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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정부·여당과 야당 사이 공방이 오갔다. 원전 오염수 논란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주무 부처지만 환노위에서도 관련 비판과 질의가 이어졌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답변 시간을 별도로 요청하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섰다.● 후쿠시마 오염수 놓고 환경장관-야당 의원 공방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최근 한 장관이 방송에서 ‘학자로서 오염수 방류가 우리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언급한 점을 지적하며 “(영향이 미미하다는 데) 자신 있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특히 원전 오염수를 ‘희석’하는 것이 합법적인지를 두고 여야 간 목소리가 높아졌다. 우 의원은 “우리 법 체계에 의하면 (오염수는) 희석 못 한다. 희석하면 처벌을 받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희석이 안 되는 것은 원전 내 일반폐기물 처리이고, 오염수는 액체상 폐기물로 분류돼있어 원자력안전법상 물로 희석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맞섰다. 그러자 우 의원은 “그건 정상적인 원전 활동에서의 경우고, 이건 (정상이 아닌) 사고 원전이다”고 반박했다. 박정 환노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정리를 부탁하자 한 장관은 “견해 차가 아니라, 사실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답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나왔다. 한 장관은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 질의 시간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설명을 보충하기도 했다.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사고 원전 오염수도 희석해서 버려도 되느냐”라고 물었고 한 장관은 “사고 원전에 관한 조항은 없다”면서도 “오염수를 희석해서 방류하는 것은 국제적인 처리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는 ‘해수부, 원안위의 역할’이라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연구용역이나 연구개발(R&D)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환경부는 왜 오염수 방류 핵심부처 태스크포스(TF)에서 빠졌나”라며 환경부가 오염수 관련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野 “4대강 보, 졸속 행정 폭거”4대강 보 존치, 정당 현수막 급증,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 부실 문제 등도 도마에 올랐다.4대강 보 존치와 관련해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및 상시개방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점부터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이 변경되기까지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졸속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도 “전 정부가 5년간 충분한 절차를 거치고 여러 조사와 평가에 300억원을 들였다”며 “이를 무시한 것은 졸속이고 행정 폭거”라고 말했다.한 장관은 “5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렸더라도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보 해체 부분에 대해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그 결정을 취소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박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추석부터 개천절까지, 길 것만 같았던 연휴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긴 연휴가 끝나고부터 다음 주말(20일)까지 쾌청한 가을 하늘이 이어진다고 합니다. 산들산들 날씨도 좋겠다, 가족 친구들과 야외로 피크닉 계획하는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피크닉에 직접 도시락을 싸가는 분들도 있겠지만 보통은 두 손 가볍게,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경우가 많지요. 한 사람이 1년 동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발생하는 배달용기는 몇 개나 될까요?●1인당 배달용기 연간 1300여개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배달음식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2017년 2조7000억, 2019년 9조 7000억 원이었던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20년 17조, 2021년 25조 원을 넘어서는 등 팬데믹 동안 최전성기를 맞았습니다. 5년 사이 규모가 10배 가까이 커진 것입니다.이와 함께 급증한 것은 배달용기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입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배달앱 3곳에서 배달음식 10종을 주문해 조사한 결과,보통 한 번에 배달되는 2인분 한 끼 식사에 평균 18개, 중량 기준으로는 147.7g의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18개나 될까 싶을 수 있지만 천천히 생각해보세요. 음식뿐 아니라 각종 밑반찬, 숟가락과 젓가락 등이 다양한 크기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배달됩니다. 소비자원은 한 사람이 일주일에 평균 2.8회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는 조사를 토대로 계산할 때 1인당 연간 평균 1341개, 10.8kg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의 12%에 달하는 규모입니다.●배달용기 성분 탓, 재활용률 절반 아래‘재활용되면 그래도 괜찮겠지.’쏟아져나오는 배달용기 일회용품을 분리수거하며 ‘합리화’하는 마음과 달리, 배달용기 일회용품 중 재활용이 가능한 비율은 전체 중량의 최대 45.5%로 조사됐습니다. 재활용률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실제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PP, PE, PET 페트병)은 64.2%였고, 이 중 선별시설에서 매립·소각되는 비닐제거가 안된 실링용기(6.8%), 스티커가 부착된 용기(2.1%), 소형 칼·용기(9.8%) 또는 중량이 너무 낮아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등을 제외한 수치입니다.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는 이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분류되는 폴리프로필렌(PP) 소재는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분류되지만, 단순히 PP 소재여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PP의 함량이 높아야 실질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관계자는 “보통 PP 함량이 70% 이상은 돼야 자동차, 가전 소재로 쓸 수 있는 등 부가가치 있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다수 배달용기는 원가 절감 등을 위해 PP와 다른 소재를 혼용해 (함량이) 70% 이하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라스틱 배달용기 성분 고민해볼 때한국소비자원에서는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재활용이 가능한 재질로 전환하고 △실링용기는 PP재질의 뚜껑 형태로 △소형 반찬 용기는 일체형 또는 대형으로 표준화하는 등 현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를 개선할 경우 실질적인 재활용률을 약 78.5%까지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재활용 업계 관계자는 “배달용기 제작업체 입장에서는 경제성과 제작 편의를 위해 PP 외 다른 소재를 섞어 만들었는데, 소재를 단일화하려면 정부의 인센티브 등 유인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아무리 재활용률을 높인다 하더라도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회용 배달용기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이겠죠.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앱 사업자 역시 어플리케이션(앱) 내에서 다회용기나 그릇을 사용하는 등 플라스틱 줄이기를 실천하는 소비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여기에는 생산자·사업체뿐 아니라 우리의 노력도 조금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지만 일회용기나 일회용 수저 대신 집에서 내 그릇, 내 수저를 챙겨나가 담아 먹을 수 있겠죠. 잘 손이 가지 않는 불필요한 밑반찬은 아예 빼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마침 올해부터 한강공원에는 플라스틱 소재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이 단계적으로 금지됩니다. 올해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뚝섬·반포한강공원, 2025년에는 한강공원 전역이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 금지구역’으로 운영된다고 하네요. 이왕 다가올 정책, 올 가을 나들이부터 일회용품 줄이기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면 어떨까요. 