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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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건강77%
칼럼17%
인사일반3%
보건3%
  • 40분 넘는 거리 10분 만에 도착… 의사 직접 탑승해 응급수술도 가능

    “절대 헬기 뒷부분에 다가가지 마세요. 뜨거운 연료 분사구와 무섭게 도는 날개 프로펠러로 자칫 다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7일 강원 원주시 일산동에 위치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8층 옥상에는 닥터헬기가 이륙을 기다리고 있는 헬리포트가 보였다. 이곳엔 총 6명이 탈 수 있는 닥터헬기 1대가 항시 대기하고 있다. 헬기 날개는 서서히 하늘을 가르면서 돌아가고 있었다. 닥터헬기 기장은 신규 의료진에게 헬기에 접근하는 방법부터 알려줬다.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는 신입 의료진의 닥터헬기 훈련 현장이다. 필자는 이들 의료진과 함께 교육을 받고 닥터헬기에 탑승했다. ○ 골든타임을 지키는 닥터헬기닥터헬기는 의료 여건이 취약하거나 육로 이송이 어려운 섬과 산간 지역에서 발생하는 중증응급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2011년 9월 도입됐다. 이날 훈련의 주요 내용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약 24km 떨어진 서원초등학교 운동장(인계점)까지 헬기를 타고 이동한 후, 그곳에 대기 중인 구급차로부터 환자를 인수인계 받는 것이었다. 닥터헬기는 기장의 운행으로 상공 1000피트까지 금세 올라갔다. 탑승하고 하늘을 오르기 시작할 때는 흔들림이 컸지만 어느 정도 높이에 오르자 마음이 편안할 정도로 흔들림이 없었다. 다만 헬기 내부에는 프로펠러 소리가 가득 찼다. 서로 간의 대화는 거의 불가능했다. 병원에서 서원초등학교까지는 자동차 주행 시 약 40분이 넘는 거리다. 하지만 헬기로는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도착한 헬기는 대기 중인 구급차와 만나 환자 이송 훈련을 무사히 끝마쳤다. 중증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은 1시간. 이번 훈련의 모든 과정은 30분 이내에 끝났다. ○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 날씨 영향도 많아닥터헬기와 일반 구조헬기의 가장 큰 차이는 ‘의사가 함께’ 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의사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의료장비만 각종 의료기기, 약품을 포함해 100개가 넘는다. 이날 헬기 내부 구석구석에 혈압 및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모니터 장비, 기도삽관장비, 정맥투여장비, 혈압승압제, 진통제 등이 배치돼 있었다. 한상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최근엔 현장에서 바로 초음파 진단을 할 수 있는 포터블 초음파, 심장제세동기, 인공호흡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며 “응급치료가 가능한 장비를 통해 급할 경우 헬기 내에서도 응급수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닥터헬기는 환자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 띄울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조명행 운항관리사는 “닥터헬기는 응급 환자가 원한다고 띄우는 것이 아니다. 의료진의 1차적인 상담을 통해 정말 이송이 필요한 환자인지 판단한 뒤 헬기를 띄울 것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날씨도 크게 좌우하는데 구름이 낮게 깔려 있거나 안개가 자욱해도 시야 확보가 안 되기 때문에 헬기 운항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며 “이때는 어쩔 수 없이 구급차가 직접 병원으로 이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여전히 부족한 헬기 수, 주민 인식도 아쉬워닥터헬기의 환자 이송거리는 50km로 제한돼 있다. 중증외상 환자들이 병원으로 1시간 이내에 도착해 치료를 받는 ‘골든타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 있는 닥터헬기는 경기 동부, 경북 북부, 강원 지역을 담당해야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1시간 이상 걸리는 환자 이송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 강원 영서까지는 도달할 수 있는 반면 영동 지역은 이 병원 닥터헬기가 담당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영동 일대 응급의료를 위해 강릉 지역에 닥터헬기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닥터헬기 출동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강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중증응급 환자의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닥터헬기는 매우 중요하며 이송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닥터헬기 추가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민들도 닥터헬기 소리를 소음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생명을 살리는 다급한 소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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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국제의료협회, 우크라이나 난민 의료봉사

    경기국제의료협회는 우크라이나 난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폴란드를 이달 7∼13일 방문해 의료봉사와 함께 의약품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6일 기준 러시아 침공을 피해 유럽으로 피란 온 우크라이나 난민 수는 780여만 명에 달한다. 현재 난민 수용 시설에 등록돼 있는 사람만 470여만 명. 이들 중 폴란드에는 270여만 명이 머물고 있다. 수도 바르샤바에는 폴란드 적십자가 직접 운영하는 대형 난민수용시설 8개뿐만 아니라 정부 및 민간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중소 규모 난민수용시설이 수백 개 있다. 협회 봉사단은 이 기간 동안 현지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인 프로보노와 함께 대형 난민센터 ‘글로벌 엑스포’와 민간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난민센터를 방문해 의료를 지원하고 의약품을 전달했다. 박춘근 협회 회장(윌스기념병원 이사장)은 “장기화되는 전쟁의 피로도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라며 “지금이야말로 우크라이나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란민에 대한 의료 지원은 크게 미흡한 상태다. 봉사단장인 임수빈 협회 기획실행위원장(부천순천향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은 “폴란드 정부가 난민 등록을 받고 자국 국립병원을 이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난민을 만나 의료 지원을 해보니 그렇지 못했다”며 “언어, 경제적 문제를 비롯해 대기 시간이 길고 형식적이어서 기초적인 1차 의료 지원마저 제대로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번 일정 중 폴란드 현지 적십자 본사에 방문해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 시스템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이번 전쟁이 끝난 후 경기도의 선진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기로 약속했다. 협회는 또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적극적인 폴란드 정부와 적십자에 응원과 격려를 전했다. 박 회장은 “우리도 과거 국제사회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던 나라였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이제는 우리가 국제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좀 더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며 “지원 사업이 일회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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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내시경 전 물 적게 마시려고 알약 선택? 사람마다 효과 달라요”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 항상 고민하는 검사가 있다. 바로 대장내시경 검사이다.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날에 먹어야 하는 물의 양도 상당하다. 여러 부담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 대신 대장분변검사를 하기도 한다. 대장분변검사는 만 50세가 넘으면 국가암검진에서 무료로 시행한다. 하지만 대장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국의학연구소(KMI) 여의도검진센터 소화기센터 한정우 전문의를 만나 대장내시경 검사의 오해와 진실을 자세히 알아본다. ―대장내시경 검사의 대상은 누구인가. “대장내시경검사는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최근엔 20대 대장내시경 검사자도 많이 늘어났다. 50대 이상이면 국가암검진에서 대장암 선별검사인 대장분변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분변검사에서 잠혈 등 이상이 있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 전에 장정결제 먹는 일이 쉽지 않다. “직접 조제해서 복용하는 과정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첨부된 설명서나 동영상이 잘돼 있기 때문에 참조하면 도움이 된다. 총 3L를 복용하는 쿨라이트산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면 파우치A제 1포와 파우치B제 1포를 일회용 용기(500mL)에 넣고 적당량의 물에 녹인 다음, 추가로 물을 500mL 표시 선까지 채운 후 잘 흔들어 용액을 균질하게 조제한다. 조제용액은 500mL 씩 총 4회 조제한다. 총 2L의 장정결제와 1L의 물을 포함해 3L를 마시게 된다. 필요 시 이 용액을 마시기 전에 냉장할 수 있다. 조제된 용액은 냉장에서 보관하고 24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오전이냐 오후냐에 따라 장정결제 복용 시간대가 달라지니 확인해야 한다.” ―거의 3L에 가까운 물을 마셔야 되는데…. “장정결제로 대장이 깨끗이 비워져야 염증, 용종, 대장암 병변을 더 확실히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L 정도의 장정결제를 마셔야 대장이 잔변이 없이 깨끗이 비워지는데, 이 과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잔변 및 음식물로 인해 용종 및 대장암을 제대로 관찰하기가 어렵거나 검사 자체가 시행되기 어렵다.” ―최근에 알약 또는 물을 최소화해서 복용하는 것도 나오지 않았나. “대중적으로는 물을 적게 마시는 장정결제나 알약이 선호된다. 그런데 변비가 심한 사람이나 장이 구조적으로 잘 비워지지 않는 사람, 또는 전날 식이를 지키지 않고 내원하는 수검자들의 경우 2L 장정결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너무 마른 사람은 식이와 약을 잘 지켜도 장이 잘 안 비워지는 경우가 많다. 알약 또는 물을 최소화해서 복용하는 것은 장단점이 있는 만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대장내시경 검사 시 수면내시경을 선호한다. 