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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의 신문들이 사라지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하는 ‘가짜뉴스’보다 더 걱정된다.” 온라인 오픈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지미 웨일스 공동창업자(53·사진)는 6일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신문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보의 보고인 신문이 사라지면 위키피디아에 수록할 수 있는 정보 콘텐츠의 양도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수십 년의 전통을 가진 소규모 지역신문의 쇠퇴를 우려했다. 그는 “지역신문이 사라진다면 위키피디아가 어떻게 그 지역에 대한 좋은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겠느냐”며 “장기적으로 보면 위키피디아의 질적 하락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슈피겔지는 웨일스가 지적한 신문의 쇠퇴와 관련해 2015년 스웨덴 연구진의 보고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는 젊은 세대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신문에 대한 신뢰도 또한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스는 향후 과제에 대해 “개발도상국이나 빈곤한 나라에 사는 수십억 명의 이용자들이 위키피디아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이 인터넷 접속 환경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후진국의 언어 콘텐츠들이 더욱 소외되고 있기 때문. 그는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나라에서는 모바일 접속 자체가 힘들 뿐 아니라 장문의 위키피디아 문서 작성도 쉽지 않다”며 “모바일 사용자들이 쉽게 접속하기 위한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지적돼온 위키피디아의 성 불평등 논란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위키피디아 문서와 작성자 중에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차차 개선할 필요는 있다”면서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위키피디아 정보의 최대 이용자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으로부터 지원받을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위키피디아는 독립성을 최대 가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기부금을 통한 운영이라는 기본 방침을 계속 지켜가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북한이 이미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고, 중거리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게 됐으며, 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워싱턴 유력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일부 보수파 싱크탱크 전문가들은 북한 위협 증가를 이유로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는 모습을 나타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북한은 아시아 역내의 전쟁 위협과 한국, 일본, 괌에 대한 위협은 물론 증강하는 탄도미사일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본토에까지 명백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재단은 이날 공개한 74쪽짜리 ‘2020년 미 군사력 지표’ 보고서에서 북한을 비롯한 러시아, 중국, 이란, 중동,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 6개 국가의 테러 혹은 위협을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지적했다. 매년 발행되는 이 보고서는 미국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전력 추이를 분석하고, 아시아 유럽 등에 주둔한 미군의 군사력과 예산 문제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재정 부족과 군의 활동에 대한 미국인들의 거부감 때문에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미군은 더 이상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보고서 일부 내용은 주둔국과 미군의 ‘부담 공유(burden-sharing)’에 대해 거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한국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날 보고서 발표와 함께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뿐 아니라 전략자산 전개 비용 부담까지 비중 있게 논의됐다. 보고서 총편집자인 다코타 우드 선임연구원 등은 “부상하는 역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동맹들의 공정한 분담이 필수적”이라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또 다른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존 베너블 선임연구원도 “우리는 다른 파트너 국가들이 미국을 이용하도록 해왔다”고 비판하면서 미국 전략자산 전개 비용에 대한 한국 부담을 거론했다. 이들이 전략자산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훈련이나 무력시위 등의 목적으로 한반도에 날아오는 B-1B나 B-52 같은 전략폭격기 전개 비용을 추가하지 않으면 군수지원비와 군사건설비, 인건비 등으로 항목이 국한돼 있는 현재의 협정 구조에서 금액을 대폭 늘리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에서 전략자산 전개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는 미국 보수 싱크탱크 전문가들의 주장은 기존의 5배까지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과 맞닿아 있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 없는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이를 학문적으로 지지하는 연구서를 자주 발표해 온 헤리티지재단이 이번에도 보고서와 세미나로 후방 지원해 주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미국의 한 음악대학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에 굴복해 소속 오케스트라 한국인 단원 3명을 중국 공연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예술계는 물론이고 대학 동문과 대중이 이에 크게 반발하자 대학 당국은 공연 자체를 무기한 연기했다. 