잠깐의 귀찮음이 오래도록 아름다운 가을날로 돌아올 겁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자국 내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중국 전기차가 국내 보조금을 발판 삼아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승용차보다 보조금이 두 배나 많은 전기화물차의 1∼7월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0%가 늘어났다. 미국 중국 등 해외로 진출할 때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국산 전기차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환경부 무공해차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구매 보조금을 받는 전기화물차 50종 중 14종(28%)은 중국산 차량이다. 지난해 보조금을 받는 전체 전기화물차 26종 중 중국산은 5종(약 19%)이었는데, 1년 새 차종이 3배로 늘어난 것이다. 전체 차종이 2배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빠른 증가세다. 판매 대수도 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신규 등록(판매)된 중국산 전기화물차는 총 1358대로, 작년 같은 기간(1141대)에 비해 약 20% 증가했다. 8월 신규 등록된 수입 상용차 상위 10종 중 4종이 중국 전기화물차다. 1, 2위는 지리자동차의 ‘SE-A’와 신위안자동차의 ‘이티밴’이다. 중국 전기화물차는 8월 한 달에만 350대가 판매됐다. 같은 달 보조금을 받고 출고된 전체 전기화물차(2700여 대)의 약 13% 수준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무공해차 보급 확산을 위해 전기화물차 한 대당 최대 2350만 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른 나라 대비 높은 구매 보조금이 해외 전기차 진출을 도왔다”고 분석한다. 해외 판매는 추가 비용이 들어 가격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데 국내 보조금이 이를 상쇄한다는 것. 실제 지리자동차 측은 ‘Se-A’의 국내 판매 가격이 3980만 원이지만 ‘경남 거창에서 소상공인 보조금까지 받을 경우 1270만 원에 살 수 있다’고 홍보한다. 반면, 환경부가 올해 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해 국산 전기차에 유리한 개편안 초안을 마련했지만 미국 중국 등 수입차 업계의 반발에 보조금 차등 지급 폭을 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재활용 가치가 떨어져 폐기물이 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쓰는 자동차에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다수 중국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배터리 밀도가 400Wh 이하로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LFP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주로 사용하는 폐배터리 처리 기술로는 LFP 배터리에서 리튬 외의 다른 원료를 회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에서도 LFP 폐배터리를 재활용하지 않고 매립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LFP 폐배터리가 재활용되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연합(EU) 의회는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원료의 재활용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의 ‘지속가능한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지난 20년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 14억 명은 가뭄, 17억 명은 홍수 피해를 겪었다. 올해 발표된 세계은행의 조사 결과다. 지난달만 해도 리비아에서 폭우로 인한 대홍수로 댐이 붕괴되며 1만100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극한 가뭄과 홍수가 남의 일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올봄에는 남부지방이 반 세기 만의 가뭄을 겪었고, 여름에는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극한 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7월 15일에는 폭우로 충북 괴산댐의 물이 넘쳐 흐르는 월류(越流)가 발생했다. 1980년 이후 43년 만이다. 감사원은 ‘기후위기 적응 및 대응실태 감사’ 결과 제1차 국가물관리계획 전망 대비 미래 물 부족량이 2.2∼2.4배 심화될 수 있는 데 비해 정부의 대응이 철저하지 못하다는 진단을 8월 내놨다.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187.1∼318.4mm)이 20년 후에는 29%, 40년 후에는 4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상화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늦기 전에 구조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물재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물그릇(Water Storage)’을 키우고 잘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 낡은 아파트처럼, 오래된 댐도 리모델링물그릇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것은 신규 댐 건설이다. 그러나 이는 입지 선정부터 지역 주민 동의 등의 절차를 밟다 보면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장 새 댐을 짓기 어렵다면 기존 댐을 ‘리모델링’해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후 아파트를 리모델링·재건축하듯, 준공 후 30∼50년이 지난 노후 댐도 구조를 보강하자는 것이다. 이달 15일 준공 50주년을 맞이하는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을 비롯해 경북 안동댐, 충북 대청댐, 전북 섬진강댐 등 주요 댐들도 지어진 지 최소 40년이 넘어섰다. 기후위기가 본격화된 2000년대 들어 ‘치수능력증대사업’을 통해 이들 댐에 보조 여수로를 짓는 등 임시 처방은 했다. 하지만 이 역시 2004년 산정된 가능최대강우량(PMP) 등을 기반으로 추진해 벌써 약 20년 전 기준이다. 댐의 리모델링에는 대표적으로 기존 댐의 높이를 높이거나, 상류에 보조댐을 건설하는 방식이 있다. 댐 높이를 끌어올릴 경우 물의 추가 여유고와 저류량이 확보된다. 가뭄, 홍수를 모두 대응할 여력이 커진다. 1943년 지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빈센트 댐이 증고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1991년 최악의 가뭄이 닥친 것을 계기로 2014년 댐 높이를 67m에서 102.7m로 35.7m 높이면서 저수용량을 2억 t 늘렸다. 이는 지난해 겨울 최악의 가뭄과 뒤이은 올 초 폭우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기존 댐의 상류에 추가로 보조댐을 만드는 방식도 있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상류에 보조댐을 만들면 저수용량을 20, 30%는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며 “상류에서 들어오는 퇴사나 오염원이 본댐에 쌓이는 것도 막아 수질이 개선되고 댐 수명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또 이미 댐이 지어진 곳이기 때문에 추가 수몰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지역 주민의 수용성도 높고 보상비도 적게 들어간다. 독일, 호주 등에서도 댐 상류의 지류하천에 보조댐을 건설해 수자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 “단일목적댐을 다목적댐으로 기능 추가해야”발전용수 또는 농업용수 공급 등 단일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 댐을 홍수와 가뭄에도 쓸 수 있는 다목적댐으로 기능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건연 경북대 명예교수(토목공학과)는 “발전용 댐 중 저수량이 커서 이·치수 활용도가 높은 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할 수 있다. 또 우리나라는 농업용 댐과 저수지가 많은데, 산업화로 활용도가 떨어진 댐들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상습 가뭄 지역인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장성댐은 저수용량(1억 t)이 큰 대규모 농업용 댐이다. 정부가 농업용 댐을 소유한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보상한 후 정부에 귀속시킬 수 있다. 이후 다목적댐으로 전환시켜 치수 능력 증대 등 홍수와 가뭄에 대비한 재해 예방 인프라를 확대하자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1990년대 들어 수력발전댐을 구조 변경 등을 거쳐 홍수 조절, 용수 공급, 관광까지 가능한 다목적댐으로 변신시켰다. 댐의 경제적·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성덕댐 정도 외에는 단일목적댐을 다목적댐화한 사례가 많지 않다. 