수면제 종류와 장단점은…. “수면제는 흰색의 프로포폴과 무색의 미다졸람 등 두 가지가 있다. 미다졸람은 프로포폴에 비해서 수면 중 수검자의 호흡이 안정되고 대장내시경 받는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망각효과’가 좋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 사람에게 검사 중 심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역설반응’이 있는 것이 단점이다. 프로포폴은 역설반응이 없고, 수면까지 시간이 30초 이하로 짧지만, 심장 신장 간 등에 기저질환이 있거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검사 중 호흡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수면마취 중에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수면 중 꿈을 꾸는 것처럼 잠꼬대나 욕설을 할 수 있지만 굉장히 드물고, 있더라도 수면에서 깨어나면 약물의 망각효과 때문에 기억하지 못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어떤 주기로 받아야 하나.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하고 중요한 검사다. 장정결제 복용이 부담이 되지만 식이 조절과 장정결제 복용법만 잘 지켜도 부담 없이 검사할 수 있다. 90% 이상의 대장암이 용종 중 선종에서 시작해 대장암으로 되기 때문에 소화기 증상이 없더라도 50세 이상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 결과가 정상인 경우 5∼10년에 한 번 정도 받는 것이 좋다. 또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병변에 따라 주기를 결정한다. 즉 병변이 단순 과증식성 용종인 경우는 5∼10년 주기로 받으면 되고 병변이 1cm 미만의 선종성 용종(대장암 전 단계)의 경우 3년 이내에 검사를 받도록 한다. 그리고 1cm 이상이거나 여러 개의 선종성 용종은 1년 주기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장을 깨끗하게 비우지 못해 불완전 검사가 되었을 경우에는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다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과거에 검사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배변 습관 변화, 혈변, 복통 등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엔 미리 의사와 상의해 대장내시경을 받도록 한다. 대장암 등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50세 이하의 젊은 나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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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 아토피 표적 치료제에 급여 적용[이진한 의사 기자의 따뜻한 약 이야기]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 중 100만 명을 고통 받게 한 질환이 있다. 바로 만성 염증성 질환인 ‘아토피피부염’이다.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생각하고 치료를 소홀히 하기 쉬운 아토피피부염은 유전 및 환경요인, 환자의 면역체계이상 등 복합적인 이유로 발병한다. 아토피피부염에 걸리면 끊임없는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가 흔하게 일어난다. 얼굴이나 목과 같은 노출 부위에 발생하는 피부 병변은 대인 기피, 우울, 불안 등 정신적 문제를 야기해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삶의 질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환자마다 증상을 유발하는 요인이나 악화 인자가 달라 치료하기 어렵다 보니 환자들은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전문 치료보다는 대증요법, 생활습관, 주거환경 관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의학의 발전으로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한 염증의 신호전달 체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이러한 신호를 표적으로 차단하는 주사제(생물학적제제)가 개발됐다. 최근엔 먹는 표적 치료제인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가 잇달아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 지나가는 경로인 JAK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치료제다. 광범위하게 면역을 억제하는 기존의 면역조절제와 비교해 부작용은 줄이면서 더 빠르고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주사제가 아닌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이기 때문에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치료 부담 경감과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아토피피부염에 허가를 받은 JAK 억제제는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등 세 가지다. 이 중 린버크와 시빈코는 전신 요법 대상인 만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의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에 처방된다. 올루미언트는 전신 요법 대상인 성인의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에 쓰인다. JAK 억제제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장점은 빠르고 강력한 효과다.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복용 1, 2일 후부터 빠르게 가려움증이 준다. 16주 차에는 피부병변의 정도를 판별하는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가 매우 좋게 나타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가장 괴로운 증상이 가려움증인데, 이처럼 빠르게 가려움증이 개선됨으로써 수면 질 향상은 물론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국내에선 5월 1일부터는 JAK 억제제 중 린버크와 올루미언트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아토피피부염 중에서도 증상이 매우 심한 중증 아토피피부염은 산정특례가 적용되는 질환으로, 보험급여 조건과 동일한 산정특례 조건을 충족할 경우 환자는 약가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중등도 이상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아쉬운 경우가 많았는데, 경구약제인 JAK 억제제 도입으로 환자 고통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며 “특히 JAK 억제제는 가려움의 극적인 완화로 수면 질을 향상시키고 청소년들의 키 성장과 학업 성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치료가 혁신적으로 바뀐 지금, 환자들도 과거에 얽매여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 후 JAK 억제제 치료를 시작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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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코로나-독감 트윈데믹 우려… 두 가지 백신 모두 접종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독감(인플루엔자) 환자도 늘어나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 트윈데믹을 막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며 “독감 백신은 접종 시작 이후 수십 년이 지났을 정도로 안전성도 검증된 방식”이라고 말했다. 65세 이상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올해 말까지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크게 A, B, C, D형 4가지 종류가 있다. 올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되는 백신 종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4가 백신’이다. 4가는 주로 유행하는 A형 2종, B형 2종 등 총 4종에 대응하는 백신이라는 뜻이다. 아직까지 접종을 못 받은 사람은 늦어도 11월 안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접종에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 가능한 개량형 2가 백신이 쓰이고 있다. 최근 18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된 만큼 만성질환이 있거나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는 사람은 이 백신을 맞는 게 현재로선 트윈데믹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독감이나 감기,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본인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구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도 독감과 감기를 증상만으로 완벽하게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100여 가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기침, 인후통, 객담 등 호흡기 증상은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 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독감은 백신이 있지만 감기는 예방 접종이 불가능하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역시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목이 아프거나 쉬는 증상, 후각과 미각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윈데믹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만큼 마스크 쓰기, 손 소독 등 개인위생을 더욱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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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증외상환자는 시간이 생명… 최소 1시간 이내 이송해야”