뉴욕의 명문 로체스터대 이스트먼음대 소속 오케스트라 ‘이스트먼 필하모니아’는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상하이 항저우 등 중국 8개 도시를 돌며 투어 공연을 할 계획이었다. 제이멀 로시 이스트먼음대 학장은 25일(현지 시간) 대학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한국인 단원 3명에게만 비자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며 “비자를 받기 위해 워싱턴 의회 관계자와 뉴욕 주재 중국영사관에 2주 넘게 입국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 단원들에게 양해를 구했으며 그들을 제외하고 중국 투어를 가기로 결정했다”면서 “만약 공연을 포기한다면 중국에서 이스트먼 필하모니아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2016년 미국이 한국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로시 학장은 “중국의 여행 파트너가 9월에 한국인 학생 3명의 비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왔다”며 “이는 2016년 미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한국 예술가들의 중국 공연을 막아온 대응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미국 온라인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학교의 ‘차별 금지 정책’을 위반한 것” “비상식적이고 비겁하며 옳지 않은 처사” 등 지적이 이어졌다. 반발이 심해지자 로시 학장은 29일 “오케스트라의 모든 단원이 비자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중국 공연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 동문인 줄리아 해터미어 씨는 30일 NBC 방송에 “이 같은 배타적인 정치적 태도를 취한 것이 부끄럽다”고 일침을 놓았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이번 사안은 하나의 고립된(다른 사안과 관계없는) 개별 사안”이라며 “지난해 한중 인적 교류가 950만 명이다. 만약 사드 문제로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면 950만 명은 어디서 왔다는 말인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교류성 공연을 위한 중국 방문은 현재 큰 문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상업 공연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2017년 공연을 취소한 것처럼 여전히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공연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툭툭(동남아의 3륜 자전거)에 끼어 앉은 그들은 첫날부터 지쳐 보였다. 윌리엄 영국 왕세손은 내릴 때 캐서린(케이트 미들턴) 세손빈의 손도 잡아주지 않았다.” 14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화제를 뿌리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의 과잉 친절과 환영 때문에 왕세손 부부가 곤혹스러워한다는 것. 영국 데일리메일은 15일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이 목격된다”고 전했다. 과거 식민지였던 국가들을 모두 방문한 윌리엄 왕세손은 유독 파키스탄과 인도만은 가보지 못했다. 카슈미르 영토분쟁으로 극심한 갈등을 벌이는 이 두 나라 중 어느 한 곳만 방문할 수 없기 때문. 마침내 2016년 인도가 먼저 윌리엄 왕세손 부부 ‘유치’에 성공한 뒤 파키스탄도 3년 공을 들여 이들을 맞았다. 공을 들인 만큼 파키스탄 전통을 보여준다며 키가 큰 부부를 비좁은 툭툭에 몰아넣는다든지, 공식 석상에 입고 다닐 쿠르타(파키스탄 인도식 튜닉 전통 의상)를 한가득 선물해 부담을 주기도 한다. 외국 정상이나 유명 인사가 자신들의 전통 의상을 입는 것을 유달리 좋아하는 파키스탄은 캐서린 세손빈이 다양한 쿠르타를 입은 모습을 십분 홍보하고 있다. 많은 파키스탄인들은 1996년 고 다이애나비가 남편 찰스 왕세자 없이 파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아름다운 연하늘색 쿠르타를 입었던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지금 파키스탄과 영국에서는 다이애나비와 캐서린 세손빈의 쿠르타를 비교하는 ‘패션 배틀’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오늘 같은 날은 워싱턴에 없는 게 좋지요. 하하.” 11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모임에 연사로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농담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로 시끄러운 수도 워싱턴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다는 의미였다. 이로부터 1시간도 안 돼 그의 즐거운 하루는 엉망진창이 됐다. 내슈빌 지역방송국 WSMV의 여성 기자 낸시 에이먼스와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워싱턴의 고위 관료 및 유명 정치인들은 각 지역을 방문할 때 2, 3곳의 해당 지역 언론과 짧은 인터뷰를 갖는다. 이 관례성 인터뷰에서는 방문 소감 등 지엽적인 질의응답만 주로 오간다. 하지만 1988년 언론계에 입문해 30년 넘게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이름을 날린 ‘베테랑’ 에이먼스 기자는 이날 7분간의 짧은 인터뷰에서 탄핵 조사를 야기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폼페이오 장관 본인의 연루 의혹 등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미 권력서열 4위인 폼페이오 장관을 쩔쩔매게 만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국무부 인사들이 왜 모두 사임했느냐”는 에이먼스 기자의 첫 질문 때부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에이먼스 기자는 “당신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공격을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답변을 거부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3번이나 더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은 “당신은 민주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냐”며 ‘수준 낮은’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이먼스 기자의 투철한 직업 정신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댄 래더 전 ‘CBS 이브닝뉴스’ 앵커는 13일 트위터에 “그가 최정상급 저널리즘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다른 유명 언론인들도 “지역신문 지역방송의 취재력을 무시하는 중앙 언론의 편협함을 반성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도 에이먼스 기자와 폼페이오 장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오늘 같은 날은 워싱턴에 없는 게 좋지요. 