은 이날 오후의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일 것”이라는 잘못된 예보를 믿었다가 유해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이런 오류를 범한 건 전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다음 날 미세먼지 농도를 딱 한 차례 예견하는 현행 예보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었다. 호남 영남 제주지역에는 이 정도 예보마저 제공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 2월부터는 전국 어디에서나 오전과 오후, 하루 2차례 미세먼지 농도가 예보된다. 환경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대기상황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미세먼지 예보 횟수를 늘리고 예보 지역도 기존의 수도권 충청 강원에서 올해 안에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현재는 미세먼지 농도 5단계 등급 가운데 ‘약간 나쁨’ 이상일 때만 예보하지만 16일부터는 예보 등급과 무관하게 매일 예보한다. 지름이 미세먼지(PM10)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해 폐까지 침투하는 초미세먼지(PM2.5) 예보 시기도 당초 2015년에서 내년 5월로 앞당긴다. 정부는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3명뿐인 예보인력을 12명으로 늘렸다. 환경과학원이 예보에 활용해온 미국 해양대기청 자료에 기상청 예보 시스템도 접목할 계획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9일 미세먼지 관련 예산을 17억 원에서 119억 원으로 대폭 늘려 이 같은 인프라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국발 스모그의 유입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중일 3국의 대기 분야 정책대화를 내년 3월 중국에서 열기로 확정했다. 12일부터는 중국에서 한중 민관 환경협력 간담회 등 관련 포럼을 열고 미세먼지 문제를 논의한다. 1996년 우리 주도로 만든 ‘장거리이동물질 한중일 3국 공동연구 협력체(LTP’)에서도 미세먼지를 다음 주제로 정하고 상호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과의 협력이 잘될지는 미지수다. 정연만 환경부 차관은 “중국과 미세먼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반응이 미온적이다. 미세먼지 관련 자료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스모그의 심각성이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도 주중 미국대사관이 올해 1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m³당 886μg까지 올라갔다”고 자체 측정 결과를 공개하면서부터다. 유경선 광운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사태는 중국 스모그의 영향도 있지만 국내 배출 문제도 심각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꼼꼼한 분석과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작업이 선행되지 않은 채 ‘아무래도 중국 탓 같다’고 압박해서는 중국 정부를 설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줄여갈 계획이다.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 등 경유차에만 적용했던 규제를 휘발유차와 건설기계, 선박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기관에 한정돼 있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도 2015년부터는 민간인까지 혜택이 넓어진다.신광영 neo@donga.com·손효주 기자}

“산업재해 대책이 아직까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건 기업들이 안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투자’가 아닌 ‘손실’로 보기 때문입니다. 돈을 들여 예방하는 것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적당히 처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보는 것이죠.” 백헌기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58·사진)은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엄정한 법집행을 하고 있는 것에 공감한다”며 “산재가 발생했을 때 지불해야 할 비용을 높여 기업이 예방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26일 하루 동안 충남 당진에서 독성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졌고 서울 구로 공사장에서도 화재로 2명의 숨지는 등 산업재해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화학물질 누출이나 폭발사고가 빈번해지면서 5일 경북 구미에 화학사고 합동방재센터가 처음으로 문을 여는 등 산재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백 이사장은 “화학사고는 작업장 내 근로자의 안전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화학사고 조사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재발 방지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화학사고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위기 대응 행동매뉴얼’ 시스템을 보완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산재 사망률이 2∼4배 높은 편이다. 백 이사장은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산재 통계가 시작된 1964년부터 지난해까지 재해를 입은 근로자는 모두 430만 명이 넘고 사망자도 8만 명이 넘습니다. 인천과 대전 전체 인구만큼이 다쳤고 경기 과천시 인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셈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 위원과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원,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을 지낸 백 이사장은 국가 경쟁적 측면에서 산재 사고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8조 원이 넘습니다. 연봉 2000만 원 근로자 90만 명을 1년간 고용할 수 있는 돈, 자동차 120만 대 이상을 수출해야 벌 수 있는 돈이 산재로 사라지는 것이죠.” 공단은 사업장 차원에서 스스로 안전보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위험성 평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사업주가 작업장 내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평가한 뒤 노사가 협력해 재해를 예방하는 제도다. 백 이사장은 공단이 개발한 산재 예방 관련 다양한 스마트폰 앱들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자주 사용되는 1000개 문장을 13개 언어로 제공하는 ‘위기탈출 다국어회화’ 앱이나 산재 속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위기탈출 사고포착’ 앱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공단은 이와 함께 전 세계 대형사고의 원인과 예방법을 공유하는 ‘FIND ACCIDENT’, 날씨에 따른 산업재해 위험지수를 제공하는 ‘안전날씨’ 앱 등을 내놓았다. 앱 사용자는 20만 명에 달한다. 공단은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IBA국제비즈니스’ 대상에 이 앱들을 출품해 금상을 수상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9일 오전부터 전국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10대 중 4대가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으로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은 일단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노조는 8일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이날 밤 12시까지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9시 ‘필수유지업무 지명자를 제외한 전 조합원은 9일 오전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하라’는 내용의 파업 명령서를 하달했다. 이 시간 전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009년 11월 이후 4년 만에 철도 파업이 벌어진다. ○ ‘수서발 KTX’ 핵심 쟁점 떠올라 철도노조가 이번 파업의 가장 큰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수서발 KTX 민영화’ 문제다. 