    최근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재난응급의료뿐만 아니라 중증환자의 응급의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증환자 가운데서도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중증외상이 1시간 이내, 심장질환이 2시간 이내, 뇌혈관질환이 3시간 이내로 각각 다르다. 골든타임 내에 환자를 병원으로 옮겨야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골든타임 내에 환자를 가장 빨리 옮길 수 있는 것이 바로 ‘하늘을 나는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다. 2008년 닥터헬기 도입을 국내에서 처음 주장하고 2012년 실제 도입을 관철시킨 이강현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를 만나 닥터헬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닥터헬기는 어떤 역할을 하나. “닥터헬기는 전문의사들이 중증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헬기다. 요청한 뒤 5분 이내에 날아가서 20∼30분 이내에 사고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다. 의사가 함께 탑승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부터 전문 응급처치를 하면서 병원으로 오게 된다. 또 이송 중에 환자를 진단하고,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병원 내 외상 수술팀에 미리 연락해 수술 준비를 하도록 하기도 한다. 이처럼 중증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치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 환자를 살리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응급의료체계 중 하나다.” ―주로 어떤 환자가 닥터헬기로 이송되나. “3대 중증 응급환자가 중증외상, 뇌중풍(뇌졸중), 심근경색 환자이다. 헬기 이송 환자의 63% 정도가 3대 중증 응급환자들이다. 그중에서 제일 많은 것이 29%를 차지하는 중증외상 환자다. 뇌중풍이 17%, 심근경색이 17% 정도 된다. 이 외에 심정지나 패혈증 등의 중증 응급환자들이 닥터헬기로 이송된다. 시간이 곧 생명인 이런 질환들에 있어서 닥터헬기는 골든타임 내에 처치할 수 있는 날아다니는 응급실이라고 할 수 있다.” ―닥터헬기 도입을 처음에 주장한 계기가 있었나. “이송이 늦어 사망하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 특히 중증외상 환자들이 구급차에 실려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차가 막혀 도중에 사망하는 일이 많았다. 우리 병원은 강원 원주시에 있는데 임신부가 강원 삼척시에서 대관령을 넘어오다가 눈 속에 갇혀 죽기도 했다. 그렇다고 취약 지역에 병원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결국은 닥터헬기가 답이었다. 우리 병원은 2013년부터 시작했다. 올 5월에 2000회 출동을 달성했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살렸다. 특히 중증외상 환자들은 과거 구급차로 이송할 때보다 생존율이 약 두 배나 높아졌다. 또 뇌중풍, 심근경색 환자들도 치료 기간을 단축해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낮췄다. 늦게 도착하면 죽었을 환자 중 10명만 살려도 정부가 지원하는 닥터헬기 1곳의 예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국내 닥터헬기 현황과 해외 닥터헬기 운영 실태가 궁금하다. “외국은 이미 1960년대부터 닥터헬기 운영이 시작됐다. 미국은 닥터헬기를 900대 이상, 독일은 100대 가까이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닥터헬기 57대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7대를 운영 중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한국도 인구 대비해서 28∼30대 정도 닥터헬기를 운영해야 한다. 전국 곳곳의 중증 응급환자에게 응급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최소 12대 정도는 있어야 된다. 경남과 강원 영동 지방엔 닥터헬기가 아예 없다. 12월 제주도에 1대가 추가 운영될 예정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골반 부위를 심하게 다친 환자가 있었다. 골반 내에 출혈이 심해 심각한 상황이었다. 닥터헬기로 이송해 골든타임 안에 수술이 시행됐고 무사히 생존하게 됐다. 또 시멘트 공장에서 일하다가 고층에서 떨어져 뇌출혈이 생긴 환자도 평상시 구급차로 오면 수술 시기를 놓쳐 뇌 손상으로 장애가 심했을 텐데 헬기로 이송해 큰 장애 없이 회복됐다. 모두 닥터헬기가 없었다면 생존이 힘들었던 환자들이다.” ―닥터헬기는 이용료를 많이 내야 하나. “무료다. 간혹 응급 상황임에도 혹시 비용을 많이 지불할까 봐 두려워서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있다. 닥터헬기는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된다. 중증 응급환자가 언제든지 이용하면 그만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데 애로 사항이 있다면…. “소음이다. 소리와 관련된 민원이 가끔 들어온다. 아무래도 헬기가 크니 소음이 많이 난다. 그래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불편할 수 있다. 헬기가 날아가는 이유는 생명이 위급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헬기 소리를 소음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소리’로 인식해 주면 좋겠다. 닥터헬기를 통해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던 만큼 닥터헬기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추가 지원도 절실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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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독감 동시유행 우려…겨울철 ‘트윈데믹’ 막을 방법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독감(인플루엔자) 환자 수도 늘어나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겨울철 트윈데믹을 막기 위한 방법을 알아 봤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 접종”이라며 “독감 백신은 접종 시작 이후 수십 년이 지났을 정도로 안전성도 검증된 방식”이라고 말했다. 65세 이상은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통해 지정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올해 말까지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크게 A, B, C, D형 4가지 종류가 있다. 올해 독감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되는 백신 종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4가 백신’이다. 4가는 주로 유행하는 A형 2종, B형 2종 등 총 4종에 대응하는 백신이라는 뜻이다. 아직까지 접종을 못한 사람은 늦어도 11월 안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접종에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 가능한 개량형 2가 백신이 쓰이고 있다. 최근 18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이 확대된 만큼 만성질환이 있거나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는 사람은 이 백신을 막는 게 현재로선 트윈데믹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만약 독감이나 감기, 코로나19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본인이 어떤 질병에 걸렸는지 구분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도 독감과 감기를 증상만으로 완벽하게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100여 가지 바이러스가 원인이지만, 독감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기침, 인후통, 객담 등 호흡기 증상은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러운 고열과 전신 근육통, 쇠약감 등의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독감은 백신이 있지만 감기는 예방 접종이 불가능하다. 최 교수는 “코로나19 역시 감기 증상과 비슷하지만 목이 아프거나 쉬는 증상, 후각과 미각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윈데믹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만큼 마스크, 손 소독 등 개인 위생을 더욱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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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이태원 참사 막으려면 재난응급의료 개선해야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리포트]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국내 재난응급의료체계를 다시 돌이켜 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재난이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는 재난응급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원 참사는 응급대처가 늦었다. 환자 이송도 우왕좌왕했다. 심지어 참사 현장 인근에 위치한 순천향대병원에 시신을 포함해 70, 80명의 사상자들이 몰려 일시적인 마비가 일어나기도 했다.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에선 가장 먼저 소방서장을 단장으로 하는 ‘현장통제단’이 대응을 한다. 또 현장통제단 산하엔 보건소장이 총괄하는 ‘현장응급의료소’를 설치해 응급 환자에 대한 분류, 이송, 처치를 한다. 그리고 재난 현장과 가까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재난응급의료팀(DMAT)이 중앙응급의료센터 지령에 따라 출동한다. DMAT는 현장응급의료소에 합류해 진료를 본다. 이태원 참사 당시 의료진 대응을 시간대로 살펴보자. 참사가 발생한 뒤 가장 먼저 도착한 의료진은 서울대병원 DMAT다. 이들은 오후 11시 20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어 용산구 보건소 신속대응반이 오후 11시 29분에 도착했다. 현장응급의료소장인 용산구보건소장의 현장 도착 시간은 오후 11시 30분이었다. 의료 관계자들의 현장 도착 시간은 늦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현장에 응급의료소가 설치되기 시작한 시간은 밤 12시 9분이었다. 현장응급의료소가 제대로 운영된 시간은 밤 1시경이었다. 현장응급의료소가 가장 먼저 만들어져야 환자의 중증도 분류가 되고, 이에 따른 이송 여부, 처치가 결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작동이 참사 당시 제대로 안 됐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를 통해 향후 재난응급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형 재난 현장에서 재난 대처 경험이 전무한 보건소장이 현장응급의료소장이라는 직책을 맡으면 앞으로도 재난 상황에서 우왕좌왕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현장에 출동한 DMAT에서 재난 경험이 많은 의사가 현장응급의료소장을 맡아 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보건소장에게는 현장 재난응급의료 지원 및 행정 업무를 맡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이번처럼 10여 곳에서 DMAT가 출동한다면 그 가운데 가장 경험이 많고 재난 응급의료에 관한 학식이 풍부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현장에서 ‘전체 의료 팀장’을 맡아 의료적 통제를 해야 중복과 혼란이 없을 것이다. 또 중요한 게 있다. 이번 기회에 119구급대원의 전문응급처치 범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응급구조사인 119구급대원은 현행 응급의료법상 인공호흡과 수액 투여 등 14가지 응급처치만 할 수 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다른 중요 응급처치들인 △심정지 환자에게 에피네프린(심정지 및 쇼크 치료제) 투약 △흉통 환자에게 12유도 심전도 측정 △중증 외상 환자에게 아세트아미노펜(진통제) 투약 △응급 분만 시 탯줄 결찰 및 절단 등의 행위를 119구급대원은 현장에서 할 수 없다. 이러한 전문 응급처치를 119구급대원들이 의사의 지도를 받아 할 수 있도록 만든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2019년 이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잠들어 있다.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재난 현장에서 119구급대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상황인데도 말이다. 또 재난 현장에서 소방과 보건소의 협력과 협조가 필요하다. 현재는 현장통제단장, 현장응급의료소장이 각기 법률에 규정된 대로 작동하고 있으나, 원활한 협력과 협조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번 이태원 사고에서도 소방 따로, 보건소 따로, DMAT 따로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현장응급의료소로 이송된 환자만 현장응급의료소에서 보고 있고, 그보다 훨씬 많은 환자들은 소방에서 알아서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많았다”고 말했다. 재난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현장의 응급진료소에서 환자 분류 처치 이송 업무 등을 지휘하고 임시안치소를 설치해야 하는 보건소장의 역할 부족, 윗사람들의 재난 인지 및 소명의식 부족 등은 서둘러 해결해야 할 문제다. 소방 119구급대원(1급 응급구조사 간호사)의 업무 범위 확대, 현장에서 DMAT를 총괄 지휘할 능력 있는 팀 중심 지휘체계 만들기 등도 앞으로 있을 재난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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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철 외부 충격에 쉽게 발생하는 ‘안와골절’ 주의하세요”