하하.” 11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종교지도자 모임에 연사로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농담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로 시끄러운 수도 워싱턴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좋다는 의미였다. 이로부터 1시간도 안 돼 그의 즐거운 하루는 엉망진창이 됐다. 내슈빌 지역방송국 WSMV의 여성 기자 낸시 에이먼스와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워싱턴의 고위 관료 및 유명 정치인들은 각 지역을 방문할 때 2, 3곳의 해당 지역 언론과 짧은 인터뷰를 갖는다. 이 관례성 인터뷰에서는 방문 소감 등 지엽적인 질의응답만 주로 오간다. 하지만 1988년 언론계에 입문해 30년 넘게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이름을 날린 ‘베테랑’ 에이먼스 기자는 이날 7분간의 짧은 인터뷰에서 탄핵 조사를 야기한 우크라이나 스캔들, 폼페이오 장관 본인의 연루 의혹 등에 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미 권력서열 4위인 폼페이오 장관을 쩔쩔매게 만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국무부 인사들이 왜 모두 사임했느냐”는 에이먼스 기자의 첫 질문 때부터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에이먼스 기자는 “당신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과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공격을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답변을 거부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3번이나 더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결국 폼페이오 장관은 “당신은 민주당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냐”며 ‘수준 낮은’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에이먼스 기자의 투철한 직업 정신에 대한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댄 래더 전 ‘CBS 이브닝뉴스’ 앵커는 13일 트위터애 “그가 최정상급 저널리즘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고 치하했다. 다른 유명 언론인들도 “지역신문 지역방송의 취재력을 무시하는 중앙 언론의 편협함을 반성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도 에이먼스 기자와 폼페이오 장관과의 인터뷰를 게재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북한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대재앙에 진입하고 있다.” 블룸버그뉴스가 13일 “북한이 돼지열병 확산을 국제사회로부터 은폐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북한은 5월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돼지열병 발생 사실을 최초 보고했다. 폐쇄적인 북한이 자국의 전염질병 발병 사실을 외부에 자발적으로 알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미 돼지열병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열병은 북한 전역에서 발생했으며 중국과 접경인 평안도 지역에서는 야생 돼지까지 모두 도살 처분돼 “돼지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북한은 현재 “돼지열병 기세가 잡혔다”고 외부에 알리고 있지만 이는 은폐하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공동조사 제안을 거절한 것도 정보 유출을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영매체에서는 돼지열병 보도가 사라진 지 오래다. 가장 큰 피해자는 북한 주민이다. 단백질의 80% 이상을 돼지고기에서 얻는 주민들의 영양 공급원이 막혔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국가가 경영하는 돼지농장보다 주민들의 개인적인 사육이 훨씬 많다. 탈북자들은 “돼지열병 자체보다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주민들의 영양 결핍, 굶주림 확산 등이 더 큰 문제”라며 “생존을 위협하는 이번 사태야말로 북한 지도부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8월 말 19세 영국 청년 해리 던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미국 외교관 부인 앤 서쿨러스 씨(42)를 두둔해 영국인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9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서쿨러스 씨의 송환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어오자 이를 거절했다. 1961년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외교관 본인 및 가족이 타국의 민형사 관할권에서 제외되는 면책 특권을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미국인이 영국에서 교통사고를 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나도 영국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낼 뻔했다”며 오히려 영국의 우측 운전 체계를 비난했다. 