코레일은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수서발 KTX 운영사를 독립 계열사로 출범시키는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를 분리할 경우 다음 수순은 민영화”라며 “열차를 멈춰서라도 10일 이사회 의결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철도노조는 파업 철회 조건으로 이사회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코레일 사측은 “수서발 KTX 운영사를 출범시킬 때 코레일 지분 41%를 유지하고 나머지 59%도 연기금 등 공공 성격이 강한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민영화를 위한 조치라는 노조 주장은 억지”라고 주장한다. 임금 인상 문제도 파업 명분 중 하나다. 철도노조는 자연승급분 1.4%를 포함해 내년 8.1%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코레일은 임금 동결로 맞서고 있다. 코레일 부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조3000억 원에 달해 전체 공공기관 중 8번째로 많다는 이유에서다. 코레일은 파업이 시작되면 비상수송 체제를 가동한다. 철도는 2008년 필수 공익유지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필수근무자 8418명은 정상 근무한다. 여기에 퇴직 기관사와 군인 등 대체인력 6035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KTX와 수도권 지하철에 대체인력을 집중 투입해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정상 운행시킬 방침이다. 다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평시 대비 운행률이 각각 57.7%와 60.5%로 떨어진다. 특히 화물열차는 평소 하루 289대가 운행하지만 파업 기간에는 104대만 운행하게 돼 운행률이 36.0%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강경대응 예고 정부는 이번 파업이 시작되면 불법 파업으로 규정할 방침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을 저지하기 위한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시작될 경우 전체 공공기관에 미칠 여파도 주시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도 ‘민영화 반대’ 등을 이유로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 당국자는 “과도한 복지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공기업들이 명분 없는 파업을 벌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일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고 과도한 복지 혜택을 없애는 내용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세종=박재명 jmpark@donga.com / 신광영 기자}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5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상당수 지역을 뒤덮으면서 겨울철 우리 국민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됐다. 올해 m³당 10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 이상의 미세먼지가 12시간 넘게 이어지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나타난 건 모두 21회. 지난해(3회)보다 무려 7배나 많다.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심장과 폐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발 대기 오염은 봄철 황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겨울부터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자주 이동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수년간 중국의 산업화로 오염물질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는 11월 초부터 겨울 추위가 시작돼 중국에서 난방을 일찍 시작했다. 중국은 난방용 에너지의 70%를 석탄으로 충당하고 있어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중국인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11월에도 난방을 하는 인구가 늘어난 데다 승용차 이용자까지 늘어 미세먼지의 양이 급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31개 성시 자치구 중 25곳에서 스모그가 발생할 정도로 대기 오염이 심각하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2일부터 사흘 연속 스모그 경보를 발령했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5일 전했다. 중앙기상대 관계자는 “올해 입동(11월 7일) 이래 가장 넓은 범위에서 스모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심한 곳은 가시거리가 50m에 불과해 일부 공항은 항공기 이착륙을 불허했다. 고속도로들도 봉쇄됐다. 장쑤 성 난징(南京) 시는 4일 m³당 초미세먼지(PM 2.5 이하) 농도가 12시간 넘게 300μg 이상을 기록하며 스모그에 태양빛이 반사돼 태양이 두 개로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겨울철 우리나라에 북서풍이 불면서 중국의 대기 오염 물질이 우리 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서풍 또는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 경우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4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우리나라 대기에 떠 있는 미세먼지 대부분이 중국에서 날아왔다고 보긴 어렵다. 최근 한중일 과학자들이 참여한 장거리이동오염물질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발 오염물질이 국내 대기환경 악화에 끼친 영향은 30∼40%인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의 대기가 예년에 비해 지나치게 안정돼 있는 것도 미세먼지 오염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대기의 흐름이 활발해야 오염물질이 흩어져 미세먼지 농도가 내려가는데 지금처럼 대기가 안정된 상태가 지속되면 중국에서 온 미세먼지가 막다른 골목에 묶이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천 등 국내의 공장 밀접지역이나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갇혀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측면도 있다.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폴란드 바르샤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19)에서 발표된 ‘중국 미래 기후전망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2022년까지, 최악의 경우에는 2050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여 있어 대기가 정체된 상태다. 여기에 최근처럼 안개 끼는 날이 잦으면 오염물질이 안갯속 물방울에 달라붙어 미세먼지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물게 된다. 환경부는 단기 대책으로 대기 상태를 날씨처럼 예보하는 ‘미세먼지 예보제’를 8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2월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바르샤바 COP19에서 중국 측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했으며 이달 베이징에서 열릴 한중일 환경협력포럼 때도 스모그 저감을 위한 3국 간 협력을 제안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임기응변에만 급급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한다. 지금처럼 미세먼지 이동 상황을 지상에서 관측해 하루 전에 예보하는 데 그칠 경우 정보를 신속히 전달받지 못한 시민들이 미세먼지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저지구궤도에 환경감시위성을 띄워 자국 지상에 미세먼지가 오기 전에 해상에서 사전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다”며 “그만큼 예보가 빠르고 이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오염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민들은 외출 전 대기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환경부는 ‘에어코리아’(airkorea.or.kr) 사이트를 통해 지역별 실시간 오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의 실시간 대기 정보는 홈페이지(cleanair.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휴대전화 문자로 대기 질 정보 수신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다.신광영 neo@donga.com·손효주 기자베이징=이헌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