    최근 축구선수 손흥민이 경기 도중 왼쪽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안와골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와골절은 스키 시즌에 가장 많이 생기는 부상 중 하나다. 우리의 안구는 주변의 얇은 뼈에 둘러싸여 보호되고 있다. 안구와 주변 뼈 사이에는 지방조직 등이 있어 안구를 보호하는 완충 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 뼈는 매우 얇아서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쉽게 골절이 된다. 안와골절의 주요 원인으로는 교통사고나 운동 중 부상, 주먹 혹은 머리로 가격된 경우 등이다. 그래서인지 주로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안와골절이 되면 부기 및 통증과 함께 안구 함몰, 안구 운동 시 불편함, 하나의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 뺨이나 윗입술 쪽의 감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다친 후 코를 풀었을 때 다친 쪽 눈이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면 안와골절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다. 눈을 싸고 있는 뼈는 코와 연결돼 있는데, 코를 풀면 골절이 생긴 곳을 통해 공기가 안와로 들어가 눈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와골절이 있을 때 코를 푸는 것은 위험하다. 안와골절이 의심되는 경우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한다. CT로 골절 위치와 정도, 안와 조직의 탈출 및 손상 여부를 판정하게 된다. 경미한 정도의 안와골절은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고, 항생제를 사용하고,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골절로 인해 복시가 발생하거나 안구 함몰 혹은 돌출 같은 증상을 유발할 정도로 골절이 심한 경우, 골절로 인한 시신경 압박으로 시력 변화가 발생한 경우 등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코 풀기를 피하고, 재채기가 나올 경우 입을 벌리고 해야 눈의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전대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겨울 스포츠를 즐길 때 고글, 헬멧과 같은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안와골절 등 스포츠 손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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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에 갑자기 당뇨 생기면 췌장암 의심을

    17일은 세계 췌장암의 날이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 생존율이 가장 낮은 ‘고약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그 순간 “사형 선고를 받는 기분이 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췌장암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7일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를 슬로건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을 주도하는 김선회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교수(췌장암네트워크 대표)는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가 최근에 두 자릿수인 13%로 올라섰다. 특히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25%에 이른다”며 “10년 이내에 췌장암 5년 생존율을 13%에서 25% 이상으로 올리자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와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우상명 내과 교수를 만나 췌장암에 대해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봤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데 건강검진이 의미가 있나. “췌장암의 증상은 다른 췌장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에도 잘 생기는 것들이다. 따라서 복통, 체중 감소와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췌장암이 이미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혈액검사는 없다. 하지만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몇 가지 있다. 일단 새롭게 발생된 소화불량이 몇 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나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한 50대 환자 등은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췌장염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초음파내시경검사가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우 교수) ―췌장암의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 그래서 예방책도 없다는데…. “맞다. 하지만 몇 가지 위험 요인이 밝혀졌거나 추정되는 것이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K-Ras(케이라스)’라는 유전자다.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이 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된다. 환경적 요인 가운데는 흡연이 발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육류 소비와 음식물의 지방 함량이 췌장암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김 교수) “담배는 피우지도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1.7배 이상이다.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암뿐 아니라 모든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만성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니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의 일부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특히 직계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거나, 발병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을 의심하고 정기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우 교수) ―췌장암은 수술 후 장기 생존 가능성이 낮고 후유증도 많다던데…. “수술 후 장기 생존, 즉 5년 이상 생존 또는 완치율은 췌장암의 타입이나 병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20∼25%다. 특히 암이 췌장 안에서만 발견되는 1기 췌장암은 수술 후 완치율이 40∼50% 이상으로 높다. 후유증은 당뇨병, 심한 소화불량 등이다. 인슐린 등 호르몬을 분비하고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을 절제해서 생긴 문제다. 그러나 대부분의 췌장암 수술은 췌장을 절반 가까이 남기므로 수술 후 후유증이 오는 경우는 20% 정도다. 설령 후유증이 발생해도 음식 조절과 약물 치료로 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김 교수) ―수술 없이 항암제만으로 췌장암을 치료한다고 하면 ‘치료 포기’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항암 화학요법의 치료 기간과 횟수는 항암제 치료의 목적과 항암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부작용 정도에 따라 다르다. 수술로 췌장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1기나 2기의 경우는 수술 전후로 항암제 치료를 한다.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하는 기간은 치료 반응 혹은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다양하다. 진단 후 바로 수술하는 경우 항암제 치료를 대개 6개월 동안 시행한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3기, 4기 췌장암의 경우도 항암제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여서 환자가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통증을 호전시켜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서다.”(우 교수) ―환자에게 임상시험 대상자가 되라는 것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는 뜻은 아닌가. “새로운 췌장암 치료 약물을 개발해 동물실험에서 효능과 안정성이 확인되면 그 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 통상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와 가능성을 바탕으로 기획된다. 또 참여하는 환자가 안전이나 치료 효과, 경제적 문제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한다. 미국암네트워크(NCCN) 등에서도 췌장암의 항암 치료를 할 때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신약 적용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우 교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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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2차 대란 위기 관리’ 위한 정책 포럼 14일 개최