사고 당시 서쿨러스 씨는 반대쪽 차로로 역주행을 하다 던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3주 전쯤 영국에 도착한 그가 미국의 좌측 운전과 영국의 우측 운전을 착각해 사고를 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는 사고 직후 “영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경찰에 약속했지만 곧바로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달 초 언론이 이 사건을 폭로한 뒤 영국에서는 그를 송환해 재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던의 부모는 BBC에 출연해 “사고 후 가해자 측으로부터 어떤 사과의 말도 듣지 못했다. 영국 법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면책 특권을 유예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미국 정부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미국은 그간 미국 안에서 위법을 저지른 타국 외교관에 대해서는 소속 국가에 면책 특권 철회를 압박해 상당 부분 철회를 이끌어냈다. 반면 자국 외교관이 다른 나라에서 저지른 잘못은 이번처럼 무시로 일관해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지적이 나온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8일 중국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우리가 사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상황이 매우 악화되면 어떠한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군대 투입은 중앙정부에 너무 대가가 크다”고 했다. 5일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반중 시위대의 폭력 행위가 고조되자 중국군 개입 가능성을 처음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람 장관은 “‘긴급법’을 발동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한 것이 효력을 발휘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도 호소했다. 복면금지법 시행 후 19세 만삭 임신부와 12세 학생 두 명을 포함해 지난 주말에만 118명이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추가 조치로 소셜미디어 및 인터넷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 중국어판은 당국이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인터넷을 규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게시판은 시위대가 집결 장소 등을 전달받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창구였다. 홍콩 시위는 1일과 4일 각각 18세와 14세 남학생이 경찰의 실탄에 맞은 후부터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초 홍콩 정부와 경찰에 대항하던 시위대는 점차 일반인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해 시민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NYT는 “주부, 직장인 등은 이미 빠져나가고 이제 학생과 직업 시위꾼들만 남았다”고 전했다. 이날 중국 중앙방송(CCTV)은 스포츠 채널에서 미 프로농구(NBA) 경기 중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4일 NBA 인기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게시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틀 후 모리 단장이 발언을 취소했음에도 중국 당국의 분노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CCTV의 조치를 지지하는 유명인 및 누리꾼들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이어 중국에도 정적(政敵)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부패 조사를 언급한 사실이 알려진 후 공화당 내에서도 대통령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깜짝 합의’를 성사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화당의 트럼프 비판 가속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자신을 꾸준히 비판해온 밋 롬니 상원의원(유타)을 공격했다. 이날 트윗 5개를 연달아 날리며 “유타주 주민들은 거만한 롬니를 뽑은 것을 후회한다.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그를 탄핵해야 한다. 민주당 손안에서 놀아나고 있는 바보”라고 썼다. ‘#탄핵 밋 롬니’라는 해시태그까지 달았다. 하루 전 롬니 의원은 “중국과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해 달라고 한 대통령의 요구는 잘못됐고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롬니 의원은 당내 영향력이 크다. 4선 중진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도 이날 “대통령이 중국에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를 조사하라고 개입을 요구한 것은 큰 실수이며 전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했다. 콜린스 의원은 브렛 캐버노 대법관 임명, 국경장벽 설치 등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지지했던 터라 그의 비판이 더 주목받고 있다. 벤 새스 상원의원(네브래스카),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과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이상 아이오와)도 대통령 비판에 가세했다. 바이든의 외아들 헌터(49)는 2013년 12월 현직 부통령이던 부친의 중국 방문에 동행했다. 약 열흘 뒤 국영 중국은행은 그의 사모펀드에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투자했다. 그는 2014년 4월 우크라이나 천연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 이사로도 선임돼 수십만 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016년 초 우크라이나 측에 부리스마 비리를 수사하려던 검찰총장의 해임을 요구해 아들 사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 연루 의혹에 휩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 그리스에서 “하원이 요청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무부 직원들을 직접 접촉하거나 이들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 “장관의 주장과 달리 국무부 측의 서류는 4일 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전했다.