국가물관리위원회 등이 용도별로 나뉘어 있는 댐 소유 기관들의 의견을 조율해 (다목적댐화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서 8월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하며 2024년부터 신규 댐 건설 및 기존 댐 리모델링 등을 위한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농촌 및 축산업계 온실가스 감축을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최근 5년간 부처 자체 온실가스 감축량이 목표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1년부터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따라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도입하고, 매년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실적을 점검하고 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실이 농식품부의 2012∼2022년 ‘공공기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감축 실적을 확인한 결과 2014년 한 해를 빼고는 10년간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의 2018∼2022년 최근 5년 평균 탄소 감축 목표는 기준 배출량(2007∼2009년 연평균 배출량)의 30%였다. 그러나 실제 감축률은 2018년 1.9%, 2019년 12.1%, 2020년 15.2%, 2021년 16.3%, 2022년 17.4% 등 평균 12.6%에 그쳤다. 평균적으로 감축 목표치 대비 이행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특히 2017년에는 탄소 배출을 기준 배출량(2만3954t)의 29.4%까지 줄이겠다고 했으나 감축은커녕 오히려 5.9%(1407t)가 늘어난 2만5361t의 탄소를 배출했다. 산하 기관인 농촌진흥청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2012∼2022년 11년간 한 해도 탄소 감축 목표율을 달성한 적이 없었다. 2016∼2019년은 오히려 기준 배출량보다 매해 1.39∼5.9%나 더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 안 의원은 “농업 현장에 비현실적인 농촌 탄소중립 목표를 내놓고 정작 농식품부도 자신이 내놓은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농민들의 희생을 요구하기 전에 정부의 자체 감축률부터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말 문재인 전 정부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내놨다. 2050년까지 농식품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8% 감축하겠다는 내용으로 △2025년까지 농약 사용량 9.5kg으로 감축 △2050년까지 친환경 농산물 재배 면적 전체 경지 면적의 30% 달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농업 및 축산 현장에서는 “불가능한 밀어붙이기”라고 반발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친환경 농법이나 신재생에너지 등을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수반되는 비용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반면에 목표 감축량은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2021년 5년간 농지 면적 1ha(헥타르)당 화학비료 사용량은 매해 늘어 2021년 286kg으로 증가했다. 농약 사용량 역시 2021년 1ha당 11.8kg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친환경 농산물 재배 면적의 경우 2019년 5.2%(8만1717ha)에서 2021년 4.9%(7만5435ha)로 재배 면적과 비율 모두 되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광주에 있는 침구 관련 제조업체 A사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21번의 재활용부과금을 고지받았다. 제품 포장에 쓰인 비닐과 스티로폼을 회수해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아서다. 4년간 A사가 내지 않은 재활용부과금은 미납에 대한 가산금까지 더해 2억8950만 원에 달하지만 A사는 단 한 번도 내지 않았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A사처럼 재활용부과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업체가 5105곳, 이들 업체가 미납한 액수는 총 104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과된 재활용부과금은 총 2971억4600만 원인데 전체 부과액의 약 35%가 미납된 것이다. 재활용부과금 미납액이 매년 100억 원가량으로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3년부터 시행된 재활용부과금은 재활용 비용을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부담하도록 한 제도다. 전년도 연매출 10억 원 이상인 기업은 제조하거나 수입한 제품과 포장재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직접 회수·재활용해야 한다. 대상 품목은 뽁뽁이, 세탁소 비닐, 타이어 등 제품 24종과 금속 캔, 페트병 등 포장재 4종 등이다. 가급적 포장재를 덜 만들고, 덜 쓰자는 취지다. 품목마다 정해진 재활용 의무율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달성하지 못한 비율만큼 재활용에 드는 비용의 15∼30%를 얹어 재활용부과금을 부과한다. 이는 폐기물 처리 설치 지원, 재활용 연구 기술 개발 등 폐기물 재활용 사업 지원에 사용된다. 올해 역시 재활용부과금 납부 실적이 저조하다. 올 7월까지 재활용부과금은 301억9500만 원이 부과됐으며 이 중 아직 235억6600만 원, 약 78%가 납부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재활용부과금은 전액을 내거나 아니면 아예 낼 수 없다. 기한은 다음 달까지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따르면 재활용 부과금을 내지 않을 경우 가산금을 부과하고 그래도 내지 않을 경우 재산 압류, 경매 처분 등을 통해 강제 징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실제 강제 징수가 이뤄진 경우는 드물다. 환경부 관계자는 “그동안 재활용부과금 미납액이 쌓여온 것은 업체들이 부도, 파산, 소재 불명 등으로 실질적인 납부가 불가능한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압류·경매 등은) 최후의 수단인 측면이 있다. 상환 능력이 없는 업체에는 오히려 행정비용이 더 크게 들 수도 있다”고 했다. 환경부는 8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의 사유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에 대해 재활용부과금을 최장 1년까지 유예하고 그 기간 중 금액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자원재활용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제도 정착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부과금 금액이 클수록 재활용 책임도 크기 때문에 반드시 징수를 해야 한다”며 “이 제도를 잘 알지 못하거나 금액이 적다고 ‘모르쇠’하는 업체들도 제도 안내와 행정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소양강댐은 ‘한강의 기적’에 기여했지만 댐 건설에 빛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댐이 건설된 지역에는 그늘도 짙었다. 강원 춘성군(현 춘천시), 양구군, 인제군의 6개 면 38개 리가 일부 또는 전부 수몰되면서 3153가구, 1만8546명이 고향을 떠나야 했다. 가구당 247만 원의 보상금은 실향의 아픔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댐이 만들어지며 인접 도시였던 춘천과 양구는 직통으로 오가지 못하고 홍천, 인제로 멀리 돌아가야 했다. 이동 거리는 47km에서 93.6km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통행 시간은 4배 이상 증가했다. 1975년 3월 소양강댐 주변이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 고시됐고 특정 시설 외에는 건축이 제한됐다. 교통이 단절되고 개발이 금지되면서 지역 주민들은 고통을 겪어 왔다. 강원연구원 분석 결과 50년간 소양강댐 건설로 인한 댐 주변 지역 피해액은 6조8000억∼10조 원 사이로 추산됐다. 이들 지역에선 그동안 소외된 지역 개발을 보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강원도,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지역 투자를 시작했다. 이달 소양강댐 하류 인근 춘천시 동면 일대에는 규모 81만6000m, 공사비 약 3200억 원의 초대형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이 2027년을 목표로 착공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물기업 특화기업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는 각종 온라인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시설로 대규모 전력을 소비한다. 또 데이터센터 내 장비들은 작동 과정에서 엄청난 열기를 내뿜는 동시에 열에 매우 취약해 냉방이 필수적이다. 강원 수열에너지 클러스터에서는 사계절 내내 심층부 4.7도 수준의 수온을 유지하는 소양강댐의 풍부한 물을 데이터센터 냉각과 스마트팜 용수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온은 여름에는 대기보다 낮고, 겨울에는 대기보다 높다. 수열에너지는 대기와 온도 차가 나는 물을 ‘히트펌프’로 순환시켜 여름에는 건물의 열을 뺏고, 겨울에는 건물에 열을 전달한다. 전력 비용을 화석연료 냉난방 설비에 비해 30∼5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강원도와 춘천시, 한국수자원공사 등은 이런 장점을 내세워 데이터와 클라우드 관련 360개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약 1만 명의 신규 일자리로 2373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연간 220억 원의 지방세 세수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고개를 들고 까치발을 하고 서도 높이 123m의 거대한 사력(沙礫)댐 너머는 보이지 않았다. 자갈과 모래로 쌓은 사력댐 벽면에는 지그재그 길이 나 있다. 이 길을 한참을 걸어 올라야 댐 정상에 다다른다. 댐 위로는 산에 둘러싸인 거대한 소양호가, 아래로는 춘천 시내로 흘러가는 물줄기가 보인다. 