    대한당뇨병학회는 14일 오후 2시 국회박물관(구. 헌정기념관) 2층 국회체험관에서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당뇨병 2차 대란 위기관리를 위한 정책 포럼’을 연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정춘숙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과 공동주최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재)당뇨병학연구재단, 대한내분비학회,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및 한국당뇨협회 등이 후원으로 참여한다. 이번 정책 포럼은 14일 ‘세계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을 맞아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 당뇨병 발생 고위험군이 1500만 명에 육박한 우리나라의 당뇨병 위기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국가적 차원의 실질적 정책 도입을 촉구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정책 포럼은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에 이어 주제발표와 패널 및 종합 토의의 순서로 진행된다. 주제발표 세션은 백세현 대한당뇨병학회 회장(고대 구로병원)을 좌장으로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조선일보)가 ‘초고령사회 노인 당뇨병 관리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권혁상 대한당뇨병학회 언론-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가 우리나라 당뇨병 인식의 현주소와 개선 방안 △문준성 대한당뇨병학회 총무이사(영남대병원)가 당뇨병 환자와 고위험군에 대한 국가적 관리의 필요성 등을 각각 발표한다. 특히, 이번 주제발표에서는 대한당뇨병학회가 실시한 ‘당뇨병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패널 및 종합토의 세션은 ‘빨라진 당뇨병대란 위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영남대병원)과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수석 부회장(연합뉴스)이 좌장을 맡고, 배재현 대한당뇨병학회 언론-홍보간사(고대안암병원), 김대중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이사(아주대병원), 이진한 의학전문기자(동아일보), 권선미 기자(중앙일보헬스미디어), 임영배 한국당뇨협회 총무이사, 곽순헌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과장 및 김윤아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예방과 과장 등이 패널로 참여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이며, 약 2,000만 명이 당뇨병 환자나 당뇨병 고위험군에 해당돼 현재 우리나라가 당뇨병 대란에 직면했음을 발표한 바 있다. 더구나 65세 이상 성인의 39.2%가 당뇨병을 앓고 있어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 당뇨병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당뇨병은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닌,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번 정책 포럼을 통해 당뇨병 위기상황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방안이 심도 깊게 논의되길 바란다”며 “대한당뇨병학회 역시 당뇨병 전문가 그룹으로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당뇨병은 우리나라 질병 부담 1위로,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당뇨병 예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오늘 포럼에서 공유된 내용들이 일회성 제언에 그치지 않고 당뇨병에 대한 실질적 정책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중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 정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당뇨병에 대한 국민들의 올바른 인식과 관심이 동반돼야 한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도 미디어로서 정확한 정보 전달과 국민의 인식 증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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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 진단 어려운 ‘고약한’ 암… 췌장암 의심되는 증상은

    17일은 세계 췌장암의 날이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 생존율이 가장 낮은 ‘고약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췌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그 순간 “사형 선고를 받는 기분이 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췌장암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7일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 배로’를 슬로건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을 주도하는 김선회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교수(췌장암네트워크 대표)는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한 자리 수에 머물러 있다가 최근에 두 자리 수인 13%로 올라섰다. 특히 수술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25%에 이른다”며 “10년 이내에 췌장암 5년 생존률을 13%에서 25% 이상으로 올리자는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와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우상명 내과 교수를 만나 췌장암에 대해 국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 봤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데 건강검진이 의미가 있나? “췌장암의 증상은 다른 췌장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에도 잘 생기는 것들이다. 따라서 복통, 체중 감소와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췌장암이 이미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췌장암을 조기 발견하는 혈액검사는 없다. 하지만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몇 가지 있다. 일단 새롭게 발생된 소화불량이 몇 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나 가족력이 없는데 갑자기 당뇨병이 발생한 50대 환자 등은 췌장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췌장암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검사, 초음파내시경검사가 조기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우 교수)―췌장암의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다. 그래서 예방책도 없다는데…. ”맞다. 하지만 몇 가지 위험 요인이 밝혀졌거나 추정되는 있는 것이 있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K-Ras(케이라스)’라는 유전자다.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이 유전자의 변형이 발견된다. 환경적 요인 가운데는 흡연이 발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육류 소비와 음식물의 지방 함량이 췌장암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김 교수) ”담배는 피우지도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가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의 1.7배 이상이다.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암 뿐 아니라 모든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만성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니 적절한 관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의 일부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특히 직계 가족 가운데 50세 이전에 췌장암에 걸린 사람이 한 명 이상 있거나, 발병 연령과 상관없이 두 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가족성 췌장암을 의심하고 정기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우 교수) ―췌장암은 수술 후 장기생존 가능성이 낮고 후유증으로 많다던데. ”수술 후 장기 생존, 즉 5년 이상 생존 또는 완치율은 췌장암의 타입이나 병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20~25%다. 특히 암이 췌장 안에만 발견되는 1기 췌장암은 수술 후 완치율이 40~50% 이상으로 높다. 후유증은 당뇨병, 심한 소화불량 등이다. 인슐린 등 호르몬을 분비하고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췌장을 절제해서 생긴 문제다. 그러나 대부분의 췌장암 수술은 췌장을 절반 가까이 남기므로 수술 후 후유증이 오는 경우는 20% 정도다. 설령 후유증이 발생해도 음식 조절과 약물 치료로 조절이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교수) ―수술 없이 항암제만으로 췌장암을 치료한다고 하면 ‘치료 포기’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항암 화학요법의 치료 기간과 횟수는 항암제 치료의 목적과 항암제의 종류, 치료에 대한 반응, 부작용 정도에 따라 다르다. 수술로 췌장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1기나 2기의 경우는 수술 전후로 항암제 치료를 한다.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하는 기간은 치료 반응 혹은 수술 가능 여부에 따라 다양하다. 진단 후 바로 수술하는 경우 항암제 치료를 대개 6개월 동안 시행한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3기, 4기 췌장암의 경우도 항암제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여서 환자가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통증을 호전시켜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 삶의 질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우 교수) ―환자에게 임상시험 대상자가 되라는 것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치료가 없다는 뜻은 아닌가? ”새로운 췌장암 치료 약물을 개발해 동물 실험에서 효능과 안정성이 확인되면 그 뒤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다. 통상 기존 치료법의 효과를 넘어설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와 가능성을 바탕으로 기획된다. 또 참여하는 환자가 안전이나 치료 효과, 경제적 문제 등에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한다. 