○ 커들로, 무역협상 스몰딜 거론 대통령 최측근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에서) 놀라운 일이 있을 수 있다. 중국은 일부 (미국)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비록 적은 양이지만 좋은 징조”라고 했다. 중국이 미국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하고, 미국이 일부 관세를 유예하는 스몰딜 형식의 합의를 뜻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탄핵 조사는 무역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홍콩 민주주의 시위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는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무역협상과 홍콩 시위를 연계시킬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면 무역 합의를 할 가능성이 커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다만 “우리는 지금 합의 가능성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에 있다. 합의한다면 지금까지의 합의 중 가장 큰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바이든 수사를 요구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도 5일 WP 기고문에서 “대통령은 나와 가족을 파괴하지 못한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당신을 북(drum)처럼 두들겨주겠다”고 맞섰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촉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7월 전화 통화 당시 직접 듣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불똥이 폼페이오 장관과 국무부에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로마에서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내용을 듣고 있었다”며 “경제 성장과 안보, 부패 문제 등을 다루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대화였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의 통화를 들은 인사에 폼페이오 장관도 포함돼 있다는 언론 보도를 폼페이오 장관이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조사를 벌이는 민주당과도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일 하원 외교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국무부 관리 5명을 출석시키라는 의회의 요구에 대해 “국무부의 저명한 전문가들을 협박하고 괴롭히며 부적절하게 대우하려는 시도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하원 3개 상임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탄핵 조사 방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근래 보기 드문 입법부와 행정부의 대격돌”이라고 평했다. 당초 우크라이나 사태와 거리를 뒀던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국무부 부탁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폭로하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자 방어적 태도를 보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민주당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의혹 관련 자료를 4일까지 제출하라는 소환장도 받았다. 출석 요구를 받은 국무부 관리 5명 중 지난달 27일 사임한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와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등 2명은 의회에서 진술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조사에 반발하며 막말을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연이은 트위터 메시지에서 “지금 진행되는 것은 국민의 힘을 앗아가는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마녀사냥’에서 시작해 ‘반역’ ‘대통령 희롱’ ‘내전’에까지 이른 트럼프 대통령의 험한 입이 ‘쿠데타’까지 나아간 것.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rhetoric)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이는 지지자들을 선동하기 위한 ‘다이너마이트’ 같은 무서운 단어들”이라고 지적했다.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다음 주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위기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내 스케줄이 이미 꽉 찼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의 거두’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96)이 전성기 시절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했던 말이다.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이 말은 유효한 것 같다. 세계 외교 지형은 바뀌었지만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들은 여전히 키신저의 조언에 귀를 기울인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달 27, 28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잇달아 접견했다. 중국과 미국의 외교를 총괄하는 두 거물이 앞다퉈 그를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지도부의 극진한 대접을 받은 키신저 전 장관은 27일 왕이 부장을 만나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중은 서로 단절될 수 없고 피할 수도 없는 관계”라며 “미중관계 회복을 위해 개인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 언론은 “현실주의에 근거한 친중파다운 우호적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1년 베이징을 두 차례 극비 방문해 미중 외교관계 수립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미중 외교사에서 중요한 인사다. 