소양호와 맞닿은 산 아래쪽에 ‘소양강 다목적댐’이라는 큰 글씨가 보였다.10월15일 준공 50년을 맞는 강원 춘천시 소양강댐을 지난달 18일 찾았다. 유역 면적이 서울의 4.5배(2703㎢)에 달하는 거대한 댐이 만든 소양호는 깊고도 잔잔했다.소양강댐은 박정희 정부 시절 경부고속도로와 서울지하철과 함께 3대 국책사업 중 하나였다. 당시 과잉투자 논란을 빚었던 소양강댐은 50년이 지난 지금 ‘한강의 기적’을 잉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수기에 물을 가둬둘 수 있는 홍수 조절 용량이 5억t으로 매년 장마철이면 물에 잠기던 수도권 지역이 주거지로 거듭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 잠실 반포 등이 상습 침수에서 벗어나며 지금의 강남 지역이 탄생했다. 소양강댐은 수도권에 하루 약 400만 톤, 서울시민 전체가 마실 수 있는 식수를 비롯해 용인·수원 등 반도체 산단 등에 연간 12억㎥의 생활·공업용수와 3200만㎥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1973년 소양감댐 이후로 1976년 남강댐, 1980년 대청댐, 1985년 충주댐 등이 건설되며 홍수 및 가뭄에 대응하는 물 조절과 용수 공급 등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극한 홍수와 극한 가뭄을 넘나드는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되면서 소양강댐을 비롯한 국내 댐들의 이·치수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다.올여름 법정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 동안 전국 21개 다목적 댐에는 예년의 1.5배에 달하는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경북 영주댐과 충남 보령댐에는 각각 1362.5㎜, 1637.9㎜의 비가 내리며 예년의 2.15배, 2.06배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전국 21개 댐 중 올여름 강우량 증가율이 가장 적었던 소양강댐에는 예년을 약간 웃도는 1.02배가 내렸다.이같이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강우량에 1980년 이후 43년 만에 처음으로 7월 15일 댐의 물이 넘쳐 흐르는 월류(越流)가 발생하기도 했다. 1957년 지어진 충북 괴산댐에서다. 댐의 물이 넘치면 자칫 댐이 붕괴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다행히 이번 괴산댐의 월류는 3시간 만에 멈췄고, 안전 진단 결과 붕괴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댐이 지어질 때와 완전히 달라진 미래의 강우 빈도와 강우량을 감안해 홍수설계량을 검토하고 댐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지난달 18일 소양강댐 벽의 지그재그 길을 올라 정상에 서니 그 반대편에는 거대한 콘크리트 경사길이 보였다. 댐에 가둬둔 물이 소양강 하류로 내려갈 수 있는 길, 여수로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 지사 관계자는 “여수로 수문을 열면 위에서 물이 쏟아지면서 ‘고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여수로를 열면 쏟아지는 물의 양이 워낙 많아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히며 용솟음치는 모습이 마치 물을 뿜어내는 고래 같아 보인다는 의미다. 50년 동안 ‘고래’를 볼 수 있던 것은 단 17번. 댐의 규모가 워낙 큰 덕에 어지간한 수준의 강우로는 수문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소양강댐의 진가는 1984년 대홍수 때 발휘됐다. 그해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사흘간 720㎜의 폭우가 내리며 소양강댐 역시 계획 홍수위인 203.9m를 단 5m여만 남기고 차올랐다. 댐이 넘치기 직전까지 물을 가두고 버텨내며 한강 인도교 수위를 1.23m 낮출 수 있었다. 1990년 9월 중부지방 폭우 때도 한강 인도교 수위가 1900년 이후 역대 세번째로 높은 11.27m에 달했지만, 소양강댐의 수위 조절로 인도교 수위를 2.05m가량 내렸다. ● 수도권 홍수 구하던 소양강댐 50주년6년 반이라는 대공사를 거쳐 1973년 완공된 소양강댐은 당초 수력발전댐으로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강 수계를 조절할 대용량 댐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전력뿐 아니라 홍수 조절과 용수 공급까지 가능한 다목적댐으로 용도를 변경했다. 댐 높이(123m)를 두 배 넘게 높이고, 저수 용량(29억t)은 3배 가까이 늘렸다. 당시 정부 예산의 6분의 1수준인 321억 원이 투입됐다. 서울 송파, 잠실, 반포 등 지금의 강남 일대는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상습 침수지역이었다. 강남을 비롯해 고질적인 홍수 피해를 겪던 한강 주변이 도시로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었던 데는 소양강댐 덕택이 크다.홍수뿐 아니라 가뭄과 전력난을 버텨내는 데도 힘이 됐다. 제2차 석유파동으로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던 1973년 전국 수력발전 총량의 3분의 1을 담당했고 1978년과 1994년 전국적 가뭄 때도 수도권에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했다. 건설 당시 세계 4위 규모의 댐(현재 세계 5위)을 두고 ‘과잉 투자’라는 비판도 거셌지만 결과적으로는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던 셈이다. ●“4년에 한 번 댐 넘칠 위기…앞으로 50년 대비해야”하지만 기후 위기를 실감하기 시작한 2000년대부터 다목적댐으로서 소임을 다했던 소양강댐을 비롯해 국내 대형 댐의 안전과 치수 능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과거 강우 빈도와 강우량으로 설계돼 기후 위기에 대응한 물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2002년 8월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가 경종을 울렸다. 감사원은 집중호우 관련 댐 안전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과거 1970~80년대 주요 댐 건설 당시에는 하루 가능최대강수량을 511~777㎜로 고려해 건설됐지만, 루사 때 하루 동안 강릉에 내린 877㎜의 비가 각 댐 상류에 재현될 경우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지적에 소양강댐은 2004~2010년 6년에 걸쳐 추가로 물을 방류할 수 있는 문인 보조여수로를 지어 방류 능력을 초당 7500㎥에서 1만4200㎥로 끌어올리는 임시 처방을 했다.문제는 지난 20여년간 기후 위기가 무서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30년(1991~2020년) 동안 강수량은 과거 30년(1912~1940년)에 비해 135.4㎜ 증가했다. 그에 비해 강수일수는 21.2일 감소했다.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극한 호우’가 잦아졌다는 뜻이다.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187.1~318.4㎜)이 20년 후에는 29%, 40년 후에는 46%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100년 빈도 댐이 3.7년 빈도 댐으로 올여름도 전국 21개 다목적댐에는 평균적으로 예년의 1.5배, 최대 840㎜가량 많은 비가 쏟아졌다. 1975년 지어진 섬진강댐은 49년간 평균 강우량(768.7㎜)보다 657.0㎜ 많은 1425.7㎜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예년의 1.85배에 달한다. 안동댐에는 47년간 강우량 평균(668.2㎜)의 1.88배 많은 1257.4㎜의 비가 내렸다.환경부는 현재 100년 빈도의 댐과 하천 제방의 치수 안전도가 2050년 무렵 최대 3.7년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을 당시 100년에 한 번 오는 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지만 25년 후에는 4년에 한 번꼴로 댐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가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홍수 지역도 변화하고 있다. 한강 유역은 홍수량이 감소(-9.5%)하는 반면 금강(20.7%), 낙동강(27%), 영산강(50.4%), 섬진강(29.6%) 유역의 홍수량은 증가했다. 권현한 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소양강댐은 50년간 평균 강우 증가량이 148.6m로 21%가 늘었고, 올해 봄 극심란 가뭄을 겪은 주암댐은 준공 이후 33년간 강우 증가량은 209.2mm로 28% 나 늘어났다. 권 교수는 “댐이 지어진 30~50년 전 당시 데이터는 현재로서는 그 빈도를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극한 강우량의 빈도와 양이 달라졌다”며 “이미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들은 기존 댐을 재정비하고 있다. 우리 역시 기존 댐 높이를 높이거나, 보조댐을 짓는 등 앞으로의 50년을 고려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춘천=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한국수자원공사는 윤석대 사장(사진) 등 대표단이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와 인도적 식수지원과 향후 도시재건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25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6월 헤르손주는 전쟁으로 인해 카호우카댐이 파괴되며 식수 부족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병원 학교 등 깨끗한 식수가 급히 필요한 시설 4, 5곳을 우선 지원하며 약 3만5000명이 먹을 수 있는 정수처리시설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대표단은 수력댐 운영 공공기관 ‘UHE’를 방문해 수자원시설 재건을 위한 실무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에 합의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환경부, 재건청, 수도 키이우시 등 다양한 기관과 물 관리 및 도시재건 관련 면담을 가졌다. 