미국암네트워크(NCCN) 등에서도 췌장암의 항암치료를 할 때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신약 적용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 (우 교수)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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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 질 높이는 디지털치료제, 국내서도 정신질환-재활분야 연구 활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 중이다. 의료 질을 높이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제3의 신약’이라고 불리는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다. 비대면 치료가 가능한 디지털치료제는 부작용이 적어 안전하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의료, 헬스케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물중독,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나 중추신경계질환, 재활 및 물리치료를 비롯해 당뇨병, 암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치료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상용화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상용화, ‘제3의 신약’ 디지털치료제 디지털치료제는 쉽게 말해 질병 예방과 관리, 치료 목적의 디지털 기기다. 질병 치료의 안전성과 효능을 임상으로 입증하는 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의료 관련 소프트웨어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 위험 요소를 미리 예측한 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이에 맞춰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게 된다. 디지털치료제도 일반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다만 동물실험과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탐색임상, 확증(허가)임상 등 두 단계만 거치면 된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 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정식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뇌, 신경, 정신질환, 당뇨병 등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치료제가 이미 상용화됐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최초의 디지털치료제’는 미국 치료기기 업체 ‘페어 테라퓨틱스’가 만든 약물중독치료제 ‘리셋’이다. 일종의 인지 행동 치료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20여 개의 디지털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독일 또한 20여 개의 디지털치료제가 보건 당국 허가를 받아 활용 중이다. 이 중 5개는 건강보험까지 적용된다.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진-환자 시공간 제약 벗어나, 의료 접근성 향상 기대 디지털치료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급부상했다. 병원 방문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의사가 공간과 시간적 제약을 넘어 비대면으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또한 집에서 솔루션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치료제 개념에는 의사 처방 후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개발된 치료 커리큘럼도 포함된다. 처방된 기간 동안 스마트폰이나 가정 내 스마트TV 등을 활용해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질병에 따라 수차례 병원을 방문하고 대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령 환자나 시간이나 경제적 부담, 이동 불편이 큰 환자에게 의료적 효용이 크다. 환자가 평소 주도적으로 본인 상태를 알고, 관리하기에 용이하다는 점도 디지털치료제의 장점이다.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도 보다 정확하게 이뤄진다. 환자가 처방 받은 대로 사용 순응도, 치료 수행 정확도, 강도, 빈도 등 데이터가 담당 의료진에게 전송된다. 이를 통해 빠른 시간 내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환자 맞춤형으로 처방을 내림으로써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디지털치료제 상용화 위한 의료 환경 조성 필요 국내에서도 디지털치료제 개발 및 임상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에임메드, 웰트, 라이프시맨틱스, 하이, 뉴냅스 등 5개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임상 중이다. 연내 국내 1호 디지털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상이 진행되거나 완료된 분야는 불면증, 불안장애, 호흡기질환 재활, 뇌 손상 후 시야장애 등이다. 개발에 앞서 디지털치료제 기반 환경 조성에 먼저 나선 기업도 있다. 디지털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개발 완료 및 허가 후 빠른 상용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버엑스’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근골격계질환 운동재활 디지털치료제 분야의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에버엑스의 디지털치료제 ‘모라(MORA)’는 3000여 개의 재활 치료 동작과 150여 개의 치료 커리큘럼을 의료진과 환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또 다른 스타트업 ‘델토이드’도 디지털치료제 상용화를 위해 재활운동 프로토콜을 개발 중이다. 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가천대길병원, 충남대병원, 부산대병원, 조선대병원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메타버스와 센서기반 운동검사 및 재활운동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박재현 한양대구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환자의 편의성과 치료 효과, 안전성을 모두 고려해 개인 맞춤형으로 다양하게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미래의 첨단 산업”이라며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근골격계 재활 관련 디지털치료제는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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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티파이, ‘이태원 트라우마’ 겪는 시민들에 심리 프로그램 무료 배포

    디지털 멘탈케어 서비스 전문 업체인 포티파이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재난 후 심리 안정화 프로그램을 무료 배포한다고 3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출신 전문의 3명을 비롯한 정신건강전문가들이 만든 것이다. 한국재난정신건강지원 가이드라인 및 근거기반 트라우마 심리치료에 기반하여 제작되었다. 포티파이 문우리 대표(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갑작스레 생긴 불행 앞에 슬픔과 불안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지속적인 두근거림과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거나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의 과도한 스트레스는 마음의 상처를 입히고 일상으로의 회복을 늦출 수 있다”면서 “심리 안정화 기법은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뒤 힘든 마음을 스스로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불안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마음이 들 때 언제든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이 프로그램은 심리 안정화 기법, 명상, 사건 충격 정도 검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있다. 마인들링 웹/앱 서비스 혹은 별도 링크를 통해 무료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https://mindlingforinnerpeace.oopy.io)에 들어가서 현재 본인의 심리를 확인하고 순서에 따라 클릭해서 들어가면 된다.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을 소개한 뒤 직접 시행해 볼 수 있도록 영상과 음성으로 도와준다.문 대표는 “이번 참사로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많은 분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장기화되지 않으려면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며 “더 많은 분들이 접근성이 높은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점검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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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취-절개-출혈 없는 ‘인터벤션 치료법’을 아시나요?

    최근 병원에서 인터벤션(중재) 치료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인터벤션은 혈관 속으로 가느다란 카테터(의료용 도관)를 밀어 넣은 뒤 이를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영상 장비로 확인하면서 물리적·화학적 치료를 진행하는 방사선 시술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인터벤션이 본격화됐다. 내과 약물치료로는 부족하고, 외과 수술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비침습적 시술이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간암에서부터 자궁근종, 혈관기형, 뇌동맥류, 심혈관질환, 비뇨기질환 등 50여 개 암과 질환을 넘나들며 치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터벤션 전문의는 ‘의사를 위한 의사’로 불린다. 환자와 마주 앉아 진료하는 시간은 거의 없지만, 각종 혈관질환이나 암 질환을 수술할 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터벤션 시술은 전신마취 대신 국소마취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고통과 흉터를 경감시키고 치료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경희대병원 인터벤션팀 오주형 병원장(영상의학과)은 “인터벤션은 진료과를 넘나들며 다학제 진료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인터벤션은 신장암 수술 전 암 크기를 줄이고 골육종 등 뼈에 생긴 암을 치료할 때 혈관을 막아 피가 적게 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외래에서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아 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의료진일 수 있지만 질환 치료는 물론이고 환자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인터벤션 시술은 흔히 ‘수술 없는 치료’ ‘칼 없는 치료’ ‘비수술 치료’ 등으로 불린다. 마취, 절개, 출혈이 없는 ‘3무(無) 시술’로도 불린다. 최소한의 침습만으로 질병만을 정확하게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또 병변 부위에 색전제, 경화제, 항암제 등의 약물을 주입하거나 협착된 부위에 특수관을 장착할 수 있다. 고주파 열을 쪼여 종양을 태우고, 혈전이나 결절을 깎아내는 등 다양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출혈이 많은 외상환자는 피가 덜 나도록 혈관을 최대한 막는 시술과 더불어 수술 후 혈액이나 고름 등이 고였을 때도 인터벤션으로 간단히 빼내기도 한다. 오 병원장은 “인터벤션은 국소마취와 5mm 이하의 최소 절개로 이뤄지고 정교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다만 병변의 위치 혹은 모양이 인터벤션 치료만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술을 고려하거나 인터벤션과 수술을 같이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벤션과 수술은 서로 상호 보완 및 협력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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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시행 중 골절 가능성 낮아