폼페이오 장관은 키신저 전 장관과의 회동 사실을 하루가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 정치를 달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가 핵심 주제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몰고 왔던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당시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며 닉슨 전 대통령의 전적인 신뢰를 받던 그는 스캔들 연루가 의심됐으나 교묘히 의회의 탄핵 조사를 빠져나갔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국가안보보좌관 겸임설이 나돈 폼페이오 장관 역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등 당시 키신저 전 장관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는 폼페이오 장관이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난 것을 맹렬히 비난했다. 키신저는 미국의 베트남전 확전, 캄보디아 내전 개입, 칠레 정권 전복 등을 총지휘한 ‘민주주의 파괴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키신저의 조언을 듣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다”고 덧붙였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미국 민주당이 이르면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실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탄핵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하원의 탄핵 조사 범위를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의 뒷조사를 청탁했는지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펠로시 의장은 27일 의원들에게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2주의 휴회 기간에도 조사를 계속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하원은 2주 안에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별대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주미 우크라이나대사 등 전현직 관료 5명의 진술을 받는다. 뉴요커 등은 탄핵 조사 개시 당일인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은 “당신은 내 조타실(my wheelhouse)에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WSJ는 “증인 구인, 체포, 벌금 등을 빠르게 처리하면 10월 말에도 표결이 가능하다”며 아무리 늦어도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원 435명 중 과반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가결된다. 집권 공화당에서도 탄핵 조사 찬성 여론이 늘고 있다. 마크 애머데이 하원의원(네바다), 밋 롬니 상원의원(매사추세츠),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속전속결 전략은 최근 탄핵 찬성 기류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여론조사회사 해리스X의 26, 27일 조사에서는 “탄핵 조사 개시를 지지한다”는 답이 47%로 반대(42%)보다 높았다. 6월의 같은 여론조사 지지 응답률 35%보다 12%포인트 늘었다. 허프포스트-유고브의 24∼26일 조사에서도 탄핵 찬성(47%)이 반대(39%)를 앞섰다. 역시 이달 10, 11일 조사 때의 찬성 43%보다 4%포인트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을 ‘야만인’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창조하고 군대를 재건한 대통령을 어떻게 탄핵할 수 있느냐. 마녀사냥을 끝내라”고 주장했다. 하루 전에는 탄핵 조사를 주도하는 시프 정보위원장에게 ‘거짓말쟁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이날 버지니아주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전 세계 1위 여성 프로골퍼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49), 9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게리 플레이어(남아공·84),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과 골프를 쳤다. 지지자들에게 탄핵 조사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CNN은 백악관 측이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 녹취록이 각국 정상과의 통화를 보관하는 통상적 체계가 아닌 국가안보상 민감한 정보를 저장하는 별도의 기밀 체계에 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의 주장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라고 덧붙였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정미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정보위원회 위원장 간 ‘트위터 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탄핵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저격수’이자 ‘민주당 탄핵 3인조’ 가운데 한 명인 시프 위원장을 향해 온갖 막말을 퍼붓다가 27일엔 사퇴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26일 조지프 매과이어 국가정보국장(DNI) 대행의 정보위 청문회에서 시프 위원장이 모두 발언 중 대통령을 마피아로 묘사한 패러디한 것이 화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프 위원장이 사기극을 펼쳤다”며 의회에 사임을 요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수위는 평소보다는 점잖은 편이었다. 그는 평소 트윗에서 “사기꾼” “괴물” “더러운 놈” “속 좁은 남자” 등 다양한 형용사를 시프 이름 앞에 붙였다. 