윤 사장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며 “앞으로 국제적 연대뿐 아니라 국내 기업이 재건사업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올해 1∼7월 국내 근로자들의 월평균 임금은 8만 원 늘었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임금은 5만3000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보다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 사실상 월급봉투가 얇아졌다는 뜻이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8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및 4월 시도별 임금·근로시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7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5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1만2000원) 대비 5만3000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명목임금은 394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만5000원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3.7%라는 고물가가 영향을 미쳤다. 실질임금은 3월부터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실질임금은 356만4000원으로 1년 전(360만4000원)보다 1.1% 떨어져 5개월 새 가장 낙폭이 컸다. 고용부가 이날 공개한 시도별 근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4월 기준으로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은 서울이 478만4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울산(471만7000원), 경기(415만9000원), 세종(409만7000원), 충남(402만8000원) 순이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내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과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출시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장에 자산운용사 등이 참여해 간접투자상품을 판매하고 선물 시장도 도입한다. 배출권을 주식처럼 보다 사고팔기 쉽게 만들어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배출권 할당위원회를 열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배출권 거래제는 제품 생산 과정 등에서 온실가스를 뿜어내는 사업장에 배출할 수 있는 할당량을 부여하고, 남거나 부족한 양은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15년 도입됐다. 하지만 배출권 가격은 2020년 이후 지속해서 하락해 올 7월에는 역대 최저 가격(t당 7020원)을 기록했다. 환경부는 “그동안 거래량은 적었지만, 가격 변동성이 높고 정부의 시장 개입이 많아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배출권, 주식처럼 쉬운 거래 가능하게 그동안 배출권은 기업의 직접 거래만 가능했다. 즉, 개인 주식 투자자처럼 기업이 일일이 매수 매도를 해야 해 배출권 거래소에 가입한 697개 기업 중 466개사(64%)는 아예 거래한 적이 없거나 연중 단 한 달만 거래에 참여했다. 그러나 내년부터 자산운용사 등 타 금융기관의 참여도 허용하고, 기업 대신 증권사 등을 통해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기업 편의를 높인다. 2025년까지는 개인도 주식 시장처럼 배출권 시장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해 시장 참여자를 확대한다. 이에 따라 거래 상품도 다양화한다. 그간 시장에선 배출권 현물만 거래할 수 있었지만,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배출권과 연계한 금융상품도 출시를 허용해 누구나 배출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또 2025년 배출권 선물 시장 개설을 목표로 내년에는 선물 시장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 선물 거래가 활발한 유럽연합(EU)에서는 배출권 가격 변동성이 작아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정부는 “시장을 확대하는 대신 불공정 거래 등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과 협력해 금융시장과 유사한 수준으로 감독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출권 이월 기준도 완화 환경부는 또 올해부터는 기업의 배출권 이월 물량 제한을 기존의 판매량의 1배에서 3배로 완화한다. 기존에는 만약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배출권이 10장 남을 경우, 5장은 시장에 반드시 팔아야 5장을 내년으로 이월해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월량을 순매도량의 3배로 확대한다. 배출권이 부족한 업체도 부족량보다 더 많이 매수한 경우 남은 배출권은 전량 이월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6∼8월 배출권 정산 시기에 기업들이 이월할 수 없는 배출권을 대거 내다 팔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컸는데 이를 완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기업이 외부에서 감축한 탄소 배출량 실적을 ‘상쇄 배출권’으로 인정받고 전환해야 하는 기한도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생태학적으로 중요해 보호가 필요한 바다에서 물고기잡이가 5년간 오히려 22.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4일 ‘글로벌 해양조약을 통한 해양 보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상의 어선을 감시하는 ‘글로벌 피싱 워치(Global Fishing Watch)’ 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 어업 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공해상 어업 활동 시간은 2018년(782만5411시간)보다 8.5% 길어진 848만7894시간에 달했다. 특히 그린피스가 2019년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시급한 지역으로 분석한 곳에서 지난해 약 293만8182시간의 어업 활동이 이뤄져 같은 기간 22.5%(54만1607시간) 늘었다. 그린피스는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우선 필요한 지역으로 북태평양의 엠퍼러해산, 북대서양 사르가소해,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에 위치한 남반구 사우스태즈먼해 등을 꼽았다. 생물 다양성이 높고 고래나 상어를 포함한 다양한 종이 이동하는 교차로 역할을 하는 장소들이다. 어업의 유형으로는 100km가 넘는 낚싯줄을 물속에 늘어뜨려 고기를 잡는 연승, 오징어가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성질을 이용해 포획하는 오징어 채낚기, 바다 밑바닥으로 그물을 끌어 잡는 트롤 유형이 일반적으로 사용됐다. 특히 연승은 공해상 어업 활동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등 가장 높은 비율로 사용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이 외에도 해양 폐기물, 해운, 수온 상승, 산성화, 심해 채굴을 해양 파괴의 위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린피스는 20일 열리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각국이 ‘글로벌 해양조약’에 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앞서 3월 20년간 논의 끝에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보호구역 안에서는 어획량과 항로, 심해 광물 채굴 등에 제한을 두는 내용의 해당 조약 제정을 합의했다. 지금까지는 지구 전체 바다의 64%를 차지하는 공해 가운데 1.2%만이 보호구역이었다. 그러나 조약의 발효를 위해서는 최소 60개국의 자국 내 비준이 필요하다. 크리스 손 그린피스 글로벌 해양 캠페인 담당자는 “조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 각국 정부는 20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조약에 서명하고 2025년 유엔 오션 콘퍼런스 전까지는 비준에 조속히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인 담당자는 “2025년 ‘아워 오션 콘퍼런스(Our Ocean Conference)’의 개최지가 한국으로 예정되어 있는 만큼 한국 정부도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에 참여해야 한다”고 전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 달러(약 4011억 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는 기금이다. 이같이 국제사회뿐 아니라 각국에서는 자국 내 탄소 배출을 감축하고 기후변화를 막는 데 쓰일 기금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 8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하자’는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한 후 지난해 ‘기후대응기금’이 만들어졌다. 