    “하나, 둘, 셋, 넷, 다섯. 1초에 두 번씩 있는 힘껏 눌러야 합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응급의료센터. 윤순영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본보 기자의 심폐소생술(CPR) 방식을 하나씩 지적했다. 기자가 교육용 마네킹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힘이 부족했는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 압박해야 했고,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때 시민들이 앞장서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봤다. 실제로 누군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응급조치가 심폐소생술이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윤 전문의를 만나 심폐소생술에 대해 제대로 알아봤다. ―심폐소생술은 언제 하면 되나. “일반적으로 쓰러져 의식이 없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심폐소생술만 생각한다. 하지만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먼저 현장이 안전한지 확인한 뒤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면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며 깨워야 한다. 그래도 반응이 없다면 119에 신고하고 자동심장충격기를 요청해야 한다. 그 후에 호흡을 확인한다. 호흡이 정상적이면 119 구급대를 기다리면서 환자를 관찰하면 된다. 만약 호흡이 비정상적이거나 없다면 그때 가슴 압박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쓰러진 사람의 맥박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하던데…. “가슴 압박은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속도로 시행한다. 팔꿈치를 펴서 수직 방향으로 체중을 이용해 압박해야 힘이 덜 들어가고 오래 할 수 있다. 가슴 압박의 위치는 가슴 정중앙이다. 잘 모르면 양쪽 젖꼭지를 연결했을 때 중앙 부위의 살짝 아래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한 손은 손바닥 아랫부분을 가슴 중앙에 올려놓고, 그 위에 다른 손을 올려서 겹친 뒤 깍지를 끼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하면 가슴뼈가 부러진다는데 해도 괜찮나. “심폐소생술 시행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그거다. 소생 후 혹시라도 골절 같은 합병증이 생겨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의식을 잃었지만 심장 정지 상태가 아닌 환자에게 가슴 압박을 시행하면 통증(전체 환자의 8.7%)이나 늑골 및 쇄골 골절(1.7%)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장기 손상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이 심장 정지 상태가 아닌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더라도 손상을 입힐 위험성이 작다. 여기에 설령 상대방이 다치더라도 착한 의도로 한 것이라면 ‘선한 사마리아인법’으로 알려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 2항에 의거해 구조자가 보호받을 수 있다.”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인공호흡도 함께 해야 하나. “일반 시민들은 인공호흡에 부담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기도 한다. 인공호흡을 제공할 의사가 없을 때는 가슴 압박 심폐소생술만 해도 된다. 하지만 심장 정지의 원인이 질식인 경우에는 가슴 압박 심폐소생술만 장시간 하면 동맥 내 산소량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인공호흡을 병행한 심폐소생술에 비해 그 효과가 떨어진다. 물에 빠졌거나 질식한 경우, 심정지 상태가 오래 지속된 경우 등에는 인공호흡도 하는 게 좋다.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의 비율을 30 대 2, 즉 30회 가슴을 압박하고 2번 정도 인공호흡을 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면 지치게 된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 “환자가 회복했다면 당연히 심폐소생술을 중단하면 된다. 심정지 상태가 계속된다면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구조자가 지치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진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중단할 수 있다.” ―자동심장충격기(AED)가 근처에 있으면 굳이 심폐소생술을 할 필요가 없나. “자동심장충격기가 근처에 있는 경우라도 심정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 신고다. 그리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제세동기를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세동이 1분 지연될 때마다 제세동 성공 가능성이 7∼10% 감소한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빠른 제세동이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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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지 환자 살리는 ‘심폐소생술’…언제·어떻게 하면 되나

    “하나, 둘, 셋, 넷, 다섯. 1초에 두 번씩 있는 힘껏 눌러야 합니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중앙응급의료센터. 윤순영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본보 기자의 심폐소생술 방식을 하나씩 지적했다. 기자가 교육용 마네킹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힘이 부족했는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생각보다 더 압박해야 했고,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했다. 이태원 핼로윈 참사 때 시민들이 앞장서서 심폐소생술을 하는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봤을 것이다. 실제로 누군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을 때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응급조치가 심폐소생술이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윤 전문의를 만나 심폐소생술에 대해 제대로 알아봤다. ―심폐소생술 언제 하면 되나. “사람들이 쓰러져 의식이 없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심폐소생술만 생각한다. 하지만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먼저 현장이 안전한지 확인한 뒤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면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며 깨우는 것이다. 그러고도 반응이 없다면 119 신고 후 자동심장충격기를 요청해야 한다. 그 후에 호흡을 확인해야 한다. 호흡이 정상적이면 119 구급대를 기다리면서 환자를 관찰하면 된다. 만약 호흡이 비정상적이거나 없다면 그때 가슴압박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보통 쓰러진 사람의 맥박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하던데. “가슴 압박은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속도로 시행한다. 팔꿈치를 펴서 수직방향으로 체중을 이용해 압박을 해야 힘이 덜 들어가고 오래 할 수 있다. 가슴 압박의 위치는 가슴 정중앙이다. 잘 모르면 양쪽 젖꼭지를 연결했을 때 중앙 부위의 살짝 아래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한 손은 손바닥 아랫부분을 가슴 중앙에 올려 놓고, 그 위에 다른 손을 올려서 겹친 뒤 깍지를 끼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하면 가슴뼈가 부러진다는데 해도 괜찮나? “심폐소생술 시행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가 그거다. 소생 후 혹시라도 골절 같은 합병증이 생겨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의식을 잃었지만 심장 정지가 아닌 환자에게 가슴압박을 시행하면 통증(전체 환자의 8.7%)이나 늑골 및 쇄골의 골절(1.7%)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장기 손상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 초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이 심장정지가 아닌 사람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더라도 손상을 입힐 위험성이 적다. 여기에 설령 상대방이 다치더라도 착한 의도로 한 것이라면 ‘선한사마리아인법’으로 알려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 2항에 의거해 구조자가 보호받을 수 있다.”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인공호흡도 함께 해야 하나? “일반 시민들은 인공호흡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인공호흡을 제공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는 가슴압박 심폐소생술만 시행해도 된다. 하지만 심장 정지의 원인이 질식인 경우에는 가슴압박 심폐소생술만 장시간 시행하면 동맥 내 산소량이 감소한다. 이 때문에 인공호흡을 병행한 심폐소생술에 비해 그 효과가 떨어진다. 물에 빠졌거나 질식한 경우, 심정지 상태가 오래 지속된 경우 등에는 인공호흡을 함께 하는 게 좋다. 인공호흡을 할 때는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의 비율을 30대 2, 즉 30회 가슴을 압박하고 2번 정도 인공호흡을 해 주면 된다.” ―심폐소생술을 하다 보면 지치게 된다. 언제까지 해야 하나? “환자가 회복했다면 당연히 심폐소생술을 중단하면 된다. 심정지 상태가 계속된다면 구급대 도착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구조자가 지치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진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중단할 수 있다.” ―자동 심장 충격기(AED)가 근처에 있으면 굳이 심폐소생술을 할 필요가 없나? “자동심장충격기가 근처에 있는 경우라도 심정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19 신고다. 그리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제세동기를 바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세동이 1분 지연될 때마다 제세동 성공 가능성이 7~10% 감소한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선 빠른 제세동이 필요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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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식 잃으면 심폐소생술 최우선… 상의 단추 풀고 다리 높여줘야