시프 위원장이 표적이 된 것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제럴드 네이들러 하원법사위원장 등 민주당의 다른 두 축이 상대적으로 원색적 비난을 삼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프 위원장은 “더러운 사람 입에서는 더러운 말만 나온다”는 등 맞대응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탄핵 조사가 정보 수집 단계이기 때문에 하원 정보위를 이끄는 시프 위원장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법리 분석으로 접어들면 법사위나 하원의장이 전면에 나서게 되기 때문에 비난의 표적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은 ‘녹취록(transcript)’ 대신 ‘비공식 메모(memorandum)’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녹취록은 대화 내용을 한마디도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글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녹음이 아니면 정확하게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1970년대 중반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 백악관은 대화 내용을 녹음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군사 및 정보관리들로 구성된 속기팀이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이 아닌 시추에이션룸(상황실)에서 전화 내용을 듣고 손 글씨를 쓰거나 컴퓨터 자판으로 받아 적는다. 속기사들이 서로 내용을 대조해 수정한 문건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방부 관리들이 메모한 내용과 비교한 뒤 2차 수정 작업을 거쳐 NSC 담당국장의 최종 서명을 받는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올해 4월 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러시아 스캔들) 최종 보고서 일부가 발표됐을 때 역풍을 우려해 탄핵을 주저하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24일 전격적으로 탄핵 카드를 꺼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 대해 CNN 등은 민주당 하원의원 235명 중 190여 명이 탄핵에 찬성할 정도로 압도적인 당내 여론을 꼽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이 2016년 러시아에 이어 내년 대선에서도 우크라이나라는 외세를 끌어들이려 했다는 의혹이 반(反)트럼프 유권자 결집에 효과적일 것이란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도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로이터와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23, 24일 이틀간 미국인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만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달 초 41% 찬성에서 오히려 4%포인트 줄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가 공개된 5월에는 찬성 여론이 44%였다. 또 응답자의 51%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탄핵 절차도 민주당에 유리하지 않다. 미 대통령의 탄핵은 크게 하원의 탄핵 조사→탄핵안 본회의 제출→하원 과반 찬성→상원의 탄핵 심판 4단계로 이뤄진다. 하원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상원은 재판을 진행하는 구조다. 상원은 탄핵 심리를 열어 증거를 판단하고 증인을 소환해 진술을 듣는다. 이때 연방대법원장이 재판장, 상원의원 100명이 배심원, 탄핵안을 가결한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검사 역할을 한다. 상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면 대통령은 즉시 면직되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문제는 관련 규정이 상당히 모호하고 불분명하다는 데 있다. 상원은 탄핵 재판 절차를 정할 때 결의안을 통과시켜 증인 수, 증언 대상, 증언 방식 등 심리에 필요한 각종 규칙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와 공화 양당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탄핵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며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와도 즉각 파기할 것”이라며 민주당에 역풍을 각오하라고 벼르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 탄핵안을 심리하지 않고 투표로 곧바로 기각하면 민주당 측은 사실상 대응할 카드가 없다. 절차를 진행하는 기간도 2년 반이 넘기 때문에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미 헌법 2조는 “대통령, 부통령, 연방정부의 모든 공무원은 반역죄, 수뢰죄, 그 밖의 중범죄와 경범죄로 탄핵당할 시 유죄 판결을 받고 면직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어떤 중범죄와 경범죄가 탄핵 사유인지는 명확하게 적시하지 않고 있다. 심리를 위한 상원 소집 권한이 원내 다수당 대표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있는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에게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이든, 9명의 대법관 중 5명이 보수 성향 대법관인 연방대법원이든 자신에게 유리하므로 어느 쪽이든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정미경 mickey@donga.com·전채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을 뒤로하고 22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인도계 미국인 행사에 참석했다. 초대형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덕담 퍼레이드’를 펼치고 춤까지 추는 진한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계 5만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를 ‘교황을 제외하고 외국인 지도자가 등장한 최대 규모 집회’라고 전했다. ‘하우디 모디(안녕 모디)! 함께하는 꿈, 밝은 미래’란 이날 행사는 텍사스인디아포럼(TIF)이 인도계 이민자 사회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했다. TIF는 보수 성향의 댈러스가 아닌 개방적인 상업 중심지 겸 주(州) 최대 도시 휴스턴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인도계 미국인 18만 명 중 15만 명이 휴스턴에 몰려 있다. 