14일 국회기후변화포럼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후대응기금 이행 점검과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한국환경경제학회, 한국환경공단, 한국세계자연기금 등과 함께 2년 차를 맞는 기후대응기금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논의했다. ● 기후대응기금, 탄소배출권 시장 따라 출렁 가장 먼저 나온 지적은 기후대응기금의 규모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작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기후대응기금 규모는 약 2조 원대로, 국내총생산(GDP)의 0.1%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의 기후대응기금 중 산업 부문의 탄소저감 기술을 지원하는 ‘혁신기금’만 해도 약 200억 유로(약 29조5000억 원)다. EU GDP의 약 2∼3% 수준이다. 일본 역시 우리와 기능이 유사한 ‘녹색혁신기금’에 약 2조 엔(약 18조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일본과 우리나라의 GDP 차이는 약 3배인데, 기후 관련 기금은 8∼9배 가까이 차이 난다.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탄소저감 목표치는 높지만 절대적, 상대적으로 기후기금 재원이 적다”고 지적했다.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재원이 불안정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기후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유상할당수입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에 탄소배출권을 판매한 수입금을 뜻한다. 이 외에 에너지 세수의 7% 등 환경 관련 세금과 기타 회계 전입금 등으로 기금이 조성된다. 그런데 국내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1월 t당 3만 원대에서 올해 1월 1만5000원대, 지난달 말에는 700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급락하고 있다. 지난해 탄소배출권 판매 수입으로 약 7000억 원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4476억 원에 불과했다. 배출권 매각 대금 수입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기금 규모는 당초 계획했던 2조3646억 원에서 2조170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내년도 정부안 규모는 2조4158억 원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윤정주 기획재정부 기후대응전략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배출권 가격이 오른 해외 주요국과 달리 한국은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기후대응기금 운영을 위해 배출권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프랑스의 경우 EU 배출권 판매 수입을 이용하되, 모자랄 경우 일반 재정에서 어느 정도 금액을 옮겨 온다는 시기와 금액을 정해 놓고 있다”며 국내도 기금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익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장은 “현재로선 배출권 시장 수요공급상 가격이 올라갈 동력이 없어 보이는데 2024년 배출권 할당 수입 계획은 전년도와 비슷하다. 국회 심의에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금 효율-성과 평가 분명해야” 기후대응기금 지원의 효용을 높이고 성과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기후대응기금은 △온실가스 감축(산업 분야 및 도시국토 저탄소화) △저탄소사업 생태계 조성(탄소중립 유망기업 및 인력 육성, 녹색금융 지원 확대) △공정한 전환(석탄 등 지역중심 대응체계 구축, 기후변화 취약계층 노동이동 지원, 기후변화 관련 국민인식 제고) △제도 기반 구축(탄소중립 R&D 등) 등 4가지 분야를 지원하는 데 쓰이고 있다. 오 교수는 “현재 적은 재원에 비해 기능이 굉장히 다양해 효용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소규모 프로젝트 등은 다른 재원으로 충당하고, 건물 및 수송 등 산업 부문 저감이나 성과가 좋은 대규모 프로젝트 위주로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감축 효과성을 고려한 기금 지원 대상 선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한국개발연구원 재정투자평가실장은 “탄소 배출과 흡수량을 비교한 탄소중립 취약도 지수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지역별로 격차가 있다. 탄소중립 전환이 취약해 지원이 절실한 지역 등에 집중하는 등의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대응기금은 기재부가 총괄하지만 실제 집행은 16개 부처가 나눠서 한다. 그런 이유로 기금 집행 사업이 ‘성과관리 비(非)대상’ 사업으로 지정돼 성과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윤 과장은 “한정된 재원을 감안해 재정 투입 대비 효과성이 높은 산업 부문의 저탄소 전환기술 연구개발(R&D) 집중 등을 통해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부처 자금 관리 주체로서 여러 부처에서 유사 사업이 중복 집행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하고 ‘기금 실무 협의체’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뚱뚱하면 여자로서 매력 없다.” “어제 직원 ○○와 잤다.” 고용노동부가 성희롱과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충북 청주의 반도체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이 기업에서는 총 16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확인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청주 기업 ‘테스트테크’ 사업장에서는 여성, 청년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욕설과 폭언, 성희롱이 만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간 관리자가 수차례 여성 직원 어깨를 주무르거나 컴퓨터 마우스를 잡고 있는 여성 직원 손 위에 고의로 손을 얹는 등 육체적인 접촉도 있었다. 또 몸매를 지적하는 등의 음담패설, 책상을 쾅 내려치거나 “내가 만만하냐, ××야” 등의 욕설도 있었다. 여성 직원을 상대로 “여자는 머리가 길어야 한다”고 말하며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휴대전화 녹음 각서를 받는 비상식적인 요구도 있었다. 남성 직원에 대한 성희롱도 확인됐다. 남성 상급자가 남성 부하직원의 성기를 만지기도 했다. 특별근로감독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기업 응답자(직원 187명 중 135명 응답)의 77%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답했다. 여성(78.7%), 20대(84.2%)에서 괴롭힘을 경험한 비중이 높았다. 이 외에도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3800만 원의 임금을 체불하고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례도 드러났다. 배우자 출산휴가 승인을 거부하거나 임신한 여성 근로자에게 시간외 근로를 시키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들도 적발됐다. 고용부는 위반 사실 중 7건은 형사입건, 9건은 과태료 부과(총 3100만 원) 등 행정·사법적 조치를 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주말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16일까지 강원 영동에 최대 120mm, 전남 최대 100mm 이상의 강수량이 전망된다. 충청과 경상 지역에는 20∼60mm의 비가 예보됐으나 부산 울산 등에서는 최대 80mm 이상의 비가 내릴 수 있다. 그 외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제주에는 10∼60mm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비는 중국 상하이에서 다가오는 저기압과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동풍의 영향으로 내린다. 기상청은 “여름이 끝나며 북서쪽에서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하하고, 남동쪽에서는 아열대 고기압이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경계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느릿느릿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저기압 중심부에 가까운 강원 등에 비가 더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 일시적으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다. 또 대체로 비가 약하게 내리겠으나 남해안 등 일부 지역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에서 부는 따뜻한 공기가 더해져 시간당 20∼40mm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 다음 주초인 18, 19일도 기압골로 인해 한때 비 가능성이 있다. 비가 그친 다음 주 중반에는 아침 최저기온 18도 내외로 내려가며 일교차가 큰 선선한 가을 날씨가 되겠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비 오는 날 이사 가면 잘산다니까….” 13일 뿌연 운무가 낀 충남 태안 신두리사구(砂丘·모래언덕). 해안가 옆 드넓은 목초지에 소 5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목초지 여기저기에는 이날 이곳으로 이사하는 소똥구리의 먹이가 될 진흙색 소똥이 ‘한 상’ 차려져 있었다. 윤기 없는 까만색에 새끼손가락 한 마디쯤 크기, 모래가 담긴 투명한 플라스틱통 안에 있던 소똥구리를 풀밭으로 내보냈다. 잠시 어리둥절했던 소똥구리들이 모래를 파내며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였다. 