    밀집된 군중 속에서 사고 위험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평소에 대처법을 숙지하고 있다면 참사를 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한다. 응급전문의들에 따르면 인파에 파묻히면 우선 자신의 가슴 쪽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들숨 날숨이 작동하지 않아 호흡 곤란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인파의 움직임을 보고 압박이 가급적 등 쪽으로 오도록 몸을 움직인다. 넘어졌을 때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최대한 몸쪽으로 모아 웅크리는 ‘태아 자세’로 호흡 공간을 확보한다. 같이 있던 사람이 의식을 잃는다면 ‘ABC’, 즉 기도 확보(Airway), 호흡(Breathing), 순환(Circulation)이 이뤄지도록 한다. 눕힐 공간을 찾은 후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한다. 호흡과 맥박이 없다면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다. 양 갈비뼈가 만나는 흉골 중간점에 두 손을 얹은 후 4∼5cm 깊이로 1초에 2번씩 강하게 압박한다.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사는 “일반인은 입으로 하는 인공호흡보다 CPR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거나, 배가 불러오는 등 복강 내 출혈이 의심되면 CPR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기 파열 등이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그러나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CPR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이재호 울산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숨이 멎으면 다 의미가 없어진다”며 “복강 내 출혈량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현장에선 일단 CPR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밀집 상황에서는 가슴이 장시간 눌려 저산소증이 올 수 있다. 현장을 벗어났다면 상의 단추를 풀고 편안한 자세로 눕는다. 다리를 30cm가량 들어주면 주요 장기에 혈액과 산소가 보다 원활히 공급된다. 가슴에 강한 압박을 받으면 심한 두통이나 출혈도 생길 수 있다. 이강현 연세대 원주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뇌출혈 또는 뇌부종에 의한 점상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빠른 병원 이송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Rest), 냉찜질(Ice), 압박(Compression), 높여주기(Elevation)의 앞 글자를 딴 ‘라이스 요법’도 도움이 된다. 사고 시 기억하기 쉽도록 응급전문의들이 만든 대처법이다. 다친 부위를 고정하고, 얼음찜질로 염증과 통증을 줄인다. 손상 부위를 붕대로 감아 압박하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해 출혈을 최소화해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유근형 기자 noel@donga.com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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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사용 30분마다 멈추고 틈틈이 눈 마사지를

    회사원 이모 씨(50)는 최근 가까운 거리의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컴퓨터를 많이 쓰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을 자주 시청하다 보니 화면을 보면 눈이 금방 피로해진다. 눈을 조금이라도 다시 건강하게 할 수 없을까. 눈 건강에 좋은 영양제는 없을까. 또 눈의 피로를 줄이는 운동법은 무엇일까. 이러한 궁금증의 해답을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유영주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눈이 피로한 환경 줄여야무엇보다 주변 환경을 먼저 살펴보자. 너무 밝거나 어두운 환경에서 생활하거나 장시간 한곳에 시선이 고정되면 눈과 눈 주변 근육이 경직된다. 그 결과 눈의 피로가 커진다. 컴퓨터 작업, 독서 등을 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중에도 실내 환경을 적정 밝기로 유지해야 눈의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 실내공간은 300∼600룩스(맑은 날 불을 끈 거실 밝기)가 적당하며, 책을 보는 방의 스탠드는 600∼1000룩스(맑은 날 실내조명을 켠 거실 밝기)가 적절하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내 밝기를 측정할 수 있다. 실내 밝기와 함께 습도를 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안구건조증 예방과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30∼40분마다 1분 이상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쉴 때는 먼 곳을 바라보는 게 도움이 된다. 창 밖의 나뭇잎을 세면서 눈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다. 눈 건조가 심한 경우에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된다. 눈물 보충 및 증상 악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인공눈물을 선택할 때는 방부제 및 기타 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고르고, 하루 4차례 이상 인공눈물 점안이 필요할 정도로 건조하면 안과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온찜질이 눈 피로 회복에 도움오랫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다 보면 쉽게 눈이 피로해진다.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동안은 눈 깜빡임 횟수가 평상시 대비 30%로 줄어들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이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평소 눈을 풀 수 있는 쉬운 방법은 눈을 감은 상태로 눈동자를 돌리거나 시선을 상하좌우로 옮기는 것이다.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번갈아 보는 등 고정된 시선에 변화를 주는 스트레칭도 좋다. 이렇게 하면 눈 근육의 긴장을 풀고 눈의 유연성 및 조절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손을 이용한 눈 마사지도 좋다. 두 손바닥을 눈 위에 살포시 올려 꾹 눌러주면 뭉친 근육의 이완을 돕는다. 코 주변, 관자놀이, 눈썹라인을 따라 지압해주면 된다. 자기 전 5∼10분 정도 따뜻한 수건을 올려 온찜질을 해주면 눈꺼풀 마이봄샘을 자극해 눈물샘 기능 향상 및 안구건조증 회복은 물론 눈의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눈 영양제는 식사 불규칙할 때 권장눈 영양제는 단독으로 안과 질환을 예방하거나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없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 의사의 적절한 처방이 필요한 만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불균형한 식습관으로 인해 필수 영양소가 결핍되는 경우 영양제를 먹는 게 필요할 수 있다. 눈과 관련된 가장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A이다. 대표적인 망막 영양제인 루테인, 지아잔틴 등은 모두 비타민A의 전 단계 물질이다. 항산화제인 비타민C, E와 오메가3를 함께 섭취할 경우 중기 황반변성에서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25%가량 낮춰 준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비타민A와 오메가3는 안구건조증에 도움을 주기도 하며, 고용량의 비타민C는 백내장을 예방하고 황반변성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A와 같은 지용성 비타민은 식사 후 섭취해야 음식물의 지질 성분에 녹아 흡수가 잘된다. 흡연자는 보충제로 비타민A를 과량 섭취하면 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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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음 아닌 응급환자 살리는 소리… 서울시청 앞 광장에 ‘닥터헬기’ 뜬다

    ‘2022 서울헬스쇼-도심 속 열린 건강축제’가 다음 달 1∼3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된다. 행사 마지막 날인 3일에는 3년 만에 서울광장 상공을 비행하는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닥터헬기의 서울광장 비행은 소생캠페인 행사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3년 전인 2019년 10월에도 소생캠페인을 통해 닥터헬기를 비롯해 소방헬기, 해양헬기, 군헬기 등 4대의 응급의료 헬기가 서울광장 상공을 비행한 바 있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은 원래 비행금지 구역이다. 하지만 닥터헬기는 응급환자가 생기면 언제든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상징적인 의미로 이번 행사에서 서울광장을 비행하게 됐다. 소생캠페인은 ‘닥터헬기 소리는 생명입니다(소생)’ 캠페인의 약자다. 우리 가족과 이웃이 큰 외상을 입는 등 응급상황을 맞았을 때 닥터헬기가 소음 민원과 이착륙 규제로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릴레이 캠페인이다. 당시 캠페인 참여 인원이 1만 명이 넘었고, 현직 장관 7명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이번 닥터헬기는 3일 낮 12시 10분부터 10분가량 서울광장 상공을 우회 비행할 예정이다. 이때 상공을 나는 닥터헬기는 응급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예비 헬기다. 지상에선 닥터헬기 모형을 서울광장에 전시해 시민들에게 닥터헬기에 대한 정보를 알린다. 또 모형 만들기와 닥터헬기 인생네컷 촬영하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샷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2022년 서울 헬스쇼에 참여해 취약지역 응급환자 이송과 전문 응급처치를 위해 의사가 탑승하는 닥터헬기에 대해 알릴 것”이라며 “여러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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