두 정상이 한 무대에 선 것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최근 아시아아메리칸연맹(AAC)을 구축한 트럼프 캠프는 최근 인도계 유권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아시아계 이민자 4명 중 1명이 인도계일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서 인도계의 86%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을 정도로 친민주당 성향이 강하다. 카슈미르를 두고 파키스탄과 치열한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모디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는 접경지대에서 안전을 확보할 권리가 있다”며 인도를 두둔했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my(나의)’라는 단어 사랑이 정치 사유화 논란을 낳고 있다.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하는 부하들에게 친근감의 표현으로 ‘나의’라는 대명사를 붙이는 버릇이 있다. 대중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나의 피터”, 이민정책을 담당하는 스티브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고문은 “나의 스티브”라고 부른다. 이 밖에도 “나의 군대” “나의 장관들” “나의 장군들” “나의 농민들” 등 수없이 많다. 심지어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가리켜 “나의 친애하는 독재자”라고 부르는가 하면 한 흑인 정치인을 “나의 흑인”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 에티켓에 벗어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사랑하는 말은 ‘나의 지지층(my base)’이다. 한 번 ‘나의’ 그룹에 속한 정치인들은 제외되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실현한다. ‘나의’ 마법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정치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게 만드는 사유화의 힘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전임 대통령들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명사를 자주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전임 대통령들이 국가 화합의 차원에서 ‘우리의(our)’를 자주 썼다면 소유욕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할 인사들을 골라 ‘나의’라는 ‘영광’을 수여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my(나의)’ 라는 단어 사랑이 정치 사유화 논란을 낳고 있다.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신뢰하는 부하들에게 친근감의 표현으로 ‘나의’라는 대명사를 붙이는 버릇이 있다. 대중 무역협상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나의 피터,” 이민정책을 담당하는 스티브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고문은 “나의 스티브”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나의 군대” “나의 장관들” “나의 장군들” “나의 농민들” 등 수없이 많다. 심지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가리켜 “나의 친애하는 독재자”라고 부르는가 하면 한 흑인 정치인을 “나의 흑인”이라고 말하는 등 정치 에티켓에 벗어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사랑하는 말은 ‘나의 지지층(my base)’이다. 한번 ‘나의’ 그룹에 속한 정치인들은 제외되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실현한다. ‘나의’ 마법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정치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게 만드는 사유화의 힘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전임 대통령들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대명사를 자주 사용했다. 전문가들은 “전임 대통령들은 국가화합의 차원에서 ‘우리의(our)’를 자주 썼다면 소유욕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충성할 인사들을 골라 ‘나의’라는 ‘영광’을 수여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사진)의 새로운 성폭행 의혹을 두고 오보를 게재한 뉴욕타임스(NYT)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NYT 선데이리뷰는 14일 NYT 기자 2명이 쓴 캐버노 관련 책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면서 “예일대 학생 시절 난잡한 파티를 벌였으며 한 여학생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학생은 지난해 9월 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캐버노 대법관 후보의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던 크리스틴 포드 팰로앨토대 교수와는 다른 여성이라고 NYT는 전했다. 해당 의혹은 캐버노 대법관의 대학 동문이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NYT 자체 조사와 다른 매체들의 후속 취재에 따르면 피해자로 거론된 여성은 캐버노 대법관으로부터 성폭행 시도는 없었다고 부인했으며, 친구들도 그로부터 성폭행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NYT가 당사자에게 확인도 없이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의 증언만을 토대로 성폭행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진 뒤 NYT가 트위터에 “기사 몇 군데를 고칠 필요가 있다”며 사과 아닌 사과를 하면서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NYT와 갈등관계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드디어 ‘올드 그레이 레이디’(NYT의 별명)는 죽었다”며 쾌재를 불렀다. 2020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은 “이번 사태가 있든 없든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캐버노 대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NYT의 일요 문화비평 발행본인 선데이리뷰는 오피니언팀이 총괄한다. NYT 오피니언은 필진의 명성과 외부 기고로 유명하지만 종종 부정확한 보도로 논란을 빚어왔다.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