김황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원은 “비가 와서 땅에 숨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0년대 완전히 자취 감춰 사라졌던 소똥구리가 50여 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이날 소똥구리 200마리를 신두리사구에 자연 방사했다. 2019년 몽골에서 ‘토종’ 소똥구리와 유전적으로 같은 개체를 들여와 4년여간 짝짓기 환경을 위한 온도, 습도까지 연구하며 얻은 성과다. 소똥구리는 조선시대 신사임당의 초충도(草蟲圖)에 등장하고, ‘똥, 똥, 똥을 굴려라…’ 같은 동요의 주인공일 만큼 친숙한 존재였다. 가축을 방목하던 시절에는 한반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국내 야생 소똥구리가 마지막으로 공식 관찰된 곳은 1969년 8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이다. 소똥구리는 소나 말의 똥을 둥근 경단으로 만들어 굴리면서 먹이로 삼거나, 경단 안에 알을 낳아 번식한다. 그런데 도시는 개발됐고 농촌이 공장형 축사로 바뀌면서 먹을 만한 ‘똥’이 없어졌다. 환경부는 소똥구리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고 2017년 소똥구리 복원 사업을 위해 ‘해외에서 소똥구리 50마리를 들여오면 5000만 원을 주겠다’는 공고를 냈다. 이 공고가 ‘소똥구리를 발견하면 상금을 준다’로 와전되며 각종 제보가 쏟아졌지만 모두 ‘토종’ 소똥구리는 아니었다. 왕소똥구리, 긴다리소똥구리 등으로 국내 ‘토종’ 소똥구리와는 다른 종이었다. 올 5월 국립생물자원관은 ‘토종’ 소똥구리를 야생에서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는 ‘지역절멸종’으로 분류했다.● 4년간 고군분투, 내년 봄 1차 관문 결국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2019년 몽골에서 국내 토종 소똥구리와 같은 유전자를 지닌 소똥구리 200마리를 직접 들여왔다. 하지만 당시 검역법상 수입금지품으로 국내서 모두 폐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1년 가까스로 수입금지품에서 해제됐고, 이후 유전자증폭(PCR) 검사까지 받은 830마리를 새로 들여와 연구를 진행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먹이이자 번식에 필수적인 ‘똥’ 확보였다. 제주에서 농약에 노출되지 않은 말똥을 공수해 먹이다 2020년부터 퇴역한 경주마를 기증받아 똥을 확보했다. 이런 보살핌 속에 현재는 1300여 마리로 늘어났다. 이번에 방사한 소똥구리들은 6, 7월 짝짓기철에 태어나 한 달가량 자라난 개체들이다. 야외 적응 훈련까지 마치며 방사를 준비했다. 방사지는 5개 후보지 중 서식지 평가를 거쳐 신두리사구로 최종 결정됐다. 김영중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곤충·무척추동물팀장은 “소똥구리가 살기 좋은 모래 토양인 데다 천연보호구역이라 농약 없이 소를 방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똥구리의 방사 성공 여부는 동면이 끝나고 땅속에서 나오는 내년 4월 말쯤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내년 여름 번식에 성공해 개체 수가 1000마리까지 늘어나면 정착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태안=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국내 학명조차 없는 외래 흰개미가 계속해서 출현하고 있다. 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한 주택에서 흰개미 1마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11일 조사에 나섰다. 5월 서울 강남구에서 외래 흰개미가 출현한 지 넉 달 만이다. 이번에 신고된 흰개미는 실내외 목재 구조물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어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리조나주 등에서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320억 원)의 피해를 입히는 마른나무흰개밋과(科)에 속하는 서부마른나무흰개미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5월에 발견된 흰개미와 친척뻘이지만 보다 강한 해충이라 피해 정도는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월 흰개미보다 ‘강한 벌레’ 최근 신고된 흰개미와 5월에 발견된 흰개미는 모두 마른나무를 좋아하는 마른나무흰개밋과에 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목재 건축물 및 자재에 피해를 끼치는 ‘골칫덩이’로 여겨져 5월 서울에 흰개미가 출현했을 때도 우려가 컸다. 이번에 발견된 흰개미는 앞서 발견된 흰개미보다 서식지가 광범위하고 방제도 어렵다. 5월 흰개미는 습기에 취약해 건조한 실내에서만 서식하며, 한 집단의 개체 수가 1∼200마리 수준이다. 최근 발견된 흰개미는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도 서식한다. 2000마리 이상이 한 집단을 이룬다. 국내 흰개미 전문가인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공학과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예를 보면 실외의 공원 나무 벤치나 덱, 울타리 등 목재로 된 구조물뿐 아니라 습기에도 저항성이 있어 살아있는 가로수도 갉아 먹는다”며 “5월 흰개미는 전통 한옥 등에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실내에서만 활동한다.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이번 흰개미는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종”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캘리포니아주 목재 건축물에 피해를 입힌 생물의 약 55%가 해당 흰개미였다. 방제도 어렵다. 5월 서울 흰개미는 추위에 약하다. 실외에서 살 수 없는 특성을 이용해 겨울철 방문이나 창문을 열어 실내 온도를 영하로 낮추면 박멸할 수 있다. 비교적 방제가 쉽다는 것이다. 5월 당시에도 실내에서 159마리 개체를 확인한 후 박멸했다. 그러나 이번 흰개미는 목재뿐 아니라 실내 건물의 스티로폼 단열재 사이에서도 살 수 있어 방역은커녕 탐지도 쉽지 않다. 이미 주택 외부에서 군집을 이루고 생식 비행을 하고 실내로 유입된 것으로 보여 국내에 안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 교수는 “주 서식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부터 남부인 플로리다주, 인근 조지아주까지 번졌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에 외래 생물 유입-안착 늘어날 듯 앞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온난화로 흰개미를 포함한 외래 곤충이 번식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원훈 경상대 식물의학과 교수는 “그동안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이 추워 따뜻한 동남아에서 벌레들이 들어왔을 때 서식이 불가능했다”며 “겨울 기온이 오르는 추세인 데다 따뜻한 남부지방은 살기 더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외래 흰개미는 대부분 해외에서 목재 가구나 자재를 통해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5월 발견된 흰개미 역학조사에서 정부는 최소 5년 전 흰개미에 감염된 목재 건축자재나 가구를 통해 유입된 후 그동안 따뜻한 실내에서 생존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국내에 유입된 외래종(동식물)은 2009년 894종에서 2021년 2653종으로 연평균 16%씩 증가해 왔다. 외래종 중 한국 생태계에 정착한 것으로 판단되는 종은 707종(26.6%)에 이른다. 최근 나무 수액을 빨아먹는 ‘갈색날개매미충’이 육지에서 제주까지 서식지를 넓혔고,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빗살무늬미주메뚜기’ 등이 울산에서 발견되는 등 해를 끼치는 곤충이 늘어나고 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외래종이 유입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환경부가 2025년까지 전국에서 의무 시행하기로 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지방자치단체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3년간 두 차례 연기됐던 일회용컵 보증금제 의무화를 사실상 철회하는 것이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10일 “전국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의무화하기에는 사회적 비용 증가 등 무리가 따른다”며 “제도를 백지에서 검토하고 제주 등 지자체 특성에 따라 자율에 맡기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음료를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으로 구매할 때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내고, 컵을 반납하면 이를 돌려받는 제도다. 지난해 12월부터 세종과 제주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에 따라 3년 이내 전국에서 시행해야 한다. 환경부는 올해 안에 전국 확대 시행 시기를 ‘3년 이내’로 명시한 고시를 개정해 ‘데드라인’을 삭제하고, ‘전국 의무 시행’을 명시한 현행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 자율에 맡길 경우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상공인 “가격 상승” vs 환경단체 “즉각 시행”일회용컵 보증금제는 2021년부터 약 240억 원이 투입됐다. 그런데도 이를 백지화하는 것은 국민적 수용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가 불편을 감수하는 비용에 비하면 일회용컵이 실제 재활용되는 비율도 높지 않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가맹점이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빵집, 패스트푸드점 등이 적용 대상이다. 3만8000여 개 매장이 해당된다. 계도 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 전국적으로 시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카페 점주 등 소상공인의 반발이 커지자 시행 한 달을 앞두고 다시 6개월 유예했다. 김광부 전국가맹점주협의회장은 “경기도 어려운데 300원을 더해 팔기가 어렵다”며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 규모가 큰 카페 등과의 형평성도 문제”라고 말했다. 보증금 300원이 자칫 가격 인상처럼 느껴져 매출이 감소할 수 있고, 설거지 등 직원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결국 정부는 세종과 제주에서만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환경단체가 반발했다. 지난해 7월 녹색연합은 감사원에 ‘환경부가 컵 보증금 제도 시행을 임의로 미룬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지난달 발표됐다. 감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카페 등) 매출이 많이 감소한 상황에서 반발이 커지자 시행 유예를 결정한 것”이라며 환경부의 시행 유예가 잘못은 아니라고 결론 내면서 “법 취지에 맞게 제도를 전국 확대 시행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환경부는 전국 의무 시행을 강제하기보다 아예 법을 바꿔 감사 결과를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성과 갈린 제주와 세종 더욱이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세종과 제주의 성과가 엇갈리면서 환경부는 지자체별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세종과 제주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한 지 9개월 된 현재 시점에서 제주는 최근 컵 반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세종은 6개월째 정체 상태다. 지난해 12월 시행 첫 달 제주와 세종의 일회용컵 반환율은 각각 10%, 18%였다. 이후 제주는 올해 6월까지는 30%대를 오갔으나 7월과 8월 각각 53%, 64%로 뛰어올랐다. 반면 세종은 지난달까지 45%에 그쳤다. 똑같은 제도인데도 시행 성과가 다른 것은 지자체의 정책적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환경부의 분석이다. 제주는 6월부터 제도에 참여하지 않는 매장에 최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7, 8월 제주의 일회용컵 반환율이 크게 높아진 이유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주 사례에서 보듯이 무리하게 의무화하기보다 지자체 자율에 맡기고 돕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3년째 일회용컵 사용 증가…“생산 규제 필요”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비된 일회용컵(종이, 플라스틱)은 2018년 기준 연 294억 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일회용컵 사용량은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의 일회용컵 사용량 등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환경부와 자발적 일회용컵 저감 협약을 맺은 전국 커피전문점(15개 브랜드)과 패스트푸드점(5개 브랜드)에서 사용한 일회용컵은 10억3590만 개다. 2019년(7억7311만 개) 이후 2020년(9억6724만 개), 2021년(10억2389만 개)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째 늘어나고 있다. 일회용컵 사용 자제가 절실한 상황인데도 3년간 약 240억 원의 예산을 쓴 보증금제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정부에서 포기하면 지자체도 시행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으론 반드시 가야 할 길인 만큼 포기할 게 아니라 정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이미 2003년 시행됐다가 안착하지 못하고 2008년 폐지된 제도다. 당시 일회용 컵 회수율이 30%대에 머물고 소비자에게 불편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실패한 제도’가 됐다. 이런 시행 착오에 대한 반성 없이 보증금제를 재도입한 것은 안이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 업무혁신 TF 레드팀 회의에서 일회용품 소비를 제한하기보다 유럽처럼 생산 단계에서 규제를 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효과적인 일회용품 감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해외에서는 일회용 컵이나 플라스틱 포장재의 사용을 아예 금지하거나 억제하는 등 일회용품 전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일회용 컵을 비롯해 일회용 수저, 빨대, 접시, 배달용 포장재, 면봉 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지침’을 2021년 7월 시행했다. 이에 따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은 관련 국내법을 제정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1월부터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일회용 접시나 수저 등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맥도널드, 버거킹 등은 최대 1만5000유로(약 2100만 원)의 벌금을 피하기 위해 식기세척기 구입과 직원 교육 등 다회용기 사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손님들이 취식 후 식기를 반납하면 매장에서 온수 세척이 이뤄지고 재사용된다. 그 외에도 △300인 이상 규모의 공공장소에 음수대 설치 △1.5kg 이하 과일 및 채소의 플라스틱 포장 금지 등의 의무를 부과했다. 영국 역시 카페와 식당, 테이크아웃 전문점 등에서 쓰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포크와 그릇, 폴리스티렌 수지 컵, 플라스틱 풍선꽂이 등의 사용을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 등의 사용을 금지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플라스틱 식기류 규제 법안을 마련했다. 해당 법안은 의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에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는 2019년 일회용 봉투, 일회용 비닐 쇼핑백 사용 금지를 시작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계획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 막대, 육류나 농산물 포장에 쓰이는 PVC 용기, 의료용을 제외한 일회용 플라스틱 면봉 등 재활용하기 어려운 제품의 판매와 제조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방식의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운영하는 나라도 있다. 독일은 ‘판트(Pfand·보증금)’라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페트병이나 유리병, 캔에 담긴 음료를 구입할 경우 용기 종류에 따라 0.08유로(약 115원), 0.15유로(약 214원), 0.25유로(약 357원)의 보증금을 내야 한다. 독일에서 생수나 맥주의 경우 1유로를 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판트 가격의 비중이 상당한 편이다. 독일은 이 시스템을 통해 약 95%에 달하는 페트병 재활용률을 달성하고 있다. 성공 요인은 반환이 쉽다는 점이다. 독일은 판트 도입 후 3년 만인 2006년 일정 규모 이상의 소매점이 일회용 캔과 유리병, 페트병을 회수하도록 의무화했다. 대부분의 마트 등에서 페트병 자동 수거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자동 수거기가 없는 사업장에선 계산대 점원에게 페트병을 반환하거나 계산할 때 현금처럼 할인받는다. 덴마크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주택에서 흰개미 1마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5월 서울 강남구에서 발견된 외래종 흰개미의 ‘친척뻘’로 전문가들은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신고된 흰개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원산지이로 중국, 일본,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로 퍼진 마른나무흰개미(Kalotermitidae)과 인사이스테르메스(Incisitermes)속 서부마른나무흰개미로 보인다는 추정이 나왔다. 올해 5월 서울 강남구 주택에서 발견됐던 마른나무흰개미(Kalotermitidae)과 크립토테르메스(Cryptotermes)속 도메스티쿠스(Domesticus)종과 멀지 않은 친척인 셈이다.흰개미는 인간에 감염병을 옮기는 등의 해충은 아니지만, 목조문화재와 건물을 갉아먹는 피해를 일으켜 세계 각국에서 골칫거리로 여겨지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6∼2019년 발생한 목조문화재 피해 362건 가운데 324건(89.5%)이 흰개미에 의한 피해였다.이번에 발견된 개체로 추정되는 서부마른나무흰개미는 가로수처럼 살아있는 나무에서도 살 수 있는 적응력이 높은 종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고된 것은 한 마리뿐이지만 신고된 지역이 남부지방이라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한다.남부지방은 한겨울에도 평균기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흰개미가 겨울을 나기 좋은 조건으로, 이미 생태계에 정착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11일 국립생태원 외래생물팀이 파견돼 신고된 흰개미 표본을 확보하고 유입 경로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